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을 이해하기 위해서 같이 읽을 수 있는 책들.

올재 출판사의 시경》(신동준 역) '역자 서문'에 언급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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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강설
이기동 지음 / 성균관대학교출판부 / 2004년 6월
28,000원 → 26,600원(5%할인) / 마일리지 1,4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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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시경강의 1~5권 세트 - 전5권
정약용 지음, 실시학사 경학연구회 옮김 / 사암 / 2010년 6월
175,000원 → 157,500원(10%할인) / 마일리지 8,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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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집전 - 상- 현토완역
성백효 옮김 / 전통문화연구회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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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집전 - 하- 현토완역
성백효 옮김 / 전통문화연구회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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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도직입으로 여러분들에게 묻습니다. 서론, 본론 따윈 제쳐버리고 도대체가 결론부터 짚어 가면 서평이 뭡니까? (거리의 시인들이라는 가수의 ‘음악이 뭔데’ 첫 노랫말을 잠깐 빌렸습니다)

 

서평을 어떻게 써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최근에 좋은 서평이 무엇인지 밝힌 로쟈님의 인터뷰 내용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여기서 길게 설명할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혹시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요약해서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로쟈님은 서평이란 객관적인 글이다, 어떤 책을 읽게끔 하도록 쓰거나 읽은 척할 수 있게 해주는 글이야말로 좋은 서평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로쟈님은 서평과 독후감과의 차이점을 예시로 들면서 서평의 의미를 더욱 구체적으로 강조했습니다. 서평이 다른 사람을 위해 쓴 글이라면, 독후감은 나 자신을 위해 쓴 글입니다. 결국, 서평은 책에 대한 품평이므로 감상 위주의 독후감과 다르다는 거죠.

 

로쟈님의 글을 읽고 난 뒤에 저는 자신에게 물어봤습니다. 너는 지금까지 제대로 쓴 서평이 한 편이라도 있느냐고 말입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지난 주말 이틀 내내 이 질문의 답변을 생각해봤습니다. 오랜 생각 끝에 저는 5년 동안 서평이 아니라 감상문을 쭉 써왔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제가 알라딘 블로그에 글을 남기게 된 진짜 목적은 지금은 사라진 ‘Thanks to 적립금’을 얻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일단 글을 많이 쓰면, 쏠쏠하게 적립금을 얻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적립금을 많이 받지 못했습니다. 처음에 저는 제 글이 형편없어서 관심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사실 중학교 졸업 이후부터 군 복무 전역까지 글을 써본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나름 잘 쓴 티를 내려고 글을 열심히 썼는데, 며칠 뒤에 썼던 글을 다시 읽으니까 엉망진창이었습니다. 문장이 길었습니다. 주제에 맞지 않는 엉뚱한 내용으로 덧칠된 글이 많았습니다. 좋은 글의 기본 조건인 글의 통일성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부족한 점을 고치려고 글 한 번 쓰고 나면 퇴고를 여러 번 했습니다. 글 쓰는 시간이 오래 걸려도 그 습관을 항상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5개월 동안 틈나는 대로 글을 썼습니다. 2010년 5월 8일에 첫 서평을 올리기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난 후에 처음으로 제 글이 알라딘 ‘이달의 당선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기분이 좋았습니다. 기쁜 경험을 하고 나서부터 글 쓰는 일에 재미가 붙고, 자신감이 향상되었습니다. 출판사 서평 이벤트에 여러 번 당첨되는 등 노력의 결실들이 알알이 맺혔습니다. 점점 좋은 반응을 얻게 되자 자꾸 욕심이 생겼습니다. ‘이달의 당선작’에 선정 받으려고 글을 열심히 썼던 거죠.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서평 이벤트에 글을 응모하면 평소보다 ‘작문 전투력’이 향상됩니다. 남들에게 잘 쓴 글로 보이도록 신경을 많이 씁니다. 저는 보상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감상문을 썼습니다. 그러니까 서평이라는 이름으로 감상문을 쓴 것이죠. 책의 주제나 줄거리 언급이 줄어들고 멋진 문장이 곁들인 독창적인 감상 중심으로 글을 썼습니다. 현재까지도 ‘알라딘 이달의 선정작’ 선정 과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쓰면 적립금을 받을 만한 좋은 글이 되는지 저는 정확히 잘 모르겠습니다. 이건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멋들어진 문장으로 느낌을 풀어낸 감상문이 책 내용만 요약한 서평보다 선정될 확률이 높습니다. 감상문은 읽어보면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감상문 작성자의 생각에 동의하거나 공감할 수 있습니다. 감상문의 독자는 그 글에 ‘좋아요’를 눌러줍니다. ‘좋아요’ 수도 무시할 수 없는 선정 요소입니다. 그 글에 대한 반응이 좋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물론, ‘좋아요’ 수가 적은 글도 ‘이달의 선정작’이 되는 사례가 있습니다. 그리고 ‘좋아요’ 수가 많은 글이라서 무조건 선정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당선작 독자선정 위원들의 반응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니까요.

