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도 덥고 해서 머리도 식힐겸 쉬는 시간에 유튜브를 검색해서 팝송을 하나씩 들어보고 있다. 뭐 내가 팝송에 전문지식같은 게 있는 사람이 아닌지라 참고할만한 가이드같은 게 필요했는데, 이 책이 바로 내게 가이드 역할을 하는 책이다.

솔직히 책 제목이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이라는 식으로 들어가 있어서 처음엔 안들으면 큰일이라도 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었지만, 막상 하나하나 들어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그냥 출판사의 마케팅을 위한 문구같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마케팅성 문구고 뭐고를 떠나서 한 곡 한 곡 들어보면서 느끼는 것은 이 세상에는 참 다양한 형태의 음악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마치 인간의 생김새가 제각기 다르고 피부색이나 사는 지역, 기후 등이 제각각이듯이 말이다.

아시는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이 책은 소위 말하는 벽돌책이다. 그만큼 두께가 두꺼워서 개인적으로는 맨 처음부터 쭉 읽어나가기가 부담스러웠던지라 맨 처음에는 앞부분의 머릿말 부분만 조금 읽고 이후에는 역발상으로 맨 뒷부분부터 이 책을 읽어나가고 있다. 책에 소개된 곡들을 유튜브에 검색해가면서 들어보고 소개된 곡에 대한 설명이나 배경 스토리들을 읽어나가는 방식으로 그냥 쭉 읽어나간다.

이 책의 목차를 보면 연도별로 곡들이 배치가 되어 있는데, 나는 맨 뒷부분부터 읽어나가서 비교적 최근이라 할 수 있는 2000년대 이후에 나온 곡들을 먼저 들어보고 있다. 그래서인지 비록 자주는 아니지만 팝송을 잘 모르는 나같은 사람도 간혹 워낙에 유명해서 어디선가 한 번 쯤 들어봤던 곡들을 만나보는 경험도 하게 된다.

맨 앞에는 1950년대부터 10년 단위로 유행했거나 유명했던 곡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이 모든 곡들을 하나씩 다 들어보려면 시간이 꽤나 걸릴것이다. 아마도 언제 다 들어볼 수 있을지 감히 짐작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도 하나씩 하나씩 차근차근 듣다보면 또 어느순간 책에 소개된 곡들을 최소 한 번씩은 들어볼 수 있는 때도 있을 것이다.

뭐 쓰다보니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어졌는데, 글자로 된 책만 읽다가 중간에 슬럼프가 온다거나 혹은 머리도 식힐겸 기분 전환하고 싶을 때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들어보지 못했던 음악들을 마음껏 원없이 들어볼 수 있다면 그 행위 자체만으로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이 책을 읽으면서는 다른 책을 읽을 때처럼 밑줄을 많이 치진 않을 것 같다. 다만 오늘 본문을 읽다가 만나게 된 한 뮤지션이 남긴 문장이 내 마음에 들어서 하나 남겨본다.

‘당신 스스로만의 방식을 찾아요. 그래도 괜찮아요‘ - P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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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단종애사 (端宗哀史) : 1457년 청령포, 단종을 지킨 남자 엄흥도 이야기, 무삭제 최신간 - 1954년 초판본 표지 디자인 더스토리 착한책 프로젝트
이광수 지음 / 더스토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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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은 ‘단종애사‘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단종의 모습보다는 단종과 직접적인 대척점에 있는 수양대군을 필두로 하여 그외 다양한 인간군상들에 대해 살펴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가장 먼저 단종을 몰아내고 왕이 된 수양대군과 관련하여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로 기억되는 측면들이 많지만, 독자인 나는 이 소설 곳곳에서 기존 수양대군의 이미지와는 다소 상반되는 모습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수양을 보필하는 정인지, 한명회, 신숙주 등과 같은 사람들이 화근을 미리 없애기 위해서라도 단종을 하루속히 죽여야 한다고 끊임없이 간언하지만, 수양은 그간 겉으로 드러났던 이미지와는 달리 단종을 죽이는 것을 끝까지 허락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로인해 수양의 부하들이 심히 답답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독자인 내 관점에서는 수양이 그래도 마음 속 한 구석에 최소한 일말의 선한 양심은 남아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가 이 책을 쓴 저자가 그저 지어낸 것인지 아니면 진짜 조선왕조실록같은 곳에도 나와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적어도 이 책에 나온 내용들이 사실에 기반해서 적혔다는 가정하에서 생각해본다면 수양의 내면을 보여준 이러한 모습은 기존에 수양에 대한 안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나같은 독자에게는 새로운 것이었다.

