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이지 않은 성 동문선 문예신서 167
뤼스 이리가라이 지음, 이은민 옮김 / 동문선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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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페이트먼'의 《여자들의 무질서》에서 사회계약이란 것은 남자와 남자 사이에서 이루어진다는 것, 그 계약에 여자의 몫은 없다는 것을 읽은 바 있다. 뤼스 이리가레는 이 책, 《하나이지 않은 성》을 통해 역시 사회 계약에 여자의 몫은 없음을, 여자는 교환되는 물품일 뿐 교환 당사자는 아니라는 것을 언급한다. 게다가 남자는 남자로 태어나서 남자로 살아가면 그뿐이지만, 여자는 여자가 '되어가야'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그 점은 '가면무도회'로 은유한다. 여성은 '정상 여성'으로 변해가야 한다는 것. 여자의 가치는 곧 '상품'의 가치이며, 지배자나 권력자의 입장에서는 애초에 제외된 자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그들의 권리를 생각하지도 않는다는 것.


이리가레가 언급한 것들은 그러므로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그러나 새로운 표현이기는 하다. 그 표현이 영 낯설어서 이미 다른 여성주의 책들을 읽었던 시간이 없었다면 이해하기가 너무나 어려웠을 것 같다. 지금도 내가 이 책을 이해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제일 처음의 '거울'도 그렇고 중간에 '액체 인간' 까지, 도대체가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다. 아마 이 모르겠는 지점들은 내가 계속 독서를 해나간다면 어느 순간, '아 그 때 이리가레가 한 말이 그거였나' 하게될지도 모르겠다.



잘 읽히는 문장도 아니고 단어들도 죄다 낯설어서 읽기에 좋지 않았고, 읽기에 좋지 않은 책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라고 생각했지만, 같이읽기 하는 다른 분의 말씀대로, 그건 또 그것대로의, 그러니까 이리가레가 속했던 그룹과 환경 내에서의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각자가 처한 곳에서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이 다르고, 그래서 해나가는 일이 다르다. 내가 어렵다고 했지만 이리가레가 이 책을 써주었던 것은 쓰지 않는 것보다 나은 일임에는 두 말하면 입 아프니까.



세상은 여자를 규정하고 가두고 교환하고 소유하고 입에 재갈을 물려왔지만 여자들은 '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그러니까 신이 애초에 이브를 만들면서 기대했던 것보다 더 똑똑했고 똑똑하다. 재갈 물린 거 알고 그 재갈을 스스로 풀고자 한다. 지금의 거대한 백래시는 재갈을 푸는 여성들이 늘어가는 것에 대한 그들의 두려움의 표현일 것이다.



그러나 번식의 기능과는 별개로 여자의 현실은 어떠한가? 이따금씩 혹은 종종 상충되는 두 역할들이 여성에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여자는 남자와 동등해질 것이다. 다소 가까운 미래에 그녀는 남자들과 같은 경제적·사회적·정치적 권리들을 향유할 것이다. 그녀는 변해 가면서 남성이 될 것이다. 그러나 여자는 또한 교환이 일어나는 시장에서 —— 특히 성의 교환을 예로 들자면 —— 사람들이 여성성이라고 부르는 것을 지키고 유지해야만 할 것이다. 여성의 가치는 어머니의 역할, 다른 식으로 말해서 ‘여성성‘ 이라는 역할에서 비롯될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 ‘여성성‘ 은 남자들의 표현체계들을 통해 여자들에게 강요된 역할 · 이미지 · 가치이다. 여성성이라는 이 가면무도회에서, 여성은 억지로 연기하도록 강요받은 덕택에 자신을 망각하고 방향을 잃는다. 그리하여 대가도 받지 못하는 어떤 작업이 그녀에게 요구된다. - P107

그녀의 기쁨이 단순하게 남성주체들에 의한 소비, 혹은 충족의 대상으로 자신이 선택되었다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게다가 ‘비매품이 되지 않고서 달리 어떻게 할 수 있는가?
우리 사회 질서에서 여자들은 남자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이용되며 교환된다. 그들의 가치는 ‘상품‘ 의 가치이다. 사용할 수 있고 매매할 수 있는 이 대상이 어떻게 말할 권리, 더 일반적으로는 교환에 참여하기를 요구할 수 있는가? 우리는 물건들이 혼자 시장으로 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 P107

남자들과 다른 성의 육체를 이용하고, 소비하고, 유통하는 것은 사회 질서의 조직과 재생산을 보장한다. 반면에 그녀들은 단 한번도 ‘주체‘로서 이 사회 질서에 참여해 본 적이 없다.
그러므로 여자는 성적, 더 보편적으로는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교환이라는 기능과 관계 있는 특수한 착취 상황 속에 있다. 그녀가 자기의 특수한 성을 포기하지 않는 한 여성은 매매의 대상으로서만 그 안에 들어간다. 게다가 성적 정체성(identité)‘ 은 그녀에게 생소한 유형들에 따라 강요된다. 그녀 자신과의 관계를 그녀로부터 빼앗는 남성적‘ 체계들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여자가 언어 활동에,그리고 다른 여자들 쪽에 접근하지 못한다는 사실로부터 여자들의 사회적 하위성은 더 심해지고 복잡해진다. ‘여성‘은 오로지 남성에 의해, 남성들을 위해 결정된다. 상호성은 ‘사실‘이 아니다. - P108

여자들은 추방되었다. 그것이 그녀들이 불평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남성이 법을 만드는 한——"그것이 그녀들과 나의 차이이다?" ——그의 담화는 그가 이 추방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게다가 그의 담화는 이 추방을 계속 유지한다. 여자들에게는 거기에서 벗어나려는 대단한 야심도 없다. 이러한 추방은 어떠한 것도 거기에서 빠져 나갈 수 없는 질서에, 즉 담화의 질서에 내재되어 있다. 그가 꼭 그렇지는 않을지도 모른다는 반론에, 모든 여자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라고 응수할 수 있을 것이다. - P115

그러므로 여전히 여성적 쾌락이 있다면, 그것은 남자들이 자신들의 존재를 위해 그것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말하는 자로서 자기들 세계의 참을 수 없는 것을 견디기 위해 이 세계에 낯선, 즉 환상적인 영혼을 가지는 것이 그들에게는 유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혼—— 이것은 그가 이 환상에 들어가기 위한 몇 가지의 기분 좋은 자질들이다 ——은 끈질기고 용기 있다. 우리는 이 환상의 파수꾼이 누구에게 되돌아오는지를 재빨리 알게 된다. 여자들에게는 영혼이 없다. 그녀들은 남자들의 영혼을 입증하는 보증인이다. - P127

평화적인 공존? 나는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른다. 나는 평화공존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권력과 전쟁이란 체계의 함정이다. 우리가 오히려 문제로 제기할 수 있는 것, 그것은 마치 ‘동류‘의 욕망만이 있을 수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이 배치되고 작용한다 해도, 왜 ‘타자‘ 의 욕망은 생기지 않는가? - P171

여성에게 자위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어떻게 여성에게 수음 행위를 금할 수 있단 말인가? 여성의 성기는 ‘그 자체‘가 항상 접촉된다. 반대로 이 접촉을 피하기 위해, 여성의 수음 행위를 막기 위해 모든 것이 작동하게 된다. 남성의 성기에만 가치를 부여한다는 것, 남근의 제국, 의미와 표현의 남성 체계적 논리는 그만큼 여성의 성기를 스스로 멀어지게 하고, 여성으로부터 ‘자기 성애‘ 를 금지시키는 방식들이다. - P175

이 가면무도회로 내가 무엇을 이해하는가? 그것은 특히 프로이트가 ‘여성성‘ 이라고 부른 것이다. 예를 들어 그것은 한 여성이, 게다가 ‘정상‘ 여성으로 되어가야만 한다는 믿음임에 반해, 남자는 처음부터 남자가 된다는 믿음이다. 남성은 자신의 남성이라는 존재를 성취할 뿐이지만, 여성은 정상 여성으로 변해야 한다. 다시 말해, 여성성이라는 가면무도회에 들어설 뿐이다. 여성의 오이디푸스콤플렉스, 궁극적으로 그것은 여성이 자기 것이 아닌 가치 체계들 속으로 들어서는 것이고, 이 체계에서 여성은 다른 사람들- 남자들의 필요- 욕망 - 환상으로 가려진 채로만 모습을 드러낼 수 있고 통행할 수 있다. - P176

지배자 자리에 있는 자는 쉽게 그 자리를 포기하지 않고, 심지어 다른 사람, 즉 이미 ‘거기에서 제외된‘ 자를 상상하지도 않는다. 다른 식으로 표현하자면, ‘남성‘ 은 담화의 주도권을 공유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 그는 여성과 관계있는 영역에서 이 다른 존재에게 개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거나, 행동 의 권리를 부여하기보다는 말하고 쓰고, ‘여성‘ 으로부터 쾌락을 누리려고 애쓰는 쪽을 더 좋아한다. - P205

여성 해방 운동과 관련된 당신의 연구에 대해 어떤 말을 할 수있는가?
당신의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나는 두 가지를 규정하고 싶다.
—— 첫번째로, 나는 여성 해방 운동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당신에게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당신의 질문에 대답하고자 한다는 점을 인정할 때, 여성 해방 운동에서 일어나는 일은 ‘바깥에서‘ 단순하게 대충 설명될 수도, 묘사될 수도, 이야기될 수도 없다.
——두번째는, 나는 여자들의 해방 운동들이라는 복수로 말하는 쪽을 더 좋아한다는 것이다. 사실 여성 투쟁의 집단들과 경향들은 오늘날 다양하고, 이러한 다양한 집단과 흐름들을 하나의 운동으로 축소하는 것은 서열화 현상, 정통성에 대한 요구 등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 P213

여자들이 서로 자기들끼리 결합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남성 위주의 사회가 그들에게 할당하고 교육시켜 온 위치 · 역할 · 행동들로부터 벗어나기를 시도하기 위해, 여자들이 서로 사랑하기 위해서이다. 반면에 남자들은 사실상 여자들 사이의 경쟁을 조장해 왔다. 그들에게 항상 강요되어 왔던 것과는 다른 형태의 사회성‘을 발견하기 위해서이다. 해방 운동들의 첫번째 쟁점, 그것은 여성 각자에게 그녀가 개인적인 경험 속에서 첨예하게 느껴졌던 것이 모든 여성들에 의해 공통된 조건이라는 사실임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이러한 경험은 정치성을 띠게 된다. - P214

우리 사회의 가부장적 기초는 사실 오늘날의 정치에 의해 다시 행해진다. 비록 ‘좌익‘ 정치라 해도 말이다. 사실 현재까지 마르크시즘은 여성들에 대한 특수한 착취의 문제들을 거의 책임지지 않았고, 여자들의 투쟁은 가장 일반적으로는 마르크스주의자들을 혼란스럽게 한 것 같다. 반면에 이 투쟁들은 정치 프로그램들이 정확하게 요구하는 사회적 착취에 대한 분석 도표를 사용하여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매번 이러한 도표들을 다른 식으로 이용한다는 조건에서 말이다. 그러나 어떠한 정치도 지금까지 남성 우월적 권력과 자신들과의 관계에 의문을 던지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이는 물론 여자들이 직업과 학문 분야 등의 차별에 맞서, 임금과 사회적 권리의 평등을 위해 계속적으로 투쟁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것으로 충분치 않다. 즉 남자들과 동등한 여자들은 단순히 그들처럼 될 것이고, 여자들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또다시 이렇게 성차는 무시되고, 잘못 알려지며,
은폐될 것이다. - P215

내 입장을 말한다면, 나는 여성 해방 운동의 유일한 ‘집단‘ 에 갇혀 있기를 거부한다. 특히 이 집단이 권력 행사라는 함정에 사로잡힌다면, 이 집단이 여성의 ‘진실‘을 결정하고, ‘여성의 상태‘에 대해 규칙을 정하며, 이 집단의 것과는 다른 그 당장의 목적을 가지게 될 여자들을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에 그렇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당하는 착취를 드러내는 일, 그리고 여성 각자가 처해 있는 곳에서, 즉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따라 직업과 사회적 계급, 성적 경험, 다시 말해, 그녀가 당장 가장 견디기 힘든 억압의 형태에 따라서 각자에게 알맞은 투쟁을 발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 P216

