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종교를 떠나 좋은 책이다.
녹음 중 밑줄긋기  

---------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므로 저것이 일어난다.
이것이 없으므로 저것이 없고, 이것이 사라지므로 저것이 사라진다.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는 無明으로 인해 行이 있다. 
의욕을 일으키고 조작하는 행으로 인해 識이 있다.
분별하는 인식작용인 식으로 인해 名色이 있다.
관념과 물질인 명색으로 인해 六入이 있다.
외부 대상을 받아들이는 육입으로 인해 촉(觸)이 있다. 
외부 대상과 만나는 촉으로 인해 수(受)가 있다.
좋고 싫은 느낌인 수로 인해 愛가 있다.
애타는 욕망인 애로 인해 취(取)가 있다.
고집하고 집착하는 취로 인해 有가 있다.
삼계를 윤회하는 존재인 유로 인해 生이 있다.
태어남인 생으로 인해 늙음, 죽음, 슬픔, 눈물, 고통, 근심, 갈등이 한꺼번에 있게 된다.
이와 같이 괴로움의 무더기가 모두 일어나는 것이다.  

 --------

보시하는 사람은 탐욕을 끊게 되고, 인욕하는 사람은 분노를 떠나며,
선행을 쌓는 사람은 어리석음을 벗어나게 됩니다.
이 세 가지를 갖추어 실천하면 빨리 열반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가난하여 남들처럼 보시할 수 없더라도 다른 사람이 보시하는 것을 보고
칭찬하고 기뻐하면 그 복은 보시하는 사람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

홀로 살면서 방일하지 않는 성자
비난과 칭찬에 흔들리지 않나니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남에게 이끌리지 않고 이끄는 이
현명한 이들은 그를 성자로 압니다. 

 

  

 

 

 

조계종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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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1-01-15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첫 대목이... 몇 번 읽었어요. 그 어떤 댓글로도 저 대목으로 인한 울림을 전달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프레이야님.

프레이야 2011-01-15 21:44   좋아요 0 | URL
그 대목을 거꾸로 거슬러 읽어보면 해답이 나오는 거 같아요.
고집과 집착만이라도 극복할 수 있을까 애쓰는 것 자체가 왜 힘든가 하는 해답도 나오고요.
블랑카님 저 작은딸이랑 퍼머하고 왔는데요, 귀가 떨어져나가는 줄 알았어요.
추운 날씨, 분홍공주랑 건강 조심하세요.
근데 앞머리 좀 우습게 됐어요.ㅎㅎ

hnine 2011-01-15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낮은 소리로 따라 읽어보니 읽는 동안이나마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네요.
불교에서 경전을 소리내어 읽게 하는 이유가 그런데 있나봐요.
마지막 인용문의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은 숫타니파타 중에 나오는 글 같아요.
녹음하시면서 또 좋은 구절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

프레이야 2011-01-15 22:51   좋아요 0 | URL
네, 게송이라고 하더군요.
행과 연이 있는 싯구였어요.
마지막 인용문 중 세 행은 익숙한 구절이죠. 맞아요.
또 소개할게요, 나인님^^

라로 2011-01-15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별찜 했어요,,,책을 사보긴 그렇고,,,이렇게 올려주시는 글 찜이나 해서 자주 읽어 보려구요,,

프레이야 2011-01-16 09:25   좋아요 0 | URL
굿모닝 나비님^^
네, 제가 요렇게 읽어드릴게요.ㅎㅎ
전 특히 두번째 인용구가 마음에 들어왔어요.
탐욕, 분노, 어리석음을 벗을 수 있는 방법이더군요.
컴패션 활동으로 선행을 베푸는 배우 차인표가 문득 생각났어요.
그의 연말 연기상 수상소감도요.^^

혜덕화 2011-01-16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것이 일어나므로 저 것이 일어난다.
저 것을 보는 것은 익숙한데, 내 마음 속의 이 것을 제대로 보기가 참 어렵습니다.

지난 밤, 배넷골 계곡을 넘어오는 데 바깥 온도가 영하 11도로 찍히더군요.
깜깜하고 추운 밤, 산 속을 달리는 기분도 좋았습니다.
아침에 광안리에서 콩나물 해장국 먹고 들어오는 길.
참 추운 겨울입니다.^^

프레이야 2011-01-16 11:28   좋아요 0 | URL
콩나물해장국 뜨끈하게 먹고 싶어지네요.
겨울이니 추워서 좋아요.^^ 귀가 떨어져나갈 것 같더군요.
삼천배를 올리시는 혜덕화님은 저같은 사람과는 다르실 거에요.
그냥 있는 그대로 내 생각과 마음이 개입되지 않고
무엇을 볼 수만 있다면 번뇌가 일지도 않을텐데요.

가넷 2011-01-16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구절은 언제나 읽고 들어도, 언제나 청량한 느낌이 들까요. 생각이 엉킨 실타래 처럼 복잡할때 읽으면 좀 안정이 되고는 했었죠.

