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전자책 전문 출판사 페가나 북스에서 윌리엄 올라프 스테이플던(William Olaf Stapledon, 1886~1950)의 작품 두 편을 출간했다. 스테이플던은 영국의 SF 소설가다. 그가 1930년에 발표한 첫 장편 소설 최후이자 최초의 인간(Last and First Men: A Story of the Near and Far Future)은 열일곱 번의 진화를 겪는 인류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불꽃(The Flames: A Fantasy)1947년에 발표된 중편소설이다. 화자는 외계의 불꽃 생명체를 만난 화자가 토스(Thos)’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친구에게 경험담을 들려주는 편지 형식의 작품이다.

 

 

 

 

 

 

 

 

 

 

 

 

 

 

 

 

* 이상한 존(오멜라스, 2008)

* 시리우스(오멜라스, 2008)

* 스타메이커(오멜라스, 2009)

    

 

 

SF 평론가 박상준 씨가 SF 전문 출판사 오멜라스 대표로 활동했을 때 스테이플던의 작품 세 편이 출간되었다. 이상한 존(Odd John: A Story Between Jest and Earnest)초인(Übermensch)’의 의미와 유사한 호모 슈페리어(homo superior)가 등장한다. 존 웨인라이트(John Wainwright)로 알려진 이 바로 이 작품의 주인공이자 초인이다. 이 소설은 1970년대의 문고본 시리즈 아이디어회관 SF문고를 통해 처음 선보였다. 그러나 일어 중역판 축약본은 스테이플던 작품 특유의 사변적 분위기를 느끼기에 부족하다.

 

 

 

 

 

 

 

 

 

 

 

 

 

 

 

2015년에 ‘EQ 세계추리 SF문학시리즈의 수록작으로 출간되었다. 안 봐도 축약본이다.

 

스타메이커(Star Maker)SF문학의 한 장르인 사변소설(speculative fiction)의 정점을 찍은 작품이다. 스타메이커는 모든 존재의 원천으로 볼 수 있는 유한하고 창조적인 정신또는 영원하고 절대적인 정신으로 해석된다. 작가가 스타메이커에 나오는 용어의 의미를 정리한 해설 편을 썼을 정도로 이야기의 규모가 무척 방대하다. 시리우스(Sirius: A Fantasy of Love and Discord)는 인간의 지능을 가진 개와 인간 여성의 관계를 묘사한 작품이다.

 

 

 

 

 

이 글은 스테이플던의 작품 세계를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데 미흡한 점이 많다. 사실 필자는 스테이플던의 소설을 읽어보지 않았다. 운이 좋게도 절판된 스테이플던의 소설 두 권을 가지고 있다. 페가나 북스의 신작 출간 소식 덕분에 잊고 있었던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글을 쓰려고 페가나 북스가 발행한 무크지 2를 참고했다. 스테이플던의 소설을 읽기 전에 무크지를 먼저 읽는 것이 좋다. 스테이플던의 작품 세계에 대한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고, 최후이자 최초의 인간불꽃의 번역문 일부를 볼 수 있다. (페가나 북스 공식 블로그 : http://pegana.tistory.com/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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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3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13 18:34   좋아요 1 | URL
SF문학이 재미없고, 비주류 문학이라는 편견이 많습니다. 복거일 선생이 SF문학 보급에 노력한 작가입니다. SF 문학에 대한 복 선생 칼럼 몇 편을 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 칼럼들이 극우 언론에 게재되어 있어서 안 보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

transient-guest 2017-06-14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으로 직행했습니다. 사라지기 전에 구해야 할 텐데요..ㅎ 복거일의 책은 본 적이 없고, 예전에 다른 책들이 언급한 것만 봤습니다. 정치성향이 전부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거부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네요.

cyrus 2017-06-14 10:31   좋아요 0 | URL
오멜라스에 나온 종이책을 절판되었어요. 다행히 전자책은 나오고 있습니다. ^^

transient-guest 2017-06-14 10:45   좋아요 0 | URL
아 이런 급 실망입니다 ㅎㅎ
 
아무도 없어요 최측의농간 시집선 1
박서원 지음 / 최측의농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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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잊을 수 없는 기억 하나쯤은 있다. 어떤 이들은 지우고 싶어도 지울 수 없는 기억에 몸서리치기도 한다. 슬픔, 고통 등 온갖 부정적 현상들은 뇌리에서 영원히 지우고 싶어 하는 게 어쩌면 인지상정일 수 있다. 안 좋은 기억은 잊을수록 좋다. 아름다운 추억의 빛이 바래져서 희미해지면 서글프다. 달콤한 꿈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눈을 감자마자 사라질까 봐 두려울 때도 있다. 죽는 것보다 더 아픈 건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힌다는 것이다. 그 누구로부터 잊힌다는 것. 그것은 이 세상과 멀어지는 일이다.

 

시 속에는 하나의 세계가 있다. 그 세계는 현실을 뛰어넘은 곳이다. 시인은 현실에 묶여 있어서 늘 그곳을 벗어나려 한다. 박서원 시인의 시 세계는 어두침침한 방과도 같다. 또한, 그러하면서도 늘 무언가에 대한 한없는 그리움을 놓지 않고 있었다. 어쩌면 그 그리움때문에 시인은 온몸으로 현실과 철저하게 거부했는지도 모른다. 그녀는 생명수가 완전히 고갈될 때까지 시 밖의 세계인 현실에서 거침없는 언어를 토했다. 밖의 세계 이곳저곳 부유하는 그녀의 언어는 다시 시 세계로 편입되어야 한다. 언어는 시인의 피와 살이 녹아든 것들이다. 그런데 뱉어낸 언어를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시인의 시 세계, 즉 시인의 방은 공허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공기가 흐르는 어둠의 방이 된다. 정말 그곳에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어요.

