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 밥 됩니까 - 여행작가 노중훈이 사랑한 골목 뒤꼍 할머니 식당 27곳 이야기
노중훈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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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근하지 않는 토요일 늦잠을 자는 호사를 마다하고 잠자리에서 일어나 라디오를 켠다.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시대에 주파수로 떠나는 여행을 선택하고 MBC라디오 '노중훈의 여행의 맛'을 듣는다. 방송을 들은 지 오래지 않아 방송 진행자와 소통하지는 못하였지만 오랜 청취자들과는 맛집을 찾아 함께 음식을 나누며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정감 있는 대화를 나누며 같은 자리에 앉아 음식을 함께 먹는 일은 관계 형성에 도움을 준다. 여행 작가로 여러 공간을 찾아 의미를 발견하며 책으로 엮은 할매, 밥 됩니까는 인연의 결과물이다.

    40년 전 이승을 뜬 할매는 귀가 어두운 상황에서도 할매를 부르며 달려오는 손녀 소리를 잘도 알아듣고 반응하였다. 공부하느라 애썼다며 거친 손으로 손녀의 얼어붙은 볼을 부비며 등을 다독이며 온기를 선물하였다.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어 따스한 밥 한 그릇을 내놓던 할머니를 떠올리며 저자의 발품 따라 관록이 붙은 할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향한다. 애틋한 그리움이 덩이째 몰려드는 추억에 흠뻑 젖어 여행 작가가 사랑한 할머니 식당 27곳은 즉석 식품과 MSG를 넣은 음식과는 거리가 있는 건강한 한 끼로 충분했다.

 

   생선을 노릇노릇 굽기 위해서는 프라이팬에 얹은 고기를 자주 뒤집어서는 안 된다는 할머니 말이 귓가에 쟁쟁한 것처럼 연륜만큼이나 일상에 배어 있는 손맛을 찾아 작가는 길 위에 섰다. 사는 것이 녹록치 않은 시간을 견디며 지내느라 힘든 서로에게 밥 한 술에 김장 김치 한 가닥 얹어 주며 고단한 시간을 공유했던 시절을 불러내 추억 속 음식을 찾아 작가는 떠난다. 어느 순간부터 요리 시연을 보이며 음식을 만드는 모습, 이름 있는 식당을 찾아 맛있게 먹는 이들 등을 담은 방송이 뜨자 너도나도 먹는 방송에 열광하며 지낼 때가 있다.

 

    생계유지를 위한 식당 운영이지만 인정 많은 할머니들은 욕심 내지 않고 지난세월의 궤적을 녹여 감칠맛이 더하는 음식을 만들어 낸다. 길 위에 서서 어딘가로 향하는 여행 작가는 언젠가는 추억 속에 자리할 할머니들의 식당을 찾아 사람들의 질박한 삶을 살뜰히도 녹여낸다. 식당을 찾는 손님들이 낮은 식당 문턱을 넘어 칼제비 한 그릇을 시켜 먹으며 살아가는 일상을 공유하는 소통의 시간은 서로에 대한 힘을 돋운다. 한곳에 오래 머물러 단골들이 주로 찾는 식당은 규모가 작고 허름하지만 켜켜이 쌓인 사람 냄새로 가득하였다.

 

   사람들의 입맛이 일정하지 않아 맛의 균질성을 따질 수는 없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도 찾고 싶은 한두 개 쯤은 있을 것이다. 선암사에서 송광사로 오르는 산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만나는 보리밥집이다. 다리에 힘이 없어 산행이 힘들어지기 전 조계산을 찾을 이유 중 하나는 24년 넘게 한 자리에서 제철 나물과 보리밥을 정찬으로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밥을 먹고 가마솥 뚜껑을 열고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숭늉으로 속을 데우면 산행의 피로가 확 풀리고 만다. 저자 역시 동네 터주 대감처럼 한 곳에 오랫동안 식당을 열고 장사하던 할머니들이 자취를 감추기 전 식당을 찾아 밀착 취재하며 할머니들의 구수한 입담을 생생하게 기록하였다. 음식을 준비하는 할머니와 주고받는 이야기에는 삶의 희로애락이 국수사리처럼 말려 있었다. 수돗물을 담아 끓여낸 맹물 국수, 갓 맛이 나는 냉이를 얹는 갓냉이 국수, 갈비 포를 뜨는 것에서부터 직접 띄우는 청국장까지 노부부가 자체 해결하는 명성숯불갈비 등 찾고 싶은 식당들이 늘어난다. 많이 먹는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국수를 만들어 준 비산국수집 할머니는 서울에서 왔다는 저자의 말에 국수 값에서 1,000원을 빼고 계산을 하였다니 그 인심에 웃음이 난다.

