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에 ‘서재의 달인’ 발표가 있었습니다. 올해 서재의 달인으로 선정된 회원은 100명이었습니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선정된 서재의 달인 회원 수 중 두 번째로 많은 기록입니다. 작년 서재의 달인 선정 회원 수가 가장 많은 기록인데요, 150명이었습니다.
올해 서재의 달인 회원 100명 중에 제가 아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서재의 달인 발표 이후 몇 몇 분들이 서로 축하 인사를 주고받았습니다. 정말 훈훈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그냥 넘어가기가 찝찝한 느낌도 있었습니다.
서재의 달인으로 선정된 회원이 한해 가장 열심히 활동한 회원일까요?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저도 한때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서재의 달인 발표 이후부터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서재의 달인 또는 북플 마니아에 선정되지 못해도 서재 활동을 열심히 한 분들이 있었으니까요.
현재 서재의 달인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2015년 12월 1일 ~ 2016년 11월 30일까지의 활동 내역
* 마이리뷰, 마이페이퍼, 100자평, 친구수, 팔로잉 수, 팔로워 수, ‘좋아요’ 받은 횟수, ‘좋아요’ 한 횟수
내년 2017년 서재의 달인이 되려면 올해 12월부터 내년 11월 30일까지 서재에 글을 써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내 글이 ‘좋아요’를 받기 위해서 또는 다른 회원의 글을 ‘좋아요’를 누르기 위해서 ‘친구’ 회원을 만나야 합니다. 그러니까 예전 알라딘 서재 버전으로 표현하자면, ‘즐겨 찾는 서재’가 많아야 합니다.
그런데 온라인 공간에서 친교 활동을 좋아하지 않는 분은 서재의 달인 선정에 불리합니다. 북플 ‘친구’, ‘즐겨 찾는 서재’ 수를 늘리려면 적극적으로 다가서야 합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저는 운이 좋은 편입니다. 북플 런칭 이후로 제 서재를 방문하는 분들이 확 늘어났습니다. 2010년 알라딘 서재에 활동하기 시작할 때는 저와 친하게 지내는 분들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일 년 동안 서재 활동을 했는데도 ‘즐겨 찾은 서재’의 수는 30개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나름 친교 활동을 적극적으로 했는데도 말이죠. 북플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즐겨 찾은 서재’ 수가 50개, 100개에 도달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좋아요’ 받은 수가 적지만, 일 년 동안 글을 50편 이상 쓴 회원 역시 열심히 서재 활동을 한 것입니다. 저는 글쓰기야말로 서재 활동의 근면성을 보여주는 일차적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일 년 동안 작성된 글의 수가 적은데도, 친구 수, 팔로잉 수, 팔로워 수, ‘좋아요’ 받은 횟수가 많다는 이유로 서재의 달인으로 선정되는 것은 부당합니다. 결국 친교 활동 위주의 회원이 서재의 달인 선정에 유리해집니다.
2009년부터 2014년 서재의 달인 선정기준을 보게 되면, 친교 활동을 많이 하는 회원이 서재의 달인에 선정될 확률이 높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북플이 나오기 전에는 ‘즐겨찾기 당한 수’, ‘다른 글을 추천한 수’, ‘추천된 수’였고, 북플 런칭 이후로는 ‘팔로워 수’, ‘다른 글을 좋아요 한 수’, ‘좋아요 받은 수’로 명칭이 달라졌습니다. 이 세 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못하면, 일 년 동안 글을 100편 이상 써서 서재지수를 높여도 서재의 달인으로 선정되지 못합니다. 알라딘 측의 선정 기준에 맞춰 서재의 달인이 되려면 소심한 성격을 극복해서라도 다른 회원들과 어울려야 합니다. 그러면 서재를 고정적으로 방문하는 회원들의 수가 늘어나고, 글에 ‘좋아요’ 받는 수도 늘어납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작년부터 세 가지 조건을 언급한 선정 기준 항목이 사라졌습니다. 저는 이 점에 긍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알라딘이 글을 열심히 작성하는 회원들에게도 서재의 달인 혜택을 줄 거로 믿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서재의 달인 명단을 확인하면서 알라딘을 향한 제 믿음이 착각이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오로라^^’님은 올해 서재의 달인, 북플 마니아로 선정되었습니다. 저와 친하게 지낸 분입니다. 작년에 서재 활동을 열심히 하셨던 분입니다. 그런데 올해 2월 1일에 작성된 글을 마지막으로 서재 활동이 뜸해졌습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오로라님이 올해 서재의 달인, 북플 마니아로 선정된 것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오로라님과 친하게 지낸 분들에게는 불쾌한 기분이 들 수 있는 발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로라님이 서재의 달인이 될 수 없는지에 대한 제 설명을 확인하고 난 후에 반박하셔도 좋습니다. 잘못된 점은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오로라님이 마지막으로 글을 올린 날짜는 2016년 2월 1일입니다. 2015년 12월 1일부터 2016년 2월 1일까지 오로라님이 작성한 글의 수는 총 45편입니다. 고작 두 달 동안 활동한 내역만 가지고 서재의 달인, 북플 마니아로 선정되는 것은 일 년 동안 꾸준히 글을 작성하고도 서재의 달인, 북플 마니아 모두 선정되지 못한 회원들을 배려하지 못한 결정입니다.
* 가을남자 159편 (2016 북플 마니아)
* 그리움마다 75편
* 나비종 92편
* 남희돌이 125편
* 모시빛 231편
* 사랑지기 85편
* 초코머핀 80편
* 표맥(漂麥) 75편
* 해피북 112편 (6월까지 활동, 2016 북플 마니아)
* 희선 93편
* pek0501 52편
* samadhi(眞我) 44편
* 오로라^^ 45편 (서재의 달인 2016 & 2016 북플 마니아)
나비종님, 남희돌이님, 초코머핀님, 표맥님, 해피북님, pek님은 저와 ‘친구’로 알고 지내는 분들입니다. 나머지 분들은 저와 ‘친구’ 관계가 아닌 회원입니다. 저는 이 열두 명의 회원이 서재의 달인, 북플 마니아에 선정되지 못해서 아쉽게 느껴집니다. 다행히 가을남자님과 해피북님은 북플 마니아에 선정되었지만, 두 분이 서재의 달인에 선정돼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열두 명의 회원이 2015년 12월 1일부터 2016년 11월 30일까지 작성한 글의 수는 그리 적은 편은 아닙니다. 남희돌이님, 모시빛님은 100편 이상의 글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서재의 달인과 북플 마니아 모두 선정되지 못한 걸까요? ‘팔로워 수’, ‘다른 글을 좋아요 한 수’, ‘좋아요 받은 수’ 조건 중 하나가 충족되지 못해서? 이 문제의 조건이 사라졌는데도 여전히 서재의 달인 선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면, 선정 과정이 불공평합니다.
내년 서재의 달인 선정을 목표로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제 글을 ‘친구 요청’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 글을 제대로 보지 않고, ‘좋아요’만 누르는 것을 싫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