원고지도 비어 있고

화병도 비어 있어요.

하루 종일 노딜다 간

햇살도

벌써 가고 없어요.

 

거울 속에는

내 얼굴만 있군요.

근데 얼굴은 없고

생각만 이리저리

굴려 다녀요.

 

약이 떨어진 볼펜은

권태롭고

약속해주지 않은 채

하루는 가고 있어요.

 

무언가가 있을 것 같은데

너무 억제되어 박혀 있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걸까요.

 

벌써 불을 끌

시간이군요.

 

가만,

 

드디어 계단에

발소리가 들리는군요.

누군가 나를 채워주려

오나 봐요.

 

그러나 역시 아무도

안 와요.

나는 물만 마셔요.

차라리

그리움이 그리움을

삭발하고

거울 앞에 설레요.

 

(아무도 없어요, 61~63)

 

 

시인은 방 안에 홀로 서서 대체 무엇을 기다렸을까? 그녀의 세계, 즉 방 안에는 시인 자신의 지나온 삶을 비추어주는 거울이 있다. 그 거울 속에는 사랑과 열정, 그리움과 후회, 상처 등이 흑백필름처럼 스치고 지나갔을 것이다. 시인은 거울 표면에 맺힌 그리움의 흔적을 응시한다. 그렇지만 바다 밑바닥 같은 어둠이 깔린 방에서는 볼 수 없다. 아무도 없어요는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밤과도 같다. 밤은 공포의 시간이다. 시인은 자신의 마음에 악착같이 매달리는 검은 흔적을 두려워한다.[1] 그것은 악몽으로 재현된다.

 

 

밤에 잘 때

은순이는 눈을 뜨고 잔다

눈을 뜨고 꿈을 꾸면서

살아 있는 것들과

죽어나는 것들의 싸움을

풍랑이 이는 바다와

파선되는 고깃배를 본다

은순이는 꿈속에서,

꿈속에서 볼 수 있는 것만

보고도

10년 동안의 인생살이를 겪고

잊혀 가는 많은 일들을

제자리로 한 데 모아

길고 긴 상처를 만든다

 

(악몽중에서, 37)

 

 

은순이(시인의 분신으로 해석하고 싶다)가 그리워하는 것들은 쓸쓸한 상징이 되어 다시 아픔과 슬픔을 불러낸다. ‘잊혀 가는 많은 일들을 제자리로 한 데 모아만든 길고 긴 상처는 시인의 마음을 자극한다. 흔들리는 삶 속에서 단 한 줄의 시를 쓰는 것마저도 쉽지 않은데도, ‘잊혀 가는 많은 일을 부단히 떠올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시인을 자극하는 것이다.

    

 

  누구나가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지만 난 그게 왜 그리 어려웠을까

제기랄, 근데 실패하고 말다니 연습이 아니었는데도 그건 살아있는 파멸이었어 검은 밧줄, 괜찮은 유희였는데도 말야

 

(실패중에서, 22)

 

 

시인의 삶 역시 우리들의 보편적인 삶과 같다. 우리는 자기만의 세계에서 고독을 앓고 있다. 시인은 세상과 타협하지 못한 자신의 삶을 실패로 규정했다. 그렇지만 무언가를 찾아 헤맨다는 열정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생을 담보로 언어를 만들어냈고, 시인의 피와 살에서 떨어져 나간 것들은 시인의 방을 새롭게 구축하는 재료가 되었다. 시인의 방은 곧 시인의 의식이며 언어가 있는 곳이다. 시인이 그 방에 있다는 것은 그곳이 현실을 떠난 곳임을 말해 준다. 그곳은 시인의 도피처이면서 시인의 세계이다. 시인은 죽어서도 이 방에 남아 있다.[2] 시의 탄생은 시인의 죽음과 같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 세상을 떠난 지 5년 만에 그녀의 첫 시집이 다시 태어났다. 지금도 시인의 방은 열려 있다아무도 없어요는 시인의 세계를 통한 바깥세상 읽기다.

 

 

[1]내 입 속에 악착같이 매달린 검은 잎이 나는 두렵다.” (기형도 입 속의 검은 잎)

 

[2]나비는 죽어서도 이 땅에 남는다.” (박서원 나의 나비,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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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9 1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12 13:40   좋아요 0 | URL
시집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그런데 제가 읽은 이 시집이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06-09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서원 시인의 시는 상당히 어둡고 외로운 느낌이 드네요... 밤에 혼자 읽기는 조금 싫을 것 같아요^^:

cyrus 2017-06-12 13:43   좋아요 1 | URL
박서원 시인이 1990년대에 활동했습니다. 2012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이 분의 부고 소식이 최근에서야 알려졌어요. 생전에 시인이 고독하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시집의 분위기가 상당히 어둡습니다.

나와같다면 2017-06-10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우고 싶어도 지울 수 없는 기억.. 스티그마.. 누구나 깊고 어두운 기억을 갖고 있죠

‘행복해지기 위해 아픈 기억과 기꺼이 동행하겠습니다‘

이제는 이 말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cyrus 2017-06-12 13:48   좋아요 0 | URL
아픈 기억을 억지로 떼어내려고 하면 더 고통스럽습니다.

yamoo 2017-06-11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집도 읽으시니 사이러스 님^^

저는 시집을 읽지 않습니다. 네, 그렇구말구요..^^;;

cyrus 2017-06-12 13:49   좋아요 0 | URL
시집을 자주 읽는 편이 아닙니다. 문제는 제가 시집을 많이 사는 독자가 아니에요. ^^;;

돌아온탕아 2017-06-11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집은 제게 너무 어렵더군요. 그래도 이 글을 읽으니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cyrus 2017-06-12 13:50   좋아요 0 | URL
이 시집의 분위기가 상당히 어둡습니다. 시집을 읽기 전에 박서원 시인의 삶을 알아야합니다.