   ‘많이 줘도 아깝지 않고 행복해. 나중에 편안하게 갈 것 같아.’

   넉넉지 않은 가정 형편에 아이들을 배불리 먹이고 자식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는 낙으로 살았다는 주인의 말에서는 베풀며 사는 기쁨이 깊숙이 자리한 듯하다.

 

   아날로그 감성이 살아있는 방송에 심취할 수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초대 손님으로 나가 여행 이야기를 들려주다 라디오 방송을 진행한 저자는 라디오에 빚진 것이 많다고 여긴다. 자신의 영역을 넘어 방송으로 소통한 청취자들에게 무엇이더라도 보은하고 싶은 마음에 애청자를 만나 밥 한 끼를 하였다. 39년째 순창의 작은 식당-칠보 식당-을 지키는 할매의 요리법 전수는 간간이 이어졌고, 다시 찾았을 때에는 후한 대접으로 식객을 전율케 하였다. 메뉴판 없이 가까운 시장에서 그날그날 장을 봐서 형편에 맞게 음식을 내는 성원식품이 각박한 서울에 온기를 뿜어내는 듯하다. 밤이 깊어가는 시간 성원 식품의 단골은 소주 한 병에 김치전을 곁들이며 출출한 배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헛헛한 마음까지 달래고 온다니 마음이 따뜻해져 온다.

   점심시간에만 문을 열었다 닫는 정희식당은 3인 이상 주문과 전화 예약을 필수로 영업을 하는 식당이다. 가자미 찌개와 갈치 찌개를 주된 요리로 하는 17첩 한정식으로 만찬을 준비하는 식당 할매는 돈을 벌려는 생각은 접은 것처럼 보인다. 가자미 찌개 1인분에 1만 원인데 직접 손질하여 만든 반찬 가짓수가 열 가지가 넘는다니 놀라워 꼭 한번 찾고 싶어진다. 기술을 가르쳐준다고 해도 하려는 사람이 없다는 삼복당 제과점 주인의 말에는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무성한 잎을 달고 서 있다 떨어지는 잎들처럼 생명의 불꽃이 사위어가는 인생의 황혼에 접어든 할매들의 손맛은 여행자의 취재 글에 남아 우리는 음식에 공을 들이며 인생의 희로애락을 녹여낸 할매들을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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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도 휴가가 필요해서
아리(임현경) 지음 / 북튼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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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를 끼고 있어 멋진 휴양지가 많은 인도네시아 그 중에서도 발리는 아름다운 산과 호수로 많은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가고 싶은 곳을 찾아갈 자유를 코로나19에 저당 잡힌 채 음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만난 아리의 우붓 이야기는 설렘과 행복을 준다. 인생이라는 삶의 무대에서 자신만의 빛깔과 향기로 살던 남녀가 서로에게 끌려 연애를 하고 한 곳에서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결혼이라는 제도 속으로 발을 들여 놓는다. 가부장적인 유교적 풍습이 관행처럼 이어져 오는 대한민국에서의 결혼 생활은 여성이 감내해야 할 몫이 남성보다 많은 편이다. 출산 후 육아와 부엌살림 등을 도맡아 행하며 에너지를 쏟아 부어도 쉽게 풀리지 않는 일들이 줄을 잇는다.

 

    한 집안의 맏이로 태어난 아리는 집안의 기둥이 되어야 한다는 할머니의 당부에서 자유롭지 못하였다. 자신의 뜻과는 달리 가족의 안위를 위해 스스로의 생각과는 달리 행동해야 할 때가 많았다. 결혼해서는 아내로서 가정을 잘 돌봐야 하였고, 크고 작은 집안 행사에 참석하며 자유를 찾기 힘들 때가 많았다. 주변부로 밀려난 자신이 중심에 선 시간을 갖고 싶은 그녀는 인도네시아 발리의 중부 지역 산속에 위치한 우붓으로 향하였다. 혼자 힘으로 살고 일할 수 있음을 확인하며, 아직도 자신이 성장할 수 있음을 느끼고 싶은 도전은 현실적인 선택으로 귀결되었다.