프레이야 2011-01-16 14:05   좋아요 0 | URL
가넷님 오랜만이에요.^^
겨울답게 지내시나요?
엉킨 생각의 실타래가 나긋이 풀어지는 느낌 들다가 더 어려워지기도 하고..
실천과 마음수행의 문제 때문이겠죠.ㅠ

순오기 2011-01-16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말씀을 마음에 새기기는 하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거 같아요.
그래서
"가난하여 남들처럼 보시할 수 없더라도 다른 사람이 보시하는 것을 보고
칭찬하고 기뻐하면 그 복은 보시하는 사람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라는 말씀에 위로받고 요거라도 실천하렵니다.^^

프레이야 2011-01-16 17:15   좋아요 0 | URL
저도 이 말에 좀 위안 되었어요.
기부천사로 알려진 김장훈 같은 사람들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좀 알면 좋겠는데요 ㅎㅎ

양철나무꾼 2011-01-17 0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읽다가 프레이야님 목소리가 더 궁금해졌어요.
왜 산사에 가면 찻집 같은데서 흘러나오는 그런 목소리 있잖아요.
님의 목소리도 그런 목소리가 아닐까 싶어서 말이죠~^^

불교랑 관련된 책을 들추다가, 기준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는 걸 느꼈어요.
나로 비롯함이냐, 나로 말미암음으냐에 따라서 세상은 참 다르게 보이기도 하더라구요.

프레이야 2011-01-17 21:52   좋아요 0 | URL
실제로 들으시면 실망할 거에요.ㅎㅎ
비롯함과 말미암음, 생각을 주는 단어에요.
생각하지 말라 했는데요..

마녀고양이 2011-01-17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워서 그럴까.. 너무 움츠러들어요.
모든게 무거운 주말과 한주 시작이예요.

글을 가만히 물고 있어야겠어요.

프레이야 2011-01-17 21:53   좋아요 0 | URL
윗쪽은 많이 춥죠?
글을 너무 오래 물고 있진 마세요.ㅎㅎ
한 주의 시작, 무겁지 않게 살랑살랑 시작하면 좋을텐데요..
우리 그래요.^^

같은하늘 2011-01-23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글 마음에 담아야 두어야 할 글들이예요.
하지만 실천은 쉽지 않으니, 도 닦아야 할까봐요.^^;;;

프레이야 2011-01-23 18:16   좋아요 0 | URL
네, 늘 실천이 문제지요. 저도 그래요. 머리 쿵쿵.ㅎㅎ
 

 

 요즘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에서 편찬한 <부처님의 생애>를 녹음중이다.
회원신청도서인데 절반쯤 했다.
발음하기 어려운(우스운^^) 고유명사가 많은데 전체적 내용이 좋다. 
괴로움은 그 원인이 반드시 있는 법, 그 고리를 끊지 않는 한 인연의 번뇌는 계속 되리.
"사랑과 은혜는 근심과 슬픔의 근원이다."


퇴원하는 엄마를 보러 작은딸이랑 오전에 갔다.
혈뇨는 멈추었지만 주사도 더 맞아야하고 궤양은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할 거다. 아이를 두고 점자도서관에서 녹음하고 다시 갔더니
외손녀가 오랜만에 왔다고 장봐서 고기 구워줬나 본데, 당신은 잘 먹지 않는 음식이다.
얼굴이 창백해보인다. 일곱살짜리 손자가 더 놀아달라고 할머니를 보채고 있었다.ㅠ


어제는 토미 바이어의 "행복에 관한 짧은 이야기"중 오독한 단어가 있는 문장만 골라
수정녹음을 했는데, 처음 읽을 때 내가 밑줄 그어놓았던 문장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이제 우리를 이어주는 것은
서로에 대한 욕망과 넋을 잃은 찬탄과 고통스러운 그리움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서로의 일부라는 믿음이다.
우리가 있어야할 장소, 있어야할 시간에 있으며,
같은 상황을 괴로워하고 같은 일로 웃고 상대의 느낌을 알고
상대에게 힘든 일이 생기는 걸 원치 않는다는 믿음.
 

- 144쪽

 
   

 동시에, 김훈의 '내 젊은 날의 숲'도 일차편집 시작했다. 서사보다 역시 김훈의 글은 재독할 때 문장에 더 기울어진다.
그중 또 내가 밑줄 그어놓은 문장들이 파고든다. 

   
 

포승줄에 묶여서 고속도로를 여섯 시간 실려가면 남해안의 교도소가 나오듯이,
천국이라는 물리적 공간이 별도로 존재하는 것은 아닐 테지만,
혹시라도 그와 유사한 마을이 있다면 사람이 여자의 자궁 속에 점지되어 탯줄로 연결되거나
사람끼리 몸을 섞어서 사람을 빚고 또 낳는 인연이 소멸된 자리가 아닐까.
옛사람들이 孝를 그토록 힘주어 말한 까닭은 점지된 자리를 버리고 낳은 줄을 끊어내려는 충동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숨어서 불끈거리고 있는 운명을 보아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내세라는 낯선 시간의 나라가 있다면 거기서는 포유류로 태어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17쪽

 
   

기숙사에서 큰딸을 데리고 나와 어둠이 짙게 깔린 겨울의 황량한 거리를 달려왔다.
서로 말도 잘 안 하는 두 딸을 태우고 나혼자 여기 말 걸었다 저기 말 걸었다 그러며..ㅎ  

배철수가 '비정성시'를 말하는데 나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전생이나 후생이라는 낯선 시간이 있다면 나는 무엇이었을까?
왜 생물이나 무생물만 생각했을까, 나도 음악이나 그림, 아니면 그냥 북소리, 아니면 그냥 춤이었으면...춤... 
'나'가 아닌 어느 자유로운 영혼이 추는 춤이었으면...
익숙한 모든 것들과 진정 이별할 수 있을 때 진정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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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1-15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 건강하셔야 할텐데......내 젊은 날의 숲 아직 읽지 않았는데 님은 재독 하시는 군요.
서로 말도 잘 안하는 두 딸 데리고 오면서 이쪽저쪽 말거는 님의 모습.
가끔은 엄마가 아이들 앞에서 재롱을 떨어야 한다니까요. ㅎㅎ
떨어져 있었다고 내외하나 보네요.

