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여러분.

3월 도서 안내합니다.


3월은 '조앤 스콧'의 [젠더와 역사의 정치] 입니다.

뭔가 표지부터.. 살짝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 막상 펼쳐보면 대박 어려울지도..

하여간 힘을 내서 함께 읽어봅시다. 

읽는 중에는 백프로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어떻게든 우리의 몸 어딘가에 남아있을거라 생각합니다.

















4월은  '수지 오바크'의 [몸에 갇힌 사람들] 입니다.

















5월은 '클레어 혼'의 [재생산 유토피아] 입니다.


 















지난번에 언급했듯이,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는 2025년 5월 까지 진행하겠습니다.

2018년부터 쉼없이 달려왔네요.

자, 남은 시간들도 힘내봅시다. 함께 읽으면 읽히더라고요.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빠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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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5-02-28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이팅~~~
전 이미 책 구입했습니다.
빨리 시작해 보겠습니다!^^

관찰자 2025-02-28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젠더와 역사의 정치.......... 어려울거 같은데.....ㅠㅠ

건수하 2025-02-28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월책 얼른 구해야겠네요. 어려워도 파이팅입니다 ^^

바람돌이 2025-02-28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2018년부터였군요. 진짜 대단해요. 하나의 주제로 5년이 넘도록 같이 책읽기를 주도하시는 다락방님 그리고 회원님들 모두 존경해요. 읽다 말다 하는 저는 부끄러워서.... ㅠ.ㅠ

단발머리 2025-03-04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오늘내일 중으로 땡투할 예정입니다. 그 사람이 저인줄 아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월읽기도 화이팅이요!! 어렵지만 재미있을 예정, 아님 기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3-05 09: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번달 책 흥미로워 보입니다. 잠자냥님은 이미 갖고 있네요? ㅋㅋ
 

퇴사하고나서 책을 제대로 못읽었는데 싱가폴 오고 나서는 아예 못읽고 있다가 8월이 다 가기 전에야 두 권 읽었다. 

한 권은 어제랑 그제 리뷰랑 페이퍼 썼던 [로지 프로젝트] 이고 한 권은 백자평 쓴 [성 정치학]. 성 정치학도 페이퍼 하나 쓰고 싶다. 이제 슬슬 읽고 쓰는거 예전처럼 해봐야지. 그제 오랜만에 로지 프로젝트 페이퍼 쓰면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뭔가, 퇴사하기 전의 내가 된듯한 느낌적 느낌? ㅋㅋ 그래, 나는 책 읽고 글 쓰는 사람이었어! 바로 내가 왔다 만세! 막 이런 느낌이었다. 그래서 내친김에 다음날 리뷰도 썼고 또 내친김에 성정치학 페이퍼까지 쓸랬는데, 그건 못썼네. 이건 봐서 오늘 쓰던가 해야될텐데 책이 집에 있네. 하여간,


책을 몇 권 가져오긴 했지만 다른 책이 읽고 싶어져서 급하게 사서 읽은 책이 로지 프로젝트였다. 다행히 전자책으로 읽을 수 잇었네. 그래도 종이책이 좋아 한국에서 종이책 좀 배달시킬까 했더니 배송료가 너무 크더라. 찾아보니 싱가폴에 한국책 파는 서점도 있어 최근 나온 츠바이크 책 재고 있냐 물었더니 주문해야 하고 우리돈으로 3만원 정도란다. 하.. 못사겠네. 


한국에 있을 때는 출근길에 책 읽는 재미가 정말 컸다. 아침 시간에 집중도 잘되었었는데, 싱가폴에서 등굣길에 책을 읽는게 어렵다. 일단 지하철로 20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기도 하고, 앉아서 갈 수가 없고, 사람이 많단 말이지. '흐음, 이런 상태라면 나는 출근길에 맨날 인스타만 봐야 하나?' 하다가 퍼뜩, 아 전자책! 해서 [로지 프로젝트]를 전자책으로 읽을 수 있었고, 지금은 또 다른 책을 전자책으로 읽고 있다. 10월에 한국 한 번 나가면 종이책 좀 더 가져와야지. 하여간 전자책 읽기를 시도하려고 전자책 좀 사고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크레마 신제품 살 걸 그랬나봐.. 히융.
















오늘 아침 학교를 가려고 지하철을 타고 내려야할 역에 내렸는데 얼라리여~ 비가 엄청 쏟아진다. 아니, 이건 맞을 수 잇는 비가 아니고 나는 우산이 없어. 집에서 나올 때만 해도 전혀 비 올 것 같지 않았는데 20분만에 이런 비가 내린다고? 게다가 걸어서 10분 걸리는데 여길 어쩌나.


제버릇 개 못준다고, 나는 학교 다니면서도 이곳에서 가장 먼저 등교하는 학생이다. 그래봤자 공부하는 건 아니고 딴짓 하긴 하지만, 오늘도 가장 먼저 오는 학생일 수 잇었는데 우산이 없어서 이걸 어쩌지 이걸 어쩌지 하고 생각했다. 도저히 맞을 비가 아니고 그렇다고 그치길 기다리자니 그게 언제야? 학교 가는 길에 편의점도 없었던 것 같은데, 하다가 집 근처 지하철역 내부에 세븐일레븐 잇던게 생각나, 얼른 챗지피티 열어서 '지금 이 역 내부에도 세븐일레븐이 있냐'고 물어봤다. 그랫더니 있다는거다! 만세! 그런데 좀처럼 찾아지지가 않네. 지도 보고는 역 내부에서 찾을 수가 없어서 사람들한테 물어가며 세븐 일레븐 가서 우산을 샀고, 그 우산 쓰고 학교 왔더니 학급에는 이미 다른 학생들 몇 명이 도착해있었다. 그래도 비 안맞고 와서 다행이야. 싱가폴에서는 항상 우산을 들고 다녀야 하는데, 내가 방심했다.


엊그제는 처음으로 잘 때 좀 무서워서 깼는데 천둥번개가 우르릉쾅쾅 한거다. 나는 한국에 있을 때도 식구들 다 있어도 천둥 번개 소리를 좀 무서워하곤 햇다. 이 세상이 끝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엊그제는 그 새벽에 처음으로 무섭다고 생각했다. 이럴 때는 진짜 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학교 수업중에 잠깐 쉬는 시간이다.

나는 내가 집에서 만들어온 간식 프렌치 토스트를 가지고 휴게실에 가서 자판기 아메리카노를 뽑아 마시며 간식을 먹었는데, 누가 가만히 어깨에 손을 댄다. 응? 이 학교에서 나를 아는 사람이 있어? 놀라서 돌아보니 엥크리가 안녕하세요! 한다 ㅋㅋㅋ 커피 뽑으러 왔단다. ㅋㅋㅋㅋㅋㅋㅋ 내 입 안에는 프렌치 토스트가 한가득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포크로 프렌치 토스트 하나 찍어주며 먹어볼래? 했더니 손으로 가져가면서 이게 뭐에요, 한다. 그래서 내가 프렌치 토스트라고, 내가 만들었다고 했다. 엥크리는 먹더니 '맛있어요!' 라고 한국어로 답했다. 하나 더 줄까? 했더니 됐다고 했다.


