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과 문학에 나타난 그로테스크
볼프강 카이저 지음, 이지혜 옮김 / 아모르문디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 그로테스크하다 '

  

 

 


프란시스코 고야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1821년
 

 

 

 

이 그림을 보게 되는 순간, 어떤 느낌이 들었는가? 

흡사 오랫동안 굶은듯한 야인(野人)이 간만에 포식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지만 그림 속 야인이 손에 쥔 채 먹고 있는 것은 산짐승이 아니라 사람이다.   그리고 저 그림 속 야인의 저 광기어린 두 눈을 보라!   이 그림을 처음 본 관객 입장에서는 식인종을 그린 그림 또는 정신적으로 정상이 아닌 사람이 그린 그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이 그림은 스페인의 프란시스코 고야가 자신의 '귀머거리 집' 에서 그렸던 연작 벽화 [검은 그림] 중 하나이다. 그림 속 야인은 고대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시간의 신 사투르누스를 그린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 크로노스(Kronos) ' 라고 불리우며 올림포스의 주신 제우스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사투르누스에게는 우리에거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는 제우스와 그의 아내인 헤라, 저승의 신 하데스, 바다의 신 포세이돈 등 6명의 자식을 두고 있었는데 사투르누스는 자신의 자식으로부터 지배권을 빼앗긴다는 예언에 미쳐버린 나머지 태어난 자식들을 잡아 먹는(!) 만행을 저지른다.  저 그림이 바로 신화 속 사투르누스의 잔인한 행위을 고야가 표현했던 것이다.  

관객을 바라보고 있는 그림 속 사투르누스의 부릅뜬 두 눈은 광기를 내뿜으며 자신이 저지르고 있는 끔찍한 행위에 대해 인식조차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림 속 사투르누스의 모습이 더욱 음울하고 괴기스럽게 느껴진다. 

 
나름 교양 좀 있다는 사람들은 고야의 그림을 보면서 얻은 인상을 ' 그로테스크하다 ' 라고 표현할 것이다.  ' 그로테스크하다 ' 라는 말에는 그림에서 드러나고 있는 사투르누스의 괴기스러움을 뜻하고 있다.


 

  그로테스크란 무엇인가? 

독일의 문학비평가 볼프강 카이저(1906~1960)가 쓴 <미술과 문학에 나타난 그로테스크>(1957년)는 그로테스크라는 하나의 예술적 양시을 개념으로 정립하고 그 의미를 역사적으로 탐구한 최초의 책일 것이다.   

 

 

 

볼프강 카이저가 태어나기 전에 19세기 독일의 철학자 카를 로젠크란츠<추의 미학>(조경식 역, 나남, 2008)에서 추를 미학에서의 필수적인 요소로 접근하였다.  그리고 예술사 속에서 추의 개념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움베르토 에코<추의 역사>(오숙은 역, 열린책들, 2008)을 통해서 광범위한 추의 미학을 정립하려고 하였다.  

임마누엘 칸트는 추의 개념 중에서도 구토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곧 미적 형상화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추가 미적 형상화를 거부하는 경우 일반적인 미의 개념에 반하는 것으로 성립되는데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그로테스크 역시 미적 형상화를 거부하는 반미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로젠크란츠와 에코가 다루고 있는 추와 그로테스크는 서로 의미가 일맥상통하면서도 엄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추는 미에 대립되는 미적 범주라고 한다면 그로테스크는 개별적 표현양식이다.     

15세기 이전에는 그로테스크는 문자, 식물, 기하학적인 모티프가 어울려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아라베스크 양식과 동등한 의미로 사용되었으며 16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새로운 예술양식으로서의 그로테스크라는 명칭이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루카 시뇨렐리 <단테 (오르비에토 대성당 프레스코화)> 1499~1504년
 

 

 

 


루카스 킬리안 <그로테스크 문양> 1607년
 

 

' 그로테스크 ' 는 르네상스 시대의 사람들에게 유희적인 명람함이나 자유로운 환상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질서가 파괴된 세계와 대면할 때의 긴장감과 섬뜩함 또한 의미했다.  사물, 식물, 동물, 인간의 영역에 대한 명확한 구분도, 정역학의 질서, 대칭의 질서, 자연스러운 크기의 질서도 사리지고 있다.  

 - <미술과 문학에 나타난 그로테스크> 볼프강 카이저, 아모르문디,  

1장 [그로테스크: 실재와 용어] pp 45~46 -  

   

그로테스크는 15세기 미술 양식 중의 하나로 그 의미가 두드러지기 시작했는데  공상의 생물, 괴상한 인간의 형상, 꽃 ·과일 ·촛대 등 일상적인 사물을 복잡하게 결합시킴으로써 형성된 일종의 괴기취미의 유행에서 유래되었다.  

몽테뉴가 자신의 에세이에서 ' 괴이한 것들, 잡다한 형상에서 따온 조각들을 짜깁기한 것 ' (pp 51)이라고 그로테스크를 표현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의 현상과 질서에 반하는 왜곡된 형태의 예술양식으로 일반화되었다.  

  

 

  그로테스크 개념의 확장  

그러나 유럽에서는 그로테스크라는 단어가 통상적으로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 기이함, 부자연스러움, 익살맞음, 우스움 ' 등으로 매우 광범위한 의미가 내포되어 이에 대한 확고한 본질의 의미가 제대로 부여되지 않았다.  이렇다보니 예술 비평가들은 그로테스크를 예술을 자연의 모방으로 보는 원칙에서 벗어나 있으며 예술가의 주관적인 상상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다소 냉대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로테스크 양식은 기존의 예술 관념에 반하는 천박하고 저급한 의미를 담고 있었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그로테스크는 단순히 장식 명칭의 용어에서 벗어나 점차적으로 그 의미가 확장되기 시작하였는데 그로테스크 양식이 관찰자에게 발휘하는 심리적 영향력의 효과를 최초로 언급, 분석한 인물은 18세기 때 캐리커처 이론가로 활동했던 크리스토프 빌란트였다.  

빌란트는 순전히 화가의 상상력에 의해 창조된 캐리커처를 하나의 유형으로 예를 들면서 초자연적이고 모순된 형상을 통해서 관찰자로 하여금 조소와 혐오감, 충격을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함으로써 그로테스크의 효과를 정확히 짚어 냈다.   

그리고 빌란트는 그로테스크 예술을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 화가로 피터르 브뤼헐로 손꼽았다.  

16세기에서 17세기 때 수많은 화가를 배출했던 화가 일가가 네덜란드의 브뤼헐 일가이다. 농민의 생활 모습이 그려진 그림을 남겨서 ' 농민의 브뤼헐 ' 이라는 별명이 붙여진 대(大) 피터르 브뤼헐(1525?~1569),  지옥의 장면을 묘사한 그림을 그려서 ' 지옥의 브뤼헐 ' 이라는 별명을 가진 소(小) 피터르 브뤼헐(1564?~1638)까지 오늘날에도 많이 알려져 있다.  특히 브뤼헐 일가의 그림들 중에는 같은 장면을 그린 묘사한 그림이 많아서 오늘날까지도 누가 그린 것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이다.

 

 


 

피터르 브뤼헐 <죽음의 승리> 1559년

 

 


 

피터르 브뤼헐 <죽음의 승리> 일부
 

   

 ' 냉정한 관심 ' 이라는 표현처럼 브뤼헐은 인간의 일상이 생경한 것으로 변모하는 광경을 통해 뭔가를 가르치거나 경고하거나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려 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 세상을 불가해하고 모호한 세계, 우스꽝스럽고 경악스럽고 소름 끼치는 세계로서 그리고 있을 뿐이다.  

 - 같은 책, 2장 [그로테스크 개념의 확장] pp 68 -

  

  


 

피터르 브뤼헐 <네덜란드 속담> 1559년
 

  


 

피터르 브뤼헐 <네덜란드 속담> 일부 - " 악마에게 고해성사를 하다 "

  

브뤼헐은 언어 속에 감춰진 섬뜩함을 그림으로 재현했는데, 다양한 속담의 내용을 [네덜란드 속담]에 모아 담음으로써 혼란한 세계상을 그려 낸 것이 그 예이다. 감상자는 그림을 훑어보며 처음에는 조소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림의 한가운데, 정확히 작은 성당의 바로 아래 지점(혹은 이 누각 역시 교회 건물의 일부는 아닐까?)에 이르면 상황은 달라진다.   ' 악마에게 고해성사를 하다 ' 라는 네덜란드 속담이 묘사된 부분이다.  도시를 찾은 농부가 고해 신부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장면인데, 자세히 보면 고해 신부가 아니다. 그렇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진 악마의 모습을 하고 있지도 않다.  괴상한 얼굴에다 머리카락이라기보다 건초다발에 가까운 머리털을 가졌으며 머리에는 뿔인지 나뭇가지인지 모를 무너가가 돋아나 있는 괴물일 뿐이다.  

 - 같은 책, 2장 [그로테스크 개념의 확장] pp 69 -

  

피터르 브뤼헐은 이전에 지옥을 묘사한 그림으로 유명한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화풍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브뤼헐은 제단화로 대표되는 기존의 종교적인 회화의 틀에서 벗어나 지옥의 세계를 자신만의 양식으로 표현하였다.  

브뤼헐이 창조한 괴기하게 짝이 없는 비현실적인 세계는 당시 기독교적 사상에서 통용되던 무시무시한 지옥의 모습이 아닌 어떠한 이성적, 감정적 해석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모순적 그로테스크를 유발하고 있다.   

