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번과 마녀] 유럽의 마녀 사냥


 

예전에 <캘리번과 마녀>를 읽고 정리해 둔 페이퍼를 읽고 다시 쓴다.

(https://blog.aladin.co.kr/798187174/10699912 : 유럽의 마녀사냥)

 

 















마녀사냥은 명백하게 정치적 기획이었다. 끈끈한 사회관계와 연대의 근간이 되었던 토지에서 사람들을 쫓아내는 시초축적 과정에서 여성은 가장 극렬하게 반항하는 무리였다. 더욱이 중세 시대에 미덕으로 간주되던 구빈활동의 축소로 이들에 대한 구제가 상당수 제한되자, 그들의 원성은 더욱 고조되었다. 그들의 원망, 탄식, 욕설을 사람들은 체제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였고, 불편한감정이 저주의 형태로 (실제적으로) ‘활동할 것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사회 체제의 보호막 바깥에서 생활하는 여성, 특별히 나이 든 여성들은 그들에게 반체제 세력일 수밖에 없었다.


 

마녀로 의심되는 여성의 사형 이유 중 제일 주요한 것은 마녀 행위와 영아살해였다. 마녀 행위는 악마와의 성교를 의미하는데, 이는 마녀사냥이 여성에 대한 전쟁이었을 뿐만 아니라 여성의 육체에 대한 전쟁이었음을 보여준다. 마녀가 영아를 살해한다는 의심은 남자 의사의 분만실 출입을 가능하게 했는데, 이를 통해 분만 과정에서 산모와 산파들 간의 협동적인 작업이 중단되었고, 출산의 주체인 여성은 전문가인 남성에게 출산에 대한 제어권을 빼앗기게 되었다.

 



실비아 페데리치는 여성, 여성 집단, 여성의 육체에 대한 이러한 마녀사냥의 광풍 근저에 여성의 출산 능력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한다고 보았다.  

 















[일단] 이것은 가정이다. 분명한 것은 인구감소에 집착하는 정치계급이 마녀사냥을 촉발했고, 인구 규모가 국부를 좌우한다는 확신이 이를 부채질했다는 점이다. (<캘리번과 마녀>, 270)  

 


 

현시대, 오늘의 대한민국과의 접점을 확인해 보자면, 인구 규모가 국부를 좌우한다는 생각은 인구 규모가 국력에 비례한다는 생각과 일치한다. 지배계급은 인구감소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인구가 줄어들었을 경우 공동체의 미래가 얼마나 암울할 것인지를 설파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우리나라 인구를 5천만이라고 계산했을 때, 매해 60만 명 이상의 신생아가 태어나야만 현재의 인구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만약, ‘저출산혹은 저출생이 그토록 심각한 문제라면, 그 근본 이유를 추적하는 데에 좀 더 많은 자원과 인력을 투자해야 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출산율은 1%를 상회했다. 현재, 특히 대한민국의 출산율 0.78% (2023년 현재)는 일반적이고 통상적인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 45억 년 지구의 역사를 거슬러,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전달하고자 하는 가장 원초적인 본능마저 거부하는 혹은 거부해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보아야 한다. 정말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정부 당국은 그에 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접근법보다는 현 상태에서 마녀사냥의 대상이 될 법한 사람들을 찾는 일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좀 더 쉬운 상대를 찾는다. 영아 살해자.

 

 


수사의뢰 사유는 ▲베이비박스 등 유기 601(54.9%) ▲보호자 연락두절·방문거부 232(21.2%) ▲출생신고 전 입양 89(8.1%) ▲출생사실 부인 72(6.6%) ▲서류 제출 불가, 아동소재파악 불가 등 기타 101(9.2%)이다.

 

이에 경찰은 현재 814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범죄 연관성 등을 수사 중이며, 종결한 건은 281명이다. 이 중 사망 아동의 보호자 7명에 대해서는 범죄와 연관돼 검찰에 송치했다.

 

이와 같은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생존 확인 1025, 사망 249, 수사 중 814, 의료기관 오류 35명이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 (2023. 07. 18)>

 

 


출생 미신고 아동 2,123명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여러 건의 수사 의뢰가 발생했고, 일부 출생 미신고 영아가 부모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끔찍한 사실이 드러났다. 출생 직후 아이들은 부모에 의해 살해되었다. ? 그들은 아이를, 자신의 아이를 살해했을까. . , 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다. 인구 감소를 걱정하는 치들은 묻지 않는다. 살해에 가담한 여성 대부분이 기혼 여성으로, 이미 3명 혹은 4명의 아이가 있는 엄마라는 사실을 따져 묻지 않는다. 피임법을 모르는 상태에서 임신하고 출산한 이 한 명의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부담이 어떤 것일지 묻지 않는다. 그들은 가장 손쉬운 방법을 택한다. 그들에게 마녀사냥의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 천륜을 저버린, 무뢰한들. 영아 살해자들, 마녀들.  

 

 


기존의 이상적 핵가족 이데올로기와 순수한 혈통을 중시하는 한민족 중심주의의 극복 없이는, 혼외 출생자와 다문화가정 출신 출생자에 대한 다방면의 지원 없이는, 일하는 여성을 위한 출산 휴가, 육아 휴가 및 전폭적인 양육 지원 없이는, 소위 이 문제적인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복잡하고 정교함을 필요로 하는 해결책이 손에 익지 않을 때, 지배층은 쉬운 방법을 택한다. 그들은 다시 마녀사냥을 시작할 것이다.

 


여성, 결혼하지 않은 여성,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 아이를 낳고 영아살해 하는 여성. 마녀들에 대한 전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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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8-07 2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한국어판 서문에서 페데리치는 ‘이 글은 2009년에 작성되었지만 여전히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라고 말했는데 오늘 단발머리 님의 이 글을 보니 정말로 여전히 유효한 주제를 말하고 있음이 드러나네요.
왜 영아를 살해했는지, ’왜‘ 도 묻지 않지만, 살해된 아이들의 아버지는 어디 있는지도 묻지 않죠. 비정한 엄마는 마녀지만, 아빠는 어디에 있죠?

단발머리 2023-08-08 07:19   좋아요 0 | URL
페데리치가 말한 현실이 우리의 현실이고 이 시대의 현실이라는 생각에 도달하면 참.... 안타까운 마음 뿐입니다. 저는 이 책 읽어나가면서 아프리카의 현실 읽는데 ‘이건 말도 안 돼‘ 이런 생각과 ‘아니 이런 말을 그대로 믿는 사람들이 있단 말이야?‘ 이런 생각이 겹쳐지면서 참 안타깝더라구요.

살해된 아이들의 아버지는 거의 공범이더라구요. 알고 있었지만 방조하거나, 알고 있었지만 소극적 가담 ㅠㅠㅠ
마녀를 찾아다니는 사람들 눈에, 마녀는 엄마입니다 ㅠㅠ
 
한국어로 쓰여있는데 읽을 수 없는 슬픔



수하님의 이 글(https://blog.aladin.co.kr/suha/14807668; 한국어로 쓰여있는데 읽을 수 없는 슬픔)에 대한 댓글로 작성한 글입니다. 