그리고 이에 더해 수양이 권력을 획득한 뒤 단종을 따르던 충성스럽고 능력있는 신하들을 자신의 휘하로 삼고자 삼고초려하는 모습도 독자인 내 딴에는 나름대로 새롭게 느껴졌다. 물론 그들 중 대다수는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는 이유로 수양의 제안을 결과적으로 거절하긴 하였지만 거절여부와는 별개로 수양이 인재를 귀히 여기는 모습을 보면서 수양이라는 사람이 나름대로 군주의 재목이 있었던 사람이라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권력이라는 건 언제나 그렇듯 비정하기 짝이 없다.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없다고 그랬던가. 한 나라의 왕은 오직 한 명밖에 될 수 없는 것이다. 수양이 아무리 내면에 자신의 조카인 단종을 아끼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할지라도 현실 세계에서는 두 사람이 공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었다. 수양도 결국 사람인지라 욕심이라는 게 없을 수가 없었고 그의 휘하에 있는 한명회나 권람 등과 같은 모사꾼들의 조언에 귀가 솔깃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수양은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엄청난 피바람을 몰고 온다. 선왕이었던 문종의 명을 받들어 단종을 섬겼던 신하들을 차례차례 죽여버리고 심지어는 직접적인 죄가 없는 사람들까지도 단종과 어떻게든 연결지어서 화근을 뽑는다는 명목으로 죄를 뒤집어 씌워서 죽여버린다. 예를 들면 역모로 몰아버린다든지 등의 이유로 말이다. 이 과정에서 이름도 빛도 없이 죽어나갔던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보며 참으로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 없었다. 한편으로는 저런 피바람이 부는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것을 감사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다. (아니 어쩌면 이러한 권력 싸움은 지금 현재까지도 계속 이어져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당시 시대의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일신의 안위를 위해 기존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을 배신하는 캐릭터들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성삼문과 함께 거사를 계획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배신한 김질이라든가 이 소설 마지막 부분에 금성대군이 수양대군을 대적하려고 하자 그 계획을 미리 알고 수양에게 고자질하려 하는 급창, 김효흡 등이 기억난다.

근데 무작정 이러한 배신자들을 욕만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과연 내가 저 시대에 살고 있었다면 어떤 의로움을 추구하기보다는 권력에 기생하여 일신의 안녕을 꾀하려는 생각을 조금도 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솔직히 장담할 수 없을 듯하다. 떠오르는 권력인 수양에게 잘만 보이면 그야말로 인생의 팔자가 쫙 필 수 있을텐데 말이다. 무작정 그 배신자들을 욕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어쩌면 사는 게 다 잘먹고 잘살자고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이런 배신자 같은 소인배들과는 달리 죽을 땐 죽더라도 끝까지 충절을 지켰던 인물들도 적잖이 만나볼 수 있었다. 우리가 소위말하는 사육신이라 불리는 사람들로 성삼문, 박팽년, 하위지 등과 같은 사람들이다. (이외에도 수많은 인물들이 있지만 일단 대표적인 인물들만 몇 명 적어보았다.) 이들은 어떤 물질적인 부나 권력을 추구하기보다는 의로움, 충절 등과 같은 귀중한 가치를 추구했던 인물들이다. 이들 중에는 수양이 아꼈던 재능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들은 기꺼이 죽을지언정 끝까지 수양의 밑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솔직히 권력이나 부를 탐했다면 단종을 버리고 수양의 밑으로 들어가 새출발을 하는 선택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들에게는 그러한 것보다는 어떤 의로운 가치를 택하는 것이 더 의미있는 삶이었던 것 같다. 죽음의 순간에도 마음이 불편한 것보다는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박팽년의 말은 독자인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상반되는 삶을 억지로 꾸역꾸역 사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는 그의 생각은 나를 포함한 수많은 독자들에게 인생을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의미있고 가치있는 삶인지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이는 단순히 역사소설 속에서 어떤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것을 뛰어넘어 소설을 읽고 난 뒤 독자 각자의 삶에 적용할만한 시사점을 던져주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위에 적어본 것들 외에도 이런저런 것들을 생각해보고 교훈을 얻어갈만한 다양한 포인트들이 셀 수 없이 많이 나오는 작품이다. 혼란했던 시기의 역사적 배경과 그 안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살펴보면서 독자들 각자 나름대로 이런저런 것들을 배우고 느껴가는 시간이 되길 바래보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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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단종애사 (端宗哀史) : 1457년 청령포, 단종을 지킨 남자 엄흥도 이야기, 무삭제 최신간 - 1954년 초판본 표지 디자인 더스토리 착한책 프로젝트
이광수 지음 / 더스토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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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과 수양대군을 필두로 이들 주변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인간의 내면에 숨어있는 갖가지 욕망과 선한 양심이라는 것이 어떠한 행동으로 표출되는지를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단종과 관련된 이야기를 어렴풋하게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좀 더 세부적인 내용들을 만날 수 있어서 역사공부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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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처음 밑줄친 문장은 사육신 중 한 명인 박팽년이 죽기 전에 수양대군의 부하로부터 회유를 받자 남긴 말이다. 수양대군은 박팽년의 재능을 아낀 나머지 그가 회심하여 자신에게 충성할 것을 맹세하면 그를 살려주고 벼슬까지도 줄 생각이었지만 박팽년은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한이 있더라도 죽을 때까지 곧은 절개를 지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음이 편치 않다는 이유로 자신의 하나뿐인 목숨을 기꺼이 내던졌던 박팽년의 모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생각해볼거리 하나를 던져 주는 듯하다. 한 번 뿐인 인생에서 진정 무엇을 위해, 어떤 가치를 끝까지 지켜나가며 살 것인가를 말이다.


