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에 잠들어 있는 오래된 책, 또 알라딘 서점에 있는 책을 잘 넘겨보면 편지부터 일기, 사진 등을 찾을 수 있습니다. 며칠 전 알라딘 서점에서 절판된 《제인 오스틴과 19세기 여성 시집》(봄날에, 2017)을 만났습니다. 책 뒷날개에 편지글이 적인 엽서 한 장이 끼어 있었습니다. 엽서에 담긴 글은 보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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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enown 2018-03-04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사로운 봄햇살 같은 글이네요!
근데, 장선생은 이 소중한 엽서가 들어있는 책을 왜 팔았을까요?

cyrus 2018-03-05 00:00   좋아요 0 | URL
책 안에 엽서가 끼여 있는 줄 모르고 팔았을 수 있어요. 너무 안타까운 일이에요... ㅠㅠ

레삭매냐 2018-03-04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렇게 중고서점에서 사연 있는 책을 만날 때가 있더라구요. 그런데 그 책이 왜 헌책방에 와 있을까 싶더라구요.

cyrus 2018-03-05 00:04   좋아요 0 | URL
알라딘 서점 직원들은 파는 책들의 품질 상태를 따질 때 책 한 권 꼼꼼하게 확인하던데 왜 이 엽서를 발견하지 못했는지 궁금해요. 저도 종종 책을 팔지만, 저자의 친필 사인, 보내는 분의 편지글이 있는 책을 팔지 않아요. 안 읽어도 죽을 때까지 소중히 간직하려고 합니다. ^^

이하라 2018-03-04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서점에서 다른이의 추억과 만날 때도 있군요. 헌책이란 낱말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울렁이는 조합 같아요.

cyrus 2018-03-05 00:06   좋아요 0 | URL
책 속지에 적힌 편지와 메모를 읽어보면 과거 사람들의 생각과 속마음을 확인할 수 있어요. 가끔은 명문에 가까울 정도로 좋은 글을 만날 때가 있어요. ^^

붕붕툐툐 2018-03-04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미소가 절로 머금어지는 감동적인 글이네요~ 저 엽서에 등장하는 할머니같이 늙고 싶네요~~

cyrus 2018-03-05 00:08   좋아요 0 | URL
나이가 들면 유머 감각이 떨어져요. 체코 할머니처럼 상대방의 마음을 기분 좋게 해주는 귀여운 유머(?)를 하고 싶습니다... ㅎㅎㅎ

북프리쿠키 2018-03-04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싸이러스님 행운이군요ㅎ
전 피떡된 모기사체나 코딱지 몇점 이외에
발굴된 게 하나도 없네요.-.,-

cyrus 2018-03-05 00:11   좋아요 1 | URL
벌레 사체 테러... ㅎㅎㅎ 생각하니까 끔찍하네요.. ㅎㅎㅎㅎㅎ
책 읽다가 책에 깔려 죽은 벌레를 만나면 기분 찝찝해요. 책에 묻은 코딱지는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했어요. 책에 남은 코딱지 흔적을 못 봤을 수도 있어요.. ^^;;

오후즈음 2018-03-05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타깝네요. 가끔 저런 쪽지가 나를 치유해주는데 말이죠 ㅠㅠ

cyrus 2018-03-06 11:46   좋아요 0 | URL
상대방의 진심이 듬뿍 담긴 손편지가 어두운 헌책방에 있는 게 너무나도 안타까워요.
 

 

 

1월 26일 금요일 11시부터 올재 클래식스 25차 시리즈가 교보문고 광화문점, 인터넷 교보문고에 판매된다. 27일 토요일에는 전국 교보문고 매장에서 책을 구매할 수 있다.

 

 

 

 

 

* 김부식, 허성도 역 《삼국사기》(전 2권)

* 헤르만 헤세, 이인웅 역 《크눌프, 황야의 이리》

* 헤르만 헤세, 이인웅 역 《최초의 모험》

 

 

25차 시리즈 중에 제일 관심이 가는 책은 헤세의 《최초의 모험》이다. 헤세가 젊은 시절부터 83세 때까지 쓴 수필을 발표 연도순으로 수록한 책이라고 한다. 《최초의 모험》에 수록된 수필이 몇 편 있는지 확인이 어렵다. 『작은 기쁨』, 『의사들에 대한 추억』이라는 글이 수록되어 있다는 사실만 확인할 수 있다. 전자의 글은 22세의 젊은 시절이었을 때, 후자의 글은 83세의 헤세가 쓴 수필이다. 《최초의 모험》에 ‘국내 초역’ 수필 작품도 수록되어 있다고 하던데, 헤세의 글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구미가 당길 만한 책이다.

