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딕슨 카를 읽은 사나이
윌리엄 브리튼 지음, 오일우 외 옮김 / 모음사 / 1992년 6월
평점 :
품절


 

 

 

 

 

 

 

 

 

 

《존 딕슨 카를 읽은 사나이》는 총 38편의 단편 추리소설을 모은 책이다. (책 제목을 줄여서 ‘존 딕슨 카’라고 하겠다) 사실 단편이라고 하기에는 분량이 상당히 짧은 글이라서 콩트에 가깝다. 역자는 서문에 이 책을 만들게 된 배경을 밝혔다. 미스터리 콩트만 모아서 책 한 권을 만들어 보고 싶어서 외국의 단편집과 추리물을 게재하는 잡지를 뒤져 봤다고 한다. 그래서 1년 동안 150여 권의 책을 뒤져서 400편이 넘는 콩트를 모았고, 여기에 38편을 추려서 선정했다. 실제로 《존 딕슨 카》 앞표지를 보면 공동 역자 이름 왼쪽에 ‘정선·번역’이라고 표기되었다. 공동 역자는 오일우, 오수현 씨다. 두 사람은 같은 성씨에다가 문리과 대학을 졸업했다(오일우 씨는 서울대, 오수현 씨는 성균관대). 역자 이력만 봐도 현재 두 사람 다 연로한 분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서울대 문리대는 1975년에 인문대, 사회과학대, 자연과학대로 해체되었다. 《존 딕슨 카》의 초판 발행연도는 1992년이다. 이 한 권의 책을 만들려고 외국 미스터리 콩트를 수집했을 때 두 역자의 나이는 대략 40대 초중반으로 접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1990년대 초반에는 해외 추리물, 특히 고전 중심의 단편 앤솔로지가 계절을 타지 않고 많이 나왔는데《존 딕슨 카》 도 그 출판 열풍 속에 탄생한 책이다. 그렇다고 《존 딕슨 카》가 유명 추리소설 작가의 대표작들만 엄선해서 너무 뻔하게 느껴지는 책은 아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유명 작가의 미스터리 콩트를 접할 수 있는 진귀한 책이다. 두 역자는 미스터리 콩트를 선정하는 네 가지 기준을 명확하게 밝혔다. 첫 번째 7쪽 이하의 짧은 분량, 두 번째 재미있을 것, 세 번째 한 작가당 한 편, 네 번째 다양한 내용일 것. 38편의 미스터리 콩트 중에는 독자의 허를 찌르는 예상하지 못한 반전으로 결말을 드러내는 훌륭한 작품이 있는 반면에 이야기가 긴박감 있게 전개되다가 마무리는 개그로 허무하게 끝나는 작품도 있었다. 두 역자의 노고가 돋보이는 미스터리 콩트 모음집의 표제가 된 윌리엄 브리튼의 『존 딕슨 카를 읽은 사나이』는 존 딕슨 카를 좋아하는 독자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지 않다. 너무나도 허무한 결말에 쓴웃음이 날 수도 있으니까.

 

에드가 골트는 삼촌과 사는 가난한 고아다. 에드가는 열두 살 때 무심코 존 딕슨 카의 소설을 읽고 나서 자신도 언젠가는 밀실 살인을 실행할 것이라고 다짐한다. 존 딕슨 카의 소설에 나오는 밀실 살인을 완벽하게 모방하여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존 딕슨 카, 심지어 그의 또 다른 필명이 카터 딕슨으로 낸 작품들을 무시무시한 속도로 읽었고, 작품 속에 나오는 밀실 사건을 섭렵한다. 본의 아니게 카는 에드가의 살인 계획을 돕는 멘토가 되었다. 에드가는 삼촌의 재산을 차지하려고 밀실 살인의 희생자를 삼촌으로 정한다. 삼촌을 죽인 뒤 굴뚝으로 탈출하기로 계획한다. 비록 카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낡은 수법이긴 하지만, 에드가는 이를 멋지게 실행하고 싶어한다. 자신이 용의자로 의심받지 않기 위해 치밀하게 알리바이를 꾸며냈고, 삼촌의 집을 방문한 레뮤얼 스토퍼와 의사 해럴드 크로울리마저 속일 작정이었다. 카의 소설처럼 에드가는 2층에 있는 서재 안에서 삼촌을 죽이고 굴뚝으로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고는 뻔뻔하게 삼촌의 지인들이 있는 음악실로 향했다. 스토퍼는 삼촌이 내려오지 않자 2층으로 올라간다. 에드가는 자신의 밀실 살인이 계획대로 성공했을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의 자신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2층에서 내려온 스토퍼는 삼촌의 책상에서 꺼내 온 권총을 쥔 채 등장하여 삼촌을 죽인 범인으로 에드가를 지목했다. 에드가가 꾸민 완전 밀실 범죄는 실패하고 말았다. 왜냐하면, 에드가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서재의 문을 잠그는 것을 깜빡 잊어버렸다.