 

쓸데없이 과거 자랑을 잔뜩 늘어놓았군요. 정신 차리고 본론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적립금이나 상품에 눈이 멀어 감상문을 썼던 과거를 반성하고, 이제부터 다른 사람들을 위한 서평을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작문 스타일을 바꾸는 게 쉽지 않거든요.

 

서평을 닭고기 음식으로 비유하면, 먹음직스러운 기름기를 쏙 뺀 텁텁한 맛의 닭고기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먹음직스러운 기름기’는 글 작성자의 개성 있는 문체로 이루어진 문장들과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간결한 인용문입니다. 이런 기름기는 글을 한결 부드럽게 해줍닌다. 저도 그렇고 여기 알라딘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분들 대다수는 이 ‘먹음직스러운 기름기’를 좋아합니다. 글 읽는 독자는 자신의 입맛에 맞은 기름기가 있는 글을 보고 싶어 합니다. 저 같은 글 쓰는 독자는 남들의 입맛에 맞는 기름기를 칠하려고 무던히 애를 씁니다. 그런데 기름기만 너무 많으면 건강에 좋지 않듯이, 기름기가 너무 많은 감상문은 서평의 제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한 걸까요? 요즘 서평을 보면 인용문이 지나치게 많다는 걸 느낍니다. 책 속에 좋은 문장을 소개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책 소개와 상관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문장을 다섯 개 이상 채워진 글은 서평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서평 작성 시에 인용 문장을 넣어도 됩니다. 저도 초창기에 알라딘 블로그에 감상문을 썼을 때 인용문을 많이 넣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글을 다시 읽어보면 인용문만 먼저 보이고, 작성자 본연의 문체의 비중이 줄어듭니다. 굳이 인용문을 써야 한다면 자신만의 문장으로 직접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제 입으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저는 그런 문제점을 개선했습니다. 지금 알라딘 블로그에 ‘좋아요’ 수를 많이 받는 글 대부분은 감상문에 가깝습니다. 북플이 점점 활성화될수록 감상문을 읽고 싶은 독자가 많아질 거로 예상합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서평의 전망을 회의적으로 봅니다. 전문서평가가 아닌 일반 독자의 서평이 다른 독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책 구매 결정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겁니다.

 

그래서 저는 로쟈님이 언급한 서평의 정의가 꼭 지켜야 할 정석으로 보지 않습니다. 독자를 위한 서평에서도 작성자의 감상이 약간 필요합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는 감상은 책에 대한 평가에 중점을 둔 것입니다. 국어사전에 ‘감상’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작품을 이해하고 즐기고 평가’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러면 책에 대한 평가 또한 감상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책의 장단점을 가려내는 내용이 서평에서 차지하는 감상의 범위입니다. 예를 들어 책의 단점을 밝혀내어 독자에게 읽지 말라고 알려줘야 합니다. 책의 특별한 장점을 강조하면서 특정 독자에게 추천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내용들은 작성자의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면 절대로 쓸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책을 평가하는 작성자의 자세도 감상입니다. 저는 ‘책을 이해하고 즐기고 평가하는’ 글이 서평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상문은 ‘책을 이해하고 즐기는’ 글입니다. 여러분들도 자신이 쓰고 있는 글이 서평인지, 감상문인지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서평의 의미가 이해 안 되는 분들을 위해 특별히 블로거 네 분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이 분들이야말로 ‘책을 이해하고 즐기고 평가하는’ 서평을 열심히 씁니다.

 

파워리뷰어, 흔적, 북다이제스터, 표맥(標麥)

 

신기하게도 이 네 분이 쓰고 있는 서평들은 전체적으로 무미건조합니다. 재미있는 점이라고 하나도 없습니다. 사실 제 글도 무미건조하고 딱딱한 건 사실입니다. 그래도 저는 이분들의 서평을 선호합니다. 지금도 독자에게 관심을 줄 만한 서평을 쓰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파워리뷰어님은 중앙일보 J 플러스에 서평을 기고하고 있고요, 파워리뷰어님의 서평은 페이스북에 올리기에 알맞은 분량이라서 읽는 데 부담이 없습니다. 알라딘에 흔적님처럼 비평에 가까운 서평을 쓰는 분이 많지 않습니다. 흔적님은 독야청청하게 글을 쓰시고 계십니다. 분량이 길다는 점이 아쉽지만, 인문서적, 특히 철학 분야의 책을 깊이 있게 분석하면서도 개인적 감상에 치우치지 않는 필력이 장점입니다. 여러분들의 생각과 차이가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 북다이제스터님, 표맥님의 서평은 로쟈님의 서평 형식과 거의 가깝습니다. 이 네 분들이 서평을 잘 쓴다고 해서 제가 이분들의 작문 실력이 뛰어나다는 걸 강조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서평이 잘 쓴 글이고, 감상문은 못 쓴 글이라는 잘못된 흑백 논리를 심으려는 의도도 전혀 없습니다. 감상문이 아닌 진짜 서평을 쓰고 있는 분들을 알리고 싶었을 뿐입니다. 이분들이 ‘이달의 당선작’으로 많이 뽑혔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이분들만큼 열심히 서평을 쓰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 이 글은 지금까지 알라딘에서 봐왔던 이웃들의 글에 대한 소견을 정리한 겁니다. 자칫하면 논쟁이 될 수 있는 민감한 부분을 날카로운 비판의 칼날을 세게 건드려봤습니다. 아마도 제 글을 보고 마음속으로 ‘감히 너 따위 놈이 함부로 남의 글에 대해서 평가하느냐’고 불만을 가질 겁니다. 혹은 제가 생각하는 서평의 의미에 반감을 품는 분도 있을 겁니다.