엥크리는 4레벨 수업 들어서 나랑 메디컬 체크업 때 한 번 보고는 길이나 복도에서 마주치는게 전부인데 그 때마다 우리는 반갑게 인사한다. 너무 좋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프렌치 토스트 먹고 커피 마시다가 양치하고 지금 다시 수업 들으러 강의실 왔다. 지금 읽고 있는 전자책 속 부부가 너무 또라이들 같다. 다 읽으면 백자평 써야지. 이게 지금 얘기였으면 정말  몰카범죄다 이 남편새끼야. 


로지 프로젝트 영어책도 싱가폴 서점에 주문 넣어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어로 궁금한 문장들이 제법 많다. 아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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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9-01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책 이야기 다락방 좋다.

다락방 2025-09-01 20:52   좋아요 0 | URL
저도 책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속이 다 시원합니다! 지금은 저녁 19:52 버거킹 왔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ㅋㅌ

망고 2025-09-01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월에 들어왔다 가시는군요 비교적 가까우니 이런점은 좋네요
로지 프로젝트 읽고 앤드류랑 이야기 좀 하셨을까요?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9-01 20:51   좋아요 0 | URL
로지 읽고 쓴 페이퍼는 안줬고요 ㅋㅋ 로지 읽고 쓴 리뷰는 앤드류에게 줬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저희도 점점 서로에게 뜸해지고 있어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먼 산)

단발머리 2025-09-01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싱가폴 갔을 때 저도 비를 만났더랬죠 ㅋㅋㅋㅋ 그러나 식당 안이었다는ㅋㅋㅋ밥 다 먹으니 그쳤더라구요.
20분 출근길 독서도 응원합니다!

다락방 2025-09-01 23:34   좋아요 0 | URL
여기 거의 매일 비와요, 단발머리 님! 우산 챙기는게 필수인데 우산 챙기는게 너무 싫어서 안챙겼다가 오늘 쓸데없이 또 우산을 사는 일이 발생했네요. 에휴...
학교가는 길에 지하철에서 보내는 시간이 20분도 안돼요 아 놔.. 가까워서 좋은데 책을 읽을 수가 없어요. 그래도 전자책을 읽을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이제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뽜이팅!

바람돌이 2025-09-01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월에 신경쓸 일도 많았는데 성정치학을 완독했다니 그게 정말 대단하십니다.
점점 학교의 인싸로 나아가는 다락방님 화이팅입니다

다락방 2025-09-01 23:35   좋아요 1 | URL
성정치학 재미있어요, 바람돌이 님. 어렵지도 않고 케이트 밀렛이 엄청 잘 씹어줘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다시 한 번 읽고 싶어요.
그나저나 애들이 미성년자들이 대부분이라 술친구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ㅠㅠ

바람돌이 2025-09-01 23:37   좋아요 0 | URL
미성년자 ㅠㅠ
진심으로 안타깝습니다
 















'돈'은 대학의 유전학 부교수이다.

그는 분단위로 계획을 세워두고 그대로 지켜나가는 사람이고, 이런 그의 특이한 점 때문에 사회적으로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다.  윤리적으로 옳은 일을 해야만 하는 사람이고 약속은 지켜야 하는 사람인 그가, 어느날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 '케빈 유'가 레포트를 직접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건 분명한 부정행위이고, 이전에도 한 번 이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학교에 보고를 했다. 케빈은 퇴학을 당해야 했다. 그러나 학장은 그 학생의 문제를 그런식으로 처리하기는 곤란하다고 했다. 학장은 학교가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유지되고 있고 학생들에게는 학교의 도움이 필요하며 또 케빈은 겨우 한 학기가 남았다고 하는거다. 그러나 그가 교칙을 어긴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돈은 그를 봐줄 생각이 없었고 학장의 말도 돈에게 닿지 않았다.


우리는 어떤 사람의 행위를 마주하면 바로 그 행위에 대해 판단을 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돈의 행위가 '옳았'고 케빈의 행위는 '부정'했다고 당연히 판단했다. 자신의 과제를 누군가 일부라도 대신해준다는 것은 자신의 힘으로 과제를 하려는 사람에게 얼마나 불공평하고 부조리한 일인가. 그리고 그 일이 반복됐다면, 그 학생이 퇴학을 당하는 것은 자신의 행위에 대한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그러나, 돈이 달라졌다.

규칙대로 살아야 하고 계획한 대로 살아야하는 돈은, '로지'라는 예측불가능한 여성을 만나 자신의 성격의 변화를 느낀다. 계획했던 많은 것들을 취소해야 했고 예상하지 못한 많은 일들을 마주해야 했으며, 전혀 다른 사람의 생각과 느낌에 공감하지 못하던 사람이었던 그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좀 생각을 해보기도 하는 그런 사람이 된것이다. 그래서, 그는 케빈 유를 자신의 사무실로 불렀다. 그에게 왜 그가 직접 레포트를 쓰지 않았는지 물었다.



나는 내 사무실로 케빈을 불렀다. 그는 중국 본토에서 왔고, 대략 28세(BMI 19 추정)였다. 나는 그의 표정과 태도를 보고 '초조하다' 라고 해석했다. 나는 그의 개인 교사가 부분 혹은 전체를 써준 리포트를 그에게 보여 줬다. 나는 명백한 질문을 했다. 왜 직접 쓰지 않았는가?

케빈은 시선을 돌렸다. 나는 그게 양심에 거리껴서라기보다 존경을 나타내는 문화적 표시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내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그는 자신이 퇴학당할지도 모른다고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의 아내와 아이가 중국에 있고, 아직 그들에게 이 문제를 말하지 않았다. 그는 언젠가 이민 올 수 있기를, 그렇게 안 된다면 최소한 유전학 분야에서 일하기를 바랐다. 그의 현명하지 못한 행동 때문에 그와, 거의 사 년 동안 그 없이 버틴 아내의 꿈이 종말을 맞을 것이다. 그는 울고 있었다. -전자책 중에서


케빈의 개인적 사정이 어쨌든, 그는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다른 사람들도 저마다 사정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이 모두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건 아니다. 언젠가 이민 올 수 있기 바랐다면, 그의 아내와 아이가 중국에서 자신의 학업이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면, 그는 부정행위를 저질러서는 안되었다. 그는 정말로 어리석은 짓을 한거다. 그런데,


과거라면 나는 이것이 슬프지만 관계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규칙을 깼으니까. 그러나 이제는 나도 규칙 위반자였다. 나는 규칙을 고의로 위반하지 않았다. 최소한 의식적으로 위반하지는 않았다. 아마 케빈도 나처럼 경솔하게 행동했으리라.

"유전자 변형 농산물 사용에 반대해 발전할 주요 논지는 무엇이지요?" 나는 케빈에게 물었다.

그 리포트는 유전학이 발전하면서 제기된 윤리적, 법적 논점에 대한 것이었다. 케빈은 종합적으로 요약해 대답했다. 심화 질문을 계속했지만, 케빈은 그것도 잘 대답했다. 그는 그 주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왜 직접 쓰지 않았지요?" 나는 물었다.

