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도서, 다문화주의와 페미니즘은 잘 읽고 계십니까? 잘 읽히고 좋은 내용이라서 아주 만족스러운 독서였습니다.

다 읽으신 분들은 읽느라 고생하셨고 아직 다 읽지 못한 분들은 분발하세욧!!


9월 도서 안내합니다. 9월은 '마사 누스바움'의 [교만의 요새] 입니다. 소리질럿!!















교만의 요새는 '성폭력, 책임, 화해' 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그래서 읽기 싫고 그래서 읽고 싶다. 


며칠전 트윗의 내 타임라인에서는 친족성폭력에 대한 증언들이 쏟아졌다. 아주 많은 여성들이 남동생, 오빠, 아빠로부터 어릴적부터 성폭행을 당한 경험을 갖고 있고 어떤 여성들은 싸우고 경찰에 신고하고 어떤 여성들은 참고 외롭게 버티어낸 증언들이었다. 나는 그 증언들을 읽다가 너무 힘들어서 내가 수렁에 빠질 것 같아 트위터 앱을 삭제했다. 며칠 있다 다시 들어가자, 하고. 교만의 요새를 읽는 일은 그렇게 잠깐 쉬게 하는 그런 독서가 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힙냅시다, 여러분. 



이어지는 다음 도서 목록은 아래와 같다.


10월, '애나 칭' 의 [세계 끝의 버섯]















11월, '다나카 미쓰', [생명의 여자들에게:엉망인 여성해방론]














12월, '마리아 미즈' , [마을과 세계]
















얼마전에 나랑 이메일을 주고받는 남자사람은 내 추천으로 마리아 미즈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를 읽었다. 감탄하며 읽었다고 추천에 대해 내게 감사했다. 고전이 괜히 고전이 아니라고. 너무나 놀라운 책이었다고 했다. 아무튼 학습능력 좋은 사람이라서 청출어람 이라고 내가 기뻐하고 있다. 으흐흐흐.


여러분, 페미니즘 책읽기를 놓지 말자.

이성애와 성적대상화와 코르셋 강요가 넘치는 이 세상에서 잠깐이라도 페미니즘 책 읽기에 소홀한다면, 페미니즘과 멀어지기는 너무나 쉽다. 정신 단단히 붙들어매고 페미니즘 책 꽉 붙잡고 계속 읽어나가야 한다. 계속 열심히 읽고 단단해지도록 하자. 이 세계를 사는 나 뿐만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딥페이크에 노출되는 어린 여성들을 위해서도 우리는 페미니즘 읽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아는게 힘이고 아는만큼 보이고 알아야 말도 할 수 있다. 책을 읽는 건 그만큼 언어를 습득하는 일이다. 놓지말고 계속 읽자. 힘내서 계속 읽자. 계속 읽고 단단해지도록 하자.






내가 지금보다 젊었을 때, 드넓은 대학 캠퍼스에서 여학생들이 강간을 당하자 대학 측은 모든 여학생에게 해가 지면 밖에 나가지 말라고, 아니면 아예 나돌아다니지 말라고 일렀다. 건물 안에 있어라. (감금은 호시탐탐 여성을 감싸려고 대기하고 있다.) 그러자 웬 장난꾸러기들이 다른 처방법을 주장하는 포스터를 내붙였다. 해가 진 뒤에는 캠퍼스에서 남자들을 몽땅 몰아내자는 처방이었다. 그것은 똑같이 논리적인 해법이었지만, 남자들은 겨우 한 남자의 폭력 때문에 모든 남자더러 사라지라는, 이동과 참여의 자유를 포기하라는 말을 들은 데 대해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p.111







리베카 솔닛의 책에서만 등장하는 얘기가 아니다. 

딥페이크 사건이 일어나자 어떤 학교에서는 여학생들을 모아 딥페이크 범죄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온라인에 사진을 올리지 말라고 했단다. 지금 우리가 여자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이 피해 당하지 않기 위해 조심하라는 것 뿐인가? 리베카 솔닛이 책에서 언급한 '지금보다 젊었을 때' 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단 말인가.



열심히 읽자.

열심히 읽고 열심히 쓰고 열심히 말하자. 중심 똭 잡고 휩쓸리지 말자. 




자, 그러면 8월 남은 독서도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독서도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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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8-29 11: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잉! 9월 책은 저도 읽겠습니다요.....

다락방 2024-08-29 12:29   좋아요 1 | URL
앗싸~~

햇살과함께 2024-08-29 13:00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 또 하루만에 다 읽어버릴 듯..
저도 9월 책 이미 준비되었고요!!

다락방 2024-09-02 08:50   좋아요 1 | URL
햇살과함께 님, 화이팅 입니다!! >.<

독서괭 2024-08-29 14: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한동안 페미니즘 책 놓은 자로서 뜨끔합니다! 그런데 9월책 소개글 보니 시의적절하고 유수님 리뷰 보니 어렵지 않다고 해서 저도 9월엔 오랜만에 참가신청 합니다✋ 집에 있는 책 읽어야하지만.. 에라 모르겠다! 다락방님 아자자!!

잠자냥 2024-08-29 15:01   좋아요 2 | URL
페미니즘 책만 놓았어???
아닌 거 같은데....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8-29 16:30   좋아요 2 | URL
네?? 저 다른 건 안 놓았는데요??!!

다락방 2024-09-02 08:50   좋아요 1 | URL
오오 9월엔 독서괭 님, 잠자냥 님 모두 참가하시니 활기차게 이어질 수 있겠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달자 2024-08-29 17: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9월책은 제가 예전에 사서 프랑스에 가져간 책인데 (아직 못읽음 ㅎ) 참여할 수 있겠어요!!!

다락방 2024-09-02 08:51   좋아요 3 | URL
오오 프랑스에서도 참여하는 분이 계셔서 이번달에는 바야흐로 글로벌 여성주의 책읽기 로군요!! 으하하하하

단발머리 2024-08-30 16: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9월에 참여하겠습니다. 다들 막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돌아오는 분위기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9-02 08:51   좋아요 2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흥합시다!! 뭐가됐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휴 첫날인 토요일과 일요일은 정말이지 잠만 잤다. 먹고 자는 일로 이틀을 보냈다. 와, 이렇게 잔다고? 할 정도로 잠을 잤다. 낮에 그렇게 잤는데 밤에 또 졸릴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런데 그렇게 잤다. 사실 잠은 금요일 밤부터 쏟아졌다. 금요일은 무척 지쳐있었는데 도대체 왜그렇게 지쳐잇었을까. 하여간 금,토,일을 내리 잤다. 마침 토요일 친구와의 약속이 깨지기도 했고 내가 혼자 보려고 계획했던 영화도 취소해버렸다. 그리고 계속 잤다. 토요일이나 일요일 둘중 하나에는 달리려고 했는데 잠만 잤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그동안의 피로가 누적된 것인가, 하여간 엄청 잤다.


월요일에는 집에 올 동생네 가족들을 위해 육전을 만들고, 만들어둔 뒤에는 실패했다며, 내가 이 짓을 왜 했을까 싶었다. 몇해전에도 육전 했다가 아니 이 고생을 왜하지, 소고기는 그냥 구워먹어도 맛있는데 왜.. 했었는데, 이번에 <서진이네2> 에서 정유미가 육전 만드는 거 보고 갈아만든 배 사와서 고기 재우고 다시 육전을 한거다. 모두에게 맛있는 육전을 먹이겠어! 그러나 타고 질기고 ㅠㅠ 또 후회했다. 아.. 그냥 먹어도 맛있는 소고기를 가지고 뭔가 하지 말자, 하고.

토마토스프와 치아바타를 해서 우리집에 도착한 타미가 허겁지겁 먹었다. 토마토 스프 두그릇이나 먹었어. 그리고 쪽파크림치즈 만들어달라고 해서 그것도 만들어줘 맛있게 먹었는데, 오자마자 쫑알쫑알, 이모, 급식으로 쪽파크림치즈 나왔는데 너무 맛이 없어서 남겼어, 하는게 아닌가. 그래서 이모한테 만들어달라고 한거야? 물었더니 그렇다고 한다. 그리고는 엄지척 하며 맛있게 먹었다. 

토마토스프는 타미만 잘 먹기 때문에 조금 하려고 했는데 또 각종 야채를 썰어보니 한 사발이 되었어.. 커다란 냄비에 넣고 끓이고서는 아니, 이거 누가 다 먹나, 참, 나도 문제다... 했는데 여동생이 집에 갈 때 싸달라고 해서 다행이다 했다. 그런데 울엄마가 싸주기전에 혹시 이모도 먹을지 모른다고 한 그릇 남겨두고 싸줬는데, 아니 우리 이모가 너 요리실력 일취월장이네 이러면서 맛있게 싹싹 다 드시는게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ㅋ 육전에 싸먹을 파김치도 만들었는데 남동생이 좀 가져갔다. 보람차다.. 고됐지만.. 육전, 파김치, 진미채, 토마토스프, 치아바타를 했고 이모랑 저녁에 먹을 와인 안주로는 이런 걸 했다.



브리치즈, 방토, 다진 마늘, 올리브유를 넣고 오븐에 돌린 거다. 치즈는 말랑하게 잘 퍼져서 치아바타 찍어먹기에 딱 좋은데, 이게 맛있어서 이모가 너무 맛있다고 잘 먹었다.


뭔가 이런 가벼운 안주 말고 육덕진게 있어야 하지 않나 했는데 집에 전이며 갈비찜이 있어서 또 배달 시키긴 뭐하고 그래도 이것만 대접하긴 좀 거시기해서 냉동실 뒤져보니 새우가 있길래 새우를 해동해서 칠리새우 만들었다. 마침 얼마전 인스타에서 칠리 새우 만드는 영상을 저장해뒀던 터라 그걸 보고 만들었는데, 짜잔- 이렇게 나왔다.




엄마도 이모도 아빠도 맛있게 잘 드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우 좀 더 사놔야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룻밤 자고 여동생 돌아가면서 '언니는 제2의 친정엄마 같아' 했는데 ㅋㅋㅋ 추석에 집에 있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여러모로 들었다. 비행기표 취소하기를 잘했어.


비행기표를 취소한 건 내가 좀 쉬고 싶어서였다. 이탈리아 여행이 너무 피곤해서 바로 이어지는 여행을 내가 소화할 수 없을 것 같아 쉬기로 결심했던건데, 거기에는 추석에 집에 있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최근에는 명절에 집에 있고 싶은 마음도 자꾸 찾아들어 여행갈 때마다 갈등하게 만들었는데, 그건 어린 조카들이 함께 모여서 만나는 걸 보는게 너무 좋고, 그 자리에 내가 있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네살 조카가 타미를 곧잘 따르며 타미 언니, 타미 언니 하는데 너무 귀여워. 그리고 내가 잡채 데우고 있을 때였나 아가 조카 오더니 "큰고모 잠깐만 나한테 와줄래?" 이래가지고 응, 갈게 하고 조카 손잡고 조카랑 함께 타미언니 깨우러 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혼자 깨우러 못가겠다고 언니가 깼으면 좋겠는데 같이 가달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넘나 귀여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둘째 조카는 인형을 좋아하는데 이번에 올 때 네살조카 주겠다고 자기가 좋아하는 인형중 하나를 가져왔다. 네살조카는 그걸 꼭 안고 놀았고 나중에 제외할머니 댁에 가서도 "오빠가 준거야" 이러면서 품에서 놓지 않았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둘째 조카는 네살 조카 보면 너무 예쁘고 귀여워서 찰싹 달라붙어 있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이들이 이러고 있는거 보는거 왜케 좋지? (눈물 닦고) 나.. 진짜 나이들었나봐. 흑흑 ㅠㅠ



책을 샀다.

















