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없는 연말을 보내고
1월 첫주부터 핀란드로 출장을 갔다 왔다.

갔다 오니...서울이 스칸디나비아의 끝 핀란드보다 더 춥다.
얼얼한 추위 속에 다시 정신 없는 날들의 시작.

나의 모리 김영하 상무님께서는
며칠 전 보낸 메일에 이렇게 쓰셨다.

"수선씨는 바쁜 거 좋아하잖아요."

그럴까?
하긴... 안 바쁘면...엉뚱한 일들을 잔뜩 벌려 놓고
헉헉거리는 게 나란 인간의 속성이다.

1월 8일 월요일부터 11일 목요일까지 나흘 동안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김윤식 선생님 특강
<한국근대문학사의 두 공간에 대하여>를 들었다.

출장 보고에, 밀린 일들에,
올해는 뭔가 보여주자!는 연초의 전투적인 분위기 속에
일찍 퇴근을 한다는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나흘간 일찍 퇴근을 하고 바람을 날리며 용산으로 달려갔다.

김윤식 선생님의 특강을 들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만약 내가...대학 때 김윤식 선생님 같은 스승을 만났다면
계속 공부를 하지 않았을까?

촉망 받는 훌륭한 인문학자까지는 못되더라도,
시간 강사로 고단한 생활을 하더라도,
그래도 어딘가에서 계속 문학을 공부하고 있지 않을까?

가지 못한 길은 언제나....애틋하다.

김윤식 선생님의 특강을 한 단어로 압축한다면
그건...."열정'이었다.

10년간 회사생활을 하며 늘 어떤 허기와 결핍 속에
수많은 강의를 들어왔지만,
이런 열강은 정말....처음이었다.

강의 시작 시간은 저녁 7시. 끝나는 시간은?

첫날 월요일 9시 30분.
화요일 10시 30분,
수요일 10시,
마지막 날인 목요일.....11시 30분!

화요일에는 신들린 듯 강의를 하시다
문득 시계를 보시더니 빙긋 웃으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 할망구 영감 와 안오나 기다리겠다."

강의는 크게 세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 일제말기 한국 작가의 일본어 글쓰기론
- 해방공간 한국 작가의 민족문학 글쓰기론
- 일제말기 한국인 학병 세대의 체험적 글쓰기론

강의를 들으며...한 없이 부끄러웠다.

난 어떻게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한번도 한국의 "근대"에 대하여, 그 정체성에 대하여
고민을 하지 않고 살았을까?

소설적 인물이 "문제적 개인",
끊임 없이 고민하고 번뇌하며 역사를 만들어 가는 "주체적 개인"이라면,
난 바로..."문제적 개인"의 반대말이라 할 수 있는
"유지적 개인", 그러니까 하루하루 밥 잘 먹고
소소한 개인적 고민에 갇혀 사는
시스템의 유지에 기여하는 개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허구한 날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엄살?)

선생님은 나흘간 강의 내내
Georg Lukacs의 [Die Theorie des Romans] 얘기를 많이 하셨다.

69년에 동경대에 가셨다가 동경대 정문 앞 서점에서
루카치 선집을 산 선생님은 너무도 흥분해서 밤새 읽고 번역을 하셨다고 한다.

강의를 들으며 루카치의 <소설의 이론>을 독일어로 읽고 싶다는
열망에 빠진 나는 오늘 아침 amazon.de에서 책을 검색했다.

그런데....오호통재라!
너무 옛날 책이라 개인들이 팔고 있는 헌책 4권 밖에 없는데,
해외 배송이 안된다고 한다.
Hamburg에 있는 친구한테 부탁해서 책을 보내달라고 해야 겠다.
(그런데....읽을 수 있으려나?)

평생 하나의 일에 열정을 바쳐 온 사람은 아름답다.
김윤식 선생님에게서 문학과 삶이 하나 된
역사철학적인 "완결성"이 느껴졌다.
아.....그 근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란!

마지막 날, 감사하는 마음으로 작은 선물을 했다.
자주 가는 베이커리에 특별히 부탁해서
자그마한 상자에 담겨 있는 만쥬를
빨간 포장지와 금색 리본으로 포장해서 드렸다.

만쥬를 선택한 건 정말....탁월한 선택이었다.
왜냐면...잔뜩 긴장해서 선생님께 선물을 내밀었을 때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먹는거요? 내 먹는 거 아니면 필요 없소."

마지막으로....선생님은 외모도 정말 멋지다!
까만 와이셔츠에 회색 넥타이,
넥타이 보다 더 진한 회색 슈트를 입으셨는데
정말...눈을 뗄 수가 없었다.
어떻게...36년생 할아버지가 그렇게 멋있을 수 있을까?
외람된 말이지만....광화문을 걸으며 데이트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하.

