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철이 ‘김애란은 사회학자‘라고 했다. 소설을 다 읽고 나니 그렇게 말한 이유를 단번에 알겠다. 김애란의 단편집을 읽을 때마다, 나는 울컥울컥 때론 엉엉 울었었다. <비행운>, <바깥은 여름>의 한 편 한 편이 다 너무 슬펐다. 이번 <안녕이라 그랬어>를 읽으면서는 가슴이 쓰라리게 아팠다. 한편으론 갱년기라 내 눈물이 줄었나 싶고ㅎㅎ이전 단편은 ‘죽음‘이 언뜻언뜻 있었다. 이번 단편엔 ‘돈과 이웃‘이 있다. 계급이 있고 비교가 있다. 결혼도 가족도 이웃도 ‘돈‘과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가 없다. 나이들면서 사회적으로 변하는 포지셔닝에도 ‘돈‘이 있고 없고에 따라 달라진다. 파티, 전세사기, 간병, 아파트 당첨... 모든 작품의 주제는 ‘돈‘과 관련 있다. 바로 그게 우리 삶이고 절대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몇십년 지난 후에 이 글은, 2000년대 4분의 1이 된 2025년엔 한국이 이랬었다는 참고서가 될 것이다. 그 시절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데, 이만한 소설이 없다고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김애란의 단편은 사람을 후려치는 뭔가가 있다. 가히 2025년 최고의 단편이라고 말할만 하다. #김애란#안녕이라그랬어#2025한국문단최고의단편소설#김애란은장편보다단편이탁월하다#무슨책읽어
문학동네 이달책이고 제목에 끌려서 읽어보았다. 근데 내가 생각했던 거랑은 별 상관이 없었다. 주인공이 피아노 조율을 배운다는 것 정도^^ 전체적으로 피아노와는 그닥 많은 연관이 있어보이진 않았다. (나는 왜 바흐의 평균율을 생각했을까... 물론 은유하는 바는 있지만 말이다)그보다는 30대 여성 시점의 미숙한 관계, 혼란, 부모와 관련된 이야기였다. 이 소설도 시간이 왔다갔다하고 툭툭 끊어지는데, 그냥 요즘 작가들은 그런가보다 하고 읽었다. 아래 인용한 작가의 말은 좋았다.-------------삶을 지속하는 힘은 거창한 미래에 대한 기대따위에서 비롯되는 게 아닌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힘은 스스로가 아주 평범한 존재라는 것에서, 그리고 그 평범한 모두가 자신들에게 주어진 몫의 눈더미를 덤덤히 치우는 중이라는 엄연한 진실에서 나오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나는 소설을 쓰며 생각했다. - 204 p.#평균율연습#김유진#무슨책읽어
천안까지 #책방나라사랑 의 작가를 보겠다고 갔었던 날이 기억에 선명하다. 동갑 비슷한 91학번 강정아의 첫 장편소설에 대한 북토크였다. 그의 후배 수수 의 다정함과 책방지기 정승윤 님의 환대가 어울어진 따뜻한 시간들. 괜히 좋아서 내가 질문도 하고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했던 날이었다. 평상시엔 나 안그런다. 근데 작가인 정아는 은근 수줍어하고 까칠했어ㅎㅎ 그게 매력인 듯. 이 친구, 이번에 문학상 탔다. 그것도 현진건 문학상. 다행히 내가 회사 안가고 여유 있는 어제 책이 와서, 수상작 <#짬뽕>과 <#윤에대하여>와 작가 인터뷰를 다 읽었다. 둘 중 나는 <윤에 대하여>가 더 좋았다. 거기 연구원같은 조직에 30년씩이나 다녀서 장실장같은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나름 노력은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나를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싶어 뜨끔했다. 윤과 같은 착실한 젊은 여자들이 잘 살아나갈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으련만, 실상은 거지같다. 작가 #강정아 의 성장을 옆에서 지켜 볼 수 있게 되어 기쁘다. AI가 쓰지 못하는 문학이란 무엇인지 깊이 성찰하고 패기가득한 청춘처럼 글을 쓰길 바란다. 축하해! 나의 파이팅이 효과가 있었네 그려^^
아름다운 문장을 필사해 봅니다.
고 전유성 님이 마지막 읽으신 책이다. 코미디언 후배에 대한 애정이 담뿍 담겨 있었지. 내가 책을 썼는데 누군가가 생의 마지막에 내 책을 읽어줬다면 어떤 느낌일까. 상상하기도 어렵다.암튼 나는 이 소설을 읽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너무 재미있어서 그 자리에서 쑥쑥 읽으셨다는 분도 계신데 이상하게 나는 그랬다. 천주교 집안의 아이로 태어나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자란 화자의 성장소설이다. 톡톡튀는 발상도 재미있고 힘든 시기에 대한 쿨함도 유쾌하다. 다만 내가 이 책을 꽤 오래 잡고 있었던 이유는, 나의 게으름에 더해 내용이 툭툭 끊어져서 자꾸 책을 덮게 만드는 것에 있었다. 에피소드가 세 페이지 정도면 전환되는데 나는 이게 힘들다. 모든 컨텐츠가 쇼츠화 되는 이 시대에 적응해야지 싶다가도, 소설만은 그러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글을 읽는다는 건 다른 컨텐츠보다 시간이 엄청 드는 일이다. 그랬기에 그 분위기에 푹 잠기고 싶다. 암튼 나는 그렇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