[차를 타고]는 네살 조카에게 주려고 샀다. 할머니 집에 가기 위해 차를 타고 집을 나섰는데 할머니 집에 도착하기까지 온갖 탈것들이 다 나온다. 조카가 재미있게 봐야할텐데.


[두 여자 이야기]는 읽고 이미 구매자평 썼는데, 결혼생활이 얼마나 빡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안보고 싶다. 너무 스트레스 작렬이야.  송아람 작가의 전작 [자꾸 생각나]는 좋게 봤던 것 같은데, 이건 너무 힘들었다. 남편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이야기는 너무 짜증난다. 남편이 잘해준다 운이 좋아 남편 잘만났다, 이정도면 괜찮은 남편이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 조차도 사실은 남편하고 행복하지 않다는 걸 종종 얘기하곤 하는데, 아 남편에 대한 모든 이야기들은 죄다 너무 스트레스다. 그래서 [남자들은 자꾸 나를 잔소리하게 만든다] 였나, 그 책도 읽다가 바로 팔아버렸다. 절반도 못읽고 팔아버린 것 같다. 


스티븐 킹은 좀 믿고 보는 작가이긴 한데, 그래서 자꾸 사두고 쌓이고 있다.


[아래층에 부커상 수상자가 산다] 너무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욤..

















나는 도시를 좋아하지만 [들풀의 구원]이라는 제목을 믿는다. 그러니까 어떤 사람들에겐 들풀이 구원이 될 수도 있음을 믿는다는 거다. 내 경우 몇 번 언급했지만 향에 반응하는 사람인데, 어제 읽은 백희성의 책 [빛이 이끄는 곳으로] 에서도 등장인물이 허브향을 맡고 아들을 회상하는 장면, 현관에서 바람이 불면 허브향이 나는 장면 같은 것에 몹시 끌리는 사람이다. 고수를 베란다에 심어두었을 때 베란다 문을 열고 나가면 고수 향이 나는게 그렇게나 좋았더랬다. 자연에서 생성되는 흙과 빛과 열과 그리고 이 초록과 그것이 가진 고유의 향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을 거라는 것을 나는 믿고 있다. 그래서 읽어보고 싶어졌다.


'줄리언 반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를 아주 좋아하고 '모든 사랑은 잠재적으로 비탄의 이야기이다' 라는 문장을 수시로 인용하곤 한다. 심지어 내가 쓴 단편 소설에도 언급되어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런 줄리언 반스의 신간이라니, 사지 않을 도리가 없지.


[혐오의 즐거움에 대하여]는 ㅈㅈㄴ 님의 서재에서 알게된 책.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면서 좀 두렵고 두려우면서 궁금하다.


[뉴욕에 살고 있습니다]란 책은 뉴욕이란 장소와 그곳에서 살고 있다는 말에 이끌려 홀린듯이 샀다. 내게 뉴욕은 가보기 전에도 매력적인 도시였지만 가보고난 후에도 여전히 매력적인 도시이며 또다시 가고 싶은 도시이다. 사실, 돈 문제만 아니라면..(언제나 돈이 문제다) 수시로 가보고 싶은 곳이다. 아무때나 휙- 갔다가 오고 싶은데, 그러기엔 돈이 많이 듭니다..

















언젠가 짧은 여행보다는 좀 더 긴 해외 생활을 목표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생활들]이란 제목에 이끌려 샀다.


[사소한 일]은 장바구니에 있던 책인데 최근에 ㄷㅈ 님의 서재에서 보고 바로 질러버렸다.


최근에 내가 플로베르를 어디서 만났지? 아, 오리엔탈리즘! 거기서 보고 플로베르의 자서전을 읽어보고 싶었는데 마땅한 책이 눈에 띄지 않고 그나마 언급되었던 [순박한 마음]을 샀다. 사면서 보니 폴스타프 님도 잠자냥 님도 재미있게 보셨더라. 좋아쒀~



자,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책! 내가 이 책을 자랑하기 위해 정말 오래 기다렸다. 배송까지 너무 오래 걸렸거든. 이건 배송도 오래 걸렸지만 일단 검색해내기도 시간이 걸렸어. 휴..


짜잔-

















콜린 후버의 [우리가 끝이야]의 스페인어책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진짜 미치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스페인어 책을 샀다니까? 


일단 콜린 후버의 원서를 일전에 번역본과 나란히 두고 읽었던 바, 영어가 어렵지 않았던 기억이 있고, 게다가 고자극의 책이어서 책장도 잘 넘어갈테고, 이 책의 영어원서와 한국어 번역본을 이미 갖고 있으니, 옳지, 그래, 스페인어책을 사기로는 콜린 후버의 우리가 끝이야가 딱이다! 사서 한 번 보고나면 스페인어 마스터!! 라고 생각하고 이 책을 주문한 것이다. 증맬루 스페인어 책으로 검색하기까지 얼마나 어려웠는지. 네이버에서 it ends with  us 스페인어, 막 이렇게 쳐가면서 드디어 검색해낸 책. 영화로 나왔기 때문인지 표지 이쁜것 좀 보소..


캐나다 뷰 배경으로 한 번 볼까?



너무 예쁘다!! >.<


난 외모로 사람을 좋아하지도 않고 표지로 책을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내 생각은 틀렸을지도.. 내가 나를 아직 잘 모르는 걸지도... 


이걸 주문해두고 드디어 사두었던 이 책의 번역본을 읽기 시작했는데 하아- 내용이.. 엉망진창이야. 미치겠다. 옥상에서 우연히 남주를 마주치게 됐는데 그의 손길을 거부할 수 없고 막... 꽃집을 오픈했는데 모두가 원하지 않는 꽃다발을 우리의 컨셉으로 잡자며 천재적 아이디어라고 흥분하고.. 하여간 읽기 싫은 스토리여.. 그래도 워째. 내가 영어책도 스페인어책도 사놨는데.


하여간 좀 읽다가 아 콜린 후버 진짜 나랑 안맞아, 이래놓고, 그래도 이걸 읽고 스페인어를 똭- 하면서 내가 사서 내게로 온 스페인어 책 첫장을 딱 펼쳤다. 내가 그래도 첫줄은 읽을 수 있을 줄 알았지? 아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설레발이었구나 ㅋㅋㅋㅋㅋㅋㅋ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직 스페인어 책은 무리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또 돈지랄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괜찮아 예쁘니까. 하하하하하. 사실 영어책 보지 않았지만, 영어라고 어디 쉬울까. 그러니까 내가 어떤 사람이냐면, 오늘의 듀오링고를 보자.




미치고 팔짝 뛰겠네. 내가 이정도의 영어를 잘 틀리는 사람이다. 제기랄. 아이씨. 요즘 듀오링고 만점 받을 때가 없어? 하여간 이걸 틀렸단 말이야? 그런데 듀오링고 학습하다보면 틀린 문제를 다시 내준다. 그런데 어떻게 됐냐면,



또 틀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나는 영어를 좋아하는데 영어는 나를 멀리하네? 나 싫다는 영어를 내가 너무 끈질기게 붙잡고 있는 것인가. 나를 받아달라 애원하고 있는 것인가. 하아- 나는 영어를 스토킹하는 것인가. 미치고 팔짝 뛰겠네. 왜이렇게 영어를 못하지요?


세번만에!



증맬루 영어는 어렵네요.. 에휴... 

듀오링고 연속학습 282일째인데 내 영어실력은 과연 나아지고 있는것인가..


왜냐하면,



다음문제 또 틀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쉬바 영어 안해 안해. 꺼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상큼한 목요일의 오답 속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어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나 중학교때 영어 잘했었는데...고등학교때도 잘했었는데...... 이게 뭐여......주입식 교육 다 필요없다!!!!!


에휴..



나는 나의 한계를 안다.

언젠가 얘기했던 것처럼, 내가 아무리 페미니즘 책을 읽고 또 설사 대학원에 들어간다고 해도 내가 정희진 쌤처럼 될 수는 없을 거라는 것을 안다. 그건 다른 사람에게 가능한 영역일 수 있으나 나한테는 아니다. 내가 아무리 달리기를 열심히 한다고 해도(사실 매일 하는 것도 아니고 오래 달리거나 빨리 달리는 것도 아니지만) 잘 달리는 사람축에 속하게 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요가를 배우면서 요가가 너무 좋아서 언젠가 요가 선생님이 되면 어떨까, 라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나는 내가 요가 선생님이 될만큼 요가를 잘 할 수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좋아한다고 다 잘하는 건 아니라는 걸 안다. 열심히 한다고 다 잘하는 것도 아니라는 걸 안다. 지금같은 마음으로 내가 학창시절로 돌아가 다시 공부한다고 해도, 나는 전교일등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다. 나는 그정도의 능력이나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설사 과거로 돌아가 다시 열심히 한다고 해도 아마 기존보다 조금 더 나아진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내가 정희진이 될 수 없다고 해서, 달리기 선수가 될 수 없다고 해서, 요가 선생님이 될 수 없다고 해서 그것들을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이것들을 하는 이유는 내가 그것들을 하는게 좋아서이지 최고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좋아서 하다가 최고가 되면 너무나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해도 내가 페미니즘 책을 읽고 달리기를 하고 요가를 하는 것에는 충분한 의미가 있다. 내 삶은 그것들을 함으로써 더 충만해지고 있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내가 영어공부를 지금 이만큼씩 매일 한다고 해서 모국어처럼 가능해질까? 내가 어학연수를 간다고해서 유태오 처럼 영어를 할 수 있게 될까? 거기에 대해서는 내가 그렇다라고 답할 수가 없다. 그래도 하는거다. 영어를 잘하고 싶어서, 영어가 좋아서. 능력자가 될 수 없기 때문에 포기해야 한다면 세상에서 도대체 뭘 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그냥 하는거다. 그냥. 내가 좋아서. 능력자가 되고 싶지만 능력자가 되지 못한다고 해서 그만두진 않을 것이다. 걍 하는거다. 이렇게 가다보면 어디에 다다를지 모르고 설사 내가 도착하게 되는 곳이 너무 낮은 곳일지도 모르지만, 하여간 해보는거다. 뭐, 최고가 되지 않아도 능력자가 되지 않아도, 1분 달리기 했던 사람이던 내가, 30분 달리는 사람이 되었으니까. 뭐, 괜찮다. 



목요일이라서 너무 좋다. 

오늘 점심은 뭘 먹고 싶은지, 나와 내가 대화를 좀 해봐야 쓰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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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9-19 09: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 윳 빛 깔 다 락 방!!

다락방 2024-09-19 09:49   좋아요 0 | URL
왜이럼??

잠자냥 2024-09-19 10:06   좋아요 1 | URL
너와 대화 중이라.....

다락방 2024-09-19 10:13   좋아요 1 | URL
얘 대화좀 못하게 해봐요. 남들하고 못하면 자기 자신과도 대화하는 나..

독서괭 2024-09-19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윳!빛!깔! 다!락!방!!!

다락방 2024-09-19 10:13   좋아요 1 | URL
독서괭 님 좋앙합니다. 샤라라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9-19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근데 번역본 읽어보고 좋아서 스페인어본을 사신 게 아니었군요..?

