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편지
김숨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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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군 위안부피해자인 김학순 할머니의 기자회견은 역사의 진실을 드러낸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먹고 살기 어렵다는 유혹, 심부름을 가다 납치된 소녀들, 부모에 의해 팔려 간 아이들은 군인들의 욕망을 채우는 도구로 끌려갔다. 그들은 강제로 낯선 땅의 위안소에 수용되어 인간의 존엄을 박탈당한 채 하루하루를 버텨야 했다.

 

  『흐르는 편지속 열세 살 금자는 공장에 취직시켜 주겠다는 말에 속아 군용 트럭에 실려 갔다. 도착한 곳은 공장이 아니라 지옥 같은 위안소였다. 위안소에 수용된 위안부는 성적 노예로 태평양 전쟁에 동원된 군인들의 욕정을 푸는 도구로 영혼을 유폐한 채 지내야 했다. 소녀는 영문도 모른 채 23번 번호를 받고 민간인이 운영하는 위안소에 발이 묶여 어머니가 있는 고향으로 갈 수 없는 마음을 담아 흐르는 물결 위에 마음의 편지를 쓴다.

 

  ‘어머니, 나는 아기를 가졌어요. 어머니, 나는 아기가 죽어버리기를 빌어요.

심장이 생기기 전에…….’

  몸과 영혼은 상처로 성한 곳이 없지만, 마음은 삿된 그림자가 드리워지지 않기를 바랐다. 금자는 정액받이인 삿쿠를 씻을 때마다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강물에 편지를 띄운다. 그 편지는 참혹한 현실 속에서도 소녀가 인간으로 남으려는 의지의 증거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출구였다.

 

  하루에 열다섯 명 이상의 남자를 받아 그들의 욕정을 풀어 줘야 하는 위안소에서의 생활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녀는 임신한 사실을 숨기고 군인을 받아야 했고, 갖은 욕설과 폭행, 모멸을 견뎌야 했다. 또래 소녀의 묵음을 목격하고 다른 위안소로 이동되는 위안부를 볼 때마다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소망은 톺아만 갔다. 고향으로의 회귀는 어머니의 품을 잊지 않으려는 간절함에서 기인하였다.

 

   총성이 울리는 전장에서도 성적 욕구를 해소하는 군인들은 줄을 섰고, 군인이 위안소를 찾지 못하는 경우, 차출된 성적 노예는 부대 주둔지로 이동해 그들의 욕정을 채워야 했다. 총을 맞고 선홍빛으로 물들어 죽어가는 은실을 보며 불안과 공포는 극에 달하였지만, 금자는 속수무책이었다. 강물 위로 흐르는 글자를 통해 존재를 확인하고 질긴 생명력으로 살아남아 역사적 증인으로 극악무도한 일제의 만행을 드러내고 싶은 바람을 흐르는 편지에 담았다. 그녀의 소리 없는 절규와 편지는 전쟁이 인간에게 남긴 상처가 단순한 피해의 기록이 아니라 인간 존엄의 회복을 향한 증언임을 보여준다. 고통 속에서도 편지를 쓰는 행위는 삶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가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삿쿠를 씻으며 아기가 죽어버리기를 빌던 소녀는 강에 혼자 남겨져,

  ‘어머니, 오늘 밤 나는 아기를 낳을지도 몰라요. 닭띠 아기를요.’

   라고 말하며 오락가락하는 자신의 마음을 응시한다.

갖은 술수에 넘어가 위안소에 강제 동원된 위안부들은 군인들에게 시달리며 고국으로 돌아갈 날을 고대하며 고향과 더 멀어지지 않기 위하여 안간힘을 썼다. 사위어 가는 생명의 불꽃을 부여안고 마음을 다잡고 하며 지난한 시간을 감내한 지옥도의 일면은 씻기지 않은 능욕의 또 다른 풍경이다.

