※ 기사를 압축하다 보니 눈이 삐꾸처럼 됐다. 기사 전문은

http://www.segye.com/Service5/ShellView.asp?TreeID=1510&PCode=0007&DataID=200505301320000049


오늘 여기저기서 전화와 문자가 온다.

" 내 주위에 신문에 난 사람도 있네.
자랑스럽다,친구!
한국일보도 아니고 세계일보에!!! 세계로 나가는 수선! "

주로 이런 장난스런 전화들이다.

올해 그룹사보를 시작으로 몇번의 인터뷰를 했다.
모두 다 "얼껼"에...
일간지랑 인터뷰를 한건 처음이다.

항상 신바람나게 일하는(또는 항상 그렇게 보이는)
홍보팀 J주임이 인터뷰를 엮었다.

인터뷰 당일(5/19) 내 상태는 최악이었다.
피로 누적으로 초췌한 얼굴에 머리까지 부시시...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에 점심시간에 미장원에 가서 드라이를 했다.

일간지 인터뷰라 딱딱할거라고 생각했는데,
( 말 실수할까봐 걱정하기도 했다 )
민기자님의 cool함과 털털함으로 편안한 대화 모드의 인터뷰를 했다.

사실...신문에 난다는게 여러가지로 부담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 아빠,엄마가 너무도 기뻐하셨기에,
아빠가 신문을 코팅해서 탁자에 끼워 놓기까지 하셨기에,
엄마가 전화번호 수첩을 들고 친척들에게 쭉 전화를 할만큼 좋아라하셨기에,
그 모든 인사치례와 민망함도 달갑게 느껴졌다.

아....정말 이 얼마만의 효도인가?
결혼을 안하고 있으면 곧 이 일회성의 이벤트성 효도는 잊혀지고 말겠지만,
그래도 얼마나 오랫만에 부모님을 기쁘게 했드렸는지 모르겠다.

어제 동생이 말했다.
" 언니! 내 친구가 언니 기사 보더니
학교 다닐 때 자기가 꿈꾸었던 커리어 우먼의 모습이래."

이 말 듣고 정말 뜨끔했다.
그 친구가 실제 내 모습을 본다면?

자서전이나 신문 인터뷰를 보고
함부러 남을 동경하거나 부러워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화려해 보이는 사람들의 한쪽 구석이 얼마나 외로운지,
대쪽같이 강해 보이는 사람들의 한쪽 구석이 얼마나 여린지,
성공의 한 복판에 있는 것 같은 사람들의 가슴 한켠이 얼마나 허한지...

얼껼에 한 인터뷰.
떠들썩하게 6월을 맞이한다.
시간에 가속도가 붙는 듯...

6월에는 좀 더 정리되고,
좀 더 여유 있는,
좀 더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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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5-06-01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어쨌든 축하드려요.그리고 부럽네요. ^^

로드무비 2005-06-01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드디어!
수선님은 이제 시작입니다.^^

마냐 2005-06-01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물먹었당....ㅋㅋ 진즉에 이너뷰 요청해볼껄...

물만두 2005-06-01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축하드려요^^

2005-06-01 1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LAYLA 2005-06-01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멋있으세요!! 우와 독일어도 잘하시는군요...^^

오렌지향 2005-06-01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축하드려요. 이렇게 멋진 결과를 얻으시니 넘 좋으시겠어요. 부럽습니다. 정말.^^

kleinsusun 2005-06-01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감사합니당.부끄부끄.
로드무비님, 네....이제 시작입니당.불끈!
마냐님... 마냐님이 콜하시면 언제라도.... 다이어트하고 기다릴께요.ㅋㅋ
물만두님, 감사합니다.
LAYLA님,"자신 있다" 랑 "잘한다"는 틀리답니당.ㅋㅋ
오렌지향님, 감사합니다. 근데.... 부러워하진 마세용. 실물보면 실망합니당.^^

릴케 현상 2005-06-01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코마개 2005-06-01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잉

BRINY 2005-06-01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세요~

moonnight 2005-06-01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 뜨끔해하지 마셔요. 그만큼 능력있으시니까 이너뷰를 하는 거지요. 멋지세요. ^^