한 여성을 소유한다는 것은 분명 이 여성이 표현하는 번식 용도라는 가치 때문에 남성에게는 필수 불가결하다. 그러나 그의 욕망은 모든 여성들을 소유하는 것이다. 반복적으로 하나씩 차례로 그리고 동시에 추가로 정복하고, 유혹하고, 소유하면서 모든 여자들을 축적’ 하는 것이다. 즉 남성은 종마(들)와 같다. - P227

여자들은 자신들의 자연적 · 사회적 가치를 남성 활동의 흔적·표시, 그리고 그에 대한 환상의 장소로 남성에게 내맡긴다. - P230

교환——욕망——체계는 남자들의 일이다. - P231

그러나 이 가치 있는 형태 속에서 교환의 욕구, 남성이 자신의 가치로부터, 자신과 비슷한 존재의 가치로부터 찾는 그림자의 욕구는 절정에 이른다. 이 불안한 상태에서, 생산자 소비자 -교환자인 주체는 남자들 사이의 관계인 상품에 몰두한다. 이러한 몰두를 지지하고 유지하기 위해 상품들, 여자들은 늘 자신들의 특수한 가치를 빼앗겨 왔다. 이러한 명목에서, 사람들은 상품들의 가치가 용도로서의 가치라는 아주 특별한 형태의 옷을 일률적으로 입는다고 주장할 수 있다. 사실 그들의 가치는 더 이상 그들의 자연적인 형태, 그들의 육체, 그들의 언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이 상품들이 남자들 사이의 교환 필요- 욕구로부터 무엇을 비추는가에서 생긴다.
이를 위해 상품은 분명 혼자 존재할 수 없고, 교환을 위해 최소한 두 남자가 없다면 ‘상품‘ 도 없다. 하나의 물건 —— 한 사람의 여성? - 이 가치를 지니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 남자가 거기에 투자를 해야만 한다.
- P235

어떠한 사건도 우리를 여성으로 만들지 않는다. 네가 태어나기 훨씬 전에, 너는 순진한 너 자신을 접촉한다. 네/내 육체의 성은 기능에 의해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다. 능력·기능·기관의 행위에 의해 주어진 것이 아니다. 특정한 개입이나 조작 없이 이미 너는 여자이다. 필요한 도움을 외부에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이미 타자는 너에게 영향을 준다. 타자는 너 자신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다. 너는 항상 도처에서 변화를 겪는다. 이것이 너의 죄이지만 네가 저지른 것은 아니다. 즉 너는 소유에 대한 그들의 애착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 P280

그곳에서 처녀로 있다는 것은 그들에 의해, 그들을 위해 아직 표시되지 않은 것이 된다.
아직까지 그들에 의해, 그들을 위한 여자가 아닌 것이다. 아직까지는 그들의 성기, 그들의 언어 활동이 낙인 찍히지 않은 것이다. 아직까지 그들에게 관통되고, 소유되지 않은 것이다. 이는 그들이 고대하게 될, 그들이 없다면 무가 될, 그들이 없다면 빈 것이 될 순진함 속에 있다는 것이다. 처녀로, 즉 그들의 교환 · 교역 그리고 운반의 미래로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들의 탐험과 소비·착취를 위한 저장소이다. 이것은 그들의 욕망에서부터 생긴다. 우리들의 욕망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 P281

어떻게 그것을 말해야 할까? 우리가 엄연히 여자라는 것을. 우리가 그들에 의해 그런 상태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그들에 의해 그런 명칭을 얻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에 의해 그런 식으로 희생되고 타락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런 일은 항상 그들의 작업 없이 일어났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의 역사는 우리들을 추방하는 장소를 구성한다는 것을, 우리가 지속적으로 움직일 수 없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살아갈 수 없는 것은 우리가 고유 영역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그들의 국가·가정·보금자리 · 담화 같은 닫힌 공간 속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소유권, 그곳이 우리의 유배지이다. 그들의 울타리, 거기에서 우리들의 사랑은 소멸된다. 그들의 말, 그것이 우리들의 입을 틀어막는 재갈이다.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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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1-11-22 09: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주말동안 이게 글이여 그림이여 하고 있습니다. 다 읽으셨나요? ㅠㅠ 얼렁 긁듯 읽어버리고 딴 거 읽을랍니다…

다락방 2021-11-22 09:32   좋아요 2 | URL
액체 인간 부분 공쟝쟝님은 이해해서 잘 써주지 않을까, 라고 혼자 생각했습니다.
저도 다른 거 읽고 싶어서 얼렁 읽어버렸어요. 에잇.

다락방 2021-11-22 09: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읽었어요> 표시한 북플 사라졌네? ㅜㅜ 댓글도 달렸는데 어디로 갔지. 내가 삭제한..거겠지? ㅜㅜ
댓글 다신 분들 계셔서 답글 달려고 했는데 게시물이 사라졌어요. 여러분 미안해요 흑흑 ㅠㅠ

잠자냥 2021-11-22 10:07   좋아요 0 | URL
무의식이 지웠다.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1-22 10:10   좋아요 0 | URL
댓글이 또 달렸다고 해서 답글 달러 갔더니 없어진거에요. 아놔...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 대체 ㅠㅠ 저는.. 지우고 싶었던걸까요? (그렁그렁)

독서괭 2021-11-22 13:12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전 지워졌길래 실수로 읽었어요 누르신 거였나..!! 했는데 ㅋㅋ 아니군요.

다락방 2021-11-22 13:55   좋아요 0 | URL
제가 아침에 뭔가 삭제를 누르긴 했지만 그 글을 삭제 누른건 아니었는데 그 글을 삭제 누른 거였나봐요 (뭐래 ㅠㅠ)

미미 2021-11-22 0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책들이 많지만 결국 전에 말씀하신대로 이렇게 다른 책들로 보충,반복 되면서 더 분명해지나봅니다.
거울 보고 놀랐는데 액체 인간도 나오는군요.(겁나서 떨려요)ㅎㅎ 그럼에도 다락방님 벌써 읽어내신 것에 박수를!!! 👏👏👏

다락방 2021-11-22 10:15   좋아요 2 | URL
거울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액체 나올 때는 더 미치겠더라고요. 이 사람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건가...
나중에도 역시나 뭔가 명확하게 손에 잡히는 문장들이 수두룩한데 그 가운데에서도 내용을 알 수 있었던 것 보면 그간 독서가 힘이 된게 틀림없어요.
미미님, 화이팅입니다. 다 읽어버리고 나니까 속이 다 시원하네요.
저는 얼른 12월 책 읽고 싶어요. 그건 엄청 재미있을 것 같아요! >.<

막시무스 2021-11-22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대단하세요! 책 소개에 라깡, 데리다 나오길래 끝판왕일것 같더니 정말 힘든가 보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ㅎ 즐건 한주되시구요!

다락방 2021-11-22 13:48   좋아요 0 | URL
너무 힘들었어요, 막시무스 님. 어휴.. 다음달 책은 그래도 이것보다 쉬울것 같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큽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ladygrey 2021-11-22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50프로 정도 읽었는데 아직 리뷰에 무슨 말을 써야할지 모르겠어요 … 더 읽다보면 생기려나요? 얼른… 해치워야겠어요! 나름 의미는 있는 거 같은데, 남성을 디폴트로 삼은 정신분석학의 세계에 반기를 높이 든 책인 거 같다는 느낌은 오는데 뭔 소린지… 모르겠지만 더 공부하고 싶지는 않은.. 중요한 거 같긴 한데… 복잡한 마음입니다 ㅠㅠ 다 읽으신 다락방님 정말 대단하셔요! ㅠㅠ

다락방 2021-11-23 13:57   좋아요 1 | URL
읽다보면 이 책이 나오고나서 세상이 난리가 났었던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돼요. 아마 당시로서는 그리고 학계에서는 충격적인 책이었던 게 아니었나 싶어요. 그렇지만 저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서 저 역시도 리뷰를 쓸 수가 없더라고요. 저도 이리가레는 더 안읽고 싶어요 ㅠㅠ
 
일기 日記 - 황정은 에세이 에세이&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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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1과 친구2는 함께 산다. 친구1이 나의 친구였던 것이 먼저, 그 후에 친구1과 친구2는 동호회에서 만나 친구가 되었고 마음이 맞아 함께 살기로 하였다. 자연스레 나와 친구2도 친구가 되었다. 그러나 나와 친구2가 친구가 되는데에는 조금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친구가 된 이후로는 누구보다 아끼고 좋아하는 친구가 되었지만.


둘이 동호회에서 만난 만큼 그들의 어떤 취미가 겹쳐졌던 것은 그 시점에서 분명했다. 그러나 그 뒤로도 그들은 대부분 같은 길을 갔다. 수영을 좋아하는 한 명이 다른 친구에게 같이 수영하자 말했고 그 둘다 퇴근하면 수영장으로 향했다. 그들은 어느 틈에 바다수영까지 하는 능숙한 수영꾼들이 되었다. 


지난 주말 내가 방문한 건 이 친구들의 집이었다. 친구들은 이제 집주인이 되었는데, 그들의 집은 온통 식물들로 가득했다. 식물에 관심 없던 젊은 시절이 분명 있었건만, 어느 틈에 친구들이 하나씩 둘씩 식물에 관심을 갖는다. 식물에 관심을 갖는다는 건 나이 먹으면서 자연스런 수순인건가, 우리는 이야기하며 깔깔 웃었지만, 그러나 나는 아직 식물에 관심이 없다. 그런데 친구1이 집 안을 식물로 채워두면 친구 2는 가만히 식물 앞으로 가, 그 식물을 관찰한다. 여기 새로 순이 돋아나는 걸 보라고, 너무 기특하고 예쁘지 않냐고 친구2는 내게 말했다. 나는 그렇게 말하는 친구가 신기했다. 친구1이 식물 좋아해 키워도 너는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다행히도 너 역시도 같이 좋아하네? 라고 내가 말하니, 처음엔 자신도 딱히 관심이 없었는데 이렇게 가만 바라보는 시간이 생기더라 했다. 같이 살기로 했다고 해서 모든 취미와 취향이 비슷할 순 없을텐데, 이들은 하나씩 둘씩 맞춰가고 있고 그러다보니 비슷해졌다. 이들이 비육식을 함께 실천한지도 벌써 오래되었다.



황정은의 신간을 읽으면서 내내 함께 살고 있는 나의 친구들이 생각났다. 황정은의 일기 속에 수시로 동거인이 등장하기 때문이었다. 황정은은 동거인에 대한 신상의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 공간에서 사는 이상 뚝 떨어져 오롯이 자신만의 이야기만 하기는 힘들 터. 동거인과 이야기 나누었던 것, 동거인이 물끄러미 식물들을 바라보는 것, 그리고 동거인과 함께 하는 외출까지 늘 일상인듯 적어두었다. 읽다보니 그들이 서로의 동거인이 된지도 십년이 훌쩍 넘은것 같았다. 서로 다른 사람 둘이 만나 한공간에서 그렇게나 오래 함께 살 수 있다는 것은 내게는 너무나 경이롭게 느껴진다. 그런데 내 친구들이 그걸 해내고 있고, 황정은이 그걸 해내고 있다. 친구들이 서로의 운동과 취미를 공유하는 것처럼 황정은은 동거인과 세상을 보는 눈을 공유하는 것 같다. 황정은이라는 개인이 여전히 해마다 목포를 찾아가는 일이야 본인의 신념에 대한 일이라해도 그 길에 늘 동거인이 함께한다는 것은 그 신념이 그 둘에게 공통적으로 자리한다는 것이다. 오가는 길에 번갈아 운전을 하고 함께 밥을 먹고(황정은도 비육식하지 오래된 듯하다) 산책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그리고 동거인이 식물을 관리하는 뒷모습을 바라보고, 그들의 베란다에 날아드는 까치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지극히 사소하고 일상적이지만 그러나 아무나와 아무때나 되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 친구1과 친구2에게도 말한 적이 있지만, 그렇게 다정하게 함께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큰 복인것 같다. 내가 아무리 세상은 똥이고 인간은 결국 혼자이다! 라고 주장한다 해도, 그렇게 나의 친구들처럼 황정은처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취미와 일상을 공유하며 오래 같이 보낼 수 있다는 것은, 지내는 동안 얼마나 큰 힘이 될까. 오래되어서 이제는 자연스러워 졌겠지만 그런 사이, 그런 관계가 그리 쉬이 오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오래 함께 지낼 수 있는 상대가 있는 것은, 그들이 이 생에서 받게 된 큰 복중의 하나가 아닐까.



