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쓰는 첫 살림 - 곁에 두고 싶은 물건으로 공간을 채우는 미니멈 리치 라이프
이영지.조성림 지음 / 청림Life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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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중 한 사람인 이영지 기자님의 블로그는 오랫동안 눈여겨보며

살림에 관한 글을 읽으며 책으로 나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올 봄에 출간 소식을 듣고는 책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내 기대를 빗나가지 않고 멋진 책이 세상에 나왔다.
곁에 두고 싶은 물건들을 세심하고 멋지게 글과 사진으로 풀어낸 저자들의 감각에 감탄하며 책을 보는 내내 설레고 즐거웠다.

로얄코펜하겐 그릇들을 하나하나 모으는 재미, 싱가폴에서 다른 것보다 WMF 커트러리를 사서 기뻐했던 기억, 일본에 갈 때마다 로프트에서 소소한 그릇과 조리도구를 개비하며 느꼈던 행복한 기억은 내 일상에 생기를 주고 즐거움을 더한다.
사치와 과시가 아니라 취향과 쓰임을 위한 살림 꾸리기의 재미를 이 책을 통해 더욱 알차게 그리고 단단하게 일구어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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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 카페 베르데 옆에 새로 생긴 카페 <감싸롱>.
카페들로 넘쳐나는 홍대 앞에서
웬만한 특색을 내세우지 않고선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일까.
이 카페의 메뉴는 특이하게도 수제햄버거다.
런치메뉴로 몇 가지의 햄버거와 음료를 같이 서브하고
7천원 정도 한다.
정성껏 만들어낸 햄버거가 아주 푸짐하고 맛있다.
카페의 작은 마당엔 감나무도 한 그루도 있는데,
그래서 이름이 <감싸롱>인거라. :)














+

오늘 낮엔 디자인뮤지엄 Aa 라는 곳엘 갔는데,

완전 유럽빈티지 의자와 조명들로 장식한 독특한 카페였다.

요즘 홍대는 새롭고 개성있는 카페들의 천국.

매일매일 다른 카페들 찾아다니는 재미, 나쁘지 않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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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07-08-31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나무 아래 열락의 수다,,,,라,,
제가 바로 원하는 곳이군요,,,특히 열락의 수다,,,그부분이 실천될 수 있다면요..ㅎㅎ
 
꽃밥 - 제133회 나오키상 수상작
슈카와 미나토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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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쓰고 싶게 만드는 책이 있다.
그건 아마도 그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동과 느낌, 그리고 여러가지 매력들 때문이겠지.
이 <꽃밥>이라는 책도 가급적이면 다음책으로 홀랑 그 느낌이 넘어가기 전에 
뭔가를 남겨두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몇 자 끄적끄적.
슈카와 미나토라는 아주 생소한 작가의 작품집인데,
1960년대~1970년대 오사카를 배경으로 한 기이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아릿아릿하게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하고, 야멸찬 삶의 이면을 엿본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사람 사이의 오가는 따뜻함과 그리움으로 여운을 남기기도 하는 각각의 이야기들.
잠이 오지 않는 여름밤 모깃불에 모여 도란도란 들었던 전설과 소문과 풍문을 솜씨있게 재구성했다고 하면 맞는 표현일까? 
한편 한편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 나는
어릴 적 기억들을 하나하나 반추하며 다정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언니가 옆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표제작인 <꽃밥>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애틋한 마음이 들어 눈가가 촉촉해졌다.
다른 이야기들 역시 가족과 사랑 그리고 어린 시절의 기억에 대해 슬프지만 아름답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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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진안.

지난 달 말 출장으로 다녀온 그곳은 내가 어쩔 수 없는 도시형 인간이라는 걸

끊임없이 인식시켜준 곳이었다.

전주에서도 산길을 달려 1시간이나 들어가야하는 고립된 고원.

산과 들 그리고 구름만 머물다가는 곳.


이 고립된 마을을 외부로 연결시켜주는 버스가 인상적이었는데,

외형이나 뭐 그런게 아니라 '무진장여객'이라는 버스회사의 이름때문이었다.

알고보니 무주, 진안, 장수 세 곳을 흔히 '무진장'이라는 말로 표현한다고 한다.

무진장 깡촌, 이런 얘기도 심심찮게 들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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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7-08-08 0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도시속에 저런 곳에 살고 싶은데, 이 시간까지 안 자고 뭐해요
 


어느 순간 내 영화 코드가 많은 이들이 열광하는 쪽(액션이나 블록버스터류의) 보다는
이 세상의 다양한 삶과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정말 다채로운 감정과 뉘앙스들을
멋지게 풀어낼 줄 아는 영화들로 옮겨가고 있음을 알았다.
물론 그렇다보니 혼자 영화관을 찾는 일이 자연스럽게 되었고.

어제도 친구를 만나고 다음 약속에 시간이 떠서 혼자 시네큐브에서 본 대만영화.



 

나는 대만영화, 홍콩영화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호감을 가지고 있다(대만과 홍콩영화들은 흔히 대륙영화라 칭해지는 중국본토 영화들과는 정서와 스타일이 완연히 다르다).
사춘기 시절 나의 아이돌이었던 주윤발과 장국영에서 비롯된 홍콩영화에 대한 관심은 대만영화로까지 이어졌는데, 나중에 머리가 커서 키노를 구독하면서 정성일의 허우 샤오시엔에 대한 열렬한 찬양에 어느새 나도 모르게 물들어버린 것도 같다.
그치만 <애정만세>나 <흔들리는 구름> 같은 차이밍량의 영화는 거의 보지 않았다. 딱 잘라말하면 그 사람의 영화언어와 세계관이 싫다.

평소 서울의 극장에서 한국 영화와 헐리우드 영화에 밀려 대만영화를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  
가을마다 열리는 부산영화제에서는 그나마 괜찮은 대만영화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2005년 개막작이 허우 샤오시엔의 <쓰리 타임즈>였던 걸 보면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들도 어지간히 대만영화빠들인것 같다.
뭐, 부산영화제의 모토가 아시아영화들의 축제의 장이긴 하지만서도.

암튼, 이 <영원한 여름>도 작년 부산영화제 초청작이었다. 내가 내려간 주말에 상영일정이 잡혀있었는데, 워낙에 표 구하기가 힘들어 포기. 그리곤 기억에서 잊고 있다가 얼마전 씨네 21을 보고 개봉소식을 알게된 거지.

<영원한 여름>은 두 남자의 사랑이야기, 그리고 둘 사이를 오가는 한 여자에 대한 이야기다.
사랑과 우정에 대한 미세한 결들이 잘 살아있는 꽤 완성도있는 청춘영화이면서 퀴어영화.
이안의 <브로크백 마운틴>이나 관금붕의 <란위>(브록백과 란위는 물론 두 남자의 관계에만 초점이 맞춰지지만)만큼 뜨겁게 심금을 울리지는 못하지만, 이안과 관금붕에 비해 아직은 덜 여믄 신예감독의 연출력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로 근사하게 감정의 결들을 직조해낸 실력은 눈여겨봐야할 듯. 
주인공을 연기한 두 배우 장효전과 장예가의 이름도 기억해둬야할 것 같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내 마음 속에 깊은 여운을 남긴 건,
후덥지근하고 끈끈한 타이완의 대기가 아스라하게 녹아있는 장면들이었다.
이 못말리는 타이완홀릭을 어쩌면 좋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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