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헌책방에서 우연히 만난 책이다. 책 제목을 본 순간, 프루스트의 소설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파트릭 모디아노의 소설이었다. ‘한국출판공사’에서 나온, 꽤 오래된 책이다. 출판 연도가 1984년이다. 모디아노의 소설을 읽어본 독자라면 책 제목이 생소할 것이다. 알라딘에 ‘모디아노’를 검색하면 모디아노가 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책이 나오지 않는다. 모디아노의 소설을 한 번도 읽어보지 않은 나도 이 소설의 정체가 궁금했다. 절판되어서 더 이상 구할 수 없는 모디아노의 번역 작품일까, 아니면 현재 새 출판사에서 재출간된 작품일까? 책 앞표지와 뒷표지에 작품 원제를 알 수 있는 힌트가 있다. 앞표지에 있는 '프랑스 콩쿠르상 수상작'이라는 문구, 뒷표지에는 'Rue Des Boutiques Obscures'라는 작품 원제가 보인다.

 

이 작품은 9년 뒤에 새로운 제목으로 재출간되지만, 다시 한 번 절판의 운명을 맞는다. 다시 독자들 앞으로 나오는 데 걸린 시간은 무려 14년이나 되었다. 예전보다 높아진 작가의 인지도 덕분에 이 작품은 당당히 대형 출판사의 세계문학전집에 포함되었다. 프랑스어를 능통한 독자라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어떤 작품인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오늘날 우리는 이 작품을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로 알고 있다. 이 소설로 모디아노는 1978년에 콩쿠르 상을 받았다.

 

그런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국내에 첫 선을 보인 모디아노 작품의 번역본이 아니다. 1978년에 청산이라는 출판사가 ‘어두운 상점 거리’라는 제목으로 번역본을 내놓은 적이 있다. 이 때 당시만 해도 모디아노는 우리나라에 생소한 프랑스 작가였을 것이다. 그래서 독자들의 눈에 잘 띄려고 프루스트의 대표작 이름을 그대로 따와서 책 제목을 정했을 거라고 생각된다. 나처럼 이 책을 프루스트의 소설인 줄 알고 집었다가 낭패를 본 독자들이 꽤 있었을 것이다. 그랬던 이 작품의 작가가 작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을 줄 누가 알았을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살까 말까 고민했다. 모디아노의 절판본을 헌책방에서 만나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다. 21년 전에 나온 책이라서 종이는 누렇게 변색되었지만 읽는 데 큰 불편은 없었다.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라든가 모디아노의 소설을 한 권이라도 읽었더라면 생각할 필요도 없이 샀을 텐데. 일단 다음에 올 때 사기로 다짐하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원래 책장에 꽂았다. 이 귀한 책을 모디아노를 좋아하는 독자의 손으로 갔으면 좋겠다. 

 

 

 

 

 

알라딘 중고샵에 ‘모디아노’를 검색하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1978년에 나온 《어두운 상점 거리》가 판매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가격은 무난하다. 《가족 수첩》이라는 제목의 모디아노의 소설의 중고 가격이 5만 원이다. 김화영 교수가 번역했는데 작품 원제가 ‘Livret de famille’다. 생소한 제목과 역자의 이름에 혹해서 배송비를 얹은 5만 2천 500원을 지불하면서까지 구입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 책은 ‘추억을 완성하기 위하여’(문학동네, 2015)라는 제목으로 재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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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5-18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중고책 팔 때 알라딘에서 책정하는 가격으로 팔아야하는 줄 알고 그대로 올렸다가 상당히 고가였던 절판책들을 헐값에 넘겼던 일이 생각납니다ㅎ
골동품, 미술품 다 판매자 재량이란 걸 감안한다면 희귀본 책도 고가인 걸 마냥 나무랄 수도 없다고 봅니다. 구매를 하는 사람에게 선택권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요즘 알라딘 자체 중고판매는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중고 판매자에게는 신간 10% 이하로 팔면 안된다고 법적 처벌 등 엄포를 놓으면서 자기들은 30~40% 이하로 팔더군요. 어제 받은 책은 심지어 <출판사 드림>책이던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인 제가 시시콜콜 따지기 벅찬 일이 너무 많아요...구매자들이야 어찌 되었든 싸면 좋은거니 굳이 따지지도 않을 것이고...

cyrus 2015-05-17 21:02   좋아요 0 | URL
알라딘 중고매장에 책을 팔 때 절판본이 고가에 매기는 귀한 책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거예요. 알라딘 중고샵에 3만 원 이상 되는 절판본이 운 좋게 중고매장에서 만 원 이하로 매겨져서 파는 경우가 있어요. 헌책방에 책을 팔 때도 그렇고, 중고 가격을 책정할 때가 판매자나 매입자 사이에 얼굴을 붉힐 수 있는, 민감한 부분이에요.

AgalmA 2015-05-17 21:09   좋아요 0 | URL
네. 반대급부로 고가의 책인데, 알라딘 중고매장측에서 그걸 파악못하고 넘기는 예도 많죠.
도서정가제로 중고시장도 더욱 복잡한 양상입니다

지금행복하자 2015-05-18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어두운 상점의 거리. 좋아하는 소설인데~~

처음 십여년전에 출간된것이 처음이 아니었군요~ 제목이 달라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몰랐을것도 같아요.
그 제목과 내용이 전혀 상관없지는 않아 보여요~~ ㅎㅎ
뭔가 신기해요~~

cyrus 2015-05-18 22:35   좋아요 0 | URL
저도 저 책을 처음 봤을 때 신기했어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5-05-18 0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고가의 중고책`은 그냥 원하는 사람에게 줍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닌데 몇 번 그렇게 되었네요. 제가 가지고 있는 책 중 원가의10배가 훌쩍 넘는 책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그 가격에 거래가 되고 말이죠. 누군가가 저에게 쪽지를 남겼더라고요. 그 가격에 팔라고.. 꼭 필요한 책이라고...

그 쪽지 보고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 사람 한테 이 책은 진짜 귀한 책이겠구나. 나는 딱 한 번 읽고 읽지도 않는 책인데 말이야... 그래서 무료로 그냥 줬습니다. 제가 장사 체질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장사를 하고 있으니.. 시바...

cyrus 2015-05-18 22:42   좋아요 0 | URL
저도 엄청 책을 좋아하는 성격인데도 원가의 10배 되는 가격의 책은 살 엄두가 나지 않아요. 아직까지는 거금을 낼 수준의 애서가가 아닌 것 같아요.. ^^;;

stella.K 2015-05-18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파트릭 모디아노가 생각 보다 더 오래 전에 울나라에 알려졌네.
난 한 90년대쯤이 아닌가 했는데 말야.

