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를 읽었다. 카스트의 기둥 3 <사랑과 결혼>과 한 챕터를 더 읽었다. 그 챕터를 확인할 수는 없는데 왜냐하면 도서관에서 빨리 반납하라고 해서. 이 모든 것은 반납하라는 문자 받고 읽기 시작한 나의 잘못이며쩜쩜쩜

 


<가장 민주적인 나라의 위선적 신분제>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이 책은 미국의 카스트 인종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 최초 퓰리처상 저널리즘 부문 수상 작가인 이저벨 윌커슨의 저서다.

 


이런 식으로 지배 카스트 중에서도 지배적 성을 가진 자들은 자신들보다 하위에 있는 모든 사람의 생계 · 생명의 기회를 통제하는 것 외에 사실상 모든 여성을 놓고 벌이는 경쟁 자체를 없앴다. 미국 역사를 통틀어 지배 카스트들은 사회 구성원의 이성 관계와 번식에 관한 접촉 권한 전체를 통제했다. (150)

 



유럽 남성들이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선조인 흑인들을 신대륙으로 강제 이주시켰던 그 시점부터 그들은 하위 카스트의 남성과 여성을 동시에 지배했는데 이는 그들 사이의 이성 관계와 번식에 관한 통제를 통해 가능했다. 저자는 자신의 예를 소개한다. 항공편을 이용하던 저자는 백인 남성의 횡포에 분개한다. 백인 남성의 요구와 행동은 무례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이용객에게 심각한 불편을 초래하는 것이어서, 승무원은 당연히 그 백인 남성의 행동을 제지했어야 했다. 하지만, 승무원은, 승무원인 흑인 남성은 흑인 여성인 저자가 겪는 어려움을 모른 척했다. 저자가 쓴다

 


그 남성에게 무슨 힘이 있었겠는가. 위험한 행동을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상위 카스트의 남성이 하위 카스트 여성에게 무례를 범한 상황에서, 그 역시 하위 카스트였다. 그 남성의 지위와 힘과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그 승무원이 어찌 알겠는가? 위험을 무릅써가며 모르는 사람 편을 들었다가 낭패를 당하면? 그 남성은 빤히 보고 있지만 못 본 척하는 목격자들 앞에서 나를 괴롭혔다. 그 선임승무원은 자기가 끼어 들어봤자 득 될 게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카스트 체제에서는 모든 사람이 제자리를 지켜야 일이 순조롭게 풀린다. 그 승무원은 그렇게 했다. (372)

 


다음에 다시 대출하게 되면 다른 부분도 읽어봐야겠다. 쉬어야 하고, 놀아야 하고, 집도 치워야 해서, 오늘은 여기까지.





10년 뒤에 또 다른 백인 남성 로버트 스위트 Robert Sweet는 다른 백인 남성의 소유인 노예 여성을 임신시킨 사실이 들통난 뒤 어쩔수 없이 관계를 시인했다. 그때는 카스트 위반에 대한 처벌 대상이 바뀌었다. 이때 채찍을 맞은 사람은 임신한 그녀였다. 어떤 측면에서든 보호받아야 할 사람은 당연히 그녀이며, 또 그렇게 해야 가장 문명화된 국가에 어울리는 처사였겠지만, 그녀가 받은 채찍질은 그녀의 신분이 지극히 낮다는 걸 보여주는 징표였다. - P147

이 나라 유사 이래 거의 내내 이런 정서가 우세했던 탓에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이 이 결정적인 카스트 기둥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그 기둥에 손상을 입히면 대형 린치가 이어지곤 했다. 이 규약은 하위 카스트의 남성과 상위 카스트의 여성에게만 엄격했기에, 법을 만든 상위 카스트 남성들은 나이나 결혼 여부와는 상관없이 하위 카스트 여성에게 파렴치하고 노골적인 폭력을 서슴지 않았다. - P149

당시 17세였던 트레이본 마틴 Trayvon Martin이살해되었을 때 오바마는 자신에게 아들이 있었다면 트레이번처럼 됐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자 카스트가 다시 고개를 들었고 몇 가지 호의적인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그의 지지율은 떨어졌다. 야당은 오바마가 야심차게 추진한 정책들과 그가 임명하려는 인사들을 거세게 반대했고, 정부의 기능을 수차례 마비시켰으며, 메릭갈런드Merrick Garland 대법관 지명자에 대해서는 인준 절차마저 거부했다. 카스트는 대통령의 손에도 수갑을 채웠다. 피지배 카스트가 연극의 배역을 어떻게 재편했든, 카스트 체제는 모두에게 각자의 분수를 일깨우면서 늘 해왔던 것을 계속할 태세였다. - P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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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난 주에 <여자아이 기억>을 읽었다


제일 먼저 읽은 에르노는 <얼어붙은 여자>이고, <탐닉><단순한 열정>을 이어 읽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같은 사건의 다른 서술이고, <탐닉>이 에스프레소, <단순한 열정>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다. 아아를 먼저 마셨어야 했는데, 에스프레소 먼저 마시는 바람에 나는 참 고생이 많았다. <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는 읽다가 힘들어서(치매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는 엄마를 보살피는 딸의 이야기) 포기한 책이고, 다시 펴기 어려울 것 같다. 다음으로 읽을 에르노는 <젊은 남자>인데 목차를 살펴보니 프랑스어 원서가 수록되어 있다고 한다. 저는 필요 없는데. 저는 있거든요, 프랑스어 원서. 친구가 파리 다녀오면서 사 왔거든요, 그래서 있거든요. (읽지도 못하면서 자랑 그만!)  

 

 


1958년의 여자아이. 자신을 그 여자아이로 호명하며, 에르노는 기억을 새롭게 만들어간다. “이 책을 쓰기 전에는 죽을 수 없다던 작가의 고백대로 자신의 과거에 맞선다. 숨기지 않고, 감추지 않는다. 이 책에서 제일 눈에 띄는 대목은 계급 탈출에 한 걸음씩 다가서는 어린 소녀 아르노에 대한 서술이다.


 

여왕의 자부심을 지니고. 자신이 1등을 한다는 사실이나-그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마리아 성찬회 소속 교장선생님으로부터 '기숙학교의 영광'이라고 불린다는 사실보다 수학과 라틴어, 영어, 작문, 문학 등 주변사람 누구도 알지 못하는 걸 배운다는 사실 때문에 더욱 우쭐했다. 예외적인 존재라서, 친척들로부터 예외적이라고 인정받기 때문에 자부심을 느꼈다. 노동자인 친척들은 명절 식사를 할 때면 그녀가 배움의 재능을 누구로부터 물려받았는지 궁금해하곤 한다. (33)

 


1등을 도맡아 하는, 기숙학교의 영광. 누굴 닮아 이렇게 공부를 잘하는 건지 궁금해하는 친척들에게 둘러싸인 삶에 대해 생각한다. 탈출하고 싶은 욕망과 탈출이 가능할 것 같은 상황에 대한 인식이 1958년의 아르노를 얼마나 추동했을지, 감히 상상해본다.

 



전등불이 꺼지고, 누가 댄스 파트너를 바꾸라고 빗자루로 쳐서 신호를 주었을 때, 그녀는 또다시 H의 품에 있게 됐다. 그는 곧장 그녀의 치맛자락을 들추고 자신의 손을 그녀의 팬티 안에 거칠게 집어넣는다. 바로 그 순간, 광포한 기쁨이 그녀를 덮쳤다. 첫날 밤 이후, 3주 동안이나 기다렸던 몸짓에서 비롯된 상상을 초월하는 유린. 그녀 안에는 자신의 가치가 실추된다는 어떤 느낌도 없다. , H에 의해 소유되고, 순결을 빼앗겼으면 하는, 강간의 욕망만큼이나 맹렬하고 단순한, 날것의 - 화학적으로 순수한 욕망 말고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다. (97)

 


또 한 부분은 1958년 여자아이의 성적 경험에 대한 묘사다. 그의 표현을 그대로 빌려온다면 단순한, 날것의, 순수한욕망. 그 욕망에 대한 서술은 언제나 맹렬하고, 뜨겁고, 그리고 솔직하다. 솔직함. 불편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솔직함이 그의 문학 전체를 꿰뚫는 중요한 특징이다.





