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된 본문을 읽기 전에 역자 김주원의 ‘옮긴이 해제 : 음악 교육자로서의 쇼팽의 진면목‘을 먼저 읽었다. 한국말로 쓰여진 부분이 번역보다 편하니깐!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쇼팽에 대한 잘못된 인상은, 유약하고 예민하고 감상적 낭만주의의 살롱음악이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쇼팽은 바흐의 바로크 다성음악의 전통을 계승하고 드뷔시의 인상주의 음악을 예견한다. 연주에 대한 쇼팽의 견해를 종합하면 ‘귀를 기울이는 자세‘, 즉 손끝에서 풀려나오는 음악의 경이를 약간의 불확실성과 함께 기다리고 존중하는 것이다. (511 p. 요약)조성진이 드뷔시를 치고 헨델을 녹음하고 라벨을 연주한 여정이, 왠지 이에 맞닿아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당타이손이 연주한 2015년 쇼팽콩쿨 베스트 앨범의 뱃노래와 마주르카를 들으며, 이 글을 읽는 시간이 어찌나 값진지 달콤하기까지 하다. #제자들이본쇼팽#장자크에겔딩거#김주원#프레드리히쇼팽#무슨책읽어
러시아에 토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가 있다면, 프랑스엔 발자크가 있다. 그 시절 인간군상을 세밀하게 그려낸 ‘인간극‘의 초반 작품. 돈을 벌어야해서 열심히 쓸 수 밖에 없었던 발자크 입장은 다소 불쌍했지만, 덕분에 후대에 풍성한 문학 선물이 주어졌다는 아이러니. 하숙집에서 벌어지는 고리오 영감과 근처 한 열명쯤의 이야기는 아침드라마 수준인데 재미있어서 술술 읽힌다. 예나 지금이나 변치않는 진리는, 자식에게 돈으로 사랑을 표현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딸들의 애정행각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데 당시엔 그런게 유행이었고 받아들여졌나보다. 사랑도 결혼도 시대에 따라 하는 방법이 다르다는게 이상하다. 그런 가운데 이 시대의 우리는, 어떤 것이 (부모에게 자식에게 남편에게) 올바른 사랑의 방법인지 중심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겠다.
여배우 이마치는 60세에 치매가 시작되어 62세에 치매확정을 받는다. 과거의 기억을 찾는 VR치료를 통해서 과거의 나를 만나기 시작한다. 아파트 40층에서 마흔의 이마치를 만나는 방식이다. 무책임한 부모, 애정없는 남편, 잃어버린 아들, 정상적인 사랑을 주지 못해 미안한 딸, 사랑했던 남자 K. 가상현실 속에서 한명 한명의 에피소드를 만난다. 70세가 되어 치료를 포기하고 팜비치 요양시설로 들어갈때까지. 일일 드라마 같은 구성이라 재미있게 읽힌다. 누구나 두려워하는 치매라는 병을 치료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치료과정에서 과거를 만날 수 있다면 나쁘지 않겠다 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렇게 구구절절 아픈 기억이라면 차라리 망각이라는 선물을 받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나라면 어떨까? 다소 평탄하게 살아온 나는 과거를 만나도 괜찮을 것 같다. 아니, 무조건 치매는 싫다. 하나 충격적이었던 건, 주인공의 치매 발병이 60세라는 것이고, 남들은 60의 노인이나 70의 노인이나 그게 그거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작가가 생각할 땐 그런가본데, 60세 얼마 안남은 내 입장에서는 충격적이었다. 나도 노인임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그런 사람인건가...싶고!#3월의마치#정한아#문학동네#무슨책읽어
그저 소장각이라고만 말할래.책을 펼쳐.나무를 만져.#어느날한나무를만났다#최선길#반계리은행나무#5년간의작업#남해의봄날#또하나의역작#무슨책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