프레이야 2011-01-15 17:34   좋아요 0 | URL
잘이 아니라 아예 안 하는 편이네요ㅠ
그 원인을 전 알지만 좋아지지가 않아요.
엄마는 나아지실 거에요. 고맙습니다.^^
녹음할 때 한 번 일차 편집하면서 재독, 이렇게 하니 더 좋아요.^^

무스탕 2011-01-15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께서 하루빨리 건강해 지셔야 할텐데요..
정성이가 아직 어려서 그런지 지성정성은 그저 떠들고 싸우고 낄낄거리고 씨끄러워요 -_-
만약 다음생에 뭔가로 태어나실것 같으면 제 곁으로 오심을 심각히 고려해 보세요 :)

프레이야 2011-01-15 17:36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고맙습니다. 나이질 거에요.
남자아이들이라 더 그런가요? 살가운 풍경이에요.
사실 다음 생에 태어나고 싶은 생각없지만 ㅋ 태어나면 춤으로 태어나
무스탕님 속으로 들어갈게요.ㅎㅎ

blanca 2011-01-15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유류로 다시 태어나지 말아야겠다. 그냥 이 페이퍼를 읽으니 통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저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다시 살고 싶은 시간들이 있답니다. 되짚으며 고치고 또 고치고 싶어요. 어머님 건강을 기원합니다.

프레이야 2011-01-15 21:37   좋아요 0 | URL
아, 다시 살고 싶은 시간이요.. 저도 있어요.
블랑카님 마음 정말 고마워요^^

hnine 2011-01-15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연이 소멸된 자리, 인연이 소멸된 자리...

고백하자면 저도 클때 제 여동생이랑 별로 사이가 좋은 편이 아니었어요. 워낙 성격도 틀린데다가 늘 비교하며 야단치시는 부모님도 한몫 하셨던 것 같고요. 그런데요, 자매 사이는 그게 다가 아니더군요. 커보니까 그마저도 서로 공유하는 추억담이 되고, 공감대가 형성되더라고요.

어머니께서 퇴원하셨다니 다행이어요. 아무래도 낯선 병원보다 내집이 편하실거예요. 그런데 집에 오시면 아무래도 몸을 더 쓰게 되실테니 더 주의를 많이 하셔야겠지요.

이 글은, 조금은 서글퍼요...

프레이야 2011-01-15 22:53   좋아요 0 | URL
네, 인연은 서글퍼요. 호연이든 악연이든 피해갈 수 없이 점지된 것이겠죠.
우리집 두 딸도 크면 그리 될까요? 전 여동생이랑 같이 나이들어가는 처지에 저보다 어른스러워
마음으로 늘 든든해 하거든요. ^^
엄마는 몸을 아끼고 돌보지 않는 편이라 그게 걱정이에요.
나인님, 고맙습니다.^^

2011-01-16 14: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김훈의 신작을 낭독녹음 하고 있다. 반쯤 했는데 역시 김훈 방식의 소설이다.
자주 쓰는 단어들은 여전하고 서사보다 특유의 사유와 문체에 집중되는 면이 강하다.
그럼에도 역시 매력적인데 가령 아래와 같은 구절(접힌 부분)은,
작가가 삶의 나신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마치 구질구질한 삶의 눈꼽 낀 얼굴을 지긋이 바라보며 망연히 씻어주는 느낌이다. 
이 소설은 아무래도 제목에서 혹시 연상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낭만적인 '젊은 날의 숲'이 아니라
실핏줄과 튼살과 꿰멘 자국까지 다 보이는, 정밀하고 적확해서 떨림이 오는 상처의 숲이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이 책의 제목은 가수 하덕규의 노래 '숲'의 마지막 구절에서 따왔다고 한다. 

 

 

 

 김훈의 인터뷰 장면을 보면 강직한 인상이지만 생각보다 부끄럼도 타고 내성적일 것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손가시를 괜스레 잡아떼고 있는 모습도 꼭 내 아버지를 닮았다. 

 

 시인과 촌장의 맴버 하덕규의 '숲'이다. 하덕규는 내가 좋아하는 '한계령'을 만든 가수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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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12-08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작년에 뵌 김 훈 작가를 여기서 보니 더 반갑네요.
아버지 이야기는 <바다의 기별>에 많이 나오는데, 젊은 날의 숲에도 깔려 있군요.
사인본으로 사놓고는 뭘하느라 손도 못대고 있어요.ㅜㅜ
시인과 촌장~ 분위기도 노래도 참 좋아했는데... 고마워요!

프레이야 2010-12-08 22:56   좋아요 0 | URL
오기언니가 보내주신 책으로 지금 낭독하고 있어요. 김훈 사인본이더군요.
다 하고나면 편집과정에서 필요하니 도서관에 빌려줘야 해요.
물론 다 끝내고 나면 다시 찾을 거구요. 고마워요. 너무 좋아요.^^
아버지는 작품 속에서 큰 역할이 없지만 전반에 깔려서 여주인공의 배경으로 톡톡히 역할해요.
세상의 밑바닥을 긁어서 식구를 먹이는 가련한 포유류로서.
은유로 보아도 좋을 것들이 역시 많구요.

꿈꾸는섬 2010-12-08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시인과 촌장의 숲, 좋아요. 프레이야님이 풀어내는 내 젊은 날의 숲 이야기도 참 좋으네요. 이 책이 너무 궁금하네요.

프레이야 2010-12-08 22:42   좋아요 0 | URL
실제로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대요.
그런 말을 유언으로 해선 안 되는 거죠,라고 인터뷰에서 말하네요.
이 책, 꽃과 뼈를 세밀화로 그려내는 일, 생명을 그려내는 일, 숲과 나무와 익명성과 개별성의
이야기들이 두루 들어앉아 있어요. 저 위의 인용구절은 정말 절박하지요.