 

 

 


빅토르 위고 (1802~1885)

   

그로테스크 개념에 대한 의미 확장의 과정은 낭만주의 시대까지도 이어지게 된다. 여전히 그로테스크는 ' 괴기스러움 ' 과 ' 익살스러움 ' 라는 의미가 동시에 포함되는 형식으로 사용되었지만 프랑스의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소설가 빅토르 위고는 그로테스크는 광범위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괴기스러움을 그로테스크의 핵심으로 간주했다.

 

 


 

헨리 퓨젤리(퓌슬리) <맥베스와 세 명의 마녀들>
 

 

그리스 신화의 에우메니데스(복수의 여신)보다도 <맥베스>에 나오는 마녀가 훨씬 더 섬뜩하다. 

  - 빅토르 위고,  같은 책, 제3장 [낭만주의 시대의 그로테스크],  pp 103에서 인용 -  

  

그리고 그로테스크의 진정한 의미를 담고 있는 '희곡' 을 탄생시킨 작가로 윌리엄 셰익스피어를 가리켰다.  위고는 셰익스피어를 비극과 희극, 전율과 공포이 담긴 ' 드라마 ' 의 소유자로 평가하였으며 볼프랑 카이저 역시 예술가들 중에서도 그로테스크를 비극과 희극에 결합시킨 위대한 작가로 셰익스피어를 손꼽고 있다. 
 

 

  

  현대의 그로테스크   

20세기에 이르러 세기말에 대한 유럽의 공포와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접하게 되면서 예술에서의 그로테스크는 한층 더 다양해지기 시작하였다.  

문학계에서는 아르투로 슈니츨러그로테스크 연극이라는 새로운 문학양식을 창조하였으며 독자들에게 괴기스러움과 섬뜩함의 정서를 전달하는 소설을 창작하는 공포소설가들이 등장하였다.  

예술계에서는 무의식의 세계 내지는 꿈의 세계의 표현을 지향하는 초현실주의의 등장으로 이성의 지배를 받지 않으면서도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드러나게 하는 공상, 환상의 세계를 다룬 작품들이 탄생되었다.  

특히 볼프강 카이저는 그로테스크의 의미가 연상되게 하는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예술가로 조르지오 데 키리고, 막스 에른스트, 이브 탕기 그리고 살바도르 달리를 예로 들고 있다.  

 

 


 

조르지오 데 키리코 <어느 날의 수수께끼> 1914년
 

  

 


조르지오 데 키리코 <사랑의 노래> 1914년
 

 

키리코의 작품에서도 우리는 다양한 영역, 즉 기계적인 것과 생물적인 것이 혼합되면서 지금껏 익숙하던 세계의 질서가 파괴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두드러지는 것은 바로 시간적으로 이질적인 요소들의 혼합이다.  이는 인간의 시간 질서를 통째로 뒤흔든다.  고대의 조각상이현대 일상의 흔해 빠진 도구들과 나란히 놓여 있거나 르네상스 건축물 위로 공장의 굴뚝이 솟아 있는 모습을 보면 역사적 유산에 대한 현대인의 의식이 흔들릴 지경이다.  

 - 같은 책, 5장 [현대의 그로테스크] pp 281 -

 

 


 

살바도르 달리 <내란의 예감 (삶은 콩으로 만든 부드러운 구조물)> 1936년
 

 

달리의 작품에서 통일성이나 소재가 지닌 독자적 특성을 사라지고 없다.  왜곡되고 뒤틀리고 분해된 형상, 구역질나고 혐오스러운 형상이 의도적으로 ' 사진처럼 사실적으로 ' 묘사된 광경은 감상자가 그림 앞에 오래 서 있기도 힘들게 만든다.   

 - 같은 책, 5장 [현대의 그로테스크] pp 282 -

  

카이저는 네 명의 화가들의 표현 양식은 우리가 접하는 사물과 현상 간의 익숙한 관계를 파괴함으로써 생경한 세계를 창조하여 관객에게 불길한 감정을 전달하는 효과를 취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특히 막스 에른스트의 그림에는 르네상스 시대의 그로테스크 장식미술의 양식과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그림이 연상시키고 있다고 평을 내림으로써 그로테스크의 역사적, 예술적 가치의 힘이 20세기에도 여전히 발휘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삶에 대한 공포가 만들어낸 그로테스크의 시대  

<미술과 문학에 나타난 그로테스크>는 볼프강 카이저가 영면하기 3년 전에 집필한, 지금으로써 50여 년 전에 쓰여진 것이다.  그렇다보니 그로테스크의 발전 과정에 대한 역사적 범위가 한정적일 수 밖에 없으며 비평가답게 문학 작품의 텍스트를 다루는 내용에서는 전문적인 비평문을 보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게다가 저자가 독일 태생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 책에서 언급되는 다양한 문학 작품의 텍스트들은 국내 독자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작품들은 국내에 아직 번역되지 않은 것들이 많다) 

그리고 문학을 전문적으로 비평하는 그가 회화 예술에서의 그로테스크도 다룬다는 점에서 그의 연구와 분석을 높이 평가할만한 일이지만 화려한 도판을 담지 않은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원서 자체가 빽빽한 글자로 이루어진 형태로 출간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나마 국내 번역본에는 책 첫머리에 책에서 언급되는 몇 점의 미술 작품들이 실려 있다.  하지만 다양한 그로테스크 예술을 제대로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에게는 만족감을 주기에는 부족하다.  

하지만 미술과 문학에서 사용되어지는 그로테스크라는 개념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다룬 책이라는 점 그리고 아직 그로테스크라는 예술적 양식이 생소한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다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하다.    

그리고 이 책은 단순히 그로테스크 양식을 소개하는 책이 아닌 곧 현실에서 실현될 그로테스크의 세계 속에 살아야하는 후세의 독자들에게 의미심장한 진리를 전달하고 있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신이 내려준 형벌이라고 여겨지던 흑사병의 유행에 유럽 전역이 두려움을 떨어야했고 19세기의 시대가 접어들기 시작하는 세기말에는 세상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사회적인 감정으로 유행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20세기에는 두 차레의 세계 대전을 통해서 전쟁의 참상을 인류는 경험해야했다.  

 

그로테스크의 세계는 현실세계인 동시에 현실세계가 아니다.  그로테스크가 조소와 더불어 섬뜩함을 유발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에게 친숙한, 고정된 질서에 따라 움직이던 세계가 여기서 무시무시한 힘에 의해 생경한 것으로 변하고 혼란에 휩싸이며 모든 질서 역시 무너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로테스크의 창작은 현세에 깃들어 있는 악마적인 무언가를 불러내고 그것을 정복하는 일이다.

 - 같은 책, pp 71~72, pp 309 -

 

불확실한 변화의 세상을 경험한 인류는 자연스럽게 삶에 대한 공포를 형성하게 되었고 공포를 유발하게 만드는 생경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그로테스크라는 악마적이면서도 괴기스러운 형식이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로테스크의 세계를 정의한 볼프강 카이저의 말대로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여전히 그로테스크하다.

신자유주의의 광풍에 휩싸여 경쟁 체제 속에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온갖 비인간적인 죄악이 동원되고 있으며 안정적으로 돌아가던 경제가 한순간에 붕괴되어 혼란의 정국에 치닫게 되는 나라도 있다.   수많은 인명 살상을 낳게 만드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핵무기 사용에 대한 두려움에 무던해졌으며 언제 터질지도 모르는 화약고 같은 세상.   평화롭기만한 세상의 중심 한가운데 무시무시한 핵폭탄 한 발이 투하되는 동시에 지구 속 세상은 한순간에 모든 질서가 무너질 것이며 그림으로만 보던 지옥의 모습이 현실 속에서 이루어질지도 모른다.    

이 세상이야말로 그로테스크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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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6-28 2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저 이미지들은 어디서 구하셨습니까? 대단해요!
글치 않아도 알라딘 평가단 예술분야 책 중 하나가 이건데
잘 읽을 수 있을까? 심히 걱정이 되더군요.
뭐 시루스님만큼 리뷰 잘 쓸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예습은 톡톡히 되는 것
같습니다.
서평단 책들이 어려워 갈등하는중이라능...ㅜ

cyrus 2011-06-29 12:00   좋아요 1 | URL
이 책이 신간평가단 도서라구요,,? ㅎㅎ
저는 겉표지와 내용만 보고 바로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읽었어요.
그런데 생각했던거보다 도판이 많이 실려 있지 않은데다
책에 언급되고 있는 문학작품들이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게 많아서
생소했어요. 문학 관련 내용은 좀 지루하더라구요.
그나마 미술 관련 내용은 읽어볼만했어요. 본문 내용 중간에
흑백 도판이라도 실려 있었다면 좋은 책이었을거에요 ^^

stella.K 2011-06-29 13:14   좋아요 1 | URL
그런데도 별이 4개라닛...!
이거 넘 후한 거 아닙니까?
평가단 가면 갈수록 실망스러워 보입니다.
제가 뭐 읽을 책이 없어서 평가단 하는 것도 아니고.
지난번에 한번 입바른 소리 했는데, 또 할 수도 없고
암튼 갈등이어요.ㅜ

책 잘 받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제 육필이 좀 괴발세발이죠?
테이핑도 매끄럽지 않고.
제가 좀 그렇습니다.ㅜㅋㅋ
그래도 책 만큼은 즐독하시길!^^

2011-06-29 1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맥거핀 2011-06-29 15: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왠지 올려놓으신 그림들을 보아도, 별로 충격이 오지 않으니..제가 뭔가 이상해진 걸까요? 어쩌면 말씀하신대로 현실 자체가 워낙 '그로테스크'해져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에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현실에서 계속 일어나니까요..현실이 워낙 그로테스크해서 때로는 아주 평범한 작품이 도리어 그로테스크하게 느껴지기도 하구요. 알 수 없는 세상입니다.
흥미를 느끼게끔 잘 쓰셔서 긴 글인데 후딱 읽었네요.^^

cyrus 2011-06-30 13:13   좋아요 1 | URL
그렇죠. 저도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앞날이 불안한 세상을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잔인한 장면이나 사건에도 무덤덤할 뿐이니,,
아이러니합니다.