마태우스 2005-06-01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머 축하드립니다. 멋진 커리어우먼.... 님 글쓰는 것까지 포함이 되었다면 님의 진면목이 드러났을 텐데요^^

세벌식자판 2005-06-02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집니다~~! (^o^)=b

kleinsusun 2005-06-02 0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명한 산책님, 감사합니다. 님의 글을 볼 때 마다 "충만한 경험"이 생각나요. 인생의 화.양.연.화.
강쥐님, 감사합니당. 그 때...."소개팅"이었어요."선"이 아니라...ㅋㅋ

kleinsusun 2005-06-02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감사합니당. 님의 Taipei 여행일기 재미있게 읽었어요. 룽산쓰 정말 작죠?
moonnight님, 감사합니당. 인터뷰라는게.... 좋은 면만 나오는거라...부끄부끄...ㅋ
마태우스님, 인터뷰 할 땐 글 얘기도 했었는데, "비즈"면이라 일 얘기만 나왔나봐요.
기사를 읽어보니,... 마치....훌륭한 사람인 것 같아...ㅋㅋ
세벌식 자판님, 감사합니다. <공주를 키워주는 회사는 없다> 페이퍼 잘 읽었어요.
"개구리는 개구리로 대접하라". 좀 더 옮겨 주세용!

글샘 2005-06-02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역시 세계적인 분이셨군요.
세계적인 분을 알게 되어 영광입니다. 축하합니다. ^^

2005-06-05 2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6-05 2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6-10 1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6-10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이라는 점이 오히려 유리한 때도 있어요. 고객과 친구처럼 지낼 수 있죠.”
여성성을 충분히 살려서 일하기가 정말 어렵던데...^^:: 한 수 배워얄까봅니다 ^^

2005-06-12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6-12 2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6-24 1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른살이 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사실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특히 여자들은 29살에 난리를 친다.
나도 <서른 즈음에>를 들으며 생각에 빠지곤 했다.

그 시절을 매일 함께 보낸 내 친구 지혜.
스스럼 없이 아무 말이나 다할 수 있는 내 친구 지혜.
워낙 성격이 낙천적이라 옆에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친구.

지혜가 남아프리카에서 날아왔다.
딱....2년만에...
임신 8개월의 커다란 몸으로....

그 2년 동안....
지혜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이제 곧 둘째를 낳는다.
결혼하고 요리에 재능을 발견(?)했고,
믿어지지 않게도 척척 음식을 만들어내고,
능숙하게 아기를 안아주고 먹이고 재운다.

그 2년 동안...
시청 앞에는 잔디밭 광장이 생겼고
버스는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으로 통일되었다.
( 지혜가 말해서 새삼 느꼈다.)

그 2년 동안....
우리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낳거나, 외국으로 떠나거나,
주재원 생활을 마치고 귀국을 하거나,
이혼을 하거나, 재혼을 하거나 했다.

그 2년 동안 나는?

" 넌 여전히 좌충우돌이구나."
지혜가 말했다.

어제 밀린 얘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어제 말을 하도 많이 해서 목이 잠긴 것 같다.

이렇게 스스럼 없이 아무 말이나 할 수 있는 친구,
부담스러울 만큼 내 과거의 행각(?)들과 성격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친구,
아프리카의 그 살인적인 전화요금에 떨면서도 먼저 소식을 전하는 친구.

이런 친구가 있어 행복하다.

지혜 : 너 아프리카에는 한번 안오냐?
수선 : 20시간 걸리지? 갈 수 있을까?

지혜가 아프리카에 남아 있는 기간은 앞으로 3년.
3년 안에 아프리카로 날아갈 수 있을까?

날아가고 시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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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5-05-29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리카여행이라....쉬운일은 아니겠지요.나도 가보고 싶은데... 뛰어다니는 기린하고 타조를 한번 보고 싶어요. 맨날 얘네들 어슬렁거리는 것만 봐서. ^^
여전히 바쁘셨나봐요? 오랫만에 글 올리신걸 보면.

