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금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연락이 잘 닿지 않는 친구가 하나 있다. 두 번의 결혼, 두 번의 실패를 겪고 지금은 전문직에 종사하며 프리랜서로 돈 잘 벌고 살고 있다. 2년 전인가, 마지막 통화를 할 때, 나이는 먹어가고 아이는 없고 홀로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아주 약간의 두려움 같은 걸 내비치긴 했다. 그치만 친구도 알고 있었듯이 본질적으로 그 친구는 결혼제도에 잘 맞지 않는 성향을 띄고 있었다. 친구도 두 번의 실패를 겪고 보니 스스로 그런 점을 인정하고 다시 결혼이라는 제도 속에 걸려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사귀는 연하의 남성은 있었는데 결혼 제안을 할 때마다 핑계를 대며 물리고 있다고 했다.

 그 친구의 첫남편은 동갑 과커플이었는데 순정파 그 남자의 성은 모氏였다. 졸업을 할 무렵 본격적으로 결혼 말이 오고가고 하던 어느 날, 순진한 내 친구가 진지한 얼굴로 하던 말이 생각난다. 나는 속으로 깜짝이야~ 했다. 서방! 나도 친구도 그런 낱말을 가까이서 듣기로는 처음이었던지라.

 하루는 친구가 그 남자를 집에 초대하여 식구들 모두 인사를 했나본데 그 자리에서 친구 어머니가 ‘某 서방’이라고 부르며 대우했고 나머지 식구들에게도 이제부터 모 서방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언질을 놓으셨나 보다. 그러면서 친구는 “우리 엄마가 ‘모 서방’ 그러니까 되게 듣기 좋더라. 글쎄 우리 모 서방이 ~ 어쩌구저쩌구~ ”

 “야, 너는 모 서방이라고 부르면 안 되지이~.”

 “아니, 울엄마가 다들 그렇게 불러야 된다던데...”


2.

 남편의 남동생에게 부르는 말은 두 가지다. 그 남동생이 미혼이면 도련님(되련님, 되렴), 결혼을 하고나서부터는 ‘서방님’이라고 불러야 하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서방님’ 알러지가 있는 터라 그렇게 부르질 못한다. 남편의 두 남동생은 모두 결혼하여 아이들도 있지만 난 서방님이라고 못 부르고 아이들이 부르는 식으로 ‘삼촌’을 빌린다. 예법에 맞지 않다는 건 알지만 ‘서방님’은 어째 간질간질하다. 심하게 윤색된 사극 탓인지, 드라마 속 ‘서방질한다’는 말 때문인지.. 아무튼 무슨 부작용인 것만은 확실한데, 입에서 잘 나오지 않는다.


3.

 친정부모님에게는 박 서방이 둘이다. 큰사위, 작은사위 모두 박氏이다 보니.. 함께 있을 때는 큰 박 서방, 작은 박 서방, 이렇게 부른다.

 

 명절이면 그동안 일에 바빠 처가 나들이를 자주 할 수 없었던 우리의 ‘박 서방들’이 심히 힘든 때이기도 하다. 여자들만 명절증후군이 있는 게 아니라 우리의 박 서방들(김 서방, 이 서방, 정 서방, 마 서방 모두모두 포함)도 못지않게 마음 쓰이는 구석이 많다. 먼 거리에 꽉 막히는 거리를 뚫고 안전운행 해서 가야지, 물질적으로도 섭섭치 않게 써야지, 동서들끼리 모여앉아 있으면 이래저래 감정싸움도 안 보이게 하면서 가오도 세워야지. 더군다나 처가 분위기에 맞춰 적당히 놀아줘야지.

 여기서 옆지기 자랑 살짝 하자면, 친정부모님께는 큰 박 서방인데 진심으로 앞서서 마음 써주고 챙겨드리고 하니까 살갑지 못한 맏딸로서 참 고맙다. 부모님이 나이 들어가면서 제일 원하는 건 당신들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인데 무엇보다 '큰 박 서방'은 그걸 잘 한다. 살아오시면서 아무에게도 말 못한 사연들, 남에게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개인적이라 공감을 얻지도 못할 것 같은 이야기, 생각할수록 회한밖에 안 드는 슬픈 이야기들을 어디다 내뱉고는 싶었을텐데..