아이리시스 2011-06-30 18: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야는 늘 그림이 저러니 그런가 보다,하다가 점점 내려하면서 헉. 저는 겁도 많으면서 겁없는 척 무서운 거 다 읽고 다 보고 꼭 후회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책 진짜 꼭 봐야겠어요. 문학부분 지루하다 하시니 걱정이 살짝^^

2011-07-01 15: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드와 마들렌

 

  

 

 

 

 

 

   

 

지난 주 독서모임을 위해서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을 재독하게 되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사춘기 시절을 겪게 되는 제롬과 알리사가 서로 간에 느끼게 되는 사랑 감정의 서정적 묘사를 눈여겨 보지 못했다.   

이들의 애틋한 사랑보다는 제롬과 알리사의 사랑보다는 청교도적 금욕주의라는 종교적 교리를 내세워 자신보다 나이 어린 사촌동생 제롬의 구애를 여러 번 거절하는 알리사의 ' 돌성녀 '(?) 와 같은 이미지가 내 머릿속에는 제일 강하게 자리잡았다.   그래서 독서모임을 위해서 <좁은 문>을 다시 읽기에는 썩 내키지 않았다.   이미 이들의 사랑이 어떻게 끝났는지 알고 있었고 알리사를 향한 ' 좁은 문 ' 에 들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제롬의 모습이 읽는 내내 무척 안쓰러웠기 때문이었다.  

소설의 제목이 신약성서의 누가복음 속 문장인 '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 ' (13장 24절) 에서 따온 것은 너무나도 유명한 사실이다.  <좁은 문>에는 성서 속 문장이 자주 인용되기도 하며 제롬과 알리사는 청교도적 교리가 강조되는 가정에서 자랐다.   실제로 <좁은 문>은 작가인 앙드레 지드가 유년 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쓴 소설인데 제롬이 앙드레 지드의 소설 속 분신이라고 하면 알리사는 그의 사촌누이이자 부인인 마들렌 롱도인 것이다.  

 


 

노르망디 퀴베르빌에 위치한 앙드레 지드와 마들렌의 묘

 

지드가 26살이 되던 해인 1895년에 자신보다 두 살 연상인 사촌누이 마들렌 롱도와 결혼을 하게 되는데 그들의 행복한 결혼 생활은 오래 가지 못했다.  

<좁은 문>의 제롬처럼 지드가 정신적으로 유약했던 것도 있었지만 어린 시절 때 영향을 받은 청교도적 사상은 성인이 된 지드의 결혼 생활에 걸림돌이 되었다.  지드와 마들렌은 평생 정신적인 사랑을 추구하는 백색결혼 상태로 지내게 되었다.   결국에는 이들 간의 관계는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하게 되었고 1914년부터 지드는 파리에, 마들렌은 1938년에 사망할 때까지 노르망디 교외에 위치한 작은 마을인 퀴베르빌에 따로 지냄으로써 24년 동안 별거 생활을 해야했다.   

 

 

   마들렌을 향한 지드의 소심한(?) 경고

재미있는 사실은 <좁은 문>은 지드와 마들렌이 결혼하고 난 뒤인 1909년에 발표되었다. 실제로 지드는 마들렌을 향한 연정 끝에 결혼을 하게 되었지만 정작 <좁은 문>에서는 제롬과 알리사는 끝내 사랑의 결실을 맺지 못했다는 점이다.  

<좁은 문>이 창작되기 이전에 지드와 마들렌의 사랑의 감정은 이미 식어가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 어쩌면 지드와 마들렌은 제롬과 알리사처럼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였을지도 모르겠다.

정작 지드 자신은 자신보다 두 살 많은 사촌누이와의 결혼이라는 인생의 ' 좁은 문 ' 을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분신인 제롬에게는 ' 좁은 문 ' 을 통과하지 못하게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좁은 문> 초판 당시, 첫 페이지에는 ' 마들렌에게 ' 라는 짤막한 헌정 문구가 적혀 있다.  

이 짧은 헌정 문구에는 결혼하기 전의 연애 감정이 사라져버린 마들렌을 향한 지드의 무언의 경고가 담겨져 있다.   결혼을 하여 부부 관계가 성립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들렌은 알리사처럼 눈에 보이지 않은 절대적인 존재인 신의 사랑을 여전히 추구했던 것은 아닐까?       

지금도 지드가 알리사를 통해서 맹목적인 종교 심취를 비난한 것인지 아니면 알리사의 종교적 자기희생을 강조하는 것인지 집필 의도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만약에 지드가 전자의 의도를 가진 상태에서 작품을 구상했다면 작품 속 짧은 헌정사를 통해 마들렌에게 경고를 보내는 지드의 행동이 소설 속 제롬 못지않게 소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롬은 초식남이다 

독자는 <좁은 문>의 내용을 토대로 지드와 마들렌의 실제 결혼 생활에 투영하여 소설 속 알리사의 행동을 비판하는 관점을 취할 수도 있겠지만 제롬과 알리사가 사랑의 결실을 이루지 못한 직접적인 원인을 단순히 맹목적인 종교에 빠져버린 알리사의 책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제롬 역시 청교도적 교리가 지배하는 가정에서 태어났기에 알리사와의 사랑을 지극히 주관적이면서도 맹목적인 플라토닉 러브로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내가 아직 어린 나이였다고는 하지만 사랑이라는 말을 입에 담고, 사촌 누이에게 느끼는 감정을 그렇게 부른 것이 잘못된 일일까?   그 뒤로 내가 겪은 어떠한 감정도 사랑이라는 이름에 이보다 더 합당하다고 여겨지는 것은 없었다.  그뿐 아니라 육체적인 욕구로 인해 더욱 뚜렷하게 정서적 불안을 겪을 나이가 되었을 때조차도 내 감정은 본질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  이를테면 아주 어려서 오로지 그녀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를 바랐던 마음보다 더 직접적으로 그녀를 소유하고 싶다는 열망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나는 공부, 노력, 경건한 행동 따위의 것들을 모두 맹목적으로 알리사에게 바쳤다. 

 - 앙드레 지드 <좁은 문> 펭귄클래식코리아, pp 34 -

 

그리고 알리사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제롬은 그녀를 쉽게 못 잊어한다.  

 

" 오빠는 훌륭한 가장이 될 거예요! "    쥘리에트가 웃어 보이려고 애쓰며 말했다. 

" 결혼은 언제 하려고 그러고 있는 거예요? " 

" 이런저런 일들을 잊게 되면 ..."      그녀의 얼굴이 빨개지는 것이 보였다. 

" 오빠가 얼른 잊어버렸으면 하는 게 뭔데요? "  

" 언제까지나 잊고 싶지 않은 것. "  

  

 - 같은 책, pp 204 -  

   

제롬은 알리사가 이 세상에 없다는 현실을 인식하면서도 여전히 그녀의 존재 그리고 유년시절 때의 사랑을 영영 못 잊고 있다.  

한 때 제롬을 좋아했던 알리사의 여동생인 쥘리에트는 언니를 잊지 못하는 제롬의 모습에 대해서 탐탁치 않게 여긴다.  

 

 " 그럼 오빠는 희망 없는 사랑을 그렇게 오래도록 마음속에 간직할 수 있다고 믿는 거예요? " 

 " 그래, 쥘리에트. " 

 " 그걸 간직한 채 하루하루 숨 쉬고 살아갈 수 있다는 거군요? "  

   

  - 같은 책, pp 205 -  

 

알리사라는 희망의 부재 속에서도 제롬은 그녀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다.  

<좁은 문>에서의 알리사를 향한 제롬의 마음은 ' 인내 ' , ' 기다림 ' 이라는 단어로 압축 표현할 수 있다.  

제롬은 학업과 군 복무 생활을 하게 되는데 그 기간동안에 제롬과 알리사는 오랫동안 떨어져서 지내야만 했다.   두 사람에게는 사랑 감정의 끈을 이어질 수 있는 유일한 매개체는 편지다.   

제롬은 자신에게 처한 학업과 군 복무라는 생활이 인내를 수반하는 알리사를 향한 ' 좁은 문 ' 의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알리사에게는 제롬과 떨어져지내는 상황을 견디기가 무척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알리사도 천상 여자다.  자신의 곁에 존재하지 않는 제롬의 부재가 길면 길어질수록 그녀의 마음은 더욱 혼란스러워지고 절박해졌을 것이다.  

 

네가 불안해할까 봐, 내가 너를 얼마나 기다리는지 말을 꺼내기가 두려워, 너를 다시 만나는 날까지 참고 견뎌야 하는 하루하루가 내게는 너무도 힘겹고 고통스럽게 느껴져. 아직도 두 달이나 남았다니!  너와 떨어져 지낸 그간의 시간보다도 훨씬 더 긴 것 같아!  기다리는 지루함을 달래보려고 온갖 시도를 다 해보지만 그저 터무니없는 임시방편으로만 여겨져서 아무 것에도 마을을 기울이지 못하겠어.  

