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에 이어 건축과 권력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맨 처음 나오는 이야기는 ‘지구라트‘라는 신전에 관한 것인데, 권력이 생겨나는 과정에 대해 물 흐르듯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는 점이 참 좋았다.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도 일부 나오는데, 성경에서 성전같은 건축물을 쌓는 이유도 결국에는 신권과 왕권 강화를 위한 것이었음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예전에 성경에 구약 파트를 읽다보면 성전건축을 몇 십년 몇 백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동원하여 거대한 규모로 하는 것을 보고 왜 힘들게 저런 짓을 할까 의아해 했었는데 드디어 오늘에서야 그 궁금증이 어느정도는 해소된 듯한 느낌이다.

신은 우리가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으니 자연스럽게 대변인인 제사장이 권력을 갖게 된다. 그리고 제사장은 신전을 건축해 준 왕에게 하늘에서 내려 준 적통성을 부여한다. 신전 건축을 통해 정치적 왕과 종교적 제사장이 상호 인증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진 것이다. - P218

높은 곳은 권력을 창출한다. 높은 곳을 만든 다음에 그곳에 가게 해 주는 건축 장치는 계단이다. 그리고 그 계단을 장악하는 사람은 권력자다. 지구라트를 지은 사람들은 계단을 통해 권력을 창출하고 그 권력을 통해 나라를 통치하는 힘을 만들어 낸 것이다. 계단은 이처럼 권력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 장치다. - P218

우리는 권력을 나타내는 다양한 건축물에서 계단을 볼 수 있다. 파르테논 신전의 하단부에도 계단이 있고, 자금성에도 황제가 있는 건물은 수십 개의 계단 위에 위치한다. 우리나라의 법원이나 검찰도 계단 위에 있는 건물을 선호한다.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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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즐라탄이즐라탄탄 > [100자평] 어린 왕자 (리커버 특별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게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거라는 어린왕자의 말을 다시금 곱씹어보면서 정신없이 살아가는 이 시대에 잠시 눈을 감고 명상같은 것을 하면서 번잡해져 있는 마음과 생각을 차분하게 정리하는 시간도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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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에서 상대방과의 관계를 좋게 이어가는 24가지의 원칙 중 일부를 얘기했었는데 그것과 관련된 내용이 이어진다. 기존에 이미 알던 것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것들도 있었는데 그것과 무관하게 여기 나온 내용들을 실제 인간관계에 잘 적용하여 사용한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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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나오는 내용 중에 상대방이 주는 선물(?)에 관한 대화들이 오가는 장면이 있다. 핵심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나를 공격해올 때 그것들을 받지 않으면 그것들은 단지 나를 공격한 사람의 것일뿐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살다보면 나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부정적인 말이나 행동으로 공격이 들어오는 경우들이 간혹 발생한다. 이 때 그러한 것들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그러한 사람을 아예 상대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처신이라는 저자의 얘기가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아무래도 인간이다보니 부정적인 말을 들었을 때 순간적으로 감정이 요동치면서 그 부정적인 메신저를 말이나 행동으로 제압하려는 생각들이 내면에서 올라올 때가 있는데, 그러한 부정적인 것은 그 사람의 것으로 내버려둬야지 굳이 나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옮겨올 필요가 없다는 저자의 얘기는 독자인 나에게 커다란 깨달음을 준 듯 하다. 직관적인 통찰이 이런 게 아닐까 싶다.

18. 재미를 위해 상대의 약점을 이용하지 마라. 상대를 웃음거리로 만드는 사람과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19. 미소를 지어라. 다른 사람에게 미소 짓지 않는 사람보다 미소를 더 필요로 하는 사람은 없다.

20. 타인에게 말을 걸 때는 최대한 그의 이름을 정중하게 불러라. 이는 그 사람을 존중한다는 시그널이다. 직책이나 직급보다 예의를 차려 이름으로 불러주는 사람에게 더 큰 호감을 느낀다는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21. 발생한 사안에 대해 상대의 시각에서 보는 법을 익혀라. 그가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그를 도와줄 수 있는지 자문해보라.

22. 대화를 할 때 처음에는 상대가 좋은 사람임을 부각시켜라. 그다음에는 상대와 당신의 일에 대해 조율하라. 마지막에는 상대가 당신에게 호감을 느낄 수 있도록 진행하라.

