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를 읽었다. 카스트의 기둥 3 <사랑과 결혼>과 한 챕터를 더 읽었다. 그 챕터를 확인할 수는 없는데 왜냐하면 도서관에서 빨리 반납하라고 해서. 이 모든 것은 반납하라는 문자 받고 읽기 시작한 나의 잘못이며쩜쩜쩜

 


<가장 민주적인 나라의 위선적 신분제>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이 책은 미국의 카스트 인종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 최초 퓰리처상 저널리즘 부문 수상 작가인 이저벨 윌커슨의 저서다.

 


이런 식으로 지배 카스트 중에서도 지배적 성을 가진 자들은 자신들보다 하위에 있는 모든 사람의 생계 · 생명의 기회를 통제하는 것 외에 사실상 모든 여성을 놓고 벌이는 경쟁 자체를 없앴다. 미국 역사를 통틀어 지배 카스트들은 사회 구성원의 이성 관계와 번식에 관한 접촉 권한 전체를 통제했다. (150)

 



유럽 남성들이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선조인 흑인들을 신대륙으로 강제 이주시켰던 그 시점부터 그들은 하위 카스트의 남성과 여성을 동시에 지배했는데 이는 그들 사이의 이성 관계와 번식에 관한 통제를 통해 가능했다. 저자는 자신의 예를 소개한다. 항공편을 이용하던 저자는 백인 남성의 횡포에 분개한다. 백인 남성의 요구와 행동은 무례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이용객에게 심각한 불편을 초래하는 것이어서, 승무원은 당연히 그 백인 남성의 행동을 제지했어야 했다. 하지만, 승무원은, 승무원인 흑인 남성은 흑인 여성인 저자가 겪는 어려움을 모른 척했다. 저자가 쓴다

 


그 남성에게 무슨 힘이 있었겠는가. 위험한 행동을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상위 카스트의 남성이 하위 카스트 여성에게 무례를 범한 상황에서, 그 역시 하위 카스트였다. 그 남성의 지위와 힘과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그 승무원이 어찌 알겠는가? 위험을 무릅써가며 모르는 사람 편을 들었다가 낭패를 당하면? 그 남성은 빤히 보고 있지만 못 본 척하는 목격자들 앞에서 나를 괴롭혔다. 그 선임승무원은 자기가 끼어 들어봤자 득 될 게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카스트 체제에서는 모든 사람이 제자리를 지켜야 일이 순조롭게 풀린다. 그 승무원은 그렇게 했다. (372)

 


다음에 다시 대출하게 되면 다른 부분도 읽어봐야겠다. 쉬어야 하고, 놀아야 하고, 집도 치워야 해서, 오늘은 여기까지.





10년 뒤에 또 다른 백인 남성 로버트 스위트 Robert Sweet는 다른 백인 남성의 소유인 노예 여성을 임신시킨 사실이 들통난 뒤 어쩔수 없이 관계를 시인했다. 그때는 카스트 위반에 대한 처벌 대상이 바뀌었다. 이때 채찍을 맞은 사람은 임신한 그녀였다. 어떤 측면에서든 보호받아야 할 사람은 당연히 그녀이며, 또 그렇게 해야 가장 문명화된 국가에 어울리는 처사였겠지만, 그녀가 받은 채찍질은 그녀의 신분이 지극히 낮다는 걸 보여주는 징표였다. - P147

이 나라 유사 이래 거의 내내 이런 정서가 우세했던 탓에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이 이 결정적인 카스트 기둥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그 기둥에 손상을 입히면 대형 린치가 이어지곤 했다. 이 규약은 하위 카스트의 남성과 상위 카스트의 여성에게만 엄격했기에, 법을 만든 상위 카스트 남성들은 나이나 결혼 여부와는 상관없이 하위 카스트 여성에게 파렴치하고 노골적인 폭력을 서슴지 않았다. - P149

당시 17세였던 트레이본 마틴 Trayvon Martin이살해되었을 때 오바마는 자신에게 아들이 있었다면 트레이번처럼 됐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자 카스트가 다시 고개를 들었고 몇 가지 호의적인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그의 지지율은 떨어졌다. 야당은 오바마가 야심차게 추진한 정책들과 그가 임명하려는 인사들을 거세게 반대했고, 정부의 기능을 수차례 마비시켰으며, 메릭갈런드Merrick Garland 대법관 지명자에 대해서는 인준 절차마저 거부했다. 카스트는 대통령의 손에도 수갑을 채웠다. 피지배 카스트가 연극의 배역을 어떻게 재편했든, 카스트 체제는 모두에게 각자의 분수를 일깨우면서 늘 해왔던 것을 계속할 태세였다. - P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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