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기술
유시민 지음, 정훈이 그림 / 생각의길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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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말하기와 함께 소통의 표현 방식이다. 소통을 잘하려면 자기 의사를 간결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글쓰기를 잘해보려고 각종 자료를 참고해보지만 도움이 안 된다. 글 잘 쓰는 비결이 있을 리 없다. 그저 써지길 기다릴 수밖에. 사실 이 서평도 이런저런 궁리 끝에 쓰기 시작했다.

 

내가 서평을 쓰는 이유는 자명하다. ‘이달의 당선작에 뽑히려고 꾸준히 쓰는 것뿐이다. 서평대회 같은 이벤트가 있으면 평소보다 더 잘 쓰려고 한다. 조지 오웰에 따르면 글을 쓰는 일반적 동기는 네 가지다. 그중 하나가 순전한 이기심이다. 사람은 똑똑해 보이고 싶어서 글을 쓰기도 하며 사후에 기억될만한 글을 남기고 싶어 한다. 유시민은 오웰의 첫 번째 글쓰기 동기를 자기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욕망이라고 표현했다. 나는 이달의 당선작에 뽑힐만한 글을 쓰려는 욕망을 드러냈다. 내 글이 이달의 당선작에 뽑히려면 일단 잘 써야 한다. 여기서 오웰의 두 번째 글쓰기 동기가 발현된다. 그것이 바로 미학적 열정이다. 나는 서평을 쓸 때 책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 내 생각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면 독자는 내가 평가한 책을 읽을 것인가 말 것인가 스스로 판단한다. 그뿐만 아니라 책에 대한 내 견해가 타당한지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럴 때 상대방의 의견을 귀담아듣고, 받아들여야 한다. 세 번째 동기는 역사적 충동이다. 절판본이나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의 서평을 작성할 때가 있다. 과거에 이런 책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 네 번째 동기는 정치적 목적이다. 좋은 사회에 대한 생각을 상대방에게 전달하여 영향을 주려는 욕망이다. 나는 첫 번째, 두 번째 욕망에 충실히 따르는 글쓰기를 하고 있으므로 네 번째 동기와 무관하다.

 

이벤트 상금 혹은 적립금, 상품에 연연하면서 글 쓰는 내 모습이 속물근성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만약에 그렇게 생각하는 독자가 있다면, 유시민의 표현을 빌려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적립금 벌려고 글 쓰는 게 뭐 어때서요?’ 칭찬과 찬사의 수식어를 덕지덕지 발라놓은 주례사 서평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유형의 서평을 쓰지 않으려고 한다. 예전에도 말했지만, 내 서평은 기름기를 쫙 뺀 글이다. 무미건조한 글이다. 책 소개와 책을 읽은 소감을 쓰기보다는 해석과 평가에 치중한다. 유시민은 서평을 쓸 때 책 자체의 객관적 정보와 그에 대한 글쓴이의 주관적 해석이 적절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나는 유시민의 생각과 다르다. 책 정보를 공들여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책 이름을 검색하면, 출판사가 만든 책 소개 글을 볼 수 있다. 만일 책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면 서평에 반드시 소개한다. 출판사가 책을 객관적으로 소개하지 않았으면 그 문제점을 발견하고 정확하게 알린다. 그래야 책을 고르는 독자들이 스스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서평 작성을 위한 배할 비율에 정답은 없다. 줄거리만 알리고 싶으면, 나만의 방식으로 줄거리를 정리하는 글을 써도 좋다.

 

이달의 당선작에 뽑히는 글이 무조건 좋은 글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진 못하겠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좋은 글의 기준은 천차만별이다. 내 글을 좋게 보는 사람이 있을 거고, 반대로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전자에 속하는 독자가 몇 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나는 미학적 열정에 대한 욕망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미학적 열정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도 주례사 서평을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비록 이기심 때문에 서평을 쓰고 있지만, ‘자기 성찰을 동반한 정직한 글쓰기의 중요성은 잊지 않았다. 글 한 편을 쓸 때 퇴고를 미루지 않는다. 다 쓰고 나서도 마음에 안 드는 문장이나 내용이 있으면 고치거나 지운다. 퇴고는 글쓴이 혼자서 실행해야 하는 자기 검열이 아니다. 내 글에 대한 상대방의 견해를 받아들이면서 수정하는 일도 퇴고 작업의 일부다. 유시민은 글쓰기를 자기 성찰을 동반하는 행위로 봤다. 나는 이 말을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싶다. 퇴고는 글만 고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면서 성찰하는 과정이다. ‘내가 왜 서평을 쓰면서 이런 표현을 썼을까? 지금 다시 보니까 이 문장을 고치고 싶어.’ 번지르르한 상투어를 하나씩 지우고 나면 어느새 내 글 속에 나다운 문장과 생각이 보인다. 비록 그 문장이 화려하지 않더라도 정직하게 내 생각을 표현했고, 누군가가 글의 가치를 알아준다면 반쯤은 성공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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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행복하자 2016-07-27 2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부를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하죠? 제가 말하고자하는 의도만 잘 전달해도 저는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어서요~^^

cyrus 2016-07-28 13:48   좋아요 0 | URL
매일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한다는 게 어려워요. 사실 제가 잘하고 있는지도 정확히 모르겠어요. 그래도 제 글을 좋게 보는 분들이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즐겁습니다. 행복하자님의 글은 읽기 편하고, 멋진 사진까지 있어서 항상 좋게 보고 있습니다. ^^

yureka01 2016-07-27 2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쓰기의 목적이 뭐든 안쓰는 것 보다 쓰는 게 낫다라는 생각입니다...
읽기만 읽고 쓰지 않는다면 이또한 재미 없습니다..ㅎㅎㅎ

cyrus 2016-07-28 13:50   좋아요 0 | URL
네, 한 두 달만 지나도 읽었던 책 내용의 기억이 조금씩 잊혀져요. 기록하지 않으면 그 책을 다시 읽어야합니다. ^^;;

