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해서 말할 때 우리들이 하는 이야기
레이몬드 카버 지음, 안종설 옮김 / 집사재 / 199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읽으면서 끊임 없이 미소가 지어지는 소설집.
버스에서 읽으면서 키득키득 거리다가 갑자기 가슴 한켠이
짜~안 한것이 남의 일 같지가 않은 이야기들.
맥주 캔 하나를 훌짝이며 읽으면 더더욱 재미있는 작품들.
(주인공들이랑 같이 마시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거의 모든 작품에서 주인공들은 술을 마시고 있고, 몇몇 작품의 주인공은 알콜중독자다.)

단편집을 읽고 이렇게 열광한 건
아사다 지로의 <장미도둑> 이후 처음인 것 같다.

내 침대 옆 벽에는 커다란 갈색 보드가 걸려 있다.

앙코르왓트에서 뭔가를 간절히 기도하는 캄보디아 할머니 사진도 있고,
석모도 가는 배에서 새우깡을 들고 너무도 밝고 환하게 웃고 있는 엄마 아빠 사진도 있고,
빨간 치파오를 입고 싼타 모자를 쓴 내 사진도 있고,
울고 있던 나를 꼭 안아 주셨던 텐진 빠모 스님 사진도 있다.

그 사진들 옆에는 <장미도둑> 책 표지도 턱~하니 붙어 있다.
언젠가 그런 소설을 썼으면 하는 바람에서....

아사다 지로의 <장미도둑>에 있는 단편들을 읽으면서 생각했었다.
이렇게 위안이 되는 글들을 쓸 수 있다면,
사는 게 헛되지 않겠다....라고.

아사다 지로의 단편집이 어수룩하고 모자란 인간들의 총집합,종합선물세트인 것처럼
레이몬드 카버의 단편들에서도 잘난 인간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의 주인공들은 패배자들이다.
이제 거의 외래어로 쓰이는 단어 "loser".

키득키득 거리면서 읽다가
'근데...웃어도 되나?' 이런 생각이 드는 그런 상황들.

이 소설집의 맨 뒷부분에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레이몬드 카버의 생애와 작품해설>이 부록처럼 들어 있다.

하루키는 레이몬드 카버의 단편들 중 개인적 "베스트 4"를 이렇게 뽑았다.
<깃털>, <사사롭지만 도움이 되는 일>, <내가 전화를 걸고 있는 장소>, <대성당>.

아....이럴 때 빙고! 하면 따라쟁이 같지만,
이 책에 실린 단편들 중 최고의 작품은 (내게!) <깃털>이었다.

<깃털>을 읽으면서 그렇게 낄낄거리며 웃었으면서도
행복은 나눠줄 수도, 흉내낼 수도, 비교할 수도 없는 거라는
참으로 "당연한" 사실에 한숨을 쉬기도 했다.

레이몬드 카버의 소설들에 나오는 커플들은 거의가 재혼한 부부들이다.
전남편과 현재 남편의 장단점을 친절하게 비교설명해 주기도 하고(그것도 손님들 앞에서!),
옆에서 자고 있는 부인과 전처의 잠버릇의 공통점을 설명해 주기도 하고,
<사랑에 대해서 말할 때 우리들이 하는 이야기>에서는 두 부부가 술잔을 기울이며 마주 앉아 사랑에 대해 썰을 푼다.
전 남편, 전 처 얘기를 안주 삼아, 현재의 사랑에 대한 닭살 돋는 자랑들을 입가심 삼아...

레이몬드 카버는 서울에서 올림픽이 열렸던 88년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소설들에 나오는 가족들은 이미 해체되고, 재구성되어 있다.
여기 실린 단편들은 대부분 81~86년에 쓴건데도 방금 구워져 나온 빵들처럼 따끈따끈하다.

이 책을 읽으며 2주 전 헝가리로 장기 출장간 후배 C가 자꾸 생각났다.
C가 비행기에서 이 책을 읽었다면 좋았을 텐데....

C가 다시 헝가리로 떠날 때 이 책을 선물해야 겠다. 
공작 깃털 몇개를 선물하는 것처럼
내게 기쁨이 되는걸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딴지) 이 책은 다 좋지만...
번역의 "양심", 출판사의 "윤리" 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이 책은 단편집 [What we talk about when we talk about love]를 번역한 책이 아니다.
※ 이 단편집은 작년에 문학동네에서 번역해서 펴냈다.(정영문 옮김)

집사재의 책 제목은 <사랑에 대해서 말할 때 우리들이 하는 이야기>지만,
실제로 [What we talk about when we talk aoubt love]에 수록된 작품은 달랑 2작품 실려 있다.

