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무선 이어폰을 사용해본 적이 없다. 산 적도 없다. 가지고 있는 유선 이어폰이 고장나지 않아서 계속 사용해왔는데 최근에 고장났을 때는 고민없이 또 유선 이어폰으로 샀다. 내가 달리는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해보기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도 런데이앱 재생해놓고 나는 유선 이어폰을 꽂고 달렸다. 한 손에 전화기를 들고. 혹은 허리에 두르는 작은 가방안에 핸드폰을 넣고, 그러나 유선 이어폰은 여전한채로 달렸다. 그런데 요며칠, 유선 이어폰이 달리는데 좀 성가신거다. 어떤 때에는 뛰던 손이 줄에 걸리기도 해서, 그게 그렇게 치명적인건 아니지만 불편했다. 아, 나도 무선 이어폰을 사볼까? 굳이 좋은거 살 필요 없이 저렴한 거 사서 달릴 때에만 꽂으면 되지 않을까? 노이즈 캔슬링은 필요없고. 그러면 2,3 만원이면 되지 않을까?


일단 아이팟은 비싸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패쓰, 갤럭시 버즈는? 하고 찾아봤더니 와 이것도 20만원이 넘네요? 하는수없이 러너용 이어폰 하고 검색했는데 유튜버들이 소개하는 이어폰들이 있다. 그런데 죄다 찾아보니 십만원대 후반이나 이십만원이 넘어. 다들.. 이렇게 비싼 이어폰 쓰고 있었어요? 나는 검색창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무선 이어폰, 이라고 넣었는데, 그러자 해외에서 오는건데도 배송료없이 2만원대인 이어폰도 있더라. 흐음. 그런데... 왜그렇게까지 쌀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에서 온다며, 그런데 왜 배송비도 없어? 애초에 2,3만원 짜리 생각하고 있었지만, 모두가 20만원대인 이어폰 사이에서 저혼자 2만원에 배송비도 없다니, 어쩐지 사기가 꺼려졌다. 


나는 오늘 책을 샀다. 어제도 사고 그제도 샀다. 계속 샀다. 도대체 책에 얼마만큼의 돈을 들이는걸까? 그래놓고서 이어폰은 왜 못사죠? 왜죠? 네? 아 못사겠네.


도저히 이어폰에 돈을 들일 수가 없어. 유선 이어폰 그냥 계속 쓰자 하다가 아니 그런데 좀 불편하던데, 아니 그런데 무선 비싸잖아.. 이러다가 결국 동생들한테


"남는 무선 이어폰 있는 사람 나 좀 줘.." 


했다. 그러자 여동생은 언니, 앞으로 계속 달릴거면 그냥 좋은 걸 사, 했고 회사 동료1도 앞으로도 달릴건데 그냥 좋은거 사시죠, 하고 동료2는 '대안이 없어야 돼요, 이게 제일 좋은거다 하는걸 사서 말이죠' 라고 했다. 궁극의 이어폰을 사둬야 후회도 망설임도 없겠지. 바로 며칠전에도 저렴한 것 샀다가 후회하고 다시 그보다 돈 더 주고 다른 거 산 경험이 있지 않나. 그래, 좋은게 답이다, 하고 애플스토어에 들어갔는데 아, 역시 못사겠네요... 갈등을 하는데 남동생이 누나 생일 선물(지금 생일 아님)로 내가 사줄게, 하는데 선뜻 답을 못하겠다. 내가 그렇게 하자고 답을 하지 않으니 남동생은 "생일선물로 이어폰 받기는 아깝냐?" 하고 쿡쿡쿡 웃는다. 하아- 응 어쩐지 좀... 그래? 그런데 내 돈 주고 못사겠어? 그런데 선물로 받자니 그 돈이면 차라리 다른 걸... 막 이렇게 돼? 나는 남동생한테 하루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생일까지 기다렸다 받으려면 불편한 채로 너무 오래 생활해야 하고 미리 받으면 생일때 좀 서운하지 않을까... 그리고 좋은 이어폰에 쓸 돈이면 그 돈으로 다른 걸... 아 혼란스럽다. 그렇게 이어폰을 여전히 사지 못한 채로 갑자기 빵집 가서 빵을 사왔다. 빵 사는데 고민 전혀 없는데 왜 때문에 이어폰은.. 여하튼 갓구워진 밤깜빠뉴 뜯어 먹었다. 절반은 남겼다. 점심을 먹어야 하니까 하나 다 먹을 순 없지. 하아. 


사람마다 돈을 쓸 수 있는 분야가 다른 것 같다. 아마 어떤 사람들은 이어폰을 살 때 고민이 없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책 사는 돈이 아까울 수도 있다. 나는 옷 사는 돈이 아깝고 이어폰 사는 돈이 아깝다. 반면 술 사고 책 사는 데에는 망설임이 없어...휴... 어제도 책 박스 와서 뜯어가지고 지금 내 침실은 다른 사람들에게 창고처럼 보일 것 같다. 어제 출근하면서 


"엄마, 내 방 내가 토요일에 다 정리할거니까 냅둬."


했더니 엄마가


"너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하냐? 니가 봐도 너무 한심해?"


하신다. 


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너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엄마가 막 웃으면서 덧붙이셨다.


"야 치우려고 해도 어떻게 손을 못대겠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책들로 그지경 만들어놓고 오늘 또 책 산 사람 누구?? 나다... 휴.... 이런 나를 나도 어쩔 수가 없네. 뭘 어쩔 수가 없어. 매우 쳐랏!! 아무튼 내가 인스타그램에서 또 아름다운 계정을 알게 됐다. 영국에 사는 중년의 여성인데 자기 집 정원에 서재를 만들어둔거다. 그녀는 매일 차나 커피를 들고 정원 서재로 가서 그곳에서 책을 읽는다. 정원에는 오리도 산다. 와- 이게 가능해? 나도 하고 싶다 나도. 나도 이렇게 정원에 서재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아!! 나도 매일 정원 서재 가서 책 읽고 싶어!!


잠깐 감상해보자.


















아 너무 좋은거다.

나도 정원에 서재 갖고 싶어. 이거야말로 굿이다!! 정원의 서재에서 차를 마시며 책을 읽는 일 너무 좋지 않나.


그러나 이런 서재를 갖기 위해서는 정원이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정원을 가진 집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 돈이 얼마여... 살면서 가져볼 수 없는 형태의 집 아닌가. 이 계정주는 나이가 많긴한데 그렇다한들 내가 20년 더 살아도 집과 정원과 서재를 한 번에 가질 수 있게 될까? 그러면 이런 아름다운 풍경은 그저 보기만 해야 하는가!


오늘 회사 동료에게 이거 영상 보여주면서 너무 좋고 갖고 싶다, 그런데 이런 집을 어떻게 사냐.. 고 했고 서울을 벗어나면 가능할거라는 얘기를 동료는 해주었다. 그러나 이 말을 덧붙이는 걸 잊지 않았다.


"그런데 부장님이 정원에 서재를 가지면 .. 그건 그냥 금방 창고가 될 것 같은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맞아. 정말 그래. 지금 내 침실 그 작은 것도 창고가 되었....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데 정원에 있는 서재 너무 예쁘다. 너무 이상적이다. 오리가 왔다갔다 거리는 정원속의 서재라니. ㅋ ㅑ ~ 



그래, 어디 한번 살아보자. 미래는 예측불허, 내가 저런 정원속의 근사한 서재를 갖게 될지도 모르지. 그래, 살아보는거야,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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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7-12 15: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 회사 동료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할 말 이미 해버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인스타도 끊어요. 다락방님 방이 먼저 정원되버릴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7-15 09:50   좋아요 0 | URL
지금 인스타 들어가면 이어폰 광고가 엄청 뜨더라고요? 이 자식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7-12 16: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유선이어폰 써요? 달릴 때 불편할 거 같아요! 저도 유선 쓰다 무선으로 바꾼 게 자전거 탈 때 유선이어폰이 불편해서였거든요. 줄 때문에 위험해지기도 하고... 무선이어폰 쓰니까 좋습니다. 근데 저도 이어폰에 돈 쓰는 거 싫어해서 싼 거 쓰거든요? 전 쿠팡에서 2-3만원대 사서 썼어요. 근데 이상해요. 음악 듣다가 전화받으면 상대방이 내 목소리는 들린다는데 난 상대방 목소리가 안 들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음악 듣는 용도로는 딱인데 제가 쓴 거 두 개 알려드릴게요. 있어봐봐....

블라우풍트 AAC ENC 노이즈 캔슬링 블루투스 이어폰
https://link.coupang.com/a/bJnPz1

브리츠 무선 블루투스 5.3 이어폰
https://link.coupang.com/a/bJnQWP


위에껀 지금 쓰고 있는 거고 아래꺼는 전에 쓰던 건데 일단 둘다 아이폰하고 ㅋㅋㅋㅋㅋ 괜찮아요- 가격 좋지 않우??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7-15 09:51   좋아요 0 | URL
오오 가격 좋은데요? 이걸 사서 달리기 할 때만 쓰느냐 좋은 이어폰에 한 방에 투자를 하느냐... 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어요. 자꾸만 ‘안사면 돈이 하나도 안든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데 이 생각은 왜 술 마시고 책 살 때는 들지 않는건지, 원... 에휴...

청아 2024-07-12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어폰 때문에 시간, 돈 많이 들였어요. 요즘 워낙 핫한 블루투스 이어폰도 써봤는데 왜인지 귀가 아파서 당근에 팔고...현재는 LG 블루투스 넥밴드 씁니다. 음질도 좋고 이어폰이 귓구멍에 알맞게 꽂혀 아주 작은 볼륨으로도 맑고 깨끗한 음질로 들을 수 있거든요. 7만원대면 살 수 있었는데 깔고 앉는 바람에 부서져서 몇달만에 11만원으로 오른걸 또 사야하는 아픔이 있었지만ㅋㅋㅋ 달릴때 쓰신다면 골전도 블루투스 이어폰도 고려해 보셔요. 교보같은 대형서점 가보시면 직접 들어볼 수 있어서 선택하시는데 도움이 될거예요.

