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 14일 오후 8시 분규대학 'U턴']

 

 

오늘 아침에 신문을 보다가 썩 달갑지 않은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지난주 목요일에 그동안 연기되었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의 학교 정상화 운영 결정이 난 것이다.  하지만 구 재단 측 인사들로 구성된 정이사 선임을 공식 의결시켰다는 사실이다.  대구대뿐만 아니라 그동안 사학분쟁이 있었던 동덕여대와 대구미래대 역시 구 재단 측 인사들이 절반 이상 포함돼 사실상 옛 재단이 학교 경영에 복귀하게 되었다.  

사립대학 내 비리의 유형은 족벌경영, 교비 무단 사용, 학사비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경영진과 학내 구성원 간의 갈등을 빚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구대 같은 경우에는 1994년에  교비 무단 전용 등이 발각되어 최근에 정이사 체제 명단이 확정되기까지 무려 17년 간 임사 이사 체제로 운영되어 구재단측과 학교 정상화를 추진했던 범대책위원회 간의 갈등이 이어져왔다.   

이 과정에서 고액의 등록금을 낸 학생들만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 격으로 피해를 당하고 있다. 전국의 대학생들이 반값 등록금 요구를 위한 시위를 하고 있었을 때 대구대 학생들은 반값 등록금보다는 구재단 복귀 반대 시위를 펼쳐야했다. 이런 대학들에게까지 혈세로 반값등록을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나오기도 한다.  

사립대 비리는 일차적으로 교과부측에 있다고 봐야 한다.  철저한 지도감독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솜방망이 처벌을 하거나 시간이 지난 뒤에 슬그머니 사면해주는 등 비리 사립대를 감싸주기까지 한다.  최근에 학교 정이사 운영을 결정한 사분위는 교과부 산하에 소속되어 있다.  사분위는 앞서 공금횡령, 부정입학 등의 비리로 물러났던 세종대, 조선대, 상지대, 광운대의 구 재단 인사들에게도 길을 터준 바 있다.     

 

 

 

 

 

 

 

 

 

이번에 선임된 이사회 명단에 보면 3명이나 구재단 측 인사가 포함되어 있어서 정이사 체제로 운영된다고하더라도 구 재단측과 범대책위원회 간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분위의 결정이 대학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제니퍼 위시번의 <대학 주식회사><후마니타스, 2011>라는 책에는 기업처럼 사유화되어가는 미국 대학의 사례를 들어 이에 대한 문제점을 소개하고 있다.  비록 미국 대학교 이야기이지만 사학재단의 등장으로 대학교에서 대학 '주식회사' 로 변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학교의 행보를 생각하면 이 책 속에 있는 내용이 먼 나라 이야기는 아니다.   아직 목차만 간단히 훑어봤지만 이 책을 통해서 기업의 상업화에 물든 대학교의 문제점과 앞으로 마주하게 될 운명에 대해서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사학재단의 복귀 관련 소식은 대학개혁에 역행하는 잘못된 결정 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 그러나 반값 등록금 문제가 대학가 사이에서 가장 먼저 시급해야 할 문제로 확산되어 있는 실정으로 봐서는 이번 사분위의 결정 소식은 조용히 묻힐 분위기다.

대학은 설립자의 전유물이 아니라 나라의 인재를 양성하는 공기로서 제 역할을 다하도록 투명하고 건전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대학 스스로 책임지고 경영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당국이 나서서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  반값 등록금을 위한 다양한 재원 확보와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좋지만 이를 도입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사학재단의 존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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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19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19 2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1-07-19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대학 다닐때,
온갖 비리를 저질렀다가 쫓겨난 이사장이 다시 복귀하려는 걸 막으려고
총장실 점거도 하고, 학교 안에 갖혀보기도 하고, 뭐 여러가지 고생을 좀 했었습니다.
전국적으로 이런 일이 엄청 많은 것 같아요.
게다가 비리 재단의 복귀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별로 없어보이구요.

cyrus 2011-07-20 00:08   좋아요 0 | URL
저는 구재단 반대 시위에 한 번도 참여해본적은 없어요.
구차한 변명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학점, 스펙이 우선되는 현실을 순응할 수 밖에 없는 처지를 무시할 수 없더군요, 잠깐 시위하는건 살짝
구경만 했어요,,^^;; 비록 적극적은 저항은 못하더라도 잘못된 현실에
대해서는 알아가려고 해요, 사실 저희 학교에 구재단 반대에 대해서
남 일이다듯이 관심이 없다거나 아예 모르는 학생들도 상당하거든요.

오늘 뉴스에서 대구대 구재단 복귀 관련 소식을 봤는데
이번 사분위의 결정에 대해서 강력히 반대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하네요.
글쎄요,, 저 역시 이미 비리재단이 복귀한 이상 이를 타개할 방법은
미미하다고 봅니다.

마녀고양이 2011-07-20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리 사학 재단의 복귀로 지금 와글거리지요.
덕성여대도 그렇지요? (여대인데, 이름이 가물하네요...)
ㅎㅎ, 반값 등록금 어쩌구 하면서, 사학 비리 척결을 외치더니 머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cyrus 2011-07-21 20:42   좋아요 0 | URL
네, 덕성여대 맞아요. 진정 학생을 위한게 맞는건지 모르겠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