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 세계일보 M기자에게 전화가 왔다.
세계일보의 스포츠신문 <스포츠월드>에 [한강로 산책]이라는
오피니언 란이 있는데, 글을 좀 써달라는 거였다.

수선 : 어떤 주제로요?
M기자 : 아무 주제나요. 성대리님 글 잘 쓰시쟎아요.

칭찬에 약하고 또 거절에 약한 나.
잠시 망설인 끝에 대답했다.

"네....그럴께요. 출장 다녀와서 써드릴께요.
10일에 돌아오니깐, 14일까지 원고 보낼께요."

시키지도 않은 납기까지 스스로 정해서 말해 버렸다.
역시...일 저지르는데는 뭐 있다. ㅎㅎ

월요일(12일)에는 막 출근해서 출장보고서에,밀린 일에 정신 없었고,
화요일이 되면서 슬슬 부담이 밀려 왔다.
뭘 쓰지? 언제 쓰지? 바쁜데....

수요일(14일)... 시간이 째깍째깍 갔다.
납기는 지켜야 하는데.....

결국...그날 난 회사에 남아서 글을 썼다.
기왕 쓰는거 "시의성"이 있는 글을 쓰자...생각하고
이번에 제작한 크리스마스 카드에 대해 썼다.
A4 한장을 써서 이메일로 보냈다.

목요일 아침, M기자에게 회신이 왔다.
글도 좋고, 시의성도 있다며
21일 신문에 올린다고 했다.

그리고는 계속되는 송년 모임의 떠들썩함과 분주함 속에
며칠 잊고 있었다.
21일 출근하니, 홍보팀 J주임이 <스포츠월드>를 몇부 가져다 주며 말했다.

"성대리님, 수고하셨어요! 기사 좋네요.ㅎㅎ"
디따...뻘쭘했다.

※ [한강로 산책] - "내가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 전문
http://sportsworldi.segye.com/Service5/ShellView.asp?SiteID=&OrgTreeID=2656&TreeID=2483&Pcode=0072&DataID=200512201435000135

이 기사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물었다.
"나는 왜 카드 안줘?"

해외 거래선들한테는 크리스마스 휴가 전에 도착하게 하려고
서둘러 보냈는데,
국내에는 바쁘기도 하고, 날씨도 너무 춥고 해서(우체국이 5분 거리인데도 체감 거리는
몇 km 되는 것 같다) 하루 이틀 미루고 있다가 크리스마스가 되어 버렸다.
야심차게 카드를 만들어 놓고 정작 보내지 못하다니....
연하장으로 보내야 겠다.
이런 일을 대비하여 카드 제목을 New Year's Greeting으로 했다.ㅎㅎ

신문을 본 엄마가 말씀하셨다.
" 야...니가 만들었다는 카드 나도 한번 보자."

헉!!! 저 멀리 스페인으로, 독일로, 이태리로, 덴마크로
거래선들한테는 서둘러 보냈으면서도,
정작.....같이 살고 있는, 가장 가까운 식구들한테는 카드를 보내지 않았다.

매일 계속되는 송년회 속에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면서,
온갖 바쁜 척은 혼자 다하면서,
항상 옆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게 소흘했던 나....부끄럽다.

내일 아침에 출근하면서 살짝 카드를 식탁 위에 얹어 놓고 나가야 겠다.

"엄마, 새해엔 꼭 결혼할께!"
라고 적는다면 엄마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이겠지만,
이미 공수표를 많이 날렸으므로 양치기 소녀가 되지 않기 위해
자제해야 겠다.

아직 4차례의 송년회가 남았다.
4차례의 송년회가 끝나면 새해부터는 반드시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건강미인이 되겠다고,
그래서 여름에 레게머리를 하고 배꼽티를 입고 휴가를 가겠다고 다짐해 본다.

"Happy New Year"를 기다리며...

p.s) 원고 제목은 "세상에 하나 뿐인 크리스마스 카드" 였는데,
신문에는 "내가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로 났다.
신문 기사는 제목이 길면 안되나 보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야클 2005-12-25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에도 난 그 유명한 카드를 제가 받은거군요. 이런 영광이! ^^

바람돌이 2005-12-25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사진속 밝게 웃는 모습이 정말 예쁘네요. 신문에 나는 사람이랑 알고 지내다니 이런 가문의 영광이.... ^^

kleinsusun 2005-12-25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드 잘 보관하고 계세요? ㅎㅎ
그 카드 보고 "사진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어요.음하하.