23. 빠르게 용서하라. 절대 감정의 앙금을 남기지 마라.

24. 당신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언제나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하라.

인간은 언제나 자신의 모습을 타인에게 투사한다. 자신의 마음속에 갖고 있는 것을 타인에게서 발견한다. 다시 말해 진짜 나쁜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는 것이 아니라 적의에 찬 당신의 감정이 ‘타인은 언제나 나를 공격한다‘는 환상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를 극복하는 3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자신과 화해해야 한다. 자기 자신을 좋아해야 타인도 좋아할 수 있다.

둘째, 지나치게 분석적인 태도로 타인을 대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길가에 피어난 꽃이 가진 단점과 장점을 낱낱이 검토한 다음 그 꽃이 아름답다는 결론을 내리지는 않는다. 상대에게도 마찬가지다. 분석적인 태도는 꽃의 아름다움을 망가뜨린다.

셋째, ‘선(善)‘과 ‘아름다움‘에 집중한다. 우리는 지나치게 좋지 않은 면을 보며 살아간다. 지나치게 흉을 보고, 깎아내리고, 상대가 실패했을 때 쾌감을 느낀다. 실수와 단점에 집중함으로써 세상을 결함이 가독한 곳으로 만들어 버린다.

"타인에게서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당신의 존재가 결정된다. 빛을 보면 빛이 될 것이고, 어둠을 보면 어둠이 될 것이다."

"누군가가 자네들에게 선물을 하려 하는데, 자네들이 그걸 받지 않으면, 선물은 누구의 것인가?"
(중략)
"물론 선물하려 했던 사람의 것이지요."

"질투와 분노, 증오도 마찬가지일세. 우리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것들은 상대에게 계속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지."

가장 좋은 관계는 서로 원하는 것을 서로에게 계속 내어주는 관계다. 상대가 전혀 그럴 의지가 없다면 그 사람과의 관계는 철회하는 편이 현명하다. 다만 너무 일찍 포기하기보다는 좀 더 인내심을 갖고 시도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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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 마지막 부분에서 ‘낭비가 과시‘라는 얘기를 했었는데 그 내용과 관련은 있지만 약간은 상반되는 내용이 이어진다. 여기서 핵심은 얼핏보면 낭비처럼 보이는 것도 결국에는 남는 장사라는 것인데 어느정도 일리가 있어보인다. 이런걸 보면 모든 것에는 일장일단이 있음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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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나오는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의 개념을 활용하여 지어진 건축물을 통해 권력의 세기를 비교해보는 저자의 호기심도 아주 흥미롭게 느껴졌다. 이는 마치 건축과 물리학의 콜라보레이션 같았다.

여기에 하나 더 보태 위치에너지의 개념에서 파생하여 사람들의 머리스타일에 대해 논한 부분도 아주 신선하게 느껴지는 내용이었다. 읽어보니 꽤나 설득력있는 말이어서 개인적으로는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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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나오는 내용은 건축과 문자와 종교간의 연관성에 대한 것이다. 문자가 대량으로 전파되기 전의 종교는 사회통합을 위해 건축물을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금속활자가 발명되면서 문자가 전파되고 문맹률이 감소되면서 하드웨어적인 건축물보다는 소프트웨어적인 문자를 기반으로 한 각 종교별 경전이 널리 전파되면서 종교가 여러지역으로 확장될 수 있었다는 게 이 부분의 핵심이다. 이러한 것에 기반하여 저자는 건축의 경쟁자는 문자라는 얘기도 한다. 처음에는 읽으면서 약간은 어리둥절 했지만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니 딱히 틀린말도 아닌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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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재미있게 읽었던 내용 중 하나는 바로 현대인들이 SNS를 많이 하는 이유와 관련된 것이었는데 어떤 사람이 주목을 받는다는 측면에서 건축에 내재되어 있는 요소들과 물리적인 형태만 다를 뿐 그 본질은 동일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책에 등장하는 각종 사례들이 독자인 나의 흥미를 유발시켜줘서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건축 행위는 정말 낭비였을까? 이들은 왜 이런 낭비를 하면서 힘들게 건축물을 지은 것일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이들이 이렇게 낭비를 한 것은 이런 행위가 남는 장사였기 때문이다. - P180