2010-12-09 0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0-12-09 08:23   좋아요 0 | URL
서재 스킨요? 붉은 단풍잎색이에요.ㅎㅎ
그런 심리가 내재되어 있겠군요. 그래서인가, 전 옷도 붉은 색이나 선명한 색을 좋아해요.
사실 좀 그래요. 잘 들여다보신 것 같아서 그냥 위로가 좀 되네요. 참 고마워요.
님도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하루 보내세요.^^

같은하늘 2010-12-09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넘 오랜만이예요.
하는일 없이 바쁜 사람~~~^^;;
프레이야님의 이런 글을 읽을때 마다 녹음된 목소리로 듣고 싶어져요.

프레이야 2010-12-09 08:22   좋아요 0 | URL
하는 일 없기는요, 같은하늘님은 정말 부지런하시잖아요.^^
어떤 날은 호흡이 힘들고 어떤 날은 술술 수월하고 그래요.
심리적인 걸까요?^^
아, 벌써 12월9일이에요.~~

세실 2010-12-09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년전 김훈작가 강의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참 좋았어요. 외모와는 달리 여성적인 면도 느껴지고...ㅎㅎ
허접쓰레기들의 정체를 명확히 보려면 돈이 떨어져야 하는군요. 음.....

프레이야 2010-12-09 08:55   좋아요 0 | URL
굿모닝~ 세실님^^
전 접힌 구절들이 다소 공감되는 한 해를 보냈어요.
난 자리는 선명하다는 게 사람이 아닌 경우에도 적용되는 거 같아요.
시댁어른께 섭섭한 생각도 들었지만 어쩌겠냐 내 복단지가 그만큼이지 생각하구요.
김훈 작가는 외모와 달리 정말 그래 보여요. 저 위의 인터뷰에만 봐도요.
자신의 작품에 소극적 연애담이나 사랑의 표현에 대한 질문에도
꽤 쑥쓰러워하고, 그런 걸 잘 못하는 게 자신의 한계라고 하더군요.ㅎㅎ

2010-12-09 2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0-12-09 23:39   좋아요 0 | URL
많이 아프셔서 걱정이에요.
저처럼 많이 먹고 쫌 그래봐요.^^
저같은 경우엔 폐활량이 부족한 편이고 맥박도 적고 낮게 뛰는 편이지만
목청은 좋은가봐요.ㅎㅎ(농담)
가만히 앉아 하는 일이니까요. 발성은 요령이 생기고 조절해서 하면 괜찮아요.
눈이 피로하고 목줄기와 어깨가 쑤시는 게 문제지만, 가끔 일어나 몸을 풀어주면 낫구요.

hnine 2010-12-18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훈 작가가 상대방을 쳐다보는 눈길에서 저는 그 사람이 별로 강인한 성격은 아니라고 넘겨짚었어요. 말씀하신대로 오히려 내성적이고 수줍음도 많은 사람일꺼라고. 하지만 자기 감성이나 생각을 부풀려서 나타내기 보다는 절제해서 나타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작가의 방을 훔쳐보니 방도 그런 것 같네요.
이 책은 눈독 들이고 있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고 하면 억지일까요? ^^

프레이야 2010-12-18 22:43   좋아요 0 | URL
아뇨, 억지는 아닐 거 같은걸요.^^
그럼에도 끌리는 사유의 문장은 밑줄 그어뒀어요.
서사는 그닥.. 김훈 식인데.. 어찌 보면 서사도 절제한다는 느낌이랄까 그래요.
눈길이 불안하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수줍음 같은 것이겠지요.
 

어제 아침 행복전도사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했던 어느 60대 여강사가 유명을 달리했다.
나는 그녀가 60대라고 생각 못 했었다.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 입담에 약간은 재미있어 보이는 표정에
그냥 티비에 나와서 그런저런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분위기 화기애애하게 하는 사람 정도로 생각했던 게 사실이다.
 
시내의 제법 큰 서점에 그녀의 책 10여권이 가득 진열돼있었다.
책을 그렇게 많이 쓴 줄 몰랐다.  
30대 후반에 모기업의 주부공채사원으로 입사하여 화려한 경력을 쌓은 줄도 몰랐다. 
우리가 노년이라고 부르는 시기에 행복을 전도하는 사람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몸에 무리가 올 정도였던 걸까. 
나는
700가지의 고통을 겪어보지도 않았고 그렇게 활발한 사회활동을 해보지도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자신은 없다.   

나는 그녀의 사랑이 그렇게까지 지극한 줄은 더욱이나 몰랐다.
함께 죽음을 선택한 과정이 꽤 충격적이었다. 
소설 속에서나 읽을 듯한...
함께 먼 길을 가자고 약속하고 실행에 옮길 때의 심정을 감히 짐작조차 못 하겠다. 
 
그러나, 한 가지, 외람되지만 나는 부러운 게 있다.
죽음의 시기와 방식을 선택할 수 있었던 믿음과 용기!
사람의 육체적 고통 중 가장 힘든 게 숨을 잘 쉬지 못하는 그 순간이라고 들었다.  
700가지 고통과 기꺼이 안녕한 그녀와
그녀의 영원한 동행자를 자청한 '완전 건강한 남편'의 명복을 빌어본다.  _( )_ 

 

 <습관의 심리학>을 끝내고 <죽음의 밥상> 편집 중, 
 
이번주에 이틀만에 녹음을 끝낸 책이다. 