수하님의 고민, 저의 고민인 것이며.... 한편으로는 수하님은 공부할 수 있는 기관도 알아보시고 하신 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진지하게이 문제를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수하님 글을 찬찬히 2번 읽으며, 나는 어떻게 했던가 혹은 어떻게 하려고 하는가, 생각해 봤거든요.


저는 그렇게 했던 거 같아요. 그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일단 몰라도 '무조건' 읽는 방향으로. 그냥 읽는 걸로 합니다. 일전에 읽었던 책인데, 우치타 다쓰루 책이었던 거 같은데요. 이런 문장이 있어요.















롤랑 바르트도, 푸코도, 데리다도, 라캉도, ‘어째서 여러분은 이렇게 어렵게 글을 씁니까? 하는 질문을 받는다면 깜짝 놀라서 이렇게 말하겠지요. “내 글이 어렵다고? 그건 네가 독자로 상정되지 않았다는 뜻이야. 그러니까 읽지 않아도 돼!”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

 



프랑스만을 두고 생각했을 때 언어 사용 자체가 계층의 차이를 나타낸다고 했을 때, 고급 독자층이 아닌 데다가 외국인인 저 같은 경우, 그가 상정한 독자의 범위에 들어있지 않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러기에 더욱더(열받아서!!), 그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혹은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의 의미를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있겠지만, 저 같은 경우 이해되지 않는다고 해도 그 책을 끝까지 읽을 수는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성의 역사> <젠더 트러블>그렇게읽었다고 생각해요. 다만, ‘읽었다는 사실자체에만 의미를 둔다면 그게 진정한 의미의 공부인가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겠고요.


또 다른 방법으로는 우치다 다쓰루나 양자오 시리즈처럼 고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저자들의 책을 십분 이용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우리나라 저자는 그런 사람들이 눈에 안 띄니 그건 또 그것대로 아쉽지만요.





























수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자신의 전공 분야를 자신의 언어로 공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이 우리보다 앞서 갈 수 있고, 또 일본의 학생들이 분명 우리나라 학생들보다 유리한 점이 있을 것 같고요. 뒤쳐진 우리는 몇 배나 더 열심히 달리고 또 달려야 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마침 <감시와 처벌>을 읽어야 하는 처지의 저는, 이 책을 다시 한 번 읽어볼까 합니다. 쉽고 재밌게 읽었는데 기억이 하나도 안 나는 현실왜 읽는 걸까요,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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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읽을 수 없는 슬픔 3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3-08-08 09:46 
    이 두서 없는 글을, 제 생각의 시작점이 되어주신 수하님과 귀한 댓글을 달아주신 쟝쟝님, 그리고 알라딘의 떠오르는 샛별 유수님에게 바칩니다. <공부, 읽기, 번역>에 관한 수하님의 좋은 글에 제가 짧은 먼댓글을 달았는데 쟝님이 좋은 댓글을 달아주셔서 거기에 이어서 조금만 더 이야기해 보면 좋을 것 같아 씁니다. 두 글(https://blog.aladin.co.kr/suha/14807668: 한국어로 쓰여있는데 읽을 수 없는 슬픔, http
 
 
건수하 2023-08-06 15: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공감에 글까지 써 주셔서 넘 좋아요. 사랑합니다~~ 🫶 좋아요 여러 번 누르고 싶네요 ^^

읽지 않아도 된다니까 더 읽고 싶은 이 마음은 뭘까요 ㅎㅎ
철학을 공부하면 생각하는 법을 훈련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생각하는 법 보다는 배경지식이 더 부족한 것 같아서... 저도 그냥 일단 ‘무조건’ 읽어보려고요. 뭔가 조금 부스러기라도 얻는 게 있겠죠?

우치다 타츠루, 다쓰루... 이런 분을 저는 이제야 알았으니, 이제 이 분들 책도 읽고.. 또 읽고 하렵니다.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찾는 중..

단발머리 2023-08-08 09:58   좋아요 1 | URL
저는 이번에 수하님께 배운 바가 있어 읽다가 막히는 부분은 조금씩 ‘찾아 보면서‘ 읽으려고 합니다. 저는 ‘무턱대고 읽어파‘ 답게 원서 읽을 때도 단어 안 찾고 읽어버리는, 그래서 다 잊어버리는 스타일이거든요.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저도 읽으려고요. 저는 다 까먹어서 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3-08-06 15: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단발머리님의 이런 태도가 너무 예뻐보이고 동요되네요!!
환경이 여러모로 열악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읽어가는 정신이 필요합니다. ^^

단발머리 2023-08-08 10:00   좋아요 1 | URL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미미님! 우리 오래오래 열심히 꾸준히 읽어보아요.
포기하지 않는 정신은 미미님께 맡겨놓고요 ㅋㅋㅋㅋㅋ 필요할 때 찾으러 갈게요!!

독서괭 2023-08-06 20: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수하님 글 읽고 여기로 넘어와서 푸코, 바르트, 어쩌고 책 보관함에 담으니 알라딘이 넌 이미 2017년에 이 책을 담았다고 알려주네요 ㅋㅋ

건수하 2023-08-07 10:04   좋아요 2 | URL
2017년에 이미!

단발머리 2023-08-08 10:00   좋아요 1 | URL
이렇게 우리 ㅋㅋㅋㅋㅋㅋ 같이 읽기 들어가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8-06 22:04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급 독자에서 고급 독자로 점핑하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 *독후감 쓰기~~*를 추천드리고 싶어 오랜만에 댓글 답니다.
그렇다고 제가 고급 독자는 아니고요. 왜. 읽을 수 없는가. 에서 주저 앉지 않기 위한 나만의 비법을 공유하고 싶어요.

먼저 읽을 수 없는 이유는 내탓이 아닙니다. 그건 확실하게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해요. 절대로 내 탓 아님. 하지만 읽을 수 없다는게 읽는 것을 포기할 이유가 된다면 지금까지 읽어온 게 아깝잖아요?

단발님의 댓글->> 고급 독자층이 아닌 데다가 외국인인 저 같은 경우, 그가 상정한 ‘독자’의 범위에 들어있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도 공감하고 동의합니다. 근데 그거랑 별개로 한국의 *언어 내 번역*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희진샘의 팟캐를 듣다가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연구하고 공부해야하는 사람들은 자기들안의 지식커뮤니티가 있고 거기 안에서 읽고 글쓰고 논문쓰고 하겠구나. 그 안에서의 경쟁이란 또 엄청 치열하겠구나. 그러니 대중독자들을 겨냥해서 조금 더 쉽게 이해시키는 글을 쓰기란 엄청 어려운 일이겠구나.....

하지만 페미니즘의 경우 점점 읽는 사람들의 수요도 있으니까 김은주님이나 정희진샘처럼... 좋은 입문서 격이나 해제들...!!이 많이 나오게 되지 않을까요? 그건 추후의 일이고... 당장 읽고 싶지만 읽을 수 없는 것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니까요.

