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개인 도서관 (출간 20주년 기념판) - 돈을 끌어당기는 위대한 지식
이상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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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코로나 이후 다시 증시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코로나때 풀린 유동성으로 부동산, 증시 이 두가지가 경제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았는데, 최근 정부의 기조로 인함인지 증시가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생성형AI, 피지컬AI, GPU,반도체 등등의 전세게적 이슈가 증시를 끌기 시작한 지금, 은퇴이후를 고민하는 중년으로 관심을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눈에 든 이 책 “부자들의 개인도서관” 대체 부자들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을까? 그들은 시장을 어떤 다른 눈으로 보았던 것일까? 궁금해졌다.


이 책은 참고로 소위 각 분야의 큰손들이 읽은 책들을 설명하는 서평같은 책은 아니다. 오랫동안 금융분야에서 일해온 저자가 소위 전세계적으로 부를 이룬 이들은 시장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았는지를 바탕으로 투자방법에 대해 다양한 시각으로 설명함에 있어, 그들이 쓴 책, 그들이 언급된 책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경제방식으로 택한 자본주의, 그것의 근간인 돈이란 무엇인가를 필두로, 투자를 함에 있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욯한지, 그리고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 그런 혜안을 얻기위해 우리는 역사속에서 무엇을 배워야하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했을 때, 내가 가진것이 없을 때 어떤 마음가짐이여야하는지 등을 설명한다. 

개인적으로 투자를 해야하는 시점에 대한 2장이 가장.. 두근거렸다. 아! 이런 시각이여야했구나 싶었던 것이 아니라, 치밀한 계산과 강철심장이 있지 않고서는 가능할까..싶은 마음이였달까.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장 자크 로소의 ‘성공에 이르는 길은 대중이 가는 길과 반대쪽‘ 이라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호황과 불황의 양극단에서 느낀 감정을 스스로 배제해야 한다.” p. 112

즉 남들이 가는 길과 반대의 길을 가라는 것. 증시가 떨어질 때가 곧 살 때이며, 증시가 오를 때가 팔 때라는 것인데, 이 말은 부동산 시장에서도 유효하다. 정말? 책은 IMF를 예를 들고 있는데, 그 시기를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지만 그런 강심장을.. 어찌 가질수 있단말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역시 하락장에서 돈을 버는 이는 강심장이여야 해.. 그렇다면 유동성이 폭락했던 시기에 그런 자금의 마련방안은?? 이라는 질문은 5장과 6장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유대인과 화교, 투자라는 시기를 알아보는 이들의 관점이 그것의 바탕이 된 셈이다. 이부분에서 새로 알았던 사실은 피카소는 부자였다는 것, 그리고 염세주의 철학자인 쇼펜하우어는 돈의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 잘 알았던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말라”는 주식시장의 굉장히 유명한 조언에 대해 이 책은 정면으로 반박한다. 큰 돈을 벌어들인 투자가들 역시 같은 말을 한다고하니, 진리가 변한 것일까 아니면 원래부터 잘못된 것이였을까. 이유를 들어보면 오! 싶다. 결국 이 책에서도 투자를 위한 ”공부“를 강조하는데, 즉 감정에 휘둘리지말고, 내가 제대로 아는 분야에 투자하라는 것. 그런데 이 때 한 개인이 하나를 제대로 알기도 힘든 구조속에서 막연히 저 말 한마디에 여러 주식을 사는등의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는 것.. 즉, 이 말은 2장의 투자를 함에 있어 가져야할 심리적 자세, 그리고 3장 투자의 원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투자에 대해 구체적인 종목이나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우리가 자산을 마련함에 있어 투자라는 행위를 선택했을 때, 방법론을 설명하고 있다. 그 방법은 주식이 될 수도, ETF가 될 수도, 부동산이 될 수도 있다. 그럴 때 손해를 줄이고, 이득을 최대화 하기 위해 가져야할 기본 자세를 알려준다. 사실 그 말이 아~ 다 아는말이야.라고 치부할 것은 아니다. 대체로 그 분야에서 부를 일군이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태도니까. 큰 부까지는 아니더라도, 나의 노후만큼은 여유롭게 살고 싶다는 희망. 은행 예금만으로는 힘들어진 그 희망을 이루기 위해 해야할 여러 방법을 시행하기 전에 한번쯤 읽어두면, 좋을 책.