다락방 2024-09-19 10:12   좋아요 1 | URL
일단 사는편......... 하아- Orz

잠자냥 2024-09-19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 연휴에 어디 안 가신 거 정말 낯선데, (북플에서 보여서 놀라웠다능!) 근데 또 반갑더라고요?! ㅋㅋㅋㅋ 조카들도 가족들도 그랬을 거 같아요. 휴식이 보약이 된 연휴였길 바라...........랐는데 휴식한 거 맞나요? 아니 무슨 요리를 또 저렇게나 많이! ㅋㅋㅋㅋ

그나저나 그 영화 결국 안 보러 갔군요? ㅋㅋ 전 속으로 다락방 이 인간 안 갔을 거 같은데... 했다니까요.
<장손>인가 그 영화 제목이랑 개봉 시기(추석 연휴)만 보고는 빡칠 한국 영화 같아서 노관심이었는데 희진쌤이 무려 GV를 하신대서 오오오잉?! 하고 갑자기 관심이 생겼습니다. 저는 왠지 그 사랑의 탐구보다 이 영화 먼저 볼 거 같아요. 희진쌤은 낼 용산 CGV에서 GV하시던데 그건 당연히 다 매진이더군요.. ㅠㅠ 암튼 <장손>은 씨네큐브에서도 하긴 하더라고요! ㅋㅋㅋㅋ

아니 근데 책탑에서 맨 위에 저 책은 뭐지? 했더니 스페인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인간 이제 책탑도 국제적으로 쌓는다.

다락방 2024-09-19 10:18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식구들이 엄청 좋아했어요. 특히 엄마가 몇 번이나 말씀하셨습니다. 추석에 너 집에 있으니까 너무 좋다, 하고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남동생은 이제 명절에 어디 좀 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명절 힘들긴 했지만 또 좋기도 했어서 앞으로 명절은 좀 피하고 갈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토요일 일요일 내리 자서 ㅋㅋ 아니 왜이래 싶었는데, 덕분에 월요일 아침에 ‘오 뛰어도 되겠네?‘ 할 정도로 몸이 좀 회복되긴 한 것 같아요.

저 너무 피곤해서 못갔고요 수요일에도 예매해두었다가 또 취소했어요. 아 못가겠다.
그래서 오늘 퇴근하고 가서 보려고 했는데 시간대가 또 메롱이라 오늘도 못가겠네요. ㅠㅠ

장손.. 제목도 보기 싫은 영화인데 정희진 쌤.. 이라고요? 괜찮은 영화인가.. 흐음.. 아무튼 잠자냥 님 그러니까 용산은 못가고 씨네큐브 간다는거죠? 토욜에 갑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사랑의 탐구나 보러 가볼까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9-19 10:2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이번주 토욜은 못 갑니당~!!

다락방 2024-09-19 10:30   좋아요 1 | URL
그렇구나.........(시무룩)

Forgettable. 2024-09-19 14:09   좋아요 1 | URL
저도 토요일에 사랑의 탐구 혼자 보러 갈 예정입니다!!

다락방 2024-09-19 14:53   좋아요 0 | URL
뽀님 어디로 가요?

잠자냥 2024-09-19 14:55   좋아요 1 | URL
락방이 마음속으로.....

Forgettable. 2024-09-19 15:04   좋아요 0 | URL
저는 신도림으로 갈까 생각 중이에요

blanca 2024-09-19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보고 잘못 주문한 하츄핑 아이스크림 가게 대히트쳤어요 ㅋㅋ 다락방님 요리 거의 장금이 수준인데요? 토마토 수프는 정말 건강에 너무 좋을 것 같아 저도 시도해봐야겠네요. 콜린 후버 ㅋㅋ 나 한 편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거 읽었는데 중간에 겁나 야한 장면이 ㅋㅋㅋ 숨죽여 읽었네요. 명절에 대한 느낌이 저도 달라지고 있어요. 다 한때잖아요. 이렇게 모여서 조카도 보고 동생들도 보고...영원하지 않잖아요. 부모님 좋아하시는 모습 봐도 이게 영원하지 않다, 자꾸 이런 생각 드니 소중해요. 아, 그리고그렇게 몰아 자는 거 내 몸이 필요로 하는 휴식인 거더라고요. 아주 잘하셨습니다. 저는 헬스장 천국의 계단 무리해서 타며 나 요즘 운동 탄력 받았다 자랑 딱 한 번 했는데 바로 이석증 와서 기절했습니다....

단발머리 2024-09-19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건 모르겠고요. 칠리새우에서 기립박수 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파김치도... 아, 토마토 스프도요 ㅋㅋㅋㅋㅋㅋㅋㅋ아.... 전부 다 먹고 싶네요.

<롤랑 바르트, 마지막 강의>의 문장 하나 놓고 갑니다. 스페인어에 눈 뜬 다락방님께 바칩니다.

˝시도하기 위해 희망할 필요도 없고, 지속하기 위해 성공할 필요도 없습니다.˝

구단씨 2024-09-19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칠리새우 정말 맛있어 보여요. ^^ 시원한 맥주 마시고 싶네요.
명절에 식구들 오는 거 마냥 귀찮고 또 귀찮았는데요.
저도 이제 늙었나 봐요. 다 큰 조카들(중딩, 고딩, 대딩) 우연처럼 시간이 맞아서 보게 되면 너무 애틋해요.
이 코딱지들이 언제 이렇게 컸나 싶어서 울컥하고 막 그래요. 덩달아 저도 그 세월만큼 늙은 거겠죠. ㅠㅠ
여전히 명절은 귀찮고 싫지만, 좋아하는 사람들 만날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는 이제 기다려지기도 하네요. 살짝...

콜린 후버의 책은 한국어 출간본으로 보관함에 담았어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책 소개 감사해요. ^^

바람돌이 2024-09-19 2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요리솜씨는 조만간 요리유튜브로 뜨는게 아닐까 싶은데요. 진지하게 한번 생각해보세요. 요리 유튜브로 대박나서 알라딘을 인수하는겁니다. 그리고 저희들에게 책을 막 염가판매하는...... ㅎㅎ

스페인어 책을 정말 읽으려고 사셨단 말입니까? 아 진짜 일단 그 열정에 박수 짝짝입니다. 언젠가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르죠. 저는 다락방님의 무한 변신을 믿습니다.

지난번 포르투갈 여행에서부터 제가 다른 나라에 가면 내가 좋아하는 그 나라 작가의 책 한권쯤 현지어로 사오기로 결심했거든요. 그래서 사온게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자들의 도시>포르투갈어판을 사왔습니다. 다락방님과 다르게 저는 순저니 소장과 바라봄을 위한 책입니다. 그걸 읽겠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ㅎㅎ
 

어제이모랑 술마시면서 티비 채널을 돌리다가 유퀴즈를 보았다. 방송에서는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인 서은국이 게스트로 출연했는데, 그는 세계적인 행복 연구학자라고 했다. 그가 처음에 한 말은 행복을 30년간 연구한 자신보다 행복에 관한 논문 한 줄도 읽지 않은 자신의 여동생이 더 행복하다는 것이었다. 오, 그래 그럴 수 있지.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는 놀라웠는데, 행복을 잘 느끼는 사람의 대표적 성격이 외향성 이라는 거였다. 그건 사람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기쁨을 얻기 때문이고 외향성은 다른 사람을 잘 만나는 성격이기 때문이라는 거다. 그렇다면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내향성에 대한 질문이 반드시 따라오는데, 서은국 교수는 내향성의 기쁨도 사람으로부터 오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들이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은, 내향성인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부정적 정서가 많이 따라오기 때문이라는 거였다. 이를테면 어색함에 있어서도 그 어색함이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에 다른 사람 만나기를 꺼려하고 그래서 '나는 혼자 있는게 더 좋아'라고 말한다는 것. 사람으로부터 기쁨을 얻는 것은 내향성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여기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혹시 서은국 교수의 책이 있나 그자리에서 검색해보았다니, 오, 있었다. 게다가 제목도 행복의 기원.
















나에겐 읽어야 할 책들도 쌓여있고 사두고 안 읽은 책들도 수두룩하지만, 나는 당장 이 책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오늘, 바로드림으로 교보문고에 가서 사왔고(아.. 너무나 더웠어..) 그리고 다 읽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행복하기에 최고의 조건을 가진 사람이다.


나는 내가 행복을 자주 느낀다는 것, 아주 잘 느낀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게 나의 외향적 성격 때문이며 그리고 그것의 일정 부분은 유전으로부터 온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유퀴즈에서 조세호는 '행복은 마음먹기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하자 서은국 교수는, '그러면 너는 지금 이 앞의 탁자를 보고 행복하냐, 만약 행복이 마음먹기에 따른 것이라면 너는 이 탁자를 보고도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 라고 했다. 행복을 캐치하는 것, 느끼는 것과 그런데 그것이 마음먹기에 따른 것은 아니라는 것에 대해서 어느만큼의 거리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나는 행복하기에 맞춤한 사람이었고 실제로도 행복하기 때문에, 만약 서은국 교수가 연구하면서 외향성과 사회성 그리고 행복에 대한 표본을 찾고 싶다면 나를 데려다 쓰면 될 것 같다.


내향성에 대해서는 좀 덧붙여야 하는게, 그렇다면 내향성이 나쁜 것이냐, 라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거다. 젓가락과 숟가락처럼 그 쓰임이 다른 것이지 어느 하나를 나쁘다 또 좋다고 말할 수 없단은 것. 저마다의 쓰임과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노파심에서 얘기하자면 서은국 교수는 외향성 예찬론을 펼치려는 것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으며, 또 개인적으로 서은국 교수는 외향성의 사람들을 피곤해한다고 책에서 밝혔다(나 누군가에게는 피곤한 사람일까?). ㅎㅎ 내향성의 사회성에 대해서는 서은국 교수가 든 예시를 가져오겠다.



이런 비유가 어떨지. 외향적인 사람이든 내향적인 사람이든 오르고 싶어하는 산은 똑같다. 사람들이 즐겁게 모여 있는 정상. 이 둘의 차이는 얼마나 무거운 짐을 등에 지고 오르느냐다. 외향적인 사람의 가방은 가볍지만, 내향적인 사람의 가방은 어색함, 스트레스, 두려움 등으로 무겁다. 그래서 중턱쯤에서 되돌아가는 경우도 많다. 결국 산 정상에는 외향적인 사람들이 더 많이 모여 있지만, 내향적인 사람들이 산보다 바다를 좋아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행복의 관점에서 보면, 이 '가벼운 짐'은 외향적인 사람들이 가지고 태어난 큰 유전적 혜택이다. 유전자는 공평이라는 단어를 모른다. -p.149



아아, 나란 인간. 금수저도 은수저도 아니지만 외향성 수저였음으로 밝혀져...


조금 더 내향적인 사람들에 대해 들어보자.


(연구 결과 내향적인 사람들도 혼자일 때보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더 높은 행복감을 느낀다고 나타났는데 p.146)그렇다면 내향적인 사람들은 왜 외향적인 사람들만큼 타인과 어울리지 않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싫어서가 아니라 불편해서다. 사람이라는 자극은 양날의 검과 같다. 사람은 즐거움의 원천이기도 하지만, 때론 가장 큰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계속 직장 상사만 보다 보면 휴가 생각이 간절히 나는 것이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이런 사회적 스트레스를 더 예민하게, 더 많은 사람으로부터 경험한다. 그래서 사람들에게서 한발 뒷걸음질 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사람이 싫은 것과는 다른 얘기다. -p.148





행복이란 것에 대해 서은국 교수는 다윈의 진화론을 가져와 설명한다. 행복은 우리가 생존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인데, 전체적으로 책의 내용에 수긍하면서도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이 이론에 반박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아직 사두고 읽지 않은 책 루시 쿡의  『암컷들』 생각도 났고. 그 책을 읽고나서 이 책을 읽었다면 어땠을까?

뭐가 됐든 행복의 핵심에 대해서라면 서은국 교수의 결론은 내 것과 같다.


행복의 핵심을 사진 한 장에 담는다면 어떤 모습일까? 