 제목이 자극적이긴 한데 내용은 좀 다른 측면으로 맛깔나다.
 '섹시하다'라는 의미를 다르게 사용하고 있다.
"인생을 보다 맛있게 요리하는 25가지 레시피 노하우" 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이 책은 나이들어가면서 더욱 멋진 사람으로 늙어갈 수 있는 친절한 노하우를 들려준다.
그렇다고 꼭 노년을 위한 책이라기보다 젊은사람들에게도 삶과 인간관계를 좀더 부드럽고
맛깔나고 행복하게 만들어갈 수 있는 팁이 가득하다.

4개의 장으로 나누어, 행동, 언어, 감정, 학습에 대한 안내를 하고 각 꼭지마다
일상생활 속에서 나누는 대화와 상황들을 구체적으로 예시하여 문제와 해결을 찾게한다.
심각한 문장이나 어려운 용어는 일절 없고 아주 편안하게 한 자리에서 훌쩍 읽을 수 있다. 
그러나 내용은 곱씹어보고 몸에 배이도록 실천해야겠다고 생각되는 그런 것들이다. 

이 책의 저자는 김희재, 그녀는 '실미도', '공공의 적2'등을 쓴 시나리오 작가다.
'죽을 때까지 섹시한 삶을 살아갈 딸에게'라는 헌사도 인상적.  

섹시하다,는 타인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고,
이 말은 결코 육체적인 것만을 말하는 게 아니란 걸 눈치챘을 거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진정한 유머, 용서, 감사, 자신감, 평생 읽고 배우기,
기대하지 않고 서운해하지 않기 등등... 
이렇게 써놓으면 흔히 말하는 진부하고 관념적인 미덕이 되는데,
책에서는 공감되는 구체적인 상황을 들어 재미나게 들려준다.

포커페이스 대신 화려한 가면을 쓰자,
Thank you를 먼저 말하는 쪽이 주도권을 잡는다는 것,
속는 게 아니라 속아주기
약속을 어기는 그 혹은 그녀는 지금, 약속을 지키기 위해 먼 길을 돌아서 오고 있는 중이라는 것....   
그러니 기다려주라.

 

다음 책은 정혜윤의 <침대와 책>을 골라뒀다. 


 

별로 관심없었던 책인데 정혜윤이 독서기를 쓴 방식과 사유의 방식을 엿보기 위해.
이 책도 제목이 좀 그런가?
일단 제목에서 사람의 손이 가게 하려고 굳이 야릇한 상상을 불러오는 단어를
써야할 필요는 없겠는데 말이지.
살짝 가볍게 가는 게 트랜드이긴 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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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9 14: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0-10-09 19:43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언니.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을까요!
죽음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용기, 자신에게 좀더 솔직한 게 아니었을까요.
언니 말대로 비난 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LAYLA 2010-10-09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섹시한 여자가 제 장래희망인데...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

프레이야 2010-10-09 19:44   좋아요 0 | URL
그죠? 섹시한 여자, 섹시한 남자.ㅎㅎ
최대의 찬사가 아닐까요.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뜻이니까요.
책은요, 가볍게 읽으면 되고 어조도 부드럽지만,
실천할 수 있기까지는 부단히 자신을 가꿔야할 것 같아요.
사서 보시면 솔직히 돈이 아까울 수도 있어요.

2010-10-09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10-09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아무리 나이 들어서도 '여포구두 (여자이기를 포기하는 구두라고, 나이드신 분들 신는 단화 아시지요? ^^)' 안 신을 거라고 농담처럼 말한 적 있어요. '죽을 때까지 섹시하게'라는 말은, 끝까지 자기 관리의 노력과 의지를 놓지 말라는 뜻이겠지요? 시나리오 작가라서 저 책도 재미있게, 잘 읽히게 썼을 것 같아요. 읽어보고 싶네요.

프레이야 2010-10-09 19:47   좋아요 0 | URL
여포구두 ㅋㅋㅋ 저도 이 말 들어봤어요.
네, 맞아요. 내면을 먼저 가꾸어란 말인데 외적인 면도 함께요.
예를 들어, 한달에 몇 번은 정장을 일부러라도 입어라,
스트레칭으로 넷째발가락을 확인해라, 이런 거에요.

stella.K 2010-10-09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용은 곱씹어보고 몸에 배이도록 실천해야겠다는 말에 이 책을 기억하고 싶군요.
그런데 죽음을 선택한 과정이 꽤 소설적이라고 하셨는데 뭔가 더 알고 계신 것이 있나요?
저는 그녀가 자살했다는 사실 밖에 잘 몰라서요.
자살이 선택이라면 선택이지만 또 다른 측면에선 회피는 아닐런지...?
고통 조차 온전히 감내하는 쪽이었다면 그녀의 행복전도사란 타이틀이 끝까지 멋있지 않았을까?
그녀가 말한 행복론이 뭔지 모르겠는데 그녀의 죽음이 마치 내가 말한 건 다 거짓이었어.라고 말하는 것 같아 저는 왠지 씁슬하네요.