 

   아이와 함께 우붓으로 가는 길, 한국에서 혼자 생활할 남편이 마음에 걸리기는 하였지만 아리는 인생의 진짜 여행지를 찾았다. 새 이름 아리와 함께 시작된 새로운 도전은 우붓에서의 맑은 가난을 유지하며 마음이 시키는 대로 생활하여갔다. 춤을 추고, 수영하며 읽고 싶은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시간을 보냈다.

풍부하게 소유하지 말고 풍성하게 존재하라.’

는 승() 법정의 말대로 그녀는 모든 걱정을 내려놓고 쉬며 그동안 한국에서 사느라 소진된 에너지를 충전하리라 마음먹었다.

쉬세요!’

듣고 싶은 말을 일상의 안부처럼 건네는 우붓 현지인들을 보며 그녀는 나라도 우선 쉬어야겠다고 고백한다. 딸은 국제학교인 쁠랑이 스쿨에 다니며 우붓에서의 생활에 조금씩 녹아들었다. 경쟁이 없고 평가가 없는 쁠랑이 스쿨에서 엄마와 딸은 다양한 삶이 공존하기 위해 서로를 배려하며 협력하는 생활의 소중함을 배워갔다.

 

    오토바이를 타고 우붓 거리 곳곳을 달리며 현지인들의 삶 가까이에서 나답게 살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았다. 번역가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우붓으로 건너왔기 때문에 번역으로 생활비를 충당해 갔다. 삶의 모든 것이 힌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우붓 사람들은 삶의 공동체 생활을 유지하며 생명체가 공존하는 삶을 지향한다. 한국에서는 이런저런 생각들에 휩싸여 쉽게 도전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나씩 시도하며 삶의 에너지를 충전하였다. 자신을 들여다보고 관찰하며 받아들이는 생활에 익숙해진 그녀는 살사를 추며 땀을 흘리는 사이 불안함을 떨쳐내었다. 즐거워 보이는 일을 그냥 그렇게 시작하며 우붓에서의 생활 밀도를 높여갔다.

 

지금 하고 싶은 일은 다음으로 미룬 채 쉴 새 없이 앞만 보고 달리느라 방전된 에너지를 충전할 새도 없이 살아온 시간들에 처연해진다. 조금은 단순하게 움직이면 될 일을 완벽주의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옥죄며 지내온 나날에 쉼이 필요했다. 상대의 행복한 순간을 제거해야 결혼 생활이 행복해진다면 고립된 개인의 행복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혼 후 아이를 키우며 직장 생활하느라 기진맥진하였던 때가 떠올라 울컥해졌다. 직장인, 며느리, 아내, 엄마, 딸로 살아내느라 힘들었던 시간을 뒤로 하고 인도로 한 달 여행을 떠났던 추억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낭만적인 연애로 결혼 생활에 대한 현실적 대안 없이 시작된 결혼 생활은 쉽지 않았다. 결혼과 동시에 개인의 독립성은 거세당한 채 우리 가족을 위해 해야 할 의무는 늘어났다. 결혼과 함께 시작된 현실은 서로의 뜻을 드러내며 조율하는 과정보다는 해야 할 일들만 목록화해 실행을 부추겼다. 자신의 정체성을 갉아먹으며 유지되는 결혼생활은 부부에게 안 좋은 감정을 남기며 갈등을 증폭시킨다. 이를 감지하였다면 더 늦기 전에 결혼 생활의 전환점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아리는 4년간 우붓에서 생활하며 자신 안에 숨겨진 수많은 가능성들을 발견하며 오롯한 나로 존재하는 경험을 맛보았다. 이 경험들은 흩어진 가족이 한 공간에서 영역을 확장하여 또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는 법을 찾아 길 위에 설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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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 - '보는' 사람을 '읽는'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일에 관하여 땅콩문고
김겨울 지음 / 유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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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이 귀하던 시절 동네 언니네 책상 위 책장에 꽂힌 책들을 보고 부러워한 적이 있다. 처음으로 소유했던 교과서 외에 다른 책은 찾아보기 힘들었던 때라 교과서 외의 다른 책이 열을 맞춰 제목을 드러내고 있어 생경했다. 그 중에서 국어 시간에 선생님이 말했던 소설 노인과 바다를 한번 읽어보고 싶다고 했더니 언니는 그 책을 선뜻 꺼내 주었다. 꼬마전구 불빛 아래 소설을 읽으며 산티아고 노인이 청새치와 붙어 한판 승부를 겨룰 때는 노인이 바다 속으로 끌려갈까 조마조마하던 가슴을 쓸어내린 기억이 지금도 선연하다. 누군가에게 책을 권하는 이의 마음은 그 시절 읽은 책을 함께 읽고 공감하고 싶은 욕구에서 나왔을 것이다.