북깨비 2017-06-16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도 없어요 라는 시를 읽는데 우울함과 동시에 한글의 예쁨이 마구마구 쏟아져서 와아- 와아- 하면서 읽었어요. 아무도 없는거랑 원고지가 빈 거랑 화병이 빈 거랑 없는건 다 똑같은데 공간적인 차이가 주는 느낌때문에 어머 말이 정말 예쁘네 하고 있는데 햇살이 놀다가고 없다하지 거울을 보는데 이런저런 생각만 많아서 얼굴은 없다 그러지 또 와아- 엄청 반하고, 발소리가 들린다고 잔뜩 청각을 자극해놓고 나를 채워주려 오나 아무도 안 오네 하며 순식간에 다시 텅 빈 나, 텅 빈 내 공간에 스포트라이트가 가면서 정말 우울한데 그런데도 그 말들은 너무너무 예쁜거에요. 이런 때는 내가 한국에서 태어나서 한국말을 하는게 너무 행운이구나 싶죠. 저 너무 일차원적으로 시를 읽지만 그래도 시 참 좋아요. ㅎㅎ 좋은 시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 전체적으로 우울하다니 맘 단디 먹고 한 권 사서 읽어보겠습니다.

cyrus 2017-06-16 18:48   좋아요 1 | URL
<아무도 없어요>의 마지막 연이 애상적이었어요. ‘그리움이 그리움을 / 삭발하고 / 거울 앞에 설레요’ 시를 읽으면 생전에 시인이 느꼈을 고독감이 어느 정도인지 느껴져요.

임모르텔 2017-10-14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라리
그리움이 그리움을
삭발하고
거울 앞에 설레요.

(『아무도 없어요』, 61~63쪽)
.........

아~~~~~~~~~~~!!! 저는 시를 참 좋아하는데요.
이 시구절을 심상화하니.... 코끝이 찡!! 하니~양파까며 울던 그때 그 느낌...ㅎ
 

요즘 북튜버(Book tuber)들의 방송을 챙겨 본다. 그분들의 방송을 보고 있으면 배울 점이 많다. 방송 영상은 길어야 15분 분량이다. 10분 이내의 방송 분량은 너무 짧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북튜버들은 짧은 시간 내에 책의 특징, 책의 핵심 주제 그리고 단점 등을 알려준다. 리뷰도 북튜버 방송 영상처럼 간결해야 보기 좋다. 북튜버 방송을 볼 때마다 미니멀리즘(minimalism)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핵심만 전달하는 리뷰를 작성하려면 퇴고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리뷰를 수정하는 일이 퇴고라면, 북튜버 방송을 수정하는 일은 편집이다. 방송 영상 한 편을 편집하려면 컴퓨터 앞에 오랜 시간 앉아 있어야만 한다. 동영상 편집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유튜버가 있고, 방송 촬영과 편집을 혼자서 다 하는 유튜버도 있다. 방송 제작을 혼자서 하는 북튜버의 노력이 대단하다.

 

* 겨울서점 https://www.youtube.com/channel/UCGPfjyMkN7uAmzfRpXL-AxQ

* 책읽찌라 https://www.youtube.com/channel/UCW-xgKdaPidxpJ6j6HZPC-g

* Eunjuhttps://www.youtube.com/channel/UCQ_eDFd9GOi_CcUhLMGcU2Q

 

내가 즐겨 보는 북튜버는 겨울서점의 김겨울님, ‘책읽찌라의 이가희님, 그리고 Eunju님이다. “겨울서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김겨울입니다.” 방송의 시작을 알리는 멘트를 듣게 되면 마음이 편해진다. 그분이 직접 책을 낭독하는 방송이 좋다. ‘눈으로 보는 라디오방송처럼 느껴진다. 이가희님의 방송은 콘텐츠가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다. 외국어 공부를 주제로 한 방송도 있다. Eunju님은 독자들이 읽고 싶은 책들을 잘 고른다. 그래서 내가 이분의 방송을 안 챙겨볼 수가 없다. 나는 내가 읽고 싶은 책만 읽는다개썅마이리딩스타일이라서 다른 독자들이 어떤 책을 선호하는지 잘 모른다. 유행의 흐름에 멀찌감치 떨어져서 독서하는 것이 좋은 점은 아니다. Eunju님은 알라딘 북플에 잠깐 활동한 적이 있다. (http://blog.aladin.co.kr/Eunjubook) 이 분이 방송 활동에 전념하고 있어서 블로그는 휴면 상태다.

 

북튜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북튜버들의 활동이 많다고 해서 리뷰어가 할 일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눈은 점점 보고 싶은 영상 텍스트로 향하고 있다. 스마트폰 화면에 나온 문자 텍스트를 보면 볼수록 집중력과 독해력이 떨어진다. 영상 텍스트는 내용과 형식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어서 시청자의 눈길을 잡는 데 효과적이다. 몇 년 후에 북튜버들이 모여서 활동하는 인터넷 플랫폼이 등장할 수 있다. 만약 북튜버의 시대가 오면 리뷰를 쓰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나저나 그때까지도 나는 리뷰를 쓰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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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9 1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09 11:50   좋아요 1 | URL
네, 맞습니다. 유튜브에 북튜버들이 활동하고 있어요. 최근 교보문고가 5명의 북튜버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교보문고를 통해서 북튜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

레삭매냐 2017-06-09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관심이 있는 분야여서 한 번
찾아 들어봐야겠습니다.