강의를 마치며 선생님께서는 두가지 당부를 하셨다.

하나, 언젠가 길에서 마주치면 인사는 안하더라도
나라는 사람을 기억해 달라.
둘,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라!
세상에 머리를 숙일 데는 하늘과 부모 밖에 없다.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갈팡질팡하는 내 삶도 하나의 길로 좁혀져 가며
언제가 그런 완결성을 만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지(?) 또는 욕심이 들었다.

선생님의 열강에 감사하며,
선생님의 건강을 기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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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07-01-13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기 잘 읽었습니다. 저도 서너 학기 동안 강의를 들었었지요.^^

사마천 2007-01-13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교수님 강의는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사람을 다르게 느끼게 해주더군요.

hnine 2007-01-13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신년 정초에 그토록 좋은 기회를 가지셨다니!
두번째 말씀은 저도 동감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라!
자기가 진정 좋아하는 일일때 열정도 생기는 것 같아요.

라로 2007-01-13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른 분야이긴 하지만 님과 비슷한 느낌을 경험했어요.
여든이 넘으신 선생님께서 노쇠하시어
비록 흔들리는 손이지만
바이올린을 가르치시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하더군요.
처음 인사드려요.
좋은글 자주 접하겠습니다.

kleinsusun 2007-01-13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 와....넘 부러워요.^^

사마천님, 맞아요.세시간 넘는 강의시간에 아무도 졸지 않는 강의는 정말...처음이었어요!^^
hnine님, 새해 목표는 잘 지키고(?) 계시죠?^^
무엇보다...즐겁게!

nabi님, 반가워요.^^
nabi님의 스승님 얘기를 들으니 저도 가슴이 뭉클해요. 앞으로 자주 만나요.^^

다락방 2007-01-13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그동안 아주 멋지게 살고 계셨군요. 수선님, 화이팅!!

이리스 2007-01-13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흠, 그런 강의가 있으면 같이 가자고 했어야쥐~~ ㅋㅋ

kleinsusun 2007-01-13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멋지게...는 아니고 정신 없게! ㅋㅋ 다락방님도 홧팅!^^

구두야, 담엔 꼭 같이 가자!^^

비연 2007-01-13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도 그런 강의는 한번 꼭 가고 싶군요...

kleinsusun 2007-01-13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비연님, 담에 이런 기회가 있으면 꼬~옥 들으세욤!^^

글샘 2007-01-13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수님 결혼 이야기는 사뭇 감동적인 데가 있지요.
저 교수님 강의 청강하러 갔다가 하도 욕을 하시는 바람에 못 듣고 말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 시절엔 맨날 데모한다고 공부 안했다고 엄청 욕 듣고 그랬지요. ㅋㅋㅋ

kleinsusun 2007-01-13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수님 결혼 얘기 해주세요!!!!!
아......넘 궁금해요! 들려 주세요, 글샘 DJ님!^^

2007-01-14 0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1-14 0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인 2007-01-14 0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퍼갑니다. 김윤식 선생님 결혼 이야기 낭만적이에요. ㅎㅎ; 그런데 사실 공개적으로 쓰기가 쫌...

kleinsusun 2007-01-14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인님, 결혼 얘기는 잘 모르지만 선생님 정말 낭만적이신 것 같아요. 그림 보러 Dresden 간 얘기... 무척 감동적이었어요.^^

2007-01-14 2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난 토요일,
사랑하는 친구 혜원이와 함께
우리의 영원한 스승 레기네 선생님을 찾아 갔다.

언제나 변함 없이 제자들을 꼬~옥 껴안아 주시는 선생님처럼
선생님의 고풍스럽고 단아한 주택은 뭐 하나 달라진 것 없이 그대로였다.

오랜만에 독일어를 하려니 버벅버벅...
관사와 동사가 마구 헛갈렸다.

평생을 독일어를 가르켜 오신 선생님은
졸업한지 10년이된 제자들의 말도 그냥 듣지 않으시고
틀릴 때 마다 하나하나 고쳐 주셨다.
심지어...고쳐 주시면서
"다시 한번" 말해 보라고 하셔서 당황하기도 했다.

아....이렇게 늘 기다려 주시는 선생님이 계시다는 게,
학생 때랑 똑같이 대해 주시는,
늘 변함 없는 선생님이 계시다는 게
너무도....행복하다.

선생님은 혜원이에게 아이들이 잘 크냐고 물어 보시고는
약간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날 쳐다 보셨다.