 

헤세의 사후 저작권이 말소되면서 헤세의 작품들이 밀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래서인지 이번 25차 시리즈 발간 소식을 확인하고도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다. 한 번도 읽지 않은 민음사 판본의 《크눌프》, 《황야의 이리》를 가지고 있다. 헤세의 작품이 너무 많다. 그래서 ‘전작 읽기’를 도전하기 위한 작가로 헤세를 선택하기가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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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01-24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헤세의 책들이 범람한 이유가 있었군요.
마치 그전에 헤밍웨이 때처럼 말이죠...

그나저나 올재 시리즈를 읽지도 않고 소장만
하면서 또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네요.

그냥 패스하기엔 책값이 너무 착해서요.

cyrus 2018-01-24 16:31   좋아요 1 | URL
세상을 떠난 작가의 저작권은 사후 50년까지 보호됩니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작가의 작품들이 나왔으면 좋으련만 출판사들이 익숙한 작품들만 번역해서 문제입니다. ^^;;

레삭매냐 2018-01-24 16:35   좋아요 0 | URL
더 웃기는 건,
출판사는 물론이고 표지갈이에 가격까지 얹어서 나왔는데
역자가 같다는 점이지요.

그래서 굳이 새 책을 사야 하나 싶기도 하구요.

syo 2018-01-24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의 올재 파수꾼 사이러스님!

cyrus 2018-01-24 16:31   좋아요 1 | URL
제가 꾸준히 소개한 신간도서는 ‘올재 클래식스’뿐입니다. 이 글이 ‘알라디너의 선택’에 노출되지 않아서 좋습니다. ^^

서니데이 2018-01-24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년전에 헤르만헤세 저작권이 사후 일정 기간이 지났다는 소식을 들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데미안을 포함 헤세 저작들이 많이 출간되는 것 같아요. 저도 <최초의 모험>이 초역된 내용이 있다고 하니, 그 중에서는 제일 관심이 가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많이 추웠어요. 따뜻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cyrus 2018-01-25 12:22   좋아요 1 | URL
이번 주는 1월 중 가장 추운 주가 될 것 같습니다. 햇볕을 받으면 그나마 따듯한데, 북쪽에서 내려오는 한기가 너무 세서 햇볕도 무용지물이네요. ^^;;

transient-guest 2018-01-25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 수 없는 책을 오늘도 이렇게 하염없이 바라보고만 있네요...-_-::

cyrus 2018-01-25 12:24   좋아요 0 | URL
올재 클래식스 시리즈를 중고로 판매하는 판매자들이 있는데, 문제는 ‘한정판’이라는 프리미엄을 붙여서 비싼 액수를 책정해요. 보급판 형태로 나오는 ‘올재 셀렉션스’ 시리즈를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슈트라우스(Strauss)의 교향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웅장한 선율과 함께 인류 역사의 새벽을 보여준다. 인류의 조상은 주변의 사물을 도구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문명을 만들어 간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니체(Nietzsche)의 철학을 음표로 풀어낸 곡이다.

 

 

 

 

 

 

 

 

 

 

 

 

 

 

 

 

 

 

 

 

 

 

 

 

 

 

 

 

 

 

 

 

*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책세상, 2000)

* 아서 C. 클라크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황금가지, 2014)

* 아서 C. 클라크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황금가지, 2017)

* 세스 S. 호로비츠 소리의 과학(에이도스, 2017)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작곡가 이름을 헷갈리는 사람들이 있다. 성이 슈트라우스라서 왈츠의 왕으로 알려진 요한 슈트라우스 2(Johann Strauss II)로 오해할 수 있다. 소리의 과학을 쓴 저자 혹은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번역가도 작곡가 이름을 혼동했다(소리의 과학초판 231).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작곡가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 성이 같을 뿐 혈연관계가 아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교향곡으로 잘못 소개하는 글을 종종 보게 되는데 교향시가 맞다. 교향곡과 교향시 둘 다 관현악곡이지만 조금 차이가 있다. 교향곡이 다악장 형식의 기악곡이라면, 교향시는 단일 악장으로 구성된 표제음악이다.