제목은 뭐 꼭 그 작가의 대표성을 지니는 건 아니겠지.
하지만 워낙에 프루스트가 유명한 작가라 그의 작품을 그대로 차용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텐데 파트릭은 그냥 썼나 보구만.
결국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됐으니 사람은 역시 원대한 포부를 가져야 크게
되는 법인가 봐.ㅋㅋ

cyrus 2015-05-18 22:44   좋아요 0 | URL
네, 저도 90년대부터 나온 줄 알았어요. 가끔 헌책방에서 책을 구경하면 책의 역사를 추적하게 되요. ^^

에이바 2015-05-21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른 저 책을 읽고 모디아노가 던지는 진실의 돌멩이에 맞아야겠습니다. ^^; 원제는 어딜 봐도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인데요. 기억상실증을 앓는 탐정이 주인공이라 저 멋진 제목을 함께 붙인 듯 하네요. 프루스트 작품 제목이 직관적이라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참 멋지군요.

cyrus 2015-05-21 20:52   좋아요 0 | URL
제가 불어를 몰라서 구글 번역기를 돌려서 원제를 해석했어요. ㅎㅎㅎ
 

 

 

 

 

 

 

 

 

 

 

 

 

 

 

 

 

 

 

 

제임스 조이스는 소설을 발표하기 전에 서평을 쓴 적이 있다. 한 번은 ‘아카데미’라는 잡지의 편집장 루이스 하인드로부터 서평 청탁을 받았다. 하인드는 조이스에게 서평 도서 한 권을 주었고, 칭찬 일색의 서평을 기대했다. 그러나 하인드의 예상과는 달리 조이스는 책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룬 내용의 서평을 작성했다. 조이스가 악평을 내놓자 하인드는 불평했다. 이런 식의 서평을 쓰면 앞으로도 잡지에 서평을 게재할 수 없다면서 으름장을 놓았다. 글쓰기로 밥벌이하는 조이스를 궁지에 몰아넣는 협박이었다. 그렇지만 조이스는 편집장의 협박 앞에서 기가 눌릴 사람이 아니다. 편집장에게 자신이 악평을 쓴 이유를 알려줬다. 그는 자신의 역할이 책 속에 발견한 미적 가치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워드가 건네준 책에는 미적 가치라고 할 수 없는 내용이 없어서 쓰레기통에 쳐 넣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했다. 조이스는 평생 글을 쓰는 데 있어서 진정한 ‘개썅마이웨이’였다. 자신이 쓰고 싶은 글에 대한 기준이 확고했다.

 

사실 조이스가 생각하는 서평 작성의 기준은 애매모호하다. 왜냐하면, 조이스가 생각하는 ‘미적 가치’가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미적 가치’라는 단어 안에는 조이스 스스로 부여한 주관적인 가치가 내포되어 있어서 하인드처럼 조이스의 악평을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도 조이스는 서평을 쓸 줄 아는 사람인 건 분명하다. 그는 서평을 읽는 독자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또 무엇을 전달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다. 독자가 서평을 읽음으로써 얻게 되는 지식은 문장에 난삽하게 버무려 놓은 서평가의 지식이 아니다.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책 속의 메시지야말로 진짜 책 속에 있는 지식이다. 서평은 독자 앞에 열려 있는 문이다. 독자가 이 문을 여는 순간, 책의 텍스트에 도달한다. 즉, 내가 생각하는 좋은 서평이란 독자가 이 책을 읽게 싶게끔 초대하는 친절한 문이 되어야 한다. 현학적 수사를 남발하면서 얄팍한 지식을 뽐내려는 서평은 독자가 열 수 없는 문이다. 독자가 아무리 열심히 힘(서평 내용을 이해하려는 생각)을 줘도 지식으로 완전 무장한 문장의 자물쇠를 손쉽게 풀지 못한다. 독자는 서평가의 현학적 탐구열과 지적 수준이 묻어난 서평을 긍정적으로 동의할 수도 있다. 한 편의 멋진 서평이라고 칭찬한다. 그렇지만 정작 서평에서 얻어야 할 진짜 지식은 발견하지 못한다. 그냥 잘 쓴 서평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내용을 거의 다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서평이 단순한 요약에 가까운 북 다이제스트와 동등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줄거리만 요약한 서평은 책을 읽으려는 독자에게 책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그러나 단점을 꼽자면, 독자가 북 다이제스트 같은 서평을 읽게 되면 서평 도서를 읽은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책의 미적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서평을 읽는 것은 시간 낭비다. 하늘에 있는 조이스가 어떻게 마음에 들지 잘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책의 미적 가치란 독자를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 냄새’ 나는 진솔한 내용이다. 독일의 소설가 마르틴 발저는 책이 독자의 인생에 자극을 주지 못한다면 단지 종이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독자는 책 속에서 우리가 경험했던 인생의 체취를 맡고, 아픔과 불안을 느낀다. 발저는 독자가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감정을 책의 철자가 만들어 내는 고유한 색깔이라고 비유한다. 과장되지 않되 진솔한 인생의 감동을 고이 간직하는 책이 훌륭하며, 그 책의 장점을 독자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는 서평 또한 훌륭하다. 독자는 책의 장점을 직접 느끼려면 그 책을 읽어봐야 한다. 그러면 독자도 책의 미적 가치를 공감할 수 있다. 내가 지금까지 쓴 서평이나 책에 관한 잡문은 책의 미적 가치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고, 현학적 자기도취에 빠진 딜레당트의 한계가 드러나 있다. 부족한 내용의 서평을 좋아하는 사람은 봤지만, 부족한 내용의 서평을 제대로 꼬집은 사람은 많이 보지 못했다. 후자는 서평을 제대로 읽는 사람이다. 서평가가 만든 문을 열고 책 속의 세계를 확인한다. 서평에 소개되는 미적 가치에 공감하여 그 책을 직접 읽어봤을 것이고, 더 나아가 책에 대한 서평가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비판할 수 있다.

