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의 대담한 경제 - 대한민국 네티즌이 열광한 KBS 화제의 칼럼!
박종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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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우리 주변에는 경제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거시경제를 분석한다는 경제학자부터 증권투자 전문가는 물론 부동산 전문가라며 나서는 사람들이 넘치고 있다. 문제는 전문가들이 많은데 우리 살림은 왜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한숨만 나온다. 혹자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물가, 환율, 주식, 부동산 등 경제가 다양하게 맞물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해줄지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대부분 사람들의 판단력을 더욱 흐리게 하고 있다.

 

외환위기로 우리나라가 어두운 절망의 터널 속에서 헤매던 1997년, 이 암울한 상황을 오히려 축복이라고 주장하는 경제 전문가들이 있었다. 그들은 이 외환위기가 스스로 치유능력을 상실한 한국 경제를 한꺼번에 뜯어고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봤다.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고질적인 부동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투기 열풍에 휩싸여 폭등하는 땅값과 집값은 서민생존을 위협하고, 경제를 피폐화하는 원인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에 벗어난 지 십여 년이 지난 지금, 국가적 재앙을 감내해서라도 고삐를 잡고자 했던 부동산은 어떻게 되었는가. 외환위기 탈출 이후 경제가 회복세로 들어서면서 국민의 실질 소득이 증가했고, 한때 급락했던 집값도 다시 상승했다. 강남권의 전셋값은 강북권보다 오름폭이 두 배 이상 커졌고, 전셋값이 폭등할수록 중산·서민층의 경제적 여건을 급속히 악화시킨다. 과도한 빚을 내면서까지 무리하게 부동산에 투자하고, 집값 상승을 낙관적으로 믿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선택이다. 치솟는 전셋값을 감당 못 해 서울을 빠져나가는 인구가 13년 만에 가장 많았다고 한다.

 

경제파탄의 비극이 점점 다가오는 심각한 상황임에도 왜 부동산 투기와 폭등세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것일까. 그 대답은 부동산이 경기를 띄우는 가장 손쉬운 수단이기 때문이다. 건설경기의 미세한 변화도 즉각적으로 내수경기에 영향을 미친다. 물론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장기불황의 늪에 빠져버린 일본의 경우에서 보듯이 폐해 또한 막대하지만, 정책 당국자들에게는 당장 먹기에는 역시 단 곶감이 먼저다. 지금 우리 경제 상황은 10년 장기불황에 빠져들기 시작하는 1990년대 초반 일본경제의 복사판이다. 지금의 위기는 일시적으로 경제성장률이 2~3%대로 추락하는 문제가 아니다. 성장잠재력이 소진되고 경제규율이 붕괴하는 경제 시스템이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러한 경제 시스템의 위기를 경기순환상 문제로 안이하게 대처, 장기불황을 좌초했던 전철을 우리나라가 재현할 조짐을 보인다.

 

일본 정부는 1992년 부동산 버블붕괴 후유증으로 대규모 부실이 발생했지만, 근본적인 구조조정보다 손쉬운 단기부양으로 일관, 부실을 오히려 키웠다. 일본 대장성은 공적자금 투입을 단념했고 대신 123조 엔이 넘는 경기부양책에 매달렸다. 우리나라 정부도 수십 년에 걸쳐 누적된 문제가 외환위기를 초래했지만, 환란극복의 샴페인을 생각보다 빨리 터뜨리면서 장기 계획 없이 정책을 수행했다. 외환위기를 단기간에 극복했다는 업적에 대한집착이 1998년 말 이후 부동산 규제 장치들을 한꺼번에 무장 해제하면서 화를 불렀다. 한 달 사이에 몇 천만 원씩 뛰는 강남의 집값을 보면서 많은 사람은 “큰돈 벌기 쉬운 부동산”임을 절감한다. 부동산경기가 과열되어 투기가 발생해 사회문제로 번지면 역대 정부들은 그때마다 대증요법으로 화급하게 대책을 수립해서 밀어붙이는 식이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부동산 경기는 과열 아니면 장기침체라는 악순환을 거듭해왔다.

 

우리는 국민총생산(GNP)이 당연히 국민소득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매우 중요한 경제원리가 함축되어 있다. 우리가 생산한 만큼이 바로 우리 소득이라는 것이다. 선진국 국민의 평균 소득이 우리의 2~3배가 되는 것은 바로 그 나라 국민이 같은 시간 일을 해도 우리보다 2~3배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나라의 국민이 잘살게 되는 것은 그 나라 국민이 얼마나 부지런하게 생산적으로 일하는가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나라 국민이 얼마나 부지런하고 생산적인가는 그 나라 국민의 의식수준이나 근로의식보다는 그 나라의 경제제도와 정책에 달려 있다. 기업의 설비투자가 장기침체되는 가운데 시중의 넘치는 돈이 부동산 쪽으로 몰려 거품이 커지고 있는 것이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성장을 주도해온 수출의 취업유발계수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고, 일자리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투자가 부진해 투자의 고용창출력도 악화하고 있다. 성장잠재력이 약화하는 가운데 소비나 건설투자, 부동산 경기 등에 의존해 경제를 지탱해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옛날과 달리 성장을 해도 고용이 많이 늘어나지 않는다. 감세·규제 완화 등 친기업 정책을 통해 고성장을 달성하면 고용은 자연스럽게 창출된다는, 이른바 ‘트리클다운 효과’(낙수효과)는 성장 우선주의가 만들어 낸 신기루에 불과하다. 1990년대 초반부터 이 효과의 허위가 증명되기 시작했고,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그 효과는 갈수록 흐려지고 있다. 정부정책의 근본 마음이 달라져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KBS 경제전문기자 박종훈은 기업 투자가 성장을 촉진할거라고 믿는 정부의 경제정책이 절대로 경제를 살릴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대담한 경제 전략을 제안한다. 정부가 돈을 풀어야 할 대상은 재벌이 아니라 일자리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 특히 청년들이라고 주장한다. 정부는 지금까지 법인세 감세, 투자세액공제 등을 통해 대기업에 대규모 지원을 해줬지만, 대기업들은 오히려 고용을 계속 줄이고 있다. 이제는 그 돈으로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에 지원금을 주고, 구직자와 실업자를 위한 고용 안전망을 확충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성장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고용 중심주의’ 정책을 얼마나 힘 있게 추진해 나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앞으로 이 문제는 다음 대선 혹은 총선을 앞두고 우리 경제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가에 대한 논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정치적 위기를 포퓰리즘으로 돌파하려는 의도로 내세우는 정책은 곤란하다. 경제문제는 하고 싶은 것 다 못 하고, 가지고 싶은 것 다 못 가진다는 물질적 제약에서 기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지와 구호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의지보다는 문제 해결 능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 한국경제는 생존기반을 확보하느냐 잃어버리느냐의 칼날 위에 서 있다. 국민은 투표권으로 한국경제의 생존기반을 확보하는 정책을 지지할 수 있다. 박 기자의 칼럼을 읽는 기성세대는 그의 제안들을 보면서 ‘맞다, 맞아!’라고 감탄만 하지 마시라. 만약에 박 기자의 제안이 공약으로 제대로 나온다면 지지하는 마음을 표심으로 보여주시라. 누가 정말 우리를 더 잘살게 해 줄 수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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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5-11-16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오랜만이라 넘 반갑습니다. ^^
며칠 아프신 것은 어떠세요? 쾌차 하셨나요?