 

이 책에 수록된 총 38편의 미스터리 콩트는 다음과 같다. 여기에 이름만 들어도 아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까지 포함되어 있다.

 

 

 

1. 오 헨리 - 고백 (The Confession of.....)
2. 작자 미상 - 절묘한 변호 (An Ingenious Defense)
3. 사무엘 홉킨스 애덤스 - 백만에 하나 있는 우연 (The Unreckonable Actor)
4. 페렌츠 모나르 - 최선책 (The Best Policy)
5. 앤서니 길버트 -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Over My Dead Body)
6. 제임스 홀딩 - 장갑 낀 손 (Hand in Glove)
7. 매트 테일러 - 영화관의 강도 사건 (Mcgarry and the Box-Office Bandits)
8. 잭 리치 - 봉 (鳳, Setup)
9. 에드먼드 크리스핀 - 샤프 펜슬 (The Pencil)
10. W. 하이덴펠트 - 달빛 (Moonshine)
11. 엘러리 퀸 - 세 사람의 과부 (The Three Windows)
12. 제임스 굴드 커즌스 - 목사의 오명汚名 (Clerical Order)
13. 폴 태보리 - 조용한 여행자 (The Very Silent Traveler) 
14. 존 D. 맥도널드 - 그앤 참 좋은 애였는데 (He Was Always a Nice Boy)
15. 제임스 N. 영 - 번지수가 틀렸다 (The Wrong House)
16. 팻 매거 - 선거 열풍 (Campaign Fever)
17. 빅터 캐닝 - 벽 속으로 (Through the Wall)
18. 존 콜리어 - 크리스마스엔 돌아온다 (Back for Christmas)
19. 찰스 G. 노리스 - 존 로시터의 아내 (John Rossiter's Wife)
20. 시어도어 매시슨 - 분재 (盆栽, No Motive)
21. 케니스 J. 매캐프리 - 은퇴 (The Resignation)
22. 로버트 H. 커티스 - 프로 (The Pro)
23. 사키 - 로라 (Laura)
24. 프레드 S. 토비 - 혼자 여행하는 아이 (Child on Journey)
25. 찰스 아인슈타인 - 전화 번호 이야기

(The Episode of the Telephone Number)
26. 부알로 나르스작 - 까마귀 (Le Cordeau)
27. 피터 해리스 - 등산길의 죽음 (Death on a Mountain)
28. 잭 샤키 - 벌레와의 대화 (Conversation with a Bug)
29. 조르주 심농 - 석 장의 렘브란트 (Les Trois Rembrandts)
30. A.F. 오래슈닉 - 사냥터 (Hunting Ground)
31. 듀에인 데커 - 심각한 문제 (Weighty Problem)
32. 윌리엄 브리튼 - 존 딕슨 카를 읽은 사나이
(The Man Who Read John Dickson Carr)
33. 에드 월리스 - 의심 (A Case of Suspicion)
34. J.F. 피어스 - 비장의 카드 (Ace in the Hole)
35. 찰스 보먼트 - 피를 나눈 형제 (Blood Brother)
36. 에드워드 D. 호크 - 어디를 가도 있는 사나이

(The Man Who Was Everywhere)
37. 리처드 매드슨 - 물 한 모금 (A Drink of Water)
38. 애거서 크리스티 - 이중 단서 (Double Clue)

 

 

 

 

 

 

 

사무엘 홉킨스 애덤스는 국내에서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미국의 제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주도한 추리소설 릴레이 창작에 참여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추리소설을 구상할 정도로 추리소설을 좋아했다고 한다. S.S. 반 다인얼 스탠리 가드너 그리고 사무엘 홉킨스 애덤스를 비롯한 7명의 추리소설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프랭클린이 제공한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토대로 이야기를 집필했는데 이 작품들은 《대통령의 미스터리》(산다슬, 2005년/절판)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었다. 잭 리치는 독자에게 반전을 주는 유머 쇼트 미스터리의 대가다. 그의 또 다른 단편 추리소설(제목은 『누가 ‘귀부인’을 가졌는가』)은 《마니아를 위한 세계 미스테리 걸작선》(도솔, 2002년/품절)에 실려 있다. 존 콜리어, 에드워드 D. 호크, 사키 역시 잭 리치와 함께 미스터리 앤솔러지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작가다. 존 D. 맥도널드는 ‘트래비스 맥기’ 시리즈의 작가이며 그의 대표작 《사형집행인들》은 두 번이나 영화화되었다.  부알로 나르스작은 프랑스의 추리작가 피에르 부알로와 토마스 나르스작의 공동 필명이다. 대표작은 《악마 같은 여자》(동서문화사, 2003년). 앨프레드 히치콕의 영화 <현기증>의 원작이 부알로 나르스작의 소설 《죽음의 입구》(D'Entre Les Morts)이다. 조르주 심농은 매그레 반장이 나오는 추리물 시리즈의 작가로 유명하다. 리처드 매드슨은 영화 <나는 전설이다> 원작자로 유명하며 공포, SF, 판타지 등 장르를 넘나들면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쳤으나 작년에 세상을 떠났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이중 단서』는 38편의 작품 중에서 분량이 조금 긴 단편이다. 에르퀼 푸아로가 등장하는 작품이며 최근에 나온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78 : 빅토리 무도회 사건》(황금가지, 2015년)에 수록되어 있다. 2, 3, 4, 5, 12번 작품은 《미니 미스터리》(청년사, 1996년/절판)에 실려 있다. 《미니 미스터리》도 《존 딕슨 카》처럼 짧은 미스터리 콩트들만 모은 앤솔로지다. 《미니 미스터리》에 수록된 미스터리 콩트들은 엘러리 퀸이 선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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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5-06-02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희귀 본을 어찌 구하시는지...^^