1. 이해못해도 그냥 읽는다. (그걸 겹쳐서 계속 읽어가는 방법... 페미니즘 책 계속 읽다보면... 나온 사람 또 나옵니다. 보니까 푸코 계속 나오고 라깡 계속 나오고 그럽디다. 히히. ) 저는 냉장고에 이름들로만 지도를 만들어서 붙여뒀어요. 열심히 선을 그어둡니다. 그들의 관계망을. 새로운 이름이 나오면 추가를 시키고요, 계속 업데이트(?) 하는 중입니다. (메이야수와 그레이엄 하먼까지 나왔습니다...).
2. 왠지 끌리는 사람이 있다? 그럼 그 사람을 판다. (푸코 파다가 데리다를 알았는데... 엘렌 식수 남친이었고 그런 사연...) 평전 읽기 -> 입문서 읽기 -> 저작 읽기 -> 해제 있으면 저작과 해제 같이 읽기!! (이 역시 그 사람을 중심으로 관계 망들이 쭉 만들어지면 좀 재밌어요. 위에 말한 그림이 점점 촘촘해 집니다~)
3. 좋은 입문서!!!를 읽는다. 그런데여기 가 문제이지요. 좋은 입문서.....는.................. (친일파 주의) 일본이 짱입니다. 그러나 페미니즘은....... 일본이 꽝이고요. 한국이 나은것 같습.....

이렇게 쓰고 보니 단발님이 다 정리해주신 거네요.


마지막... 철학하는 법은.... 페미니즘 공부만한 것이 없다는 게 저의 지론이며 우리 선생님의 강조지점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푸코와 아렌트 둘자 철학자이길 거부했어요. 무슨 말이냐면. 이분 들이 거부한 방식의 철학(?)에 대해 파투를 놓는 철학으로서의 페미니즘(가장 사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이다)이 의의가 있는 것입니다. 아마도. 우리가 철학자들 앞에서 주눅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겠지만요... 에... 그럴 필요가 있는가? 하는 지점이 분명 있고요. 아렌트가 그런 말을 했어요. 삶과 사유가 하나이고 같은 것이라고. 삶과 괴리된 언어를 굳이....? 지금 내게 필요한것. 내게 이해관계가 있는 것. 내게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을 중심으로 계속 겹쳐서 읽어가는 것이 .. 읽은 것들과 물음표를 함께 적어두는 것이..... 좋은 독자가 되는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겹쳐진 선들이 어떤 그림과 지도로 쫙 나타나는 순간이 오실거예요... 희진샘은 맵핑이라고 부르더라고요? 자기 문제에서 시작해야 기억도 잘할 수 있다고. 내가 이걸 왜 이해하려는 지를 알아야 잘 기억할 수 있다고... 오늘 읽은 뇌과학 책도 말하더라고용..

무튼 그들은 저희를 독자로 상정하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배울 것이 있다면 배우고 싶은 우리의 마음은 소중합니다. 내 인식의 범위를 약간은 벗어나는 어려운 책을 읽을 수 있어졌을 때, 다시 읽었을 때 이해가 되는 부분이 많아졌을 때의 기쁨과 희열이 우리의 삶에 계속 벌어지기를^^ 고오급 독자들을 상정하고 쓴 이들도 처음에는 다 알지 못하고 읽을 수 없었겠죠...? 1세계의 여성들처럼 읽을 수는 없겠지만. 읽을 수 있는 데까지는 읽어가 보아요~~ 화이팅~~~!!

단발머리 2023-08-06 23:11   좋아요 2 | URL
주옥같은 댓글들이 주르륵 ㅋㅋㅋ내일 이어서 써보겠어요. from 코로나 바이러스 어택 때문에 헤롱헤롱한 단발머리🤪

책읽는나무 2023-08-07 09:27   좋아요 2 | URL
쟝 님...안녕?^^
단발 님...코로나 또 걸리신 거에요? 어째...ㅜㅜ

건수하 2023-08-07 10:11   좋아요 3 | URL
공쟝쟝님 정성스러운 댓글 감사해요. 쟝님 댓글은 항상 따뜻하고 진심이 듬뿍 느껴집니다...

내 문제가 뭔지 잊지 않으면서 (맵핑...) 힘내서 열심히 읽을게요!

건수하 2023-08-07 10:11   좋아요 3 | URL
단발님 코로나요...? ㅠㅠ

글은 좀 천천히 쓰셔도 되니 푹 쉬시고 나으시길 ㅠㅠ

공쟝쟝 2023-08-07 17:11   좋아요 3 | URL
수하님 따뜻하다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차갑게 분노하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잊지 말아야할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부분이 생겨서 돌아왔습니다..
페미니즘 읽다 말고 제가 푸코를 읽는 이유랑도 일맥상통할텐데요.
조금 용기내서... 그리고 조금은... 주저하면서 (미련에 찬 결단으로 ㅋㅋㅋㅋ) 아주 조금 거창하게...(?) 적자면요...

그렇다면 이걸 왜- 이해하려고 하는 지.인데요. 제가 왜 이해하고 싶은지, 제가 왜 읽기 시작했는 지, 제가 왜 (물음표 살인마입니다..) 더 읽자고 하는 지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무엇이 폭력(권력)인지 묻기 위해서 입니다. 성기를 성기에 동의없이 밀어넣는 것만이 폭력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예요. 그게 저한테 매우 중요해졌기 때문예요. 페미니즘으로 시작했지만 어쩌면 결국 철학(함)으로 가게 되는 까닭이기도 한 것 같고요. 책의 세계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고 붙잡을 때 종종 떠올려요. 나 어쩌다가 뒤늦게 책콴자가 되었더라? 종교도 없는 내가 이 세계에서. 더 망가지지 않고. 나를 망치지 않고.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은 읽고 써보는 것 밖에 없잖아 하고요.

그렇다면 질문은 계속 됩니다. 왜 읽을 수 없는가--에도 불구하고 왜 읽고 싶은가. 읽고 싶은데 읽지 못하게 하는 그것들은 폭력(권력)이 아닌가?... 그리고 재밌지만 책의 세계에는 그런 고민들을 다들 미리 해놨더라고요. 가끔 운명처럼 질문의 수준을 높여주는 내 앞에 책들이 나타납니다.

저는 수하님이 겸손하게 매번 말씀하시지만 ^^;;; 저와 비슷한 동기에서 책을 읽으려고 하신다고 생각합니다. 세계를 여전히 아프게 감각하는 사람들의 언어가 더 많아 졌음 좋겠고.. 이번의 최은영 단편집이 어떤 의미에서는 대단하더라고요. 물론 살만한 사람들에게는 과민한 환자일테지만요.... .

건수하 2023-08-07 21:20   좋아요 3 | URL
쟝쟝님 🥹

네, 제가 페미니즘에 강하게 끌리는 것도 쟝쟝님 말씀하신 이유와 비슷한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걸 언어로 표현해보지 못했어요. 그냥 너무 좋고 공감되고 그러느라 바빴네요 .