다락방 2024-07-15 09:56   좋아요 0 | URL
넥밴드가 뭔지 몰라서, 이름만 보면 목..에다 거는건가 싶어서 지금 검색해봤는데 정말 목에 거네요? 제가 뛸 때 진짜 진짜 땀이 많이 나거든요. 넥밴드가 미끄덩거리고 젖어버릴 것 같아요... 골전도 이어폰...도 뭔지 몰라서 검색해봤는데 이것도 비싼건 엄청 비싸네요? 운동하는 사람들이 골전도 이어폰 많이 사용하나 봅니다. 흐음.. 교보.. 아아 이어폰 사는 게 왜이렇게 어려운겁니까 ㅠㅠ

구단씨 2024-07-12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만 봐도 마음이 너무 여유로워 보여요. ^^
저도 좁은 방에 책 정리를 안 했더니, 음... 그렇습니다.
하지만! 남들이 보기에 어지러워 보여도 나름 질서가 있다고 큰소리치고 있습니다만... 한번 정리는 또 해야 할 것 같네요. ㅎㅎ

저는 조카에게 무선이어폰을 선물했는데, 1년 쯤 후에 조카가 새 무선이어폰이 생겼다면서
제가 선물한 것을 저에게 다시 선물해주었는데요. ^^
그렇게 무선이어폰을 몇 번 쓰긴 했는데, 다시 유선이어폰을 하나 샀습니다.
이상하게 유선이어폰이 더 편하고 더 잘 들리는 느낌적인 느낌에 말입니다. 저 너무 옛날 사람인가봐요...

다락방 2024-07-15 09:57   좋아요 0 | URL
무선이어폰은 충전..을 해야 하잖아요? 저는 유선이어폰이 어쩐지 더 편할 것 같아요. 충전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이어폰이잖아요. 대신 들으려고 할 때마다 꼬인줄을 풀어야 하지만... 하하하하하. 달리는 것만 아니라면 사실 유선 이어폰이 불편한게 없는데 달리는 것 때문에 너무 고민이네요. 하나 더 사자니 너무 돈이 아깝고 ㅜㅜ 이어폰 사는거 왜이렇게 돈아깝죠? ㅜㅜ

Conan 2024-07-12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갖기 정말 로망이죠~
지금도 작은 방 하나를 책방으로 쓰고있지만 책보고 음악듣는 서재가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이어폰은 제 아내처럼 음악에 진심인 경우라면 좋은걸 써야하겠지만 저는 중국산 QCY 쓰는데 생각보다 좋습니다.~

다락방 2024-07-15 09:58   좋아요 0 | URL
저도 작은방 하나에 책 가득 들어가있긴 한데 침실까지 넘어와 창고가 되어버렸어요. 어휴 진짜 큰 집 사서 제대로 넓고 깔끔하게 서재를 만들고 싶은데, 제 성격상 아무리 공간을 넓게 줘도 창고화 시킬 것 같긴 합니다. 그런데 정원 서재 너무 예쁘지요? 갖고싶어요 ㅠㅠ

치니 2024-07-12 1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윗분들 다 말씀해주셔서 저는 그냥 한 마디만. ㅎㅎ
2-3만원 짜리는 백퍼 바로 고장 납니다...결정적으로 블루투스 잘 안돼여...
귀 건강과 안전을 고려하면 투자해야 합니더 ㅠ
헉, 두 마디 했어요 ㅋㅋ


다락방 2024-07-15 09:59   좋아요 0 | URL
블루투스 잘 안된다는 말씀에 진짜 멀어지게 되네요. 달릴때야말로 블루투스가 잘 되어야 하잖아요. 물건은 일단 무조건 좋은 걸 사는게 나중을 위해서도 낫긴 하더라고요. 저렴한 걸 사면 이중 삼중으로 돈이 들어가고 결국 좋은 걸로 가게 되어서 말이지요. 흐음..

단발머리 2024-07-12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무선 산지 얼마 안 됐는데, 저도 쓰자마자 사 준 사람이랑 이미 쓰고 있는 사람들한테....
왜케 늦게 사줬냐고 뭐라 했어요. 달리기 계속 하실 거라면 좋은 거 사시길 권합니다.
위로의 말씀 드리자면.... 로제, 블랙핑크 로제가 맨날 그렇게 줄 풀고 있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재는 찬성이고요. 오리도 찬성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7-15 10:00   좋아요 0 | URL
블랙핑크 로제가 맨날 꼬인 줄을 풀고있나요? 마치 다락방처럼?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아침 출근길은 이어폰 꼬인줄 풀면서 시작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큰 맘 먹고 주말에 이어폰 사려고 했는데 여태 못샀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어폰 살 때는 절약정신 투철한 편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07-12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선 이어폰 저는 귀에서 빠져서요.. 애플이나 삼성껀 못쓰고 귀에 거는거 쓰는데요, 야외에서 달리려면 소리 좀 들리는게 좋지 않나요? 귀에 거는 골전도 이어폰도 괜찮을거 같아요.

다락방 2024-07-15 10:01   좋아요 0 | URL
저는 일단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무서워서 안 쓸것 같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야외에서 소리 좀 들리는게 좋죠. 골전도 이어폰을 야외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사용한다고, 제가 여러분의 댓글 읽으면서 검색하다보니 나오네요. 저도 골전도 이어폰으로 가야할까요.. 에어팟은 사용 안해봤는데 어쩐지 뛰다 보면 빠질 수도 있을것 같긴 하고요..

건수하 2024-07-15 10:59   좋아요 0 | URL
shockz 인가 제품 써봤는데 음질이 일반 이어폰만큼 좋진 않지만 쓰기 나쁘진 않았어요 ^^ 요즘 꺼는 달린 거리 기록 해주는 것도 있다던데요 ^^

다락방 2024-07-16 07:43   좋아요 1 | URL
수하 님, 댓글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오늘 아침까지도 어떤게 좋을지 엄청 고민하고 검색하고 후기도 찾아봤는데요, 그러다가 지금 막 최종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어폰!! 안사겠습니다. 이어폰 없이 달리기로 마음 먹었어요. 만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휴 이제 속이 다 시원하네요. 그러면 좋은걸 사야하지 않을까 저려미 살까 이런 고민으로부터 해방됩니다. 만세 만세!!

건수하 2024-07-16 09:32   좋아요 0 | URL
ㅋㅋㅋ 좋은 방법이네요. 이어폰 살 돈으로 책도 더 살 수 있고!

독서괭 2024-07-12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에어팟 잘 쓰고 있습니다. 남편이가 절약정신이 투철한데 이건 제거 본인거 하나씩 딱 장만해줘서 ㅎㅎ 끈 있는 건 불편해서 이제 못할 것 같아요 ㅜㅜ
아니 저 정원서재 곧 터져나가게 생겼는데..?

다락방 2024-07-15 10:02   좋아요 1 | URL
저의 절약정신은 이어폰 살 때 발휘되는가 봅니다. 책 살 때 발휘되면 정말 좋을텐데 말이지요. 아..이어폰 아직도 못사고 있어요. 일요일인 어제 뛰었는데 또 유선 이어폰 끼고 뛰었습니다. 계속 유선 이어폰 끼고 뛰면 돈 안써도 되는데.... (먼 산)

nada 2024-07-15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한테 댓글 달려고 로그인합니다.ㅋ
저런 자유분방한 헛간 서재 너무 좋네요.
저는 전자기기에 쓰는 돈이 제일 아까운 구석기인간...
돈으로 시간을 사는 것이 가장 만족도가 큰 것 같아요.
자기사랑의 아이콘인 다락방님답게 누가 뭐래도 유선이어폰을 고집하시길 응원해봅니다~

다락방 2024-07-16 07:44   좋아요 0 | URL
저도 돈으로 시간을 사는 편이긴 합니다. ㅎㅎ
달리기 할 때 이어폰 없이 달리는 걸 시도해보겠어요. 이어폰을 끼고 달릴 생각하니까 한 번 사는 거 좋은거 살까 달리기 할 때만 쓰게 저렴한 거 살까 고민하는거지, 이어폰 없이 달리면 이런 고민이 필요 없잖아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에게는 자수정 팔찌가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매일 착용하고 다닌다. 

메탈 알러지가 있어 다른 악세사리는 딱히 몸에 두르지 않는데 자수정 팔찌는 끈이라고 해야 하나 메탈이 전혀 없어서 손목에 착용해도 아무 무리가 없다. 나는 이 자수정 팔찌를 몇해전부터 매일 착용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끈이 늘어져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메탈 알러지가 있다는 사실을 잊은 채 새로 샀다가 메탈 닿는 부분이 간지러워 사용하지 않는 것도 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였을까 도무지 기억이 안나는 상태로 잃어버리기도 한다. 몇해전에 한 번 잃어버려 새로 사 착용하고 다니다가 며칠전에 또 잃어버렸다. 그런데 도대체 어디서 잃어버린건지 생각이 안나는거다. 생각이 안나니까 잃어버린 거겠지? 근무중에 불현듯 내 손목에 팔찌가 없다는 걸 깨달은거다. 내가 집에서부터 안하고 왔나? 아니야, 그러면 허전함을 느꼈을텐데? 흐음. 하고 온 것 같은데. 집에가서 팔찌를 빼놓지 않는 이상 팔찌를 따로 뺄 일이 없어 이를테면 세면실에 두었다거나 하는 일은 좀처럼 없다. 혹시 끈이 끊어졌을까 생각해봐도 만약 그렇다면 자수정 알갱이들이 좌르륵 바닥으로 떨어졌을 터, 그것도 모를 리 없다. 아, 정말 기억이 안난다. 일단 집에 가서 있는지 확인해보자, 하고 그 날 집에 가보니 늘 팔찌를 두는 곳에 팔찌가 없다. 그렇다면 내가 잃어버린게 맞구나. 도대체 어쩌다 잃어버린걸까? 나는 기존에 명동성당에서 사두었던 팔찌를 다음날 다시 착용하고 출근했다. 

