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함께 읽기 책은 '캐런 윌슨-부터바우'의 [아기 퍼가기 시대] 입니다.

이 페이퍼를 쓰기 직전에야 제가 이 책을 아직 사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어 부랴부랴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두부스낵과 함께.. 샤라라랑~
















3월은 '조앤 스콧'의 [젠더와 역사의 정치] 입니다.
















4월은  '수지 오바크'의 [몸에 갇힌 사람들] 입니다.

















5월은 '클레어 혼'의 [재생산 유토피아] 입니다.


 















음, 아마도 5월이 우리가 여성주의 책을 같이 읽는 마지막 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자, 함께 읽는 동안 열심히 읽어봅시다.

여러분 아자아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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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5-01-31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진짜요??? 😱😱😱😱😱

잠자냥 2025-01-31 15:09   좋아요 0 | URL
웅 이제 혼자 읽어!!🔥

다락방 2025-01-31 15:21   좋아요 0 | URL
네, 현재 계획은 그렇습니다!!

햇살과함께 2025-01-31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지금 구매해요. 두부스낵과 함께…

다락방 2025-01-31 15:57   좋아요 1 | URL
두부스낵이란 무엇인가.. ㅎㅎ

단발머리 2025-02-01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구매 전입니다. 고백 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부 스낵도 같이 올 거에요. 지난번에도 주문했는데 저는 맛도 못 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2-03 08:48   좋아요 1 | URL
저는 구매했습니다. 두부 스낵과 함께 제게 오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즘 보는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에는 오랜 짝사랑이 나온다.

주인공 강지윤(한지민)과 유은호(이준혁)가 만나서 미워하는 듯하다가 사랑에 빠지고 사랑에 빠진 뒤로는 서로만 보이고.. 하는 진행 과정을 보이는데, 그런데 나는 여기서 이들을 오래 혼자 좋아해온 사람들을 본다. 그들에 대해 생각한다. 왜, 어떤 사랑은, 도무지 응답받지 못할까? 왜, 어떤 사랑은, 그토록 오래 진행되는데도 결실을 맺지 못할까?


회사 동료이자 강지윤 회사에 투자한 돈 많은 회장님의 아들 우정운(김도훈)은 오래 강지윤을 좋아했다. 우정운의 아버지 역시 강지윤이 똑똑해서 투자를 하면서 언젠가 강지윤이 자기 아들과 결혼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강지윤은 우정운에 대해 어떤 낭만적인 감정 같은 거 없었다. 그런 그녀의 앞에 유은호가 나타나는 순간,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을 꿈꿔본 적 없던 강지윤의 마음이 흔들린다.


정수현(김윤혜)는 죽은 언니의 아이를 자신의 호적에 올리고 조카의 엄마가 되어 열심히 조카를 자식으로 키운다. 결혼해본 적 없지만 싱글맘으로 아이를 사랑하면서 열심히 사는데, 그런 그녀는 자신과 같은 아파트에 사는 싱글대디 유은호를 좋아하고 있다. 정수현이 유은호를 짝사랑하고 있다는 걸 아는 정수현의 엄마는 용기를 내어 고백해보라고, 둘이 잘 어울린다고, 서로 외로운 사람들끼리 어울리면 좋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정수현은 사실 용기가 나지 않는다. 혼자 오래 좋아하면서 바라보기만 한다. 그들 사이에는 언제나 아이들이 있었고 매일 아침 유은호와 함께 아이들 등원을 시키면서 서로의 아이를 봐주기도 하고 아주 절친한 사이이지만, 이들 사이에도 역시 낭만적인 감정은 없다. 아니, 유은호에게 그게 없다. 유은호는 사랑 같은거, 생각해본 적도 없다. 유은호에게 정수현은 아주 친한 친구이자 동료같은, 그런 관계다. 게다가 싱글대디에 싱글맘이라는 처지도 같으니 이야기 나누기에도 아주 좋고 편하다. 


정수현은 어느날 용기내어, 정말이지 크게 용기를 내어 유은호에게 데이트를 신청한다. 유은호가 좋아한다는 영화가 재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걸 함께 보자 청한거다. 아주 용기내어 제안한건데 유은호는 처음에 당연히 아이들과 함께 아이들 영화를 보자는 줄 알았다가 아니 그 영화이고 우리 둘이 보자, 라는 말에 알았다고 한다. 그에게 그것은 딱히 특별할 건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정수현에게는 두근두근, 너무나 설레는 일이었다. 내가 오래 좋아한 이 남자와, 드디어, 단둘이, 애들 없이, 영화를 본다! 영화를 보고 저녁을 먹겠지, 하면서 그 다음의 관게에 대한 희망에 부풀기도 할테다. 그런데,


영화 상영을 앞두고 유은호는 정수현에게 미안하다며 같이 영화를 볼 수 없다고 한다. 대신 그가 달려간 곳은 강지윤이 있는 곳이었다. 강지윤을 두고 도저히 영화를 볼 수가 없어서, 자꾸만 강지윤이 아른거려서 약속도 취소하고 강지윤에게로 갔고, 강지윤 역시 마찬가지, 유은호 생각에 혼란스러워 유은호를 향해 가다가, 둘은 광화문 한복판에서 만나 키스를 나눈다. 세상에.. 내가 어린 시절 강남역 한복판에서 키스한 적은 있지만 광화문 한복판에서 키스라니요.. 누가 보면 어쩌려고요.. 게다가 나는 그날 술이라도 마셨지 여러분, 맨정신이잖아.. 부끄.... 각설하고,


자,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다. 누구에게? 강지윤에게, 그리고 유은호에게.


그러나 이 이야기는 새드엔딩이다. 누구에게? 짝사랑에 오래 가슴앓이해온 우정운에게 그리고 정수현에게.