 - 같은 책, 알리사의 편지 내용 일부,  pp 120 -

 

국방의 의무를 위해서 군대로 떠나보내야만 했던 연인을 그리워하다가 끝내 고무신 거꾸로 신어버리는 여성의 심정처럼 알리사는 스스럼없이 기댈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제롬의 부재 속에 살아가는 삶이 버거웠을 것이다.    

끝내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알리사가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존재를 제롬이 아닌 자신에게 종교적인 영감을 제공한 보이지 않는 절대적인 존재, 즉 신으로 전향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결국 제롬과 알리사, 이들의 사랑은 애초부터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이었다.   

제롬은 교회 목사가 낭송하였던 '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 ' 라는 성경 속 구절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자신의 사랑이 이루어질거라 단정지어 버렸다.  제롬 역시 청교도적 사상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했으며 무엇보다도 제롬과 알리사와의 관계가 소원해지게 되는 결정적인 원인이 제롬의 부재 속에 겪어야했던 알리사의 정신적인 고통이었다.   제롬은 알리사의 뜻 깊은 심적 고통을 알지 못한 채 오로지 그녀의 종교 심취를 못마땅하게 여긴 채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강요적으로 설득시켰다.       

자신은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서라면 참고 기다릴 수 있다고 해도 상대방의 진심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사랑을 강요하는 자세는 이별이라는 관계의 상처를 입히게 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순진하기 짝이 없는 ' 초식남 ' 제롬은 그런 중요한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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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1-06-27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드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이지만 전 책을 읽은 적이 없는 무례한 독자이기도 하지요. <좁은 문>은 항상 그렇게 저에게는 다가가기가 힘든 소설이었어요. 시루스님 덕분에 마치 읽은 듯한 착각이 드네요. ^^

사랑과 종교의 열정, 이 둘이 서로 복합적으로 엉키고 섞이는 것인가요? 이 소설은 참 어렵다고 느껴지네요. 그래도 시루스님의 차근 차근한 리뷰로 감을 잡을 수는 있어서 좋아요. 역시나 전 참 무례한 독자에요. 비도 그친 것 같아요. ^^
오늘도 일빠!! ㅋ

cyrus 2011-06-28 11:59   좋아요 0 | URL
처음에 읽었을 때는 내용이 전반적으로 종교적 색채가 짙게 깔려 있다보니
어렵게 읽혀졌어요.

루쉰님 말씀대로 소설 속 여주인공인 알리사는 사랑과 종교의 열정 속에
갈등하는 인물로 그려져 있어요. 내용면에서 어렵게 느껴지지만
읽고 난 뒤에는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안겨주는,, 독자들에게
진지함(?)을 안겨주는 소설인거 같습니다.

오늘 대구에 장맛비가 올 줄 알았는데,, 날씨가 참 좋네요. ^^

stella.K 2011-06-28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테스'를 조금씩 다시 읽고 있는데(문학동네 판)
확실히 옛날 서양 고전은 요즘 문학과 정말 많이 달라요.
기독교 사상이 강하고, 순결 사상 또한 강하죠.
그러니까 또 새로운 읽는 맛이 나던데요?
그걸 금욕주의라 말하는 것도 어찌보면 반금욕주의에서 보는
시각일도 있을 것 같아요.
전 아주 강한 금욕주의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의 금욕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혼탁하고 온갖 쓰레기가 난무하는 걸 보면...
앙드레 지드. 문학의 구도자 같지 않습니까?
요즘 부쩍 고전을 붙들어야겠구나 싶어요.^^

cyrus 2011-06-28 12:01   좋아요 0 | URL
<테스>도 그런 작품이군요. 그런데 정말로 <좁은 문>을 한 번도
아닌 재독을 하게 되면 새로운 느낌이 나더군요.
저도 어느 정도의 금욕은 필요하다고 봐요. ^^

아이리시스 2011-06-30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묘가 너무 예뻐요. 묘마저 찾아오는 작가들의 삶. 부럽고도 오싹해서 아이러니해요. [좁은 문]은 저도 좋아하는데, 한동안 필사의 욕망이 강하게 들었지만 안했어요, 아하하.

지드의 [전원교향악]도 좋대요. (저는 못 읽었어요. 시루스님은요?)

cyrus 2011-07-01 15:22   좋아요 0 | URL
지드 부부의 묘가 교회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 곳 풍경이 참 멋지더라구요,, 도시에서 떨어진
작은 시골 교외에서 볼 수 있는,, 전원적인 풍경이었어요.
교회 사진도 올리려고 했는데,, 제가 은밀히(?) 사진을
올리는 편이라,, 저작권 운운할까봐 못 올렸어요 ^^;;

저도 <전원교향악> 아직 못 읽어봤어요,, 시간이 된다면
꼭 읽어보려고 해요. ^^
 

 

   

 

 

 

 

 

  

 

 

 

 

 Scene #1  비바람을 뚫고    

 


 

윌리엄 터너 <비, 증기, 속도> 1844년

 

올해로 61돌을 맞게 된 6.25 사변일이었던 토요일.  

그 날은 5호 태풍 메아리의 위력을 느낄 수 있었던 날이었다.  메아리가 정확히 한반도를 지나감으로써 폭우와 강풍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드러냈던 날은 어제 일요일이었지만 한반도 쪽으로 서서히 오고 있는 메아리의 영향 역시 위력적이었다.

열차를 타기 위해서 아침에 집을 나서는 순간, 비가 억수같이 쏟아내고 있었다.  기차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집 근처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갔는데 몇 분도 안 되어 바짓단이 젖을 정도였다.  메아리가 한반도로 서서히 북상하고 있다는 것을 날씨 뉴스를 통해서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릴줄이야...   하필 즐거운 독서모임이 있는 날에... 

3주 전에 있었던 <홍길동전> 모임이 시험 공부 때문에 불참하게 되었는데 이번 모임에는 꼭 가야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폭우를 접하는 순간, 갑자기 밖에 나가기 싫어졌다.    가까운 곳에 가게 된다면 바지가 젖더라도 가겠지만,  세 시간 정도 열차를 타야 할 정도로 나에게는 너무나 먼 서울로 가야한다.   

나는 버스를 기다리는 내내 비바람 부는 하늘을 쳐다보니 막막할 따름이었다. 슬그머니 불참할 수 있는 변명거리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시험공부를 너무 열심히 해서 몸살에 걸렸다고 할까 ...?    에이, 너무 티가 난다.    

 

중요한 친척 제사가 있다고 할까 ,,,?   어제 분명히 참석한다고 해놓고선  

제사 있다고 갑자기 참석 못 한다하면  이상하다.   

 

약속을 못 지키는 나쁜 놈(?)이 되겠지,,,

 

그러면 ,,,  비가 많이 와서 집에 물이 샌다고 해볼까 ...? 

 

 

 

실제로 비가 많이 내리는 장마가 오는 여름철이 되면 우리 집 부엌의 벽에 물이 샌다. 그래서 이런 날에는 함부로 밖으로 나가선 안 된다.  벽에 줄줄 새는 물을 수시로 닦아내주지 않으면 물이 부엌 바닥쪽으로 넘어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제 같은 비가 많이 내리던 날에는 절대로 밖에 나가서는 안 되었다. 부모님 두 분 다 출근하셔서 집에 안 계셨고 그나마 방학한지 얼마 안 되 백수로 지내고 있는 내가 빗물이 새는 부엌의 벽을 봐줘야했다.  

이 상황을 잘 이야기하면 참석을 미룰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 

  

모임 전날에 참석한다고 댓글로 분명히 밝혔고 그 전에 불참한 횟수를 생각해서 참석을 안 할 수가 없었다.   

바지가 젖든 집에 물이 새서 집 안이 홍수가 되든지 걱정을 던져 버리고 결국에는 동대구역에 도착해서 서울로 가는 새마을호 표를 끊었다.  

 

 

  

   Secen #2  ' 구멍가게 ' 에서의 모임 

항상 독서모임 참석하게 되면 항상 모이는 장소, 즉 북카페가 고정되어 있지만 가끔은 다른 장소에서도 하게 된다. 

지금까지 독서모임 장소로 이용한 곳은 홍대에 있는 까페 정글과  '창밖을 봐, 바람이 불고 있어....' 라는 긴 이름의 북카페 그리고 가끔은 서울 정독도서관 세미나실에서도 한 적이 있었는데 참고로 나는 정독도서관 세미나실을 제외하고는 한번쯤 가 본 장소들이다.  내가 정독도서관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이유는 일정상 불참했던 모임 대부분이 정독도서관 세미나실에서 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 곳에 가보지 못한게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모임 장소는 세검정에 위치한 ' 구멍가게 ' 라는 이름의 카페였다.  

구멍가게라는 이름답게 카페 공간이 작았지만 실내 분위기는 참 좋았다.  ' 작은 것이 아름답다 ' 라는 에른스트 슈마허의 책 제목을 비유하자면 '' 작은 공간 ' 의 구멍가게도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큰 공간의 카페 못지 않게 좋았다.   

비바람 몰아치던 비는 시간이 지날수록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면서 모임 분위기와 절묘하게 어울렸다.  게다가 처음 온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독서모임만을 위한 우리만의 정겨운 아지트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했다.  

 

 

  

  Secen #3   제롬은 OOO다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은 청교도적 금욕주의로 인해서 사촌동생 제롬을 진심으로 사랑하면서 결국에는 지상의 사랑을 스스로 포기해버린 알리사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끝나버린 비극적인 사랑이 주 줄거리다.  