cyrus 2015-06-03 16:34   좋아요 0 | URL
사고 싶은 책이 있으면 따로 메모하고, 기억해둡니다. 그리고 헌책방에 가거나 중고샵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사고 싶은 책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합니다. ^^

csp 2015-06-03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데 꼭 한번 읽어보고 싶은 선집이로군요. 촌스러운 표지를 보고 있자니 어렸을 적 읽던 팬더 추리 걸작 시리즈도 생각이 납니다.

cyrus 2015-06-03 16:36   좋아요 0 | URL
팬더추리걸작 시리즈도 헌책방에서 가끔 발견하곤 합니다. ^^

2015-11-27 1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15-06-03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을 구하셨네요.ㅎㅎ 완역본의 묵직함도 좋지만, 편집이 잘 된 어떻게 보면 독립영화 같은 그런 책도 참 좋습니다.

cyrus 2015-06-03 16:37   좋아요 0 | URL
오탈자가 있긴 하지만, 읽는 데 문제가 없었습니다. ^^

에이바 2015-06-08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고르는 안목이 부럽습니다. 존 딕슨 카 표지인물은 숀 펜 같은데요? 대통령의 미스터리 표지는 로트렉 작품이고요. 눈 크게 뜨고 아는 작품 없나 찾다가 표지만 알아차렸네요. ㅎㅎ

cyrus 2015-06-08 21:16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책을 물만두님의 서평 덕분에 알게 되었어요. 안목이 있다기보다는 이웃님들이 남기는 서평을 읽으면서 좋은 책을 고릅니다. ^^
 

 

 

 

즐거운 주말을 맞아야 할 시기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소식에 기분이 심란하다. 하루 자고 일어나면 메르스 국내 환자가 늘어나 있다. 메르스의 확산보다 더 무서운 것이 감염에 대한 공포다. 여기에 SNS에서 떠돌아다니는 잘못된 정보가 국민의 혼란을 가중한다. 허술하기 짝이 없는 보건당국의 대응 과정에서 전체 감염자는 두 자릿수에 이르렀다. 심각한 상황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보건당국은 인터넷과 SNS에서 떠도는 메르스 관련 유언비어 유포자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의뢰해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감염환자가 역학조사를 거부하면 200만 원의 벌금형을 처하며 의료진이 감염 의심 환자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을 경우에도 법적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보건당국은 브리핑이나 설명 자료를 통해 메르스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시하고 있지만, 대중의 혼란과 두려움을 단번에 잠재우는 것이 요원하게 느껴진다. 현재까지 메르스의 명확한 감염경로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모든 환자가 직·간접적으로 중동지역과 연관이 있다. 메르스가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이상 낙타는 메르스 전염의 매개체로 지목될 것이다.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지에서 사는 낙타에서 메르스 항체가 발견되었다. 메르스 바이러스(변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낙타 젖에서 최소 삼일 이상 버틸 수 있다. 그래서 메르스 환자가 급증했던 중동에서는 살균하지 않은 낙타 젖을 마시는 것이 금지되었다. 

 

하루에 메르스 관련 언론기사가 수십 개 이상 쏟아져 나온다. 새 감염자가 나왔다는 긴급속보가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스마트폰으로 해당 기사를 확인해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기사를 보면 특별한 내용은 없다. 우리가 보고 있는 메르스 관련 기사들은 천편일률이다. ‘Ctrl+C, Ctrl+V’ 기능을 쓴 느낌이 들 정도로 말이다. 이름 있는 주류 언론 서 너 개에서 보도된 메르스 관련 기사들을 꼼꼼히 읽어보면 모두 다 약속이라도 했던 것처럼 메르스를 중동지역에서 시작된 호흡기 질환으로 소개했다. 보건당국은 중동지역에 방문한 자는 의료기관을 방문해 검진을 받아볼 것을 권하고 있다. 이런 내용을 접한 대중은 메르스의 근원지를 중동으로 인식하기 쉽다.