 “이런 이야기를 그저 들어만 줘도 좋아. 밖에 나가면 누가 뭐 내 얘길 구구절절 듣고 있으려고 하나?  난 이렇게 말만 할 수 있어도 한이 풀어지는 것 같다구.”

 큰 박 서방은 오래 듣고 앉아 있었다. 아빠는 다음에 또 할 요량으로 아쉬운 듯 북쪽 고향이야기를 남겨두시고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다. 씨암탉도 한 번 못 잡아준 처가지만 그저 "박서방 고맙네", 그렇게 속으로 말씀하시는 것 다 알 거라 믿는다.

 

 사위를 두고 백년손님이라고 하는 건 그만큼 귀히 대접하는 말이고, 동시에 그만큼 딸을 잘 대해달라는 바람이기도 하였을 터, ‘서방’이라는 호칭을 다시 찾아보았다.

‘서방’은 순 우리말이다.

 

우리의 모든 '박 서방들' 다 수고하셨습니다! (찔리는 사람도 있으려나)



4. '우리 말글 바로 쓰기'에서 찾아 옮겨봅니다.



옛날에 “서방맞다·서방하다(시집가다)·서방맞히다(시집보내다)”라고 했다.
지금도 함경도에서는 “서방재(신랑)·서방가다(장가가다)·서방보내다(장가들이다)”라고 한다.
여기에 쓰인 ‘서방’이란 말은 순우리말이다. 그런데도 우리네 국어사전들은 기어이 ‘서방’에다가 ‘書房’이라는 한자말을 달아놓았다. “남편은 일은 안 하고 책방에서 글이나 읽는 사람이어서”란다.


사위를 부를 때 ‘김 서방, 박 서방!’이라고 한다. 호사가들은 그 ‘서방’에다가 ‘西房’이라는 한자를 붙이기도 한다. “사위를 서쪽 방에 묵게 했기 때문”이란다.
남편이 ‘농사꾼’이면 ‘농방’(農房)이라 하고, 사위를 동쪽 방에 묵게 했으면 ‘동방’(東房)이라고 할 셈이었던가?


무엇이든지 중국에 있으면 그것이 바로 말밑이라고 우기는 판이니까. 중국에 ‘書房’이란 말이 있으니까, 뜻이야 맞건 틀리건 소리라도 같으니까, 우리말 ‘서방’이 바로 그 ‘書房’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書房’은 소리는 같아도 뜻은 ‘서재, 서실, 서점’이지 ‘남편’이 아니다.


‘서방’의 ‘서’는 “사벌·사불(상주), 서라벌·서벌(경주), 소부리(부여), 솔부리(송악·개성), 쇠벌·새벌(철원)” 들의 ‘사·소·솔·쇠·새’처럼 ‘ㅅ’ 계통 말이다. “새롭다, 크다”라는 뜻도 있다.
‘서방’의 ‘방’은 “건설방(오입판 건달), 만무방(염치 없는 사람), 심방(만능 무당), 짐방(싸전 짐꾼), 창방(농악의 양반 광대)” 들의 ‘방’이다. ‘房’이 아니고, ‘사람’이란 뜻의 우리말이다.


‘서방’은 ‘書房’이 아니고 “새 사람, 큰 사람”이란 뜻이다.
저런 우리 국어사전들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정재도/한말글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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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7 15: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27 1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홍수맘 2007-09-27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임서방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겠어요. 일단 옆지기 입장에선 처가가 너무 가까이에 있는데다 남자가 없다보니 자질구레하게 힘쓸 일들이 생길때마다 시시때때로 가서 챙겨야 하는데도 군소리없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직까지 너무 당연시하게 생각해 오진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임서방~. 고맙습니다." ^^;;;

프레이야 2007-09-27 18:38   좋아요 0 | URL
어? 홍수맘님, 댁도 박서방 아니었나요?ㅎㅎ
임서방이었군요.^^ 남자들도 여자들도 다 힘들지요, 수고하셨구요^^

순오기 2007-09-27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우리 '선서방'은 명절에 처가에 한번도 간적 없습니다. 1988년 이후로 지금까지...
그래선 전, 절대 '고맙습니다'라고 죽었다 깨어나도 못합니다~~~~~흑흑
'서방'이란 말이 이렇게 좋은 우리말이라고 알려주셔서 추천!