이 책은...한마디로 유명한 작품만 쏙쏙 골라 "짜집기" 편집한 책이다.

번역서가 원서가 뭔지도 밝히지 않고 있다.(이건 정말 심각하다!!!)
책 뒷부분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해설까지 있으니까,
혹시...일본어 번역본을 중역한 건 아닌가...하는 의혹도 살짝꿍 들었다.

번역서가 어떤 책을 번역했는지 밝히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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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1 0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6-08-01 0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추천이라면 바로 보관함에 들어갑니다.

마태우스 2006-08-01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이몬드 카바가 저랑 안맞는다고 생각했는데 님의 리뷰 덕분에 보관함에 넣습니다.

stella.K 2006-08-01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는 우리나라에선 명암이 뚜렷한 거 같네요. 저도 오래 전 제목이 좋아서 이 책 읽었는데 억지로 읽었지요.^^

kleinsusun 2006-08-01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전 정말...오랜만에...잼나게 읽었어요.^^

마태님, 네...취향이 아닐 수도 있죠. 저도 그런 작가들이 몇 있어요. 남들은 다 좋다는데 전 읽어내기가 힘든...

stella님, 아....그러셨군요. 문체 자체가 앉아서 술 마시며 얘기하는 그런 분위기쟎아요.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moonnight 2006-08-01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렇군요. 수선님의 리뷰를 읽으니 저도 막 읽고 싶네요. 보관함으로. ^^ 그런 원서를 번역한 것이 아니었군요. 그건 전혀 몰랐어요. 이런. -_-+

kleinsusun 2006-08-01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 오랜만이여요.^^
네... "짜집기" 편집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도....잼 있어요.^^

천리향 2006-08-01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역시 선님의 취향은 저랑 약간 비스무리 한 것 같기도 하지만 저는 실용경제서적은 절대 안 읽는데 요즘은 관심을 가져 보려고 합니다...뭔소리냐-.-

저는 사랑에 대해서 말할 때 보다는 숏컷에 더 마음에 드는 단편이 많았는데
부탁이니 제발 조용히도 좋고...암튼 저는 카버와 체호프의 책을 좋아하는데 카버가 아직 산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ㅠ.ㅠ

다락방 2006-08-01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이중에서 [대성당]을 정말 인상깊게 봤어요. 왜 그 부분 있잖아요. 눈먼 남편을 보면서 주인공이 생각하는 장면요. 아내가 어쩌다 루즈를 색다른걸 발라도 알아챌 수 없을거라는 표현말예요. 너무나 씁쓸하지 뭐예요. 아무리 예쁘게 입고, 아무리 예쁘게 웃어도 이 남자는 볼 수 없구나, 하는 생각에 정말 가슴 뭉클해지는 그런 단편이었어요.
수선님. 이 단편집이 좋으셨다면 혹시 체호프의 단편선은 어떨까, 싶네요. 체호프의 단편중에서도 특히 [드라마]는 정말 인상깊었거든요.

아, 오랜만에 너무나 반가운 리뷰예요 :)

kleinsusun 2006-08-01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미역님, 다락방님 두분 다 "체호프"를 좋아하시는군요.
그래서...벌써 보관함에 담았지요. 호홋^^

미역님, 알라딘에서 정말정말 오랜만에 봐요.
출근하시니까 잠시 짬이 나시죠? 주부들이 더 바쁘다고 들었어요.
운동은 열씨미 하고 계신가요?
오랜만에 알라딘에서 만나니 디~따 반가워요.^^

다락방님, 드뎌 긴 장마가 끝났어요. 그동안....잘 지내셨어요???
<대성당> 저도 정말...인상 깊게 봤어요. 아내가 어떤 립스틱을 발라도, 어떤 옷을 입어도, 아무리 예쁘게 웃어도 볼 수 없는 남자도....또 사랑하는 남자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없는 여자도....

체호프 <드라마> 정말 기대되는되요. 보관함에 담았어요. 내일 살 계획이예욤^^

비로그인 2006-08-02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레이몬드 카버가 참 어려워요..;;;

kleinsusun 2006-08-02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숍님, 제가 한권 밖에 아직 안 읽어서...^^
근데 캐리커쳐요, 비숍님이 직접 그리신거예요?