프레이야 2010-10-09 19:53   좋아요 0 | URL
전 생각이 좀 다르네요, 스텔라님^^
고통을 온전히 감내하라고 그녀에게 충고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행복전도사라는 타이틀을 붙들고 있는 게 멋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아요.^^
이미 그녀가 행복하지 않은데 그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고통없는 세상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한 동행을 했으니 더 행복한 사람이 되었지 싶어요.
정신적 고통은 죽음의 문앞을 여러번 왔다갔다 하는 자의 극심한 육체적 고통에 비하면
사치가 아닐까 싶은 게 제 생각이랍니다.
소설적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구요, 소설에서나 읽을 듯한...,이라고 썼는데
그 말은 단지 제 짧은 읽을 거리들의 경험에서나 나온 거에요.
자살이라는 드러나 사실 배후에 드러나지 않은 많은 이야기들이 있을테지요.
누군들 드러나는 일만으로 뭐라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죽음을 도와주고 동행한 남자의 사랑에 어쩐지 전 울컥했답니다.
개인적인 감상이라해도요.

stella.K 2010-10-10 17:34   좋아요 0 | URL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네요.
이미 고인이 된 사람을 두고 충고는 무슨...
그것도 그 사람의 선택이라면 선택인 거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통을 온전히 감내하고 결국 온전한 죽음을 맞는 사람도 있다는 거죠.
전 그 사실을 환기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녀의 선택이 안타까운 건 말할 것도 없고.
사회 유명인의 자살을 볼 때마다 그것을 따라할 사람들. 남겨진 가족들의 마음의 상처.
전 이 모든 것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서 그럽니다.



프레이야 2010-10-10 19:03   좋아요 0 | URL
오해는 무슨요. 전혀 오해하지 않았어요.^^
제 댓글 중 충고라는 단어가 걸렸나요? :)
저는 스텔라님이 고인더러 충고한다고 말씀드린 게 아닌데요.ㅠ
이 댓글을 읽고보니, 그분들 죽음의 방법에 대한 기사를 읽지 않고 그냥
자살했다는 사실만 알고 계셨던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서로 생각이 달랐던 것 같아요.
아무튼 무슨 일이든 드러나는 것만으로 뭐라 단정지어 말할 순 없겠지요.
누구든 마찬가지구요. 나약한 인간이니까요.(그럼에도 강하기도 하구요)
제 페이퍼의 초점은 사랑하는 사람과 동행하는 죽음을 선택할 수 있었던 용기와 믿음이
일면 부럽다는 것이었어요. 그러니 두 사람의 죽음을 두고 남은 사람들끼리 더 이상의
오해나 논쟁은 무의미한 거 같아요. 저로선 700가지 고통앞에 책무를 먼저 생각할 자신이
없어서 그분들의 선택이 오히려 '행복'에 더 가깝다고 느껴졌던 것이에요.
루프스라는 병의 고통은 어떻게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하더라구요.ㅠ
스텔라님의 무거운 마음처럼, 참 좋은 계절이라 그녀의 선택이 더 안타깝게 느껴져요.
스텔라님, 우리 순간순간 행복하고 긍정적인 정서의 힘을 믿고 살아갑시다요.(씽긋~)
조용한 일요일 저녁이에요. 금세 사방이 어두워지네요.

카스피 2010-10-09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살을 결심할 정도로 고통스러움을 겪지 못한 사람들이 그녀의 고통을 이해할 순 없겠지요.아무튼 자살로 삶을 마감하신 그분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면서 더불어 그런 부인과 동반 자살을 결심한 남편의 지극한 순애보에 마음 한 켠이 쨘해 옵니다.

프레이야 2010-10-10 12:31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 인간은 참 나약하고도 강인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요.
루프스 병을 앓다 고인이 된 최영숙 시인도 생각납니다.

2010-10-10 0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0-10-10 12:34   좋아요 0 | URL
그랬군요. 전 비보를 듣고나서 아, 그러고보니 그분 티비에서 못 본 지 꽤 됐네, 그랬어요.
사회보다 더 절실한 건 개인이 아닐까, 저도 그렇게 감싸드리고 싶네요.
정혜윤의 책이 지금 오른쪽에 있다니 이 공간 속에 무지하게 가까이 계시다는 느낌이 들어 좋아요.
저도 추천도서 목록 좀 건질 수 있도록 잘 낭독하고 메모하고 그래야겠어요.
그리고 제게 긍정의 주문 외워주신 것~~ 참 고마워요.^^

행복희망꿈 2010-10-10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소식을 듣고 참 놀랐어요.
늘 웃음을 선사해주던 분이여서 그럴까요?
하지만 죽음앞의 공포와 고통은 이겨내기 힘든일이었겠죠?
끝까지 함께한 남편분의 용기도 참 안타깝네요.
두 분의 명복을 빌어봅니다.

책제목이 두권다 참 색다르네요.

프레이야 2010-10-10 12:38   좋아요 0 | URL
영화 '눈물'이 생각나요.
늘 관객에게 늘 웃음을 선사해야하는 개그맨이 개인적인 고통과 슬픔을 감추고
또 웃음을 웃어야만 하는 장면이요. 웃음과 행복과 그 모든 긍정의 에너지를
전도한 사람이지만 개인의 행복은 그런 것과는 또 좀 다른 영역이 아닌가싶어요.
루프스의 고통은 참으로 대단하다고 들었어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의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진 못 할 거 같아요, 희망꿈님.

다락방 2010-10-10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프레이야님이 위에 쓰씬 댓글처럼 행복전도사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고통을 감내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해요. 고통을 감내하라는 건 어느 누구도 본인에게 강요할 수 없는거죠. 좋은일도 강요할 순 없는것데 하물며 고통이라뇨.
[죽을때까지 섹시하기]라는 책 제목이 무엇보다 근사해요!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할까 싶기도 하구요. 어느 순간이 되면 섹시하기를 포기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죠. 저도 제가 여자이기를 포기하고 싶지 않은데, 어쩌면 자연스럽게 포기하고 살 날이 올지도 모르겠어요. 책을 읽는다고 그대로 실천할지 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저 위에 hnine님 말씀처럼 여포구두를 신지 않고 싶어요, 저도. 적어도 지금은 말이지요.


한가로운 주말 오후 보내고 계신가요? 우리 섹시하게 살아봐요, 프레이야님!