 













그래서 떠올리는 이런 문장.   

 


솔직함은 모든 천재성의 근원이다.                      – 뵈르네 (<프로이트를 위하여>, 66)



이 문장은 츠바이크가 <성격 초상>이라는 챕터에서 프로이트를 설명하며 인용한 것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인간들은 성적인 행위로 출현(?)한 것이 아니라는 듯, ‘이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양식이라는 듯, 프로이트 동시대인들은 모두 성을 언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성을 대했다. 프로이트는 빅토리아 시대의 정신적 모순이 성의 억압과 관련되었음을 알아챘고, 그것에 대해 선배 의사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다만 말하지 못했을 뿐이다. 모두 알고 있되, 아무도 말하지 않는 그 이야기를, 프로이트는 꺼냈다. 시작했다.

 


모르는 체하지 말고 확인하라는 것이다. 돌아가지 말고 들어가라는 것이다. 눈 돌리지 말고 깊이 들여다보라는 것이다. 외투를 입히지 말고 벌거벗기라는 것이다. (<프로이트를 위하여>, 60)

 



솔직함이 천재성의 근원이라는 문장을 읽으며 나는 세 명의 친구를 떠올렸다. 자연스러운, 너무나 자연스러운 사고 과정이었다.

 


 

친구 A는 솔직함 그 자체다. 그를 좋아하는, 그의 글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은 그의 솔직함을 사랑한다. 그의 솔직함은 아무도 모르는 은밀한 혹은 숨겨진 음흉한 솔직함이 아니다. 그의 솔직함은 언제나 신나고 명랑하다. 짧지 않은 시간 그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내 경험으로 그의 솔직함은 그의 정직함과 짝을 이룬다. 그는 자기 자신에게도 솔직한 사람이라서, 자신에게조차 정직한 사람이라서, 그는 가끔 괴롭고 힘들어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솔직-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솔직함이 천재의 특징이라는 걸 위 문장을 통해 확인하기 전, 나는 솔직함이 작가의 특징이라 생각했다. 작가인 그를 보면서 그런 생각에 더욱 큰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는 솔직함의 마스코트, 솔직함 세계의 여왕벌 같은 존재이다.

 


친구 B는 인간의 희로애락에 비켜서지 않고 솔직하게 맞선다. 인간은 부족한 존재이고, 사랑스럽지만 동시에 골치 아픈 존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인간 욕망에 대한 그의 솔직한 언설, 그의 솔직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 그래도 다시 한번, 을 외치며 그의 다정한 말에 동조하게 된다. 다시금 사람을, 인간을 사랑하게 된다. 사랑할 수 있게 된다. 진정한 인류애의 화신, 아니 진정한 인류애의 운동 여신 되시겠다.

 


친구 C의 솔직함은 자기 응시 분야(?)에서 제일 빛을 발한다. 나는, 내가 데리고 사는 나, 를 사실은 잘 알지 못한다. 일정 정도 사랑하며, 일정 정도 모른 척 한다. 그것이 답이라고 얼버무릴 때가 많고, 아니어도 그렇다고 거짓말을 할 때도 있다. 그의 자기 직면은 치열하고 그의 자기 인식은 조금의 빈틈도 허락하지 않는다. 그는 눈을 깜빡이지 않고 자기의 말로 솔직하게, 자기를 마주 바라본다. 푸코의 현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요즘에 더욱 그러하다.

 


나는 내 자신이 천재 쪽에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고, 또 앞으로도 그럴 일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천재의 특징이 솔직함 뿐일 수는 없겠지만, 솔직함이 천재의 특징인 것은 확실해 보이는데, 내게는 그런 솔직함이 없다. 나는 좀 느리고, 자기 보호 본능이 강하고, 눈치를 많이 보는 스타일이다. 솔직해지기 어려운 성격적 특징을 참 많이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내게도 볕 뜰 날이 있었으니. 천재의 특징을 소유한 이 사람들이 모두 다 내 친구라는 사실.

 

 















어떤 종류의 친구라 할지라도 우리는 우리가 스스로 자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그들의 영향을 받는다. 우리 중 누가 사랑하는 이들의 인정을 염두에 두지 않을 채 말하고 행동하는가다른 사람의 동의는 일종의 두 번째 양심이 아닌가?  우리는 다른 이들에게 의지하도록 태어났고 우리의 행복은 다른 사람의 손에 쥐어져 있다우리라는 인물의 형태는 주위 사람들에 의해 주조되며색을 부여한다우리의 감정이 부모의 영향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진리의 발견>, 94-5)

 



아니 에르노를 앞에 두고 나를 비출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분은 너무 멀리 계시고, 나의 존재를 모르시며(흑흑), 그의 친구가 되기는 더더욱 어렵…... 하지만 내게는 나를 비춰주는 거울이 자그마치 3개나 있으니, 나는 천재는 아니지만, 천재의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이미 그러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에.


 


나는 충분히, 안온히, 편안하게. 다른 책을 읽으리. 또 다른 책을 읽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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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4-13 22: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님의 친구 A와 C 왜 제 눈앞에 있는 거 같죠? 특히 A 그 친구분은 음식한테 진짜 진솔하시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4-13 22:55   좋아요 3 | URL
솔직함이 인간을 넘어 사물에까지 투영되는 놀라운 기술의 소유자여서 그런 거 아닐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4-13 23:00   좋아요 2 | URL
지금도 아쥬 솔직하게 치킨을 마주하고 있을걸요…

단발머리 2023-04-13 23:0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아니에요 지금은 꿈속에서 스펙터클 드라마를 솔직모드로 찍고 계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악의 길> 땡투 저에요. 솔직하게 알려드립니다!

다락방 2023-04-14 07:44   좋아요 3 | URL
A는 어제 23:00 경 단발머리 님 말씀대로 스펙터클한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세계무슨 뮤직페스티벌에 출연은 하지 않은채로 곡만 보냈는데 대상을 타버려서 금상을 잔나비에게 넘겨준...

이만 총총.

단발머리 2023-04-14 08:46   좋아요 0 | URL
아니!!!!!! 잔나비 그 분은 제가 어디 조용한 데서 둘이서만 한 번 만나자고 그렇게 연락을 했는데도 콧방귀도 안 뀌시더만 어제밤에 다녀갔다고요? 이런순!!!

난티나무 2023-04-14 02: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친구 A B C 모두 넘나 알 것 같아요!!! 눈에 어른거림!!!!! ㅎㅎㅎㅎ

저는 그럼 아아부터 마셔야 겠습니다!

잠자냥 2023-04-14 08:44   좋아요 2 | URL
A하고 C는 직접 만나셔서 더 잘 아는 친구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4-14 08:49   좋아요 4 | URL
난티나무님 / B님도 직접 만나신 난티나무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 보니 프랑스에 사시는 분 맞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님 / 저는.... 아직도 기회를 보고 있습니다. (은오님 생각하며 나홀로 질척모드)

잠자냥 2023-04-14 09:17   좋아요 4 | URL
단발 님/ 나타나지도 않는 은오 님 존재감 대단하네요. ㅋㅋㅋㅋ 게다가 이제 다들 저만 보면 은오 님 이야기해 ㅋㅋㅋㅋㅋ 이게 고도의 작전인가. 은오의 서동요 작전?! ㅋㅋㅋㅋㅋ

은오 2023-04-14 23:08   좋아요 2 | URL
다들 이렇게 응원하는데 결혼도 안해주고......