 

   강물 위로 흘러간 편지는 단순한 울부짖음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다짐이자 우리에게 전해진 외침이었다. 오늘을 살아가는 나는 그 외침에 응답해야 한다.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역사의 진실을 잊지 않고 증언하며,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길에 기꺼이 함께해야 한다. 흐르는 편지는 고통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삶을 향한 간절한 외침이다. 소녀가 남긴 편지는 오늘의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인간의 짓밟힌 존엄성 회복을 위한 역사적 복원에 적극적으로 함께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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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과 꿀
폴 윤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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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기존에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낯선 지역에 동화해 살아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스탈린 정부의 명령으로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로 강제로 이주한 고려인들의 이야기를 KBS 다큐멘터리로 보면서 황무지를 개간하듯 새로운 일상을 꾸려야 하는 이들의 험난한 여정을 떠올렸다. 이방인으로 한 지역의 구성원으로 뿌리를 내리고 삶을 잇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이민족의 차별을 감수하면서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일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주자들은 집단을 형성하며 삶을 꾸려가야 했다.


  폴 윤의 <<벌집과 꿀>>은 전혀 다른 시공간을 배경으로 설익은 공간으로 이주한 사람이 발을 딛고 살면서 경험하는 현장의 생생한 일면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불가피하게 낯익은 공간을 떠나야 했던 이들은 전쟁과 추방의 상처를 안고 혼란과 피로를 감내하며 정착지에 적응하기 위하여 분투하였다. ‘보선의 보는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보는 수감 중에 소통하던 로즈의 말을 따라 카지노에서 일하며 칼레에 가보고 싶다는 바람을 품는다. 자유를 억압하는 교도소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카지노에서 일하는 사람과 연대하며 새로운 삶을 꿈꾸었다. 아주 먼 길을 돌아 부모와의 연락조차 없는 보에게 카지노는 뜻밖의 행운을 부르는 삶의 의지처로 여기며 살고 싶었을 수도 있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다.


  ‘코마로프속 주연은 탈북하여 스페인에 거주하며 생업으로 호텔을 청소하며 지낸다. 북한에 남겨두고 온 아들을 만나게 해주겠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는 아들을 만나기 위하여 용기를 내었다.

 ‘코마로프 보러 오신 것 맞죠?’

  택시 기사의 한마디는 러시아 권투 선수인 코마로프를 만나 달라고 부탁한 정보요원들의 말과 맞물려 만남이 재개된다. 주연은 계와 탁이 소개하는 아들의 인생 여정을 들으며 성장한 아들의 모습을 연상하였다. 그녀가 경기 전 만난 니콜라이는 그리 멀리 가지 않아도 좋은 한정된 공간인 링 안에서 상대 선수와의 경기에 집중함으로써 삶의 중심을 잡고 살아온 듯하였다. 그녀는 아들을 만난 뒤 남하한 남편을 떠올려 보지만 쉽사리 남편의 모습을 떠올릴 수 없었다. 옛 기억을 떠올리려 해도 생각나지 않는 이별 전의 기억은 파편처럼 흩어져 살아내느라 마음의 여유 없이 지내온 시간의 응보인 듯하다.


  ‘역참에서의 역참은 더 이상 기차가 다니지 않지만, 사람들이 잠시 머무는 곳으로 기능한다. 일본의 에도 시대 전쟁에서 살아남은 사무라이 두 명이 전란 후 돌보던 소년 유미를 조선의 사절단에게 인계하기 위하여 길을 나섰다. 많은 목숨을 앗아간 전쟁에서 생존한 이는 전란으로 의지가지없는 소년을 돌봐왔지만, 조선 사절단 일행이 오는 날 유미를 고국으로 보내는 게 맞다고 여긴 듯하다. 그들은 한 민족의 혼이 담긴 모국어를 잃고 살아온 유미가 조선말을 배워 그동안 잊고 지낸 민족문화를 흡수하며 살아가기를 바랐다. 고국의 문화와 의미를 채 알기도 전에 일본에서 살았던 유미가 알지 못하는 미답의 공간에서 우리말을 익히며 뿌리를 내리고 정착하기를 빌며…….


