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읽은 논픽션 책과 비교가 되어서인지 어쩐지 통계와 과학적 자료의 부족이 아쉽다. 물론 생각해보면 그런 자료를 쉽게 구할 수야 없겠고.. 작가의 분야가 좀 애매하기도 하다. 뇌과학이라기엔 근거가 좀 부족해 보이고 심리학자라기엔 너무 과학적인 그 중간 어디엔가. 처음엔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놀랍다는 듯이 계속 이야기해서 대체 어디가 놀랍다는 것인가 공감하기가 어려웠다. 이를테면 인간이 모두 느끼는 감정이 제각각이라는 것. 듣고 보면 당연한 거 아닌가?? 하지만 학계에서는 인간이 모두 동일한 감정을 공유한다고 꽤나 오랫동안 주장했고 저자의 주장이 난데없이 등장한 것으로 여긴듯 하다. 여러가지 사례와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 많은 실험을 통해 감정은 다양하다! 를 증명해낸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나는 부정적인 감정 통제를 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서 전전긍긍했는데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단, 충분한 수면 같은 신체 요소가 감정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당연한 사실을 새롭게 받아들이게 됐다. 이제는 괜히 짜증이 나면 그냥 신체예산이 부족한 걸로 생각하고 휴식을 취하거나 깊은 호흡을 하는데 그러면 짜증이 불필요하게 여겨지고 거기에 얽매이지 않게 되었는데 이것은 큰 소득이다. 또한 나는 이런 책을 읽으며 제일 먼저 감정 통제하는 방법을 찾을 정도로 감정을 등한시하는 사람인데 그렇게 표현을 하지 않다보니 감정입자도가 높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감정에 대해서는 표현을 안할 뿐 잘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막상 표현하려고 하니 말이 안나왔던 것. 그래서 이제부터는 하루에 한 번 하루 중 느낀 감정을 표현하려고 시도하고 있고 이런 시도에 극 F인 배우자가 매우 기뻐하고 있다. 친구들에게도 오글거리지만 감정에 대해 표현했고 다정한 대화를 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소득이라 할 수 있겠다. 책 자체나 작가의 서술이 마음에 쏙 들지는 않지만 내 삶의 태도를 아주 많이 바꿔주었기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오랜만에 읽는 하타케나카 메구미의 요괴 연작 단편집. 샤바케를 진짜 너무 좋아했는데 더 이상 나오지 않아 아쉽다. 편집자의 말을 읽어보니 이것도 시리즈가 있는 듯 한데 이후로 나오지 않은 듯 하여 슬픔. 오염된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따뜻한 인간과 츤데레 요괴들의 이야기라면 언제나 환영입니다!!
단편이기도 하고 바로 전에 체홉을 읽어서였는지 브라질의 체홉인가 하면서 읽었는데 은근히 비슷하면서도 캐릭터와 작가의 거리가 체홉보다는 좀 더 가깝다는 생각을 했다. 들어본 적 없던 작가의 발견은 언제나 기쁘다. 역시 가장 강렬했던 작품은 첫번째 작품이었다. 순식간에 독자를 훅 빨아들였다가 내뱉는다. 진공청소기인줄..
팬층이 꽤 두터운데다가 호불호도 있는 편인데 좋아하는 독자들이 많은 조엘 디케르. 이 책으로 처음 만났다. <롤리타>를 읽어보진 않았지만 책에 등장한 <악의 기원>이 이쯤 되나 싶은데 읽는 중에도, 읽은 후에도 마음이 복잡하다. 허구라 하더라도 이런 내용을 소비해도 되나? 싶은 마음.. 그녀의 사랑과 행동이 ‘본인의 의지’였다고는 하나 그 의지가 진짜 의지였겠나? 주변에 자기를 도와줄 좋은 어른 한 명 없이 그 사태까지 치달아야 했던 놀라가 가엾다. 해리 쿼버트는 정말 끝까지 자기 연민에 빠진 역겨운 사람이었고. + 책이 탄생하는 과정을 함께 보여준 것은 재미 요소++ 중간에 너무 늘어지고 반복이 많았던 것은 노잼 요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