 

알라딘 서재와 북플은 이웃들 간의 친화적인 소통이 가능한 청정 지역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건전한 비판을 의도적으로 피하거나 외면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특정 상대방을 악의적으로 비난하려고 이 글을 쓴 것이 아닙니다. 이 글의 첫 문장에 나오듯이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서평의 의미를 알고 싶어서 일부러 도발적인 자세로 임하면서 글을 써봤습니다. 그래야 여러분들의 반응을 단번에 끌어들일 수 있으니까요.

 

서평의 의미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러므로 이 문제에 정답은 없습니다. 끙끙 숨기지 말고 속 시원하게 이 자리에 털어봅시다. 인식의 차이를 알아보자는 겁니다. 서평에 관한 제 입장에 비판을 해도 좋고요, 여러분들만의 의견을 댓글로 남겨도 좋습니다. 참고로 제 블로그에는 비로그인으로 댓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글을 읽어보지도 않고, ‘좋아요’만 누르고 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저를 비판한다고 해서 ‘친구 관계’를 거절당하는 일은 없습니다.

 

상대방을 깔보거나 인신공격하는 댓글을 남기는 분은 일차적으로 경고를 할 겁니다. 그런데도 공격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면, 문제 되는 댓글을 삭제하겠습니다. 만일에 댓글 토론이 제가 말릴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토론 전쟁으로 치닫으면, 비공개로 전환하거나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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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평이냐 독후감이냐
    from Value Investing 2016-01-20 23:19 
    노력은 항상 그 필요성에 비례한다 - 아담 스미스 * * * 저도 좀 강하게 주장해 보고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기로는, '서평'은 그야말로 '서평꾼'이 대체로 '직업적인 필요'에 의거해서 쓰는 글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일부 전문 블로거들이 인터넷 공간에 '거의 프로에 가까운 솜씨로' 쓰는 글들도 어쩌면 '서평'이라고 부르는 게 맞지 싶고요. 그런데 일반적으로 '책을 읽고 나서 쓰는 글'은 그게 리뷰든 페이퍼든 페이스북에 올리는 글이든 또다른 어떤 형
  2. 현실에서도 서평에서도 객관성과 주관성은 그리 쉽게 나뉘지 않습니다
    from 공 음 미 문 2016-01-21 16:10 
    cyrus님이 보신 알라딘 운영 상황과 서평 의견이 제가 전반적으로 느끼던 점들과 유사해서 반가웠습니다. 좋은 서평에 대해 언급하신 알러디너에 대해서도요.[독자선정위원]에 대해서 몇 가지 본 게 있어 당부 차원에서 글 씁니다.1. 독자 선정 위원회 이벤트 당첨 글에 신청자가 비밀글이 아닌 채 댓글도 단 것을 본 것2. 서재에 독자선정위원이 되었다고 자랑하시는 분을 목격그때 알라딘 게시판에, 글 작성자에게 각각 조심스레 건의를 했습니다. 비밀스러워야 하는
  3. 비평에 가까운 서평, 에피스테메, '에티카', 그리고 나...
    from 흔적의 서재 2016-01-21 19:15 
    국립중앙도서관 주관의 책바다 서비스(국가상호대차서비스)를 이용한 지 6개월이 넘었다. 거주 시군 도서관에 없는 책을 전국의 도서관을 통해 1회에 3권까지 빌리는 유료 서비스이다. 한 도서관에서 3권을 모두 빌리면 지불 금액이 1,500원이지만 세 도서관에서 각각 한 권씩을 빌리면 4,500원 이상의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공공도서관 4,500원, 대학도서관 4,900원의 이용료 가운데 경기도의 경우 3,000원의 지자체 차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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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1-21 19:00   좋아요 1 | URL
전문가든 평범한 독자든 서평의 정의를 언급할 때, 무조건 ‘좋아요’를 누르는 것보다 내 생각은 이러하다고 말하는 것이 좋은 자세입니다. 생각보다 서평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혀주셔서 놀라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blanka님을 포함해서 여기 댓글을 달아준 여러분들 덕분에 저의 고정된 생각을 교정할 수 있었습니다. ^^

세실 2016-01-23 1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파워리뷰어님을 알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전 제가 정해놓은 형식안에서 써용.
서평이면 어떻고, 독후감이면 어떻고...
논쟁은 그다지...