파란여우 2005-05-29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델꾸 가요~~~(아웃 어브 아프리카)에서처럼 잘 생긴 로버트 레드포드같은
남정네를 만날 수 있을까요?

바람돌이 2005-05-29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두 델꾸 가요~~~~ 저는요 로버트 레드포드 안주셔도 돼요. 여우님은 욕심도 많으셔라~~~^^

moonnight 2005-05-29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리카요. +_+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우리 수선님께서 먼저 대리만족 시켜주실 듯.. ^^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있다.
정말.....조용하다.
내가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만 들린다.

지금 내 책상에는 깜찍한 장미꽃 한다발이 있다.
9시가 훌쩍 넘어서 장미꽃 한다발을 안고 들어왔더니
사무실에 남아있던 사람들이 말했다.

"자작극 아니야?"
"꽃 받은 대가로 밥 사주고 왔구만."

친절한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 남자친구 왔었어요?"

앙징 맞은 작은 꽃다발.
로비에서 모 출판사의 편집자를 만나기로 했는데
뜻밖에도 귀여운 꽃다발을 들고 있었다.

" 이 앞에서 샀어요."
메일을 통해서 몇차례 연락을 주고 받은 편집자가 말했다.

만약 편집자가 남자였다면 좀 당황했을지도 모르겠다.
회사 로비였으니깐....

부담스럽게 크지도 않고,
앙징 맞은 작은 장미송이 꽃다발을 내밀며
첫인사를 대신하는 센스가 마음에 들었다.
(나도 거래선을 방문할 때 써먹어야 겠다.^^)

아케이드에 있는 pub에서 맥주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홈페이지를 어떻게 알게 되었냐는 질문에
편집자가 뜻밖의 대답을 했다.

" 강유원 블로그에서 봤어요."

강유원 블로그에
강유원 서평집 <책> 리뷰를 몇개 올려 놓았는데,
거기에 내 홈피가 링크 되어 있었다고 한다.

웃음이 나왔다.
그 말썽 많았던 독서일기 덕분에
최종규님도 알게 되었고,
오늘의 만남이 생겨났다.

편집자가 비슷한 또래이고,
나랑 비슷한 부류의 솔직한 성격이라
그냥 편하게 이런저런 얘기들을 했다.

"05년 나의 목표"에 "책을 쓰겠다"고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떠들어 놓고
슬쩍 꼬리를 내리고 있었다.

벌써 5월.
진척상황은 "Zero".

앙징 맞은 장미꽃을 선물해준
센스있는 편집자의 방문이 없었다면
헉헉거리는 바쁜 일상 속에,
이제 막 더워지는 여름 날에,
연초의 계획을 슬쩍 흘려 버렸을 지도 모른다.

구체적인 얘기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지만
<세상의 모든 굼벵이들에게> 까지 읽을 만큼
바쁜 일정에 헉헉거리며
"05년 나의 목표"를 잊고 있었던 내게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05년 나의 목표....
이루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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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19 0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5-19 0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5-05-19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이팅! 수선님
책 기다리는 사람도 많아요.

비로그인 2005-05-19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 수 있습니다.

moonnight 2005-05-19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힘내세요. 저도 책 기다리고 있어요. ^^

nemuko 2005-05-19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목표에 그래도 한발 다가서신 것 아닌가요^^ 기다려도 되겠지요...

kleinsusun 2005-05-19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책 나오면 사주실꺼죠? ㅋㅋ
비숍님, 감사합니다. 짧은 격려의 말이 힘이 되네요.
moonnight님, 감사합니당. 오늘 편도선이 심하게 부어 힘들었는데...힘!힘!힘!
nemuko님, 살짝꿍 기다려 주세요. 도닥도닥 감사합니다.
 

어제 사랑하는 친구 수경이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수경이의 고등학교 때 별명은 "영구"였다.
어제 정오가 다되어 겨우 일어나 pc를 켰다.
방명록에 수경이가 금요일에 남긴 글이 있었다.
그러니까 수경이가 결혼식 하루 전에 쓴 글이다.

제목은 "영구 기분더럽구나!!".

아....정말 하루 이틀 만나온 친구가 아니지만
진정 엽기적이다.