이 책의 내용과 지금까지의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총체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것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는 장면이다. 문명에 묻혀 살지만, 우리의 원시적인 뇌가 여전히 가장 흥분하며 즐거워하는 것은 바로 이 두가지다. 음식, 그리고 사람.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모든 껍데기를 벗겨 내면 행복은 결국 이 사진 한 장으로 요약된다. -p.195


난 이런 거 진짜 좋아하거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마시며 좋아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궁극의 행복아 아니던가!! 




혈통이 끊어지기 때문에 진화 과정에서 근친관계를 방지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과제였다. 그래서 일종의 ‘근친 감지 시스템‘을 동물들은 보유하고 있다. 인간의 경우는 어떨까?
위 연구에서 수개월에 걸쳐 여대생들이 누구와 얼마나 자주 문자나 전화를 하는지 분석해 봤다. 여대생들의 임신 확률이 높은 가임기와 그렇지 않은 기간의 통화 내역을 비교해보니 딱 한사람과의 통화 패턴이 달라졌다. 바로 그녀들의 아버지였다. 연구자들의 예상대로다.
아버지와 딸. 유구한 세월 동안 근친 관계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사이다. 그래서 가임기에 가까워질수록 여대생들은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와 거리를 둔다. 가임기에는 통화 빈도와 시간을 서서이 줄이다가, 그 시기가 지나면 또다시 정상 패턴으로 돌아간다.
가임기에 가까워지면 아버지를 경계하라는 경고 시스템이 유전자에 프로그래밍된 것이다. 물론 자기 자신도 모르는, 무의식적으로 자동화된 현상이다. - P44

시카고대학의 카시오포(Cacioppo) 교수 팀의 오랜 연구에 의하면 현대인의 가장 총체적인 사망 요인은 사고나 암이 아니라 외로움이다(Cacioppo & Patrick, 2008). - P90

10여 명의 소규모 집단에서 생활하던 인간이 정글을 나와 초원 생활을 하며 집단의 크기는 약 150명 정도로 커졌다. 낯선 이들과의 교류가 증가했고, 이들이 마음속에 숨긴 생각과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더 높은 지능이 필요하게 됐다. 이처럼 인간의 뇌를 성장시킨 기폭제는 타인의 존재였단은 것이 최근 널리 각광받는 던바 교수의 ‘사회적 뇌가설(social brain hypothesis)‘의 핵심이다.
인간을 가장 인간스럽게 만드는 뇌. 한마디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맺기 위해 뇌가 발달했다는 것이다. - P92

연구자들의 예상대로 매일 타이레놀을 복용한 집단은 통제집단에 비해 시간이 지날수록 일상의 사회적 상처를 덜 느꼈다. 마치 두통을 없애주듯, 진통제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은 사회적 고통도 덜어 준다는 것이다. 놀랍지만 가능한 일이다. - P97

사람이라는 동물은 극도로 사회적이며, 이 사회성 덕분에 놀라운 생존력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그의 뇌는 온통 사람 생각뿐이다. 희로애락의 원천은 대부분 사람이다. 또 일상의 대화를 엿들어 보면 70퍼센트가 다른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한다(Lieberman, 2013). - P103

긴 시간 행복을 연구한 사람으로서 고민을 해보았다. 내 생각에는 두 가지다.
첫째, 행복은 객관적인 삶의 조건들에 의해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 둘째, 행복의 개인차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것은 그가 물려받은 유전적 특성,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외향성이라는 성격 특질이다. - P104

우리 눈에는 내면의 성격보다는 바깥세상의 것들이 훨씬 잘 보인다. 가령 차에서 내리는 사람의 성격은 보이지 않아도, 그가 어떤 차에서 내렸는지는 알 수 있다. 그래서 그가 행복해 보이면 고급 차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앞에서 언급했듯 우리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행복하다면, 원인은 그의 차가 아니라 그의 성격일 확률이 훨씬 높다. 그는 자전거를 타고 다녀도 웃을 사람이다.
다시 말하지만 행복의 원인 중 사람들이 가장 과대평가하는 것이 돈과 같은 외적 조건이다. 이 장에서는 반대로 행복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대부분이 미처 생각지 않는 요인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어떤 것이 그렇게 중요할까? 오랫동안 행복을 연구한 석학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그 질문을 한다면 대답은 거의 비슷할 것이다.
"유전. 더 구체적으로는 외향성." - P136

유전과 행복을 각각 하나의 대륙이라고 한다면, 이 둘을 연결하는 보스포루스 다리가 있다. ‘외향성‘이라는 성격 특질(trait)이다. 유전적 영향에 의해 외향성 수치는 어느 정도 정해지며, 그 외향성의 정도가 개인의 행복 수치와 기은 관련을 맺는다. - P142

외향성이 행복 연구에서 그토록 주목받는 이유는, 한마디로 행복과 가장 손을 꼭 쥐고 있는 짝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연구된 그 어떤 다른 특성도 외향성만큼 행복과 관련 깊은 것이 없다. - P142

구체적인 이유야 무엇이든 외향성은 한마디로 ‘사람쟁이‘ 성격이다. 외향성이 높을수록 타인과 같이 있는 시간을 좋아하고, 또 그들(특히 이성)이 자기를 좋아하도록 만드는 데 타고난 재주가 있다. (이건 맞음. 다른 사람이 나 좋아하게 하는 건 일도 아님:다락방 주) 그래서 그들은 첫 경험 시기도 빠르고,(이건 틀림:다락방 주), 경험 상대도 많다(이건 안알랴줌: 다락방 주)(Nettle, 2006). - P143

미국도 마찬가지다. 행복하 사람들은 혼자 있는 시간보다 사회적 시간이 약 2배 많지만(65퍼센트 함께, 35퍼센트 혼자), 불행한 사람들은 혼자 있는 시간이 2배 이상 많다(32퍼센트 함께, 68퍼센트 혼자). 한국인이든 미국인이든, 호모사피엔스의 행복 전구는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 훨씬 자주 켜진다. - P146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선천적으로 내향적인 사람도 타인과 함께할 때 더 행복할까? 이 질문을 염두에 두고 한 연구에서는 내향적인 사람들에게 하루에 여러 번, 몇 주 동안 문자메시지를 통해 두 가지 질문을 반복적으로 했다. 지금 얼마나 행복한지, 또 누구와 함께 있는지.
연구 결과는 우리의 예상과 달랐다. 내향적인 사람들도 혼자일 때보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더 높은 행복감을 느꼈다(Diener & Biswas-Diener, 2008). - P146

레바논에 이런 속담이 있다.
"사람이 없다면 천국조차 갈 곳이 못 된다."
이 말을 거꾸로 생각해 보자. 무엇을 하며 어떤 모양의 인생을 살든, 사람으로 가득한 인생은 이미 반쯤 천국이라는 뜻이리라. - P156

과도한 타인 의식은 집단주의 문화의 행복감을 낮춘다. 행복의 중요 요건 중 하나는 내 삶의 주인이 타인이 아닌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P172

행복은 나를 세상에 증명하는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잣대를 가지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필요도 없고, 누구와 우위를 매길 수도 없는 지극히 사적인 경험이 행복이다. 내가 에스프레소가 좋은 이유를 남에게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도 없고, 그들의 허락이나 인정을 받을 필요도 없다. - P175

행복은 거창한 관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험이라는 점이다. 그것은 쾌락에 뿌리를 둔, 기쁨과 즐거움 같은 긍정적 정서들이다. 이런 경험은 본질적으로 뇌에서 발생하는 현상이기 때문에, 철학이 아닌 생물학적 논리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고혈압 환자에게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 되는 생각을 자주 하라는 처방을 내리는 의사는 없다. 그러나 행복에 대한 지침들은 대부분 그렇다. "불행하다면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말이다. 불행한 사람에게 생각을 바꾸라는 것은 손에 못이 박힌 사람에게 "아프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하는 것과 비슷하다. 생각을 통해 바뀌는 것은 또 다른 종류의 생각이다. 행복의 핵심인 고통과 쾌락은 본질적으로 생각이 아니다. - P194

행복의 핵심을 사진 한 장에 담는다면 어떤 모습일까?
이 책의 내용과 지금까지의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총체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것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는 장면이다. 문명에 묻혀 살지만, 우리의 원시적인 뇌가 여전히 가장 흥분하며 즐거워하는 것은 바로 이 두가지다. 음식, 그리고 사람.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모든 껍데기를 벗겨 내면 행복은 결국 이 사진 한 장으로 요약된다. 행복과 불행은 이 장면이 가득한 인생 대 그렇지 않은 인생의 차이다. 한마디 덧붙인다면 "The rest are details", 나머지 것들은 주석일 뿐이다. - P195

내향성은 외향성의 반대가 아니다. 찬물과 더운물 이 두 종류 물이 아니듯, 외향성/내향성은 상반된 특질이 아니고 동일한 특질의 높고 낮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낮은 외향성‘을 편의상 내향성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 P218

늘 불행하다는 것은 과장이다. 대부분 행복, 아주 가끔 불행. 그래서 불필요한 ‘행복 스트레스‘는 이제 떨쳐 보냈으면 좋겠다. 그리고 ‘힐링‘같은 단어도 서서히 사라졌으면 한다. 멀쩡한 자신을 마치 치유와 도움이 필요한 연약한 존재로 세뇌시키는 것은 장기적 행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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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4-09-18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외향성 수저 인정입니다. 어쩜 이거 금수저 은수저보다 좋은거 아닌가요? 행복하대잖아요. ^^
음 저는 외향성 수저 한스푼정도 더 있는 정도?
요즘 제가 고민하는게 있는데 좀 도움이 되는 글이었습니다. 땡큐 다락방님!

다락방 2024-09-19 07:39   좋아요 2 | URL
오 어떻게든 도움이 되는 글이었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이미 쓰여진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니, 너무나 좋은 일입니다.
올리브 키터리지가 말한것처럼 저는 인생의 작은 기쁨을 잘 느끼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즐겁게 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저의 외향성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거라면 감사하고 살아야지요. 후훗.
아, 출근했습니다. 연휴가 빨리 지나가버렸다는 사실이 슬프지만, 그러나 오늘이 목요일이라는 사실은 기쁩니다. 만세!

단발머리 2024-09-19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출근했더니 다락방님 리뷰가 있어서 크흐흐흐 너무 좋네요!
저도 이 영상 봤어요. 큰애가 이거 좀 보라고 해서 봤는데, 참 재밌더라구요.
전.... 그 교수님 표현 중에 사람이 제일 큰 자원이고 자극이라고. 그 말이 기억에 남더라구요. 요즘에는 혼자서도 할 거 엄청 많고, 재미든 정보든 다른 매체를 통해 얻을 수 있지만, 역시 사람이 젤 중하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전부터 그랬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외향성 수저를 장착한 다락방님에게 축하를 담뿍 보내드립니다. 오늘이 목요일이라서 기쁜 마음이 바로 행복이겠죠.
저도 그렇습니다. 일단 오늘 출근했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일만 출근하면 됩니다. 이야호!!!!!!!!

다락방 2024-09-19 10:20   좋아요 1 | URL
맞아요. 사람이 제일 큰 자극이지요. 그리고 저는 제가 행복을 잘 느끼는 사람인 것에 대해 저의 외향성을 연결시킨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그 방송 보다보니 아, 그게 그렇게 되는거구나 하면서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당장 달려가서 책을 사온 것입니다. 하하.

저도 출근해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고(작업실로 출근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간식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행복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점심은 뭘 먹을까요? 급식이 부럽습니다!!