회사에 출근해 가디건을 입고 벗는 과정에서 팔찌가 한 번 빠지더라. 앗? 이런 식으로 내가 어딘가에서 팔찌를 떨어뜨린건가? 가디건 소매와 함께 빠진 팔찌를 손목에 다시 착용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또 간지러웠다. 명동성당에서 산 자수정 팔찌는 중간에 메탈로 성모마리아 상이 달려있고, 그 부분이 손목에 닿아 간지러운 것. 아 이것도 못하겠다, 하고 빼서 가방에 넣어두었다.


다시 사야겠구나.

나는 인터넷으로 들어가 자수정팔찌를 검색한다.

가격대가 다양하다. 그중에서 나는 메탈이 없고 알은 굵지 않은걸로 선택해 주문을 한다.

주말동안 회사로 배송되어왔고 월요일 아침, 나는 팔찌를 풀어 착용해 보았는데 '여성기본사이즈' 라고 된 걸 선택했는데 좀 작은 느낌이다. 나는 여성 기본이 아니야? 흐음, 이거 반품해야겠네, 좀 불편하다, 하고 손목에서 빼는 순간 끈이 끊어지더니 와르르, 자수정 알갱이들이 바닥에 흩어졌다. 하아- 어이없어. 여성기본 사이즈는 내게 안맞아? 배도 아니고 허벅지도 아니고 손목인데? 반품도 못하고 돈 날렸네?


내가 샀던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내가 참 저렴한 팔찌를 샀더라.

아 역시 저려미는 안좋은건가? 괜히 돈 아끼려고 했다가 돈 더 쓰네 ㅠㅠㅜ 기존에 샀던 데에서 사자, 하고 네이버 페이 결제내역 확인해서 몇 해전에 내가 산 팔찌가 나오길래 그걸로 재주문을 해두었다. 그리고 어제,


주문하면서 팔찌를 판매한 상호를 봐두었는데 핸드폰에 낯선 번호에 그 상호가 뜨며 전화가 울린다. 응? 왜 여기서 전화를 하지? 팔찌가 품절인가? 배송이 늦어지나? 그런 생각들을 하며 전화를 받았는데, 상점에서는 내가 본인인지 확인하며 너 팔찌 주문했지, 해서 그렇다고 했다. 그러자 이내 상점에서는


"네가 배송해달라는 양재동 **** 번지로 배송했는데,"


까지만 듣고 아뿔싸!! 왜 전화했는지 확 짐작이 됐다. 내가 지금 사무실 주소가 아닌 몇해전 근무했던 사무실 주소를 쓴거다. 내가 지금 근무하는 사무실은 몇해전에 이 동네의 다른 주소지에 사무실이 있었고 그러다가 땅을 사서 건물을 짓고 사옥으로 이사오게 된것이다. 그런데 내가 기존 주소로 배송지를 택한것. 오 마이 갓.


"너 지금 거기 없는지 다른 사람이 받고 운송장 보고 우리 가게로 연락했더라고."

"응 나 거기 없어. 잘못된 주소지야. 내가 어떡하면 될까?"

"방법은, 배송비가 들겠지만 니가 그렇게 하겠다고 하면 우리가 택배를 다시 접수해서 그곳에 가서 찾아서 너에게 보내주는거야, 괜찮겠니?"

"음, 아니 그러지마, 내가 찾으러 갈게."

"아 그래 가까워?"

"응 찾으러 갈 수 있는 거리야. 내가 갈게."

"그러면 내가 그 분에게 이 상황 설명하고 너가 올거라고 말해줄게."

"응"


이렇게 대화가 진행된 잠시후, 가게에서 문자메세지가 왔다. 그 분이 연락처 알려줘도 된다고 했다며 도착하면 연락하라고 했다고. 그러면 물건을 주겠다고 한다. 그곳은 걸어서 5분 거리. 나는 사무실을 나섰다. 나가면서 일단 5분후에 도착한다고 말을 해야할 것 같아 알려준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걸기 전부터 이 사람은 남자성별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전화번호 너무 잘 가르쳐준 것 같아서. 아니나다를까 남자분이었다. 나는 5분후에 도착할 거라고 말했고 상대는 도착하면 다시 전화달라고 했다. 네.


하아- 이게 무슨 일이야. 가면서 온갖 생각이 다들었다.


와, 이게 팔찌니까 다행이지, 내가 한동안 주문햇던 빅사이즈 브라였으면 어쩔뻔했어.. 어휴. 아찔하다.

얼마전에는 투엑스라지 여성팬티도 주문했는데. 어휴. 


어떻게 옛날 주소지로 하필 보낸게 그나마 안전한 팔찌였을까. 흑흑 ㅠㅠ 빅사이즈 브라 찾아오기 부끄러웠을 것 같아. 투엑스라지 여성팬티 찾아오기 부끄러웠을 것 같아. 그렇지만 팔찌라면, 그 무엇도 부끄럽지 않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나 참 어이가 없네. 어떻게 이런 실수를 하지? 그런데 이런 실수가 어떻게 팔찌를 주문할 때였을까?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브라나 팬티가 아니라 책이었으면 그것도 썩 좋지는 않았던게, 무겁잖아요... 박스.. 무겁잖아요..... 그거 들고 걸어오기... 좀 거시기 하잖아요. 아아, 무게면으로 보나 부끄러움으로 보나 배송지 실수할 거라면 팔찌가 가장 낫다!! 다행이야.



나는 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스타벅스 커피 하나를 샀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해 전화를 하고 팔찌를 받아 나오면서 감사합니다, 하고 커피를 드렸다. 휴... 그리고 오늘 아침에는 내가 팔찌를 주문한 쇼핑몰에 들어가서 옛날 주소를 다 삭제했다. 여러분, 우리 배송지를 확인하는 습관을 갖자.  아 미쳤나봐 증말 ㅠㅠ 팔찌라서 진짜 다행이야 ㅠㅠ 진짜 ㅠㅠㅠ



좀전에 남동생으로부터 톡이 왔다. 하아- 진짜 내동생 답다.



진짜 우리가족은 잘난척 대마왕이야. 자뻑신이 우리집에 상주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맞다! 여러분 한국문학 구매하면 우양산 주는 거 알아요? 알라딘 굿즈로 우산 나왔을 때 너무 좋아가지고 몇 개나 받으면서 친구들 주고 그랬는데, 이게 사용해보니까 좀 후져... 그래서 그 뒤로는 우산이든 우양산이든 굿즈로 선택하지 않았더랬다. 역시 굿즈의 품질은 좋을 수 없는건가.. 하고 그간 무시하고 살았는데, 어제 우연히 보게된 한국문학 우양산의 한 디자인이 넘나 예쁜거다. 엄마 주고 싶다굿!!




사실 우산 디자인 보다 우산 커버 디자인이 더 예쁘다. 우산도 저렇게 전체가 다 보라색 꽃 그려져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이거 너무 예뻐서 엄마 드려야지, 하고 어떤 책들이 해당도서인가 봤는데 대부분 내가 읽었거나 샀거나 관심없거나... 였고, 그 중 한 권이 살까말까 계속 망설이는 책이었어서 흐음, 그러면 이걸 사자! 하고 우산은 파과 로 선택했다.


여러분 링크를 줄게.


https://www.aladin.co.kr/events/wevent.aspx?EventId=266839&start=pbanner



파과는 새로나온 표지 이쁘더라. 나는 읽었기 땜시롱 파과를 선택하진 않았다.

안희연은 그동안 몰랐던 시인인데 당근밭 걷기 라는 제목 좋네?



















회사 동료에게 말했더니 동료는 초록색 디자인을 선택하겠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화려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편 ㅋㅋㅋㅋㅋㅋㅋ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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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7-10 1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분 만나러 가는 길에 스벅 커피 사가는 센스를 제가, 아주 좋아합니다.
전 뭐든 화려한게 좋은데 ㅋㅋㅋㅋㅋㅋ 색상도 약간 쨍하니 튀는 거 좋아하고요. 우산은 좀 얌전하게 가고 싶네요.
저는, 저 하늘색이 제일 예쁜대요 ㅎㅎ

다락방 2024-07-10 15:53   좋아요 2 | URL
저는 저 빨간색 우산을-진분홍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들고 걷고 싶네요? 양산이든 우산이든 들고 걷는거 싫어하는데 어쩐지 저 색깔이라면 한 번 들어보고 싶습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7-10 1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쳐 ㅋㅋㅋㅋㅋ 전 남자 사람 이야기 나와서 오잉? 로맨스 싹?? 이런 생각했더니.... 아니 무슨 투엑스라지 팬티에 빅사이즈 브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것도 그거지만 성인용품 같은 거면 어떡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도 다락방 님하고 제가 참 다르다고 느낀 지점은 저는 저 모든 과정을 절대 전화로 해결하지 않습니다.... 게시판으로 문의하거나 메일 남기고,,,, 다시 보내달라고 함. (사람 접하지 않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우산 저도 초록색 마음에 들어서 받을까.. 하다가 결국 한국문학 대상 도서에서 사고 싶은 게 없어서 패스했습니다.

다락방 2024-07-10 15:57   좋아요 1 | URL
성인용품은 제가 사 본 적이 없어서 생각하지도 못했어요. 그런데 정말 성인용품 이었으면 넘나 부끄러웟을것 같아요. 그렇지만, 당당하자!!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다!! 뭐가 부끄럽냐!! 한 번 외쳐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보통 전화통화 대신 일대일이나 이메일로 문의하긴 하는데요 어제는 그쪽에서 먼저 전화를 한거라 대응하면서 그냥 내가 찾으러 가면 복잡한 일이 싹 다 한 방에 해결된다, 해가지고 찾으러 갔습니다. 사실 저도 낯선 사람 만나는 거 긴장하고 딱히 원하지 않기는 하거든요? 그런데 그걸 원하지 않는다뿐이지 어려운 건 없는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걍 별 생각없이 한달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도 대상도서에서 그나마 넣었다 뺐던 작품이 있기 땜시롱 한 권 골랐지 우산 더 받고 싶었으면 살 책 없어요. ㅋㅋ 초록색 우산도 예쁘더라고요!!