cyrus 2015-11-17 19:51   좋아요 0 | URL
약간 몸살 기운이 있었는데 이틀 푹 쉬니까 금방 회복되었습니다. 밤 늦게 자는 일이 많아지니까 몸이 지친 것 같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yureka01 2015-11-16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절한 댓글인지는 모르겠으나.
경제학자는 밥먹고 사는 게 경제 예측보다는
경제를 다룬 책팔아서 먹고 산다고 하더군요...
인간의 탐욕이 경제를 빙자한 화폐제도인데
차라리 심리학자가 경제를 더 꽤뚫지 싶더군요..

몸은 좀 괜찬으신건가요?

cyrus 2015-11-17 19:55   좋아요 0 | URL
경제학자 대부분은 책을 써서 팔거나 신문에 글을 실어서 정권이나 기업에 아부하는 부류일 겁니다.

크게 아픈 게 아니라서 감기에 걸리진 않았습니다. 요즘 날씨가 변덕스럽습니다. 이때 건강 조심해야 됩니다. ^^

인디언밥 2015-11-16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안올라오나 기웃기웃 했었는데, 아프셨군요. ㅠ

cyrus 2015-11-17 19:56   좋아요 0 | URL
그냥 스마트폰을 멀리했을 뿐인데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군요. 고맙습니다. 내일 또 비가 내리면 날씨가 쌀쌀할겁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

AgalmA 2015-11-16 2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기업이 주주 중심 체제인 걸 생각해야 합니다. 이윤이 많이 나면 주주의 배당금으로 더 돌아가죠. 게다가 외국인 투자자가 많은 것도 감안해야 하고요. 세제 혜택으로 기업의 투자확대를 도모한다? 그건 성장주의 시대 옛말이죠. 전세계적 경제 침체기에, 고도로 금융 자본화된 현재 시점에서 국내 내수를 활발히 하는 게 더 관건이죠. 기업 세제 혜택을 줄이고 그걸 노동자에게 가게 만들어 돈을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한국 정부가 몰라서 안 하고 있는 것도 아니겠지만....

아프셨다니 좀 나아지셨는지...

cyrus 2015-11-17 20:01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그런데 요즘 노동자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를 보면 알면서도 일부러 외면하는 것 같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약간 몸살 기운이 있었는데 금방 나았습니다. 내일 비가 내리려고 해서 그런지 밤 공기가 차갑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

붉은돼지 2015-11-17 0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뜸하시다고 생하고 있었는데...아프셨군요.... ㅜㅜ
cyrus 님의 건승 건필을 기원합니다.^^

cyrus 2015-11-17 20:02   좋아요 0 | URL
심할 정도로 아프지 않았습니다. ㅎㅎㅎ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나를 위한 교양 수업 - 내 힘으로 터득하는 진짜 인문학 (리버럴아츠)
세기 히로시 지음, 박성민 옮김 / 시공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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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또 인문학 타령인가?”

 

출판사가 보내준 신작 도서의 제목을 보자마자 탄식이 저절로 나왔다. 책 제목은 이렇다. 《나를 위한 교양 수업》. 우리나라는 정말 인문학을 사랑하는가 보다. 독자들의 환심을 사려고 아예 ‘스티브 잡스의 인문학’이라는 문구를 달았다. 책 뒤표지에 리버럴 아츠(Liberal Arts)와 기술의 교차를 강조하는 잡스의 말까지 책의 추천사처럼 나와 있다. 잡스로부터 시작된 인문학 열풍이 지난 지가 언젠데 잡스의 터틀넥 티셔츠 옷자락을 붙잡고 인문학 ‘장사’를 한다. 인문학을 논할 때 잡스를 추켜세우는 일은 곤란하다. 그가 죽어서도 생전에 남긴 아이디어 유전자는 세상을 움직이고 있다. 아이팟, 아이폰 등이 꾸준히 팔려나가고 있다. 잡스의 위대한 유산을 깎아내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잡스의 이름에 기대는 인문학은 사람들에게 편견을 심어준다. 잡스처럼 ‘성공한 장사꾼’이 되려면 인문학을 알아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 삶을 성숙하게 해주는 인문학의 의미는 사라지고, 부를 거머쥐게 하는 인문학이 강조된다. 성공 지상주의 사회에서 인문학은 성공과 명예를 끌어모으는 마법의 자석이 된다.

 

잡스의 성공 신화가 너무나도 유명해져서 그런지 ‘스티브 잡스의 인문학’이라는 단어가 불편하게 느껴진다. 성공을 위한 인문학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리버럴 아츠를 소개하는 책의 앞표지에 ‘스티브 잡스의 인문학’을 전면으로 내세우는 저자 혹은 출판사의 의중이 심히 의심스럽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이 책을 끝까지 읽어보면 스티브 잡스의 이름이 한 번도 언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혹시 이 책에 스티브 잡스가 나오는 문장을 발견한 분이 있다면 댓글로 쪽수를 알려주시라. 확인되면 잘못된 내용을 삭제하고 바로 잡겠다) 리버럴 아츠는 원래 고대 그리스 귀족들이 배우는 기초 교양 과목을 의미했다. 오늘날에는 인간의 정신을 자유롭게 갈고 닦는 데 도움이 되는 폭넓은 교양을 의미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자연과학, 철학, 문학, 음악 등 경계를 두지 않는 전방위로 분야를 이해하는 것이다.