 

 

 

 

 

소리의 과학》 초판 262빈센트 프린스(Vincent Prince)’라는 미국의 영화배우 이름이 나와 있다. 옮긴이의 설명에 따르면 빈센트 프린스는 공포영화 연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런데 빈센트 프린스라는 이름을 가진 미국 영화배우는 없다.

 

빈센트 프린스는 빈센트 프라이스(Vincent Price)’의 오식이다.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내서 특유의 목소리와 광기가 느껴지는 눈빛을 가진 프라이스는 공포 영화 전문 배우로 자리 잡았다.

 

 

 

 

 

 

 

그의 독특한 목소리는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명곡 스릴러 뮤직비디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라이스는 뮤직비디오 중반부(유튜브 영상 6분 32초부터)에 나오는 나레이션을 맡았다.

 

 

 

 

 

 

 

프린스하면 마이클 잭슨과 함께 80년대 미국 팝 음악을 주름 잡은 프린스로저스 넬슨(Prince Rogers Nelson)을 빼놓을 수 없다. 프린스는 소울 음악을 대중화시킨 천재 뮤지션으로 평가받는다. 이왕 프린스얘기가 나온 김에 그의 대표곡 퍼플 레인도 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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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2 15: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01-22 15:32   좋아요 0 | URL
‘빈센프 프린스’를 보고나서 책 읽기를 잠시 멈추고, 프린스의 <퍼플 레인>을 들었어요. 그 날 저녁에 비가 내리고 있어서 프린스의 곡이 무척 반갑게 느꼈습니다.

stella.K 2018-01-22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를 아직도 못 본 1인이다.

몇년 전 교회 청년부 홈커밍데이에서 친구를 만난 적이 있어.
거의 20년이 넘었지. 물론 남자고.
그런데 옛날 모습이 거의 없는 거야.
목소리로는 알아 보겠더군.
그 친구 목소리가 부드러운 중저음이었거든.
거기 모인 사람도 목소리 여전하단 칭찬만 자자하더군.
그때 알았어.
사람은 시각에 민감한 것 같아도 실은 청각에 더 예민하지 않을까?
외모는 변하더거든. 목소리는 그거에 비하면 느려.
못 생겨도 목소리 좋고 예쁜 말 쓰면 사람은 끌리게 되어있는 것 같아.

근데 오늘 글은 제목 먼저 생각하고 쓴 글 같다.ㅋㅋ

cyrus 2018-01-23 14:34   좋아요 1 | URL
저는 중저음인데 경상도식 사투리와 험한 말을 써서 그런지 오해를 많이 받았어요. 군대에 있을 때 선임이 제 말투와 목소리를 처음 듣자마자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선임 입장에서는 사투리 심한 말투와 중저음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기분 나쁘게 느꼈던가 봐요. 그 이후로 목소리 톤을 부드럽게 하고, 사투리를 안 쓸려고 노력했어요. ^^

제목을 정하느라 나름 고민했어요... ㅎㅎㅎ

stella.K 2018-01-23 15:00   좋아요 0 | URL
ㅎㅎ 그 친구는 목포 사람이야.
거의 안 쓰긴하는데 간혹 전라도 사투리가 섞여있지.
남자가 중저음은 낼 수 있지만 부드럽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
그게 또 보면 성격이나 인품하고도 관련이 있는 것 같아.
좀 성직자 같은데가 있었는데 교육자 집안이더군.
그제서야 이 친구를 이해하겠더군.
물론 그 친구는 교육자는 아니고 사업해.
독특하긴 하지?ㅋ

cyrus 2018-01-23 15:05   좋아요 0 | URL
목소리는 좋은데 사투리가 심하면 확 깨요. 저처럼요..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8-01-22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빈센트 프린스 읽고는 이거 혹시 프라이스 말하는 거 아니야.. 했는데 바로 지적하시네요...
ㅎㅎ 프린스라니...

cyrus 2018-01-23 14:35   좋아요 0 | URL
오식 덕분에 프린스의 명곡을 듣게 돼서 기분 좋았습니다. ^^

비연 2018-01-22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이 책 흥미로와 보려고 머리맡에 두었는데... 오타 수정되었기를 ㅜㅜ

cyrus 2018-01-23 14:37   좋아요 0 | URL
출판사 직원이 이 글을 확인하고 오류를 수정했으면 좋겠어요. ^^

레삭매냐 2018-01-24 16: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보다
왈츠의 제왕 요한 슈트라우스를 더 좋아합니다.