kleinsusun 2005-12-25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바람돌이님 주소를 알고 있답니당. 카드 보낼께욤. 기둘려 주세용.^^

moonnight 2005-12-25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혹시 장만옥 닮았던 그 사진인가요? ^^ 카드 받으신 분들 정말 행복하셨을 거에요. 밝고 따스한 수선님의 기를 잔뜩 받으셨을테니. 내일 식탁 위에 놓인 수선님의 예쁜 카드를 발견하실 어머님두 그러시겠죠. 수선님은 행복을 선물하는 산타아가씬가봐요. 아직 두시간 남았죠? 메리 크리스마스. (앤 해피 뉴이어^^;;)

mong 2005-12-25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멋집니다
카드사진 보여주세요 ^^

마태우스 2005-12-26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님의 팬입니다. 아시죠?? 글구 전 조작의혹을 제기하지 않았답니다. 야클님이 그랬던 것 같아요

kleinsusun 2005-12-26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onnight님,크리스마스는 즐겁게 보내셨나요? 카드 받은 사람들 대부분이 좋아하지만, 일부 사진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답니다.ㅎㅎ 우체국 가야 되는데 넘 춥네용.^^

mong님, 사진 올릴텐니깐 웃지 않는다고 약속해 주세용. ㅎㅎ

마태님, 조직 의혹을 야클님이 제기했던가요? 기억이 가물가물.... 저는 마태님의 팬이예요.ㅎㅎ

끼사스 2005-12-26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너무 짧아도 안된답니다…^^: 글도 좋고, 수선씨도 좋군요. 좋은 연말 되세요. - 널널한 야근 중

kleinsusun 2005-12-27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훈성님도 기자인가요???^^
연말인데도 일이 많으신가봐요. 오늘은 야근 안하시죠?
즐거운 연말 보내시구요, Happy new year!^^

mong 2005-12-27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웃을께요~~ ^^
(엇, 웃었다) =3=3=3

2005-12-29 1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벌써 1시 23분.
자야 하는데.... 자야 하는데... 내일 아침을 생각하면 자야 하는데...

지지난주 대만 출장에서 울트라 슈퍼 우먼을 만났다.
거래선의 구매 담당자인 S는 애 셋의 엄마이다.
S는 일년에 거의 반은 중국으로 출장을 다닌다.

S는 자기는 퇴근하고 집에 가면 더 바쁘다고 했다.
애 셋과 강아지 6마리를 키우므로....
합이 아홉이라나? 헉.....

일본어 학원에 같이 다녔던 S경제연구소의 L과장.
중학생, 초등학생 딸 둘이 있는 40대 여자.
새벽 같이 일어나 애들 도시락을 싸고,
애들이 집에 오면 한입에 쏙쏙 먹게 과일까지 깍아 놓고 나온다고 했다.

주말에는 일주일 반찬을 미리 만들어서
한끼 단위로 포장을 해서 냉동실에 넣어 둔단다.
애들이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도록.
그러니까 토요일에는 대청소 및 빨래, 집안 정리를 하고,
일요일에는 일주일치 반찬을 만들고,
만든 반찬을 한끼 단위로 포장을 해서 냉동실에 차곡차곡 쌓고...

이 얘기를 듣고 너무 놀라 난 말했다.
"와!!! 과장님, 넘 대단해요. 전 제 한몸 챙기고 나오기도 힘든데..."

L 과장은 말했다.
" 나도 결혼전에 그랬어.걱정하지마,닥치면 다 하게 된다니까!"

그렇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 환경의 동물인 이상 닥치면 뭐든지 할 수 있다.
북극에 가도 살 수 있고, 아프리카 한 복판에 가도 살 수 있다.

그런데...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살기 싫다.
무슨 극기 훈련하는 것도 아니고, 뭐.하.러?

L과장에게 물어봤다.

수선 : 일하는 아줌마 안 부르세요?
L 과장 : 애들이 다른 사람이 만든 음식을 싫어해.
→ 배고프면 다 먹는다. 이건....불변의 진리다.

수선 : 남편은 집안일 안해요?
L 과장 : 가끔 청소기는 돌려. 마트 심부름도 잘하구.
→ 왜 이것만 시킬까?

많은 결혼한 여자들이 말한다.
남편이 집안일 하는걸 보면 답답하다고...
또는 깨끗하지가 못하다고...
그걸 보고 있느니 차라리 내가 하는게 속편하다고....

난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것 같다.
나 보다 뭘 못하는 남자는 드물테니깐....ㅎㅎ

울트라 슈펴 우먼들이 주위에 여럿 있다.
사소한 일 하나하나까지 다 챙기고 잘 하려고 아둥바둥한다.

난....그러기 싫다.
콩쥐의 구멍난 독을 두꺼비 등으로 메꾸듯
해도 해도 끝없는 일을 내 노동력으로 처절하게 메꾸며 살아갈
자신도 없거니와, 그럴 생각도 없다.

사실....대만에서 슈퍼 울트라 우먼을 만나고 이런 생각을 했었다.