단발머리 2023-04-14 23:15   좋아요 2 | URL
아이구야 배야 ㅋㅋㅋㅋ 은오님, 밥은 먹고 다녀요? 언제와요, 언제 와!
잠자냥님이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단 말예요 @@

은오 2023-04-15 18:14   좋아요 3 | URL
고럼요!!!! 저 곧 올게요 방학 전에 옵니다!! 이제 좀 여유가 생겼어요 ㅋㅋㅋㅋㅋ 요새는 기절 안하고 책읽다가 잡니다 후후 >< 근데 잠자냥님은 저 없이도 허전함 없이 잘 살고 계신 것 같은데 아닐까요...? 🥺

단발머리 2023-04-15 20:43   좋아요 1 | URL
은오님 / 설마 그럴리가요. 잠자냥님이 잠시 은오님을 잊으려 해도 말입니다. 다른 분들이 잠자냥님에게 은오님 이야기를 한다는 거 아닙니까....... 기다리고 계실거라고 생각해요. 은오님 놀릴 날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ㅋ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3-04-14 09: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참 좋은 글!
좋다는 말로는 많이 아쉽습니다. 저도 A B C가 누구인지 알 것 같아요. 그 친구들의 우정이 부럽습니다. 댓글은 잼나고요~~

단발머리 2023-04-14 10:05   좋아요 2 | URL
좋다고 해주시니 제가 더 좋아요!

ABC 괜히 썼나 싶습니다. 다들 누군지 아시는 분위기 ㅋㅋㅋㅋㅋ 관계란 서로 좋아해야 하기도 하고 일정 정도는 노력도 필요한데 제게 어찌 이런 행운이 찾아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댓글 대잔치는 계속 이어집니다^^

그레이스 2023-04-14 09: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목 너무 멋져요!
저도 아니 에르노 계속 읽어야 하는데, 자극 받고 갑니다~♡

단발머리 2023-04-14 10:06   좋아요 3 | URL
뵈르네의 말이라는데요. 처음 읽을 때 ‘뜨악!‘하는 충격과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레이스님의 에르노 읽기 너무 기대됩니다. 그레이스님은 시작하시면 쭉 연달아 읽으시니 명품 페이퍼도 따라올테고요!

2023-04-14 0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4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4 1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4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3-04-14 14: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니 에르노는 우리 단발님을 모르지만, 다른 천재인 A, B,C님이 모두 단발님을 알고, 사랑하고 있으니 어쩌면 진짜 천재는 단발님인지도..... 저는 단발님도 저기에 D로 넣으라고 하고싶어요. 단발님의 글은 항상 저에게 책을 넓고도 깊게 읽는게 무언지 알려주시는걸요. ^^

공쟝쟝 2023-04-14 19:13   좋아요 5 | URL
어후 제가 하고 싶은 말이네요. ABC 모두 친구인 D야 말로 친구천재이시다.

단발머리 2023-04-15 20:53   좋아요 0 | URL
에구 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님! 칭찬천재 바람돌이님! 전 천재는 이미 틀린 몸이지만 D도 넣으라는 그 말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래오래 기억할게요. 감사합니다!!!

공쟝쟝 2023-04-14 19:1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제가 방금까지 일을 하면서 정희진 매거진 이번호 후반부를 듣지 않았겠습니까? <지루한 섹스신....>에서 진짜 빵 터져가지구... 저 아니 에르노 더 읽어야겠어요. 아!! 내가 완전 좁게 읽었어ㅋㅋㅋㅋ 전 아니 에르노를 읽겠어요!!! 라고... 수이님한테 다시 댓글을 달고 올까 하다가 그냥 여기다가 댓글 답니다. 아니 에르노... 멋있네요.. 그리고.. 희진샘... 이번 팟캐스트 진짜 너무 재밌어서 행복했는 데...
여기 이 글 보니까 왜 나 또 이렇게 행복하냐.
저는 진짜 똑똑한 여자가 너무 좋아요. 똑똑한 여자들 너무 좋아한다. 내가 그녀들을 좋아할 수록 나도 똑똑해진다... 🤦‍♀️🤦‍♀️

단발머리 2023-04-16 08:17   좋아요 0 | URL
아니 에르노 완전 멋지죠. 전 <얼어붙은 여자> 읽고 반했답니다 ㅋㅋㅋㅋㅋㅋ 근데 많이는 못 읽었네요. 차근차근 벽돌깨기 심정으로 읽어볼까 합니다. 이번호 <지루한 섹스신.......> 너무 재미있었어요. 음... 전 그녀가 그를 사랑한다는 사실 자체가 불만이었거든요. 선생님의 해석에 완전 하트 샘솟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푸틴 좋아하는 남자라니 ㅋㅋㅋㅋㅋㅋ
 







 













페미니즘에 관심이 없거나 페미니즘에 적대적(?)인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는 ‘성’을 매개로 한 억압이 우리나라의 특정한 상황이 아니라전 세계적인 역사 혹은 추세였음을 말한다. 이를테면 우리가 좋아하는 미국 이야기.

 



하얀 피부의 특권층이어서 ‘변별 요소’가 ‘성’일 수 밖에 없는 백인 여성이 미국에서 겪는 일들.

 


부연하자면, 총에 맞아 죽은 여성들의 3분의 2 가까이는 현 파트너나 전 파트너에게 살해되었다. (49)

이 나라에서는 9초마다 한 번씩 여자가 구타당한다. 확실히 짚어두는데, 9분이 아니라 9초다. 배우자의 폭행은 미국 여성의 부상 원인 중 첫 번째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49)


리베카 솔닛이 밝힌 대로 ‘미국 여성의 부상 원인 중 1위는 교통사고가 아니다. 전남편, 전 애인, 전 남친 등 배우자의 폭행이다. 이 사실을 말하면 듣는 사람들은 모두 놀란다. 진짜? 하고 다시 묻는다.

 


또 한 가지 예는 마사 누스바움. <비평이론의 모든 것>에 그의 사례가 나온다하버드 대학의 대학원에 다니는 마사 누스바움이 자기의 가슴을 만지려는 교수의 손을 ’그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 범위 내에서살짝 밀어냈던 경험에 대해서 말한다똑똑한 여성이 교육 기회를 얻어 하버드에 입학해 석사 과정에 들어갈 수 있을지 몰라도상시적이고 일상적인 성희롱성폭력에 노출되어 있다는 현실을 말할 때, 놀라지 않은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오래전에 사둔 책을 다시 펼친다어제 <행복의 약속>을 읽었는데 새삼 어려워서 노곤해지고 너무 졸려서 오늘은 책을 바꿨다.

 


23쪽의 ’나 역시 여성이다‘로 시작해 마지막 문장까지를 그대로 옮긴다. 억울하다고 소리치지 않으면서 지치지 않고 끝까지 싸우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나는 용감한 사람인가 묻고. 한 번 더 생각한다.


 


나 역시 여성이다. 우리 사회의 다른 많은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성희롱과 성폭력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하버드대 대학원 교육과정에 대해 쓴 글에서 나는 두 명의 저명한 교수들로부터 내가 (다른 많은 이들과 함께) 맞닥뜨려야 했던 성희롱에 대해 쓴 바 있다. 빌 코스비(Bill Cosby)의 기소 직후 모두가 그를 유일한 '암적 존재'인 것처럼, 마치 그의 죄가 유별난 일인 것처럼 다룰 때, 나는 《허핑턴포스트》에 그와 유사한 경력을 가진 또 다른 유명 배우로부터 내가 당했던 성폭행에 대해 썼다. TV 드라마 「월튼네 사람들(The Waltons)」에서 아버지 역을 맡은 랠프 웨이트(Ralph Waite)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그는 타인에게 돈을 벌어다 주는 재능과 권력으로 인해 책임의 의무로부터 보호받아 온 사람이었다. 이 밖에도 나는 또 다른 인물로부터 데이트 강간으로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 경험들에 대해 다시 말할 가치가 없다고는 생각하지만 코스비 사건이 특이한 경우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려는 목적으로 복기해 본다. 나는 나의 말하기가 피해자성 서사의 일부가 되는 것을 원치 않고, 관련된 모두에게 공정한 관점을 물색하고 있으며 살아가는 동안 늘 그래야 한다고 믿는다.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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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4-13 07: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교만의 요새를 아직 사지 않은 제 자신을 탓하며 땡투 누르고 장바구니에 담습니다.