"전 과학자입니다. 영어로 도덕적, 문화적 문제에 대해 쓰는 건 자신 없어요. 낙제하지 않도록 확실히 잘하고 싶었어요. 미처 생각을 못 했습니다." -전자책 중에서



나는 돈이 케빈에게 전공 지식에 대해 재차 질문해본 것이 현명햇다고 생각한다. 그 후에 이렇게 잘 알고 이해하고 있으면서 도대체 왜 리포트를 직접 쓰지 않았는지 묻는것이야말로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케빈의 대답은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그는 유전학을 공부하고 싶고 유전학 분야에서 일하고 싶지만, 중국에서 유학온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영어로 리포트를 써야하는 것, 그것이 도덕적, 문화적 문제에 대해 써야 하는 것이라면 더더욱이 어렵게 느껴질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물론, 유학온 사람들이 모두 그렇다고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건 아니다. 그런데 그의 이 어려움이 내게 남일같지가 않았다. 내 전공은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외국어로 도덕과 문화를 접목시켜 글을 쓰라고? 그것을 잘할 자신이 없는 것, 그 마음은 충분히 짐작가능한 것이 아닌가.


나는 싱가폴에서 집 계약을 하던 내가 어쩔 수없이 생각났다.

외국인 집주인과 외국인 중개인을 만나 외국어로 써진 계약서를 눈앞에 받아들었던 일이. 그전에 내 상황을 설명했음에도 계약을 좀 미루자던 얘기를 듣던 일을. 그 때 내가 얼마나 당황하고 두려웠는지. 나는 학교 리포팅 데이에 참석해서 학교 직원에게 내 사정을 설명했다. 이러이러해서 내가 계약을 못하고 있어, 그래서 거주지 주소가 없어, 라고. 직원은 '그 레터로 충분히 집 계약 가능한거야, 왜 안해주는거지? 전화하게 해줘' 라고 말해주었다. 나는 바로 이 때다 싶어 얼른 중개인에게 전화를 했고 학교 직원을 바꿔주겠다고 했다. 내가 영어로 설명하지 못한 일을 학교 직원은 영어와 중국어를 섞어 중개인에게 설명해주었다. 한참 통화를 한 후 직원은 나를 바꿔주었고, 전화기 너머에서 중개인은 계약하자고 했다, 학생비자 나오면 그 때 보완하기로 하고 지금 레터로 계약하자고. 나는 알겠다고 감사하다고 햇고 직원에게도 재차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직원이 이 일을 자신의 상사에게도 얘기한 것 같았다. 다음날 메디컬 체크업 받으러 갔을 때 만난 그 상사가 나를 보더니 '너 집 어떻게 됐어?' 라고 물었다. 나는 '계약하기로 했어' 라고 답했다. 그래 잘됐다, 하면서 직원은 내게 이렇게 덧붙였다. "너 만약 문제 생기면 꼭 다시 얘기해." 나는 알겠다고 고맙다고 했다. 그 뒤로 집 계약이 잘 되었고 또 학생비자가 나와 보완하면서 나는 지금 잘 지내고 있지만, 그 때 내가 얼마나 두렵고 매일이 긴장이었는지 그리고 그 때 도와준 학교 직원들에게 얼마나 고마웠는지가 생각났다. 계약서를 챗지피티 통해 번역해 읽는 것은 할 수 있었지만, 이걸로 된다는데 왜 안해주는거냐, 라고 충분히 설득하는 일을 내가 잘하지 못했는데, 학교 직원이 도와준 덕에 가능해졌던 일이. 


나는 케빈 유의 일이 남의 일같지가 않았다. 물론 그의 행위는 잘못된 것이었고, 나였다면 그런 부정행위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 내 전공에 대해 외국어로 글을 잘 써낼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은 엄청나게 크게 나를 압박했을 것이다. 잘하지 못하면 어쩌지, 잘하지 못하면 어쩌지, 내 모든 것들이 이 리포트로 인해 날아가버리면 어쩌지. 이런 고민은 나를 사로잡았을 것이다. 케빈 유는 그 걱정이 지나쳐서 어긋난 결정을 했지만, 그러나 그의 그 걱정과 두려움이 나는 어쩐지 이해가 되고만것이다. 그래서 놀랍게도, 이 로맨스 소설에서 나는 케빈 유의 사정에 눈물이 핑 돌아버린 것이다. 오, 신이시여. 사람의 환경이란 무엇인가요.


돈은 생각한다.

케빈은 분명 잘못했다. 그러나 케빈의 사정을 들어보니 그를 이대로 과연 퇴학처리하는게 옳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결정을 내리기가 힘들다. 그렇다면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그는 케빈의 이야기를 듣고 케빈의 전공에 대한 지식을 테스트하고 그리고 케빈을 앞에 두고 생각을 한 뒤에 이렇게 결정한다.



"보충 과제를 낼 겁니다. 아마 개인 윤리에 대한 리포트 한 편을 써내야 할 겁니다. 퇴학 대신으로요."

나는 케빈의 표정을 어쩔 줄 모르는 기쁨으로 해석했다. -전자책 중에서



아. 나는 이 보충 과제라는 결론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물론, 어느 부분에서 그에게 더 특별한 대우가 주어진 것은 맞다. 그러나 자, 너의 실력으로 다시 써볼 기회를 줄게, 라는 것은 현명한 대처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것은 내가 지금 외국에서 공부하는 사람의 입장이어서 그런것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만약에 어학연수를 와있는 사람이 아니라 여전히 한국에서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었다면, 그 때도 나는 이것이 현명한 결정이라고 생각했을까? 그건 모르겠다. 확실한 건, 사람은 분명히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또한, 내가 케빈과 같은 대학, 같은 과에 다니고 같은 리포트를 제출해야 하는 학생이었다면 어땠을까. 어쩌면 그 때도 나는 이 대응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왜? 나는 열심히 썼는데? 나라고 영어가 쉬웠는줄 알아? 


그런데 지금은 안심이 됐다.

돈이 케빈 유에게 다시 한 번 실력으로 리포트를 쓸 기회를 준것에 정말 안심이 됐다.


새삼 외국에서 공부중인 모든 사람들에게 힘내라고 말해주고 싶다. 힘내자. (콧물 한 번 훌쩍 마셔주고) 힘내자, 여러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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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5-08-29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내요, 힘내^^

다락방 2025-08-29 22:36   좋아요 0 | URL
네, 힘내셔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빠샤!

단발머리 2025-08-29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돈‘의 결정이 마음에 들어요.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거 너무 좋은 거 같고요. 읽고 있는 자리가 다르니까 다른 이해, 다른 해석이 가능해지네요.
싱가폴 독서 라이프도 응원합니다!

다락방 2025-08-29 22:37   좋아요 0 | URL
네, 다른 이해를 해보라고 제가 지금 이 순간 이 곳에 있는건가 봅니다.
이제 슬슬 독서 해봐야지요. 그동안 책을 한글자도 못읽고 살았어요. 휴.. 화이팅!