 

   2020년 전례 없는 코로나 19 바이러스 감염 확산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으며 이 사태가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비말을 통해 감염되는 상황에서 대면 접촉을 피하고 기본 생활 수칙을 잘 지켜야 하는 때, 다양한 콘텐츠가 담긴 온라인 플랫폼이 사람들의 연결 고리로 작용한다. 3월 학기 시작은 미뤄졌고 등교 수업이 시작될 때까지 원격 수업을 진행하며 교실이 없는 곳에서 학생들과 함께 수업하는 시대에 진입하였다. 인터넷 강의를 시청하며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던 수험생처럼 학생들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수업에 동참해야 했다.

 

   시청각 영상 자료에 익숙한 세대들은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치 등에 접속해 원하는 정보를 얻으며 지낸다. 활자와 점점 멀어져 가는 아이들이 관심을 끌 만한 북튜버를 찾다 만난 겨울서점이다.

  -겨울서점 Winter Bookstore구독자 16.2만 명-

책을 들고 내용을 간단히 전하는 방식으로 책 읽기를 권하기보다는 동영상 자료에 친숙한 학생들에게는 유튜브 채널을 보면서 새로운 책을 만나는 일이 더 낫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콘셉트별로 무한한 가능성을 담은 북튜브 채널에 계정을 만들고 활동하며 북튜버로 정체성을 찾는 작가는 구독자와 소통하는 일에 비중을 두고 영상의 대표 이미지인 섬네일에도 신경을 쓰며 활동 중이다.

 

   수십 개의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며 각 채널의 역동성과 관계성 등을 탐색하며, 북튜버를 꿈꾼다면 책을 만지고 읽고 느끼며 책을 가까이하는 생활인으로 존재해야 함을 일깨운다. 책에 대한 사랑을 맘껏 표출할 수 있는 책들의 이상향을 그리며 북튜버로 나선 작가는 얼굴을 드러내는 직접 나와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영상을 촬영해 구독자와의 친밀감을 유지해왔다. 북튜브 제작에 필요한 필수 장비인 책, 컴퓨터, 편집프로그램과 선택 사항인 카메라, 마이크, 조명, 웹갬 등의 기능을 소개하며 북튜버의 일주일을 선보인다. 영상 기획과 촬영, 편집을 홀로 행하는 작가는 목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영상을 제작해 화요일 정오에 자료를 올린다.

 

   ‘어디까지 준비하느냐

    작가는 내용이 탄탄한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소개하는 책의 저자가 쓴 다른 글을 더 읽고 내용의 질을 높였다.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독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의 접점을 찾아 균형을 맞추기 위해 영상에 책을 어떻게 이식시킬 것인지를 작가는 기획 포인트로 삼았다. 시청자가 영상에 참여할 수 있는 북튜브 제작을 위해 스크립트를 구상한 뒤 촬영한 뒤 편집에 편집을 거쳐 업로드하고, 시청자가 오랫동안 볼 수 있도록 작가는 편집호흡에 신경을 쓴다고 한다. 영상을 올린 뒤 영상을 끝까지 본 조회율, 어떤 영상이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지 등의 통계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채널 성장 전략을 수립한다니 겨울서점의 정체성 정립에도 도움 되는 자료로 보인다.

 

   영상을 많이 보고 자란 세대답게 1인 유튜버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많다. 유튜브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구독자 수 1천 명과 시청 시간 4천 시간이라는 최소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니 유튜버로 돈을 벌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수익 창출을 위해 많은 유튜버가 더 많은 사람이 더 오랫동안 자신의 콘텐츠를 보도록 온 신경을 모아 정성을 쏟고 있는 것이다. 준비시간이 긴 북튜버가 스트리밍처럼 생방송을 매일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상황에서 질 좋은 콘텐츠로 구독자를 천천히 늘려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랜선으로 전하는 책 이야기를 듣고 힘든 상황을 조금씩 벗어날 수 있었다는 감사의 글을 접할 때는 눈물을 흘리는 감성의 소유자이다.

