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my Boss,
보쓰,
오늘 일기예보 들었나요?
호우 경보래요.
그 커다란 창 밖으로 비가 얼마나 퍼붓고 있는지 보이죠?
그런데,
그런데 보쓰,
왜 나를 외근 보내나요?
왜요?
왜?
이렇게 비가 퍼붓잖아요.
우산을 써도 흠뻑 젖잖아요.
그런데 왜 나를 외근 보내는거에요?
내가 이 비가 오는데도 출근해줬잖아요. 그런데 왜요?
천둥 번개소리 들었어요?
내가 천둥 번개를 얼마나 무서워 하는지 알아요?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천둥번개가 내리쳤어요. 난 정말 무서웠다구요.
그래요.
젖어버린 샌들은 물기를 닦고 말리면 돼요.
젖어버린 종아리는 네, 물기를 닦아내면 돼죠.
괜찮아요.
그런데 흠뻑 젖은 치마는 어쩌나요? 걸을때마다 두꺼운 허벅지에 철푸덕 달라붙는 치마 말입니다.
앉았다 일어나면 의자에 엉덩이만큼 흔적이 남아요.
이걸 어떡해요? 어떡하냐구요.
보쓰,
나한테 왜이래요?
왜 나를 이 비 퍼붓는데 바깥으로 보냈어요?
제정신입니까?
제정신이에요?
내가 .. 일 그만둬요?
원하는게 그겁니까?
잊었어요? 내가 왜 여기서 일하는지?
나 예쁘다고 보쓰가 같이 일하자고 했잖아요.
하긴, 이건 보쓰의 잘못은 아니네요. 예쁜 나의 죄지..
보쓰.
한번만 더 이런 비오는 바깥에 날 내보내면 나도 가만있지 않을거에요.
한번만 더 이런 비오는 바깥에 날 내보내면 때려치겠어요.
그때가서 잘못했다고 울며 매달려도 난 잡히지 않아요.
뒤도 안돌아보고 떠날거에요.
연봉 올려준다고 해도 얄짤없어요.
보쓰,
똑바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