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드라마로 보고 사 두었는데 열심히 읽다가 중간에 멈춘 기억. 기억 하나도 안나서 다시 처음부터 재독했고 중간에 왜 멈췄는지 과거의 나란 놈 너무 멍충하다. 독서 중 기억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드라마 장면이 새록새록 겹쳐지며 떠올랐고..특히나 그들이 예상했던 미래가 현재 그대로 일어나고 있기에 씁쓸하기도 했다. 몇 십년이 지나도 좋아지지 않는 상황 ㅠㅠ책을 덮으며 좋은 독서였어! 라고 외쳤다. 다시 드라마 보고 싶다. 존 르 카레 소설들이 읽기가 쉽지만은 않다. 이 얘기했다가 저 얘기하고 스파이 이야기니까 등장인물 이름도 여러개임. 장면전환이 예고없이 되니까 따라가기 어려울 때도 있다. 그래도 어려움을 감내할 만큼 좋다. 그 이유는 뭘까.. 꾸며내지 않았지만 생각하게 만드는 문장들. 누구의 편도 들지 않는 작가. 그럼에도 개인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 과하지 않은 배경묘사. 하지만 종종 즉각적인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깔끔하고 디테일한 묘사. 인공적이거나 호들갑떨지 않는 중후한 매력이 있다. 작가가 플로렌스 퓨를 만났을 때 돈과 여성에 대해서 뭐라고 하자 플로렌스 퓨가 작가를 Old f**king fart 라고 불렀고 둘이 친해졌다는 에피소드를 좋아한다 ㅎㅎ“I looked at him and I said, ‘You’re such an old fart.’ And he said, ‘Excuse me?’ And I said, ‘You’re such an old fucking fart.’ And he paused in his story and gave me a wry smile. And then he leaned in and he said, ‘I think we’re going to get along just fine.“
좋아하는 소재인데 이상하게 읽히지 않아서 오래 끌었다. 일본 소설을 자주 읽는 편 치고는 이름도 이상하게 헷갈리고.. 누가 범인인지, 어떻게 범죄를 저질렀는지 알아서 그런가. 역시 와이던잇은 후던잇 하우던잇에 비해 궁금증이 조금 덜하긴 한가 생각하며 어찌저찌 끝까지 읽었다. 90-2000년대 일본 경찰들 정말 최첨단의 반대지점에 있는 것 같아 답답하기도 했고..
추리소설과 유령의 합심이라니.. 보통은 유령같은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논리로 깨부시는 게 추리소설인데 유령이 진짜 있고 그걸 파헤치는 집념의 기자 이야기가 함께 시너지효과를 발휘했다. 아주 재미있게 읽었으나.. 현실성이 떨어져서 (아니 그 어떤 추리소설에 현실감이 있느냐마는) 별 하나 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