cyrus 2016-01-23 15:50   좋아요 1 | URL
다행히 서로 물고 뜨는 논쟁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서평과 독후감에 대한 이웃님들의 생각을 서로 알아보는 대화의 장이었습니다. 단어 한 개 둘러싸고 내 말이 맞고, 네 말이 틀렸다고 싸우는 일은 불필요한 낭비입니다. ^^

[그장소] 2016-01-28 09: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흥미로운 주제 ㅡ잘 보고갑니다.^^
다른 글들은 읽었는데 이글은 안보여서 꼭꼭 숨어있나 했는데..찾아서 다행입니다.
이 글을 보기 전에 저는 로쟈님의 글을 신문였나 ㅡ기고문 였는지 ㅡ이미 보았습니다 .
어느 정도는 수긍을 , 어느 면에서는 반발을 했었습니다. 서평은 누구나 할수있다 ㅡ로
시작하면서 말미엔 그러나 , 전문 서평가들에게 맡겨짐이 옳다는 취지의 글로 읽혔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전문 서평꾼을 길러야 한다 ㅡ그런 얘기인거죠. 전문 서평이 어디에 쓰일까요?
짧게 압축하여 책을 객관적으로 소개하는 글 ㅡ이 어디에 들어갈까요?
그러면서 다른 분 ㅡ예를 들어 ㅡ북스피어의 마포 김사장 님 ㅡ역시 이 부분에 동의한다 ㅡ면서 ㅡ
책시장이 넓은 아마존과 타 매체의 영역들을 거론했고 말이죠 ㅡ이른바 ㅡ띠지나 그런 걸 보면 흔히
보게 되는 타임지, 보스턴글로브, 인디펜던트,등등
서평은 그럼 짧고 간결하고 전달력 좋은 300자 이내의 글들여야 한다는 얘기가 되는데
지금 여러분이 놓고 계신 주제는 이런 몇 자평 ㅡ은 생각 외로 하고 계실거라고 ..봅니다.
전문 서평꾼은 ㅡ한마디로 이름 좀 있고 글을 압축력있게 잘 전달하는 독약가 ㅡ여야 한다는 말 입니다.
약도 되고 독도 될 글을 가감없이 쓸 ㅡ (그는 돈을 받고 쓰니..결코 그 해당책에 독을 풀 수는 없겠지만 )하여
여기서 논의하는 분들은 자발적 책을 읽고 쓰는 분들은 모두 독후감이든 리뷰든 이름 붙이는 건 자유 ㅡ
그 글로 돈을 받는 다면 (1회성 상금이 아닌 )그 분은 상황이 다를 것이고 ...아마도 다른 차원에 계시지 않을까요?
저는 짧은 글로 책을 평하는 걸 나쁘게 보지 않아서 그것은 또 좋은데 ..
여기에선 긴 글이 아니면 그리 인정을 안하죠.
오히려 별점이나 그런 면도 짧은 글에서 더 맵게 주어지는 편인데..
알라딘이나 북플의 이벤트에 맞물려 하는 댓글이벤트는 솔직히 나쁘게 쓰면 안될테니 사탕을 물고 써야하고요.
결론은 여러분 논쟁과 상관없이 ㅡ저들이 말하는 서평은 매우 짧는 글을 말한다는 것 .
왜? 보통 책의 홍보로 할애되는 지면이란 그리 많지 않고 ㅡ전문적일수록 지루하게 여겨 대충 보기 때문에...
간결할 필요가 있다는 말입니다 ㅡ당장 ㅡ알라딘 서재의 MD 추천(책) 의 내용을 보시죠.
절대 주구장창 길지 않습니다.
육하원칙 넣어 개인의 생활과 버무려 ㅡ그건 정말 ㅡ여기 ㅡ우리들끼리 ㅡ
알라딘 인지 누굴 위한 건진 몰라도 완전 서비스차원 인거죠..
그리고 ㅡcyrus님이 궁금해하시는 이달의 당선작 ㅡ은 알라딘에서 소위 독후감이랄만한
일정 범위의 수준을 고루 담은 잘 쓴 글을 선정하는 것 ㅡ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누가 선정하는지는 저도 모르고...^^ 왜...주느냐..왜 뽑느냐..그건 알라딘 서재 달인을 뽑아
당근과 채찍을 주는 것과 같은 이치 입니다 ㅡ 자...이렇게 하면 뭔가 하는것 같으니 책 읽고
돌아서 다른 곳으로 가는 회원도 관리하고 뭔갈 하고 있다느누개인적 성취감 과 언젠간 뭐든
되겠지 하는 마음에 열심히 우유통에 빠져 치즈가 될때까지 허우적 거리다 ㅡ운이 좋아
응고가 좀 되면 살아남아 빛을 보는거고 ..그게 아니면 ..헛발질만 계속하다 꼬르륵 이란 거죠.
그러니..애초..독후냐 서평이냐 ㅡ따지지 말라고 할 자격이 제겐 없으니, 개인적 견해정도를
밝히자면 자기 스타일대로 가는 것 ㅡ하고자 하는바를 하라 !는게 ㅡ제 생각 입니다 ..
지극히 엉망진창인 썰을 풀어 실례가 많았습니다 ㅡ안떠들면 ㅡ여기선 간첩 ㅡ분위기인지라 ^^
ㅎㅎㅎㅎ