나는 특히나 정수현을 보며 너무나 궁금했다. 왜, 어째서 정수현은 그렇게 오래, 한 사람을 혼자 좋아해야 했을까. 그런데 그렇게 오래 좋아했는데, 그 사랑은 왜 불발로 끝났을까. 이런 일은 왜 일어난걸까. 분명 유은호를 안 것도 정수현이 먼저였고 유은호를 좋아한것도 정수현이 먼저였다. 유은호의 사정을 아는 것도 정수현이 먼저였고 그리고 더 깊이 안다. 매일 아침 보는 것도 정수현이었다. 아이들에 대한 고민과 기쁨을 나눈 것도 정수현이었다. 그런데 유은호는 강지윤을 사랑하게 되었다. 왜?


여기서 먼저 안다는 것과 먼저 좋아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먼저 안다는 것, 먼저 좋아한다는 것, 오래 좋아한다는 것이 바로 사랑의 결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대부분,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저 불발의 사랑으로 그칠뿐. 그리고 이 외사랑은 자신의 외사랑이 혼자 열병 앓았듯 혼자 이별을 고해야한다. 사요나라, 굿바이, 아디오스,잘가요 내 소중한 사랑.


그렇다면 정수현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런 의심을 해볼 수 있다.

강지윤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강지윤만 아니었다면, 내가 그의 짝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 이게 다 뒤늦게 나타난 강지윤 때문이다!!

물론 정수현이 이런 생각을 했다는게 아니라, 정수현의 입장에서 이런 생각을 해볼 수도 잇다는거다. 저 여자만 아니었다면 나에게도 가능성이 있지 않았을까? 

물론 그랬을 수 있다. 그렇지만,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 야광토끼의 노래 가사는 이 부분에서 진실이다. 만약에 내가 너를 그녀보다 먼저 알았다라면/그래도 넌 그녀를 택했겠지/난 그냥 아닌거지.




야광토끼 노래 가사에서는 짝사랑 중인 '내'가 그녀보다 그를 나중에 알았지만, 먼저와 나중이 중요한게 아니다. 야광토끼가 노래했듯 '난 그냥 아닌 거'다. 난, 


그냥 아닌 거다.



정수현은 그냥 아닌 거다. 정수현은 유은호에게 사랑이 아니다.

그건 정수현이 뭘 잘못해서도 아니고 어디가 못나서도 아니다. 어딘가에서 무엇이 바뀌었더라면? 하는 가능성을 머릿속에서 수십만개 돌려도, 정수현은 아닌거다. 정수현은 


그냥


아닌 거다.



그건 뭐 어쩔 수가 없다. 어떤 사람이 어떤 사람과 사랑을 하고 혹은 사랑을 하지 않는 문제는, 그 사랑이 이루어지고 혹은 아닌것에 대한 문제는, 나의 의지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데 너도 나를 사랑해? 그거야말로 기적 같은 일이고, 사실 대부분의 사랑은 불발로 끝나버리고 만다. 



나는 정수현이 안타까웠다.

그토록 오래, 혼자 사랑한 정수현이. 그러나 끝내 다른 여자와 사랑을 나누게된 유은호를 보게된 정수현이.

그런 한편, 정수현의 이 외사랑은, 강지윤의 존재 때문에 비로소 끝낼 수 있게 되었다. 나에게 있을지도 모를 어떤 사랑의 가능성, 그것이 1프로이든 90프로이든, 터뜨리지 않는 이상 가능성을 안고 살았는데, 그런데 강지윤의 존재가 나타남으로써 비로소 그 가능성은 제로가 되었다. 지로우. 영 퍼센트. 그러므로 정수현은 이제 이 길고도 길었던 외사랑을 끝낼 수 있는 것이다. 왜, 어떤 사랑은 오래 혼자 앓다가 또 혼자 끝내야 할까. 나는 아직 그 이유를 모르겠다.



드라마에서는 그런 정수현에게 같은 외사랑의 아픔을 가진 다른 남자가 등장해 친구가 되어주고 동료가 되어주고 아마도 사랑도 되어줄 것 같다. 이야기가 그런 식으로 흐른다면 이 세상의 모든 외사랑들이 결국 웃을 수 있겠지만 사실 현실에선 외사랑 끝난 나에게 결국 아무도 나타나지 않을 확률이 훨씬 더 높다. 




오랫동안 싱글로 지내온 피터 배커스라는 수학자는 2010년에 자신과 데이트를 잠재적인 여자친구의 수보다 은하계에 존재하는 지적인 외계 문명의 수가 많다는 계산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p.15-16)














정수현, 아무쪼록 화이팅!!




어제는 산에 눈이 녹지 않았을거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갔다.

아빠는 예전처럼 걸을 수 없으시고 중증 장애 등급을 받으셨는데, 그렇게 되기 전에 등산을 좋아하셨고 그 때 사둔 아이젠이 있어 그 아이젠을 가지고 나는 산으로 갔다. 아니나다를까 눈이 여전히 쌓여있었고, 나는 오래되고 낡은 아이젠을 신발에 착용하고 눈이 녹지 않은 산을 걸었다.





눈이 녹지 않은 산은 맑고 환하고 영롱했다. 그리고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났다.




책을 샀다.




















[아기 퍼가기 시대]는 2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라서 샀다.


[나의 폴라 일지]는 김금희를 딱히 좋아하는게 아닌데도 아니, 어떻게 남극에 갈 생각을 하지?? 너무 신기해서 샀다. 정말이지 어떻게 남극에 다녀올 생각을 햇을까?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산다.


[젠더 크라임]은 신간 둘러보다 알게된건데, 아마도 강간 피해자가 가해자들을 향한 사적 복수를 하는 내용인 것 같다. 너무 궁금해서 샀다.


[파선]도 신간 둘러보다 알게된건데, 작고 외딴섬에 커다란 배가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약탈과 착취.. 스릴러 인것 같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장미 저택] 과 [아기 곰의 여행]은 다정한 알라디너의 선물이다. 조카들 주라고 선물해주셨다. 헤헤헿헿헤헤헤헤헤헤헤헤헤헤 

헤벌쭉

^________________^ 

감사합니다!