‘그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그를 쳐내는 일까지 순간적으로 생각,판단하며 살아야 하는 여성의 삶이란 얼마나 피곤한가요. 삶에 대한 기술이 왜 여성에겐 더 필요한지 모르겠어요. 정작 성희롱을 저지르는 남자들은 ‘그녀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만지는 법‘ 같은 걸 생각하며 살지 않을텐데요. 그런 건 없으니까요. 후아- 아침부터 한숨 한 번 쉬고 갑니다.

덧)비평이론의 모든 것.. 은 천페이지에 육박하네요. 표지부터 어렵게 생겼어요.. ㅠㅠ

단발머리 2023-04-14 08:58   좋아요 0 | URL
교만의 요새, 참 좋네요. 저는 누스바움 많이 안 읽어서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읽을수록 ‘파 보고‘ 싶은 작가입니다. 오래동안 가르치는 일을 해서 그런지 비교적 쉽게 곁을 주는 것 같고요 (설명 잘함 ㅋㅋㅋㅋㅋㅋㅋ)

‘그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를 달성하기 위한 우리 여성들의 삶은 얼마나 고단한지요. 가해자의 목소리가 더 큰 세상, 피해자가 눈치 보는 세상 ㅠㅠㅠ

비평이론의 모든 것, 저는 참고서로 사 두었는데 진짜 펴보지를 않아서요. 새 책입니다, 하하하!

공쟝쟝 2023-04-13 1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현실에서 용감하기란 얼마나 어려운지요. 단발님 진짜 멋진 부분!

여성들이 내가 과민반응하는 건가 하는 자기 검열에 쏟은 에너지만 아꼈어도, 남성문명 못지 않은 큰 업적 쌓았을 겁니다.

단발머리 2023-04-14 09:45   좋아요 1 | URL
나는 사실 용감하지 않아요. 진짜 그래요. 많이 부끄럽고..... 다시 용기내야지 하는 그런 다짐이, 저는 진짜 많이 필요한 사람 같아요.

쟝님 말이 전적으로 옳아요. 자기 검열에 쏟는 에너지를 아껴야 해요. 바깥에서 바라봐야 하고.... 또 소리질러야 하고요...
 
켄 리우와 군만두


댓글로 달려니 길어서 따로 글로 씁니다. 댓글이니 DADDAY님께 다는 대댓글 형식으로 쓰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기 전에 엮여진 제 글(여기: https://blog.aladin.co.kr/798187174/14482137, 켄 리우와 군만두)을 읽고 오시면 좋은데 읽지 않으셔도 되고요.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바빠요 ㅎㅎ) 하지만 그 글에 달린 DYDADDY님의 댓글을 읽으시면 이 글이 왜 나오게 됐는지 쉽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죽음이 감정의 고통보다는 신체적 고통에 대한 공포라는 지적에 동의합니다. 그 공포가 타자의 죽음을 통해 선명해진다는 주장에도요. 고통을 피하고자 하는 욕망이 불멸에 대한 갈망을 일으켰다는 점, 그리고 그것이 종교의 발명으로 이어졌다는 점에 대해서도 긍정합니다. 교회에서 중책을 맡은 사람은 아니지만 이 땅에 사는 기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간 역사 속에서 이루어진 기독교의 패악과 특별히 한국 기독교의 죄악에 대해 부끄러움과 책임감을 느낍니다.


종교적 제의가 정교화되는 과정 속에서 계급 사다리의 최고 위치에 있던 사람들은 마지막 정복지죽음을 향해 돌진합니다. 죽음 이후의 세계가 구체적으로 그려지고 그래서 죽은 자들을 위한 거대한 건축물을 만들게 된 것이구요. 제가 궁금한 건, 이것이 모두 거짓이라는 걸 가정한 상태에서, 그럼, 답은 무엇이 될 수 있느냐, 는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해야겠습니다 ㅎㅎ 대디님이 이런 질문이 제 삶에서 기인한 것 같다고 하셔서요. 저는 특별한 삶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고요. 평범하고 보통의 삶을 살았던, 그리고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저는 걸음마를 배우자마자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는데요, 가까이 살던 육촌 언니의 손을 잡고 교회에 나갔습니다. 이 말은 제가, 모태신앙이 아니라는 뜻이구요ㅎㅎ 제가 6학년 때쯤 엄마가 전격적으로 교회에 나가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죽을 것 같은 삶 속에서 다시 살 수 있던 힘을, 엄마는 예수님에게서 얻었습니다. 엄마는 새 생명을 얻었고, 새사람이 되었습니다. 저는 충실히 교회 생활을 하는 사람이고요. 남편도 아이들도 모두 교회에 나가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도 성장해서도 사고나 질병 등의 이유로 갑작스럽게 가까운 사람을 잃은 경험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의 의문은 순수하게 지적인측면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확실한 건, 전 그냥 교회를 다니기만하는 사람은 아니고, 기독교의 교리와 신념을 진심으로 믿고 있는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저는 인간이 죄인이라고 생각하고(갑자기 신앙 고백 시간이 되었네요 ㅎㅎ), 인간 스스로 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류와 하나님 사이의 중재자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뿐이라는 걸 믿고, 나를 아시고 내 삶을 계획하시고 나랑 함께 사시는 하나님의 존재를 믿습니다. 인격적인 존재로서의 창조주를 믿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저의 이러한 믿음과 신념이 사실은 고도의 세뇌와 문화적 강제에 의한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수 있겠지요. 가장 세련된 거짓말에 제가 속은 것일 수도 있구요. 마음의 평화를 위해 아닌데도 그런 척, 모른 척, 속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결국에 제 물음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옵니다. 내가 가진 답, 죽음과 불멸, 영혼에 대한 답은 이겁니다. 그럼, 당신의 답은, 당신의 패는, 당신의 결론은 무엇입니까.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유기체는 알고리즘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화의 과정 어디에서도 영혼의 출현을 확인할 수 없으니, 영혼은 없다고 했고요. (다만, 본인은 왜 이렇게 명상에 심취했는지 그건 좀 밝혀주시기를 ㅋㅋㅋㅋㅋ) 불멸에의 탐구, 영원에의 갈망이 인간 뇌 속에 있는 신경 세포 다발들의 속임이라면, 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믿을 수 있다고, 그렇게 결론지을 수 있다고, 전 생각합니다. ‘자아라는 총체가 좌뇌의 속임이고, 연속적인 나, 인지하는 나, 의 존재 역시 뇌의 속임이라고 주장한다면, , 그건 그대로 주의 깊게 들을 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질문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그것이, 당신의 소중한 삶과 그리고 분명히 닥치게 될 죽음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습니까. 그게 답입니까.




오늘 하루를 즐겁게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소중히 대하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내일에 대한 기대를 간직하고 살아간다는 것. 그런 태도, 그런 삶의 자세가 죽음과 불멸과 끝없는 의미 추구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습니까.


















제가 저번 주부터 읽고 있는 책은 <인간의 우주적 초라함과 삶의 부조리에 대하여>입니다. 부조리에 대한 카뮈의 사상을 마무리하면서 저자는 이렇게 씁니다.



인간의 삶이 아무리 무의미할지라도 그 속에서 행복을 찾고 그 무의미를 견디며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부조리의 영웅이 되는 길이요, 우리의 부조리한 인간 조건에 대한 진정한 반항인이 되는 길이라고 카뮈는 역설한다. (46)



부조리한 인간 조건에 대한 반항이 살아내는 것이라고 카뮈는 말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의미와 무목적성이 우리 삶의 결론이라면, 그렇게 스러질 나라면, 0으로 수렴될 나라면, 우주의 먼지가 될 나라면. 나는 왜 지금, 존재하는 것입니까. 저는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배불리 먹고 누워서 사라질 날만을 기다려야 하는 건 아닐까요. 저는 영웅도, 반항인도 되기 싫거든요^^ 만약 그것이 정말 해답이라면 말입니다.