 

 

 

 

 

 

 

 

 

 

 

 

 

 

 

 

 

보건당국과 언론은 메르스의 감염 경로에 대해서 한 가지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중동지역에 있는 낙타가 아프리카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작년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6백 명이 넘는 메르스 환자가 급증하여 보건부 장관이 교체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낙타의 수는 26만 마리. 중동지역에서 낙타가 제일 많은 나라가 예멘(40만 7천 마리)이다. 예멘에서 발견한 메르스 환자는 1명에 불과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맨 다음으로 낙타가 많이 사는 아랍에미리트에서 70명이 메르스에 감염되었다. 하지만 전 세계에 사는 낙타를 모두 집계해서 나온 2천 700만 마리에 비하면 중동지역 낙타의 수는 비교적 적은 편에 속한다. 아프리카에 낙타가 많이 산다. 소말리아에 700만 마리, 케냐에 300만 마리가 살고 있다. 낙타가 가장 많이 사는 나라의 낙타 수만 합쳐도 천만 마리. 2014년 <떠오르는 전염병>이라는 학술지에는 이집트의 도축장 네 곳에서 채취한 낙타 52마리의 혈액 시료 가운데 48개 시료에서 메르스 항체가 발견되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메르스 항체가 보유한 낙타 대부분은 수단과 에티오피아에서 건너왔다.
 
메르스 바이러스에 변이가 일어난다면 사스(SARS)에 맞먹는 무시무시한 전염병이 될 수 있다. 낙타가 많이 사는 아프리카도 예외가 아니다. 메르스의 발병과 낙타의 상관관계는 이미 몇 차례 실험으로 검증되었다. 전문가들은 국내의 동물이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는 없으므로 동물원의 낙타를 특별히 경계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한다. 그래도 안심하기에 이르다. 이제 우리나라도 전염병 안전 국가가 아니다. 아프리카가 전염병이 많이 창궐하는 지역인 만큼, 보건당국은 아프리카에서 체류한 사람들도 메르스 진단 검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 그들이 단 한 번도 아프리카 낙타와 접촉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지 않은가.

 

 

 


※ 이 글을 쓰면서 참고한 도서는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도서출판 MID, 2014년)이다. 내가 알기로는 메르스에 대한 내용이 유일하게 실린 대중 과학 서적이다. 저자는 강석기 씨로, 12년 동안 ‘동아사이언스’ 과학 전문기자로 활동했다.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는 강석기 씨가 ‘동아사이언스’에 연재했던 칼럼들을 추려 모은 책이다. 칼럼 제목은 ‘낙타와 메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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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메르스의 습격에 대처해야 할 우리의 자세
    from 冊性愛子 2015-06-03 17:08 
    지난주 토요일에 ‘정말 중동지역이 메르스 발생 지역일까’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글 한 편을 쓰고 나면 그 다음 날에 제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본다. 내 글을 읽는 사람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제대로 표현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확실한 근거가 없는 내용이 있으면 삭제하거나 수정한다. 최근 메르스 공포가 퍼지면서 메르스가 중동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질병으로 알려졌다. 나는 이 부분에 의문을 제기하여 ‘정말 중동지역이 메르스
 
 
AgalmA 2015-05-31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낙타를 타본 적이 있는데, 보기와 달리 얌전하지 않더군요. 머리를 흔들어대며 콧물, 침 마구 튀기고 쉬도 수시로 엄청난 양을 방출합니다; 글의 위험성과 좀 상반된 댓글이긴 합니다만; 낙타의 천방지축 성질을 좀 알리고 싶었기에...
이런 경우 예방도 예방이지만 빠른 안전대책이 제일 중요한데...전반적으로 안전불감증 문제가 있어 보이네요. 정부는 위협으로 으름장에다...

cyrus 2015-06-02 20:34   좋아요 0 | URL
정말 중요한 말씀하셨습니다. 맞습니다. 낙타 침 발사 공격이 북한 미사일보다 더 무섭습니다. ‘동물농장’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낙타 침 공격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경악했습니다. 침을 뱉는 것이 아니라 위 안에 있는 소화물까지 뱉어내는 것이더군요. 침과 소화물을 뱉을 때 콧물도 섞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낙타의 콧물이 메르스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낙타의 침이 메르스 바이러스가 살기에 좋은 성분인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과학자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개정판 민음의 시 42
문인수 지음 / 민음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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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일생에 세 번 운다는 말이 있다. 엄마의 자궁 밖으로 나올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그리고 나라가 망했을 때. 그런데 어디 눈물 흘릴 일이 고작 세 가지밖에 없을까? 남자가 흘러야 할 눈물 세 가지는 남자가 여자보다 강한 존재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한 허세일 뿐이다. 남자가 눈물을 흘리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다면, 마음껏 울어 볼 때도 있어야 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눈물을 흘리게 된다. 눈물에 감정이 개입되면 그것은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눈물을 보이면 안 된다는 식의 관념은 사람 간의 형식과 격식에 치중하게 되고 솔직한 정서를 억누른다.