 

책을 쓴 사람은 법관을 지낸 적이 있는 세기 히로시다. 현재 메이지대학 법과대학원 전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는데,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많다. 그는 칠순을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오프스프링(The Offspring)의 펑크 록을 즐겨 듣는다. 그래서 책에 드러내는 저자의 생각에 꼰대 느낌이 나지 않는다. 저자는 교양을 어렵게 생각하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너그러이 이해해주기도 한다. 교양을 난해한 용어를 써가면서 가르치는 학자와 미디어를 비판하면서 교양이 남에게 과시하는 수단을 전락해버린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다. 이런 현상이 젊은이들이 교양을 기피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저자는 권위에 속박되지 않으려면 무경계의 분야를 다루는 리버럴 아츠를 몸에 익혀 구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카를 만하임의 ‘지식과 사상의 존재 피구속성’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면서 틀에 박힌 사상이나 사고방식에 갇힌 협소한 시야가 아닌 자유롭게 수정과 보완을 실행하는 전체적인 시야를 가진 지식인의 역할을 강조한다.

 

책의 2부는 자연과학(생물학, 뇌신경과학, 정신의학), 3부는 철학, 인문사회, 논픽션, 4부는 예술(문학, SF, 영화, 음악) 등으로 구성되어 살아가면서 알아두면 좋은 리버럴 아츠 분야를 소개하고 있다. 각 분야의 기초적인 성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며 각각의 장이 끝나면 저자가 추천하는 도서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저자의 관심사가 많이 반영되어 있다는 점이다. 3부에서 저자가 추천하는 역사학자는 필립 아리에스뿐이었고, 정신의학을 설명하는 장에 칼 융을 소개하는 비중이 프로이트와 아들러보다 너무 적다. 저자의 소개만으로 지적 갈증이 채워지지 않는다면, 우리 독자 스스로 해갈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책 제목이 ‘나를 위한 교양 수업’이다. 독자가 직접 교양(culture)이라는 이름의 밭을 경작할 줄 알아야 한다.

 

책 구성면에서 부족한 점이 역력하지만(스티브 잡스를 끌어들이는 홍보 문구가 아니었으면 심심한 책인데도 더 좋게 봐줄 수 있었다), 리버럴 아츠를 배우면서 얻게 되는 진짜 가치를 아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리버럴 아츠를 통해서 자신만의 사고방식을 관철해 나아가는 힘, 그리고 살아가면서 생각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성공에 초점을 맞춘 인문학 풍조가 팽배한 우리 사회에 충고하는 말처럼 들려진다. 리버럴 아츠를 배우려는 방법은 간단하다.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면 된다. 고전 한 권을 독파해서 베껴 쓰는 방법만 인문학을 깊이 이해하는 방법이 아니다. 자기 생각이 옳다고 고집부리는 인문학 장사꾼들이야말로 세기 히로시가 경계하는 ‘지식과 사상의 존재 피구속성’의 함정에 빠진 자들이다. 이들은 인문학을 자신의 명예를 드높이기 위한 선전으로 활용한다. 리버럴아츠는 특출한 재능을 가진 천재들만 배우는 교양이 아니다. 오히려 저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천재들도 생전에 악평을 받았으며 보통 사람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한다. 천재들이 만든 고전을 권위 있는 글로 이해하는 순간, 그걸 비판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너무 어렵게 생각한다. 천재들의 특별 공부법을 그대로 따라 할 것을 요구하고, 자신이 진짜 ‘생각하는 인문학’이라고 강조하는 이 모 작가와 무척 비교된다. 인문학을 왜 배워야 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에게 이 모 작가의 책이 아닌 세기 히로시의 책을 소개하고 싶다.

 

그리고 이 모 작가에게 세기 히로시의 인문학을 권한다.

 

 

 

 

 

P.s 1) 88쪽에 올리버 색스의 사망 연도를 표기하지 않았다. 2쇄를 만들 때 반영했으면 좋겠다.

 

 

P.s 2) 출판사가 제공하는 서평 도서가 새로 만들어진 출판법(도서정가제와 관련되어 있음)으로 인해 사라진다는 비보를 접했다. 아마도 이 책이 마지막 출판사 서평 도서가 될 것 같다. 출판사가 서평 도서를 무료로 준다고 해서 그에 대한 답례로 무조건 칭찬 일색으로 쓰는 건 옳지 못하다. 책을 읽다가 잘못된 점이 있으면 서평으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 출판사 서평 도서 제공이 금지된 원인을 무조건 도서정가제로만 돌릴 수 없다. 출판사가 선호하는 홍보용 독자 서평이 쓰는 우리 독자들에게도 작지 않은 책임이 있다. 서평은 이 책을 읽으려는 독자들을 위해 쓰는 것이지 책 만드는 사람들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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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5-11-05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아니, 어제 <코파기의 즐거움>보다 별점이 낮습니다. 그럼 이 책은 대체...^^
2. 이 모 작가가 누군지 급 궁금해집니다. 비밀댓글로 부탁드려요. ^^
3. 출판사 제공 서평 도서 제도가 사라진다는 비보에 저도 많이 아쉽습니다.
4. 오늘도 독자를 위한 서평...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

2015-11-08 1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금행복하자 2015-11-05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자를 위한 서평. 감사합니다~
인문학을 이야기하는데.. 누가 저 혼자만을 위한 인문학이라고 하더군요~ 제가 이기적으로 보이나봐요 ㅎㅎ
그런걸보면 인문학의 남발이 좋은것만은 아니지 싶습니다~

cyrus 2015-11-08 16:33   좋아요 0 | URL
인문학이 좋다고만 열심히 말한 뿐, 현실은 시궁창에요. 대학교에서 인문학을 푸대접하는 열악한 현실이 달라지지 않는 이상, 요즘 인문학은 그냥 개인의 감정을 달래고, 맞추기 위한 사탕에 불과합니다.

지금행복하자 2015-11-08 16:43   좋아요 1 | URL
달래고 위안하기 위한 그런것을 인문학이라고 할수는 없죠~ 인문학의 가면을 쓰고 있을뿐.. 인문학의 쓴 맛을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책 많이 읽는다고 인문학을 한다고 할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이상하게 요즘은 책 많이 읽으면 인문학한다고 하더군요~
다독은 그저 다독일뿐..

cyrus 2015-11-08 16:50   좋아요 0 | URL
저랑 생각이 비슷합니다. 인문학을 강조한답시고 독서를 권하는 상황이 불편해요. 인문학 열풍에 기댄다고 해서 평소에 책을 멀리 하던 사람들이 책을 읽을까요? 읽는다고 해도 유명 저자의 책만 찾아 읽을 겁니다. 우리 사회는 베스트셀러 몇 권 읽어주면 나름 책 좀 읽는 사람으로 둔갑하기 쉬워요.