프레이야 2007-09-27 23:15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우째 그런일이? 선 서방은 무신 이유로 그러신대요. 흑흑..
서방,이란 말 좋은 우리말이더라구요^^

Mephistopheles 2007-09-27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씨가 아닌게 이리도 서러울 줄이야....흑흑흑...

프레이야 2007-09-27 23:16   좋아요 0 | URL
메 서방 고맙네, 라고 속으로들 생각하실 걸요.ㅎㅎ

nada 2007-09-28 01:17   좋아요 0 | URL
메 서방이래, 메 서방이래. 키킥 -.-

애교 많으실 것 같은 혜경 님이신데, 은근 '서방'에는 약하시군요.^^

프레이야 2007-09-28 08:46   좋아요 0 | URL
꽃양배추님, 메 서방~ 히힛
'서방'은 우째 거시기허네요^^

바람돌이 2007-09-27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주로 시비걸때 "어이 서방!!"
애교 떨때 "서방님~~~" 근데 남들앞에서는 그 말 안나오던데요. ㅎㅎ (참고로 우리집도 박서방은 아닙니다.) ㅎㅎ

프레이야 2007-09-28 00:40   좋아요 0 | URL
전에 본 기억이 얼핏 나는데 박서방 아니고 ?서방 맞습니다^^
님은 그래도 애교 떨 때 '서방니~임~' 이렇게 하시나봐요 ㅋㅋ
전 그렇게도 안 한답니다. 이 나무토막을 우째야 쓰까나..

시비돌이 2007-09-28 0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방은 서방 세계에 쓰는거 아닌가요, 라고 했다가 맞을 수도 있겠죠? ㅜ..ㅠ

프레이야 2007-09-28 08:50   좋아요 0 | URL
동방, 서방, 이 아니라 순우리말이라구요, 지 서방~~(이렇게 불리죠?^^)
요새 영화, 감독을 말하다, 참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시비돌이 2007-09-28 09:47   좋아요 0 | URL
서평은 이번에도 안쓰실거죠? ㅠ..ㅜ

프레이야 2007-09-28 09:51   좋아요 0 | URL
이번엔 좀 써보려고 하는데 잘 되려나 모르겠어요 ㅜ..ㅜ
조심스럽기도 하구요. ^^ 이게 뭔 말이래요?
아무튼 좋은아침이에요~~~

전호인 2007-09-28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를 칭찬하는 것으로 듣겠습니다. ㅎㅎ, 박서방! 듣기 좋은 말이지요. 이종사촌 형수가 그러더라고요, 제가 시동생뻘이니까 저에 대한 호칭은 "서방님"으로 하시면 됩니다 했더니 남편외에는 그 말을 쓰고 싶지않다나 모라나, 뻘쯤한 적이 있었습니다. 잘 지내고 계셨지요?

프레이야 2007-09-28 09:53   좋아요 0 | URL
어머, 그동안 어디 갔다 오셨어요? 전호인님은 정말 처가에도 참 잘 하실 것
같아요. 전서방은 아닐 것 같고 아무튼 우리의 박서방들에 포함되시는 거죠?
ㅎㅎ 결혼한 시동생에게 서방님이라고 부르는 게 좀 걸끄러운 사람들이 꽤 있나봐요. 저만 그런가 했네요.^^ 여전히 바쁘고 건강하게 지내시지요? ^^

아영엄마 2007-09-28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울 남편에게는 이제 최서방~ 하고 불러줄 장인 장모가 안 계시네요.. ㅡㅜ 근데 저도 시동생에게 서방님~ 이라는 표현이 잘 안 써져요. (-.-)> - 울 남편에게 가끔 서방님~ 하고 부르다 보니..

프레이야 2007-09-28 11:03   좋아요 0 | URL
에고 그러시구나.. 그렇게 불러줄 사람이 있는 것도 복이네요.
아영엄마님이 옆지기님께 서방님~하고 부르시다니, 이건 배신이에욧.ㅎㅎ
전 죽어도 몬 하는기라요..