cyrus 2016-01-28 12:20   좋아요 1 | URL
책을 좋아하는 사람 누구나 서평 혹은 독후감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가질 수 있고, 밝힐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입장을 드러내는 행위에 `자격`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자격`이 되는 순간, 정답이 없는 논제를 둘러싸고 옳고 그름만 따지는 지루한 대화가 됩니다.

그장소님의 생각이 절대로 틀렸다고 볼 수 없습니다. 대부분 서평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힌 분들의 말씀을 정리하면, 그장소님의 입장과 비슷하거든요. 자기가 쓰고 싶은대로 쓰는 것이 서평이고 독후감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일정한 규정이 따르는 전문가식 서평을 선호하지 않는 분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여러 이웃님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나니까 제가 틀에 얽매인 생각을 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장소님 말씀대로 자기 스타일대로 쓰는 마음가짐이 좋습니다. ^^

감은빛 2016-01-31 15: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 로쟈님의 정의에 그리 공감할 수 없네요.
시루스님의 정의에는 거의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제 생각과 거의 비슷해요.

저는 책에 대한 평가가 담긴 글을 `서평`이라고 봅니다.
좋은 서평에 대해 제가 매기는 기준은 독창적인 생각이 담긴 재미있는 글입니다.
나쁜 서평에 대한 제 기준은 줄거리 요약과 인용문이 담긴 단순한 소개 글입니다.

요즘은 서평을 거의 쓰지 못하고 있는데,
저는 책 소개를 할 때 되도록 제 개인의 경험에서 중심 소재를 찾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책과 일상(혹은 삶)이 연결되는 지점을 찾아보는 것이 재밌기 때문입니다.

시루스님의 이 글 덕분에 많은 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고맙습니다!

cyrus 2016-01-31 18:55   좋아요 0 | URL
서평의 의미는 다양합니다. 이렇게 써야 하는 서평이 맞다고 할 수 없습니다. 평소대로 쓰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서평쓰기의 자세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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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목요일부터 올재 클래식스 17번째 시리즈가 출간된다. 목요일(21일) 오젼 11시부터 인터넷 교보문고, 광화문점 매장에서 구입 가능하고, 금요일(22일)부터 전국 교보문고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 67번째 책 : 《시경》 (신동준 역)

 

《시경》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집이다. 총 3,000여 편의 시를 공자가 305편으로 간추려서 모은 책이 《시경》이다. 《사기》에 의하면 공자가 총 311편의 시를 간추렸다고 한다. 그러나 나머지 여섯 편은 제목으로만 전해진다. 유교 삼경(三經, 시경, 서경, 역경) 중의 하나로 공자는 제자와 아들에게 시 공부를 강조하였다. 여러 지방에서 유행하던 민요, 남녀 간의 정과 이별을 주제로 한 시, 현실을 풍자하는 시 등이 수록되어 있어 내용이 풍부하다. 《시경》의 역자는 신동준 21세기 정경연구소 소장이다. 신동준 소장은 작년 12월에 《사기》 시리즈를 내는 등 동양고전 작품 및 관련 서적을 줄기차게 펴내고 있다. 작년에 그가 펴낸 책이 열 권 넘는다.

 

 

 

 

 

그런데 알라딘 모바일 버전으로 ‘시경’ 혹은 ‘인간사랑’을 검색하면, 출간 예정인 인간사랑 출판사의 《시경》이 나온다. 컴퓨터로 접속한 상태의 알라딘으로 검색하면 이 책이 나오지 않는다. 인간사랑 출판사도 이번 달에 《시경》을 펴낼 계획이 있는 것 같다. 《시경》의 역자 정보가 나오지 않는데, 신동준 소장과 인간사랑 출판사의 관계를 생각하면 역자는 신 소장일 가능성이 높다. 작년에 신 소장이 인간사랑 출판사와 함께 펴낸 책만 해도 5권이나 된다. 2014년에는 신 소장이 번역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인간사랑 출판사에서 나왔다. 2012년에 신 소장은 《장자》를 옮기기도 했는데, 역시 출판사는 인간사랑이다. 정말 신 소장은 인간사랑 출판사를 사랑하는가 보다. 정가가 49,000원으로 만만치 않은 가격으로 책정되었다. 그러다가 2015년 1월에 《장자》 역본이 2,900원의 가격으로 올재 클래식스 13번째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그러므로 이번에 올재 출판사에서 나올 《시경》을 구입하는 것이 낫다. 독자 입장에서는 싼 가격으로 책 사는 것이 좋다. 그래도 찜찜한 기분이 남는다. 신 소장이 인간사랑 출판사 측에 동의를 얻고 타 출판사에 자신의 책을 펴내도록 허락했는지 궁금하다.

