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레이몬드 카버 지음, 정영문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가 정영문이 번역한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을 읽기 전에,
원서로 [What we talk about when we talk about love]를 먼저 읽었다.(Vintage Books Edition, June 1989)

원서로 읽었음에도 번역본을 다시 읽은 이유는
"도대체 어떻게 번역을 했을까?"
참을 수 없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Raymond Carver의 문장은 진정...간결하고도 짧다.
두줄 넘는 문장이 거의 없다. 동사도 아~주 평이한 걸 쓴다.
평이한 동사란 무엇인가?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석될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을 가진 동사다.

"집사재"에서 나온 Raymond Carver 시리즈는 잘 읽어지는데
"문학동네"판은 읽기가 힘들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당연할 수 밖에 없다.

왜? Raymond Carver의 문장은 "불친절" 하니까.

"문학동네"에서 펴내고 있는 Raymond Carver 시리즈는 "완역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해설이 부록처럼 들어있는
"집사재"에서 펴낸 시리즈는?
친절한 일본어 번역의 영향을 상.당.히 받은 듯 하다.

Raymond Carver의 단편들엔 사전을 찾아야 할 어려운 단어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역을 하기엔 참으로 난해하고 어려운 작품들이다...라고 생각했다.

"도대체 어떻게 번역했을까?"
궁금해서 읽은 정영문 번역의 <사랑을 말할 때...>에서
"심각한" 오역을 발견했다.

[Tell the Women We're Going]에서
제리는 두 여자를 "죽인다".

그런데...<여자들에게 우리가 간다고 말해줘>에서
제리는 두 여자와 "섹스를 한다".


"문학동네"에 전화를 할까, 귀찮은데 그냥 넘어갈까 망설이다가
귀차니스트의 본능을 억누르고 전화를 했다.

난 담당자를 바꿔 달라고 하고 정중하게 말했다.
"심각한 오역이 있어서 전화드렸습니다."

그런데.....담당자는 전혀 놀라지도 않고
오히려 귀찮다는 듯이 전화를 받았다.

허름한 분식집에서 3천5백원짜리 김치찌개를 먹다가
"여기 머리카락 들었어요!" 말했을 때
주인 아줌마의 반응보다도 심드렁했다.

담당자의 심드렁한 태도는 "오역 첨 봐?" 하고 나를 흘기는 듯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화를 한 김에 꾸역꾸역 말을 했다.

"103~104 페이지 보시겠어요?

원문 : But it started and ended with a rock.
오역 : 하여튼 그건 바위에서 시작하여 바위에서 끝났다.

원문 : Jerry used the same rock on both girls, first on the girl called Sharon
and then on the one that was supposed to be Bill's.
오역 : 제리는 같은 바위 위에서 두 여자, 처음에는 샤론이라는 여자와,
그 다음에는 빌리의 몫인 여자와 섹스를 했다.

같은 바위 위에서 두 여자랑 섹스를 한 게 아니라,
두 여자를 같은 돌로 쳐서 죽인 거예요.
"


실컷 듣고 있던 직원은 여전히 심드렁하게 말했다.
"네~ 2판 찍을 때 참고할께요."

화가 나기 보다는... 허무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시간 낭비람? 쓸데 없는 짓을 했다.삽질!

담당자는 내 연락처도 물어보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소설을 사랑하는 선배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그런건 출판사에 전화하지 말고 번역가에게 직접 알려주라고 했다.
그 얘길 듣고 잠시 정영문에게 멜을 보낼까...생각하다가 접었다.
삽질은 한번으로 충분하기에.

누구나 오역을 할 수 있다. 그 어떤 훌륭한 번역가라도.
하지만... 오역이란 2판 찍을 때 "참고할" 만한 한가한 사항은 아니지 않을까?

오역으로 인해 이 책을 읽은 독자는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왜 제리는 친구도 옆에 있는데 혼자서 두 여자랑 섹스를 했을까?
제리는 욕심장이?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6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끼사스 2006-12-02 0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상을 듬뿍 받아도 될 만한 일인데 말이죠…. 그래도 문학동네면 국내 굴지(?)의 출판사인데 독자의 성의에 '고따구로' 반응하다니, 좀 실망인 걸요.

비로그인 2006-12-02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므낫, 저는 원문을 읽어본 적이 없어서 두 여자를 죽인지는 지금 알았습니다. 황망하고 황당해요. 수선님은 더 그러셨겠죠?

마늘빵 2006-12-02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정말 이건 너무하는군요.