잠자냥 2024-09-19 08: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숟가락아 출근 잘했니? ㅋㅋㅋㅋ 젓가락도 출근 중이란다…. ㅠㅠ 불행하지 말자! 오늘은 월요일이 아니고 목요일이야!!! 이틀만 참아!! 행복이 거기 있어!!!🤣🤣🤣

다락방 2024-09-19 10:20   좋아요 1 | URL
오늘은 불행하지 않네요. 출근은 싫지만 그런데 출근했더니 목요일이란 사실은 너무나 좋습니다. 아하하하. 행복은 우리 주변에 있는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9-19 0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외향성 수저🤣🤣🤣 부럽습니다. 내향성 젓가락은.. ㅋㅋㅋ
저 이 책 읽었는데 기억이 안 나네요? 하하 뭐 새삼스럽지만.. 다락방님의 이 글은 오래 기억할 듯 합니다. 궁극의 행복을 계속 누리세요~!!

다락방 2024-09-19 10:22   좋아요 2 | URL
근데 알라딘에는 내향성인 분들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 어쩌면 독서란 취미는 내향성과 더 관련있는건가 싶기도 하고요.
저는 알라딘 하면서 독서괭 님처럼 좋아지는 분들도 있고 그래서 참 행복합니다. 으하하하하.
 

영화 <좋지 아니한가> 에는 총각과 사랑에 빠진 중년여성이 나온다. 너무 오래전에 본 영화라 기억이 희미한데 이 중년여성 '오희경(문희경)' 에게는 고등학생인 아들 딸도 있었던 것 같다. 검색해보니 노래방 총각에게 반했다고 나오네. 여하튼 그녀는 총각과 사랑에 빠졌고 어느날 그로부터 전화를 한 통 받고는 여행캐리어에 짐을 싸서는 가출을 한다. 

오희경으로서는 사랑에 빠졌으니 이것은 그가 제안한 밀월여행이어야 했지만,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며칠의 시간이 지난후 그녀는 다시 캐리어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녀의 손에는 커피원두가 잔뜩 들려있었다. 그녀의 바람과는 달리 그녀는 그 총각으로부터 커피 강매를 당한 것. 그녀의 집에는 아직 커피내리는 기계도 없는데. 그녀는 키친타올을 필터로 쓰고 밥그릇에 담아서(역시 정확한 기억인지는 모르겠다) 커피를 내려마신다. 그렇게 그녀의 사랑은 막을 내렸다.


그녀가 커피를 사기까지는 많은 우연한 사건들이 있었겠지만, 그런데 그녀가 커피를 사게 되기까지는 가장 먼저 그녀의 외로움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녀는 외로웠고 그래서 총각과 사랑에 빠질 수 있었다. 아이들도 있고 남편도 있지만 그녀는 외로웠고 공허했다. 내가 말하고 싶은건, 그녀의 외로움을 눈치챘기 때문에 상대는 그녀에게 접근해 커피를 팔 수 잇었다는 것이다. 사기는, 피해자의 가장 약한점을 알고 건드리니까.


수사 재현물을 볼 때 알 수 있는 건, 범죄 피해자에게는 약한 구석이 있었고 가해자는 그걸 알고 있었다는 거다. 아직도 인상적인 건 승무원이 되고 싶었던 여자가 대학에 떨어지고 실망하던 터, 그 대학 교수라는 사람의 전화를 받고 합격시켜주겠다는 말에 성범죄에 노출되는 거였다. 외부에서 보면 그건 어리석어 보일 수 있다. 제삼자들에겐 승무원이 되고 싶은 욕망이 당사자만큼 크지 않을테니까. 그러나 그녀는 범죄의 피해자가 됐다는 걸 알고나서야 자신이 어쩌면 그렇게 당했는지에 대해 후회한다. 우리는 가장 약한 부분에 대해 공격당할 때 이성을 갖고 생각하기 힘들다. 흔들린다. 무너져내린다. 가해자는, 피해자가 무얼 원하는지 어느 지점에 약한지 너무 잘 알고 있다.


사실 커피 강매는 외로움을 이용한 범죄로 치자면 애교에 가깝다. 커피, 샀으면 먹으면 되는 거니까. 중년여성 오희경은 내가 왜그랬을까 자책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그렇게 오래가지 않아도 될것이고 그 총각으로부터 배신감을 느꼈겠지만, 그게 그렇게까지 치명적이지도 않을 것이다. 물론 그 일이 없었다면 좋았겠지만.
















"어느 날 고양이 꼬리를 보면서웃고 있는 제 자신이 더 허무하더군요. 나는 왜 가족과 웃지 못하고 고양이 꼬리를 보고 혼자 웃고 있나......"

순간 그의 외로움이 가슴에 확 들어왔다. 이 사람은 가족과함께 웃고 울면서 살고 싶은 이로구나.

그러다 마흔 중반이 되도록 집에만 있는 자신이 너무 한심했을 때, 인생 별것 없다, 잘 노는 게 잘사는 것이라고 말하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자리에 나가보았다. 자리는 그저 그랬다. 다만옆 테이블에 있던 젊은 남자가 계속 쳐다보는 것이 신경쓰였는데, 아니나다를까 그 남자가 다가와 "이 폰 번호, 저만 압니다" 라면서 고가의 새 휴대폰을 놓고 가버렸다. 그 바람에 뜻밖의 사건이 시작되었다. 휴대폰을 돌려주기 위해 연락을 취하고 만났는데, 말이 잘 통했다. 참으로 오랜만에 대화라는 것을 하는기분이 들었다. 만남은 거듭되었고 둘은 내연관계가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함께 들어간 여관에서 강도를 당하고 말았다. 돈도 빼앗기고 사진까지 찍혔다. 그러고도 모자라 다시 전화가 와서 거액의 돈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이야기를 어렵게 털어놓으면서도, 피해자는 그 남자를 믿고 있었다. 하지만 형사의 훈련된 촉은 남자가 휴대폰을 주고간 행동에서부터 ‘진짜 선수‘라는 사인이 왔고, 여관에 강도가 들이닥친 상황까지 잘 짜인 계획이라는 판단이 서면서 위험한 사건이라는 사이렌이 마구 울려댔다.

하지만 나의 어설픈 추리로 고양이 꼬리보다는 사람을 믿고싶어하고, 먼길을 돌아 비로소 한 사람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 마음에 생채기를 내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그부분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수사해보면 다 알게될 내용을 미리 추정해서 피해자를 아프게 할 이유는 없을 것같았다.

가급적 피해자가 노출되지 않도록 수사와 재판 절차, 그리고 함께해야 할 과정과 시간을 설명하고 집을 나설 때까지 나도 피해자와 함께 숨죽였다. -p.113~114



<형사 박미옥>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박미옥 형사가 형사로 재직하던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쓴 에세이이다. 지금은 명에퇴직후 제주도에서 책방을 꾸리고 살고 있다고 한다. 매 꼭지마다 자신이 맡았던 사건들과 그 때 자신이 느꼈던 감정 그리고 어떻게 범인을 잡았는지 써있는데, 나는 위의 이야기가 박미옥 형사가 그런만큼 신경 쓰였다. 


당연히 형사의 촉대로, 그가 처음부터 계획해 꾸민 범죄였다. 그리고 만약 형사가 아니었어도 저 얘기를 듣는다면 아마 당사자가 아니고 듣는 사람들은 '그 새끼가 범인이다' 라고 짐작해볼 수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협박을 받고 있다고 신고한 여자도 내연관계의 남자를 의심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금세 그 의심을 지웠을 것이다. 너무나 공허하고 외로운 인생에 찾아온 오랜만에 대화가 통하는,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그런 사람이 자신을 대하는 마음이 자신과 같지 않다는 걸 아는 일은 결코 달가울 리 없으니까. 박미옥 형사는 그 뒤의 그녀를 너무나 염려했다. 비로소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그게 아니었다는 걸 안 여자의 마음을 떠올리는 것을 가슴아파했다. 범죄의 피해자가 되었다는 사실보다 더, 그가 나를 대했던 시간들 동안 그 어느 한 순간도 진심으로 나를 생각했던 적은 없었을까, 를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너무나 외로운 마음에 드디어 의지할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그 사람이 처음부터 그런 마음이 아니었다니, 자신을 이용해먹을 생각이었다니, 그러면 그녀의 외로운 마음은 이제 어디에 기대야 할까. 


그녀의 외로움이 누구나 알아볼 수 있게끔 바깥으로 표현됐을 수도 있고 혹은 가해자는 아마 '누구든 걸려라'하는 심정으로 건드려본 것일 수도 있다. 여기와서 이렇게 있다면 걸려들기 좋을 것이다, 하는 그런 생각으로. 마침 여자는 지독하게 외로운 상태였고 범죄 피해자가 되었다. 외로운게 잘못이 아닌데, 그런데 그 남자의 접근을 차단할 수 없었다. 그녀는 외로움으로 인해 약해진 상황이었고, 외로움은 그녀의 가장 약한 부분이었으니까. 그녀가 범죄 피해자고 협박을 받아 무서웠던 시간들에 더해 , 나는 그녀가 그녀 자신의 외로움과 그 외로움으로 인했던 선택과, 그 선택으로 인했던 짧은 시간의 설렘과, 그러나 그 후에 찾아온 협박까지를 내내 자책하며 떠올릴까봐 그게 너무 아프다.  부디 자신의 마음을 단단히, 잘 살피기를.


일전에 정희진 선생님은 강연에서 '가장 무서운 건 외로움' 이라고 말씀하셨던 적이 있다. 아직까지 그것이 어떤 것인지 왜 그렇게 가장 무서운 것이라는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외로움은 사람을 약하게 만들기 좋은 것 같다. 약한 상태에서는 다른 것들이 침투할 확률이 너무나 크다.


영화 <사랑과 영혼 GHOST> 에서 '몰리(데미 무어)'는 연인 '샘(패트릭 스웨이지)'를 잃고 슬퍼한다. 그런 그녀에게 샘의 절친인 '칼(토니 골드윈)'은 자주 찾아와 위로를 한다. 이미 오래 전의 영화라 더이상 스포도 아니겠지만, 칼은 샘의 직장 동료이자 가장 친한 친구라면서 샘을 살해한 사람이다. 그런 칼이 이제는 몰리에게 접근해 샘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거다. 그가 몰리를 유혹해야 겠다고 느낀 순간은 몰리로부터 '외로워요' 라는 말이 나왔을 때였다. 몰리는 샘을 그리워했고 그래서 울면서 외롭다는 말을 하는데, 그 때 칼은 친밀하게 다가가 그녀를 유혹하는 거다. 몰리는 그 유혹에 이끌리는 듯 보였지만, 그 상황에 옆에 있던 유령 샘의 분노로 고양이가 움직였나 사진이 움직였나, 무언가 움직이는 바람에 몰리는 화들짝 놀라 정신을 차린다. 


칼은,

그녀의 외롭다는 말을 기다렸다.



매 에피소드가 다 강력범죄의 이야기들이었는데,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건 사실 정액을 입에 물고 경찰서까지 찾아온 여성에 대한 것이었다.



봄볕 좋은 어느 오후, 그날도 당직이었던 나는 자리를 지키고 앉아 우리를 찾는 일이 있을까 기다리던 참이었다. 두려운강력범죄는 밤에 주로 급습하는지라 긴장을 풀고 조금은 느긋하기까지 했던 한순간이었다. 그때 한 앳된 여성이 경찰서로들어왔다.

하지만 입을 열지 못한다. 입술을 앙다문 채 손가락으로 자신의 입을 가리키며 안타까운 앓는 소리만 내뱉을 뿐이었다. 다친걸까? 아니면 피치 못하게 말을 못하는 상황이라도 있는 걸까?

갑갑함 속에서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던 그때, 여성의 입안에뭔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뭔가를 악착같이 물고 있는 것이었다. 급한 김에 휴지를 뽑아서 뱉어내도 되는 것인지 물어보았고그녀는 눈빛으로, 고갯짓으로 세차게 끄덕였다.

