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당신을 마주친다면
다락방
어느날 당신을 마주친다면 그곳은 도넛가게였으면 좋겠어, 한쪽 손에는 쟁반을 또다른 손에는 집게를 들고, 어느 도넛을 고를까를 고민하는 당신의 옆으로 슬그머니 다가가서, 당신도 모르는 사이 당신의 팔에다 내 팔을 살짝 끼는거야, 놀라서 돌아보는 당신에게 나는 씨익 웃으며 말하는거지,
안녕
어느날 당신을 마주친다면 그곳은 커피점이었으면 좋겠어, 한가한 커피점, 당신은 주문한 커피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손을 가만히 두지 못하겠지, 테이블위에 손을 얹고 톡톡톡 당신은 손을 움직일거야, 당신도 모르는사이 나는 당신에게 살짝 다가가서, 테이블위에 얹어진 당신의 손 위로 내 손을 가만히 포개는거야, 놀라서 돌아보는 당신에게 나는 활짝 웃으며 말하는거지,
안녕
만약에 어느날 우연히 당신을 정말로 마주친다면 그곳은 순대국밥집이었으면 좋겠어, 당신은 혼자 앉아 순대를 새우젓에 찍을거야, 그리고 그 순대를 입안에 넣겠지, 차마 삼키지 못했을 그때에 나는 당신에게 다가서는거야, 나는 당신이 앉은 테이블 위를 똑똑 두드리는거지, 놀라서 나를 바라보는 당신에게 나는 환하게 웃으며 말하는거지,
안녕
그리고 덧붙일거야
당신 순대국값은 내가 치렀어요
어느날 우연히 당신을 마주친다면,
정말 그렇게만 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