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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도착한 따끈한 선물이네요 ㅎㅎ
책읽는고양이 다이어리 귀여워요 ;)
한 해 동안 구석진 방을 찾아주신 님들 많이 고맙습니다.
일일이 찾아가서 인사 못 건넨 님들에게도 마음 전하고 싶어요. 모두 모두 내년에도 두루 보람되고 평안하시면 좋겠어요.
저는 꾸준히 읽고 쓰며 인간으로서 조금은 나아지길 소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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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3-01-02 09: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따님과 함께 지내는 즐거운 날들 이어가시고 좋은 글도 많이 써주시고요.

프레이야 2023-01-02 13:08   좋아요 1 | URL
자목련 님 올해도 건강하시고 좋은 페이퍼 많이 부탁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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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선병국 고택 사랑채

99칸이라 하나 소실된 곳이 많다.
비교가 무의미하지만 선교장의 아름다움에는
못 미치는 듯하다.
소위 노블리스 오블리쥬를 실천한 거상의 집.
산수유꽃 얌전히 핀 마당 한 켠
짙은 소나무 그늘 아래에서
사랑채 쪽을 멀리 보고 담았다.
안채는 문화재 보수팀들이
한창 보수 작업 중이었다.
햇살 받으며 긴 흙담을 돌아 나오면
장독대에 가지런히 장독들이 열지어 있다.
길 건너편으로는 일가로 보이는
선병우 가옥이 있는데
풍경소리 가벼운 대문을 들어가니
한쪽이 식당이어서 의아했다.
벽돌도 섞어 지었다.
나른하니 봄은 봄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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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8-03-25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멀리 나들이 하셨네요.
저도 작년에 갔는데 보수하는 곳이 많아 제대도 보지 못했어요.

프레이야 2018-03-25 14:26   좋아요 0 | URL
그랬군요. 기대가 좀 컸나 봐요. 그곳 지나가면서 님 생각했어요.

섬사이 2018-03-26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네요.
사진을 보니, 파란 하늘과 맞다은 기와를 바라보며 저 마당에 서 있고 싶어요.

프레이야 2018-03-27 20:09   좋아요 0 | URL
고택에 가면 마음이 참 편안해지곤 하지요. 특히 저곳 사랑채는 마당이 컸어요. 옛날엔 방앗간까지 있었다 해요.

2018-03-30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8-04-01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오늘 부활절입니다.
조금 늦었지만, 부활 축하합니다.
편안하고 좋은 일들로 가득한 4월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밤되세요.^^

프레이야 2018-04-02 12:4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어느새 4월이네요.
 

 

 

 

 

 

 

 

 

 

 

 

 

 

 

어제는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그저께 내 부주의로 차사고가 나서 차도 없고 마음도 몸도 착 가라앉아 있던 터라 억지로 일으켜 세워야했다. 눅눅한 느낌 그대로 우산을 쓰고 멍하니 대중교통을 이용해 저녁 모임 장소로 향했다. 30분 일찍 도착한 나는 아무도 없을 줄 알고 들어간 북적이는 식당의 방 한 칸에 앉아 계신 한 분을 보았다. 은발이 멋스러운 선생님이라 뒷모습만으로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눈빛이 맑은 분이라 사제복 같은 옷을 입고 계신 그 분 앞에 앉으니 마치 고해성사라도 해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말로 다 하지 못할 것들이 늘어가고 답답한 것들을 어떻게 풀어가야하나 혼란스러운 날들이다. 다친 마음도 쉽사리 낫지 않고 그저 마음은 또 길을 나선다. 수수한 분들과 식사와 반주 한 잔 나누고 몇 가지 결정사항들을 의논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역시나 유쾌한 선생님 한 분의 유머로 우리는 허름한 시내의 식당가 골목을 빠져나오며 키득거렸다. 3초 내에 사과하기!  자신이 늘 말하는 것이라며 그러면 모든 게 용서된다고 ㅎㅎ 사과에도 타이밍이 있는 것, 맞지만 쉽지 않다. 사과하고 싶지 않은 경우도 있고.

 

돌아오는 길에 우편함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언니네 마당>이라고 발신인이 찍혀 있는데, 누구실까? 핸폰 번호까지 적혀 있는데 혹시 나를 아시는 분인가 궁금하다. 벌써 10회째의 잡지다. 재생용지를 썼고 매회 다른 한 가지 주제로 엮어냈다.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참신한 시각이 요소요소 보인다. 