또 봄. 2016-07-27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그게 뭐 어때서요.
이미 절반은 넘게 성공하신 것 같은데요.

cyrus 2016-07-28 13:53   좋아요 0 | URL
제가 혼자 노력해서 성공 했다기보다는 ‘또 봄님’ 같은 분들이 제 글을 좋게 봐주셔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부족한 글에 ‘좋아요’를 눌러주시고, 댓글을 남겨주신 분들을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


북깨비 2016-07-28 0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은 책을 읽고 쓰시잖아요. 책 고를때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된다고요. 계속 써주세요 ㅠㅠ 간혹 읽지도 않고 100자평에 별점 매기시는 분들이 황당하죠. 어쩌고 저쩌고 이 책 재밌겠네요 별점 다섯개. 이런 내용 다룬 책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기대되네요 어쩌고 저쩌고 별점 다섯개. ㅡ_ㅡ;;

cyrus 2016-07-28 13:56   좋아요 0 | URL
100자평도 좋은 서평이 될 수 있습니다. 책에 대한 내용과 감상을 최대한 길지 않게 소개한다면 좋은 거죠. 하지만 북깨비님 말씀처럼 무성의한 내용의 100자평이 너무 많은 게 단점입니다. 저는 로쟈님이나 서평을 꾸준히 작성하는 블로거 분들과 비교하면 안목이 부족해서 어떤 책을 고르기 전에 다른 분들이 쓴 서평을 참고합니다. ^^

북깨비 2016-07-28 14:46   좋아요 0 | URL
앗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 ㅠㅠ (알찬 내용이든 무성의한 내용이든 혹은 읽어봐야지 하는 내용이든) 100자평 자체가 이렇다 저렇다는게 아니라 제가 말한 당황스러운 100자평은 책은 안 읽었는데 읽어봐야지 하시면서 동시에 별점까지 안 읽은 상태로 매기고 가시는 분들이요. ㅠㅠ 책을 아직 안 읽었는데 어떻게 책에 점수를 매길 수 있는지 그것이 당황스럽습니다. 😔

cyrus 2016-07-28 14:57   좋아요 0 | URL
그런 의미였군요. 제가 착각했습니다. 죄송합니다. ㅠㅠ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아직 나오지 않은 책에 별점을 매긴 100자평이 많아졌는데, 기대평 이벤트 때문인 것 같아요. 저는 이런 이벤트를 부정적으로 봅니다. 기대평의 수를 많게 해서 책을 돋보이게 하려는 출판사의 의도가 보여요.

북깨비 2016-07-28 15:23   좋아요 0 | URL
😨 어머나, 그런 이벤트가 있군요. 몰랐습니다. 이제야 좀 이해가 되네요. 안 읽은 사람들의 기대평이라. 리뷰와 100자평을 참고해서 책을 선택하는 입장인 제게는 참 난처한 이벤트로군요. Cyrus님 덕분에 오늘 또 하나 배워갑니다. :-)

cyrus 2016-07-28 17:30   좋아요 1 | URL
알라딘 이벤트 게시판이 따로 있어요. 심심할 때 게시판을 들여다보면 응모해볼만한 이벤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

transient-guest 2016-07-28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도 당연한 것입니다.ㅎㅎ 피츠제럴드도, 누구도 제가 아는 한 지적욕구나 예술적인 이유만 갖고 글을 쓴 사람은 없습니다.ㅎㅎㅎㅎ 글고 열심히 읽고 공정하게 평가해주시면서 글도 잘 써주시면 책구매에 큰 도움이 됩니다. 어쩌면 이런 활동으로 서재가 더욱 활발해지고 책도 더 팔리는 건데, 사실 페이퍼나 리뷰 하나당 (100자평 제외) 얼마씩 줘야한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ㅎ

cyrus 2016-07-28 13:59   좋아요 0 | URL
공정하게 평가할 자신은 없습니다. ㅎㅎㅎ 좋은 책을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보다 책을 많이 읽으신 분들이 남긴 서평을 참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저도 유용한 정보가 잊혀지지 않도록 저만의 표현대로 기록하는 거죠. 반디앤루니스는 무조건 서평 한 편만 쓰면 적립금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알라딘 접속도 자주 하면서 반디에 블로그 하나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마녀고양이 2016-07-28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완전 좋아요~~~~ (좋아요 백만개!) ^^
사이러스님이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는지 들려주어서 고마와요.

cyrus 2016-07-28 13:59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솔직하게 밝히니까 속 시원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

푸른희망 2016-07-28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의견에 아주 많이 동의합니다.
제가 사이러스님 서재에 오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cyrus 2016-07-28 14:03   좋아요 0 | URL
글 쓰는 스타일이 다르지만, 좋은 서평을 쓰는 분들이 많습니다. 시이소오님, 고양이라디오님, 레삭매냐님, 자목련님, 파워리뷰어님, 처음처럼님, CREBBP님, blanca님, 곰곰생각하는발님, 양철나무꾼님, 다락방님 다 언급하면 너무나도 많습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8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신형철의 평가보다는 사이러스 님의 평가를 신뢰하는 편입니다. 만약에 책을 골라야 한다고 했을 때 사이러스 님 평가를 믿는 쪽.