2015-11-05 1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08 1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5-11-05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잡스가 에플폰을 인문학에서 도출했다고 하니....돈벌이를 위한 인문학이 불같이 일어 났던..동기가 참 씁슬한 인문학바람이 못내 아쉽습니다.
그렇거나 말거나 지금 인문학이 진짜 인..사람을 위한 건지..속내는 돈을 위한 사람학문인지..분간하기도 어렵더군요,,

cyrus 2015-11-08 16:38   좋아요 0 | URL
정확하게 지적했습니다. 돈을 위한 인문학이라면 곧 기업, 혹은 기업에 소속된 사람들을 위한 학문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어요. 기업을 위한 인문학과, 또 다른 한쪽에 노동자를 위한 인문학(얼 쇼리스 식 인문학)이 따로 갈라져 있는 현실도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극히 현실성이 떨어질 수 있는 제 개인적 생각이지만, 인문학에도 계급 갈등으로 나눠지면 볼만 하겠습니다. 그러면 기득권자(대졸)들은 노동자를 위한 인문학을 ‘종북’ 딱지를 붙이려고 할 겁니다.

인디언밥 2015-11-05 2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래서 첫인상이 중요하군요. 흐~

그나저나 이xx님이 누군지 궁금해지네요. ㅋㅋ 저도 이씨인데 뜨끔.. ㅎ_ㅎ

정성듬뿍서평 잘 읽고 갑니당

cyrus 2015-11-08 16:39   좋아요 0 | URL
많이 궁금하셨을 텐데, 답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XX
X지X
XX성

fledgling 2015-11-05 2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결혼했죠~ 그분이 맞는듯..ㅎ

cyrus 2015-11-08 16:39   좋아요 0 | URL
잘 아시네요. ^^

stella.K 2015-11-06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당구 선수와 결혼했다는...!ㅋ
그런데 이 책 그 사람한테 권할 정도라면 평점이 높아야하는 것 아냐?
별 두 개 가지고 그 사람이 읽을까...?

cyrus 2015-11-08 16:46   좋아요 0 | URL
“이 모 작가에게 세기 히로시의 인문학을 권한다.”

이 멘트는 이지성 작가의 드립을 패러디한 겁니다. 개드립인거죠. 이지성 작가의 글 제목이 <지 드래곤에게 인문학을 권한다>(링크: 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935#)거든요. 이지성 작가 비판론자들이 이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깐 적 있었어요. 제가 링크한 글의 댓글 한 번 보십시오. 댓글이 더 재미있을 겁니다.

페크pek0501 2015-11-07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삶을 성숙하게 해주는 인문학의 의미는 사라지고, 부를 거머쥐게 하는 인문학이 강조된다. 성공 지상주의 사회에서 인문학은 성공과 명예를 끌어모으는 마법의 자석이 된다.˝
기억해 놓겠습니다. 좋은 글 읽고 갑니다. ^^

cyrus 2015-11-08 16:47   좋아요 0 | URL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yamoo 2015-11-08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을 보니 막 짜증나려고 합니다...ㅋㅋ
계속 이런 책들이 나오는 게 참으로 아이러니 합니다. 인문학자들은 죽어나가는데 말이죠..

근데 이 모작가 보고 바로 이지성 떠올렸더랬습니다..ㅎ

cyrus 2015-11-16 21:17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에 소위 본인 입으로 인문학을 한다는 사람으로 강 씨와 이 씨가 제일 유명하죠. 이 두 사람이 많이 알려지니까 시류에 편승해서 아류작들을 만드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어요. 씁쓸합니다.
 
코 파기의 즐거움 - 손가락 하나로 만나는 해방감
롤랜드 플리켓 지음, 박선령 옮김, 존 하이햄 그림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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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염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요즘같이 선선한 날씨는 반가워하지 않는다. 콧물, 코 막힘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준다. 코를 훌쩍거리는 소리는 옆 사람을 불쾌하게 만드는 소음이다. 조용한 독서실 같은 곳에서 유난히 코를 훌쩍거린다거나 코를 자주 풀면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집중력을 방해한다. 코가 막히면 코로 숨 쉬는 것이 불편하다. 특히 잠잘 때 입이 벌어져서 코를 심하게 곤다.

 

나는 비강 크기가 작은 데다가 비용 증세까지 있어서 콧속에 콧물이나 코딱지가 가득 있는 걸 싫어한다. 코가 막히면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 어렸을 때 코를 자주 팠다. 무조건 집에서만. 어린 시절에 어떤 친구는 코딱지를 파다가 다른 친구에게 들키는 바람에 놀림 받기도 했다. 그래서 아이들은 조심스럽게 빼낸 코딱지를 눈에 잘 띄지 않은 책상 밑에 몰래 붙여놓는다. 나도 그랬었다. 지저분한 이야기지만, 초등학생 때부터 사용한 책상을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데, 책상 밑에 살펴보면 굳어진 코딱지 덩어리가 있다.

 

지금부터 지저분한 이야기가 나올 예정이니 비위가 약한 분은 이 글을 끝까지 읽지 않길 바란다.

    

 

 

 

 

괴도 놈팡의 첫 번째 괴작 도서는 코 파기와 관련되어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모든 사람이 눈치 없이 자유롭게 코를 팔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 한다. 그리하여 코 파기의 즐거움(씨앗을뿌리는사람, 2005)이라는 황당한 책을 펴내게 된다. 이 책은 황당한 저자 소개로 시작한다. 책을 펼치기 전에 저자 이력을 꼭 확인해보시라.

 

 

저자: 롤랜드 플리켓

 

1934년에 펜실베니아 주 피츠버그에서 태어났다. 성 코털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한 뒤 로스앤젤레스로 옮겨가, 코 파기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 <소낭><점액>을 펴내게 되는데, 이는 그 때까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코털의 위치를 사상 처음으로 비과학(鼻科學) 주요 주제의 첫머리로 끌어올린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1976년에는 <머나먼 콧날>을 출간했고, 1979년에 영국의 의학 잡지 란셋'면봉-어디로 갔나?'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코 풀기에 대한 고찰을 담은 연구 논문 '후루룩, 카악, '1989년에 나왔다. 모교의 코 고고학과 명예 교수이자, 2006 현재 옥스퍼드 코파막파 대학에 특별 연구원으로 초빙된 상태다. 결혼해서 아들을 한 명 두었는데 그 또한 열성적인 코 파기 애호가이다.