프레이야 2006-12-02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너무하군요. 오역의 수준을 넘어 악역입니다. 글의 맥락과 분위기를 이렇게 왜곡하다니요.. 우선 번역가들이 더 많이 공부하고 고심해야할 부분이네요.

stella.K 2006-12-02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름대로 우리나라의 유수한 출판사중 하나인 문학동네가 독자의 전화를 그런 식으로 받다니, 실망이로군요. 그래도 수선님 잘 하셨어요. 수선님 같은 깐깐한 독자가 있어야 깐깐한 출판사도 나오고 독자들은 더 좋은 책을 사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마태우스 2006-12-02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사는 책을 팔아먹는 곳이죠. 고객 대하기를 고따구로 하면 안되는 거구요. 책을 만들어낸다고 자기들이 김치찌개 아줌마보다 더 고매한 건 아니구요... 직업의식의 박약에도 불구하고 문학동네가 잘나가는 건 안타까운 일이네요.

2006-12-02 14: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06-12-02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정말로 엉망진창이로군요. 오역도 오역이지만, 출판사직원은 뭐가 그런 식이랍니까. 버럭버럭 -_-+++

깐따삐야 2006-12-02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콕 찝어내신 수선님, 참 용하시당... 문학동네가 등 따숩고 배가 부른 건지, 출판사직원이 그날따라 저기압이었던 건지, 암튼 씁쓸하네요.

kleinsusun 2006-12-03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끼사스님, 다른 것도 아니고 소설의 "서사"가 달라진 거잖아요.
두 여자를 죽이다 → 두 여자와 섹스를 하다
특히 이 부분은 소설의 결말이거든요.
많은 독자들이 오역으로 인해 전혀 엉뚱한 플롯을 읽는다는 게....
적어도 제가 생각하기엔...심각한 일인데.... ㅠㅠ

Jude님, 네.... 정말 황당했어요.
"with"과 "on"을 혼동한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에도 "fuck"이나 "sex"나
"섹스를 했다"고 "착각"할만한 여지를 주는 단어도 없는데
왜 저런 엄청난 오역을 했는지는.... ㅠㅠ

아프님, 네..너무해요. 재고 다 걷어서 스티커라도 붙혔으면 좋겠어요.

혜경님, 영어의 문제를 떠나....이야기의 흐름상 "두 여자와 섹스를 했다"는 결말은 쌩뚱맞거든요. 하물며 정영문씨는 소설가인데..쩝

kleinsusun 2006-12-03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님, 한 중소 다이어리 회사가 "오자"를 발견하고 제품을 다 "리콜"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어요. 문학동네 뿐만의 문제가 아니라, 오역에 대한 "경각심"이 우리 출판계에 너무 없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마태님, 문학동네와 통화할 때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은....제 연락처를 묻지 않았다는 거였어요. 즉 그건....오역 여부를 확인할 생각이 없다는 거 아닌가요? 까잇거 대~충 넘어갈 일은 아닌 것 같은데...적어도 제가 보기엔 말이예요.ㅠ

속삭이신님, 다른 거 다 떠나... 업종을 떠나...
고객전화를 받으면 연락처를 물어보고, 사실여부를 확인한 후 결과를 알려주는 게
맞지 않나...생각해요. M동네 정기구독 독자로서 아쉬움이 큽니당.

달밤님, 이런 일에 삽질하는 에너지를 생산성 향상에 쓴다면 저는 얼마나 훌륭한(?) 사람이 될까요? 음하하

깐따삐야님, 과연...2판에서는 고쳐질까요? ㅠㅠ

다락방 2006-12-03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수선님. 정말 허무하고 황당하셨겠네요.
그리고 님의 댓글에 달려있는 그 '중소 다이어리 회사'는 제 첫직장이자 전(前)직장이기도 했지요. 감회가 새롭군요. 내가 참 좋은곳을 다녔구나, 하는 생각에 말이죠.

kleinsusun 2006-12-03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아....정말???
사장님 만날 일 있으시면 저의 "존경하는 마음"을 쩜 전해주세요!^^
"리콜"을 결정한 사장님의 결단과 프로정신에 박수를!!!

