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26 - 2026 대한민국 소비트렌드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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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를 지나 낮이 조금씩 길어지는 세밑에 허탈함과 씁쓸함이 스며든다. 해를 거듭할수록 신체는 생각대로 움직여지지 않고 몸이 보내는 통증 신호에 불안감이 엄습한다. 사는 동안 팔팔하게 지내다 사나흘 앓은 후 이 세상 소풍을 끝내면 좋겠지만, 뜻대로 되지 않은 게 인생이다. 100세를 살게 될 수도 있는 ‘호모 헌드레드’의 시대, 건강은 긴 기간을 버티는 데 필요한 조건이다. 질 높은 삶의 시간을 확보하여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는 일이 100세 시대의 화두처럼 자리한다.

2년에 한 번 직장인 건강검진을 받으며 건강 상태를 체크해 왔는데 앞으로의 시간을 무탈하게 보내기 위하여 건강할 때, 몸을 돌보며 지내야 한다. ‘웰니스’가 삶의 목표가 된 시대에는 건강 지능(HQ)이 중요해진다. 자신의 몸을 스스로 학습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상태를 설계하며, 의료 도움을 선제적으로 활용해 미래의 위험을 예방하는 건강 관리로 자신을 보살펴야 한다.

2024년 기네스에 '세계 최고령 작가'로 등재된 김형석 교수는,

‘나이 들어도 일을 사랑하고 열심히 일하여 성취하는 과정에 어떤 에너지 같은 것이 작용해 건강을 유지하도록 해준다.’

라고 석학의 생각을 전하였다. 건강한 삶은 인생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고,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데 건강치 못한 상황이 걸림돌로 작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나이가 들면 정신적 책임이 신체적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 스트레스나 노이로제 등의 부정적인 문제로 정신적 건강을 잃으면 이 역시 신체적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건강 지능이 높아지면서 일찍부터 자녀의 성장을 위하여 연령대별 영양제를 챙기는 부모가 늘어나면서 어린이 건기식 시장 규모는 성장하였다. 청춘으로 불리는 20~30대부터 시술 및 수술을 통해 노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높은 건강 지능 보유자들은 세 단계의 건강 관리에 힘쓴다.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식단·운동·멘탈 등을 관리하고,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시술·수술·호르몬 치료 등 의료적 관리를 병행한다.


총체적으로는 신체 전반에 걸친 건강 관리에 생활 및 환경적 요소까지 고려한 생활 방식으로 건강을 관리한다. 유전자분석 결과에 기반한 식단이나 영양제 선별에 도움받을 수 있는 건강 관리 플랫폼 ‘젠톡’ 검사 키트를 구매하였다. 집에서 검사 키트를 받아 침이나 모발 등을 채취하여 우편으로 보내면 며칠 안에 앱을 통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니 내용이 궁금해진다.

100세 시대 생활 전반에 걸쳐 이뤄야 할 건강 관리는 개인의 실력으로 여겨질 정도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질 높은 수면을 위하여 현대건설은 AI기반 맞춤형 헬스케어를 도입하였다. 헤이슬립은 온도, 조도, 습도, 환기 등의 주거 환경을 AI와 IoT로 자동 제어해 수면의 질을 과학적으로 개선하여 삶의 질을 높인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사실 앞에 망연자실하기보다는 건강할 때 건강을 챙기고 살아야 한다.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일에 가치를 두고,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기 위하여 건강 지능은 자산처럼 관리해야 할 대상이다. 나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급격하게 변하여 가늠하기 힘든 불확실성 시대를 살며 알고리즘이 제시하는 플랫폼 메시지를 확인한다. 소비자가 클릭하거나 체크하지 않아도 되는 제로 클릭 시대에 AI의 압도적 능력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AI는 고객의 과거 주문 이력, 건강 프로필, 실시간 선호도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메뉴를 제안하는 시대에 건강 관리를 위해 나의 식습관 점수를 매기는 일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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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김선수 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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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한 해 동안 54,516명의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학생이 학업을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2024 교육통계연보(교육부), 2025]