 

   한 권의 책을 매개로 선한 삶의 의지를 더하며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많을 때 이 세상을 더욱 살 만한 세상이 될 것이라 믿으며 오늘도 책을 읽고 쓴다. 디지털 문명 세대와는 다르게 메모하며 책을 읽고 내용을 생각하며 의견을 덧붙여 블로그에 표현하며 지내면서도 북튜버 채널을 기웃거리며 탐색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고정적인 월급을 받으며 생활하는 직장인으로 십대들과 귀한 인연을 맺고 책과 함께하는 일상에 변화를 불어넣고 싶어서이다. 1년 정도는 유튜브로 버는 돈이 없어도 꾸준히 영상을 제작하고 다양한 영상을 보면서 한 우물을 깊게 판 덕분에 작가는 북튜버로 자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핍을 채우며 좋아하는 책과 글을 업으로 삼은 겨울서점에 부는 훈훈한 바람을 타고 책 이야기를 주고받는 이들이 늘어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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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길을 가다 - 실천적 사회학자 장 지글러의 인문학적 자서전
장 지글러 지음, 모명숙 옮김 / 갈라파고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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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천하는 사회학자로 도덕적 양심을 견지하고 기아 퇴치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 저자의 글을 접한 뒤 선한 의지로 나눔을 함께하며 살았는지 돌아본다. 다국적 자본에 저항하는 노조들, 관계 단절로 탈인간화가 가속화된 현실에 비정부조직들과의 세계적인 연대로 맞설 용기를 내야 할 때임을 일깨운다.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서 평등하다. 인간은 이성과 양심을 부여받았으므로 서로에게 형제자매의 정신으로 대해야 한다.’

국제연합 총회가 채택한 인권선언 제1조는 각자의 행복과 자유로운 발전을 위한 전제로 작용한다. 올린다를 여행하던 중 저자는 병든 부모와 동생을 대신해 가장으로 땅콩을 파는 아이에게 한 끼를 챙겨주었을 뿐, 더 이상의 적극적 조치는 하지 않았다. 공적인 업무 수행을 명분으로 절대적 빈곤에 짓눌려 사는 아이에게 적극적인 도움을 주지 않았다.

  ‘인간은 다른 인간들의 도움이 있어야만 살아가고 성장하며 발전한다.’

  는 사상가의 말처럼 삶의 의미는 생겨나고 합성되면서 가치를 드러낸다.

저자는 지식인으로서 머리로는 잘못된 질서를 거부하지만 실제로는 그 질서에 적응하면 잘못된 질서를 재생산하는 데 기여했음을 고백하였다.

 

   ‘우리는 인간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 경제적?정치적?사회적 요인을 폭로하여 관련된 이해관계와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여 죄 있는 자들을 지적하는 길을 걸어왔다. 악이 승리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은 선한 인간들의 침묵에 기인하였음을 가리키며 지식인은 결코 중립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야만적 세계질서를 구축하는 신자유주의의 극심한 폐해를 직시하고, 재화를 사유화하는 일을 도입함으로써 사회적 불평등은 깊어져 인간의 불평등은 고착화되었다. 비밀 유지가 가능한 스위스 은행에 검은 돈을 예금하고 탈세를 일삼는 거대 자본가들의 부정적인 축재는 신자유주의 아래 금권 결탁으로 공고해졌다.

 

   고유한 논리를 토대로 세워지고 일관성 있는 담론적 이성이 내재하는 상징체계인 이념 중 옳은 이념은 인간의 해방과 자결, 인간화를 촉진한다. 이익을 쟁취하기 위해 전쟁을 일삼고 방만한 국가 정책을 양산하는 정치 권력의 부패, 살인적이고 불합리한 세계 경제 구조 등은 인간의 정체성을 파괴하여왔다. 루카치는 인간을 상품사회에서 작용하는 기능으로 한정 짓는 소외를 적시하며 자본주의 구조에서는 교환가치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노동력을 인간은 팔아왔다. 자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초국가적 강제 규제 장치를 하나씩 하나씩 설립해 나간 유럽연합은 다른 계급을 억압하는 조직화된 폭력으로 드러났다. EU 위원회에서는 덤핑을 조직해 자국의 이윤을 챙기며 아프리카 지역 농업을 초토화하여 유럽 국경 아래로 유랑하는 이들을 파생하였다. 세계화된 금융자본의 권력 신장은 약자들을 위한 보루였던 국가마저 짓밟아 시민들을 큰 사회적 위험으로 몰아넣었다.

