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1 세계문학의 숲 17
에밀 졸라 지음, 박명숙 옮김 / 시공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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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라 진짜 너무 재미있게 쓰는거 아닌지.
백화점의 탄생과 소상공인들의 몰락 그리고 신념.
자본주의의 흐름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가진 주인공들과 그 흐름에 몸을 맡겨 둠칫 두둠칫
백화점 안에서의 인간들에 대한 다양한 모습까지, 진짜 너무 재밌다.
그리고, 사랑을 그대 품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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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9-23 17: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졸라 재밌는 졸라! 저도 이거 읽어야 하는데 발동동=33

다락방 2021-09-23 17:43   좋아요 4 | URL
아 너무 재미있어요 잠자냥 님. 잠자냥 님이라면 금세 후딱 읽으실 것 같아요. 저는 재난지원금으로 졸라를 살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9-23 17:52   좋아요 2 | URL
졸라 현명한 선택, 다부장!

제가 요즘 읽고 빨리 팔아치우려는 목적 땜에 정작 보관할 것 같은 재미난 책은 뒤로 미루고 있네요; ㅋㅋㅋ

다락방 2021-09-23 17:59   좋아요 3 | URL
아 저도 그렇더라고요. 팔아치울라고 하다보니 보관할 것 같은 책은 뒤로 미루게 되어서 뭐랄까, 재미없는 것 먼저 읽는 게 되어버린달까.. 그래서 중고 파는거에 연연하지 말자! 고 되새기지만 또 그게 잘 안돼요? 하하하하하

새파랑 2021-09-23 1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게 사랑을 그대 품안에 군요 😆

다락방 2021-09-23 17:58   좋아요 2 | URL
네, 바로 그렇습니다! 제가 2권까지 다 읽으면 페이퍼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오늘 페이퍼를 쓰려고 했는데 아침부터 보쓰한테 탈탈 털리는 바람에 멘탈이 나가버려서... 하아-

독서괭 2021-09-23 18: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졸라!! ㅋㅋ 졸라가 그렇게 재밌다고들 하시니 거참.. 어서 읽어봐야 할텐데요..
나쁜 보쓰!! 감히 우리 작가님의 멘탈을 털어 페이퍼를 못 쓰게 하다니.. 가만두지 않겠다 으르렁

다락방 2021-09-24 12:41   좋아요 1 | URL
독서괭 님, 일단 <목로주점>으로 시작하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목로주점 진짜 재밌어요. 근데 여인들의 행복백화점도 재미있으니, 그 두권중 하나를 일단 선택하셔서 졸라에 접근하세요! 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09-23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책이었나요????
사랑을 그대 품안에????
그날 정답을 맞춘 이가 있었나요??
저는 줄곧 차인표와 신애라 드라마가 자꾸 떠올라 아예 감도 못잡고 바로 포기 했었는데....ㅋㅋㅋ
백화점 안이라고 하니 겹쳐지는 부분이 있군요^^
작가랑 책 제목은 절대 안까먹겠어요ㅋㅋㅋ

다락방 2021-09-24 12:41   좋아요 1 | URL
네, 바로 이 책입니다. 그날 정답을 맞춘 이가 있었으니 바로 잠자냥 님이십니다. ㅎㅎ
백화점의 사장과 백화점 직원의 사랑이 사랑을 그대품안에 에도 있고 여인들의 행복백화점에도 있는 것입니다. 아, 행복백화점에서는 섹소폰 부는 남자는 없습니다 ㅎㅎ

책읽는나무 2021-09-24 13:31   좋아요 0 | URL
역시 다독가 잠자냥님 이시군요!!
근데 연륜도 있으셨군요?
힌트를 바로 알아채셨다는 건??ㅋㅋㅋ
그나저나 저 바로 아래 단발머리님 댓글 눈에 띄어 좀 웃고 갑니다.
여인들의 현대 백화점에서요ㅋㅋㅋ
저는 주로 롯데 아울렛 가는데....아울렛에서도 사랑이 있을 수 있으려나요?ㅜㅜ
책 재밌겠어요~^^

단발머리 2021-09-23 19: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졸라 책 이거 하나 읽었는데 넘 흐뭇하군요. 푸하하하하하하하! 기억은 1도 안 나지만요 ㅋㅋㅋㅋㅋㅋ 좋은 시간 보내시어요!

다락방 2021-09-24 12:42   좋아요 1 | URL
저 안그래도 찾아봤는데 단발머리 님이 ‘여인들의 현대백화점‘ 이라고 쓰셨더라고요? ㅋㅋ 그거 보면서 아 나도 백화점은 현대 가는데.. 했습니다. 가까워서요. ㅋㅋㅋㅋㅋ

Persona 2021-09-23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뜨는데 버퍼링이 있어서 다락방님의 졸라가 다른 의미인 줄 알고 깜짝 놀랐지 뭐에요. ㅋㅋ

다락방 2021-09-24 12:42   좋아요 1 | URL
졸라를 다른 의미로 써도 좋습니다. 졸라가 졸라 재밌다! 뭐 이렇게 말입니다. 하하하하하

꼬마요정 2021-09-24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너무 좋아요!! 졸라의 책 중 유일한 해피엔딩이라죠. 드니즈 멋져요 ㅎㅎ

다락방 2021-09-24 12:43   좋아요 1 | URL
뒤에가 좀 더 이어지길 바랐는데 너무 갑작스레 끝나서 좀 당황하긴 했어요. 그런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제가 드니즈라면 사장의 편지를 받고 저녁 식사에 응했을까 생각해보니 저는 응했을 것 같더라고요? 하하하하하.
졸라 너무 재미있어요!

꼬마요정 2021-09-24 13:52   좋아요 0 | URL
뒤가 더 있다면 분명 졸라는 비극으로 만들었을거에요. 전 그가 여기서 멈춰 준 게 다행인 것 같아요. 무서운 졸라 ㅎㅎㅎ

저도… 저녁식사에 응했을 거에요 ㅎㅎㅎ

기억의집 2021-09-24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이뻐 구글 돌려 보니 백화점 홍보 카드 그림이었나 봐요~ 현실을 예리하게 보는 작가는 백년이 넘어도 공감대를 형성하나 봐요. 다락방님 페이퍼 보고 찾아보니.. 이야기가 거의 요즘과도 비슷한가 봅니다~

다락방 2021-09-24 12:44   좋아요 0 | URL
네네, 맞아요 기억의집님. 안그래도 제가 그런 내용으로 오늘 페이퍼도 작성했는데요, 백화점의 자본의 흐름과 소비욕망을 부추기는 것들 그리고 그 안의 노동환경 같은게 1883년 이 책이 출간된 때나 지금이나 다른게 없더라고요.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공쟝쟝 2021-09-24 1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역시 난리 났어 졸라 라임 졸라 터져있을 줄 알았는 데 ㅋㅋㅋㅋㅋ댓글 클라스 졸라 잼남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9-24 12:44   좋아요 1 | URL
졸라가 재미있으니까 졸라 책에 달린 댓글들도 졸라 잼난거 아닐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성과 광기
필리스 체슬러 지음, 임옥희 옮김 / 위고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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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펀드한 책 오늘 받았고 표지 예뻐서 좋은데 <들어가기전에> 가 95페이지까지네요? 본문 시작은 99부터...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신돈 웃음)
자, 12월에 달려봅시다!! 고고씽!! (아직 9월 도서 100쪽도 못읽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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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9-23 16: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부터 보쓰한테 탈탈 털리고 퇴직금 계산했고(툭하면 해봄) 바쁘다. 흑흑 ㅜㅜ

책읽는나무 2021-09-23 19:47   좋아요 0 | URL
계산하면 얼마나 되나요?
1억이 안넘음 털린 멘탈 다시 부여 잡으심이???ㅜㅜ

다락방 2021-09-23 16: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토요일에 재난지원금으로 책 사러 갈것이다. 백팩 메고 갈것이다. 누구도 날 막을 수 없어!! 으르렁-

잠자냥 2021-09-23 16:42   좋아요 0 | URL
25만원 한방에 지른 책탑 원츄!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9-23 16:52   좋아요 1 | URL
저 그러고 싶은데 ㅋㅋ 들고 집에 가다가 허리가 나갈 것 같아서 제 몸을 아끼면서 질러보도록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09-23 19:50   좋아요 0 | URL
재난지원금으로 책 살 생각을 못했네요??
애들 학원비 내고,나머지는 야금야금 막 사먹고 다녔네요ㅜㅜ
이제 얼마 안남은 돈이라도 서점 가서 책 사야겠네요!!!!