피라미드를 짓기 위해서는 수십 년간 엄청난 돈을 쓰고 국가의 모든 에너지와 기술을 집중해야 했다. 이 건축 과정에서 만약에 만 명의 인부가 목숨을 잃고 10조의 돈을 낭비했다고 치자. 하지만 이들이 피라미드를 짓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아마도 이집트를 만만하게 여긴 이웃 메소포타미아의 바빌로니아가 침략해서 10만 명이 죽고 100조원의 재산을 날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피라미드를 짓는 것이 열배남는 장사인지도 모른다. - P180

지금은 한 국가의 최첨단 양자역학 기술과 자본을 동원해 원자폭탄이나 전투기를 만든다. 원자폭탄을 만든 이들은 핵실험을 하고 이를 영상으로 찍어 전 세계에 배포한다. 비키니섬에서 실행된 수소폭탄 실험의 버섯구름은 수천 년 전 사막 위의 피라미드의 모습과 같은 기능을 한다. 오늘날 우리가 피 같은 세금으로 국방비를 쓰는 것은 고대에 피라미드를 지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 P181

에너지 보존의 법칙은 중학교 물리 시간에 배우는 내용이다. 에너지는 그 모양이 바뀔 뿐 총량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원리에 의하면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는 서로 바뀔 뿐 에너지 총량은 변화가 없다. - P181

위치에너지는 ‘질량×9.8(중력가속도) X 높이‘다. 고인돌을 예로 들어 보자. 고인돌은 10톤 정도 되는 커다란 바위가 3미터가량 높이에 올려져 있는 형태다. 이 경우 위치에너지는 10톤X9.8x3미터=294,000이 된다. 고인돌이 이만큼의 위치에너지를 가지는 것은 백명 넘는 사람이 수개월 동안 노동, 즉 운동에너지를 썼기 때문이다. - P182

모든 건축물은 누군가가 돈이나 권력을 써서 운동에너지인 노동력을 만들고, 이 운동에너지가 ‘위치에너지로 바뀐 결정체‘다. 만약에 우리가 어느 건축물의 위치에너지를 구할 수 있다면 그와 동가인 운동에너지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운동에너지를 비교하면 누구의 권력이 더 큰지 알 수 있다. - P182

(질량= 부피 X 밀도) - P183

여기서 우리가 배울 수 있었던 것은 위치에너지 값이 커지려면 상층부에 큰 덩어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과시를 하기 위해저는 건물을 가분수 형태로 지어야 한다. 중국 베이징에 지어진 CCTV사옥은 이를 확실하게 보여 준다. - P186

과시를 하는 인간의 모습은 건축에만 국한되는 것일까? 높은 곳에 큰 부피의 덩어리를 올려놓으면 위치에너지가 커져 과시할 수 있다는 원리는 헤어스타일에도 적용된다. - P188

우리는 머리를 매만질 때 스프레이나 왁스를 써서 정수리 부분의 머리를 세우거나 볼륨감을 키운다. 그 이유는 사람의 신체에서 가장 높은 부분이 머리 정수리이고 이곳에 볼륨이 있어야 위치에너지가 커지고 과시가 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거나 빠지면서 머리가 주저앉으면 왠지 자존감이 낮아진다. 위치에너지가 줄어서다. 이럴 때 머리의 볼륨감을 회복하기 위해 현대인들은 파마를 한다. - P188

갓은 머리카락과 가장 비슷한 재료인 말총을 가지고 볼륨감이 큰 모양을 만든 것이다. 양반의 갓은 높았고 중인 갓은 낮았다. 이 높이와 부피 차이가 신분의 차등을 보여 준다. - P188

신라 시대 금관을 포함해 모든 왕관은 대체로 머리 위로 삐죽삐죽 올라간 모양새를 띠고 있다. 머리 위 위치에너지를 높이기 위한 디자인 장치다. 조선 시대 여성의 경우에는 뒤로 땋은 머리를 위로 둘둘 말아 높이 쌓는 ‘가채‘를 했다. 이 역시 위치에너지를 통한 과시다. - P189

반대의 경우도 있다. 청나라 시대의 변발은 정수리까지 모두 삭발하고 뒷머리만 남겨 놓는헤어스타일이다. 아마도 권력자가 대머리가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자신이 머리가 빠지고 위치에너지가 낮아지니 어린아이부터 시작해 온 국민을 대머리로 만드는 헤어스타일을 만든 게 아닐까 싶다. 헤어스타일 권력의 ‘하향 평준화‘라고 할 수 있다. - P190