 

슬프다는 것. 그것은 분노나 미움의 감정보다는 덜 공격적이다. 문인수 시인은 시를 쓰기 위해 슬픔의 감정을 선택했다. 다만, 그 슬픔은 시인을 무너뜨리지 않게 하려고 슬픔의 내성을 키운다. 시집 《뿔》(민음사, 초판: 1992년 / 개정판: 2007년)에 나오는 눈물은 마치 윤활유처럼 고독한 감정을 쓰다듬는다.

 

 

 흐린 날은, 바람 한 점 없는 날은 비.

 젖은 것들의 몸이 잘 보인다 치잉 칭 감기는, 빗줄기의 한쪽 끝을 몰고 새 날아간다. 건물과 건물 사이 세 뼘 잿빛 하늘 가로질러 짧게 사라진다. 창유리 창유리들이, 나무 나무의 이파리 이파리 풀잎들이 모두 그쪽을 보고 있다 잘 보이는, 노리 속의 새 길게 날아가는 아래, 젖어 하염없이 웅크린

  몸, 섬 같구나 그의 유배지인 몸.

 

(「비」, 13쪽)

 

 

슬픔의 내성을 키운다는 것은 슬픔을 슬픔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의미와 같다. 슬픔을 하나의 성찰의 과정으로 보는 것이다. 그래서 분노가 슬픔으로 뒤바뀌는 변주의 과정을 시인은 내버려 둔다. 불로 변하는 슬픔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시인의 마음을 뜨겁게 태워도 크게 억울해하지 않는다. 시인은 슬픔의 힘을 믿는다. 슬픔의 힘으로 마음 한구석에 남은 고독의 앙금까지 싹 다 태워버리는 것이 고독한 현실에 원망을 품고 있는 것보다는 유익하기 때문이다.

 

 

말 걸지 마라.

 

나무의 큰 키는

하늘 높이 사무쳐 오르다가 돌아오고

땅속 깊이 뻗혀 내려가다가 돌아온다.

나갈 곳 없는

나무의 중심은 예민하겠다.

도화선 같겠다.

무수한 이파리들도 터질 듯 막

고요하다.

 

누가 만 리 밖에서 또 젓고 있느냐.

비 섞어, 서서히 바람 불고

 

나무의 팽팽한

긴 외로움 끝에 와서 덜컥,

덜컥, 걸린다.

슬픔은 물로 된 불인 것 같다.

저 나무 송두리째

저 나무 비바람 속에서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른다.

 

나무는 폭발한다.

 

(「슬픔은 물로 된 불인 것 같다」, 14~15쪽)

 

 

인간은 누구나 슬픔을 안고 살며 그 슬픔을 통해 성숙한 자아를 이루기도 한다. 가만히 주위를 살펴보라. 크게 웃고 떠드는 사람일수록 마음속 그늘이 깊고, 희망만을 이야기하는 사람의 심장으론 다른 이들보다 더 차가운 절망의 피가 흐른다. 문인수 시인의 시에는 고독을 꼭 극복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기다림이 담겨 있지 않다. 살아있는 내내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제 몫의 슬픔이다. 「까마귀」에서 시인은 허허벌판 한가운데 드러내놓고 울 작정이다. 하지만 아무리 강건한 시인이라고 왜 슬픔을 모르겠는가. 강건하기에, 슬픔의 물기는 더 축축하다.

 

 

나는 지금

동구 밖 홰나무 꼭대기에 서 있다

흘끔거리다가 마른 나뭇가지에 주둥이 비비다가

가슴패기 어깻죽지 털다가 꽈악꽈악 소리 지르다가도

잘 보인다

검다.

도무지 열어젖힐 수 없구나 온몸을 오욕칠정을

다 뒤져 보아도 나는,

숯이다.

나는 지금

동구 밖 홰나무 꼭대기에 서 있다.

잘 보인다

더는 타오르지 못하겠다.

 

허허벌판으로 가야겠다.

 

번개 우레 쾅 쾅 목 놓아

목을 놓아, 그 끝 간 데 없는 울음이 돼야겠다.

젖어, 자야겠다.

 

(「까마귀」, 23쪽)

 

 

우리는 눈물 속에서 그 사람의 참 마음을 읽을 수 있다. 거짓된 마음, 교만한 마음에서는 절대로 눈물이 나올 수 없다. 바닥 없는 슬픔은 마른 눈물로 쩍쩍 갈라질 뿐 그다지 위안이 되지 않는다. 《뿔》에는 진실한 눈물의 흔적이 보인다. 어찌 보면 이 시집은 눈물로 만들어 낸 진주같이 아름답기만 하다. 눈물에 젖은 빵을 먹어본 자들이 인생을 안다는 옛말이 있는 것처럼 눈물에 젖은 시를 읽는다면 자기 존재를 알게 되리라. 우리 모두 지금 슬픔이란 감정으로 조금씩 물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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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쌩 2015-05-29 17: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푸루스트의 말이 생각납니다.
슬픔이 생각으로 바뀌는 순간,슬픔은 우리의 가슴에 상처를 입히는 그능력가운데 일부를 잃어버린다.