 

어제 모임에 나가기 전 우연히 보게된 '어쩌다 어른'에서 김미경 강사의 아들 이야기에 눈시울 적셨다. 지하 10층으로 떨어진 아이 위에 서지말고 엄마는 지하 11층으로 내려가 받혀주어야 한다고. 태어나면서 누구나 갖고 있는 자존감과 천재성을 훼손하는 건 엄마의 말 한마디라고. 나는 그저께 차사고가 난 직후 엄마의 전화 한 마디로 그동안 엄마에서 품은 서러운 감정을 다 풀었다. "지금 못 오니? 방금 밥 앉혔는데.. 너 온다고 해서... 무슨 사고? 나랑 전화하다가가 그런 거 아니니? 다친 데는 없니?"  괜찮다고 하고 급하게 끊었지만 마음속에 눈물이 차올랐다. 따뜻한 밥 한 그릇 배부르게 먹은 것 이상이었다.

 

존칭으로 '어르신'이라고 불러드렸다가 된통 혼났다는 어느 선생님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60대 중후반 분이었기에 그렇게 불러드렸는데 오히려 역정을 내시더란다.  '어른'이란 얼마나 부담스러운 이름이냐. 안팎이 조화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나는 아직도 어른이 아니라는 건 확실한 것 같다. 콩다래끼 난 눈이 꺼벅거리고, 창 밖에 바람이 으르릉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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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3-16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네 마당> 저도 한 번 사서 본적이 있는데
꽤 괜찮은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워낙 잡지를 잘 안 보는 편이라 지금은 못 읽고 있네요.
이런 잡지는 정기구독 해도 좋을 텐데...ㅠ

이 존칭이란 게 좀 그렇긴 해요.
전 누구에게든 언니나 누나로 불리는 게 젤 좋던데
아무나 그렇게 불러달라고 할 수도 없고,
요즘 어머니라고 부르기도 하던데 아주머니도 그렇고 죽갔습니다.ㅠ
그나마 교회에서 집사란 호칭이 젤 괜찮더군요.
이것도 불과 3, 4년전만 해도 정말 어색했습니다.ㅠ

프레이야 2018-03-16 19:55   좋아요 0 | URL
어머니 또는 어머님에 훅 무너지죠 ㅎㅎ 아주머니는 아주 죽갔습니다 진짜. 이쁜 이십대 간호사가 아버님이라 불러서 훅 꿈에서 깼다는 중년남자분도 있더라구요. 나름 동안이라 해도 그게 또 우리끼리 나누는 위안의 말, 하얀 거짓말 같은 거죠. 현실 인정 ㅎㅎ 그나저나 집사님은 깨나 괜찮은 걸요. 전 요즘 웬만하면 선생님 호칭을 자주 붙여 드려요. 언니네마당, 이미 사서 보신 적 있군요. 역시 스텔라님입니다.

2018-03-16 16: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16 1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8-03-16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사는 곳에서는 밤에서 아침까지 비가 내리고 안개가 짙은 날이었어요.
차사고 때문에 많이 놀라지는 않으셨는지요.
오늘은 어제보다는 조금 차가운 것 같은 날이었어요.
요즘 날씨가 변덕스럽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요즘은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많이 쓰는 것 같은데, 다른 이름보다는 나은 것 같아요.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쓸 수 있고요.
그렇지만 자기 이름의 책을 출간하신 위의 두 분께는 작가님이라고 말씀드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프레이야 2018-03-17 00:33   좋아요 1 | URL
늘 따스한 말씀 고맙습니다. 선생님이란 호칭 무난하고 적절한 것 같다는 생각 들어요 저도. 특히 연상인 분에게요. 인생길 먼저 걸어가신 분이니 적절한 것 같지요^^ 오늘 바람이 몹시 찼어요 이곳은. 꽃샘추위에 감기 조심하세요. 작가님이라는 호칭을 듣기도 하지만 때론 부담감이 드는 이름이지요. 부담감 드는 게 당연한 것이겠지만. ^^

2018-03-17 0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17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8-03-17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괜찮으셔요? 사고라니...에고.
어르신이라는 호칭이 부담스러운 60대. 좋은 현상이지요?
저도 어르신보다 그냥 선생님이라고 불러드려요.
편안한 주말 되세요^^

프레이야 2018-03-17 15:00   좋아요 0 | URL
네. 괜찮아요. 잠시 멍했지만 ㅎ 오늘 차 찾아요. 요즘 다들 젊어 보이고 실제로도 젊으니 좋은 거죠^^ 봄날 맞이 잘 하기에요.