오거서 2021-09-23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뎌 책이 나왔군요. 다락방 님이 누구보다 좋아하시는군요. 저도 웃음이 ㅎㅎㅎㅎ

다락방 2021-09-23 16:53   좋아요 0 | URL
무슨 서문이 100페이지에요. 미치겠다능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어쨌든 책을 받으니 좋습니다!

잠자냥 2021-09-23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돈 님, 저도 오늘 집에 가면 도착해있겠군요.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9-23 16:54   좋아요 0 | URL
빨리 읽고 싶은데 이건 아마 읽어야 할 책을 읽고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시험기간에 책 읽고 싶어지는 마음이랄까요? 호호.

단발머리 2021-09-23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표지 맘에 들어요. 제 책도 오고 있겠죠? ㅋㅋㅋㅋㅋㅋ 얼른 와라이~~~

다락방 2021-09-23 16:55   좋아요 0 | URL
저 왜 페미니즘의 투쟁 안읽고 있으면서 이거 읽고 싶어요? 하아- 인간이란 무엇인가..

독서괭 2021-09-23 18: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것은 여성주의책읽기 모임에서 아기다리고기다리셨다는 그 책?? 드디어 출간되었군요. 축하드립니다 ㅎㅎ

다락방 2021-09-24 12:40   좋아요 2 | URL
네 그러합니다! 드디어 받게 되어 좋은데 아니 책 만듦새가 좋더라고요? 그래서 더 좋습니다. 뜻밖에 하드커버 좋아요 ㅋㅋㅋㅋㅋ
 
아무튼, 산 - 이제는 안다. 힘들어서 좋았다는 걸 아무튼 시리즈 29
장보영 지음 / 코난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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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시리즈를 다 찾아읽는 것도 아니고 다 좋은 것도 아닌데 이 산은 참 좋았다. 작가 글솜씨도 너무 좋고 산에 대한 애정도 퐁퐁거리고 산에 대한 진심이 절절한데 그걸 읽는게 참 좋더라. 히말라야나 몽블랑까지 내가 따라가진 못해도 흙을 밟고 초록초록한 나무를 보는 일을 당장 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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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21-09-14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비오는 날 숲길이 걷고 싶어.

다락방 2021-09-14 19:15   좋아요 0 | URL
거긴 비왔구나. 여기는 너무 더웠어 낮에 계속. ㅠㅠ
 
네메시스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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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로스를 도대체 어째야할지 모르겠다. 내가 뭘 어쩔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러니까, 내가 좋아한다고 말하는 작가에 필립 로스는 속하지 않는다. 나는 누가 좋아하는 작가를 물을 때 필립 로스를 답한 적이 한 번도 없고 아마 앞으로도 좋아하는 작가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가 쓴 소설을 여러권 읽었고 그중에는 진짜 기막히게 감탄이 나올만큼 좋은 작품들도 있었지만, 그러나 동시에 어떤 불편함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도 [휴먼 스테인]이라는 그 놀라운 작품에서 그가 젊은 여자 페미니스트를 어떻게 다루었는지를 생각하면 너무 화가 난다. 그 글솜씨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나 생각하면 진짜 속상하다. 후.. 그래서 어떤 미운 마음이 내게 남아 있다. 그런데, 이 책 [네메시스]를 읽으면서는 정말이지 필립 로스를 미워할 수가 없다고 체념해야 했다. 이 소설은 정말 너무, 너무, 너무 좋다. 이 사람 뭐야 진짜, 뭔데 이렇게 글을 잘 쓰는거야.



소설의 배경은 아직 '폴리오'라는 전염병에 대해 백신이 발명되기 전이다. 폴리오의 공식 명칭은 'poliomyelitis'(회백척수염) 이고 우리가 소아마비로 알고 있는 것이다. 이 병에 걸리면 열이 나고 몸에 마비가 일어나며 오랜 시간이 걸려 회복이 되기도 하지만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버키 캔터'는 학교의 놀이터 선생님이다. 놀이터 선생님이라는 게 내가 대한민국에서 본 적이 없어 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노라니 체육교사와 방과후 교사를 합친듯한 느낌이었다. 그는 아이들에게 운동을 가르치고 편을 먹고 게임을 하게 한다. 그 과정에서 더 나은 동작과 바른 자세를 가르치고 또 태도를 가르친다. 그는 키가 작고 시력이 아주 나쁘지만 그러나 강인한 신체를 가지고 있고 운동을 잘하며 정직하고 용기있는 사람이라 학생들 모두가 그를 따르고 좋아한다. 그는 일찍 부모를 잃고 조부모의 손에 자랐지만 조부모로부터 사랑을 받았고 용기 있는 사람이 되는, 삶을 대하는 바른 자세를 교육 받아 무척 '바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폴리오라는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이 이 동네를 잠식해갈 때에도 그는 어떻게 해야 아이들을 건강하게 지킬 수 있을지, 이런 상황에서 더 나은 태도는 무엇일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안전에 대해 철저하게 신경쓴다. 


이렇게나 용맹하고 정직한 청년인 캔터는 사실 참전하고 싶었다. 자신의 친구들이 그랫던것처럼 참전하고 싶었고 그게 누구보다 자기가 원하는 일이었다. 게다가 그것이 자기에게 가장 잘 어울린다는 것도 그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시력이 너무 나빠 참전할 수 없었고, 친구들과 다른 젊은 남자들은 모두 전쟁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있는데 자기는 여기에 있다는 것이 그에게는 너무나 수치심이 들게 했다. 누구보다 자신의 남성성을 키워왔고 누구보다 남자답다고 스스로 생각하며 타인도 그렇게 보는데, 그런데 마을에서 보이는 참전하지 않은 몇 안되는 젊은 남성인거다. 자신 안의 그 수치심을 누르며 그는 그러나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한다. 아이들을 폴리오로부터 지키는 것, 늘 그랬듯이 건강한 생활을 하게 하는 것. 그러나 폴리오는 여지없이 이 학교 놀이터에도 찾아왔고 그가 함께 운동하는 아이들 중에서도 폴리오 전염병 환자가 생기며 사망하는 아이들도 생긴다. 캔터는 절망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은 아이들을 지켜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캔터에게 여자친구인 '마샤'가 자신이 머물고 있는 여름 캠프에 와 일하라는 제안을 한다. 여기는 안전해, 여기에 오면 나랑 둘이 있을 수도 있고, 여기에는 폴리오가 찾아오지 않아. 캔터는 고민 끝에 그러겠다고 해서 그곳으로 갔고, 거기에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캪프를 즐기는 건강한 아이들의 움직임을 보고 또 그들의 밝음을 느끼면서 바로 여기가 내가 있을 곳이구나, 여기가 너무 좋다, 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러는 틈틈이 그에게는 자신이 폴리오로 고통 받고 있는 아이들을 두고 왔다는 죄책감이 수시로 밀려든다. 그러다, 이 캠프, 지구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 같았던 이 캠프에도 폴리오 환자가 나타난다. 이 안전한 청정 지역에 어떻게 폴리오 환자가 생겼을까? 그건 나다, 폴리오 환자가 생겨났던 곳에 있었던 나, 내가 이곳에 폴리오를 가지고 왔다, 내가 그런 것이다, 라는 생각이 그를 괴롭히고 그래서 그는 검사를 받으러 갔다가 건강한 감염자라는 확진을 받는다. 그는 격리되고 그 후에도 48시간 동안 아무 증상이 없었지만, 이윽고 예의 증상들이 찾아와 그를 고통스럽게 만든다. 그리고 그가 자부하던, 다른 사람들 모두가 우러러보던 그의 건강한 신체는 힘없이 축 쳐지고 만다. 그는 재활훈련을 멈추지 않지만 끝내 그전의 몸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그런 그의 곁을 언제나 그의 할머니가 지킨다. 