' 이 여자는 애 셋에 강아지 여섯 마리를 키우면서도 이렇게 일을 하는데....난 너무 게으른게 아닐까? 잠도 좀 줄이고, 좀 더 부지런해져야 겠어.'

이런 생각으로 며칠 스트레스를 받기까지 했다.
왜 나는 이렇게 게으른걸까? 하며...

그런데...
이런 생각이 함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과 비교하고 자기를 닥달하는 이 좋지 못한 태도.
항상 바쁘고 생산적이어야 한다는 그런 강박관념.

뭐...<아침형 인간> 스트레스도 받았던 적이 있으니....ㅎㅎ

울트라 슈퍼 우먼.
그렇게 되기도 힘들겠지만 되고 싶지도 않다.

듬성듬성, 약간은 널널하게, 즐겁게!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검둥개 2005-12-20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째서 L 과장님이나 S씨 같은 분은 남성으로 태어나서 울트라 슈퍼 남편이 되어주지 않는 걸까요? 개를 여섯마리나 키워줄 수 있는 남자라면 체형에 관계없이 섹쉬할텐데! ^^

이리스 2005-12-20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둥개님 ... 으하하하.. 으하하.. 아침부터 유쾌하게 웃었습니다요. 마지막 문장이 압권입니닷!!! 수선님 ... 네, 맞아요. 뭐 그렇게 살 이유 있나요. 서로에게 울트라 슈퍼가 되지 말고 그냥 이따금 슈퍼.. 정도면 전 딱 좋을 듯. ㅋㅋ

BRINY 2005-12-20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말이 그말이여요. L과장님같은 남자는 어디 없답니까??

코마개 2005-12-20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슈퍼우먼들은 스스로 함정을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애들 밥 안먹는다고 따라다니며 먹이고, 남편 옷 일일이 골라 입히고...석달 열흘만 굶겨봐. 안먹긴 뭘 안먹어. 일주일만 옷 안빨고 내버려 둬봐. 다림질 까지 스스로 해서 입게 되어 있어~~

로드무비 2005-12-20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스로 즐기는 부분도 있는 거죠.
강쥐님의 말을 이어......ㅎㅎ

kleinsusun 2005-12-20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둥개님, 개 여섯 마리를 키워 줄 수 있는 남자를 알고 있어요.
만나 보실래요???? ㅎㅎㅎ

kleinsusun 2005-12-20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낡은 구두님, 맞아요 맞아. 그냥 이따금씩, 가~끔씩 "슈퍼". 가끔 노래방에서 100점 나오듯이...ㅎㅎ

천리향 2005-12-20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하시는 결혼생활은 참을성만 있으면 왠만큼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남편이 설겆이한 된장 뚝배기에 흘러넘친 된장 자국이 그대로 있어도 참고
남편이 청소한 마루에 먼지 뭉치가 그대로 굴러다녀도 참고
남편이 널어 말린 빨래가 쭈굴쭈굴해도 참고
남편이 끓여 준 국이 정체모를 맛이어도 참고......
곱손이 아닌 이상 계속 하다보면 잘하는 날이 오지 않겠어요?
참, 이따금 남편이 약간 불쌍해보여도 참아야됩니다.
근데 남편이 '넌 왜케 집안 일을 안 하는 고야!!!' 하면서 대들면
'까불면 아기 안 낳아준다이!!!' 하면 됩니다.

쩝, 애들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할지는 아직 잘 모르니까
제가 함 해보고 이담에 또 알려 드리께요.

kleinsusun 2005-12-20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어딘가 있지 않을까요?
근데 너무 챙기는 것도 좀 피곤할 것 같아요. ㅎㅎ

강쥐님, 그게 정답이네!!! 왜 따라 다니면서 밥을 먹이는지 몰라...
자기가 없으면 큰일 나는지 아는 사람들이 있죠. ㅎㅎ

로드무비님, 음....즐기고 있을 수도 있겠군요. 그래도 넘 피곤해 보여용.
로드무비님처럼 요리에 맛술 넣다가 술도 마시고 그렇게 즐겁게 살면 좋을텐데...ㅎㅎ

kleinsusun 2005-12-20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노님, 책을 한권 쓰셔도 되겠어요!!!
지노님의 가르침은 진산의 <마님되는 법>과 같은 내용입니다.
근데 지노님 글이 더 재미있어요.ㅎㅎ

앞으로 많은 지도편달을 부탁드립니다.

p.s) 저는 언제쯤 이론수업을 벗어나 실습을 해볼 수 있을까요? ㅎㅎ

천리향 2005-12-20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책이 있었......이런, 작은수선화님 집에서 리뷰까지 본 책이군요ㅠ.ㅠ
히히 제가 쓴 리풀을 다시 보니까 또 왠지 제 자랑같군요.
사과하는 의미에서 실습을 위한 소개팅을 해드리겠다고 방금 결심했습니다. 헤헤