글쿠... 우리나라 출판계도 "오역"에 대한 경각심을 좀 가졌으면 좋겠어요.
아니....소설의 결말을 엉뚱하게 바꾸어 놓고, 2판 찍을 때 "참고"를 한다니! ㅠㅠ

2006-12-04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lecteur 2007-01-02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독자님. 저는 문학동네 편집부의 김지연입니다. 그날 독자님께서 주신 전화를 받은 편집자이기도 합니다. 독자님의 전화를 받고, 바로 정영문 선생님의 원고와 원서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독자님께 연락을 드리고 그 부분을 말씀드리고자 했는데, 제가 연락처를 미처 여쭈어보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혹시 독자님께서 다시 연락 주시지는 않을까 기다리던 중 얼마 전에야 우연히 이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얼굴을 뵙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만 오가는 전화상으로 이야기를 드리다보니 본의 아니게 마음 상하게 해드린 것 같습니다. 독자님께서 지적해주신 부분은 다음 쇄에 꼭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오역을 지적해주신 점, 깊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사냐 2007-01-22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수선누나 멋지시다. 결국 정정되는구나.

김영남 2020-09-06 19: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보는 책에는 정정 되어 있네요. 바위를 사용했다라고 나와있습니다^^

de 2025-11-13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근데 출판사는 그렇다치고 정영문 정도 되는, 이 나라에서는 최고로 쳐주는 번역가가 그런 오역을 했다는 게...씁쓸하네요..
 

오늘 오후, 산업자원부가 주최한 무역업체 간담회에 참석했다.
장소는 과천 정부청사.

아...금요일 오후에 이게 왠 횡재람?
난 룰루랄라 "주말 잘 보내세요!" 기분 좋게 인사를 하며
모처럼 "대낮"에 퇴근했다.

버스에서 내려 정부청사 앞으로 걸어 가는데
"아~대한민국!"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정부청사 정문 바로 앞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단체가 소규모 집회를 하고 있었다.
황우석 사진을 들거나 가슴에 안고서!

"보건복지부의 생명윤리법 개정안 결사 반대!"
"황우석 죽이기를 중단하라!"
"국가기술을 팔아 넘기는 매국행위 중단하라!"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주로 40~50대 아줌마들과
개량 한복 같은 걸 입고 있는 아저씨들이었는데,
이런 구호 외에도 매직으로 갈겨 쓴 조잡한 슬로건들이 널려 있었다.

"아~대한민국"이 끝나자 "독도는 우리 땅"이 흘러 나왔다.
으쌰으쌰 박수를 치며 따라 부르는 사람도 있었다. "우리 땅!"

연단에 올라간 한 아저씨는 마이크를 잡고 격정적으로 소리쳤다.
"나라 망치는 공무원들아~국민의 소리를 들어라!"

그 아저씨는 미리 준비한 원고도 없는 듯
한 말 또하고 또하며 소리를 질렀는데,
막상 정부청사 안으로 들어가니 들리지도 않았다.

한 아줌마는 남편 상을 치르는 미망인처럼
아래 위로 까만 옷에 하얀 마스크를 하고
황우석 사진을 가슴에 안은 채 망부석처럼 서있었다.

무슨 "엽기 호러쇼"를 보는 것 같았다.

가끔 헛갈린다.
내가 살고 있는 시대가 21세기가 맞는지...

오늘 아침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내일부터 출산휴가가 시작되는 C에게
건강하게 아기 잘 낳고, 연말 잘 보내라는 인사를 하며 물었다.

"언제부터 출근이지?"

인력파견업체 P사 소속인 C가 대답했다.
"3월요. 근데 팀장님이 바쁘면 전화한데요.
원래 2달만 쉬고 나오라고 하는 걸..."

열이 확~솟았다.
둔기로 뒤통수를 두들겨 맞은 것 같았다.

"뭐라구? 3개월은 법이잖아!!!"

세상에는 "상식"이란 게 있다고 믿었었다.
누구나 공유하는 common!

그런데...요즘 헛갈린다.
도대체 "상식"이란 게 있긴 있는 건지...

스스로를 "또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저마다 옳은 일, 잘하는 일, 회사를 위하는 일, 나라를 위하는 일이라며
하는 일들이 이 모양이다.

뒤로 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가만히 서있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도대체...상식이란 게...있긴 있는 걸까?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blowup 2006-12-01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 전 제 메모예요.
'천만 인이 쓰는 카드도 있는데, 천만 인이 공유하는 상식과 인지상정이 드물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kleinsusun 2006-12-01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namu님, 빙고!