    

 

주황색 겉표지를 걷어내면 예사롭지 않은 그림이 있는 속표지를 만난다. 오른쪽 콧구멍에 손가락을 넣은 여자의 이름은 모나리자가 아니라 코나리자. 저자는 코 파기의 역사를 소개한다. 기원전 사람들은 옆 사람 눈치 볼 필요 없이 실컷 코를 팔 수 있었다. 고대 이집트인은 코파기 행위를 상형문자로 기록했다. 그러나 코 파기가 금기 행위로 인식하게 한 결정적 사건이 일어났다. 영국의 웨섹스 지방을 통치하던 해럴드 왕은 코를 자주 파는 습관이 있었다. 그는 백성들에게 코 파는 습관을 권장하기도 했다. 1066년 노르망디 공국의 정복왕 윌리엄과 맞붙은 헤이스팅스 전투 중에 해럴드 왕은 전사하고 말았는데, 그의 죽음이 황당하다. 적군과 싸우는 도중에 해럴드 왕은 코 파기를 멈추지 않았는데, 자신에게 날아오는 적의 화살을 피하지 못해 그 자리에 죽고 말았다. 해럴드 왕의 죽음으로 인해 노르망디 공국은 승리했고, 윌리엄 왕이 영국 왕위를 차지한다. 윌리엄 1세가 되어 노르만 왕조를 연 그는 과거 해럴드 왕이 내세운 정책을 모두 폐지했다. 공공장소에서 코 파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을 만들어 선포했다. 이 법을 어기는 백성은 사형 선고를 받았다. 그 이후로 영국인들은 자신의 몸을 안전하게 숨길 수 있는 실내에서 코를 파게 되었고, 다수 사람이 모여 있는 공공장소에서 코를 파는 행위를 삼갔다.

 

 

 

 

 

 

여기까지 들으면 코 파기 행위가 억압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역사라고 믿게 되겠지만, 이 모든 이야기는 전부 이다. 코 파기의 역사를 다룬 책의 1장은 으로 시작해서 으로 끝난다.코 파기 애호가가 패러디 방식으로 만들어 낸 가짜 역사다. 저자는 우스꽝스러운 가짜 역사를 통해 인간의 원초적 행위인 코 파기가 허위의식으로 인해 불결한 행위로 여겨지는 현실을 비판한다.

    

 

 

 

 

 

2장부터 코 파기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코 파기에 관한 특이한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질문 못지않게 저자의 답변도 특이하다. 코 파기의 기본적인 기술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뭉쳐서 튕기기. 코딱지를 둥그스름한 알갱이처럼 만들어서 튕기면 된다. 아니면 코딱지를 먹어도 된다. 코를 파려면 엄지, 검지만 있으면 된다.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코를 파기 시작했으면 특별한 훈련 없이 자연스럽게 코 파기 능력이 숙달된다고 주장한다. 다만, 코가 붉게 부어오를 정도로 과도하게 코를 파는 행위를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그리고 타인의 코를 파는 행동을 금지한다. 그나마 이 내용이 정상적이다.

 

황당한 질문과 답변을 몇 개 골라봤다.

    

 

Q. 엄마에게 코 파는 법을 물어봐도 될까?

A. 귀싸대기를 맞고 싶지 않다면 참는 편이 낫다.

 

Q. 어째서 그런가?

A. 대부분의 여성이 그렇듯 여러분의 어머니도 자기가 코를 판다는 사실을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59)

 

Q. 코를 파기에 가장 적당한 시간은 언제인가?

사실 하루 중 어느 때나 상관없지만 다른 사람들이 앞에 있을 때가 가장 좋다. 점심시간이나 차 마시는 시간, TV 시청 도중이 코 파기 제일 좋은 때이며 교실, 버스, 기차, 지하철 안이나 사무실 등이 코딱지를 튕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볼 수 있다. 또 공식적인 만찬이나 환영회, 임관식, 무도회 등은 그야말로 코를 파기에 가장 완벽한 기회라고 볼 수 있다.

 

(60)

 

Q. 코 파기를 용인하는 조직들 중에 가입할 만한 곳이 있나?

A. 다음 단체들은 단순히 코 파기를 용인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국회, 덕수궁 보존 협회, 남산도서관 학생회, 한강고수부지 관리협회

 

(63)

 

 

국회를 제외한 나머지 조직명은 번역자가 국내 독자의 웃음 코드를 맞추기 위해 원문을 그대로 옮기는 대신 국내 독자가 이해하기 쉬운 조직명으로 바꿨다. 외국 만화를 우리나라 정서에 맞도록 번역할 때 많이 사용하는 방법으로 현지화 또는 로컬라이징(Localizing)’이라고 한다. 외국 단어를 억지로 한국 언어에 맞추다 보면 어색한 느낌이 날 때가 있다. 그 예가 바로 남산도서관 학생회.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에 학생 독서회는 있어도, 학생회는 없다. 학생회는 학교 내에 만들어지는 학생들의 모임이다 

 

Q. 누군가 코를 파지 말라고 한다면, 어떤 반응을 할 수 있을까?

A. 우선 용기를 가져야 한다! 사람들에게 코 파기 장면을 목격 당했다면상황을 여러분에게 유리하게 바꾸기 위해 다음과 같이 대꾸하면 된다.

 

이 멋진 색깔/크기/모양을 좀 봐!”

조용히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도 모두 내 코딱지를 달라고 할 거야.”

넌 코가 끊임없이 근질거려서 계속 만지고 싶어지는 그런 날 없어?”

이렇게 나서주다니 고맙기도 해라. 안 그래도 내 코딱지는 다 떨어진 참이었어.”

    

 

 

 

 

 

 

저자는 독자가 코 파는 기술을 이해할 수 있게 글로 설명하는 대신 간단한 그림으로 만들었다. ‘코르시카식 찌르기는 프랑스의 코폴레옹(저자는 코를 파는 나폴레옹을 코폴레옹이라고 우습게 패러디했다)’이 선호하는 코 파기 방식이다. 참고로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코 파는 기술은 맴맴 하강법이다. 손가락을 소용돌이처럼 돌려서 코딱지를 빼낸다. 사실 맴맴 하강법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자주 하는 방식이다. 특이하게 코를 파고 싶다면 삼지창 공략법을 추천한다.