솔찍히 말해서 알라디너가 알라딘에 엄청난 노동량을 제공하는 겁니다.
윗분 말씀처럼 리뷰당 얼마씩 돌아가야 함.. ( 일정 원고지 분량을 체운다면 말이죠.. )

cyrus 2016-07-28 14:06   좋아요 0 | URL
과찬의 말씀입니다. 제가 유명 평론가와 비교하는 대상 자격이 될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곰곰생각하는발님은 적당한 분량으로 아주 재미있게 글을 쓰십니다. 매일 곰발님의 글을 볼 때마다 기발한 발상에 감탄합니다.

stella.K 2016-07-28 1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캬~! 정말 똑소리나는 리뷰구만.
나도 동의 해. 난 올해 13년 정도 리뷰를 쓴 것 같은데
내 글쓰기의 8할은 블로그가 키웠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지.

난 지난 주에도 모처에서 적립금 3만원을 받았는데 그거 가지고
까뮈의 <나눔의 세계>란 책을 질러버렸지.
그책 얼마나 비싼지 알지?ㅋ
사람은 목적이든, 목표는 있어야 발전한다구.^^

cyrus 2016-07-28 14:09   좋아요 0 | URL
블로그 활동을 오래 하셨군요. 저는 올해까지 합하면 고작 6년에 불과합니다. 블로그라고 해봤자 알라딘이 유일해요. 적립금 3만원도 적지 않은 액수죠. 정말로 기분 좋았겠어요. ^^

페크pek0501 2016-07-28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엇에 꽂히든 잘 가고 계신다고 생각 듭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니까요. 여기서 서울이란? - 글을 잘 쓰게 되는 정상이라고 해 두겠습니다.
훗날 적립금이란 목표 덕분에 좋은 목적지에 도달하면 되는 거니까요. 님을 응원합니다!!!!!!!!!!!

cyrus 2016-07-28 17:31   좋아요 0 | URL
적립금 잘 모아서 제가 읽고 싶은 책을 사거나 이웃분들에게 책 선물할 때 사용합니다. ^^

alummii 2016-07-28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cyrus 님처럼 이달의 당선작은 꿈도 못 꾸고^^ 가끔 받는 땡스투 적립금에 좋아하며 리뷰를 쓰기도한답니다 ㅎㅎ 저도 이책에서 리뷰를 쓸 때 책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잘 쓰라고 한 말에는 좀 공감할 수 없었어요

cyrus 2016-07-28 17:33   좋아요 1 | URL
저는 땡스투 적립금이 들어오는 게 너무 없어서 리뷰이벤트에 목숨을 겁니다. 한방을 노리는거죠... ^^;;

솔직히 이번에 나온 책은 기대한만큼 실망했어요. 이 책의 분야를 `인문학`에 분류되어 있던데, 책을 읽었던 제가 민망했습니다. ㅎㅎㅎ

sslmo 2016-07-28 17: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인적으로 자신의 개성을 반영한 글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한때, 제가 번역을 하고 싶다고 설레발을 치고 다녔을 때는,
이달의 당선작이나 리뷰대회에 뽑히는 것이, 글을 잘 쓰는 것으로 인정받는거다 와 동격이라고 생각하고 연연했던 적도 있는데,
번역의 꿈을 접으면서, 그런 생각도 같이 접었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이벤트나 서평대회에 응모하지 않느냐 하면,
일부러 찾아서 응모하진 않지만,
겹치면 날짜 안에 맞추고, 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장서의 꿈은 접었지만,
책에 환장하는 그 버릇은 쉽게 고쳐지지 않더군요~--;


전 적립금이나 리뷰 대회를 겨냥해서 리뷰를 쓰는 것은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
예를 들면 전문적인 서평가나 작가, 번역가들 같은 프로들이, 적립금이나 리뷰 대회를 겨냥해서 리뷰를 쓰는 것은 언페어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알라딘사 측이나 출판사 측에서 볼때는 광고효과 면에서나 웰컴할 일일지 모르지만요.

전 개인적으로 책의 별점에 후한 편이기 때문에 달리 드릴 말씀은 없고,
저도 신형철의 미문을 사랑하지만,
책을 고를때는 저와 취향이 비슷한 분(님과 전 취향이 많이 겹치진 않죠~--;)
의 코멘트를 오히려 중시한답니다~^^

cyrus 2016-07-28 17:43   좋아요 1 | URL

정말 옳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실명이 아닌 닉네임으로 리뷰를 응모하면, 그 사람이 전문 작가인지 알 수 없어요. 이러면 보통의 독자들이 불리한 입장입니다.

저는 책 상품을 내건 리뷰이벤트 같은 경우, 상품에 제가 원하는 책이 있으면 응모해요. 사실 더 이상 책을 꽂을 자리가 없어서 책 상품을 주는 리뷰이벤트는 일부러 못 본 척해요. ^^;;

양철나무꾼님을 포함해서 제가 아는 이웃분들의 독서 취향은 저와 많이 다릅니다.
전 오히려 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만약에 저와 나무꾸님 독서 취향이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해보세요. 처음에는 상대방의 생각에 동의하겠지만, 계속 비슷한 취향이나 생각이 있는 글을 보게 되면 질릴거예요. 같은 책을 읽더라도 다양한 입장을 드러낸 글을 나옵니다. 저는 이런 글들을 매일 보면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전문 서평가의 글은 잘 안 읽어요. ^^

서니데이 2016-07-28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표나 보상 같은 것이 있으면 조금 더 오래 지속하는데 좋은 점이 있을 것 같아요. 꾸준하게 계속하는 것이 쉽지 않을 때가 많으니까요.^^ 리뷰를 자주 쓰시는 만큼 적립금 기회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cyrus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alummii 2016-07-28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차라리 만화가 더 인상깊었어요 ㅎㅎ
 

 

 


The Meaning of Science

*:* 과학한다, 고로 철학한다 *:*


과학한다고로철학한다_표지입체.jpg

 

과학은 인류가 처한 문제를 훌륭히 해결해왔고,

앞으로도 많은 답을 찾아낼 것이다.