프레이야 2010-10-10 18:28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어여쁜 나이에 여포구두라니요, 당치 않아요.
전 아직도 여포구두 안 신어요. 운동화를 신든지 아님 하이힐을 신지요.^^
요즘 이상하게 전에 없이 저런 책들에 손이 가요.
물론 좋은 내용만 있지만 문제는 온몸과 마음으로 배어들도록 노력해야되는 거겠죠.
적당히 자신을 연출할 줄 알아야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긍정적으로요)
다락방님은 이미 섹시해요. 전에 하이힐 신고 나풀나풀 그 페이퍼 기억나는 걸요.

세실 2010-10-10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마음 아픈 죽음이예요. 남의 죽음에 대해 안 좋은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죽을때까지 섹시하기. 좋은데요.

프레이야 2010-10-10 18:31   좋아요 0 | URL
네, 뭐라 할 말이 없이 놀랍더군요.ㅠ
가족들도 평소에 두 분이 지극히 사랑하는 마음을 잘 알고 있었고
고인의 뜻에 따라 빈소도 마련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태어남은 선택할 수 없지만 죽음은 선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미 느무느무 섹시한 세실님,
주말 잘 보내셨어요?

반딧불,, 2010-10-10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그 매력적이라는 말에 굉장히 충격을 받은 사람 중의 하나라서요. 그 매력이라는 것을 다른 식으로 해석하는 사람들 좋하하지 않습니다. 정말 말그대로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고요. 저는 오히려 내가 편하고 그것이 상대에게 큰 해가 되지 않는다면 여포구두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불편함을 무릅쓰면서까지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순간 그것은 섹시가 아니라 감옥이 되는거니깐요. 지나친 자기애는 문제이지만 적당한 자기애는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런 자극적인 제목 저도 그닥 선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작 읽어야 할 사람들의 시선을 차단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으니 이런 것들도 참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합니다.살수록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자신을 잘 표현하는 것만한 것은 없다는 생각을 한답니다.

프레이야 2010-10-11 17:03   좋아요 0 | URL
네.ㅎㅎㅎ 여포구두도 멋지게 소화하고 섹시하게 보이면 돼죠.
우리는 때로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법을 배워야할 것 같아요.
자기애가 지나쳐 왜곡되지만 않으면 적당히는 필요하죠, 동감이에요.
어떤 책은 제목때문에 오히려 손이 안 갈 수도 있겠네요.^^
'나'를 찾기위해 1년의 여행을 한 리즈가 갑자기 부러워요.
(오늘 본 영화 이야기^^ 무슨영화게요?)

2010-10-10 2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곽금주 교수의 <습관의 심리학> 녹음을 마쳤다.  

마무리 부분에서 아주 영양가 있는 팁 두 가지를 얻었다.  
알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것 두 가지가 아닌가싶다.   

질투의 긍정적인 힘과 중독에 대한 오해와 착각에 관한 부분이다.
내 발목을 일상에 붙잡아두는 사소한 행복의 습관이 있다면 경계하라,
그 만족은 병든 행복의 전리품일 뿐이라는 구절에 "앗 뜨거워" 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이 되기는커녕 아직 닭장 속에서도 못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자기함정이고 딜레마다.

 

 

1. 질투를 성공의 무기로 만드는 법(질투의 전략) 

질투는 우리에게 긍정적인 힘을 선사하는데 질투를 내가 원하는 나를 효과적인 전략으로 활용하는 데는 서툴다.
질투는 사랑을 방해하는 폭군이기도 하고 자신이 속한 모임의 즐거움마저 빼앗아가고 어느덧 나를 조금씩 파괴해 가기도 한다.
미운 오리새끼 질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눈부신 백조로 변신하게 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a.  

자기 가치감이 낮은 사람은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을 평가하고 질투는 확대 재생산된다.
이때는 무엇보다 질투의 원인을 명확히 하는 것이 급선무.
과연 내가 상대의 무엇에 질투를 하고 있는 것인지,
조직이 나에게 요구하는 역량은 무엇이고, 나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정확히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교와 경쟁 자체에 휘말려, 질투의 내용은 사라지고,
타인을 시기하는 빈 껍질만 남게 된다.  

b. 

비교의 주체가 누구인지 점검하라 

'나는 이렇다'는 주관적 요인보다는 '상대는 이렇다'는 상황적 요인이 비교의 출발이 되는 것을 삼가야 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본래의 나를 잃고, 타인의 취향에 맞추어 행동하거나,
반대로 상사나 동료에게 반항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아예 현실에서 도피하려는 경향을 보일 수도 있다. 

나의 장점을 좀 더 계발하고, 나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질투의 대상에게서 찾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나 비교의 중심엔 내가 있어야 한다.  

c. 

스스로의 능력과 가치를 인정하라. 

질투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고 나면, 질투를 성공의 전략으로 만드는 방법이 더 명확해진다.
질투는 질투의 대상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나의 부족한 점에서 비롯된다. 
질투의 현상만을 놓고 보면 질투의 대상이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질투의 본질은 나에게 부족한 재능, 그리고 그것을 채우고 싶다는 인생의 에너지와 맞닿아 있다. 
질투라는 빨간불이 켜질 때, 이렇게 생각해보자.  
질투는 스스로를 더욱 현명하게 사랑하라는 마음의 신호이다.  

  

질투는 질투의 대상 '그'의 문제가 아니라 질투의 주체 '나'의 문제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기형도의 시 '질투는 나의 힘'을 인용한다. 
박찬옥 감독의 영화 제목으로도 유명한 이 시는 영화를 다 찍고나서 제목을 고민하던 감독이
우연히 이 시를 읽고 주인공의 심리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해서 선택했다고 한다. 

