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속의 삶
앤드루 포터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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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포터 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주인공은 어릴 때 대학교수 종신임용에 떨어진 후 사라진 아버지를 찾아 나서고, 결국 용서하는 결말이다. 12세에 헤어져 40년이 지난 후 아버지를 요양병원에서 만나지만 대화는 못하는 상황이다. 아버지를 찾기 전 주인공 스티븐은 당시 아버지와 친했던 동료들을 만나면서 아버지를 미워하기도 하고 이해하기도 한다.

제목의 #상상속의삶 은 아버지가 단란한 가정을 이루어 살았으면 나는 그리고 어머니는 어땠을까 하는 회한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 책에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 의 #갇힌여인 편이 인용되는데, 젊은 아버지는 프루스트와 병치된다. #진정한낙원은우리가잃어버린낙원이다 라는 인용이 나온다. 그는 가정이라는 낙원을 뛰쳐나가며, 다른 낙원을 찾아 사라진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선택을 하는 아버지가 이해가지 않고, 이런 아버지의 영향을 오십 평생 받고 있는 아들 스티븐도 이해가지 않는다. 물론 삶의 기반이 부모라는 건 벗어날 수 없는 진실이지만, 성장 후엔 그 틀을 벗어나야 성인이 되는 것이 아닐까. 이런 방황에 휩싸이기엔 인생은 너무 짧고 유한하다. 그래서 이 소설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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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으로 읽는 오디세이아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 <오디세이> 원작
호메로스 지음, 육혜원 옮김 / 이화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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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개봉에 맞춰 출간된 이 번역은 어떨까?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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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감촉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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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중반, 내가 졸업 후 직장생활하며 사적으로 소설을 읽기 시작했을 때, 3대 트로이카가 있었다. 신경숙, 공지영, 은희경. (70년대 배우로는 정윤희, 장미희, 유지인이 있었지...ㅋ) 그 막내 주자쯤의 은희경이 이제 60대 중반이 되어 신작 장편을 출간했다. 딱 작가 나이인 안나, 경선 두 자매 이야기.

공지영도 신경숙도 이런저런 풍문의 여파에 휩싸였지만, 은희경은 계속 작품활동으로만 이어져서 지금까지 건재하다. 북토크도 많이 안하시는 분이 내가 제주포럼 했을 때 강연연사로 와주셨는데, 그 때의 그 은방울 같은 목소리를 잊지 못한다. 은희경다운 목소리였다 ㅎㅎ

<새의 선물> <빛의 과거> <시간의 감촉>. ‘시간3부작‘이라고 했다. 작가가 나이 들어가면서 그 나이에 느낄 수 있는 걸 살려서 쓴 소설들이라 연작처럼 생각할 수 있겠다. 나는 작가의 인생이 느껴지는 글이 좋다. 젊은 사람이 세상 다 아는 노인처럼 쓰는 것도 싫고, 나이든 사람이 젊은 감각을 잃치 않았네 어쩌네 하는 것도 별로다. 그리고 보통은 작가가 30대에 쓴 글이 제일 좋다. 인생에서 가장 자신 있을 시기. 그 패기, 그 감각.

이 소설은 은희경 특유의 새침함과 거리두기가 깔려 있으면서 솔직한 그 나이의 심정이 느껴지는 글이다. 이런 게 바로 은희경 문체이지! (아래 인용)
- 한 사람의 몸안에는 수많은 장소와 시간이 들어 있다. 몸은 기쁨과 고통과 욕망과 상실의 부화장이고 사랑의 꿈과 외곡을 간직한 도서관, 마지막 삶이 거처할 최후의 집인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는 재로 사라진다. 개체의 시간을 끝내고 무한에 섞여드는 여정이다. - 373 p.
- 우리 모두 오늘이라는 시간의 초보자이고 계속되는 한 삶은 늘 초행이다. - 381 p.