망고 2025-08-29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처음 보는 거라 눌러 봤더니 작가가 호주 사람이로군요 흠흠 호주라...ㅋㅋㅋㅋㅋㅋㅋㅋ호주 하면 앤드류씨인데 말이죠😍

다락방 2025-08-29 22:3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앤드류가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고 해서 저도 읽어봤습니다. 어릴적의 자기가 이 책의 주인공하고 비슷했다고 하더라고요. 재미있게 읽었어요. 그나저나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전자책을 .. 좀 사야겠어요. 종잉책 사려니까 배송료가 책값만큼 나오네요 ㅠㅠ

망고 2025-08-29 22:4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쩐지 그럴거 같더라니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8-29 22:46   좋아요 0 | URL
너무 뻔했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8-30 07:43   좋아요 0 | URL
망고님 철저하신 분 ㅋㅋㅋㅋㅋㅋ 저는 이 책 보고.... 엥? 락방님 이런 책 좋아하셨던가? 하고 말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끝에 앤드류라니요 ㅋㅋㅋㅋㅋㅋ 명탐정 망고님!

다락방 2025-08-30 14:44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님, 이 책은 로맨스 소설입니다. 방금 이 소설의 리뷰를 썼습니다. 만세! 저 8월달에 책 이거 한 권 읽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는 혼자 살면서 공부까지 한다는 것은 얼마나 고단한 일인가! 하는 생각을 여러번 했다.

다섯시 반에 학교 수업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서 장보고 저녁을 만들어 먹고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다음날 먹을 음식 준비하고 숙제하고.. 하- 진짜 고단한 하루였고, 그렇게 오늘 아침 일어나 학교를 가니 수업 시간에 자꾸 졸린거다. 와, 이러다가 나도 졸겠네 싶어서 쉬는시간에 나가서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내가 준비해간 간식을 먹었다.



보통 방광이슈로 오전 커피를 피하는 편인데, 오늘은 너무 졸려서 어쩔 수가 없었어. 내가 비싼돈 내고 여기까지 와서 공부하는데, 예습 복습은 못해도 수업 시간 중에 졸면 안되잖아?

그렇게 휴게실에서 앉아 샌드위치 꺼냈는데 베트남친구 '안'도 간식 먹으러 와서 마주 앉아서 각자 준비한 간식도 먹고 커피도 마셨다. 대화는 많이 하지 않았다. 기본적인 것만 조금.


그런데 점심 시간에 또 안을 만났다. 나는 도시락을 준비해갔고 안은 휴게실 자판기에서 점심을 해결할 모양이었다. 그런데 마음에 드는게 없는지 한참을 자판기 앞에서 망설이다가 자기는 나가서 먹겠다고 했다. 그러라고 잘가라고 하고 나는 내가 준비한 도시락을 먹었다. 버섯밥 위에 볶은 김치랑 구운 스팸을 올리고 다시 밥으로 덮은, '밥버거 짝퉁' 되시겠다. 계란프라이도 올려야 되는데, 내가 계란 샌드위치 하느라고 계란을 다 써버렸다는 사실을, 오늘 아침에 알았네? 앗차, 하나 남겨둘걸, 제기랄...


아무튼 그렇게 만든 내 도시락




아침에 이 사진 동생들에게 보여줬더니 둘다 완전 빵터져가지고 여동생은 '저게 무슨 밥버거야, 머슴밥이구먼!' 했고 남동생은 '진짜 웃기다, 도시락 먹으러 학교가냐'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는 '맛없게 생겼네' 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김치볶은거랑 스팸 들어가서 맛있었다니까? ㅋㅋ 저걸 싹싹 비우고나서 배가 너무 불러가지고 좀 걷다 들어가자 싶어서 복도를 좀 왔다리갔다리 하다가, 저쪽 코너로 돌아 자판기를 또 발견했는데, 어어, 여기는 스낵류가 아니라 식사 자판기잖아?



점심시간 다 지날때쯤이어서 솔드아웃이 많은것 같다.



나는 이걸 보자 스낵류 자판기 앞에서 돌아서던 '안'이 생각나 안에게 톡을 보냈다.


"Ahn, where are you now?"

"I have something to show you."


그러자 안은 교실 앞이라고 했고 그래서 내가 교실 앞으로 가 안을 만난 뒤에, 나 따라와봐 했다. 그렇게 이 자판기 앞으로 가서 보여줬더니, '이거 전에 본 적 없는데?' 하면서 좋다고 고맙다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대한민국의 미친 오지라퍼!!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오후 수업시간은 말하기 듣기 시간이었는데, 내 옆에 앉은 중국인 '쒸엔' 과 말하기 시작하면서 뭔가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말하기 하다보니 내가 왓츠앱에 친구로 등록하자고 해가지고 친구 등록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쒸엔이 막 흥분해가지고,


"나 왓츠앱 친구는 니가 처음이야!" 하면서 화면을 보여주는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두 명있는데 다 선생님이야" 하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학급에서 왓츠앱 단톡방을 하고있는데 그래서 선생님 두 명만 친구 등록 되어있었던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나더러 걸그룹 만난적 있냐는게 아닌가. 그래서 없다고 했더니, 한국에 살면 걸그룹을 우연히라도 마주치게 될 줄 알았어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야 아니야! 막 이랬는데,


대화중에 선생님이 항상 돌아다니면서 같이 대화를 하는데, 우리쪽으로 와서 한국 가서 올리브영 가고 싶다고 해가지고 내가 '올리브영은 어딜가나 있다 많이많이 있다'고 말햇다. 보톡스도 맞고 싶다고 스킨 케어 받고 싶다고 해서, 그건 압구정 가라, 그런데 사실 정확히 가격은 나는 잘 모른다 나는 관심이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 이런 얘기를 하고 선생님이 갔는데, 나랑 간혹 번역앱 통해 얘기하던 쒸엔이 선생님 가자마자 번역된 화면을 내게 들이밀어 보였고, 거기엔 이렇게 써있었다.


<나는 너가 너무 자신감있게 보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빵터져가지고, 고마워 했다.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저런 말을 번역앱으로 보게 되면 뭐라고 반응해야 하나요? 


그러다가 쒸엔이 너 중국말 할 줄 알아? 물어서 아니 전혀 모르는데, 며칠전에 한 명이 '띠티에 '알려줬고, 어제 다른 한 명이 '니하오 랑 짜이치엔 알려줬어." 했다. 그랬더니 오! 하면서 좋아하길래, "너도 하나 알려줘" 했더니, "쎼쎼" 알려줬다. 땡큐라고. 그래서 깔깔 웃으면서 알았다고 배웠는데, 수업이 끝나고 어제 나에게 니하오랑 짜이치엔 알려줬던 친구들에게(두 명이었다) "짜이치엔" 했더니 둘다 소리지르면서 좋아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양손 엄지손가락 들어올리며


"You're smart!"