지난 달에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
읽으면서 서양 독자들의 반응이 궁금
해서 찾아 봤는데, 역시 자유로운 주제
로 다양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기
좋더군요.

분량은 더 짧은 것 같아요. 5분 정도?

지금 막 겨울서점이라는 북튜버를 잠깐
보았는데 이분 왤케 업자 분위기가 팍팍
나는 거죠? ㅋㅋㅋ

cyrus 2017-06-09 11:58   좋아요 0 | URL
외국에는 북튜버가 많이 활동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김겨울님은 직접 앨범까지 만들 정도의 실력을 가진 뮤지션입니다. 찬양 홍보에 치중하는 출판업자와 전혀 관련 없습니다. ㅎㅎㅎ

잠자냥 2017-06-09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세상도 있었군요. ㅎㅎㅎ 신기합니다. 그래도 저처럼 활자중독자들은 여전히 책을 읽고 남이 쓴 리뷰를 읽고, 또 자기가 리뷰를 쓰지 않을까 합니다. 책은 듣는 것보다는 역시 읽는 게 진리.. ㅎㅎ

cyrus 2017-06-09 17:56   좋아요 0 | URL
생각보다 ‘읽는 행위’를 선호하는 분들이 많군요. 제가 북플에 익숙해서 그런지 처음에 북튜버의 영상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어요. 그런데 제 자신에 변화가 필요할 것 같아서 북튜버의 영상을 보기 시작했어요. ^^

이하라 2017-06-09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튜버라니 생소하기에 신선하네요 좋은 책을 소개받기에 딱 좋은 것 같아요^^

cyrus 2017-06-09 18:00   좋아요 0 | URL
북튜버는 독자들이 제일 궁금해 하고, 알고 싶은 내용을 잘 알려줍니다. 제 글이 군말이 너무 많습니다. 이런 글을 읽기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에게 북튜버 방송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

캐모마일 2017-06-09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덕분에 신문물을 알아갑니다. 추천해 주신 링크 잽싸게 전부 즐겨찾기했어요.

cyrus 2017-06-09 18:02   좋아요 0 | URL
가끔은 영상 텍스트도 봐주면 좋습니다. 문자 텍스트만 보는 일이 지겨워질 때가 있습니다.

페크pek0501 2017-06-09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폰에 즐겨찾기를 해 놓고 귀로 듣곤 합니다.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이나 이동진의 빨간책방 그리고 ebs오디오북 등... 낮잠을 청하면서 누워 들을 수 있고 설거지하면서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오늘 소개하신 곳도 살펴봐야겠네요.
좋은 정도 감사합니다.
(그래도 저는 제일 좋은 게 종이책을 읽는 것이고 노트북으로 글을 쓰는 것일 것 같습니다. 미래에도...)ㅋ

cyrus 2017-06-09 18:05   좋아요 0 | URL
저는 책 관련 팟 캐스트는 잘 안 보게 돼요.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유명 서평가의 글보다는 익숙한 분들의 글을 더 자주 보게 되니까 아마추어의 영역을 선호하게 된 것 같습니다. ^^

stella.K 2017-06-09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런 게 있었구나. 몰랐네.
지금 인터넷 서점 오가며 주워 아는 것도 많은데
난 그것까지는 여력이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책에 대한 너의 열정은 끝이 없구나.
이런 것까지 섭렵하고.
개쌍마이리딩. 그렇지 않아도 살짝 궁금했는데
그뜻이었구나.^^

stella.K 2017-06-09 15:38   좋아요 0 | URL
방금 겨울서점 보고 왔다.
알라딘 굿즈 리뷰 봤는데 좀 웃겼어.
그럴 줄 알았지.
난 굿즈 별로 실용가치가 없어서
그냥 준다고해도 거절할 판인데.
머그컵은 정말...ㅠ

그런데 겨울님은 어쩌면 얼굴 한 번 안 찡그리고
리뷰를 잘 하던지. 매력적이더군.

네가 언급한 컨텐츠들 보고 있으면 지루하지 않겠어.
참 잘했다.
참, 너도 하나 만들어라.
내가 1빠할게.ㅋㅋ

cyrus 2017-06-09 18:18   좋아요 0 | URL
글 쓰는 일에 변화가 필요해 보이는 것 같아서 책과 관련된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알라딘 북플은 폐쇄적인 플랫폼이에요. 이 곳에 오래 서재 활동을 하게 되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워요. 저도 매너리즘이 몇 번 찾아온 적이 있어서 힘들었어요. 새롭고 낯선 분야에 흥미를 가지게 되면 창작욕이 생겨요.