우리는 이런 과학이 정확히 무엇이며,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알고 있는가?

.

.

.



★ 「가디언」 선정 2015년 최고의 책! ★

★ 케임브리지대 장하석 석좌교수 추천! ★


*:*


 

 


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

중력파 검출, 알파고와 인공지능 등 굵직한 과학이슈가 올해 상반기를 강타했습니다.

그만큼 과학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 과학책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는데요.

(특히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서는 과학책 독자 상위 1%일 가능성이 높을 것 같네요 ^^)


이럴 때면 꼭 스멀스멀 생기는 질문이 있습니다.


과연 우리가 그토록 관심 갖는 '과학'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요?


이제는 진지하게 질문을 던져보아야 할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


케임브리지대 과학철학 교수 '팀 르윈스'가 쓴 과학철학 입문서 <The Meaning of Science>

영국에서 수준 높은 대중서적의 대명사로 꼽히는 "Pelican Books" 시리즈 가운데 하나입니다.

여기 번역을 맡아주신 김경숙 박사님의 '역자서문'으로

이 책의 매력을 살짝 맛보시길. ^ㅁ^


 

 

 


지난 여름 팀 르윈스의 『과학한다, 고로 철학한다』를 번역해 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을 때 “아, 과학에 대해 공부할 좋은 기회가 되겠구나”하는 반가운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인문학(철학)을 전공한 역자에게 과학이라는학문은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논리학에 대해 생각하는 것처럼 이질된 학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바로 그 이유로 더 호기심이 가기도 했다. 이 책은 과학이라는 학문 자체에 관해 관심을 지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볼 만한 책이다. 이 책은 과학의 입문서라기보다는 과학철학의 입문서이다. 과학철학이란 무엇인가? 과학철학이란 말 그대로 과학에 대해 철학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철학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철학적인 활동은 여러 가지 행위를 포함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어떤 대상에 대한 피상적인 설명을 넘어서 그것이 지닌 의미를 찾아내고 평가하는 역할이 아닐까 한다. 이런 의미에서 철학은 “의미”를 찾는 행위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하겠다.

 

이 책 역시 그런 철학적인 활동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구체적으로 저자는 이 책에서 과학에 대해 다음과 같이 철학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먼저 과학이란 무엇인가? 과학과 비과학을 구분 짓는 기준은 무엇이고 그 기준은 얼마나 명확한가? 예를 들어, 경제학이나 동종요법 같은 것들도 과학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1, 2장) 다음으로 저자는 과학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구체적으로, 과학이란 시간을 통해 계속해서 발전하는 것인가, 아니면 한 시대를 풍미하는 특정 문화처럼 어떤 시대에 권위 있게 받아들여지는 어떤 사고의 유형(패러다임)인가? (3장) 이와 연관된 질문으로 다음이 있을 수 있다 ― 과학은 우리에게 있는 세상을 그대로 보여주는가? 아니면 칸트가 인식론에서 인간의 지식이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조건 지어져 있다고 말했듯 과학 역시 과학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의존해 있는 것일까? (4장) 이 문제와 관계된 또 다른 주제가 과학과 가치 중립성의 문제이다. 흔히 우리는 과학자의 가치가 배제된 과학일수록 더 과학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가치 중립성 혹은 객관성을 우리는 과학을 비과학에서 분리하는 척도로 흔히 여긴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에서 과학이 과연 가치 중립적일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5장) 그렇다면 과학과 도덕의 관계는 어떠한가? 예를 들어, 적자생존 이론이 바탕이 된 진화론과 인간이 이타적일 수 있다는 이론은 양립 불가능하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저자는 이것이 진화론에 대한 편협한 해석의 결과라고 지적한다. (6장) 또다른 중요한 도덕적 주제인 인간 본성의 문제는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먼저 본성 혹은 본질이라는 것은 무엇이며, 인간 본성의 존재를 인정했을 때 그것은 어떤 의미를 파생시키는가? (7장) 마지막으로 저자는 소위 말하는 “과학적인” 세계관, 즉 인간사를 포함한 모든 세계 현상이 인과관계로 설명이 돼 있을 뿐만이 아니라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입장을 받아들였을 때 과연 인간이 진정으로 자유롭다고 할 수 있는가 하는 어려운 문제를 다룬다. (8장)

 

저자 르윈스는 위에 제기된 중요한 문제를 다룰 때 마치 자신의 서재에서 독자를 대독하듯 한다. 미리 답을 알려주지 않고 질문을 던져가며 전개해 나가는 이런 대화식 논변에 독자들은 어느 정도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한 예로 저자가 미묘한 논변을 여러 페이지에 걸쳐 펼칠 때 독자는 그 흐름을 잃지 않도록 집중력과 인내심을 가지고 저자와 함께해야 한다. 이런 능동적인 자세로 이 책을 접할 때 기대치 않았던 선물, 즉 저자의 “건조한 유머dry humor”도 음미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급하게 읽어내려가기 힘든 책이기에 빠르게 읽는다면 이 책이 주는 독특한 작은 즐거움을 발견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 책을 단시간에 많은 정보를 채취해내는 식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며 읽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 책을 통해 어떤 주제에 대해 어떻게 “철학적인 사고”를 하는지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특정 주제에 대해 “철학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철학적으로” 답변을 하는 좋은 본보기를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다루어지는 문제의 복잡성과 깊이를 생각했을 때 다시 읽을 마음 자세로 이 책을 읽을 것을 권하고 싶다. 그 경우 독자들은 특정 부분만 다시 읽어도 괜찮을 것이다.