흔히 건축은 인간만 한다고 착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동물도 건축을 한다. 새도 둥지를 만들고 심지어 비버는 댐도 건설한다. MIT의 학교 상징 동물이 비버인데, 바로 비버가 댐을 짓는 엔지니어이기 때문이다. 곤충도 건축을 한다. 거미, 벌, 개미는 집을 짓는다. 이같이 집을 짓는 건축 행위는 동물의 본능이다. - P193

인간의 건축에는 자연 속의 건축에는 없는 특징이 있다. 인간은 안식처를 만드는 것 외에 형이상학적인 목적만으로도 건축을 한다는 점이다. - P193

형이상학적 목적으로 지어진 최초의 건축물은 기원전 1만~8천 년경에 만들어진 ‘괴베클리 테폐‘다. 터키 남부에 위치한 이 건축물은 장례식을 위한 것이었다. - P193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의 제국들은 건축으로 종교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강력한 중앙집권 사회를 만들 수 있었다. - P195

유대교는 일체의 형상 조각을 우상숭배라고 하여 금한다. 대신 텍스트로 된 계명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는 유대인이 계속해서 이동해야 하는 유목 민족이었기 때문에 건축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인한 듯하다. 하지만 이러한 제약은 전화위복이 되었다. - P195

건축과 지나치게 연동된 종교들은 신전이 건축된 지역을 벗어나지 못한다. 건축물을 구심점으로 모여야 하는데, 신전 건축에서 멀어질수록 종교의 영향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 P195

건축물 없이 문자 같은 소프트웨어에 기반을 둔 유목 민족의 종교는 전파에 유리하고 건축물이 지어진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 P196

건축은 종교를 강화하는 장치지만 텍스트인 경전은 종교의 전파에 효율적인 미디어다. 그래서 세계적 규모의 종교라고 할 수 있는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모두 각각 성경, 코란, 불경 같은 소프트웨어인 책을 중요하게 여기는 종교들이다. - P196

물론 종교가 전파된 후 그 지역에서 뿌리내리고 강화되는 데 결정적인 작용을 하는 것은 성당, 사원, 절 같은 건축물이다. - P196

후발 주자인 유대교와 이슬람교가 건축에 기초한 선배 종교들을 앞설 수 있었던 것은 인류 문명에서 건축보다 뒤늦게 자리 잡은 문자 체계와 결합한 덕이다. 문자, 양피지, 종이의결합은 종교에 새로운 물결을 가져왔다. 사회적 영향력 측면에서 건축과 문자의 경쟁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 P196

초기에는 문자를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이 적어서 건축의 영향력이 컸지만 금속활자의 발명 이후 문맹률이 떨어지면서 현대사회에 이르러서는 문자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훨씬더 커진 상태다. 게다가 인터넷 시대에는 그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 P196

상가는 보통 배후에 아파트 단지가 있을 때 만들어지는 상업 시설이다. - P198

실리콘밸리 IT 산업 생태계를 보면 차고 창업처럼 초기투자비용은 적게 들지만 무한 경쟁 시스템을 통해 살아남은 기업만 공통 기업으로 성장한다. 이와 동일한 시스템이 한국의 상가 교회 시스템이다. 창업의 문턱은 낮되 무한 경쟁을 통해 실력 있는 목회자가 살아남아 대형 교회로 성장시키는 시스템이었다. - P199

누군가가 단상 위에 서 있으면 그 사람을 바라보는 많은 이가 그의 추종자로 느껴치고, 그 사람은 자신을 바라보는 이들의 숫자만큼 큰 집단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된다. 그렇게 대중이 바라보는 사람은 권력을 가진다. - P202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의 ‘자리‘는 직함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그 사람이 위치한 물리적인 공간이 권력을 만들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시선이 모이는 곳에 위치하면 권력이 생긴다. - P202

우리는 정치 집회를 할 때 주로 광화문 광장에 모인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역사적 중심은 ‘이순신 동상 -세종대왕 동상 -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축선상의 중심 공간이 광화문 광장이다. 이곳에서 열리는 집회는 단순히 넓은 공간을 차지했다는 의미를 떠나 권력의 중심축을 누가 점유하고 있느냐를 보여주는 중요한 전시 행위다. - P208