오쌩 2015-05-29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이러스님 말대로 슬픔이야말로 정신적 성찰과 지혜를 선물하는거 아닐까 싶어요.
노폐인 노개인^^

cyrus 2015-05-30 20:03   좋아요 0 | URL
적당한 슬픔과 눈물은 마음을 건강하게 만드는 치유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문인수 시인의 시를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

붉은돼지 2015-05-29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문장을 보니 뜬금없이 떠오르는 문구가 있습니다.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것은 눈물만이 아니다.˝
화장실벽에 붙어 있었습니다. ㅋ

분위기 파악 못하고 죄송합니다 ㅡㅡ;;;

cyrus 2015-05-30 20:04   좋아요 0 | URL
사실 저 화장실 문구로 첫 문장을 쓸려고 생각했었습니다. ㅋㅋㅋ

단발머리 2015-05-29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은 정말 책을 다양하게 읽으시는군요~ 시집이라면 원래 근사하지만 옮겨주신 시들이 참 좋네요^^

cyrus 2015-05-30 20:05   좋아요 0 | URL
시집에 제가 소개한 것보다 더 좋은 시들이 많습니다. ^^
 

 

 

 

 

 

[매년 25만권... 책이 학대당하고 있다]

선일보, 2015년 5월 28일자 (링크) 

 

 

 

발터 뫼르스의 소설 《꿈꾸는 책들의 도시》에 보면 훼손된 책을 수습해서 원상회복시키는 책 병원이 나온다. 종종 도서관에서 지저분하게 훼손된 책을 보면 책 병원 같은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공공도서관에서 빌린 책에 밑줄을 긋거나 낙서를 하고 찢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귀가 따갑도록 들어온 말이다. 그런데 다음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책을 제멋대로 훼손하는 사례는 줄어들지 않는다. 책이 약간 찢어진 것은 애교로 넘어갈 수 있다. 가끔 책을 읽다가 의도치 않게 종이가 찢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형형색색의 밑줄을 긋고, 표시하는 것은 책을 읽는 다음 사람을 불쾌하게 만든다. 사람들은 도서관에서 무료로 빌린 책을 자신의 책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함부로 대한다. 책을 반납받을 때 사서가 책을 점검하지만, 그 많은 책을 낱장 한 장 한 장까지 일일이 확인할 수 없다.

 

책을 함부로 다루는 사람보다 더 최악의 도서관 이용자가 있다. 장기 연체자다. 책을 빌려 간 뒤 제때 되돌려 주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그 책을 읽고 싶은 다른 이용자나 사서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특히 사서는 장기 연체자와 다투느라 제일 고생한다. 연체자에게 전화를 걸면 사과하기는커녕 도리어 짜증을 내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고등학생 때 학교도서관 사서를 해본 경험이 있어서 한번은 연체된 책을 돌려받으려고 한 학년 교실 전체를 돌아다닌 적이 있었다. 책을 반납하지 않은 친구들을 보면 대체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일단 잘못을 인정하고 나서 책을 돌려주는 것이 예의인데 내가 자꾸 반납하라고 독촉을 하면 화를 낸다. 어떤 친구는 이제 와서 빌린 책을 잃어버렸다고 자백한다. 그런데 도서관 책을 잃어버린 행위에 대해서 반성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학교도서관 책을 분실한 학생에게 대출자격을 정지하는 학교의 제재가 너무 가벼웠다. 해당 학생의 부모님에게 분실 사실을 알리고, 보상 차원으로 분실한 책과 똑같은 새 책을 구입해야 한다. 이런 제재를 가하면 ‘도서관 책의 소중함’을 모르는 부모들은 반발할 것이다. “그까짓 책 한 권 잃어버렸다고 보상을 해야 하나요? 만원도 안 되는 책 정도면 학교가 마련할 수 있잖아요.”

 

제발 이런 식으로 나오는 부모가 없기를 바란다. 공공도서관이나 대학도서관에는 책을 분실할 경우, 분실한 자가 금액으로 보상해야 하는 규정이 있다. 초·중·고등학교 도서관이라고 해서 보상 규정 적용에 예외가 될 수 없다. 학창 시절, 사회 수업 시간에 학교가 사회화의 중요한 기관이라고 배웠음을 상기하라.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면 사회화를 제대로 체득해야 한다. 학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정해진 기간에 반납하는 행위는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므로 올바른 사회화가 이루어지는 과정 일부다. 아이가 이런 간단한 행위를 가볍게 여기고,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어른이 되어서도 공공도서관 장기 연체자가 될 수 있다. 이들은 사서의 독촉 전화에 “아몰랑~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라고 대답하면서 무시한다. 돈으로 보상할 마음도 눈곱만큼 없다.

