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권 다 읽었다. 아주 재미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뭐 생각만큼 재미있진 않았지만 그래도 재미 없지도 않았다. 사마천은 어쩐지 세상의 혹은 군주의 오해를 사지만 의로운 사람을 높게 평가하는 편애를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역사서이지만 동병상련을 느끼는 이들에게 후한 평을 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인물들에게는 가차없이 혹평을 한다. 읽는 사람이 이것 저것 찾아 보면서 객관적인 평가를 해야하는 부분이 어려웠다. 수많은 왕과 나라들이 등장하고 멸망하는데 나라가 부강해지기 위한 조건이 너무 어렵다. 왕도 왕이지만 주변 신하들도 중요하고 왕과 재상의 합이 얼마나 잘 맞느냐도 중요하며 왕의 수명도 중요하다. 진나라 어떤 왕은 힘자랑하다가 젊은 나이에 죽었다고 함. 또한 괜한 컴플렉스 때문에 선대의 충신들을 내치고 멸망으로 가는 케이스도 상당히 많았다. 남자의 컴플렉스.. 나라를 멸망시킨다. 유방의 아내 여후 이야기가 흥미로웠는데 뭐 중국의 3대악녀니 말이 많지만 한나라가 진나라처럼 망하지 않고 오래 간 것은 모두 여후 덕분이다. 유방이 앓는 척(?) 하면서 누워 있거나 해외 나가서 전쟁 하는 동안 개국공신 및 유씨 아닌 왕과 제후들 다 처리해버리고 절대왕권 확립했다. 대단쓰.. 재평가 시급합니다. 권력에 대한 욕심을 버리는 게 제일 어려운 것 같다. 다들 그걸 못해서 온갖 끔찍한 형벌로 삶을 마감했다. 딱 알맞은 때에 채택을 만나 설득당해 자리에서 물러나 평화로운 노년을 보낸 범저야말로 사기열전 1권의 승자다. 고대 중국은 정말 흥미로운 세계다. 우리나라로 치면 고조선일 때인데 이렇게 역사가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니.. 또한 전쟁 기술은 물론 심리전도 대단하다. 현대에 가져와서 적용해도 손색이 없다. 12월 나라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 같은 시간을 보내면서 이런 저런 이유로 나라들이 망하는 이야기를 읽었는데 민주주의가 있어 참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소중한 민주주의..! 지키자!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을 때 이야기가 재미있으면 동질감을 느끼며 얻는 재미가 있긴 하지만 그 흥미가 그렇게 크진 않은데 비해 뻔하면 진저리가 날 정도로 클리셰 덩어리가 되고 그것이 너무 싫어서 극 현대이야기는 잘 읽지 않는다. <4일 간의 가족>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지만 좋은 평을 읽고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다. 주변에 너무 흔한 캐릭터인 하세베를 제외하고는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재미있는 사연을 가진 4명의 사람들이 우연히 범죄사건에 휘말리게 되어 패배주의적 사고를 버리고 하나의 목표를 위해 마음을 모으는 이야기이다. 우연에 지나치게 기대는 설정이 반감을 갖게하는 지점은 있긴 하다. 하지만 악한 면이 좀 더 강하고 냉소적인 사람들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내면의 선한 면을 끌어올리며 서로를 의지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다들 자살은 잊고 잘 사세요..+ 인터넷이 바꾼 세상이 이 정도라니.. 유튜브는 앞으로도 보지 않을 것 같다. ++ 한국과 일본의 비슷하면서도 다른 면모 구경이 재미있었다. 자위대라니? 일본은 코로나를 이렇게 보냈구나 등등
절반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다. 얼마 전 그런 생각을 했지. 과거에 즐길 수 있는 모든 새로움을 다 만끽해서 더 이상 새로울 것 없는 중년은 슬프고 지루할지 모르겠다고. 과거의 강렬한 추억 외에 앞으로 기대할 것이 없는 삶에서 평화 외에 어떤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까.. 추운 겨울, 터키와 방콕과 깊은 사랑에 빠진 연인과 함께하는 기억을 되살리는 주인공 매기의 과거와 현실을 읽으니 새로울 것 없는 나의 현실이 곧 행복이다 싶다.홈랜드의 캐리가 나이 들어 은퇴한다면 매기 같을까? 캐리 보고 싶다. 은퇴한 스파이 캐릭터의 이야기가 재미있을 거라고는 큰 기대 안했는데 캐릭터와 이야기가 쫀쫀하게 잘 짜여져 있어서 몰입도가 좋다. 가벼운 페이지 터너가 아니고 작가의 관록이 녹아 있달까. 이제 만나서 즐겁다!
언젠가부터 좋은 책은 ’다음 책장을 빨리 넘기고 싶다‘ 라는 생각으로 읽기보다 ‘아껴 읽고 싶다‘라는 마음이 강하지만 어쩔 수 없이 빨려들어가 책장을 넘기게하는 책이 되었다. 소재도 그렇고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아닌데다가 난해할 수도 있어서 누구에게도 추천하기 어렵지만 나에게는 개인적으로 올해의 베스트 책(중 하나)이다!! 작년이랑 마찬가지로 또 마지막에 돼서야 만나는 올해의 책 ㅎㅎ 읽으면서 이런생각을 했다. “작가는 호주에서 시간을 많이 보낸 것 같다..”“얼마나 사전작업을 해야 이런 결과물이 나오는 건가?” x200“이거 진짜인가?”“이 사람 허구의 인물인가? 실물인가?“등등..일본의 마술적 리얼리즘이 있다면 이런 것이 아닐까? 엄청 사실적으로 보이지만 현실에서의 나를 로켓 태워 보내주는 느낌. 나는 굳이 뽑자면 <폭발물 처리반이 조우한 스핀> 이랑.. <93식>, <젤리 워커>가 좋았다. 사실 나머지도 다 좋았다.
심심풀이로 읽기 좋은 책. 모난 부분 없이 재미있게 읽기 좋은데 영미권 여성작가들 장르소설의 트렌드(가독성, 여성끼리 연대, 가스라이팅꺼져 등등)대로 안전빵으로 간 듯. 올해는 어째 “올해의 소설”이라 할 만한 것이 없어서 아쉽다. 아마 “가재가 노래하는..”이나 “적과 흑” 정도려나? ㅠㅠ 권태기인가봐. 일단 New year’s resolution 이었던 최소 월 1권 읽기는 했다. 허허허 지킨 거 처음인 듯. 좋은 소설 읽고 싶다. 장르소설이면 더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