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아파트 북멘토 가치동화 8
박현숙 지음, 장서영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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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참견받고 싶지 않은 이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관심 있는 여진은 네 할 일이나 잘하라는 고모 조언을 따르는 대신 바퀴벌레 소동으로 친해진 호진과 함께 22층 할아버지 생명을 살립니다. 딴 데 신경 안 쓰고 잘 살고 싶은 이들에게 여진은 공생의 삶을 일깨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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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보카도 심리학 - 까칠하고 연약해 보여도 중심은 단단하게
정철상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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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때부터 인터넷을 사용해 모바일로 소통하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능통한 1990년생들의 사회적 움직임이 재조명되고 있다. 90년생들은 국제 금융 위기 이후 고용 감소로 경제적 독립이 힘든 상황에서 생존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이들은 어학 성적, 자격증, 인턴 경험 등의 스펙을 쌓느라 자신을 돌아보며 내면을 살피는 일에 소홀한 편이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정규직으로 안정적인 출발선에 서고 싶은 바람과는 달리 취업 전선의 현실은 냉혹하다. 경력의 뫼비우스의 띠라는 말처럼 경력이 없으니 취업할 수 없고, 취업 못 하니 경력을 쌓을 수도 없는 설사가상의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 직장에서의 경력이 없으면 고용될 기회조차 주지 않는 시대에 살얼음판을 내딛는 것처럼 불안감에 싸여 일하는 90년생들의 위기의식은 커 보인다.

 

   청년 취업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프리터족은 특정한 직업 없이 갖가지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전형이다. 꿈을 접었다 펼쳤다 우왕좌왕하며 지내느라 연애, 결혼, 주택 구입 등 많은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불확실한 미래에 저당 잡힌 채 현재적 삶을 포기하지 않은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 나선다. 맛 집을 탐방한 뒤 찍은 사진을 올리고 타인의 댓글과 이모티콘을 보면서 인증 받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며 지내는 일상에서도 헛헛함은 자리한다. 실제 자기와 이상 자기의 차이는 우울을 부르고, 실제 자기와 당위 자기의 차이는 불안을 유발한다는 심리학적 가르침은 내면을 살피며 살아갈 때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줄어들 것이다.

 

   신체적으로는 어른임에도 심리적?사회적으로 미성숙한 이들은 사회적, 경제적, 정신적 독립을 이루지 못한 채 불편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고독을 견디지 못해 바깥으로 시선을 향하며 욕망을 분출하고 탐닉하는 이들을 볼 때마다 어른으로 제몫을 다하며 사는 일이 쉽지 않음을 절감한다. 융은 바르게 성장한 어른을 '자연스러운 아이(the natural child)' 또는 '놀라운 아이(wonder child)' 라고 불렀다니 어른은 아이의 연장선으로 좀 더 성숙한 아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힘들었던 지난 시절을 회상하며 마음 아파하기보다는 내 안의 어른 아이(adult child,)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일이 우선이다.

 

   내면의 자아를 이해하며 삶에 대한 통제력을 키워 성숙한 자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태도로 타인과 이 세상을 이해하며 살아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고립되어 살 수 없는 세상에서 타인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법을 배우며 사회 속 일원으로 자리하며 유연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수면 위로 드러나는 성격을 먼저 이해한 뒤 내면의 자아를 이해함으로써 팽창된 페르소나가 초래하는 혼란을 막을 수가 있다. 내향성·외향성이든 어느 성격이 더 좋고 나쁘다고 단언할 수 없는 것처럼 자신의 기질과 성격을 정확히 이해해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보완하고 활용할 것인지 고민하며 살 필요가 있다. 긍정적인 자아의 이미지를 구축한 밀레니얼 세대는 실패와 좌절을 거듭하더라도 자신을 믿고 자기 역량을 계발하는 일에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인생은 선택의 총합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어떠한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각자의 인생이 달라진다. 오늘의 내 행동이 미래의 나를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선택을 신중히 하여 회한을 덜 남기려 노력할 때 인생은 조금씩 원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다. 잘 안 되더라도 구상한 일을 시도하며 가보지 않은 길을 걸음으로써 체득하는 경험은 소중한 자산으로 자리한다. 코로나19로 휴직 중인 93년생 딸과 그 친구들이 직장인 배움 카드로 역량 계발에 힘쓰는 모습을 보면서 희망을 발견한다. 배움의 열기로 재계약이 안 될 수도 있다는 불안을 잠재우며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다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통찰력을 읽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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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푸른 하늘 사이로 연두빛 잎을 달고 서 있는 나무는

청신한 자태로 생명력을 돋웁니다.