저는 현재 기혼이고 아이가 있다보니 제 상황을 당장 크게 바꾸기 어려워서, 개인적 문제의 해결보다 제가 생각하는 상식 - 불평등이 있음을 인식하게 하고 상대적 약자 타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 - 과 통한다는 점 때문에 페미니즘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더디지만 책읽기 덕분에 제가 조금씩 바뀌는 것을 느껴요. 이제는 백인 남성들의 세계가 부럽지 않은 것도 큽니다 대신 다수의 백인 여성들을 흠모하고는 있습니다만…

최은영 작가 신간을 보니 전에 젊은작가상 수상했던 작품이 표제작인가봐요. 오랫만의 단편집 읽어야겠어요. 부지런히(?) 읽어도 그보다 더 빨리 읽을 거리가 쌓이는군요..

책읽는나무 2023-08-07 22:50   좋아요 3 | URL
두 분의 대화를 몰래 읽으며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해 저도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됩니다.
그동안은 그저 어렵다. 조금 더 읽어본 후 이 책을 읽어야 이해가 될 것이다.라고 나름 단계를 정해 일단 밀어두기 방식을 고집해 왔었는데 밀어두고 다시 꽂아둬도 그 책을 글이라도 읽어내지 않아, 스스로의 계단을 밟고 올라서지 못하고 계속 첫 번째 계단에서 벌벌 떨고 있는 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네요.^^
일단은 읽어내야 할 일이 우선이고,
그리고 계속 마인드 맵을 그려나가야 할 일이로군요.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
아래 화가 님의 10년을 넘게 역사 분야의 책을 읽어 오셨고, 지난 번엔 한자공부를 어떻게 하셨느냐고 여쭈니 한자공부도 계속 오년을 해오셨다고 해서 조금 놀랐습니다.
꾸준함을 유지하려면 이렇게 계속 자극을 주고 받으며 읽어나가는 수밖에 없겠어요.
일단 저는 페미니즘 책을 한 달에 한 권만 겨우 읽으면서 징징거렸는데 버릇 고치고 한 달에 두 권씩은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했구요.
철학 공부에는 관심이 좀 많지만 엄두가 안 나서 미루고만 있었는데 이제 진짜 시작해봐야겠습니다.
읽다 멈췄던 에코의 철학책도 다시 붙잡고...단발 님이 올려주신 책들도 천천히 읽어볼랍니다.
덕분에 도움 많이 받고 갑니다.
모두 복 받으시옵소서!!^^

단발머리 2023-08-08 09:54   좋아요 2 | URL
쟝님, 수하님, 책나무님~~~

아름답고 소중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제가 여러분의 뜻을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 저는 정확히 알지 못한 채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의 모든 대화는 커뮤니케이션이기는 하되 완벽할 수는 없으니까요) 대댓글을 작성하였습니다.

사랑과 애정과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꾸벅!

https://blog.aladin.co.kr/798187174/14813238

공쟝쟝 2023-08-08 13:08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 // 멋진 대댓글 감사합니다. 잘 읽어보았어요. 저도 방금 제 블로그에 단발머리님의 글 속의 제 댓글을 (이 미친 자기애 ㅋㅋㅋㅋ) 인용해왔음을 알리며.... https://blog.naver.com/jyanggrim/223177977604

수하님// 상대적 약자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이 철학함이 아니라면 대체 무엇이 철학이겠습니까? 내 상황이나 세계를 바꾸기 위해 당장 도약하거나 면벽 수도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와 관계맺는 방식 - 내가 타자와 관계 맺는 방식 - 내가 공동체와 관계 맺는 방식을 성찰하고 조금씩 스스로 변화하는 것이 해방이고, 서구의 근대 철학이 삭제해버리고 누락시킨 철학이기도 해요. 수하님은 찐 철학자.

책나무님//언제나 겸손하신 나무님, 저는 가장 똑똑한 사람이 가장 잘배우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똑똑함 친구의 법칙에 따라... 우리 친구인거 잊지 않으셨죠? 저... 희진샘이 인정하신 ... 이리 똑똑 쟝선생이온데...ㅋㅋㅋㅋ 그렇게치면 언제나 배울지점을 알뜰하게 찾아내시어 자신을 돌아보는 나무님이야 말로 가장 똑똑하신분이며 제게 큰 배움을 항상 주시는 분 이십니다. 고맙고 귀합니다~!! 다음 계단을 디디는 모습 보러 종종 올게요!

책읽는나무 2023-08-08 13:38   좋아요 3 | URL
밥 잘 챙겨 먹어요.^^
희진 샘이 인정하신 똑쟝 선생님!!ㅋㅋ
고마워요.❤

은오 2023-08-07 02: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거 궁금해요!! 단발님이 적재적소에 인용하시는 문장들, 어떻게 기억해서 가져오시는건가요?

건수하 2023-08-07 10:12   좋아요 3 | URL
오, 저도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단발님을 흠모하며 봐온 바론 기억력이 좀 많이 좋으신 것 같기도 했어요 :)

단발머리 2023-08-08 10:06   좋아요 2 | URL
은오님 / 은오님은 어쩜 말도 이리 이쁘게 하시는지.... 적재적소랄 것도 없습니다. 저는 읽은 책들의 3분의 1 정도 밑줄긋기 남겨놓고요. 글을 쓰고 나서 알라딘에 올릴 때 ‘태그‘에 신경 쓰는 편인데 요즘엔 그거저거 다 없이, 그냥 ‘읽었어요‘만 표시하고 있어요ㅠㅠㅠ 전 에버노트 무료 사용하고는 있는데 쓴 글을 그냥 복사해서 붙이는 정도여서 자료를 잘 정리하고 그러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바른나무 꿈나무 은오님은 착실히 잘 정리하고 계시리라 믿쑵니다!!

수하님 / 설마요~~~ ㅋㅋㅋㅋㅋㅋ주변 지인들은 저의 기억력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데요. 제가 알라딘에서는 좀 기억력이 ㅋㅋㅋㅋㅋ 활성화되는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댓글로 읽었던 것들 오래 기억하고 있더라구요. 알라딘에서만 기억력 좋은 걸로!

건수하 2023-08-08 10:20   좋아요 3 | URL
단발머리님/

<정희진처럼 읽기> 또 적재적소에 가져오셨길래 질문을 다시 하다가, 댓글이 달려서 지웠습니다. 1/3 정도의 밑줄을 남겨두셨었다니.. 역시 어딘가 아카이브가 있었군요 ^^ 저는 서재일까 했는데 :)

단발머리 2023-08-08 10:22   좋아요 3 | URL
수하님 /
앗!!!!!!!! 그 3분의 1의 50퍼센트 이상을 글에 인용합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아카이브에 남는 게 별로 없다는 ㅋㅋㅋㅋㅋㅋ
서재가 제 보물창고입니다. 그게 전부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8-08 10:37   좋아요 2 | URL
제 댓글 답 호출이 와서 읽다가 저도 너무나도 궁금했었던 질문이라 언능 찾아서 읽었네요.
적재적소 인용문이 준비된 에버노트란 앱에서 붙여 넣기를 하셨단 말씀인가요?
저도 처음엔 아...하며 훌륭하다! 인용이 탁월하다! 단발 님의 지적임을 친구 맺기 전부터 알고 있었기에 끄덕끄덕 하며 읽었거든요.
근데 몇 년 지켜보면서 인용문을 어딘가에 저장해 놓으시나보다! 그렇지 않고서야...어떻게 이 많은 인용문을 기억하실까? 그러다가....
이젠 뭐....거의 단발 님의 지식에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어요. 아무리 붙여 넣기를 한다고 해도 그 많은 책들 그리고 그 많은 인용문들 중 그 적재적소의 구절을 다 기억해내어 찾아오기도 쉽지 않은 일이란 생각을 했어요. 그 점 또한 상당한 기억력과 이해력의 능력을 갖추지 않고선 힘든 일이다! 결론을 내렸구요.
제 마음 속엔 단발 님은 신격화되어 있습니다.ㅋㅋㅋ
단발 님도 제게 단물을 뿌려 주시옵소서!