책탑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이 책도 샀다.



















이 책은 왜 샀냐면 이번 주말에 혼자 싱가포르에 갈건데, 그런데 왜 가냐면, 한국이 달리기에 너무 추워서.. 이다. 

한국.. 달리기에 넘나 춥네요 ㅠㅠ 그래서 못달리고 있네요 ㅠㅠ

그래서 더운데 가서 달릴라고 싱가포르에 가기로 했고, 내내 벼르던 카야토스트도 먹고 올 작정이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얘들아 주말에 싱가포르로 달리러 와. 나랑 하이파이브 하자!!



배고프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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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02-10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싱가폴 사진을, 정확히는 싱가폴 음식 사진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재 기온 25~31도라는 싱가폴은 여름이군요. 넘나 부러운 것입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다들 한 번씩은 짝사랑의 경험이 있겠지요. 저는 5년 간 기나긴 짝사랑의 유경험자로서 ㅋㅋㅋㅋㅋㅋ 그 답은 정답 맞습니다.
나는 아닌 것입니다. 어찌 되었든, 어떻게 되었든, 나는 아니었다............. 아니었던 것이어서 아니었고, 아니게 되었으며...........
찬물 한 사발 들이켜야겠어요.

다락방 2025-02-10 12:48   좋아요 1 | URL
네, 맞습니다. ‘너여야만 해!‘ 가 명백한 사실인 것처럼 ‘난 그냥 아닌거야‘ 도 역시 자명한 사실입니다. 그건 누가 뭘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지요. 그냥 아닌건데 뭘 어쩌겠습니까. 돌아서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알고 돌아서는 자의 뒷모습은 무릇, 아름다운 것 아니겠습니까. 강지윤이 나타나 비로소 그 오랜 짝사랑을 끝낼 수 있어서 저는 어떤 부분에서는 아주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을 가슴에 품은 채로는 다른 사람을 만나기 힘든 법이니까요. 이제 정수현에게도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는 것입니다. 만세!!

싱가폴은 일년 내내 여름이래요. 제가 살고 싶은, 그런 나라인 것입니다. 만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관찰자 2025-02-10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먼저라고,
새치기 하지 말라고,
차례를 지키고 질서를 지키라고,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는 유일한 것이 어쩌면.
사랑일지도요. 아아~ 부질없는 사랑이여.

그래서 저는 ‘사랑이 찾아오려나 봐‘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바로 고백장전!

일단 고백부터 해버리고, 선택은 너에게 맡길게~ 그러니까 고민도 너의 몫~

내맘은 편한데, 느닷없다는 평가와 함께 성공률 또한 높지 않았어요.ㅋㅋㅋ

그나저나 식사는 맛있게 하셨나요? 다락방님?

페넬로페 2025-02-10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 위례도서관 앞, 한적한 곳에서 김윤혜 배우와 완전 정면에서 마주쳤어요. 평범하게 옷 입고 모자 썼는데 커다란 눈이 딱 눈에 들어 오더라고요. 어어, 하는 순간에 드라마 잘 보고 있다는 얘기도 못하고 지나치고 말았어요.
드라마에서 짝사랑 끝내고 좋은 사랑 찾았으면 좋겠어요 ㅎㅎ

잠자냥 2025-02-10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짝사랑 한 적 없는데......... *먼산*..... 그걸 왜 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은호? 저 남자에게 강수현 저 사람은 애초부터 아니었을 거예요.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어도 낭만적인/ 연애감정이 들지 않았다면 그냥 그걸로 끝.... 강지윤에게 우정훈도 마찬가지일 테고요. 그나저나 ˝자신과 데이트를 할 잠재적인 여자친구의 수보다 은하계에 존재하는 지적인 외계 문명의 수가 더 많다는 계산 결과˝ 충격적이네요?! 정말 그렇구나...........

싱가포르 잘 다녀오세요. 화이팅... 따뜻하게 달려! ㅋㅋㅋㅋ

blanca 2025-02-10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는 살얼음 얼어 있고 추워서 못 달리죠. 저도 못 달리는 중이에요. 달렸다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수준이지만요. 싱가포르 저도 가고 싶은 나라 중 하나인데 기대됩니다. 따뜻한 나라에서 달린 러너일지 기다릴게요.

거리의화가 2025-02-10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걸을 때도 춥다 하면서 걷는데 하물며 달리기야ㅠㅠ 한국의 겨울은 너무 춥습니다.
따뜻한 싱가포르에서 마음껏 달리시고 토스트도 야무지게 드시고 오셔요^^*

yamoo 2025-02-10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놀랍네요. 정수현의 짝사랑애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다락방님은 아주 디테일하게 보셨네요! 관심의 차이랄까...마지막회로 달려가는 나완비...이준혁의 새로운 발견으로 저는 나날이 즐겁습니다. 서동재 캐릭터도 좋았는데 로맨스도 넘 잘하네요

독서괭 2025-02-10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싱가포르 가시는군요!! 비옷 필수! 라쿤 카야토스트 필수! 오렌지주스 자판기 필수! 리버사이드에 있는 ‘쉬림프 프라운 씨푸드‘ 요기서 제가 똠양꿍의 맛을 깨우쳤습니다. ㅎㅎ 밤산책하며 한번 가보시길요.
‘그냥 아닌 것‘이라는 말이 정답이네요. 왤까요 왜 사랑은 불공평한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읽기 시작했다. 

친구랑 함께 1,2 월에 걸쳐 읽기로 했는데 1월에 내내 다른 책들만 읽다가 이제야 비로소 시작한 것. 하하하하. 그런데 너무 재미있다. 그러니까 첫장에 이런 쪽지가 나온다.



백작(혹은 공작), 혹시 당신이 더 멋진 계획을 세워 두지 않았다면, 그리고 가엾은 병든 여인의 집에서 저녁을 보내는 계획에 별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면 말이죠, 오늘 7시에서 10시 사이 우리 집에서 당신을 볼 수 있다면 무척 기쁠 거예요. -아네트 셰레르 (p.14)



안나 파블로브나는 자신의 집에 공작을 초대하면서 이런 쪽지를 보내고 그가 오자마자 환영 인사를 건네는데, 공작은 그 인사에 답하며 이렇게 말한다.