   ‘학교 밖 교육은 학교 밖 청소년이 늘고 있는 상황에 불가피한 사정으로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에게 새로운 배움의 길을 열어 주는 기회로 작용한다. 학교 안에서 채울 수 없는 경험은 학교 밖 교과서로 교육의 대안으로 일상의 변화가 쌓여 배움과 성장으로 이어진다. 학교 안 교육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청소년에게는 학교 안 교육이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줄 대안이 필요하다. 학교 안팎 어디에서든 접하는 경험이 배움을 위한 변화로 이어져 학교 밖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여정이 공감과 위로 속에 이뤄져야 한다.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며 비슷한 것들을 보고 배우는 학교에서의 생활과는 달리 학교 밖에서의 삶은 대인 관계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과정부터 시작해야 한다. 삶의 방향이 달라 친구 관계의 변화가 생겨 기존의 친구가 멀어질 수 있음을 인지하고, 단단한 관계 유지를 위해서는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며 배려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보호자와 선생님은 학교 밖 청소년을 대할 때 편견 없이 아이의 생각을 경청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는 학교 밖 청소년이 자기 기준에 따라 삶을 설계하고 배움을 통해 자신의 길을 탐색하는 과정을 지지하는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


   공교육 중심의 학교 교육을 받은 보호자로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가는 자녀에 대한 불안감은 있겠지만 자녀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자녀를 응원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학교 밖 지원센터(꿈드림센터)에서 지원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하여 도움을 받으며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학교 밖 청소년이 있음을 기억하면 도움 될 듯하다. 학교 밖 지원 센터는 학업, 진로, 자립 생활, 심리 상담 등을 돕는 종합 기관으로 인턴십 연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학교 밖 청소년은 교실 중심의 공급처 교육에서 벗어나 일상 속 발견을 통해 배우며 성장하는 교육의 의미를 새기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해야 하는 의무감에서 벗어나 알아보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을 찾아 나서는 기회로 삼아 다양한 경험에 방점을 둘 필요가 있다.


   학교 밖 교육의 대안으로 나온 대안학교 교사의 답변 중, 두통 수업은 인상적이다. 대한 교육을 받은 대안학교 교사는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고민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에 무게를 싣고, 다양한 수업의 효용성에 교육의 본질을 담았다. 대안학교 교육은 나만의 길을 찾는 과정에서 겪을 어려움을 각오하며 주체적으로 나아갈 도전자에게 좋을 교육 방법이다. 주어진 공간에서 다양한 시도로 얻는 게 있다면 꿈의 실마리를 찾는 시발점으로 자신을 알아가는 데 유용할 듯하다.


   정기 고사에 수행평가, 교우 관계의 불화 등으로 공교육의 불편함을 겪은 아이가 자퇴를 하고 학교 밖 청소년이 되었다. 아이는 자신이 꿈꾸는 웹툰 작가의 길을 걷기 위하여 촘촘한 계획을 세워 실천 중이다. 형식적으로 협업하는 프로젝트 활동보다는 관심사에 따른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며 나다운 배움의 방식을 취하여 다행스럽다. 행복한 일상을 찾아 공교육보다는 대안교육을 선택한 이는 자신의 목표, 성장, 환경을 면밀히 탐색한 뒤 학습 여정을 새로이 설계할 몫은 선택한 이의 몫이다.