그러다보니 나는 얼마나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 어려운 사람인가 생각했다. 어느 날 하루 날잡고 만나 이야기 나누고 먹고 마시는 일을 잘 할 순 있지만, 그러나 며칠을 몇달을 그리고 몇년을 함께 보내는 것이 내게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나는 종종 생각하곤 한다. 나의 취미가 상대의 취미와 일치하지도 않을 뿐더러 일치시킬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 단 며칠을 같이 있는 동안에도 나는 상대에게 난 이렇게 할게 넌 그렇게 하렴, 나 나갈게 넌 안에 있으렴, 넌 그쪽으로 가 난 이쪽으로 갈게, 넌 그거 먹어 난 이거 먹을게, 하던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 다른 사람이 선곡한 음악을 들을 때 더러는 괴로웠던 적도 있었다. 

나는, 나는 괜찮은가. 나는 너무 혼자 잘난맛으로 살고 있진 않은가. 




좋아하는 국내 작가가 몇 되지는 않지만 황정은은 그 안에 있다. 언젠가 친구들과 좋아하는 작가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면서 각자 다른 작가들 얘기를 하는데 우리 모두가 황정은에서 겹치는 걸 알게 됐다. 그 때 한 친구가 말했다. 그게 바로 천재 작가라는 뜻이구나, 라고. 천재는 모두가 좋아하는구나. 나는 황정은의 모든 소설을 다 읽은 건 아니지만 내가 언제나 신간을 기다리는 작가가 황정은이다. 그래서 제법 여러권을 읽었고, 그렇게 황정은의 소설을 좋아하며서도 그러나 '이 사람과 나의 결이 같다'고 생각하진 않았더랬다. 어쩌면 황정은에게는 천재의 기운이 감돌아서였을까? 황정은 천재 나는 not천재? 

그런데 황정은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그러나 우리가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뒤늦게 발견했다. 그러니까, 매혹되는 이야기에 있어서 그렇다.



예외가 물론 있기는 하지만, 무언가가 혹은 누군가가 돌아오는 이야기에 나는 늘 매혹된다. 성공하지 못하는 귀환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p.31



돌아오는 이야기, 결국은 그래서 닿는 이야기를 내가 얼마나 환장하고 좋아하는가. 그런데 황정은도 돌아오는 이야기에 매혹된다고 한다. 내가 돌아오는 이야기가 좋아서 그 뭐야, 솔베이지 나오는 희극, 페르귄트 읽었는데, 아니 페르귄트 너무 다 늙어 죽기 직전에 돌아와서 개쌍놈이라고 내가 얼마나 욕했던가. 그런데 솔베이지는 기다렸다. 솔베이지 바보 똥구멍 ㅠㅠ 왜 기다려, 왜, 왜, 왜, 왜... ㅠㅠ







그리고 황정은은 <헝거>의 리뷰에서 자신이 어릴적 당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마 책으로 꺼내 놓기 까지는 무수히 많은 시간을 고민과 갈등으로 보내야하지 않았을까. 내가 그랬던 것처럼. 황정은은 자라는 내내 어린 자신을 혼냈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지못해 요구에 응해주는 척하며 내 사촌이 늘 덧붙이는 말이 있었다. 커서 뭐가 되려고.
내가 자라며 그 말을 셀 수도 없이 곱씹어다는 걸 말할 필요가 있을까. 나는 성장기 내내, 어린 시절 '내 놀이'에 대한 수치심과 죄책감에 시달렸다. 당시에 내가 어렸다는 사실은 내게 위안이나 도움이 되지 못했고 오히려 더 비참하고 수치스럽게 여겨지는 조건이었다. 어린 게 ……커서 뭐가 되려고. -p.179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자라는 내내 어린 자신에게 혹독했을까.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자라는 내내 어린 자신을 혼내주었을까. 나 역시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이고, 그래서 어른이 된지 한참 지난후까지도 어린 나를 종종 혼내곤 했다. 어린 게, 어린 게, 어린 게.. 

황정은은 이 일을 드러냄으로써 혹여나 사람들이 자신을 그 피해자의 틀에 가두려고 할까봐, 자신에게서 그것만 읽으려하고 그것을 찾으려 할까봐 걱정한다. 일전에 정희진 선생님은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얘기했었다. 자신에게 어떤 남자가 다가와 물었다고 했다. '왜 이런 일을 하시냐, 성폭행 피해 경험이 있냐' 라고. 
그리고 황정은은 아니, 지금의 나를 만든 건 그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 내 삶은 그 일의 결과가 아니다. 그것 말고도 다른 일들이 내 삶에 있었고 나는 삶과 읽기와 쓰기를 통해 조금씩 학습하면서 본의든 아니든 조금씩 변해왔다. 그 일은 내 전부가 될 수 없다. 거울은 여전히 내게 문제이지만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나는 이제 내 얼굴의 흔을 흉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어린 시절의 나를 탓하지 않는다. 그 일들을 내가 원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이렇게 된다고, 결국엔 무감해지고 괜찮아진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 경우엔 마날 때마다 그 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친척들과의 왕래를 뒤늦게나마 중단한 것이 도움이 되었다. 내가 겪은 어려움이 그것만은 아니었다는 점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내가 커서…… 바벨을 데드리프트로 하루에 백번씩 들었다 내리느 소설가로 살고 있다는 점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며 내 키보드와 고양이와 …만화책을 포함해 내가 여태 읽은 책들과 앞으로 읽을 책들에 대한 기대가 내게 도움이 되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록산 게이가 『헝거』에서 말한 바와 같이 "아름다운 체리 파이"245면 를 만드는 것, 그러 즐거움을 내가 알며 그 아름다움을 나누고 싶은 사람들과 살아가고 있다는 점, 그것을 내가 운 좋게 알고 있다는 점이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그 순간들을 잊은 적은 없다.
나는 성인이 되고 나서도 한참 뒤에야 그 일을 말할 수 있었다.어느 순간 문득 말하기 시작했고 말하고 나서야 나는 내가 그 일을 말하고 싶어했다는 것도 알았다. 그 일을 얼마나 말하고 싶어했는가도. -p.181



좋은 일기였고 좋은 읽기였다. 
황정은이 소설을 계속 써주길 바라지만 에세이도 계속 써주길 바란다. 소설가에게 에세이를 기대하는 일은 내게 좀처럼 없는 일인데, 황정은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가만가만 정좌와 근력의 힘으로 쓰는 황정은의 글을 계속 읽고 싶다. 앞으로 읽게 될 황정은의 글에도 예의 동거인과 함께 하는 시간, 동거인을 바라보는 시간이 등장하는 것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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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1-11-16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재의 에세이는 달랐죠 ㅋㅋㅋ 진심 ㅋㅋㅋ
저두요… 점점 혼자 살아야지 싶어지는 데….. 하지만 아주 아주 아주 넓은 집에서라면 가능할지도요 ㅋㅋ 욕실은 각자의 방에 딸려있어 사용하고요 ㅋㅋㅋ 함께 사는 것 가능할 수도 ㅋㅋㅋㅋ 집이 대신 엄청 커야함 ㅋㅋㅋ 그리고 두명아니고 한 네명 정도? ㅋㅋㅋㅋ

다락방 2021-11-16 10:56   좋아요 1 | URL
소설가나 시인의 에세이 읽고 좋았던 일이 별로 없어서 사실 에세이는 그냥 넘기게 되는데 황정은의 일기는 좋더라고요. 일기라기엔 다소 길지만 문장도 좋고 시선도 좋았어요. 천재는 일기도 잘쓰는가, 생각했습니다.
죄책감 부분에서 너무 가슴 아팠고 같이 손잡고 오은영 쌤 한번 찾아가보자고 말하고 싶기도 했지만, 작가 자신이 말한것처럼 운동도 하고 동거인도 있고 같이 행동하는 사람들도 있고 책도 있어서 단단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쟝님아, 우린 그냥 옆집 살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11-16 11:00   좋아요 0 | URL
같이 살잔 말은 아니었어 이사람아 ㅋㅋㅋ ㅋㅋㅋㅋㅋ 작고 소소한 아파트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1-16 11:08   좋아요 1 | URL
아니, 아는데, 나는 그냥 옆집 살자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뭐 그렇게 또 칼같이 또 아니라고 응? 막 그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11-16 11:43   좋아요 0 | URL
제가 큰 집에서는 살 수 있다고 ㅋㅋ 대신 여러명은 어떻겠냐고 위에 은근 흘렸는데 그냥 옆집 살자며ㅋㅋㅋㅋ 궁시렁궁시렁.. 됐네 이사람아.. 생각해보니 고양이 알러지 있담서.. 우린 가까운데 살면서 파스나 붙여주고 밤에 3인분 야식이나 시켜서 나눠먹자ㅋㅋㅋ

vita 2021-11-16 12:11   좋아요 0 | URL
전 알아들었습니다 ㅋㅋㅋㅋㅋ 쟝쟝님 삐치겠다 했는데 역시 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11-16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친구 두 분 이야기 참 좋아요~ 그럴 수도 있구나~ 왜 제 주위에선 몇달 살다 뛰쳐나왔다 그런 흉흉한 이야기만 있는 거죠? 저도 락방님 말씀에 너무 공감. 함께 살 수 있는 친구가 있을까 생각하면 저란 인간은 안 될 거 같아요. 근데 각자 좋아하는 걸 하면서 함께 하는 것도 좋은 방법 아닌가요? 늘 그래왔던 듯!ㅎㅎ(친구 1도 없는 툐툐의 말이니 신빙성은 없음..ㅋㅋ)

다락방 2021-11-16 10:57   좋아요 0 | URL
물론 함께 하다가 사이 나빠진 케이스들의 이야기를 저도더러 듣기도 한답니다. 그래서 아마도 함께 오래하는 친구들의 모습이 더 좋게 느껴진 것 같아요. 황정은 작가도 십년이상 동거인과 함께 있다니, 그 사이에 무수한 이야기들이 쌓였겠구나 싶고요. 그건 그것대로 큰 복인 것 같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각자 좋아하는 걸 하면서 함께 하는 것도 정말 좋은 방법이죠. 저는 궁극적으로는 그런 삶의 모습을 추구하긴 합니다만, 가끔은 이 공간에 그냥 다른 누가 있는 것도 싫어질 것 같아서... 전.. 안될것 같지 뭡니까.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단발머리 2021-11-16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황정은 소설을 많이 읽은 건 아닌데, 단편 <상류엔 맹금류>을 읽을 때의 그 느낌은 어제 일처럼 너무 확실해서요. 한결같이 황정은이라는 이름에 가슴이 설렙니다.
두 분 친구 이야기 참 좋네요. 다락방님 말씀처럼 인생의 큰 복인 것 같아요.
나도 황정은 사야겠어요. 장바구니에 들어있는데 자꾸 미루고 있었다죠.

다락방 2021-11-16 11:00   좋아요 1 | URL
저는 백의 그림자로 황정은 처음 만났는데 그 때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어떤 책이었는지, 요강 비우는 예비 시어머니 만나는 장면 있거든요. 밤에 시아버지가 요강에 오줌 싸고 그걸 시어머니가 비우는걸 결혼을 약속한 남자의 집에 갔다가 여자가 알게 된거에요. 그리고 거기에 남자도 전혀 의문을 갖지 않는 걸 보고 여자가 결혼하기로 한 걸 취소해요. 그 장면이 되게되게 좋았어요.
저는 아직 연년세세를 안읽었는데 이제 읽어야겠어요.

공쟝쟝 2021-11-16 11:35   좋아요 0 | URL
계속해보겠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책 ㅎㅎㅎ

나뭇잎처럼 2021-11-16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일기였고, 좋은 읽기였고, 좋은 리뷰였다.... 친구1과 친구2, 그리고 다락방님. 황정은과 동거인, 싯다르타와 뱃사공, 저와 남편. 모두 도반이네요. 이 세상에서 만난 좋은 도반. 좋은 도반을 얻으려면 좋은 도반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의 숭고함.