김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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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역습 Idea Ink
우치누마 신타로 지음, 문희언 옮김 / 하루(haru)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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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사람이 줄어드는 세상을 살다 보니 이런 생각마저 든다. 독서는 삶의 필연이 아니라 우연이라고. 좋은 책과의 우연한 만남, 정말 가슴 설레는 일이다. 이 아름다운 우연은 잊힌 책을 다시 세상의 중심으로 불러들인다. 그게 운명을 결정짓는 필연이 된다. 책 한 권이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그들만의 최고의 책으로 남거나 출판시장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거나 또는 어느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는다는 사실은 돈으로 환산될 수 없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느 날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우연이 아니다. 독서가 좀 더 즐거운 만남이 될 수 있는 넉넉하고 여유로운 서점이 많아져야 한다.

 

동네 책방을 운영하는 우치누마 신타로는 ‘책과 사람과 우연의 만남을 만든다’고 믿는다. 책은 읽는 사람의 공감하는 마음이 없으면 그저 어떤 한 사람이 지어낸 시시한 이야기에 불과하다. 책의 운명은 어떤 독자와의 만남의 순간에 정해진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만약 내가 한 권의 책이라면, 누가 나를 집어 드는가 하는 게 내 운명을 결정하는 셈이다. 그러나 책과 서점의 미래는 불길하다. 이미 동네서점들이 문을 닫았으며 몇 안 되는 서점들도 경영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스마트폰과 영상매체에 밀려갈수록 책의 입지가 흔들리고, 특히 학술서적과 교양서적의 판매량 감소추세가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만화책, 수험서 같은 실용서 등이 시장 규모를 키우며 출판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마디로 잘 팔리는 자기계발서와 실용서적만 만들겠다는 출판경향은 ‘지식 전파’라는 출판 본연의 임무를 잊어버린다. 실용서적은 교양서적을 즐겨 읽었던 독자층의 입맛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탄탄했던 독자층이 사라지면 동네서점이 설 자리도 줄어든다.

 

운영난에 허덕이는 서점들은 베스트셀러만 잘 관리하면 불황을 타개할 수 있다는 식의 임기응변에 머물러 있다. 출판이 차지하는 사회적 중요성과 비교하면 그동안 정부와 사회의 관심은 너무 적었다. 일본의 상황도 국내 현실과 너무나도 닮았다. 그렇지만 우치누마 신타로는 꿋꿋이 자신만의 기획을 펼쳐나가면서 동네 책방을 운영한다. 그가 만든 책방 ‘B&B’는 맥주와 책을 파는 서점이다. 책방 이름은 책(Book)과 맥주(Beer)의 첫 글자에서 따왔다. 《책의 역습》은 도발적인 제목이다. 서점의 위기를 바라보는 저자의 자신만만한 심정을 드러낸 것이다. 책 판매에 의존하는 서점들이 수익을 위해 특정 장르의 책이나 베스트셀러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과 달리, B&B는 고객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폭넓은 세계와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특별한 장소다. 책 매출에 매달리지 않기 때문에 서점이 추천하고 싶은 책들을 당당하게 진열할 수 있다. B&B는 개점 이래 매일 거르지 않고 유명 작가를 초청한 강연이나 전문가들과의 대화 등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B&B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이벤트는 고객 유치에 크게 기여한다.

 

우치누마 신타로는 불황이야말로 책을 위한 역습을 시도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라고 말한다. 그가 알려주는 아이디어를 들어보면 ‘아, 이렇게도 책을 팔 수 있겠구나’라는 발상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문득 년째 계속돼 온 서점의 탄식이 다시 음미 되었다. 지금도 간신히 문을 여는 서점들이 책에 의존해 살림을 꾸려가는 현실은 안다. 그러나 이 장기불황에서 탈출하는 궁극적인 방도는 ‘대박의 꿈’이 복권처럼 맞아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달라진 독자의 요구를 간파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책장을 통해 독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세계의 범위가 좁아지는 사태야말로 서점에는 치명적인 문제이다.

 

종이책을 파는 것만이 ‘앞으로의 동네 서점’의 일은 아닙니다. 우선 결정한 것이 매일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 맥주를 비롯하여 음료수를 제공하는 것, 책을 진열한 책장을 중심으로 가구를 판매하는 것, 이 세 가지입니다. (194~195쪽)

 

한 번쯤 ‘동네 가까운 곳에 여가를 보낼 공간이 있었으면...’이라고 꿈꿔본 적이 있다. 어느 때나 이웃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쉴 수 있고, 원하는 교양 강좌를 들을 수 있는 공간. 우치누마 신타로는 책만 팔아서는 이익을 내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고객들이 서점에 들어와서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만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런 변화의 도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의 역할이다. 달라진 독자의 요구를 파악하고 그걸 담아낼 책을 소개하는 데 더 골몰하는 서점이 없다면 독자인식의 변화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동네 서점은 자본력이 달려 이 같은 방식은 언감생심이다. 서점으로서 소중한 것을 지키는 동시에 다양한 수익원을 균형 있게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만 생존할 수밖에 없는 현재의 출판산업 생태계 속에 우리나라 서점들이 역습할 힘이 너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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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7-26 2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딸아이 수학 교재 참고서 확률과 통계라는 책 두권 주문했습니다.
알라딘에서 판매지수 세일포인트가 무려 5만 포인트가 넘더군요.