비로그인 2006-08-02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마요!?!!?^^;;
 

4월 상하이 출장 때, 상하이 사무소 직원인 Lin(83년생 남자)이
자기가 한국 노래를 할 줄 안다고 했다.
불러 보라고 하니깐, 기다렸다는 듯이 율동까지 하며 노래를 했다.

" 곰 세 마리가 한집에 있어 아빠곰, 엄마곰, 애기곰
아빠곰은 뚱뚱해
엄마곰은 날씬해
아기곰은 너무 귀여워. ♬♬♬"

놀라며 물었다.
" 이 노래를 어떻게 알아? "

한국 드라마(아마도 <풀하우스>였던 것 같다.)에서 주인공이 이 노래를 자주 불러서
자기 친구들도 다 이 노래를 안다고 했다.

Lin이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어렸을 때 기억들이 소록소록 떠올랐다.
난 이 노래를 아주아주 좋아했다.

노래 가사처럼 우리 아빠는 뚱뚱했고, 우리 엄마는 날씬했다.
지금도....그렇다.

엄마는 내년이 환갑임에도 불구하고 아주아주 날씬하다.
주위 아줌마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다.

아빠는?
꾸준한 운동과 참선으로 많이 빠지셨지만 여전히 뚱뚱한 "편"이다.

내가 가끔 폭음이나 폭식을 하면
아빠는 막 뭐라 하신다.
"젊은 애가 자기 관리를 그렇게 못해서 어떡해?"
"절제를 할 줄 알아야지."

지금은 그런 일이 거의 없지만
아빠도 젊었을 때 폭음과 폭식을 자주 하셨다.

"투사"라고 하나?
아빠는 폭식,폭음하는 사람, 뚱뚱한 사람을 싫어하신다.
특히 비만 증세를 보이는 젊은이들을 무척 싫어하신다.

한 번은 소개팅을 하고 들어왔는데 아빠가 어땠냐고 물어 보셨다.
" 음...괜찮은 편인데 넘 뚱뚱해. "
( 그 남자는 성악 전공자였다. 파바로티 까지는 아니지만, 중형차 좌석이 작아 보일 정도로 뚱뚱했다.)

아빠는 그 한마디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셨다.
웬만하면 한 번 더 만나 보라는 평소와 달리 말도 짧게 하셨다.
" 됐다. "

가끔씩 나는 이런 아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 너 요즘 체중이 너무 나가는 거 아니냐? "
" 운동 좀 해라. "
가끔 장기간 출장을 갔다 오면
" 애가....불어서 왔네. "

며칠 전이었다.
그 날은 저녁을 먹지 않고 운동을 했다. 그것도 빡 세게.
강도를 높혀서 근육 운동을 했다. 땀을 뚝뚝 흘리면서.
샤워까지 하고 나니 10시.

집에 가는 버스에서 미치도록 배가 고팠다.
근육통인지 뭔지 온 몸이 욱신욱신 했다.
책도 읽지 못하고, 배고픔과 몸의 통증으로 그저 피곤하고 멍~했다.
필름이 도는 것처럼 여러 가지 음식들이 머리 주위를 빙빙 돌았다.

집에 도착하니 11시가 조금 넘었다.
두유 하나로 견디려 했으나, 뭔가 너무.....먹고 싶었다.
부엌에 들어가서 가스렌지 위에 있는 냄비 뚜껑들을 열어 봤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먹을 건 미역국 밖에 없었다.

미역국을 뜨고 있을 때였다.
국자가 달그락 거리는 소리에 반응하는 아빠의 고함 소리가 들렸다.
" 지금 뭐 하는 거냐? 이 한밤중에 뭘 먹으려고? 그걸 못 참고...."

난 순간....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 아빠나 잘하세요! "
시위하듯이 미역국을 원샷하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고꾸라져서 잤다.

그 다음날, 내내 후회했다.
왜 그랬을까?
아빠한테 왜 그랬을까?

그 순간엔 참을 수 없을 만큼 화가 났다.
늦은 밤에 뭘 먹는다는 사소한 일 하나까지 통제(?)당하고
잔소리를 듣는 게 너무나 화가 나고 싫었다.

좀 모른 척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을,
" 저녁 안 먹었니? " 한마디 하면 그만일 일을,
아빠는 정말 왜 그러나?....생각했다.

내 홈피에 자주 놀러 오는 친구들은 말한다.

"넌 아빠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
"넌 참 효녀인 것 같아."
"나도 너처럼 아빠랑 친했으면 좋겠어."

