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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NMd9mUQBmjI?si=tM4Bg3etRqOqKpBn

나무는- 한강 자작 노래
2014 노르웨이 미래도서관 프로젝트로 심은
나무 한 그루.
흰 보에 고이 싼 원고 제목은, 사랑하는 아들에게.
미래 독자에게 제목 외엔 모두 봉인된 채로 보냈다.
10년이 흘렀고 앞으로 90년 후 개봉된다.
아시아 작가로서는 처음이었다고 한다.
채식주의자,의 나무가 되길 꿈꾼 영혜는
이 노래에서 출발한 건지도 모른다.
가만가만부르는노래,와 채식주의자,는
같은 해 전반과 후반에 각각 발간되었다.
채식주의자, 영화도 재상영된다니 반갑다.
<고마워 영화>에 그에 관해 썼고 임우성 감독에게서
어느 날 이메일을 받았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책을 보다
가장 정확하게 그 영화를 읽어준 글을 보아 기쁘다는
인삿말이었다. 영화를 다시 보면 다시 쓰고 싶은 말이
있을 듯하다. 내 렌즈가 약간 바뀌었다.

https://youtu.be/K1id6SWULMI?si=F1xsQ86cSJh-FD4r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는
2007년 한가운데쯤 내겐 큰 위로가 되었던,
소중한 산문집이다. 한강의 떨리는 목소리,
가늘지만 단단한 목소리가 밤을 지새우던
나를 잡아 주었다. 그 안에 이 노래도 있었다.
노랫말처럼 숨소리처럼
나무가 흔들리며 가장 나약한 사람의 손을 잡아주듯.
당시 리뷰도 간절한 마음으로 썼는데
오늘 그 주인공인 엄마가 여든도 네 해 넘어
서예 30년 원로작가로 등극,
상패를 받았다. 만감이 고인다.

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 은
한강의 서른 즈음을 읽을 수 있는 얇은 산문집이다.
세계 작가들과 미국에 머물러 있던 때에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가 한강만의 감수성으로 남았다.
언젠가 헌책으로 구입해 소중히 갖고 있다.

차곡차곡 고이는, 시간이 내게 남기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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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4-10-19 0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한강 작가가 노래를 만들고 노래도 했다는 거야 하면서 저 책 샀어요 이번주 라디오 방송에서 저기에 담긴 노래 들려주기도 했군요 어제 <나무는>이 나왔어요 90년 뒤에 공개한다는 그 책 이야기도 하고... 그런 걸 한강 작가가 했다니, 신기하기도 하네요 열해 뒤에 큰 상을 받게 되다니...

프레이야 님 어머님 서예를 서른해나 하셨군요 멋지시네요 원로작가로 상패 받으신 거 축하합니다 앞으로도 건강하시면 좋겠습니다


희선

프레이야 2024-10-19 08:05   좋아요 0 | URL
희선 님도 저 책 가지고 있군요. 엄청 반가워요. 나무는, 저 책에도 실려 있지요. 저는 사실 저 책으로 한강을 처음 만났어요. 이후 소설들 읽었고요. 한강을 좋아한 알라디너 있었는데 요즘 여기선 안 보이지만 그분 생각도 났어요. 오랜 알라디너라면 아실 분이에요. 엄마는 등단후 30년이고 실제로는 33년이네요. 고맙습니다 ^^
 

2월 설날이 지나고, 서귀포로 훌쩍 날아갔다. 3월부터 조금 다른, 그렇다고 아주 다르다거나 아주 새로운 건 아닌, 길로 가기 위한 잠시의 숨고르기와 수혈 같은 것이었다. 그날 제주공항에선 빗방울이 좀 떨어지더니 금방 그쳤고, 운전해서 남쪽으로 달려오는 한 시간 동안 그곳에 빨리 닿고 싶은 마음을 속도 조절을 하며 달랬다. 무슨 이유가 있어서도 목적이 있어서도 아니고 그저 다정이라는 말에 이끌렸다.

여름이었던가, 그해는 지금 생각해 보니 제법 오래전이었다. 서귀본향당으로 들어가는 좁다란 골목 안 중간쯤, 왼쪽으로 다정여인숙이라는 작은 팻말이 보였다. 그 골목쟁이로 들어가고 싶었는데 발길을 놓쳐 버렸다. 동행자가 이미 앞서가고 있었고 나만 옆으로 새기가 좀 그랬던 거 같다. 서귀본향당도 좋았지만 그 이후로 계속 놓치고 온 다정여인숙이 마음에 걸렸다.