예전에 빈 필의 비엔나 신년 음악회를 즐겨
들었었죠. 요새도 하나 모르겠네요.

개인적으로 엠제이보다 프린스가 더 나은 가수
라고 생각합니다.

<퍼플 레인>도 좋지만 국내 금지곡이었던
<Let‘s Go Crazy>나 처음 들었을 땐 변태같다고
싫어했던 <Kiss>야말로 프린스가 가진 똘기를
더 대변하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키스의 가사는 정말 저질스럽다고 할 정도로
노골적이라서요 ㅋㅋㅋ

아,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프린스의 최고
곡은 <U Got the Look>입니다.

cyrus 2018-01-24 16:36   좋아요 0 | URL
프린스의 곡을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프린스의 곡을 접한 지 얼마 안 된 초보라서 선뜻 무슨 곡부터 들어야할지 몰랐어요. 다른 분들이 추천하는 곡 위주로 들어보려고 해요. ^^
 

 

 

 

 

나무위키 ‘절판’ 항목에 보면 ‘가치를 인정받는 절판본들의 예’라는 내용이 있다. 여기에 시간이 지나서야 뒤늦게 가치를 인정받은 절판본들의 제목을 볼 수 있다. 이 문서에 법정 스님의 책이 포함되어 있다. 두산동아 판 《이기적인 유전자》는 ‘전설 아니고 레전드’다. 지금도 이 책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라(그 ‘사람들’ 중 한 사람이 ‘나’다). 제프리 버튼 러셀(Jeffrey Burton Russell)의 《악마의 문화사》(황금가지, 1999)와 《마녀의 문화사》(르네상스, 2004)도 있다.

 

 

 

 

 

 

 

 

 

 

 

 

 

 

 

 

 

 

 

그런데 《마녀의 문화사》는 ‘가치를 인정받는 절판본’에 해당하지 않는다. 《마녀의 문화사》는 2001년에 첫 출간된 이후 절판되었으나 2004년에 재출간되었다(원서는 1980년에 출간). 지금도 이 책은 판매 중이므로 절판본이라 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책이 더 이상 팔리지 않으면 절판될 수 있다.

 

 

 

 

 

 

 

 

 

 

 

 

 

 

 

 

 

 

 

 

 

 

 

 

 

 

 

 

 

 

 

* 제프리 버튼 러셀 《악의 역사 1 : 데블》 (르네상스, 2006)

* 제프리 버튼 러셀 《악의 역사 2 : 사탄》 (르네상스, 2006)

* 제프리 버튼 러셀 《악의 역사 3 : 루시퍼》 (르네상스, 2006)

* 제프리 버튼 러셀 《악의 역사 4 : 메피스토펠레스》 (르네상스, 2006)

 

 

 

《악마의 문화사》는 절판된 책이다. 그러면 사서 읽을 만한 가치 있는 책인지 살펴보자. 《악마의 문화사》의 원제는 ‘Prince of Darkness : Radical Evil and the Power of Good in History’다. 원서는 1988년에 출간되었다. 이 책이 나오기 전에 러셀은 이미 서양을 대표하는 악마를 다룬 네 권의 책, 일명 ‘악의 역사’ 시리즈를 썼다. 《데블》은 1977년, 《사탄》은 1981년, 《루시퍼》는 1984년, 《메피스토펠레스》는 1986년에 나왔다. ‘악의 역사’ 시리즈 집필이 완료된 이후에 나온 《악마의 문화사》는 네 권의 책에 있는 주요 내용을 선별하여 편집한 책이다. 《악마의 문화사》는 총 17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서론’과 ‘결론’에 해당하는 첫 장과 마지막 장을 제외한 나머지 내용은 ‘악의 역사’ 시리즈 내용 일부와 겹친다. 《악마의 문화사》와 ‘악의 역사’ 시리즈의 대응 관계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러셀은 ‘악의 역사’ 시리즈에 있는 오류를 고치고, 거기서 제시된 논지를 좀 더 확장하기 위해 《악마의 문화사》를 썼다고 밝혔다. 이러면 《악마의 문화사》를 요약본이라고 무시할 수 없다. 《악마의 문화사》는 ‘가치를 인정받는 절판본’에 해당한다.