침이라고 하기엔 무언가 너무 가득하고 끈적하다. 얼른 물 한컵을 건네니 여러 번 입을 헹구고 나서야 비로소 호흡을 가다듬는다. 얼굴은 퉁퉁 부은듯했고, 넋이 나간듯 몸을 달달 떠는 여성을 보면서, 다그치기보다는 그냥 이게 무슨 일인지 스스로 말할 때까지 기다려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오후 4시경 집 근처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남자가 그녀 앞에 멈추어서더니 슬며시 옆으로 다가서서는 옆구리에 칼을 들이댔다. 조용히 따라와라, 아니면 나는 찌르고 도망가면 그만이다. 목소리는 옆구리에 닿을락 말락한 칼날만큼 서늘하고 날카로웠다. 정류장에는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아마 누군가 있었더라도 도와달라거나 소리칠 엄두는 나지 않았을 것이다. 칼날은 가까웠고, 벗어날 길은 너무 멀었다. 꼼짝없이 범인이 이끄는 대로 정류장에서 조금 떨어진 아파트의 울창한 화단으로 끌려갔고, 그곳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범인은 성폭행 후 유유히 휴대폰과 현금까지 빼앗아갔다. 

이야기를 듣는 내내, 그 아픔과 두려움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나에게는 햇살 좋은 한낮의 오후가 누군가에게는 지옥 같은 암흑의 시간이었다. 피해장소가 이전엔 지극히 안온했던 일상의공간이라는 점도 안타까웠다. 늘 아무렇지 않게 이용하던 정류장에서, 집 주변 화단에서 이런 일을 당하면 피해자는 갈 곳이없어진다. 일상이 무너져내린다. 그런데 이 여대생, 대단하다.

범인이 입안에 남기고 간 정액을 물고 2킬로미터를 걸어 경찰서까지 왔다.

"그냥 뱉어버리고 갈까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여성학을 공부하면서, 그간 제 나름대로 옳다고 믿는 일에 대해 주장하고 실천도 하면서 살아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당당하게 행동하지 못하면 영원히 나 자신에게 당당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입을 악물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 충격적인 일을 겪은 뒤 오만 역겨움이 다 밀려왔을 텐데, 그 비리고 더러운 것을 입에 담고 여기까지 오다니. 나는 그녀를 꼭 안아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에 앞서 그녀의 행동에 답을주고 싶었다. -p.33~35



아아 진짜 인간이란 무엇인가. 세상이란 어떻게 굴러가는가.


악의 비열함은 바로 상대의 약함을 노린다는데 있다. 상대의 외로움 혹은 상대의 갈망등 가장 약한 지점을 노린다는 것, 그리고 약자를 노린다는 것. 나는 거기에 악의 비열함이 있다고 본다. 자신보다 강한 상대를 선택하지 않고 약한 상대를 선택한다는 것. 약함을 노린다는 것.


강간범은 여성을 칼로 위협하며 강간했다. 그런데 이 피해자는 그 길로 주저앉는게 아니라 자신이 공부하고 배운 걸 몸소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자, 그 힘든 상황에서 범인의 정액을 입에 물고 2킬로를 걸어 신고하러 온다. 다른 피해자의 도움까지 있어서 이 범인을 잡을 수 있었다. 왜 어떤 사람은 약한 사람을 골라 혹은 약한 상태를 골라 범죄를 저지르려고 하는데, 왜 어떤 사람은 가장 약해질 수 있는 순간에조차 이를 악물고 강해지며 악을 벌하려고 하는가. 진짜 인간 뭐냐. 강간을 당하기 전 칼이 옆구리에 느껴졌을 때부터 정말 무서웠을텐데, 더럽고 무섭고 다리가 떨렸을텐데, 그런데 기어코 경찰서까지 와서 정액을 뱉어내는 그 의지는, 도대체 어디서 발현되는걸까. 이 에피소드는 읽는데 정말 코끝이 찡했다. 어휴..



나는 인간의 악이 징글징글한데 이렇게 또 어떤 인간의 강인함에 숙연해지곤 한다. 

어휴, 인간 진짜 뭐냐, 진짜..




남자는 1970년대 해외 출국이 제한되어 있던 시절에 유학을떠난 부유층 자제였다. 영화에서나 보던 파티에서 처음 마약을 접했을 때만 해도 저게 도대체 뭔데 그렇게 금지하는 걸까 하는호기심이 드는 것과 동시에, 설마 저까짓 것 하나 내가 이기지못하랴 자신했다고 한다. 그러니 인생에서 한 번쯤 경험해보는것도 괜찮지 않을까, 딱 한 번만 하고 다시는 안 하면 된다 장담하며 첫 경험을 했단다. 그러나 딱 한 번의 마약은 없다. 그는 다음 파티 때 이미 누구보다 먼저 팔을 내밀고 주사를 맞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후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마약이 인생을 지배했고 점점 망해갔지만, 그럼에도 마약에 대한 열망은 참고 견디고 할 만한 게 아니었다. 그것은 거의 자동적인 반사에 가까웠다. -P199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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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4-09-10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정액 이야기 정말 존경스러웠어요.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용기, 쉽지 않은데 말입니다.
<좋지 아니한가> 제가 좋아하는 한국영화인데, 지금 다시 보면 실망도 하겠죠?
김혜수의 밥통 터지는 장면이 가장 인상 깊은 영화 ㅎㅎ

다락방 2024-09-10 09:21   좋아요 1 | URL
엄마가 저보다 먼저 이 책을 읽으셨는데 그래서 어제 엄마랑 저 정액 이야기 나눴어요. 어휴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정말 대단하다, 하면서요. 세상엔 정말 대단한 사람들도 있어요. 나쁜놈들이 있는 반면에요.
좋지 아니한가 저도 재미있게 본 영화인데, 지금 보면 저 역시도 실망할 것 같기는 해요. ㅎㅎ
저 괌에 여행갔을 때였나, 숙소에 커피머신 있길래 마트에서 커피를 사왔거든요? 그런데 필터..는 없더라고요? 그 때 이 영화 생각나서 키친타올에 커피 받아 마셨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여간 뭐가 됐든 보기만 하면 얻는게 있어요. 그쵸?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9-10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대단한 피해자네요 얼마나 힘들었을까 ㅜㅜ 어떤 심정으로 걸어갔을지 상상이 안 되네요 어휴 ㅜㅜ 존경스럽습니다.

외로움 아직 모르는 다락방님.. ㅋㅋ

다락방 2024-09-10 10:41   좋아요 1 | URL
정말 어떤 심정으로 거기까지 걸어갔을지 와 정말 미치겠더라고요. 세상엔 이런 사람도 있어요 ㅠㅠ

제가 왜 외로움을 모르겠습니까. 저는 다만, 외로움을 극복하려거나 없애려고 하는게 아니라 외로움과 같이 살아가야 한다는 걸 깨달은 사람입니다. 외로움은 나의 벗 고독은 나의 친구... 샤라라랑~ 인간은 누구나 다 외로운 법 아니겠습니까.

잠자냥 2024-09-10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저는 이 책 무슨 추리소설 같은 건 줄 알았어요, 다락방 님이 추리소설 잘 읽으시니까...
근데 헐....... 두 사례 다 놀랍지만... ㅠㅠ 첫 번째 사례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하네요.
누군가의 외로움을 끝까지 보듬고 지켜주고 싶어한 마음이라...
저도 그 마음을 배우고 싶습니다.... *사기는 안 치고 ㅋㅋㅋ

다락방 2024-09-10 15:14   좋아요 0 | URL
결과적으로 박미옥 형사의 추측이 틀리지 않았지만 그러나 그 당시에 ‘어 그새끼 사기꾼 같은데‘라고 말해주지 않기를 선택한 건 배려깊은 행동이었다고 생각해요. 누가 아무말 하지 않아도 이미 본인이 가장 많이 상처받을테니 말입니다. 세상엔 비열한 악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고 어떻게든 선을 택하려는 사람들도 있어요. ㅠㅠ

단발머리 2024-09-11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과 영혼에 그런 장면이 있었군요. 저는 패트릭 스웨이지 떠날 때 얼마나.... 가시마세요~~ 제가 잡았던지.... 솔직히 다른 장면은 하나도 생각 안 나요. 그 영화를 몇 번이나 반복해서 ‘줄거리‘를 말했는데도 말이지요.

가장 무서운 게 외로움이라는 말씀, 맞는 거 같아요. 저는 외향적이고 외로움 잘 안 타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사는데, 그래서 가까운 친구 몇만 있으면 되고 더 많은 관계가 필요없다 생각하고 살았는데 말이지요. 오히려 요즘에는 사람과 관계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요. 가장 큰 절망을 주는 존재가 인간이지만 가장 큰 위로가 되는 존재도 인간이구요.

다락방 2024-09-13 07:45   좋아요 1 | URL
어릴 때는 그렇게나 재미없더니 어른이 되어 다시 보면서 패트릭 스웨이지 떠날 때 울었답니다. 어휴 ㅠㅠ 역시 인생을 좀 더 알고 보는 영화는 공감의 깊이가 달라버리는.. 하하하하하. 어릴 땐 아니었는데 성인이 되어 다시 보면서 영화 참 좋더라고요. 여러가지가 새롭게 보였어요. 특히 오다메가 갑자기 얻게 된 돈을 기부해야 한다고 샘으로부터 들었을 때 그 돈을 놓기 싫어하는 장면에서는 정말이지 엄청난 성찰을 했답니다! 이건 제가 언젠가 길게 글 쓴 적이 있으므로 패쓰..

저는 제가 외로움을 안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요, 이제는 외로움을 잘 알지만 그것과 함께 살아야 하는 것도 깨달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가끔 되게 치명적으로 외로울 때가 있거든요. 그건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없는 외로움과는 좀 다르고요, ‘나의 이런 생각 혹은 이런 마음을 알아줄 이는 없을거야‘ 라는 데에서 오는 외로움이에요. 이 세상에 이런 생각 혹은 이런 감정을 가진 존재는 나 하나뿐일 것이다, 하는 데에서 오는 외로움이요. 그럴 때 되게 외로운데 그러나 그것이 인간의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우리 [인생수업] 읽었잖아요. 거부하려고 하니까 괴로운거고 받아들이면 그 때부터는 새로운 해결 방식이 보인다고 그랬잖아요. 저는 그 책이 그렇게 말해주어서 정말 좋았어요. 받아들이면 됩니다. 어떤 것들은 받아들여야 비로소 편해지는 것 같아요. 외로움과 고독이라는 것 말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가장 큰 고통을 주는 존재가 인간이지만 그러나 위안을 주는 것도 인간이죠. 저도 오래전부터 그렇게 생각해왔어요. 환경을 파괴하는 것도 인간이고 그 환경을 지키자고 하는 것도 인간이고요. 저는 인간을 좀 좋아하는 것 같아요. 때때로 정말 환멸나긴 하지만요.
 

금요일엔 연차를 냈다. 남동생과 함께 엄마 아빠를 모시고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가기 위해셔였다. 장애등급을 받으신 아빠는 다리를 쓰기가 불편하시고 대부분 집에만 계셔 답답하실 터, 최근에 새로 차를 뽑은 남동생은 시승식겸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가자 한거다. 처음엔 자연스럽게 바다 근처인데 가까운 곳.. 을 찾다가, 왜 바다여야 하는가, 여행갈 때마다 바다로 갔는데 숲이어도 좋지 않은가, 하고 검색하다 좋은 곳을 찾아냈다. 여기가 바로 내가 찾던 거기야, 좋았어!!