다락방 2021-11-16 11:01   좋아요 0 | URL
뭐든 함께하는 것만이 좋은 사이라고는 결코 말할 수 없겠지만, 그런데 이렇게나 다양한 사람들 틈에서 뭔가 함께할 사람이 있다는 것은 축복인 것 같아요.
맞아요, 나뭇잎처럼 님. 좋은 도반을 얻으려면 일단 제가 좋은 도반이 되어야 하는거죠. 나뭇잎처럼 님과 저도 이곳에서 만나 함께 서로에게 좋은 도반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책읽는나무 2021-11-16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창원 친구분!!!! 대단하십니다.
대단한 친구를 둔 다락방님이 다시 보이네요?^^
같이 살며 동거인의 취미와 취향을 존중하며 관심 가져주며 나도 동화되어 간다는 건 상대방을 사랑하지 않고선 정말 힘든 일 같아요.가족처럼 사랑하는 마음이 있지 않고선!!!!
가만 생각하니 저도 대학시절 잠깐 한 일 년 정도 친구랑 자취한 적 있었어요.친구는 맨날 부지런히 나에게 된장찌개 끓여 주고,밥 해주고,청소하고...내가 음식할 줄 몰라 정말 주는대로 받아 먹기만 했었는데 그게 두고 두고 너무 고맙고 감사한 일이었더라구요.그래서 그 친구를 만나면 마음의 빚 갚는 심정으로 뭐든 다 퍼주고 싶은 친구이긴 한데...친구지만 사랑이 있어야지만 가능한 것이 바로 동거 같아요.
저는 제가 남들과 소통 잘하는 성격인 줄 착각하고 직장생활할 때 잠깐 이종사촌 언니집에 잠깐 같이 산 적 있었는데 장기간의 동거가 어렵더라구요.바로 방 얻어서 나왔더랬죠ㅋㅋㅋ
그래서 제 친구가 대단한 거였구나!!깊이 깨달았죠~^^
그걸 다락방님 친구도,그리고 황정은 작가도 하고 있군요.다들 정말 대단합니다^^

다락방 2021-11-16 11:03   좋아요 2 | URL
함께 살기로 결심했다가 뛰쳐 나오는 경우들이 많더라고요. 여태 다르게 살아온 사람들이 한공간에서 당연히 잘 맞을수는 없는 것 같아요. 오래 가는 사이는 운좋게도 많은 부분들이 비슷해서일 수도 있지만, 각자 서로에 대한 노력으로 자신을 조금씩 상대에게 맞춰갔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에게 맞춰갈 마음이 생기고 의지가 생기고 노력을 한다는 건, 책나무 님 말씀처럼 바로 사랑인 것 같습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굳이 노력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저 역시 상대에게 맞추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이 떠오르네요. 노력하고 싶어지는 상대가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에요.

새파랑 2021-11-16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도 천재 아니신가요? 자칭 천재 타칭천재~! 김광진 솔베이지의 노래 완전 좋아요~!! 역시 책잘알 음잘알 다락방님~!!

다락방 2021-11-16 11:04   좋아요 1 | URL
저도 김광진의 솔베이지의 노래 듣고 너무 좋아서 솔베이지나오는 페르귄트 읽어볼 결심을 했던 거예요. 그러다 페르귄트 읽고 페르귄트 욕 천 번 했지만요 ㅋㅋㅋ

저는 천재랑은 거리가 멀지만 .. 그냥 천재인걸로 알고 살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vita 2021-11-16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직 읽기 전인데 락방님 글 읽으니 얼른 후딱 읽고 싶어져요. 혼자 살아가는 그 마음 저는 품을 수 없어서 더 거대해보이고 멋져보여요. 진정한 어른이라면 독립이 가능해야 하다고 여기는데 아무래도 저는 독립은 이번 생 물 건너 갔다 싶어서. 하지만 혼자 살아가는 내 친구 보면서 대리만족감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황정은은 언제 읽었는지 까마득한데 저도 에세이 읽고 다른 소설도 찾아 읽어봐야겠어요.

다락방 2021-11-16 11:07   좋아요 0 | URL
저는 참으로 사회적 동물이고 게다가 다른 사람을 만나면서 에너지를 얻는 타입인데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은 생각은 잘 못하겠어요. 나가서 만나고 안으로 오면 혼자, 가 가장 완벽하게 느껴져요. 타인이 필요한 순간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혼자인 시간도 그못지않게 필요하거든요. 나중에 제가 혼자 살게 되면 초대할게요. 종종 들러주세요. 와인은 항시 구비하고 있겠습니다.
소주도
맥주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황정은의 연년세세를 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아직 그걸 안읽었지 뭡니까. 아니 어제 책 주문했는데 오늘 또 살 책들이 산더미이니 어쩌면 좋아요? 하아-

블랙겟타 2021-11-17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정하게 함께 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정말 말만 들어도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저도 가족 이외에 누군가와 같이 산다는 것이 가능할지 스스로 의문이 들긴 해요.
조금 더 어릴 땐 이 썩을 세상에 나 혼자면 되지라고 생각이 들었던 적도 있었어요. 제가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꺼리는 성격이라 그런걸까요. 어디 가고 싶달까 그런 때에도 친구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봐서 같이가기 보다 혼자 가는게 속 편했거든요. 나도 남들에게 맞추기 힘든 것도 있었구요. 그래서 속 편하게 실패하더라도 나 혼자 실패하자고 생각해서 진짜 하고 싶은 거 있을 땐 혼자 하는 편이였어요. 그 속에서 아직 외로움(?)은 느끼지 못했지만 간혹 아. 사는 게 재미없다라고 느낀 적은 있었죠. 이런게 외로움였으려나요.
그래서 저라는 사람이 누군가와 함께 생활가능한 존재일까라고 이 글을 읽으면서도 고민이 되네요 ^^;;
그런데 요즘은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어요. 아프거나 이럴 때 서로 안부를 물어봐주고 다정하게 함께 할 수 있는 존재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진짜 나중에 많이 아파서 예전처럼 회복하기 힘들더라도 아픈상태로도 서로가 도우면서 잘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누군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보다 먼저 저부터 마음을 열 준비를 해야겠죠 ㅋㅋㅋㅋ

다락방 2021-11-17 14:23   좋아요 1 | URL
맞아요 블랙겟타님. 다른 사람과 연결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관계라는 건 한쪽만 노력한다고 되는 건 아니니까요. 너와 내가 같이 노력해야 유지가 되고 더 단단해지는 것 같아요.
저는 외로움이라는 걸 유독 많이 느끼는 사람도 있고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딱히 외로워서가 아니라도 인간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야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더 강한 유대감을 가진 누군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러면서도 저 역시 다른 사람하고 같이 사는 건 난 안될거야, 라고 생각하긴 하지만....아무튼...

양꼬치나 먹읍시다.
 
보이지 않는 다리 2
줄리 오린저 지음, 박아람 옮김 / 민음사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재작년 여름휴가는 슬로베니아로 가려고 비행기표를 진작 예매해 두었었다. 환갑이 넘은 엄마와 또 이모와 함께 갈 예정이었고 그렇게 우리 셋은 편한 여행을 위해 진작부터 여행비를 모아두었더랬다. 그러나 봄이 되기 전 전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돌기 시작했고, 나는 봄에 계획했던 여행을 취소하였고 좀 더 후에는 여름의 여행도 취소해야 했다. 다른 생활패턴을 가진 사람들이 스케쥴을 맞추고 미리 돈을 모아두어 이제 준비가 되었다 하였는데, 우리 의지가 아닌 다른 무엇이 우리에게 끼어들었고, 그것은 우리의 여행을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하게 했다.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매순간 깨닫게 되지만 이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차마 생각하지도 못했던 걸로 우리의 계획을 취소하게 되는 일이 벌어졌다. 우리 셋의 의지가 아니었다.



언드러시는 2차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의 헝가리에서 태어났다. 가난하게 태어났지만 재능을 눈여겨 본 누군가로 인해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가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운명처럼 사랑하는 상대를 만나게 된다.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던 미혼모인 클러러를 만나 사람들이 반대하는 사랑을 이뤄냈는데, 히틀러가 유대인 압박을 시작했다. 분명히 아직 비자 유효기간이 남았지만 불법거주자 신세가 되어 헝가리로 돌아가야 했고 그렇게 헝가리로 돌아갔지만 계획대로 비자를 받을 수는 없어 다시는 파리로 갈 수 없는 처지가 된다. 언드러시랑 헤어질 수 없었던 클러러는 자신이 밟아서는 안되는, 자신에게 너무나 위험한 땅 헝가리로 돌아오게 되고 그들은 헝가리에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행복하게 사는가 싶었는데 유럽에서 전쟁이 일어난다. 가족들에게 말하지도 못하게 갑자기 노무부대로 끌려가게 된 언드러시는 어린 아들의 소식이 궁금하고 아내의 소식도 궁금하다. 노무부대에서 이렇게나 고생을 하며 살고 있지만 도대체 남편이, 아들이 어디로 갔는지 살아있기는 한건지 궁금해 할 가족들에게 어떻게든 무사하다는 소식을 전하고 싶다. 전쟁이 일어나고 노무부대에 끌려가고 제대를 하고 또다시 징집영장이 오고 굶주리고 고생하고 다시 가족을 만나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언드러시와 그의 가족들은 가진 재산도 잃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들도 잃게 된다. 독일이 패배하고 히틀러가 죽었지만 이제 언드러시 주변에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는 얼마 남아 있지 않았고 큰 상실감이 언드러시를 후려친다.




언드러시가 그 시간에 그리고 그 장소에 태어나 살게 된것은 언드러시의 의지가 아니었다. 언드러시는 그저 자신에게 삶이 주어졌고 그래서 주어진 삶 내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 그것만 할 수 있었다. 비자를 갱신하고 다시 파리로 돌아와 공부를 계속하고자 하는 것이 언드러시가 계획한 일이고 바람이었지만, 세상은 언드러시의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을 놓아두지 않았다. 언드러시의 의지가 아닌 전쟁은 언드러시의 삶을 바꿔 놓았고 고통을 안겨 주었다. 



전쟁은 인간의 삶을 바꿔놓기에 지나치게 큰 일이어서 그 안에서 함께 있는 인간들은 본인의 의지로 살아왔던 삶의 형태도 바꾸게 되지만 주변을 보는 눈과 관점도 바꾸게 된다. 성실했던 언드러시도 도무지 성실이라곤 몰랐던 요제프도 같은 공간에서 사람이 피흘리고 죽어가는 걸 보면서, 이렇게나 다른 우리 둘이라고 생각했던 그들에게 유대감이 생기고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붙들어주는 끈이 되었다. 지독하게 미웠던 누군가가 그 안에서 동지가 되고 알지 못했던 이들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기도 한다. 가끔씩 들려오는 부대 바깥의 소식에, 도시가 폐허가 되었다는 소식에, 부모님이 형제 자매가 무사한지 알 수 없어 발을 구르고 안타까워하는 시간들을 보내면서, 전쟁이 끝난 후 그들 모두는 그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만약 내가 그 시간에 그곳에 있었다면 어떤 삶을 살게 되었을지에 대해 자꾸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내 의지로 사는 일을, 내 계획대로 사는 일을 방해하는 것이 내가 유대인이기 때문이라면, 그러니까 내가 유대인으로 태어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일단 태어났으니 살아갈 뿐인데, 내가 유대인이기 때문에 멸시를 당해야 하는거라면, 갇혀야 한다면,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주변을 어떤 눈으로 보게 될까. 내가 내 의지로 사는 일을, 내 계획대로 사는 일을 방해하는 것이 전쟁 때문이라면, 전쟁 때문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지도 못하고 생사 여부도 알 수 없다면. 그 때의 나는 어떤 생각으로 삶을 지속시킬까. 아니, 지속시킬 수는 있을까?


나는 대체적으로 인간에게 일어난 작고 사소한 일들부터 큰 일들까지, 내게 무언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전쟁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 말하는 바가 무엇이라는 것을 내가 깨닫는다고 한들, 나는 세상의 전쟁을 멈출 수 있을 것인가.


언드러시는 그 때에 그 장소에서 태어나 살기를 원한게 아니었으나 그렇게 태어났고, 자기가 선택하지 않은 조건으로 인해 자기가 선택한 삶을 사는 것에 방해를 받았다. 인간은 혼자서도 살아갈 수 없지만 인간은 이 세상에서 동떨어져 살아갈 수도 없다. 전쟁이 일어나 내가 그 전쟁에서 무기를 들고 참여하는 게 아니어도, 부상자를 간호하는 일을 하는 게 아니어도, 어떤식으로든 그것은 영향을 미친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언드러시는 고통을 겪었고 상실을 겪었다. 그 전쟁을 언드러시가 일으킨 게 아닌데도, 한번도 그런 걸 바란 적 없는데도 언드러시의 삶이 저 밑바닥으로 나락으로 추락했다. 그 전쟁으로 인해 목숨을 잃고 다치고 이별을 겪은 모든 사람들이 다, 그 전쟁을 한 순간도 원한 적 없었을 것이다.