2024-07-10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10 15: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목련 2024-07-11 1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산 다 예쁘네요. 그러나 이미 책은 샀고.
다락방 님의 우산 들고 걷는 모습 캐나다 뷰로 가능할까요? ㅋㅋㅋ

다락방 2024-07-12 09:1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글쎄요.. 우산 들고 걷는 모습 캐나다 뷰... 이건 한 번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7-11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뭐라고요! 저 몇해전에 알라딘에서 산 우양산이 좀 망가져서 새로 사야하나 하고 있었는데~ 넘 예쁘군요. 책 살 생각 없었는데 우짜나 ㅋㅋ
제가 혹시 길이나 지하철에서 다락방님을 알아볼 표지로 빨간 백팩과 책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자수정팔찌를 추가합니다.
남동생분 역시 매력덩어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7-12 09:12   좋아요 0 | URL
혹시 저 빨간 우산을 든 사람이 보이면 한 번 물어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어쩐지 저도 가끔 저 우산을 들 것 같은.. ㅋㅋㅋㅋㅋ
독서괭 님, 그래서 우산 주문하셨나요? 독서괭 님은 어떤 색으로 선택하실지 궁금합니다. 저는 빨강 잠자냥 님은 초록(안하셨지만) 단발머리 님은 하늘색(안하신것 같지만) , 독서괭 님의 선택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7-12 09:30   좋아요 0 | URL
아직 주문은 안 했습니다만. 전 단연코 하늘색입니다! ㅋ

다락방 2024-07-12 10:15   좋아요 0 | URL
ㅋㅋㅋ 그렇군요! 자, 주문 가시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듀오링고 연속학습 210일에 빛나는 나는, 오늘 아침에도 변함없이 듀오링고를 하다가 pray 라는 단어를 마주친다. ㅋ ㅑ ~ 이 단어만 보면 나는 자연스레 꼬꼬마 시절 들었던 노래, take that 의 <pray> 가 생각난단 말이지. 오늘치 학습을 마친 후, 나는 이 노래를 찾아 아주 오랜만에 재생했다.




이게 진짜 언젯적 노래냐. 반갑게 흥얼거리다가, 이 노래랑 셋트로 따라다니는 <babe> 도 연속해서 듣는다.




꼬꼬마 시절에 가사를 외워 따라부르던 노래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흥얼거리게 됐는데 아뿔싸, 생각보다 많이 가사를 까먹었네? 나는 아이폰 뮤직앱에서 가사를 펼쳐놓고 그걸 보면서 따라부른다. 그러니까 babe 에서는 남자가 오랜만에 여자한테 전화했는데 잘못된 번호라 했고 여자 살던 집에 찾아가니 한 올드맨이 그녀는 이사갔다고 하고 가진게 전화번호 뿐이라며 그녀에게 전화를 해 새로운 주소를 확인하라고 하는거다. 그래서 남자가 전화를 걸었고 여자가 받았단 말야? 너 어디 있었냐, 내가 돌아왔다, 내가 다시 왔다 남자가 애절하게 노래를 하는거다. 이 정도까지가 내가 기억하는 이 노래의 내용이었다. 아니 그런데 마지막에 이게 뭐죠???

Just as I looked away, I saw a face behind you
A little boy stood at your door
And as I looked again I saw his face was shining
He had my eyes he had my smile


..... 네??????????


그러니까, 오랜만에 드디어 그녀를 찾아갔는데 그녀 뒤에 서 있는 리틀 보이.. 환하게 빛나는 리틀 보이의 얼굴을 보니 오오, 그는 나의 눈을 가졌고 나의 미소를 가졌..... 네?????????그러니까, 내가 떠난 뒤에 그녀는 나의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키웠다는 거잖아? 왓 더 뻑... 콘돔을 안쓴거야? 그래서 그녀로 하여금 아빠 없이 아이를 혼자 낳고 키우게 한거야?



독박육아.


하아- 이게 무슨 일이야. 베이비가 아니라 리틀 보이이고 엄마 품에 안겨잇는게 아니라 stood 라니, 그렇다면 아이는 어느정도 나이를 먹은게 아닌가. 그러는 동안 내내 아빠라는 인간은 자신의 아이가 있는지도 모르고 살고 있었다는 거잖아. 히융- 노랫속 여자분, 몰랐습니다. 독박육아 하고 있는지 몰랐어요. 흑흑. 내가 미안해할 건 아니지만, 아무튼 그렇습니다. 어디서 헤매다가 이제야 아이를 찾아와, 이제라도 아이에게 최선을 다해라 진짜. 하긴 지금이라도 온게 어디냐. 다 늙어서 죽기 직전에 솔베이지 찾아온 페르귄트보다는 낫지. 페르귄트 이 개쌍놈..  (갑분페르귄트욕)
















어제는 다정한 알라디너가 보내준 선물이 도착했다. 아가 조카(아니고 네 살)랑 같이 읽으라며 보내준 책이었다. 
알라디너 들, 나 볼 책도 주고 내 조카 볼 책도 주고 그리고 간식도 주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짜잔-


아가조카에게 영상통화를 걸어서 고모 친구가 책 보내줬어~ 했더니 보여달라고 해 영상을 통해 책을 보여주었다. 나중에 고모가 이 책 집에 가져가고 읽어줄게~ 했더니 '지금 읽어줘! ' 한다. 내용 궁금하다고. 으응? 아니, 지금은 좀... 아 조카 너무 귀여워 너무 예쁘다. 세상 수줍음 많은 아가인데 제 엄마아빠한테는 너무나 당당한 아가인 걸 보는 것도 너무나 예쁘다. 조카 보러 가고 싶다. 매일매일 가고 싶다. 조카야, 고모도 너에게 책 읽어주러 빨리 가고 싶어. 그런데 고모가 무척 바쁘기도 하고 무엇보다, 조카야, 고모는... 네가 아직 잘 모르는게 있는데...... 시누이..... 란다? 고모 마음대로 막 조카 보러 가고 그럴 순 없어.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조카에게 책을 보여줄 때 저기 저 화려한 표지 위에 놓은 프레첼은 보여주지 않았다. 저건 자극적이니까 어차피 아가 조카 줘도 못먹잖아요. 그래서 내가 냉큼 개봉했다. 사실 이게 얼마나 맥주 안주로 좋을지 알고 있기 땜시롱 나중에 먹어야지 생각했지만, 꼭 맥주랑 먹으란 법은 없지, 너무 먹고싶다!! 이래가지고 뜯어버린 것. 그리고 먹는데 우앙 넘나 맛있다. 넘나 맛있어. 엄마!! 맛있어!! 막 이러고 ㅋㅋ 엄마도 먹어봐, 하고 주니까 엄마는 양치했다고 하셨다. 우앙. 중간에 멈추기 너무나 힘들었지만 초인같은 자제력을 발휘하여 지퍼백에 넣어두었다. 휴.. 그리고 결심햇다. 책을 사기로!! (응?) 이제 쿠폰 사용은 프레첼이 다 해결해준다. 만세!!
















프레첼 너무 맛있다. 진짜 맛있다. 너무나 자극적이지만 그래서 너무나 맛있어.

아아 너무나 멀어지는 나의 17킬로 감량의 꿈... 17킬로 감량하는 대식가 되려고 했는데 17킬로 증가하는 대식가 될 것 같다. 거기엔 프레첼이 한 몫을 할 것 같고. 흑흑 ㅠㅠ


아니 그러니까 토요일에 도수치료 하러 갔는데, 선생님이 나 테이블 자세 하게 한 다음에 팔로 내 배를 들어올리셨.... 흑흑 ㅠㅠ 너무나 수치스러웠어요. 숨을 참아보았지만, 얼마나 미련해. 숨 참는다고 배가 들어가나요? 그 배는 그대로 거기에 있었다... 흑흑 ㅠㅠ 선생님... 무겁죠? 차마 입밖으로 그 말은 못하고 속으로만 안절부절 ㅠㅠ 무거울텐데, 내 배... 그걸 몇 차례나... 선생님 ㅠㅠ


치료가 끝나고 선생님은 오늘은 여기까지 한다며 고생하셨다고 내게 말씀하셨다. 나는 정말이지 나의 진심을 담아서 정말 진짜 찐으로 진심을 담아서 "고생하셨습니다!!" 몇 차례 말씀드렸다. 왜냐하면 정말 고생하셨거든. 내 배 때문에... 미안해요. 프레첼 몇 번만 더 먹은다음에 17킬로 감량할게요. 그나저나 2주 뒤에 또 예약되어 있는데 그전까지 17킬로 감량을 해야겠다. (응?)


아무튼 프레첼 넘나 맛있고 그래서 나는 책 사러 간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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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07-09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이 감량을 못하시면 그 알라디너 때문입니다. 욕하세요 ㅋㅋㅋㅋ
맥주만 곁들이지 않아도 칼로리 많이 줄어들 거예요….
제목이 Bebe인 이유가… 오 허니 베이비~ 이런 게 아니라 리얼 베이비였군요..😱뭐죠 이 현실감 넘치는 가사..?

다락방 2024-07-09 09:26   좋아요 1 | URL
프레첼 너무 맛있어요. 아 너무 씐나요!! 맛있는 걸 먹으면 왜이렇게 씐이 날까요? 덩실덩실~ ㅋㅋㅋㅋㅋ
맥주...를 어떻게 곁들이지 않을 수 있는지... 저는 그 방법은 알지 못합.... 달리기를 좀 더 열심히 해보는 걸로.... 흠흠.