근데.. 심리는 정말 어렵네요. 맨탈이 유리라.ㅠ

“연애 감정을 갖지말라. 콩깍지는 연애 할 때만 필요한 것이지 투자할 때는 필요 없다. 어느 하나를 지나치게 사랑하는 순간 그 함정에 빠지게 된다.”. 126

“돈은 무가치한 것이지만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얘기처럼 다른 재산과는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그 모든 것들은 상대적이지만 돈은 절대적이다. 돈은 한 가지 욕구만 구체적으로 충족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욕구를 추상적으로 충족시켜 주고 있다.’” 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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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않는 뇌 - 최신 신경과학이 밝힌 평생 또렷한 정신으로 사는 방법
데일 브레드슨 지음, 제효영 옮김 / 심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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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늙지 않는” 뇌.  요즘 내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왜이렇게 단어가 기억이 안나냐. 왜 그거 있잖아. 그거“ 이말이다. 나 스스로도 단어보다는 그 단어를 기억하지 못해 우회적인 표현을 하느라 시간을 소요한다고 느끼는 요즘 이 책의 제목은 정말 쭈뼛했다. ”늙지 않는 뇌“라니..

참고로 책은 꽤나 두껍지만, 정말 술술 잘 읽히고, 심지어 재밌었다. 아니,, 의사가 쓴 책이 재밌을 줄이야. 

얼마전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배우 이순재 선생님이 돌아가셨다. 사실 그 분이 돌아가셨다는 사실이 깊은 상처로 다가오는 것은 아마도 그분이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배우로써 활동을 해오던 분이기 때문일듯. TV에서 건강한 모습을 보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왜..  더 놀라웠던 점은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전체 대사의 80%를 혼자서 말해야하는 연극무대에 계셨다는 것. 아니.. 나는 단어도 기억이 안나는데, 2시간 3시간 무대의 80% 대사를 혼자 소화하는 90세라니. 

이 책을 보고서야 ”늙어서“ ”나이들어서“라는 변명뒤에 숨어있는 나를 보았다. 어떤 약을 먹고, 기술에 의해 뇌가 젊어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 저자는 뇌의 견강은 나를 대하는 나의 삶의 태도에서 그 해답을 발 견할 수 있음을 말하고 있었다.
“저속노화” 이 것은 결국 나의 신체와 나의 신체를 컨트롤 하는 뇌의 건강과도 밀접했다. 
충분한 수면시간, 수면의 질, 식습관, 운동, 질병, 호르몬, 검사 등등.
책은 뇌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개인적으로 가장..슬펐던 것은 “당”.아 이 강력한 유혹의 당이 우리 혈관건강은 물론 뇌를 공격하는 가장 무시무시한 요소중 하나라는 것이다. 우리 몸에 인입된 당을 처리하기위해 인슐린이 분비되면, 우리 뇌는 인슐린의 농도를 낮추기 위해 인슐린 분해효소가 나오기시작하고, 이것은 우리 뇌의 아밀로이드가 쌓이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 아밀로이드가 당과 알츠하이머의 연결 고리중 하나가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당은 인지 기능에 엄청난 해를 끼친다. 하지만 인지 기능을 해치는 적이 당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다. 당부터 설명한건, 적의 ‘우두머리‘부터 제거하는 고달픈 첫단계일 뿐이었다.“ p.64
결국 당은 우리 혈관 뿐 아니라 머리까지 병들게 하는 요소인 것. 여기서 말하는 당은 음식으로부터 들어오는 일부가 아니라 우리가 말그대로 맛있음을 위해 먹는 각종 디저트, 음료에 포함된 단순당을 의미한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호르몬과 관련된 부분이였다. 특히 완경기 여성의 호르몬 치료. 이부분은 여전히 논란이 있고, 연구중인 측면이 있지만, 완경시 발생하는 호르몬으로 인한 소위 갱년기라 불리는 증상들의 완화를 위해 먹는 호르몬이 치매와 관련이 있다는 결과였다. 근데 이부분에서 빠르게 치료를 한 집단과 늦게 시작한 집단의 결과가 정 반대라는 것. 완경으로 인한 갱년기 증상 초입부터 시작한 집단은 치매 발병률이 낮아지지만, 반대의 경우는 높아진다는 점이다. 물론 여전히 연구중이지만, 현재까지의 결과는 오호라. 싶었다.

