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늘 지겨운 일상에서 떠나고 싶어하면서 ‘노바디‘는 또 되기 싫은 ‘썸바디‘의 한가한 신세 타령. 인용은 지겨웠고 자화자찬은 민망했으며 합리화에 가까운 과도한 의미부여에 적응이 힘들었다. 여행은 결국 자기 뒤통수를 돌아보는 것이라는, 그 뻔한 얘기를 이토록 길게 할 수 있다니.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프리쿠키 2019-10-12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돌궐님과 비슷한 느낌 들었습니다.~ 즐주말 되세요^^

2019-10-12 16: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르부아르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휘몰아치는 이야기, 춤추는 캐릭터. 매캐한 화약 냄새가 가득했던 1차대전 참호 속 땅개 두 마리, ‘깨진얼굴‘과 ‘말대가리‘가 펼치는 미친듯한 스펙타클. 더러운 권력과 부패한 기득권들을 향해 날리는 이 세상 ‘말단‘들의 속시원한 어퍼컷. 똥마려운 개새끼처럼 조바심과 긴장감으로 책장을 넘겼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돌궐 2019-10-11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어 전공자에게 물으니 원제의 정확한 발음은 대략 ˝오흐부와 라오˝ 정도란다.

수다맨 2019-10-17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후반부에 있던 문장이 생각납니다.
˝이제 남은 사람은 조제프 메를랭이다. 아무도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 그 사람 말이다.˝ (664쪽)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인물은 조제프 메를랭이었습니다. 이 소설 속 다수 인물들은 약자이건 강자이건 이익 추구라는 욕망에 치우쳐서 행동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사람만큼은 끝끝내 그것에 굴복하지 않고 최후의 양심을 지킨 인간으로 남았습니다. 소설 읽기, 나아가 인류사 읽기란 사실은 인두겁을 쓴 괴물들의 악의와 악행을 되돌아보는 행위라는 생각마저 듭니다만, 그래도 메를랭 같은 사람이 (만인에게 잊힐지언정) 어디에나 있기에 세상이 더 망가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돌궐 2019-10-17 22:54   좋아요 1 | URL
네 저도 메를랭의 마지막 처신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사실 이 책은 수다맨 님 서평을 보고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감사드린단 말씀을 드려야했었네요.

수다맨 2019-10-18 11:00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ㅎㅎㅎ 이 책의 진가를 알아주시는 분이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댓글을 달았습니다.
 
오만과 편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8
제인 오스틴 지음 / 민음사 / 200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완곡어법, 사교어, 의례적 칭찬, 능청, 비아냥, 돌려까기, 빗대어까기, 논점흐리기 등등 모든 영어권 수사법이 여기 다 적힌 거 같다. 소설은 그것이 쓰여진 시대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매우 쓸모있는 자료이며 더 뛰어난 소설은 그 문장 하나하나까지 수없이 곱씹게 한다. 그래서 고전이 아닐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9-10-09 1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11월
평점 :
품절


현란하고 유려한 문장들과 깊이 있는 성찰. 진짜 실력을 드러내는 인용들과 얼마간의 오만함도 보이는데 스스로도 그걸 잘 안다. 뭔 헛소리가 이리 긴가 싶다가도 어떤 건 또 끝내준다. 뱃살과 설거지에 대해 이처럼 심오한 사유를 보여준 사람이 있었나 모르겠다. 영화 평론은 어려워서 못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검찰 개혁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하고, 도를 넘은 과잉 수사 인정하지만, 이 모든 게 진영 논리로 귀결되며 정세 구조의 문제일 뿐 아직까지는 도덕성에 문제 없다고 쉴드치는 것에는 동의하지 못한다. 털고 또 털어봐야 겨우 양산집 처마밖에 안 나오는 문통급 청렴 카타르시스까지는 아니더라도 고의는 아니었을 거란 심증 쯤은 주었어야 할 거 아닌가. 패션좌파들은 말뿐이었다는 배신감을 간신히 억누르며 마지못해 동조하고 있는데 우쭐대며 저급하게 입 털어서 환멸감마저 들게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

고개만 끄덕이는 것으로 충분할 때는 절대로 말하지 말라는 충고에 따르자면 여기 이렇게 경박하게 글 올리는 것도 삼가고 모른 척해야겠지만, 세상의 그 무엇에도 걱정하지 않는 무관심은 무지(無知)와 함께 모든 악의 근원이라는 또 다른 가르침에 용기를 얻어 기어이 한 마디 내뱉는다. 

아무리 털어도 나올 것 하나 없고 나올 수 없는 사람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지 정말 모르는 건가, 아니면 정치적 영향력이 미미한 을의 생각이므로 아랑곳하지 않는 건가. 스스로 떳떳하지 않으면 나대지 말고 제발 그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같은 입 좀 다물어라. 그렇게 입 털고 똥 싸고 앉아 있으니 때는 이때다 싶어 분탕 세력들이 똥파리떼처럼 꼬이는 거 아닌가. 

아, 그러고 보니 세상이 원래 이런 시궁창이었음을 나만 몰랐던 건가? 어쩌다 이런 감각 팔푼이가 됐는지 모르겠다. 감각의 역사를 다룬 책이 이번에 새로 나왔다던데, 그거나 파면서 내 지각과 감관에 문제가 있었는지 알아보고 싶다. 아무튼 미학자의 입장에서 도덕적으로 선하지 못한, 다시 말해 아름답지 못한 자들을 지지하기란 몹시도 어려웠을 것이다. 그의 진중하고 의연한 대처에 응원을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