  ‘크로머속 탈북인 둘은 외롭게 지내다 한인공동체에서 만난 남한 여성과 가정을 꾸렸다함께한 시간의 궤적대로 소통이 잦은 두 가정의 자녀는 자연스레 부부의 연을 맺고 런던 외곽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며 미래를 꿈꿨다. 이들은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지만, 무탈한 일상에 감사하며 지냈다. 하지만 피 흘리며 편의점으로 들어온 소년이 여럿에게 학대받고 지냈으며, 기억 상실로 자신의 정체를 잃고 방황하는 모습에서 과거의 모습을 떠올리고는 상처와 만난다.


   표제작인 벌집과 꿀의 러시아 동부 외딴 지역에 거주하는 고려인을 감독하는 러시아 군인은 자신의 삼촌이 명하는 대로 그에 사는 이들을 감시하였다. 그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남편을 살해한 여인의 사건을 보고 이를 중재하려 들지만 마을 사람들은 집안일이라며 군인의 말을 무시했다. 마을 사람들은 남편 살해녀를 참수형에 벌하듯 여자를 나무에 매달아 죽였다. 그 후로 마을 사람들은 죽은 여자의 방문을 받았고, 유령이 나오는 기이한 곳을 떠나야 한다고들 하지만 떠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이방인으로 고립되어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고려인에서 열여섯 살 소년 막심은 같이 살던 삼촌이 세상을 뜨자 사할린에서 교도관으로 일하는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막심은 제대로 된 채비도 없이 혼자 힘으로 아버지를 찾았지만, 아버지는 아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지 않았다. 막심은 자신의 본질에 관한 물음을 아버지에게 던졌지만, 소년의 아버지는 어떤 답도 주지 않았다. 막심은 또 다른 공간을 찾아 길 위에 서야 하는 외로운 운명에 놓였다.


  ‘달의 골짜기주인공 동수는 육이오 전쟁 후 피란민 정착지로 향하는 트럭에서 내려 고향집으로 돌아왔다. 동수는 인적이 드문 산골짜기에 있는 자신의 집을 손보았다. 전쟁으로 무너진 집에서 황폐해진 땅을 개간하여 자급자족하며 살아야 했다. 사고로 한 쪽 눈이 먼 동수는 땜장이와 소통하며 지내다 벌이 꽃을 찾아 날아든 것처럼 산골짜기 집을 찾은 남매와 함께 지냈다. 만남 뒤 이별이라고 세월이 흘러 두 아이는 떠나고 혼자 지내던 동수는 홀로 생명의 불꽃이 사위어갔다. 뒤늦게 집을 찾은 은혜는 동수의 주검을 구덩이에 안장하고 길을 나선다.

  ‘달은 뜨고, 기울고…….’

  우식이 점점 희미해지는 시력을 붙들고 길 위에 섰듯이 하나의 결정이 삶에 존재하는 여러 겹의 무늬를 떠올리며 은혜 역시 자신의 삶을 무언가로 채우며 조각 난 삶을 이으리라 마음을 세웠으리라.


   벌집은 꿀을 모은 벌이 육각형 방들에 켜켜이 쌓아 밀랍을 지어 하나의 집채를 이루어 하나의 유기체로 전체를 아우른다. <<벌집과 꿀>>에 묶인 각개의 작품 속 인물들은 저마다의 상처와 기억을 안고 고립되어 살고 있지만, 갖은 고통을 감내하며 생존해 온 삶의 서사이다. 여러 사정으로 고국을 등지고 살아야 했던 디아스포라의 삶은 생면부지의 땅에서 정착하기 위하여 분투하였지만, 이주한 곳에 뿌리를 곧게 내리지 못한 채 힘겨운 시간을 버텨 왔다. 상실의 아픔을 간직한 채 선택과 결정을 이으며 지내야 하는 유랑민의 상흔이 개인의 운명으로 치부하기에는 민족적 아픔이 전해진다. 전란으로 부모를 잃고 혼자가 된 아이가 살아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떠올리며 참혹한 시련을 견디려는 희망이 피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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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special 이재명 who? special
비타민 지음, 팀키즈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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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인 삶을 넘어 고유한 정체성으로 특별함을 선보인 Who? 시리즈의 인물로 이재명 대통령이 주인공이라는 출간 소식을 듣고 반가움이 앞섰다. 그는 어려운 시절을 겪고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하여 한 걸음 한 걸음 성실하게 자리를 지켜 온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는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 시대에 입지전적 인물로 노력과 성실함으로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대과를 이뤘다.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이재명은 가난한 집안의 자식으로 학교생활이 쉽지 않았다. 미술 시간 준비물을 챙길 만한 여력이 없어 수업 시간에 참여가 어려웠고, 담임선생님의 지원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돈이 없어 행복한 경험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줘 추억을 품고 살아갈 용기를 준 선의의 행동은 훗날 이재명이 어려운 사람을 도우며 자신의 꿈을 펴는 이로 자리하게 하였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진학 대신 공장으로 일하러 가야 했다. 그는 교복을 입고 학교 다니고 싶었지만, 중학교 학비를 지원받을 수 없는 형편에 여러 공장을 옮기며 돈을 벌어야 했다.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일하느라 한 쪽 팔이 기계에 끼이는 사고로 장애를 얻어 고통을 받았다.


