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살이 대패로 갈리는 것 처럼 아팠어. 뼈도 녹고 살도 녹고 머리카락이랑 손톱까지 다 녹는 줄 알았어.
그래, 실컷 젊음을 낭비하려무나. 넘칠 때 낭비하는 건 죄가 아니라 미덕이다. 낭비하지 못하고 아껴둔다고 그게 영원히 네 소유가 되는 건 아니란다. 박완서, '친절한 복희씨'중에서
저는 녹아버렸고 사라졌습니다. 그저 남은 모든 공(空)과 무(無)를 그대에게 낭비하겠다고 해도 용서해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