(마음이 편치 않으니 부득불 이럴 수밖에) - P-1

상왕이 성삼문 등의 도모를 미리 알았다고 하는 것은 정인지의 멀쩡한 거짓말이다. 그러나 상왕을 없이하려면 이것을 핑계로 삼는 것이 가장 편하겠기 때문에 이렇게 상왕이 미리 안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 P-1

슬픈 일, 괴로운 일이 끊일 새 없이 뒤대어 오는 이 인생에서는 한 가지 슬픔이나 분함을 오래 지녀 가기도 어려운 일이다. - P-1

‘모두 내 욕심 탓이로구나. 풀의 이슬같은 영화를 탐내는 욕심 탓이로구나.‘ - P-1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에 달렸으나, 일이 이루어지는 것은 하늘에 달렸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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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시작한 부분에서는 수양대군과 그를 보필하는 권람과 한명회에 대한 작가의 한줄평이 나온다. 이 세 사람이 갖고 있는 총명과 지혜가 워낙에 뛰어나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이지만, 그들이 가진 총명과 지혜가 ‘부정한 욕심 및 부정한 음모‘와 결탁한 결과 그들의 재능이 역사에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하였음을 언급한다.

이 한줄평을 보면서 인간에게 주어진 타고난 재능이라는 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복이 될 수도 있고 화가 될 수도 있음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개인적으로 아직 뒷부분을 읽어보지 않아서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될지는 명확히 알 순 없지만, 작가의 한줄평을 통해 조심스럽게 추론해보자면 어린 왕 단종을 몰아내고 권력을 차지하는 수양대군 일당의 결말이 그다지 썩 좋지는 못할 것임을 암시하는 게 아닐까 싶다. 물론 이런 나의 추론이 틀릴 수도 있겠지만 추론의 맞고 틀리고 여부와 관계없이 뒤에 나올 이야기의 흐름을 예상해본다는 행위자체가 이미 독자인 내가 이 스토리에 상당히 몰입하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다.

‘부정한 욕심과 부정한 음모‘ 이것이 그 좋은 총명과 지혜를 망쳐버리었다. - P-1

닭을 천을 기르면 그중에도 봉이 난다는 셈으로, 이렇게 명리를 따라 동으로 가고 서으로 가는 무리들 중에도 굽혀지지 아니하는 곧은 무리가 있으니 이러한 무리들이 비록 수효는 적을망정 자연히 한 세력을 이루는 것이다. 비록 그들이 기치를 내어세우고 호령을 함이 없더라도 충의(忠義)가 있는 곳에 반드시 따르는 천연의 위엄이 능히 사람으로 하여금 정색하게 하는 것이다. - P-1