 

 

 

 

 

그러니 독자들이여, 서평가가 만든 문을 여시오. 여보세요, 지금 제 글에 ‘좋아요’를 누르신 분! 오늘 하루를 그냥 좋은 서평에 ‘좋아요’만 누르지 말고 서평도서를 읽어보시오. 책의 미적 가치를 느껴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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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5-05-15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 냄새가 나는 글.... 가장 쓰기 어려운 글 입니다.

cyrus 2015-05-16 21:54   좋아요 0 | URL
맞아요. 가장 쓰기 어렵고, 만나기 쉽지 않은 글이죠.

수이 2015-05-16 0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고 싶은 글도 많고 읽고 싶은 책도 많지만 인간의 한계가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특히 북플을 시작하면서 말이죠 ㅋㅋ 푹 찔리고 돌아갑니다~~

cyrus 2015-05-16 21:55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요. ㅎㅎㅎ

fledgling 2015-05-16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이스 전집 사주세요! ^^

cyrus 2015-05-16 21:56   좋아요 0 | URL
너무 비싸요 ㅋㅋㅋ

sslmo 2015-05-16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그래 `좋아요`만 누르려다가 댓글 남겨요~ㅅ.
전 서평도서 종종 읽는데, 제겐 북플도 죽음이지만 이곳 알라디너들도 그렇고, 서평도서들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이 완전 지름신이걸랑요~^^
책으로 탑쌓기 대회 같은거 개최하면 전 분명 수상권 안에 들 자신 있습니다~!

cyrus 2015-05-16 21:58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좋은 서평을 만나면 그 서평도서를 안 읽어요. 그래도 제가 읽었던 책의 서평을 만나면 꼼꼼하게 읽습니다. 저는 알라딘 대구점 구매왕 이벤트를 하면 수상권 안에 들 자신이 있습니다. ^^

stella.K 2015-05-16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마지막 말이 참...!
요즘 서평집이 그 어느 때 보다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잖아.
그런데 그 책은 읽지 않으면서 서평책만 읽는 오류에 빠질까 봐
그것도 경계해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들긴 하더라구.
그런데 또 그런 서평을 읽으면 그 책을 읽는데 도움은 되더라구.

니가 너의 서평글에 그런 말을 하면 어떻게 하니? 나는 어쩌라구...ㅠ
나는 점점 서평을 못 쓰나 봐.
좋아요도 그렇게 많지도 않고 최근엔 당선작이 돼 본적이 없고
이젠 점점 자신감이 없어지더라구.
어떤 땐 그놈의 좋아요가 은근 적극적으로 비교의식을 부추기고 있잖아.
늪이고 양날의 칼이란 생각이 든다.ㅠ

cyrus 2015-05-16 22:10   좋아요 0 | URL
저는 지금까지 살면서 읽은 서평집이 로쟈님 책뿐이에요, 최근에 나온 <정희진처럼 읽기>나 <집 나간 책>은 안 읽어봤어요. 북플에 접속하면 이웃들이 쓴 서평 수십 편 이상은 읽으니까 서평집 읽을 필요성을 못 느꼈어요. 여기 알라딘에서도 서평을 잘 쓰시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좋아요’ 수, 댓글 달린 수, 블로그 조회수가 적다고해서 블로거가 글을 못 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 글에 ‘좋아요’ 수가 많은 것은 제가 다른 이웃 블로그에 남긴 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아서 그래요. 저는 제 블로그에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를 눌러주는 이웃의 글에도 ‘좋아요’를 눌러줘요. 일종의 호혜성 이타주의적 관계예요. 거기에 너무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단발머리 2015-05-16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이 너무 좋은대요~~*^^* 좋은 서평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구요~ 저도 cyrus님 의견에 적극 공감해요.
좋은 서평이란 결국 그 책을 읽게끔, 사게끔 이끌어 줘야한다고 말이지요.
저같은 경우는 책이 궁금해서 서평을 읽는 경우도 많지만, 서평을 쓴 사람의 생각이 궁금해서 읽는 경우도 많거든요. 저도 `사람 냄새`를 중요시하는 사람인가봐요~~~ㅋㅎ

cyrus 2015-05-16 22:14   좋아요 0 | URL
책에 대한 서평가의 생각이나 느낌이 진솔하게 나타나면 책을 읽어보고 싶어져요. 단발머리님의 말씀처럼 서평가의 생각이 궁금하게 되고, 만약에 책을 읽어서 서평에 언급했던 서평가의 생각에 공감하면 책을 잘 읽었다는 기분이 들어요. 그러면 좋은 책을 소개해준 서평가에게 고마운 생각이 들어요. 줄거리만 있는 서평은 영혼 없는 글 같습니다.

에이바 2015-05-21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저도 서평이라고 쓰곤 있지만 어떤 게 맞는 건지 모르겠어요. 어떤 책은 느낌만, 어떤 책은 줄거리부터 구구절절 샅샅이 훑어가며 늘어놓게 되는데요. 정보제공이란 목적에 어긋나잖아요. 너무 길게 쓰면... 아무래도 애정의 차이인 듯 해요. 생각해보면 제가 쓰는 글은 다른 이들에게 좋은 책을 소개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제 즐거움을 위한 거라 그런가봐요.

cyrus 2015-05-21 20:57   좋아요 0 | URL
줄거리만 쓰는 서평은 장단점이 뚜렷해요. 책의 핵심 내용을 원하는 독자가 읽으면 좋지만, 단점이 출판사 서평에 소개된 줄거리 위주로 썼다면 독자서평을 쓰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저도 배우는 즐거움을 느끼면서, 불특정 다수 독자에게 좋은 책을 알리고 싶은데 이 두 가지 장점을 균형 있게 맞추는 게 쉽지 않습니다. ^^
 
예술이 되는 순간 - 메트로폴리탄 관장의 숨은 미술 기행
필립 드 몬테벨로.마틴 게이퍼드 지음, 주은정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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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정말 성가신 단어다. 이 단어에 정의를 내리기가 우선 까다롭다. 그렇다 보니 의미가 다양하고, 연상되는 관념도 뒤숭숭하다. 미술을 아름다운 것, 세련된 것, 멋진 것 등을 그대로 재현하는 행위로 설명할 수 있지만, 오늘날 미술은 더 이상 현실이나 대상을 재현하지 않는다. 화가는 자신의 감정과 사고, 의지를 표현하려 노력했고 그 결과 새롭고도 다채로운 회화를 창조해내기에 이른다. 현대미술은 난해하다. 아니 난폭하다고 해야 하는 것이 맞지 싶다. 어떻든 유추하기 힘든 오늘날의 미술이 뭔가 충격과 부담, 또는 당혹감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림을 어떻게 봐야 할지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다.