저는 예나 지금이나 영어를 재미있게 느끼는데는 팝송이 진짜 딱인 것 같아요. 너무 재미있지 않나요? 껄껄.

잠자냥 2024-07-09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테이블 자세하게 한 다음에 팔로 내 배를 들어올리셨˝ 이 부분에서 진짜 빵 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리 숨 참아도 그 자세는 배 쳐지는 자세 아닌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이 페이퍼를 올케가 싫어합니다. 매일매일 가고 싶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끄아 ㅋㅋㅋㅋㅋㅋㅋㅋ시누이다락방

다락방 2024-07-09 10:33   좋아요 0 | URL
선생님의 팔은 너무나 건장하였지만 아무리 건장한 팔이어도 제 배를 들어올리기엔... 하아 (먼 산)
말씀하신 것처럼 아무리 아무리 숨을 참아봤자 그 배가 사라지진 않지요.
아무튼 제가 17킬로 감량하여 우리 선생님.. 더이상 힘들지 않으시도록 어디 한 번 해보겠습니다. 물론 그전에 프레첼 좀 먹고..흠흠.

아무튼 시누이 다락방은 이만 총총. 프레첼 사러 가야돼요.

단발머리 2024-07-09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듀오링고 210일 연속에 일단 기립박수 드립니다. 뭐든 한다면 한다!!!

프레첼 이거 말고, 노란색 ** 치즈 맛인가 있어요. 저는 그 과자를 편의점에서 알게 되었으며, 짠맛에 중독되어 쉬지 않고 먹다가 지금 잠시 휴지기였고......... 오늘 다시 옛 기억을 떠올리며 편의점으로 가려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부터 알라딘에서 살게요. 신나고 유익하고 맛난 정보 감사합니다.

다락방 큰고모 북클럽, 화이팅!!

다락방 2024-07-09 13:55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님, 알라딘에도 체다치즈 맛과 또 뭐더라..하여간 맛이 세종류 입니다. 저는 갈릭버터를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어서 갈릭버터로 두 개 주문했어요. 그러니까 박스 두 개.. 흠흠. 되게 건강에 나쁜맛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맛있다 ㅋㅋㅋㅋㅋㅋㅋ

큰고모 북클럽 성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샤!! ㅋㅋㅋㅋㅋ

망고 2024-07-09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영드 데리걸스 보셨어요? 거기에 테이크댓 콘서트 가는 에피 아주 재밌어요 안 보셨으면 강추😁

다락방 2024-07-12 15:39   좋아요 0 | URL
오오 모르는 드라마에요. 저는 드라마는 잘 안보긴 하지만 이거 봐야겠어요. >.<
 


요즘은 딱히 보고 싶은 영화도 없고 볼 시간도 없고 해서 OTT 구독 해지를 좀 했다. 아마존도 해지, 쿠팡도 해지.. 다른 것들도 보고 싶은 거 있으면 구독했다가 나중에 해지했다가 하는데 넷플릭스는 일단 그대로 두고 있다. 그리고 어제 퇴근길, 오랜만에 뭐 볼 거 없나, 하고 들어갔다가 영화 <가족이라서 문제입니다 A Family Affair>를 알게 됐다. 번역된 제목이 '가족이라서 문제입니다' 라서 전혀 흥미가 가는 제목이 아닌데, 출연배우에 니콜 키드먼과 캐시 베이츠, 잭 에프론, 조이 킹 이 있는거다. 잭 에프론과 조이 킹도 들어본 이름이고 니콜 키드먼과 캐시 베이츠라니. 이거 뭐 이렇게 화려해? 그래서 아무 정보 없이 그냥 재생했다.


24세여성 '자라(조이 킹)'는 까칠하고 제멋대로인 유명 남자배우 34세 '크리스(존 에프론)'의 매니저 겸 비서로 일하고 있다. 그가 여자랑 헤어질 때마다 이별 선물을 사는 것도 자라의 몫이고 너무 유명해서 마트도 갈 수 없는 배우를 대신해 과자를 사다주는 것도 자라 몫이다. 2년전 일자리를 구할 때 크리스는 그녀에게 피디로 진급을 시켜줄거란 얘길 했었는데 그것에 대해서도 요즘 까먹고 있는 것 같다. 고집불통에 멍청이같은 이 배우가 너무 싫어서 이 일을 때려친다고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나왔는데, 너 필요없어 해고야! 햇던 크리스도 막상 자라가 없으니 너무 불편하고 그래서 그녀에게 보조피디 시켜줄테니 다시 일해라, 말하기 위해 자라의 집을 찾아간다. 음 근데 배우의 비서겸 매니저가 피디로 진급하는게 어떻게 가능한건지 잘 모르겠다. 뭐 그렇다니까 그냥 그런줄 아는거다. 어쨌든 그래서 예정에 없이 이 유명한 배우,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얼굴 잘생기고 몸 좋은(이 영화의 설정에서 그렇다) 이 크리스가 자라의 집에 방문을 하는데, 그 집에 자기가 만나러 간 자라는 없고, 자라의 엄마인 50세 여성 '브룩(니콜 키드먼)'이 있는거죠. 왜 내 부하 직원의 엄마가 니콜 키드먼 인가요??


자라는 외출중이고 오려면 몇 시간 있어야 하고 그러자 크리스는 여기서 기다려도 될까요, 묻고 그래 그럼 그럽시다, 하면서 크리스와 브룩은 대낮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하는데...(네?) 서로 말이 잘 통한다는 걸 확인하게 되는겁니다. 네... 대화는 주로 잘생기고 예쁜 여자들 사이에 잘 통하는 법이죠. 흠흠. 그래서 술도 마시고 취했겠다 대화도 재미있겠다 서로 가까이 앉았겠다..아니 그런데 처음 본 사인데 왜이렇게 가까이 앉는거야? 모를일... 아무튼 그래가지고 서로 만난 첫 날 대화 즐거워 서로 상대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해 분위기 무르익어.... 키스를 하게 되고(얼라리여~~~)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침대로 갑니다. 네... 이 과격한 여성은 남성의 위로 가서는 남성의 티셔츠를 찢어버려요. (참고로 섹스 하면서 옷 찢는거 싫어합니다. 환경파괴..) 그런데 마침 그 때 집에 돌아온 자라는 '엄마! 엄마!' 하고 몇 번이나 부르면서 집 안을 돌아다니다가, 그 말 못듣고 섹스에 열중하고 있는 자기 엄마와 상사의 섹스..를 목격하게 되는데...



자라는 분노하고 충격에 빠진다. 

가뜩이나 제멋대로 상사가 마음에 안들었거든. 게다가 여자들하고 어떻게 만나고 헤어졌는지도 다 아는데 엄마한테 상처줄 수도 있잖아? 엄마 도대체 그 남자랑 몇 살차이야, 스무살 차이는 나지 않아? 했더니 엄마는 열여섯살 차이나, 라고 한다.


이 영화의 설정이 그전에 보았던 '앤 해서웨이' 주연의 <너라는 개념>과 상당히 닮아있다. 뭐야, 이거 트렌드야? 두 영화에서 모두 딸 하나와 함께 사는 싱글맘인 여성이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슈퍼스타 남자랑 사랑에 빠지거든. 둘중에 어떤 영화가 먼저 나온건지, 다른 하나가 이전 것의 영향을 받은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50세의 니콜 키드먼은 16살 차이나는 딸의 상사와 사랑에 빠지고 그 남자는 슈퍼스타 였다. 모든 여자들이 이 남자를 흠모하는데, 그 약발이 안먹히는 여자가 극중 브룩이었다. 그녀는 이 세계적인 스타의 영화도 본 게 없거든. 그녀는 그가 출연하는 슈퍼히어로 영화에는 관심이 없고 이미 책을 출판한 적이 있고 퓰리처 상을 받은 적 잇는 작가였던 거다. 크리스는 자신을 잘 모르는 이 여성, 그런데 너무나 지적인 이 여성에게 속절없이 끌려가고 이번의 이 감정은 그간 다른 여성들을 만났던 것과 다르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자라는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 너무 화가 나고 속상하다. 그 둘이 헤어지길 바라서 그 남자에 대해 엄마에게 폭로하기도 하면서 이 관계에 끝을 가져오려고 하는데, 영화에서 갈등은 필수적인 법. 브룩과 크리스는 이별을 받아들이려고 하고 뒤늦게 자라는 반성하며...


참 인상적이었던 건 이별 후에 브룩에게 대학에서 교수직 제안이 들어왔고 브룩은 그걸 받아들였으며 그래서 그 일을 하기 위해 이사를 가야 한다는 거였다. 역시 여자는 똑똑하고 봐야 하는구나. 나이 오십에도 새로운 일자리를 제안 받는다니, 너무 좋지 않나. 이별을 하고 아픈 가슴 추스르기 위해 선택하는 게 교수직 받아들이는 거라니, 졸라 근사하잖아. 물론 이런 일은 아무에게나 일어나진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교수직을 제안받는 50세 있을 수 있고, 매일 필라테스를 하는 것 같은 몸매를 가진 (영화속에 등장하는 대사다) 50세 당연히 있을 수 있고, 슈퍼스타랑 사랑에 빠지는 50세 있을 수 있고, 16세 연하의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50세 있을 수 있는데, 이 모든게 한 사람에게 집중된다는 건 좀 .. 영화잖아? 당장 나만해도 일을 그만두고 50세에 새로 일을 찾게 된다면, 그것이 교수직은 아닐 것이다. 오 신이시여. 교수직이 나에게 들어오지 않을 뿐더러 들어올만한 어떤 전문적인 지식도 내게 전무하다. 나는 어느 순간 퇴사를 할것이고 나를 먹여살릴 건 나이니까 일자리를 다시 구하긴 할 것인데, 내가 생각하는 몇 개의 일자리 중에 교수는 없다. 그건 내가 될 수 없는 것이라는 걸 아니까. 나는 아마 경력단절의 상태로 최저시급을 받으면서 일하는 걸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될 것이다. 좋다. 내가 최저시급 받으면서 일하다가 어떻게 해서 연하의 남자랑 사랑에 빠졌다고 치자. 그런데 그 남자는 그렇다면 어떤 남자일까? 그가 영화에서 브룩에게 그랬던 것처럼 인적 없는 바닷가의 외딴 별장으로 나를 데려갈 수 있는 사람일까? 글쎄다. 아... 나는 왜 진작 공부해두지 않았을까. 아니, 너무 뽀대 작렬이잖아. 남자랑 뜨겁게 사랑하다 헤어졌는데 '너 교수 좀 맡아주지 않을래?' 라는 제안이 들어오다니. 진짜.. 뽀대 미쳤다. 그런데 내가 앞으로의 그런 생활을 위해 지금 교수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한다면.... 정말 미친듯이 열심히 공부해서 학위를 따고 유학 다녀오고 그러면... 아마 그걸 무사히 마친다고 하면..... 교수직 제안이... 70세에 들어오게 될까? 그런데 지금 안하면 70에도 교수직 안들어오잖아? (그래서 하겠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아무튼 교수 멋지다는 얘기다.