"우리 수선이는....왜 아직 richtiger Mann(right man)을 못 만나니?
곧 만나야 할텐데..."

난 선생님의 걱정을 덜어드리려 활짝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In der nahe Zukunft werde ich mit meinem Freund Sie besuchen."
( In the near future I'll visit you with my boyfriend.)

뜻밖에 선생님은 남친이랑 방문하겠다는 "의지"가 아니라,
"In der nahe Zukunft"란 표현에 너.무.도 좋아하셨다.

"어떻게 이런 표현을 아직도 기억하니?
넌 역시....좋은 학생이야!"

학교 다닐 때도 안 받아보던 칭찬을
졸업한지 10년이 되서 받다니.... 눈물이 핑~돌았다.
무엇보다...."meine Studentin" 이란 말에 마음이 짜~안했다.

난 언제나 선생님의 학생! 언제까지나.

우리는 선생님이 만들어 주신 스프와 샐러드,
맛있게 구워진 독일 소시지와 와인을 마시며
신나게 수다를 떨었다. 5시간 동안!

선생님은 계속 물어 보셨다.
"뭐 더 먹을래?"

우린 배가 터질 것 같았음에도 불구하고...
애완동물처럼 냠냠 맛있게 먹었다.
선생님이 너무도 좋아하시는 걸 알기에...

선생님, 사랑해 주셔서 너무도 감사합니다.
선생님이 베풀어주신 사랑을 저희도 베풀며 살께요.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저희 곁에 있어주세요.

저는 언제나 당신의 학생입니다. 언제까지나!
Ich bin Ihre Studentin immer noch! Fur i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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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7 0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06-12-27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수선님이 못하는 게 있을까요? 독일어까지도! ^^ 수선님이 무척이나 부러워요. 언제까지나 학생으로 남고 싶은 선생님이 계시다니.. 참 따뜻하고 행복한 정경입니다. 좋은 시간이었겠어요. ^^

다락방 2006-12-27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이 멋진 까닭은 멋진 스승에게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이군요!!
좋은 사람 곁엔 늘 좋은 사람이 머무는 법이랍니다 :)

비로그인 2006-12-29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언젠가 꼭 불어로 선생님에게 인사말을 건네고 싶지만... 그런 날이 올까요?^^;;

2006-12-30 0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1-01 1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7-01-01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Guten Rutsch ins Neue Jahr!

2007-01-05 2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난주 있었던 선배들과의 술자리.
난 앞에 앉은 선배에게 대뜸 이렇게 물었다.

"오빠는 지식인이야?"

선배는 나의 쌩뚱 맞은 질문에
약간은 당황해 하며, 약간은 어이없어 하며 대답했다.

"그게....항상 고민이지."

선배는 E여대 교수다.
당근 "지식인" 또는 "식자"로 분류된다.

어렸을 때,
"산타 할아버지"가 진짜 있을까?...넘넘 궁금했다.

요즘 애들이야 4살만 되도 안다고 하던데,
어리숙한 나는 국민학교 3학년이 되서야 알았다.

요즘...도대체 지식인이란 뭘까? 정말...궁금하다.

주위에 박사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회사에도 박사들이 드글드글,
거래선들의 명함을 받으면 이름 앞에는 한결 같이 PhD,
(이런 사람들한테 Mr.라고 하면 디~따 싫어한다!)
오랜만에 송년모임에라도 나가면 너도 나도 박사, 적어도 석사.

도대체....석사가 연구소에 가면 뭘할까?
비이커를 닦을까? 궁금하다.

얼마 전에 만난 모대학의 젊은 국문과 교수가 말했다.
지식의 환원은 윤리라고!

내색하진 않았지만 난 그 자리에서 충격을 받았다.
뻘쭘해서 맥주를 쭈~욱 들이켰다.

"지식의 환원은 윤리!"라고 말할 수 있는
그의 자신감이 부러웠다. 진정.

그의 말을 듣고 생각했다.
난 "환원"할만한 지식이 있을까?

생각하고 또 생각해 봐도,
<톡톡 무역 영어>를 날림으로 쓰거나
"비즈니스 매너" 정도를 야매로 강의하는 정도 밖에는 없을 것 같다.
해외영업"만" 10년했으니까.
나름대로 열심히! 온갖 스트레스와 굴욕을 참아가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병호 아저씨(그 또한 박사!)의 <명품인생을 만드는 10년 법칙>처럼
"명품인생"이 되지는 않았다.

어쨌든.... 도대체....지식인이란 뭘까?