 


* 68번째 책 : 유협 《문심조룡》 (김관웅, 김정은 역)

 

《문심조룡(文心雕龍)》은 고대 중국 양나라 사람 유협이 쓴 문학비평서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시문 비평서다. ‘문심’은 글을 지음에 있어서 마음의 작용을 뜻하며, ‘조룡’은 표현의 조탁(彫琢)을 의미한다. 책의 전반 25편은 문체 이론을, 후반 25편은 문장 작법과 창작 이론에 관한 내용이 수록되었다.

 


* 69번째 책 :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 데 아니마》 (김완수 역)

 

《시학》의 원제는 ‘peri poiētikēs’이다. 우리말로 옮기면 ‘시술학(詩術學)에 관하여’다. 여기서 말하는 시는 고대 그리스 비극과 서사시를 의미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출간 목적으로 《시학》을 쓴 것이 아니다. 강의 초안으로 만들어진 자료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의 시작을 인류의 모방 본능에서 찾고 있으며, 비극의 정의로 그 유명한 ‘카타르시스’를 언급했다. 올재 클래식스 번역본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쓴 ‘영혼에 관하여(De anima, 데 아니마)’를 함께 수록했다. 이 텍스트는 2001년 궁리 출판사에서 나온 적이 있다.

 


* 70번째 책 : 너새니얼 호손 《주홍 글씨》 (최재서 역)

 

올재 클래식스의 《주홍 글씨》 는 일제 강점기에 문학평론가 겸 영문학자로 활동한 최재서가 1953년에 옮긴 번역본을 삼은 것이다. 이 번역본의 등장으로 <The Scarlet Letter>가 ‘주홍 글씨’로 알려지게 되었다. 오늘날에는 ‘주홍 글씨’가 오역으로 지적받고 있어서 젊은 역자들은 소설 제목을 ‘주홍 글자’로 번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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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통치약 2016-01-19 2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신동준 선생님은 웹툰작가들처럼 세이브 원고를 가지고 있는데 틀림없습니다. 책을 일년에 몇 권씩 내요... / 주홍글씨가 익숙해서 그런가 딱히 오역이라는 느낌은 안 들고 주홍글자가 어색하네요

cyrus 2016-01-19 22:32   좋아요 1 | URL
신 소장이 방송 패널로 나오면서 열심히 책을 펴내는 모습을 보면 신기합니다.

저도 `주홍 글씨`에 익숙해져서 `주홍 글자`로 쓰는 것이 낯섭니다. 괴테의 《젊은 베르터의 고통》도 어색했어요. ㅎㅎㅎ

무독서 2016-01-19 22:42   좋아요 2 | URL
신 소장님은 머리에 있는 생각을 바로 글로 써주는 로봇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cyrus 2016-01-19 22:44   좋아요 1 | URL
To. Jason / 올해 이분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올해 책을 몇 권 내는지 세어보겠습니다. ㅎㅎㅎ

무독서 2016-01-19 22:46   좋아요 1 | URL
To cyrus 작년엔 20권 넘게 출간된 걸로 알고 있어요... ㅎ

cyrus 2016-01-19 22:47   좋아요 1 | URL
와! ㅎㅎㅎ 귀찮아서 세어보지 않았는데 진짜로 많이 냈네요.

sslmo 2016-01-20 16: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걸 어떤 차원에서 해석해야될지 모르겠어요. 이쪽 저술의 활성화를 위해서 좋아해야 하는건지 아님 속빈 강정이 아닐까 흘겨봐야 하는건지~--;

cyrus 2016-01-20 18:58   좋아요 1 | URL
가끔 너무 견고할 정도로 보수적인 태도를 드러내서 그렇지 신 소장의 책이 그렇게 허술한 수준은 아닙니다. ^^;;

서니데이 2016-01-20 17: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홍글씨가 익숙해서 주홍글자라고 하면 금방 알아보지 못할것 같아요. 하지만 주홍글자, 라는 제목을 먼저 만난 독자라면 그 쪽이 더 가깝겠지요.^^
cyrus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cyrus 2016-01-20 18:59   좋아요 2 | URL
그렇겠죠? ㅎㅎㅎ 새로 나온 신작으로 착각할 수 있겠어요. 서니데이님도 편안한 밤 보내세요. ^^
 

 

 

 

 

 

 

 

 

 

 

 

 

 

 

 

 

 

 

 

알렉상드르 나자르의 《칼릴 지브란》(작가정신, 2007)에서 찾은 편집의 실수. 비록 절판된 책이지만, 어이없는 실수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책 212쪽에 ‘레바논의 산’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한 그림이 있다. 칼릴 지브란은 레바논에서 태어났다. 그는 타지 생활을 하면서 고향을 무척 그리워할 정도로 레바논에 대한 애정이 많았다. 흑백으로 처리된 그림이라서 모르고 지나칠 뻔했다. 이 그림은 레바논에 있는 산을 그린 것이 아니다.