나는 오십세의 여성이 34세의 슈퍼스타 잘생긴 남자 만나 뜨겁게 사랑하는 것보다,

이별 후에 교수직 들어오는 게 너무 근사했다. 개꿀이야... 너무 좋네. 아니 그건 그녀의 실력이고 능력이지. ㅋ ㅑ ~


그건 여러모로 뽀대나는 일일 것 같다.

이를테면 우연히 길에서 헤어진 남자 만났는데 이런 일 벌어지지 않겠나.


"어...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응.. 프린스턴 대학에서 아이들 가르치고 있어."


혹은,


"오랜만이네. 대학에서 아이들 가르친다는 말 들었어."

"응. 맞아."



뽀대나지 않나여... 


뭐 그정도의 뽀대는 나지 않겠지만 나름 걍 열심히 살아야겠다. 음 그리고 영화 보면서 계속 생각한건데 니콜 키드먼은 진짜 작가가 안어울린다. ㅋㅋ 어쩐지 안어울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가라는 직업에 잘어울리는 건 에세이의 신 이유경 작가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영화속에서 니콜 키드먼 앞머리 너무 거슬린다. 내가 귀에 꽂아주고 싶어서 미치는 줄 알았다. 도대체 머리 왜 그렇게 한거야. 더듬이같아. 으으..


조이 킹은 너무 예뻤다. 특히 엄마와 남자친구의 섹스를 목격했을 때와 자신의 상사가 엄마와의 밤 시간 언급할 때 빡쳐서 듣기 싫어하는 연기 진짜 너무 잘했다. 으하하하하. 



영화속에서 브룩은 11년전에 남편과 사별했다. 그 후에 연애는 지금 이 남자, 크리스와 처음. 자신에게 이런 연애 감정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게 반갑고 좋다. 너무 그에게 푹 빠질까봐 걱정도 된다. 그를 만나서 저녁만 먹고 들어오려고 했지만 그게 또 그게 안돼, 만나기만 하면 자꾸 신체접촉을 하게 된다. 여기가 어디든 우리 둘만 있는 것 같고 너에게 속절없이 끌려가는 나, 왜 너만 보면 내 몸은 너에게 들러붙는걸까, 왜 우리는 만날 때마다 육체적 접촉을 하지 않는 때가 없는가..... 참... 좋을 때다. 그래, 그런 때가 있는거다, 인생에, 어느 한 순간에는 말이다. 그 때네, 지금. 그래, 행복하시라.



나는 뽀또를 한봉지 까먹었다. 그전에는 약과도 먹었다(feat.알라딘). 점심은 뭘 먹을지 생각해야겠다. 대식가 되는 거 , 그거 일도 아니지.

아무튼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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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07-04 11: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등장한 에세이의 신 이유경 작가🤣🤣🤣🤣🤣 작가님 다음 책 좀 쓰시라니까요 그럼 어떤 제안이 들어올지 누가 아나요!?!

다락방 2024-07-05 10:36   좋아요 1 | URL
제안이 들어오면 언제나 늘 준비되어 있어야 하기 땜시롱 이렇게 자주 페이퍼를 쓰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될 필요는 없긴하죠, 이미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 제안만 들어오며 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이 잊지 않도록 가끔 에세이의 신 언급해주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7-04 12: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뽀대나는 에세이의 신 이유경🤣🤣🤣

다락방 2024-07-05 10:36   좋아요 1 | URL
어떻게, 뽀대 좀 나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치니 2024-07-04 15: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어는...미쿡 영화 볼 때마다 제일 희한하다고 생각하는 게, 어찌하여 대부분의 50세 또는 그 이상의 여성도 성욕이 왕성할까...입니다...
16세 이하의 정력과 겨뤄도 충분한 그런 성욕...50세에서 가능한지 항상 그게 궁금....

blanca 2024-07-04 16:00   좋아요 1 | URL
ㅋㅋㅋ 핵심을 찌르셨네요...

다락방 2024-07-05 10:37   좋아요 0 | URL
왜 그런 말도 있었잖아요. 한국에서 여성들에게는 노섹스 운동이 가능한데 미국에서는 노섹스 운동은 불가하다고. 여자들도 섹스를 너무 좋아해서... 저는 이제 머릿속으로만 섹스해도 피곤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07-04 15: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세이의 신 이유경 작가....🤣🤣🤣


그나저나. 니콜 키드먼은 그렇다 치고 저 남자가 34세의 잘 나가는 배우라고요? 40대 아저씨 같은데!

다락방 2024-07-05 10:38   좋아요 1 | URL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는 지점은 다르긴 하지만, 저도 저 남자배우에게 전! 혀! 매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blanca 2024-07-04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초반 오 분 보고 볼까 말까 중인데 봐야 하나요? 저는 저 남자 주인공 적어도 사십대 중반이라고 생각했는데 삼십대 설정이라니! 이런 내용이었군요. 끝까지 한번 봐야겠네요.

다락방 2024-07-05 10:43   좋아요 0 | URL
지금쯤이면 다 보셨을까요? 전 재미있게 봤어요. 라스트씬이 좀 허무맹랑하긴 했지만 ㅋㅋ
그런데 ‘자라‘의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가족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그런 점이 좋았습니다. 후훗.

moonnight 2024-07-04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0세 엄마가 니콜 키드먼.. 거기까지만 했어도 34세 배우가 좋아하는 거 이해되었을텐데(외모지상주의 죄송-_-;) 퓰리처상 작가에 교수님. 핫핫핫;;;

다락방 2024-07-05 10:4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엄마가 니콜 키드먼 이라니. 맙소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딸도 극중에서 그런 엄마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부분이 나오거든요. 이해합니다. 하아-

단발머리 2024-07-04 2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게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를 염두에 둔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도 최근에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최근 아니죠? ㅋㅋㅋㅋ ) 연상연하 커플(이 경우 여성이 연상입니다.)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많이 나오는 거 같아요. 40대 여성을 타켓으로 한 거라고 전 생각합니다. 근데, 40, 50대에도 여전히 매력적이고 건강하기가 어디 쉽습니까. 게다가 예쁘기는... 얼마나 어려운 일이던가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우린 예전의 (죄송합니다, 예전 분들) 4,50대보다는 덜 ‘늙었다‘고, ‘늙어 보인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게 가능할 것도 같지만....

역시나 저도 50대의 교수 제안이 제일 멋지네요. 대학-대학원-외국 박사학위에 모교로 돌아오는 이 과정이 하나라도 어긋나면 교수 되기 어렵잖아요. 점점 교수들이 젊어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더라구요. 하지만 그보다 더....

에세이의 신 이유경 작가는 니콜 키드먼보다 훨씬 더 작가다운 작가 아니겠습니까. 거기에 힘을 보태보기로 해요!!

다락방 2024-07-05 10:46   좋아요 1 | URL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의 중년 여성들은 충분히 자기 인생을 설계할 수도 선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영화의 흐름이 있는건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저는 이 흐름이 싫진 않습니다. 다만, 상대가 어째서 슈퍼스타이냐... 는 좀 갸웃하긴 합니다. 일반인 남자로 해줘도 될텐데요. 슈퍼스타로 해버리는 바람에 너무 현실에서 동떨어져 버린달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어릴때부터 교수란 직업이 참 멋지다고 생각했거든요? 그게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일인 걸 알았다면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해볼걸.... 이라고 하지만 그 때로 돌려놔도 안할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교수란 직업을 그냥 멋있어하는 게 제 역할인가 봅니다. 그보다는 말씀대로 더 나은 작가가 되는 쪽으로 방향을 잘 잡아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며칠전부터 맥북이 말썽이었다.

고장난 건 아닌것 같고, 내가 구글 계정에 로그인만 할 수 있다면 해결될 문제인 것 같았다. 맥북을 하다가 화면이 자꾸 옆으로 갔다 오는데, 그게 구글 계정이 한 쪽에 로그인하라고 떠있어서 그런 것 같은거다. 그러나 컴맹인 내가 보기에 그렇다는거지 그런지 아닌지는 제대로 알 순 없었다. 일단 그 추측이 맞는지 보려면 구글에 로그인을 해야하는데, 비밀번호가 몇차레 틀렸다며 로그인이 되지 않았고, 하는수없이 나는 피씨에서 비밀번호를 재설정했다. 아이폰에서도 지메일 비번 몰라 튕겨나와 있다가 이제 비번 재설정 했으니 되겠지, 하고 로그인을 하려니 폰으로 보낸 2단계 인증 메세지를 확인하라는거다. 그런데 폰에서는 로그인되어 있지 않으니 앱을 열 수가 없어. 그래서 폰으로 이미 변경한 비번 누르면 또 폰으로 2단계 인증하래. 니가 폰인데 왜 또 폰으로 인증하라는거야? 답답하네... 이걸 누구한테 물어야 하나. 스트레스 받다 검색해보니 2단계 인증을 해지할 수 있다는거다. 그래 이걸 햬지하자, 하고 방법을 보니 어쨌든 폰에서 로그인을 해야해. 그런데 폰에서 비번을 누르면 2단계 인증을 하래. 야 이 씨...