그래, 난 아빠를 좋아한다.
효녀는 아니지만 잘 하려고 노력한다.
"마마 걸" 보다는 "파파 걸"에 가까울 만큼 아빠랑 얘기도 많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춘기를 겪는 중딩처럼,
안 되는 일은 다 부모 탓으로 돌리는 싸가지 없는 고딩처럼,
그렇게 아빠가 미울 때가 있다.

좀 자식을 내버려 두지 못하고,
항상 훈화말씀과 충고로 자식을 선도하려는 아빠의 목회자 같은 태도에
참지 못할 만큼 화가 날 때가 있다.

어떤 관계에나 애증은 있다.
뚱뚱한 아빠 곰과 너무 귀여운 아기곰 사이에도 애증은....있다. 있을 꺼다.
"아버지"에 대한 그 많은 소설을 쓰고 요절한 김소진 만큼은 아니지만,
(김소진의 거의 모든 소설은 "아버지" 얘기다.)
나도 아빠에 대해 하고 싶은 얘기가 많다.
언젠가....소설이 될지도 모른다.

아빠 곰은 뚱뚱해~ ♬♪♬
며칠 내내 이 노래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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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nsusun 2006-07-29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나침반님,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네...."감정의 균형"을 유지하기가 참...쉽지 않아요.
나침반님도 곰 세마리 노래를 좋아하시는군요.^^
저도 귀여운 아기곰이 되려고 노력했는데,
요즘은 애물단지가 된 것 같다는...ㅎㅎㅎ
나침반님, 인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2006-07-29 2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7-30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은 엄마곰은 뚱뚱해,랍니다.
저도 간섭이나 잔소리와는 거리가 먼 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
딸아이에게만은 예외가 되더군요.
얼마나 간섭하고 싶은지.ㅎㅎ
애정의 잘못된 표현방식이지만, 그것도 귀엽게 봐주심 안될까요?
늙어가는 부모의 권리랄까.
그리고 수선님 마음도 편하게.....^^

2006-07-31 1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7-31 2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8-02 16: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8-06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제 아침 출근길.

평소 보다 2분 늦게 나간 대가로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떠나가는 통근버스를
안타까움과 스멀스멀 올라오는 짜증 속에 보냈다.

이미 떠난 통근버스를 뒤로 하고
멍하니 버스정류장에 서 있을 때,
한 난폭한 버스가 전력질주를 하며 물세례를 퍼부었다.

순간 난 벙커씨유와 매연,산성비를 뒤집어 썼다.
베이지색 정장은 참혹하게 젖었고,
얼굴에 긴머리까지 다 젖었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이렇게까지 해서 회사에 가야 하나...

꾸정물에 젖은 베이지색 정장을 보니
군데 군데 까만 알갱이 같은게 묻어 있었다.
티슈를 꺼내 옷부터 닦았다.

회사에 전화해서 하루 쉬겠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10시에 연기할 수 없는 미팅이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난 한기에 떨며 버스를 탔다.
7시도 되지 않았건만 좌석버스에는 빈 자리가 별로 없었다.
옆자리에 앉은 뚱뚱한 남자는 이어폰을 낀 채 드르렁 드르렁 졸고 있었다.
다리는 어찌나 쫙 벌렸는지 내 자리의 반을 그 남자의 거대한 허벅지가 차지하고 있었다.

일상이란 왜 이렇게....왜 이렇게 구질구질할까?
구차하고 비리한 일상.

비 오는 날, 버스가 튀기는 물 한번 뒤집어 쓰고,
옆에 뚱뚱한 사람이 앉아 불편하게 앉아 있고...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일상다반사인 데도
이상하게 서럽고, 외롭고, 서글펐다.

도.대.체, 내가 뭘하고 있는거지?
도.대.체, 뭘 위해서 꾸정물을 뒤집어 쓰고 아둥바둥 출근을 하고 있는거지?
7시도 안되서 버스를 가득 메운 이 많은 사람들은,
피곤에 지쳐 시체처럼 자고 있는 이 많은 사람들은
모두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걸까?

출근을 해서도 우울함은 가시지 않았다.
10시 미팅을 한 바이어와 점심을 먹으면서 맥주를 마셨더니
술기운까지 올라와 몸이 더 힘들었다.(낮술은 무섭다!)

우울한 하루를 보내고... 오늘 하루 휴가를 냈다.
사유에 "몸살"이라고 썼더니 팀장이 어디 아프냐고 물어봤다.
대답하려 하는데, 허옇게 질린 내 얼굴을 보더니 팀장이 말했다.
" 진짜 아픈가 보네. 내일 잘 쉬어라. "

회사에서는 이제 곧 점심시간이 시작되겠지.
하루 휴가를 낸 난 아직 잠옷을 입은 채로 쇼파에 기대 끄적끄적 글을 쓴다.