선배는 사르트르의 <지식인을 위한 변명>을 읽어보라고 했다.
그런데....그 책을 읽을 생각을 하니....
웬지... 웃음이 난다. 으허허허.

요즘....공부가 하고 싶다. 너무나.
왜 학교 다닐 때 공부 안했던 인간들은 뒤늦게 공부가 하고 싶은걸까?

술 많이 마신 다음 날 갈증이 나는 것처럼 공부가 하고 싶다.
그런데....공부를 하고 싶은 동기의 "진정성"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식증 환자들처럼 마구 책을 먹어치우고 싶다. 우적우적.

"연구공간 수유+너머"의 김윤식 선생님 특강을 신청했다.
<한국근대문학사의 두 공간에 대하여>.

어쩌면....
사치일수도, 허영일수도, 또 한번의 삽질일지도 모른다.

그래도....공부가 하고 싶다.

- 어느 방황하는 회사원의 넋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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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천자문 2006-12-18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어 사교육을 받을 형편이 안되는 저소득층 어린이들에게 무료 영어교습 자원봉사를 한다면 그것도 훌륭한 환원이 되겠지요.

지식인이란 진리를 깨닫고, 자신이 깨달은 진리를 세상에서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아닐까요? 문제는 그 '진리' 가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점이겠지만..

드팀전 2006-12-18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지식인에 주눅들지 마세요.지식 월급쟁이들이 태반이니까요... 제가 예전에 놀 때 사회학 강사 샘들과 좀 어울렸는데...애네들 문제가 뭐냐면 뭐 술먹다가 부르디외니 푸코니 뭐 이래요...그게 익숙한 친구들이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제가 보기엔 '책'으로 만난 그것들 외엔 별로 자기를 표나게 하는 방법이 없어서인것 같더군요....저도 학문에 대해선 왠지 모를 존중감같은게 있긴 한데 ..흔히 빠진 박사,석사님들께 그다지 존중감이 생기지 않더군요.대략 아이큐 세자리되고 교수 사회의 드으러움을 버틸 비위만 있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그렇게 자신있으면 저보고 해보라구요? 넵..전 비위가 약해서 못합니다.
제가 얼핏 기억하는 하이쿠 중에 그런게 있더군요.세상 어디에나 부처도 있고 똥파리도 있다.뭐 그런내용.지식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별 쓸데 없이 술자리에서 '환원은 윤리'..나원 책보시느라 술자리 윤리는 배우지 못하셨네.^^ 술자리 윤리 1장..지 잘났다고 지가 쓰는 용어로 남들 잘 모르는 말 하면 썰렁해진다.폭탄주 세 잔 연거푸 마시기 벌칙

마늘빵 2006-12-18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르트르 <지식인을 위한 변명> 읽어봤는데 글쎄 그거 가지구 뭐가 나올까 모르겠어요. -_- 좋은 책이긴 한데. 지식인을 뭘까, 나는 지식인일까, 저도 고민입니다.

반딧불,, 2006-12-18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625252

놓치기 너무 아까워서 슬쩍..^^


kleinsusun 2006-12-18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린님, 요즘에는 초등학생들도 영어를 배우더군요.
(주변에 어린애들이 없다 보니 몰랐거든요. 최근에야 알았어요.)
몇달 전, 모 천사원에 갔었는데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방학숙제를 하고 있었어요.
영어를 좀 가르켜 달라고 해서 옆에 앉았는데, "small" "short"같은 기본적인 단어도 읽지 못해서 놀랐어요. 이렇게 사교육이 극성인 세상에.... 같은 반의 다른 애들하고 갈수록 편차가 얼마나 커질까요? 머지 않아.....따라잡을 수 없게 되겠죠.
그때 큰 충격을 받았어요.
천사원 선생님께 아이들 영어 지도에 대해 상담했는데,
아이들의 편차가 커서 1:1 지도를 해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솔직히.......많이 망설였어요. 일주일에 세번은 해야 할 것 같은데, 그 정도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까, 시작했다가 못하면 어떻할까.......결국 시작을 못했어요.
마음 한켠에 부채로 남아 있었는데...예린님의 댓글을 읽으니 생각이 많아지네요.
아뭏든...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kleinsusun 2006-12-18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 음하하하. 역시.....드팀전님의 유머와 위트는 쵝~오!^^
"술 자리의 윤리"란 또 어떤 게 있을까요?
혹시 한겨레 신문에서 베트남의 "평등한" 술자리에 대해 읽으신 적 있으세요?
호칭을 직급으로 부르지 않고 그냥 "형" 이런걸로 부르면서 다함께 먹고 마시는?
술자리 윤리 2장. 회식은 즐거워야 한다! 회식 때 잔소리하지 말자! ㅋㅋ