하는거다. 아니 ㅋㅋㅋㅋㅋ얘들아, 언니는 이탈리아어로 크로아상도 주문해 먹는다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나 오늘 하나 더 배웠어. 쎄쎄" 했더니, 애들이 발음 고쳐줬다. 그래서 내가 


"내일 또다른 단어 하나 알려줘" 했더니 알았다고 깔깔대고 웃었다. 그래서 씨유 투마로 하고 헤어져서 각자 집으로 갔는데, 

지하철역 가기 위해서 횡단보도 기다리면서 핸드폰 보고 있었는데 고개를 들어보니 날 쳐다보던 몽골인 '엥크리'.. 


하이, 하우 아 유? 하니까 엥크리는 힘들다고 했다. 


수업이 어려워?

아니 어렵지는 않은데 너무 오래 공부해.

이해해, 나도 그래!


하면서 지하철역까지 같이 걸어갔다. 엥크리는 공부 너무 많이 해서 머리 아프고 몽골 음식도 먹고 싶어. 라고 말했다. 그렇게 지하철역까지 같이 가서 서로 다른 노선 타고 집으로 향했는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지하철 타면서


"아 오늘 되게 즐겁네. 재밌네?" 생각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제 학교에 노트북 가지고 다닌다. 그래서 수시로 알라딘 들어오고 있다. 아까 브런치랑 투비에 글도 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렇게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브런치에 후원금도 들어와서 맥주도 샀다.




여러분이 맥줏값을 후원해주셔서 제가 이렇게 박스로 쟁였.... 흠흠.



지난주에 숙제할 때 숙제를 할 수 있는 학교 웹사이트가 열리지 않아 당황해서 단톡방에 물었었다. 선생님은 '그건 프로그램 담당자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답을 하셨는데 챗지피티에게 물었더니 '그거 교재에 있을 수있어'라고 답해서, 아 맞다, 오리엔테이션 때 말했었어, 그게 이거구나, 책 표지 긁으면 비번 나온다는거! 해가지고 해결했단 말이지. 그렇게 로긴 정상적으로 되었는데 화면이 안보이길래 다시 나갔다 로긴했더니 됐다. 다른 애들은 아무 반응도 없길래, 흠, 애들 나름 영어 실력이 좋은가보구나, 이거 못하고 못알아들은거 나뿐인가 하노라, 하고 숙제를 했단 말이야? 그 날이 토요일 오전이었다.


토요일 오후.

모르는 번호로부터 톡이 왔다. 단톡방에서 나를 알게되어서 나에게 개인적으로 톡을 보낸건데, 나 이거 로그인했는데 왜 안보이지? 물어본거다. 그래서 '너 다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서 로긴해봐' 했더니, 그 후에 됐다고 화면 인증해주면서 고맙다는거다. 사실 걔가 누군지 아직도 모르겠다 ㅋㅋ 

그리고 일요일 오후.

안으로부터도 톡이 왔다. 이거 어떻게 들어가는거야? 나도 너랑 똑같은 문제가 있어. 해가지고 교재에 그거 스크래치 긁어봐, 거기에 있어, 했더니, 오 고마워! 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다들 몰랐구나? 했는데,


오늘은 중국인 친구 한 명이 칠판의 알림을 보고 


티에이피가 뭐야? 묻는게 아닌가.



그래서 너 출석하기 위해 교실에 있는 큐알코드 스캔하잖아, 그거 탭한다고 해, 하면서 내 손을 움직이며 이렇게 하는거 탭, 했더니 오! 고마워고마워 했는데,


잠시 후에 자리에 앉은 쒸엔이 나에게 저 안내 가리키면서


"저게 무슨 뜻이야?" 하는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똑같이 말해줬더니 오! 하는거다. 아니, 애들이 탭을 몰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여간 그래서 '쪼끔' 더 오래 산 내가 탭도 알려주고 숙제하는 것도 알려주고 그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에게 처음 물었던 친구 열여섯

쒸엔은 열여덟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자판기 알려준 안은 스무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나에게 공부 힘들어, 라고 말한 엥크리는 열아홉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쪼끔 나이 많은 언니가 다 알려줄게.


그렇지만 나는 그들의 언니가 아닌게 너무 좋다. 한국이었으면 나를 언니라고 불렀을텐데, 그게 아니라서 너무 좋다. 아무도 나를 언니라고 부르지 않고, 누나라고 부르지 않과 'you' 라고 하는게 너무너무 좋다. 언니라고 불렸으면 진짜 너무 싫었을 것 같고 학교가 재미없었을 것 같다. 내가 그들에게 단지 '유' 여서, '너'여서 너무너무 좋다. 하하 즐거워!!


그나저나 전교일등 하고 싶은데, 학급에 좀 천재들이 보인다. 그러니까 공부를 잘해서 일찍 유학온 아이들... 

휴..



투비도 간단한 연재를 새로 시작했고

브런치에도 복사하지 않은 글을 올리려고 한다.


https://tobe.aladin.co.kr/n/484788


https://brunch.co.kr/@elbeso77/108


저녁도 먹었으니 고추장 사러 나갔다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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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5-08-28 0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식과 도시락을 다 가지고 가신거군요 외국애들 보면 다락방님 간식같은 걸 끼니로 먹던데... 역시 한국인은 밥을 먹어야 한 끼인 거죠😄
자판기에 있는 것들 맛이 궁금하네요
반에 십대들이 많군요 귀여울 거 같아요 중국어 가르쳐주며 얼마나 신날까요
다락방님의 자신감은 글만 봐도 느낄 수 있어요 언제나 유쾌하고 자신감 있는 용감한 다락방님😍

다락방 2025-08-28 15:04   좋아요 0 | URL
간식과 도시락을 그것도 많이 가지고 가다보니 가방이 너무나 무겁습니다. 제 어깨에 정말 너무나 미안해요. 골반에게도 미안하고.. 미안하다 내 육체야. 내가 많이 먹어서 미안해, 니네가 고생이 많다..
오늘은 중국어로 굿모닝 배웠는데 이거 아무리 연습해도 발음이 잘 안돼요. 너무 어려워요. 그래서 제가 굿모닝 너무 어려워!! 했어요. 그리고 제 이름 알려줬는데 발음 힘들어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코리안도 어렵단다!! 했어요. ㅋㅋㅋㅋㅋ
그런데 즐거워요. 학교 가면서 또 학교에 도착해서도 헬로우, 하고 인사할 사람들 있는거 즐거워요! >.<

단발머리 2025-08-28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국에서도 뚝딱뚝딱 만들 수 있는 음식이 여러 가지인 다락방님 정말 멋져요! 에그 샌드위치도 맛있어 보여요. 잡채도 엄청 맛난 보이던데요.

