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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다이어트 - 뉴스 중독의 시대, 올바른 뉴스 소비법
롤프 도벨리 지음, 장윤경 옮김 / 갤리온 / 2020년 1월
평점 :
요즘 뉴스로 세상을 보면 마음이 심란하다. 그래서 정신 건강을 위해 뉴스를 자주 들여다보는 습관을 줄이도록 노력하고 있다. 뉴스를 아예 안 보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대화 소재로 나올만한 뉴스는 챙겨보고 있다. 사람들이 뉴스를 보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런데 요즘에도 세상의 이면을 제대로 알고 싶어서 뉴스를 본다는 사람이 있을까? 정말로 그런 사람이 있다면, 나는 뉴스를 너무 믿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진실을 은폐하는 뉴스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뉴스를 많이 보지 말라고 말하면 누군가는 내게 이런 말을 할 것이다. “당신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관심이 없군요.” 뉴스에 나오는 내용을 상식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은 시사 상식이 부족한 사람, 즉 뉴스를 보지 않은 사람과 대화를 하지 않는다. 그러면 나는 미국의 작가 업튼 싱클레어(Upton Sinclair)의 말을 살짝 변형해서 뉴스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말할 것이다. “매일 뉴스를 열심히 보는 당신은 세상의 모든 진실을 제대로 본다고 생각하세요? 당신은 프로파간다를 보고 있는 건 아닌지요?”[주]
프로파간다에 쉽게 휘둘리는 ‘똑똑한 바보’로 살고 싶지 않으면 ‘뉴스 다이어트’를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스위스의 작가 롤프 도벨리(Rolf Dobelli)는 ‘뉴스 다이어트’를 제안한다. 뉴스는 우리 일상에 아주 가까이에 있다. TV와 유튜브에 실시간으로 뉴스 방송이 흘러나오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각종 언론이 제공하는 뉴스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뉴스를 습관적으로 보게 되면 현실을 인식하는 감각이 무뎌진다. 이러면 현실과 동떨어진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뉴스가 대중에게 보여주는 ‘진실’은 부차적이고 표면적인 현상에 불과하다. ‘진실’이라고 우기던 뉴스가 나중에 ‘오보’로 정정될 때가 있다. 이 정도는 약과다. 자신이 쓴 잘못된 보도 내용을 수정하지 않는 기자들이 있다. 뉴스를 소비하는 대중은 뉴스에 나온 내용을 그대로 믿으며 세상을 단순하게 해석한다. 이러면 뉴스 속에 있는 가짜 논증이나 오류까지 믿어버린다.
스트레스의 원인은 다양한데, 그중 하나가 뉴스다. 뉴스를 보면 화가 나고 짜증 날 때가 있다.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사람은 뉴스에 나오는 범죄자를 보면 쌍욕을 내뱉는다. 그리고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드러낸다. ‘온라인 아고라(agora)’로 시작된 댓글 창은 뉴스를 보다가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이 부정적 감정을 배출하는 ‘온라인 아수라장’으로 변질했다. 인간은 좋은 소식보다 나쁜 소식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뉴스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하는 뉴스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한다.
롤프 도벨리는 한 권의 좋은 책을 읽는 것이 뉴스에 파묻혀 사는 것보다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독자들의 지식 저장소가 텅텅 비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책을 읽으라고 권하는 것 같다. 하지만 지식 습득 방식으로 독서를 강조하는 그의 입장은 진부하다. 책에 너무 의존하는 것도 좋지 않다. 뉴스든 책이든 그 속에 있는 정보를 깊이 있게 분석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래도 프로파간다와 거짓으로 채워진 뉴스에 조종당하지 않으려면 방어 체제를 갖춰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방어 체제는 정보에 대해서 늘 끊임없이 생각하고, 검증하는 것이다.
[주] 원문: “매일 신문을 읽는 당신은 진실을 읽는 것인가 아니면 프로파간다를 읽는 것인가?”, 《뉴스 다이어트》 84쪽에 있다.
※ Trivia
어떤 전쟁이 왜 발발했는지, 어떤 기술의 약진이 왜 일어났는지, 또는 축구 경기에서 바르셀로나가 왜 마드리드를 이겼는지 등의 이유는 분명하게 말할 수 없다. (63쪽)
→ FC 바르셀로나가 이긴 팀이 ‘레알 마드리드’인지 아니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인지 분명하게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