결혼식을 하루 앞둔 신부가
"기분 더럽다"고 글을 쓰다니....

수선

영구가 드디어 내일 결혼을 하는구나!!
기분이 한마디로 약간 더티하고, 약간 흥분되고, 약간 걱정되고......
뭔가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다...
너도 언젠가 좋은 사람과 나와 같은 시간이 오겠지
한마디로 2번은 겪고 싶지 않은 기분이다...
네가 출장 일정까지 조정을 하였다니 정말 고맙구나!
그냥 깍깝한 마음에 친구한테 하소연 하는 마음으로 지껄여 봤다..
내일 보자꾸나

p.s: 전쟁기념관은 삼각지역 12번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인단다..
그럼 4시에 보자
청첩장은 쑥스럽고 친구사이에 주기가 뭐해서 따로 안보낸다


아....역시 내 친구다.
어찌 이리도 솔직하고 터프할까?
공주병이 무좀 보다 흔한 시대에
이쁜"척",착한"척"과 담쌓고 사는 내 친구 수경.

수경이 결혼식에 가려고
금요일밤 마지막 비행기로 Tokyo에서 날아왔다.
몸이 방바닥으로 가라앉을 것 같이 뻐근하고 피곤했는데
수경이의 글을 보니 엔돌핀이 솟아 올랐다.

드디어 4시 전쟁기념관.
기분 더럽다던 수경이는 이 세상 어떤 신부보다 예뻤다.

고등학교 때,
맨날 학교에 따끈한 도시락을 갖다 주시던
수경이 할머니를 정말 오랫만에 뵈었다.
아흔이 다되어 가시는데도
분홍 한복을 곱게 차려 입으신 할머니는 참 고우셨다.
할머니를 한번 꼭 안아 드렸다.
할머니가 내 손을 꼭 잡으시며 "고맙다"고 몇번이나 말씀하셨다.

주례가 끝나고 사회자가 말했다.
"축가가 있겠습니다.
신랑이 신부를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신랑이 직접 축가를 부르겠다고 합니다."

사회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랑이 피아노에 앉았다.
직접 피아노를 치면서 <신부에게>를 불렀다.

아.....그 감동이란....
<파리의 연인>에서 박신양이 피아노를 치면서 부른
<사랑해도 될까요> 보다 100배, 1000배 더 감동적이었다.
정말 가슴이 뻐근하도록....

신랑이 직접 부르는 <신부에게>를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수경이 이모들도 눈물을 닦고 계셨다.

그런데....신부는 눈을 멀뚱멀뚱 뜨고
라이브 연주를 감상하듯이
피아노 치는 신랑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진정....
독한년!

노래 가사처럼
우리 수경이가 더 이상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 모든 기쁨과 슬픔 또 사랑 함께 나눌 사람과
이 세상 누구 보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수경이의 행복을 간절히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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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 2005-05-15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 기분더럽다에 맞먹는 표현-독한년 입니다....ㅎㅎㅎㅎ

비로그인 2005-05-15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기만 해도 그 마음이 느껴지네요^^ '멋진 친구들'입니다~!

플레져 2005-05-15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반전!!
신부가 눈물 흘리지 않아 맘에 듭니다... 아냐, 그래도 눈물 흘리는 신부도 이뻐요.
저는 신랑이 축가를 부른 것도 아닌데 청승맞게 통곡했다지요.
아, 우리 아빠가 눈물을 많이 흘리셔서... 참던 눈물을 토해냈군요... ㅠㅠ
암튼...저는 지금도 결혼식장에 가면 그 사람과의 친분은 상관없이
훌쩍거립니다. 세상의 모든 결혼식을 감동적이라서요...