"사랑하는 벗이여, 먼저 당신의 건강이 어떤지 말해주겠습니까? 날 안심시켜 주시지요." (p.1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너무 재미있지 않습니까. 이런 장황한 대화가 러시아 문화인건지 아니면 그 시대 문화인건지 모르겠지만 요즘에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 말이라서 너무 재미있다. 아니지 전혀 사용하지 않는건 나나 내 주변이 사용하지 않는다는거지 어쩌면 러시아 어딘가에서 아니면 다른 어딘가에서라도 저런 식으로 말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저런 대화가 일상이라서. 


우선 나였다면 저 쪽지 자체는 "우리집와서 밥 먹을래?" 정도로 대체할 것이고, 만약 나였다면 사랑하는 벗이여~ 하는 구절에서는 "몸은 좀 어때? 괜찮아졌어?" 로 물었을것이다. 너 몸 어떠냐는걸 묻는다고 사랑하는 벗이여, 먼저 당신의 건강이 어떤지 말해주겠습니까? 날 안심시켜 주시지요, 이러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나타샤 소냐 니콜라이 에다가 안나도 여러명 나오는것 같아서 하여간 이름이 헷갈리긴 하는데, 아직 조금 읽었지만 대화가 너무 재미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도 나중에 친구들 아프다고 하면 이렇게 물어봐야겠다.



사랑하는 벗이여, 먼저 너의 건강이 어떤지 말해줄래? 날 안심시켜 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재미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요일에 양갈비를 먹으러 갔다. 정확히는 갈비살이었는데 와 너무 맛있게 먹었어. 그런데 기본 반찬으로 준게 다 되게 특이하고 맛있었다. 하나는 고수랑 토마토 샐러드였는데 소스가 뭐냐 물으니 기성품 오리엔탈 소스라는게 아닌가. 오오, 나 집에 고수 있지!! 좋았어. 그리고 서비스라며 숙주볶음을 줬는데 이것도 맛있어. 양념 물어보니 소금 후추 약간이고 웍에 볶았다는거다. 좋았어. 마침 토요일은 우리 이모가 오기로 했고 우리는 나 고생시키지 말자고 배달음식 먹자고 했지만, 내가 있어바바~ 이러면서 나의 텃밭에서 고수를 똑 똑 따가지고 ㅋㅋ 내가 본대로 만들어보았다.



양파도 얇게 슬라이스해서 고수를 제일 밑에 그리고 양파, 토마토 순으로 놓고 오리엔탈 소스를 뿌렸다. 오오 맛잇었어! 엄마랑 이모도 이거 괜찮다~ 이러면서 잘 드셨다. 고수를 내가 키웠다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숙주도 만들어보았다. 식당에서 먹었던 것처럼 불향은 안났지만, 이것도 반응이 좋았다!



아삭아삭하고 맛이 좋았는데, 사실 이건 내가 양고기랑 먹었었기 때문에 이걸 먹기 위한 고기가 필요했고, 집에 마침 오리훈제가 있어서 같이 먹기로 했다. 구워먹지 말고 쪄먹자! 나는 알배추를 사와서 훈제오리를 넣고 후추 촵촵 뿌려 쪄냈다.



소스는 참소스 먹고. 

아아 너무나 훌륭한 식사였다. 기름 쭉 빠진 훈제오리찜에 익힌 야채까지 가득가득.

아 나 너무 대단한것 같아. 나 너무 잘하는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거 다 파티 음식이잖아. 게다가 고수 내가 키운거라니까? 내가 화분에서 똑똑 땄다니까?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 나 너무 대단해...



그렇게 피자까지 시켜서 맛있게 먹고(네?) 입가심으로 컵라면도 먹어주고(네??) 하여간 다음날에는 요가를 갔다가 오랜만에 한 번 다시 뛰어보자 하고 천천히 동네를 뛰었다. 5km 작정하고 뛰었는데 느리게 뛰어도 힘들었어. 페이스 9분대 나왔는데 4km 뛰고 나니까 너무 힘들어서 그만뒀다. 그래도 땀이 흠뻑 나더라. 뛰면서 머릿속에는 뼈해장국 생각뿐이었다. 뼈해장국 먹고싶다 달리고나면 뼈해장국 먹을거야... 그렇지만 내가 평소에 가던 뼈해장국집은 일요일에 문을 열지 않는단 말야? 마침 동네를 뛰고 있던 터라 뛰면서 주변을 살폈는데 저어기, 24시간 감자탕 집이 보인다. 나는 달리고나서 그 감자탕 집으로 향했다. 오오 나름 맛집인가보다! 연예인 사인이 잔뜩 붙어있고(그런데 누군지 다 모르겠네요?) 넓은 식당에 예약자들까지 있어서 자리가 꽉 찼다. 그래도 이 한 몸 앉을 자리 있어 앉아가지고 우거지뼈해장국을 시켰습니다. 나는 뼈해장국에 우거지 들어간게 좋다. 잘못가면 우거지 대신 깻잎 넣어주는데가 있는데 뼈해장국은 우거지죠.



영롱하지 않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맛있게 먹고 아빠 드시게 포장도 해서 집에 갔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데 이 집, 김치가 너무 맛없었네.. 



책을 샀다.