참 단발 님의 적재적소 책 인용 덕분에 두 번 세 번....자꾸 책 표지를 보게 되니까 자동적으로 외워지게 되어 책을 구매하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오는 행위로 전달 시켜주는 동기부여가 되고 있습니다. 알라딘은 단발 님께 여름 보너스를 드려야지 않나? 싶네요.^^

은오 2023-08-09 03:33   좋아요 2 | URL
아 역시 단발님도.. 특별한 방법을 쓰시는 건 아니었군요.... 이건 이제 기억력과 이해력의 차이였던 것이다 ㅋㅋㅋㅋ 저도 그럼 나무님과 함께 단발님이 뿌려주시는 단물을 받아먹는걸로 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8-07 10: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멋진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저도 단발머리님과 비슷해요. 어쩌면 성향 때문이기도 한데 책을 읽다가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끝까지 어쨌든 읽습니다. 처음에는 모르는 부분 투성이라 체크할 부분이 많지요. 그렇지만 반복해서 읽다 보면 그것들이 줄어드는 경험을 하게 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번역 부분은 저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예전에 전공서 읽을 때도 번역서가 엉망인 경우가 많아서 그냥 원서 그대로 읽는 경우가 오히려 도움이 많이 되었었죠. 이제는 원전이라고 불리는 책들, 이론서들을 이해하는 개념서들이 많이 나와야할 것 같아요.
몸조리 잘하십쇼!

단발머리 2023-08-08 10:09   좋아요 2 | URL
거리의화가님이 경험 나눠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끝까지 어쨌든 읽어내는 힘이 있어서 거리의 화가님이 두꺼운 책, 어려워보이는 책들도 잘 읽으시는 것 같아요. 그걸 반복해서 읽다보면 ‘저절로‘ 깨우치는 경험도(저는 아직 그런 경험이 많지는 않습니다만)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 번역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많기는 한데요. 번역자에 대한 처우가 제일 문제인것 같아요. 이제 AI하고도 경쟁해야 하는 판이니 더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겠네요 ㅠㅠㅠ
다정한 말씀 감사합니다. 덕분에 많이 좋아졌어요, 헤헤!

책읽는나무 2023-08-07 10: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제 오늘은 수하 님과 단발 님 그리고 무수한 댓글들을 읽고 저 또한 마음과 기본 자세를 고쳐 잡고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네요.
이게 또 돌아서면 다시 도루묵이라 문제긴 합니다만.......저도 이해를 했든 말든 잡은 책은 완독해보려고 노력은 합니다만, 그게 또 몆 년에 걸쳐 완독한다는 게 함정이네요.ㅋㅋ
요즘 코로나 또 급증했다는 소식들이 들려오던데....빨리 나으시길^^

단발머리 2023-08-08 10:19   좋아요 3 | URL
책나무님은 이미 너무나 잘하고 계세요~~~ 근데 책나무님은 성정이 너무나 겸손하셔서 그걸 잘 모르시는 것 같고요.
이미 너무나 충분히 잘 하고 계십니다!!!!!!!!!!!!!!!!!!!!!!!

제가 대댓글 달면서 또 한 가지 팁, ‘어려운 책 읽으면서 간식 먹기‘도 쓰려고 했는데 분명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책나무님 서재에서 간식 사진 두어장 빌려와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밤늦게 돌아온 아롱이와 식구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만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저는 진짜 ‘어려운 책 읽으면서 간식 준비 & 간식 먹기‘가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다음에 우리 또 두꺼운 책 읽게 될 때 다양한 간식과 음료로 ‘당 충전을 통한 읽기의 활성화‘를 책나무님과 함께 실천해 보고 싶습니다. 저의 좋은 동반자 책나무님! 그 때 우리 같이 달리기로 약속합니다!! (혼자 외치고 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8-08 10:27   좋아요 3 | URL
어려운 책 읽으면서 간식 먹기... 아주 핫한 페이퍼가 될 것 같습니다 ㅎ

전 뭔가 하면서 먹는 걸 좀 귀찮아 하는 편인데, 중요하다고 하시니... 음...

단발머리 2023-08-08 10:39   좋아요 4 | URL
(오예스 봉지를 뜯으며) 그게 왜 중요하냐면요.... (우적우적) 그게.... 어려운 책은 (우적우적)..... 그니까...... 쩝쩝

책읽는나무 2023-08-08 10:49   좋아요 1 | URL
저 아침 먹고 ‘악귀‘ 드라마 마지막 두 편 정도 마저 보다가 꾸벅 꾸벅 졸다가 일어났거든요.
고개가 아파 일어났는데 눈 뜨자마자 아이스크림 바로 꺼내서 당 충전 중입니다.
티코 아이스크림 문구 ‘맛있게 먹어‘와 ‘화 내지마‘를 읽으며 아이스크림이 나한테 말을 거네? 백래시를 읽을까? SF 소설을 읽을까? 아이스크림 더 먹을까? 그러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어려운 책 읽으면서 간식 먹기‘ 글귀에 빵 터졌습니다.ㅋㅋㅋ
정말 이러한 행동도 읽기의 중요도에 기여하는 건가요?ㅋㅋㅋ
전 작년에 매번 여성주의 책 읽기 전에 의식처럼 행하긴 했었는데요. 페이퍼에 작성하고 나선 한 번씩 이건 너무 장난스럽지 않나? 그런 생각도 좀 했었어요.
다들 심각하게 여성주의 이론 책 얘기인데 저는 맨날 먹는 타령만!!!!ㅋㅋㅋ
좋게 보아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저의 겸손의 성정은 아마도 자신감 부족의 성격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자신감이 높아졌다 낮아졌다 반복 중이거든요.
그래도 요즘은 여성주의 책 읽으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긴 편입니다.
남편이 저더러 최근 제가 좀 변했다고 할 정도니까요.ㅋㅋㅋ
 





















앞서 언급했듯이, 마녀 고발의 핵심에는 소유되고, 상속되고, 분쟁의 대상이 되는 토지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가용자원이 점점 축소되고 그로 인해 성별 위계가 심화되면서, 이는 가장 취약한 계층, 특히 ‘비생산적이고 가족과 지역사회에 쓸모없는 존재‘로 간주되는 나이 든 여성을 제거하라는 선동으로 이어집니다. - P10