아프님, 음....<지식인을 위한 변명>을 읽으셨군요.
아프님 서재에 리뷰가 있나요? 가봐야 겠어요.^^

반딧불님, 감사합니다.^^

드팀전 2006-12-18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트남 그거 좋네요.안그래도 저희 회사가 종종 술먹으면 도제식 분위기가 되는 지라 저는 1차끝내면 도망가지요.그런데 왠걸..며칠 전에 후배랑 술먹는데 그 후배보다 더 어린 후배에게 똑같은 짓을 하더군요.'니들 열심히 해야된다.' 뭐 가르치듯이 말이죠.그래서 한마디 했슴돠.그딴짓 하지마라.애들도 나이 먹고 다 지들 생각있는데 왜 시키지도 않는짓 하냐.그랫더니 그 후배가 취한 목소리로 '선배도 이제 후배가 아니라구요.그러니까 선배로써 뭔가 이야기를 해주고 그래야된다구요' 라고 하데요.어찌나 제 위에 선배들이 하는 짓을 그대로 따라하는지..그 친구가 한 말 중에 '결국 힘의 논리가 그런거 아닌가요' 라는 말에 분기탱천하여 막 뭐라 해주었답니다.
답답한 녀석 같으니라구.술자리 윤리 2장 중에 하나는 님 말씀처럼 '선배랍시고 또는 나이 먹었다고 훈계하지 않는다.'입니다.별 예정도 없으면서 무슨 의무감처럼 선배랍시고...그냥 술이나 맛있게 쳐드시지.

kleinsusun 2006-12-18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맞아! 공감 110%
별 애정도 없으면서 잔소리 하기는!
글쿠 또 하나! 회사 돈으로 술 먹으면서 자기가 내는 것처럼 생색내지 말아야 한다! ㅋㅋ

2006-12-19 0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깐따삐야 2006-12-19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가 식자인줄 아는 사람이 지식인 아닐까요. ㅋ 요즘은 머리만 커졌지 몸둥이는 게을러져서 네** 지식IN같은 얄팍하고 잡다한 지식인들만 넘쳐날 뿐... 우직한 생활인이 그리운 시대에요.

비로그인 2006-12-19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식인 미워!

프라즈나 2006-12-19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라리 사르트르의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를 읽고 지식인과 회사원(정확히 구분되는 개념인지는 나도 의문이지만^^..)의 실존에 대해 생각해보시거나... 아님, 촘스키가 말한 지식인의 정의를 웹에서 검색해 보심이..(잘은 기억안나지만 뭐, 박사 학위 따위가 지식인을 정의하는게 아니다..정도의 정의가 생각나네요)
 

나만 외로운 게....아니었어?

근데...왜들 그렇게 외롭니? 왜? 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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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 상처받고 사랑하라, 두려움 없이

 

한 해가 저뭅니다, 오오 이런!
외로움이 주는 영혼의 음식들이 성찬이라는
아파도 사랑할때 생의 열기를 알게 되리라는
인생이란 사랑하는 일밖에 없다는 상념이 노을에

한겨레
» ‘상처받고 사랑하라, 두려움 없이’
국화차 한잔을 만들어 창가에 섰습니다. 드물게 환한 겹겹의 분홍빛… 한참 찾았던 어느 기억처럼 진분홍에서 아주 연한 분홍까지, 온몸의 진물 터뜨린 자리가 꽃자리처럼 선연한 노을 아래입니다. 한 해가 저뭅니다. 또 한 해가 간다는 사실이 막막하고도 긴 상념을 자아올립니다. 한 해의 마지막과 하루의 저물녘 사이엔 마치 현생이 아닌 듯 느껴지는 착란과 몽환의 시간이 간혹 섞여 듭니다. 오늘은 그 시간 속, 지는 노을 밑에서 갑자기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한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는 심상한 목소리로 불빛 얘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엊저녁 지하철역을 빠져나와 지상으로 막 나오는데 저만치 보이는 아파트 불빛들이 너무 따뜻해 보이더래요. 무수한 별처럼 총총히 박혀 있는 수많은 층층의 불빛들을 바라보자 갑자기 마음이 놓이더래요. 아, 나만 외로운 게 아닌가보다… 싶더래요. 나는 그 친구가 울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가만히 물어 보았어요. 내가 갈까? 친구는 한참 만에 코맹맹이 소리로 되었다고 말하더군요. 괜찮다고. 나는 좀 쉬라고 말해주고는 수화기를 내려놓았어요. 그리고 얼마 후 친구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어요. 있잖니… 다 부숴버릴 거야! 응, 그렇게 해. 있잖니… 다 바꿔버릴 거라구! 응, 그렇게 해. 있잖니, 나 견딜 수 있어! 응, 그럼. 있잖니… 다 바꿔버릴 거라구! 응, 그래. 친구는 취해 있었고 전화는 끊어졌어요. 내가 알고 있는 친구의 주량이라면 수화기를 내려놓은 채 단정하게 옆으로 곱송그린 채 깊은 잠에 빠져들고 있을 거예요. 평소와는 전혀 다르게 몹시 과격한 어조로 부숴버린다는 둥 바꿔버린다는 둥 소리 높여 떠드는 친구가 이상하게도 나는 안심이 되었어요. 오늘밤은 잘 자겠구나, 생각했지요.