이렇게 며칠을 지내다가 검색으로도 해결 못하고 나는 이런거 진짜 잘 모르겠고 주변에 컴퓨터를 잘 아는사람은 있지만 그 사람은 구글과 애플에 대해서는 모를 거라는 강한 추측으로 인해 그 사람한테는 묻지도 못하고 이걸 어쩌나, 하다가 애플 매장을 가기로 했다. 이 옆으로 화면이 휙 갔다오는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하면서 겸사겸사 물어보자, 하고 찾아갔는데 가서는 당장 볼 수 없으니 예약을 하자 했고 그렇게 예약한 날이 토요일이었다. 나는 맥북을 들고 가 문제를 이야기했고, 지난번 방문때 혹시 그 장면 녹화가 가능하면 해달라, 해서 녹화한 걸 보여주었다. 애플 직원은 일단 기계 점검을 해보자며 해보았는데 기계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아마도 지금 데스크탑에 이 구글 화면이 켜있어서 그런 것 같다는거다. 그래서 내가 바로 이때다 싶어서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걸 강하게 의심하는데, 그런데 제가 이걸 로그인을 못하겠어요.. 하면서 내가 받았던 스트레스에 대한 걸 얘기했다. 그래서 이걸 어떡하죠? 직원은 다시 시도해볼 수 있겠지만 그러나 구글에는 개인정보가 없으므로 그 계정을 버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나 역시 최후엔 버리는 걸 생각했고(구글계정으로 받는 이메일도 특별히 없으니... ) 그렇지만 버리면 살짝 골치아파지지 않을까 해서 새로운 계정을 만들었지만 옛 계정을 살리고 싶었던 터, 그런데 막상 애플 직원이 계정 버리는 가능성에 대해 얘기해주니, 그래 그러면 버리자, 라는 마음이 어쩐지 더 잘먹어지는거다. 흐음.. 아무튼 그런데 애플 직원은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해볼까요?' 하면서 차근차근 처음부터 해나갔고 그러다 이내 내가 마주했던 문제의 화면을 보게 됐고, 그 때 애플 직원의 선택은 '여기서 이걸 누르지 말고 이걸 눌러봅시다' 하면서 그 다음을 진행하고 또 진행하고... 하다가 아니, 마법처럼 구글 계정을 복구하게 되었습니다. 만세!!


나는 두 손을 합장하고 직원에게 꾸벅 인사했다. 감사하다고 재차 인사했다. 직원은 막 웃으면서 구글계정 살려서 다행이라고 했다. 그리고 기계상 문제는 없으니 혹시 사용하다가 그 문제 다시 나오면 그 때는 빽업하자고 했다. 내가 볼 때 화면 움직이는 그 문제는 다시 나타나진 않을 것 같다. 정상적으로 로그인돼어서 따로 떠돌던 화면이 사라져버렸거든. 아, 진짜 앓던 이가 빠지는 기분이었다. 이런거 진짜 나는 모르겠고 그런데 애플 매장 들고가서 물어봐 해결할 수 있었던 나 칭찬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와 읽기로 한 [듄3] 을 6/30 아침에 다 읽었다. 만세!!

읽기로 약속했으니 읽었지만, 정말 나랑은 맞지 않는 책인 것 같다. 듄 자체도 그렇지만 판타지 자체가 그래. 나는 해리포터도 2권까지 간신히 읽었지만 정말 아무런 재미도 발견할 수가 없었어. 듄 역시 왜 읽어야 하는지를 모르겠더라. 재미도 없고 나에겐 의미도 없어.. 판타지는... 나에겐 다 뻥처럼 느껴져서 재미가 없나? MBTI 에 그 유명한 갈매기 그림에서 N 은 저기 저 바다 너머엔 뭐가 있을까 궁금해하고 S 는 지금 우리가 새우깡을 얻어 먹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데, 여기에서 갈라지는 걸까? 나는 새우깡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 책을 같이 읽자고 한 E 는 저 너머가 궁금한 친구. 달 사진을 찍고 싶어하고 우주 영상을 찾아보는 그런 친구다. 나는 인스타에 술안주 만드는 영상이 자동추천 돼.... 


그런데 내가 판타지를 싫어한다고 하지만, 뱀파이어랑 늑대인간은 겁나 끌리는데? 애니타 시리즈랑 수키 시리즈 얼마나 사랑하게요? 에드워드는 또 어떻고? 그래서 토요일에 E 를 만나 이 얘기를 했다. 나는 진짜 판타지 너무 재미없는데 그런데 왜 뱀파이어는 재미있어하지?? 하고. 그 때 E 가 내게 그랬다. 너는 뱀파이어를 판타지로 생각하지 않고 현실가능한 연애 로맨스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오 마이 갓.. 틀리지 않은 분석이다. 왜냐하면 나는 에드워드 벨라 아주 재미있게 읽으면서 그랬거든.


'아무리 에드워드 사랑해도 나는 뱀파이어는 되지 않을래. 나는 인간으로 살래.' 라고...


듄이나 해리포터 읽으면서는 '나라면, 나는' 이거 안되지만, 뱀파이어 읽으면 '나는' 이 되어버리는... 하아-



그건그렇고, 이 듄 3에서는 '알리아' 라는 캐릭터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남자주인공이자 제국의 왕인 '폴'의 여동생인데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여차저차 해가지고 태어나는 순간부터 아주 많은 사람들의 역사를 갖고 태어나고 아이이지만 어른의 생각과 어른의 말을 하는 존재가 알리아이다. 그런데 이 알리아가 내면에서 들리는 그 무수한 목소리들 중에 악인의 목소리에 동화되고 그래서 '귀신들렸다'는 말을 듣는 독재자가 되는데, 알리아의 삶이 비극인거다. 알리아를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다들 미워해. 독재자이고 귀신들렸다고 미워하고 주인공들의 적이 되는데, 여기서 딥빡 와버리는거다. 아니 어릴 때 엄마는 두고 도망가고 오빠도 제 살 길 찾아 떠나버려놓고, 그래놓고 흑화했다고 욕하고 죽이고 싶어하는 거 너무 지랄스럽지 않냐? 어쩐지 나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생각도 나는 거다. 어린 브리트니 스피어스 추앙해서 인기 폭발 시킨 것도 대중이지만 성적대상화 시킨 것도 대중이고, 그런데 스피어스의 행동 하나하나마다 어리석다고 욕하는 것도 대중이고. 여하튼 그랬다. 


듄은 그 배경 설정에 있어서는 정말 대단하다. 어마어마한 미래의 삶의 공간을 만들어낸 것도 대단하고 거기에서 쓰이는 언어나 또 문화 식물 등에 대한 새로운 상상도 모두 대단하다. 매꼭지마다 듄 행성의 어록, 경전, 전기, 성경 기타등등에서 인용되는 구절들을 보노라면, 작가는 애초에 이런 것들 먼저 다 써두고 시작한 게 아닐까 싶어진다. 듄을 쓰기 위해 미리 써둔 책은 더 많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작가의 서재를 가보면 듄을 위한 자료들이 넘쳐나지 않을까. 그렇지만, 지난번 가부장제 때문에 빡쳤던 것처럼, 기본적으로 남자가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작가의 마인드는 그대로인것 같다.


쌍둥이로 태어나도 더 강한건 남자쪽이고

아들은 엄마를 내칠 수 있을만큼 더 강해지고

그런데 어쩌다 착한 여성 하나 나오면 그 여성은 일찍 죽고... 하여간 영 별로인데, 나는 그보다 더 싫었던게 작가의 근친상간 집착이었다.


작가는 이 행성에서 이 가문에서 이 상황에서 근친상간이 답일 수 있다고 계속 언급하고 주인공들의 입을 빌어  그건 안된다고 한단 말이야? 이게 어떤 느낌이냐면, 그 왜 영화 아메리칸 뷰티에서 동성애를 너무나 혐오하는 아버지가 사실 자신에게 동성애 성향이 있어서 그걸 감추려고 했던 것처럼, 근친상간 안된다고 말하면서 그런데 근친상간을 머릿속에서 놓지 못하는, 기어코 어떻게든 이걸 하긴 해야겠는 그런 느낌이랄까. 결국 3권의 끝에서는 .. (스포일러 금지) 


하여간 좀 그랬다. 



작가 버지니아 앤드류스는 자신의 작품 [다락방의 꽃들]을 비롯해 여러 작품에서 근친상간을 노골적으로 그려낸다. 안된다고 하는게 아니라 얘네가 이 상황에서 이랬어, 라고 아예 보여주는거다. 실제 작가 자신이 장애를 가지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다락방에 갇힌 아이들을 그려냈다고도 하는데, 작가가 근친상간을 그려냈다고 해서 비윤리적이라거나 징그럽다거나 한게 아니라, 작가의 삶이 더 궁금해진단 말이지. 일전에 정찬 책 리뷰 하면서 작가마다 천착하는 주제가 있는 것 같다고 했었는데, 그렇다고 봤을 때 정찬은 폭력이었다면 이승우는 아버지와의 관계이고 버지나아 앤드류스에겐 근친상간 이었던건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드는거다. 작가는 글로써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면이 있지만,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독자들이 알아채는 것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폭력을 묘사한다고 작가가 폭력의 편이 아니라는 것쯤은 책을 읽다보면 독자가 알아챌 수 있는 거다. 보여주고자 하는 면을 독자가 보는 것도 맞지만, 보여주려고 하지 않았던 것까지 독자가 알아채기도 한단 말이다. 쉽게 결론내자면, 근친상간을 그려내는 버지니아 앤드류스는 좋았지만 근친상간 안된다고 말하는 프랭크 허버트는 싫었다는 거다. 나의 도덕과 나의 윤리는 근친상간 반대이지만, 그런데 책을 읽고는 버지니아 앤드류스의 편이었다고. 내가 무슨말 하는지 알쥬? 