첫째는 마녀사냥과 당대의 토지 인클로저 및 토지 사유화의 관계이다. 둘째 나는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재생산 역능에 대한 국가 통제가 확대되는 것을 통해 여성 신체의 인클로저가 심화된 것과 마녀사냥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논한다. - P16

소위 마녀라고 하는 다수의 여성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구걸을 하거나 ‘구빈세‘에 의지해 살아가는 빈민이었다는 것은 전혀놀랍지 않다. 이 ‘구빈세‘를 잉글랜드에 도입된 최초의 복지 제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그들에게 씌워진 죄명을 보면 관습권은 물론이고 땅에 대한 권리도 빼앗긴 농민이었음이 명백하다. 이런 사람들이 이웃이 가진 것에 대해 억울해하고 분노하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 시작은 동물이었다. 아마도 이웃의 가축이 공유지 [공통장]였던 땅에서 풀을 뜯고 있었을 것이다. - P46

6. * 페데리치에 따르면 "16세기와 17세기의 재판에서 새롭게 등장한 마녀와 악마의 관계는 마녀사냥의 성정치를 폭로한다."(페데리치, 캘리번과 마녀』,276쪽). 악마와 마녀의 협약에 대해서는 캘리번과 마녀 253쪽, 악마 형상이 마녀사냥을 통한 남성지상주의 확립에서 어떤 기능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캘리번과 마녀 276쪽 이하를 참조하라. 2016년의 한 강연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여성이 악마에게 돈이 없다고 가난하다고 고통을 호소하는 것이 악마가 나타나는 전형적 방식입니다. 그러면 악마는 나의 노예가 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계약이 이뤄집니다. - P47

악마가 돈을 좀 주고 그 대가로 여성의 몸에 노예라는 표시를 새깁니다...… 제가 언제나 흥미롭게 생각한 것은 악마와 마녀의 관계가 오늘날의 결혼관계의 고전적인 관계라는 것입니다." "Silvia Federici:#MeToo and the New Forms of Capital Accumulation", (The New Centre for Research & Practice) - P47

‘마녀‘는 ‘평판이 안 좋은 여성, ‘음탕‘하고, ‘난잡한 젊은 시절을 보낸 여자였다. 많은 마녀가 혼외자를 두고 있었고, 마녀의 행실은 법률, 교회의 설교, 가족의 재편성 등을 통해서 당대 유럽의 여성 대중에게 부과되고 있었던 여성성 모델을 부정하는 것이었다. 때로 마녀는 여러 주술을 행하는 민간 치유자였고 마을에서 인기 있는 사람이었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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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 2023-08-04 19: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기있는 마녀🖤 이 책에서 말해주는 가십 어원도 얘기 흥미롭더라고요 ㅎㅎ

단발머리 2023-08-04 19:18   좋아요 3 | URL
유수님~~ 진작에 다 읽으신건 아니죠? ㅋㅋㅋㅋ 저 이제 막 시작했는데 책이 작아서 그런지 쭉쭉 넘어가네요.
다음 글에서 우리 또 만나요!!

유수 2023-08-04 19:30   좋아요 3 | URL
페데리치 두꺼워서 손 못 대다가 신간 나왔을 때 얇길래 덥석 읽었어요ㅎㅎ 단발님의 다음글 고대합니다

단발머리 2023-08-04 19:44   좋아요 3 | URL
저는 페데리치 <혁명의 영점>도 좋아해요. 좀 충격적이지만... 그게 사실이구요 ㅠㅠㅠ (갑자기 슬퍼짐)
다음글 기대해 주신다니 다음글은 유수님 헌정으로다가.... 야무지게 한 번 써볼게요. 근데 너무 더워라.... (에어컨 켜요!!!)

유수 2023-08-04 19:46   좋아요 3 | URL
아 그렇게 되면..제가 다음 글만 고대한 건 아닌지라…(단발마녀님을 향한 욕심..)

단발머리 2023-08-04 20:42   좋아요 2 | URL
그럼 말이죠 ㅋㅋㅋㅋㅋ 그 다음 글도 유수님 헌정글로다가 ㅋㅋㅋㅋㅋㅋ
그 욕심 완전 응원합니다!! 뽜야!! 🔥🔥🔥
 
재수사 1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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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해서 찾아보니 기억이 맞았다. 제일 먼저 읽은 장강명 책은 <한국이 싫어서>. 헬조선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던 때, 혹은 그 단어가 막 알려지기 시작하던 때이긴 한데 다들 이렇게 생각하기는 했지만 그걸 딱 밖으로 표현하기는 거시기(?)하다고 느낄 때, 장강명은 적의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한국을 싫어하는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한국이 싫어서>.

 


그다음 책은 <5년 만의 신혼여행>. 이 책도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편안하고 재밌고 술술 읽혔다. 이후에장강명이라는 작가를 찾아보면서 그의 특별한 이력에 더욱 감탄하게 되었고(기자 생활 중에 공모하여 쟁쟁한 문학상을 연거푸 수상/아내와의 에피소드), 주경야독의 꿈을 이룬 그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 <표백>을 읽은 후에 나의 안목에 대해 더 과한 칭찬이 필요하다고 여겼고, 적어도 그의 이름을 보고 책을 사도 후회할 일은 없겠다 생각하게 됐다. <댓글부대>는 앞부분만 읽었고(쏴리), <당선, 계급, 합격>의 문제의식에 크게 공감했고, 이런 인식이 사회적으로도 널리 공유되었으면 했는데 생각보다 책이 큰 호응을 받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웠다.

 


그리고는 이렇게 세 권 <책 한번 써봅시다>, <, 이게 뭐라고>,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모두 에세이구나) 읽었다. 책과 관련된 책들이고 작가의 삶에 관한 책이라 재미도 있고 부담감 없이 읽을 수 있기는 한데, 돈이 최고의 가치인 현대 사회에서소설가라는 이름의 생활인으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팍팍한지가 느껴져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장강명 정도의 작가도 이러할진대, 이제 막 1-2개의 히트작(?)을 낸 신인 작가나 작가 지망생, 시인들은 어떻게 생활을 꾸려갈까. 한국 출판계의 고질적 문제들을 작가 몇 사람이나 소수 독자의 힘으로 바꿔나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고. 독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1) 책을 구입하고 2) 도서관에 책을 신청하고 3) 서평을 쓰고 4) 독서 모임 하기, 정도를 생각할 수 있겠다. 1, 2번 완료하고, 3번 진행 중이며 4번은... 저랑 장강명 뽀개기 하실 분? 제가 친구 따라 푸코 읽기 해야 해서 많이 바쁘기는 한데, 장강명이랑 도선생엮어 읽기로 진행하신다면 참가 용의 있습니다. 연락주세요, 010-1234-5678. 