혜덕화 2005-12-20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 주변에서 그런 사람 참 많이 봅니다. 아이가 시험친다고 엄마도 함께 밤 새고, 아이를 대신해서 숙제를 해주고는 다음날 피곤하다고 난립니다. 그래서 왜 숙제를 엄마가 하느냐는 제 물음에 중학생 자녀를 둔 엄마 맞냐는 눈으로 오히려 더 놀라는 모습을 보면서 -내신이 있어서 잘해야 한다나- 게으른 엄마인 저를 돌아보게 하죠. 그래도 반성보다는 왜 저렇게 피곤하게 살까 하는 비판 선에서 끝나지만....^*^
그런 사람들의 대부분이 좋은 엄마 강박 관념이 있어서, 자신이 자식을 위해 희생한다고 생각하죠. 사실은 자식이나 남편이 수퍼 우면의 강박 관념의 희생자일 수도 있는데......

kleinsusun 2005-12-20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노님, 자랑하셨다는걸 이제야 아셨군요.음하하하.
어머! 실습을 위한 소개팅이라굽쇼?^^

혜덕화님, 네...피곤하게 사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제 자신을 한번 돌이켜 봅니다. 알게 모르게 제 자신을 강박관념으로 몰아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몸은 부지런하지 않지만, 머리는 "~해야 한다"는 생각에 시달릴 때가 많거든요. 혜덕화님, 행복하고 의미 있는 연말 보내세요!

moonnight 2005-12-23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저렇게 무서운 사람은 저도 되고 싶지 않아요. ㅠㅠ 그냥 게으르고 행복한 인간으로 살고 싶어요. ^^;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네요. 전 그냥 집에서 푸우욱~ -_- 쉴 예정이랍니다. 수선님은 좋은 계획 있으신지. 행복하세요! ^^
 

또 다시 월요일 아침이 시작되었다.
5분만 더, 5분만 더 하다가 겨우겨우 일어나 샤워를 하고,
머리가 다 마르지 못한 채 통근버스를 타겠다는 일념으로 뛰어 가고,
매일 똑같은 시간에 나옴에도 불구하고 날은 갈수록 캄캄해 지고....
이렇게 월요일 아침은 시작된다. 

이번 주말은 정말......뽀지게 놀았다.
스스로....내 자신의 체력에 놀라고 있다.ㅎㅎ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까지 있었던 모두 4번의 송년회.
그 절정은 토요일 밤이었다.

11월부터 어설픈 산타가 등장하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겼던
1차 소시지, 2차 곱창, 3차 감자탕 엽기 모임의 송년회가 있었다.
이번에는 토요일 밤이라 편안해서 그런지....6차까지 이어졌다. 6차!

1차 삼겹살,
2차 맥주,
3차 오뎅바 
4차 감자탕,
5차 길거리 떡볶이,
6차 노래방.

음.....정말 엽기적이다.
차마.....열량을 계산해 볼 용기가 나지 않는다.

지난 주에 울 팀장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대만 출장 갔다 출근한 첫날, 그러니까 월요일이었다.
"야.....가서 얼마나 잘 먹고 잘 쉬었으면 그렇게 커졌냐? 정말......"
난 말이 길어지기 전에 자진납세했다.
"그래요. 전 북극곰이예요!!!"

그 때 마침 난 하얀 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옆에 있던 신입사원이 폭소를 터뜨렸다. 북.극.곰.

최근 몇 주간...정말 이런 말을 많이 들었다.
"성대리님, 몸이 좋아지셨네요."
"야....너 살찌니까 피부는 더 뽀얗다."
"성대리, 왜 그렇게 부어있어?"

아....이런 말을 그렇게 반복해서 듣고서,
얼결에 북극곰까지 되고서,
그렇게 먹다니.....

미장원 가면 쌓여 있는 잡지들을 보면 12월호엔 이런 기사들이 많다.
"송년회, 먹지 않으면서 즐기는 방법"
"송년회 다이어트 성공 비법"

뭐....이런 기사들을 봤다 해도,
그다지 달라지는 건 없었을 것 같다.

어제 토요일 밤에 했던 게임들이 생각나서 혼자서 몇 번을 웃었다.
감자탕 집에서 게임을 했다.
나를 비롯해서 같이 있던 사람들 모두가 복잡한 게임을 참으로 싫어했다.
그 날 했던 게임들은 모두 더 이상 단순할 수가 없는 게임들이었다.

가위 바위 보,
묵찌빠,
라면 이름 대기, 5글자로 된 나라 이름 대기, 여자 가수 이름대기 등.....