마샤. 그의 여자친구 마샤는 그를 찾아와 우리가 원래 하려고 했던 결혼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러나 캔터는 그녀를 놓아주겠다고 한다. 아니, 너를 불구자의 아내가 되게 하지 않겠다. 좋은 집에서 밝게 자란 너에게 그런 고통을 줄 수 없다, 너는 나와 헤어져야 한다, 고 그는 말한다. 마샤는 그것이야말로 이기적인 거라고, 왜 나의 진심을 몰라주냐, 우리가 함께할 수 있다고 항변하지만 캔터는 자신이 그녀를 위하는 길은 그녀를 떠나는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그녀를 밀어낸다. 그처럼 꼿꼿한 사람이 내릴 수 있는 최선의 결말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후의 그의 삶은 결국 혼자 지내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 부분에서는 나 역시 캔터의 선택이 옳았다고 보고,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내가 만약 캔터의 입장이었다면을 생각했을 때 같은 결정을 할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마샤의 반박을 읽노라니, 내 선택이 과연 상대를 위한 것이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네가 폴리오에 걸렸다고 해서 터무니없는 소리를 해도 되는 권리가 생긴 건 아니야. 너는 하느님이 뭐하는 분인지 알지도 못해! 누구도 모르고 알 수도 없어! 너는 우둔하게 굴고 있지만-사실 너는 우둔하지 않아. 너는 아주 무지한 소리를 하고 있지만-사실 너는 무지하지 않아. 너는 미친 사람처럼 굴고 있지만-사실 너는 미치지 않았어. 너는 한번도 미친 적이 없어. 너는 완벽하게 제정신이야. 제정신이고 건전하고 강하고 똑똑해. 하지만 이걸 봐! 너는 지금 너를 사랑하는 내 마음을 걷어 차고, 내 가족을 걷어차고 있어. 나는 그런 제정신이 아닌 짓을 거들지 않겠어!" -p.261



나는 일전에 내가 알츠하이머 초기가 아닐까 의심했던 적이 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병원을 찾아가면서 혼자 생각했었다. 그때 연애중인 애인, 그는 내가 살면서 가장 좋아한 가족 아닌 남자사람이었는데, 만약 내가 알츠하이머 초기라고 병원에서 말한다면, 그에게 헤어지자고 해야겠다, 라고 생각했던 거다. 나의 육체적 고통으로 그 역시 고통스럽게 만들면 안된다는 생각이 나를 지배했다. 그렇게 병원에 가 상담을 받은 나는 닥터로부터 '너는 알츠하이머와 가장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다'는 말을 들었고 안심해 병원을 나오면서 애인에게 전화했다. 이러이러했는데 아니래~ 라고. 또 머릿속에서 소설 썼다고 지청구를 들었지만, 그때의 나는 진심이었고, 그래서 캔터와 같은 결정을 내렸을것이 분명한데, 그런데 내가 하는 결정이 오히려 나를 사랑하는 상대의 마음을 걷어차게 되는 것이었을까. 상대를 위한다는 게 상대를 위한 게 아닌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된거다.



내 확신에 의문을 갖게 하는 것, 그게 이 책이 한 일이었다. 


그의 남성성에 대한 이상, 그렇게 남성으로 자라온 자부심, 그의 조부모에 대한 감사, 그리고 그에게 이제 롤모델이 되어주는 여자친구의 아버지가 주는 안정감까지. 그가 얼마나 한 남성으로서 잘 자라고자 했는지 그리고 그렇게 되었는지를 너무나 잘 알 수 있다. 게다가 그의 강한 신념과 자신이 더 강하지 못했다는,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과 죄책감은 그렇기 때문에 그에게 더 강하게 찾아든다. 이 세상 모든 고통이 그의 책임이 아닐것인데, 그는 자신이 이 모든 불행의 원인인 것으로 생각한다. 도대체 신은 뭐하길래 아이들을 고통에 빠져 죽게 하는건지도 모르겠다고 신을 원망하다가, 내가 아이들에게 폴리오를 옮겨 죽게했다는 생각으로 평생을 괴로워한다. 캔터의 이 내면이 너무나 잘 드러나서 그의 기쁨도 그리고 그의 꼿꼿함과 죄책감도 생생하다. 캔터라는 인물이 전염병이 창궐하는 여기 살아숨쉬는 바로 하나의 인간인 것이다. 그가 그의 신념을 지켜나가기 위해 그리고 더 나은게 무언지 끊임없이 찾기 위해 어른을 찾아가 우리가 이 전염병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묻고 또 그 대답을 얻는 대화를 읽는 것도 나는 좋았다. 지금이 바로 그런 시기이기 때문에 그들의 대화가 더 절실하게 느껴진건지도 모르겠다. 내가 옳은 일을 하고 있는 걸까요? 를 묻고, 위험을 과장하지 말고 정상적으로 행동하는 게 중요하다고 그들은 대화한다. 



이 소설은 지독히 남성적이다. 지독히 남성적이지만 읽는 맛이 대단하다. 소설을 읽는 사람들이라면 가끔 좋은 소설을 만났을 때 읽으면서 으앗 좋다, 하고 흥분하게 될텐데, 이 책의 60페이지 남짓에서부터 나는 흥분했다. 이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도 모르면서 모든 문장들이 다 너무 좋았다. 캔터라는 한 사람에 대해 읽는 것이 좋았고 그 사람이 세상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읽는 게 좋았다. 게다가 중간부터 갑자기 말하는 화자가 내가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어서 뭐라고? 그 줄만 세번을 읽었다. 내가 지금 제대로 본 게 맞아, 그럼 뭐가 된거지?  하고 놀라워했는데, 이 책 끝에 실린 <옮긴이의 말>에서 이런 구절을 본다.


'게다가 이야기의 전달자를 나중에야 밝히는 경우도 있어, 작가에게 듣는 이야기인 줄 알고 읽어나가던 독자가 중간에 당황하여 지금까지 들은 이야기를 다시 생각해보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옮긴이의 말, p.285


진짜 내가 딱 그랬다.


이 소설 너무 좋다. 지독하게 남성적이라고 툴툴 대면서도 이 소설이 너무 좋았다. 특히나 이 책의 마지막, 그의 가장 건강했던 육체적 아름다움을 읽노라면 아아, 눈앞에 생명이 살아 숨쉰다. 팔딱거린다. 그렇기에 캔터의 지금 입장이 더 혹독하게 다가오고, 어쩔 수 없이 '조조 모에스'의 [미 비포 유] 생각도 났다. 가장 강한 것, 가장 자랑스러운 것, 가장 나를 살게하는 것을 잃었을 때, 그때의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 너무 좋다 진짜 좋다 이래서 소설을 읽는 거야 계속 생각했다. 얼마전에 윌리엄 트레버 읽으면서 베셀이 줬던 불만을 싹 다 씻어주었던 것처럼, 이 책이 못난 소설 읽고 짜증났던 마음 다 씻어준다. 아, 그래, 소설은 이래야지, 이래야 하는거야. 진짜 짜릿하게 읽었다. 역시 나는 소설이 좋다. 좋은 소설이 진짜 너무 좋다.



