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서점 나들이를 나갔다.

집이 시내에서 멀다 보니,
주말에 멀리 안 나가게 된다.

약속을 해도 집 근처에서,
영화를 봐도 집 근처에서,
저녁을 먹어도 집 근처에서...

동네에도 있을껀 다 있으니까 불편한 건 없지만,
주말에 동네에 콕 박혀 있다 보면 이상하게 늘어진다.

비행기를 탄 다음날은 이상하게 피곤하다.
그런데....그렇다고 시체놀이를 하며 가만히 있으면 더 피곤하다.
그래서....서점 나들이를 갔다. 강남 교보로.

사고 싶은 책은 많았지만....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사게 된 이후로는
서점에서 책을 정가로 사면 살짝 손이 떨린다.

그러니까...
아웃백이나 베니건스 같은데서 아무 할인카드도 없이
제 돈을 다 내고 먹은 억울한 심정과 비슷하다.

자...그럼 오늘 산 책 5권.

<중국인의 금기>(살림지식총서 61 / 장범성)

태국,대만에서 중국계들을 잔뜩 만나고 온 다음이라 그런지
확 끌렸다.
사실....중국인들은 엄청나게 미신을 많이 믿는다.금기도 무진장 많다.

이번에 만난 거래선 중 하나는
양손 세째 손가락에 반지를 끼고 있었다.

한손도 아니고 양손 세째 손가락에 반지를 낀 것이 예사롭지 않게 보였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반지냐고 물어봤더니....

중국에서는 손가락을 붙였을 때
틈이 있으면 돈이 샌다고 믿는다고 한다.

그런데 그 사람 세째 손가락은
이상하게 아래 마디가 움푹 들어가 있어서
반지를 빼고 손가락을 붙이면 틈이 생긴다.
( 그 사람은 친절하게도 반지를 빼고 손가락을 붙여서 틈을 보여 주었다.)

그래서 그 틈을 매우려고 양손 세째 손가락에 반지를 낀다고 한다.
자기는 꼭 부자가 될꺼라나?

참고로...그 사람은 71년생 젊은 남자다.
이렇게 중국에는 많은 금기들이 있다.

<타이완>(한길레츠고 17/일본JTB출판사업국/한길사) 대만은 알면 알수록 참 흥미진진한 나라.
다음엔 출장 말고 꼭 놀러를 가야지!!! 하는 생각에 샀다.

서점에 서서 책장을 넘기는데 가슴이 다 뛰었다.
다음엔 꼭 놀러가야지! 아자!



<그들은 협박이라 말하지 않는다>
(원제:Emotional Blackmail,1997,수잔 포워드 지음/ 김경숙 옮김/ 서돌)
심리 코너를 지나다 알록달록한 주황 표지의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표지가 조잡해서 지나치려 하다가 앞 부분을 좀 읽었는데, 마음이 갑갑할 정도로 와 닿았다.

마음 약한 사람들이 얼마나 주위 사람들의 협박 아닌 협박에 의해서 심리적 억압을 당하고 있느냐...하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어떻게 그렇게 네 생각만 하니?" 이런 말들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해 버리고 마는 수많은 사람들에 관한 얘기.


<공산당선언>(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021/칼 마르크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이진우 옮김)

"아직.....안 읽었단 말이야???"

이렇게 묻는다면...
할 말 없다.
부끄럽지만....안 읽었다.

올해가 가기 전 읽을 예정.

<삶의 길 흰구름의 길 - 오쇼 라즈니쉬의 장자 강의 1 > (원제 The Empty Boat,1974,오쇼 라즈니쉬/류시화/청아출판사)

절판되었던 <장자,불사조를 말하다>가 다시 번역된 책이다.

<장자,불사조를 말하다>는 아빠가 가장 좋아하시는 책 중 하나였는데,아쉽게도 책을 잃어버리셨다.

절판된 책을 구하러 출판사에 전화도 해보고,
헌책방에도 몇번 가봤지만 없었다.

다시 번역되었는지 몰랐는데
오늘 운좋게 발견했다.
음하하하...아빠가 좋아하시겠지.
오랜만에 "칭찬"이란걸 한번 받아 봐야 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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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12-11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남교보라굽쇼? 다음에 또 나오시게되면 연락주십쇼. 저 그쪽과 가깝게 살아요. 흐흐.

검둥개 2005-12-12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그 반지 낀 중국 젊은이 너무 귀엽네요 ^^* 안녕하세요?

kleinsusun 2005-12-12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님, 담에 연락드리면 Java에서 커피 마셔용.^^
검둥개님, 안녕하세요! 네....그 대만 오빠 이름은 Leon인데요, 디따 귀여버요.ㅎㅎ

천리향 2005-12-12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수선님, 안녕하세요? 무사 댕겨오셨군요.

저는 매주 수요일 저녁에 강남 교보에서 책을 사고
1층 소렌토에서 산 책을 감상하면서 스파게티를 퍼먹고 난 뒤
자바에서 핫초코를 사들고 쪽쪽 빨면서 퇴근한답니당...삶의 낙이죠 이히히

에구구 내 서재도 관리를 쫌 해야되는데
맨날 남으 서재만 들락거리면서 궁시렁대고 있으니 원...

2005-12-12 1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05-12-12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좋은 책 많이 사셨네요. +_+;; 공산당 선언 저도 아직.. ㅠㅠ;; 피로는 좀 풀리셨나요? 공기는 차가와도 하늘이 너무 화창하고 맑습니다. 기분좋은 월요일 보내시길 바래요. ^^

kleinsusun 2005-12-12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노님, 매주 수요일마다요? 수요일에 소렌토에 가면 책을 보면서 식사를 하는 지노님을 만날 수 있겠군요. 호홋.... 누구랑 같이 가시는거예요? 병원이 그 근처인가요? 궁금..... 어느날 갑자기 소렌토에서 만나면 무진장 반갑겠군요. 기대하시라!!!

kleinsusun 2005-12-12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산이신님, 음...그렇군요. 빨리 Come back 하세용!!!

moonnight님,아...저는 뭐 오늘 출장 보고서 내고 그랬지요.
그런데.... 출장 갔다 와서 더 살이 쪘다고 여러명이 한마디씩 해서 좀 그래요.
북극곰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ㅠㅠ

천리향 2005-12-13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는 특별한 일 없는 수요일 저녁에는 빨간 장미를 사고 모짜르트를 듣......지 않겠죠? 히히 혼자 교보 빌딩에서 노닥거리다가 집에 감다. 병원은 먼데 집에 가는 길에 들러서 놀다 가죠. 암튼 이쁜 수선님이 짠 나타나셔서 아는 체 하시면 넘 부끄러워서리 막 허둥지둥 도망갈지도 몰라요-.-

2005-12-13 1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