학습 참고서가 일반 단행본이 5만 포인트면 초히트 책이 될 것이겠죠.

지금 중소서점은 이미 고사당했습니다.

자본이 들어가야하는데 가진 게 없는 사람들이 투자할 여력이 안되고
자본이 있는 사람들은 자본이 모이질 않아서 투자할 생각이 없고....
따라서 책을 낼 사람도 줄어들 것이고...
책 내는 비용이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한.....

맨부커상인가요..이거 받았다고
반짝 한국소설이 상빨로 뜬 적있지만

그저 어떤 상이라는 타이틀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피겨 피자도 모르는데 김연아가 올림픽 우승했다니까 피겨이고,

박인비가 골프우승이니 골프일뿐..

그래도 스포츠는 홍보라는 매리트라도 있어 투자라도 한다지만,
책은 그야말로..,무주공산....

지성이 설자리가 없어지는 이유겠지요...

매년마다.....끝 모를 추락....

그러니 약간만 손해 봤다 생각들면
바로 트렁크 열어서 몽둥이 들고 보복하는
욱 하는 야만성 사회가 되려나 봅니다.ㄷㄷㄷ

cyrus 2016-07-27 16:15   좋아요 0 | URL
포켓몬고 게임이 잘 되니까 정부가 게임 관련 규제 정책을 모두 해제했습니다. 그들의 눈에는 게임 산업이 부흥하면 경제 활성화에 이롭다고 생각했을까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입니다. 게임도 문화 콘텐츠이고, 책도 당연히 문화 콘텐츠입니다. 출판사, 동네서점 그리고 책을 사는 국민들이 도서정가제에 대해서 할 말 엄청나게 많은데, 정부는 출판 사업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아무 2016-07-26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공급률 문제가 생각나기도 해서 마음이 씁쓸하네요. 합의는 되었지만 문제의 근원인 독서 인구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중소서점 중에도 강의나 북토크 같은 행사를 통해 노력하는 중이지만 쉽게 해결될 것 같진 않고.. 대형출판사나 서점연합회에서 독자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하고 있지 않구나라는 걸 이번 사건을 통해서 실감했습니다..

cyrus 2016-07-27 16:18   좋아요 0 | URL
문제점을 정확하게 말씀해주셨습니다. 출판사와 서점연합회뿐만 아니라 책을 사는 우리 소비자들도 불만이 있는데, 왜 소비자들의 입장을 쏙 빼놓고 출판사와 서점연합회끼리만 대립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거기다가 정부는 이 문제에 관심이 없어요.

나와같다면 2016-07-26 22: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에서 위로받고 싶다면 위로받을 준비를 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스스로 책에서 위로를 찾아내야 하기 때문에 준비가 된 사람만 위로받을 수 있어요..
유시민 `공감필법`

cyrus 2016-07-27 16:20   좋아요 0 | URL
유시민 씨가 맞는 말씀을 하셨네요. ^^

쭈니 2016-07-26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어려운 문제인거 같습니다
출판사와 서점이 다 같이 상생하고
독서인구도 늘어나고
다 잘되면 좋겠습니다.

cyrus 2016-07-27 16:22   좋아요 0 | URL
그렇죠. 예전 같았으면 이 책을 쓴 저자의 생각에 동의했지만, 지금 우리나라 현실을 생각하면 점점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이 커져만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동네서점의 미래가 비관적으로 보게 되었어요.

2016-07-27 0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7-27 16:25   좋아요 1 | URL
지금은 동네서점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지만, **님 말씀처럼 마음을 비우고, 다시 한 번 새로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과거에 성공했던 것을 잊지 못하면 변화를 추구할 수 없습니다. ^^

transient-guest 2016-07-27 0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본도 그렇고, 이벤트로 계속 이어가는 것도 무리가 있다고 봐요. 이상북스 같은 경우는 무척 rare한 경우인데, 우선은 주인장이 책도 쓰고, 문화공간도 만들고, 무엇보다 적게 벌어도 하고 싶은 걸 하는 삶을 추구하니까요. 근데, 사실 가게운영하듯 애 기우고 집 사고, 흔히 말하는 중산층생활을 영위하기엔 서점은 노답이죠...요즘처럼 책 안읽는 시대라면. 저는 인문학붐, 강의, 강연도 그렇고 무엇을 해도 사실 다시 책읽기의 붐이 오기에는 세상이 너무 변했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과 게임, 그리고 TV가 없는 세상이라면 모를까...그런데 이 책은 저도 읽고 싶어서 보관함에 담았습니다.ㅎ 요즘 서재활동이 참 지지부진하네요, 전..

cyrus 2016-07-27 16:30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책보다 재미있는 것이 아주 많아서 과거처럼 책의 재미만 추구하는 세상으로 다시 오지 않을 겁니다. 저는 t-guest님의 서재 활동이 뜸하다고 느껴지지 않았어요. 최소 한 달 동안 업데이트가 없으면 서재 활동이 뜸해졌다고 생각해요. 글은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 쓰는 것이 좋습니다. ^^

서니데이 2016-07-27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이 중복이라서 그렇게 더운 모양이예요.
cyrus님 저녁 맛있게 드시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cyrus 2016-07-27 18:51   좋아요 1 | URL
네, 고맙습니다. ^^
 

 

 

 

 

 