   익숙하고 편안한 길을 걷기보다는 낯설고 험난한 길이지만 황폐한 길을 걷다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자신에 대한 믿음을 높게 평가하며 주도성을 회복하면 좋을 듯하다. 자신의 학습 경로를 스스로 설계하며 자신만의 커리큘럼을 만들어 실천하는 가운데 새로운 양분이 쌓일 것이다.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하여 걷는 과정에는 쉽지 않은 시간이 함께 흐른다. 학교 밖 청소년이 다양한 경험을 쌓아 자신의 길을 능동적으로 찾아가는 과정에, 학교 안에서 학교 밖으로 공간을 이동하였을 뿐이라 받아들이며 이들이 가능성을 시험하는 도전이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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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동주 창비교육 성장소설 15
정도상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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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칠흑 같은 어두운 숲속 길을 잃고 헤매던 날, 환한 빛이 주는 안온함을 떠올리며, 시를 통해 세상의 값진 열매를 따는 ‘소년, 동주’를 상상하며 책을 읽었다. 동주는 조국 광복의 기쁨을 채 맛보기도 전에 서둘러 하늘의 별이 되었다. 그는 은진중학 3학년 이후 천상에서 몽규와 익환을 다시 만나 막역하게 지낸다. 동주는 생전에 쓴 시를 낭송하는 자리에 들러 마음으로 기뻐하며 사람들 마음속으로 여행한다.

문제지에 나온 시를 읽는 열여덟 살 새봄이,

‘시인의 청소년 시절은 어땠을까?’

라는 물음은 윤동주의 청소년 시절을 불러내었다. 동주의 고종 사촌인 몽규는 같은 해 동주보다 석 달 전에 태어나 학창시절을 같이 보냈다. 같은 해에 태어나 같은 해에 하늘의 별이 된 동주와 몽규는 평생을 동반자처럼 살았다. 북간도 용정에서 태어난 동주는 은진중학교에 입학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나라 잃은 설움을 겪은 탓에 명동소학교 졸업 후 대랍자 현립소학교를 졸업한 후에 중학교 입학이 가능하였다.

소학교 시절부터 문학을 꿈꿔 온 몽규와 동주는 은진 교정에서 해성소학교를 졸업한 익환을 다시 만나 단짝으로 지냈다. 동주는 달리기를 잘하였고, 공을 잘 다뤄 축구부에 들었다. 몽규는 소학교 시절부터 지하 서클에 가입하여 명동촌 청년들의 모임에도 나갔던 이력대로 독서회에 들어 활동했다. 몽규는 북간도에 독립군이 사라져 버린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일본군과 만주국 자위단의 민간인 학살을 알리는 유인물을 배포하였다.

철두철미한 애국자 명희조 선생님이 조직한 비밀 서클에 가입한 몽규는 민족의식으로 무장하여 나라의 독립을 당기는 데 힘을 보태고 싶었다. 천재로 학습과 인문학에 두각을 보인 몽규는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콩트 당선으로 필력을 인정받았다. 몽규는 전교 일등의 명예와 신춘문예 당선이라는 명성과는 달리 비밀을 안고 새로운 길로 나섰다. 익환은 숭실중학교로 편입하기 위하여 평양으로 길을 떠났고, 동주는 평양 숭실로 편입하고 싶은 바람을 꺾지 않았다. 동주는 광명중학으로 전학해 중국의 의대나 법대를 가라는 아버지의 바람을 따르지 않았고, 자신의 뜻을 관철시켰다.

낙담하여 학업에 정진하지 못한 동주는 익환과는 달리 평양 숭실중학교 한 학년 아래에 이름을 올리고 학교생활을 새롭게 시작하였다. 동주는 정지용 시인과 백석 시인의 작품을 읊조리고, 시상을 전개하는 데 관심을 보이며 시를 썼다. 윤산온 교장은 신사 참배를 강요하는 총독부 학무국의 지시를 거부하여 면직을 당하였다. 이 일이 도화선이 되어 학생들은 윤 교장 복직을 요구하며 신사 참배를 거부하는 행동에 동참하였다.

일본군에 맞서 저항한 학생들의 희생은 학교 휴업으로 이어졌고, 익환과 동주는 광명중학교로 왔다. 가슴 속에 어린 아이의 자아를 품고 살아온 동주는 동시를 잡지사에 투고하고, 잡지에 실린 동시를 가족이 읽을 때면 뿌듯함에 기쁨의 미소를 띠었다. 동주는 ‘먹고 살기 위해, 더 부자가 되고 싶어, 출세를 위해’ 친일 행각을 서슴지 않는 이들이 늘어난 현실에 비애를 느끼며 동시를 썼다. 그는 삿된 생각이 비집고 들어올 틈을 주지 않기 위해 동시를 부지런히 습작함으로써 광명중학교 생활을 버텼다.