"나는 정신이 멍했어. 크나큰 행복 때문에 정신이 멍했던 거야. 너무 정신이 멍해서 수화기에 대고 소곤거렸어. '네가 정말 이렇게나 멋진 거야?' 그런 여자가 존재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어. 나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남자였어. 게다가 무엇도 나를 막을 수 없었지. 내 말 이해하겠어? 마샤의 그런 사랑이 있는데 누가 나를 막을 수 있겠어?"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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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9-12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참~ 이러면 빨리 읽고 싶잖아요~ 그나저나 락방님 글만 잘 쓰면 다 용서 해주는 그런 사람이었어. 나도 글 잘 쓰고 싶게 만들다닛!!ㅎㅎㅎ

다락방 2021-09-12 22:32   좋아요 1 | URL
아닙니다 툐툐님, 글만 잘 쓰면 다 용서해주는 그런 사람 아닙니다. 그건 오해입니다. 글 잘 써도 용서 안되는 사람 엄청나요!!
근데 이 책에서의 필립 로스가 뭔가 한 인간의 내면을 너무 잘 그려서 그만 ㅠㅠ

잠자냥 2021-09-12 2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ㅋㅋㅋㅋㅋ 나 필립 로스 싫어하는데 이건 읽어야 하나요!? 그런가 봅니다. ㅎㅎㅎㅎ

다락방 2021-09-12 22:51   좋아요 2 | URL
폴스타프 님도 별로 필립 로스 안좋아하시고 게다가 이 소설은 더 안좋아하셨던 것 같거든요? 그 때 별 셋이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아 저는 처음부터 너무 좋아서 진짜 흥분했어요. 저는 이 사람 내면이 너무 그냥 다 이해가 되고 알 것 같고 다 좋았어요. 소설 읽는 참재미를 오랜만에 또 느꼈습니다. 흐엉-

붕붕툐툐 2021-09-12 22:58   좋아요 0 | URL
오~ 다락방파와 폴스타프파 중 어디로 갈지 궁금해서 읽어야겠네용~ 잠자냥님도 읽고 얘기해 주세용!!ㅎㅎ

그레이스 2021-09-12 23:08   좋아요 1 | URL
저는 필립로스 좋아해요!

다락방 2021-09-12 23:09   좋아요 4 | URL
참고로 저는 물감님 리뷰 덕에 읽게된건데 물감님은 별 넷을 주셨습니다.

폴스타프 님-별셋(이건 제 기억이 잘못됐을 수 있어요)
물감 님-별넷
다락방- 별다섯

별 하나 나하나 별 둘 나둘 별 다섯 나 다섯...별 일곱....(그만해!)

붕붕툐툐 2021-09-12 23:12   좋아요 2 | URL
앗! 그럼 그레이스님은 다락방파?
지금까지는 세 개파로 나뉠 수 있군요!
폴스타파(별3), 물감파(별4), 락방파(별5)!

다락방 2021-09-12 23:19   좋아요 3 | URL
이왕이면 다락방 파가 많았으면 좋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9-13 10:03   좋아요 1 | URL
여러분, 폴스타프 님은 네메시스 안읽으셨답니다! 으하하핫 별 셋파는 없습니다! 으하하핫

단발머리 2021-09-13 0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필립 로스 좋아하지만, 좋아하지만, 좋아하지만.... 하는 사람으로서 다락방님의 이 절절한 ‘이 사람 왜케 잘 써?!?‘ 페이퍼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전 읽을 때 ‘이 깨끗한 곳에 폴리오를 가져온 게 바로 나다‘라고 인식하는 순간이 특별히 기억에 남아요. 여자친구와의 대화는 기억 안 나네요. 다시 읽어야겠어요 ㅎㅎㅎ
필립 로스라는 이름만으로도 별 다섯 주는 사람으로서, 아버지와의 이야기를 다룬 자전적 이야기 <아버지의 유산>과 소설가로서의 자전 에세이이자 자기변명에 충실한 <사실들> 역시 추천드립니다. 소설만 잘 쓰지 않고 에세이도 잘 씁니다. 흐미.

다락방 2021-09-13 13:43   좋아요 1 | URL
저는 여기에 폴리오 가져온 게 나일 것이라는 의심과 확신 거기에 대한 죄책감과 자책이 너무 생생하게 이해가 되는거에요. 더불어 자신의 신체가 건강함을 믿고 그것을 무척 잘 활용하던 젊음이에게 닥친 고통도요. 저는 그래서 이 소설의 맨 마지막 페이지가 진짜 슬프도록 찬란했어요. 흑흑 진짜 울고 싶을 정도로 마지막 페이지가 정말이지 ㅠㅠ
저는 나름 필립 로스 몇 권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단발님 글 보니 안읽은 게 많아서 너무 좋네요. 아 세상에 읽을 책 많아서 좋으면서 싫고 싫으면서 좋고 그렇습니다!!

Falstaff 2021-09-13 0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미국의 목가>를 읽고 필립 로스에게 푹 빠져 그의 작품을 집중해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 아우, 좋잖아요, 야하고.
그런데 로스를 너무 많이 읽어나봐요.
어느 날, 로스 선생이 조금 과대포장되어 있는 건 아닌가, 의심이 들더라고요. 한 번 의심을 품으니까 계속해서 약간 비판적인 시선으로 작품을 읽게 되고, 이미 읽은 것도 저절로 다시 생각하는 단계까지 갔는데, <미국의 목가>를 제외하고는 그리 좋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랍니다. 그러다가 <유령퇴장> 이전에 로스는 확실하게 은퇴를 했어야 했다, 라고 마음먹게 되었습지요.
ㅋㅋㅋㅋㅋ <네메시스>는 안 읽었습니다. 로스는 유령과 함께 퇴장해버렸거든요.

다락방 2021-09-13 10:11   좋아요 1 | URL
제가 폴스타프 님의 필립 로스에 대한 과대평가 란 평을 일전에 본 적 있거든요. 은퇴, 과대평가..라는 기억으로 마지막 작품인 네메시스를 별 셋 주셨다 라고 잘못 기억하고 있었는가 봅니다. 읽지 않으셨네요. 후훗. 저는 휴먼 스테인이 너무 놀라웠거든요. 그러면서 에이씨.. 하는 아쉬움도 있었고요. 폴스타프 님이 결국 로스는 과대평가됐다 라 평하셔도 미국의 목가는 좋다 하시니 저는 너무나 씐나요! 왜냐하면 저는 아직 미국의 목가를 읽지 않았거든요!! 으하하하. 안그래도 필립 로스 더 읽겠다 하던 참인데 당장 미국의 목가 지릅니다! 꺄울!!

그레이스 2021-09-13 10:51   좋아요 2 | URL
미국의 목가 좋았어요
사람의 마음이 걷잡을수 없이 멀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야하다?는 생각은 안했는데...
오히려 참담하다?는 느낌만 남았었는데...

Falstaff 2021-09-13 10:2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미국의 목가> 말고요, 필립 로스의 다른 책들이 야~한 걸로 또 유명하거든요!

그레이스 2021-09-13 10:32   좋아요 1 | URL
아버지의 유산도 아니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제가 그렇지 않은것만 읽었을까요?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휴먼스테인?

Falstaff 2021-09-13 10:39   좋아요 1 | URL
<죽어가는 짐승>, <포트노이의 불평>이 확실하고요, <휴먼 스테인>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혹시 안 그런가요?
<포트노이의 불평>은 제가 2016년에 읽은 책들 가운데 ˝최우수 빨간책 상˝을 수여하기도 했답니다. ^^;;;

그레이스 2021-09-13 10:42   좋아요 1 | URL
헉! 제가 안 읽은 책들만^^
휴먼스테인은 아니었던것으로..
혹시 그런 장면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필립로스는 어둡고 비참한 느낌으로 읽게 되던데...