그리고 갑자기 사람들이 떠올랐어요.

울고 싶을 때 있지요. 한 해가 저무는 이런 즈음에 울고 싶다면 그 아픔과 외로움은 더하겠지요. “이 들녘에서 엎드려 울게/날 좀 내버려둬”라고 읊은 로르카는 스페인 최고의 시인이지요. 삼나무 그림자가 바람에 날리고 모닥불이 탈 때 어두워지는 들판에 엎드려 울고 싶을 뿐인 시인이 외칩니다. 날 좀 제발 내버려두라고. 울고 싶은 이유를 쉽게 말해 주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모두 외롭습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외롭다는 게 정상이라는 사실입니다. 외로움이 주는 음식들, 그 영혼의 음식들은 종종 성찬입니다. 정도의 문제이겠지만 가난과 질병과 마음의 상처가 주는 외로움은 삶을 컨트롤하는 데 필요한 약입니다. 가난을 모르고 질병을 모르고 상처를 모르는 생들이 그 풍족함에 길들여져 오히려 감사를 잊고 천박해지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보게 되지요. 고독을 영접하고 잘 대접하는 일도 삶이니 당신에게 고독을 주세요. 내게 필요한 것은 내가 주어야 합니다.

여기저기 구직광고를 들여다보는 사람이 사랑을 합니다. 지하철을 타고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계단 많은 비탈을 한참이나 오르며 집으로 가는 샐러리맨이 사랑을 합니다. 술에 취해 집 앞에서 흐트러진 옷자락을 주섬주섬 집어넣는 사람들이 사랑을 합니다. 영문도 모른 채 직장에서 쫓겨난 사람들과 억울하게 재판에서 진 사람들이 사랑을 합니다. 예수나 부처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랑을 합니다.




아파도 사랑하세요. 아프고 아름다워서 사랑입니다. 어느 순간, 아픔까지도 곁눈질할 틈이 없는 황홀한 생의 열기라는 걸 알게 되어 당신을 더욱 사랑합니다. 선사들은 몸에 병이 들어오면 마음을 활짝 열어 병을 내보낸다지요. 마음에 병이 들어오면 몸을 활짝 열어 병과 놀아주고 앓아주고 달래주다가 내보낸다지요. 견딜 수 있을 만큼만 아플 수 있게 우리는 진화해 왔답니다. “오 계절이여, 오 성곽이여! 결함 없는 넋이 어디 있으리?”라고 랭보가 말했던가요? 그래요, 상처 없는 영혼이 어디 있겠어요?

까치밥이란 게 있지 않아요? 새들이 쪼아 먹은 감이나 배, 사과 같은 것들. 쪼아 먹힌 과일들이 훨씬 맛있다는 얘기에 골똘했던 적이 있습니다. 어려서는 새들이 맛있는 과일을 어떻게 용케 알고 찾아내는 걸까? 라고 신기해했지만 실은 그 반대에 가깝다고 해요.

» 김선우/시인
새가 과일에 상처를 내면 상처를 회복하려는 나무의 열심에 의해 상처 난 과일에 더 많은 영양분이 공급되고 그래서 쪼아 먹힌 과일이 더 윤택해지고 맛있어진다는 거였어요. 그러니 두려워 마세요. 상처를 가지고 사랑하면서 가는 겁니다. 당신을 사랑해서 비로소 나를 사랑하게 된 저녁 5시, 당신의 사랑이 넉넉해져 누군가를 감싸면서도 또 다른 사랑을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때 사랑은 배반이 아니라 새로운 창조가 되어요. 사랑은 자꾸 파문 짓고 파장이 됩니다. “사랑해”라는 당신의 말 한마디를 등불 삼아 오래 아픈 누군가 몸과 영혼의 신비로운 긴 여정에 오릅니다. 누가 할 일이 무어냐고 물으면 당신과 함께 밝힌 촛불을 들고 “사랑”이라고 말하렵니다.