방송은 제 소심한 성격에 맞지 않아서 북튜버로 활동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ㅎㅎㅎ

qualia 2017-06-09 15: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터넷 스트리밍 영상에 기반한 책소개 혹은 서평(간략한 촌평과 감상평이 더 적당한 용어겠죠)은 나름 장점이 있겠지요. 스마트폰이 생활필수품이 되다시피 했으니까 시공간적 접근성이 좋고, 해서 이용하기 편리하겠죠. 가만 보고 시청하는 것이니까 에너지도 덜 들고요. 북튜버의 신선한 책소개에 자극받거나 반짝 아이디어를 주입받거나 독서 의욕을 충전받는 데는 무척 좋을 듯합니다. 다만 심층적 사유, 치밀한 논리적 분석적 책읽기는 모든 인터넷 영상물을 끊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근데 이게 참 딜레마인 것 같습니다. 인터넷이 우리 현대인들의 확장된 인지(extended cognition) 체계의 필수 구성 요소가 되었으니까요. 인터넷이 우리 마음·의식·정신·영혼의 필수 구성 요소로 자리잡았다는 것이죠. 해서 좀 더 자극적이고 편리하고 접근성 좋은 감각 통로에만 의존하려 한다는 것이죠. 해서 역설적으로 사유의 깊이는 점점 더 얕아져 가는 것 같습니다.

cyrus 2017-06-09 18:25   좋아요 0 | URL
북튜버들이 고르는 책이 베스트셀러에 치중한다면 논리력과 분석력을 요구하는 책이 알려지는 기회가 줄어들 수 있겠어요. 북튜버들이 소개하는 책들 대부분이 소설, 에세이, 자기계발서입니다. 가끔 과학, 인문 분야 책들도 소개되지만, 짧은 분량의 방송으로 어려운 내용의 책의 가치를 온전히 전달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또 봄. 2017-06-09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이 하신다면 제가 2빠하겠습니다.

cyrus 2017-06-09 18:27   좋아요 0 | URL
저의 ‘개노잼’ 방송을 보는 것보다 책 한 권 더 읽는 것이 더 낫습니다. ㅎㅎㅎ

또 봄. 2017-06-09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코드가 맞으시네요.
를 적으려다 말았습니다만.
그럼 저도 개노잼인가 봅니다.^^;;

cyrus 2017-06-12 13:51   좋아요 0 | URL
요즘 책보다 재미있는 것들이 많아요. 요즘 만화에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

블랙겟타 2017-06-09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튜버라는 것도 있었군요. cyrus님 덕분에 새로운 것 알아갑니다. 저도 한번 봐야겠어요.

cyrus 2017-06-12 13:54   좋아요 0 | URL
제가 책만 읽으니까 요즘 트렌디를 잘 모릅니다. 저도 모르는 것들이 많아요. ^^

2017-06-11 2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12 13:59   좋아요 0 | URL
기본적으로 유튜버나 BJ 활동을 하려면 화질 좋은 캠, 성능 좋은 마이크 등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방송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자택을 구해야 합니다. 방음 시설이 잘 된 집이 좋습니다.

작년에 Eunju님을 북플에서 만나면서 북튜버를 처음 알게 됐어요. 최근에 교보문고가 북튜버 활동을 지원ᆞ홍보하고 있는 중입니다. 제가 소개한 세 분 모두 교보문고가 밀고 있는 북튜버입니다. 교보가 홍보하기 전에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었습니다. ^^

AgalmA 2017-06-12 0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주얼과 목소리가 어느 정도 돼야 가능할 듯. 비주얼이야 안 보여주면 된다고 치고 목소리 제 취향 아님 전 바로 꺼버려요ㅋ 제가 귀 귀족이라ㅋㅋ
저는 한 눈에 글을 파악해 볼 수 있는 걸 좋아해서 이런 방송은 고퀄리티 아니면 잡담같아서... 웬만한 독서가라면 대체로 그럴 듯. 책 안 읽는 사람들에겐 유용하긴 하려나요a;

cyrus 2017-06-12 14:04   좋아요 0 | URL
책을 많이 읽지 않는 분들은 북튜버 방송을 선호할 것입니다. 방송 분위기가 어렵지도 않고, 딱딱하지 않거든요. 반면 레벨이 높은 애서가들은 북튜버가 전달하는 정보에 만족하지 못합니다. 수준 높은 방송이 나오려면 게스트로 유명 저자들이 나와야 할 겁니다. ^^;;

헤파르키아 2017-06-24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우연히 북튜버로 검색해서 글들을 보다 들어온 김겨울입니다. (진짜에요.)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다른 분들도 북튜버의 존재를 알게 된 것 같아 기쁘네요. 제가 뮤지션인 것도 알아주시구! 영상의 다양성도 좀 늘리고, 앞으로는 제 전공분야인 철학과 심리학에 대한 심도 높은 이야기도 좀 다뤄보려고 해요. 앞으로도 좋은 영상 만들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cyrus 2017-06-24 13:0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겨울님이 제 블로그에 찾아오시다니 영광입니다. 소개가 부족했다고 생각했는데, 겨울님이 만족하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겨울님이 소개할 책들이 기대됩니다. 겨울님의 방송을 보면서 처음으로 알게 된 책들이 많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방송 챙겨 볼게요. ^^
 
페미니즘 무엇이 문제인가
캐롤린 라마자노글루 지음 / 문예출판사 / 1997년 4월
평점 :
절판


 

 

무슬림 여성들은 다양한 종류의 스카프를 착용하고 있다. 이슬람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스카프는 국가와 민족에 따라 그 명칭과 모양이 다소 다르다. 크게 히잡(hijab), 질밥(jilbab), 니캅(niqab) 등이 있다. 이 세 가지 스카프는 머리와 얼굴을 가린다. 머리에서 발목까지 가리는 것은 부르카(burka). 이란에서는 차도르(chador)라고 부른다. 무슬림 여성들의 관점에서 그녀들이 히잡을 착용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히잡은 식민지 세력에 반대하는 저항의 상징이다. 특히 이란의 이슬람 혁명 이후 많은 여성이 히잡 착용을 선호했고, 무슬림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정체성을 보호하려는 전통적 페미니즘 운동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무슬림 여성은 성적인 유혹을 피하고, 정숙하게 보이도록 얼굴을 가리기 위해 히잡을 착용한다. 이 점에서 히잡 착용은 명예를 중요시하는 이슬람문화에서 가문의 명예를 지키는 방어수단이다.

