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쓰기가 참 좋다. 무척 잘 읽혀서 하루하고 반나절만에 한 권을 다 읽었다. 푹 빠졌달까.
그렇다고 가벼운 책은 아니다. 사료가 그득히 들었다. 그걸 가지고 스토리텔링을 하는 솜씨가 빼어나서 잘 읽히는 것일 따름. 궁궐을 보러 이리저리 휙휙 돌아다니는 것처럼 이야기도 흐름에 따라 이리 휙 저리 휙. 하지만 중요한 줄기에서 절대로 벗어나는 법이 없다. 그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덕분에 경복궁을 깊이 돌아봤다. 그것도 세종 시대의 경복궁을. 청기와가 덮인 근정전과 나무 울타리가 쳐진,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기둥 위에 올라앉아있었을 웅장한 경회루. 때때로 웅장한 무대 장치를 설치하고 행해지던 광화문 앞의 산대놀이 공연. 군사들과 말이 뛰어다니는 휑하니 비어있는 후원의 흥미로운 언덕들. 궁궐을 넓히고 크게 다시 지으려 할 때마다 지나치게 화려한 재건축을 반대하던 꼬장꼬장한 관료들.
무척 재미있었다. 이 작가의 책을 더 찾아 읽어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