소나무집 2007-09-28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번 주말에 친정에 갑니다.
우리도 "강서방, 고맙네!" 소리를 듣고 오도록 미리 교육 좀 시켜야겠어요.
'서방'의 진짜 뜻을 저도 처음 알았어요.
새 사람, 큰 사람이라 앞으로는 그 의미를 새기면서 남편을 불러봐야겠어요.

프레이야 2007-09-28 16:42   좋아요 0 | URL
네, 소나무집님 잘 다녀오세요^^
친정어머님 병환은 어떠신지요.. 다정한 이야기 잘 나누고 오세요^^

실비 2007-09-28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방이라는 뜻도 여러가지 쓰이네요.
어찌보면 쓸때 부끄러워지기도 할것 같아요.ㅎㅎ
서방님들 대단합니다!

프레이야 2007-09-28 16:43   좋아요 0 | URL
서방, 많이 여러 경우에 쓰는 말이죠.
약간 간지럽지만 원래 뜻은 좋은 뜻이니 좋은 말이에요, 실비님^^
 

나는 바보다 / 박희원 번역

셔우드 앤더슨의 단편소설 중 12개 작품집
오늘 출간되어 소식 전합니다. ^^


알라딘 책소개에서_

“미국 문학의 전통을 낳은 아버지”(윌리엄 포크너), “현대 소설을 만든 인물”(존 스타인벡), “영어로 글을 쓰는 가장 훌륭하고 섬세한 작가”(스콧 피츠제럴드), “극소수의 작가들만이 이루어낸, 자기만의 세계를 창조한 작가”(버지니아 울프)라고 불리는 셔우드 앤더슨의 대표 단편 12편.

셔우드 앤더슨은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사이의 미국 문학, 특히 단편문학 기법을 확립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으며,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윌리엄 포크너의 문학적 스승으로서 그들의 작품 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이 책 『나는 바보다』는 셔우드 앤더슨이 펴낸 세 권의 단편소설집 『달걀의 승리』, 『말과 인간』, 『숲속의 죽음과 다른 이야기들』에서 가장 빼어난 작품 12편을 모은 것으로, 이제 막 산업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한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하여 전통적인 생활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형태를 갈망하게 된 현대인들의 좌절과 소외, 외로움을 그리고 있다. 프로이트적 심리 분석과 절제된 언어를 사용해 인간의 욕구불만과 고독을 밀도 높게 묘사했다


P.80
아이고, 내가 처음부터 정직하게 굴었더라면, 하다못해 나를 다시 정직하게 설명할 길이 있었더라면. 내가 루시와 일행에게 말한 월터 메이더스란 인간은 세상에 없었다. 아예 있었던 적이 없는 사람이지만, 설사 있대도 다 걸고 말하는데 내가 다음 날 오하이오 매리에타로 가서 쏴버릴 작정이었다.
내 꼴이 그랬다. 그야말로 왕맹추였다.
ㅡ 「나는 바보다」

P.208~209
“사람들 인생은 숲속 어린 나무를 닮았어. 기어오르는 덩굴에 숨통이 조이고 있지. 덩굴이란 죽은 사람들이 심어놓은 해묵은 생각과 신념이야. 나부터도 구물구물 기면서 내 숨통을 조이는 덩굴에 뒤덮여 있어.”
그가 씁쓸하게 웃었다. “내가 뛰놀고 싶단 것도 그래서야. 나뭇잎처럼 바람을 타고 언덕 위에서 흩날리고 싶다고. 죽어서 다시 태어나고 싶어. 지금은 덩굴에 덮여 서서히 죽어가는 나무에 불과하지만. 보다시피 난 지쳤고 깨끗해지고 싶어. 난 여러 인생에 소심하게 기웃대는 어설픈 인간이야.” ㅡ 「씨앗」