숙박은 <가평 더스테이힐링파크> 였다. 객실은 숲 속에 잇었다. 나는 막연하게 산의 입구에 있겠거니 했는데, 하룻밤 자고 일어나 산책하려고 돌아보니 산의 한가운데에 있었고, 그래서 산책은 숫제 등산이 될 수밖에 없었다. 숙소에 도착해 주차장에 차를 대고 체크인을 하면 숙소까지는 카트가 데려다주는 시스템이었다. 사방천지가 숲이어서 공기도 좋고 매우 시원하고, 게다가 객실은 숲 한가운데에 박혀 있어서 와, 여긴 밀월여행 각이네.. ㅋㅋㅋㅋㅋㅋ 우리는 방 두개짜리 객실을 두개 얻었는데, 잠은 편하게 자야한다는 남동생과 나의 신념 때문에.. 과소비했다고 엄마한테 엄청 잔소리 듣고 ㅋㅋㅋㅋ 아무튼 나는 내가 역시 숲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산이라서 밤나무에서 떨어진 밤이 지천이라, 카트 운전하시는 분은 밤 주워 가세요, 많이 떨어져요, 직원들이며 손님들이 다 주워가요, 하셨는데, 아니나다를까 ㅋㅋ 자고 있을 때에도 툭, 툭, 하고 밤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서 숙소 문을 열면 어김없이 밤이 거기 있었다. 덕분에 밤도 한가득 주워왔는데 ㅋㅋㅋ 엄마 아빠는 너무 즐겁다고 하셨다. 아니 이게 뭐냐고, 우리 밤 주우러 온거냐고. 후훗.



마주보고 있는 두 개의 객실이 우리가 묵었던 곳. 퇴실하기 전이라 문을 열어두었고 저 파란 가방은 직원분이 퇴실 준비 때문에 막 갖다두셨다. 아니 이게 객실이라니, 너무 운치있지 않습니까..



산책하다 만나는 호텔 간판



산책하다보면 나오는 다른 객실



알아챌 수 잇을지 모르겠지만 이거 오르막길이다. 아침에 퇴실하기 전 한바퀴 산책한다고 혼자 나섰는데 오르막길인 것에 관하여...등산이었다. ㅋㅋㅋㅋㅋ



산책하다 만나는 다른 객실 안내 표지판 ㅋㅋㅋㅋㅋ



산책하는 엄마 ㅋㅋㅋㅋㅋ



숙소에서 꾸며둔 정원. 크기는 크지 않다.




산책중인 우리 아빠 ㅋㅋㅋㅋㅋㅋㅋ 아, 엄마 사진 찍는 중이었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객실의 거실인데 저기 보이는가, 테라스 ㅋㅋㅋ 내가 저 테라스가 쏙 마음에 들어가지고... ㅋㅋㅋㅋㅋ



다음날 아침 남동생과 아침을 여기에서 먹었는데 아아, 그러나 낭만파괴... 날벌레가... 흠흠.

그리고 밥 먹고 있는데도 밤이 툭툭 떨어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밤 여행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



아 나 여기 너무 좋아 정말 좋아 라고 몇 번이나 말했을 정도로 나는 이곳에서의 숙박이 마음에 들었다. 진짜 딱 밀월여행 할만한 곳이었는데, 숲 한가운데의 객실이라니, 너무 낭만적이지 않은가. 그런데 이곳의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1. 자가용이 있어야 한다(대중교통으로는 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가야한다고).

2. 숙소 안에 식당이 한 곳 있지만 메뉴가 한정적이다. 

3. 무인 편의점이 있지만 주류는 판매하지 않으며 갖춰둔 물품도 매우 적다.


종합적으로 말하자면, 여기서 밀월여행 다시 나오는데, 한 번 들어가면 나갔다 오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에 그렇다. 게다가 객실 근처에 인적이 없어 ㅋㅋㅋㅋㅋㅋ우리 같은 경우 어차피 체크인은 오후 3시라서 점심은 계곡 닭도리탕을 먹었다. 남동생이 예약해둔 곳이 있어서 점심 시간에 예약해두고 가 계곡에 발 좀 담근 뒤에 닭도리탕 먹었는데 역시 엄마 아빠 너무나 좋아하셨다. 풍경 때문에 좋긴 했지만 닭도리탕 맛은 가격대비 그닥..



씐난 엄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녁은 숙소에서 2킬로 떨어진 소고기집을 예약해두었더랬다. 소고기도 소고기지만 식당 분위기가 완전히 캠핑장 온것처럼 꾸며둔 곳이라 모시고 가야지 싶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의자도 다 캠핑의자들로 보이는데 이러면 아빠가 불편할 것 같아 미리 식당에 전화를 해 물었다. 아버지가 다리가 불편하신데 혹시 일반 식탁 의자가 있냐고. 식당에서는 있다고 했다. 그래서 예약해두고 여기서 결과적으로 소고기를 맛있게 먹었는데,


막상 숙소에 도착해보니 여기까지 다녀오는게 좀 일일 것 같은거다. 호텔 직원은 택시는 부르면 오지만 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했고 혹시나 픽업서비스 가능한가 식당에 문의하니 그건 안한다 하고, 택시는 안잡힐 수 있으니 대리를 추천한다 했다. 남동생과 나는 소고기에 소주를 꼭 먹어야겠단 말야? 엄마 아빠는 불편하면 그냥 호텔 식당에서 먹자고 했지만 아니야, 여기는 지금 우리가 먹을만한게 없어... 그래서 한 번 해보자, 하고 택시를 불렀는데 좀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잡혔고 왔다. 식당에서 소고기 맛있게 먹고(엄마는 안심을 드실 때 입에서 살살 녹아! 하며 좋아하심)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가지고 숙소로 향했다. 남동생은 맥주 마시고 나는 집에서 하이볼 재료 가져갔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철저한 편)


아무튼 이렇게 한 번 나갔다 오려면 좀 빡세고, 산 속이라 어두워지면 깜깜하기가 이루 말할 데가 없어 ㅋㅋ 물론 호텔에서 꾸며둔 정원은 조명을 환하게 밝혀두긴 했지만, 객실 들어가면 바깥은 암흑... 일단 차가 있어야 접근할 수 있는 곳이고, 한 번 들어가면 나갔다 나오지 않기 위해 원하는 걸 다 준비해가는 게 꼭 필요하다. 


아빠는 무척 만족해하시며 당신 칠순 때보다 더 즐겁다고 하셨다. 갑자기 칠순 왜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ㅋㅋㅋ 엄마는 평소에 바다를 너무나 좋아하시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무척 만족하셨다. 그리고 아무도 안물어봤지만, 나는 바다보다 산이 좋다. ㅋㅋㅋ 산책이 등산이지만 뭐 ㅋㅋㅋㅋㅋㅋㅋ물론 벌레가 너무나 많지만요 ㅠㅠ 


아, 낮에 닭도리탕 먹을 때 으앗 이것은 너무나 좋은 술안주.. 그런데 남동생은 운전하는데... 나 혼자 술 마시면... 그렇지만 이런 안주를 두고 안마시기가.... 나는 남동생에게


"나 낮술 마시면 빡칠것 같아?"


물었는데 남동생이 마셔, 해서 ㅋㅋ 소주 시켜가지고 엄마랑 둘이 마셨다. 아빠는 술 원래 안드시고 남동생은 운전 때문에 안마시고 엄마랑 나는 둘이 사이좋게 건배!



ㅋㅋㅋ 그 뒤로 남동생의 갈굼이 시작됐다. 소고기집에 갈 때부터


"아까 마셨으니까 덜 마셔도 되겠다?"


이러더니 소고기집 도착해서 "조금만 마시겠네? 아까 마셨으니까?" 막 이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개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나는 넘나 보부상이라서.. 

나랑 여행 같이간 사람들이 편하게 생각하는게, 필요한게 내 가방에서 다 나옴 ㅋㅋ

친구1이 '아 이건 가위가 필요하겠네' 이러면 내가 가위 꺼내줌. 이모가 '손톱깍이가 필요한데..' 라고 하면 내가 손톱깍이 꺼내줌 ㅋㅋ 이것은 다 경험에서 나온것이니, 내가 여행경험이 축적할수록 '아 이건 있어야 겠구나' 하면서 하나씩 챙긴것들이랄까.  한번은 친구2가 아, 후시딘 있으면 좋겠어, 했는데 내가 후시딘 까지 꺼내줘서 친구가 완전 빵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 여행 캐리어에선 과도도 나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번에도 남동생과 객실에서 2차를 하기 위해서 짐빔과 레몬즙, 탄산수 챙겨갔지만,

출발전에 안주로 먹으려고 토마토 마리네이드 만들고 ㅋㅋ 메론도 썰어서 가져갔다. 아침으로 누룽지랑 컵라면 예정되어 있어서 엄마는 김치를 볶아 준비하셨고 나는 그외 마른 오징어, 메이플 호두, 썬더치킨 도 준비하고, 제일 중요한 히말라야 숙취해소제와 컨디션 환, 상쾌한 병도 준비했다. ㅋㅋㅋ 아니 남들이 보면 1박이 왜이리 요란하냐고 할듯. 이게 다 차가 가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녕하세요? 보부상 다락방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을 샀다.


















[낯선 여인의 키스]는 안톤 체호프 글이 재미있으니까 사기도 했지만 낯선 여인의 키스..궁금하지 않나요?


[빛이 이끄는 곳으로]는 재미있다는 글을 많이 봤는데 다 바이럴 광고였나 싶기도 하고..


어쩌다보니 피터 스완슨을 두 권이나 사게 되었는데, 그건 [살인 재능] 한 번 읽어볼까? 재미있겠는데? 했더니, [죽어 마땅한 사람들]과 [살려 마땅한 사람들] 까지가 셋트인가 보았다. 죽어 마땅한 사람들은 오래전에 읽었지만 살려 마땅한 사람들은 딱히... 라고 생각했는데 살인 재능 읽으려면 한 번 읽어볼까 하고 샀다.
















[섬]은 난민들의 이야기인 것 같아 샀다. 장 지글러 읽어본 후로는 난민들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 현재를 사는 우리가 난민에 대한 관심을 놓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있다. 생의 일정부분은 난민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은 간병과 돌봄을 감당해야 했던 주인공들이 그러나 부모가 죽게되자 그 죽음을 은폐해야 했던 이유,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고 해 읽어보고 싶어졌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 이면에 많은 다른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자꾸 학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을 죽인 여자들]은 알라딘 중고서점 잠실점에 다른 책 사러 갔다가 충동적으로 집어온 책.

















자, 바로 이 책 '도널드 바셀미'의 [백설공주]가 내가 알라딘 중고서점 잠실점에서 산 책이다. 이거 사러 거기 갔다. 배송 시키려니 2만원 이상 사야 무료배송이라 이거 한 권만 주문해야겠다, 하다가 아니 잠깐, 내가 가면 되잖아? 하고 잠실점에 가서 이걸 산거다. 이게 절판이라 새 책은 구할 수가 없습니다. 이 책의 존재는 어제 페이퍼 쓴 '조이스 박'의 [숲은 깊고 아름다운데] 에서 알게됐는데,당장 읽고 싶어서 검색하고 사게된거다.


안그래도 남자 작가의 백설공주 재해석? 하고 흥미로웠는데, 책 뒷표지 보니, 와, 이거 너무 당장 읽고 싶네요?

내가 여러분을 위해 친절하게 타이핑 좀 해보겠다.