네, 이번엔 딸랑 한 권입니다. ㅋㅋㅋㅋㅋ


이거 트윗에서 보고 사고 싶었는데 품절인거다. 그런데 나같은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어서 출판사가 재고를 풀겠다고 했고 그 때 신청해서 살 수 있었다. 으하하하하. 언제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책 주문을 어제 했는데 배송이 수요일에 된다고 한다. 으음.. 알았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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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5-02-03 1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ㅋㅋㅋㅋㅋ 아니 건강식으로 너무 잘 드셨네 했는데 피자에 컵라면 무슨 일인가요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2-03 11:01   좋아요 2 | URL
그게 다 세트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토마토 샐러드, 숙주볶음, 훈제오리찜이랑 ㅋㅋㅋㅋ 피자랑 컵라면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2-03 17:39   좋아요 1 | URL
ㅋㅋ 네네 단발머리 님 말씀대로 피자에 컵라면까지가 셋트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고로 맵고짠탄수화물이야말로 음식의 피니시에 적합하죠. 흠흠.

단발머리 2025-02-03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하는 벗이여, 먼저 당신의 건강이 어떤지 말해주겠습니까? 날 안심시켜 주시지요.˝ (p.15)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너무 웃겨요. 예전에~~~ <빨간 책방>이던가에서 출연진들이 19세기 러시아 사람들이 어떻게 연애했을거 같냐, 연애 편지 막 이야기 하면서. 그네들이 보기엔 전화로 하는 우리 연애는 연애도 아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런 이야기 기억이 나요.

사랑하는 벗이여, 아침부터 안심 시켜 드릴게요. 제가 오늘 드디어! 대상포진 접종을 맞고 왔습니다. 짜잔~ 2회 맞으라 해서 일단 1회분 ㅋㅋㅋ 엄마가 계속 재촉하셨는데 방학 때 맞겠다고 미루고 미루다가 ㅋㅋㅋㅋㅋ 이제 안심하시구요.

다락방님 기침은 좀 어떤가요? 먼저 당신의 건강이 어떤지 말해주세요. 날 안심시켜 주시지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5-02-03 17:42   좋아요 1 | URL
사랑하는 벗이여, 저의 기침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하셨다니, 2차까지 다 완료하신다면 저는 무척 기쁠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대상포진 예방접종 몇년전에 했었는데 팔이 완전 띵띵 부었었어요. 당시엔 이러다 말겠지하고 넘어가서 며칠뒤 가라앉긴 했는데 아마 알러지였던것 같습니다. 휴..

아무튼 저 대화들 너무 재미있습니다. 저런 대화를 하는 사람들이어서 결국 위대한 문학 작품들이 써질 수 있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대화도 문학적이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이드 2025-02-03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해 목표가 전쟁과 평화, 혹은 레 미제라블, 혹은 안나 카레니나 영역본 읽기였어서 찾아봤어요.

˝사랑하는 벗이여, 먼저 당신의 건강이 어떤지 말해주겠습니까? 날 안심시켜 주시지요.˝
는 펭귄 클래식 영역본 page 6 (실제로는 두 번째 페이지) 에 나오는데

˝How are you, my dear friend? Put my mind at rest.˝


이렇게 나옵니다. 오, 도스토예프스키도 영역본으로 다시 읽어지고 싶은 번역이네요. ㅎㅎ
이 뒤에는 His voice remained steady, and his tone, for all its courtesy and sympathy, implied indifference and even gentle mockery. 라고 귀족화법 쓰고 있음을 알려주네요.

저는 위의 장편들 다 두고, 결국 몬테크리스토 백작 먼저 읽기로 하긴 했는데, 딱 한 장 읽었는데도, 전쟁과 평화 재미있어 보여요.



다락방 2025-02-03 17:44   좋아요 1 | URL
그런데 영어 번역보다 한국어 번역이 좀 더.. 음.. 뭐랄까. 좀 더 다정하고 오글거린다고 해야하나요. ㅎㅎ
재미있어요. 몬테크리스토 백작 영역본이라니. 와우!! 대단합니다.
전쟁과 평화 분량이 꽤 긴데 재미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여전히 이름 헷갈리긴 하지만 좀 읽다보면 나아지겠지요. 후훗.

잠자냥 2025-02-03 1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하는 벗이여, 먼저 당신의 점심 메뉴가 어땠는지 말해주겠습니까? 날 안심시켜 주시지요.

저도 우거지 들어간 거 좋아해요.

다락방 2025-02-03 17:47   좋아요 2 | URL
사랑하는 벗이여 저는 중국당면을 추가한 마라탕을 먹었답니다? 언젠가 우리가 우거지 들어간 뼈해장국을 함께 먹을 수 있다면 정말 기쁠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은빛 2025-02-04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아직 점심 시간은 멀었는데, 엄청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글이네요.

동네 달리기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요즘은 멀리까지 갔다 돌아오는 코스만 달리지만, 예전에 그러니까 본격 장거리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동네에서 가볍게 달리기를 종종 했었어요. 겨울을 날 때까지 장거리 보다 단거리를 달리고 있는데, 다시 동네에서 달리기를 해봐야겠어요.

다락방 2025-02-04 11:42   좋아요 0 | URL
동네가 너무 좁아서 올림픽공원이나 한강을 달렸었는데요 이젠 거기 다녀오기가 너무 귀찮아요 ㅋㅋ 그래서 걍 동네나 조금 달려보자 하고 달린건데 앞으로도 동네나 천천히 슬로우조깅 할까 합니다. 그런데 한국.. 달리기 너무 춥습니다 ㅠㅠ
 

긴 설연휴동안 부지런히 달려서 48kg 의 몸무게를 만들겠다는 다짐은 축농증 이슈 때문에 무너졌다.

지난 주말 산에 다녀온 뒤부터 기침과 가래가 시작됐는데 병원가 사흘치 약을 받아 먹었지만 낫지 않았던 것. 연휴 시작과 동시에 동네 내과를 찾았는데 축농증이라고 했다. 흐음. 사실 그런가 싶긴 햇지만 어쨌든 기침과 가래가 고민인데 기침 가래약을 받았으니 걍 먹어보기로 했다. 