도시가 만들어지면서 생기는 이러한 중요한 축의 선상에 위치한 공간을 점유한다는 것은 권력의 장악을 보여주는 것이다. - P208

베르사유 궁전으로 들어가는 길은 좌우대칭이고 궁전의 입면도 좌우대칭이다. 피라미드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입면도 좌우대칭이다. 두바이 왕궁 앞의 길은 대놓고 베르사유 궁전을 흉내 낸 좌우대칭이다. 미 국회의사당 앞길, 우리나라의 광화문 광장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길 모두 좌우대칭의 모습이다. 권력을 나타내는 공간이 좌우비대칭인 경우는 없다. - P209

왜 권력의 공간은 모두 좌우대칭일까? 인간의 뇌는 본능적으로 규칙을 찾는데,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규칙 중 하나가 시각적 좌우대칭이다. 어느 공간이 하나의 규칙을 보일 때 그 공간은 하나로 인식된다. 모든 사람이 같은 군복을 입고 있을 때 하나의 군대로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좌우대칭의 공간은 하나의 규칙하에 놓인 하나의 큰 공간이 되는 것이다. - P209

규칙을 찾기 어렵다는 것은 중심점이 없다는 것이다. 그 말은 공간 내에 권력의 차등이 생겨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 P209

거대한 건축물과 공간을 좌우대칭이라는 규칙하에 묶어 놓으면 그 안의 사람은 상대적으로 자신을 작은 존재로 느끼게 된다. 그래서 이런 공간 구성은 개인의 존재감을 억누르는 전략인 것이다. - P210

좌우대칭으로 이루어진 통합된 하나의 건축 공간은 조직을 하나 되게 한다. 마찬가지로 하나의 스타일로 된 모든 유니폼도 조직을 통합하는 역할을 한다. - P211

건축 공간의 좌우대칭 배치는 공간을 하나로 묶어 커다란 존재감을 만들어서 개개인을 스케일상으로 압도하기 위한 건축적 전략이다. - P211

현대에 와서는 시선의 집중을 받아 권력을 창출하는 방법이 건축 외에 하나 더 생겼다. TV, 영화 같은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이다. TV에 많이 나오는 사람은 권력을 갖게 된다. 현대인들은 신전 꼭대기를 우러러보기보다는 TV나 스마트폰 스크린을 더 많이 쳐다본다. 그 모니터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이 권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 P211

건축에서 미디어로 양상만 바뀌었을 뿐 바라보기와 권력의 본질은 그대로다. - P212

TV나 영화에 나올 수 없는 일반인들은 그런 권력을 가지기 위해 페이스북을 비롯한 각종 SNS에 자신의 사진을 올린다. 내 사진을 누군가 본다면 내가 권력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감시를 받으면 권력을 빼앗기지만 내가 보여 주고 싶은 모습만 보여 주면 오히려 권력을 갖게 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셀카를 찍어서 SNS에 열심히 올리는 사람은 십시일반 자신의 권력을 만들고 있는 중인 것이다. - P212

미디어를 통해 권력을 가진 연예인과 과거의 권력자들이 다른 점이 있다면 연예인의 권력은 영속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5천년 전 수메르문명의 권력자는 건축물을 만들고 죽을 때까지 권력을 점유했다면 지금의 연예인은 방송국의 시스템을 잠시 빌려 아주 짧은 기간 권력을 가진다는 점이 다르다. - P213

방송을 통한 권력은 일시적일 뿐 프로그랩의 종영과 함께 끝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미디어 시스템을 장악한 사람이 이 사회에서 진정한 권력을 가진 사람이다. 방송국 시스템이 곧 과거의 신전 건축이다. 방송국 사장이 이 시대의 제사장인 것이다. 방송국 사장 자리에 누가 앉아 있느냐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지상파 TV의 사장 자리를 놓고 공방전이 펼쳐지는 것이다. - P213

현대는 미디어가 권력을 만드는 세상이다. 즉 시청률이 권력이 되는 세상이다. 인기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 PD는 과거의 건축가가 했던 역할을 하는 중요한 권력 창출자다. 앵커맨은 화면의 중앙에 위치하기 때문에 큰 권력을 갖는다. 손석희 앵커같이 시청률이 높은 뉴스의 앵커는 이 시대의 중요한 권력자다. 이들도 고대의 신전 꼭대기에 서 있는 제사장과 같다. - P214