 

 

 

 

 

프랑스 화가 폴 세잔이 1906년에 그린 <생트 빅투아르 산(Mont Sainte Victoire)>이다. 세잔은 생트 빅투아르 산 풍경을 주제로 열 점 이상 넘는 그림을 남겼다. 212쪽의 그림은 생트 빅투아르 산 연작 풍경화 중의 한 점이다. 세잔의 고향 프로방스에 있는 산이 엉뚱하게 레바논의 산으로 잘못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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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6-01-19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잔은 정말 알수록 대단한 화가인 것 같습니다.
대상과 인식이 다를 수 있다는걸 그림으로 표현한 건 직감일가요 본능일가요 관찰일까요 아니면...^^

cyrus 2016-01-19 22:34   좋아요 0 | URL
관찰을 통해서 본 것을 직감으로 대상을 묘사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꾸준하게 한 가지 대상에 몰두하면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를 좋아해요. ^^

만병통치약 2016-01-19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올리신 리뷰보고 ˝보여줄수 있는 ˝책을 찾고 있는데 안 보이네요 도대체 어디에 박혀 있는지 ^^찾다가 87년 학원사 발행 이방인까지 나왔답니다. (누가 본 책인지...)

cyrus 2016-01-19 22:36   좋아요 0 | URL
학원사 세계문학전집. 레어템이죠. 민음사 전집만 아는 90년대 아해들은 학원사 전집의 전설을 모를 겁니다. 최근에 저도 학원사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온 콜레트라는 작가의 소설을 헌책방에서 구했습니다.
 
책장의 정석 - 어느 지식인의 책장 정리론
나루케 마코토 지음, 최미혜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장서가는 책만 보면 호구(虎口)가 된다.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면 일단 사고 본다. 새 책을 집에 데려올 때 장서가는 행복하다. 그러나 책장의 터줏대감들은 그렇지 못하다. 그들은 새 책의 향기를 맡자마자 인상을 찡그린다. 비좁은 자리 때문에 터줏대감들은 답답해 죽을 노릇인데 주인은 그 마음을 모른다. 장서가의 눈에는 책장에 꽂힌 책들이 귀여운 자식처럼 보인다. 터줏대감들은 주인에게 항의한다. “거 주인장, 욕심이 너무 심한 거 아니오?” 그들의 볼멘소리를 아는지 모르는지 애서가는 읽지도 않는 책을 사들인다.

 

일본의 다독가 겸 서평가인 나루케 마코토는 책만 열심히 읽은 게 아니라 일찌감치 책장의 터줏대감들의 마음마저 읽어냈다. 그는 불필요하게 많은 책으로 가득 채워진 책장을 관리하는 일에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여유로운 독서를 위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책장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마코토는 《책장의 정석》에 효율적으로 책장을 관리하는 비결을 알려준다.

 

저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책장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남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을 책장에 꽂아둔다. 베스트셀러는 피해야 한다. 너무 평범한 책장이 된다. 보기 편하도록 책장의 20% 여백을 남긴다. 공간이 없을 정도로 책이 빽빽하게 들어찬 책장은 답답해 보인다. 책장에 여유 공간이 있어야 지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누릴 수 있다. 오래된 정보가 된 책은 책장에 있을 필요가 없다. 나이가 많은 터줏대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어야 한다. 그들의 빈자리에 최신 정보의 신간을 맞아들인다. 이로써 장서가는 따끈따끈한 지식으로 무장하여 한 단계 성장한다. 책장은 그저 뽐내기 위한 장식품이 아니다. 받아들여야 할 정보와 필요 없는 정보를 구분하는 외장형 두뇌처럼 활용되어야 한다. 과학, 경제 같은 사회인이라면 알아야 할 분야의 책은 ‘메인 책장’에 보관하면 좋다.

 

책장을 깔끔하게 정리했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다. 책장에 보관할만한 책을 잘 찾아내야 한다. 저자는 상대방에게 좋은 책을 추천받을 때, 무조건 ‘좋은 책’을 소개해달라고 식으로 말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자신과 상대방이 생각하는 ‘좋은 책’의 기준은 큰 차이가 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를 남들에게 알리고 싶어진다. 그럴 때 서평을 작성하면 된다. 저자는 독자가 이 책의 재미를 느끼게끔 서평을 쓴다. 감상 위주로 쓰면 서평이 아니라 독후감이 되고 만다. 그리고 글의 분량이 길어질 수 있다.