믿음이란 설득의 문제가 아니기에 이런 과정은 필요 없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고민하고 생각해 볼 공통의 주제가 있다는 것에, 그 곳이 알라딘이라는 사실에, 마음만은 즐겁습니다. 알라딘 우주에서, 저는 하염없이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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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6 1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06 1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06 1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06 1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DYDADDY 2023-04-06 19:09   좋아요 2 | URL
모난 부분이라 생각하지 않으시면 좋겠어요. 어떠한 자신이든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은 상당히 용기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그러지 못하다보니 그런 분들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ㅎㅎㅎ
기독교에 대한 신념을 이야기하셨지만 그러한 주제에 대해 충분히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철학자나 과학자 중에도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요.
이번에 읽으시는 책도 어떤 글로 남기실지 벌써 궁금해져요. 단발머리님의 글을 항상 기다리고 기대하는 단발머리님의 독자입니다. ^^

단발머리 2023-04-06 19:22   좋아요 2 | URL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용기 있는 행동이라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기다려주시고 독자가 되어주신다고 하니, 제 맘이 막 몽실몽실 하늘 끝까지 떠가는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공쟝쟝 2023-04-06 21: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ㅋㅋㅋ
저 디게 뜽금 없는 인용 하나 가져올께요 ㅋㅋㅋㅋ

<타인보다 민감한 사람의 사랑> 391페이지

하지만 *개인이 생각하는 신의 이미지가 자신에 대한 이미지와 비슷하다는 일관적인 연구결과가 나온다.* 즉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신을 사랑이 넘치는 존재로 본다. 애착 유형의 경우(3장 참 고), 사회심리학자 리 커크패트릭(Ice Kirkpattick) 과 필 셰이버 (Phail Sharer)는 안정형 애착 유형에 해당하는 사람일수록 불안정형보다 신을 사랑이 넘치고 거리감과 통제적인 모습이 적은 존재로 인식한다 는 사실을 발견했다. 불안정 애착 유형 가운데 회피형은(거부형과 두 려움 유형이 합처진 것) 예측대로 다수가 무신론자였다. 아무도, 아무것 도 필요 없다는 생각으로 관계 문제를 완전히 피하는 것이다. 하지만 회피형은 갑작스럽게 종교를 가지게 되는 경우가 가장 흔했다(회피형 에서 44퍼센트, 나머지 유형을 모두 합친 데서 10퍼센트가 잡작스럽게 종교 를 가졌다).
집착형은 열렬한 무신론자가 되거나 강렬한 종교적 경험을 하는 극단적인 모습을 더 강하게 보였다. 초조하고 모호하게 관계에 집착 하므로 자기 애착을 포함해 애착에 대한 관심도가 최대 수준인 사람 들이기 때문이다.

공쟝쟝 2023-04-06 21:42   좋아요 3 | URL
저는 (부끄럽게도)집착형에 가깝습니닼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극단적인 종교경험 할까봐 열렬하게 신의 존재 거부하는 편ㅋㅋㅋㅋㅋ) 전 꼭 안정형 애착유형이 된 후에 ㅋㅋㅋㅋㅋ 아 웃곀ㅋㅋㅋㅋㅋ
친구의 영향을 받아 믿음과 영성 영혼과 신 죽음에 대해 사유하긴 할 건데 아직 자아에 대해 천착이 안끝나서 좀 기다려주세요 ㅋㅋㅋ

단발머리 2023-04-12 19:30   좋아요 1 | URL
...... 즉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신을 사랑이 넘치는 존재로 본다.

내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인지 어쩐지는 모르겠는데 ㅋㅋㅋㅋㅋㅋㅋ 난 신을 사랑이 넘치는 존재로 봐요. 믿어 의심치 않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별족 2023-04-13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기독교도에 가지는 의구심은, 기독교도는 ‘살기 싫은 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나‘, 같은 겁니다. 죽음 뒤에 아무도 모르고, 아무 것도 남지 않을 거라는 게 안도가 되는 순간이 있어서, 영생을 원하면 살기 싫을 감정을 어떻게 다스리지, 같은 의문이.

단발머리 2023-04-15 20:58   좋아요 0 | URL
다른 분들은 잘 모르겠고요. 저 같은 경우는...... ‘살기 싫은 순간‘의 상황 너머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그 순간 속에 내재된 ‘신의 섭리‘를 깨닫고 싶어합니다.
 




 












켄 리우의 단편 <> <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를 읽었다.

 

 

죽음에 관한 책들을 꾸준히 읽는 이유는 정말 순수하게 궁금해서다’. 나는 기독교인이고, 내세를 믿고, 영혼 불멸을 믿는 사람이다. 믿음을 강제할 만큼 믿음이 있는 사람은 아니어서(날라리 신자여서) 대놓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나는 그게 항상 궁금했다. 교회를 다니지 않고, 내세를 믿지 않고, 죽으면 다 끝이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사고 패턴, 그런 결정에 이르게 한 사고 과정 말이다. 내가 존경하는 유시민 작가님도, 내가 사랑하는 정희진쌤도 그렇게 말씀하시기는 했다. 그 확신과 거부의 매커니즘이, 나는 궁금하다.

 


겨우 몇 권 읽었을 뿐이지만, 죽음에 관한 책들은 그 장대한 연구와 두꺼운 두께로도 명확한 답을 내어놓지못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죽음을 겪은 후, 이 세계로 돌아와 그 경험을 말해주는 사람이 없기에 임사 체험을 설명하는 데 집중하는 책이 있는가 하면, 돌고 돌아 한 바퀴 더 돌아 죽음과 타협하라라고 결론을 내놓는 책도 있다.

 


이와 관련해 뇌과학이 중요한 이유는 죽음과 불멸에 대한 인간의 의식이 사실은 진화의 과정에서 만들어졌다는 주장 때문이다. ‘자아라는 통합된 실체 자체가 사실은 허구라는 주장도 있고, 물리학에서 말하는 우리는 모두 별의 먼지라는 주장 역시 죽음의 해석에 대한 한 가지 답을 제안하는 거라 여겨진다.

 





켄 리우의 단편 <>의 카드 리뷰의 첫 장면은 이렇다. 하지만, 그 다음장, 그 다음다음 장, 그 다음다음다음장도 이 단편이 말하고자 하는 바에는 닿지 않는다. 내가 꼽은 중요한 문장은 바로 여기다.

 


"이미 작동을 멈춘 틀을 신기한 것처럼 구경하느니, 차라리 그 틀의 작동 기한을 최대한 연장하는 게 낫지 않아요?"

"하지만 죽음은 피할 수 없어. 그래서 삶이 의미 있는 거잖아."

"그건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믿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납득시키려고 하는 거짓말이에요. 시인들이 영생을 구하려 애쓰는 이를 폄하한 건 아무 힘도 없는 우리를 위로하기 위해서였고요. 하지만 우리는 이제 무력하지 않아요." (39)

 



레이는 남편과 함께 노화를 중단시키는 수술(시술)을 받는다. 30세의 외모와 건강을 유지하게 된 레이. 그녀는 제2의 인생, 3의 인생, 4의 인생을 살아간다.

 


할 일이 필요했던 나는 대학으로 돌아갔다. 존 덕분에 나의 뇌세포는 쉬지 않고 저절로 재생되었다. 그렇게 결코 성숙하지 않았기에, 한편으로는 결코 호기심이 마르지 않았다. 나는 역사와 문학, 경제학의 박사 학위를 잇달아 취득하고 나서 의대에 입학했다. 그냥 재미 삼아서 한 일이었다.

