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하버드 관찰 수업
맥스 베이저만 지음, 김태훈 옮김 / 청림출판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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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 리처드 탈러의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을 읽었으면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 여러 가지 사례들을 통해 알 수 있는 한 가지 교훈은 인간이 합리적인 동물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부제에 있는 ‘하버드 관찰 수업’은 독자들을 끌어들이려는 미끼에 불과하다. ‘하버드 수업’이라고 해서 특별한 내용을 기대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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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7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놈의 하버드 마케팅은 끝이 없군요. ^^

cyrus 2016-07-17 15:53   좋아요 0 | URL
이제는 식상한 문구가 되어버렸어요. ^^

transient-guest 2016-07-17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 소개 읽고나서 그냥 그렇군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버드는 역시 좋은 미끼네요

cyrus 2016-07-18 16:50   좋아요 0 | URL
요즘에는 제목이 아닌 부제에 ‘하버드’가 많이 들어갑니다.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 - 결정적 1%, 사소하지만 치명적 허점을 공략하라
리처드 H. 탈러 지음, 박세연 옮김 / 리더스북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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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칠흑 같은 밤, 철수와 영희는 전봇대 밑에서 마주쳤다. 두 사람 다 쓰레기를 몰래 버리다가 들키고 만 것이다. 서로 뻘쭘한 상황.

 

철수 : "영희야, 뭐 하니?"

영희 : (싱긋 웃으면서) "신경 꺼!"

 

멋쩍은 미소와 함께 둘은 황급히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이들은 관청에서 다시 마주쳤다. 어느 사람이 두 사람이 전봇대에 쓰레기를 몰래 버리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제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격자의 제보만으로 철수와 영희의 소행을 확증할 수 없었다.

 

철수와 영희는 각자 다른 방에서 심문을 받았다. 관청 직원이 두 사람에게 다음과 같은 동일한 제안을 한다. “둘 다 자백하면 벌금을 처한다. 만일 당신이 스스로 죄상을 고백하고, 상대 쪽이 버티면 당신은 포상금을 받고, 상대 쪽은 벌금의 두 배를 내야 한다. 당신이 버티고 상대 쪽만 자백하면 당연히 상벌은 반대다. 둘 다 자백하지 않으면 별수 없이 무죄 방면이다.” 

 

두 사람 다 손해 받지 않기 위한 최상의 전략은 자백이다. 영희가 버틴다면 철수는 자백하는 것이 유리하다. 왜냐하면, 같이 버티면 그냥 벌금을 면할 수 있지만, 자백하면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니 자백하는 게 유리하다. 영희가 자백할 때도 철수는 버티기보다는 자백하는 것이 낫다. 자백하면 기본 벌금만 내면 되지만, 버텼다간 철수 혼자 벌금 폭탄을 맞는다. 바보가 아닌 이상 영희도 철수와 같은 선택을 한다. 따라서 두 사람 모두 자백하고, 벌금을 낸다. 철수와 영희에게 가장 좋은 선택은 둘 다 끝까지 침묵하여 벌금을 피하는 것이지만, 결국 죄형을 고백하고 만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죄수의 딜레마'다. 최선의 개인적 선택들이 최악의 집단적 결과를 빚은 것이다. 철수와 영희의 행동은 지극히 합리적이다. 그러나 바로 그 ‘합리성’ 때문에 공멸에 이른다. 생각할수록 참 아이러니한 일 아닌가.

 

주류 경제학의 기본 전제가 합리적 인간(Econ)이다. 하지만 실제로도 앞의 사례에서 보듯이 현실은 이를 사정없이 배반한다. 과연 이 합리성은 전제될 만한 가정인가. 경제학은 이 같은 도전을 수없이 받아왔다. 이러한 인간의 실제적 경제 행위를 설명하려고 노력한 심리학자들이 있다. 허버트 사이먼이 선구적으로 시작한 이후 아모스 트버스키와 대니얼 카너먼이 이를 크게 발전시켰다. 허버트 사이먼에 의하면 인간은 효용의 극대화를 추구하려고 노력하지만, 선택에 필요한 정보의 제한성과 분석 역량의 한계 때문에 완벽한 선택과 판단을 하지 못한다. 신이 아닌 보통 인간은 제한된 합리성을 추구할 뿐이다. 경제학에서 전제하는 것처럼 이론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주먹구구 방식으로 판단한다. 경제의 선택이론에 심리학을 접목한 행동경제학은 주류경제학의 허점을 강력히 파고들었다.