참석한 모임일원분들 작품 속 제롬과 알리사의 행동에 대해 다양한 관점과 경험담을 통해서 요목조목 분석(?)하기 시작했다.   특히 알리사가 종교 때문에 제롬과의 사랑을 포기해야만 했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부분 모임일원분들은 알리사의 선택에 대해서 비난하는 관점을 가지고 계셨다. 사실 나 역시 <좁은 문>을 작년에 처음 읽었을 때는 죽음으로 몰고가는 알리사의 맹목적인 종교 사상의 심취와 제롬과의 사랑을 끝끝내 거부하고마는 그녀의 결정에 대해서 쉽게 공감가지 못했다.  

 

그러나 책은 두 세번 읽어 나갈수록 처음 읽었을 때의 감정과 보는 관점이 달라질 수 있다.  

알리사의 청교도적 금욕주의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는 못했지만 알리사가 왜 종교에 심취할 수 밖에 없는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 모임에는 발제자분께서 모임 전날에 일원분들에게 작은 숙제(?)를 내주셨는데 작품 속 인물에 대한 각자 나름의 정의에 대한 것이었다.  즉, ' 제롬과 알리사는 OOO다 ' 하는 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것이다.

나는 제롬을 개인적인 관점의 입장을 토대로 OOO라고 정의를 내렸다.

 

   

  

  Sence #4  왜 제롬은 내성적인 남자가 되었는가? 

<좁은 문>의 비극적인 남녀 주인공 제롬과 알리사에 대해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는데 특히 기억이 남는 내용이 제롬의 내성적인 성격에 관한 것이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제롬의 모습은 공부를 열심히 하다보니 체력이 허약하고 정신적으로 예민한 성격의 인물로 그려져 있다.  실제로 <좁은 문>은 작가 앙드레 지드의 유년기 시절을 토대로 쓴 작품인데 제롬이라는 캐릭터는 지드의 분신인 것이다.  

이 소설에서 제롬은 알리사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리사에게 빈번히 퇴짜를 맞는다.  좋아한다고 수없이 고백을 하고, 한 번은 강렬한 포옹과 키스를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청교도적 금욕주의에 심취한 ' 돌성녀 '(?) 알리사의 마음을 잡아내는데 실패하고 만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제롬 역시 알리사와 마찬가지로 청교도적 금욕주의가 강조되는 집안 환경에서 자랐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알리사를 향한 제롬의 사랑 감정은 성적 본능에 충실하는 에로스적 사랑보다는 도덕과 정신이 강조되는 플라토닉 러브 성향이 강하다.  

 

특히 어느 모임일원분은 제롬이 내성적인 성격을 형성하게 된 이유와 사춘기인 제롬으로써 성적 본능의 감정이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플라토닉 러브를 유지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 독자적인 해석을 하셨는데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 이유를 제롬이 겪어야했던 뜻밖의 경험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하셨는데  <좁은 문>에서 제롬은 외숙모로부터 성적 수치감을 느낄만한 행동을 경험하는 장면을 인용하였다.

 

 " 왜 그렇게 내빼는 거야?  제롬! 내가 무섭니? "  

방망이질하는 가슴을 안고 나는 외숙모에게 다가선다. 꾹 참고 그녀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고 마지못해 손도 내민다. 외숙모는 한 손으로 내 손을 감싸 쥐고는 다른 손으로 내 뺨을 어루만진다.  

(...)  나는 그 때 커다란 칼라가 달린 세일러복 같은 것을 입고 있었는데 외숙모가 내 옷매무새를 마구 흩뜨리기 시작했다.   (...)  그러고는 예의 조그만 손거울을 꺼내면서 내 얼굴을 자기 얼굴 가까이 끌어당기고 맨살이 드러난 팔을 내 목에 두르더니 반쯤 벌어진 내 셔츠 속에 손을 집어넣고는 웃는 낯으로 내가 간지러움을 잘 타는지 물어보면서 손을 아래로 점점 아래로 밀어 넣는 것이 아닌가...   내가 어찌나 소스라치게 놀라 펄쩍 뛰었던지 그 바람에 세일러복은 찢어지고 얼굴은 홍당무처럼 벌게졌다.  

 " 어머나! 이런 바보 같으니! "  외숙모가 이렇게 외치는 사이 나는 달아났다. 정원 안쪽의 구석진 데까지 내달렸다.  거기에서 채소밭의 조그만 빗물받이에 손수건을 적셔 이마에다 대고는 빰이며 목이며 할 것 없이 외숙모가 만졌던 곳은 전부 닦아내고 문질러댔다.   

 

- 앙드레 지드 <좁은 문> 펭귄클래식코리아, pp 20~21 -

 

소설 속에서는 그저 지나칠 수 있는 묘사였지만 일원분의 생각을 듣고보니 일리가 있었다.  

유약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제롬에게는 예상하지 못한 외숙모의 행동, 특히 성적 수치감을 유발하게 만드는 행동 때문에 정신적인 충격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결국에는 외숙모에 대한 경험과 기억이 제롬에게는 트라우마가 되어 알리사를 향한 플라토닉 러브를 지향하게 되었으며 제롬 역시 청교도적 금욕주의를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주의깊게 보지 못한 장면이었는데 독서모임에 참석하게 되면 내가 독서를 하면서 놓치고 있었던, 그리고 생각하지 못한 내용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새롭게 볼 수 있다.   

이 점이야말로 독서모임의 장점이자 독서를 통해서 얻게 된 공감을 타자와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 가장 큰 매력인거 같다.  

 

   

 

 Epilogue   

 

 

어떤 독서모임 일원분은 왜 이 소설을 쓴 앙드레 지드가 노벨문학상을 꼭 수상해야했는지 의문을 제기하였으며 이해를 못하겠다는 분도 계셨고 대체적으로 제롬과 알리사와의 연애에 대해서 답답하게 느껴셨던 분들이 많았다.  

결국 <좁은 문> 모임은 앙드레 지드, 제롬, 알리사를 까는(?) 대화로 마무리되었다.  

 

모임이 끝난 후 뒷풀이 장소는 그대로 장소 이동 없이 구멍카페에서 이루어졌다.  

그 곳은 커피를 파는 카페가 아니라 간단한 식사도 제공되었는데 나는 ' 야끼비빔밥 ' (?, 갑자기 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을 먹었다.  그리고 뒷풀이에는 술과 안주가 빠질 수가 없다.   

지난 주 시험 끝난 뒤 며칠동안 소주와 맥주(거의 소맥이 많았던)를 달려서그런지 술이 땡기지 않았는데 그 날 모임이 즐거워서그런지 시원한 맥주가 맛이 좋았다.    

 

나는 술을 어느 정도 마시게 되면 슬슬 잠이 오는 체질을 가지고 있다. 대구로 향하는 심야 열차를 타는 내내 잠이 왜 그렇게 오는지,,,     음주로 인한 깊은 수면 때문에 대구역을 지나칠까봐 자면서도 신경이 쓰였다.  

나는 항상 서울이나 대구로 가는 열차를 타면 입석을 끊는 편인데 특히 대구로 가는 심야 열차를 타게 되면 입석을 끊는 사람이라도 좌석에 앉아서 갈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항상 밤 11시에 출발하는 대구역으로 향하는 열차를 타게 되는데 대구역에 도착하면 거의 새벽 2시 30분이나 3시에 도착하게 된다.   그래서 자정 12시가 지날수록 심야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이 거의 없다보니 빈 좌석이 드문드문 보이게 되는데 입석 고객이라도 빈 좌석에 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말 오랜만에 열차의 정식 좌석에 이용해보니 무척 좋았다.  이렇다보니 잠이 스르르 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독서모임이 다음 달에 하는 두 번만 남았다.  시간이 참 빠르다. 무척 날씨가 추웠던 올해 초 겨울에 시작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남은 모임이 즐겁게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다. 

 

  

 

 

P.S  #1:  집에 새벽 3시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잠 들었는데 오늘 잠에서 깨자마자  

             어머니의 목청 높은 잔소리를 들어야했다.    

             그 이유는 어제 내가 집을 비웠던 사이에 부엌 벽에서  

             빗물이 엄청 흘러 나왔기 때문이다.  

             다행히 집이 침수되지 않아서 천만다행이다.  -_-;;

    

 

P.S #2:  <좁은 문> 독서모임에서 내가 밝혔던 내용들은  (파란색으로 밑줄 친 부분)

             페이퍼 내용이 길어질까봐 상세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자세한 내용은 따로 <좁은 문> 관련 리뷰나 페이퍼를 통해서 소개하겠다.  

  

 

P.S #3:   만약에 시간이 있다면  ' 제롬은 OOO이다 ' 에 들어간 OOO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거 같다.    ^^;; 

 

            내가 정의내린 ' 제롬은 OOO이다 ' 를 정확하게 맞추신 분이 있다면,,, 

          분명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  분명히,,,

   

            결정적인 힌트를 주자면,,, 

 

            OOO은 풀을 무척 좋아한다.  