 

배울 것은 너무나 많았고, 나의 끝나지 않는 학생 생활은 언제나 시작을 눈앞에 둘 뿐 실제로 시작되지는 않았다. 이것이야말로 이상적인 삶이 아닐까? 나는 잠재력과 가능성과 첫걸음으로 이루어진 삶을 살았다. 악기를 배워 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 연습할 시간이 100년이라면 거장이 될 법도 했으니까. (44)

 


알라딘에서 자주 회자되는 말이 구입해 놓은 책을 다 읽으려면 영생해야 한다’, ‘알라딘에서 영생불사하자기타 등등(‘다음 달에는 책을 조금만 사겠다’, ‘이게 이번 달 마지막 주문이다’) 인데, 만약 우리가, 내가, 그리고 당신이 레이가 받았던 수술을 받게 된다면, 이런 바람, 이런 소망은 모두 현실이 될 수 있다. 한나 아렌트의 책을 모두 다 읽고, 정희진쌤의 모든 책과 글을 7번씩 필사하고, 독일어와 이탈리아어, 그리고 고대 그리스어와 수메르어를 마스터하고. 아니 에르노를 프랑스어로 읽고, 단테를 이탈리아어로 읽고, 사기를 중국어로 읽고, 하루키를 영어로 읽고. (하루키 책은 영어본이 제일 예쁘다) 레이의 선택은 무엇일까. 한없이 이어지는 풍요로운 삶을, 레이는 어떻게 감당해 냈을까.

 


나는 레이의 선택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우주의 흐름, 자연의 섭리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억지로 거스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 역시 죽음을 받아들이기로한 소심하고 연약한 인간의 무지한선택일 수 있다. 유발 하라리의 주장처럼, 어쩌면 인류는 정말 신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아니, 인류는 벌써부터 신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 진작부터 하고 있었다. 닳지 않는 육체의 주인이 되어 20년 전, 50년 전, 100년 전, 230년 전의 일을 기억하고, 더 성숙한, 더 훌륭한, 더 차분한 인격의 소유자가 되어. 다시 100년을, 200년을, 300년을 살아갈 테고. 그런 인생 앞에 주어진 삶이란 무엇인가. 그런 인생에게 죽음이란 무엇인가. 전력 중단? 핵전쟁? 권태? 외로움?  

 



너무 졸린데 자기는 싫다. 눕기만 하면 곯아 떨어질거 같아 책상 앞에 앉아 있다. 우리 집에도 군만두가 있으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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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죽음과 불멸의 ‘의미‘에 대하여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3-04-06 12:38 
    댓글로 달려니 길어서 따로 글로 씁니다. 댓글이니 DYDADDY님께 다는 대댓글 형식으로 쓰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기 전에 엮여진 제 글(여기: https://blog.aladin.co.kr/798187174/14482137)을 읽고 오시면 좋은데 읽지않으셔도 되고요.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바빠요 ㅎㅎ) 하지만그 글에 달린 대디님의 댓글을 읽으시면 이 글이 왜 나오게 됐는지 쉽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죽음이 감정의 고통보다는 신체적 고통에 대한 공
 
 
수이 2023-04-05 07: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늘 드시오, 군만두. 쟝쟝이가 잘못 했네, 어제는. 오늘도 열일 🥰💙👍🍪☕️😎📖😻💓🍷😚

단발머리 2023-04-05 17:53   좋아요 0 | URL
열일하고 왔으요 ㅋㅋㅋㅋㅋ 군만두는 없으요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4-05 07:4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교회를 다니지 않고, 내세를 믿지 않고, 죽으면 다 끝이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 접니다! 저를 연구하세요!ㅋㅋㅋ
한나 아렌트의 책을 모두 다 읽고.. 등등이 단발님의 꿈이시군요. 단테를 이탈리아어로 읽고.. 너무 멋진데요?🤭 호기심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참 좋을 듯 합니다!

얄라알라 2023-04-05 09:06   좋아요 2 | URL
ㅋㅋ괭님의 댓글!^^ 매력 펄펄
˝저를 연구하세요!^^

단발머리 2023-04-05 17:55   좋아요 1 | URL
독서괭님 / 일단 제가 독서괭님 대상자 1번으로 선정하고 ㅋㅋㅋㅋ 심오한 연구를 계속할 것을 약속드리며 ㅋㅋㅋㅋㅋㅋㅋ
한나 아렌트 책 다 읽기, 제 꿈이에요. 단테 이탈리아어로 읽기도 도전하고 싶고요.

알라님 / 알라님도 연구 대상입니다. 어디 못 가시오니 ㅋㅋㅋㅋㅋ 많은 협조 바랍니다!

다락방 2023-04-05 08:2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교회를 다니지 않고, 내세를 믿지 않고, 죽으면 다 끝이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 접니다! 2

그런데, 그래서 저는 죽음이 두렵습니다. 죽기 싫어요. 간절히 영생을 원합니다.

인용해주신 단편의 문장들을 읽노라니 영화 <아델라인> 생각이 나네요. 주인공 아델라인은 늙지 않거든요. 자기 딸이 할머니가 되어도 여전히 젊은 외모를 유지하고 계속 그 나이를 살아서 모든 외국어를 마스터하고 점자책 읽기까지 마스터 합니다. 흐음.. 그렇다면 모두가 더 늙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세상엔 온갖 지식인들로 넘쳐나게 될까요? 다들 왜그렇게 공부들만 하지.. 그러나 살아가는 일 자체가 공부이니까....필연적인 것인가....

단발머리 2023-04-05 18:27   좋아요 0 | URL
일단 2번으로 접수되셨구요. 구체적인 연구 계획은 추후에 개인적으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저는 다락방님의 이런 대답, 이런 반응이 제일 ‘자연스럽고 솔직한‘ 거라고 생각해요. 이것과 관련해서도 우리는 오래오래 이야기 나눌 수 있을 거 같고요.

저, 영화 <아델라인> 소개 동영상을 보았거든요. 여주인공 너무 아름다워서 눈이 부셨습니다. 딸보다 젊고 예쁜 엄마,를 저도 1초간 상상해 보았습니다. 하고 싶은 걸 계속 할 수 있는 삶이라니....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겠어요.

얄라알라 2023-04-05 09: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요새, 아니 꽤 오래 책 읽기에 시들해져서 알라딘 활동도 예전만큼 안 하는 제가
단발머리님의
영생 if 가정법 상상을 읽다 보니
현타 옵니다.
와, 영생으로 많은 시간을 누리게 되면 책 읽기와 필사에!

저는 많이 많이 돌아다니고 싶어지네요. 책 재미를 다시 확 느껴야하는데....좌표를 잃었나봐요

단발머리 2023-04-05 19:52   좋아요 1 | URL
제가 위에는 독서와 외국어라고 쓰긴 했는데요 ㅋㅋㅋㅋㅋ 알고보니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영생을 살 수도 있겠지요? ㅋㅋㅋㅋㅋ

여행은 건강할 때, 젊을 때가 좋은 거 같기는 해요. 저는 걷기에 취미가 없어서 사실 여행을 많이 다니지는 못하지만요.
책재미 잃었다고 너무 상심하지 마시어요. 그럴 때는 음악도 들으시고 영화도 좀 보시고요. 특히 이웃님들 리뷰 읽으시면 책구미가 다시 돌아오리라 생각합니다.