 

다음부터 코를 파다가 사랑하는 이성에게 들기면 진지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해보라. “넌 코가 끊임없이 근질거려서 계속 만지고 싶어지는 그런 날 없어?” 이성이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서 당신의 코 파기를 사랑해주는 진정한 반려자인지 확인할 수 있다. 이성이 코를 만지고 싶어 하는 날이 있다고 인정하면 헤어지지말고 끝까지 잡아라. 당신의 코딱지를 사랑해줄 수 있는 여자다. 반대로 당신의 질문을 듣고 이성이 불쾌한 표정을 지은 채 당신의 뺨을 날린다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사람을 만나 보시길. 그리고 코 파는 모습을 연인에게 들키지 않도록 항상 주위를 잘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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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1-04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연필보다 더 특이한데요,^^;
cyrus님, 편안한 밤 되세요^^

cyrus 2015-11-05 18:32   좋아요 0 | URL
비밀독서단에 소개된 연필 책은 안 읽어봐서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코 파기 책이 더 특이합니다. 정말 읽고 나면 황당한 웃음이 나올 겁니다. ^^

북다이제스터 2015-11-04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내, 이런 책도 있었군요^^
쉬운듯 흥미를 끄는 내용은 모두 cyrus님 리뷰 덕분인 것 같습니다. ^^

cyrus 2015-11-05 18:33   좋아요 0 | URL
종이와 잉크가 아까운 책이었습니다. 빨리 절판된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 책의 원서도 절판되었더라고요. ㅎㅎㅎ

yureka01 2015-11-04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넵 큰거 나오면 시원 하거든요 ㅎㅎㅎㅎ재밌는 책입니다..ㅎ

cyrus 2015-11-05 18:34   좋아요 1 | URL
큰 코딱지를 ‘왕건’이라고 부릅니다. ㅎㅎㅎ

인디언밥 2015-11-04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악 배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진지하게 읽으면서 ˝헉 진짜야?! 사형?!˝ 이랬는데, 바로 밑에 뻥이라고 ㅋㅋㅋㅋㅋ
그리고 그림 엄청 웃기네욬ㅋㅋㅋㅋㅋ 코 후비는 사람 표정이 심각해서 더 웃긴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yrus 2015-11-05 18:35   좋아요 0 | URL
글과 그림 모두 특이한 책입니다. 다 읽고 나면 헛웃음이 나옵니다. ㅎㅎㅎ

transient-guest 2015-11-05 0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코파기를...시도때도 없이...즐긴답니다..

cyrus 2015-11-05 18:36   좋아요 0 | URL
솔직하게 고백하실 줄이야... ㅎㅎㅎ

stella.K 2015-11-05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 파기나 귀 파기가 묘하게도 쾌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야.
근데 귀 파기는 몰라도 코 파기는 정말 사람들 앞에서는 잘 못하겠더라.
근데 초등학교 때 대놓고 코를 파는 아이들이 몇있었어.
그들의 대범함과 자유로움이 혐오스러우면서도 부럽더라구.ㅋㅋ

cyrus 2015-11-05 18:38   좋아요 0 | URL
아이들은 순진해서 코를 파는 것과 코딱지 먹는 걸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아요. 부모님이 그걸 더러운 행위로 가르치는 순간, 아이들은 혼자서 몰래 코를 파요. 저도 코딱지 먹는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
 
소리 없는 빛의 노래
유병찬 지음 / 만인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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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새 소리는 묻지 않고서도 듣기 좋아하면서, 그림만은 왜 그토록 물으려 하는가.” 피카소는 자신의 그림에서 “보이는 것이 없다”고 투덜대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질책했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저렇게 투덜대는 사람이 없다. 그림을 감상하는 대신 바삐 스마트폰을 꺼내 그림을 사진으로 찍고 저장한다. 인상 깊은 이미지를 고이 간직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겠으나 그 순간에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을 놓쳐버린다. 원하는 이미지를 언제 어디서나 저장하고 다시 열어 볼 수 있는 이면에 진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여유가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는다. 아름다움은 지식과 관계없는 직관에 의한 반응이다. 사물이나 감정은 그것이 무형의 것과 관계가 깊을수록 그 매력은 더욱 강하고 오래 지속한다. 아름다움이란 마음속 깊은 곳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더 깊게 느껴질 수 있다.

 

세상의 아름다움. 이것은 어렸을 때 보았던 상냥하고 온화한 색깔들로 동산이 그려져 있던 동화책 표지의 아름다움과는 다르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잘 알아볼 수 없는 아픔과 같이한다.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지만 어릴 적 책 속에서 보았던 그 아름다움보다는 좀 가혹하다. 우리는 아름다움을 정지시켜 그 ‘껍질’만 마음 곳곳에 저장할 뿐, 진짜는 늘 놓치고 만다. 우리가 저장한 것은 사물의 잔영이고 기억일 뿐이다. 그러나 우습게도, 우리는 그 잔영이 많고 적음에 따라 우리의 교양과 인격이 달라진다고 믿는다. 어디 그뿐인가, 우리는 그 잔영을 씻고 말리고 포장하여 쉽게 돈과 맞바꾼다. 사실 ‘예술’이라는 거창한 이름도 바로 이 앎의 다른 이름이 아닌가.

 

“색채는 건반이다. 눈은 현을 두드리는 망치다. 영혼은 많은 현을 가진 피아노다. 예술가란 그 건반을 이것저것 두들겨서 사람의 영혼을 진동시키는 사람이다.” 칸딘스키는 자신의 그림에 음악성을 부여하려고 했다. 누군가는 칸딘스키의 그림을 제대로 이해하면 노랫소리가 들린다고 말한다. 믿거나 말거나. 하지만 사진을 보면 노랫소리가 들린다는 사실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유병찬의 《소리 없는 빛의 노래》는 우리가 살면서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삶의 진실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그의 사진은 우리가 생각하는 아름다움과 거리가 멀다. 그가 카메라 렌즈에 담은 것들을 우리 주변에 쉽게 볼 수 있다. 건물 창문(「창문」), 누군가가 옷 수거함 위에 버린 곰 인형(「반전 곰돌이」)이 찍힌 사진을 보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침 바다, 산골짜기 같은 멋진 자연 풍경 사진도 몇 장 있지만, 전율과 감탄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작가의 사진은 내적 성찰이 돋보이는 글을 만나면서 특별한 노래가 된다. 작가가 바라보는 세상은 여러 가지 빛의 음표로 이루어진 거대한 악보다. 작가의 카메라가 피아노라면, 셔터는 건반이다. 글은 감미로운 노랫말이 된다. 이러한 요소들이 잘 어우러져 신선한 화음을 잘 구현해 낸 작품이 바로 「맛 좋은 연주」다. 작가는 닭 콩팥 꼬치가 불에 구워지는 과정을 보면서 노랫소리를 들었다.