씨앗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웠다 진 자리에 열매가 맺히듯

우리 모두 부모의 사랑으로 태어나 가족의 일원으로 자리하여

여러 사람들을 만나 교유하며 사회화 과정을 거칩니다.

 

2020년 5월 15일 스승의 날

제자들의 감사 인사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진정성 있는 카톡 메시지로 감동을 전합니다.

[선생님 **입니다.

새해 인사 이후로 벌써 5개월이 지났네요.

코러나 때문에 시간 감각이 더 무뎌지는 듯합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죠!

 

저는 항상 '스승의 날'이라는 단어를 봤을 때, 선생님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비록 저희 학년 수업을 맡으신 기간은 짧았지만

선생님의 수업과, 선생님의 표정과, 선생님께서 수업 중간마다 해주신 이야기들이

아직도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친구들과 가끔 선생님 이야기를 할 때, 제가 '잔향이 짙은 향수 같으신 분'이라고 했는데

친구들도 진심으로 동감하더라고요!

저도 선생님처럼 시간이 지나도 귀감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꼭 뵈러 가겠습니다.

선생님의 일상 곳곳에 행복이 깃들었으면 합니다. ](2020.5.15.오후 1:57.홍*연)

 

[선생님 잘 지내시죠? 올해는 참 얄궂고 지치는  해가 될 것 같아요.

이상한 일도 많고, 이상한 사람들도 가득해서 22년간 그럭저럭 굴러가던 인생에 보스맵을

맞닥뜨린 기분이랍니다.ㅎㅎ

 

코로나가 많은 걸 바꿔든 것 같아요. 지금 교단에 계신 선생님은 피로도가 어마어마하실 것 같고요.

일상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게 얼마나 큰 충격이 되는지 크게 실감하는 나날이에요.

멋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에 감사하게 되는 요즘이에요.

제 고등학생 시절을 풍부하게 채워주신 선생님께도 감사 인사를 전해드리고 싶고요!

선생님 덕분에 저는 무엇이든 넓게 보고, 섬세하고 깊게 느끼고, 또 표현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사는 삶이 얼마나 귀한 시간들의 연속인지 선생님을 통해 배웠으니까요.

매번 문자로만 답답한 소통을 안겨드려 죄송합니다!

한층 멋지고 독립적인 인간이 되어 나타날 제자의 모습을 기대해주세요. 선생님!

꼭 먼저 찾아 뵙고서 인사드릴게요.

행복한 하루들만 이어질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선생님의 나날이 제 기도와

최대한 닮은 모습이길 바라요.

많이 감사드려요. 선생님](2020.5.15.3:24.이*경)

 

[역시, 벌써 카네이션도 받으셨네요!

선생님 스승의 날 축하합니다. 또 오랜 시간 관심 가져주시고 친구처럼 엄마처럼

옆에 계셔주셔서 감사합니다.

 

차라리 없었으면, 어색한 날이 된 지 꽤 되었지만 애들이 없이 맞는 스승의 날이라니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선생님들끼리 인사를 주고받으려니 쓸쓸하기도 합니당!

그래도 드문드문 연락을 주는 아이들이 있어서 행복하기도 해요.

저처럼 선생님도 그런 마음이시겠지요?

 

건강 잘 챙기시고, 앞으로 더 많은 시간 함께해요. 쌤!

맨입으로 인사드려서 죄송합니다? ㅋㅋ 다음에 남해 가서 맛있는 거 먹어요!!!!!]

(2020.5.20.9:39. 열일곱에 만나 지금까지 소통하는 31살 교육 동지, 2016년 여름 부탄 여행을 함께한 딸 같은 제자) 

  

올해로 교직 생활 30년이 지났습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이 얼마가 될는지 가늠키는 어렵지만

배움의 끈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는 일상을 즐기며 지내다

어느 선생님 말씀처럼 학생들과의 만남이 많이 불편해지기 전

물러설 생각입니다.

 

사랑과 정성을 꽃에 담은 제자는 함께한 부부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였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많이 어려워진 화훼농가에 도움 되는 꽃바구니라 생각하니

마음이 더 훈훈해집니다.

퇴근 후에는 광양 포스코에 근무하는 제자가 남해로 와서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

20년 근속 중인 제자에게 융숭한 대접을 받고 늦은 밤 집으로 와서

편의점 맥주에 적당한 안주로 자정까지 회포를 풀었습니다.