     

오늘날 이슬람권에서도 여성들의 인권 보호나 사회참여 등을 주장하는 페미니즘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히잡을 비롯한 전통의상이 여성을 억압하는 수단이라 하여 착용하지 않는 여성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이슬람권에서는 아직도 종교적인 이유로 여성들이 노출방지를 위해 히잡을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히잡이 여성 억압의 상징이기 때문에 금지해야 한다는 페미니스트의 견해와 문화적 전통이므로 존중해야 한다는 견해가 팽팽하다. 후자의 견해를 지지하는 사람들 대다수는 무슬림 여성이다. 여성의 계층은 히잡의 종류 또는 옷차림 등을 기준으로 구분된다. 전통적인 관습을 따르려는 상류층 무슬림 여성의 반대 여론을 무시하기 어렵다.

    

다문화사회로 접어든 우리 사회는 아직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이주민들이 가져온 이슬람 문화 중 우리 사회의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페미니즘이 다문화사회의 여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구 중심의 페미니즘만을 지향해선 안 된다. 인종 및 문화적 순혈주의는 더 이상 유용하지 않으며 협력적 규범, 열린 마음, 인간뿐만 아니라 여성의 존엄성에 대한 인정 등이 필요하다. 오늘날의 급진적 페미니즘은 사회에서 소외된 여성들을 위해 좀 더 급진적으로 움직여야 하고, 목소리를 더 높여야 한다. 백인 중산층 여성이 주도한 급진적 페미니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흑인 페미니즘(Black Feminism)’을 주도한 바버라 스미스(Barbara Smith)는 모든 여성을 포용하지 못한 급진적 페미니즘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그녀가 지적한 것은 급진적이지 않은 급진적 페미니즘의 한계를 의미한다.

     

내가 정말로 급진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신이나 다른 사람들과 연대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나는 인종, , 계급, 성적 정체성 모두를 단 한 번에 다루려는 적이 더 급진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이전에는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정말 급진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페미니즘, 무엇이 문제인가216~217)

     

급진적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바버라 스마스의 입장은 급진적 페미니즘의 내부 모순을 확인한 벨 훅스(Bell Hooks)의 입장과 일맥상통한다. 벨 훅스는 아프리카의 할례 의식을 아프리카 여성을 억압하는 미개문화로 규정하는 서구 페미니스트들이 식민지주의의 그늘에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1960년대 이후에 등장한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은 아프리카 등 제3세계 여성들과의 연대를 적극적으로 실행하지 못했다.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을 억압하는 원인에 대해 공통된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여성해방을 추구하는 방식이 달랐다. 페미니즘, 무엇이 문제인가의 저자 캐롤린 라마자노글루(Caroline Ramazanoglu)는 급진적 페미니즘이 여성들 사이에 존재하는 분리(division)’을 해소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지금도 분리는 급진적 페미니즘이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이 보이지 않는 분리를 해소하지 못하면,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들조차 페미니즘을 공감하지 못하게 된다.

     

급진적 페미니즘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면 내부 모순을 극복해야 한다. 특권층 여성은 남성 중심의 기득권사회에 안주한다. 그녀들은 페미니즘 운동에 소극적이다.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은 자매애는 강하다(Sisterhood is Powerful)”라는 슬로건을 내세웠으나 기득권층의 권력에 익숙해진 일부 여성들은 이 구호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은 가부장제가 남성 권력을 가능하게 해주며 여성을 억압하는 보편적 문제로 바라봤다. 그런데 그들의 주장에는 약점이 있다. 가부장제는 남성 권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가부장제에 여성 권력도 포함된다. 가부장제 사회의 여성이 계급 · 인종 · 문화 등을 기준을 내세워 또 다른 여성을 억압하기 때문이다.[1] 그러므로 가부장제를 비판하려면 좀 더 다각적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캐롤린 라마자노글루는 가부장제를 단순하게 바라보는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의 해석이 급진적 페미니즘의 영향력을 약화한 원인이라고 말한다.

     

나는 한남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한남은 여성을 혐오하고, 페미니스트들을 악의적으로 비난하는 일부 남성들을 지칭하는 단어로 적합하지 않다. 여성 혐오 남성이 한국에만 있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여성 혐오 남성들이 전 세계 곳곳에 살고 있다. 여성 혐오는 한국 남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 어딘가에서 지금도 각종 혐오 범죄가 발생한다. 미국은 심각하다. 매년 유색 인종 여성과 소녀들이 강간당하고, 살해당한다. 유색 인종 여성이 백인 여성보다 더 많이 경찰 공권력에 희생당한다.[2] 현재 미국에서는 인종과 계급을 떠나서 모든 여성의 인권을 신장하기 위한 여성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벨 훅스의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문학동네, 2017) 서평에서도 밝혔듯이 나는 남성과 연대하는 페미니즘을 지향한다. 여성 혐오와 여성 차별 문제가 심각하다고 해서 모든 한국 남자를 한남이라고 부르면서 등 돌릴 수 없다. “오빠들이 허락한 페미니즘은 필요 없다라고 주장하는 메갈리아들이 있다. 그들의 생각이 내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메갈리아를 가짜 페미니스트라고 비난하고 싶지 않다. 메갈리아들이 남성의 연대를 환영하는 페미니즘을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와 동등한 의미로 받아들여 비난하지 않을 거라 믿는다. 여성의 입장을 바라보는 관점, 그리고 페미니즘 지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방의 페미니즘을 가짜 페미니즘으로 오해하거나 비난하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페미니스트가 또 다른 페미니스트를 의심하고, 서로 싸우는 일이 지속한다면 모든 여성이 인정하는 페미니즘으로 발전할 수가 없다.

