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에게 위안을 주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남자를 아이처럼 보살피는 여자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여자는 내 세대에서 끝이다. - P168

베티는 어디에도 가지 않는다. 그녀가 하는 일이라고는 요리하고, 청소하고, 집에서쓸 소젖을 짜고, 일요일에 미사에 참례하는 것밖에 없다.
그러나 베티는 이대로가 좋다. 모든 물건이 자신이 놓아둔 그대로인 것이, 집을 혼자 쓰는 것이 좋다.
아버지가 죽고 나자 엄청난 해방감이 뒤따랐다. 베티는 잡초를 뽑고, 정원을 깔끔하게 가꾸고, 토요일이면 전지가위를 들고 나가서 제단에 장식할 꽃을 자른다. 또 예전에는시간이 없어서 못 했던 일들을 한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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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ia 2026-01-02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밑줄그은 문장이 정말 마음에 와닿네요. 찜해둡니다 :) 그리고 다락방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식민주의 체제를 전복할] 계획을 실행하기로 결심한 피식민자는 처음부터 폭력을 준비해 왔다. 금기투성이인 자신의 협소한 세계에 싸움을 걸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폭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들은 태어나자마자 깨닫는다. (…)식민 세계의 질서를 통치하는 폭력은 (…) 직접 역사를실현하기로 한 피식민자들이 금지된 도시들로 떼 지어쳐들어갈 때 죄를 씻을 것이요 합당한 수단이 될 것이다. 이제 식민 세계를 산산이 부수는 것은 모든 피식민주체의 이해력과 상상력 안에 명료한 이미지로 자리 잡는다.(…) (프란츠 파농, [대지의 저주받은 사람들] 재인용) - P24

그러나 결과는 심히 불균등하다. 비행기의 기관총 사격과 함대의 포격은 범위와 공포 면에서 피식민자의 대응과는 비교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피식민자 중 가장 소외된 이들은 테러와 대항 테러의 진자 운동을 통해 최종적으로 미혹에서 벗어난다. 이들은 어떤 미사여구로 인간의 평등을 치장하더라도 부조리를, 즉 사카모디의 매복 작전에 참가한 일곱 명의 프랑스인이 죽거나 부상당하면 문명화된 양심의 격분을 일으키는 반면, 매복 작전으로 구에르구르 마을과 제라 촌락이 약탈당하고 주민이 학살돼 봤자 아무 일도 아니라고 여겨지는 부조리를 감출 수는 없음을 깨닫는다. (프란츠 파농, [대지의 저주받은 사람들] 재인용) - P25

서로 다른 야만은 정의의 저울 위에서 같은 무게를 지니지 않는다. 야만이 ‘정당한 자위‘의 도구가 될 수 없음은 분명하다. 야만은 정의상 그자체로 언제나 부당하다. 그렇더라도 두 종류의 야만이 충돌할 때 억압자로 행동하는 강자의 책임이 더 크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비합리성을 표방한 사례를 제외하면 약자의 야만은 거의 언제나 강자의 야만에 대한 대응이었고 이는 충분히 논리적이다. 그게 아니라면 뭐하러 궤멸의 위험까지 무릅쓰며 약자가 강자를 도발하겠는가? 덧붙여 말하면 강자가 자신의 책임을 은폐하려 하면서 적수를 제정신이 아닌 악마이자 짐승으로 묘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P27

이렇듯 시온주의 국가를 상대로 유효한 승리를 거두려면 국제주의가 꼭 필요합니다. 이 방안 말고 시온주의국가를 패배시킬 합리적인 전략은 존재하지 않아요. 이스라엘 사회 자체 내부에 주된 파열을 일으킬 필요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스라엘 사회의 주요 분파가 이스라엘 정부의 호전적인 정책에 적극 반대하고, 정의, 자결, 모든 차별의 종식에 기초한 지속적인 평화적 해결책을위해 싸워야 하는 것이죠. 이것이 주된, 엄청난 중요성을 갖는 요인입니다. - P90

다르다. 이스라엘은 2008년 이래 주기적으로 가자 지구를 대규모로 침공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침공 첫 주 엿새 동안 이스라엘은 4,000톤의 폭탄을 6,000발 쏟아부어 주민 1,417명을 학살했다. 네 달여가 지난 지금도 이 속도는 줄지 않았고, 최근 국제사법재판소는 이것이 집단 학살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스라엘에 방지 명령을 내렸다. 그렇다. 지금 우리는 한 인구 집단을 절멸하겠다는 의지의 실현을 목도하고 있다. 집단 학살 외에다른 규정은 불가능하다. (옮긴이 해제 중)
- P96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가 어렵고 복잡하다고들 말하지만 나는 이보다 더 명확하고 단순한 사례를 모른다. 1967년 3차 중동 전쟁부터 세어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군사 점령은 57년간 지속중이다. 이것은 서양 강대국조차 인정하는 객관적 사실이다. 점령자와 피점령자, 식민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문제다. 점령자가 점령을 그만둬야 한다. 이보다 선명할 수 있는가? (옮긴이 해제 중) - P96