이 책은 치매, 파킨슨병 등의 뇌 관련 질환들의 발병을 늦추거나 발생하지 않기 위한 방법을 설명한다. 중요한 점은 그 방법이 쉬운듯 쉽지 않다는 것. 결국 평소의 건강한 습관의 유지와 나의 뇌에 대한 세심한 신경 쓰임이 필요하다는 것. 음. 우리가 우리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2년에 한번씩 건강 검진을 하듯 뇌도 그런 검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노년에 가장 두려운 병 중 하나로 치매를 꼽으면서도 뇌에 대해서는 돌봄이 가장 약한 장기 중 하나이지 않나..싶다. 그저 늙음으로 치부해버리는.

저자는 이 책에서 일관되게  약보단 음식과 생활 습관의 교정을 말하고, 그보다 더 에방적 측면에서의 뇌건강의 전반을 말하고 있다. 그 전반에 예상되는 측면도 물론 있지만, 아... 이런 부분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꽤나 꼼꼼하게 짚고 있다. 특히 바이러스!

뇌도 당연히 관리가 필요한 장기다. 우리 몸을 지휘하고 있는 마에스트로 아닌가..  잘..그리고 건강하게 늙어보자!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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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들 - 숭배와 혐오, 우리 모두의 딜레마
클레어 데더러 지음, 노지양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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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들. 제목을 발견하고서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목차를 보고서는 더 궁금증이 일었던 책.

나는 이 책이 유명인의 범죄에 대한 르포라고 생각하고 읽었는데, 이 책은 소위 유명 예술가들의 이면을 고발하는 책이면서 자서전이기도 한 묘한 책이다. 사실 불편함을 일으키기도 하고...

책은 로만 폴란스키라는 인물로 시작한다. 아마도 저자가 비평가인것(저자가 누구인지 몰랐다.) 인듯 한데, 로만폴란스키의 추악함을 말하면서도, 그의 작품을 사랑해마지않는 한 사람의 모순을 말한다. 작가와 작품을 구별할 수 있는가. 한 영화의 감독과 그 영화가 가지는 예술성은 감독의 범법으로 작품 자체가 같이 추락하는 것은 맞을까?!라는 질문. 르포로 읽기시작한 이 책에서 뭐지?라는 생각을 하게하는 시작이였다. 그리고 등장하는 헤밍웨이 잭슨폴락, 피카소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술계의 거장들이 가지는 문제들이 속속들이 파헤쳐진다. 

“우디와 순이 이야기를 드고 기분이 나빴어. 생각하지 않았어. 감정을 느꼈지. 나는 어떤 식으로든 개인적으로 모욕을 당한 기분이였어.“p.43

솔직히 로만폴란스키라는 사람의 영화를 단 한편도 본 적이 없기에 저자의 생각에 수긍이 가지 않았다. 저런 비 인간적인 짓을 저지른 인간의 작품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는거지? 했지만, 그 뒤로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고 있자면, 섣불리 작품과 인간을 구별 할 수 없을 수도 있다는 말에 수긍하게 된다. 그러다 문득 악마같은 인간들이 예술가가 되는건가? 아니면 그동안 이런 사람들이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천재성을 가졌으니 우리가 눈감고 넘어간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뭐지. 그렇게 읽는 내내, 내 스스로에 대한 생각에도 점점 혼란이 일었다. 