 

   크고 작은 서구 열강들은 아프리카를 임의로 차지하고는 아프리카 대륙을 잘게 자르고, 아프리카 민족들을 분산시키며 그들의 문화적 전통을 아우르는 집단적 정체성을 파괴하였다. 열강들은 이익을 앞세워 아프리카를 약탈해 많은 땅과 숲을 빼앗았으며, 다수의 사람을 노획물처럼 잡아갔다. 유럽의 경쟁국들은 베를린회의를 통해 최초 정복자의 권리가 유효하다는 점을 확정하였다. 식민 통치자들의 이익과 판단에 아프리카의 문화를 말살하고 문명을 파괴하며 민족의 정체성을 짓밟았다. 아프리카 인구의 35.2%는 극심한 만성 영양실조로 고통받으며 대수롭지 않은 전염병 창궐로 목숨을 잃고 있다는 사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인간의 존엄성을 포함한 삶의 본질까지 흐리고 있음을 방증한다.

 

   불평등과 억압의 정치·경제·사회적 원인을 분석한 뒤 불평등을 해소하는 대결 의지로 정의로운 세상을 실현하는 길에 일관한 저자는 지금 내가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지 묻는다. 자기의 삶을 스스로 조직하고 그 삶에 의미를 부여하며, 인간의 실존을 저해하는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개인의 자율성은 한 인간의 존재를 뒷받침한다. 행복하게 살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며 타인과 함께 발전하고 성장하는 인류의 사회질서를 만들어가는 일은 선한 의지를 지닌 양심에서 싹을 틔운다.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사회학자의 실천은 대결과 전쟁, 파괴 등을 근거로 한 자본의 논리 대신 인간들의 상보성과 호혜성에 기반을 둔 연대성의 논리로 나아가는 길에 희망의 빛을 투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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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가 옳았다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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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간의 흐름 속에 살아가는 우리 삶의 길은 다양한 형태로 시간의 영속성에 놓인다.

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 名可名 非常名

()를 도라고 말하면, 그것은 늘 그러한 도가 아니다. 이름을 이름지우면 그것은 늘 그러한 이름이 아니다.

   노자는 영원불변의 도는 존재하지 않고 모든 존재는 변화 속에서 존재한다고 여기며, 인간의 언어나 관념이 실재의 모습을 나타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노자는 변화를 긍정하고 불변의 허구성을 부정한다. 도를 도라고 말하는 것이 진리의 척도가 될 수 없다는 노자는 명과 짝을 이루는 지고의 개념을 상()이라고 보았다. 상은 관념이나 개념이 아닌 변화?변통?생성?무제약을 뜻하는 창발을 담고 있다. 노자 도덕경의 핵심이라 할 제 1장의 사상적 핵심을 짚어 초원 이충익과 박세당의 해석을 견주어 저자는 자신의 생각을 펴나갔다.

 

   ‘是以聖人處無爲之事 行不言之敎

   지상의 가장 바람직한 이상적 통치자인 성인을 위해 집필된 노자도덕경의 덕목은 당쟁을 일삼으며 국민을 정권 유지의 수단으로 삼는 정치인들에 대한 아쉬움이 커진다. 상도에 대한 진실을 확신하는 자는 인생살이에 있어서도 언()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려 하지 않았다. 무위라는 말에는 무()적인 함을 하는 것으로 우주생명과 합치되는 창조적인 함이 담겨있다고 보았다. 상도를 구현하는 성인은 말함이 없는 가르침을 행하는 이상적인 통치자로 말 없는 솔선수범으로 세상을 다스린 사람으로 귀결된다. 신험이 부족한 곳에는 불신이 싹트게 마련이므로 통치자들의 말의 신험은 큰 의미를 갖는다.

 

   로고스로 시작되고 우주의 종말인 재림으로 차단되는 시간의 감옥 속에서 인간은 독단의 노예로 전락한다. 제한된 공간에서 종교 활동을 함께하는 신도들이 코로나19바이러스 감염의 온상이었던 사실을 이를 입증한다. 종교적 속박에[서 벗어나 노자의 심오한 사상에 경도된 저자는 50년 동안 노자 철학을 연구해 왔다. 저자는 노자의 우주는 카오스의 물()에서 시작하여 도()의 개방으로 끝남을 적시했다.