이중섭거리는 그동안 많이 바뀌어 있다. 꽤 다른 풍경이다. 서귀포관광극장이라는 게 서 있고 그 옆으로 이중섭미술관 입구와 생가가 있다. 여러번 갔던 곳이라 이번에는 그곳은 가지 않기로 한다. 다정여인숙만 보고 싶다. 나는 돌담집을 끼고 좁다랗고 가파른 샛길로 내려왔는데 양쪽으로는 이중섭 그림이 벽에 그려져있었다. 아무튼 그렇게 빠져 나오니 이중섭거리에 닿았다. 곧바로 다정여인숙을 찾아왔다. 나무 팻말에 빨간색 글자로 적힌 다정여인숙 이라는 표식은 없어졌고 녹슨 파란 색 대문에 주소가 이정표로 적혀 있다. 전에는 없던 대문이다. 우편함에 서귀포마을신문이 철 지나도 한참 지나 주인도 찾지 못하고 끼어 있다.

반쯤 열려 있는 그 대문 안으로 들어가 오른쪽으로 낮은 집이 다정여인숙이다. 길찾기 내비게이션이 그렇게 가르쳐 준다. 주변을 아무리 왔다갔다해 봐도 여기가 맞다. 여인숙은 언제 문을 닫았을까. 삐거덕 문을 여는 순간, 아 그때 와 봤어야 하는데…
방 두 개에 왼쪽으로 욕실이다. 방은 작지 않고 기름하다. 허름한 뒷마당이랄 것도 없는 풍경이 보이는 창문이 마음에 들어온다. 하지만 너무 놀라서 사진도 못 찍었다. 장판은 군데군데 금이 가 있고 이상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벽지도 여기저기 뜯겼고 창문 틀에는 먼지가 자욱하다. 무섭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알지 못할 서늘함을 그대로 두고 돌아서서 문을 닫았다. 맞은편 하얀 벽 앞에 대파와 동백나무가 서 있다. 하루키 소설 속 고야스 씨가 사라진 아내의 침대에서 발견한 대파, 그 맥거핀을 본 듯 피식 웃음이 난다. 잔물결 타고 띄엄띄엄 등장하는 유머! 다정하긴 참!
하얀 벽 안은 공동 화장실과 샤워실이었다.
서서히 어둑발 내리는 길을 걷다 제주약수터에서 마신 먹구름과 화수분. 먹구름은 다크비어의 묵직함이, 화수분은 상큼하고 맑은 가벼움이 좋았던 호젓한 저녁.

마지막 사진은 서귀포시 어느 골목에 앉은 에이햅 선장. ^^ 춤추는 빛. 대양 위의 잔물결. 한 겹 두 겹 겹치고 흐려지고 떠오르는 무엇과 그 너머에 있는 모두이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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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간소개합니다.

<사물의 표면 아래>

성실한 번역가 박희원의 다섯번째 번역서.
눈부신 유월 같은 표지부터 마음에 들어온다. 인류학자 웨이드 데이비스, 저자의 말을 보니 최근 생각에 깊이 빠지게 된, 중도에 대한 영적 통찰도 있어 더욱 관심이 간다. 역자후기도 반듯하다.


역자후기

인류학이 “이해와 관용과 공감의 백신”이 될 수 있다는 말은 특히 든든했다. 저자가 다룬 사안뿐 아니라 삶의 모든 면을 대할 때 늘 기억하고 싶은 말이다. 눈앞의 좁은 현실에 파묻혀 불이 하나둘 꺼져만 간다고 느낄 때, 아예 눈을 감아버리고 싶다는 마음마저 들 때 이런 관점 하나가 생각의 키를 다시 잡아줄 것이다. 한쪽으로 판단을 내리고 고민을 멈출 때의 아늑함은 익숙하다. 하지만 그렇게 한 갈래 길만 남기면 그 길이 절망으로 향할 때 달리 택할 길이 없다는 사실도, 외면할지언정 마음 깊은 곳에선 모르지 않는다. 여러 갈래 길을 볼 수 있을 때 희망이 생기고 그 희망은 다시 여러 갈래 길로 나타난다는 것을 저자의 글과 만나며 되새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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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4-06-13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뭔가 표면 아래로 자꾸 사라져가는 단어들이 떠오르는 시절이 있습니다. 여인숙, 페이퍼에서 유독 눈에 박히는 단어네요.십여년 전 자전거 전국 일주를 하던 시절, 거제도 어느 여인숙, 곰팡이가 슬어 너덜너덜한 어느 여인숙 벽지에 떠나간 영숙이를 원망하며 애달파하던 입대를 눈 앞에 둔 어느 청년의 글이 떠오르네요. 그 날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2024-06-14 0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4-06-14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거리에 저런 의자라니! 그나마 한쪽 다리가 없는 거 아닙니까?
그냥 사진이라기 보단 정물 같네요. ㅎ
소식이 없으셔서 잘 지내시는가 보다 했더니 서귀포에 계셨군요.

따님이 정말 부지런해요. 책도 예쁘고.^^

2024-06-14 1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4-06-28 0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주에는 이중섭 거리도 있군요 미술관이 있다는 말은 들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이중섭은 자기 이름 거리가 있다는 걸 알면 어떨지... 저세상에서 그런 게 있단 말이야 할지도...