명리지배 백 명을 얻음보다는 이러한 충의지사 하나를 얻는 것이 더욱 힘있음 - P-1

옳은 선비 한 사람의 뜻이 십만 강병보다도 힘있는 줄을 잘 안다. - P-1

죽는 것을 두려워할 줄 모르는 이 무리들이야말로 수양대군의 큰 적이 아닐 수 없다. - P-1

이미 죽는 것을 두려워할 줄 모르거니 하물며 명리랴. - P-1

위무(威武)로 굴(屈)할 수 없고 부귀(富貴)로 음(淫)할 수 없는 이 의인의 무리는 고왕금래에 불의의 권세를 탐하는 자들이 두통거리가 되었다. 그들이 수효로는 비록 몇백 명, 그보다도 더 적게 몇십 명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그들은 의의 불씨를 천추만세의 후손에게 전하는 거룩하고도 고마운 직분을 맡아 한 나라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전 인류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 P-1

그는 이 패기의 날랜 말에 올라앉아, 그 뛰어난 총명과 예지로 자기가 달려가는 길이 무엇인지를 보면서도, 안 되겠다 안 되겠다 하고 연해 후회하면서도 겉잡을 수 없이 그가 마침내 굴러떨어진 절벽 끝으로 가버린 것이다. - P-1

그는 의인이 되려는 간절한 소원과 권세를 잡으려는 불 같은 패기와 이 두 가지 사이에 끼어 이 두 가지를 다 만족시키려는 어림없는 큰 욕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 P-1

사냥을 즐겨하는 수양대군은 힘 안 들이고 잡힌 짐승을 즐겨하지 아니한다. 아침부터 온종일 산을 넘고 골짜기를 건너 따르고 따라도 잡히지 아니하는 짐승이 도리어 몇 곱절이나 더 그의 마음을 끌었다. 사람을 구하는 데도 그와 같은 맛이 있었다. 단 한마디에 주르르 따라오는 사람은 비록 쓸 데는 있더라도 재미는 없었다. 아무리 끌어도 아니 끌리는 사람이야말로 끌 재미가 있었다. - P-1

수양대군은 대사를 위하여 꾹 참았다. - P-1

"소인 귀가 먹어 나으리 하시는 말씀을 한 마디도 들을 수가 없소이다." - P-1

"국가에 어려운 일이 많으되 의리가 무너지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 없고, 국가가 큰사람을 기다리거니와 그 큰사람은 의리를 으뜸으로 하는 사람이외다." - P-1

권세 잡은 이가 하는 일은 권세를 부러워하는 사람들에게 감격을 주기가 쉽다. 코 끝에 붙은 파리를 잊어버리고 아니 날리더라도 그것이 보통 사람인 때에는 신경이 둔한 놈이라 하려니와 높은 사람인 때에는 호생지덕이라 하여 마치 보통 사람은 하지 못할 일 같이 높이는 것이다. - P-1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 P-1

사랑 중에도 가장 큰 사랑이라는 어머님의 사랑 - P-1

나이가 열여섯 살이면 가장 그리운 것이 할머니, 아주머니, 누이 같은 정다운 친족들인 것은 임금이나 뭇사람이나 다를 리가 없다. - P-1

외양에만 노성한 태가 도는 것이 아니라 눈치를 보시는 데나 마음을 쓰시는 데는 더욱 그러하였다. 마음이 그러하시므로 외양에 나타나는 것이다. 얼굴은 마음의 목록이라고 한다. - P-1

"이렇게 가물어서 백성이 어찌 산단 말이냐." - P-1

눈치를 슬슬 보지 아니하면 아니 될 당신의 가엾은 신세를 생각하면 하늘에 떠도는 구름 조각이 부러웠다. - P-1

그러나 사욕에 골몰한 자들은 국가를 생각할 새도 없었다. - P-1

옳은 것은 언제나 연약한 광대로 차리고 무대에 뛰어나와서 옳지 아니한 힘에게 참혹한 피투성이가 되어서 거꾸러지어 구경꾼의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것이 조물의 뜻이다. 심술궂은 뜻이다. - P-1

왕이 자기를 미워하시는 때에는 아무러한 말이라도 하기가 어렵지 아니하나 자기를 신임하시는 양을 뵈옵고는 그 어른의 가슴을 아프시게 할 말씀을 사뢰기가 매우 거북하였다. - P-1