1권을 읽으면서 등장인물들 죄다 비호감이라 심드렁했는데, 2권을 읽으면서는 내가 비호감이라고 생각한 것은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졌다. 전쟁을 겪고 생각하고 바라보는 것들이 달라지는 인물들을 보면서, 인간이란 태어나면서 본디 가지고 있는 성향이란 게 있겠지만 상황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 되었고, 그렇다면 내가 비호감이라고 보든 호감이라고 보든 어떤 상황에 놓이게 됐을 때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생각을 갖게 될지 알 수 없는 것 아닌가.



일단 한 개인이 어떤 선택하고 살아가는지를 보여주고난 뒤에 역사적 사건 속에 휘말리는 걸 보여주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 개인의 입장이 되어 그 고통을 함께 겪는다. 그 때 당시에는 유대인이었지만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내가 핍박받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단지 이렇게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혹독한 시간을 겪는 등장인물들 보면서 아 다 비호감이야, 했던 1권 읽던 시간들이 좀 미안해졌다. 게다가 이 이야기는 작가의 할아버지가 겪었던 일이었다고 한다.



이 책의 1권에서 한 개인이 다른 사람과 세상에 섞여 살아가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2권에서는 그 세상에서 존재 자체에 대해 회의를 품게 되면서 자신을 내치는 세상에서 버티는 걸 보여준다. 어떻게 인간이 이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나부터 역시 인간을 구원해주는 것은 인간이다, 까지.



이런 흐름은 기존에 ‘알베르 코엔’의 《주군의 여인》에서 만난 적 있다. 1권에서 다른 사람들과 세상에 섞여 살아가다가 2권에서 유대인이란 이유로 내쳐지며 세상과 소통할 수 없는 쏠랄을 만난 적이 있다. 그때도 쏠랄이 겪는 혹독함에 내 감정이 같이 너덜너덜해졌는데 이번엔 언드러시가 그렇게 한다.



(아무도 안물어봤지만 그러나 이 두 소설 중에 어떤 게 더 좋으냐 물어보면, 나는 주군의 여인의 손을 들어주겠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전염병이 발병한 세상, 내 의지가 아니었고 내가 바란 적도 없지만 내 계획을 망쳐버린 일에, 정말 나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최재천 박사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진 것은 '우리가 전례 없이 야생동물들을 건드려대기 때문' 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나 역시 인간이 아니던가. 나는 ‘야생동물을 건드린 적 없다’고 전혀 무관한 사람이라 할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그 존재 이유로, 태어난 모습으로 핍박할 때, 나는 내가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완전히 무관할까?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이 책의 마지막에 실린 쉼보르스카의 시를 옮겨둔다.


무작위

- 비스와바 심보르스카


일어날 수도 있었어.

일어날 수밖에 없었어.

그 전에 일어났어. 그 후에도 일어났어.

바로 옆에서도, 저 멀리서도,

일어났어. 다만 너에게 일어나지 않았을 뿐.



첫 번째라서 살아남았어.

마지막이라서 살아남았어.

혼자라서. 다른 사람들이 있어서.

왼쪽에 있어서. 오른쪽에 있어서.

비가 내리고 있어서. 햇볕이 내리쬐고 있어서.

그늘이 져서.



운 좋게도 숲이 있었지.

운 좋게도 나무가 없었지.

운 좋게도 철로가, 갈고리가, 들보가, 브레이크가 있었지.

문틀이, 모퉁이가, 1센티미터가, 1초가 있었지..

운 좋게도 지푸라기 하나가 수면을 떠다니고 있었지.



그 덕분에, 그렇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랬는데도.

손 하나만 움직였어도, 다리 하나만 움직였어도 어떻게 됐을지 몰라.

한 걸음만 움직였어도, 실오라기 같은 틈만 있었어도 어떻게 됐을지 몰라.



그래서 여기 있는 거니? 지금도 정지돼 있는 그 순간에서 빠져나온 거니?

그 촘촘한 그물에서 빠져나온 거니? 그 그물을 통과한 거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어.

들어 봐.

내 안에서 너의 심장이 얼마나 빨리 뛰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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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11-11 13: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아 그래도 끝까지 완독! 게다가 별 넷! 물론 <주군의 여인>이 더 좋은! ㅎㅎ <주군의 여인> 어서 읽겠습니다!

다락방 2021-11-11 14:23   좋아요 2 | URL
2권은 1권보다 나았어요. 클러러가 헝가리에 갈 수 없는 이유가 제 생각과 달라서 그 때부터 흥미롭게 읽은 것 같아요. 읽으면서 주군의 여인 쏠랄이 생각나더라고요. 잠자냥 님 주군의 여인 을 읽으시면 어떤 감상 써주실지 엄청 기대됩니다!

blanca 2021-11-11 13: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다락방님, <무작위> 시 어디에 실려 있어요? 쉼보르스카의 시를 다시 찾아봐야겠네요. 슬로바키아....조만간 다시 갈 수 있는 시간이 오기를...코로나가 정말로 너무 많은 영향을 길게 드리우고 있죠. 이젠 뭔가 약속을 하거나, 계획을 잡거나 하는 게 너무 부담스럽고 불가능하게 느껴져요...저도 이제는 나도 전쟁을 겪을 수 있었다, 그런 생각 해요. 모든 일들이 불가능하거나 나와 관련 없는 일로 지나가는 경우가 없더라고요.

다락방 2021-11-11 14:25   좋아요 1 | URL
저 시는 [보이지 않는 다리 2] 의 마지막에 실려 있어요. 저런 내용의 책을 읽어가다가 마지막에 저 시가 딱 나오니 완전 훅 오더라고요. 적절한 시 선택이었다 싶어요. 어쩌면 이 시를 읽고 이런 소설을 쓰지 않았나 싶을 정도예요.
쉼보르스카 시집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저도 저 시를 읽고나니 쉼보르스카 시집 다시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저는 전쟁을 겪을 수 있을텐데 그 때의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버텨낼 것인가 생각하면 너무 암담해져서 부디 전쟁을 겪지 않고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게 돼요.

새파랑 2021-11-11 13: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간이 스스로 언제 어떻게 태어날지 선택할 수 없고, 전체에 비해서는 미약하다보니 시대의 흐름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거 같아요. 그래서 역사에 휘말려서 고통을 겪기도 하면서도 어쩔수 없이 순응하게 되는거 같아요 ㅜㅜ

그래도 인간을 구원해 주는 것은 인간이다~! 이게 정답인거 같아요 ㅋ

내년에 다시 슬로베니아 꼭 가시길 바랍니다~!!

다락방 2021-11-11 14:27   좋아요 2 | URL
내년에는 슬로베니아에 갈 수 있을까요?
이 책을 읽으니까 갑자기 헝가리에 가보고 싶어지더라고요. 여름에 헝가리를 가는 것도 좋을것 같아요. 물론 지금보다 모든 상황이 더 나아진다는 전제 하에 말입니다. 오늘도 코로나 확진자 이천명이 넘어서.. ㅠㅠ

인간을 괴롭히는 것도 인간이고 자연을 파괴하는 것도 인간이지만 인간을 구원하고자 하는 것도 자연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도 인간이잖아요. 아마도 그래서 세상은 굴러가는가 봅니다.

독서괭 2021-11-11 13: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내 의지와 상관없이 돌아가는 세상.. 그렇지만 세상의 일에 내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복잡한 연결.. 다락방님 페이퍼 글과 마지막 시가 찰떡이네요. 이 책 1권에서 많은 분들을 뒷걸음질치게 하시더니 2권은 반전!
하지만 <주군의 여인>이 더 좋다.. 체크.

다락방 2021-11-11 14:28   좋아요 3 | URL
2권의 얘기를 하기 위해, 그러니까 전쟁이라는 큰 일을 겪으면서 인간은 이렇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1권의 인물을 부러 철없고 비호감으로 그린걸까? 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그것보다는 작가가 인간에게 갖는 호감과 저의 호감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물론 그것은 너무나 당연하겠지만요.
저도 이 책 읽으면서 마지막에 실린 저 시 보고 진짜 찰떡이라고 생각했어요. 시 참 좋네요.

공쟝쟝 2021-11-12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때 한국인의 자살률이 이라크전 사망자률 보다 많아서 화제가 된 적 있었죠. 그렇다면 한국사회가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말인가. 하고. 이 의지와 상관없이 굴러가는 전쟁터 같은 세상에서 그것이 나와 관련없지 않다는 것을 굳이 떠올리며 좋은 시를 적어주는 이웃이 있어. 저는 참 좋습니다. 요 몇주간 뒤늦게 오은영 샘에게 감겨 일하면서 금쪽 삼당소 틀어놓고(일하다 말고 처울고) 있었는 데, 다락방 당신을 내 마음 속 오은영으로 임명함.

다락방 2021-11-15 08:37   좋아요 1 | URL
저도 오은영 쌤 금쪽 상담소 몇 번 보았는데 볼 때마다 울었어요. 그렇지만 금쪽같은 내새끼? 였나. 그 아이들이 대상인 프로는 못 보겠더라고요. 너무 힘들어서 그건 안봤는데 금쪽 상담소는 어른 누가 상담을 해도 다 저에게도 위로가 되는 말들이더라고요. 같은 경험을 한 게 아닌데 왜 오은영 쌤 말을 들으면 내가 우는가.. 왜죠..
저 얼마전에 회사 동료랑 술 마시는데 그 동료가 제게 오은영 쌤하고 있는 기분이라 그랬거든요. 근데 공쟝쟝님이 또 그러네요? 어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공쟝쟝님 마음 속 오은영이닷!!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은영 쌤이 알면 큰일날 소리 ㅋㅋ)

공쟝쟝 2021-11-15 09:00   좋아요 0 | URL
저도요 ㅋㅋㅋ!!! 내 새끼는 못보겠어요 ㅠㅠ 애들이 힘들어하는 게 나도 힘들어서 ㅠㅠ ..* 오은영 쌤 진짜 좋아요! 뭔가 아닌 건 아니라고 해주고 그런데 표정은 너무 공감해주시고..* 정말 한국인에게 필요하신 천재 선생님!! 은 다락방! 한국에 필요한 천재 다락방 😚

다락방 2021-11-15 09:06   좋아요 1 | URL
어휴.. 내가 인생을 얼마나 잘살았냐. 공쟝쟝 님한테 천재 소리도 듣고. 증맬루 잘 살고 있네. 고마워요. 내 인생 참된 기쁨 느끼게 해주시는 감사한 분. 양꼬치 사줄게요 ㅠㅠ

공쟝쟝 2021-11-15 09:1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쥼멜루 ㅋㅋㅋ 우리 또 댓글로 이러고 있다고 넘들이 눈꼴 시려워하것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
 
제2의 성 을유사상고전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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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이 혐오하고 미워하는 그 여성은 남성과 같은 대우를 받지 못해 만들어진 것이다. 무엇보다 여성들에게 경제권이 주어져야 할것이며 그렇게 독립할 수 있어야 한다. 여성에게 남성과 같은 교육, 같은 대우, 같은 사회적 조건들이 주어진다면, 지금의 여성과 그리고 남성까지도 완전히 달라질 거라고, 우리는 그럴 수 있을 거라고 보부아르는 주장한다. 


그러나 나는, 그런 환경이 되기 까지는 아주 오래 걸릴 것이며, 남성들이 결코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바, 내가 이 책을 읽고 더 확고히 다지게 된 나만의 결론은 


여성들이여, 우리의 시간으로 이성을 향한 사랑이 아닌, 연애가 아닌, '다른 할 일'을 찾자! 


이다. 물론, 보부아르도 이렇게 주장했다. 그리고 이건 제2의 성을 읽기도 훨씬 전부터 무수히 젊은 여성들에게 말하고 다닌 것이고, 바로 지난 주에 함께 술마신 20대 여성 동료에게도 한 말인데, 사랑에 목숨걸지 말고 연애에 올인하지 말고, 나는 너밖에 없어 같은 괴상한 말이나 생각 하지 말고, 다른 할 일을 찾자. 그게 뭐든. 내 즐거움을 위해, 나의 해방을 위해, 나의 행복을 위해, 나의 미래를 위해 다른 할 일을 찾자. 여러개면 더 좋다. 하나가 스톱했을 때 혹은 사라졌을 때 내가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여분의 다른 것들이 더 있어야 한다. 애인하고 헤어지는 거 슬프지만, 그러나 나를 붙잡아줄 일, 취미, 우정, 돈 이 있다면 나는 단단히 살아갈 수 있다. 