 

요즘 마크 로스코 전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회화적 장치나 단서가 없고 거대한 캔버스에 색채만 존재하는 로스코의 그림 앞에서 관람객의 존재는 한없이 작아지거나 감성의 자책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를테면 난해한 그림 앞에 당혹스러워한다. 이런 사람들은 로스코의 그림을 어떻게 감상하는지를 잘 모른다. 만약에 사람들이 나에게 “로스코의 그림을 어떻게 보면 좋을까요?”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그림을 보기 전에 로스코에 관한 책을 읽어보세요. 로스코가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를 알 수 있을 겁니다. 전시회 그림을 봤는데도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전시용 도록을 사서 읽어보세요. 미술을 이해하려면 공부해야 합니다.” 질문하는 사람은 되묻는다. “농담 하시는 거죠?” 내 대답은 농담 반 진담 반이다. 로스코 같은 현대미술은 그냥 눈으로 봐서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 로스코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엄청난 가격이 매겨진 로스코의 그림이 어린아이가 물감으로 장난치는 수준으로 본다. 그림을 머리로 이해해야 한다. 역설적이지만 머리로 먼저 이해해야 그림을 보는 눈이 떠지고, 화가가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 싶은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다. 이래서 미술을 어렵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일상도 무겁고 힘든데 난해한 그림을 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느냐고 볼멘소리를 한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관장을 무려 31년 동안 지낸 필립 드 몬테벨로는 미술에 대한 사람들의 불만과 실망감을 누구보다 더 가까이, 그리고 수없이 들었을 것이다. 미술평론가 마틴 게이퍼드와 함께한 대화에서 필립은 미술과 관람객이 더 가까이 좁혀질 수 있는 방법을 언급한다. 대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마틴은 자신과 필립을 가리켜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 두 사람은 미술과 관련된 업종에 종사하면서도 자신들을 미술의 아마추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아마추어(amateur)’는 비전문가를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하는데 ‘프로’의 수준보다 한 단계 낮은 하수로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아마추어를 ‘어떤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가리킬 때 사용한다. 필립과 마틴은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30년 넘게 미술관 관장에서 짬밥(연륜)을 먹은 필립이라면 미술 초보자도 어려운 미술을 좋아하게 만드는 특별한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립도 미술이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미술을 이해하려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시인 발레리의 말을 인용하여 소개한다. “작품이 무덤이 될지 보물이 될지는 관람객에게 달려 있다.” 결국, 손철주의 책 제목처럼 그림은 아는 만큼 보인다. 그러니까 이런 출발은 곧 그림에 대한 안목은 넓어지고 또한 그것을 좋아하게 만드는 유익한 태도이다. 어느 시대의 미술이든 시대의 맥락, 작품과 화가가 마주한 현실에서 그림이 탄생하기 때문에 그림을 보기 전에 전반 지식을 아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논리이다.

 

멋진 예술 작품을 보고 잠시 정신 착란에 빠지는 현상을 일컫는 ‘스탕달 증후군’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스탕달은 소설 못지않게 미술에도 크게 경도됐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로 원본이 무한 복제되는 시대에 사는 우리는 스탕달처럼 예술 작품을 보면서 황홀한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한다. 그림 앞에서 무덤덤할 뿐이다. 스탕달이 살았던 시대의 미술관은 예술적 경외심을 느낄 수 있는 신성한 장소였지만 지금은 하루에 많으면 수백 명의 인파가 드나드는 산만한 장소가 되어버렸다. 동일한 이미지의 복제로 원본의 아우라가 희미해져 버렸다. 과연 이 시대에 미술의 효력도 사라진 것일까. 필립은 아우라를 사랑했던 발터 벤야민의 걱정에 반기를 든다. 복제기술이 사람들을 미술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훌륭한 복제기술은 원본의 세부묘사도 복원한다. 그러므로 미술관에 인파가 몰리는 바람에 그림 원본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하더라도 집에서 편안하게 복제품을 볼 수 있다. 요즘 전 세계의 미술관에 소장된 그림들을 모아놓은 인터넷 웹사이트가 있다. 웹사이트에 있는 그림 사진을 확대하여 미술관에서 볼 수 없었던 그림의 세부표현을 볼 수 있다.

 

그래도 원본의 힘과 그 고유한 가치는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법. ‘모나리자’ 원본을 보기 위해 오늘도 전 세계 사람들은 루브르 박물관으로 향하고 있다. 박물관은 세상에 오직 하나 뿐인 원본을 소유하고 싶은 인간의 갈망으로 세워진 아우라의 거대한 집합소다. 유럽을 대표하는 박물관이 소유하고 있는 작품 중 상당수는 제국주의 시대 때 식민지에서 약탈해온 것들이다. 유럽의 미술관과 박물관은 문화재는 출토지 국가의 소유물이 아니라 세계인의 문화유산이라는 논리를 펼치지만, 약탈 문화재가 어떻게 그들의 자존심이 될 수 있는가. 그들이 게걸스럽게 긁어모은 약탈문화재를 반환하지 않을까? 문화대국이라서? 천만의 말씀이다. 이유는 너무도 단순하다. 이것저것 다 돌려주면 루브르 박물관이나 대영박물관은 텅 빌 것이고, 그에 따라 주요한 수입원인 관람료 수익이 팍 줄어든다.