 

 


소재의 특별함으로 승부하는 소설이 있을 테고, 독창적인 구조의 변화를 시도하는 소설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소설은 이야기의 힘, 그 자체로 밀고 가는 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야기란, 우리가 열광하는 이야기란 일정한 형태를 가지고 있고, 그것은 그리스 비극으로부터 반복되어 온 것으로서. 그래서 새로 쓸 수 있는 건 문장뿐이라고 김연수가 말했었고. 결국 이 세상에 완벽하게 독창적이고 새로운 소설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구조에 변화를 주고 익숙한 이야기를 어떻게, 어떤 문장으로 풀어가느냐가 중요할 테고, 주인공이 갖는 매력, 사건들 사이의 연결성, 개연성 혹은 핍진성 등이 중요하겠지만, 내 소설 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작가의이름인 것이며. 그래서 오늘은 장강명.

 

 


소설은 22년 전 미제 살인 사건을 맡게 된 강력계 형사인 연지혜가 피해자의 독서 모임 회원들을 한 명씩 만나면서 사건 당시 밝혀지지 않았던 사건의 실마리를 추적하는 과정을 담았다. 챕터를 번갈아 가며 범인의 독백이 이어지는데, <죄와 벌>의 로쟈와 <지하로부터의 수기>의 지하인, 그리고 <악령>의 주인공 스타브로긴이 범인을 지배하는 세 개의 인격으로 독백을 이어간다. 죄책감이 아니라 이 나라의 형사사법 시스템과 싸우고 있다는 고백에서부터 시작해 선과 악, 죄와 벌 특별히 인간의 고통에 대한 범인의 사유는 현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주를 이룬다.

 


사랑하는 이를 병이나 천재지변으로 떠나 보내는 것과 살인사건으로 잃는 것은 모두 같은 손실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느끼는 정의감은 매우 부조리해서, 그 죽음의 배후에 다른 인간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반응이 판이하게 달라진다. 하지만 내가 처벌된다고 해서 그들의 손실이 보상되는 것도 아니고, 그들의 분노가 가시지도 않을 거다. 그렇다면 나를 벌 주기보다 그들이 관점을 달리하는 게 더 생산적인 일 아니겠느냐고 지하인은 궤변을 펼친다. (44)

 


범인은 계속해서 자신의 살인을 변명하고 자신의 범죄가 지탄받지 말아야 할 이유를 나열하고, 다른 이들이 저지르는 범죄와 자신의 범죄와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묻는다. 범인의 이야기는 너무나 진지하고 치열해서, 1권을 30쪽 정도 읽고 바로 2권과 장강명의 신간 SF소설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을 주문했다. 나는 장강명을 읽는다.  

 

 


거대 담론이 사라진 시대, 각자도생이 당연한 시대에 신과 인생의 의미, 행복과 고통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죽음과 자살, 영원과 불안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어떠한가. 환경운동과 채식주의는 또 어떤가.

 


모든 것이 허용될 때, 그래서 어떤 것에도 의미가 깃들 수 없고 진리라는 것이 성립할 수가 없을 때, 우리는 자살하지 않고 무엇을 할 수 있는 걸까? 카뮈는 반항하라고 한다. 끝내 의미를 발견할 수 없겠지만 의미를 구할 수 없다는 현실 그 자체에 우리가 시시포스처럼 끊임없이 반항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99)

 


그렇다면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귀여운 북극곰들을 살리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종이컵이 아니라 해외여행을 막아야 한다. 관광 목적의 출국은 5년에 1회 정도로 제한해야 한다. 유명 해외 관광지의 사진을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사람들을 비난해야 한다. 그러나 탄소 줄이기 캠페인은 종이컵 쪽에 더 초점을 맞춘다. 해외여행보다는 종이컵이 종교적 금지 대상에 좀 더 어울리기 때문이다. 종이컵 쪽이 보다 일상적이고, 현시적(顯示的)이며, 고통스럽다(보통 사람들은 해외여행을 그리 자주 가지 않으며, 해외여행을 가지 않는 상태는 티가 나지 않지만 텀블러는 눈에 잘 띈다). (206)

 


채식주의도 비슷하다. 육식이라는 유혹을 참는 일은 일상적이고, 현시적이며, 고통스럽다. 그리고 자주 논리적 모순에 부딪힌다. 동물 복지를 위해 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이 고양이를 키워도 될까? 고양이는 동물성 단백질을 먹어야 하고, 고양이 사료는 닭이나 연어로 만든다. (206) 

 

 


계몽주의, 인권에 대한 부분이 흥미로웠다. 유발 하라리도 <사피엔스>에서 민주주의의 개념과 더불어 인권개념에 대해 길게 설명했는데, ‘인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역사적으로 특정한 시기에 발명되고 정교화되었다는 점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이 책의 논의와도 비슷하게 읽혔다. 그리고 물론 죽음과 의미에 대한 부분도.

 


프란츠 카프카는 친구이자 비평가였던 막스 브로트에게 자신의 원고를 전부 태워달라고 부탁했다. 만약 브로트가 그 유언을 지켰다면, 카프카의 삶은 의미가 없어지는 걸까? 카프카가 의미 있는 삶을 살았는지 여부는 그가 무엇을 남겼느냐에 달린 문제인가? 그런데 우리 대부분은 결국엔 다 잊히지 않나? 그 말은 우리 대부분은 무의미한 존재라는 뜻일까? (233)

 


233쪽의 위의 챕터를 읽으면서는 당연히 오르한 파묵이 생각났다. 그의 책 <소설과 소설가>라고 기억하는데, 정확한 워딩은 기억나지 않고 대충 이런 의미였다. ‘내 책은 100년 뒤에도 읽힐까? 200년 뒤에도 읽힐까? 내 책이 200년 뒤에도 읽힌다는 게 내게 의미가 있을까? 200년 뒤라면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을 텐데, 그 책이 읽힌다는 게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나와 상관이 있을까?’ 대답은 기억나지 않고 그의 질문만 기억에 남는 건, 그 역시 대답하지 않고 묻기만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죽을 운명이고, 태양은 곧(아마도 50억 년) 수명을 다하고, 지구는 없어질 것이다. 그러니까, 이제. 혹은 그럴 것이기에 결국. 우리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나. 우리의 삶과 죽음은 아무런 의미가 없나. 답 없는 물음은 계속된다. 이건 나만의 오래된숙제로 남겨두기로 한다.

 

 

 


최근에 장강명의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을 읽고 페이퍼를 썼더랬다. <노르웨이의 숲>을 쓰고 난 이후에 하루키가 어떻게 다른 사람이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는데, 나 역시 이 소설을 읽으며 여러 번, ‘~~장강명!’을 소리 내어 외치기도 했으니. 소설가 장강명은 <재수사> 이전의 장강명 <재수사> 이후의 장강명으로 나뉠 수 있을 것이다. 뒤쪽 책날개에는 이런 짧은 글이 있다.

 

 


작품이 곧 자기소개가 되는 것.

무슨무슨 소설을 쓴 사람으로 소개되는 것.

거기서 더 나아가면 작가와 작품이 동의어가 되는 것.

 

피와 살이 있는 인간 장강명과

동의어가 될 수 있는 책을 쓰고 싶다.