권력이 생겨나면 함께 따라오는 것이 중독이다. 권력에 취한다는 말이 있다. 연예인들이 인기가 내려갈 때 힘든 것은 이러한 권력의 중독에서 벗어날 때 생기는 금단현상 때문이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특히나 현대사회에서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지는 권력은 찰나성이 더욱 심하다. - P214

우리는 건축과 미디어를 통해 권력을 만드는 법을 안다. 이제 더 중요한 문제는 그렇게 만들어진 권력을 어떻게 잘 분배해서 균형을 맞추고 상호 견제하게 만드느냐다. - P214

건축에서는 높은 곳에 올라가게 해주는 특별한 장치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계단‘이다. 계단을 살펴보면 우선 재미난 사실을 하나 알 수 있다. 지리적으로는 그리스부터 잉카문명까지, 시기적으로는 수천 년의 건축 역사 동안 계단 한 단의 높이는 대략 18센티미터로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 P214

계단의 높이가 비슷한 것은 인체의 크기가 지난 수천 년간 거의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계단은 고관절, 무릎, 발목, 발가락이라는 신체 관절 부위를 가지고 직립보행하는 인간이 좁은 면적 안에서 다른 높이의 공간으로 가기 위해 고안한 장치다. 인체 모양이 극단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계단의 모양과 크기는 유지될 것이다. - P215

건축에서 가장 확실하게 다른 사람을 관찰할 수 있는 자리는 내려다볼 수 있는 높이 있는 자리다. 그래서 우리는 권력을 더 가진 사람을 ‘높은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P215

높은 곳이 권력의 자리라는 것은 면적과도 관련이 있다. 대체적으로 높은 곳은 좁다. 높은 곳보다 낮은 곳이 넓어야 구조적으로 안정되기 때문이다. 산을 보더라도 높은 정상 부위로 갈수록 점점 좁아진다. 상대적으로 희귀한 공간인 높은 곳은 희소성의 가치를 가진다. 그래서 권력이 있는 사람은 높은 곳을 차지하려고 한다. - P216

우주 어느 곳을 가든지 만물은 중력의 지배를 받는다. 중력 때문에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가만히 있으면 낮은 곳으로 가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그것을 거슬러서 높은 곳으로 간다는 것은 많은 에너지를 요하는 일이다. 당연히 힘이 남는 권력자들만 가능한 일이다. - P216

우리가 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것도 이러한 권력 추구의 본능이 반영된 행위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높은 산의 정상에 오르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은 권력욕이 많은 사람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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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가 되어 읽게 되었다.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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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보니 문학의 본질적인 측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자의 이력을 보니 공무원 국어 영역에서 일타 강사로 유명하신 분 같은데 이러한 이력 때문인지 자신에게 상담받았던 수많은 수험생들과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거기서 메시지를 뽑아내고, 그 메시지를 저자가 생각하는 특정 문학 작품과 연계시키면서 얘기를 이어나가는데 이야기의 흐름이 아주 물 흐르듯이 이어져서 독자로서 읽어나가기 수월했던 것 같다.

인생이 인생으로 끝나지 않고 문학이 되기도 하는 것처럼 문학도 문학으로 끝나지 않고 인생으로 환원되곤 한다. - P4

언어가 주는 수많은 선물 중에서 잔잔하게 삶을 들여다보게 해주는 문학만큼 뭉클한 것이 또 있을까 싶다. 타인의 삶인 줄로만 알았던 무언가가 어느새 나의 삶과 맞닿는 순간은때때로 평생의 한 줄로 가슴 한편에 남는다. - P5

지나온 시간을 위로받고, 살아갈 날들에 용기를 얻고 싶은 이들에게 주저 없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 P6

문학은 인간과 사회의 총체적 모습을 압축한 하나의 작은 우주이기도 하기에, 우리는 문학을 통해 나 자신과 사회의 모습을 성찰하고 앞날을 예견하며 대처하는 정신적 힘을 기를 수 있다. - P8

문학은 나와 아무런 인연이 없던 타인의 삶을 마주하게 해준다. 문학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낯선 운명을 나의 것처럼 보여준다. - P8