야클 2005-05-15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흠... 피아노를 배워야겠군... -_-;

바람돌이 2005-05-15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식 하루 앞두고 "기분 더럽다" 하하~~ 전 충분히 이해갑니다요. 대한민국에서 여자가 결혼한다는거 진짜로 얼마나 기분 더러운 일 많은데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기분, 완벽한 표현입니다요.
그래도 결혼식에서 신랑이 직접 축가를 부른다.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면 신부에게 축가는 별로 아닌것 같군요. 신랑은 당연히 축가를 받아야겠지만....
제 결혼식때는 남편과 제가 각자 부모님께 편지를 쓰서 낭독하기로 했는데 이 망할놈의 남편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바람에 저만 우리 친정 부모님께 편지를 낭독했더랬어요. 근데 읽다보니까 진짜 저 인간(남편) 좋은 일만 시키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또 내가 그동안에 엄마 마음 고생시킨거 생각나기도 하고 등등등 엉엉 울었더랬어요. 남편 말로는 내 편지 들으면서 울엄마는 물론이고 우리 시어머니도 우시더라나요. 그래도 결혼초에는 내가 왜 결혼했나 하는 생각을 늘 하고 살았더랍니다. 그냥 연애나 할 걸 하고...
그런데 인간은 망각의 동물인지라 결국 시간이 해결해주더군요. 두사람의 애정과 믿음이 있으면 다 이기고 행복해 지실거예요.

코마개 2005-05-16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 1000%. 정말 기분 더럽죠. 그리고 생각하죠. 결혼 여러번 하는 사람들 정말 대단하다고. 바람돌이님은 망각의 힘을 빌리셨군요. 전 아직도 망각이 안되어서 매일 괴로워하며 산답니다. 내가 내 발등 찍었다고 한탄하면서. 그리고 사실 결혼식에서 누가 무슨 감동적 이벤트를 해도 눈에 잘 안들어와요. 오로지 '빨리 끝내고 가서화장지우고 좀 쉬자' 그 생각밖에 안나죠. 그런데 그거 아세요? 결혼 후의 여성의 지위가 낮은 사회일수록 결혼식에서 신부를 화려하게 만든다는거. 인생의 단 하루의 주인공으로 만들고 그 담에는 종처럼 부리게 된다는거...

글샘 2005-05-16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여자들은 결혼하기 전날 기분이 더럽군요. 저도 그 기분이 어떤 건지 이해가 갑니다. 결혼은 끝도없이 열려있던 가능성을 닫아버린다는 점에서 '이게 올바른 판단이었을까?'로 혼란스러워하는 그런 기분 아니었을까요? 저도 그랬지만, 아마 모든 사람들이 그랬을 것입니다.
십 삼년을 같이 산 지금, 저는 아내가 <폭탄>이 아니어서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우리 주변엔 종교적인 폭탄, 인격적인 폭탄, 탐욕의 폭탄, 배려를 모르는 폭탄, 악다구니의 폭탄, 폭언의 폭탄, 폭력의 폭탄, 자식 사랑을 모르는 폭탄들이 얼마나 숱하게 많은지요...
저는 요즘 사람들이 결혼하면 이렇게 혼자 속으로 빕니다. '제발 폭탄을 만나지 마시길...'
그리고 행여나 어떤 제자가 주례를 서 달라고 부탁을 한다면, 이렇게 말해 주고 싶습니다. '살면서 절대로 상대에게 폭탄이 되지 말 것, 자기 안의 폭탄을 제거해 나가며 살 것'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2005-05-18 1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05-05-19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수선님은 친구분도 멋지시네요. ^^ 요즘 결혼식에선 신랑이 직접 축가를 부르는 경우가 많은가봐요. 얼마전 결혼한 제 후배도 그랬다더군요. 수선님의 그분도 지금 열심히 피아노연습하고 계실 거 같네요. ^^
 

어렸을 때,
"디즈니랜드"에 꼭 가보고 싶었다.

어린이 프로에서 디즈니랜드를 보여줄 때 마다,
언제 디즈니랜드에 가볼 수 있을까? 생각했다.

고3때 아빠가 대학에 합격하면 디즈니랜드에 데려가 준다고 약속을 하셨다.
그리고.....아빠는 그 약속을 지키셨다.

그 때 처음으로 외국에 가봤다.
디즈니랜드는 어렸을 때 부터 하도 상상을 많이 해서 그런지
너무 작아 보였다.

" 이게 전세계 어린이들의 꿈과 사랑과 환상의 나라야?"