 

 

 

 

 

 

[1] 부르주아 여성과 노동계급 여성 간의 계급 차이가 극심했던 19세기 영국 사회에 여성이 여성을 억압하는 경향이 있었다. 19세기 영국 사회를 고찰한 필자의 졸문 [“왓슨, 하녀를 해고하지 말게.”]을 참고하면 여성이 여성을 억압하는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2] [“여성 행진의 선언 원칙] (ㅍㅍㅅㅅ, 2017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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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7-06-08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상하게도 페미니즘 책들은 재미가 없습니다. 페미니스트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말년에 결혼을 한 것만 봐도 페미니즘은 여성 내부에서도 많이 문제가 있는 이론인 듯합니다. 드리고 싶은 요점은 페미니스트 이론서들은 드럽게 재미없다는 거에요..--;;

cyrus 2017-06-09 08:11   좋아요 0 | URL
페미니즘 이론서가 재미없는 건 맞아요. 특히 제3세계 페미니즘,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 관련 책들이 그래요. 그래서 모든 독자들이 페미니즘에 다가설 수 있는 쉬운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그런데 저는 이 출판 상황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3세계, 마르크스주의, 이슬람, 에코페미니즘 관련 책들도 나와야 하는데, 급진적 페미니즘의 영향을 받은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럴수록 페미니즘의 분리 현상이 심해집니다.

박균호 2017-06-08 2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초는 아니지만 소위 페미니스트임을 자처하는 자들을 극협하는 사람으로서 페미니즘이 들어가는 책들은 무조건 패스합니다...ㅎㅎㅎ
사람과 사람사이의 일을 남자와 여자와의 투쟁으로 몰고 가고 일방적으로 여자는 피해자다 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더군요.

cyrus 2017-06-09 08:13   좋아요 1 | URL
일부 페미니스트들도 박균호님이 지적한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페미니즘을 너무 나쁘게 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

박균호 2017-06-09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좋은 하루 보내세요

cyrus 2017-06-09 08:47   좋아요 1 | URL
균호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 원문 :

 

“I went and saw him. At first, of course, he denied everything. But when I gave him every particular that had occurred, he tried to bluster and took down a life-preserver from the wall. I knew my man, however, and I clapped a pistol to his head before he could strike.”

 

(The Adventure of the Beryl Coronet, 녹주석 보관)

    

 

 

* 시간과 공간사 (구판, 432) :

나는 찾아가 그를 만났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그는 아니라고 잡아떼더군요. 그러나 사건의 전말을 차근차근 설명하자, 벽에 있던 칼을 장치한 지팡이를 들고 위협해 왔습니다. 그러나 나도 상대가 어떤 사람인가를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선수를 쳐서 그의 머리에 권총을 겨누었습니다.”

 

* 황금가지 (2, 456) :

저는 그자를 찾아갔습니다. 물론 그는 처음에는 딱 잡아뗐지요. 하지만 내가 사실을 조목조목 들이대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벽에서 호신용 지팡이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자의 사람됨에 대해서 속속들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팡이를 휘두르기 전에 미리 준비해 간 권총을 머리에 들이댔지요.”

 

* 현대문학 (주석판, 502) :

나는 놈을 찾아가서 만났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딱 잡아떼더군요. 하지만 그동안 일어난 일을 조목조목 들이대자, 놈이 발악을 하며 벽에서 호신용 몽둥이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그 인간을 잘 알고 있던 나는 그가 몽둥이를 휘두르기 전에 그의 머리에 잽싸게 권총을 들이댔죠.”

 

* 엘릭시르 (466~467) :

나는 그자를 만나러 갔습니다. 당연히 처음에는 모든 사실을 부인하더군요. 하지만 내가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따지자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벽에 걸린 호신용 지팡이를 집어 들었습니다. 나는 그자를 잘 알죠. 지팡이를 휘두르기 전에 권총을 머리에 댔습니다.”

 

* 문예춘추사 :

나는 그자를 만나러 갔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딱 잡아떼더군요. 그러나 내가 사건의 전말을 자세히 이야기하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나를 협박할 생각으로 벽에 있던 호신용 지팡이를 쥐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 녀석의 성품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가 지팡이를 휘두르기 전에 그의 머리에 권총을 들이밀었습니다.”

 

* 코너스톤 (개정판) :

저는 직접 번웰 경을 만나러 갔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전부 잡아떼더군요. 하지만 제가 사건의 경위를 낱낱이 이야기하자, 번웰 경은 악을 쓰며 벽에서 호신용 무기를 들어 저를 내리치려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가 상대하는 악당이 어떤 놈인지 잘 알고 있었어요. 번웰 경이 저를 내려치기 전에 권총을 번웰 경의 머리 옆에 들이댔습니다.”

 

* 더클래식 (구판) :

나는 그를 찾아가 만났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자기가 아니라고 잡아떼더군요. 그런데 사건을 조목조목 설명하자 벽에 걸려 있던 칼을 장치한 지팡이로 협박했습니다. 나는 상대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먼저 그의 머리에 권총을 겨누었습니다.”

