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곳에서 사람들이 여성 노동자의 고통을 진정으로 동정했음에도 개혁은 가부장적문화와 제도를 보호하려는 동기의 수준에서만 행해졌다. 즉 (부양자이며 가장인 아버지의 권위를 포함하여) 가족 구조가 붕괴하고 있다든지, 여성 노동자가 자유로운 성관계를 할지도 모른다든지, 한군데(공장)에서만 지나치게 일하면 다른 곳(가정)에서는 봉사를소홀히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등의 논리였다. 35 미국과 영국의 남성들은 여성을 공장에서 끌어내어 안전한 ‘가정‘으로 돌려보내는게 상책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 P183

여성의 경제적 독립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남성권위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인식되었음을 이해해야 한다. 독신에다 높은 임금을 받는 숙련된 여성 노동자의 유능함과 자기만족, 성적 선택의 자유는 어떤 사람에게는 무시무시한 위협으로느껴졌던 모양이다. - P183

독립은 자유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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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을 충동으로 간주한다 하더라도 유년기의 ‘사회화‘나 ‘성적‘
행동‘이라는 이름이 붙은 성인의 경험 혹은 우리 삶의 거대한 영역은 거의 전적으로 학습의 산물이라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 그러므로 성행위 자체도 오랜 시간에 걸쳐 학습된 반응 양식이자일정한 패턴과 태도의 반응 양식의 산물이며, 성적 대상의 선택또한 우리의 사회 환경이 조성해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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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5-08-19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스펙합니다.
그곳에도 이 책을 들고 가서 읽으시다니!
저도 열심히 읽어야겠어요.^^

다락방 2025-08-19 22:45   좋아요 1 | URL
와.. 집중이 잘 안되어서 읽기가 더딥니다. 흑 ㅠㅠ
 

《발코니>는 남성과 여성 혹은 이를 대체하는 것들사이에 존재하는 근본적 착취와 억압을 건드리지 않는 혁명이란 아무 쓸모가 없음을 보여준다. 주네는 섹슈얼리티라는 근원적 인간관계를 그로부터 생겨난 모든 정교한 사회적 구성물의 핵심 모델로 간주함으로써, 그것이 그 자체로 가망 없이 타락했을 뿐만아니라 제도화된 불평등의 원형 그 자체임을 깨닫는다. 인간을 두 집단으로 나누고 생득권에 따라 그중 한 집단에 지배권을 주면서 사회 질서는 이미 억압 체제를 확립한 동시에 정당화했다고 주네는 확신한다. 이러한 억압 체제는 인간의 사유와 경험의 영역뿐만 아니라 모든 다른 인간관계의 형태에 잠재하여 타락하게한다. - P64

일반적으로 서구 가부장제는 궁정풍 연애와 낭만적 사랑이라는 관념으로 인해 많이 약화되었다고 생각되곤 한다. 물론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영향은 지나치게 과대평가되었다.
동양의 풍습이나 ‘남자다움‘에 대한 노골적 주장과 비교해보면전통적 기사도 행동이 얼마나 여성에게 많이 양보하고 있는지를알 수 있다. 즉 그것은 종속된 여성에게 어느 정도 체면을 세워주는 일종의 유희적 보상이다. 기사도는 또한 여성의 사회적 지위의 부당함을 일시적으로 완화해주는 동시에 그 부당함을 위장하는 기술이기도 하다. 기사도는 지배 집단이 종속 집단을 어느 정도 높여주는 척하는 일종의 놀이임을 인식해야 한다. 궁정풍 연애를 연구하는 역사가들이 강조하는 바에 따르면, 여성에 대한 음유시인의 도취는 정작 여성의 법적·경제적 지위에 하등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도 전혀 기여한 바가 없다. - P93

사랑은 여성의 성행위가 (이데올로기적으로) 용인되는 유일한상황이어서 낭만적 사랑이라는 관념은 남성이 자유롭게 활용 가능한 정서적 조작 수단이 된다. 또한 낭만적 사랑에 대한 신념은성적 금기로 여성이 받아온 훨씬 더 강력한 조건화를 극복할 수있는 유일한 상황이므로 실상 양쪽 모두에게 편리한 구실이 되어주었던 셈이었다. 낭만적 사랑은 여성의 현실적 지위와 경제적 의존이라는 부담을 모호하게도 만든다. 아직도 중산층에 잔존한 ‘기사도‘와 같은 여성에 정중한 태도는 이제 지루한 관행으로 격하되어 현재 양성 지위를 은폐하는 데 그리 도움이 되지않는다. - P94