같은반 십대 아이들은 다락방님을 어려워하지 않을 거 같아요. 30대 초반의 친절하고 다정한 ‘you‘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반장도 하시고 회장도 하시고 학년 대표도 하시고 전체 수료자 대표도 하시고~~~

다락방 2025-08-28 15:06   좋아요 0 | URL
에그 샌드위치는 생각만큼 맛있진 않았는데요, 제가 너무 마요네즈를 많이 넣은게 실패의 원인인듯 싶습니다. 그러나 이런 실패가 있었으니 다음 샌드위치는 좀 더 나아지겠죠? ㅋㅋㅋㅋㅋ
여기에 대학 가기 전에 영어 배우려고 온 학생들이 대부분이거든요, 아마 저 빼고 다 그런것 같은데 ㅋㅋ 그런데 제가 대학 졸업하고 왔다고 하면 오 그러냐면서 놀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차마 나이도 말하지 못하고 20년이상 회사 다녔다는 말도 못한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기한건, 아무도 제게 묻지 않는다는거에요!! >.< 졸업할때까지 묻지 말아라, 얘들아.. ㅋㅋㅋㅋㅋ

반장은 욕심 안나지만 전교1등은 욕심나는데, 아니 반에서 1등 욕심나는데 ㅋㅋㅋㅋㅋㅋㅋ몇몇 천재들 때문에 안될것 같아 속상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래놓고 사실 간신히 낙제만 면하는건 아닌지, 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8-28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곳에서도 다락방의 자신감은 다들 알아보는군요.
그나저나 영어보다 중국어를 더 잘 익히고 오는 거 아닙니까....?

맥주 마시는 다락방 낯설다... ㅋㅋㅋㅋ

다락방 2025-08-28 15:07   좋아요 0 | URL
중국어 너무 어려워요 잠자냥 님. 제가 애들 한 명씩 말 틀 때마다 이름 write down 해달라고 노트 내미는데 발음이 진짜 너무 어려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맥주 마시는 제가 낯설지만 싱가폴에서 와인과 소주를 마시다가는 생활이 불가할 것 같아요. 그나마 맥주는 할인을 하더라고요. 저렇게 박스로 사면... 흠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5-08-28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또 그렇게 다락방 님을 보고 배워가겠군요.ㅋㅋㅋ 공부하러 간 학생이 아니라 뭐랄까요? 공부하는 척 학교에 일부러 숨겨 놓은 외교 사절단 스파이 같아요.ㅋㅋㅋ
반에서 반장을 하셔야 다락방 님의 존재감이 더 빛이 날텐데 말입니다.
언니나 누나가 아닌 유라고 부르며 질문하며 다가오는 것, 공부 힘들다고 툴툴거리는 것…또래였었다면 아이들이 선뜻 다가오지 않았겠죠?

와…근데 맥주를 저렇게 박스로 구입을 하셨…입틀막입니다.ㅋㅋㅋ
근데 맥주 많이 마셔도 화장실 들락날락 하지 않나요?ㅋㅋㅋ
저도 방광이 약해서 화장실 자주 들락거리느라 좀 골칫거리거든요. 물을 자주 못 마셔요. 에혀.. 다락방 님은 학교 다니실 때 그게 좀 번거로우시겠어요. 동병상련.ㅋㅋㅋㅋ

다락방 2025-08-28 15:11   좋아요 1 | URL
또래가 아니라는건 알겠지만 사실 제 나이가 얼만큼이나 되는지 짐작조차 못하는것 같아요. ㅋㅋ 뭐랄까, 상상 불가한 영역에 존재한다고 할까요. 그리고 이 십대 아이들 ㅋㅋㅋㅋㅋㅋㅋㅋ한국 일반적인 고등학교처럼 막 졸고 자고 난리가 납니다. 선생님이 가서 세수 하고 오라고 할 정도로 대놓고 졸고 대놓고 자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리고 왜이렇게 지각들을 또 하는건지 원 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늦은 나이에 공부하느라 제가 고생이 많습니다. 제가 학창 시절에도 모범적인 타입이긴 했지만, 이곳에서도 아주 모범적인 학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저 맥주 마시면 화장실 엄청 가요! 그나마 집에서 마시는 거니까 편하게 마십니다. 외부에서 다른 사람하고 함께 술 마시면 사실 화장실 때문에 힘들어요 ㅠㅠ 상대는 안가는데 저는 계속 들락날락해가지고.. ㅠㅠ 민감한 방광 때문에 학교에서도 화장실 자주 갑니다. 그나마 수업시간에 화장실 가는 일 피하려고 쉬는시간에 무조건 화장실 가면서 살고 있어요. 진짜 제가 공부하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거리의화가 2025-08-28 15: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뜻하지 않게 중국어를 접하게 되는 환경이 되셨네요. 싱가포르에 화교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언어는 부딪히는 이런 환경에서 더 잘 늘 것 같아요. 저는 조만간 중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역시 그곳에 거주하는 것과 여행자인 것은 시간 투자에서 압도적으로 차이가 나니까요. 다락방 님의 싱가폴 생활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다락방 2025-08-28 15:25   좋아요 1 | URL
뜻하지 않게 중국어 단어 다섯개 배웠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거 조금이라도 할 줄 알고 가면 좋겠네요. ㅋㅋ 영어 배우러 온 학생들 구십프로가 중국인 이어서요. 저히 학급에는 한국인 1(접니다), 홍콩인 1, 베트남인 2 나머지는 다 중국인 입니다. 스무명쯤 되는듯 해요. 중국 학생들은 좋겠다 싶었어요. 선생님도 중국어를 하시니까 답답하면 막 중국어로 물어보고 그러더라고요. ㅠㅠ

응원 감사합니다, 거리의화가 님! 여행도 잘 다녀오세요. 빠샤!!

달자 2025-08-29 0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이거 맥주가 저렇게 박스 째로 턱하니 있는 다락방님 멋져여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8-29 13:54   좋아요 0 | URL
엣헴- 맥주 플렉스 하는 싱글 중년 여성 다락방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학생 비자 나오기 전의 임시 레터를 가지고 있었고 그걸로 싱가폴 집 계약을 했었다.

학생 비자는 메디컬 체크업 한 뒤 1~2주면 나온다고 했는데, 내 집주인과 중개인은 계약서를 작성한 날로부터 16일 이전에 학생비자 카피본을 제출하지 못하면 계약은 무효가 되고 보증금도 돌려주지 않는다고 했다. 그전에 이 내용에 대해 학교 직원과 중개인이 통화를 하기도 했던터러, 1~2주라니, 16일 전에는 되겠지, 생각하면서도 사실 좀 불안했다. 잘못해서, 뭔가 어긋나서 16일을 넘겨버리면 어떡하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초조해졌고, 8월 30일까지 나와서 제출을 해야 되는데 도대체 언제...