제자와 남편은 거실에 이부자리를 펴고 잠들었는데 일어나 보니 제자는 쪽지를  써두고

광양으로 갔습니다.

마음이 불편한 날의 연속이었는데 오래간만에 모든 것 내려놓고 1990년 그 시절로 돌아가

추억을 공유하며 행복했습니다.

 

  개인의 삶에 깃든 역사는 살아온 시간에 비례해 축적된다. 켜켜이 쌓아 묵혀둔 이야기들을 하나씩 꺼내 세상 밖으로 내보내는 저자의 글을 읽으며 지금껏 타인의 말에 눈을 맞추고 귀를 기울이며 살아왔는지 성찰케 한다. 온실 밖 들녘에서 생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어린 시절과 오버랩 되어 저자가 성장하면서 겪은 일련의 일들에 대한 공감은 깊어졌다. 살아온 환경에 따라 상황을 판단하며 사람을 재단하며 관계를 형성하는 우를 범할 때마다 사람은 쉽사리 처한 환경을 벗어날 수 없음을 묵인할 때가 늘어난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멀찌감치 떨어져 상대의 있는 그대로를 지켜보는 안전거리가 필요하다. 바이러스 감염 및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유지는 건강한 거리 유지로 받아들여지는 것처럼 말이다.

    

   삶은 긴 이별의 열차를 타고 목적지로 향하는 여정이다. 저자는 호떡 장사를 하던 어머니를 부끄러워하며 의도적으로 피하며 지냈던 청소년시기를 돌아보며 그 시절 어머니에 대한 기억과 이별하며 성장해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과거의 시간 속에 옹송그려 살아온 자신을 위해 글을 쓰며 희망의 정수리에 새 물을 붓는 글쓴이의 의도에서 숨은 보석을 찾는다. 간식 사 먹을 용돈이 없던 시절, 주운 지폐로 간식을 선택하여 먹었던 기억은 우연한 행운이 낳은 삶의 선물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팍팍한 삶을 보냈다. 무수한 불운들 사이에 찾아든 행운이 발하는 빛 덕분에 불운을 견디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살아온 세월보다 살아갈 날이 많지 않은 50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자신뿐 아니라 타인까지 포용하는 영역이 넓어졌다. 자기만의 방식대로 판단하며 조금 다른 생각을 표현하는 사람들과는 쉽사리 융화하지 못한 채 선을 긋고 지내며 교감의 깊이를 더할 사람들과만 교류하며 지내왔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예비보다는 현재에 충실한 삶을 다짐하면서도 자신을 이해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상대를 원망하며 지금 이 순간을 무의미하게 보낸 적도 많았다. 새로운 눈으로 세계를 보려는 시도보다는 몸에 붙은 습관대로 세상을 살다 보면 앞으로 나아가기는커녕 제자리걸음일 뿐이다. 약속 시간에 늦는 사람을 책망하기보다는 약속 장소에 조금 늦을 사람을 기다리며 책을 읽는 여유를 찾는 것도 한 방법일 테다.

    

   살아내는 것이 힘들어 주저앉아 울고 싶을 때, 하소연하는 나에게 친구가 전한 한마디는 거창한 말이 아니라 그럴 수 있다는 짧은 한마디였다. 설령 감정에 치우쳐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던진 말이더라도 지금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숨을 고른 뒤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파하고 힘들어할 때 묵묵히 내 곁을 지켜 줄 사람과 함께한다는 믿음만으로도 든든함을 준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갇혀 세상 모든 짐을 혼자 끌어안고 지쳐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용기 내어 친구에게 말하고 싶다. 너무 애쓰지 말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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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다 - 노무현 자서전 노무현 전집 5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엮음, 유시민 정리 / 돌베개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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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걷잡을 수 없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유례없는 온라인 수업으로 학생들을 만나며 왁자한 교실 수업이 그리워진다. 새순을 달고 서 있는 나무들은 싱그러운 자태를 드러내며 봄이 무르익어가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는 듯하다. 정한 시간에 화상 수업을 준비하고 빈 시간에는 책을 읽으며 사유의 폭을 넓힌다. 꽃이 진 자리에 열매가 맺히고, 열매 거둔 자리에 잎은 떨어져 또 다른 생명의 잉태를 준비하는 과정이 자연적 질서로 귀결된다. 반민주적 폭압에 맞서다 스러져간 생명이 민주화의 혼령으로 남은 오월의 싱그러움은 산야를 아픔으로 물들인다.

