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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없는 완전한 삶
엘런 L. 워커 지음, 공보경 옮김 / 푸른숲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생각을 마무리 짓고 싶어서 이 책을 샀다.
저자는 자녀 없이 결혼생활을 하는 여성.
이혼 경력이 있으며 자녀가 있는 남자와 초혼으로 결혼한 후
아이를 가지고 싶어 남편의 의견을 물었으나 나이가 열 살 이상 많은 남편은
다시 자녀를 가지고 싶지 않다고 하여 무자녀로 살게 된 케이스다.
40대 중반에 출산을 생각한 것이 놀랍긴 한데, 그만큼 그녀에게는 절박했을 것.
결국 출산이란 한 쪽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그들은 무자녀 부부로 살게 되었고,
시간과 숙고를 거쳐 저자는 자신의 삶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만족하게 되었다고.
그래서인지 다분히 방어적인 목소리가 강하고(아무래도 가족을 이루면 아직까진 자녀가 있는 쪽이 주류이니),
그것이 때로는 불필요한 설득처럼 느껴져 불편한 감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사회에서조차 자녀 없음에 대해 해명(?)해야 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는 증거일 터...
그래서 저자는 많은 무자녀 커플과 독신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엮어 아이 없는 삶의 풍요로움을 말한다.
그러나 이 책이 거기서 머문다면 결혼과 출산의 아름다움만 이야기하는 것만큼이나 기만일 것이다.
이 책엔 그래서 아이 없는 삶은 어떤 리스크를 가지게 되는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노년의 정서적 빈곤, 돌봐줄 이 없는 노년이 가지는 위험 같은 실질적인 전망들을 짚어준다.
밸런스를 잡아준다고나 할까.
그러나 다소 이야기들이 반복적이며, 사례 중심적이다 보니 서술이 산만하다.
약 10년 전에 읽은 <무자녀 혁명>(부키앙)과 유사하면서도 메시지가 하나로 집약되는 힘이 없다.
반면 매우 평이한 문장으로 쓰여 크게 집중해서 읽지 않아도 무리가 없다.
결혼과 출산이라는 과제를 앞두고 생각 중인 이라면 한번쯤 읽으면 좋겠다.
내가 할 수 있는 선택만큼이나 삶이 가질 수 있는 양태는 다양하다.
그리고 어떤 삶이든 그에 따르는 고통은 불가피하다는 것. 나는 이 책에서 그걸 배운 듯하다. 새삼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