 

  소년공으로 일하며 고졸 출신의 노동자가 자유로이 다니는 모습을 보고 배움에 대한 열의를 품었다. 초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않은 공장 노동자들에 비하면 고등학교 졸업자를 우대하는 공장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공장일을 마치고 검정고시 학원에서 공부하여 중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하였고, 고등학교 검정고시 합격을 위하여 학업에 매진하고 싶었지만, 아버지는 더 이상 학원비를 대줄 형편이 아니라 검정고시 공부를 포기하기를 바랐지만, 이재명은 끝까지 해보자고 마음을 굳혔다. 그의 딱한 사정을 안 학원 원장은 무상으로 공부할 기회를 열어 줘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하였다. 고졸 학력을 얻은 그는 학력고사 날짜까지 남은 8개월을 공부하여 중앙대 법학과 장학생으로 합격하였다.

 

이재명은 장학생으로 장학금에 생활비까지 지원받아 대학 다니며 어느 때보다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그는 지원받은 돈을 가치 있게 쓰기 위하여 형 공부를 지원하였고, 법학을 공부하여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부당한 대우를 받는 서민들을 돕는 법조인으로 생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민주화를 위한 학생운동 가담자의 탄압은 가혹했고, 물고문으로 목숨을 잃은 고 박종철 열사를 보면서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투신한 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공정한 세상을 위한 법조인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는 달리 사법고시에 낙방하여 다시 시험을 치러야 했다.

 

그의 무뚝뚝한 아버지는 그동안 청소부로 일하며 모은 돈을 모아 아들의 시험 뒷바라지를 하였다. 아버지의 지원은 풍족한 돈은 아니었지만, 아들을 사랑한가장의 사랑이 돈 봉투에 담겨 있었다. 이재명은 아버지의 사랑과 개인의 질긴 노력 끝에 마침내 과업을 이루고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사법연수원 시절 고 노무현 대통령의 강연을 듣고 사회적 약자를 돕는 변호사로 가시밭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산재를 입었지만 불법 체류자로 강제 출국당한 노동자의 산업 재해 요양 승인을 받아 도움을 준 사례는 인권 변호사로 자신의 역량을 키워 사회적 약자에게 도움을 전하는 의로운 행동으로 귀결된다.

 

다른 방향으로 걷던 둘이 만나 하나 되어 같은 방향을 보며 뜻을 키워갈 배우자를 만나는 일은 한 개인에게는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일이다. 지금의 영부인을 소개 받았을 때 첫눈에 반한 이재명은 어렵고 힘든 시기를 일기장에 담으며 스스로를 담금질하였다. 소년공으로 견디기 힘든 시절의 고달픔을 눈물 섞어 읽은 여인은 만난 지 1년도 안 되어 결혼식을 올린다. 이후 그녀는 남편을 소리 없이 내조하며 정치인으로 생활하는 데 일조하였다.