 

 

 

 

 

‘악의 역사’ 시리즈를 완독한 독자라면 ‘악의 역사’ 시리즈와 《악마의 문화사》를 비교하면서 읽는 계획을 설정할 수 있다. 그런데 다섯 권의 책을 다 읽고, 많은 내용을 이해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듯하다. 《악마의 문화사》에 저자의 주석, 참고 문헌, 색인이 없는 것이 단점이다. 러셀은 《악마의 문화사》의 인용문이나 특정 주제에 더 알고 싶으면 ‘악의 역사’ 시리즈를 참조(라고 쓰고, ‘읽어라’고 말한다)하고 권한다. 이런, 악마 같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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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18-01-16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기적 유전자>에 저런 비화(?)가 있었군요. 말씀하신 링크 타고 들어가서 읽어보니 흥미로운 내용이 많군요. 이용철판 궁금하네요.

cyrus 2018-01-16 15:16   좋아요 0 | URL
저도 이용철 번역의 <이기적인 유전자>를 읽어보고 싶어요. 실물을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사진으로만 봤어요. 중고 책은 구할 수 있지만 가격이 비싸요.. ^^;;

stella.K 2018-01-16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저 악마 시리즈 이벤트 한 적이 있어 한 권 읽은 적 있는데
읽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던지. 정말 악마적이었다.
그때의 악몽이 되살아 나는 것 같군.ㅠ

cyrus 2018-01-16 15:19   좋아요 1 | URL
‘악의 역사’ 시리즈 전체 분량이 장난 아니던데요.. 그 책 한 권 이해하려면 서양 문화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

레삭매냐 2018-01-16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의 문화사 저도 쟁여 두긴 했는데
미처 읽지 못하고 있네요...

cyrus 2018-01-16 15:21   좋아요 0 | URL
그 책, 무조건 가지고 계셔요. 언젠가는 읽을 날이 올 겁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레어템이 될 수 있어요. ^^

2018-01-16 15: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01-16 15:27   좋아요 0 | URL
귀한 책을 가지고 계시다니 부럽습니다. 을유문화사 번역본 개정판이 나왔는데도 아직도 두산동아 번역본을 찾는 분들이 있어요. 독서괭님 댓글, ‘비밀 댓글’로 변경해두는 것이 좋아요. 댓글 보신 분들이 그 책을 팔 생각이 있냐고 물어볼 수 있거든요. ^^

2018-01-16 15: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8-01-16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집에 있는 [이기적 유전자] 번역이 누군지 확인해봐야겠네요. ^^

법정 스님 저서도 두어권 있었는데,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네요.

cyrus 2018-01-17 10:15   좋아요 0 | URL
을유문화사 판본은 <이기적 유전자>, 이용철 씨가 번역한 두산동아 판본은 <이기적인 유전자>입니다. 제목, 출판사, 번역자 이름을 확인해보세요. ^^

chaeg 2018-01-16 2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헛..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머니께서 사주신 이기적 유전자가 저리 귀할 줄이야^^;;;;
원서를 보는게 그래도 가장 낫겠네요..

cyrus 2018-01-17 10:17   좋아요 0 | URL
원서, 두산동아 번역본, 을유문화사 번역본 세 권을 비교하면서 읽어본 분이 있었어요. 그 분도 원서를 읽는 게 낫다고 말했어요. 두산동아 번역본도 결점이 있긴 한데, 2010년 개정판 나오기 전 구판의 번역보다 좋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을유문화사 번역본을 선택하려면 2010년 개정판을 사야합니다. 그 전에 나온 구판들은 중고로 사봤자 의미 없어요. ^^

psyche 2018-01-17 0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의 문화사 저 책 저도 가지고 있는거네요. 제가 가지고 있는것은 2001년에 나온것인듯. 오래전 일이라 책을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는 생각이 잘 ...ㅜㅜ

cyrus 2018-01-17 10:20   좋아요 0 | URL
책을 사놓고도 안 읽으면 나중에 그 책을 샀는지 안 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요. 가끔 예전에 샀던 책을 또 사는 경우가 있어요. ^^;;
 

 

 

 

절대로 일어나선 안 되지만, 만약 미래에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한다면 ‘암호 전쟁’이 될 것이다. 암호는 핵무기 다음으로 전쟁에서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할 무기다.