38
‘백인 여성성이라는 순결한 꽃‘은 최소한 백인 인종 차별주의자인 주인에게 때로 실망스럽게 보였을 수도 있다. 낙태 폐지론과 여성 운동의 역사적 제휴가 이에 대한 증거다. 백인 남성과 흑인 여성의 결혼에 비해 백인 여성과 흑인 남성의 결혼 발생 비율이더 높다는 사실도 이에 대한 증거다. 인종 혼합의 수치는 파악하기 매우 어렵다. 구두(앞의 책, p.37)의 추산에 따르면 백인 여성이 흑인 남성과 결혼하는 비율은 백인 남성이 흑인 여성과 결혼하는 비율에 비해 세 배에서 열 배 정도 더 높을 것이라 한다. 로버트 K. 머튼은 "대부분의 결혼이 아닌) 신분 간 성관계는 백인 남성과 흑인 여성 사이에 일어난다"라고 말한다. Robert K. Merton, "Intermarriage and the SocialStructure," Psychiatry, Vol.4, August 1941, p.374. 백인 남성과 흑인 여성 간의성 접촉은 대부분 혼외정사일 뿐만 아니라 (백인 남성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착취적이그라는 사실을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것은 노예제에서의 강간이나 다름없었다. - P97

지식이 권력이라면, 권력은 또한 지식이기도 하다. 그리고 가부장제가 여성에게 부과한 체계적 무지는 여성이 종속적 위치를 갖게 된 중대한 요인이다. - P102

가부장제 속의 여성은 대부분 시민으로 인정된다고 할지라도 주변적인 시민에 불과하므로 실제 여성의 상황은 소수 집단의상황과 유사하다. 여기에서 소수 집단은 수적 규모가 아니라 사회적 지위에 근거하여 정의된다. "소수 집단은 자신의 신체적·문화적 특성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어 차별적이고 불평등한대우를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몇몇 사회학자들만이 여성의 소수자 지위에 대해 의미심장하게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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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가 공격받으며 쇄신되어 사라지려고 하는 오늘날 (아마도 우연이겠지만) 또 다른생물학적 발견들이 등장했다. 본질적으로 남성 과학의 산물이라할 수 있는 체외 수정, 복제, 대리모 등의 발견은 그 어느 때보다도 인간이 스스로 생식을 조작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권력이 작동하는 곳은 바로 과학 지식을 해석하는 영역이다. 이러한 발견들의 사회적 파장은 아직 명확하지 않으나, 그 발견들에 대한 통제력은 남성 과학 제도의 손아귀에 있다. 그리고 갈수록 기업의 이윤과 서구의 이해관계, 계급적 이해관계가 이 제도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은 당연히 부유한 사람들을 위해 자궁을빌려주게 될 것이다. 양수 감별로 남자아이를 선택할 수 있게 되자 많은 사람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 - P13

T. S. 엘리엇의 말처럼 아직도 남아 있는 초자연적 권위, 신, ‘하나님‘의 목회 등은 남성의 작품이며 이는 윤리와 가치, 문화의 철학과 예술(즉 문명 그 자체)에서도 마찬가지다. - P73

더 높은 지위를 획득한 사람들은 지배자 역할을 하게 되는데, 우선 그들은 지배하는 기질을 발달시키도록 장려되기 때문이다. 이는 신분과 계급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은 말할 필요도 없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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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08-18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싱가폴에서 어떤 사람이 한글책 읽는다는 소문이......... 여기 서울까지 들려서 와봤습니다.
다락방님은 아니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8-17 17:5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ㅋ 살려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국인)선배는 송도와 안산의 세계화를 극명히 대조해서 이야기했다. 국제 비즈니스 센터 및 여러 해외 대학교의 캠퍼스를 끌어당기는 송도, 세계 각지의 외국인 노동자를 끌어당기는 안산. 송도의 세계화는 해외 법인, 해외 대학교의 국내 캠퍼스, 유학생, 국제업무지구 등의 화려한 이름으로 대표된다. 반면 안산의 세계화는외국인 노동자, 공장, 저임금 같은 단어와 연결된다. 세계화는 양극단에서 진행되고, 그 둘은 만나지 않는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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