”어쩌면 우리는 이 예술가들에게 우리의 가장 어두운 환상르 실현시켜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천재‘라는 이름을 붙이면 그 광경을 즐기면서 죄책감을 느낌 필요가 없다. 그 나쁨의 공연에 열광할 수 있다.“ p.144

그렇다면 괴물이라는 측면에서 나는?이라는 질문에 이른다. 나는 타인에게 괴물인 적이 없었는가.
나는 이 책의 흐름을 따라 읽으면서도, 가장 최악에서 서서히 이정도는? 이정도는? 이정도는? 과연 괴물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라는 이어지는 흐름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불편했다. 어쩌면 괴물과 이정도는 괜찮지않나?라는 딱 자를 수 없는 선을 말하고 있기 때문일까? 그렇게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도리스 레싱의 등장은 흠. 하는 한숨이 나왔기 때문일까.
글을 쓰기 위해 두 아이를 두고 나왔던 작가. 나중에는 아이들과 함께하긴 했지만, 그녀는 그녀의 아이들에게 괴물이였을까? 아닐까?
그녀의 작품이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는 작품이라면, 작품과 그녀를 분리해서 봐야할까? 아닐까? 
소수자에게 행해지는 폭력에 대항하기 위해 또 다른 이에게 가해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이들에게 괴물이라 말 할 수 있는가?

분명 책의 초입에서는 저자의 고민에 동의할 수 없었으나,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글쎄. 싶다. 하지만 분명 범법과 도덕적 규탄은 다른 일이다. 여전히 나는 로만폴란스키의 작품과 그를 구분할 수 없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 책이 가져오는 불편함은 딱 그을 수 없는 선과 그녀에게 동의하면서도 동의할 수 없는 그 어디쯤을 계속 해서 생각하게 하기 때문일 것. 그사람은 싫지만, 그 작품은 계속해서 생각나는. 그래서 그의 작품을 버리지도 못하면서 읽지도 못하는 “서랍장 깊숙히 넣어놓을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태를 여전히 내가 정의 내리지 못한 나에 대한 불편함이겠지....

아마도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명확하게 그어진 옳고 그름이 아니라 적어도, 내가 읽고 보고 듣고 하는 모든 작품에 대해 비평가적 시선이 필요하다 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책의 말미에 나오는

“제발 다음에는 그의 인품과 성격이 그의 음악만큼 사랑스러워져서 우리 앞에 나타나 주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는 그저 희망할 수 있을 뿐이다“ p.315

라는말처럼 말이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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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이야기
조예은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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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조를 기다리며”라는 책에 홀딱반해 알게된 작가님. 신작출시 소식! 이번엔 또 어떤 소재가 이 안에 숨어있을지 두근두근하게 만들었다.
“치즈이야기” 2022년부터 발표했던 단편을 모은 책이라고 하는데, 나는 다 처음이라.ㅎㅎ 뭔가 괴기스러운 이야기부터 가슴 찡한 이야기까지. 단편집 하나에 다 녹아있었다.

“먹는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먹는 것은 단순히 인간으로써 살아있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수단 이외의 다른 의미는 무엇일까. 표제작인 <치즈이야기>는 인간의 가장 기본 욕망인 먹는 것에 대한 생존 이외의 다른 의미를 보여준다. 그 행위를 통한 복수일까, 아니면 그토록 불우했던 어렸을 때에 대한 상처이면서, 그때 받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일까. 역겹지만 행복한 맛이라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 작가님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무서운 이야기인지, 웃기는 이야기인지.
나는 모르겠다. 무섭지도, 웃기지도 않지만, 이해되지 않는 화자의 감정이 무엇인지가 그저 어려울뿐이다.

<보증금 돌려받기>. 아 이 이야기는 그저 슬프다. 최근 소설들을 읽으며 가해자와 피해자가 묘하게 교차하는 내용을 많이 읽게 된다. 완전한 가해자도, 완전한 피해자도 없는 이야기. 그래서 답답하고 슬픈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 이야기 역시 대낮에 빛조차 들지 않는 방을 탈출하고자 하는 화자의 고군분투. 하지만 그녀의 고군분투와 상관없이 집주인은 집이 나가기 전까지 그녀에게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하고, 유흥가 근처의 집, 한 줄기 빛조차 들지 않는 그 집은 그녀에게 악몽 그 자체.
그 집을 그녀에게 넘기고자 했던 전 세입자의 절박함이 만들어낸 방에 대한 칭찬이 이제와서야 이해하게 된다. 그렇게 그녀는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다시 피해자로 전락하는 순간은 딱 지금의 사회 앞에 선 취업 준비생들의 현실 그 자체다. 그녀는 그 집을 탈출할 수 있을까.