Falstaff 2021-09-13 10:48   좋아요 1 | URL
포트노이는 아주 경쾌한 작품입니다. ^^
거기서 나오는 야한 씬도 윤리적으로 더럽거나 하지 않고, 비교적 산뜻한 장면들입니다.
그래서 ˝최우수˝를 딸 수 있었습지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1-09-13 13:40   좋아요 2 | URL
죽어가는 짐승과 포트노이 다 읽었는데 저는 왜 야한 기억이 없을까요?? 제가 좋아하는 에로틱이 아니었나 봅니다. 흐음.. 포트노이는 확실히 제 취향 아니었어요 ㅋㅋ

단발머리 2021-09-13 13:50   좋아요 2 | URL
제 기억엔 <죽어가는 짐승>이 젤 야하고요 ㅎㅎㅎ 야하다고 평가되는 <포트노이의 불평>은 폴스타프님 말씀처럼 산뜻합니다. 전 포트노이의 불평, 일부분 아이들에게 읽어주기도 했죠(인간이냐? 쥐냐?) <미국의 목가>가 전 어렵더라구요. 다 읽고 나서 @@ 이런 분위기요. 과대포장 말씀 일면 이해가 됩니다. 직접 읽어보는게 좋죠. 근데 읽어보면 좋아하게 되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9-13 14:24   좋아요 0 | URL
저 2015 년에 죽어가는 짐승을 읽고 페이퍼를 썼는데 거기에 이런 구절이 있네요.

<그래서 힘들었다. 이 책이 야해서가 아니라, 나의 야한 기억들을 불러 일으켜서. 아 정신 사나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9-13 14:4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다락방님, 진짜 못말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
그래디 헨드릭스 지음, 강아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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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때부터 뱀파이어란 존재에게 흥미를 느꼈다. 뱀파이어가 나오는 영화라면 찾아 보려고 했고 책도 그랬다. 어떤 사람들은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에 흥미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고(해리포터 라든가 아바타 라든가), 어떤 사람들은 애니매이션에 흥미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게 뱀파이어였다. 내가 뱀파이어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그렇지만 뱀파이어랑 사랑하는 것은 나름 낭만적일 거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내가 뱀파이어를 좋아하는 것은 나의 어떤 취향 혹은 흥미 정도로만 생각했고 거기에 대해서는 딱히 들여다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 책, '그래디 헨드릭스'의 《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을 읽으면서 나는 생각해봐야 했다. 왜? 왜 뱀파이어를 좋아했던 거지? 그래도 괜찮은걸까?


물론, 뱀파이어란 존재에게 흥미를 느끼고 뱀파이어를 좋아하고 그래서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는 것이 나쁜 취향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갖고 재미있게 지켜볼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왜 좋아하는지는 다시 생각해봐야 했다. 왜 뱀파이어를 좋아하지? 뱀파이어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들조차도 뱀파이어가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산다는 것을 알고, 밤에만 활동한다는 것을 안다. 어둠속에서 인간의 피를 흡혈하며 생명을 유지하는 존재는 인간에게 어떻게 보아도 이롭지 않은 존재인데, 나는 왜 좋아했을까?


뱀파이어가 잘생긴 남자였다는 게 아마 가장 크지 않았나 싶다. 오늘 아침 세수를 하며 곰곰 생각해보니 내가 그동안 봤던 책과 영화에서 뚱뚱하고 못생긴 뱀파이어는 없었던 것 같은거다. 그들은 언제나 뛰어난 미모를 갖고 있었고 결코 늙지 않았으며 여자를 쉽게 유혹할만큼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존재였다. 어쩌면 그들이 흡혈을 하는 신체 부위가 목이라는 데에서 오는 관능도 한몫 했을것 같다. 왜 목일까? 왜 하필 목을 물까? 목은 생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면서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의 성감대이기도 하다(아닌가? 목 성감대 아닌가요, 여러분? 목과 귀 성감대는 만인 공통 아닌가요?). 그런 목에 하필이면 이빨을 박아대는 통에, 뱀파이어들이 목을 물고 피를 빨때면 그 피해자들은 피를 빼앗기며 목을 뒤로 젖히게 된다. 피를 빨리면서도 쾌락을 느끼는 것처럼 표현된다.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에 그런 과정들이 뱀파이어에 대한 판타지를 갖게 한건 아닐까. 그리고 이런 판타지들을 갖고 있으면서도 어느 한가닥,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존재'라는 데에서 오는 그 어떤 '악' 이랄까 '가해'의 이미지를 조금더 부숴버릴라고 뱀파이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들은 '인간의 피를 먹지 않는', '어떻게든 동물의 피로 대체하는' 혹은 '인공 피를 만들어 마시는' 뱀파이어들을 만들어낸 게 아닐까. 에드워드는 벨라에게 끌리는데 벨라가 인간이고 그런 벨라랑 사랑하는 에드워드 가족은 절대 인간의 피를 빨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의 피를 빨려는 뱀파이어들과 싸운다. 벨라는, 이 인간 여자는 뱀파이어 에드워드와 사랑에 빠지고, 이 에드워드는 뱀파이어 어둠의 존재, 밤에 잠들지 않는 존재인지라 벨라가 잠드는 동안 옆에 있어준다. 악몽을 꾸었다 눈을 떠도 애정을 갖고 나를 지켜봐주는 존재가 있다는 데에서 안도감을 주는 그런 뱀파이어가 에드워드다. 나는 꿈을 자주 꾸는데 거기에는 분명 악몽도 있다. 내가 옆에 누가 잠들기를 바랄 때에는 악몽을 꾸고난 후가 유일하다.


수키 시리즈의 뱀파이어는 어떠한가. 수키란 인간여자와 사랑하는 뱀파이어 빌과 에릭, 그러니까 수키 곁의 선한 뱀파이어들은 인공피를 마시면서 생명을 유지한다. 인간에게 직접적 피해가 가지 않고 그래서 그들은 밤이면 인간 여자와 사랑도 할 수 있다. 인간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피를 마시는 존재. 그게 낭만적인 로맨스 속의 뱀파이어였고, 나는 역시 그런 뱀파이어들을 좋아했다.


그런데 그래디 헨드릭스가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내가 나에게 묻게 했다. 이것은 무엇인가. 왜 우리는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존재를 선하게 그리면서 어떻게든 그들과 사랑하려고 하는가. 그래디 헨드릭스가 작가의 말에서 가진건 식욕밖에 없는 존재라고 뱀파이어를 후려치는데, 그런데, 그것은 사실이 아닌가. 그래디 헨드릭스가 이 책에서 보여주는 미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나는 가장 큰 미덕이라고 하면 이 뱀파이어를 있는 그대로의 존재, 인간의 피를 빨아 먹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존재임을 드러냈다는 게 아닐까 싶다. 있는 그대로의 뱀파이어, 인간 옆에 매력적으로 존재하면서 사실은 인간의 피를 빨아먹고 인간을 차츰 죽이는 존재. 그렇다면 우리는 그런 존재와 사랑에 빠질게 아니라 맞서 싸워야 하는게 아닌가. 이 당연한 사실을 그래디 헨드릭스가 얘기해주는 거다. 게다가 뱀파이어는 '남자'성별로 대표된다. 그러니까 여자 뱀파이어가 없는건 아니지만, 수많은 직업군에서도 그렇듯이 우두머리, 오야붕, 대가리는 죄다 남자다. 나는 뱀파이어를 매력적으로 그리면서 어떻게든 좀 더 선하게 포장하고 그러면서 사랑하고자 하는 게, 인간 여자가 인간 남자를 사랑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걸 알았다. 연애중인 혹은 결혼해 함께 생활하고 있는 남자로부터 온갖 스트레스를 받거나 폭력에 노출되어도 '그래도 ..' 혹은 '이정도면..' 하면서 어떻게든 자기 자신에게 최면을 걸어가며 그 남자를 끌어안고 사는 것과 다르지 않게 느껴지는 거다. 이 책에서의 뱀파이어는 폭력 애인, 폭력 남편, 폭력 아빠와 다름 아니다. 오, 그래디 헨드릭스여, 뼈때리셨어요. 나는 숱한 책들을 읽어가면서 역시 인간 남자는 안된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으면서도 그러나 뱀파이어에 대해서라면 늘 열린 마음이었는데, 이 책을 읽노라니 아니 왜, 왜 뱀파이어에게 열린 마음이어야 했는가.. 싶어지는 거다. (그렇다고 닫혔다는 건 아니다.) 