 

  2009년 5월 23일 건강이 좋지 않은 아들 치료를 위해 대구로 가는 버스 안에서 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가슴이 막혀 왔다. 대통령 임기를 마친 뒤 고향인 봉하 마을로 귀향한 지 1년 남짓 지났을 뿐인데 검찰의 끊이지 않는 수사는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걸친 듯 정해진 순서에 따라 준비된 행사를 치르며 재임 기간을 보냈다. 그는 청와대를 나오며 깊은 안도감은 퇴임 후의 삶에 대한 설렘으로 고향을 찾았을 것이다. 마을 환경을 개선하고 봉화산 숲을 가꾸는 생태 환경을 조성하는 일에 관심을 두고 농민들과 함께하는 서민으로 돌아온 그가 고향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서 생을 마감하였다.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이른 새벽 마음을 정리하는 글을 화면에 띄운 채 홀연히 부엉이바위를 찾은 그는 무거운 짐을 걸머지고 피안의 세계로 향했다. 유서에는 미안해하지도 원망하지도 말라며 이 또한 자신의 운명이라고 말하지만 남은 자에게는 미안함과 원망이 크게 자리한다. 잘 나가던 조세 전문 변호사에서 인권변호사로 변신한 뒤 그는 힘 가진 자들로부터 억울한 일을 당한 자들을 도와주는 삶을 시작하였다.

   ‘전두환·노태우의 신군부 정권 초기인 1981년 9월 공안 당국이 사회과학 독서 모임을 하던 학생,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불법 감금하고 고문해 기소한 사건-위키 백과 사전’-을 변호하며 약자들의 삶이 나아지기를 바랐다.

   

   그는 상식이 통하고 원칙이 지켜져 법이 공정하게 집행되는 나라 건설을 위한 공약 실천을 위해 ‘원칙과 신뢰, 투명과 공정, 분권과 자율, 대화와 타협’을 원칙으로 삼았다. 외환 위기로 야기된 경제 위기는 가계 신용의 위기를 낳고, 사회적·지역적·경제적 불균형이 극심한 양상을 띠었다. 성숙한 민주주의의 초석을 다지는 촉매로 민주개혁 세력 통합을 다지려는 정치인은 대통령으로 제왕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았다. 양심과 신념으로 옳고 그름을 따지는 세상을 만들려면 정권 교체가 급선무라는 생각에 실질적인 이익을 생각할 수 없는 지역구 후보로 선거에 임하기도 하였다. 실(失)을 생각지 않은 생각을 실천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바보 노무현이라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하로동선(夏爐冬扇)’

    지금은 국민에게 버림받았지만 언젠가는 요긴하게 쓰일 날이 올 것이라는 바람을 가슴속에 새기며 지낸 노무현은 국회의원 두 번, 부산시장 한 번의 낙선 끝에 대통령이 되었다. 자신을 부단히 성찰하고 교정해 가면서 원칙과 상식의 힘에 기대어 대통령이 된 노무현은 반칙과 분열주의, 기회주의에 맞서 싸웠다. 양심과 신념으로 옳고 그름을 따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기득권 세력을 포용하며 정권을 교체하려는 실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독재 권력과의 야합으로 부정과 특혜를 통해 쌓아올린 기득권 세력인 조선일보와 맞서 언론의 사명을 현실화하려는 야심을 드러냈지만 쉽지 않았다. 보수 언론으로 진실을 왜곡하며 사실을 곡해하는 보도로 진보 세력을 음해하는 기사를 싣는 것은 예사였다.

  