BRINY 2006-12-01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오늘 YH사건 설명하면서 KTX여직원들 농성 얘기를 했더니, 어느 애가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비정규직이 파업하면 안되는 거잖아요? 원래 그런거잖아요'라고 하더라구요...기간제 교사한테 대놓고 '선생님, 정식(교사) 아니잖아요?'라고 무시했다는 애들도 있어요...그런 애들을 만드는 환경...

kleinsusun 2006-12-01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요즘 애들은...하고 탓할 문제가 아니네요. ㅠㅠ

바람돌이 2006-12-02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거 다 열내고 핏대올리면 세상 살기 힘들겠죠. 그냥 한번 비웃어주고 말아야지 싶은데도 그거 잘 안돼요. ㅠ.ㅠ

kleinsusun 2006-12-02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근데...그 엽기호러쇼 같은 집회 보다...
출산휴가 가는 직원한테 두달만에 복귀하라고 했다는 아저씨를 이해할 수가 없어요. 자기가 뭐 오너도 아니고.... 도대체 무슨 권리로? 무슨 생각으로? ㅠㅠ
 
장정일의 공부 - 장정일의 인문학 부활 프로젝트
장정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장정일의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에 일단 기뻤다. 매우.

그런데... 이 책을 다 읽은 지금의 심정은....
착잡하기 그지 없다.

장정일의 오랜 팬으로서 그가 걱정된다.진정.
아......장정일, 돈이 없는가? 급전이 필요한가?
삼국지 인세만으로 부족한가?
도대체....왜 이렇게...왜 이렇게까지 망가지는가?

일단, 이 책은 <장정일의 독서일기 7>로 나왔어야 한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 책의 부제목을 보고 쓰러지는지 알았다.
"장정일의 인문학 부활 프로젝트"

진정....실소 또는 쓴웃음을 자아내는 제목이다.
이런 "뻔뻔한" 제목을 떡~하니 붙일 수 있는 출판사...몇 안된다.

"랜덤하우스"가 이런 요란한 제목을 붙이는 건 당연하다.
베스트셀러 만들려면 무슨 짓을 못하랴?

랜덤하우스 홈피에 들어가보니 장정일의 <공부>가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조영헌 살롱>,<타짜>,
<일본 100배 즐기기>와 나란히, 보기에도 다정하게
"Best Book"을 장식하고 있다.

<장정일의 독서일기 1~6>과 다르게
이 책은 "주제별"로 구성되어 있다.

시오니즘, 반미, 민족주의, 나치, 레드 콤플렉스, 촘스키, 박정희 등등...

촘스키 책을 몇권 읽고 쓴 독서일기 <촘스키와의 대화>를 읽으며
커다란 "모순"을 느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민주주의의 세계는 이미 다국적기업에 의해 접수됐으며, 금융기관과 투자자는 실적적인 의회가 된 지 오래다.......(중략) ...다시 말해 국가는 대기업에게 재난이 닥쳤을 때 파산을 모면하기 위해 존재하며, 국가의 개입으로 다국적기업이 커다란 혜택을 보기 위해 존재한다.(p311)

이게 장정일의 의견인지,
촘스키의 책을 요약/발췌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촘스키와의 대화"인지 또는 "촘스키 요약정리"인지)

장정일, 촘스키, 그리고 랜덤하우스는
참으로....어색한 조합이 아닐 수 없다.

장정일의 <공부>를 출판한 "랜덤하우스 코리아"는
"세계 최대" 출판사 랜덤하우스가 중앙M&B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100퍼센트 순수 외국자본으로 만들어진 출판사다.
랜덤하우스의 모기업은?
"세계 최대" 미디어/출판 그룹 베텔스만.

"다국적 기업과 또 그것에 결탁하는 정치를 격렬하게 비난하는
촘스키"를 읽고 장정일은 울분을 토로한다,
또한 그 울분을 토로한 글로 세계최대 출판사 랜덤하우스의
수익증진에 기여한다.

아.....블랙코미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정일의 <공부>을 읽으며 느낀 커다란 실망과 배신감(?)에도 불구하고,
장정일의 다음 책이 나오면 또 살 것이다. 망설임 없이.
장정일의 오랜 팬으로서.

삼국지 10권을 집필하고,
김미화 언니랑 [TV 책을 말한다] 공동진행을 하고,
동덕여대에서 강의도 하고,
인문학 부활 프로젝트도 하고....

이제 외도는 질리게 하지 않았나?

장정일이 다시 소설을 쓸 수 있기를 바란다. 더 늦기 전에.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늘빵 2006-12-01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라 이 책 기대 많이 하고 있는데.

깐따삐야 2006-12-01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대를 갖고 이 책을 읽은 독자로서 백퍼센트 동감이에요. <햄버거에 대한 명상>을 읽으며 흥분하고 감탄했던 그 때가 그리워집니다.

드팀전 2006-12-01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정일의 <공부>를 출판한 "랜덤하우스 코리아"는
"세계 최대" 출판사 랜덤하우스가 중앙M&B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100퍼센트 순수 외국자본으로 만들어진 출판사다.
랜덤하우스의 모기업은?
"세계 최대" 미디어/출판 그룹 베텔스만.

