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이 전혀 힘들지 않다고 말한다면,
회사 생활이 그저 즐겁고 보람차다고 말한다면,
그건....뻥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힘든 순간들이 있었다.
솔직히 얘기하면....많았다.
물론....확 때려치고 싶을 때도 있었다.
솔직히 얘기하면....많았다.

그럴 때 마다 생각했다.
" 일단 과장은 되고 보자."
그런 생각으로 버티고 참았다.

산을 오를 때,
너무 숨이 차서,
너무 힘들어서,
너무 다리가 아파서,
당장 퍼질러 앉아서 시원한 물을 들이키고 싶어서,
여기서 좀 쉬었다 가자고 말하면
베테랑인 동행은 손가락으로 이정표를 가리키며 말한다.

저 위 산장까지 올라가서 쉬자고,
얼마 남지 않았다고,
좀 더 힘을 내라고.

그 산장.
숨 차고, 다리 아프고, 힘들지만
이정표를 보며 이제 산장이 1,000 미터 남았다, 500 미터 남았다 혼잣말을 하며
지쳐도 계속 걸을 수 있는 그 오아시스 같은 산장.

내게 "과장"이란 바로 그 오아시스 같은 산장이었다.

어제 게시판에 뜬 간부 승격자 명단을 보고 그렇게 기뻐했던건,
표정 관리를 못하고 하루 종일 입을 다물지 못했던건,
술자리에서 축하주를 받으며 너무 "up"되서 쑈쑈쑈를 했던건,

연봉이 올라서도 아니고,
명함이 뽀다구 나게 바껴서도 아니고,
직급이 올라간게 자랑스러워서도 아니고,

내가 그토록 기다려왔던 산장,
그 오아시스 같은 산장에 도달했다는 기쁨과 안도감,
하루 종일 혼자서 엄마를 기다렸던 애가
엄마를 보자 마자 달려드는 기쁨과 안도감,
그런 가슴이 터질 것 같은 감정이었다.

쩍 팔리지만....
눈물까지 핑 돌았다.

어제는 정말, 오랜만에, 넘넘 기뻤다.
부들부들 떨며 대학 합격자 안내 ARS에 수험번호를 누르고
"수험번호 OOOOOO는 합격자 명단에 있.습.니.다.축하합니다."
를 들었을 때처럼 기뻤다.

그래서...어제 하루는
나이도 잊고,
표정 관리도 잊고,
품위 유지도 잊고,
오버하며 좋아했다.

아침에 일어나 생각하니
쩍팔리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다.ㅎㅎ

오아시스 같은 산장에 도착하기까지
힘들 때 마다 옆에서 손 잡아 주고 격려해준
많은 선배들,친구들,후배들,
항상 옆에 있어준 고마운 사람들,
무엇 보다도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당분간 한턱 낼 일이 많아
몸짱 프로젝트는 한동안 보류해야 할 것 같다.
재테크 및 절약모드도 한동안 차질이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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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6-03-01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과장님 감축 드려요
아싸~~~ ^^

플레져 2006-03-01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무지 기뻐요! 성과장님! 축하 세레모니 받으세요~!!!




마늘빵 2006-03-01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과장님 축하드려요. 과장님이라고 하니깐 이상해요. ^^




바람돌이 2006-03-01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수선님!!! 하나의 고비를 넘겼을 때의 기쁨이라니.... 한동안 충분히 오버하셔도 되겠네요. 정말로 축하드려요. 성과장님!!! ^^

물만두 2006-03-01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과장님^^

글샘 2006-03-01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과장님이 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그럼 이제 글 쓰기 더 어려워지시는 거 아닌감?

비연 2006-03-01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축하드려요^^ 과장님이라니..이제 중간관리자급이시네요!

파란여우 2006-03-01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과장님! 축하 드려요^^
쫄따구들(!!) 하고도 잘 지내시길...

울보 2006-03-01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성과장님,,

이리스 2006-03-01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또 그다음 산장에도 이렇게 기쁘게 오르시길 바랍니다.
^.^

클리오 2006-03-01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승진이라니 정말 낯선단어이옵니다... ^^ 축하드려요!!

kleinsusun 2006-03-01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ng님, 감사합니다.^^

플레져님,기뻐해 주셔서 감사합니당. Pleasure!!!