 

 

 

            그리고,,,    작년에  나의 서재 블로그에  

            도스토예프스끼의 <백야 외> 리뷰를 올린 적이  

            있는데,,   그 리뷰 내용에 OOO에 들어갈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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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1-06-27 0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 오는 폭우를 뚫고 독서모임에 참석하시다니 대단하세요. ^^ 집에 물이 새서 안타깝기는 하지만요. ^^; 그래도 열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속에 태풍보다 더 무서운 집념을 봅니다. ㅋ 아 부러워라~ 진정한 독서가 이십니다. ㅋ

cyrus 2011-06-27 02:30   좋아요 0 | URL
빠르시군요, 잠깐 글에 사진 넣으려고 잠깐 들어왔었는데,,
그런데 홍수가 날 정도로 심한거 아니에요 ㅎㅎ
빗물이 조금씩 새면서 물이 고이게 되거든요, 그걸 치우고
닦아내는게 좀 귀찮을뿐이지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니랍니다. ^^

이상하게도 제가 독서모임에 참석한 날의 날씨를 보면요,,
지난주 토요일처럼 비가 온다거나 역사상 최고의 한파를 기록했던
날에도 참석한 적이 있었어요,, ^^;;
그런데 반대로 불참했던 모임날에는 날씨가 참 좋더라구요 -_-;;

이제 모임 두번 남았는데 햇빛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29도가 넘는 무더위라도 좋으니 비만 안 오면 되요 ㅎㅎ

루쉰P 2011-06-27 11:56   좋아요 0 | URL
전 항상 전진하는 청년 시루스님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ㅋㅋ 그리 크게 신경 쓸 정도가 아니라니 다행입니다. 전 진짜 집이 떠 내려 가실정도로 물이 새시나 하는 걱정이 들었어요. ㅋ

독서모임의 날씨가 시루스님의 앞길을 막는 경우가 많군요. 하지만 구도하는 청년의 앞 길에 그 무엇이 장애가 되겠습니다!! 화이팅!

마녀고양이 2011-06-27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좋은 일이 엄청 그립지만 이미 시루스님의 선물을 잔뜩 받아서.

시루스님, 이제 곧 독서 모임 끝나시겠네요?
우리 번개나 한번 때릴까요? 어때요? 그런데..... 흐흐, 확약을 하기 어려운 이 상태여.
왔다갔다하는 알라디너들 한번 보고 시퍼요. ^^

그나저나 비가 계속 많이 온다는데, 벽에 비가 샌다니 걱정이네요.

cyrus 2011-06-27 23:08   좋아요 0 | URL
아니, 두 권 받은게 잔뜩 받은건가요? 많이 받을 수 있을 때
받으면 좋을걸요 ㅎㅎ

독서모임이 다음 달에 끝나게 되요. 제가 충분히 서울로 갈 수 있는
시간이,, 지금으로서는 8월이 적당할거 같아요.
그 때 번개 때리면,, 마고님 만나러 달려가겠습니다. ^^

내일 또 장맛비가 온다네요, 집에서 벽에 새는 물기나 닦고 있어야겠습니다.
ㅠ_ㅠ

2011-06-27 1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27 2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1-06-27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그래도 그 어려움을 뚫고 거길 가셨군요.
언젠가 약속을 지키는 것에 대해, 미리 정해진 그 시간에 정확히 나타나는 것에 대해 어떤 분이 쓴 글을 읽은적이 있었는데요.

그 글을 읽고 나니 약속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꼭 시간 맞춰 그곳에 나타나는 사람들이 믿음도 가고 더 멋져 보이더라고요. 글도 재밌고, 중간 나오는 기차얘기도 재밌고, 다양한 술 모습도 재밌고. 재밌네요~ ㅎ

cyrus 2011-06-27 23:12   좋아요 0 | URL
네, 독서모임 아니면 저런 술을 못 먹는답니다. ^^;;
독서모임에 참석하는 것이 정작 뒷풀이를 위해서 가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책을 통해서 다른 분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을 수 있다는 점이
좋은거 같습니다. ^^

blanca 2011-06-27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대구역. 너무 정감어려요. 사실 저의 고향이라면 고향인데. 재미있게 읽어 내려가다 결국 벽에서 빗물이 샜다는 얘기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네요. <좁은문>은 저 어렸을 때 재미없게 읽었던 기억이 나요--;; 어렸는데도 답답했어요. 그런데 저 외숙모와의 대목은 정말 인상적이네요. 기억이 잘 안는데 제롬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대목인 것 같아요. 시루스님 독서모임이 마무리 되어 간다니 왠지 아쉽습니다.6^^

cyrus 2011-06-28 12:03   좋아요 0 | URL
이 책을 읽었을 때 강렬한(?) 외숙모에 대한 묘사를 주의깊게 보지 못했는데,,
다른 모임일원분 이야기를 들어보니 조금씩 소설에 대한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저도 이제 모임이 두 번 남아서 많이 아쉽게 느껴져요.
집만 멀지 않으면 참 좋을텐데 말이죠 ^^;;

아이리시스 2011-06-30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답 뭔데요? 가르쳐줘요. 제가 맞출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일 필요해요, 저.

2011-07-01 15: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1 2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26 2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27 2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랑에 관하여 -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과 대표 단편들 펭귄클래식 70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 지음, 안지영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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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프트 아이스크림 ' 체호프의 단편소설  

 

과장된 말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안톤 체호프의 대표 단편소설인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1899년 작)이 수록되어 있는 그의 단편선집인 <사랑에 관하여>을 두 달 사이에 스무번 정도 읽었다.    

한 번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려면 두 세 달 뒤에 읽는 나의 평소 독서 습관을 생각하면 두 달 동안에 수십번 반복해서 읽은 책은 아마 이 책, <사랑에 관하여>일 것이다.    

 

사실 이 책을 반복해서 읽은 특별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이 책이 독서모임 선정도서였는데 아직까지 리뷰를 쓰지 않아서 반복해서 읽었던 것이고, 또 하나의 이유는 체호프의 단편소설이 정말 좋았기 때문이다.

사실 집에 민음사에서 나온 체호프 단편소설선집이 있다보니 <사랑에 관하여>가 독서모임 선정도서가 되었을 때에는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밀린 리뷰 한 편 써내기 위해서 시험공부하다가 쉴 때 읽게 되었고, 결국에는 이 책을 수십 번 읽게 되었는데 나도 모르게 체호프의 단편소설에 푹 빠지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별다른 반응을 느끼지 못했던 타자나 대상을 자주 보게 되면 익숙해지거나 또는 호감을 가지게 되듯이 체호프를 읽는 독서가 그런 경우였다.  

체호프의 단편소설의 내용은 다채롭다. 슬프거나 혹은 감동적이거나 또는 해학적인 유머가 있는 내용도 있다.  그리고 어떤 내용이든지 간에 체호프의 단편소설 한 편을 읽고나면 감정의 여운이 감돈다.  그리고 또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생긴다.

굳이 외람된 비유를 곁들인 비교를 하자면 도스또예프스끼의 단편을 입 안에 쓴 맛이 진하게 감도는 블랙커피라면 체호프의 단편은 부드럽고 달콤한 소프트 아이스크림 정도.  

먹어도 또 먹고 싶어지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의 맛처럼 체호프의 소설도 읽어도 또 읽어보고 싶은 매력이 있다.    


 

    

 

  

  체호프의 대표적인 단편소설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그 중에 제일 많이 읽었던 단편소설은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이다.  

 

중년의 은행원인 드미트리 드미트리치 구로프와 ' 개를 데리고 다니는 ' 얄타의 여인 안나 세르게예브나와의 러브 스토리는 어떻게 보면 불륜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각자 가정을 가지고 있는 처지인데다가 드미트리는 아내에게, 안나는 남편에게 전혀 애정을 느끼지 못하는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소설 속 남녀 주인공은 배우자 몰래 바람을 피우고 있는 셈인 것이다.    

두 연인은 서로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순순한 감정의 사랑을 가지고 있었지만 자신들이 처한 현실에 대한 불안과 죄책감 때문에 사랑의 감정을 잊고 각자 생활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각자의 생활로 돌아온 뒤에도 드미트리와 안나는 서로를 잊지 못하게 되었고 결국에는 드미트리가 직접 안나를 찾아가 재회하게 되면서 둘 사이의 사랑의 진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은밀한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또는 일상에 벗어난 외도의 사랑을 포기하고 가정을 지킬 것인가라는 현실적인 고뇌를 동반한다. 망설임 속에 선택의 기로에 선 드미트리와 안나는 정신적인 고민을 빠지게 되지만 현실의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희망적인 인생이 시작될 것이라는 암시의 뉘앙스를 남긴 채 소설은 끝을 맺는다. 

 
 

  

  

 


  ' 호모 에로스(Homo Eros) ' 드미트리

  

개인적으로는 불륜이나 외도, 바람 피우는 것에 대해서는 반감적인 성향을 가졌는데 러시아 문학의 거장다운 체호프의 필력에 홀렸던 것이었을까?  <여인>에 나오는 드미트리와 안나의 사랑에 대해서 전혀 불쾌하지 않았다.  비록 주위 시람들이 ' 외도, 불륜 ' 이라고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랑이었지만 이들의 사랑은 지나치게 본능에 치우쳐 있지 않았다.

물론 체호프가 일탈적 사랑을 미화적으로 표현한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이 소설을 중립적으로 읽게 된다면 ' 도덕주의자 '  레프 톨스토이가 이 작품에 대해서 심한 분노와 불쾌감을 느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불륜, 외도를 극도로 혐오한다고해서 이 소설 한 편 가지고 톨스토이처럼 크게 분노하고 문학성을 폄하한다면 그것은 ' 내가 하면 사랑, 남이 하면 불륜 ' 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하나의 현상에 대해서 주관적이면서 단면적인 생각을 가진 채 비난하는 것과 비슷하다.  

남자든 여자든 간에 본능에 가까운 사랑이라는 감정을 충분히 조절하는 것도 쉽지 않으며 사랑의 감정에 충실하고 싶은 것이 ' 호모 에로스(Homo Eros) ' 인간이다.    

 

특히 드미트리는 전형적인 호모 에로스적 캐릭터로 구현되고 있다. 