거리의화가 2023-04-05 10: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교회를 다니지 않고, 내세를 믿지 않고, 죽으면 다 끝이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 접니다! 3

구입해 놓은 책을 다 읽으려면 영생해야 한다니!ㅋㅋㅋ 그러고 보니 다 읽고 죽을 수 있을까 싶네요ㅠㅠ 구입량에 비해 읽는양은 현저히 느립니다ㅎㅎ 잠자는 시간을 줄이고 싶은데 그러기엔 체력도 이젠 버거워서 참...^^;

단발머리 2023-04-06 09:52   좋아요 1 | URL
거리의화가님 3번 접수완료되셨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보가 축적되니까요. 뒤에 살고 있는 우리 같은 세대는 ㅋㅋㅋ 읽을 책이 참 많네요. 거기까지 갈 것도 없고 구입할 책만 읽어도 시간이 부족할 거 같아요. 매년 알라딘 통계만 봐도 그러더라구요. 시간은 부족하고 눈은 침침합니다. 웃어야 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4-05 11: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접니다!-4
끝이 있기에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끝이 있기에 순간을 영원처럼 느낄 수 있게 살아갈 수 있다고. 내세를 믿지 않는 사람에겐 오늘 떨어지는 벚꽃이 슬로우모션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니깐요. 내세는 너무 멀고 가까운 현실의 미래는 다소 걱정이 되긴합니다. 그러나 미래는 현재의 연속일뿐임을 배워가면 또 지금 편해지려고 마음 먹어요. 오늘 딱 끝나도 좋은데 혹시 오늘 딱 끝나면 제 다이어리는 꼭 불태워주세여 부탁드립니다 (매일이 유언 ㅋㅋㅋ).

단발머리 2023-04-05 18:26   좋아요 0 | URL
쟝쟝님 4번 접수완료되셨습니다.

끝이 있기에 아름답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을 열심히 살아간다는 이야기도 완전 이해되구요.
다만, 저는... 끝이 있다면 왜 지금이 아니고 나중인가?의 의문은 있습니다. 조금 더 생각을 가다듬어 볼게요. 아직은 저도.... @@

책읽는나무 2023-04-05 11: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접니다-5

넘 바쁘시겠군요?
이 모두를 연구하시려면??ㅋㅋㅋ
딸이 자신은 죽으면 이 우주의 먼지조차도 되지 않았음 좋겠다는 그 말에 살짝 충격을 받았었는데 요즘은 제 마음이 그리로 쏠려가고 있습니다. 죽으면 모든 것이 끝!!!!!! 그랬음 싶네요^^;;;
연구하고 싶죠?
좀 답답하시죠?^^
그러는 와중에도 전 군만두보단 촉촉한 찐만두파라는 유언을 남깁니다.ㅋㅋㅋ

독서괭 2023-04-05 11:47   좋아요 3 | URL
저도 찐만두파!!

단발머리 2023-04-05 18:32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 / 5번 접수완료되셨습니다, 책나무님.

이 연구는 제 일생일대의 연구과제로서 ㅋㅋㅋㅋ 정말 솔직히 궁금해서요. 앞으로도 오래오래 생각할 예정입니다. 우리는 어차피 우주의 먼지기는 한데.... 어떻게 싹 0으로 수렴될 것인지, 전 그것도 궁금해요.

찐만두파 기억해두겠습니다. 전 군만두파에요.

독서괭님 / 찐만두파로 접수되셨습니다. 전, 군만두파에요. 기억해 주시길^^

다락방 2023-04-05 11:4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점심에 라면도 먹고 만두도 먹고 김밥도 먹고 그래야겠어요.

잠자냥 2023-04-05 11:53   좋아요 5 | URL
막걸리에 갓김치도 먹어주세요... 저 대신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05 15:44   좋아요 2 | URL
저 어제 와인하고 갓김치 먹었어요.
오늘도 스트레스가 폭발해서 뭔가 먹어야겠어요.
맨날 순대 간이나 먹고 싶으니 나도 참... 에휴..

DYDADDY 2023-04-05 16:22   좋아요 1 | URL
어제 주무신다고 글 올리신 이유가 이미 드셔서 그렇군요. 갑자기 주무신다 글을 올리셔서 당황했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4-05 16:37   좋아요 2 | URL
와인하고 갓김치는 무슨 맛이에요?

다락방 2023-04-05 17:58   좋아요 2 | URL
와인하고 갓김치는 .. 좋은맛?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3-04-05 18:04   좋아요 2 | URL
와인하고 갓김치에 쌀국수, 오늘 저녁 메뉴로 낙찰!!

단발머리 2023-04-05 18:34   좋아요 0 | URL
제가 없는새 맛있는 거 많이 드셨네요.
저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 떡볶이, 튀김, 그리고 순대를 ㅋㅋㅋㅋㅋ 음하하하하하하하하 사왔습니다.
와인하고 갓김치의 조화가 궁금하네요. 저도 집에 와인 있거든요. 화이트 와인 ㅋㅋㅋㅋㅋㅋㅋㅋ
쌀국수는 없습니다 ㅋㅋㅋㅋㅋㅋ

DYDADDY 2023-04-05 13: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교회를 다니지 않고, 내세를 믿지 않고,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 5
인간은 욕망하는 동물이기에 가질 수 없는 것을 욕망한다고 생각해요. 길에 굴러다니는 돌은 주워서 소유하면 되니 욕망의 대상이 되지 않지만 올해 핀 꽃은 소유할 수 없으니 보려는 욕망이 생기죠. 영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필멸자인 인간으로는 도달할 수 없기에 유사영생인 천국을 만들기도 하고 기술발달로 가능할 수 있기를 욕망하죠. 하지만 불멸에 가깝도록 만들 수 있는 것이 사랑과 과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나‘라는 개체가 사라진 이후에도 ‘나‘의 부분부분들을 기억하고, 과업(예를 들면 업적이나 책)은 역사에 남겠죠. 그 사랑과 과업을 달성할 때까지는 육체적 정신적 건강이 필요해서 건강하게 살려 하는 것이지 단순히 오래 살고 싶어서 그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군만두에 대한 욕망은 어쩔 수 없어도 단발머리님의 고민이 조금이나마 덜어지는 댓글이기를 바라요. ^^

다락방 2023-04-05 15:43   좋아요 1 | URL
대디 님 6 번이십니다. 5번은 이미 책나무 님이 하셨어요..

DYDADDY 2023-04-05 15:45   좋아요 2 | URL
-0-;;;;;; 유..유..육입니다. 길게 쓰는동안 넘버가 바뀌였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4-06 09:53   좋아요 1 | URL
대디님 / 대디님, 6번으로 접수완료되었습니다^^

˝필멸자인 인간으로는 도달할 수 없기에 유사영생인 천국을 만들기도 하고 기술발달로 가능할 수 있기를 욕망하죠. 하지만 불멸에 가깝도록 만들 수 있는 것이 사랑과 과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나‘라는 개체가 사라진 이후에도 ‘나‘의 부분부분들을 기억하고, 과업(예를 들면 업적이나 책)은 역사에 남겠죠.˝

대디님 말씀에 공감하고 저도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자주 있다는 걸 말씀드려야겠어요. 그런데 저는 그 다음을 묻는 거에요. 어쩌면 그 앞쪽이요. 불멸이 불가능한 인간은 왜 불멸을 욕망하는가. 사랑과 과업이라는 측면에서의 불멸에 대해서는,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내가 사라진 뒤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죽기 때문이고요. 그렇게 나의 모든 것이 사라진다면, 그렇다면 100년 혹은 200년의 불멸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고요. 업적이나 책이 역사에 남을 수 있겠죠. 하지만 지구는 곧 멸망할테고 모두 다 사라질 테지요. 사라질 것을 예감하고 살아가는 삶에 대해 저는 궁금해합니다.

대디님 댓글 읽으니 너무 좋네요. 고민과 성찰이 완전 다른 방향으로 결론지어지더라도 앞으로도 자주 이야기 나누면 좋을거 같아요. 저의 ‘죽음‘ 페이퍼는 앞으로도 쭈욱 이어질 예정입니다.

다락방님 / 철저한 교통정리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DYDADDY 2023-04-06 00:07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님 // 댓글의 질문을 보고 당황했어요. 와.. 세다.. 이 질문을 감당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어요. 단발머리님이 어떤 삶을 사셨고 살고 계신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질문은 단발머리님의 삶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으로 만족하시지 않으실 수도 있구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로 질문하고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면 좋겠어요.