나에게 진실이 모두 옳은 것이 아님은 알게 한 <소라는 영원히> 잘린 손목을 다시 이어붙인 순간 알게된 사이코메트리의 능력은 모든 손에 닿는 것이 고통이 되는 현실을 만든다. 우리가 가장 알고 싶어하는 진실. 우리는 정말 진실이 알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내가 믿는 것에 대한 확인을 필요로 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게한 챕터다. 타인의 삶을, 어떤 물건의 과거를 볼 수 있다는 사실. 그것은 축복일까? (사이코메트리의 소재를 차용한 책들에서는 그것이 마치 축복처럼 느껴졌는데..) 이 이야기에서 그것은 소라에게 고통 그자체였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팔을 잘랐고, 그로인해 어떤 것도 볼 수 없는 그저 보이는 것이 다인 세상에 갖혔다. 가장 평온한 삶. 
진실을 아는 삶과 보이는 것이 다인 삶. 우리에게 평온함을 안겨주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이든 다 알고 싶어하는 인간의 특성이 정말 모든 것을 알게하는 능력이 주어진다면 어떤 세상이 도래할지. 새삼 다시 보이는 ”진실“이라는 단어다. 평화로움보다는 두려움으로.

그리고 요즘 많이 생각하게 하는 ”안락사“라는 주제로 다뤄진 <안락의 섬> 갑자기 솟아난 섬. 인공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 외에 어떤 것도 밝하지지 못한 섬. 그곳에서 지구인들에게 방송이 송출된다. 안락한 죽음을 원하는 20명을 선발하겠다고, 그리고 죽은 그들의 몸을 우리에게 주는 조건으로.
그렇게 나는 플로와 그곳으로 떠난다. 나의 조건은 하나였다. 플로가 죽고난 후에 나의 죽음을 선택하겠다고.
그리고 그곳에서 나는 라미를 만났다. 
우리가 죽음을 선택하게 되는 것은 왜일까? 질병 또는 사고로 죽음을 앞둔 이을 위한 존엄사라는 측면을 제외하고, 아직은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건강을 가진 이가 죽음을 선택하는 것은 왜 일까.

‘희망을 불신하는 시대. 아예 생각을 그만두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무기력의 시대였다.’ p.294 

정말로 아무것도 할 수없는 무기력의 시대라면,,죽음 말고는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삶 속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선택하게 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너무나 끔찍한 현실 앞에서도 한발 내딛게 하는 그 힘의 근원은..?
같은 현실. 극단의 선택은 무엇이 그 선택을 하게하는 것인지를 생각케 하는 이야기… 
책의 결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님은 우리가 이 이야기로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힘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결국 <안락의 섬>은  삶을 지속하게 하는 힘이 누군가에게는 하찮은 무엇이겠지만, 당사자에게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되는 것.  
나라면 마지막 질문에 무엇이라 답할까.

‘“안락에 들겠습니까?“ 

 나는 무한과도 같은 침묵을 지나, 입을 열었다.‘p.326



이 이야기들의 가장 큰 힘은 다양한 주제로 지금 우리가 생각해볼 이슈를 다각적으로 생각하게 해본다는 것이다. 정말 진짜 그렇게 생각해?!라고.  그래서 늘 흥미롭게 읽히면서도 마냥 가볍게만 읽히지는 않는다. 

그래도 무엇보다 재밌다는 점!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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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골동품 상점
허아른 지음 / 팩토리나인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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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일전에 TV 에서 우리나라 옛날로부터 전해오는 미신이나 물건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보다보면 어쩜 이리 신기했는지. 이 이야기는 어떤 기이한 골동품 상점에 방문한 이들에게 주인장이 물건에 깃든 사연을 들려준다. 아마도 골동품은 사실 태항아라리를 제외하고는 옥비녀, 먹, 딸랑이 등과 같이 들어본 소재들이지만 그 물건에 깃든 사연은 슬프기도, 기이하기도, 오슬오슬하게도 했다.