그는 여자들 사이에 있을 때는 무슨 말을 해야하며 무슨 행동을 해야하는지 알고 있을 정도로 이성을 유혹하는데 연애 고수(?)로 소개되고 있다.  그리고 안나를 처음 보는 순간 안나의 첫인상만으로 그녀가 어떤 존재인지 단번에 파악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짧은 표현의 묘사였지만 드미트리가 안나와 대면하기 위해서 그녀의 애완견에 대한 관심으로 접근하는 그의 유혹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과연 이들의 사랑은 ' 최고의 사랑 ' 될 수 있을까?  


이 소설이 발표 당시 독자들 사이에서는 큰 호응을 얻었다던데 특히 여성 독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소설 속 안나처럼 얄타의 해변에는 하얀 개를 데리고 돌아다니는 여성이 증가했으며 이 둘의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여성 독자들은 체호프에게 후속편을 써달라고 요쳥도 할 정도란다.    

 

19세기 말 러시아 여인들은 소설 속 남자 주인공 드미트리를 열광적으로 호응했을지도 모른다. 올해 초에 인기리에 종영되었던 <시크릿가든>의 ' 주연앓이 ' 와 역시 최근에 많은 호응 속에 종영되었던 <최고의 사랑>의 독고진에 푹 빠진 여성 시청자들처럼 말이다.

 

그러나 내가 드미트리와 안나와의 사랑에 대해서 비난하고 싶은 감정은 없지만 과연 이들의 사랑이 꼭 이루어져야 할 운명적이고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드미트리의 이중생활은 외도와 이성의 바람기를 허용하지 않는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현실적으로 실현하기에는 불가능하며 실제적으로 평온한 가정을 한순간에 파탄날 수 있는 위험한 삶의 선택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의 선택을 쉽게 수긍하는 독자들이 많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만남이 운명이라 믿었다. 그래서 도대체 왜 그가 결혼을 하고 그녀가 시집을 갔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은 서로 다른 새장에 갇혀 살게 된 두 마리의 암수 철새 같았다.  

- 안톤 체호프『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중에서, 같은 책 pp 228~229 -

 

드미트리와 안나는 자신들이 처한 가정생활을 새장에 갇힌 새라고 비유를 하고 있는데 이 두 연인은 자신들의 사랑이 곧 또 다른 새장에 갇히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특히 바람기 있는 드미트리는 자신의 삶에 새롭고 아름다운 인생이 시작될 것이라는 사랑의 ' 희망 ' 에만 사로잡혀 있다보니 정작 마주하게 될 사랑의 진짜 ' 현실 ' 을 간과하고 있다.  

   

만약에 드미트리가 아내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안나와 재혼을 한다고 상상해보자. 

 

남성 기혼자들 사이에서는 우스갯소리로 ' 결혼은 지옥이다 ' 라는 말이 떠돌던데 드미트리는 새장도 아닌 ' 지옥 ' 이라는 결혼 생활을 견딜 수, 아니 그 때의 감정처럼 행복하게 유지할 수 있을까?   확실한 것은 결혼을 하고나면 예전의 연애를 했던 사랑의 감정이 쉽게 변하며 끝까지 유지할 수 없다는 점이다.

 

만약에 체호프가 이 소설의 후속편을 쓰게 된다면 어떤 내용이 전개될까?   

여성 독자들의 호흥에 못 이겨 두 사람의 사랑이 이어지는 전개로 썼을테지만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을 집필하기 전 13년 전에 체호프는 『진창』(1886년 작) 을 통해서 남성들의 은밀하고 저속한 욕망을 날카롭게 묘사했다.  (이 단편소설 역시 <사랑에 대하여>에 수록되어 있는데 꼭 읽어보시라.  특히 남성 독자들은!) 

 

마음에 드는 이성이라면 얼마든지 유혹하고 싶은 남성이라는 종족을 제대로 알고 있는 체호프라면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의 후속작을 시간과 현실에 따라 쉽게 변하는 남녀 간의 사랑을 특유의 필체와 탁월한 표현력으로 실감나게 묘사했을 것이다.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을 감명깊게 읽은 여성 독자들에게는 지극히 현실적인 후속작을 생각하기도 싫은 ' 최악의 사랑 ' 으로 읽혀지게 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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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1-06-25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호프의 단편은 저도 읽었는데 말을 하다가 만듯한 느낌, 쓰다 만 듯한 느낌이 항상 들더라구요. ^^ 저는 스무 번씩은 읽지 않아서 그런지도 몰라도 말이죠. 여전히 무식한 독서력에 놀라고 있습니다. 세상에 스무 번씩 읽으시다니...
체호프는 하루키가 언급해서 다시 한 번 관심을 가지게 된 작가이기도 합니다. 단편에 있어서는 고골과 체호프가 러시아의 쌍벽이라고 들었는데 맞는지는 모르겠어요. 도스토예프스키나 톨스토이에 전염돼 있는 저는 그래서 그런지 체호프의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약하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지금 여기는 무진장 비 오는데 계신 곳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시험과 더불어 리뷰, 그리고 독서모임 완전 부러운 거 있죠. 열심히 투쟁하시는 모습이 전 정말 부러워요.ㅋ
그리고 제가 일빠에요. 하하하 신난당!!

cyrus 2011-06-26 12:20   좋아요 0 | URL
어떻게 보면 체호프의 단편이 다른 러시아 작가의 단편보다 가볍게 읽혀지는
그런 느낌이 있어요. 그리고 러시아 작가 중에서 단편소설을 제일 많이
썼기도 하구요. 저도 체호프를 읽기 전에 도스또예프스끼를 좋아했는데
지금은 체호프가 좋은거 같아요. ^^

어제 독서모임에 갔었는데 비가 많이 내리더군요, 지금 대구도 비 내리고
있어요. 비가 많이 와서 집에만 있으니 답답하네요 ^^;;

saint236 2011-06-25 0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소프트 아이스크림이라...왠지 어울리는데요. 그렇지만 단지 소프트하지만은 않죠...^^

cyrus 2011-06-26 12:20   좋아요 0 | URL
그렇죠. 어떤 소설은 좀 비극적이고 슬픈 내용도 있으니까요. ^^

stella.K 2011-06-25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험은 끝났나요?
리뷰가 참 굿!입니다.^^

cyrus 2011-06-26 12:21   좋아요 0 | URL
네, 시험 끝나고 방학이에요. 이제 성적표만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잘 나올거라고 큰 기대를 하지는 않지만요 ㅎㅎ

2011-06-25 2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26 1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26 1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26 14: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26 15: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6-26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 읽었을 때 얄타가 국사시간에 카이로 회담, 얄타 회담, 포츠담 회담(이렇게 섞어놓고 그 순서대로 나열한 것 고르는 문제를 냈죠)에 나오는 그 얄타인가 알아보니 맞더군요.휴양지 얄타...그 부근에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휴양지 소치가 있고 그러더라고요.이런 휴양지에 멋진 여자가 멋진 개나 고양이를 안고 돌아다니면 왠지 가서 말을 붙여보고 싶어요.

cyrus 2011-06-27 01:43   좋아요 0 | URL
생뚱맞은 이야기이지만 얄타 회담의 결과에 의해서 한반도가 미소 분할
점령으로 나누어진 원인이 되기도 했죠.
그리고 휴양지 얄타가 작품 속의 얕타 맞습니다. 저는 이 지명을
얄타 회담으로만 들어봤는데,, 이 곳 역시 세졔적인 휴양지였다던데
체호프의 단편을 읽고나니 한 번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

노이에자이트 2011-06-27 15:56   좋아요 0 | URL
아...요즘도 중고교에선 얄타에서 미,소가 한반도 분단을 밀약했다는 설을 가르치는군요.역시 이승만 대통령의 주장이 여전히 힘을 가지고 있네요.학계에선 이미 오래전에 잘못된 학설로 판명났는데...

그리고 저도 작품 속 얄타가 얄타회담에 나오는 그 얄타라고 썼습니다만...

cyrus 2011-06-27 23:15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저는 최근에 어느 교수님으로부터 얼핏 들어서 알게 된
내용인데 한국 현대사에 대해서 정말 제대로 아는게 중요한거 같아요.
제가 알고 있던 내용이 이승만 대통령의 주장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혹시 기회가 된다면 얄타회담에 관한 글을 써주시면 안되나요?
갑자기 노자님 댓글을 보니 얄타회담에 대해서 알고 싶어지네요 ^^

노이에자이트 2011-06-27 23:43   좋아요 0 | URL
제가 쓰는 것보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책을 알려드리죠.<해방전후사>제1권의 김학준 논문, <분단전후의 현대사>(일월서각)의 조순승,브루스 커밍스,이리예 아키라,이용희 논문, 이 책 뒤 부록의 38선을 둘러싼 논쟁문을 읽어보세요.이용희가 얄타밀약설에 가깝고 나머지는 얄타밀약설을 부정합니다.이용희 논문은 꽤 어려우나 학자들의 필독서이니 꾹 참고 읽어야죠.이 논문들은 카이로,테헤란,얄타,포츠담회담을 모두 다루고 있습니다.루스벨트는 얄타 회담 끝나고 두 달 후 사망하고 포츠담 회담 때는 트루먼이 나옵니다.

마녀고양이 2011-06-27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무번이나 읽으셨단 말인가요? 와와....
시루스님이 더욱 멋져보이는 이 순간.