 

필립은 유럽의 미술관이 식민지의 노획물을 보유하고 있는 불편한 진실을 인정한다. 그러나 미술관이 식민지의 문화재에 대해 처음으로 진지하게 연구한 사실을 강조하면서 문화재 약탈의 역사를 미화하는 입장을 드러낸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캄보디아 문화재 사례를 든다. 캄보디아 문화재는 약탈당하기 전까지만 해도 본국의 문화 재산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앙코르와트는 대단한 문화유적임에도 불구하고 그 관리를 국가가 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사업자에게 임대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캄보디아 정부가 약탈당한 자국 문화재가 국가가 소유하고 관리해야 하는 유산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반환을 요구하는 태도를 필립은 모순적으로 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필립은 문화재의 가치를 입증하고 소중하게 관리를 하는 박물관의 긍정적 역할을 강조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화재가 국가의 유산으로 인식되는 것이 서구로부터 유래되었다고 말하는 필립의 입장을 동의할 수 없다. 문화재 반환을 요구하는 국가의 입장을 서구적 관점으로 덧씌우는 필립의 논리는 문화재 반환의 정당성을 흐려 놓을 수 있다. 문화재 반환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필립의 태도는 기 소르망의 어이없는 발언을 떠올리게 한다. 기 소르망은 2005년 국립중앙박물관 개관식 참석차 방한했을 때 “약탈이 아니라 서구가 문화재를 보호했다”는 궤변을 늘어놓은 적이 있었다.

 

문화재 반환에 대한 필립의 입장이 모순적이다. 그는 파리에 있었던 산 마르코 대성당의 말 조각상이 베니스에 반환된 사실을 긍정적으로 본다. 또 산 마르코 대성당의 말 조각상은 유구한 역사적 전통이 있고, 베니스 사람들의 자랑거리이므로 원래 자리인 베니스로 돌려보내는 것이 옳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말 조각상이 파리에 15년 동안 있었던 시간이 산 마르코 대성당 출입구 위에서 보낸 800년이라는 시간과 비교하면 프랑스 문화에 동화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필립은 반환 문화재에 부합되는 조건으로 ‘시간’을 강조한다. 그의 입장대로라면 대영 미술관에 전시된 ‘엘긴 마블스’를 그리스에게 돌려줘야 한다. 엘긴 마블스는 영국인 엘긴 경이 약탈해간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상이다. 2천5백 년 전에 제작된 그리스 고전 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영국 정부가 3만5000파운드에 사들여 대영 박물관에 전시한 사실이 알려지자 그리스 정부는 엘긴 마블스 반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영국은 당시 정부 승인 하에 합법적으로 반출했다는 근거를 내세우면서 거부했다. 이렇게 시작된 양국 간 분쟁은 오늘날까지도 진행 중이다.

 

2013년에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10세기 때 만들어진 캄보디아의 석상을 본국에 되돌려 준 적이 있다. 예술품이 원래 자리에 있어야 하는지 아니면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미술관에 전시돼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수많은 약탈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유럽의 미술관과 박물관 입장에서야 어정쩡한 답변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터다. 미술을 사랑하는 미술관 관장이 문화재 반환 문제를 미적지근하게 바라보는 태도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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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쌩 2015-05-15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약탈인가 구제인가
문화유산의 보호자라고 봐야하나요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이 약탈한 외규장각도서를 우리나라에 대여형식으로 돌려받은 걸로 알고있는데
반환이면 반환이지 몇년단위로 갱신 대여라는게 완전 웃깁니다.


cyrus 2015-05-15 21:24   좋아요 0 | URL
그들의 문화재 보호 역할을 존중하지만, 약탈의 역사를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입장을 보면 어이가 없죠...

transient-guest 2015-05-15 0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시작은 약탈입니다만, 그간 보존해온 공로도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한다는 생각을 요즘 하게 되었습니다. 계기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인데요, 이미 아프가니스탄에서, 그리고 최근에는 이라크에서 엄청난 유물/유적들이 파괴되었거나 팔려나갔잖아요. 고대 바빌론/앗시리아 유적이 망가진 것을 tv에서 보면서 엄청 맘이 아프고 속이 상했습니다.

cyrus 2015-05-15 21:27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조국의 문화유산을 소중히 여길 줄 모르는 무뢰배들 때문에 제3국이 문화유산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느껴집니다.
 
고양이의 서재 - 어느 중국 책벌레의 읽는 삶, 쓰는 삶, 만드는 삶
장샤오위안 지음, 이경민 옮김 / 유유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어린 시절 책 읽는 것이 좋아서 도서관 주변에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보다는 조용한 도서실에 가서 혼자 책을 읽었다. 한참 책을 읽다 교문을 잠그려는 경비 아저씨에게 혼난 적도 있었다. 중학교 때 시립도서관과 조금 가까운 곳에 이사를 하게 되었다. 집에서 도서관까지 걸어가면 10분도 안 걸린다. 학교 수업을 다 마치고 나면 PC방이나 집이 아닌 도서관으로 향했다. 싫증 날 정도로 맘껏 책을 읽었다.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읽는 도서관 개념은 거의 사라진 지 오래다. 도서관은 입시를 준비하는 독서실과 같은 의미가 되어버렸다. 대학교 도서관도 교재를 읽거나 고시와 취업 준비 서적을 읽는 삭막한 공간이다. 그렇지만, 난 지금도 어린 시절부터 열정적으로 책을 읽었던 추억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 초등학생 시절에 친구들끼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책을 서로 바꿔가면서 읽은 적도 있으며 고등학교 야자 시간에 책을 읽으려고 학교와 가까운 도서관에 가서 책 한두 권씩 빌려 오기도 했다. 유년 시절이 지나고도 그것은 항상 내 마음속에 아련한 추억으로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이파리 책갈피처럼 남아 있다. 책은 항상 내 삶의 기억과 함께 존재했다. 각자의 찬란한 기억들은 누구나 한번은 지나왔음직 한 과거의 어떤 시간, 어떤 공간에 들어 있었다. 그 특별하지 않은 과거의 대상이 때로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고 우리 삶을 지탱해주는 힘이 된다. 차츰 카롤린 봉그랑의 소설 《밑줄 긋는 남자》(열린책들, 2008)의 주인공처럼 누군가에게 나는 이런 책을 읽었다고 말을 걸고 싶어졌다.