아프락사스님, 감사합니다. 장미가 넘넘 이쁘네요.^^

바람돌이님, 하나의 고비를 넘겼을 때의 기쁨.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거라 넘 기뻤어요. 근데....어젠 넘 오버한거 같아요.부끄....^^

물만두님, 감사합니다.^^

kleinsusun 2006-03-01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대리,과장 하는 일은 같아요. 글을 못쓰는 최고의 적은 게으름이죠.ㅎㅎ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연님, 네....관리자 또는 간부라고 부르죠.어쩐지 어색.ㅎㅎ 감사합니다.^^

파란여우님, 감사합니다. 저희 팀엔 후배가....달랑 한명 있어요.ㅎㅎ

울보님, 감사합니다.^^

낡은구두님, 이제 마음 속으로 다음 산장을 그려야곘죠? 그걸 뭘로할까 생각중이예요.^^

클리오님, 학년 주임이나 교감,교장 선생님되는게 학교에서는 승진이죠?
클리오님도 승진하시면 꼭 알려주세용!^^

BRINY 2006-03-01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얼마나 기쁘실까요? 축하드려요~ 그 기쁜 마음 오래 오래~

끼사스 2006-03-01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앙골라도 1:0으로 이겼고 수선씨도 과장 되시고 즐거운 3.1절이군요. 축하드립니다. ^^

세벌식자판 2006-03-02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과장님 축하드립니다. (^o^)/
기념으로 이벤트를 한 번 벌이심이 어떨까요?!!!

조선인 2006-03-02 0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부럽 부럽.

오렌지향 2006-03-02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심으로 축하해요. 저도 이번 과장 진급을 기대하고 있는데...다른건 다 제쳐두고 수선님이 말씀하신 안도감이란 오아시스가 깊이 공감이 가네요.

코마개 2006-03-02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어떤 기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열라 기쁜것 같습니다. ㅋㅋ
축하 축하...
흐흐흐 넘 좋아 보여서 덩달아 기분 좋은 걸요.

마태우스 2006-03-02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는 이제 두명의 과장이 있습니다. 학과장인 저랑 이번에 과장이 되신 성과장님!! 과장끼리 친해 보아요!

kleinsusun 2006-03-02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감사합니당.기쁜 마음이 슬슬 부담감으로 바뀌겠죠? 기쁜 마음 오래오래...

훈성님, 감사합니다.^^ 전 축구는 못봤어요. 그래도 이겨서 기뻐요.ㅎㅎ

자판님, 감사합니다. 이벤트라굽쇼? 네....함 할께요.^^

조선인님, 감사합니다.^^

오렌지향님, 오아시스...이해하시는군요. 이런 생각으로 버티는 사람 저 말고도 많을꺼예요.그죠? 오렌지향님도 곧 좋은 소식 들으실꺼예요. 저한테도 알려주세요!^^

강쥐님, 네..."열라" 기뻐요.음하하. 강쥐님의 표현은 항상 넘 재미있어요.^^

마태 학과장님, 네....저희 친하게 지내요, 스페인 미녀보다 저랑 더 친하게 지내요.음하하하.

다락방 2006-03-02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너무나 근사해요, 성과장님!
과장, 이라는 호칭은 너무나 너무나 근사하지 않나요? 헤헷 :)

축하드리구요, 기회가 되면 제게도 한턱 쏘세요!!!

드팀전 2006-03-02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달리 할 말이 없네.ㅋㅋ

kleinsusun 2006-03-02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넵, 알겠습니당. 순대볶음 좋아한다고 하셨죠? ㅎㅎ

드팀전님, 감사합니당.^^

moonnight 2006-03-03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수선님. 축하드려요!!! ^^ (조금 늦었죠? 죄송해요. ㅜㅜ ) 와아. 이제 성과장님. 하고 불러야 하는 건가요? 얼마나 기쁘실까.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남자동기들보다 승진이 늦어 속상해하시던 페이퍼 생각나요. 우리 수선님. 수고하셨어요. 토닥토닥. 담에 축하주 한 잔 해용. ^^

kleinsusun 2006-03-03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당^^
늦은건 아니고, "발탁"(남들 보다 빨리 되는거)을 못했죠.ㅎㅎ
발표한 날은 정말....기뻤어요.아직은 "성과장"이란 호칭이 새구두처럼 어색하네요.
나이들어 보이기도 하고.ㅎㅎㅎ

로드무비 2006-03-04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축하드립니다.
과장님이라니, 세상에 이르케 이쁘고 멋진 여성 과장님도 드물 거예요.
일과 사랑 두 개 다 거머쥐시기 바랍니다.^^

kleinsusun 2006-03-04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감사합니다.^^
일과 사랑.....여태까지는 사랑이 더....어려웠어요.
사랑은....해도해도 프로가 될 수 없는건가봐요.ㅎㅎ

icaru 2006-03-08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성과장 님 되셨군요~~
한동안 턱 낼 일이 많으셨겠어요~
아직도... 라고요? ^____^
사내에서 제일 젊으신 과장님 아니신가요?
아무튼 저도 덩달아~ 감격적인 것은 무슨 이유인지...
축하드려요~ 클라인 수선님!!!!

kleinsusun 2006-03-09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턱내다 보니 지출이 장난 아닌데요.
아직도 몇번 남았어요.ㅎㅎㅎ
icaru님, 같이 "감격"해 주셔서 고마워요.^^
저도 icaru님의 행복한 소식 듣고 넘넘 좋았답니당.우리 마니마니 행복하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