원래 이웃으로부터 받은 책은 인증샷 대신에 서평을 남깁니다. 그런데 제가 받은 책은 주제가 어려운지라 읽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릴 듯합니다. 그래서 인증샷으로 마태우스님의 은혜를 널리 알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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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7-25 1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증명 샷은 기록과 가치를 위해서라도 남겨야 하죠.ㅎㅎㅎ멋집니다.

cyrus 2016-07-26 15:52   좋아요 1 | URL
인증샷을 남기지 않아서 선물을 줬던 분이 누군지 잊어버린 적이 있습니다. 이제부터 인증샷을 찍어서 공개해야겠습니다. ^^

blanca 2016-07-25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가 궁금해지네요. ^^

cyrus 2016-07-26 15:53   좋아요 0 | URL
올해 안에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ㅎㅎㅎ
 

 

 

 

 

 

어제 대구 낮 기온은 36도였다. 책판 장터 벼룩시장이 열리는 2.28 공원에 갈까 말까 고민했다. 좋은 책을 만나지 못할 것 같은 불길한 촉이 왔다. 내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 행사가 시작된 지 20분 지난 뒤에 공원에 도착했다. ‘나만의 책 만들기’, ‘수채화 만들기’ 등 아이들을 위한 체험 행사는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중고 책 벼룩시장 진행은 너무 초라해 보였다. 어른 서너 명이 책을 팔고 있었다. 파는 책도 많지 않았다. 하나의 탁자에 책 다섯 권을 진열해서 파는 사람도 있었다. 아마도 이번 벼룩시장에 책을 파는 사람들의 신청접수가 적었던 것 같다. 작년 행사와 비교하면 이번 행사는 민망할 수준이었다. 공원에 가서 받은 것은 부채뿐이었다. 부채에 있는 문구가 내 심정을 표현해주고 있었다.

 

“덥다. 집에서 책이나 읽어야겠다.”

 

대부분 헌책방은 일요일에 문을 열지 않는다. 그냥 집으로 발길을 돌리기가 아쉬워서 알라딘 서점에 갔다. 이번 달부터 ‘알라딘 대구점’이 ‘알라딘 대구 동성로점’으로 이름이 변경되었다. 그곳에 파는 책에 붙어있는 바코드 스티커에 보면 매장 이름이 ‘동성로점’이라고 되어 있다. 주말에는 알라딘 서점에 손님이 많아서 북적거린다. 그래서 이날만큼은 책을 잘 안 사는 편이다. 안 그래도 방학 기간이라서 초등학생들이 많이 찾아온다. 가끔 아이들이 복도 기둥 쪽에 걸터앉아서 책을 읽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기둥 바로 옆에 책장이 있는데 그쪽에 있는 책을 고르고 싶어도 아이들 때문에 가까이 가지 못한다. 아무 데서나 바닥에 앉아 있는 손님이 많으면 그걸 보고 따라 하는 아이들이 생긴다. 심지어 책장과 책장 사이에 앉아있는 아이들도 있다. 넓지 않은 공간에 떡하니 앉아있으면 지나갈 수가 없고, 책을 살펴볼 수가 없다. 아이들의 눈에는 바닥에 앉아서 책을 읽는 것이 편안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산만한 분위기 속에서 책을 고르고 있던 중, 날카로운 목소리가 내 귓가를 찔렸다.

 

“무슨 책을 살 건데?”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려봤다. 바로 내 옆에 선글라스를 쓴 어머니와 중학생으로 보이는 딸이 있었다. 내가 들은 목소리는 어머니가 딸에게 화를 내면서 뱉은 말이었다. 중학생으로 보이는 딸은 스마트폰 화면에 향한 채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부녀가 어떤 상황인지 잘 모르지만, 어머니는 딸이 책을 고르지 못한 것에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어머니가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서 화난 표정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분명 조금 전에 들은 목소리는 화난 상태였다. 어머니는 “무슨 책을 살 건데?”라고 말한 뒤에 이어서 “너 집에 가서 보자!”라고 언성을 높이면서 말했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지나가는 사람들 귀에 다 들릴 정도로 컸다. 

 

어머니가 화를 낸 이유를 추측해봤다. 일단 딸은 어머니와 함께 서점에 왔는데, 자신이 사고 싶은 책을 못 찾았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서점 내부를 두리번거리면서 돌아다녔는데, 그걸 지켜보는 어머니는 딸의 모습이 답답해보였다. 사람이 몰려 있는 곳에 오래 서서 돌아다니면 짜증이 나게 된다. 특히 물건을 구매하지 않고, 계속 머뭇거리는 사람 졸졸 따라다니면 답답해서 화가 난다.

 

내가 왜 이렇게 상상했느냐면, 아주머니가 딸에게 했던 말이 내가 어렸을 때 어머니와 서점에 갔을 때 들었던 말과 닮았기 때문이다. 어머니와 같이 동네서점에 갔을 때, 내가 사고 싶은 책을 못 찾은 적이 있었다. 그때 어머니가 짜증을 냈다. 우리 어머니가 성격이 급하다. 나랑 정반대의 성격이다. 내가 이리저리 책을 꼼꼼히 확인하면서 보는 모습이 느긋하게 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얼른 책을 고르라는 식으로 재촉하곤 했다. 조급한 마음에 아무 책이나 집어오면 “왜 이런 책을 고르냐? 너 이 책 다 읽을 수 있어?”라고 말했다. 그때 어머니의 상기된 표정과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잊을 수 없다. 그 이후로 어머니와 함께 서점에 가지 않는다. 내 몸과 마음은 자연스럽게 혼자서 책을 살펴보는 습관의 중요성을 배웠다.