내가 전업주부라면 항상 이 시간에 이렇게 집에 있을 수 있겠지.
그럼.....지금보다 더 행복할까?

모르겠다.
어쨌거나 선물 같은 오늘 하루.... 푹~쉬어야지.
밥 벌이의 구차함에 하루 휴가를 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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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6-07-19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든 하루셨네요.이제는 햇빛 보고 싶은데...다음 주 초까지 기다려야 하나봐요.오늘은 밥벌이가 구차하지만 내일은 괜찮을 거에요...... 밥벌이가 힘든 모든 사람들에게 애정의 시선을...님께도.

2006-07-19 1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로라 2006-07-19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고단한 아웅다웅 일상, 휴가로 멋지게 날려버리세요~ 선물같은 하루, 부럽구만유~^^

mannerist 2006-07-19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마치고 아무 일이 없어 전화해 밥 뜯고 맥주 한 잔 사드릴려했는데. 헤헷... 어렵겠네요. 푹 쉬시구요, 조만간 만나 밥벌이의 개지겨움과 살아갈 길에 대해 토론 한 번 해 봐요. ㅎㅎ

mannerist 2006-07-19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특별시 중구 신당 5동 171 도로교통공단 3층 혁신평가팀 김대중. 으로 보내주세요.

고마워요. ^_^o-


잉크냄새 2006-07-19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상은 가끔 소설 제목처럼 닭털같은 나날이기도 하지요.^^

조선인 2006-07-19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오늘 이틀 연달아 지각했습니다. 어제는 12분. 오늘은 8분. 늦은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난 6시 30분에 일어나, 7시 30분에 이미 모든 준비를 끝마쳤는데, 시간 못 마춘 어린이집 버스 때문에 이틀 연달아 지각했다는 것 때문에 오전 내내 속이 부글거렸다죠.

2006-07-19 1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06-07-19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우리 수선님 고생하셨네요. 물튀기고 지나가는 차들 나빠욧. -_-+ 힘내세요. 가끔 일상이 더 맘아프게 느껴질 때가 있죠. 그러다가도 또 조그만 일에 더 행복해질 때도 있구요. 오늘 하루 푹 쉬시고 기운 차리시길 바래요. ^^

kleinsusun 2006-07-19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 감사합니다.^^ 아침이는 잘 크고 있죠?

속삭이신님, 감사합니다. 님의 문자가 큰 힘이 되었어요. 오늘 운동하고 땀 짝~빼고 기분이 좋아졌어요.^^

플로라님, 감사합니다. 근데 선물 같은 하루가 몇시간 안 남았네요. ㅠㅠ

kleinsusun 2006-07-19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매너, 맥주를 사려 했다구? 담에 꼭 사!^^

잉크님, 쌩뚱 맞게도...<닭털 같은 나날>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조선인님, 진짜...속이 부글부글 거리셨겠어요. 저야 뭐 지각하면 제가 못 일어나서 그런 거지만, 억울하게 늦는 그 마음이란.... 지금은 기분 좋아지셨나요? 우리 힘내자구요!^^

속삭이신님, 오늘 하루 잘 쉬고 기분 많이 좋아졌어요. 감사합니다.^^

달밤님, 근데요...."의도적"으로 물 튀게 하는 그런 차들도 있데요. 나쁘죠?
전 뚜벅이라 물을 튀게 할 수 없어요.ㅎㅎㅎ
네...이러다 또 작은 일에 행복해 질꺼예요. 그게 우리들의 일상. 일희일비!^^

2006-07-20 0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06-07-20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안히 좌석에 앉아 전철 창문 너머로 물기에 젖은 초록 들판을 보면서 통근(아니, 지금은 연수중이니 통학?)할 수 있는 저는 행복한거네요. 그냥 얌전히 지금 직장에 박혀있어야겠군하는 생각이 또 드네요.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강석경 외 지음 / 열화당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2002년 3월부터 2003년 10월까지 한국일보에 연재됐던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작가 71명의 글을 엮은 책이다.

가나다 순으로 '강석경'부터 '황석영'까지 71명의 작가들이 쓴 4페이지씩의 산문이 촘촘히 담겨있다.
71명의 작가들이 똑같은 질문에 대해서 똑같은 분량으로 쓴 글이라... 쓰면서 얼마나 부담스러웠을까?