   ‘故善人者, 不善人之師 不善人者 善人之資

   그러므로 좋은 사람은 좋지 못한 사람의 스승이며, 좋지 못한 사람은 좋은 사람의 거울이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삶의 지표로 삼아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함을 27장에서는 뜻을 품는다. 인간의 욕망은 생명의 근원이며, 그것이 있어 무질서와 조화의 통합적 과정이 가능해진다. 1장에서 37장에 이르는 길의 성격은 성인이 무위를 실천하고 허를 극대화시키면 천하는 안정될 것이라 분명히 했다.

 

   지금껏 노자의 사상을 무위자연 사상으로만 여기며 상충하는 일을 막고 피함으로써 평화를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여겨왔음이 무색해진다. 상덕(上德)으로 시작하는 도덕경 38장에서는 인류사회의 도덕적 가치를 담는다. 도와 덕을 화해 통일시키는 데 관심이 많은 노자는 자주 명예를 얻는 지경에 이르게 되면 오히려 명예가 사라짐을 강조했다. 40장에서는 제 1장 전체 내용을 압축적으로 기술하며 그 흐름을 역전하였다.

   ‘天下萬物生於有 有生於無

   ‘하늘 아래 만물이 모두 유에서 생겨나는도다. 그러나 유는 무에서 생겨나는도다.’

   이 움직임에는 허의 창조력을 의미하는 약()의 기능이 있어야 한다. 허가 있어야 순환이 가능해지고 약이 있어야 새로움이 개입됨을 분명히 했다.

 

   더 큰 명예를 탐하여 끝 모르게 가다 자멸하고 만 사례가 즐비하다. 끝 간 데모를 욕심 아래 분수를 지키지 않으면 욕됨을 얻게 된다

. ‘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

   도덕경 제 44장의 가르침은 존재의 근원인 몸을 보전하는 일은 이름과 재화를 얻으려다 망신(亡身)하는 인간의 비극적인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

   ‘人之生 氣之聚也 聚卽爲生 散卽爲死

   기의 뭉침과 흩어짐으로 생사를 말한 노자는 노년까지 기의 쏠림이 일어나지 않도록 유의하며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며 살아가라고 말한다. 물질문명의 극대화로 자본주의의 야수성을 보이는 시대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극심해지고 있다. 전례 없는 코로나 19사태를 겪으며 자본의 양극화를 어떻게 줄이며 빈자나 약자가 함께 잘사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노자의 사상은 함께할 수 있다. 빈 마음으로 순수성을 견지하는 어린이의 순순함을 회복할 때, 덕성의 궁극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50년 전 노자를 만나면서 본격적인 철학을 시작해온 저자는 기존의 노자 철학을 밝힌 해석의 용례를 들어 노자 사상의 핵심을 짚어 내려했다. 싸움을 잘하는 자는 노여움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68장의 가르침은 부쟁(不爭)의 미덕을 위해 갖춰야 할 인간의 태도를 담았다. 노자는 겸퇴(謙退)무쟁의 반전 사상가로 강력한 군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군대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을지 고민하였다. 노자는 형이상학의 폭력을 거부하고, 시간의 흐름 속에 변화와 지속의 항상성을 천명한다.

 

   ‘弱之勝强 柔之勝剛

   어떤 것과 부딪치고 어떤 것에 공격을 받아도 맞서 저항하는 일 없이 그 모양대로 변화하다 다시 물의 부드럽고 연약한 속성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어떤 이가 자신을 욕해도 과민하게 반응하지 않으며 상대를 비방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태도를 물에게서 배운다. 노자의 유약함은 모든 견강함을 이길 수 있는 힘이다.

   ‘聖人不積

   旣以爲人 己愈有, 旣以與人 己愈多

   재화를 쌓아두지 않을수록 더 많이 소유하게 된다는 말은 정치가의 이상형인 성인(聖人)이 되는 길을 극명히 드러낸다. 소유욕에서 벗어나 소비를 줄이며 필요한 곳에 재화를 베풀어 부쟁(不爭)하면서 인류가 상생하는 길을 찾아 물음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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