서니데이 2018-03-21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저녁 뉴스를 보는데, 부산에 바람이 많이 불어서 꽃샘강풍이라고 했는데,
오늘은 눈도 내렸다고 들었어요. 여긴 저녁에 눈이 왔는데, 날씨가 꽤 춥습니다.^^
프레이야님,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밤 되세요.^^

프레이야 2018-03-21 22:48   좋아요 1 | URL
네. 어제도 그제도 대단했어요 특히 바닷가 동네는 더했구요. 날아가는 줄 알았습니다 ㅎㅎ 우산도 못쓰겠더라구요. 3월에 내리는 눈, 샤갈의 마을이 생각나네요.
감기조심 하자구요.

2018-03-23 1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한엄마 2018-03-23 15:29   좋아요 0 | URL
즐거운 마음에 댓글 먼저 달았네요.차사고라니-괜찮으신지 모르겠어요.
저도 요즘 사고를 낼 것 같아 차를 가지고 다니지 않아요.
갑자기 추워져 몸이 오슬오슬 한기가 들어섭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책으로 만나요.^^*

프레이야 2018-03-23 12:33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차는 수리했고 이제 괜찮아요. 며칠 겨울이 다시 왔나 싶더니 오늘은 아주 봄날이에요. 마음 화사하게 또 우리 책으로 만나요^^

水巖 2018-03-24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 사고라니, 다치진 않았나요?
며칠전 예전 경춘선 기찻길 공원을 걸어 가는데 책 카페가 눈에 띄어 한번 들러 봤네요.젊은이들이 책들을 보고 있었고 장소는 넓지 않았지만 조용하고 아늑하데요. 커피 한 잔 시키고 뽑아 온 책 좀 들쳐 보다가 중고 책 한 권 사가지고 돈을 지불하는데 어르신 차 값이라고 천원을 덜 받더군요. 노인네라고 챙겨주는데 좀 민망도 스럽고...

프레이야 2018-03-24 10:33   좋아요 0 | URL
네. 괜찮아요. 봄맞이 새해 액땜으로 생각하라더군요. 어르신 차 값 할인 좋은데요 ^^ 수암 님처럼 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요. 고맙습니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순오기 2018-04-01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사고 소식에 깜놀~ 괜찮다기에 다행이다 싶어 쓸어내렸네요.ㅠ
엄마의 따신 밥 한그릇에 무한 사랑이 읽혀요!♥
선생님이란 호칭이 무난하다 싶어요.^^

프레이야 2018-04-01 17:32   좋아요 0 | URL
네. 무난한 것 겉고 적절한 것 같기도요. 차는 정말 조심해야겠다고 또 다짐해요^^
 
다른 사람 - 제22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강화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다른 국면, 변화. 그것은 모순된 상황과 모순된 감정들, 그 출발점으로 돌아가 내 안의 다른 사람을 일으키는 일이 전제되어야 한다. 너와 나 안의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무섭고 또 강할 수도 있는가. 편하자고 지적 받기 싫어서 또다른 구실들로 내가 주저앉힌 다른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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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만났고 앞으로도 만나게 될 인연이 참 좋다는 생각을 늘 한다. 책선물로 주고 받는 마음이 늘 훈훈하다. 여태 많은 책을 서로 주고 받았다. 내게 책선물을 한 분들을 떠올리며 새삼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재작년에도 작년에도 내가 구매한 도서가 많은데, 받은 것들도 적지 않다. 다 올리지는 못해도 일단 대충이라도 정리 좀 해두고 차근차근 읽어나가자.

올해는 읽기에 보다 집중하는 나날이길 다짐하며.

 

 

 

 

알라디너 스텔라 님이 2016년 발간한 '작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독서 에세이'다.

자유분방하게 펼쳐놓은, 기독교 신자이기도 한 저자의 생각이 아주 발랄하고 재미나다.

연말연시에 딸애들 이사 정리를 도우러 서울에 가는 비행기 안에서 읽었다.

나와 별자리도 연령도 같은 그녀는 자필 글씨체부터 독특하고 매력이 넘친다.

책과 글과 글쓰기, 사회적 현상, 독서와 작가와 독자에 대한 그이의 솔직담백한 진술이

술술 넘어가면서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책을 소개받게 되는 대목들도 마음에 든다.