문학적 영달을 버리고 독립군의 길을 걷고자 했던 몽규는 민족을 배신하고 밀정이 된 사람의 밀고로 체포되어 고초를 겪다 석방되어 용정으로 왔다. 몽규는 공부를 마치고 문화 운동으로 민족성을 드높이는 활동을 꿈꾸며 연희전문학교 문과 입학을 굳혔다. 동주 역시 연희전문학교 문과 입학을 꿈꿨으나 의대로 진학하여 안정적인 길을 걷기 바라는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혔다. 뜻을 펴지 못한 채 사위어가는 불꽃처럼 상심하는 손자를 보다 못한 할아버지의 설득으로 연희전문학교 입학시험을 치렀다.

동주와 몽규는 동아일보 사회면에서 연희전문학교 합격자 명단을 확인하고 곧바로 입학식에 참석하였다. 둘은 북간도로 가지도 못한 채 기숙사를 배정 받고 대학 강의를 들어야 했다.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한 동주는 교토의 도시샤 대학에 문학부에 입학하여 한글로 시를 썼다는 이유로 독립운동 혐의를 받고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되어 고초를 겪다 고향을 애타게 그리워하며 죽어갔다. 나라의 광복을 시로 노래하던 시인은 스물일곱에 하늘의 별이 되어 생전에 누리지 못한 자유를 누리며 시를 읊고 음미하는 사람의 마음에 공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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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헬로키티 에디션, 미니북 랩핑본) - 기분 따라 행동하다 손해 보는 당신을 위한 심리 수업
레몬심리 지음, 박영란 옮김 / 갤리온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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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사함으로 피어나는 헬로키티 버전의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로 새롭게 출간한 책을 구매하였다. 상사는 뭐가 그리 기분 나쁜지 출근할 때부터 인상을 찌푸리고 인사도 없이 자기 자리에 앉아 컴퓨터 자판을 크게 두드린다. 직원들은 불똥이 튈까 싶어 살얼음판을 내딛는 것처럼 상대의 표정을 살피며 오전 일과를 시작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서로의 감정은 교류되어 일상의 모든 영역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것이 감정 전염이다. 희로애락을 포함한 모든 감정은 아주 짧은 시간에 한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 전염된다.’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서로의 감정은 교류되어 일상의 모든 영역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것이 감정 전염이다. 희로애락을 포함한 모든 감정은 아주 짧은 시간에 한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 전염된다.    (55)


   한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는 직장인이라면 느꼈을 만한 일이다. 의견 충돌이 있던 동료 둘이 서로의 잘못을 들춰 지적하며 언쟁하던 시간에 함께 있던 사람은 지쳐갔다. 타인에게 전염된 기분을 쳐내지 못하고 우울감에 마음이 무거워졌다며 이 공간을 피하고 싶었다고 속내를 드러내는 이와 대화하며, 남의 감정까지 내가 감당할 몫은 아니라고 자신을 달랜다.


   기분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변하는 감정 상태이고, 태도는 이를 스스로 선택하고 통제하는 행동 방식이다. 내 감정 상태를 타인에게 전가하여 만만한 사람을 분풀이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타인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있다면, 감정이 상하더라도 우회하여 표현할 수 있다. 기분이 안 좋을 때면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는지, 잠은 잘 잤는지, 운동은 하면서 지냈는지 자문하며 스스로 점검하는 과정에 좋지 않은 감정을 조율한다.