약국에서 약 처방을 받는데 항생제를 6일.. 이나 주어서, 저기요 선생님, 혹시라도 그걸 중간에 빼먹으면.. 건너뛰면 안되겠지요? 물었는데 약사 선생님은 왜 빼먹으려고 하시죠? 물으셨고 나는 작게, 술.. 마셔야 해요.. 라고 했다. 선생님은 술을 마셔도 약은 먹으라고 술 마시는 것도 몸에 나쁜데 약까지 안 먹으면 어떻게 나으려고 하냐, 약도 먹고 술도 마시라고 했다. ㅎㅎ 


그리고 토요일, 친구랑 일자산에 갔다.

날이 아주 좋았지만 가래가 심해서 걷는동안 목구멍에서 가릉가릉 했다. 힝 ㅠㅠ




목구멍에 가래가 끓어 걷기가 좀 힘들었지만 그래도 어쩼든 무사히 올라갔다 내려와 친구랑 오리 로스구이를 먹고 2차로 닭똥집 튀김을 먹고 헤어졌다.


다음날인 일요일에는 다른 친구와 일자산을 갔다. 이번엔 전날보다 더 추웠다. 날씨가 별로였다. 목 상태는 전날보다 나아서 중간중간 평지에서 뛰었다. 친구는 오르막인데도 아주 잘 뛰더라.





이 친구랑은 1차로 소고기를 4인분 먹고(맛없었다) 2차로 만두전골을 먹었다(네?) ㅋㅋㅋㅋ


하여간 48kg 만들려고 나름 노력했는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친구는 그렇다면 몇 kg 을 감량해야 하냐 내게 물었고, 음, 아마도 수십키로? 라고 나는 말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화요일날 남동생네가 오기로 했었는데 월요일에 여동생 혼자 하루 먼저 와서 우리는 함께 백화점을 쇼핑하고 요가센터에서 같이 요가도 했다. 저녁도 맛있게 같이 먹고 새벽 두시까지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었다.

다음날은 남동생 식구들과 여동생 식구들이 모두 모였다. 집이 왁자지껄 시끄러웠는데, 다섯살 조카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아서 진짜 너무 좋았다. 이 아이들이 같이 모여 노는걸 보는게 너무 좋아서 나는 기꺼이 명절 여행을 포기하고 있다.



아오, 저 작은 손 좀 봐.. 얘네들 같이 노는거 너무 예쁘다 진짜!!


신나게 같이 놀고 먹고나서는 잠들지 않은 몇 명만 거실에서 <중증외상센터>를 같이 보고, 그리고 거실에서 나랑 여동생이랑 타미가 함께 잤다. 자다보니 타미의 손이 내 얼굴에 얹어져있고 타미의 발은 내 종아리에 걸쳐져 있었는데, 이게 왜이렇게 웃음이 나는지, 자다 깨서 웃었다. 이불을 다시 제대로 덮어주고 자는데, 이런 순간조차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옆에서 잠든 사람이 나에게 발을 얹었을 때 웃음이 날 확률은? 


후훗.


이번 설에 특별히 음식을 내가 준비한 건 없었는데, 그래도 저녁에는 아이들에게 맛보여주고 싶어 루꼴라부라타치즈 샐러드를 만들었다. 다섯살 조카는 맛없다고, 치즈는 노란 치즈만 맛있다고 했는데 타미랑 둘째조카는 너무 맛있다고 했다. 다 먹고나서 이모가 해준 샐러드 또 먹고 싶다고, 다음에도 오면 해달라고 했다.



다른 재료는 있었지만 방울토마토는 없었는데, 마침 일요일에 일자산 같이 간 친구가 집에 가면서 미리 준비해온 방울토마토 두 박스를 선물해주었다. 식구들과 같이 먹어요, 하고. 덕분에 샐러드에도 넣어 맛있게 먹었다. 스테비아 토마토였는데 망고맛과 청포도 맛이었다.


설 당일날엔 모두 모여 세배를 하고 세뱃돈을 조카들에게 주었다. 나는 누구에게도 세뱃돈을 받지 못했지만 나가는 건 많이 나갔다. 부모님께도 내가 드리고 조카들에게도 내가 주고.. 나이들어 싱글이라는 건 세뱃돈이 나가기만 한다는 걸 뜻하는것 같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통장이 텅 비었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식구들이 모두 돌아가고 식기세척기를 돌리고 집안 대청소를 하고 뛰러 나갔는데, 바람이 너무 찼고, 5km 만 달려보자, 하고 나갔지만 중간에 기침이 계속 나오는 바람에 3km 에서 멈췄다. 달리기를 멈춘 후에도 한참동안 발작적 기침이 나서 너무나 힘들었다. 어휴, 그래서 이번 연휴에 달리기는 그만두자, 생각했다. 48kg.. 안녕.. 기침 때문에 달성 못했어. 정말 기침 때문이었어...



연휴동안 책을 많이 읽자고 생각했지만, 사실 잠을 정말 많이 잤다.

기침약 먹으면 잠이 쏟아져서 잠을 자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잤다. 자고 또 잤다. 일어나서 먹고 또 잤다. 그래서 48kg 를 만들 수가 없었다. 다 기침 때문이라니까?


책을 샀다.


















잭 리처 시리즈인 [처단]은 연휴때 읽을라고 급박하게 샀는데 읽지 못했다. 아아, 나여..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은 단발머리 님 서재에서 자주 보았던 책이지만 과연 내가 이 책을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하며 한참을 미루다가 한 번 사봤다. 어쩌면, 조금쯤은...


[폴란드인]은 존 쿳시의 신작이라 샀다. 오래전에 [추락]을 읽은 후로 존 쿳시의 책들을 계속 읽고 사고 있다.


[아픈 몸을 살다]..를 샀는데, 박스를 열고 책을 꺼내보니 익숙한 책의 모습... 집에 어쩌면 이 책이 있을 것 같아 겁나지만, 정말 있을까봐 애써 찾아보거나 뒤져보진 않았다.



















이번 연휴에 추리 미스테리 쪽 소설을 죄다 조져버리겠어! 라고 결심하고 [존재의 모든 것을]을 샀지만, 건드리지도 못했다.