71명이나 되는 작가들이 한 신문사의 원고청탁에 응하다니...
한국일보 참 대단하다!
또는 작가들 참 말 잘 듣는다! 라는 생각도 든다.

71명의 작가 중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글은
안정효 선생의 <글을 써야 하는 이유>라는 글이다.

문학작품이란 쓰는 사람에게나 읽는 사람에게나 다 같이 하나의 배설작용이다. 영화 또는 연극을 보거나 책을 읽는 사람에게는, 프로이트의 설명을 따르면 작중인물과 동일시를 통해 가슴에 맺힌 감정의 응어리를 풀어 버리는 작용이 되겠다.
하지만 배설작용은 일차적으로 쓰는 사람의 몫이요 특혜라고 믿는다. 글쓰기는 어차피 일종의 고백행위요, 궁극적으로는 자아 표현이다. 그래서 "나는 소설을 쓰지 않으면 벌써 자살했을 것"이라고 했던 솔 벨로의 말처럼 작가의 응어리를 풀어 주는 기능이 먼저이고, 읽는 사람은 공감을 통해 모방 배설을 하는 셈이다.
생리적으로 인간은 배설을 못 하면 죽게 되고 정신적으로도 그런 현상은 비슷하리라는 생각이다. 그렇기에 작가는 끊임없이 글쓰기를 통해서 자신을 정리하고, 정화하고, 그래서 삶을 계속하게 된다.


"응어리를 풀어 주는 기능".

끄적끄적 허접한 잡문을 쓰는 주제에
"응어리를 풀어 주는 기능"이라는 문학의 기능에 공감한다고 하면
참으로 건방진 태도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접한 잡문이건 일기건 뭐건 글을 쓸때면(보고서, 품의서 빼고!)
뭔가 가슴이 뻥 뚫리는것 까진 아니지만 후련해 지는 그런 느낌,
카타르시스까지는 아니지만 뭔가 정화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일기를 쓰는, 써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느낌이 어떤 건지 알 것 같다.

술을 마신 다음 날이면 쓰린 속을 부여 잡고 후회한다.
왜 그렇게 마셨을까?
그런 쓸데 없는 말은 왜 했을까?
술김에 털어 놓은 치기 어린 고백들이 옮겨지지는 않을까?

글쓰기는 이런 역효과 없이 자기고백을 할 수 있는,
마음 속의 응어리를 풀어주는 가장 가깝고도 고마운 친구였다.
빡세고 드라이한 회사생활을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상당 부분 글쓰기를 통한 "배설"에 의존한 것 같다.

서른세 살에 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했다는 전경린의
<작가에 대한 일곱 가지 기대에 관한 추억>이라는 글도 마음에 와 닿았다.

그때 작가에 대한 나의 기대는 대략 이런 것이었다.

첫째, 몇 시간이든, 몇 날이든, 몇 달이든, 몇 년이든, 누구에게도, 그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고 나의 방, 나의 집에 틀어박힐 명분을 가질 수 있다.
.......
넷째, 현실을 벗어나 버린 듯한, 어딘가로 사라져 버린 듯한 사색의 시간과 책 읽을
시간에 대한 직업적인 권리를 확보하고 싶다.
.......
여섯째, 모든 성가신 의무를 글쓰기로 대신하고, 그로써 삶에 대한 면죄부를 얻을 수 있다.


제목 그대로 작가가 되기 전에 작가에 대해 품었던 "기대"에 대해 말하고 있다.
내가 가끔 상상하는 작가에 대한 기대와 너무 비슷해 읽으면서 혼자 껄껄 웃었다.
사람들은 항상 남의 직업을 훔쳐볼 때, 좋은 점만 쏙쏙 골라 본다.

배수아 또한 <엄격에 사로잡힌 이유>라는 제목의 글에서
"그것이 혼자서 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조직에 속해 있을 이유가 전혀 없으며 단어 그대로,
원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을 상대해야 할 일도 없다."
는 말로 작가가 된 이유를 말했다.

나 또한 "혼자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강한 로망을 갖고 있지만,
정작 그러한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자신은 없다.

71편의 글을 다 읽지는 않았다.
잠들기 전 한편씩 읽어보려 한다.
왜 그들은 글쟁이가 되었는지
한명 한명의 사연들을 읽으면서 당분간 잠들어야 겠다.

사족 1) 이 책의 편집은 정말....엉망이다.
표지 디자인도 정말....성의 없다.