태항아리. 
탯줄을 땅에 묻는 우리의 오랜 풍습. 보통은 궤나 석함을 이용했지만, 조선 시대에 이르러서는 도자기에 넣어 묻었다. 물론 왕실이나 귀한 집안에서나 가능했던 일이지만. 기이한 물건들을 모으는 취미를 가진 이가 골동품 상점을 찾았고, 주인은 그에게 태항아리를 보여준다.
 단순 항아리라고하기엔 이상했다. 항아리 안에 항아리가 그 안에 또다른 항아리가 그래서 마치 새끼 줄을 꼬아 만든듯한 항아리가 그 앞에 놓였다. 이것은 이전의 태를 다음 태가 감싸 안은 한 집안의 태항아리. 한 집안의 태가 끝없이 이어지는 항아리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주인은 말한다. 항아리에 사람이 홀리기도 한다고, 그러니 조심하라고. 하지만 그 이의 귀에는 어느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끔찍했던 에피소드.
골동품 상점의 딸랑이에 얽힌 이야기.
효자사례. 옛날 귀신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신공양. 막 죽은 이의 다리를 먹으면, 다시 걸을 수 있다는 등의 이야기들. 여기서 먹은 것은 자식의 손가락이다. 아픈 부모를 위해 아이가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 먹였더니 부모가 씻은 듯이 나았다는 이야기들. 그런 효자가 나온 마을은 중앙정부로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었고, 그래서 세종왕조실록에는 해마다 이런 효자 사례가 등장한다. 그리고 어느해 부터인가 사례가 점점 뜸해지는데..
상점의 주인은 그렇게 말한다. 정말... 아이가 손가락을 자를 수 있었을까요. 정말 부모는 그 자른 손가락을 먹고 나았을까요.
그리고 그런일이 기록된 사례만 존재하는 걸까요라고. 고작 열두살 짜리가 부모의 병을 위해 손가락을 자른다?! 생각해보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끔찍한 에피소든 인 것. 지금으로 치면 아동 학대라는 책 속의 대화에 진심으로 끄덕여진다. 
그리고 잘려진 손가락은 때로는 무당의 신물이 되기도 한다. 
"극도의 희망과 욕망을 담아 뻗은 손, 그 손의 끝에 달린 손가락. 한과 원념이 담긴 손가락. 그 끝에 맺힌 가련함." p.127
새삼 골동품 점의 딸랑이가 아이에 대한 가련함으로 어른에 대한 사악함으로 섬뜩하게 느껴지는 것은.. 나의 느낌 뿐인걸까.

제웅.
누군가를 저주할때 만드는 짚신인형 쯤으로 알고 있던 것. 그런 제웅이 골동품 상점에 있다.
제웅에 담긴 이야기는.. 조선시대의 노예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가 적나라하게 보여지는 스토리였다. 강상죄를 놓고 당시 공신 집안의 노비와 현감의 이야기는 정말 칼날 위에 서있는 느낌이 들었다. 뒷 목이 서늘해지는. 귀신이 등장하는 것이 아님에도.
우물가의 근처에 죽어있던 공신.
그 집안에 죽어있던 남노비 1명.
사라진 남노비 1명.
죽은 이는 사라진 남노비의 아버지.
그리고 우물가에 발목이 뚫린 채 삼끈에 매여있었던 것같은 쓰러진 여노비 1명. 여노비는 도망노비의 아내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현감의 질문.
강상죄를 뒤집어쓰지 않기 위해 여노비가 현감에게 올린말.
"사실을 듣고 싶다면, 질문을 잘 하셔야 하옵니다." p.165
주인을 고발하면 주인을 고발한 죄로 같이 죽어야 했던 당시 . 여노비 삼종은 현감에게 그렇게 말한다. 진실을 알고 싶다면 너의 질문에 따라 나의 대답이 주어질 것이라고.
야.... 노비와 현감의 대화가 이토록 살떨릴 줄이야.
과연 사건의 전말은 어떻게 밝혀질지.

그 상점 속의 물건들은 모두 사연이 있는 물건 들이였고, 그래서 기이했다. 그 물건은 때로는 축복이 될 수도, 때로는 저주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 물건을 지닌 이가 결국 어떤 이인지에 따라 가야 할 방향으로 가는 것 아닐까.


이래서 궁서체로 쓰여진 상점은 조심 해야대..ㅎㅎ
재밌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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