다음에 좀더 이야기하기로 하고.  s님 고마워요.

 

작가가 되어서도 독자이길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자 위에 군림하기 위해

작가가 되려고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저 사람들과 함께 있기 위하여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작가의 말, 중에서

 

 

 

 

 

 

2016년 6월에 명동성당 아래 마리아홀에서 열렸던 로쟈의 강의를 들으러 간 적이 있다.

서울에 사는 친구를 불러 같이 갔다. 주 단위로 연속 강의였는데 나는 거리가 멀어 매번 듣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서울 사는 친구에게 바통을 넘기고 나는 그날 하루만 들었다. 인사는 안 드렸지만 가까이에서 로쟈의 강의를 듣는 건 책으로 읽는 것과는 달리 또 다른 감흥이 있었다.

좋았다는 얘기다. 새해 1월부터도 가즈오 이시구로 읽기 포함해 강의가 많던데 서울에 산다면 다 들을 건데 아쉽다.

그 때 서울에 사는 친구는 모두 출석하여 듣고 마지막 시간에 에코백이랑 볼펜인가 하는 선물도 받았다고 내 덕분에 좋은 강의를 알고 듣게 되어 좋았다고 전했다. 

로쟈의 <아주 사적인 독서>는 점자도서관에서 낭독녹음도 하여 애정이 가는 책인데

<문학 속의 철학>도 대충 보았는데 깊이와 재미가 함께 있다.

ㅆ님 고마워요.

 

 

 

 

 

 ㅂ님은 음식과 여행을 비롯해 일상을 가족과 함께 참 맛나게 꾸리고 사는 사람이다.

내가 느끼는 그이는 다정하고 섬세하고 명랑하고 따스한 사람이다. 고마워요 ㅂ님.

"행복은 손으로 움켜잡을 수 있는 어떤 것이 아니다. 행복은 예기치 않은 곳에 보슬비처럼 소리 없이 찾아오는 것이다. <우리는 행복을 눈에 보이도록 높이 들어 올리려 하지만 가장 분명한 행복은 그것을 내면에서 변용시킬 때 비로소 현현하는 것>이라는 시인의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두이노는 이탈리아 북부의 아드리아 해가 내려다보이는 지역으로 이곳에 탁시스 후작 부인의 성이 있다. 이 책은 릴케가 후작 부인의 초대로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처음으로 착상되고 쓰여지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얻어진 시제다. " - 역자해설 중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그 많은 눈꺼풀 아래

그 누구의 잠일 수 없는 기쁨이여

(릴케가 남긴 묘비명을 책 끝에서 또 만나네)

 

 

 

 

2015년 생일에 ㅂ님이 주신 책이다. 고마움을 이렇게 전한다. 책장의 한 끝에 세모로 종이를 접어 끼워 보내주셨다. 책갈피를 손수 종이를 접어 만드신 거다. 얼마나 세심하신 분인지!

"모든 것을 바꾸어 놓게 될 편지는 화요일에 도착했다. 깨끗한 빨래와 갓 깎은 풀 냄새가

나는 4월 중순의 평범한 아침이었다."로 시작하는 본문 앞에 존 번연의 시가 있다.

 

진정한 용맹을 보고자 하는 자,

이리 오게 하라.

바람이 불어도 날씨가 나빠도

여기 이 사람은 늘 한결같을 것이다.

어떤 실망스러운 일이 생겨도

순례자가 되겠다고

처음 굳힌 마음을

느슨하게 푸는 일은 없을 것이다. - <천로역정>

 

 

 

 

한결같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사람은 그만의 힘이 있다.

ㅅ님 고마워요. 낭독녹음을 할 생각에 미루고 있었는데 점자도서관 측에서 리스트에 올리지 않는다 아직. 전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도서도 녹음할 수 있었는데 이제 지정된 목록에서만 고를 수 있게 바뀌었다. 도서관 측 담당자들이 협의하여 목록을 지정하는데, 추천해봐야겠다.

"오늘, 짧은 낮잠에서 깼을 때 '얼굴 없는 남자'가 앞에 있었다. 그는 내가 잠자던 소파 건너편 의자에 걸터앉아, 얼굴 없는 얼굴 위 가상의 두 눈으로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 프롤로그 중

 

'얼굴 없는 남자'를 보니 <여자 없는 남자들>이 생각난다. 이야기 한 편 한 편을 장편보다 훨씬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피아니스트의 아흔 해 인생 인터뷰.