별도로 기획한 책도 아니고
신문에 연재되었던 글들을 묶어서 펴 내면서 어쩜 이렇게 성의 없을 수가 있을까?

열화당의 "무임승차"를 의심하게 된다.

사족 2) 심상대의 <문학이 나를 탐낸다>는 읽다가 짜증나서 그만 뒀다.
4페이지 밖에 안되는 분량이라 왠만하면 참고 읽으려 했으나...

진짜...양아(양아치)스럽다. 어찌 그리 겉멋 들고 껄렁껄렁한지...
만나본 적은 없지만 징~하게 끈적거리는 남자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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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7-17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글로서 배설합니다. 머리 속의 생각, 현재의 감정, 뱉어내고픈 응어리, 발산하고픈 욕망 등등. 제 글은 뭐 문학작품은 아니지만, 일단 글이란건 그런거 같아요.

마태우스 2006-07-18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경린이 서른셋에 작가되기를 결심했군요. 굉장히 늦네요 생각보다.

kleinsusun 2006-07-18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아....님도 글로서 배설을 하시는군요. 맞아요...쓰다보면 풀어지는...그런게 있어요. 전 오늘 출근길에 버스 정류장에서 한 난폭한 버스가 튀긴 물벼락을 맞아 아침부터 우울했답니다.ㅠㅠ 뭔가...구차한 느낌 같은게 들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up 시켜야 겠죠?^^ 아프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마태님, 네...마태님은 20대에 첫 책을 내셨죠?^^ 오늘 좀 우울해서 내일 하루 휴가를 냈어요. 마태님의 방학은 어떠세요?

잉크냄새 2006-07-18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글을 쓴다는 표현은 너무 거창하고 서재에 몇자 남기는 것은 다시 못올 시절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어느날 뒤돌아볼 한때로 남기 바라는 마음으로요.

kleinsusun 2006-07-18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못올 시절.... 맞아요, 한 순간 한 순간이 다시 못올 순간이죠.
아...잉크님의 말을 들으니 우울했던 오늘 아침도 다시 못올 순간이란 생각이 드네요.^^
 

" 넌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탁구공 같아. "
멀리 아프리카에 있는 사랑하는 친구 지혜가 내게 한 말.

요즘 내 일상은....정말 "탁구공" 같다.
스피드와 민첩성은 있으나 전략은 없는 선수의 손목에
핑퐁 핑퐁 정신 없이 날아 다니는 탁구공.

그러다 보니 실속 없이 바쁘기만 하다.

난 참... 계획을 세우고 일정을 관리하는데 젬병이다.
그 때 그 때 생각나는 일을 한다.

내 앞에 앉은 J과장은 아침마다 계획을 세운다.
두꺼운 "프랭클린 플래너"에 아침 일찍 해야할 일을 빼곡히 쓴다.
"소중한 일을 먼저하라!"는 프랭클린의 충고대로
해야할 일을 A+에서 C-인지 D-까지 질서정연하게 분류한다.

그뿐이랴?
가정경제에도 "중장기 계획"을 도입했다고 한다.
회사에서 중장기 계획을 세우면서
가정경제에도 중장기 비전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단다.

한달에 한번인가 두번인가 부인과 함께
자산현황과 계획 대비 실적을 확인하고 개선방향을 의논한다고 한다.

중장기 계획 달성을 위해 J과장의 부인은 남편의 헌신적 외조 속에
공인중개사 시험을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그들 부부는 지금 한참 공사중인 재건축 아파트에 입주할 날을 행복하게 기다리고 있다.

그에 비해 나는 당일 저녁의 계획도 수시로 바꾼다.
엿장수처럼 기분에 따라,
공사장 아저씨들처럼 날씨에 따라,
인터뷰를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톱스타들처럼 컨디션에 따라.

계획을 세우는데는 젬병이면서,
그 때 그 때 생각나는 아이디어를 밀어붙히는 실천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
무식하고도 용감하게 일을 벌린다.

일주일 전,
난 새로운 세계에 머리를 들이 밀었다.

언제나처럼 무식하고 용감하게 시작했는데,
오랜만에 하루 푹 쉬다 보니 겁이 난다.
잘할 수 있을까?
무모하게 시작했다가 또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건 아닐까?

꼭 연애를 시작하는 기분이다.
이 벅찬 감정과 두려움.

회사생활을 하면서
남들처럼 골프를 배우고 중국어를 배우는 대신,
마케팅 서적을 읽고 저녁에 경영대학원을 다니는 대신,
이리 저리 지치지도 않고 기웃거리며(그것도 돈 안되는 일만 골라서!)
수도 없이 삽질을 했다.(다행히... 체력 하나는 좋다.)