"다국적 기업과 또 그것에 결탁하는 정치를 격렬하게 비난하는
촘스키"를 읽고 장정일은 울분을 토로한다,
또한 그 울분을 토로한 글로 세계최대 출판사 랜덤하우스의
수익증진에 기여한다..........

이건 아주 흥미로운 딜레마이자 많은 문화연구가들의 논문 주제가 되기도 했지요.논문쓴다고 들어간 바람구두 아저씨도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던 것 같구..문화론에서는 '포섭'이론이나 '헤게모니'론으로 이 문제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답을 찾고 있긴 하지만...이것 역시 모두를 설명할 수는 없었던 듯 하지요.일부 실험적 대중문화 생산자들은 생산,유통과정의 자본주의적 방식을 거부하는 형태로 신념을 펴고 있기도 하지만 ..극히 일부에 실험적인 사례들이지요.좀 심통맞긴 하지만... 이 문제를 대입 논술에 내면 어떨까? ㅋㅋㅋ 아이들이 머리 뜯다가 탈모증상 생기기에 딱 좋을거에요.강남의 유명한 논술 강사님들은 어떤 답을 주실까?^^

stella.K 2006-12-01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 대한 평이 그다지 나쁘지 않았던 걸로 알고 있는데 수선님의 평은 또 새롭군요. 그런 내막이 있는 줄은 몰랐어요. 잘 읽고 갑니다.

icaru 2006-12-01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 님 말씀 듣고 보니... 시기적으로 대입 논술 참고 교재로도 한몫 팔리기를 기대한 마케팅 전략도 없잖은가봐요..

2006-12-01 1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6-12-01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전 기대가 컸던지라 너무도 실망을....<독서일기 7>쯤으로 나왔으면 좋았을 껄 그랬어요. <공부>라는 제목이 뻘쭘하게 느껴졌어요.ㅠㅠ

깐따삐야님, 님도 읽으셨군요. 저도...<공부>를 읽고 그 옛날에 하늘연못에서 나왔던 장정일의 독서일기를 그리워했어요.^^

드팀전님, 궁금한 게 있어요.
출판사들도 연말에 송년회를 하잖아요. 저자들 초대해서...
그럼 장정일은 랜덤하우스의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여자의 인생은 모두 20대에 결정된다> 저자와 나란히 앉아 술을 마실까요? ㅋㅋ

stella님, 아무 기대 없이 보면 나름 재미있는 부분들도 있어요.
하지만..."인문학 부활"을 떠들기엔....ㅠㅠ

icaru님, 이 책을 논술 참고 교재로 보면....애들 대학 떨어져요.ㅋㅋ
(text에 대한 논증,비판 이런거 보다는... 격앙된 감정이 드라마 배경음악처럼 깔려 있어요.)

2006-12-01 1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릴케 현상 2006-12-21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가 아니라 공부라는 거겠죠^^ 넘 소박한 이해인가요? 아직 공부중인지라 다국적 기업과 붙어보기는 이르겠죠...부제목은 정말 심하다 싶어요 ㅋ

하늘연못 2007-01-21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V 책을 말하다]를 뒤늦게 보니, '인문학 부활 프로젝트'라는 것은 출판사측에서 일방적으로 붙인 부제로 장정일 선생님 자신도 당황스러웠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저도 책보면서 거창한 부제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고 코웃음을 쳤었는데 장정일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 심정이 이해가 되더라구요.

이 책에 대한 장정일 선생님의 생각도, 그동안 써오던 [독서일기]의 후속작업으로, 고민하시는 문제를 정면에 놓고 책을 읽는다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으로도 [정정일의 기계적 중립을 벗어나기 위한 독서일기]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정말 선정적인 부제 때문에 부담스럽긴 하지만, 돈 벌어야 먹고사는 출판사쪽 사정도 있겠죠.쩝.

kleinsusun 2007-01-22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역시! 출판사에서 "일방적"으로 붙힌 부제목이었군요. 어쩐지....
몰랐던 사실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늘연못님^^

참! 아까 하늘연못님 서재 갔다가 <마광쉬즘> 보관함에 담았어요.
읽어보고 싶네요. Thanks to 할께요.^^
 

1박 2일로 워크샵을 다녀왔다.

공기 좋은 양평 산자락에
잔뜩 멋부려 지어 놓은 펜션에서 생각했다.

놀러온 거라면 얼마나 좋을까?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를 외치지 않고
밤새 도란도란 얘기하며 술 마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편하고 좋은 사람들과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얘기하면서...