ㄴ님 고맙습니다. 대면한 적은 없지만 책둥지에서 글로 사진으로 오래 보면서 느껴지는 게 있다.

조용히 계시다가 어느 순간에 꼭 진심어린 응원의 말과 인사를 건네주시니 참 감사하다.

회의감이 들고 지칠 때 이런 것으로 다시 힘을 얻는다.

내가 좋아하는 '마음산책'의 책이라 디자인이 산뜻하고 편집도 깔끔하다.

일가를 이룬 사람, 나이 들어 지혜가 깊어진 사람의 말은 언제나 들을 만한 가치가 있다.

이 책과 함께 영화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를 알려주시고 클래식 음악 파일까지

보내주셨다. 책의 표지사진은 저 영화의 포스터 부분이다.

인터뷰어 앤드루 하비는 영국의 시인, 소설가, 종교학자로 신비주의와 영성에 관한 논픽션으로 대중에게 알려져 있다. 

 

"예술가들은 어렵게 얻은 예술적 성취를 일상의 삶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는 배우 에단 호크가 감독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배우로 지내며 받은 스포트라이트가 진실성이 없는 허상이란 걸 알고 있었다고 고백하는 에단 호크가 겸허한 장인에게 속내를 털어놓고 깨달음을 얻는다. "피아노 소리를 듣듯이 사람의 말을 들으면 상대의 감정을 더욱 잘 알 수 있어요." 세이모어 번스타인Seymour Bernstein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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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1-05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프레이야님 저의 주소 적은 글씨는 정말 멋진데!
저는 그렇게 밖에 못 써요.ㅠㅠㅎㅎ

고맙습니다. 저의 책 괜찮게 봐 주셔서.
요즘 갑자기 읽고 싶은 책이 생겼어요. 전작하고 싶은 작간데
예전엔 별로 읽을 마음이 없었거든요.
책이란 이렇게 우리 의식 속에서 어떤 땐 썰물이었다가 어떤 땐
파도치듯 막 읽고 싶은 책이 있나 봐요.
저의 책은 아직까지 그닥 찾는 사람은 없는 것 같은데
또 어느 날 어떤 사람에게 문득 찾아지는 책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제가 이러는 걸 보면요.ㅎㅎ

프레이야 2018-01-05 17:02   좋아요 1 | URL
어떤 작가인가요? 궁금해요. 스텔라 님의 거침없는 시각과 솔직담백한 문장 모두 장점이 많은 책이에요. 넘어지고 깨어진 그 자리에서 다르게 생각하고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이야기가 특히 좋았구요. 시나리오와 희곡도 계속 쓰시면 좋겠어요.

stella.K 2018-01-05 18:19   좋아요 0 | URL
헉, 이럴수가...! 그런 시각이 있었나요?
넘어지고 깨어진 그 자리에서 다르게 생각하고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이야기라니...!
아, 제가 쓰고도 독자로부터 그런 말을 듣는 건 프레이야님이 처음이어요.
사실 제가 늘 그래 오기는 했죠. 워낙에 좌충우돌이 많은 시절을 보냈던지라.
이렇게 꿰뚫으시다니 감동입니다!!!
독자로부터 이런 감동을 받을 수도 있군요.
사실 작가는 늘 독자한테 감동을 끼쳐야 한다는 묘한 강박 같은 게 있잖아요.
그래서 누군가는 잘 쓰려고 하지 말라고 했나 봐요.
이래서 독자와 작가가 만날 수 있는 거로군요.
고맙습니다. 프레이야님!^^

아, 제가 갑자기 전작하고 싶은 작가는 프레이야님도 읽어 보셨는지도 모르는데,
김형경 작가요.
오래 전부터 알고 있기는 했는데 딱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요즘 부쩍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프레이야 2018-01-05 19:09   좋아요 0 | URL
독자가 책을 완성시킨다고 생각해요^^ 김형경 작가 책은 예담에서 나온 사람풍경 그 책을 읽었어요 오래전에요. 마음치유에 좋은 내용이었어요. 그리고 소설 외출. 손예진이 주연으로 나온 영화를 보고난 후에요. 그것도 오래전이네요. 영화도 책도 생각보다 좋았어요.

2018-01-05 2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5 2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5 2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5 2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10 0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10 0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11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11 17: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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