남동생이 온 김에 그간 읽은 책 추려고 준비해놨는데 내 책장에 놓인 이제 막 새로 산 책 [한밤중의 마리오네트]를 보더니 누나, 이거 재미있겠다, 하고 내가 읽지도 않았는데 가져가버렸다. 그래, 먼저 읽고 줘... 


[십자군, 성전과 약탈의 역사]는 구매자평에도 썼지만, 국힘 전의원이 법원 폭도들을 향해 십자군이라 칭해서 뭐라고?? 하고 읽게 되었다. 나는 국사,세계사에 엄청 무지한 사람이라서 이렇게 어떤 이슈가 있을 때 어디 한 번, 하고 보는 편이다. 



하도 많이 잤더니 어제는 잠이 오질 않아서, 이번달 여성주의 책은 [제국주의와 남성성]도 다 읽었고, [외국어를 공부합니다 영어는 아니고요] 도 꺼내서 다 읽고 내친김에 [십자군, 성전과 약탈의 역사]도 다 읽고 잤다. 덕분에 잠을 못잤다. 뭐, 출근 하기 싫어서 못잔걸지도 모르겠다. ㅋㅋ


그렇게 나는 출근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익숙한 양재천, 아직 눈이 녹지 않은 양재천. 저기, 개를 산책하는 사람이 보인다.

일을 시작할 준비를 했고, 보쓰에게 보고할 자료를 출력해 두었고, 커피를 내렸고, 그리고 예의 책과 함께한 사진을 찍었다.




오늘 일하면 다시 주말이라는 건 좋지만 시간이 빨리 가는것 같아 너무나 아쉽다. 벌써 1월이 다 가버리다니.


2월에 해야할 일, 5월에 해야할 일, 그리고 가급적 5월 안에 해야 할 일을 계획했다. 이루고 싶은 일과 연습해야 하는 것들을 생각한다.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정말로 48kg 가 되고 싶은건 아니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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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01-31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침 한 번 하면 잘 안 낫는 사람으로서 그릉그릉 기침 너무 괴롭잖아요. 얼른 나으셔야 하는데ㅠㅠㅠ 일단은 너무 기침 날 때는 커피도... 목 안을 건조하게 한다 해서 저는 그 기간에 커피를 끊었습니다. 그 때는 일할 때라 기침하면 방법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요. 너무 기침 나면 함 고려해 보세요. 그리고 따뜻한 물 많이요.

존 쿳시는 저는 <포>랑 <철의 시대>만 읽었는데 <추락>을 꼭 읽어봐야겠군요. 신작도 나왔네요.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연휴가 휘몰아쳐 끝나고 이제 남은 건, 마저 읽어야할 책들과 읽고 싶은 책, 그리고 잭 리처. 책만 남았습니다^^

다락방 2025-01-31 10:35   좋아요 1 | URL
안그래도 닥터가 커피는 가급적 마시지 말라고 해서 연휴 동안에는 가급적 안마셨는데 회사에 나오니까 또 그만..
그래도 처음보다는 낫긴 해요. 그렇지만 여전합니다. 이놈의 기침 가래 너무 싫어요 ㅠㅠ 아 맞다, 닥터가 따뜻한 물도 많이 마시라고 했어요! 단발머리 님은 닥터십니까?

존 쿳시는 포랑 철의 시대를 저는 안읽었는데 단발머리 님과 이렇게 어긋나나요. 후훗. 죄다 읽어볼 작정입니다.
저도 잭 리처 읽을 생각에 너무 씐나요! 그리고 .. 네, 책이 남았습니다. 책들이요.. 흠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1-31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오빠랑 엘사 퍼즐 맞추기 할 때 아가 조카가 얼마나 행복할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상상이 너무 잘 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1-31 10:40   좋아요 1 | URL
다섯살 아가가 까르르까르르 웃을 때마다 진짜 얼마나 심장이 녹아들어가는지 모릅니다. 얘네들 보는 재미에 살아요. 이런게 바로 나이들어가는 것인가 봅니다. 흑흑 ㅠㅠ

비공개 2025-01-31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달동안 감기 앓은 사람으로서 운동 조금 덜하시고 약 잘 챙겨드시기를 바래봅니다!
조카들 보며 웃는 다락방님을 생각하며 저도 웃어봅니다 ㅎㅎ 감기 다 나으시면 연락주세요!! 문자로…
(48kg 다락방님을 어찌 만나야할지 고민하다 마지막줄에 안심한 사람..)

다락방 2025-01-31 13:40   좋아요 1 | URL
제가 운동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닌데 어쩌다 연휴 좀 왔다고 할랬더니 이렇게 기침이.. 하아.. 그리고 약 먹기는 왜이렇게 지겨운가요? 항생제 다 먹었습니다. 만세!!
우리는 곧 보도록 합시다.
48kg 라뇨, 저는 싫습니다. 그렇게 힘없(어 보이)는 여자로 살고 싶지 않습니다. 아하하하하.

blanca 2025-01-31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농증 당첨되셨군요. 항생제 끝까지 잘 드시고 나은 것도 꼭 확인하셔야 해요. 저 재작년에만 거의 네 번 걸렸었는데 작년부터 서서히 회복되더라고요. 코로나 후유증으로 걸리기 시작하더니 감기 끝에 항생제 매번 먹었어요. 아그들이 너무 예뻐요. 저는 아기 조카가 독감에 걸리고 동생은 노로 바이러스 걸려서 못 봤어요. --;; 빨리 나으세요.