작년 봄, 영업사원 극기훈련 때는 진정...뻘쭘했다.
몸은 힘들지만 백사장에서 이리 뒹굴고 저리 뒹굴고 하는 게
차라리 나았다.

난 학교다닐 때 운동회를 너무도 혐오했던
(운동회 보다는 차라리 시험이 좋았다!)
유명한 몸치에 엇박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체력" 하나만은 좋아서
박자에 상관 없이 체력 하나만으로 버티는 극기훈련(?) 같은 건
평소에 운동 안하는 뚱뚱한 남자들 보다 잘 버틴다.

올해 신임과장 연수 때는 "암벽타기"를 하면서
나의 새로운 적성을 발견했다.
"집중력+ 체력"으로 하는 운동.

공기놀이를 할 때
공기에 집중을 하듯이,
다음에 잡아야 할 돌에 집중하면서
팔을 뻗어 돌을 잡으면 된다.

상급자 코스 꼭대기까지 올라가 종을 치면서
난 스스로 감격했다.
아......나도 잘하는 운동이 있구나!!!

말이 한~참 옆으로 샜다.
다시 극기훈련으로 돌아가서...

몸으로 버티면 되는 1일째 일정과 달리
2일째 일정은 "하면 된다!" 뭐 이런 정신교육이었는데

"난 ........를 하겠다. 난 할 수 있다!"
를 한명씩 앞에 나가서
온몸을 뒤틀며 운동장이 떠나가게 소리쳐야 했다.

몸짓이 크지 않거나 목소리가 작으면
잘할 때까지 다시!

진정....뻘쭘했다.
오직....한번에 들어가겠다는 일념 하나로
유세하는 정치인들 마냥
억지스럽고 과장되게, 그러나 진정성 없이
소리만 고래고래 질렀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하면 된다!"고 온몸을 뒤틀며 소리를 지르는 건
목이 쉬는 것 외에 도대체...어떤 효과가 있을까?

워크샵 가기 전날, 그러니까 목요일 밤에
몇가지 "건의 사항"을 생각했다.
찍히더라도 꼭 말하고 말리라~ 비장하게!

한 사람에 20분씩 발표시간이 주어졌다.
난 내 프리젠테이션을 15분 정도로 마치고
5분 동안 건의사항을 얘기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그런데...
항상 실제상황은 예상과 다르게 진행된다.

내 발표순서는 6번째.
1~4번째 발표한 사람들이 질문 폭탄을 받으면서
시간이 침 묻은 엿처럼 늘어났다.
급기야 식사시간이 얼마 남지 않자
다음 발표자들은 "간략하게" 발표를 하라고 했다.

5번째 발표자까지도 괜찮았다.
하지만...6번째 발표자는 서둘러야 했다.
시한폭탄에 장착된 초시계가 카운트 다운 되듯이,
얼마 남지 않은 식사시간이 카운트 다운 되고 있었다.

마음에 여유가 없어지기 시작했다.
서둘러 발표를 하며
준비한 건의사항 중에 하나라도 말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서둘러 발표를 끝냈을 때,
"수고했어요!"라는 말과 함께
회의실 앞 대형 스크린에는 이런 문구가 떴다.

"시스템을 종료하시겠습니까?"

이렇게 해서....결국 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땐 아쉬웠다. 화도 났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든다.
차라리 다행이라는...

더 나아가... 이런 생각이 든다.
말 했으면... 큰일 날 뻔 했다는...
잠시 간이 소풍을 나왔었나?

잊지 말자, 나의 본분을!
나는 나는 소심한 회사원.

댓글(7)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06-11-26 0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T.T

BRINY 2006-11-26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맘에 안드는 사내 워크샵가서 트집거리 하나 찾아서는 진행자를 마구마구 쪼아댔던 기억이 나네요^^

글샘 2006-11-26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렇게 소리지르라면 울어버릴지도 몰라요.
혼자서 소리를 지르라니...
차라리 군대랄 한 번 더 다녀오겠습니다. 저는 육체노동이든 뭐든 참는 건 자신있거든요. 맨날 술담배로 쩔어 살다가, 훈련소에서 운동만 하니깐 뭐, 헬스크럽 같았어요.ㅋㅋ

moonnight 2006-11-27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고. 수고많으셨어요 수선님. 저런 극기훈련, 정신훈련, 넘 시러욧 -_-+ 글고 말 안 하신 거 잘 하셨어요. ㅎㅎ

2006-11-27 1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실비 2006-11-29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생하셨네요.. 잘하신거여요. 직원이라는걸 잠시 잊곤 해요.. 저도 가끔 대들 생각해요.ㅎㅎ

2006-11-30 0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며칠 전, 거울을 보다 혼잣말을 했다.
"What are you doing?"