 

우리는 책과 그 책을 보려는 마음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지 쉽게 읽을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로 책 한 권 살려고 지갑을 열기가 어려운데 앞으로도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날 것이다. 나도 책 살 경제적 여유가 없다 보니 도서관을 자주 이용한다. 그렇지만 도서관 책은 공공재다. 책뿐만 아니라 그 책을 읽게 될 다음 사람을 위한 배려는 도서관 이용하는 데 있어서 지켜야 할 예의다. 그리고 사서의 심정을 이해해야 한다. 연체에 대해 벌금을 부과하는 제재를 적용하고 싶어도 도서관 이용자가 줄어들게 될까 봐 경고나 대출 자격 정지 정도만 부과하고 수준으로 그친다. 대부분 사서를 그저 책상에 편안하게 앉아서 책을 읽고, 책 대출 반납을 맡는 단순 업무를 하는 일명 ‘꿀직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서 또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이기도 하다. 도서관 책 회수율을 높이려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항상 고민하고, 장기 연체자의 똥고집을 풀려고 전화 수화기를 몇 시간째 붙잡는다. 여기에 신경 쓰다 보니 다른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 차질을 빚는다. 도서관 자료실을 신축·보수 공사를 하거나 새 책장이 들어오는 날이면 수십만 권 이상의 책을 다 빼고 꽂는 일도 사서가 담당한다. 이러한 수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서관 책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들은 사서를 무시한다. 사서는 도서관을 지키는 문지기이자 관리자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신성한 도서관을 지키는 사서를 할 일 없는 사람인마냥 천대한다. 

 

책을 안 산다고 해서, 또는 책 읽을 시간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매년 우리나라는 독서율이 낮은 꼴찌 국가로 불명예를 얻는다. 그런데 책 읽는 사람이 많아지고 책 읽는 시간이 늘어난다고 해서 독서 문화가 발달한 성숙한 교양 시민이 되는 것이 아니다. 도서관 책을 제 책인 것처럼 함부로 다루고 잃어버리면 나 몰라라 하는 몰상식한 태도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독서율 높은 나라가 될 생각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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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뫼 2015-05-28 2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이 뉴스 읽으며 공감했습니다.
도서관에서 만나는 책 중 상한 책들이 꽤 있더라고요.

cyrus 2015-05-29 15:50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그래서 나온 지 1년도 채 안 된 책 같은 경우는 상태가 너무 안 좋으면 보존서고로 향하는 경우가 많아요.

안녕반짝 2015-05-28 23: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학교다닐때부터 20대 초반까지 정말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빌려봤어요. 책 살 돈도 없었고 그때는 그게 당연했으니까요. 그러다 제 책을 조금씩 늘려가면서 도서관에서 빌리지 않고 사서봤어요. 첫째는 책 한권에 추억이 쌓이기 시작했고 둘째는 빌려보는 책이 너무 더러워서요. 어느날 책을 읽다 발견한 코의 이물질 같은 걸 보고 기겁하고 용돈을 쪼개서 사서보게 됐어요. 좀 극단적이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서 보고 깨끗이 읽고 소장하지 않을 책은 타인에게 주는 게 전 현재 좋더라고요.

cyrus 2015-05-29 15:53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습니다. 책 읽다가 이물질이 묻어 있는 부분을 발견하면 기겁합니다... ㅎㅎㅎ 제가 비위는 강해도 그런 것을 한 번 보면 자꾸 머릿속에 맴돌아서 짜증납니다. 그래서 저는 책으로 라면 냄비 받침도 하지 않고, 벌레를 잡을 때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책을 깨끗하게 보는 편입니다.

Jeanne_Hebuterne 2015-05-29 05: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랑스레 절판된 책 사진을 찍어서 자기 블로그에 올린 사람을 봤어요. 그런데 그 책에는 ** 도서관 이라고 도서관 도장이 찍혀져 있지 뭡니까. 사진과 함께한 설명에는, 그 책이 너무 갖고싶어서 도서관에서 대출한 다음 분실했다고 말하고 책값을 물어준 다음 자기가 소장했다는데 저는 과연 그가 정말 애서가가 맞는 것일까, 마음 깊이 의심한 적이 있었습니다. 공공재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cyrus 2015-05-29 15:56   좋아요 0 | URL
헌책방에 가면 책등에 도서관 청구기호 스티커가 붙어 있는 책을 발견합니다. 도서관에 있어야 할 책이 어쩌다가 헌책방에 오게 된 것인지 그 사연을 알 수 없지만, 아마도 도서관 책을 반납하지 않은 사람이 그냥 헌책방에 팔아넘길 수도 있다고 봅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정직하지 않은 사람이군요. 이런 사람은 애서가라고 할 수 없습니다.