 

 

노변(路邊)의 이름없는 피아노 연주자는 자극적인 향을 피웠다. 그의 건반은 쉴 새 없이 두드리듯 뒤집고, 리듬의 멜로디 대신 향이 가득한 연기로 익혀내며 단음으로 능숙한 손놀림의 연주를 한다. 어느 누군가가 꼬치로 된 건반의 연주를 듣고 군침을 흘려 본 적이 있었던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맛이 익어가는 연주의 유혹에 발걸음이 붙잡혔다. (「맛 좋은 연주」 중에서, 20쪽)

 


사진만 봐도 꼬치구이가 불에 익힐 때 나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는 그동안 군침을 돋게 하는 노변의 피아노 연주자의 꼬치 건반 연주 공짜로 들으면서, 꼬치구이를 음미하고 있었다. 노변의 연주자는 시즐 효과(Sizzle effect)의 힘을 알고 있었다. 꼬치 익는 소리만 내도 손님의 발길을 멈출 수 있다. 이런 맛 좋은 연주를 작가가 놓치지 않고, 피아노와 같은 사진기로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만 봐도 ‘지글지글’ 꼬치 건반 소리가 들려오고, 입안에 침이 고인다.

 

작가가 부르는 사진 노래는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조용하다. 우리도 언제 어디서든 작가가 발견한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작가에게 사진과 글은 그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이다. 농부가 모내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쌀 한 톨이 주는 생존의 의미를 깨닫고(「쌀 한 톨의 의미」), 카메라 앞에서 기꺼이 자세를 잡아준 나무 한 그루에 애정과 존경심을 드러낸다(「애목」). 이러한 사진과 글은 작가의 내면에 오랫동안 남게 될 소중한 추억의 문신이다. 성찰의 계기로 나타나는 자연은 쉽게 사라져도 그것을 매개로 한 사진 작품은 오랫동안 빛이 난다. 작가가 카메라를 통해 모방하고자 하는 것은 피상적인 자연미가 아니라 우리가 평소에 보지 못했던 현실적인 자연 그 자체다. 유병찬 작가의 사진 작품은 우리가 보지 못한 것을 보여주는 맑고 깨끗한 거울이다. 사진으로 부른 작가의 노래를 들었으니, 나도 그 노래를 한 번 불러본다. 감히 카메라를 목에 걸면서 허튼 자세를 취하기보다는 주변을 돌아보면서 빛의 음표를 찾아보련다.

 

 

 

※ 저자로부터 받은 책이라서 별점 다섯 개를 주면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몇몇 분들이 있을까 봐 굳이 이 책에 대해 아쉬움 하나 알리고자 한다. 책 35쪽에 「침묵에 대한 저항」 사진은 입을 한껏 벌린 마른명태들을 찍은 것이다. 근접하게 찍어서 그런지 입 벌린 명태들의 모습이 그로테스크하게 느껴졌다. 페이지를 넘기다가 명태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 책을 읽을 분들에게 알린다. 35쪽을 조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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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5-11-01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편으론 시와 같고 한편으론 수채화 같은 리뷰가 마음에 와 닿습니다. 책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cyrus 2015-11-04 21:10   좋아요 0 | URL
평범한 일상의 풍경을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보게 만드는 책입니다. 아주 좋습니다. ^^

yureka01 2015-11-14 00:11   좋아요 0 | URL
알라딘 이웃인데..왜 주소를 안주셨어요? 재고 몇권있는데 보내드려야겠습니다..ㅎㅎㅎ(전문적 작가는 아니라 밥벌이로 하지 않고 나눠 볼려고 만든 책이라서 ^^_)

:Dora 2015-11-01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태사진 앞에 놓고 피아노 연주해드리고 싶네요

cyrus 2015-11-04 21:10   좋아요 1 | URL
어떤 음악이 나올지 궁금하네요. ^^

2015-11-01 2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04 2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슬비 2015-11-02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진들도 마음에 들었지만, 전 `명태`사진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ㅎㅎ

cyrus 2015-11-04 21:13   좋아요 0 | URL
저는 명태 사진의 글이 좋았어요. ^^

yamoo 2015-11-04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리뷰가 인상깊네요~ 읽어보고 싶은 책이지만, 제겐 쌓여 있는 책이 산더미인지라...리뷰로 대신~^^;;

cyrus 2015-11-04 21:13   좋아요 0 | URL
분량이 얇아서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길 때 읽으면 좋습니다. ^^

인디언밥 2015-11-04 2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움은 잘 알아볼 수 없는 아픔과 같이 한다는 말씀 참 와닿네요.
고레에다 히로카즈님을 만나고 온 뒤라서 더 그런 것 같아요.

저도 이 책 꼭 봐야겠습니닷
 

 

 

 

 

 

O tvN 비밀독서단 7(1027일 방송)를 본 사람이라면 특이한 주제를 다룬 책 한 권을 절대로 잊지 못할 것이다. 제목이 재미있다. 연필 깎기의 정석(프로파간다, 2013). 전국에 있는 수포자(수학 포기자의 준말)’들을 분노케 한 <수학의 정석>이 생각나는 제목이다. 이 책의 저자는 연필 깎기 장인이라고 한다. 그는 주머니칼을 비롯한 각종 도구로 연필을 깎는 기술을 선보일 줄 안다. 실제로 이 사람의 직업은 연필 깎는 일이다. 이런 괴짜가 쓴 책은 독자의 웃음을 유발한다. 혹시 비밀독서단방송에서 김범수 아나운서의 추천 책으로 연필 깎기의 정석이 소개되었을 때 나온 멘트를 기억하시는가. 방송 자막은 ‘2013A서점 선정 올해 가장 놀라운 괴작으로 나왔지만, 방송을 다시 보면 김범수 아나운서가 ‘A서점알라딘이라고 말한 목소리를 또렷이 들을 수 있다. (그런데, 2013년에 알라딘에서 올해의 괴작 도서를 선정한 적이 있었나? 어리둥절?)