이번은...
제발 이번은....
삽질이 아니기를....
그렇게 쉬지 않고 찾아 헤매던 그 길이 맞기를....

오랜 시간 날 옆에서 지켜봐 준 국민학교 동창 재범이의 말을 떠올리며 용기를 내려 한다.

" 넌 삽질을 한게 아니야.
방향성이 없으면 삽질이지.
넌 한 방향으로 가고 있어. 네게 필요한 자양분을 쌓으면서."

기왕 시작한거 물러서지 말자.
겁내지 말자. Go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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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라 2006-07-17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안녕하세요~ 첨으로 인사드려요...^^ 저도 탁구공처럼 이리저리 튀어다니느라 정신없는 나날들입니다. 공감할 수 있는 좋은 말들 덕분에 힘이 되는데요.그리고 동창분 말씀처럼 수선님께 필요한 자양분이 되었을 거예요.^^

kleinsusun 2006-07-17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로라님, 안녕하세요!
플로라님도 정신 없이 튀어다니시는군요.^^
플로라님도, 저도...지금의 이 정신 없는 순간들이 가야할 길을 가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길 바래요. 우리 홧팅해요!^^

마늘빵 2006-07-17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계획성있는 생활보다 맘대로 가는 생활이 더 좋아요. 물론 경제적 측면에서 한참 뒤지겠지만요. 치밀한 계획 아래 이것저것 다 재다보면 삶이 재미 없을거 같아요. "내(뽀인뜨) 멋대로 살아라" 이게 좋아요.

kleinsusun 2006-07-17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오랜만^^
저도 물론...맘대로 가는 생활이 좋죠. 하지만....같은 자리를 빙빙 돌고 있는건 아닐까...걱정스럽고 두렵기도 해요. 방학은 잘 보내고 있어요?^^

2006-07-17 2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06-07-17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쁘신 줄 알았어요.
그 J 과장님네 얘기 들으니, 저의 무질서하고 일단 저질러보자, 하다 안되면 쉬고~하는 식의 생활이 무척 문제있어 보이기도 하네요. ㅎㅎ

hnine 2006-07-17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기 보다는, 그때 그때 '필'이 꽂히는 대로 최선을 다하자는 주의의 사람이 있답니다. 제 남편이 딱 그 타입이더군요. 성격이고 개성이라고 봐요.
기왕 시작한거 물러서지 마세요.
겁낼게 뭐가 있겠어요 ^ ^

kleinsusun 2006-07-17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살짝꿍 알려드리죠.^^

BRINY님, 님도 저와 같은 부류군요.ㅎㅎㅎ

hnine님, 용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왕 시작한거.... 아자!

마태우스 2006-07-18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나중에 살짜쿵 알려주세요. "난...삽질을 했다"는 대목에서 강력히 반발하게 되네요. 골프나 재건축아파트보다도 님은 훨씬 더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해요. 홈피 가꾸는 것만 해도 그들보다 훨씬 나은데요 뭐.

kleinsusun 2006-07-18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네...님도 X촌에서 만나면 살짝꿍 알려드릴께요.^^
저...삽질한거 아니라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당.꾸~벅 ㅋㅋ

잉크냄새 2006-07-18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의 방향성!!! 이 있으면 삽질이 아니라는 친구분의 말씀에 공감해요.
탁구공도 드라이브 제대로 걸리면 일정한 방향과 엄청난 속도를 가진다는 것 아시죠? ㅎㅎ

kleinsusun 2006-07-18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님, 저는 탁구를 잘 못쳐서 제가 치는 탁구공이 일정한 방향으로 나간 적은 없지만, 탁구 경기를 보면 정말 일정한 방향과 엄청난 속도로 나가더라구요.
네...제가 쏟은 그 모든 에너지가 결국 다 모여서 엄청난 힘을 낼꺼라 믿어요.^^

moonnight 2006-07-19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기를 내셔요. 전 수선님의 탁구공같은 다이내믹함이 무척 부러워요. 전 늘 소극적이고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무지하게 큰 편이라. ㅜㅜ 분명 잘 되리라 저도 믿어요. ^^

kleinsusun 2006-07-19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달밤님, 안 그래도 오늘 달밤님 생각했었는데....^^
네...잘 될꺼예요. 노래도 있쟎아요. 잘 될꺼야~ 하며 춤추는....ㅎㅎㅎ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