 

* 더클래식 (개정판) :

저는 그를 찾아가 만났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자기가 아니라고 잡아떼더군요. 그런데 사건을 조목조목 설명하자 벽에 걸려 있던 칼을 장치한 지팡이로 협박했습니다. 저는 상대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잽싸게 그의 머리에 권총을 겨누었습니다.”

 

    

 

 

 

 

홈즈는 도난당한 보석을 되찾기 위해 조지 번웰 경(Sir George Burnwell)을 직접 만나 담판을 짓는다. 궁지에 몰린 번웰 경이 무시무시한 흉기로 홈즈를 위협해보지만, 악당의 간계에 당할 홈즈가 아니다. 홈즈 이야기의 삽화를 담당한 시드니 패짓(Sidney Paget)은 홈즈에게 꼼짝없이 당하는 번웰 경의 모습을 그렸다. 이 그림에 번웰 경이 들고 있는 흉기를 주목해보자. 흉기의 끝이 둥그스름하면서 뭉툭하게 생겼다. 이 부분을 머리에 맞으면 두개골이 깨져 죽음에 이를 수 있다.

 

 

 

 

 

 

 

 

 

 

 

 

 

 

* 주석 달린 셜록 홈즈 2 : 셜록 홈즈 회고록(현대문학, 2013)

 

 

 

번웰 경의 흉기는 호신용 단장(短杖, 지팡이). 원문의 life-preserver’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미국과 영국은 이 단어를 다르게 사용한다. 미국에서는 물에 빠진 사람을 물 위에 떠오르게 하는 구명 도구를 뜻하지만, 영국에서는 호신용 단장을 의미한다. 실버 블레이즈(The Adventure of Silver Blaze)에 호신용 지팡이의 정식 명칭이 나온다.

 

묵직한 납을 넣은 그의 페낭로이어 단장, 여러 차례 가격해서 조교사를 죽음에 이르게 한 끔직한 상처를 낸 것으로 보이는 바로 그 무기였어.”

 

(현대문학 주석판, 25)

 

페낭로이어 단장(Penang lawyer)은 말레이 반도의 서쪽에 있는 섬 페낭(Penang)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손잡이 부분에 납이 채워져 있어서 형태가 굵직하다. ‘페낭은 영국의 식민지 시절에 사용된 명칭이고, 지금은 피낭(Pinang)’으로 부른다. 호신용 지팡이에 변호사(lawyer)’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가 있다. 피낭 섬에는 판결을 내릴 때 죄를 지은 사람에게 지팡이로 매질하는 전통이 있다. 그래서 페낭의 변호사라는 독특한 이름이 생긴 것이다.

 

글로리아 스콧 호(The Adventure of the “Gloria Scott”)빅터 트레버(Victor Trevor)의 아버지는 신변에 위험을 느껴 손잡이 부위에 납을 채운 단장을 집에 보관한다. 이것 역시 페낭로이어 단장으로 볼 수 있다.

 

 

 

 

 

그리스어 통역사(The Adventure of the Greek Interpreter)의 악당 해럴드 라티머(Harold Latimer)가 들고 다니는 무기도 페낭로이어 단장이다. 그가 그리스 인 통역사 멜라스(Melas)에게 협박조로 통역 일을 의뢰할 때 단장을 슬쩍 보여준다. 단장이 나오는 이 세 작품 모두 셜록 홈즈의 회상록(The Memoirs of Sherlock Holmes)에 수록됐다.

 

칼날이 부착된 호신용 무기도 있다. 하지만 정전에 나온 호신용 무기는 칼이 달린 지팡이가 아니다. 시드니 패짓의 그림만 봐도 life-preserver’가 몽둥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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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6-08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께서는 전문 번역가의 길로 들어서신 것 같네요^^:

cyrus 2017-06-08 13:59   좋아요 1 | URL
‘전문‘에 이르는 수준은 아니에요. 미흡한 내용이 많습니다. 새로운 의견이 나오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2017-06-08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08 14:00   좋아요 0 | URL
완독하면 그때 칭찬 많이 해주세요.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어요. ^^;;

qualia 2017-06-08 15: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위에 인용해주신 각 출판사별 번역문을 비교·대조해 읽어보니까 정말 재미있네요. 그런데 저걸 번역·출간된 순서대로 인용하신 건가요? 각각 번역·출간된 년월일을 적어줘서 시간에 따라서 번역문들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살펴보는 것도 정말 흥미로울 듯합니다. 저렇게 번역판이 많을 경우, 후속 번역가들은 사실상 최초 번역가와 선대 번역가들의 어깨에 올라타고 작업하는 것이라 할 수 있죠. 해서 번역의 정확도와 매끄러움, 가독성 등을 더 좋게 끌어올릴 수 있죠. 해서 출간년도 순으로 인용해놓으면 그 변화 양상을 잘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더 흥미로울 수 있을 겁니다. 출간년도 순으로 인용은 해놓으신 것 같은데, 읽는 즉시 파악하기 좋게 출판사 표기 옆에 출간년도도 적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cyrus 2017-06-09 08:48   좋아요 0 | URL
qualia님, 좋은 의견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9종의 번역본을 순서대로 쓴 것에 특별한 기준은 없습니다. 시간과 공간가 구 판본과 황금가지 판본이 가장 많이 알려진 번역본이라서 항상 이 두 번역본의 문장을 먼저 언급했습니다. 다음부터는 출간 연도순으로 써야겠습니다.

yamoo 2017-06-08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페이퍼에는 이달의 당선작 상금을 줘야 하지요^^

cyrus 2017-06-09 08:50   좋아요 0 | URL
글을 잘 쓴 분들이 많아서 이 글이 당선작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