해설에서_
셔우드 앤더슨은 미국 현대 단편소설의 초석을 다진 작가로 평가된다. 그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 속에 숨겨진 복잡한 감정과 내면의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프로이트적 심리 분석과 절제된 언어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 그의 작품들은 미국 문학사에서 독창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아고라편집부에서 발췌_
셔우드 앤더슨은 서른여섯 살이던 1912년 11월 28일 “내 발이 젖었고 점점 더 축축해지고 있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가, 나흘 후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해리성 둔주 상태로 발견되었다. 이 일은 앤더슨이 사업을 접고 전업작가의 길을 걷는 계기가 되었는데 그는 나중에 이 사건을 “물질주의적 존재로부터의 탈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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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5-07-16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혹시 프레이야님 따님이 번역하신 거예요? 셔우즈 앤더슨 제가 너무 좋아하는 작가예요. 당장 주문해서 읽어볼게요!

프레이야 2025-07-16 14:49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반가워요. 네. 큰딸이에요^^ 제 서재에 먼지가 많이 앉았지만 알라딘 서재는 여전히 활발하지요. 고맙습니다.

햇살과함께 2025-07-16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엔 소설이군요~~ 축하드립니다. 읽어보지 않은 작가인데 대단한 작가군요. 찜합니다~

프레이야 2025-07-16 19:24   좋아요 1 | URL
햇살님 안녕하시죠. 재미있게 읽으시길요^^ 고맙습니다.

잉크냄새 2025-07-16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물의 표면 아래>를 읽었습니다. ㅎㅎ

프레이야 2025-07-16 20:21   좋아요 0 | URL
잉크님 그러셨군요. 그 책이 일 년 전이네요. 고맙습니다. 셔우드 앤더슨의 단편이라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카스피 2025-07-17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님이 너무 자랑스러우시겠어요^^ 에전에 집에 단편 소설집이 있어서 윌리엄 포크너,존 스타인벡,스콧 피츠제럴드,버지니아 울프등의 단편들은 읽은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 과문해서인지 셔우드 앤더슨이란 작가의 이름은 처음 들어보는 것 같네요.눈이 좋아지면 한번 읽어봐야 겠어여^^

프레이야 2025-07-17 12:14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 고맙습니다. 눈이 아직 그러시군요 ㅠ 저도 점점 그래요. 어서 좀 나아지시길 비립니다.

꼬마요정 2025-07-18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너무 축하드려요!!^^ 너무 자랑스러우시겠어요!!
프레이야 님도 따님도 다 책과 글쓰기와 인연이 깊으십니다.

프레이야 2025-07-19 00:08   좋아요 0 | URL
꼬마요정님 고마워요. 너무 오랜만이죠. 육냥이들이랑 건강한 여름나기 하세요^^
 

https://youtu.be/NMd9mUQBmjI?si=tM4Bg3etRqOqKpBn

나무는- 한강 자작 노래
2014 노르웨이 미래도서관 프로젝트로 심은
나무 한 그루.
흰 보에 고이 싼 원고 제목은, 사랑하는 아들에게.
미래 독자에게 제목 외엔 모두 봉인된 채로 보냈다.
10년이 흘렀고 앞으로 90년 후 개봉된다.
아시아 작가로서는 처음이었다고 한다.
채식주의자,의 나무가 되길 꿈꾼 영혜는
이 노래에서 출발한 건지도 모른다.
가만가만부르는노래,와 채식주의자,는
같은 해 전반과 후반에 각각 발간되었다.
채식주의자, 영화도 재상영된다니 반갑다.
<고마워 영화>에 그에 관해 썼고 임우성 감독에게서
어느 날 이메일을 받았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책을 보다
가장 정확하게 그 영화를 읽어준 글을 보아 기쁘다는
인삿말이었다. 영화를 다시 보면 다시 쓰고 싶은 말이
있을 듯하다. 내 렌즈가 약간 바뀌었다.

https://youtu.be/K1id6SWULMI?si=F1xsQ86cSJh-FD4r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는
2007년 한가운데쯤 내겐 큰 위로가 되었던,
소중한 산문집이다. 한강의 떨리는 목소리,
가늘지만 단단한 목소리가 밤을 지새우던
나를 잡아 주었다. 그 안에 이 노래도 있었다.
노랫말처럼 숨소리처럼
나무가 흔들리며 가장 나약한 사람의 손을 잡아주듯.
당시 리뷰도 간절한 마음으로 썼는데
오늘 그 주인공인 엄마가 여든도 네 해 넘어
서예 30년 원로작가로 등극,
상패를 받았다. 만감이 고인다.