 

서평을 꾸준히 작성하는 중국의 과학사학자 장샤오위안은 《고양이의 서재》라는 책을 통해서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해서 독자에게 말을 걸고 있다. 그는 책에 대해서라면 무척 할 말이 많은 사람이다. 어린 시절 고전을 남몰래 읽어가며 답답하기 짝이 없는 문화대혁명 기간(1966~1976년)을 버텨냈다. 그때는 즐거움을 위한 독서가 금기시된 시절이었다. 정부 검열 때문에 중국인들은 원하는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책 대신에 마오쩌둥의 글을 억지로 읽어야만 했다. 그렇지만 그는 이때가 가장 즐거웠던 시절로 기억한다. 집에 있는 책만으로도 독서 욕구를 충족하지 못했던 어린 장샤오위안은 다른 사람의 책을 바꿔 보기 위해서 ‘책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자기가 구한 책을 친구들에게 빌려주었고, 다른 친구들은 책 좋아하는 장샤오위안을 위해서 자신의 책을 빌려줬다. 자신과 주위 사이에 하나씩 하나씩 다리를 놓듯이 장샤오위안은 책을 징검다리 삼아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어나갔다. 독서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이미 알고 있었던 장샤오위안은 대학원을 다녔을 때 동기들과 함께 ‘책 찾기 지도’라는 것을 만들었다. 베이징에 있는 수많은 서점 위치를 표시하고, 필요한 책을 찾을 수 있게 노선도까지 구성했다. 이처럼 책과 독서는 장샤오위안의 인생을 지탱해준 정신적 다리였다. 튼튼하게 만들어진 다리 덕분에 왕샤오위안은 학자가 되어 앙숙처럼 지내오던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접목하는 학문의 다리를 만드는 일에 전념하게 되었다.

 

장샤오위안은 자신이 고양이를 좋아해서 책 제목을 ‘고양이의 서재’로 정했다고 한다. 애서가와 고양이. 만약에 당신이 애서가라면 연관성이라고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이 둘의 조합에서 흥미로운 데자뷔를 떠올렸을 것이다. 일본에서 책 많이 읽었으며 꽤 많은 책을 보유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 건물 이름이 ‘고양이 빌딩’이다. 다치바나도 장샤오위안철머 인문학과 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서 편력으로 유명하며 인문학에 의해서 뒤로 밀려난 과학의 암담한 현실을 비판한다. 그러나 장샤오위안은 다치바나가 누군지 잘 모른다고 한다. 고양이 이미지를 좋아할 뿐, 실제로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다. 다치바나도 마찬가지다. 그도 고양이를 좋아해서 자신의 서재 이름을 ‘고양이 빌딩’이라고 지은 것이 아니다. 다치바나와 친분이 있었던 무대 미술가 세노 갓파가 서재 건물 외벽 디자인 도안을 맡았는데, 그것이 바로 지금의 유명한 검은 고양이 그림이다.

 

고양이는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을 상징한다. 예술가들은 고양이를 좋아했다. 구속할 수 없는 자유로움과 독립적인 성품이 예술가들의 기질과 어울렸기 때문이다. 체리필터의 노래 ‘낭만 고양이’는 “거미로 그물 쳐서 물고기 잡으러” 슬픈 바다로 떠난다. 도시의 추함과 아름다움을 모두 맛본 도시의 고양이가 바다로 떠나는 이유는 “자유로워지고 싶어서”다. 장샤오위안은 아무 책이나 가리지 않고 먹는 책벌레가 아니라 책 읽는 자유를 맛보고 싶은 ‘낭만 고양이’다. 하루 종일밖에 나가지 않고 사방에 책이 가득한 서재에서 보내는 일이 소원이라는 그의 말에 애서가라면 크게 공감할 것이다. 서재는 아무 책이나 펼칠 수 있는 자유를 만끽하면서 사유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이다.

 

우리는 고단한 삶에 쫓기고, 분요한 일상에 치여 낭만과 여유를 저당 잡힌 채 참 재미없게 살아왔다. 그러기에 우리 인생은 항상 또 다른 일상탈출을 꿈꾸며 사는지 모르겠다.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는 사람들의 말은 독서를 싫어해서 만들어 낸 좀스러운 변명이 아니다. 우리는 너무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하루에 몇 분씩 시간을 내서 읽어보기도 하고, 정독할까 속독을 할까 고민도 해보지만 바쁜 일상에서 책 읽는 시간을 내는 건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스마트폰에 밀리고 TV에 밀리고 독서는 언제나 다음에, 다음에, 할 일 목록이 된다. 그렇게 우리는 책으로 즐겁게 놀이하는 능력을 잃어버린다. 과연 다음에 태어나서 자라나게 될 아이들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서 책과 도서관을 기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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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ette 2015-05-12 2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 어릴 때는 책 읽는게 좋아서 서점과 비디오 대여점과 빵집을 한 건물에 차리고 그 건물 꼭대기에 살아야지 했었어요 (쓰고보니 어릴 때 부터 욕심이 짱 많았네요) 책으로 노는 법을 잊어간다는데 공감해요. 글재주는 원래부터도 없었지만 읽는 재주마저도 요샌 시들합니다. ㅜㅜ 반성하고갑니다.

cyrus 2015-05-13 22:48   좋아요 0 | URL
책 보고, 음식 먹고,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최상의 복합 공간이군요. ㅎㅎㅎ 저도 가끔 독서에 대한 열정이 시들해지는 시기가 찾아와요.

blanca 2015-05-13 09: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에 교보문고만 가면 가슴이 벌렁거리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 나중에 돈 많이 벌어 읽고 싶은 책 다 살 거라고 했던... 잘 읽고 갑니다.

cyrus 2015-05-13 22:51   좋아요 0 | URL
역시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거의 다 비슷하군요. 학창 시절에 좋은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면 나중에 돈 모아서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중고서점에 가면 도서관에 빌려 읽은 책들을 고르기도 합니다. ^^

붉은돼지 2015-05-13 10: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다카시의 고양이 빌딩을 보고,,,,물론 직접 본 건 아니고 책으로 말이죠 ㅎㅎㅎ 너무 부러워서 막 눈물을 흘리며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ㅎ
저런 비슷한 뭐라도 하나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데...제 일생의 로망이죠 ㅋㅋㅋ

cyrus 2015-05-13 22:53   좋아요 0 | URL
고양이 빌딩 도면이 있는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를 대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읽었는데, 이때부터 제가 책을 소유하고 싶은 갈망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했어요. ^^

낭만인생 2015-05-13 14: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감명 읽게 읽었는데 서평은 당최 쓰지를 못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cyrus 2015-05-13 22:55   좋아요 0 | URL
저도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읽고 나면 그것에 대한 서평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

sslmo 2015-05-13 17: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명품백이나 가방 이딴건 알지도 못하지만, 아직도 책을 사들이기 위해 온갖 궁리를 하는지라...
요즘은 완전 자중자애하고 있습니다. 될 수 있으면 지름신 근처에는 가지말자. 오랫만에 북플에 들어오니 또 지름신 작렬입니다여. 사들이는건 둘째고 언제 읽을려고 이러는건지, 원~ㅠㅠ

cyrus 2015-05-13 22:57   좋아요 0 | URL
북플은 로그인해서 들어오기만 하면 책 표지가 먼저 눈에 보여요. 그래서 관심 있는 책을 발견하기가 더 쉬워졌어요. ^^;;