책 속의 화자 '퍼트리샤'의 옆집에 '제임스'라는 잘생기고 능력있는 남자가 이사온다. 무슨 사고로 햇볕에서는 눈이 너무 약해진다 해서 주로 어둠속에서 활동하는데 그 지역 남자들을 죄다 자기 형제로 만들어 버리고(헤이, 브로~) 게다가 퍼트리샤의 아이들에게도 부모보다 더 친근하고 의지할만한 존재가 되어준다. 그러나 퍼트리샤는 보았다. 그가 미성년자 아이의 피를 흡혈하는 것을, 그리고 아이들이 그로 인해 죽어가는 것을. 퍼트리샤는 그가 기이한 존재 그리고 해를 입히는 존재라는 건 알았으나 그것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아 그를 마약범이라고 사람들에게 말해 어떻게든 약자에 대한 피해를 줄이려고 하지만, 그녀의 말을 믿어주는 사람들이 없고 오히려 그녀를 미친 여자 취급하며 그녀의 남편은 그녀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킨다. 게다가 네가 항상 이상한 범죄관련 책만 읽으니 아들도 이상해졌다고 하고.. 퍼트리샤의 남편이지만 퍼트리샤의 말을 믿는게 아니라 이웃 남자의 말을 믿는다. 동네의 모든 남자들이 이 제임스의 존재를 믿는다. 퍼트리샤는 분명 두 눈으로 보았는데, 그가 아이의 피를 빠는 걸 보았는데 아무도 퍼트리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제임스가 그럴리 없다고 한다. 그렇게 피해는 계속된다. 퍼트리샤는 입을 다물 수 밖에 없게 된다.



이 책은 처음부터 재미있었지만 이 부분에서 너무 큰 스트레스를 받아서 내가 또 저 밑으로 꺼지는 기분이었다. 완전 우울속으로 침잠해버려서 나는 소설 읽기를 그만두어야 하는건 아닌가를 한참 생각해야 했다. 왜, 왜 나를 사랑하고 나랑 여태 살아왔고 나를 지켜봐왔으면서, 그러면서 최근에 알게된 남자를 믿는거야. 나를 봐왔잖아, 내가 어떻게 생활했는지 봐왔잖아, 근데 왜 나를 믿지 않는거야. 너희들이 나를 미친 여자 취급하면 피해자가 더 늘어나는데, 왜 아무도 내 편을 들어주지 않는거야. 나의 남편이 왜, 나를 미친여자 취급하는거냐고. 왜, 내가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남자가 나한테 이러는거냐고. 왜 우리가 위험하다는데, 우리가 죽을지도 모른다는데 그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거냐고. 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미친여자 취급해.


나는 리베카 솔닛의 책에서 읽은 구절이 떠올랐다.



신뢰성은 생존의 기본 도구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페미니즘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알아가기 시작하던 시절에 사귀던 남자친구에게 핵물리학자 삼촌이 있었다. 어느 크리스마스에 그 삼촌은 우리에게 핵폭탄 연구자들이 사는 교외의 자기 동네에서 한 이웃집 부인이 한밤중에 알몸으로 집을 뛰쳐나와서는 남편이 자기를 죽이려 한다고 비명을 질러댔다는 이야기를-마치 가볍고 재미난 대화 소재인 것처럼-들려주었다. 나는 물었다. 남편이 진짜로 아내를 죽이려 한 게 아니란 걸 어떻게 아셨어요? 그는 내게 참을성 있게 설명했다. 그 사람들은 점잖은 중산층 가정이었다고, 따라서 남편이 아내를 죽이려 했다는 말은 여자가 남편이 자기를 죽이려 한다고 외치면서 집을 뛰쳐나온 데 대한 설명으로서 믿을 만하지 않다고, 오히려 여자가 정신 나간 거라고 ‥‥‥ -리베카 솔닛,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p.18




그리고 계속 괴로웠다. 퍼트리샤가 자꾸만 '내 탓이야'를 해서. 결국 피해가 더 커지고 자기 앞에 오도록한건 나 때문이라고,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일이 반복된다. 아니다.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은 다른 사람들 탓이다.


결국 퍼트리샤는 남자들의 도움 없이 이 일을 해결하기로 한다. 그들에게 도움을 청했다가는 자신은 또 미친 여자가 되어 아이들하고도 헤어질 판이다. 아니, 어차피 그들은 도움이 안돼. 그러니 그녀는 자신이 이 악의 존재를 응징하기로 한다. 동네 아이들을 다 잡아먹어 버리는 이 새끼를 죽여아 한다. 다행히도 그녀와 같은 생각을 하는 다른 여자가 있고 그리고 또 다른 여자가 있다. 결국 피해 앞에서야 그 말을 믿어주긴 했지만 또 다른 여자도 있고. 그렇게 북클럽의 여자들이 모여서 뱀파이어를 응징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 책의 미덕은 여러가지다. 그동안 유명햇던 책들에 대해 비판하는 것도 그렇고, 가정주부를 후려치는 것에 대해서도 반박하고, 여성들의 연대에 대해 말하는 것도 거기에 포함된다. 그러나 가장 큰 미덕은(응? 아까도 가장 큰 미덕이었는데?) 이 뱀파이어를 응징하는데 있다. 그 응징이 뱀파이어 그 존재에게 처참하다는 것이 가장 큰 미덕이다. 변깃물에 칫솔헹구기 라든가, 커피에 설사약 타기 같은 귀염뽀짝하고 의미없는 응징이 아니다. 그들의 응징은 말 그대로 응징이다. 처참하다. 나는 이 부분에서 이 책이 영화화 되기를 바랐다. 우리가 화면으로 여자 여러명이 모여서 이 한 존재를 처참하게 응징하는 것을 본다면 얼마나 신날까! 우리의 아이들을 그리고 다른 여자들을 살해하고 폭행하는 존재에 대해 이렇게 처참하게 응징하는 것을 영화로 보고 싶다.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남자들이 돈 벌어서 씐난다고 제임스를 추켜주고 그 돈으로 출장가서 성매매나 하고 있을 때, 모든 일을 마치고 피범벅된 집을 말끔하게 치우는-늘 하던 일이었다!- 여자들이 나오는 걸 영화로 본다면 너무 좋겠는거다! 가해자를 응징할 때는 제대로 응징하자!!



그러나 지금 제대로 응징했다고 해서 제대로 응징이 됐는지는 다른 문제다. 약자에 대한 폭력을 한번에 쫙 뿌리뽑을 수 없다는 것은, 조각조각 토막나서도 꿈틀거리는 뱀파이어의 생명성이 상징하는 바일 것이다. 약자에 대한 폭력은 그렇게 쉽게 죽지 않는다. 그게 바로 우리가 계속해서 위험을 감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나의 뱀파이어 판타지는 이로 인해 조금 사라진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정신이 든것 같은데, 아아, 뱀파이어를 완전히 보내지도 못했지만, 설사 보냈다해도 나에게는 아직 늑대인간 판타지가 남아있다... 으르렁-




"저 또래 아이들은 정말 밉상이지 않아요?" 사라지는 코리를 지켜보며 키티가 물었다.
"그렇다기보단 기이하죠."
"밉상이라니까. 저 까칠한 밉상들은 자루에 넣어 묶어놨다가 열여덟 살이 되면 그때 방생해야 하는데. 여기, 이거 가져왔어요."
그녀가 퍼트리샤에게 건넨 반질반질한 새 책은 『사랑의 증거』였다.
"이게 저질이라고 생각하는 거 알아요. 하지만 여기엔 열정, 사랑, 증오, 로맨스, 폭력, 흥분이 있어요. 토머스 하디랑 다를 바 없다니까요. 값싼 종이책인데다 본문 중간의 여덟 페이지에 사진들이 실렸다는 것만 빼면." - P38

"경보기가 벌써 동나고 있대." 키티가 말했다. "호스가 그러는데 경보기를 구하려고 연락한 업체마다 집으로 답사를 나오는 데만 삼 주는 걸릴 거라고 했다. 그 삼 주간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모르겠어. 호스는 자기한테 총이 있으니 우리는 안전하다고 말하지만, 거짓말 안 보태고, 내가 이 남자랑 비둘기 사냥을 해봤거든. 이 인간 하늘도 겨우 맞혀." - P92