 



앞으로도 장강명은 계속해서 쓸 테고 다루는 소설의 영역을 확장해 가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아름다운 문장의 주인이 되겠지만, 나는 이 책 <재수사>에서 장강명은 자신과 동의어가 될 수 있는 책을 쓰는 일을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작가와 작품이 동의어가 되는 세계로 입장한 장강명에게, 기립박수를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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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7-29 22: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장강명 이 인간.. 단발님의 애정을 듬뿍 받는 인간..... 기립박수까지!! 😤

단발머리 2023-07-30 07:53   좋아요 0 | URL
장강명을 한두권 읽어보실 것을.... 살포시 추천합니다. 물론이죠, 장강명 말고도 우리는 읽을 작품이 많고요.
장강명도 읽어도 괜찮다고 ㅋㅋㅋㅋㅋ 말하고 싶어요. 이 작품 <재수사>는 특히 제 스타일이고요.
오늘도 덥대요. 은오님 어디 시원한대로 피신하세요, 어여~~~~

책읽는나무 2023-07-29 2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장강명이 부럽다.
ㄴ자의 케찹 속에도 장강명 글자가 보이는 것 같아요.
<재수사> 아직 안 읽어봤는데 한 번 읽어봐야겠군요.^^
장강명 뽀개기 하고 싶어도 전 단발 님의 지성을 따라갈 수가 없어서 포기할랍니다.
푸코 뽀개기를 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감히...ㅋㅋㅋ

단발머리 2023-07-30 07:58   좋아요 1 | URL
장강명을 부러워하지는 마소서 ㅋㅋㅋㅋㅋ 왜냐하면 장강명은 이 글을 안 읽을 것이며 ㅋㅋㅋㅋㅋ

사실 위 페이퍼에 제가 안 썼는데요. 제가 2권의 30퍼센트 정도 읽고 범인이 누군지 알게 된 거에요. 식구들한테 아! 범인 알게 됐어, 근데 벌써 범인이 나왔네! 그랬거든요. 다 읽어보니 그 사람이 범인이 아닌 것입니다.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의 추리력 어쩌란 말입니까ㅋㅋㅋㅋㅋㅋ
푸코 쪼개기는 맡으신 분이 계셔서 괜찮아요. 물론 따라가기 헉헉대지만요.
오늘도 많이 덥다고 합니다. 더위에 건강 조심하셔요, 책나무님!!

독서괭 2023-08-02 1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잉! 장강명 한권도 안 읽었고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요, 단발님의 글 읽으니 읽어봐야겠다 싶네요. 오호. 인용문들도 다 흥미로워요. 단발님의 오래된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실지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단발머리 2023-08-04 19:20   좋아요 1 | URL
장강명의 한 권이 제게는 <악령>이었거든요. 이 책 읽고 <재수사(2권)>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소심하게 ㅋㅋ 장강명을 추천해 봅니다. 오래된 숙제는 간간히 리포트 올리겠습니다. 계속 쭈욱~~~~~~~ 지켜봐주세요!!
 




















밤낮이 바뀐 어린이가 있었다. 식구들 없는 아침과 오후에 내쳐자다가 하나둘 식구들이 모이기 시작하면 먹고 운동하고 영어책을 펼쳤다 닫았다가 도스토예프스키를 펼쳤다 닫았다가. 식구들이 잠든 깊은 밤에는 같이 잠자려 했지만 살포시 잠이 들려는 그 시간. 바로 그 시간에 매미가 울어재낀다는 주장이었다. 잠을 잘 수가 없어, 매미가… 매미가… 처음엔 비몽사몽이어서 5시를 추측했는데 그 다음날에는 시간을 확인했고. 그랬다 5시였다. 그 다음날은 5시 10분. 일출시간이 5시 20분 정도일테니 그 즈음 움직이는 거였다. 매미가 맴맴. 그냥 맴맴 아니고 매애~~~~~~~~~~~~~~~~~~~~맴!!!



에어컨 송풍까지 마치고 오프모드에서 얼른 자야 하느니, 경쟁적으로 잠에 빠지려는 엄마 아빠 사이에 밤낮 바뀐 어린이. 종알종알 이야기 나누다가, 근데 이건 무슨 소리야? 개골개골 개구리 노래를 한다. 개구리가, 개구리들이 노래를… 노래를 한다. 아… 이거 개구리에요? 개구리가 어딨어요? 어디에 이렇게 많아? 우리집은 아파트 숲 중앙에 놀이터가 있고 그 주위를 제법 키 크고 비싼 나무들이 줄지어 있고 그 사이 작은 연못에… 개골개골 개구리… 아침에는 매미, 밤에는 개구리. 야, 쟤네 진짜 열심이다. 하면서 바로 시작되는 신간 공격.



엄마가 그거 읽잖아, <암컷들>. (사실 꼼꼼히 훑어보고 자세히는 안 읽었음) 거기서 얘들이 그렇게 열심히 살더라. 그래, 그렇다니까. 블랙 위도우 말고 암튼 무슨 위도우 거미던가. 수컷이 암컷 만나러 갈때 선물 들고 감. 선물 냠냠 드시고 계실 때 교미할라고. 아, 진짜 뭘까. 생명을 거는 그 무엇은. 수컷만 그런 건 아니고 인간의 도덕률을 동물들에게 투사해서 그렇지. 와, 암컷들도 장난 아니야. 진짜 열심이야, 열심.




와아, 왜 그럴까.


날도 더운데.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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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7-28 1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날이 덥다고 하면 제가 또 한 번 댓글 좀 달아줘야....

그러니까요. 더우면 모든 게 귀찮던데 말입니다.
인간은 먹을 것을 재배하고 저장하는 능력을 익혔기에, 이 생산성이 높은 시기 쉴 수도 있고 다른 걸 할 수도 있는데...

매미야. 개구리들아. 생식이 다가 아니야. 한 번 뿐인 인생, 여름을 즐겨!
(사실, 하우스라는 게 있어 얘들아)

단발머리 2023-07-28 14:0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그렇습니다. 매미와 개구리, 암컷들에 대해 쓰면서 저는 이 페이퍼가 어디로 갈지 알 수 없었죠. 그러나 바로 “날도 더운데…”에서 ㅋㅋㅋ저는 저도 모르게 수하님을 호출하고 말았습니다. 더위에 온 몸으로 맞서 싸우며 애쓰는 우리 매미와 개구리들에게 응원(?)을 전합니다.

얘들아… 사랑이 다가 아니야. 한 번 뿐인 인생, 이 여름을 즐기렴!! 😆

건수하 2023-07-28 15:12   좋아요 1 | URL
네 어쩐지 그냥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 ㅋㅋ

단발머리 2023-07-28 17:23   좋아요 1 | URL
그냥 넘어가시면 제가 얼마나 섭섭하게요. 그럴 수는 없는 것입니다. 날도 더운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7-29 23:43   좋아요 1 | URL
이 사람들이 날도 더운데....ㅜㅜ
더 더운 얘기 그만!!!!!!

근데 저도 이 책 빌려왔는데 읽다 보면 더 더워진다는 건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