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 은
한강의 서른 즈음을 읽을 수 있는 얇은 산문집이다.
세계 작가들과 미국에 머물러 있던 때에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가 한강만의 감수성으로 남았다.
언젠가 헌책으로 구입해 소중히 갖고 있다.

차곡차곡 고이는, 시간이 내게 남기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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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4-10-19 0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한강 작가가 노래를 만들고 노래도 했다는 거야 하면서 저 책 샀어요 이번주 라디오 방송에서 저기에 담긴 노래 들려주기도 했군요 어제 <나무는>이 나왔어요 90년 뒤에 공개한다는 그 책 이야기도 하고... 그런 걸 한강 작가가 했다니, 신기하기도 하네요 열해 뒤에 큰 상을 받게 되다니...

프레이야 님 어머님 서예를 서른해나 하셨군요 멋지시네요 원로작가로 상패 받으신 거 축하합니다 앞으로도 건강하시면 좋겠습니다


희선

프레이야 2024-10-19 08:05   좋아요 1 | URL
희선 님도 저 책 가지고 있군요. 엄청 반가워요. 나무는, 저 책에도 실려 있지요. 저는 사실 저 책으로 한강을 처음 만났어요. 이후 소설들 읽었고요. 한강을 좋아한 알라디너 있었는데 요즘 여기선 안 보이지만 그분 생각도 났어요. 오랜 알라디너라면 아실 분이에요. 엄마는 등단후 30년이고 실제로는 33년이네요. 고맙습니다 ^^

2024-12-22 0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2-22 08: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46쪽 12번 파일까지 녹음. 책 전체의 절반 완료

아프리계 아메리카 문학
조라 닐 허스턴,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할렘 르네상스의 핵심 인물 조라 닐 허스턴은 혁신하고 선동하고 반항하는 사람이었다. 흑인 민담과 전통을 기록으로 남기고 작품에 녹여내 일찍이 마크 트웨인이 그랬듯 풍부한 표현력을 자랑하는 토착어로 미국 문학에 활기를 불어 놓은 선구자적 인물이었다. -239, 여자만의 책장

허스턴의 소설 중 이런 글귀ㅡ

“모든 신은 이유 없이 시련을 내린다. 그렇지 않다면 사람들이 신을 우러러보지 않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시련이 닥칠 수 있기에 인간이 공포를 알고, 이 공포야말로 가장 신성한 감정이다. 시련은 재단을 쌓는 돌이자 지혜의 시작이다. 반쪽짜리 신은 술과 꽃을 받는다. 진짜 신은 피를 요구한다.” - 246, 여자만의 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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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잇고 2024-09-10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구 정말 인상적이네요.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레이야 2024-09-10 20:57   좋아요 1 | URL
렛잇고님에게도 즐거운 독서 되길 바랍니다^^

희선 2024-09-12 0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신은 피를 달라고 한다니... 진짜 신을 알아보라는 건지도... 절반 녹음하셨군요 남은 반도 즐겁게 하시기 바랍니다


희선

2024-09-25 05: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9-25 0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난한 처녀들 / 뮤리엘 스파크 / 김재욱 옮김
The Gilrs of Slender Means



9월의 첫날, 아직 여름기운이 짱짱하지만 아침저녁으로
바람결이 다르다. 여름 동안 좋은 일들이 있었고,
습관에서 벗어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끼지만
계속 지구력을 잃지 않기를.
한여름에 뜻밖의 선물을 두 권 받았다.
뮤리얼 스파크는 에든버러 출생으로 작품이 아주 많다.
이 책은 친절한 번역자주와 잘 읽히는 좋은 문장이 돋보인다.
에든버러 출생 뮤리얼 스파크도 알게 되었다.
작품이 아주 많다. 차츰 읽어보고 싶다.
부산점자도서관에 한 권 기증하고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낭독녹음 도서로 읽을 생각이다. 에세이류 하느라 한동안
뜸했던 소설 낭독이 기다려진다.