학급의 다른 학생들은 하나씩 둘씩 학생비자를 받았다고 했다. 나는 재촉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너무나 초조한 나머지 학교 직원에게 학생비자 나는 언제 나오느냐고 물었다. 그게 지난주였고, 그 때 직원이 '다음주에 잡혀있다, 하루 전에 연락주겠다' 했다. 그리고 그 하루전이 어제였다. 이민센터에 가서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얼라리여 지하철로 가기는 좀 힘들고 구글맵은 다 버스로 길을 안내하더라. 그래, 어차피 수업 없는 월요일, 답사하고 오자, 약속 시간 꼭 지키라고 되어있으니 한 번 다녀와보자, 그래야 다음날 좀 낫겠지, 싶어서 버스를 타고 이민센터로 갔다. 버스를 타고 내리는 것도 어렵지 않았고 버스에서 내리니 또 바로 있어서 어 그래 괜찮겠다, 하고는 돌아가려고 했다. 돌아가는 버스는 구글맵을 보니 저기에서 건너서 저쪽... 이건 뭐 지도 안봐도 되겠네, 하고 여기서 건너가지고 여기로 오면... 어, 그래 그 버스 있다! 하고는 오는 버스를 타고 집에 가려는데, 어? 여기로 가는거 맞나? 나 잘 가고 있는거 맞나? 어차피 버스는 구글맵 보고 정류장 맞춰서 내려야하니까 지도를 보자, 하고는 구글맵 열었는데, 얼라리여 내가 가야하는 버스의 방향과 내가 실제로 탄 버스의 방향이 다른겁니다. 완전히 다른 길로 가고 있는거야. 점점더 나는 집에서 멀어지고 뭔가 외진 곳으로 가고 있었다. 아, 침착하자. 구글맵과 돈만 있으면 집에는 갈 수 있어! 여기가 어디지? 더 가기 전에 일단 내리자, 하고 헐레벌떡 내렸는데, 다행히도 MRT 역이 있더라. 그래 이걸 타고 가면 되지. 해서 예정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서 어쨌든 겨우 집에 도착했다.


여섯시에는 저녁 약속이 있었다.

처음 싱가폴에 집을 알아볼 때 본인이 '오지라퍼' 라고 했던 분께서 도움을 주셨고 또 싱가폴에 와서도 채경이한테 묻다가 흐음, 이것 말고 더 있을것 같은데 하면서 몇 번 도움을 받았던 분이 계셔 감사하다, 식사를 대접하겠다, 해서 만나기로 되어있었다. 상대는 싱가폴에서 십년이상 일하고 계신 분이셨고, 월요일만 쉰다고 했다. 그래서 만났는데, 오지라퍼라서 도움을 받아 감사했고 또 긍정적인 성격에 나름 예의도 있으신 것 같아서 나쁘지 않았지만, 음..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만남이었고 대화도 하고 웃기도 했지만, 음.... 헤어지고나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앤드류 생각이 났다. 하.. 평소엔 괜찮았는데 오히려 사람을 만나니까 앤드류 생각이 나네. 싱가폴 와서 처음으로 한국어로 수다 떨었는데, 그러면 크게 만족하고 잠자리에 들어야하는데, 나는 왜 서투른 영어로 대화한 앤드류가 더 생각이 나지. 하- 앤드류가 내 버릇을 잘못들였네..


시간은 자정을 넘어있었고, 나는 앤드류가 너무 생각이나서, 그런데 평소를 생각하면 잘 시간이라서, 흐음, 하다가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늦은 밤이라 너는 아마도 자고 있겠지, 밤이라 좀 감상적이 되어서 이 문자를 보낼까 망설였지만, 그렇지만 너에게 말하고 싶어. 나는 네가 그리워, 라고. 그리고 침대에 드러누워 잠을 청하려는데, 앤드류로부터 답이 왔다. Belive it or not, I'm still awake :) 라고. 그리고는 I'm missing you too!! 라고 했다.다음날 있을 자신의 일정을 얘기하다가 앤드류는 이렇게 썼다.


I worry that you might feel so lonely in Singapore, away from home and nobody to speak Korean with!!

I imagine that these first few weeks will be the hardest and after that it should get easier.

You'll probably be questioning yourself a lot!

I'm sending you my good luck and good wishes.


그래서 내가 이렇게 보냈다.


I met a Korean person this evening. I enjoyed the conversation, but I was thinking of you.


앤드류는 내게 잘된일이라고 했고, 나도 그래 네 말이 맞아 좋은일이긴 한데, 나는 계속 널 생각했어, 라고 보냈다.  그리고 대화를 좀 더 하다가 굿나잇 하고 잤는데,


오늘 아침에 이 대화에 대해 그리고 나에 대해 생각했다. 

그 뒤에 이어지는 대화에서도 나는 하고 싶은 말을 했는데, 어쩌면 나는 이렇게 숨김이 없을까, 어떻게 이렇게 좋으면 좋다고 바로 다 말할까. 이게 나에겐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 라는 생각을 한거다. 어떻게 이렇게 그립다고, 네 생각을 했다고 바로바로 다 말하지? 좀.. 대단한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앤드류는 자신은 로맨틱한 사람이 아닌데 나 때문에 로맨틱을 믿게 된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 심지어 나는 앤드류에게 어제 이런 말도 했다.


In the lyrics of a Korean song, there's a line that says,

"You were the only one like you."

Andrew, You were the only one like you.


나는 좀 ㅋㅋㅋ 짱인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예전에 칠봉이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얼마나 좋아하는지 의심하지 않게 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의심없이 믿을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라고. 좋은건 좋다고 말하고 살아야지. 아무튼 내가 좀 짱인것 같다. 



오전에는 그러나 계획대로 되지 않아서 내가 어제 탔던 버스가 한참후에 온다고 했고, 그래서 다른 버스를 탔는데 어쨌든 제대로 잘 내렸다. 그리고 무사히 학생비자를 받고 중개인에게 학생비자 스캔본을 보내놓고, 또 학생비자 나오면 바로 유틸리티 계정 만들어 등록하라고해서 그것까지 마쳤다. 이제 더이상 학생비자 때문에 초조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 안심이 되지만,


그러나 유학생의 생활이란 얼마나 고단한가.


집에 오면서 내일 도시락 쌀 거 장보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저녁 준비하고, 저녁 먹고, 설거지하고, 빨래 돌리고, 숙제 하다가, 아 내일 간식 준비해야지 준비하고, 내일 도시락은 이렇게 하자 재료 준비하고, 다시 숙제하고... 유학생의 생활이란 무엇인가. 돈 벌겠다고 호기롭게 브런치랑 투비에 연재를 시작했는데, 그래서 응원금도 받았는데, 밥하고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도시락 싸고 장보고 숙제하고 청소하고... 24시간이 모자라..


내일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업이다. 

하- 책을 읽을 시간이 없네 진짜로 ㅠㅠ 

계획은 숙제 다 한 다음에 예습도 조금 하는거였는데, 간신히 숙제만 하고 자야할 것 같다. 


오늘 저녁 먹으며 바라본 풍경.




테니스 치는 사람들이 있었다.


어휴 내일 또 학교 가야돼. 미쳐버려..

나 6개월 잘 해낼 수 있을까?


아니 그리고 이 어린 아이들이... 영어 못하는 줄 알았는데.... 샤이해서 그런거였는지, 점점 더 말들을 잘하고 있다.

오늘은 열여섯 중국 여학생과 대화를 했는데 영어를 너무 잘하는거다. 여태 만난 학생들 중에 최고인듯. 너 왜이렇게 잘해, 했더니 아홉살부터 영어공부했다고, 여기서 영어 공부 마치면 대학도 가고 아일랜드에 가서도 공부할거라고 했다. 또 중국 천재 왔나보다.