다락방 2025-01-31 13:41   좋아요 0 | URL
기침 가래는 빨리 낫지 않네요. 병원에서도 닥터가 가래가 목에 붙어서 그게 아주 오래 가고 고질일거라고 했는데딱 그렇습니다. 항생제는 다 먹었어요. 오늘 아침 마지막 항생제를 다 먹고나서 만세!! 했습니다. 항생제 처방은 정말 싫어요. ㅠㅠ
아가도 아프고 동생도 아프고.. 명절인데 못보셨네요. 저는 볼 수 있어서 또 실컷 안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

잠자냥 2025-01-31 1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48kg 되려고 마음먹은 거 아니야?!🤣🤣
그래도 친구랑 찍은 사진은 그림자가 매우 길어서 48kg으로 보입니다!🤣🤣🤣
저도 싱글 아닌 싱글이라 조카들에게 세뱃돈 펑펑 나가고 내 자식들은 6마리나 되는데 ㅋㅋㅋㅋ 다들 집에서 쿨쿨 자느라 세뱃돈 회수 실패 ㅋㅋㅋㅋㅋ🤣🤣🤣

전 그래도 엄마가 세뱃돈 줬어요. 그걸로 책 사러 들어옴… ㅋㅋㅋㅋㅋ 폴란드인 땡투할게!! 새해에도 부자 되렴!

다락방 2025-01-31 13:43   좋아요 1 | URL
저거 그림자가 마침 길게 나오길래 ㅋㅋ 그래서 찍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그러면 저도 안찍었을 겁니다. ㅋㅋㅋㅋㅋㅋ하여간 명절에 돈 훅 나가서 미치겠어요. 명절이 일 년에 두번이라 다행이라고 해야겠지요. 아하하하하.
저희 엄빠는 세뱃돈도 안주십니다.. 저는 지갑에서 돈만 나가는 사람... 그나마 잠자냥 님의 땡투 덕에 먹고 삽니다. 흑흑 ㅠㅠ 제가 파산하지 않는건 잠자냥 님 덕입니다!! 잠자냥 님 만세만세!!

망고 2025-01-31 15:51   좋아요 1 | URL
그림자만 보면 2미터 48킬로그램으로 보입니다ㅋㅋㅋㅋ

다락방 2025-01-31 15:58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다리 길이만 1미터 50센티 다락방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2-01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축농증이요? ㅜㅜ 저희둘째도 축농증 진단 받고 한참 항생제 먹었는데.. 그와중에 등산까지?? 기침가래 좀 나아지셨나요?
아가조카 손 정말 귀여워요…❤️❤️❤️ 아이들 같이 노는 거 보면 참 흐뭇하죠. 자다가 나한테 발 올려도 기분좋은 누군가가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입니다 ㅎㅎ
1월이 벌써 가버리다니… ㅠㅠㅠㅠ

다락방 2025-02-03 08:49   좋아요 1 | URL
지금은 많이 나아졌습니다. 일요일에는 오랜만에 4km 느리게 뛰엇습니다. (피에스 9분대 ㅋㅋㅋㅋㅋㅋㅋㅋ) 5킬로 채우고 싶었는데 힘들었어요. 어휴.. 속도에 대해서 저는 욕심을 버려야할 것 같아요. 실력이 안됩니다.. 히융
자다가 발 올리는 존재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인생에 있어서 얼마나 큰 축복인가요! 행복합니다 ㅠㅠ
 

빅토리아 시대의 언론은 인도 항쟁에 관한 단편적인 기사와 과장된 현장 소문을 보도하여 대중들 사이에 집단적인 히스테리를 일으키는 데 큰 몫을 담당했다. 사실 기사와 소문은 거의 구분되지 않았다. - P133

하지만 매춘에 대한 국가의 통제에 이의를 제기하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1869년 전염병 예방법 폐지를 위한 두 개의 단체38)가 결성되고, 그후 10년간 이 법을 폐지하라는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전개되었다. 구빈 운동을 하다가 우연히 매춘부의 실태에 접근하게 된 조세핀 버틀러 Josephine Butler(1828-1906)가 이 캠페인의 지도적 역할을 맡게 되었다. 버틀러는 매춘 여성들의 권리와 자유를 옹호했는데, 이러한 생각은 매매춘에 대한 최초의 페미니즘적 설명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과거에는 매춘 여성이 곧 매매춘이었던 등식에서 벗어나, 버틀러는 매매춘에 관련된 남성의 역할을 부각시켰다. 여성이법적 차원뿐만 아니라 정치적, 경제적 차원에서 열등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매매춘이 생겨났으며, 책임과 애정이 없는 섹스를 추구하는 남성들의 부도덕성이야말로 매매춘을 낳게 한 본질적인 원인이라고 버틀러는 주장했다. - P174

피터 게이Peter Gay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공포는 태곳적부터 있었지만, 그것이 대중 소설이나 의학 논집의 두드러진 주제로 부상한것은 19세기라고 주장한다. 특히 19세기 후반부에는 공적 영역에서 여성의 힘이 드러나면서 남성들에게는 더 큰 위협이 되었다는 것이다. 8) 이런 상황에서 여성에게 성욕과 <오르가슴>이 있음을 인정한다는 것은 여성의 성적 주체성을 인정할 뿐만 아니라 여성에게 성을 둘러싼 엄청난 권력을 공공연하게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오르가슴>을 통해 여성은 남성의 성적 능력을 <객관적으로 비교, 평가하며 위계를 매길 수 있는 권력을 쥐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객관적이고도 과학적인> 지표들은 종종 <도덕>이라는 더욱 강력한 요소에 의해 그 권위가 전복되거나 굴절, 은폐되는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기존의 성적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도덕>으로 <과학>을 제압하는 현상이 그것이다. - P181

하지만 한 인간으로서의 소년의 개별적 정체성과 집단적 삶 사이에는 늘 긴장이 존재한다. 상급생이 하급생을 마구 부려먹는 패깅fagging 제도에 대하여 톰은 끊임없이 반항한다. 그러면서도 결국그 불합리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으로 톰이 선택하는 방법은 또다른 <팀 스피리트>의 창출이다. (8장) 다수의 저학년 패그들이 단합하여 자신들을 괴롭힌 상급생들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복수를 꾀한 것이다. 이것은 거대한 제국주의 시스템 속에서 식민지들이 선택하는 저항의 기제조차도 중심부에서 만들어낸 방식 자체를 차용(모방)할 수밖에 없는 제국주의의 본질 자체와 일맥상통한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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