파트라슈 2015-05-29 07: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민폐갑 또 있습니다. 수업교재 안사고 도서관에서 혼자만 보려고 다른 서가에 숨겨놓는 얌체들이 상당히 많아요. 전산에는 항상 대출가능이라고 뜨는데 서가에는 없죠.
또 도서관에서 책정리를 잘못해서 책이 엉뚱한 곳에 꽂혀있는 경우인데 이 책도 마찬가지로 대출가능으로 전산에 뜨지만 찾을 수 없는 책입니다. 그야말로 있어도 없는 책이 되는 황당한 경우입니다.

cyrus 2015-05-29 15:59   좋아요 0 | URL
제가 대학생 때 친구가 그런 얌체를 한 사실을 알았을 때 명치를 떼려주고 싶었습니다. 저는 남이 밑줄 긋고 썼던 책으로 공부하기가 불편해서 수업교재를 직접 구입했습니다. 알라딘 적립금 덕분에 수업교재 구입비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transient-guest 2015-05-29 07: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책을 사서 읽는 이유, 그리고 빌려주지 않는 이유가 잘 정리되어 있네요.ㅎㅎ 정말 민폐가 뭔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역사가 길다, 과거는 찬란했다, 유교덕목 어쩌고 하는데, 근대적인 시민의식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이러면 또 한바탕 욕 먹는 소리겠지만요.ㅎ 도사관 책에 낙서를 하거나 공부랍시고 밑줄긋는 사람들은 손목을 잘라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가입니다. 그러고보니 일부러 책을 다른 자리에 두거나 빌려가서 오래 갖고 있는 넘들이 있다는 모 로스쿨이 생각나네요.ㅎㅎ

cyrus 2015-05-29 16:11   좋아요 0 | URL
제 주위에 도서관 책으로 공부했던 친구들 중에 성적 잘 받았던 경우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수업교재 가격이 너무 비싼 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도서관 책을 제 것처럼 쓰는 행위는 이기적이에요. 게스트님이 로스쿨 이야기를 하시니까 갑자기 책을 빌려 놓고 반납하지 않은 대학교수님이 생각이 났어요. 교수는 학부생보다 대학 도서관 대출 기간이 많으니까 책 한 번 빌려서 반납기간을 지키지 않으면 거의 6개월 동안 기다려야 해요. 솔직히 저는 교수나 대학원생의 대출 기간이 너무 많은 것이 불만이었어요. ^^

해피북 2015-05-29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얼마전 알라딘 회원 중고 사이트에서 제가 찾는 책이 상으로 등록되었길래 책 상태 확인 하려고 보니 `도서관 낙인찍힘`이란 글이 씌여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ㅠㅠ

cyrus 2015-05-29 16:13   좋아요 0 | URL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지 않은 사람이 알라딘 중고에 팔았을 겁니다. 이런 사람 정말 최악입니다.

marine 2015-05-29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깊이 공감합니다.
장기연체자들, 본인이 책 훔쳤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책에 밑줄 긋고 형광펜으로 칠하고 자기 감상문까지 써 놓은 사람도 봤습니다.
도판 많이 들어가는 책은 몇 장씩 찢어진 책도 많습니다.
이렇게 함부로 대할 바에는 차라리 회원제로 돈내고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할 정도입니다.

cyrus 2015-05-29 16:16   좋아요 0 | URL
도서관 책을 함부로 사용하니까 대학도서관 측에서 일반인 도서관 출입이나 대출을 제한하려는 규정을 만들 정도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대학도서관의 규정이 쪼잔 하다고 불만을 늘어놓죠. ^^;;

아무개 2015-05-29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쌍욕을 하면서
연필로 밑줄 그어진 부분은 지우개로 싹 지우고
접힌 부분도 일일이 펴내고 그럴때 있어요.
ㅠ..ㅠ

cyrus 2015-05-29 16:18   좋아요 0 | URL
저도 도서관 책에 심하게 접힌 부분이 있으면 원래대로 펴놓습니다. 도서관 책도 마치 제 책 같거든요. 그래서 늘 깨끗하게 보려고 합니다. 비양심적인 사람들 때문에 아무개님 같은 분들이 고생합니다. ㅠㅠ

2015-05-29 15: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29 16: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Juni 2015-06-03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빌리고 중고서잠에 팔아버린 사람이 있다니 정말 쇼킹합니다. 그런데 제책중에도 중고서점에서 산책인데 도서관 낙인이 찍혀있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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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35754일 만에 페이스북 로그인을 했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타임라인들 사이에서 서평단 모집 소식을 발견했습니다. 책담. 출판사 이름이 생소해서 서평단 신청을 하기 전에 지금까지 출판사에서 낸 책을 쭉 확인해봤습니다. 알고 보니 작년 2월에 첫 책이 나온 이제 막 한 살 넘은 새내기 출판사였습니다. 새내기 출판사의 등장은 정말 반가운 일입니다. 책담 출판사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신청 기간은 5월 31일까지입니다. 책 소개는 책담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캡처한 사진으로 대체하겠습니다. 느낌상 이 책의 반응이 상당히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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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끄러미 2015-05-29 0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인 것 같네요
소개 감사합니다

하나나무 2015-06-01 1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오늘 서평단으로 선정되었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yureka01 2015-06-01 19: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저도 리뷰 쓸수 있게 되었어요.소식 감사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