프루스트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평생 헤매였고, 이제 은희경도 ‘시간의 감촉‘을 논한다. 아마도 모든 문학과 철학의 주제가 ‘시간‘ 아닌가 싶다. <시간의 감촉>에서 65세를 너무 노년이 된 듯 표현해서 약간 속상(!)하기도 했지만, 아직 내가 그 나이를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진짜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은희경이 그리고 있는 65세는 그리 어둡지 않다. 한편으로는 아직도 매일 오늘의 ‘첫 순간‘을 느끼며 살고 있어서 희망적이다. 나도 과거의 시간을 소중히 몸속에 간직하고, 현재를 첫 순간처럼 살아내며, 미래를 차분히 맞이하는 행복한 노년을 맞이하고 싶다. 은희경처럼.

* 종이책 표지의 촉감이 아주 좋다. 시간의 감촉이 이런 것일까.
* 일본 여행 부분은 조금 줄였으면 좋았겠다. 거기서 좀 지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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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장
팡팡 지음, 문현선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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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뚱이 중화인민공화국(1949)을 설립하고 토지개혁이라는 이름하에 지주들을 몰락시키고 국유화하는 과정에서, 온 집안이 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 팡팡은 코로나 시기 <우한일기>로 더 유명해졌다. 팡팡은 중국에서 금서 작가이고 노벨상후보에 언급되기 때문에 흥미가득한 마음으로 소설을 펼쳤다.

내용은 한강이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제주 4.3사건을 애도하듯이, 중국이 외면하는 토지개혁 과정에서 개인이 겪은 아픔을 촘촘하게 그려준다. 그런데 중국 현대역사에 큰 관심 없던 독자의 입장이라 그런지, 소설로서 그닥 매력적이진 않았다. 문체라는게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주인공 딩쯔타오의 서술이 기억상실증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아침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설정, 나는 진짜 별로거든. (살면서 기억상실증 환자를 본 적은 한번도 없는데 드라마에는 굉장히 많이 나오지 않는가?) 하지만 드라마도 욕하면서 끝까지 보듯이, 이 소설도 길지만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이 있긴 했다.

중국의 문화대혁명 시기의 고통에 대해서는 영화나 소설 작품으로 꽤 접했지만, 토지개혁 시기의 광기는 처음 접한다. 왕조에서 현대국가로 넘어가는 변혁기의 과정에서 서양 동양할 것 없이 이런 과정을 겪는다. 앞으로 또 한번의 변혁기라 할 수 있는 AI시대에 사람들이 어떻게 대처하게 될까,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 뜽금없는 결론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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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궁장의 고백
조승리 지음 / 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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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궁장‘이 뭘까했는데 옛 여관/사우나 이름이었다. 저 표지에 보이는 빨간색 오래된 건물같은 걸로 시각화해서 보여준 것 같다. 서울 근교의 개발이득 추구와 종교적 위선과 지긋지긋한 혈육간의 아귀다툼을, 한 건물에 얽힌 각각의 인물 시점으로 풀어낸다. 한국사회의 추악한 면을 다룬 소설판 ‘선데이서울‘ 같았다.

작가 조승리는 시각장애인이다. 그녀의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라는 에세이를 매우 즐겁게 읽었다. 날 것의 문장이 주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자신의 경험과 인생을 어떻게 이렇게 잘 써내었을까, 경탄하며 읽었다.

다소 미안한 이야기인데 소설은 에세이를 접했을 때랑은 조금 느낌이 다르다. 이야기로서 매우 흥미롭고 사실적이긴 한데, 뭔가 좀 덜 문학적이랄까? 하루에 쓰윽 읽어버릴만큼 재미있는 옴니버스 소설이긴 하다. 그런데 좋은 소설을 읽었다는 느낌은 없다. 아픈 사회적 현상을 소설로 표현할 때는 조미료 같은 ‘문학 한 스푼‘이 들어가줘야 하는데, 그 점에서 아쉬움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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