해피북 2015-05-13 2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렸을때 도서관 에서 오분거리에 산적이 있어요 동생과 손잡고 책도 빌려오고 연체하면 혼날까봐 서로 책 반납 미루기도 했는데 지금처럼 책이 애뜻하게 느껴지 못했던 시간이라 넘 아쉽게 느껴지더라구요. 동생하구 종종 이야기하는데 그때가 정말 좋았는데 왜 그걸 몰랐을까 하는 이야기 많이해요ㅋ 지금이라도 도서관 옆으로 이사가면 참 좋겠어요^~^

cyrus 2015-05-13 22:58   좋아요 0 | URL
제 동생은 가끔 저에게 본인이 읽고 싶은 책을 빌려달라고 부탁합니다. 바쁘면 도서관에 갈 시간도 부족해져요. 도서관을 자주 갈 수 있었던 학창 시절이 그립습니다. ^^
 

 

 

 

 

 

 

알뜰한 주부는 장 보는 습관부터 다르다. 생활 속에서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고 아낀다. 똑똑한 장보기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쉬운 방법은 ‘장바구니 목록’을 활용하는 것. 꼭 필요한 물품만 목록에 작성하면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초특가 기획 판매’라는 유혹이 곳곳에 널려 있다. 아무리 쇼핑목록을 작성하고 ‘불필요한 물건은 눈길도 주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한다 하더라도 커다랗게 적힌 ‘할인 판매’라는 글자 앞에서는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게 주부의 마음이다. 생활비 지출을 줄이려면 ‘장바구니 목록’을 작성하는 습관을 갖고, 목록에 있는 물건들만 사야겠다는 약속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결국, 내 마음 속에 있는 ‘지름신’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장바구니 목록’을 작성하는 일은 시간과 돈을 절약하는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들기도 한다. 최근 미국 의학저널에서는 장바구니 목록 작성이 건강과 체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이 실렸다. 먹거리를 사기 전에 미리 장바구니 목록을 작성하면 더 건강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장바구니 목록을 작성하는 사람과 목록을 작성하지 않고 시장에서 즉석 구매를 하는 사람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체중을 분석한 결과, 즉석 구매를 한 사람의 체중이 목록을 작성한 쪽보다 2kg 이상 많았다. 이 실험만 가지고 장바구니 목록 작성과 체중의 상관성을 명확히 규정을 내리기 어렵지만, 장바구니 목록을 작성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건강에 해로운 음식을 충동적으로 구매할 가능성은 적다.

 

그렇다면 애서가가 책을 사기 전에 장바구니 목록을 만든다면 지름신과의 싸움에 승리할 수 있을까? 나는 반반이라고 생각한다. 충동구매의 유혹을 이겨내려는 강인한 의지만 있다면 지름신을 쫓아낼 수 있지만, 유혹의 손아귀에 빠져나오지 못하면 목록을 만들어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나는 인터넷 서점을 애용하는 독자의 장바구니(또는 보관함)에는 사야 할 책이 꽉꽉 차 있다. 주로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책을 고르긴 하지만 가끔 자신도 모르게 장바구니에 담는 책들이 있다. 이런 경험은 한 번쯤은 있으리라 생각된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 가입한 지니는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하고 자신의 회원 계정에 있는 장바구니에 담았다. 그다음에 다른 책들도 둘러보고 역시나 마음에 드는 책을 몇 권씩 고른다. 너무나도 읽고 싶은 책이 많아서 이것저것 장바구니에 넣으면 저장된 책이 수십 권 이상 족히 넘어간다. 지니는 장바구니에 쌓여가는 책들을 보며 달콤한 설렘과 고민을 동시에 느낀다. 이 많은 책을 다 사고 싶은데 이 중에서 무얼 사야 할까? 한참 동안 생각하던 지니는 한 달 전에 읽고 싶어서 장바구니에 담은 책은 사지 않고, 몇 분 전에 ‘자스민 공주’라는 닉네임이 운영하는 알라딘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모 작가의 신작 도서를 구매했다. 지니가 책을 장바구니에 담았다는 것은 구매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지니는 구매의사가 있었던 책을 구매하지 않고, 장바구니에 포함되지 않은 책을 구매한다. 이런 구매 성향을 반복할수록 장바구니에 저장한 책은 점점 많아질 뿐, 정작 사지 못한다.

 

책 사는 비용 지출을 절감하기 위해 정말 원하는 책만 장바구니에 저장하는 애서가도 있지만, 대부분 자신이 찜을 한 책보다는 유명 서평가나 블로거가 추천하는 책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도서정가제가 시행되기 전, 알라딘에 반값 할인이 허용되었던 시절에는 장바구니는 무용지물이었다. 나는 신간보다는 구간도서(판 끊어진 책도 포함)를 사는 편인 데다가 충동구매를 할 때도 있어서 장바구니 기능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 북플의 ‘읽고 싶은 책’ 기능은 알라딘 보관함에 연동되었는데 현재 87권의 책이 저장되어 있다. 북플을 처음 시작했을 땐 ‘읽고 싶은 책’ 기능을 이용했지만, 요즘은 쓰지 않는다. 북플에서 만난 이웃들 덕분에 읽어볼 만한 책들을 많이 알게 되어서 ‘읽고 싶은 책’에 저장했지만 부끄럽게도 구매한 책은 단 한 권도 없다. 그렇지만 읽고 싶거나 사고 싶은 책들을 엑셀에 써넣는다. 관심 있는 책들을 나름대로 분류하고 목록으로 만든다. 엑셀로 만든 목록은 스마트폰에 저장하여 오프라인 서점이나 헌책방에 책을 살 때 참고한다.

