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이 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사실 아무것도 없다.그런데도 사람들은, 특히 여자들은 29살에 난리를 친다. 나도 <서른 즈음에>를 들으며 생각에 빠지곤 했다.그 시절을 매일 함께 보낸 내 친구 지혜. 스스럼 없이 아무 말이나 다할 수 있는 내 친구 지혜.워낙 성격이 낙천적이라 옆에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친구. 지혜가 남아프리카에서 날아왔다.딱....2년만에... 임신 8개월의 커다란 몸으로....그 2년 동안....지혜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이제 곧 둘째를 낳는다.결혼하고 요리에 재능을 발견(?)했고, 믿어지지 않게도 척척 음식을 만들어내고, 능숙하게 아기를 안아주고 먹이고 재운다.그 2년 동안...시청 앞에는 잔디밭 광장이 생겼고버스는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으로 통일되었다.( 지혜가 말해서 새삼 느꼈다.) 그 2년 동안....우리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낳거나, 외국으로 떠나거나, 주재원 생활을 마치고 귀국을 하거나, 이혼을 하거나, 재혼을 하거나 했다.그 2년 동안 나는?" 넌 여전히 좌충우돌이구나." 지혜가 말했다.어제 밀린 얘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어제 말을 하도 많이 해서 목이 잠긴 것 같다. 이렇게 스스럼 없이 아무 말이나 할 수 있는 친구, 부담스러울 만큼 내 과거의 행각(?)들과 성격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친구, 아프리카의 그 살인적인 전화요금에 떨면서도 먼저 소식을 전하는 친구. 이런 친구가 있어 행복하다. 지혜 : 너 아프리카에는 한번 안오냐? 수선 : 20시간 걸리지? 갈 수 있을까? 지혜가 아프리카에 남아 있는 기간은 앞으로 3년.3년 안에 아프리카로 날아갈 수 있을까? 날아가고 시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