모든 면을 꼼꼼히 짚어준 보부아르 님 대천재 되시지만 또 이 책 너무 좋아서 2년후쯤 또 다시 읽어야지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그리고 이 책의 보부아르가 급진적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옮긴이 해제 읽고나니 이 책을 쓰고난 후의 보부아르는 20년이나 변하지 않는 현실과 사회주의 안에서도 성평등이 이루어지지 않는 걸 보고 완전 급진적 페미니스트가 되었다고 한다. 그게 너무 좋아서-결국 급진이 우리가 가야할 길이라고 나는 생각하는 바- 보부아르 자서전 얼른 읽고 싶다.



함께하신 모든 분들, 수고하셨습니다.

그렇지만 함께 읽고 계신 분들 그리고 완독하신 분들 모두, 이 책을 읽었다는 것에 결코 후회없을 거라고 자신합니다.


드디어 다 읽었다, 만세!!



내가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보여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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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9 15: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31 1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1-10-29 15:44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연애 대신 할 일을 찾자! ˝너밖에 없어˝라고 말하는 사람 만나면 안 됩니다. 절대로~ 내가 없어도 혼자 잘 놀고 잘 먹고 잘 공부하고 잘 운동하고 잘 돌아당기는 사람 만나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충직하지만 그 사랑이 옆에 없어도 오래 자기 곁을 비워도 자기 생활을 충실히 해나갈줄 아는 사람이 연인으로 최고입니다요. 다부장 님 말에 100% 공감!

우리의 다부장... 그녀는 짜장면을 먹을 때도, 커피와 와플을 먹을 때도 징거버거와 치킨덴더를 먹을 때도 스벅커피와 브라우니를 먹을 때도 차 한잔을 마시고, 서브웨이에서 커피를 마실 때도 이른 새벽 캐나다뷰를 바라보는 회사에서도 이 책 <제2의 성>을 손에서 놓지 않은 바..... 나 잠자냥은 이제 채찍 대신 상을 수여하노라. 짝짝

공쟝쟝 2021-10-29 18:50   좋아요 5 | URL
오메ㅋㅋㅋㅋ 나 잠자냥은 상을 수여하노라.... ㅋㅋㅋㅋ (누가 이분에게 상을 수여할 권한을 주었는가... 누구인가... 보브아르? 을유? 아니다. 그는 그 스스로 상을 내릴 수 있는 권위를 부여한 것이였다.)

잠자냥 2021-10-30 00:49   좋아요 1 | URL
아 위대한 나여!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0-31 11:50   좋아요 2 | URL
으하하하 나 좋자고 책 읽었는데 상까지 받으니 세상은 진짜 개꿀이고 개이득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상을 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잠자냥 님. 그 상, 제가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받겠습니다. 움화화핫.
제2의 성은 정말이지 워낙 방대한 양이라 고칼로리가 계속 필요했고, 결국 그것은 저의 몸뚱아리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시무룩)

미미 2021-10-29 15:47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저도 공감100%! 싱글도 그렇고 결혼한 사람도 스스로 자기만의 삶을 살 수 있어야 혼자서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어야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짜장면 사진에 빵터졌습니다.ㅋㅋㅋㅋ 다양한 먹거리와 함께한 사진들 긴긴 여정이 느껴져 더 아름답네요♡
저도 <제2의성>읽으며 늘 뭔가 먹고 있었어요ㅋ 완독 수고하셨어요! 멋짐 뿜뿜👍👍🙆‍♀️ 🍹

잠자냥 2021-10-29 16:03   좋아요 6 | URL
머리를 많이 써서 허기지게 만드는 책이군요?!

미미 2021-10-29 16:06   좋아요 5 | URL
네! 분명합니다.ㅋㅋㅋㅋ 이 책 때문에 저 그만 1키로 쪘습니다.(먼산)

독서괭 2021-10-29 16:17   좋아요 6 | URL
아래 댓글 쓰고 보니 미미님 정말로 살찌셨다니;; 위험한 책이네요 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10-29 16:35   좋아요 3 | URL
두뇌가 찐 1키로~
괜찮아요~괜찮아~미미님^^

미미 2021-10-29 16:44   좋아요 3 | URL
아앗!ㅋㅋㅋㅋ이 책 읽는 사람중에 저만 찐거면 저는 명분이....명분이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10-29 16:50   좋아요 5 | URL
저는 커피를 많이 마셨더니 위가 좀 따가워 졌네요~ㅜㅜ
위가 탈나는 것보다 이쁘게 포동 살 찌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ㅋㅋㅋ
이렇게 쓰고 저도 몸무게 달아보니 쩝~~~ 쪘네요.한 1키로 정두요ㅋㅋㅋ
예뻐진 거라고 생각 합시다.
몸도 마음도 살 찌우는 제2의 성!!!^^

페넬로페 2021-10-29 18:24   좋아요 4 | URL
그럼 1키로 찔 준비해야 하나요?
나 정말 1일부터 진짜 헬스장 다시 가기로 했는데요 ㅠㅠ

책읽는나무 2021-10-29 19:54   좋아요 4 | URL
페넬로페님...헬스장 다니시면 더 빠지실 겁니다^^ 저는 사실 커피 마실 때 빵을 엄청 먹었거든요...밥도 먹고 빵도 먹고~~그러니??? 어젠 완독 했다고 시험 끝낸 딸 데리고 동네 카페 가서 치즈왕창 뿌려진 크러플에 커피를!!!! 살이 1키로만 찐 것도 감사한 일이죠ㅋㅋㅋ
밥 먹고 커피 드실 때 빵은 드시지 마세요~빵 먹고 밥 드시면 괜찮으실 거에요ㅋㅋㅋ
암튼 화이팅 입니다^^

다락방 2021-10-31 11:52   좋아요 3 | URL
제2의 성은 유독 음식과 함께한 일이 많았는데 워낙 두껍기도 했고 계속 가지고다녀야 했기 때문에 언제나 어디서나 함께 했습니다. 밥을 먹어도 차를 마셔도...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 책 읽으면서 1키로 쪘다면, 그건 선방이네요. 저는... 저는...... 하아. 먼 산 바라보며 오늘부터 새롭게 태어나리라 결심합니다. 아니, 내일부터요... (눈물을 닦고)

독서괭 2021-10-29 16:1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와 완독 축하드립니다. 역시 소설의 유혹을 견뎌내고 해내시는 다락방님!!
사진들은 “보부아르님이 나를 살찌웠다” 같네요 ㅋㅋㅋㅋ 육체적 정신적 양식을 모두 꽉꽉..
전 제2의성 책이 예뻐서 책상에 잘 모셔두고 가끔 한번씩 만져봅니다 ㅋㅋㅋ

잠자냥 2021-10-29 16:24   좋아요 6 | URL
아, 이제 이 사람을 채찍질 해야겠다! 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10-29 16:38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잠자냥님 사알살~~
독서괭님도 이제 곧 포동~~이뻐지시겠군요^^

미미 2021-10-29 16:46   좋아요 4 | URL
채찍질 좋아요♡.♡ㅋㅋㅋㅋ

독서괭 2021-10-29 17:29   좋아요 4 | URL
헤헤헤 전 밀린 책이 워낙 많아서… 후다닥

다락방 2021-10-31 11:53   좋아요 3 | URL
제2의 성 끝내면 소설 읽어야지 했지만 주말 내내 책은 한 장도 못읽었네요. 물론 이모 모드로 살아가야 했기 때문에 그렇기도 했지만... 저는 이제 소설을 읽으러 갈것입니다. 당분간 소설에 최선을 다할겁니다. 빠샤!!

책읽는나무 2021-10-29 16: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저는 내가 20대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그리고 이런 얘기를 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었더라면?? 지금의 내 모습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정말?????ㅋㅋㅋ)
내 주변에 20대의 멋진 여성들이 있다면 참 권하고 싶은 책이다~생각했었는데 다부장님은 20대 후배님께 바로 몸소 실천하고 있었다니!!!!
와~~~내가 그 후배 하고 싶네요.그 후배님은 어떻게 받아들이셨을지는 모르겠지만,저는 다부장님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게 후배님 행운이다!! 그런 생각이....^^
암튼 여러모로 감사한 사람입니다.그대는!!!♡♡

다락방 2021-10-31 11:55   좋아요 3 | URL
제가 젊은 시절에 보부아르를 읽었다면 어떻게 반응했을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아마 완독하기도 힘들었겠지만 책 속 내용을 이해나 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요. 제가 이 책을 지금 만나는 것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며칠전에 회사 동료랑 밥을 먹었는데 그 동료와도 얘기했어요. 너와 나는 이제 회사 경력 붙을만큼 붙었고 나이도 있고 무서운 것도 없으니, 젊은 여직원들 힘들지 않게 우리가 힘을 써야 한다고요. 더 강해지기 위해서, 더 강해져서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이 책을 읽는 건 필요했던 것 같아요.

책나무님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무엇보다 완독해주신 것도 감사해요. 너무 즐겁습니다!!

난티나무 2021-10-29 16: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저 꼴찌 하게 생겼네요.@@
다락방님 짱이야!!!!!!!👍👍👍👍👍👍👍👍👍👍👍

다락방 2021-10-31 11:56   좋아요 2 | URL
저 오늘 북플 들어왔는데 난티나무님도 읽으셨고 그레이스 님도 읽으셨고 거리의 화가 님도 읽으셨고 어제 단발머리 님도 읽으셨고. 아아 너무 아름다운 완독 풍경이었습니다. 흑흑 ㅠㅠ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막시무스 2021-10-29 17: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립니다! 오늘은 짜장, 탕슠, 칭따오 조합으로 기념 파티하시길요!ㅎ

다락방 2021-10-31 11:58   좋아요 2 | URL
금요일은 엔초비 파스타 먹고 어제는 치킨 먹었습니다. 오늘은 돼지고기 먹을거에요. ㅋㅋㅋ 제2의 성 다 읽은 저에게 기념 파티를 한 달간 할 예정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10-29 18:4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충성충성. 젊은 여자들이여. 연애에 목 매지마. 자기계발하자. 그리고 제발 세이프 섹스~~~!!

다락방 2021-10-31 11:59   좋아요 3 | URL
크- 맞아. 공쟝쟝님 맞다. 연애 따위 안해도 삶에 즐거움은 넘치고 하게 된다면 반드시 안전 섹스하고 안전 섹스 말 안듣는 놈들과는 거침없이 헤어지자!!!

페넬로페 2021-10-29 19: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여성들에게 주는 다락방님의 메세지가 너무 좋아요~~제 2의 성을 읽는 동안의 투혼이 느껴집니다^^

다락방 2021-10-31 11:59   좋아요 4 | URL
한 달 내에 이 두꺼운 책을 읽기 위해서 정말 이 악물었어요. 덕분에 10월 한달 동안 읽은 책이 얼마 없습니다. 제2의 성에 제 시간과 에너지를 몽땅 쏟아부었습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

붕붕툐툐 2021-10-29 23: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일, 취미, 돈은 있는데-있다 치고- 우정이 없네요! 저는 우정을 쌓는 일에 최선을 다해보려고 합니다!!
어디서나 제2의 성과 함께 하셔서 드디어! 완독을!! 너무 감격스럽습니다!! 전 자기 전에만 잠깐 봐서 진도가 안나가는 듯 하지만, 읽고 있음에 너무 좋습니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책!!📚

다락방 2021-10-31 12:01   좋아요 3 | URL
툐툐 님, 나이들수록 우정은 더 필요하고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인생은 결국 혼자 살아가는 것이라고 느끼지만, 그래도 가끔 서로의 삶을 들여다봐주고 안부를 물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더 풍요로워 지는 것 같습니다. 일, 취미, 돈이 있는건 또 얼마나 즐겁습니까. 게다가 툐툐님은 명상을 하셔서 정신을 돌보시고 산에 다니시면서 육체를 돌보시니 행복한 삶을 위한 아주 많은 것들이 갖춰지신 분 아닙니까! 우정은 여기서 이렇게 저랑 댓글로 쌓고 계시고 말입니다. 후훗.

툐툐님, 이 책은 정말 읽어두면 두고두고 좋은 책입니다. 완독하실 날까지 화이팅이요!!

그레이스 2021-10-30 01: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뭔가 처절하면서도 절실하게 즐기려는 몸부림? ㅋㅋ
저는 내일 끝내렵니다
100페이지 남았어요
ㅎㅎ
아마도 리뷰는 주일에?