맨날, 허구한 날,
바쁘긴 한데, 그 누구보다 바쁘긴 한데,
도대체 뭘하고 있는거지?

"No achievement, but busy!"
도대체...뭘 한다고 이렇게 바쁜거지?
차라리...잠이나 푹~ 자지!
맨날 수면 부족에 시달리면서 도대체 뭘하고 있는거지?

어제 나의 주치의이자 멘토,코치인 S선생님과 점심을 함께 했다.
민망하게도...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수선씨는 참...대단해요.
회사 하나만 다녀도 힘들텐데...다른 데도 아니고 삼성에서 말이예
요. 그렇게 많은 활동을 하는 걸 보면...수선씨는 참 에너지 넘치
는 사람이예요."

그 순간.... 또 다시 회의가 밀려왔다.
도대체....왜 바쁜거지? 뭘 위해서? For what?

차라리...골프 연습장에라도 다니면서 바쁘다면,
퇴근 후 경영대학원이라도 다니면서 바쁘다면,
내 나이 평균의 다른 여자들처럼 일과 가사를 병행하느라 바쁘다면,
나름대로 "생산성"이라도 있지 않을까?

도대체...난 왜 바쁜거지?
나의 방향성 없는 독서와 끄적거리는 잡문들은
도대체...무슨 의미가 있는거지?
왜 난 이렇게 돈도 안되고, 생산성 없는 일들을 하고 있는거지?

얼마 전, 한겨레 신문 연재 시리즈 <한국의 글쟁이들> 11편 "자기계발 저술가 공병호씨"를 보고 무릎을 탁 쳤다.

"그래서 평생 시장에서 생존하려면 남들과 뭔가 달라져야겠어서 향후 좌표로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의 중간’을 골랐어요. 학자가 할 수 없고 기자가 할 수 없는 것, 그걸 하려고 한 거죠.”

공병호는 진정...."포지셔닝"의 대가다!
공병호 본인 조차도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주위의 반응을 인정한다.

“글쓰기는 골프와 비슷해요. 너무 잘써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땅을 때리기 쉽습니다. 제 글쓰기 원칙이 있다면 대화하듯 편안하게 풀자는 거에요. 책이 무게가 떨어진다고 비난해도 상관없어요. 그런 비난을 두려워하는 순간 책은 나올 수 없게 된다고 생각하니까.”

아....평소 싫어했던, 더 나아가 은근히 경멸까지 했던
공병호에게 경외심과 존경이 마구 치솟았다.
공병호 같은 포지셔닝의 대가를 투입했다면
노란색 콜라 콤비콜라도, 콜라 해방 815콜라도 사라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나만이 할 수 있는 글쓰기의 영역을 찾지 못한다면,
허접한 개인적 감상이 뭉개뭉개 피어나는 잡문들은
더 이상....쓰지 않는 게 낫지 않을까?

얼마 전, 이런 제의를 받았다.
<톡톡 무역 영어>(가제)를 쓸 생각이 없냐고...

아.....슬펐다.
2년간 노력했던, 잠정적 유보에서 때려 치기 단계에 접어든 에세이집,
여름휴가에 일렁거리는 파도가 있는 해변은 커녕
한강 고수부지도 한번 못가보고 쓴 허접한 단편소설이 생각났다.

그런데...그런데...
현실적으로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그나마 읽는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는 건,
<톡톡 무역 영어> 같은 게 아닐까?
아니면 처세술책을 번역하거나?

도대체 난....뭘해야 되는걸까?
부질 없는 개인적 욕망을 다 접고서 회사일에 올인?
사주 cafe 아저씨 말처럼 눈을 질끈 감고 능력있는 남자와 결혼?
그래서 출산율 저하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조국에 기여?
<톡톡 무역 영어>를 집필해서 개인의 지식을 사회에 환원?
그것도 아니면.....그냥 조용히 살기?

모르겠다. 도대체 뭘해야 될지...

결혼한 친구들을 만나면 난 투명인간이 된다.
아파트 값이 두배로 뛰고,
모대학의 부속 유치원에 입학하려면 어떤 노하우가 필요하며,
아싸리 어렸을 때 중국에 유학 보내는 게 낫다....는 등등
그녀들의 청산유수 같은 말들을 들으며 침묵을 지킬 수 밖에.

아파트 값이 몇 "억"이 올랐다고 신나서 떠들어 대면서도
돈 낼 때가 되면 왜 나를 쳐다 보는지?