한 해가 저뭅니다. 오, 오오 이런!

“인생 뭐 별거 있겠어요? 잘 될 때까지 사랑하는 일밖에”라는 편지를 내게 보내준 사람이 있었지요. 나무가 없는 아주 작은 무인도에 배를 타고 들어가 소나무 한그루를 심고 나온 그 사람의 해안에 지금 동백이 불을 밝히려 들겠네요.

김선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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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12-17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사람이 김선우 시인이군요! 말로만 들었는데.

2006-12-17 1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6-12-17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모든 사람은 외롭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로움을 잊어보기 위해 우리가 벌이고 저지르는 일들이 얼마나 많던가요...

2006-12-17 17: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2-18 1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요일 아침, 눈을 뜨니...9시였다.

너무 놀라서,
너무 황망해서,
너무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서,
그저 무기력하게...패닉 상태에 빠졌다.

핸펀을 보니 회사에서 온 부재중 전화가 5통!
후배에게 문자도 와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예요?"

후배의 친절한 문자에 의하면
상무님이 디~따 열 받아서
"1팀은 긴장감을 가져!" 라고
마.구. 소리를 지르셨고,
상무님의 고함에 팀장님의 얼굴에 살기가 돌았다고 한다.

아....어쩌지?
데굴데굴 구르면서 응급실에 입원이라도 할까?
UFO가 나타나서 나를 납치라도 해줬으면 좋겠다.
외계인들은 다 뭐하나? 나를 납치하지!

도.저.히 출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야말로 난...공포에 휩쌓였다.
왜? 도대체 왜? 어쩌라고 알람 소리를 못들었을까?
제.대.로 미쳤다. 미쳤어!

난 시간을 판 회사원.
나의 시간은 내것이 아니다.
그런데 어쩌자고, 도대체 어쩌자고, 늦잠을 잤단 말인가?

살기를 띤 팀장의 고함을 들을 생각을 하니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도 어쩌랴?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집을 나섰다.

기왕 늦은거 어쩌랴...
애써 모른 척 하며 버스에서 책도 읽고 음악도 들었다.
Ray Charles가 "It was a very good year"를 열창하며 나를 위로했다.
아...고마운 Ray!

엘레베터를 타면서 부터 다시 공포에 휩쌓였다.
비.굴.하.게 눈치를 보며,
하얗게 질린 얼굴로 사무실에 들어갔다.

다행히 팀장이 자리에 없었다.
살포시 가방을 놓고 자리에 앉아 pc 전원을 켜고,
죽은 듯이 가만~히 앉아 있었다.

전화가 마구 울리기 시작했다.
"성과장님! 메일 봤죠? 그 엑셀 쉬트 한번 열어봐요!"
"성과장님! 가격 cfrm 하셔야죠!"
"Susan! Can we have your quotation by today?"

차라리 다행이다 싶었다.
팀장에게 불려갈 시간이 없었으니까...

점심시간이 됐다.
뭘 먹을 생각이 없었다.
그렇다고 텅빈 사무실에 앉아 있기도 싫어서
후배를 데리고 자주 가는 사람 없는 cafe에 갔다.

푹신한 쇼파에 앉아 코코아를 시키고
쩍 팔리게, 정말 쩍 팔리게,
후배 앞에서 엉엉 울었다.

잘한 거 하나도 없는데,
그냥...그렇게...너무나...서러웠다.

난 시간을 팔았다.
하지만......영혼은 팔지 않았는데....
그런데......지각 한번에 너.무.도 비굴했고 또 비참했다.

요새 몸도 마음도 힘들었는데,
더 이상 들어가지 않는 가방에 옷을 꾹꾹 눌러 담듯
새어 나오는 감정을 꾹꾹 눌러 억제시키고 있었는데,
수욜의 지각 사건으로 눌러져 있던 감정이 폭발했다.
어쩔 줄 몰라하는 후배 앞에서 엉엉~울어 버렸다.

사무실로 돌아와 내내 불안했다.
팀장한테 언제 불려갈지 몰라서...

부르기 전에 먼저 가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게 옳다.
그건.... 회사원의 FM이다. (물론 아예 지각을 하면 안되지만!)

하지만....도.저.히 내키지가 않았다.
지각했으면 그 시간 만큼 남아서 일하면 될꺼 아니야?
머리를 조아리며 "죄송합니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
제대로 미친 하루였다. 제.대.로!