제 작품의 의도는 제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발견하는 것입니다. 소설적 장치를 통해 독자들이 제 의도를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패러디와 아이러니, 동음이의어, 콜라주 등의 형식적 실험을 이해한다면 이 작품의 주제와 의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겁니다. 이 소설은 전통적인 <백설 공주>의 신화를 해체하고 재편성함으로써 거꾸로 읽기와 뒤집어 해석하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통적인 언어 형식을 회피함으로써 가부장적 사고에서 비롯된 의미의 독재에서 벗어나, 해독하기 어려운 여성성의 깊은 심연을 엿보게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요. 비록 저는 생물학적으로는 남자지만 권위적인 아버지의 그림자에서 평생 벗어나지 못한 심리적 외상을 갖고 살았기 때문에, 저의 관념적인 여성성이 글쓰기로 표현되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이 소설에서 저는 백설 공주를 다시 하늘나라로 돌려보냄으로써 가부장적인 사회가 상상한, 수동적으로 왕자만을 기다리는 전통적인 백설 공주의 신화를 지워버리고, 강하고 지적이며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는 백설 공주를 역사화하려 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작가 인터뷰> 중에서 



아 너무 좋다. 너무 좋아.

역시 새로운 책은 나를 씐나게 한다. 얼쑤~

그러므로 또 책을 사야겠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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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9-09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지난 금요일에 이 인간 조용해서 연차인가 했는데... ㅋㅋㅋㅋㅋ
숙소 정말 좋아 보여요. 숲속이라 더 좋은 듯? 아무튼 밀월여행지로 좋아 보이기는 합니다..... 음... 적어두겠.......(응?)
보부상 다락방의 어머님 오랜만이라 더 반갑네요.

<신을 죽인 여자들> 벌써 중고로 나왔어요?! 으아... 나 신간 사두고 안 읽고 있었는데 벌써 중고가 나오다니...
<섬> 어떨지 궁금합니다. 보부상이 읽고 뭐라 하는지 보고 판단하겠음...

다락방 2024-09-09 10:51   좋아요 1 | URL
내가 연차라 잠자냥 님 심심하겠다 생각했어요. ㅋㅋㅋㅋㅋ
밀월여행지, 메모메모. 저도 메모메모. (응?) 여러가지 장면을 복층에 있는 침대에 누워 생각했습니다. 어떤 장면인지는 안알랴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명 19금일거라고 추측하고 있죠?

맞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체호프 키스.. 땡투 드렸는데 받으셨습니까? 차곡차곡 저금하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9-09 10:54   좋아요 0 | URL
복층에 있는 침대에서 ... 음 19금 생각 많이 났겠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숲속에서 하는 거 있었다에 1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9-09 11:29   좋아요 1 | URL
아냐 아냐 숲속은 안돼... 위생상..... 벌레... 흙........그렇지만 산소는 그러니까 공기는 좋고............ (이만 줄임)

blanca 2024-09-09 1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여기 좋네요! 식탐이 강한 저로서는 좀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다락방님 믿고 꼭 한번 가보겠습니다. 다락방님, 이런 곳과 식당 예약 이런 거는 주로 누가 하시나요? 아, 전 요새 이런 게 왜 이리 귀찮죠? 원래 파워 J였는데 만사 귀찮고 누가 다 예약해서 날 좀 데려가줬으면 싶네요. 부모님 너무 행복하셨겠어요. 다락방님 어머님 모습 이제 내적 친밀감 느낍니다. 그런데 밀월여행 ㅋㅋㅋㅋㅋ 아놔...

다락방님 조카 페이퍼 보고 저도 하츄핑 아이스크림 가게를 미리 친정에 배송시켜놓았는데 이번 명절 세 살 조카가 좋아했으면 좋겠네요!

다락방 2024-09-09 14:10   좋아요 1 | URL
아... 이제 제 글 보고 장난감도 사십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산 건 콩지래빗 아이스크림 가게 였고요 하츄핑은 원래 조카가 가지고 있던 것들이었어요. 아무려나 어떤가요. 분명 좋아할겁니다. 하츄핑 이즈 뭔들..

저는 친구들하고 가도 식구들하고 가도 주로 제가 예약하는 편입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숙소랑 저녁 제가 예약하고 점심은 남동생이 예약했어요. 알아보는건 남동생과 제가 같이 알아보고요. 일전에 엄마 아빠 모시고 괌여행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둘이 여행책 들고 노트북 들고 까페가서 나란히 앉아서 보면서 스케쥴 짰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희 엄마는 알라딘에 수시로 등장. 이제 모두들 익히 그 모습을 아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4-09-09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 가족분들과 여행 즐기고 오셨군요. 부모님 모두 참 좋으셨겠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저도 아버지가 다리가 불편하신지라 자유롭게 돌아다니기 어려운 측면이 있거든요. 아무래도 본인이 자유롭게 다니기 불편하시니까 점점 더 민폐라고 생각하시는지 잘 안 나가시려고 해서 애써 식당 예약하고 가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바다도 좋지만 역시 저도 숲이 더 좋습니다. 벌레가 단점이지만!-_-; 숲의 그 특유의 청량함, 눅진함 그런 공기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어딜 가든 준비성 철저한 사람이 옆에 있으면 편하잖아요. 저는 여행을 여러 번 하니까 점점 잊고 빠뜨리고 온 게 있으면 그냥 현지에서 대충 사자라는 주의로 가고 있는데(아직까지 오지를 가보지는 않았으니^^;;;) 다락방 님은 언제나 한결같으신 것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책탑 보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백설공주‘ 흥미로워 보이는데 중고서점에서 구하셨다니 다행이고요. 나중에 썰 한번 풀어주세요!^^

다락방 2024-09-10 09:11   좋아요 0 | URL
아버지가 지팡이를 짚고 집 근처를 산책하시긴 하시지만 아무래도 멀리 가시는건 불편해하니 이렇게 자식들이 모시고 나가야만 합니다. 그래도 한 번 다녀오면 그 기운으로 또 얼마간 즐겁게 보내실 수 있는것 같아요. 여행 때 먹은 소고기 덕에 힘이 난다고 하시더라고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정말이든 아니든 뭐 그렇게 생각한다면 좋지 않겠습니까.
저도 숲이 더 좋아요! 저희 엄마는 바다를 엄청 좋아하시거든요. 물을 보면 속이 뻥 뚫린다고 하셔요. 그런데 저는 푸른 나무들과 땅을 보고 그러다 하늘을 보고 그러는게 너무 좋더라고요. 특히 비가 오고난 후의 숲은 정말 상쾌하지 않나요! 푸르름도 더 짙어지고요. 정말 좋아합니다.
저도 현지에서 사는 경험을 숱하게 해본 뒤에 챙기게 된것들이에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보부상이 되고 마는... 하하하하하.

백설공주 저도 얼른 읽고 싶습니다. 읽으면 페이퍼 쓰도록 할게요.

2024-09-09 1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4-09-10 09:12   좋아요 0 | URL
네네 좋아요 시간 한번 잡아봅시다!!

독서괭 2024-09-09 17: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새 책은.. 얼쑤~ ㅋㅋㅋ
풍광 좋은 곳에 부모님 모시고 즐겁게 다녀오셨군요^^ 역시 빠지지 않는 먹거리 여행!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락방!! 가방에서 과도도 후시딘도 손톱깎이도 가위도 척척 나온다락방!! 엄지척입니다.
저 얼마전에 처음으로 하이볼 마셔봤는데 맛있더라고요?? 그리고 그때 히말라야 숙취해소제 준비해가서 먹었는데 다음날 괜찮더라고요??(뭐 많이 마시지는 않았지만)
배고프당...

다락방 2024-09-10 09:14   좋아요 2 | URL
하이볼은 맛있어요. 그런데 1차용 술은 안되고 2차용 술..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1차는 소주, 무조건 소줍니다! 소주 만세!! (읭?)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이번 여행에 히말라야 먹었는데요 ㅋㅋㅋ 아 알라딘 도대체 뭐하는 곳이여.. 숙취해소제도 추천받는 곳.. 이것도 땡투 가능했다면 우리 잠자냥 님... 재벌 됐을텐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9-10 09:2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책보다 수지 맞을 듯 ㅋㅋㅋ

달자 2024-09-09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접근성이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그 말은 즉슨 자연 속에 콕 박혀 있다가 올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창밖으로 보이는 푸릇푸릇함 너무 좋아 보여요 가족들과 짧은 여행 잘 다녀 오셨네요!! 그리고 또 이제 책 사신 다락방님의 새 책 목록 달자는 줍줍하고 갑니당~~~

다락방 2024-09-10 09:15   좋아요 0 | URL
아니 달자 님은, 천재십니까? 제가 구구절절 길게 써놓은 것을 ‘접근성이 조금 떨어지지만‘으로 한 방에 정리해버리셨네요. 하아- 이래서 사람은 어휘력이 좋아야 하는거야... 좀 더 열심히 책을 읽어보겠습니다. 그러면 저도 이렇게 한 방에 정리 가능해질까요?
저는 푸릇푸릇함이 진짜 너무 좋아요. 산책하면서 노래도 불렀습니다. 산하고 바다하고 누가누가 더 푸른가~ 이 노래요. 아하하하하하. 나무를 심어줄게 나무를 심어줄게 산아 산아 이겨라 좀 더 파래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달자 2024-09-11 04:20   좋아요 0 | URL
아니 다락방님이 어휘력이 딸리니 책을 더 읽어야 한다니요.. 지나가는 알라디너가 웃겠어요… 다락방님 댓글 보자마자 멜로디가 떠오르네욬ㅋㅋㅋㅋㅋ요를랳히~~~요를렣히~~~

다락방 2024-09-11 07:50   좋아요 0 | URL
꺅 달자 님 이 노래를 아시는군요!! 맞습니다. 요를레히~ 요를렣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좋아~

달자 2024-09-11 15:36   좋아요 0 | URL
초등학교 때 합창단에 들어갔었는데 이 노래로 공연했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

다락방 2024-09-11 15:53   좋아요 0 | URL
네??? 뭐라고요????? 😱😱😱😱😱

햇살과함께 2024-09-09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숙소 너무 좋네요. 찾아봐야겠네요. 당연히 금토일 2박 3일이라 생각했어요 ㅎㅎㅎ

다락방 2024-09-10 09:16   좋아요 1 | URL
2박3일은 저 숙소에서 곤란할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못있겠어요, 그렇게 길게는. 그렇게 길게 있으려면 도심이어야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물론 이건 개인 성격탓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9-11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진짜 다락방님 효도 웰빙 힐링 숙소 이모저모 다 마음에 드는데.... 벌레.... 저 깊은 산 속의 저런 풍광이라면, 저런 자연이라면 당연히 벌레 있겠죠?ㅠㅠㅠㅠㅠㅠ 벌레 무서운 나....

전 스완슨 <죽어 마땅한... > 읽었고, <살려 마땅한...>은 책만 있어요. <살인 재능>도 궁금하네요. 책탑이 기본적으로 이 정도는 되야돼요. 그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9-12 08:02   좋아요 0 | URL
벌레 너무 싫어요. 아빠는 모기도 많이 물리셨어요. 아빠가 물리시는 바람에 저는 안물렸나 .. 합니다. 으 벌레.. ㅋㅋ 저도 산과 숲이 너무 좋은데 벌레는 너무 싫어요 ㅠㅠ 올림픽공원에서 달리고나서 좀 쉴 겸 벤치에 앉으려고 해도 거기에 막 개미 같은거 다니고 그럴까봐 잘 못앉겠어요 ㅠㅠ 나한테 오면 어떡해 ㅠㅠ 이래가지고요 ㅠㅠ

나름 생각해서 산건데도 막상 피터 스완슨 한꺼번에 두 권 나오니까 읭?? 피터 스완슨을 두 권이나?? 하면서 살짝 후회가... 왜냐하면 피터 스완슨은 읽을 때는 책장이 팔랑팔랑 넘어가지만 다 읽고 나면 뭔가 어쩐지 좀 찜찜하거든요? 그런데 왜 이런 일을.. 벌였을까요..

다음주의 책탑도 만만치 않습니다, 단발머리 님.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흠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