 

   제20대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였지만 선거를 앞두고 여러 악재가 겹쳐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에게 대통령 자리를 내줬다. 이재명은 능력 부족으로 대통령에 낙선했다고 여기며 정치인으로서 길을 걸어야 할 것인지 고민하였다. 이후 잘못된 법을 고치고 새로운 법을 세워가는 길에 함께하는 정치인으로 마음을 다잡고 더불어 민주당 대표로 역할을 수행했다. 대한민국을 계엄 정국으로 몰고 간 대통령에 맞서 위험을 무릅쓰고 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를 거쳐 뜻을 관철하였다. 여차하면 생명의 위해가 따를 수 있는 상황이었음도 불구하고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헌법재판위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결정에 따라 제21대 대통령으로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었다.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짧은 문구에 강한 실천을 담아 내란으로 무너진 나라를 바로 세우려는 의지를 보인 결과 6·3 대선에서 49.42% 득표율로 제21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당선 후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한 대통령은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정책을 실현하겠다고 피력하였다. 그는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악의 축을 끌어내기 위하여 분투하는 대통령으로 공정과 평화가 지속되는 사회를 이뤄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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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기원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박지선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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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화 시대를 거쳐 불확실성이 대두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로 진입하여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고, 예측하기 어려운 변화가 계속 발생하여 평안하게 사는 일이 쉽지 않다. 안정된 규범으로 움직이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유동적인 상태에 있다는 사회학적 개념인 액체 사회는 고정된 구조의 지배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물신 풍조 팽배와 공동체 기반의 안전망 약화로 파생되는 문제 사회는 여러 위험 요소를 낳고 사람들은 불안감을 안는다. 예측할 수 있고 계산이 가능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실천하며 살지만,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시스템의 결함과 사회적 무관심이 빚은 인재(人災)에 해당하는 대형 참사에 해당하는 세월호 침몰과 이태원 사건 등이 그 예이다.


  국가는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 국민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하여 존재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흔한 현실이다. 소리가 없어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진행되는 조용한 입막음은 사회를 점점 두렵게 에워싼다. 삶의 어디에서든 죽음의 존재를 마주하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강화된다.


  ‘모든 죽음은 저마다 한 세계의 종말이며 고유한 그 세계가 끝나면 같은 세계가 다시 나타나거나 부활할 수 없다.’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의 말처럼 죽음은 영원한 상실이자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이다.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나는 어떻게 죽음을 맞을 것인지 생각이 많아진다. 고통 없이 살다 집에서 생을 마감하는 죽음을 떠올리지만 죽음의 양상은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나타난다. 가지 않은 길을 걷는 것처럼 죽으로 향하는 길은 느닷없이 내게로 오기에 현재적 삶에서 생명의 유한함을 인식하고 살아갈 뿐이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폭행하여 죽음에 이르게 한 악의 축이 늘고 있어 지하철을 기다리다가도 누가 나를 위해하는 것은 아닐지 불안감이 들 때가 있다. 세상을 살 만하다는 인식을 뒤엎는 악을 자행하는 범죄자들이 늘고 있다. 도처에 매복되어 있는 악은 유동적인 현대 사회에서 돈독한 관계 유지는 드물고,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악의 그림자를 드리우는 반사회적 행동으로 보통의 하루를 위협하는 악인이 있다.


   허리케인, 지진, 홍수 등의 자연재해처럼 통제 불가능한 것을 통제하려는 이들에 의해 자연재해의 차별은 자행된다태국 정부가 지진과 쓰나미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관광 산업 피해를 우려해 경보를 발령하지 않기로 한 사례를 보고 도덕적 책임을 따지고 싶었다. 두려움에서 벗어날 기회를 빨리 얻지 못하여 횡액을 맞는 것처럼 두려움에 빠지는 상황을 피하거나 이를 벗어날 수 없다는 두려움은 커진다.


   무모하게 자행되는 테러 위협은 더 많은 테러에 영감을 주고, 그 과정에서 테러가 더 많이 발생해 테러 때문에 두려움에 떠는 사람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안전에 대한 욕구를 악용하여 발생하는 테러 행위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수호하려는 공동체의식이 함양될 때 통제될 수도 있을 것이다.