책을 샀다.

















우연히 [헤어진 다음날, 달리기] 라는 책의 존재를 알게 됐다. 

요즘 달리기라는 행위에 대해 꽂혀서 책들도 보고 있는데, 아니, 무려 웹툰에다가, 무려 '헤어진 다음날' 이래. 이건 읽어야해! 해서 부랴부랴 샀는데, 어제 읽고 백자평도 썼지만 너무 재미있다! 주인공은 사내연애하는 과체중 남성인데 여친에게 차인 뒤 괴로워하다가 베프의 달리기 생활을 보고 자기도 달려보기로 한 것. 처음엔 너무 힘들었지만 계속 달리다보니 살도쫙쫙 빠지고(정말?) 달리기 경험으로 블로그 써서 인기도 끌고 그리고 마라톤 경기도 나가게 되는, 그런 내용이다. 이 남자가 인기도 끌고 슬림해지고 그러니까 헤어진 여자친구는 갑자기 그가 아쉬워지고.. 여하튼 재미있다. 그런데 2권은 왜 안나오나요??


[마라닉 페이스]도 달리기 얘기라 샀다. ㅋㅋㅋ 

내가 도수치료 받느라 달리기를 못하고 있었는데 흑흑 너무 뛰고 싶은거에요. 게다가 [헤어진 다음날, 달리기] 읽고나니 더 뛰고 싶어져서, 어제는 오랜만에, 3주만이었나, 뛰러 나갔다. 오후였고 한 초등학교로 갔는데 너무 떨리는거다. 오랜만이라서 10분은 달릴 수있을지... 그게 너무 걱정되는거다. 달리기 리듬, 다 까먹지 않았을까, 다 깨지지 않았을까, 하고. 그래, 오랜만에 달리는만큼 무리하지 말자, 10분 달리고 힘들다면 거기서 멈추자, 나는 아직 치료받는 중이야, 그리고 천천히 달리자, 속도에 집착하지 말자, 하고 달렸는데, 아니 30분 거뜬하게 달려버린 나, 뭐죠? 물론 속도는 엉망진창이었지만, 그래도 걷지 않고 뛰었다!! 이렇게나 오랜만인데 내가 30분을 쉬지 않고 달렸어!! 너무 씐나는거다!! 씐나서 뭐 먹었는지는 조만간 삼시세끼 게시판으로 찾아뵙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위의 책들을 샀다. (왜 샀는지 쓰기 귀찮네 -_-)



아니, 그런데 얘들아. 내가 이렇게 책을 사면 안된다. 이거 볼래?



재벌... 이었던건가,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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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7-01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리기에 진심인 다락방님! 달리지 못해 달리기 책 읽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최근에 어떤 유튜브 동영상에서 (출처가 너무 없어보이네요 ㅋㅋㅋㅋㅋ) 달리기와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의 연관성 듣는데, 와... 안 달리면 안 되겠더라구요. 그러나, 나는 걷지도 않는 사람.

해리포터 1권만 2번 읽은 사람으로서, 다락방님의 듄 읽기가 얼마나 힘들지 약간~~ 이해가 되고요. 근데 저도 이 책, 이 시리즈는 꼭 읽어보고 싶어요. 그니깐, 숙제 1.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 듄 3. 파운데이션 ㅋㅋㅋㅋㅋㅋㅋ 4. 어스시 시리즈

저거 딱 보세요. 다락방님은 재벌입니다. 재벌이 확실해요!!!!!!!!!!!!!!!!!!!!!!!!!!!!!!!!!

다락방 2024-07-02 07:42   좋아요 1 | URL
저 웹툰인 [헤어진 다음날 달리기] 도 보면 [본 투 런] 이란 책 인용 되거든요? 그 책이 아마도 단발머리 님이 말씀하신 인간은 달려야만 한다..는 내용의 책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사려고요... (응?) ㅋㅋㅋㅋㅋㅋ

저랑 듄 같이 읽는 친구는 듄이 재미있고 요즘 자기는 듄 생각만 한다고 하더라고요. 다른사람 리뷰도 좀 보고 싶은데 듄 책 읽고 쓴 리뷰는 의외로 없다고... 단발머리 님, 듄 읽고 리뷰 써주시죠!! ㅎㅎ

그럼 이만 재벌 다락방은 물러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4-07-01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매년 재벌 갱신 ㅎㅎㅎ
계정이 한 개만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하신 것 같은데!!

다락방 2024-07-02 07:43   좋아요 1 | URL
네, 다른 계정 보니까 그건 5백만원돈 되더라고요? 아무튼 매년 재벌 갱신하는 다락방 입니다. 맙소사, 오천만원을 책에 쓰다니 ㅠㅠ 진짜 .. 어휴 ㅠㅠㅠㅠㅠㅠ 그 돈이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앞으로 안쓰는 방향으로 해보겠습니다!!

독서괭 2024-07-01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저 재벌과 서친이어서 너무 좋아요 ㅋㅋㅋㅋㅋ
저 MBTI S, 새우깡파이지만 해리포터는 재밌었거든요. 근데 완전 새로운 배경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요. 해리포터처럼 현실 지하철역에서 뿅 마법세계로 가고 이런 게 좋더라고요 ㅋ
다락방님 달리기 지속하고 계시군요~ 30분 너끈히 달리는 사람! 멋져요!!
아 근데, 저번 글에서도 허리 아프다고 하셨는데.. 도수치료 받으시는군요? 저 한동안 허리 아파서 물리치료 다니고 주사 맞고 약먹고 그랬는데, 결국 코어 근육을 키워야 해결되더라고요. 코어가 약한 상태로 달리기를 하니 아팠던 것 같고, 홈트 꾸준히 한 이후 1년 동안 허리가 아프지 않고 있습니다! 다락방님도 근력운동 고고~~

다락방 2024-07-02 07:46   좋아요 1 | URL
새우깡파가 현실적이라고 한다면 그 새우깡파중에서도 독서괭 님은 적당한 새우깡을 원하고 저는 아마도 많은 새우깡을 원하는 쪽이 아닐까 합니다. 현실 지하철역에서 어딘가로 가는것... 도 재미없어하다니.. 전 무조건 새우깡 많이 먹어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간 달리기 지속하진 못했고요 ㅠㅠ 사실 병원에서는 당분간 달리지 말라고 했는데... 제가 너무 달리고 싶어서 오랜만에 달려보았습니다. [헤어진 다음날 달리기] 보니까 또 너무 달리고 싶어져서.. 하하하하하하하. 저는 골반뼈가 기울어서 아픈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걸음도 뒤뚱뒤뚱 걷는다고... 바른 자세가 중요하대요. 그리고 도수치료로 기울어진 골반뼈도 좀 맞춰주고요. 이놈의 골반뼈가 왜 기울었을까요? 엉덩이가 너무 크고 무거워서 그런걸까요? ㅜㅜ

잠자냥 2024-07-01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락방아 우리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자!!

다락방 2024-07-02 07:46   좋아요 1 | URL
그 점이라면 아마 문제없지 않을까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4-07-01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은 재벌 맞습니다!
미래가 기대되는 재벌~~
제가 읽은 책도 보여 반가운 책탑입니다^^

다락방 2024-07-02 07:4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서재 재벌 다락방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4-07-02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우리 시에 이사 오세요.
아마도 책 구매 순위 1등 하실 것 같아요.ㅋㅋ
전 다락방 님보다 구매 금액이 적은데도 100등 했더라구요.ㅋㅋㅋ
그래도 저 책 구매액이 참 부럽습니다.
삶의 소비 중 가장 값진 소비가 아니겠습니까?
한편으론 저 돈으로 다른 걸 샀더라면? 그런 마음이 들겠지만 저 숫자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숫자에요. 분명 그럴 겁니다.ㅋㅋ
그래서 지금의 다락방 님이 건재하신 거구요.
앞으로의 다락방 님의 미래가 저도 더욱 촉망됩니다.
거기다 달리기까지 하는 재벌이시라니!
모쪼록 무리하시지 말고 살살 달리세요.
이젠 코어 근육 조심해야 할 나이ㅜㅜ

다락방 2024-07-03 08:55   좋아요 1 | URL
값진 소비..가 과연 맞는걸까요? 저 사두고 안읽은 책이 천권은 되는것 같은데요? 이것은.. 정녕 값진 것입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앞으로는 사둔 책을 부지런히 읽어야겠어요. 제발 그만사고요. 아놔 진짜.. ㅠㅠ
저 돈이면 .. ㅠㅠ 뭐 어쩌겠습니까. 피가 되고 살이 되도록 하는 일은 저에게 달린거지요. 저 돈을 책에 투자한만큼 제 온 몸에 책이 스며들도록 읽자, 읽자, 부지런히 읽자. 그만 사고 읽자 제발..

아무튼 달리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빠샤!!

nada 2024-07-06 07: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벌이셨군요.ㅋㅋ 달리는 여자 정말 매력적이에요.
저는 헬스를 시작했습니다.
안해본 것 목록에 플라잉요가 폴댄스 아르헨티나 탱고 이런게 있는데 일단 만만한 헬스부터 해보려고요.
저같은 멸치도 과연 근육이 생길지 두고봐야죠.
달리는 삶, 응원합니다!

다락방 2024-07-07 13:27   좋아요 0 | URL
오오, 나다 님! 근사합니다! 뭐든 시작하면 잘 해내시는 분이니 헬스로도 분명 금세 좋은 효과를 보실 거라 생각됩니다. 근육인간으로 거듭나시길 응원합니다!!

고양이라디오 2024-07-22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듄 3> 저도 비슷한 감상입니다. 알리아가 흑화한 것도, 흑화 후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는 것도 좀 그랬어요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