문학이 우리 삶과 닮은 점은 수없이 많습니다. 문학의 서사는 수많은 사람의 다양한 관계 속에서 갈등이 생기고 가치관이 충돌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죠. 우리 인생도 혼자서는 지속될 수 없습니다. ‘나‘와 ‘타인‘이 엮이는 무수한 관계, 그로부터 피어나는 갈등과 공감 속에서 인생이라는 서사가 만들어집니다. - P12

문학 속에서는 스쳐 지나가듯 별 볼 일 없는 인물들에게도 각각의 고유한 불빛이 있습니다. 문학의 서사 속에서 각자의 고유한 역할을 해내죠. 수많은 별의 작은 빛들이 모여 거대한 우주를 만들어내듯이 이들의 삶은 각자의 의미로 빛나고 있습니다. 그들이 한데 어우러져 장대한 하나의 서사를 만들어내는것처럼 우리네 인생도 결코 무의미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문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 P12

어떤 사람들은 문학이 지적 유희를 위한 고상한 취미, 오로지 점수를 얻기 위한 과목 중 하나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는 문학의 존재 이유가 쓰임이나 효용성만이 아닌 나와 타인의 관계에 대한 이해 그리고 이를 통한 충만한 삶의 회복에 있다고 믿습니다. - P13

우리가 문학을 읽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경험하지 못한 삶 속에서 ‘나 자신‘을 만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 P13

문학만큼 인간 군상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는 예술은 없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그들의 삶에 깊이 공감하고 동화되며 또 다른 나를 마주하게 됩니다. 선한 인물의 좌절과 몰락을 보며 안타까워하고, 모자란 인물의 어리석은 실수를 보며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비열한 인물의 모략과 술수를 보며 분노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다양한 인물들로 가득 찬 나의 삶을 떠올리며 내 삶이 문학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역설적이게도 그런 인물들로부터 위로받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하죠. - P13

문학이 정해진 답을 알려주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문학은 우리 앞에 수많은 선택지를 놓아주죠. - P14

문학은 우리가 모두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중이라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인생에 정해진 답이 없다는 것을 문학이 일깨워주고, 우리가 그 사실로 위로받는다면 이것만으로도 문학은 그 쓸모를 다하고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 P14

문학은 그 어떤 삶이든 틀린 것은 없다고 끊임없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백 명의 사람에게는 백 가지 이야기가 있을 뿐 절대적인 삶의 기준은 있을 수 없다고 말이죠. - P15

타인의 시선과 사회의 규율이 아닌 내 안의 욕망 안에서 열정을 발견하라 - P17

욕망을 통해 스스로가 단단한 중심을 지닌 존재로 거듭날 것이라는 낙관 - P17

문학은 여행과 같습니다. 삶이 힘들고 지칠 때, 고민이 깊어질 때 우리는 멀리 떠나곤 합니다. 그리고 여행을 떠난 그곳에서 커다란 위안을 받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죠. 새로운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하게 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여행 대신 문학을 읽으며 나와는 다른 삶을 사는 인물들에게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여러분이 시간도 공간도 다른 그곳에서 뜻밖의 위로를 받고 삶의 선택지를 늘려가는 경험도 해보면 좋겠습니다. - P18

인생에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에게는 정답을 찾기 위해 해매는 시간보다는 많은 삶을 읽어보고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 P18

수험생들은 엄연히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지 사회적으로 의미없고 쓸모없는 존재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는 학생들에게 합격을 준비하는 이 시간을 ‘수축의 고통을 견디는 시간‘이라고 말해주곤 합니다. - P26

"넌 지금 멀리 뛰기 위해 쪼그리고 앉아 있는 개구리야. 힘을 비축하고 있는 거라고. 개구리가 더 멀리 뛰려면 근육을 수축하는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잖아. 그렇게 움츠리고 앉아 있는 게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지 알아. 그리고 그런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걱정하는 마음도. 하지만 이 과정 없이 어떻게 더 멀리 뛸 수가 있겠니." - P26

대개의 취준생은 이렇게 웅크리고 앉아 자신과의 싸움을 하는 동시에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씁니다.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잉여 인간처럼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에 상처를 받죠. - P27

타인으로부터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하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존재의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변신』에서 그레고르가 했던 행동도 그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 P27

