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딸이 올 9월부터 이곳 '글로벌빌리지' 영어도서관에서 자원 봉사하는 리딩버디로 활동했다.
12주간 매주 일요일 낮에 가서 한 시간 활동하고 활동내용과 소감 등 일지를 쓰고 왔는데,
내가 몇 번 빼고는 운전기사 노릇을 해줬다. 비가 많이 온 날도 몇 번인가 있었고,
지하철에서 가깝긴 해도 버스를 한 번 갈아타야 하는 코스라.
나는 딸을 데려다 주고 도서관에서 책을 보며 기다리다 태워 올 때도 있었고 나 먼저 오고 돌아올 때는
혼자 오게 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너무 활동적이라(산만하고 까불거려서^^) 다소 힘들어하면서도 보람있어 해
보는 나도 마음이 참 좋았다.
한 주에 두 권씩(모두 24권) 여섯 살 여자아이 둘을 데리고 함께 읽고 독후활동을 했다.
도서관에서 짝지워준 대로 첫날 멘토와 멘티의 관계를 맺고, 다음 주에 읽을 책은 미리 고르는데,
아이들(멘티)에게 우선 선택권을 주고 멘토도 거드는 식이었다.
난 독서지도 했던 경험으로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팁을 좀 주기도 했는데
가령 키워드가 되는 단어 카드를 만들어 가고, 아님 즉석에서 만들게도 하고, 소품도 활용하게 했다.
예를 들어 <Who could it be, Pooh?>를 할 땐 집에 있던 푸우 봉제인형이랑 피글렛을 가져가서 복화술도 하고.ㅎㅎ
푸우 인형은 내가 울작은딸 배에 넣어 데리고 있을 때(거의 만삭 때) 정기검진 받던 병원 앞 인형샵에서 산 거다.
당시 혼자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큰딸 주려고 샀던 건데, 아이도 나도 참 좋아하는 인형이다. ^^
처음엔 한 시간 하고 나오더니 진이 다 빠져선 생각보다 힘들다고 웃던 딸, 횟수를 거듭하면서 점점 적응해가고
요령도 터득하는 것 같아 보였다. 모두 마치고 나서는 봉사시간 24시간을 받아서도 좋고 그보다 더 좋은 경험을
얻을 수 있어서 흡족하고 뿌듯해 했다.
지난 주에 마지막 시간이었는데 마치고 나오면서 담당자에게 확인도장을 받고 수료증과 일지, 이름표 등을 받아왔다.
난 이런 활동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아이가 스스로 찾아서 한 활동이라 더 대견하다.
나도 아이들 어릴 적에 그림책을 함께 보고 깔깔대고 얘기 나누던 시간이 있었는데
돌아보면 그때가 아이랑 나눌 수 있는 참말로 순수하고 행복한 시간이라는 걸, 아이들이 더 커봐야 알게 된다.
생각해보면, 아이랑 함께 할 수 있는 온전한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거다.
이 순간, 더 커버려 떠나기 전에 즐겁게 함께하는 시간들로 만들어가자.
아래 리스트를 올려두니 여섯살 아이들이 흥미로워하는 영어그림책 찾는데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특히 태은양을 위해 하늘바람님~~~ (알라딘에 이미지가 뜨지 않은 몇몇 그림책은 올리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