도대체 난....뭘해야 되는 걸까?

"그대가 이 세상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노래처럼
글쓰기와 문학에 대한 나의 짝사랑을 겸허히 받아 들이기?

아....머리가 아파.
When will I accept where I am?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BRINY 2006-11-19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파트 값이 몇 "억"이 올랐다고 신나서 떠들어 대면서도 돈 낼 때가 되면 왜 나를 쳐다 보는지? --> ^^;;

마태우스 2006-11-19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 이외에는 좋아하는 걸 하면서 사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취미활동도 방향성이 있어야 할까 싶어요. 전 글쓰기와 독서가 좋고, 테니스 치는 게 좋고, 미녀 만나서 수다떠는 게 좋아서 그렇게 삽니다. 음, 그렇다면 미녀에 대한 방향성이 있는 건가^^ 전 님이 방문자가 200명을 넘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만 해도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2006-11-19 2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06-11-19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결혼한 친구들과는 자꾸 멀어지는 것 같아요. 만나면 함께 할 화제가 없더라구요. -_ㅠ '톡톡무영영어'같은 책을 쓰시는 것도 보통 사람은 절대 할 수 없는 훌륭한 일이신데요. 에세이가 잠깐 막혔다 싶으시다면 말씀하신 대로 수선님의 지식을 풀어주시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수선님 그 모습 그대로가 귀중한 보물인걸요. ^^

프레이야 2006-11-19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셀프포지셔닝, 이건 저에게도 늘 어려운 문제에요. 공병호님의 말에 존경스러워진다는 느낌, 공감됩니다. 그런 글쓰기가 요즘 트랜드이긴 한데 이도저도 아니면서 선뜻 동의하는 것도 잘 안 되는 어정쩡한 저의 포지셔닝이 불만스러워요.
클라인수선님, 모쪼록 잘 이겨내시고 위치선정 잘 하시기 바래요. 근데 중요한 건 어느 한 곳에 고정되어 있지 않을 님이란 거에요. 톡톡이든 에세이든,, 위치는 바꾸어가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구요. 힘내세요^^

글샘 2006-11-19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내 생각엔 돈 내라고 쳐다보는 것 같네요. ㅋㅋ
꼭 사람이 훌륭해야 되는 건 아니지 않나요? ㅎㅎㅎ
수선씨는 다른 사람, 다른 좌표에 의해 '거기 계신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수선씨가 계신 곳이 수선씨의 좌푠거죠.
누구는 열기구를 타고 세상 모든 지도를 다 내려다 본대요. 그러다가 그런다죠? 우리가 어디에 있지? 하고...
좌표를 생각하시는 거 보니, 조금, 아주 조금 외로우신가봐요. ^^
음, 가을로 너머 겨울이 다가오는데,
그거 아세요? 남자들이 제일 무서워 하는 것이, 바로 위에 쓰신 그런 글이란 거.
삼성에 다니면서, No achievement...운운... ㅋㅋ
수선님은 그런 위치에 계신 겁니다. 톡무영을 맘만 먹으면 쓸 수 있는 자리에...
그리고 집이 억대가 오른 친구를 가진 자리. 그 친구에게 밥값을 내는 자리.
무엇보다, 마태우스님이 저렇게 멋진 댓글을 올리는 그런 자리 말이죠. ㅋㅋ
와인 한 잔 드시고, 푹 주무시길...

2006-11-20 0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6-11-20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이곳에다 이렇게 고민을 남기면 많은 사람들이 달려와 수선님의 편이 되어주잖아요. 그거면 퍽 괜찮게 살아온거 아닌가요? 저는 수선님이 아주 근사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되는걸요 :)

2006-11-20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로라 2006-11-20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허접하다 자평하신) 수선님 글보면서 무척 용기와 위안을 얻을 때가 많은데... 모자란 제 생각들을 추어올리게 될때도 많고요. ㅎㅎ 저야말로 매일매일 너 뭐하고 있는거니? 하고 묻곤해요. 언제나 신통찮은 답들만 떠오르지만요...
어제 본 영화에서 짝사랑은 그 사랑대로의 의미와 완성도가 있다는 말이 생각나요. (이렇게 어줍잖은 댓글을 달려던게 아니었는데..>,<), 수선님의 글쓰기와 문학에 대한 짝사랑이 곧 열렬한 사랑으로 거듭날거예요. ^^

2006-11-20 1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클리오 2006-11-20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결혼한 친구들은 왜 다들 그런 이야길 하죠?? 이상하네... ^^;

2006-11-21 0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1-23 2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