 

 

 

 

 

사람들이 괴작을 즐겨 찾는 이유는 분명하다. "등신같지만 멋있어."

 

 

 

괴작(怪作)의 정의를 아시는가. 국어사전에 없는 단어이다. 온라인상에서 만들어진 신조어다. 대중의 취향에 많이 벗어나 쓰레기취급을 받거나 B급 냄새가 물씬 풍기는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등을 가리켜 괴작이라고 한다. 싸구려’, ‘쌈마이(‘삼류를 의미하는 일본어)’, ‘병맛코드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괴작은 대체로 막장가까운 엽기적이면서 파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마추어에 가까울 정도로 심하게 부족한 면이 역력히 나는 작품도 괴작으로 취급한다. 이런 괴작들을 발굴하고, 세상에 알리는 블로거들(가장 대표적인 블로거는 페니웨이. ‘괴작열전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연재하고 있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그 덕분에 괴작을 직접 찾아서 보는 마니아가 생겨났다.

 

괴작 목록에는 거의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책이 포함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아직까지 괴작으로 분류되는 도서만 소개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혹시 활동하는 사람이 있다면 알려주시라) 그래서 괴작 도서를 찾아내고, 세상에 알리고 싶은 열망을 느끼게 되었다. 헌책방에 다니다 보면 정말 특이한 책 한두 권씩은 발견할 때가 있다. 책값이 싸게 매겨져도 사는 손님은 없다. 표지와 내용만 봐도 사고 싶지 않은 책이 있는데, 그것이야말로 괴작 도서라 말할 수 있다. 오직 특이한 취향에 관심 있는 소수의 사람만이 그 책의 진가를 알아보며 책의 병맛 매력을 몸소 느낀다.

 

페니웨이님의 괴작 열전처럼 괴작 도서를 소개하는 글을 써보려고 한다. 목표 권수는 50. 특이하고 병맛스러운 책을 50권이나 찾는 일이 쉽지 않지만, 최대한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봐야겠다. 연재 글 제목을 정하느라 나름 고민했다. 괴작 도서괴도(怪圖)’로 줄여서 부르기로 한다. 첫 번째 제목 후보는 괴도 열전’. 하지만 페니웨이님의 괴작 열전를 따라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패스. 두 번째 제목 후보는 세상에 이런 책이’. 신기한 사건들을 소개하는 방송 프로그램 제목과 요지경 박물관 시리즈로 알려진 책 <아니, 세상에 이런 일이>가 연상되어서 이것도 패스.

 

 

 

 

 

괴작을 소개하는 글에 어울리는 병맛스러운 제목이 필요하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정한 제목이 바로 괴도 놈팡. 모리스 르블랑의 추리소설 시리즈 주인공 괴도 루팡을 패러디해서 괴도 놈팡이라고 지었다. ‘놈팡이는 백수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앞으로 괴도 놈팡이라는 제목으로 싸구려 취급받는 책과 그걸 찾고 싶어 하는 놈팡이의 무모한 여정을 기록할 것이다. 진부한 서평만 나열되는 알라딘이 지루한 분들에게 소소한 재미를 주는 역할이 되었으면 좋겠다. 병맛스러운 책도 재미있다는 걸 보여주겠다. 기대하시라. (엠블럼으로 사용된 그림은 마그리트가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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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0-29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책을 고르실 지 궁금합니다.
cyrus님, 좋은 하루 되세요.^^

cyrus 2015-10-31 19:55   좋아요 1 | URL
열심히 찾아보겠습니다. 서니데이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

yamoo 2015-10-30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이러스 님은 확실히 저와 관심 분야가 일치하는 듯합니다. 저도 이 비밀독서단을 보고 페이퍼를 써야지라고 생각했었더랬습니다. 1회 보고 든 생각이었는데, 게을러서 쓰지 못했는데, 역시나 사이러스 님이 써주시는 군요! 굿~입니다..ㅎ

cyrus 2015-10-31 19:56   좋아요 0 | URL
야무님, 특이한 소재를 다룬 책을 알고 있으시다면 제보해주셔도 좋습니다. ^^

stella.K 2015-10-30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기대가 되는구만.
니 덕에 싸구려 취급 받는 책이 빛을 보겠군.
나도 궁금하다. 기대할게.

근데 정말 알라딘이 그런 일을 한적 있었나?
방송이 너무 오버하는구만.
하긴 방송에 고정 패널로 다니시는 분이 그러는데
방송 큐 사인이 들어오면 무슨 말이든 해야 한다더군.
그것의 진위여부는 나중 문제고 무조건 떠들과 봐야 한다는 거야.
그런데서 오는 패단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저기 만화 보니까 육룡이 나르샤에서 유아인이 신세경을 보면서
쟤 너무 낭만적이지 않아라고 했던 대사가 생각난다.
그때 유아인 표정 예술이었는데. 어찌나 웃기던지.ㅋㅋ

cyrus 2015-10-31 20:00   좋아요 0 | URL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조금은 부담되네요. 그래도 이틀동안 대략 20권 정도 찾았어요. 읽어보고 특이한 책이 아닌지 구별하려고요.

김범수 아나운서 발언은 즉흥적으로 나왔다기 보다는 미리 만들어서 준비한 것 같았어요.

물고기자리 2015-10-30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괴작들을 소개해 주실지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cyrus 2015-10-31 20:00   좋아요 0 | URL
열심히 찾아보겠습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5-10-30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유명하죠.... ㅎㅎㅎ.... 정말 뭐랄까.... 괴작이란 표현이 정황하겠네요.
괴작 코너라... 무지 흥미롭겠는데요.....

괴작 으로 코파기의 즐거움인가 ? 왜 그 책 있잖습니까...

cyrus 2015-10-31 20:02   좋아요 0 | URL
왠지 곰발님은 저보다 괴작에 가까운 책을 더 많이 아시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

20권 정도 후보도서를 모아봤는데 《코파기의 즐거움》도 포함되어 있어요. ^^

AgalmA 2015-10-31 2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괴도 놈팡단 안 만드십니까? 저도 좀 끼게ㅎㅎ...<연필깎기의 정석>을 최근 나온 <문구의 모험>과 비교해보고 싶기도 하더군요^^

cyrus 2015-11-01 19:30   좋아요 0 | URL
반응이 좋으면 단체(?) 설립을 생각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