다락방 2021-10-31 12:02   좋아요 3 | URL
그레이스 님, 아까 북플 들어갔다가 그레이스 님이 완독하셨다는 인증을 보았습니다. 크-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감동입니다 ㅜㅜ

단발머리 2021-10-30 09: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완독 경축! 👏👏👏👏👏
고생많으셨어요!
언제 어디서나 함께 한 <제2의 성>은 10월 한달 다락방님의 절친이었네요 ㅎㅎㅎ

다락방 2021-10-31 12:04   좋아요 4 | URL
10월 한달간 절친이었고 지난번 읽을 때는 몰랐던 다른 부분들이 보여서 압박감 느껴지는 가운데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읽으면서 2년 후에 다시 읽으면 그 때는 어떤 느낌일까 싶었어요.

완독 축하해주셔서 감사하고 또 완독해주신 단발머리님께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 만세만세 만만세에요!! >.<

2021-10-31 1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1-11-01 09:03   좋아요 1 | URL
슬픔과 기픔은 셋트죠 셋트!!

거리의화가 2021-10-31 16: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드디어 완독했는데 다락방님께서 댓글 남겨주셔서 더 감사했습니다. 함께 읽는 분들이 있어서 읽는 맛이 더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라도 이 책을 읽어서 참 좋았다 싶습니다. 다음달에도 여성주의 책읽기 함께하겠습니다^^

다락방 2021-11-01 09:02   좋아요 0 | URL
거리의화가 님. 읽기가 수월하지 않은 책을 읽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함께 읽는 분들이 있어 읽는 맛도 있고 또 완독의 가능성이 커지는 것 같아요. 이 책을 읽고 받은 느낌이 참 좋았다 였다는 것도 저는 무척 기쁩니다.
다음달에도 함께 합시다, 거리의화가 님. 다음달, 이 아니라 이번 달이 되어버렸지만 역시 쉽지 않은 책일텐데, 함께 읽어봅시다. 화이팅!!

ladygrey 2021-10-31 17: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2의 성> 완독 축하드립니다!! 저도 완독했어요~~!! 전주부터 일이 많아져서 조금 힘들었는데, 다락방님께서 페이퍼 계속해서 올려주셔서 읽으면서 힘내어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언젠가 한 번 읽어야지 결심했던 책을 읽을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 이래서 함께 가면 더 멀리 갈 수 있나봐요!!

다락방 2021-11-01 09:01   좋아요 1 | URL
저도 막판에 업무가 많아지고 스트레스 받아서 정말 위험했지만(!) 다 읽었습니다. 너무나 좋은 시간이었어요. 한 번 읽었던 책이지만 전혀 기억 안나서 ㅋㅋ 안읽은 것과 같은 책이었고요, 제2의 성에서 보부아르가 모든 걸 다루었고 통찰이 대단하다는 걸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셨으니, 이제 우리 계속 함께 가면 되겠네요. 후훗.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레이디그레이 님!!

ladygrey 2021-11-01 10:42   좋아요 0 | URL
힘들 때마다 다락방님께서 딱 페이퍼 올려주시며 앗 이런 내용이 뒤에 있다구? 저건 너무 재밌는 내용이잖아? 하면서 열심히 따라 읽었습니다 ^^ 이제 11월도 시작이네요!! 11월 도서도 몹시 기대가 되어요, 이제 숨돌리고 다시 출발하겠습니다 ^^

다락방 2021-11-01 12:20   좋아요 1 | URL
히히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고 기뻐요.
저도 조금 쉬었다가 11월 도서 들어갈 예정입니다. 일단 소설 좀 실컷 읽은 다음에 말입니다. 후훗.
 
네메시스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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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로스를 도대체 어째야할지 모르겠다. 내가 뭘 어쩔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러니까, 내가 좋아한다고 말하는 작가에 필립 로스는 속하지 않는다. 나는 누가 좋아하는 작가를 물을 때 필립 로스를 답한 적이 한 번도 없고 아마 앞으로도 좋아하는 작가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가 쓴 소설을 여러권 읽었고 그중에는 진짜 기막히게 감탄이 나올만큼 좋은 작품들도 있었지만, 그러나 동시에 어떤 불편함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도 [휴먼 스테인]이라는 그 놀라운 작품에서 그가 젊은 여자 페미니스트를 어떻게 다루었는지를 생각하면 너무 화가 난다. 그 글솜씨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나 생각하면 진짜 속상하다. 후.. 그래서 어떤 미운 마음이 내게 남아 있다. 그런데, 이 책 [네메시스]를 읽으면서는 정말이지 필립 로스를 미워할 수가 없다고 체념해야 했다. 이 소설은 정말 너무, 너무, 너무 좋다. 이 사람 뭐야 진짜, 뭔데 이렇게 글을 잘 쓰는거야.



소설의 배경은 아직 '폴리오'라는 전염병에 대해 백신이 발명되기 전이다. 폴리오의 공식 명칭은 'poliomyelitis'(회백척수염) 이고 우리가 소아마비로 알고 있는 것이다. 이 병에 걸리면 열이 나고 몸에 마비가 일어나며 오랜 시간이 걸려 회복이 되기도 하지만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버키 캔터'는 학교의 놀이터 선생님이다. 놀이터 선생님이라는 게 내가 대한민국에서 본 적이 없어 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노라니 체육교사와 방과후 교사를 합친듯한 느낌이었다. 그는 아이들에게 운동을 가르치고 편을 먹고 게임을 하게 한다. 그 과정에서 더 나은 동작과 바른 자세를 가르치고 또 태도를 가르친다. 그는 키가 작고 시력이 아주 나쁘지만 그러나 강인한 신체를 가지고 있고 운동을 잘하며 정직하고 용기있는 사람이라 학생들 모두가 그를 따르고 좋아한다. 그는 일찍 부모를 잃고 조부모의 손에 자랐지만 조부모로부터 사랑을 받았고 용기 있는 사람이 되는, 삶을 대하는 바른 자세를 교육 받아 무척 '바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폴리오라는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이 이 동네를 잠식해갈 때에도 그는 어떻게 해야 아이들을 건강하게 지킬 수 있을지, 이런 상황에서 더 나은 태도는 무엇일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안전에 대해 철저하게 신경쓴다. 


이렇게나 용맹하고 정직한 청년인 캔터는 사실 참전하고 싶었다. 자신의 친구들이 그랫던것처럼 참전하고 싶었고 그게 누구보다 자기가 원하는 일이었다. 게다가 그것이 자기에게 가장 잘 어울린다는 것도 그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시력이 너무 나빠 참전할 수 없었고, 친구들과 다른 젊은 남자들은 모두 전쟁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있는데 자기는 여기에 있다는 것이 그에게는 너무나 수치심이 들게 했다. 누구보다 자신의 남성성을 키워왔고 누구보다 남자답다고 스스로 생각하며 타인도 그렇게 보는데, 그런데 마을에서 보이는 참전하지 않은 몇 안되는 젊은 남성인거다. 자신 안의 그 수치심을 누르며 그는 그러나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한다. 아이들을 폴리오로부터 지키는 것, 늘 그랬듯이 건강한 생활을 하게 하는 것. 그러나 폴리오는 여지없이 이 학교 놀이터에도 찾아왔고 그가 함께 운동하는 아이들 중에서도 폴리오 전염병 환자가 생기며 사망하는 아이들도 생긴다. 캔터는 절망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은 아이들을 지켜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캔터에게 여자친구인 '마샤'가 자신이 머물고 있는 여름 캠프에 와 일하라는 제안을 한다. 여기는 안전해, 여기에 오면 나랑 둘이 있을 수도 있고, 여기에는 폴리오가 찾아오지 않아. 캔터는 고민 끝에 그러겠다고 해서 그곳으로 갔고, 거기에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캪프를 즐기는 건강한 아이들의 움직임을 보고 또 그들의 밝음을 느끼면서 바로 여기가 내가 있을 곳이구나, 여기가 너무 좋다, 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러는 틈틈이 그에게는 자신이 폴리오로 고통 받고 있는 아이들을 두고 왔다는 죄책감이 수시로 밀려든다. 그러다, 이 캠프, 지구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 같았던 이 캠프에도 폴리오 환자가 나타난다. 이 안전한 청정 지역에 어떻게 폴리오 환자가 생겼을까? 그건 나다, 폴리오 환자가 생겨났던 곳에 있었던 나, 내가 이곳에 폴리오를 가지고 왔다, 내가 그런 것이다, 라는 생각이 그를 괴롭히고 그래서 그는 검사를 받으러 갔다가 건강한 감염자라는 확진을 받는다. 그는 격리되고 그 후에도 48시간 동안 아무 증상이 없었지만, 이윽고 예의 증상들이 찾아와 그를 고통스럽게 만든다. 그리고 그가 자부하던, 다른 사람들 모두가 우러러보던 그의 건강한 신체는 힘없이 축 쳐지고 만다. 그는 재활훈련을 멈추지 않지만 끝내 그전의 몸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그런 그의 곁을 언제나 그의 할머니가 지킨다. 


마샤. 그의 여자친구 마샤는 그를 찾아와 우리가 원래 하려고 했던 결혼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러나 캔터는 그녀를 놓아주겠다고 한다. 아니, 너를 불구자의 아내가 되게 하지 않겠다. 좋은 집에서 밝게 자란 너에게 그런 고통을 줄 수 없다, 너는 나와 헤어져야 한다, 고 그는 말한다. 마샤는 그것이야말로 이기적인 거라고, 왜 나의 진심을 몰라주냐, 우리가 함께할 수 있다고 항변하지만 캔터는 자신이 그녀를 위하는 길은 그녀를 떠나는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그녀를 밀어낸다. 그처럼 꼿꼿한 사람이 내릴 수 있는 최선의 결말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후의 그의 삶은 결국 혼자 지내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 부분에서는 나 역시 캔터의 선택이 옳았다고 보고,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내가 만약 캔터의 입장이었다면을 생각했을 때 같은 결정을 할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마샤의 반박을 읽노라니, 내 선택이 과연 상대를 위한 것이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네가 폴리오에 걸렸다고 해서 터무니없는 소리를 해도 되는 권리가 생긴 건 아니야. 너는 하느님이 뭐하는 분인지 알지도 못해! 누구도 모르고 알 수도 없어! 너는 우둔하게 굴고 있지만-사실 너는 우둔하지 않아. 너는 아주 무지한 소리를 하고 있지만-사실 너는 무지하지 않아. 너는 미친 사람처럼 굴고 있지만-사실 너는 미치지 않았어. 너는 한번도 미친 적이 없어. 너는 완벽하게 제정신이야. 제정신이고 건전하고 강하고 똑똑해. 하지만 이걸 봐! 너는 지금 너를 사랑하는 내 마음을 걷어 차고, 내 가족을 걷어차고 있어. 나는 그런 제정신이 아닌 짓을 거들지 않겠어!" -p.261



나는 일전에 내가 알츠하이머 초기가 아닐까 의심했던 적이 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병원을 찾아가면서 혼자 생각했었다. 그때 연애중인 애인, 그는 내가 살면서 가장 좋아한 가족 아닌 남자사람이었는데, 만약 내가 알츠하이머 초기라고 병원에서 말한다면, 그에게 헤어지자고 해야겠다, 라고 생각했던 거다. 나의 육체적 고통으로 그 역시 고통스럽게 만들면 안된다는 생각이 나를 지배했다. 그렇게 병원에 가 상담을 받은 나는 닥터로부터 '너는 알츠하이머와 가장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다'는 말을 들었고 안심해 병원을 나오면서 애인에게 전화했다. 이러이러했는데 아니래~ 라고. 또 머릿속에서 소설 썼다고 지청구를 들었지만, 그때의 나는 진심이었고, 그래서 캔터와 같은 결정을 내렸을것이 분명한데, 그런데 내가 하는 결정이 오히려 나를 사랑하는 상대의 마음을 걷어차게 되는 것이었을까. 상대를 위한다는 게 상대를 위한 게 아닌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된거다.



내 확신에 의문을 갖게 하는 것, 그게 이 책이 한 일이었다. 