 

나처럼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책 살 때 절대로 동행하지 않는다. 책을 고르는 방식이 나와 똑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서점에 오자마자 바로 책 한 권을 다 읽지 않는다. 그러면 다양한 분야의 책을 두루두루 돌아볼 수 없다. 나는 서점이나 헌책방에 가면 목차만 확인하기 위해서 적어도 열 권 이상의 책을 본다. 읽는 것이 아니라 훑어본다. 서 있거나 혹은 앉아서 책을 읽는 경우가 없다. 정말 발품을 들면서 책을 찾는다. 그렇게 하면 최소  두 시간 걸린다. 오래 있으면 세 시간이다. 책에 집중하고 있으면 다리가 아프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독서하느라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자세는 건강에 좋지 않다. 오래 서서 다리를 움직이는 것이 허벅지 근육을 단련하는 간편한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날씨에 상관업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책을 찾는 일은 정말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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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7-25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도 덥던데...
그런 중고샵이나 동네 도서관이 낫지 않을까 싶어.
36도면 진짜 더웠겠다. 그런데 36도나 33도나
덥기는 마찬가지 같아.
밤에라도 잘 잤으면 좋겠는데 열대야는 정말...ㅠㅠ

cyrus 2016-07-26 15:58   좋아요 0 | URL
도서관이 짱입니다. 에어컨 대신에 대형 선풍기 세 대 돌리는데, 정말 시원합니다. 주말에는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요. 전기세 때문에 집에 있는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안 켜요. 그래서 밤에 바닥에 이불 안 깔고 자요. 아직까지 열대야 때문에 괴로운 적 없습니다. ^^

yureka01 2016-07-25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고를 때..사진 찍으로 갈때..쇼핑할때...가급적 동행없이 가고 싶더군요....뭐 대구 날씨야 좀 덥네 라며 ....덤덤하더군요.ㅎㅎㅎ

cyrus 2016-07-26 16:01   좋아요 0 | URL
다른 지역에 최고 기온이 나오면 아쉬워요. ^^

지금행복하자 2016-07-26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해야 더 즐거운 일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영화나 드라마도 혼자봐야 재미있어요 ㅎㅎ 취향들이 다들 워낙 달라서요~

cyrus 2016-07-26 16:04   좋아요 0 | URL
영화나 드라마를 친한 사람과 함께 보는 건 좋은데, 최악의 상황은 같이 보는 사람이 말 많으면 정말 짜증나요. 가끔 옆에서 스포를 한다던가, 줄거리를 자꾸 물어보는 사람이 있어요. 그리고 시청하면서 감탄사를 혼잣말처럼 하는 사람도 있어요. ^^;;

레삭매냐 2016-07-26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이 항상 없기 때문에 중고서점에 가는 건
좋아하지만 예전처럼 오래 있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램프의 요정 중고서점을 자주 찾습니다.
아무래도 스택이 잘 되어 있다 보니 빠른 시간내
에 책을 찾을 수가 있거든요. 기존의 헌책방들은
스택이 잘 되어 있지 않다는 단점이자 장점이 있
지요. 후자는 약간 보물찾기하는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지난 주에는 우연히 들렀다가 목표를 정
하지 않고, 수키 김의 절판된 책인 <통역사>를
찾았내요. 정말 새 책 같아서 더 기분이 좋았답니다.

cyrus 2016-07-26 16:16   좋아요 0 | URL
맞아요. 헌책방을 가면 보물 찾는 기분이 들어요. 중고서점은 진열된 책이 뭐 있는지 미리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아요. 그런데 정말 원하는 책을 정하지 않고, 중고서점이나 헌책방에 가면 신기하게도 뜻밖의 책을 만납니다. ^^

마녀고양이 2016-07-26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좋아하는 것을 할 때는 혼자가 속 편하고, 완전하게 즐길 수 있죠.
책 고르기, 책 읽기, 전시회, 영화관, 심지어 음식을 먹는 것까지도. ^^

그리고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면
온전히 사람에게만 집중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그나저나 ˝무슨 책을 살 건데˝ 소리 지른 어머니와 그 말을 듣고 있는 딸... 답답하네요.

cyrus 2016-07-26 16:16   좋아요 0 | URL
마고님은 코알라 양이랑 서점에 같이 가나요? 마고님은 코알라 양 책 다 고를 때까지 책을 읽고 계실 것 같아요. ㅎㅎㅎ

가끔 서점에 가면 자녀가 고른 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화를 내는 부모를 보면 괜히 지켜보는 제 마음이 찡하더라고요. 부모의 성난 모습을 본 아이는 부모와 함께 서점가는 일이 두렵게 느껴질 거고, 책을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사람과 같이 있을 때는 급한 상황 아니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지 않으려고 합니다.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면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대충 듣는 태도는 별로예요.

마녀고양이 2016-07-26 18:08   좋아요 1 | URL
저희 모녀는요,
거꾸로 되어서 제가 책을 고르고 미적대고, 코알라는 가자고 졸라댄답니다. ㅋㅋ

transient-guest 2016-07-27 0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서점은 혼자가는 걸로...ㅎㅎ 저도 느긋하게 저만의 시간을 갖는 걸 더 좋아합니다. 일행이 있으면 서점은 책보는 곳이 아니고 카페에서 수다떨고 커피마시는 공간이 되어버려요...물론 그것도 재미있지만요.

cyrus 2016-07-27 16:32   좋아요 0 | URL
역시 책 좋아하는 분들 대부분은 서점에 혼자 가는 것을 좋아하는군요. 동질감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