어느새 다섯번째 책이군요 역자 후기 멋지네요 유월 며칠 남지 않았고 장마철이네요 프레이야 님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희선

2024-06-28 0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포항 “스페이스 신선”에서 12.12일까지 합니다.
여울 님 서재에서도 엿볼 수 있네요.
늘 새로운 시도로 나아가는 전시를 축하드리며,
좋은 시간 되길 바랍니다. ^^
도록의 일부만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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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 해변에 있는 소극장에서 아리엘 도르프만 원작,
동명의 연극을 같이 보았다.
세 배우 모두 열정적으로 연기했다.
시네마낭독극장에서 함께했던 우리 다섯은 각기
연령이 달랐지만 괸심사와 지향점이 비슷했다.


슈베르트 현악사중주 ‘죽음과소녀’

“이 곡에서 슈베르트가 단지 암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완전히 소진된 감정의 표출이다.”
- 알프레드 아인슈타인


그림1 한스 발둥 그린
그림2 에곤 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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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 단편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0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 지음, 박현섭 옮김 / 민음사 / 200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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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theater 내기 The Live

7월부터 11주간 매주 월요일 영화의전당에서 하는 시민참여 프로그램, 시네마낭독극장에 참가했다. 15명씩 두 반이 선착순으로 선발되어 네 분의 강사와 함께 배우고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9월 24일 저녁에 야외극장에서 발표회를 가졌다.
애니메이션에 목소리 더빙을 하는 역할이다. 보는 영화에서 영화 속으로 들어가 참여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내가 속한 반은 “할머니의 꽃신”.
다른 반은 “옥자의 관부재판”.
모두 위안부 옥자 할머니의 이야기다.
2022년 생존자 11명.
현재는 9명이라고 한다.
다들 울컥하는 순간을 잘 넘기고
각자의 캐릭터에 몰입해 잘해낸 것 같다.
그날 야외극장 저녁바람이 무척이나 상쾌했다.

11주간 온몸으로 열강해주셨던 주강사 님의 초대로 오랜만에 연극을 보았다. 그분은 극단 배관공 배우다. 몸 전체로 보여주는 연기자들을 존경한다. 신체언어 쓰는 걸 잘 못하는 사람이라 부럽기도 하고.

<The Live>는 체호프 단편 <내기>를 모티프로 무성 단편영화 기법을 결합해 재기 넘치고 감동적인 연극이었다. 원작의 의미를 잘 살려냈다. 태어나서 죽음을 맞기까지 종신형에 빗댄 “삶” 혹은 “목숨”을 걸고 우리는 어떤 내기를 해야 할까.

마치고 오는 길에 가을이 완연한 비가 내린다. 함께한 글벗이 집까지 우산을 씌워 주고 갔다. 고마워요. 돌아와 민음사 책을 뒤져 십 년 전에 그어놓는 밑줄을 발견하고… 연극에서 저 대목을 그대로 읽는 목소리가 좋았다. 스스로 형을 마친 자의 자유와 호방함이 느껴져 카타르시스가 왔다.
책을 진정 경멸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강을 건너고 나면 뗏목을 과감히 버리라고 했듯. 아직은 강 물결에 몸을 맡긴다. 제대로 맡길 수 있기만이라도…

오늘날의 입장에서 미디어를 결합해 다채로운 감각 경험을 하게 한 연극이었다. 연극 중에 나온 책이 여러 장르로 여럿 있다. 특히 레미제라블을 책장에 꽂아 무대와 영상에 배치한 것도 우연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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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10-08 0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애니메이션 더빙도 해 보시다니 멋진 경험이었겠습니다 일본군 위안부였던 분 이야기여서 마음 아프기도 했겠네요 이제 아홉분 남았다니... 시간만 가는 느낌도 듭니다 남은 분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희선

프레이야 2023-10-09 16:41   좋아요 2 | URL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잊혀져가는 분들이 안타까워요.

페크pek0501 2023-10-09 22: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하는 체호프 단편선이네요. 작품이 다 좋았어요. 재독할 만한 책 같아요.
‘내기‘는 인상적으로 읽어 제 책에 내용을 넣기도 했죠.
프레이야 님, 오랜만의 출현이십니다. 자주 출현해 주십시오. 반갑습니다.^^

프레이야 2023-10-19 14:26   좋아요 2 | URL
페크님 반갑습니다.^^

yamoo 2023-10-20 1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일반인들이 하기 힘든 경험을 하셨네요! 부럽습니다~~

아..근데 두번째 이미지...내기 포스터가 매우 인상깊네요. 그림 그릴 때 참고해야 겠습니다!ㅎㅎ

프레이야 2023-10-20 13:15   좋아요 1 | URL
그죠 ㅎㅎ 포스터 그림 저도 눈길 갔어요. 내용을 잘 나타내기도 했고요. 그림 날로날로 성장하고 있겠네요 야무님.

2023-11-19 1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