그의 남성성에 대한 이상, 그렇게 남성으로 자라온 자부심, 그의 조부모에 대한 감사, 그리고 그에게 이제 롤모델이 되어주는 여자친구의 아버지가 주는 안정감까지. 그가 얼마나 한 남성으로서 잘 자라고자 했는지 그리고 그렇게 되었는지를 너무나 잘 알 수 있다. 게다가 그의 강한 신념과 자신이 더 강하지 못했다는,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과 죄책감은 그렇기 때문에 그에게 더 강하게 찾아든다. 이 세상 모든 고통이 그의 책임이 아닐것인데, 그는 자신이 이 모든 불행의 원인인 것으로 생각한다. 도대체 신은 뭐하길래 아이들을 고통에 빠져 죽게 하는건지도 모르겠다고 신을 원망하다가, 내가 아이들에게 폴리오를 옮겨 죽게했다는 생각으로 평생을 괴로워한다. 캔터의 이 내면이 너무나 잘 드러나서 그의 기쁨도 그리고 그의 꼿꼿함과 죄책감도 생생하다. 캔터라는 인물이 전염병이 창궐하는 여기 살아숨쉬는 바로 하나의 인간인 것이다. 그가 그의 신념을 지켜나가기 위해 그리고 더 나은게 무언지 끊임없이 찾기 위해 어른을 찾아가 우리가 이 전염병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묻고 또 그 대답을 얻는 대화를 읽는 것도 나는 좋았다. 지금이 바로 그런 시기이기 때문에 그들의 대화가 더 절실하게 느껴진건지도 모르겠다. 내가 옳은 일을 하고 있는 걸까요? 를 묻고, 위험을 과장하지 말고 정상적으로 행동하는 게 중요하다고 그들은 대화한다. 



이 소설은 지독히 남성적이다. 지독히 남성적이지만 읽는 맛이 대단하다. 소설을 읽는 사람들이라면 가끔 좋은 소설을 만났을 때 읽으면서 으앗 좋다, 하고 흥분하게 될텐데, 이 책의 60페이지 남짓에서부터 나는 흥분했다. 이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도 모르면서 모든 문장들이 다 너무 좋았다. 캔터라는 한 사람에 대해 읽는 것이 좋았고 그 사람이 세상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읽는 게 좋았다. 게다가 중간부터 갑자기 말하는 화자가 내가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어서 뭐라고? 그 줄만 세번을 읽었다. 내가 지금 제대로 본 게 맞아, 그럼 뭐가 된거지?  하고 놀라워했는데, 이 책 끝에 실린 <옮긴이의 말>에서 이런 구절을 본다.


'게다가 이야기의 전달자를 나중에야 밝히는 경우도 있어, 작가에게 듣는 이야기인 줄 알고 읽어나가던 독자가 중간에 당황하여 지금까지 들은 이야기를 다시 생각해보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옮긴이의 말, p.285


진짜 내가 딱 그랬다.


이 소설 너무 좋다. 지독하게 남성적이라고 툴툴 대면서도 이 소설이 너무 좋았다. 특히나 이 책의 마지막, 그의 가장 건강했던 육체적 아름다움을 읽노라면 아아, 눈앞에 생명이 살아 숨쉰다. 팔딱거린다. 그렇기에 캔터의 지금 입장이 더 혹독하게 다가오고, 어쩔 수 없이 '조조 모에스'의 [미 비포 유] 생각도 났다. 가장 강한 것, 가장 자랑스러운 것, 가장 나를 살게하는 것을 잃었을 때, 그때의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 너무 좋다 진짜 좋다 이래서 소설을 읽는 거야 계속 생각했다. 얼마전에 윌리엄 트레버 읽으면서 베셀이 줬던 불만을 싹 다 씻어주었던 것처럼, 이 책이 못난 소설 읽고 짜증났던 마음 다 씻어준다. 아, 그래, 소설은 이래야지, 이래야 하는거야. 진짜 짜릿하게 읽었다. 역시 나는 소설이 좋다. 좋은 소설이 진짜 너무 좋다.



"나는 정신이 멍했어. 크나큰 행복 때문에 정신이 멍했던 거야. 너무 정신이 멍해서 수화기에 대고 소곤거렸어. '네가 정말 이렇게나 멋진 거야?' 그런 여자가 존재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어. 나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남자였어. 게다가 무엇도 나를 막을 수 없었지. 내 말 이해하겠어? 마샤의 그런 사랑이 있는데 누가 나를 막을 수 있겠어?"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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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9-12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참~ 이러면 빨리 읽고 싶잖아요~ 그나저나 락방님 글만 잘 쓰면 다 용서 해주는 그런 사람이었어. 나도 글 잘 쓰고 싶게 만들다닛!!ㅎㅎㅎ

다락방 2021-09-12 22:32   좋아요 1 | URL
아닙니다 툐툐님, 글만 잘 쓰면 다 용서해주는 그런 사람 아닙니다. 그건 오해입니다. 글 잘 써도 용서 안되는 사람 엄청나요!!
근데 이 책에서의 필립 로스가 뭔가 한 인간의 내면을 너무 잘 그려서 그만 ㅠㅠ

잠자냥 2021-09-12 22: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ㅋㅋㅋㅋㅋ 나 필립 로스 싫어하는데 이건 읽어야 하나요!? 그런가 봅니다. ㅎㅎㅎㅎ

다락방 2021-09-12 22:51   좋아요 2 | URL
폴스타프 님도 별로 필립 로스 안좋아하시고 게다가 이 소설은 더 안좋아하셨던 것 같거든요? 그 때 별 셋이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아 저는 처음부터 너무 좋아서 진짜 흥분했어요. 저는 이 사람 내면이 너무 그냥 다 이해가 되고 알 것 같고 다 좋았어요. 소설 읽는 참재미를 오랜만에 또 느꼈습니다. 흐엉-

붕붕툐툐 2021-09-12 22:58   좋아요 0 | URL
오~ 다락방파와 폴스타프파 중 어디로 갈지 궁금해서 읽어야겠네용~ 잠자냥님도 읽고 얘기해 주세용!!ㅎㅎ

그레이스 2021-09-12 23:08   좋아요 1 | URL
저는 필립로스 좋아해요!

다락방 2021-09-12 23:09   좋아요 4 | URL
참고로 저는 물감님 리뷰 덕에 읽게된건데 물감님은 별 넷을 주셨습니다.

폴스타프 님-별셋(이건 제 기억이 잘못됐을 수 있어요)
물감 님-별넷
다락방- 별다섯

별 하나 나하나 별 둘 나둘 별 다섯 나 다섯...별 일곱....(그만해!)

붕붕툐툐 2021-09-12 23:12   좋아요 3 | URL
앗! 그럼 그레이스님은 다락방파?
지금까지는 세 개파로 나뉠 수 있군요!
폴스타파(별3), 물감파(별4), 락방파(별5)!

다락방 2021-09-12 23:19   좋아요 3 | URL
이왕이면 다락방 파가 많았으면 좋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9-13 10:03   좋아요 1 | URL
여러분, 폴스타프 님은 네메시스 안읽으셨답니다! 으하하핫 별 셋파는 없습니다! 으하하핫

단발머리 2021-09-13 0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필립 로스 좋아하지만, 좋아하지만, 좋아하지만.... 하는 사람으로서 다락방님의 이 절절한 ‘이 사람 왜케 잘 써?!?‘ 페이퍼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전 읽을 때 ‘이 깨끗한 곳에 폴리오를 가져온 게 바로 나다‘라고 인식하는 순간이 특별히 기억에 남아요. 여자친구와의 대화는 기억 안 나네요. 다시 읽어야겠어요 ㅎㅎㅎ
필립 로스라는 이름만으로도 별 다섯 주는 사람으로서, 아버지와의 이야기를 다룬 자전적 이야기 <아버지의 유산>과 소설가로서의 자전 에세이이자 자기변명에 충실한 <사실들> 역시 추천드립니다. 소설만 잘 쓰지 않고 에세이도 잘 씁니다. 흐미.

다락방 2021-09-13 13:43   좋아요 1 | URL
저는 여기에 폴리오 가져온 게 나일 것이라는 의심과 확신 거기에 대한 죄책감과 자책이 너무 생생하게 이해가 되는거에요. 더불어 자신의 신체가 건강함을 믿고 그것을 무척 잘 활용하던 젊음이에게 닥친 고통도요. 저는 그래서 이 소설의 맨 마지막 페이지가 진짜 슬프도록 찬란했어요. 흑흑 진짜 울고 싶을 정도로 마지막 페이지가 정말이지 ㅠㅠ
저는 나름 필립 로스 몇 권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단발님 글 보니 안읽은 게 많아서 너무 좋네요. 아 세상에 읽을 책 많아서 좋으면서 싫고 싫으면서 좋고 그렇습니다!!

Falstaff 2021-09-13 0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미국의 목가>를 읽고 필립 로스에게 푹 빠져 그의 작품을 집중해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 아우, 좋잖아요, 야하고.
그런데 로스를 너무 많이 읽어나봐요.
어느 날, 로스 선생이 조금 과대포장되어 있는 건 아닌가, 의심이 들더라고요. 한 번 의심을 품으니까 계속해서 약간 비판적인 시선으로 작품을 읽게 되고, 이미 읽은 것도 저절로 다시 생각하는 단계까지 갔는데, <미국의 목가>를 제외하고는 그리 좋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랍니다. 그러다가 <유령퇴장> 이전에 로스는 확실하게 은퇴를 했어야 했다, 라고 마음먹게 되었습지요.
ㅋㅋㅋㅋㅋ <네메시스>는 안 읽었습니다. 로스는 유령과 함께 퇴장해버렸거든요.

다락방 2021-09-13 10:11   좋아요 1 | URL
제가 폴스타프 님의 필립 로스에 대한 과대평가 란 평을 일전에 본 적 있거든요. 은퇴, 과대평가..라는 기억으로 마지막 작품인 네메시스를 별 셋 주셨다 라고 잘못 기억하고 있었는가 봅니다. 읽지 않으셨네요. 후훗. 저는 휴먼 스테인이 너무 놀라웠거든요. 그러면서 에이씨.. 하는 아쉬움도 있었고요. 폴스타프 님이 결국 로스는 과대평가됐다 라 평하셔도 미국의 목가는 좋다 하시니 저는 너무나 씐나요! 왜냐하면 저는 아직 미국의 목가를 읽지 않았거든요!! 으하하하. 안그래도 필립 로스 더 읽겠다 하던 참인데 당장 미국의 목가 지릅니다! 꺄울!!

그레이스 2021-09-13 10:51   좋아요 2 | URL
미국의 목가 좋았어요
사람의 마음이 걷잡을수 없이 멀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야하다?는 생각은 안했는데...
오히려 참담하다?는 느낌만 남았었는데...

Falstaff 2021-09-13 10:2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미국의 목가> 말고요, 필립 로스의 다른 책들이 야~한 걸로 또 유명하거든요!

그레이스 2021-09-13 10:32   좋아요 1 | URL
아버지의 유산도 아니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제가 그렇지 않은것만 읽었을까요?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휴먼스테인?

Falstaff 2021-09-13 10:39   좋아요 1 | URL
<죽어가는 짐승>, <포트노이의 불평>이 확실하고요, <휴먼 스테인>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혹시 안 그런가요?
<포트노이의 불평>은 제가 2016년에 읽은 책들 가운데 ˝최우수 빨간책 상˝을 수여하기도 했답니다. ^^;;;

그레이스 2021-09-13 10:42   좋아요 1 | URL
헉! 제가 안 읽은 책들만^^
휴먼스테인은 아니었던것으로..
혹시 그런 장면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필립로스는 어둡고 비참한 느낌으로 읽게 되던데...

Falstaff 2021-09-13 10:48   좋아요 1 | URL
포트노이는 아주 경쾌한 작품입니다. ^^
거기서 나오는 야한 씬도 윤리적으로 더럽거나 하지 않고, 비교적 산뜻한 장면들입니다.
그래서 ˝최우수˝를 딸 수 있었습지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1-09-13 13:40   좋아요 2 | URL
죽어가는 짐승과 포트노이 다 읽었는데 저는 왜 야한 기억이 없을까요?? 제가 좋아하는 에로틱이 아니었나 봅니다. 흐음.. 포트노이는 확실히 제 취향 아니었어요 ㅋㅋ

단발머리 2021-09-13 13:50   좋아요 2 | URL
제 기억엔 <죽어가는 짐승>이 젤 야하고요 ㅎㅎㅎ 야하다고 평가되는 <포트노이의 불평>은 폴스타프님 말씀처럼 산뜻합니다. 전 포트노이의 불평, 일부분 아이들에게 읽어주기도 했죠(인간이냐? 쥐냐?) <미국의 목가>가 전 어렵더라구요. 다 읽고 나서 @@ 이런 분위기요. 과대포장 말씀 일면 이해가 됩니다. 직접 읽어보는게 좋죠. 근데 읽어보면 좋아하게 되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9-13 14:24   좋아요 0 | URL
저 2015 년에 죽어가는 짐승을 읽고 페이퍼를 썼는데 거기에 이런 구절이 있네요.

<그래서 힘들었다. 이 책이 야해서가 아니라, 나의 야한 기억들을 불러 일으켜서. 아 정신 사나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9-13 14:4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다락방님, 진짜 못말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