비평가들이 《가난한 처녀들》에 재주목하는 이유도, 전쟁의 폭력성과 애도에 집중하던 당시 영미 문단에서 이 소설은 “독일과 일본의 항복이라는 두 차례의 종전 사이” 짧은 기간과 당시 영국의 분위기 및 생활상을 집중 조명한 몇 안 되는 전후소설이기 때문이다. 당시 영국인들은 구시대의 상징인 처칠을 축출하고, 이른바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민의 삶을 보장한다는 복지국가 이념을 정초하고 전후 유럽과 미국의 사회보장정책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베버리지 보고서》를 구매하려고 배급품 줄보다 더 긴 줄을 섰다. 이런 재건의 꿈에 부푼 당대의 분위기를 《가난한 처녀들》은 그대로 펼쳐 보인다. - 출판사 책소개 중



그녀는 5월의 테크 클럽을 이상적인 사회의 축소판으로 보지도 않았고, 오히려 그 반대라고 생각했다. 계량기에 동전이나 꽂아 넣어 가며 사는 여자의 삶에 황금시대의 아름답고 무심한 가난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제정신 박힌 여자라면 가난을 그저 더 좋은 기회가 찾아오기 전에 일시적이어야만 할 무언가로 여길 터였다. -98쪽



공교롭게도, 이 소설 출간 3일 후인 1963년 11월 22일 존 F. 케네디가 암살당했다. 이 뉴스는 소설 전반에 깔린 냉정한 죽음, 혹은 그 수용의 정취와 화학작용을 일으켜 단숨에 《가난한 처녀들》의 판매량을 수직 상승시켰다. 《가난한 처녀들》은 출간 몇 주 만에 영미 양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의 기류가 감도는 와중에 ‘5월의 테크 클럽’이라는 여성 전용 하숙집에 찾아든 “키가 큰 무정부주의자 시인 비슷한” 남자와 열한 명의 개성 넘치는 ‘아가씨’들이 벌이는 깃털보다 가볍고 심연보다 더 깊은 사랑과 구원 이야기에 독자들이 그토록 열광한 이유는 무엇일까? - 알라딘책소개 중


번역자 김재욱의 다른 책
<데이비드 댐로쉬의 세계문학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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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4-09-02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어보고 싶습니다. 여전히 낭독하시고 녹음하시고 멋집니다!!! 이제 가을이 오나 봅니다. 여전히 덥지만 그래도 짧아진 해가 가을을 재촉하는 것 같아요. 건강하시고 9월 첫째 주 화이팅 입니다^^

프레이야 2024-09-02 12:44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꼬마요정 님^^
무더위가 더디 가려나 봐요. 육냥이랑 잼나게 지내시죠. 구월이라니 한 해가 후딱입니다.
화이팅이에요 !!

페크pek0501 2024-09-03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에 잘 안 들어오다 보니 프레이야 님이 새로 올린 글도 이제야 보네요.
앞으로는 읽는 만큼 글도 써야겠어요. 그동안 너무 독서에 치중해 산 것 같아요. 그래도 많이 읽지는 못했다는...
시간은 자꾸 가는데 나이는 먹어 가는데... 짧게 단상이라도 쓰려고 합니다. 프레이야 님도 예전처럼 자주 글을 올려 주시고 책 소개도 해 주시면 좋겠네요.^^

프레이야 2024-09-03 14:54   좋아요 1 | URL
네. 페크님 짧게라도 단상을 올려 볼게요 ^^

희선 2024-09-05 0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팔월이 가고 구월이 왔네요 팔월보다 시원해지기는 했지만, 낮엔 여전히 덥습니다 팔월보다는 나아서 다행이다 생각해야겠네요 다음 낭독녹음할 책은 《가난한 처녀들》이군요 즐겁게 하시기 바랍니다 책을 재미있게 보셔서 하시는 거겠네요


희선

프레이야 2024-09-05 07:32   좋아요 1 | URL
한낮엔 많이 더워도 아침저녁으로 좀 낫지요. 적응해 가는 거 같아요 모두. 건강 조심하시고요. 주변에 코로나 걸리는 사람들도 제법 있더군요. 여자만의책장 끝내면 바로 가난한처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