5글자로 된 나라 이름 대기 할 때,
2바퀴를 돌고 나니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나는 귀여운 척 하면서 자연스럽게 말했다.
"스리랑카~아"
그리고....마셨다. 

이름으로 삼행시 짓기 이런 것도 했다.
그 중 생각나는 삼행시 하나.

성 : 성공하고 싶어요.
수 : 수선님의 마음을 흔드는데
선 : 선수라고 생각하지는 말아 주세요.

음하하하. 재치있다.

가볍게 6차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같이 있던 H가 말했다.
"신년회는 OO동에서 하자구요!"
아....6차를 마치고 당장 신년회를 생각하는 이 담대함! 정말....대단하다.

어제 M의 안부전화는 더 대단했다.
"어제 잘 들어가셨죠?
봄이 되면 1박 2일로 MT를 한 번 가자구요. 아님 Tokyo 도깨비 여행이나!!!"

토요일 밤을 생각하면 자꾸 웃음이 난다.
이 엽기적 모임의 신년회를 기다리며.....


댓글(2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늘빵 2005-12-19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

검둥개 2005-12-19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북극곰이 얼마나 귀엽기만 한데요. ^^*
월요일 아침 힘내세요!!!

바람돌이 2005-12-19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애가진 아줌마 많은 직장이다 보니 송년회는 주로 가족과 오붓하게....
그외는 친구들과 오랫만에 만나서 것도 아이들이 다 있다보니 주로 우리집 같은데서....
수선님처럼 송년회 보낸지 너무 오래 되서 저도 한번쯤 돌아가고 싶어요. ^^

하이드 2005-12-19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를 비롯해서 같이 있던 사람들 모두가 복잡한 게임을 참으로 싫어했다.
-> 동의할 수 없음. H는 퀸 오브더 게임이라구요~ 가위바위보 게임이 압권이었어요. 흐흐흐

mannerist 2005-12-19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씨의 '흐흐흐'와 수선님의 호탕한 웃음, 마태씨의 수줍음에 말려 "몰라 혼자 X먹고 X어버릴거야"자폭한 정신나간 청년도 있다죠. 다음날 대낮에 전봇대 붙잡고 우웨웩- 그러고 회사 동기 형의 돌잔치 가서 부풰 다섯접시 초밥 삽십개를 아작내고왔다나 뭐라나. --v

이상 머때로 모임 총무-_-v

2005-12-19 1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2-19 1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야클 2005-12-19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훈.늉.한. 삼행시군요. ^^




2005-12-19 1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2-19 1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리스 2005-12-19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년회는 마감하고 겹치지 않아야 할터인데.. ㅠ.ㅜ

moonnight 2005-12-19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너무너무 즐거우셨나봐요. 어흑. ㅠㅠ ( 왜 울지? -_-a;;) 6차라니. 정말로 그 체력이 감탄스럽습니다. +_+;;;; 이번주 수요일 직장 송년회가 있는데.. 수선님의 즐거운 송년회랑 넘 비교될 거 같아요. 부러워요. 부러워요. ㅠㅠ

천리향 2005-12-19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 하나또 안 부러워요...ㅠ.ㅠ

코마개 2005-12-19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토요일 밤에 송년회 를 1박 2일로 하고 일요일 하루 시체가 되었다가, 지금도 시체 모드 입니다. 아~ 어깨가 내려 앉는다.
나이 먹으니까 그것과 비례해서 술깨는데 걸리는 시간도 늘어나네요.
단주! (이러면 지인이 하던 말이 있죠. "야, 개가 똥을 끊는다고 그래라.")

kleinsusun 2005-12-19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왜 웃으시는거죠? ㅎㅎ
검둥개님, 북극곰이 귀엽기는 하죠....근데 전...마음이 아파용.ㅎㅎ 새해에는 다이어트를!!!

kleinsusun 2005-12-19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저는 언제까지 떠들썩한 송년회를 보낼까요? 음하하하.
그러고 보니...결혼을 한 친구들과는 송년회를 잘 안하게 되네요. 시간이 잘 안 맞아요. 이제....싱글 친구들이 별로 많이 남지 않았답니당.ㅎㅎ

하이드님, 음....님은 복잡한 겜을 좋아하시는군요.또 잘하시고... 몰랐어요.^^
가위바위보는 정말 압권이었어요. 가위바위보 생각만 하면 아직도 웃음이 나요.ㅎㅎㅎㅎㅎ

kleinsusun 2005-12-19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야, 초밥 삼십개를 먹었단 말이야???????????
6차가 부족했구나. 담엔 7차를 가자. 음하하하.