그러나 미국 등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제국주의 국가들이 주도하는 국게 질서에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억압자와 피억압자가 아닌 ‘평화 과정‘에 임할 동등한 책임이 있는 두 당사자로 호명된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 사회에서 지금의 팔레스타인을 부르는 공식 명칭이 ‘피점령지 팔레스타인‘occupied Palestinian territory,oPt인데도 그렇다. 그래서 팔레스타인에 동조하는 사람들조차 이 프레임에 갇히곤 한다. 힘세고 악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괴롭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팔레스타인도 ‘테러‘로 반격하고 있다고, 이런 ‘폭력의 악순환‘이 ‘분쟁‘ 해결을 요원하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말이다. (옮긴이 해제 중)
- P97

하지만 팔레스타인의 대응 때문에 폭력의 악순환이 지속되는 것이 아니다. 이런 내러티브는 선후 관계가 분명한 원인과 결과를 전도시키고, 정의와 해방을 위한 투쟁이라는 팔레스타인의 대의를 탈각시킨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군사 점령과 식민 지배라는 근본 원인이 사라지면 팔레스타인의 대응도, 군사 저항도 필연적으로 사라질 것이다. (옮긴이 해제 중) - P97

"투쟁의 방식을 좌우하는 것은 피압제자가 아니라 압제자다. 압제자가 폭력을 쓴다면 피압제자는 폭력으로 응수하는 것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다." 지금껏 이스라엘은 어마어마한 폭력을 휘둘러 왔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서양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급습한 것이 문제의 시초라며 하마스를 압제자로 위치시킨다. (옮긴이 해제 중)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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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을 볼 수만 있다면, 그 누구도 글 자체나 내가 글을 통해 배우는 내용을 통제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내가 글자를 단순히 보고만 있는 건지, 읽고 있는 건지, 소리만 내고 있는 건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건지도 알수 없을 것이다. 글을 읽는 건 완전히 은밀한 일이었고, 완전히 자유로운 일이었으며, 따라서 완전히 체제 전복적인 일이었다. - P101

짐은 케이티가 강간당하는 장면이 자꾸 떠올라서 제대로 잘 수 없었다. 그 남자가 싫었다. 그 상황에 개입하지 못한 나 자신도 싫었다. 정의를 실현하려고 하면 반드시 부당한 보복이 뒤따라서 정의를 실현할 수 없게 하는 세상이 싫었다. 내 아내에게 가해졌던, 그리고 내 딸에게 가해질 그런 폭력이 싫었다. 감시인이 케이티에게 돌아가리라는 사실이 싫었다. 그것도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 P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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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곳에서 사람들이 여성 노동자의 고통을 진정으로 동정했음에도 개혁은 가부장적문화와 제도를 보호하려는 동기의 수준에서만 행해졌다. 즉 (부양자이며 가장인 아버지의 권위를 포함하여) 가족 구조가 붕괴하고 있다든지, 여성 노동자가 자유로운 성관계를 할지도 모른다든지, 한군데(공장)에서만 지나치게 일하면 다른 곳(가정)에서는 봉사를소홀히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등의 논리였다. 35 미국과 영국의 남성들은 여성을 공장에서 끌어내어 안전한 ‘가정‘으로 돌려보내는게 상책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 P183

여성의 경제적 독립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남성권위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인식되었음을 이해해야 한다. 독신에다 높은 임금을 받는 숙련된 여성 노동자의 유능함과 자기만족, 성적 선택의 자유는 어떤 사람에게는 무시무시한 위협으로느껴졌던 모양이다. - P183

독립은 자유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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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을 충동으로 간주한다 하더라도 유년기의 ‘사회화‘나 ‘성적‘
행동‘이라는 이름이 붙은 성인의 경험 혹은 우리 삶의 거대한 영역은 거의 전적으로 학습의 산물이라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 그러므로 성행위 자체도 오랜 시간에 걸쳐 학습된 반응 양식이자일정한 패턴과 태도의 반응 양식의 산물이며, 성적 대상의 선택또한 우리의 사회 환경이 조성해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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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5-08-19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스펙합니다.
그곳에도 이 책을 들고 가서 읽으시다니!
저도 열심히 읽어야겠어요.^^

다락방 2025-08-19 22:45   좋아요 1 | URL
와.. 집중이 잘 안되어서 읽기가 더딥니다. 흑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