그러나 요마한 인정에 구애하여 대공을 세울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 P-1

이 일도 어려우려면 무척 어려운 일이지마는 쉬우려면 또 무척 쉬운 일이다. 어떠한 경우에 이 일이 어렵겠는가 하면 그것을 전함을 받을 사람이 이(利)로 움직이지 아니할 사람인 경우다. 이러한 경우에는 그 사람을 휘어 넣으려면 그 일에 의리의 가면을 씌워야 하거니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마는 저편이 이에 움직이는 줄만 알면 거저 먹기다. 마치 음탕한 계집을 유혹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슬쩍 눈치만 보이면 그만이다. 오직 한 가지 어려움은 분명히 입 밖에 내어 말할 수도 없고 더구나 무슨 증거가 될 만한 것을 뒤에 남길 수도 없는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역적으로 몰려서 모가지가 날아날 일이다. - P-1

변변치 못한 말은 아무리 꾸며도 당당한 기운이 없었다. - P-1

"세상에 이런 말도 듣는 법이 있느냐." - P-1

여자는 아무리 급한 때에라도 완전히 정신을 잃어버리는 일은 없고 반드시 이해타산을 할 여유를 가진다고 한다. - P-1

어떤 때 사람의 사랑은 죽음보다 힘이 있다. - P-1

평탄의 운명의 물결에 순종하는 백성도 이따금 험한 물굽이를 만나 바위 뿌다구니에 부딪치어 피거품이 되어버리는 수가 있다. - P-1

왕의 편이 될만한 이들은 아무 연락 없이 모래 알알이 흩어진 힘이다. 이 흩어진 힘이 얼마나 한 일을 할까. - P-1

"다 운수지 운수야, 천운이 수양대군께로 돌아가는 것을 어찌하나." - P-1

"나라에 큰 일이 있는 때에는 신하가 점을 아니하는 법이야. 점해서 쓸 데가 없거든. 정말 임금께 충성이 있으면야 오는 일을 미리 알아보아 무엇하나. 수인사대천명(修人事待天命)으로 죽든지 살든지 할 일을랑 하고 보는 법이야. 일이 될까 아니 될까 점을 한다는 것이 말이되나. 어, 세상도 말세로군." - P-1

옳은 말의 힘에는 수양대군의 패기도 고개를 들기가 어려웠다. - P-1

"대사를 하는 양반이 소소한 걱정을 버리시오." - P-1

‘천운이 나으리께 돌아왔거든‘ - P-1

저편의 화살로 저편을 쏘는 격 - P-1

"이보다 더한 일이 올 터이지. 그렇게 눈물 흘려서 되겠소. 마음을 철썩같이 가지고도 견디어내이기가 어려울걸. 그렇지마는 불서(佛書)에도 인생은 헛된 것이라 하였고, 또 속담에도 우리 인생이 한바탕 꿈이라 하였으니 꿈이 오래면 얼마나 오래요? 그저 가위눌린 줄 알고 지납시다 그려." - P-1

‘저놈인들 내게 무슨 충성이 있으랴.‘ - P-1

위협을 당하여 창피한 꼴을 당하느니보다는 차라리 정정당당하게 내편에서 내어던지리라 한 것이 왕의 생각이었다. - P-1

손에 오랫동안 바라고 바라던 옥새가 있지 아니하냐. 이것은 꿈이 아니라야 한다. - P-1

"우리네는 아직 죽지 말고 할 일이 있지 아니한가. 그리다가 성사가 아니되면 그때에 죽더라도 늦지 아니할 것이 아닌가. 이 사람아, 참으소." - P-1

"천명을 어찌할 수가 있나." - P-1

나라의 큰일은 마땅히 앞뒤를 신중히 살피고, 깊이 생각하며 넓게 논의해야 한다. - P-1

왕이란 결코 마음놓이는 자리가 아닌 것을 깨달았다. - P-1

"일은 신속해야 하는 것이야. 공연히 지연하다가는 일이 누설이 될 염려가 있지 아니한가." - P-1

"온 때를 놓치면 또 어느 때가 있단 말인가." - P-1

"이놈아, 네가 대의를 저버렸거든 천벌이 없이 부귀를 누릴 듯싶으냐." - P-1

"악을 치고 의를 붙들자는 것이오." - P-1

"후일에 죽이더라도 아직은 살려 두고 쓰시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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