 

 

 

 

 

 

 

 

 

 

 

 

 

 

 

 

 

 

알라딘의 장바구니, 보관함, 마이리스트 그리고 북플의 ‘읽고 싶은 책’ 기능은 책과 관련된 ‘목록’ 그 자체다. 지금도 누군가는 장바구니에 읽고 싶은 책을 보관하며 어떤 이는 ‘마이리스트’를 만들어 관심 있는 책을 따로 정리하고 있다. 북플에 이제 막 가입한 사람은 ‘읽고 싶은 책’을 몇십 권씩 골라서 체크할 것이다. 우리가 목록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심리 속에는 인간의 소유 욕망이 꿈틀대고 있다. 고대인들은 우주처럼 한계가 없는 대상을 마주쳤을 때 그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대상의 속성을 무한히 나열했다. 반면 우리는 한계 없는 소유 욕망을 마주쳤을 때 간접적으로 충족하기 위해 사물을 끊임없이 나열하고 있다. 목록의 무한성은 현기증을 불러일으킨다. 난장판처럼 흩어진 세계에 질서를 부여하려는 욕망은 목록 작업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되듯이 책을 소유하고 싶은 애서가 혹은 장서가는 목록 작업으로 소유 욕망을 해소한다. 점점 양이 많아지는 목록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애서가는 혼돈에 이르고 만다. 목록에 포함된 이 많은 책 중에 무엇을 사야 하나. 움베르토 에코는 목록의 무한성을 즐거운 혼돈으로 받아들이고 즐기자고 말한다. 애서가는 책을 장바구니나 보관함에 저장하면서 즐겁고도 괴로운 고민에 빠진다. 장바구니에 하루에 몇 권씩 늘어나는 책들을 보면서 언제 살 수 있을지 한숨 쉬며 걱정한다. 여기서 무언가를 더 읽으려는 욕구가 솟아난다. 독서 욕구는 애서가의 본능이며 책에 대한 사랑의 한 형태이기도 하다. 오늘도 책의 유혹에 벗어나지 못하는 애서가 동지들이여, 즐거운 혼돈을 즐기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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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5-05-11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구입에 파산 직전입니다. ㅠㅠ 요즘 대부분 중고 책 나오길 기다리며 추가 구매 억제 중 입니다.

cyrus 2015-05-12 20:49   좋아요 0 | URL
저는 신간도서를 언제 구입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매주 알라딘에 접속하면 읽고 싶은 신간이 한 두 권씩 발견하는데 샀으면 아마도 책값이 10만 원을 넘었을 겁니다. ^^;;

붉은돼지 2015-05-11 2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같아서는 책장에 무슨 부적이라도 하나 붙여야할것 같아요 ㅠㅠ

cyrus 2015-05-12 20:51   좋아요 0 | URL
지름보살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5-11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런 글 좋네요. 지름신이 강한 이유가 있었군요. 지름신 강림하고 나면 항상 후회`를... 10권 사면 7권은 사지 말아야 할 그냥 그런 책을 요즘 계속 구매하게 되네요.... 확률이 무척 떨어졌습니다. 고민 중입니다. 확률을 높일 방안을 모색해야 겠어요.

cyrus 2015-05-12 20:53   좋아요 0 | URL
사지 말아야 할 책을 사고 나면 그 중에 몇 권은 안 읽거나 중고서점이나 헌책방에 파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제 경험입니다. ^^;;

개암나무 2015-05-11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플에도 여러 기능이 있네요. 눈팅용으로만 써서 아직은 뭐가 뭔지..

cyrus 2015-05-12 20:56   좋아요 0 | URL
저도 북플은 눈팅용이라서 북플로 글이나 사진을 올린 적이 한번도 없어요. ㅎㅎㅎ

에이바 2015-05-11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보관함보며 배부르다고 착각(?)을 유도합니다. 잘 되진 않는 것 같지만요;; 반값 세일 때는 괴롭지만 행복했는데요... 요즘은 북플 때문에 보관함 터질 지경입니다. ㅠㅠ 따로 목록을 만드는 건 좋은 생각이에요. 팁 고맙습니다.

cyrus 2015-05-12 21:01   좋아요 0 | URL
알라딘 장바구니나 보관함은 로그인하면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어서 사지 않은 책들을 보면 신경이 쓰여요. 목록은 책을 살 때만 확인합니다. 이렇다보니 신간도서보다는 이미 사놓고도 읽지 않은 책에 더 관심 가게 되더라고요. 에이바님에게 제 방법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만병통치약 2015-05-11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장바구니에 책 500권 가격으로 천 만원 어치 있습니다. ㅋㅋㅋㅋ

cyrus 2015-05-12 21:04   좋아요 0 | URL
장바구니 안에 있는 책 500권 중에 몇 권은 절판되거나 품절되었을 겁니다. ㅎㅎㅎ

돌궐 2015-05-11 2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레나에 투입할 검투사들의 신체와 나이, 치아 상태들을 점검하기 위하여 인력시장(도서관)에 먼저 신청해서 간을 봅니다. 그래도 쓸만하다 싶으면 그제서야 사지요. 아 물론 가끔 스파르타쿠스급이 뜨면 바로 사긴 합니다.

cyrus 2015-05-12 21:07   좋아요 0 | URL
스파르타급! ㅎㅎㅎ 비유가 아주 좋습니다. 이런 책은 표지만 봐도 고릅니다.

수이 2015-05-11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기기 쉽지 않아 ㅋㅋ

cyrus 2015-05-12 21:08   좋아요 0 | URL
요즘 신간도서를 즐겨 읽으시던데 배부른 소리를 하십니다. ㅎㅎㅎ

지금행복하자 2015-05-12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손꾸락을 부여잡고 있습니다. 숙제를 해야해서요~ ㅎ
장바구니는 담아만 두는걸로~~~

cyrus 2015-05-12 21:12   좋아요 0 | URL
장바구니 기능은 책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요물 같은 존재인 것 같습니다. 사고 싶은데 망설이거나 미루면 장바구니에 담으면 그만이잖아요. ㅎㅎㅎ

transient-guest 2015-05-12 0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을 늘 줄이고 줄여봐도, 금방 채워집니다. 다른 취미를 끊고 책에만 올인해도 모자랄 지경이네요.

cyrus 2015-05-12 21:14   좋아요 0 | URL
저는 신간도서는 구입하지 않지만, 헌책방이나 중고서점에 있는 구간도서를 구입하고 있어서 여전히 책 욕심을 줄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

럭키언니 2015-05-12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배송중...

cyrus 2015-05-12 21:15   좋아요 0 | URL
`배송중`이라는 단어만 보면 책이 얼른 집에 도착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