"이번 달 책은 읽고 있어?" 슬리크가 물었다.
메리엘런이 육중한 갈색 안락의자를 침대 발치로 끌어왔다.
"책장도 못 열어봤어. 화성에서 온 남자? 그 인간들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아니니."
슬리크가 콜록거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잠시 흐르고서야 퍼트리샤는 그게 웃음임을 알았다.
"나도 그랬어 ……"슬리크가 속삭이자 퍼트리샤와 메리 엘런이 귀를 바짝 세웠다. "나도 퍼트리샤한테 그만 읽으라고 그랬어."
"우리끼리 읽던 책들이 그리워. 살인 사건이 한 건이라도 나오던 책들 말이야." 메리엘런이 말했다. "요즘 북클럽의 문제는 남자가 너무 많다는 거야. 그 인간들은 제 생명 유지에 도움이 될 책들은 안중에 없고 그저 혼자 떠벌리면서 행복을 느껴. 죄다 견해들뿐이야, 주구장창."
"꼭 …… 성차별주의차처럼 말하네." 슬리크가 속삭였다.
슬리크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었기에 가장 힘없는 그녀의 목소리가 가장 크게 들렸다.
- P512

"그 인간들의 견해에 개똥만큼의 가치라도 있다면 나도 기꺼이 들어주지 왜 아니겠어." 메리엘런이 말했다. - P512

『뉴게이트 캘린더』(18~19세기)는 강간과 살인으로 교수형에 처해진 윌리엄 듀엘 같은 범죄자들을 줄줄이 나열한 것이었다. 듀엘의 시신은 해부실습용으로 옮겨졌으나 의대생들이 해부를 시작하려는 순간 느닷없이 되살았다. 당황한 법정은 사형 대신 북미 유배로 그의 형을 감경했다.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사례는 알렉산더 밸푸어다. 자기 누이의 가정교사에게 집착했던 그는 그녀가 결혼이라도 하면 남편을 죽이겠다고 알렸고, 그녀가 실제로 결혼하자 그 남편을 살애했다. 밸푸어는 참수형 집행일을 앞두고 자신의 누이로 변장해 탈옥을 감행했다. 그리고 오십 년 뒤자연사했다. - P660

『살인 발라드』:1896년 임신부 펄 브라이언이 참수당한 사건은 서로 다른 세 곡의 발라드를 탄생시켰다. 그중 어떤 것도 그녀가 치대생인 남자친구에게 낙태 수술을 받다가 실패해 사망했을 수 있고, 그녀의 잘린 머리는 시신의 신원 확인을 막으려던 남자친구의 헛된 노력의 산물이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는다. 살인 발라드는 1930년대와 1940년대에 패치 몬타나의 <총이 장전된 줄 몰랐어>같은 인기곡으로 이어졌다. - P661

『내 곁의 이방인』(1980년) : 앤 룰은 곤란한 상황에 처한 싱글맘이었다. 앤디 스택이라는 필명을 써서 <트루 디텍티브>의 프리랜서 기고가로 일하며 번 돈으로 네 아이를 먹여 살리려 애쓰던 중에 첫 출판 계약을 맺는다. 태평양 북서부 지역에서 벌어진 일명 ‘여대생 살인‘에 대한 단편을 쓰도록 고용되었는데, 그때만 해도 룰은 이것이 현대사에서 가장 유명한 연쇄살인 사건이 된다거나 혹은 자살예방전화상담소에서 그녀와 나란히 앉아 근무하는 친구 테드 번디가 범인이리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했다. - P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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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09-10 09: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밑줄 첫 부분 읽다 소리 내서 웃었어요!!!! ㅎㅎㅎㅎ

다락방 2021-09-10 10:11   좋아요 1 | URL
으응? 밑줄 첫 부분이 뭐죠? 아무튼 웃으셨다니 좋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9-14 20:44   좋아요 0 | URL
아, 밑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이제 이해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9-10 09: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다부장님 역시 솔직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뱀파이어 왜 좋아해요? 라는 질문에 ˝낯설고 다른 존재로 이해받지 못하고 고통속에 살아가는 그들에게 안타까움과 연민이 듭니다˝ 따위가 아니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뱀파이어가 잘생긴 남자였다는 게 아마 가장 크지 않았나 싶다.˝ ˝그들이 흡혈을 하는 신체 부위가 목이라는 데에서 오는 관능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솔직해요. ㅋㅋㅋㅋ 다부장지향-

공쟝쟝 2021-09-10 09:58   좋아요 2 | URL
저기요 다부장 지향님? 왜 제가 달고 싶은 댓글을 달고 계신가요? ㅋㅋㅋ

다락방 2021-09-10 10:21   좋아요 3 | URL
아!
‘낯설고 다른 존재로 이해받지 못하고 고통속에 살아가는 그들에게 안타까움과 연민이 듭니다‘ 로 쓸걸.. 되게 있어보이네요.. 흐미...

독서괭 2021-09-10 13:1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전 뱀파이어 좋아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먹잇감을 유혹하기 위한 모든 매력을 장착했으니까요. 이성은 그렇다 치고 본능은 끌리는 게 당연하겠죠. 근데 잠자냥님 말 너무 있어보인다.. 외워야겠습니다. 끄적끄적

다락방 2021-09-10 13:57   좋아요 1 | URL
맞아요. 치명적 매력 장착해버려가지고 ㅋㅋ 머릿속에 뱀파이어라고 하면 자동적으로 매력적이고 잘생기고 돈많은 남자 떠오르잖아요. 세상이 우리를 세뇌했어요. 우리는 세상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뭐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잠자냥 님 말은 있어보여서 외우고 싶지만 아마 저는 또 누가 물어보면 솔직하게 튀어나올 것 같아요 ㅋㅋ

공쟝쟝 2021-09-10 1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이 이미 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거라서 어떻게 처단할 것인가 그게 여성연대이면 좋겠다 수준으로 생각하고 읽어보마 했어요. 근데 락방님의 평을 읽으면서 아, 아? 그리고 오늘은 아!!! 하게 되네요. 느무 읽고 싶다…. 그리고 늑대인간판타짘ㅋㅋㅋ 워매 ㅋㅋㅋㅋ

다락방 2021-09-10 11:07   좋아요 2 | URL
나는 늑대인간 왜케 좋을까요. 뱀파이어랑 늑대인간 너무 좋아. [트와일라잇]이 벨라라는 여자 인간이 뱀파이어와 늑대인간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는 거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제가 참 좋아했어요. 늑대인간 좋아. 늑대인간인데 사람 해치지 않고 나를 등에 태우고 달리고 막 그러면 꺅 >.< 이러면서 좋을것 같아요..

난 짐승이야..

잠자냥 2021-09-10 11:03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를 등에 태우고 달리고 막 그러면 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부장님 오늘 바로 그 꿈 꾸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부장 정말 동물적인 분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9-10 11:06   좋아요 1 | URL
근데 꿈에 얼굴이 늑대인간이고 몸이 뱀파이어인 존재 나온다.....

다락방 2021-09-10 11:08   좋아요 2 | URL
저는 늑대인간 등위에 올라 타서 ˝달려~ 달려~˝ 할것입니다. 그러다 침대에서 떨어지면 어떡하죠.. ㅋㅋㅋㅋㅋ
얼굴 늑대인간 몸 뱀파이어.. 혼종이 더 혼종 되어버리면 .. 욕망 1도 안생기겠어요. 하하하하하

공쟝쟝 2021-09-10 11:12   좋아요 1 | URL
저도 트와일라잇~시리즈 영화로 본 사람으로서 흠흠 늑대인간과 뱀파이어 둘중 하나 고르기 너무 어려웠지만 말입니다!? 등위에 올라타서 달려달려 ㅋㅋㅋ 할 수 있으니까 늑대에 확끌리네요?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9-10 11:49   좋아요 3 | URL
둘다 놓치지 않을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뱀파이어 늑대인간 다 갖겠다!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에서도 표범인간 하고 사랑하는 거 나와요. 치타인간이었나 호랑이 인간이었나 무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여자 인간이 인간 남자를 사랑하자니 너무 부족해서 이렇게 초자연적인 수컷을 찾아헤맨다..