야클님, 그죠? 훌륭한 삼행시예요. ㅎㅎ

kleinsusun 2005-12-19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낡은구두님, 6차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기다렸다는....마감은 다 하셨어요?

moonnight님, 수요일에 3차까지는 가세용.ㅎㅎㅎ 즐거운 송년회를!

kleinsusun 2005-12-19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노님, 태교는 잘 하고 계신거죠?^^ 유기농,웰빙 음식들을 많이 많이 드세요!
술은 지노님꺼까지 제가 다 마셔드릴께요.ㅎㅎ

강쥐님! 음....단주라는게 참...쉽지가 않죠.
제 친구 하나는 다이어트를 하는데 밥 보다 술이 어렵다고 하더군요.음하하하.

로드무비 2005-12-20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3행시 참 누가 지었는지 잘 지었네요.
듣기만 해도 뻑적지근합니다.^^

2005-12-20 1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침에 회사에 오니 팀 분위기가 술렁였다.
A과장의 어머니가 어젯밤 돌아가셨다고 한다.

회사원들은 누가 상을 당하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게시판에 위치,발인일, 연락처 등을 올리고,
조화를 보내고, 조의금을 걷고,
조를 짜서 영안실로 달려가고,
음식을 나르고, 일을 거든다.

하지만...감정적인 동요는 거의 없다.
마치 메뉴얼이 있는 것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만,
동료가 얼마나 슬플까 걱정되어서 일을 못한다던지 하는 일은 거의 없다.

일 년에, 아니 어쩔 땐 한 달에도 몇 번씩 상이 있고,
조직에 속한 개인이 상을 당하면,
조직의 다른 개인들은 하나의 유기체로서, 하나의 조직으로서 움직인다.

상을 당해 본 사람들에 의하면,
실제로 이런 조직의 도움이 가장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신입사원 때,
내 사수가 모친상을 당했었다.
사수는 상을 마치고 일주일 후에 출근했다.

신입사원이었던 나는 너무도 놀랐다.
왜냐면..... 내 사수였던 L선배는 출근 첫날부터 너무도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다.
마치 일주일간 출장 갔다가 출근한 사람들처럼 그렇게 덤덤하게, 말없이, 묵묵히 일했다.

난 생각했다.
아..... 이 선배 참 독한 사람이구나.
하늘이 무너져 내릴 만큼 힘들 텐데,
어떻게 저렇게 아무 티 내지 않고 열심히 일할까?

회사를 다닌지 몇 년 되지 않아 난 알게 되었다.
그 선배가 독한 사람도, 유별난 사람도 아니었음을....
조직에서는 원래 그렇게 해야 된다는 걸....

모두가 그렇게 한다.
개인적으로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되도록 티 내지 않고,
되도록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일을 한다.

물론 나도 힘든 적이 있었다.
뭐 남자친구랑 헤어지고, 일이 힘들고, 권태를 느끼고
이렇게 어찌 보면 소소하고 시시컬컬한 일들 말고
진짜로 힘든 일.

그 때, 난 참 많이 헤맸었다.
회사에서 표정관리도 잘 못했다.
정말 가면이라도 있으면 하나 쓰고 다니고 싶었다.
포커페이스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일도 여느 때처럼 "aggressive"하게 하지 못했다.
뭐를 해도 느리고 밍기적거렸다.

그 때 울 팀장님이 내게 말했다.
"너 요새 왜 그렇게 생산성이 떨어지니?"

그래, 그 때 나는 조직원으로서의 "생산성"이 떨어졌다.
조직원의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조직의 생산성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그 때, 팀장님의 말이 내겐 참으로 비정하게 들렸다.
(물론 울 팀장님은 내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그 날 축구를 보다가 이런 생각을 했다.
골키퍼가 자꾸 딴 생각에 빠져서 펑펑 점수를 내준다면,
그 선수 개인에게 아무리 힘든 일이 있다 한들
그 개인적인 일이 팀의 패배에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을까?

뭐.....회사원이나 축구선수나 다를 것도 없다.
조직은 개인들로 구성된 유기체이고,
그 유기체를 구성하는 구성원의 전력 차질은 조직의 전력 저하로 이어진다.

그러니까....
조직에서는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티 내지 말고 열심히, 펑크 내지 말고 일해야 한다.

이런게 프로 정신 뭐 그런 것도 아니고,
뭐 조직이 삭막하고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당연한 얘기다.
물론....이걸 깨닫는데 몇 년이 걸렸다.

영안실에 먼저 간 몇 명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 모두는 여느 때처럼 일하고 있다.

A과장은 지금쯤 얼마나 마음이 무너져 내릴까?

p.s) 아침에 A과장 모친상 얘기를 듣고 맘이 아팠다.

하나는, A과장이 얼마나 힘들까... 얼마나 상심이 될까...하는
생각에.

하나는, 아침에 엄마한테 짜증 부리고 나온 게 양심에 찔리고,
미안하고, 후회가 되어서...