 

 

 

 

 

 

 

 

 

 

 

 

 

 

 

 

 

 

 

 

 

 

 

 

 

 

 

 

 

 

 

* 사이먼 싱 《비밀의 언어 : 암호의 역사와 과학》 (인사이트, 2015)

* 박영수 《암호 이야기》 (북로드, 2006)

* [절판] 데이비드 칸 《코드브레이커 : 암호 해독의 역사》 (이지북, 2005)

* [절판] 루돌프 키펜한 《암호의 세계》 (이지북, 2001)

 

 

 

암호 해독은 군사 비밀 정보활동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적군이 군사 기밀 암호를 해독하면 군 전력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의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은 나치의 암호체계인 에니그마(Enigma)를 완전 해독, 독일 잠수함을 곳곳에서 침몰시켰다. 사이먼 싱(Simon Singh)은 암호의 역사를 “암호를 만드는 사람들과 이를 해독하려는 사람들이 수백 년에 걸쳐 진행된 전쟁의 역사”라고 말했다. 암호 속에 의미를 숨긴 자와 그 의미를 밝혀내는 치열한 수 싸움으로 점철된 암호의 세계는 인류 문명사와 깊숙이 맞닿아 있다.

 

 

 

 

 

 

 

 

 

 

 

 

 

 

 

 

 

 

 

 

 

 

 

 

 

 

 

 

 

 

 

 

* 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 (열린책들, 2009)

* 댄 브라운 《다 빈치 코드》 (문학수첩, 2013)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장미의 이름》댄 브라운(Dan Brown)《다 빈치 코드》의 인기 비결은 책, 그림, 유적 속에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가정 아래 과거의 수수께끼를 암호풀이로 해독해 가면서 독자의 두뇌를 자극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이 두 소설은 종교와 미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의 바탕 위에 도상학과 기호학 등을 끌어들여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었다. 이렇듯 암호는 비밀을 숨기는 것을 좋아하거나 비밀을 밝히고 싶은 인간을 유혹하는 은밀한 언어다.

 

 

 

 

 

 

 

 

 

 

 

 

 

 

 

 

 

* 더글러스 호프스태터 《괴델, 에셔, 바흐 : 영원한 황금 노끈》 (까치, 2017)

* 진중권 《미학 오디세이 2》 (휴머니스트, 2014)

 

 

 

암호는 음표로 가득한 텍스트에도 적용될 수 있다. 바흐(Bach)는 자신의 은밀한 메시지를 악보 행간에 숨겨놓았다. 『푸가의 기법』은 바흐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만들어진 미완성곡이지만 풍부한 악상의 변화를 간직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총 열여덟 개의 푸가(fugue)로 이루어진 모음곡이다. 푸가는 하나의 선율이 또 다른 선율을 모방하는 형태로 연주하는 작곡기법이다. 바흐는 죽기 전에 자신의 능력을 악보에 쏟아 부어 푸가 기법의 모든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만든 음악의 종결부에 최후의 메시지라 할 수 있는 ‘묘비명’을 넣었다. 바흐가 악보에 새긴 묘비명은 더글러스 호프스태터(Douglas Hofstadter)《괴델, 에셔, 바흐》(까치, 2017)의 주요 내용이므로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 손 안 대고 코 풀 듯이 방대한 분량의 책을 읽지 않고 당장 바흐의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미학 오디세이 2》(휴머니스트, 2014)‘4성 대위법’ 편을 참고하시길.