「변신」처럼 극단적인 상황은 아니더라도 우리의 일상에서 ‘나‘라는 존재의 의미가 퇴색되는 경우는 빈번합니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태도나 마음가짐은 무엇일까요? 소외당하는 개인에게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뻔한 이야기 같지만 바로 낙천성입니다. - P28

이 고통도 언젠가는 지나가리라는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는 마음가짐은 단순하지만 괴로운 상황을 타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 P28

어제의 행운도, 지금의 불행도 결국 끝나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담담하고 낙관적으로 생각하다 보면 나의 존재에 대한 비관도 어느새 잦아들어 있을 겁니다. - P28

인간은 늘 불안하고 때때로 외롭습니다. 평범한 이들의 삶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나의 모습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불안감과 지금의 사회적 위치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감, 그리고 이러한 자신을 아무도 이해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소외감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 P29

그래서 쓸모 있을 때만 유지되는 관계가 아닌, 존재 자체만으로 충만함을 느낄 수 있는 관계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을 효용 가치로만 생각하지 않으며 존재 자체로 쓸모 있다고 여기는 태도가 중요하죠. 쓸모없는 것들의 쓸모에서 느껴지는 충만함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P30

스벤 브링크만의 책 『불안한 날들을 위한 철학』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만약 서로가 ‘쓸모‘가 있을 때에만 유지되는 관계라면, 그
‘쓸모‘를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전전긍긍할 것인가? - P30

지금 나의 일상 속에서 안도감과 충만함을 느끼는 대상을 떠올려보세요. 의외로 아주 사소한 관계 아닌가요? - P30

시간의 압박에서 벗어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학생들과 상담할 때 자주 듣는 이야기가 ‘지금 시작하면 너무 늦지 않나요?‘ 입니다. 목표를 세우면서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이 시간의 압박이더군요. 하지만 나를 시간이라는 제약 안에 가두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 P31

조금 늦은 시작이라 해도 조바심을 내지 말고 일단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투자하는 시간을 무용의 시간으로 바라보지 마세요. 지금의 시간이 쌓여 언젠가 끝없이 깊고 푸른 바다를 이루거나 끝없이 높고 장엄한 산을 이룰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 P31

가난한 필경사(筆耕士) 바틀비의 삶을 담은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도 우리 존재의 의미를 묻는 소설입니다. 월가의 한 법률 사무소를 배경으로 철저히 소외된 삶을 살아가는 바틀비의 삶은 자본주의가 낳은 비인간적 사회구조를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 P31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 가장 먼저 공유하고 있던 공간을 빼앗습니다. - P32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 P32

바틀비는 효용성만을 강조하는 사회에서 ‘아무것도 하려고 하지 않아 쓸모없는‘ 존재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 P32

생명에 관한 사명을 짊어진, 누군가를 향한 뜨거움을 간직한 우편물들을 받아줄 상대방이 없다는 걸 계속 확인해야 했던 바틀비는 괴로워하며 자신의 존재 의미를 되묻다가 결국 효용성으로 평가되는 이 사회를 거부하기로 결심했을 것입니다. - P33

제가 수많은 학생들을 보면서 느낀 점은 시험은 노력만으로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당일의 컨디션, 순간의 판단 등에 따라 삐끗하는 순간을 비껴나갈 수 있을 만큼의 운도 따라주어야 하죠. - P33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인간‘이라는 자기부정에 휩싸여 어디에도 자신을 온전히 내던져 몰입하지 못한 채 존재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필경사 바틀비가 수취인 불명 우편물을 태우고 남의 문장을 계속 베끼면서 소통을 거부하며 살았던 것처럼 말입니다. - P34

그 학생이 가족과 친구와의 관계까지 단절한 것은 바틀비가 소통 불능의 우편물을 계속 보면서 절망감에 빠진 상황과 비슷합니다. 내가 아무리 메시지를 보내도 받을 사람이 없다는 좌절감, 상대방이 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보내오는 메시지들로 인한 괴로움... 그런 상황에 처하면 누구나 숨을 수밖에 없습니다. - P34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는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는 메시지를 주고받아야 합니다. 때로는 누군가의 지금을 그저 인정해 주는 메시지, 때로는 누군가를 마음을 다해 기다려주겠다는 메시지, 또 때로는 나에게 당신이 정말 필요하다는 메시지 같은 것들 말입니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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