실망스러웠다.
그 때 처음으로 매스컴은 구라가 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때 여행에서 잊혀지지 않는 건,
어렸을 때 부터 소원했던 디즈니랜드가 아니라
아빠가 내게 하신 말씀이다.

LA에서 아주아주 커다란 부페에 갔었는데
히스패닉,동양인, 흑인, 백인, 인디언 등 다양한 인종들이
길게 늘어선 줄에 마구 섞여 있었다.

완전 한국 토종으로 고 3때까지 한국 사람들만 보다가,
그렇게 많은 인종이 한줄에 서 있는 것을 본 건 처음이었다.

그 줄을 가리키며 아빠가 말씀하셨다.

" 앞으로 너희가 살 세상은 저렇게 다양한 인종이 어울어져 살아간단다. 너는 앞으로 저렇게 다양한 사람들이랑 같이 일하고,또 친구가 되어 살아갈꺼야."

그 땐, 아빠가 하신 말이 실감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나는 정말 그렇게 살고 있다.
그리고..... 나는 알고 있다.
지금의 나는 아빠의 애정과 헌신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오늘은 어버이날.

명절이나 어버이날이 될 때 마다,
부모님께 미안한 생각이 든다.

친구들의 부모님들은 오늘 손주들의 재롱을 보며 좋아하시겠지?
우리 아빠도 사위와 바둑을 두고 싶으시겠지?
듬직한 사위랑 술도 한잔 하고 싶으시겠지?

가끔 친척들은 내게 닥달을 한다.
" 효도해야지. 얼른 결혼해라."

결혼=효도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런 날이 되면 부모님께 미안한 생각이 드는건 왜일까?
가끔씩 내가 외계인 같은 생각이 든다.

경상도 사나이 우리 아빠.
멋적어서 직접 말하진 못하지만,
아빠에게 이 말을 하고 싶다.

아빠, 당신을 사랑합니다. 힘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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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5-05-08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은 정말 멋진 아빠를 가지셨네요. 저는 대한민국의 전형적인 아버지(아빠가 아니라 아버지죠)를 가진지라 그런 추억은....
결혼이 효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좋은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예요. 하긴 안좋은 점을 대래도 이 밤이 다 새겠지만.... 그래도 그 모든 안좋은 점을 다 커버할 수 있는건 이 세상에서 완전한 내 편이 하나 생긴다는 거죠. 가장 마음 편한 동료로서의... 부모님 역시 내편이긴 하지만 이제 연세드신 그 분들은 내 편이라기 보다는 이제는 제가 신경쓰고 보살펴 드려야 할 분들이니까 조금 다르더라구요. 속에 있는 모든 말을 다하지는 못하죠. 하지만 마음맞는 남편은 나의 가장 유치한 부분까지도 내보여도 마음 편할 수 있으니까 그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수선님도 곧 나타날거예요. 수선님의 새로운 동료가...

kleinsusun 2005-05-09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세상의 완전한 내편".... 짠~한 느낌이네요. 듣기만 해도....
저도 "완전한 내편"이 생겼으면 좋겠네요.^^

코마개 2005-05-09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정말 솔직한 제 심정을 말씀드리면 세상에서 가장 최악의 결혼은 부모 형제 전부 다 있응 한국 남자와 하는 거랍니다. 배우자가 내 편이 되어주긴 하지만 그건 단지 둘이 있을때 뿐이고 배우자의 가족과 있을때는 제 3자가되어버리고 말죠.

moonnight 2005-05-09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했는데 더 마음아프게 해 드릴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이 저를 막고 있는 건지도..(엉뚱하죠? ^^;) 우리 예쁘고 착한 수선님. 역시 멋진 아버님이시네요. ^^

kleinsusun 2005-05-09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쥐님.... 그럼 누구랑 결혼해요? 외계인? 우하하.
어버이날, 명절 때 마다 스트레스를 받아요. 이상한 죄책감 같은거...

moonnight님, 효도한다고 결혼하는 남자들 보면 참 어이가 없으면서도 저도 한편으로 그 비슷한 생각을 하나봐요.헉..... 부모님이 제 걱정을 많이 하셔서 그게 미안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