 

 

 

 

 

 

 

 

 

 

 

 

 

 

 

 

* 칼 세이건, 앤 드루얀, 티모시 페레스 외 《지구의 속삭임》 (사이언스북스, 2016)

 

 

 

호프스태터는 우주 외계 문명이 알아볼 수 있는 메시지를 만들기 위해선 메시지를 저장한 음반을 우주로 보내면 된다고 했다. 이 주장에 대해서 호프스태터의 책을 우리말로 옮긴 역자(박여성, 안병서 둘 중 한 분)는 ‘이 부분의 논지 전개는 좀 이상해 보인다’라는 주석을 달았다.[1]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믿지 않는 회의주의자라면 호프스태터의 주장이 황당하게 보일 것이다. 그렇지만 인간의 정서를 가진 외계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가정을 세운다면 외계 생명체는 음반을 해독할 것이다. 호프스태터의 주장이 현실성이 떨어지고 억지스러운 논지 전개로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괴델, 에셔, 바흐》가 출간되기 2년 전인 1977년에 발사된 미국의 우주탐사선 보이저 2호에 지구의 다양한 메시지와 소리, 그리고 음악이 담긴 레코드가 실려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 유명한 ‘보이저 골든 레코드’다. (그런데 《괴델, 에셔, 바흐》에 실제로 우주에 쏘아올린 인류의 메시지를 담은 음반이라 할 수 있는 '보이저 레코드'에 대한 언급이 단 한 줄도 없다. 미국에 태어난 호프스태터가 보이저 호의 역사적인 발사를 모를 리가 없을 텐데...)

 

 

 

 

 

칼 세이건(Carl Sagan)의 주도하에 만들어진 이 레코드는 혹시 보이저 호를 만나게 될지도 모르는 우주 생명체를 위한 인류 최후의 메시지다. 세이건은 고도의 지능을 가진 외계 생명체를 만나고 싶어 했다. 그는 외계 생명체가 인류와 함께 우주에 살고 있어서 둘 사이의 지식에는 공통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레코드의 수명은 10억 년이다. 그 사이에 외계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그들은 인류의 존재를 알 수 있게 된다. 지구가 파괴되어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다면 인류의 후손은 외계 생명체가 보내는 답변을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호라티우스는 “언어는 영원에 도전한다.”라고 썼다. 우리가 그의 경구를 기억한다는 사실이야말로 그가 옳았다는 증거이다. 보이저호가 방랑을 멈추는 시점에 우리 아름다운 행성에서는 얼마나 많은 것들이 진작 사라졌을지, 우리는 알 길이 없다. 이 레코드판이 칭송했던 목소리들 중 얼마나 많은 것들이 우리의 부주의 때문에, 혹은 그저 세월 때문에 영영 목소리를 잃었을지, 역시 알 길이 없다. 보이저 호는 우리의 메아리와 이미지를 싣고서 우주를 여행하고 있으며, 머나먼 그 여정만큼 오랫동안 우리를 계속 살아 있게 할 것이다. (앤 드루얀) [2]

 

 

암호도 언어다. 암호는 해독해야 할 가짜 문자와 그 속에 숨겨진 진짜 문자로 이루어진 '비밀의 언어'다. 따라서 앤 드루얀(Ann Druyan)이 인용한 호라티우스(Horatius)의 격언처럼 해독하지 못한 암호는 영원에 도전한다. 언어를 만들고 쓸 줄 아는 인간은 위대하면서도 약한 존재이다. 우주의 역사와 대자연의 위력 앞에서 인간은 정말 작다. 대자연이 일으키는 재앙보다 더 끔찍한 재앙이 바로 인류가 일으키는 전쟁이다. 거대한 지구에는 여전히 인류가 밝히지 못한 ‘자연의 암호’가 널려 있다. 우리 몸속에 있는 ‘유전 암호’ 또한 인류가 밝혀내야 할 자연의 암호 중 하나이다. 이 ‘자연의 암호’를 해독하는 사람이 과학자다. 그러나 전쟁에 동원된 과학자들은 적군을 쓰러뜨리기 위해 암호를 해독하는 일을 하게 된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일어나는 전쟁은 자연을 파괴하며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도 파괴된다. 만약 미래의 지구가 죽음의 땅이 된다면 보이저호의 레코드는 수명이 다할 때까지 우주에 외로이 떠다니는 인류의 묘비명으로 남을 것이다.

 

 

 

 

 

[1] 더글러스 호프스태터 《괴델, 에셔, 바흐》(까치, 2017) 216쪽

[2] 《지구의 속삭임》216~2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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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8-01-05 0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새해 인사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무심코 연간 통계를 보니, 지난 해 제 서재에 댓글을 가장 많이 남겨주신 분이네요. 감사드립니다.^^

cyrus 2018-01-05 14:19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마립간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