DYDADDY 2023-04-06 00:22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님 // 불멸에 대한 욕망은 결국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죽음이라는 당연한 결과가 왜 고통으로 다가오는가. 사실 죽으면 아무 것도 못느끼죠. 즉 ‘나‘의 죽음은 신체적 고통이 있을 수 있을지언정 정신적 고통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공포는 ‘나‘의 죽음이 아니라 타자의 죽음을 보고 느끼는 감정이라는 것이죠. ‘너‘의 죽음은 크나큰 아픔과 고통으로 다가오고 그것이 ‘죽음‘이라고 생각하기에 공포를 느낄 수 있죠. ‘그들‘의 죽음은 감정의 고통보다는 신체적 고통의 공포라고 볼 수 있을거에요. 즉 죽음에 대한 공통적인 공감은 고통인데 고통을 피하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 불멸을 욕망하게 되었고 결국 그 불멸에 대한 욕망이 문명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눈 앞에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에 살아있을거야 라는 생각이 내세라는 개념을 만들고 그것에서부터 종교가 탄생했다고 생각해요. 옆길로 살짝 새자면 종교는 인간의 근원적 공포를 담보로 시작한 사기행각(종교인이시라 불편할 수도 있으시겠지만)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DYDADDY 2023-04-06 00:37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님 // 종교적 제의가 점점 정교화되고 그것에서부터 예술, 건축 등의 문명이 시작했다고 봅니다. 그 시기는 농경이 시작된 시기라고 예상되는데 그 이유는 인류가 정착군집생활을 하면서 타인의 죽음을 볼 기회가 많아지고 장례절차나 의식이 생겨난 것도 그즈음이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그저 고통받지 않고 죽지 않으면 좋겠다라는 단순한 생각이 계급사회로 들너서면서 좀더 정교화됩니다. 최고 계급은 내가 해보고 싶은 것 즉 욕망하는 것을 다 이뤘는데 단 하나 이루지 못한 것이 죽음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라는거죠. 피라미드를 그 예로 들 수 있을거에요. 종교적 건축물을 세우고 그 안에서 살 수 있도록 하거나 부활할 수 있도록 하여 불멸을 구체화시킵니다.
이것이 불멸에 대한 욕망의 원인과 시초라고 생각해요. 단발머리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시간이 되시면 생각하시는 바를 댓글로 쓰셔도 좋고 다른 페이퍼로 만드셔도 좋을 것 같아요.
근대 이후 불멸에 대한 방향의 전환은 다음 기회에 쓰도록 할께요. (사실 여기까지 생각하느라 오늘 에너지를 다 썼어요. ㅋㅋㅋㅋㅋㅋ)
좋은 생각거리를 던져주셔서 고마워요. ^^

단발머리 2023-04-06 06:21   좋아요 1 | URL
대디님~~ 저 아침에 일어났는데 댓글 읽고 깜놀하면서 ㅎㅎㅎ 아주 즐거웠습니다. 저도 쓸 말이 쪼금은 있는데 지금은 밥 차리고 나가야 해서 쓸 수가 없군요 ㅋㅋㅋㅋㅋㅋ 가능한 빨리 글이던 댓글이던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죽음이 불멸 뿐 아니라 내세 그리고 의미 추구 등의 문제로 뻗어져 나가기에 좀 거대한 주제이기는 한데, 대디님과 생각을 나눌 수 있게 되어 기뻐요. 새롭게 배우는 좋은 시간이 될 듯 합니다. 좋은 사유를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수이 2023-04-05 12: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교회 안 다니고 내세 안 믿고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1 에 저도 넣어주세요 ㅋㅋ 댓글 보고 엄청 빵 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05 15:43   좋아요 3 | URL
수이 님은 7번.. 럭키 쎄븐!!

잠자냥 2023-04-05 16:36   좋아요 3 | URL
그럼 나도 8번에 줄 서 봅니다...
다만 부장님하고 달리 영생은 하고 싶지 않음;;; 피곤햐..........

수이 2023-04-05 17:00   좋아요 1 | URL
1번이라고 했었어야 했는데 ㅋㅋ

수이 2023-04-05 17:01   좋아요 1 | URL
저도 영생은 별로 🙄

잠자냥 2023-04-05 17:03   좋아요 2 | URL
운동하시는 게 영생필인데 ㅋㅋㅋㅋ

수이 2023-04-05 17:4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55 찍으면 비키니 👙 인증샷 올릴거임

단발머리 2023-04-05 18:46   좋아요 1 | URL
수이님 / 다른 건 다 잊어버렸고요 ㅋㅋㅋㅋㅋㅋ 55 비키니, 이것만 남았어요. 기다릴게요.

다락방님 / 럭키 쎄븐 수이님 ㅋㅋㅋㅋㅋㅋ 럭키 맞나요? 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님 / 8번에 접수완료되셨습니다. 이제 곧 영생파와 비영생파와 나눠야겠다는 생각이 잠자냥님 댓글 읽다가 문득 들었습니다. 부장님 놀리기 마니아 1위 유지하시려면 영생하셔야 될 듯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04-05 15: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구입해놓은 책을 다 읽으려면 영생해야한다는 말에 깊이 공감하고 갑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단발머리 2023-04-05 18:47   좋아요 2 | URL
즐라탄이즐라탄탄님도 책 어마어마하게 사 놓으셨나 봅니다. 그렇습니다, 구입해 놓은 책을 봐서는 우리는, 모두 영생해야 합니다.
댓글 감사해요^^

건수하 2023-04-06 14: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뒤늦게.. 9번에 줄 섭니다.

전 제가 몸담았던? 종교를 이해할 수가 없어서 그렇게 생각하게 됐어요.

얼마전 읽은 책에 밑줄을 그었습니다.

결국 시몬은 ... ˝세계의 온갖 모순을 떠안은 창조주보다 창조주 없는 세계를 사유하는 편이 더 쉽다.˝는 결론을 내린다. - <보부아르: 여성의 탄생> 중


그래서 사실... 기후 변화도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부작용입니다. 그렇다고 막 쓰고 막 버리고 그러진 않지만요. 제가 죽었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게 아니라, 인류도 언젠가 멸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

단발머리 2023-04-06 15:05   좋아요 2 | URL
그 종교가 어떤 종교였든 종교에 대한 회의를 저도.... 10분, 아니 100분 이해합니다.

창조주 없는 세계를 원했던 보부아르도 죽었다,는 데에 저는 방점을 찍습니다 ㅠㅠ

기후변화에 대한 입장은 저랑 비슷하시네요. 필-인류멸망론도 비슷하고요. 저랑 공통점 겁나 많으신 수하님 ㅎㅎ

자목련 2023-04-07 08: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댓글 보다가 슬그머니
교회에 가끔 출석하고, 내세를 믿으면서도 현실에서는 죽으면 끝이구나 생각에 기울고, 갈팡질팡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 연구의 존재들이군요!
이번 주가 부활 주일임에도 참석을 못할 것 같은 신자. ㅠ.ㅠ

단발머리 2023-04-08 11:38   좋아요 0 | URL
교회에 가면서도 그런 의문이나 회의는 항상 들었던 거 같아요. 우리 자신이 모두 연구의 존재들인걸 잊지 말고 계속 고민해야 할 거 같아요. 아… 맞아요! 내일이 부활절이네요!!

유부만두 2023-04-08 17: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사서 안 읽고 쌓아두면 사후에 지옥에서 그거 다 읽는 벌을 받는다고 누가 그러더라고요. 그걸 들은 우리 알라디너들은 ˝그래? 그거 개꿀인데? 죽어서 읽으려면 지금 더 사야함!˝ 라고 하겠지요.
그나저나 만두하면 유부만두 아닙니꺼?!?!

단발머리 2023-04-10 23:24   좋아요 0 | URL
그 누구분께 제가 방금 소박하게 알라딘 구매 버튼 눌렀다고 좀 전해 주세요 ㅋㅋㅋㅋ 부지런히 읽어도 다 못 읽겠지만 읽는 거 안 되면 사기라도 해야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그 벌을 천국 가서 받고 싶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연한 말씀 아닙니까. 만두하면 유부만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