   부정적으로 세계화된 유동적 현대 사회에서 예측 불가능한 일은 증가한다. 안전한 생활을 위협하는 세력에 맞서 호신용 물건을 구비하여 소지하는 이들이 늘어날 정도로 안전을 위해하는 일들이 곳곳에 벌어지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거두고 자신이 꿈꾸는 세계로 나아가기 위하여 희망을 품을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공동체 의식 함양을 토대로 한 세계 시민으로서의 연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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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질문력 -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는 아이로 키우는 인문학 질문 100
김종원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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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답이 없는 삶에서 답보다 질문을 평가하라.’

   유대인의 격언은 부모가 아이에게 물음을 어떻게 던져 아이의 생각을 확장하느냐를 중시하는 듯하다질문이 달라지면 그에 따른 답도 달라짐을 경험으로 안다정치경제언론문화 등 전 영역에 걸쳐 막강한 힘을 드러내며 전 세계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이들은 유대인이라 할 정도로 질문의 위력을 가늠케 한다인공지능 시대에 지식은 클릭 하나로 배움을 확장할 수 있지만 물음을 던지기 위하여 사유하는 힘은 줄어들어 우려 섞인 시선으로 책을 읽는다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는 아이로 키우는 인문학 질문 100이라는 부제에 걸맞은 [부모의 질문력]은 아이가 맨 먼저 만나는 부모가 던지는 물음의 가치를 일깨운다.

 

   남이 가르쳐준 진리는 의수이자 의치라는 글로 자신의 사색으로 얻은 진리는 진짜 손발 같은 것으로 진정한 나의 것이 됨을 강조하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아이가 다르게 질문하여 자신의 길을 찾는 여정에 부모는 사랑 듬뿍 담긴 질문으로 아이가 살아갈 세상을 열어주는 이정표로 자리해야 한다아이를 위한 모든 질문은 아이를 시작하게 해 실천과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제대로 된 말을 사용해야 한다아이의 생각을 틀렸다고 평가하는 부정적 표현보다는 그렇지 않다고 여기는 이유와 생각을 스스로 찾아 답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부모 말은 아이 삶의 철학을 자리 잡는데 영향을 끼친다엉뚱한 곳으로 빠지지 말고 평준화된 길을 걷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이의 상상력을 저해하는 요인임을 알면서도 경계를 벗어나는 생활을 탐탁지 않아 했다아이를 가치 있는 것을 창조하는 이로 키우고 싶다면부모는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것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해야 한다아이가 관찰한 지식과 정보를 호기심으로 연결하려면 상황을 한 줄로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일상적 질문을 통해 아이 생각을 자극함으로써 아이가 평소 배운 지식을 스스로 연결해 나의 지혜를 발견케 하는 삶을 만들어가는 일이 필요하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사유형 질문을 던짐으로써 아이에게 사랑으로 다가가면 아이는 스스로 바뀌는 것임을 기억하고 기다리는 일은 부모의 몫이다시간과 정성을 투자해 책을 읽는 행위는 편협한 사고를 벗어나 드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같은 재료를 다양하게 변주하여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처럼 남과 다른 생각이라도 거리낌 없이 질문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때 아이의 지성은 자극된다아이는 단계별로 성장하며 부모와는 다른 생각을 표현할 때가 있다상충하는 의견으로 협상을 봐야 하는 경우 아이를 이기려고만 하지 말고 아이의 마음을 읽고 이해하는 일이 우선이다.

 

   정해진 삶을 바꾸기 위해 인간 스스로 창조한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말한 질문은 현실에 안주하는 태도에서는 나오지 않는다물고기를 잡아주기보다는 물고기 낚는 법을 일러주는 게 아이가 주도형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쌓인다고 말하지만 근시안적으로 판단하며 보낸다.

  ‘부모의 일상이 아이의 일상을 만든다.’

   부모와의 대화와 토론에 익숙한 아이는 신중하고 참착하게 사리를 분별하며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표현한다아이 스스로 생각하며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야 아이는 중심을 잡고 바로 설 수 있다새롭게 시도하며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며 기다리는 부모로 거듭나기 위해 나는 지금 아이에게 어떤 질문을 하는지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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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성지 2025-04-13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보문고#VORA#보라서평단#서평단#보라독서단#부모의질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