 

정석은 ‘정해져 있는 일정한 방식’을 의미한다. 《책장의 정석》 뒤표지에 ‘책장에도 룰이 있다’라는 문구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책을 보관한 자리가 없어서 고민이 많은 장서가는 이 책에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100% 해결될 거라는 보장은 없다. 장서가에게 책장 관리는 숙명이다. 저자처럼 책장을 정리하려면 소설이나 에세이를 좋아하는 독자들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저자는 픽션은 전자책으로 읽으라고 말한다. 물론 저자가 문학을 무시해서 픽션을 책장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저자 개인의 생각일 뿐이다. 픽션이나 문학 에세이를 선호하는 독자들은 《책장의 정석》을 보지 않는 것이 좋다. 한편으로 문학을 책장에서 제외하는 저자의 태도를 생각하면, 고전을 ‘나중에 읽을 책’이라고 강조하는 그의 주장이 이해되지 않는다. 그는 고전을 당장 읽지 않더라도 보관해두면 좋다고 말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고전에는 ‘문학’이 다수를 이룬다. 그렇다면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책장의 정석》은 분명 장서가로 자처하는 독자들을 겨냥해서 만든 책인 건 분명하다. 그러나 저자의 책장 관리법이 장서가의 고민을 완벽하게 해결해 줄 것으로 보지 않는다. 나는 이 책에 평점을 좋게 매긴 서평들을 이해할 수 없다. 책장이 바뀌면 인생이 달라질 거라고 강조하는 책의 홍보 카피에 속지 마시라.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책장을 정리하는 데 치중하면, 자칫 책을 진열하는 것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 저자는 책을 외출복처럼 비유한다. 그런데 내가 입어야 가치가 있는 외출복을 한 번도 입지 않고 보관만 한다면 문제가 있다. 저자의 말처럼 자신의 성장에 유용한 오락처럼 책을 즐겨야 한다.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기 책장을 꾸미는 일은 오락이 아니라 오만이다. 독자는 《책장의 정석》에서 새겨들을만한 내용만 가려내서 읽으면 된다. 특히 책장 관리를 꾸준히 할 자신이 없는 독자라면 서평을 작성하는 방식을 소개한 4장만 읽어도 충분하다. 그러므로 《책장의 정석》은 특별히 돈 주고 사야 할 책이 아님을 강조하고 싶다. 아, 안 그래도 책장에 자리가 없는데 이 책을 산 것이 조금 후회된다. 팔 것인가, 보관할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역시 나는 책만 보면 호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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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엄마 2016-01-19 0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책장을 효율적으로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cyrus 2016-01-19 10:13   좋아요 2 | URL
이 책을 읽으면 책장 정리의 필요성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이 책을 사놓고 실천을 하지 못하면 책값 낭비, 책장 자리 낭비입니다. 내용을 먼저 확인하고, 이 책을 살지 안 살지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

yureka01 2016-01-19 0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전 다행입니다.ㅎㅎㅎ거의가 사진 관련 책들만 가집니다.나머지 책들은 줘버리거나 중고로 팔거나....그런데 또 사진책은 출간되는 량이 다른 분야의 책들에 비해서 엄청나게 적다는거....어차피, 세상에 나온 책..나올 책들..다 못보고 죽으니까요.ㅎㅎㅎㅎ

cyrus 2016-01-19 10:14   좋아요 2 | URL
사진 책은 다른 분야의 책들에 비해 귀한 편이라서 함부로 버릴 수가 없어요. ^^

글월마야 2016-01-19 0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삐뚤빼뚤 쌓이고 꽉꽉 채워진 책장이 그득한 쌀통보다 그득한 옷당보다 더 좋더라구요. 행복한 책바보 21세 간서치이고 싶습니다.
서평 잘 읽었습니다^^좋은 하루 되세요!!

cyrus 2016-01-19 10:15   좋아요 2 | URL
저도 그렇습니다. 책을 좋아하려면 사소한 불편을 감수하면서 살아야죠. 글월마야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오늘 날씨가 상당히 추워요. 감기 조심하세요. ^^

표맥(漂麥) 2016-01-19 10: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온 방에 책. 책. 책...
한번 모두 기증할 기회가 있었는데, 가족들이 아직 자기들 안읽었다고 반대하는 바람에 집구석이 엉망(?)입니다.
정작 말한 그들은 읽지도 않으면서...^^

cyrus 2016-01-19 10:18   좋아요 2 | URL
인정하기 싫지만 제가 안 읽는 책에 미련이 남아서 못 버리고 있습니다. ㅎㅎㅎ

transient-guest 2016-01-19 16: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거 주문했는데 조금 후회할 수도 있겠습니다 좀 낚인 것 같네요

cyrus 2016-01-19 21:31   좋아요 1 | URL
생각보다 특별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서니데이 2016-01-19 2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 책장정리도 자주 해야할텐데, 괜히 하기 싫어요.^^;
cyrus님, 좋은밤되세요.^^

cyrus 2016-01-19 22:07   좋아요 1 | URL
맞아요. 방이 따뜻하니까 움직이기 싫어져요. ㅎㅎㅎ

심성 2016-01-22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 님 서평을 보고 관심이 생겨 방금 구매했습니다. 읽어보고 저도 제 생각을 적어 봐야겠습니다 ^^

cyrus 2016-01-23 15:51   좋아요 0 | URL
심성님이라면 책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드러낼 거라 믿습니다.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