새장 비유 아주 좋은데요? 사람이란 이 새장에서 저 새장으로 건너뛰는 존재인지도.
다른 새장의 색깔이 더 멋져보이나봐요, 다른 새장의 물은 더 달콤해보이고. ^^
음, 결혼은 새장이 맞긴 하지만, 가끔 완전한 자유보다 어설픈 새장이 훨씬
마음의 위안이 되기도 한답니다. 자자, 연애를 하세요, 시루스님~

cyrus 2011-06-27 23:16   좋아요 0 | URL
간혹 체호프의 단편에는 주옥 같은 문장이 많아요.
어설픈 새장이라,, 맞아요. 연애를 해야되요, 저는 새장에 갇혀도
좋으니 좋은 사람 만났으면 좋겠어요 ㅠ_ㅠ

blanca 2011-06-27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큼한 리뷰예요. 저도 저 단편을 읽었는데 체호프의 단편들은 정말 소프트 아이스크림 같다는 절묘한 비유가 맞는 것 같아요. 단편이 재미있기 힘든데 유일하게 단편이 재미있었던 작가이기도 하구요. 톨스토이라면 기겁했을 만해요^^

cyrus 2011-06-27 23:19   좋아요 0 | URL
체호프의 희곡도 읽어본 적이 있었는데 단편 못지않게 재미있고
인상 깊었던 내용이 있었어요. <벚꽃 동산>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오랜만에 알라딘 서재에 들리게 되면서 마침 마녀고양이님 서재의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시험 때문에 며칠간 서재 활동이 뜸하셨는데..  시험 치느라 고생 많으셨고 축하드립니다. ^^  

이제 책 읽을 일이 남으셨네요 ㅎㅎ    부럽습니다.  

  

 

저는 시험 공부한답시고 1주일 전부터 본격적으로 열공 모드에 돌입했었는데,, 

오늘부터 기말고사 시험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4시간 뒤에 저는 시험 치러 학교 강의실에 가야합니다. ㅠ_ㅠ  

 

지금 복습하다가 짬이 나는 시간이 생겨서 저도 서재에 오랜만에 잡담을 끄적거려봅니다.ㅎㅎ  

    

 

역시,,  시험 공부를 하면서 틈틈이 독서를 벙행한다는 것은 무리인거 같아요. 

공부하다가 머리 식힐 겸 책을 끼적거려봤지만 그리 오래 가지 못하더군요.  

책 한 권 속 한 챕터만 읽을 수 있을뿐 더 이상 진도가 안 나가더라고요.  

 

그래서 기말고사 공부에 전념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독서를 멀리 했는데,, 

독서 금단 현상이라고 해야 되나요 .. ?   

 

일단 책의 활자들이 그리워지기 시작하고요,,   어려운 내용의 인문도서라든지  

과학도서든,  고전이든지 간에 아무거나 읽고 싶어지네요.  

 

그리고 공부하러 학교 독서실에 가면 신간도서 코너를 지나가게 되면 , , ,  -_-;;


평소에 눈도장 찍어둔 책들이 꽂혀 있는 걸 그냥 지나치게 되니깐  

알게 모르게 누군가가 빌려가지 않을까 조바심이 나게 되고요.. ㅎㅎ   

 

그렇다보니,,   그동안 모아 놓은 적립금을 써야한다는 핑계로  

오랜만에 충동 구매를 하게 되었어요. 

   

 

 

 

 

 

 

   

  

  

지난 달에 싸드의 <미덕의 불운>(열린책들, 2011)을 인상깊게 읽어서  

그의 음침한(?) 소설을 읽기 전에 그의 음침한 사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사드의 규방철학>(도서출판 b, 2005)과  

요즘 품절 도서 판매 이벤트를 통해서 롤랑 바르트의 <이미지와 글쓰기>(사계절, 1993)을  

구입했습니다.   

  

 

  

 

 

 

 

 

 

 

 

 

때마침 롤랑 바르트의 책에 싸드의 <소돔 120일>과  

이를 영화화한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감독의 <살로 소돔의 120일>에 대한  

짤막한 글이 수록되어 있어서 구입을 안 할 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저 두 권의 책이랑 또 권의 신간도서 를 구입했는데 ... 

요즘 워낙에 Hot한 신간이라 굳이 언급 안하겠습니다.   

 

분량이 정말 얇은 책이라 시험 끝나는대로 읽고나서 리뷰 올리겠습니다.  

요즘 대학 등록금 문제 때문에 우리나라 사회에 대해서 불만과 분노를 가지고 있었는데 

참으로 시의적절하게 이 책이 국내에 번역되었네요.  

참으로 기대가 되는 책입니다.    얼른 시험이 끝났으면 좋겠어요.  ㅠ_ㅠ   

 

 

마고님의 서재글을 읽고 저도 오랜만에 잡담을 남겨 봤습니다.   

그냥 시험 얘기만 주저리하기에는 짧은거 같아서  

책 이야기도 살짝 언급해봅니다.

시험 공부하다가 간만에 알라딘 서재에 글을 남겨보니 마음이 편하고 좋네요.  ^^  

  

 

  

 

오늘이 키스데이라네요.   

여러분,  오늘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찐~~~~ 하게 키스 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키스데이를 통해서 사랑의 감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도 있고요 ㅎㅎ   

저도 여자친구 있으면 정말 찐하게 키스 한 번 해주고 싶네요 ..  ^^;; 

 

그동안 지루하고 부족한 서재임에오 불구하고 자주 들려서 졸문을 읽어주시고  

댓글을 남겨주셨던 분들에게  ... 

서재글이나마 키스를 해봅니다.    

 

 쪼옥~~  ♥  

 

 

잡담의 마무리가 좀 부담스럽더라도 이해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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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1-06-14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노하라'는 저도 사서 읽구서 리뷰를 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이면 시험을 보러 들어가셨을 것 같네요. ㅋㅋ
흠..남자분의 키스라 사실 동성간의 키스는 정말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서 그렇지만 플라토닉적 키스라 받아들이고 즐겁게 받겠습니다. ㅋㅋ
공부할 때는 공부만 되는 것이 현실이니! 너무 부담가지지 마시고 즐겁게 시험보세요!
전 항상 인생의 시험에 노출돼 있죠! 아 오늘 진짜 더워요!

cyrus 2011-06-23 19:29   좋아요 0 | URL
헐,, 제가 남성 알라디너분들 계신다는 것을 깜빡하고 있었네요, ^^;;

오늘부터 장마라는데 여기 대구는 습하고 더워요. 시험 공부하느라
못잤던 잠을 푹 잘려고 하는데 더워서 몇 번 잠을 깼는지 모르겠어요-_-

노이에자이트 2011-06-14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좀 부담스러움...남자끼리...

저에겐 탕웨이 누나가 키스해준다면 좋겠어요.

blanca 2011-06-14 21:27   좋아요 0 | URL
ㅋㅋㅋ 노자님 역시. 저도 지금 미의 지존이 탕웨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6-15 16:00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

cyrus 2011-06-23 19:31   좋아요 0 | URL
제 서재에 여성 알라디너분들이 오셔서 루쉰님이랑 노자님,
그리고 감은빛님을 생각 못했어요. ^^;;

저도 TV 속에 나오는 탕웨이가 참 이쁘게 보이더라구요 ^^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6-14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시험은 잘 보셨나요?
시험기간에 신간서적과 독서에의 유혹은
정말 뿌리치기 힘들어요~
잘 마무리하시고 좋은 책 많이 읽으시고
리뷰 써 주세요~ 기다리고 있을께요

cyrus 2011-06-23 19:32   좋아요 0 | URL
네, 못 칠 정도는 아니지만,, 일단 결과를 봐야지 이번 학기 성적이
잘 쳤는지 못 쳤는지 알 수 있을거 같아요. ^^

마녀고양이 2011-06-14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쓰는 동안, 컴터가 떡 멈추는 불상사가... ^^
그리하야 다시 쓰는 댓글인데, 아까 쓴 댓글이 기억나지 않네요. ㅠㅠ
여하간... 좁은 문 받았고, 너무 감사하고, 늦은 인사 죄송하구염~ 신났어요.

음.... 시루스님 시험 잘 보시구요.
저는 이제 책만 볼 일이 남은게 아니고... 주구장창... 앞에 펼쳐진 수많은 일이 또한. ㅠ
그래도, 함께 화이팅!!!

cyrus 2011-06-23 19:35   좋아요 0 | URL
제가 보내준 <금오신화>도 받으셨겠죠? ^^

저도 시험이 끝나서 푹 쉬고는 싶은데 저도 해야할 일이 기다리고 있네요.
영어 공부에다가 알바 구해되고요, ^^;;

바쁘더라도 무더운 여름 날씨에 건강 조심하세요, 화이팅!! ^^

blanca 2011-06-14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루스님 고생 많으시죠! 시루스님이 <밤의 도서관> 얘기하셔서 저는 지금 그것 읽고 있어요. 그런데 혹시 <롤랑바르트가 말하는 롤랑바르트> 아세요? 제목이 정확한지 긴가민가하긴 한데 그것도 절판이더라구요. 여하튼 셤 무사히 잘 끝마치시고 마음껏 활자와 만나는 그 날을 맞이하시기를 바랍니다.

cyrus 2011-06-23 19:37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서 롤랑 바르트를 검색할 때 봤어요, 나온지 오래된 책들은
대부분 절판이거나 몇 몇 책의 서평을 보니 번역이 안 좋다고 하네요.
잠깐 <이미지와 글쓰기>를 읽어봤는데,, 쉽게 읽을 책이 아닌거 같아요 ^^;;

아이리시스 2011-06-15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루스님! 셤 잘보세요~~~^^

cyrus 2011-06-23 19:43   좋아요 0 | URL
네, 어제 기말시험 다 쳤어요. 방학이라서 기분이 들떠고 좋아야할텐데,,
이거 방학이라도 쉬는게 아니라서,, 그저 덤덤하네요 ^^;;

2011-06-16 2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23 1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18 02: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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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23 1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