같이 있는 친구는 이 친구만큼 영어를 잘하지는 못하는것 같았는데, 그들이 나에게 중국어 할 줄 아냐고 해서 모른다고, 그런데 며칠전에 다른애가 단어 하나 알려줘서 '띠티에' 할 줄 안다고했다. 그러자 이 학생들이 막 웃으면서 나더러 smart 하단다. 껄껄. 얘들아.. 단어 하나로 스마트 하다니, 언니가 '우유'만으로는 몇개국어가 가능한 줄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내친김에 아이들한테 하나 더 알려줘, 라고했다.


그들은 '니 하오' 알려줬고 헬로우라고 했다.

헤어질때는? 물었더니 '짜이치엔' 이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중국어 세 개 습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개이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루에 하나씩만 물어봐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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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5-08-26 2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앤드류 돌아와~~ ㅋㅋㅋㅋ
다락방님께는 잊혀졌을 샐리루니의 책을 읽으면서 사이먼이라는 남자에게 앤드류 이입 중입니다 ㅋㅋ 근데 앤드류가 더 나은 듯 ㅋㅋㅋ
언어 천재 다락방!! 브런치도 시작하신 건가요??

다락방 2025-08-27 09:39   좋아요 2 | URL
저 일단 샐리 루니 책 한글로 읽기 시작했거든요? 읽고 내용파악 한 뒤에 원서 도전해보려고요. 아직 사이먼.. 이 나오기 전입니다.

https://brunch.co.kr/@elbeso77/102
https://tobe.aladin.co.kr/n/484788

위에는 브런치, 밑에는 투비 입니다.
브런치는 현재 알라딘 글을 거의 갖다 붙인거고요, 앞으로 브런치에 좀 다르게 써볼까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라지만 아직 안쓰는 사람 ㅋㅋ)

바람돌이 2025-08-26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집 문제라는 큰 산을 넘으셨네요
축하드려요
이제 남은 일들은 시간에 쫒기지 않으며 해도 될테니 다 잘될거예요. 물론 시간에 쫒기지 않는 항목에서 숙제는 예외입니다. 원래 숙제의 정의가 시간에 쫒겨 허겁지겁하는 뭔가 아닐까요? ㅎㅎ

싱가폴과 호주 사이 태평양을 넘어 보내지는 러브레터이 가슴이 같이 쫄깃해지는데요. 이러다가 다락방님 좋아하시는 책,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같은 책이 한권 나올들 합니다. 걔들은 이메일, 다락방님은 페북이나 왓츠앱?. ^^

다락방 2025-08-27 14:22   좋아요 1 | URL
네, 바람돌이 님. 이 집 문제가 내내 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서 스트레스가 대단했어요. 학생비자로 얼른 계약 마무리 잘 되어야 하는데, 유틸리티 계정 얼른 만들어야 되는데, 하면서요. 그런데 학생비자가 나오지 않으면 할 수 없으니 그저 기다려야 해서 미치겠더라고요. 이제 하나씩 해결했으니 마음이 놓입니다. 다른 나라에서 해야할 거 진행하고 있는 나 칭찬한다고, 오늘은 생각했습니다. ㅎㅎ

2025-08-26 2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8-27 14: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5-08-27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은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난 뒤에 생각하고 있는 사람, 만나고 싶은 사람........
아, 그 사람.... 앤드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제 마음은 다시 한 번 두근두근 콩콩! 인절미마냥 쫄깃해집니다.

다락방 2025-08-27 14:27   좋아요 2 | URL
저녁 같이 먹은 한국인이 다 괜찮았는데 마지막에 좀 제 기분을 거스르는 일을 해서 ㅋㅋ 음 다시 만나지 말아야겠다 했어요. ㅋㅋ 한국남자들이란 .. 흠흠. 하여간 그렇습니다. 모국어 써서 더 좋을줄 알았는데 제가 더 좋아하는 건 모국어가 아니라 폴라이트 였습니다. 저는 어릴적부터 한결같이 예의바른 사람을 좋아했어요. 저 한국 남자 얘기는 네이버에 좀 사적으로 써보려고 합니다. 저도 후회되는게 있어서.. 하여간,

앤드류가 너무 생각났어요. 폴라이트 했던 사람이 너무 생각났습니다. 저랑 감정의 결이 같은 속도로 흘러갔던 것 같아서 그게 좋았어요. 앤드류가 너무너무 보고싶은 밤이었어요. 휴.. 릴렉스 하고 있습니다.

잠자냥 2025-08-27 16:21   좋아요 0 | URL
네이버 조만간 가봐야겠네 ㅋ

다락방 2025-08-27 16:26   좋아요 2 | URL
제가 얼마전에 쓴 글이 서로이웃이라 못봐서 잠자냥 님께 이걸 어떻게 보여드리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ㅋㅋ 아 별 건 아니고 집안 일 쓴거였어요. ㅎㅎ

잠자냥 2025-08-27 16:4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얼마전에 가봤다가 싱가폴 연재만 있어서... 그냥 나왔다가... 지금 갔따가...
잘못 눌러서 괜히 이웃만 취소했다가 다시 신청....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8-27 17:05   좋아요 0 | URL
서로이웃이었다가 이웃 취소됐다가 ㅋㅋㅋㅋㅋ 여기도 사연이 많네욬ㅋㅋ코리안 타임으로 17:04 아직 새 글 안 올라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8-27 19:48   좋아요 1 | URL
아 잠자냥 님과 저는 ‘서로이웃‘ 이 아니라 ‘이웃‘ 이었어요. 애초에 잠자냥 님이 ‘서로이웃‘은 신청 안되게 막아놓으신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어떤 글은, 가끔이지만 서로이웃 으로만 씁니다. ㅎㅎ 네이버가 이게 복잡하더라고요. 이웃이거나 아니거나 둘중 하나가 아니라 이웃이 아니거나, 이웃이거나, 서로이웃이거나. 이렇게 하나가 더 있더라고요. 더 깊은 단계랄까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8-28 10:35   좋아요 1 | URL
일단 서로이웃 신청 막았던 거 풀어놨습니다.
근데 당신도 막아놨더라곸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8-27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 감정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것도 능력입니다.
다락방 님은 그래서 연애 잘하는 거 같기도. ㅎㅎ
밀당 이런 거 하느라 머리로 재고 그러면 옆에 있을락말락한 사람들도 다 달아나거든요. ㅎㅎㅎ

다락방 2025-08-27 19:52   좋아요 0 | URL
저는 감정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그 점이 분명 연애에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러나 그 사람과 오래 한 공간에 같이 있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커다란 단점이 있기 때문에 곧 끝나버리고 맙니다. 이게 연애에 있어서 저의 가장 큰 단점인데, 제가 이걸 평생 못고칠 것 같습니다. 서는 ‘우리 둘이‘ 보다는 차라리 ‘세상 속에 나 혼자‘ 쪽을 훨씬 선호해서요. 이걸 못고쳐서 상대에게 좋은 연애 상대가 될 수 없을 것 같고, 그래서 저는 글러먹은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