항상 "효도해야 한다!"고 생각은 굴뚝처럼 하면서도
사소한 일로 짜증이나 부리고 심술 부리고 그런다.
오늘 아침처럼...

점심 시간에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괜히 미안해서....
엄마는 말씀하셨다.
"추운데 제발 좀 일찍 일찍 들어와라!"

A과장 조문을 가야하니 오늘도 일찍 들어가지는 못하는데.....쩝

엄마, 내일 아침부터는 안 깨워도 일찍 일찍 일어날께!
자주 하는 결심이지만, 착한 딸이 되기를 다시 한 번 결심하며...

댓글(7)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코마개 2005-12-13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는데 그걸 모르고 있다가 꼭 뒤에 후회하죠. 인간의 한계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아직도 깨워야 일어나는건 심하다. 울 엄마는 나 학교 다닐때도 안깨웠는데..."지가 아쉬우면 일어나겠지"라는 방관주의.

moonnight 2005-12-13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닌 수선님 맘 다 알고 계실 거에요. 아빠, 엄마께는 아무리 해도 갚을 수 없는 빚이 있는데 오히려 더 섭섭하게만 만드는 거 같아 맘이 아플 때 많아요. 저도 오늘 선배 부친상 소식을 들었답니다. 예전엔 몰랐는데 이젠 그런 얘길 들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요. 오늘 저녁에 가서 위로(가 되진 않겠지만)해 주어야겠어요. 그리고 그 전에 수선님처럼 집에 전화 한 번 해야겠네요. 쑥스러워서 말로는 못하지만 사랑하는 마음으로요. 이미 착한 딸이신 우리 수선님 ^^

암리타 2005-12-14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직사회에서는 개인적 슬픔, 동정같은 감정도 숨긴 채 괜찮은 듯이 일하는 것이 때론 비정하게 보이면서도 어쩔 수 돌아가는 일상의 굴레가 아닐까 가끔 생각해 봅니다. ㅠㅠ

kleinsusun 2005-12-14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쥐님,안 깨워도 일어나요.아슬아슬하게.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근데 울 엄마가 그 꼴을 못봐요. 엄마 마음이 더 급하답니다. ㅋㅋ
우리 모두 효도 하자구요, 효도!

moonnight님, 어제 어찌나 후회가 되던지....전 절대 착한 딸이 아니랍니다. ㅠㅠ
어제 맘에 걸려서 집에 두번이나 전화를 했어요. moonnight님도 어제 전화하셨나요?^^

암리타님, 맞아요.일상의 굴레. 그 일상의 굴레에서 지치고 또 힘내고 그러는게 그 조직 속의 개인이구요. 一喜一悲 속에 굴러가는 일상.ㅎㅎ

2005-12-16 1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12-16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2005-12-16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랜만에 서점 나들이를 나갔다.

집이 시내에서 멀다 보니,
주말에 멀리 안 나가게 된다.

약속을 해도 집 근처에서,
영화를 봐도 집 근처에서,
저녁을 먹어도 집 근처에서...

동네에도 있을껀 다 있으니까 불편한 건 없지만,
주말에 동네에 콕 박혀 있다 보면 이상하게 늘어진다.

비행기를 탄 다음날은 이상하게 피곤하다.
그런데....그렇다고 시체놀이를 하며 가만히 있으면 더 피곤하다.
그래서....서점 나들이를 갔다. 강남 교보로.

사고 싶은 책은 많았지만....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사게 된 이후로는
서점에서 책을 정가로 사면 살짝 손이 떨린다.

그러니까...
아웃백이나 베니건스 같은데서 아무 할인카드도 없이
제 돈을 다 내고 먹은 억울한 심정과 비슷하다.

자...그럼 오늘 산 책 5권.

<중국인의 금기>(살림지식총서 61 / 장범성)

태국,대만에서 중국계들을 잔뜩 만나고 온 다음이라 그런지
확 끌렸다.
사실....중국인들은 엄청나게 미신을 많이 믿는다.금기도 무진장 많다.

이번에 만난 거래선 중 하나는
양손 세째 손가락에 반지를 끼고 있었다.

한손도 아니고 양손 세째 손가락에 반지를 낀 것이 예사롭지 않게 보였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반지냐고 물어봤더니....

중국에서는 손가락을 붙였을 때
틈이 있으면 돈이 샌다고 믿는다고 한다.

그런데 그 사람 세째 손가락은
이상하게 아래 마디가 움푹 들어가 있어서
반지를 빼고 손가락을 붙이면 틈이 생긴다.
( 그 사람은 친절하게도 반지를 빼고 손가락을 붙여서 틈을 보여 주었다.)

그래서 그 틈을 매우려고 양손 세째 손가락에 반지를 낀다고 한다.
자기는 꼭 부자가 될꺼라나?

참고로...그 사람은 71년생 젊은 남자다.
이렇게 중국에는 많은 금기들이 있다.