독서괭 2021-09-10 13:14   좋아요 2 | URL
전 늑대인간에 한표입니다. 트와일라잇의 뱀파이어는 체온이 차갑다는 점에서 일단 탈락했어요..ㅋㅋㅋ

공쟝쟝 2021-09-10 13:57   좋아요 1 | URL
구러나 저의 상상속 다락방님은 호환마마 무섭다는 비디오테이프 속 경고만화의 범을 탄 모습.. 띠로리..

다락방 2021-09-10 13:58   좋아요 2 | URL
독서괭 님/ 맞아요. 뱀파이어 차가워. 그치만 제가 뜨겁습니다. 몹시. 몹시..

공쟝쟝 님/ ‘호환마마 무섭다는 비디오테이프 속 경고만화의 범‘.. 을 알아요? 그 세대 아니지 않아요???

공쟝쟝 2021-09-10 14:08   좋아요 1 | URL
애석하게도! 저는 초등학교시절 비디오테이프 대여점 세대 ㅋㅋ 국민학교도 다녀본적 있습미다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09-10 1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글 읽으면서도 좀 웃었는데 댓글들은 더 웃겨서 도대체 몇 번을 웃은 건지...ㅜㅜ
그나저나 제가 좋아하는 다락방님 회사 옥땅 풍경인 거죠?
오후 시간대인 건가요?
와~~아~~~풍경과 시간대의 색감 예뻐요.
해가 서산 넘어가면 딱 잘생긴 뱀파이어가 나타날 것 같군요^^

다락방 2021-09-10 11:47   좋아요 2 | URL
옥상 풍경은 아니고요, 음 제가 근무하는 사무실층입니다. 저희 회사가 사옥인데 제가 근무하는 층에 정원이 있답니다? 문 열고 정원으로 나서면 저렇게 양재천이 바로 보이고 하늘이 보내주는 바람을 온 몸으로 받으며 설 수 있어요. 크- 그리고 저 시간은 오늘 아침 이었어요. 아마 아침 일곱시경이었을 겁니다. 크- 오늘 좀 안개가 있는것 같았는데 그래서 저렇게 환상적인 풍경이 나온것 같아요.
아무튼 뱀파이어가 나오면 사이좋게 지내고 싶습니다. 피 빨리지 않으면서...

책읽는나무 2021-09-10 11:58   좋아요 1 | URL
이력서랑 자기 소개서랑 또 뭐가 필요하죠?????
정원이 딸린 그 층에 저도 서 있고 싶습니닷!!!!!!

다락방 2021-09-10 14:00   좋아요 2 | URL
정원 말고는 다른 장점이 1도 없는 회사입니다 ㅠㅠ 책나무님, 여기 오지 마시고 가까운 공원을 가시는 걸 적극 추천합니다 흑흑 ㅠㅠ 스트레스가 대박인 회사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새파랑 2021-09-10 11: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뱀파이어 판타지라니 ㅋㅋㅋ 늑대인간은 좀 공감이 안되긴 하네요. 곳곳에 있는 39금 느낌이 🙄

다락방 2021-09-10 11:49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39금 글이라면 자신 있습니다!! 빠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9-10 1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이 책 너무 재밌겠는데요. 저도 뱀파이어물 좀 좋아하긴 하는데, 트와일라잇은 그냥 그랬고, 미드 중에 <문라이트>라고 혹시 아세요? 인기가 없었는지 시즌1로 끝나버렸지만.. 제가 남주에게 흠뻑 빠졌던 뱀파이어물입니다. 늑대인간은 <틴울프>!! 너무나 좋아했어요. 저도 제가 왜 이런 존재를 좋아하는지 곰곰히 생각해봐야겠네요. 늑대인간은 아무래도 진짜 늑대나 개를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은데, 흠.

다락방 2021-09-10 14:21   좋아요 1 | URL
문라이트는 처음 들어봐요. 제가 미드는 거의 안보거든요. ㅎㅎ
그렇지만 남주에게 흠뻑 빠졌다니, 검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국내에서 번역되다 만 책중에 ‘로렐 해밀턴‘의 애니타 시리즈 있거든요. [달콤한 죄악]이 첫번째 권인데, 이게 너무 좋은데 3권까지인가 나오다 다 중단되어 버리더라고요. 이거 너무 궁금한데요. 영어 공부 열심히 열심히 해서 원서로라도 읽어야겠어요. 여기서 애니타가 뱀파이어 헌터인데 뱀파이어가 자꾸만 ‘내 인간시종 해라‘이러면서 쫓아다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보고싶다 ㅠㅠ

독서괭 2021-09-10 14:10   좋아요 1 | URL
우오 바로 검색 들어갔습니다. 다락방님 페이퍼가 있네요 ㅎㅎ 제목부터 넘 관능적. 전 수키시리즈도 미드로만 좀 보고 소설은 못 읽어봤어요. 아휴 근데 세권 내고 안 내주다니 너무하네요.. 뒤에 궁금해서 어쩌라고 ㅜㅜ 원서로는 계속 나오나봐요?

다락방 2021-09-10 14:22   좋아요 1 | URL
수키는 책이 진짜 재미있어요, 독서괭 님. 수키 성격이 아주 당차거든요. 아닌건 아니라고 바로 말하는 사람이고 자기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라서 진짜 제가 너무 사랑해마지않는 캐릭터입니다. 짱이에요. 물론 시리즈마다 남자가 바뀌긴 하지만, 이건 뭐 잭 리처도 그러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수키시리즈 읽으면서 나름 머릿속에서 ‘이게 영화화된다면 수키는 제시카 알바, 빌은 폴 워커다‘ 라고 혼자 정했는데 드라마 주인공들 보고 화들짝 놀랐었지요. 저는 드라마는 시즌1의 1화인가 보다가 말았어요. 책을 워낙에 재미있게 읽어가지고 드라마에 몰입이 안되더라고요 ㅠㅠ

독서괭 2021-09-10 14:30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그렇다면 수키시리즈는 영어공부 하게 될 때 원서로다가.. 이러다 이거고 저거고 못 읽을 듯.. ㅋㅋ

다락방 2021-09-10 17:58   좋아요 1 | URL
제가 늘 수키 시리즈 페이퍼 한 번 써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는데 계속 미루고만 있네요 ㅋㅋㅋ 조만간 쓸게요. 아 근데 초딩 조카가 한 권을 빌려갔어요. 흐음..

독서괭 2021-09-10 18:25   좋아요 1 | URL
오홋 페이퍼 기대할게요~!

단발머리 2021-09-11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뱀파이어라면 제게는 톰 크루즈 보러 갔다가 브래드 피트에게 반했던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가 떠오르네요. 잘생긴 남자 갑자기 송곳니 드러냅니다. 우아, 거기에 비하면 우리의 에드워드는 완전 순한맛이네요. 채식주의자 에드워드 ㅋㅋㅋㅋㅋㅋㅋㅋ뱀파이어가 상징하는 것에 대한 글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뱀파이어의 특징, 뱀파이어의 매력, 뱀파이어의 함정, 뱀파이어의 한계 등등등등.
캐나다뷰 항상 애정합니다^^

다락방 2021-09-12 22:35   좋아요 0 | URL
오 저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는 톰이 더 멋있었어요! 그 영화 보고 극장에서 실제로 자기 여자친구 가슴 깨물어서 흡혈하려고 했다던 남자 이야기를 기사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니 자기가 흡혈한다고 톰 처럼 되겠습니까? 쯧쯧...

저도 캐나다뷰 애정합니다. 그리고 단발머리님이 캐나다뷰 애정해주시는 걸 또 애정합니다.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