   습관적으로 남을 욕하면서 타인을 문제 삼아 입방아를 찧고는 듣는 이 역시 자신의 험담에 동조해 주기를 바라는 동료가 있다. 잘 맞지 않는 사람이라 멀리하고 싶지만, 조직의 구성원으로 만날 수밖에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한자리에 앉기도 한다. 냉담한 상대에게 환심을 살 필요 없이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접근하며, 확증 편견으로 타인을 보는 사람과는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


  ‘인생은 자유로워 보여도 언제나 족쇄를 달고 추는 춤과 같다. 우리가 무언가에서 벗어나려고 할수록 스스로 손발을 묶는 셈이 된다. 내 크고 작은 마음들에 관심을 가져주자.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은 내 안에 있다.’ (152)

   자유로운 존재로 자신의 삶을 잘 사는 것처럼 보이던 사람이 겉보기와는 달리 감정의 기복에 시달리면서도 감정을 삭이고 사느라 화증에 시달린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나 역시 가난한 집안의 장녀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 채 지내느라 고단했던 시간이 있었다. 감정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몰라 드러내지 못한 채 감정을 숨기고 살았던 시간을 위로하고, 감정을 억제하기 보다는 자신의 방법대로 표현하며 감정을 직시하기를 바란다.


   ‘내 마음이 지옥일 때에는 누구에게라도 악의를 느끼듯이, 내 마음이 편안해지면 남의 마음을 섣부르게 집작하는 태도는 사라질 것이다.’ (190)

   일반적으로 우리는 무슨 일이든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타인의 행동이 나에게 영향을 끼치기 위한 것으로 여기며, 상황과 맥락을 짚어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판단한다. 부정적인 시선으로 어떤 대상을 보았다면 부정적으로 봐 온 원인을 찾아 스스로 잘못 생각한 것은 없는지 회의할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지혜를 떠올리며, 부정적인 감정은 긍정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동력으로 삼아 발전하는 자아와 만날 때, 의미는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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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뉴 와인을 읽다, 보다, 걷다 - QR 영상으로 떠나는 포도밭 여행
이종영 외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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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밤마다 와인 위스키교실에서 와인 공부를 하며 와인을 시음하는 수업을 받았다. 화이트 와인인 소비뇽 블랑, 샤르도네를 마시며 부드러우면서도 입에 감기는 맛을 즐겼다. 이론 수업보다 시음하는 시간을 즐기다 보니 프랑스 와인 생산지 이름도 가물가물하다. QR코드로 부르고뉴의 포도밭을 보는 동안 마음은 평화로 차올랐고, 많은 부르고뉴 포도밭을 보며 이곳이 와인 생산지로 각광받는 이유가 궁금해진다.

와인에 조예가 깊은 네 명의 저자는 프랑스 와인의 대표성을 띠는 보르도와 부르고뉴의 지역별 특징을 비교하며 부르고뉴 와인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대서양에 가까운 위치에 있는 보르도는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아 변덕스러운 날씨로 다양한 품종을 블렌딩하여 왔다. 반면, 부르고뉴는 대륙성 기후 영향을 받는 내륙 지역으로, 일교차가 커 단일 품종의 와인을 만든다. 와인의 가장 큰 특징은 단일 포도품종의 와인을 만든다는 것이다. 부르고뉴에서는 한 포도원에서 하나의 품종을 재배하여 와인을 만들기 때문에 포도원 개수만큼이나 다양한 특징이 존재한다.

부르고뉴는 보르도에 비해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적어 와인 총생산량에 있어 부르고뉴는 보르도 생산량의 약 4분의 1에 불과하다니 품질이 좋으면서 가격이 저렴한 와인은 찾기 힘들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르고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와인 산지로 명품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을 아우른다. 중세 시대 수도원을 중심으로 경작된 포도밭과 귀족 소유의 포도밭은 프랑스 대혁명을 기점으로 민간에 분배되어 새로운 방식으로 와인 발전을 이어갔다.

포도 재배자인 도멘은 포도를 직접 기르고 와인을 숙성 · 병입하여 시장에 내놓는 역할을 한다. 포도밭의 세분화에 따라 와인 유통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네고시앙은 부르고뉴 와인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네고시앙들은 전통적 방식에 현대적 기술을 접목하여 효율성을 높이며 부르고뉴 와인의 명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부르고뉴의 떼루아는 와인을 탄생시키는 토양, 지질, 기후 등 자연환경을 의미하는 것을 넘어 와인 생산 역사와 맞물려 정체성을 형성하였다. 원산지 통제 명칭 제도는 다양한 포도 재배 지역을 명확히 정의하고, 지리적 경계를 설정해 각 지방 특성에 맞는 등급 체계를 마련하였다. 끌리마는 포도밭 구획을 넘어 부르고뉴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핵심 요소로 떼루아를 부르고뉴식으로 표현한 개념이다.