   청문회 스타로 명성을 얻은 노무현은 1988년 국회 5공 청문회에서 전두환에게 명패를 던지며 은폐한 역사적 진실을 파헤쳐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으려 했던 정의파였다. 당장은 손해가 되더라도 멀리 보면 이익이 될 수 있는 일을 찾아 바보처럼 살면 나라가 잘 될 것이라는 소박한 믿음을 견지하며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원칙과 진실, 정의 등의 보편적 가치를 지지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할 만큼 속 멍울로 부채를 더한다. 탄핵으로 관저에서 연금을 당하던 때에는 책을 읽으며 숙고하는 시간 속에 침잠하며 자신을 돌아보며 여러 사상가들의 삶을 접하며 부족한 부분을 다스렸다. 기록으로 남긴 역사적 사실을 정리한 글에는 대통령의 일대기를 담겨 있다. 부끄러움임 많은 청년이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 비전을 실현하며 못다 한 이야기에는 회한 섞인 충정의 사연이 더해져 목울대가 축축해진다. 모순의 거리 억압과 착취의 사슬을 끊고 사람 사는 세상을 바라던 그가 생전에 부르던 노래를 들으며 못다 이룬 바람을 실현하는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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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류시화 지음 / 더숲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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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대로 돌아가지 않는 나라, 아노미 상황에서도 그들만의 리듬을 타고 일상을 회복하는 나라, 상식을 뒤집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함을 가르쳐 준 나라가 인도다.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 자유롭게 떠나고 싶은 인도 여행에 대한 호기심은 많은 여행기를 가까이하며 인도여행을 가능케 하였다. 배낭여행자들의 메카로 떠오를 정도로 많은 이들이 인도를 찾은 만큼 숱한 일화들을 둘러싼 여행기는 경험으로 고착화된 상이 깨졌다. 그들이 좋은지 나쁜지는 직접 대면하는 시간 속에 가름이 난다. 내 속에 잠들어 있는 여행 의지를 일깨우며 떠난 인도에서 만난 현지인들의 속살은 편견을 깨는 부싯돌로 자리했다.

 

 

   궁색한 살림에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대학 생활, 저자의 삶 깊숙이 자리하는 창작 의지는 작가로 살게 하였다. 몸을 뉘고 쉴 수 있는 방 한 칸 얻을 수 없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기보다는 노숙하면서도 저자는 어둠의 층에 씨앗을 뿌린 것이라 여겼다. 감각을 일깨워 청각과 후각을 키워 밑바닥으로 뿌리를 내려 때가 되었을 때 꽃을 피우고 삶이 열릴 수 있도록 기다리며 스스로를 다듬어갔다. 외부 상황에 대한 지나친 해석으로 시간을 허비하기보다는 내면을 실팍하게 채워가는 일이 필요함을 깨닫는다.

 

   직접 경험으로 자신의 판단력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은 타인을 의식하지 않은 채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절망적인 상황을 두려워하기보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내려놓고 상황을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할 때 변화의 물꼬는 트일 것이다. 힘들 때 진언을 외며 힘을 얻을 때가 있는 것처럼 특정한 음절이나 단어문장을 반복하며 에너지를 불어넣는 방법이 그 예다.

   ‘결국에는 다 잘 될 거야.’

   인생의 만트라를 새기며 자신에게 거는 마법의 주문으로 상처 입은 마음을 축복으로 치환하는 자기 최면으로 난국을 헤쳐 나가고 싶다.

 

   스승인 프로이트와 결별한 융은 호숫가에 돌집을 짓고 내면의 성소로 삼았다. 필요하지 않은 일을 정리하고 만남을 줄이며 소박한 생활 속에 영적인 세계를 창조해 갔다. 피리의 전설로 불리는 인도 피리 연주가 하리프라사드 초우라시아는 짧은 연주를 위해 몇 시간을 연습하며 삶이 자신에게 준 소명에 부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절차탁마의 지혜로 걸어가야 할 길을 걷는 이들은 안일함에 젖어 진부한 길을 걷지 않았다. 외부로 향하던 시선을 안으로 거둬 자아의 본질을 찾아 나서는 명상에서 내면의 평화를 발견하는 길에도 관심이 많은 저자는 길 위에서 만난 영적인 스승들의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느끼며 살아야 하는지 생각게 한다.

 

   지위와 역할로 자신을 규정하기보다는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흘러가는 강물처럼 변화하는 역동적인 존재로 자신을 규정하며 지낼 때 허무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관계에 대한 환멸을 품은 채 삶의 의미를 상실하는 무기력에 빠져 영혼 돌봄에 소홀해서는 안 될 일이다. 마음속에 찾아오는 생각과 감정들을 적으로 여기지 말고 마음 상태를 보살피며 상처 입은 마음을 알아차린 뒤 부드럽게 안아주어야 한다.

   ‘지금의 나는 내게 길을 가르쳐 준 모든 만남과 부딪침의 결과물이다.’

   후배는 기억하지도 못하는 한마디에 인생의 많은 것을 바꿔 놓게 된 저자의 경험은 불교 잡지 발행하는 일을 맡게 되었고, 이후 출판사에서 명상서적을 소개하는 일로 인도를 드나들며 명상 세계에 깊숙이 관여하게 되었다. 일련의 일들이 시를 쓰고 문학을 지속하기 위해 경험해야 하는 일들로 여기며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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