결국...팀장한테 불려 갔다.
"넌... 생각이 있는거야?
과장씩이나 되가지고...뭐하는거야?
너 혼자 잘하면 돼? 팀 전체가 욕 먹는거 몰라?"

그 몇분이 하염 없이 길~게 느껴졌다.
그저 고개를 숙이고 죽은 듯이 서있었다.

목욜 저녁, 독일에서 함께 공부한 선배들과 송년회가 있었다.
난 선배들을 보자마자 말했다.
"나 오늘...술 마시면 안돼!"

대학 교수님들인 선배들은 뭐가 그렇게 우습다고 껄껄 웃었다.
"야...그래도 학교가 낫네.
근데...너 참 고생한다.
니가 그렇게 회사를 오래 다닐지 누가 알았냐? 음하하하"

수요일 이후 계속 마음이 무겁다.
너무나...우울하다.
어제는 하루 종일 뒹굴거리며 잠을 잤다.
너무....지친다.

육상선수였으면 좋겠다.
그럼 그 힘든 마라톤을 하더라도 끝이 있잖아!
다 뛰고 쓰러진다 해도 42.195km를 뛰면 되는 거잖아!
근데...난 끝이 어딘지 모르는 경기를
두 다리에 무식한 모래주머니를 차고 뛰고 있는 거 같다.
헉,헉, 숨이 차~

차라리 번잡한 송년회 일정으로 가득 찬 올해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새해가 되면 뭔가 새로운 마음, 새로운 의욕이 생길까?

왜 이렇게...도망이 가고 싶지?
나를 납치하고 싶은 외계인,
나랑 어디 도망가서 살고 싶은 남자,
숨어서 나를 지켜보고 있던 키다리 아저씨... 어디 없나?

난 시간을 팔았다.
그 당연한 사실을 잊지 말자. 한 순간도!
"프로답게"이런 거창한 말 필요 없이,
욕 먹을 짓을 하지 말자.
스스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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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12-17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닥토닥.

다락방 2006-12-17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쿠. 힘든 시간을 보내셨군요. 그래서 우울하신 거였어요.
자, 저도 아프락사스님처럼 토닥토닥..
푹 쉬고 기운내세요, 수선님.

BRINY 2006-12-17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많이 힘드시네요. 가능한 쉬세요. 그깟 송년회! 자기자신이 제일 중요한 거여요. 자기자신을 위해 회사도 다니고 돈 벌고 그러는 거 아닌가요. 퇴근하면 그냥 도망치세요!

2006-12-17 1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6-12-17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씨! 이 엉터리 세상아! 우리 수선님 좀 괴롭히지마!

2006-12-17 1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6-12-17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지각한번에 그리 다운되시다니.... 뭘 지각 가지고... 살다보면 그럴수도 있죠. 다 그러구 살아요. 힘내세요. 저는 일년에 한번쯤 꼭 알람 못들어서 저렇게 늦게 일어나는 일이 있더라구요. 처음에는 정말 미치겠더니 그것도 연례행사로 치르다보니 요즘은 그냥 그런날은 에구 에구 하고 맙니다. ^^

kleinsusun 2006-12-18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감사합니다.^^

다락방님, 네...푹~쉬고 기운 내려고 내일 하루 휴가 냈어요.^^

BRINY님, 맞아요, 자기자신이 젤 소중해요. 홧팅!^^

속삭이신님, 감사합니당. 지금은 괜찮아요.^^

정군님, 세상이 엉터리가 아니라....제가 엉터리예요.ㅋㅋ

속삭이신님, 네...맞아요. 급여가 노동 이전에 시간에 대한 대가라는 걸 깨닫는 순간..무서워요. 정말! 님도 느끼셨군요. 아...섬세한 님이 좋아요.^^

바람돌이님, 근데....지각하면 교사들도 교장샘이나 교감샘한테 그렇게 혼나나요? 궁금해용.^^

2006-12-18 1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6-12-20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나냐구요? 그야 정말 사람따라예요. 기회다싶어 사람을 완전히 깔아뭉개는 교장교감도 있구요. 허허 웃고 넘어가주는 사람도 있구요. 근데 전 요즘 요령이 생겨서 일년에 한번쯤 있는 일이니 이때는 그냥 침착하게 일어나서 학교에 전화합니다. 아주 침착한 목소리로 아이가 좀 아파서 병원에 들렀다 가야될 것 같으니 1교시 수업 좀 바꿔 달라고요. (멀쩡한 아이를 팔아먹는 비정한 엄마...ㅠ.ㅠ) 그러고 학교 가면 아무도 뭐라 못합니다. 오히려 위로를 받죠. (아 정말 그럴땐 저도 제가 싫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