<타이완>(한길레츠고 17/일본JTB출판사업국/한길사) 대만은 알면 알수록 참 흥미진진한 나라.
다음엔 출장 말고 꼭 놀러를 가야지!!! 하는 생각에 샀다.

서점에 서서 책장을 넘기는데 가슴이 다 뛰었다.
다음엔 꼭 놀러가야지! 아자!



<그들은 협박이라 말하지 않는다>
(원제:Emotional Blackmail,1997,수잔 포워드 지음/ 김경숙 옮김/ 서돌)
심리 코너를 지나다 알록달록한 주황 표지의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표지가 조잡해서 지나치려 하다가 앞 부분을 좀 읽었는데, 마음이 갑갑할 정도로 와 닿았다.

마음 약한 사람들이 얼마나 주위 사람들의 협박 아닌 협박에 의해서 심리적 억압을 당하고 있느냐...하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어떻게 그렇게 네 생각만 하니?" 이런 말들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해 버리고 마는 수많은 사람들에 관한 얘기.


<공산당선언>(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021/칼 마르크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이진우 옮김)

"아직.....안 읽었단 말이야???"

이렇게 묻는다면...
할 말 없다.
부끄럽지만....안 읽었다.

올해가 가기 전 읽을 예정.

<삶의 길 흰구름의 길 - 오쇼 라즈니쉬의 장자 강의 1 > (원제 The Empty Boat,1974,오쇼 라즈니쉬/류시화/청아출판사)

절판되었던 <장자,불사조를 말하다>가 다시 번역된 책이다.

<장자,불사조를 말하다>는 아빠가 가장 좋아하시는 책 중 하나였는데,아쉽게도 책을 잃어버리셨다.

절판된 책을 구하러 출판사에 전화도 해보고,
헌책방에도 몇번 가봤지만 없었다.

다시 번역되었는지 몰랐는데
오늘 운좋게 발견했다.
음하하하...아빠가 좋아하시겠지.
오랜만에 "칭찬"이란걸 한번 받아 봐야 겠다. ㅎㅎ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stella.K 2005-12-11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남교보라굽쇼? 다음에 또 나오시게되면 연락주십쇼. 저 그쪽과 가깝게 살아요. 흐흐.

검둥개 2005-12-12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그 반지 낀 중국 젊은이 너무 귀엽네요 ^^* 안녕하세요?

kleinsusun 2005-12-12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님, 담에 연락드리면 Java에서 커피 마셔용.^^
검둥개님, 안녕하세요! 네....그 대만 오빠 이름은 Leon인데요, 디따 귀여버요.ㅎㅎ

천리향 2005-12-12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수선님, 안녕하세요? 무사 댕겨오셨군요.

저는 매주 수요일 저녁에 강남 교보에서 책을 사고
1층 소렌토에서 산 책을 감상하면서 스파게티를 퍼먹고 난 뒤
자바에서 핫초코를 사들고 쪽쪽 빨면서 퇴근한답니당...삶의 낙이죠 이히히

에구구 내 서재도 관리를 쫌 해야되는데
맨날 남으 서재만 들락거리면서 궁시렁대고 있으니 원...

2005-12-12 1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05-12-12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좋은 책 많이 사셨네요. +_+;; 공산당 선언 저도 아직.. ㅠㅠ;; 피로는 좀 풀리셨나요? 공기는 차가와도 하늘이 너무 화창하고 맑습니다. 기분좋은 월요일 보내시길 바래요. ^^

kleinsusun 2005-12-12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노님, 매주 수요일마다요? 수요일에 소렌토에 가면 책을 보면서 식사를 하는 지노님을 만날 수 있겠군요. 호홋.... 누구랑 같이 가시는거예요? 병원이 그 근처인가요? 궁금..... 어느날 갑자기 소렌토에서 만나면 무진장 반갑겠군요. 기대하시라!!!

kleinsusun 2005-12-12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산이신님, 음...그렇군요. 빨리 Come back 하세용!!!

moonnight님,아...저는 뭐 오늘 출장 보고서 내고 그랬지요.
그런데.... 출장 갔다 와서 더 살이 쪘다고 여러명이 한마디씩 해서 좀 그래요.
북극곰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ㅠㅠ

천리향 2005-12-13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는 특별한 일 없는 수요일 저녁에는 빨간 장미를 사고 모짜르트를 듣......지 않겠죠? 히히 혼자 교보 빌딩에서 노닥거리다가 집에 감다. 병원은 먼데 집에 가는 길에 들러서 놀다 가죠. 암튼 이쁜 수선님이 짠 나타나셔서 아는 체 하시면 넘 부끄러워서리 막 허둥지둥 도망갈지도 몰라요-.-

2005-12-13 1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