부르고뉴 지역이 떼루아의 중심지로 여겨지는 이유는 서로 다른 기후대 세 가지가 겹치는 환경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봄과 가을에는 해양성 기후, 여름에는 지중해성 기후, 겨울에는 대륙성 기후의 복합적인 변화로 부르고뉴 와인의 품질을 뛰어나게 하며, 와인에 다양성과 정체성을 담는다. 부르고뉴의 대표 품종인 포도는 비탄의 포도라는 별칭을 가진 피노 누아로 꼬뜨 도르 지역의 포도로 최상의 품질인 와인이 탄생한다. 피노 누아는 기후 변화에 민감하고, 토양 구조와 구성 성분에 따라 품질이 크게 좌우되어 재배와 양조가 까다로워 정성이 요구된다.

부르고뉴 와인의 품질 향상과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1935년 AOC 법령을 도입하여 와인 품질 등급의 표준 모델로 자리 잡았다. 라벨에는 와인의 명칭과 품질 등급와 함께 포도원 이름을 기재하여 소비자와 소통하는 말 없는 판매자로 기능한다. 주브레-샹베르탱은 꼬뜨 드 뉘내 빌라주 AOC 가운데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고, 최상급 와인부터 평범한 와인에 이르기까지 띠어난 품질을 보인다니 이곳에서 생산하는 레드와인을 맛보고 싶다.

꼬뜨 도르에서 가장 우수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 마을 중 하나인 뫼르소는 샤르도네 품종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을 생산한다. 버터, 아몬드, 구운 헤이즐넛 풍미 외에 섬세한 시트러스 과일향, 미네랄이 더해져 풍부하고 화려한 화이트 와인이라는 평을 받는다. 다른 마을보다 오랜 시간 오크통에 숙성하기 때문에 복합적인 풍미가 난다고 한다. 기후 조건이 뛰어나고 우수한 토질을 보유한 슈발리에 몽라셰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샤르도네 포도로 만드는 고급 화이트 와인 산지이다. 풍부한 과일향과 산미, 오크 향이 조화를 이루는 진한 풍미에 미네랄이 더해져 최고의 맛을 뽐낸다니 화이트 와인을 시음하고 싶다.

생산자가 와인의 스타일과 품질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부르고뉴 와인은 와인 애호가들의 찬사를 받는다. 시호에 따라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을 선택하는데, 재배하기 매우 까다로운 피노 누아 품종이라 수확량이 적은데다 좋은 품질의 와인을 만드는 과정이 어려워 가격이 높다. 시각과 후각, 미각을 활용해 시음하는 와인은 ‘지각→분석→해석→표현→선호’ 5단계 과정을 거친다. 주된 요리에 맞춰 와인을 선택하는데 담백한 한식에에는 화이트 와인이 더 어울리고, 해물 정류에는 샤르도네가 무난하단다.

매년 1월 부르고뉴에서는 포도 재배자들의 축제가 열리는데, 1월 마지막 주말에는 포도 재배농의 수호신인 쌩-뱅상을 기리는 행사를 연다고 한다. 19세기 말부터 시작된 부르고뉴 와인 박람회, 매년 5월 마꼬네 지역에서 열리는 전통 행사인 마꽁 박람회에서는 만 종류의 시음 샘플을 볼 수 있다니 통 큰 행사로 보인다. 11월 첫째 주말 오세르 포도 재배 회관에서 열리는 오세루아 그랑 뱅 축제는 부르고뉴 와인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기회가 닿는다면 부르고뉴 와인 학교에서 시행하는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부르고뉴 와인에 가까이 다가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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