 

질투는 나의 힘 /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려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2. 사소한 습관을 최대한 경계하라 

중독의 대상은 부정적 대상에 집착하는 것만이 아니다.
이러한 오해와 착각이 우리로 하여금 일상의 발목에 붙잡혀 있게 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행복이 중독된 것은 아닌지 점검하고, 현명하게 다스려야 한다.

그것이 일상에 지루함을 지워주고, 그것이 설사 행복이라 생각이 들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착각에 불과하다.
그 만족은 병든 행복의 전리품일 뿐이다. 그리고 결정적 순간, 치명적 덫이 되어 우리의 성공을 붙잡는다. 

중독은 대상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즐기는 태도와 성향의 문제이다.
지금 몰입하고 있는 대상이 사라졌을 때 불안함을 느끼는지, 그것을 즐기지 못하면 일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지는지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중독 증상은 일상의 행복을 찾는 데 게으른 사람에게 찾아오기 쉽다.
일상의 작은 부분들에서 행복을 찾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작은 기쁨도 큰 만족으로 느끼는 것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리고, 일상에서 발생한 문제를 푸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것이 왜곡된 욕망을 떨쳐내고, 생산적 열정을 부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3.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책임져라 

개인적인 소망이나 목표를 억누르는 것은 오히려 인생을 더욱 흔들리게 만든다.
변화가 수반하는 발달적 위기보다 밋밋한 일상의 위기가 더 심각할 수도 있다.

내가 의도하지 않게,  어쩔 수없이 상황이 나를 몰고 간다고 생각될 때,
내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따라가야 할 때, 그 사건은 내 인생에 어두운 전환점 혹은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위기가 터닝포인트가 되려면, 즉 인생의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는,
내 삶은 내가 책임지고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다는 생각이 기반이다.
 

밋밋한 일상을 유쾌하게, 인생을 보다 행복하게 만드는 지름길은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내 안의 고정관념에 발목을 붙잡히지 말고,
위기가 두려워 변화를 주저하지 않아야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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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0-10-01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어떻게 지내시나요?
오랜만에 들려 프레이야님의 따뜻한 글들을 모두 읽고싶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어요.ㅜㅜ

프레이야 2010-10-01 19:54   좋아요 0 | URL
어느새 시월의 첫날이에요, 같은하늘님.
저녁엔 제법 쌀쌀해요.
감기 안 걸리게 조심하시구요.^^

마녀고양이 2010-10-01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드디어! 페이퍼에 음악 붙이기를 배웠어요!!
제 서재에 음악 붙여놓고 듣고 또 듣고,,, 행복해서 어쩔줄 몰라 하고 있어요!
진짜 저....... 웃기져?

습관에 빠지다, 매너리즘에 빠지다...... 저는 항상 깨어있고 시퍼여! ^^

프레이야 2010-10-01 21:49   좋아요 0 | URL
아, 저도 음악 붙이기 요런거 할 줄 몰라요.
어케 하는 거래요? 갈쳐줘요.ㅎㅎ
습관에 빠지는 걸 경계하라는 말, 변화와 깨어있음을 두려워말고
적극적으로 살라는 말로 들려요. 그래야되는데 말만큼 쉽지 않으니..

마녀고양이 2010-10-01 22:22   좋아요 0 | URL
1. 유튜브 사이트에서 찾고 싶은 음악을 검색한다.
2. 해당 음악의 화면을 활성화한다.
3. 음악 화면 아래에 소스 보기 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을 누르면...
소스가 네모칸에 가득 나와요. 이걸 복사하기 한다음,
4. 댓글 칸에는 그냥 붙여넣기 하면 되구여.
5. 페이퍼에는 HTML 편집에서 붙여넣기 해야 해요. 그럼 끝!

순오기 2010-10-02 00:31   좋아요 0 | URL
오호~ 음악 붙여넣기는 요렇게 하는 거군요.
나도 따라 해볼까... ^^

프레이야 2010-10-02 19:38   좋아요 0 | URL
앗, 고마워요.
한 번 해봐야겠어요.^^

양철나무꾼 2010-10-01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ㅠ.ㅠ
이 페이퍼 읽다가 박찬옥 감독 영화가 모조리 다시 보고싶어졌어요~

프레이야 2010-10-01 22:18   좋아요 0 | URL
'질투는 나의 힘'과 '파주'요!!
둘 다 참 좋아요.^^

순오기 2010-10-02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습관의 심리... 이거 정말 무서운 녀석 같아요.
가을엔 요런 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나를 만나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가져 봅니다.

프레이야 2010-10-02 19:3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언니.
어떤 습관에도 긍정적 심리와 부정적 심리가 담겨있더군요.
긍정적 정서를 많이 경험해야 한다는데요, 스스로 구하는 자는 얻어지려나요.

씩씩하니 2010-10-04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독은 일상의 행복을 찾는데 게으른 사람에게 찾아온다니..........음...반성에 또 반성을 해봅니다...
책을 한 권 읽어낸 것 같은 만족감이 느껴지니..이것 또한 책 읽기의 게으름으로 이어지진 않을지..
암튼 요즘 제 삶의 화두가 '게으름'인 것은 확실하답니다~~흑흑~~

프레이야 2010-10-04 23:4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일상의 작은 행복을 찾고 만족하는 법을 모르고
다른 것에 빠지는 것, 우리가 흔히 긍정적인 걸로 생각하는 것에의 중독도
경계해야한다는 점이 놀라웠어요. 무엇이든 습관이 되면 집착과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니 경계하고 깨어있어란 말 같아요, 하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