 

《넛지》의 공동 저자이자 경제학자인 로버트 탈러는 자신의 삶 절반을 행동경제학과 함께 지냈다. 자신이 똑똑하다고 믿는 어른(주류경제학의 ‘Econ’)들에게 무시 받았던 꼬마(행동경제학)가 어엿한 ‘인간’으로 성장해서 마침내 인정받기까지의 과정을 한 편의 자서전처럼 기록했다.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원제: Misbehaving)은 《넛지》의 프리퀄(prequel)이라고 보면 된다. 만일 행동경제학이 구축되지 않았으면 《넛지》의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도 이 세상에 나오지 못했다. 저자는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전하는 서문에서 이 책이 자서전이 아니라고 힘주면서 말하고 있다. 그렇지만 저자가 소개하는 학자들의 삶이 다 재미있는 건 아니다. 저자가 행동경제학과 관련된 재미있는 사연들을 언급하려고 노력했지만, 어떤 내용은 좀 지루하다. 독자들은 바쁘다. 책을 끝까지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 행동경제학 이론에 관한 간략한 설명만 듣고 싶은 독자들은 학문의 담벼락 안에서 살아가는 학자들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의미심장한 충고를 한다. 책을 읽다가 더 이상 재미있지 않으면 책을 덮으시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것 또한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잘못된 행동’이 된다.

 

 

‘잘못된 행동’의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우리의 멍청한 철수를 다시 소환해 보자.

여러분 우리 큰 목소리로 철수를 불러볼까요?

 

(철수야!)

 

잘 안 들려요. 다시 한 번 더 크게!

 

(철수야!)

 

철수 있다!

 

 

철수가 자신이 구입한 책을 자랑한다. 그 책은 바로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이다.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의 정가는 2만 2천 원이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독서광으로 알려진 철수는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책이 생각보다 재미가 없었다. 철수는 이 책을 다 읽고 싶었다. 왜냐하면 이런 책 한 권쯤 읽어줘야 사람들이 자신을 똑똑한 사람으로 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철수는 자비로 구입한 책을 안 읽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철수의 생각>은 어리석었다.

 

 

이미 지불한 후 되찾을 수 없게 된 비용을 ‘매몰비용(sunk cost)’이라고 한다. 철수의 매몰 비용은 책의 구입비다. 주류 경제학은 의사 결정을 할 때 미래의 비용과 편익만을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가르친다. 매몰비용은 의사 결정 시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쉽게 말해 ‘과거를 후회해도 신경 쓰지 말라’는 뜻이다. 이런 뒤틀린 인식은 합리적 인간(Econ)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욕구와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명백한 오류가 눈앞에 드러나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반증으로 굳어질 때까지 계속된다. 아무리 철수가 자신을 ‘상식파’라고 말해도 중요한 선택 앞에서는 바보가 된다. 이 책을 끝까지 안 읽고, 알라딘 중고서점에 파는 일이 상식적으로 이해되는 선택이다.

 

경제이론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설명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가정과 추상화의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론은 태생적으로 불완전하다. 그걸 또 완전하다고 믿는 인간은 합리성에 만든 함정에 쉽게 빠져버린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바보 같은 선택을 하면서 살아왔고 그것을 느낀 다음에야 뒷북을 친다. 경제학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이성을 통한 의식적 견제와 관찰이 중요하다. 내가 믿고 있던 지식에 발등 찍힐 수 있다. 자만심과 고집에 빠지지 말고 현재까지의 손실과 장래의 승산을 냉정히 저울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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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1 1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3-22 18:41   좋아요 0 | URL
‘국민의당’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워진 어제였어요. 당(糖)이 많으면 몸에 해로워요. 국민의 당이 아니라 국민의 암(癌)입니다.

나와같다면 2016-03-21 21: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가 생각하는 걸 나도 생각한다고 그가 생각하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존내쉬 교수의 균형이론..

cyrus 2016-03-22 18:42   좋아요 0 | URL
내쉬 이론도 이 책에 나옵니다.
 
박종훈의 대담한 경제 - 대한민국 네티즌이 열광한 KBS 화제의 칼럼!
박종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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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우리 주변에는 경제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거시경제를 분석한다는 경제학자부터 증권투자 전문가는 물론 부동산 전문가라며 나서는 사람들이 넘치고 있다. 문제는 전문가들이 많은데 우리 살림은 왜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한숨만 나온다. 혹자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물가, 환율, 주식, 부동산 등 경제가 다양하게 맞물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해줄지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대부분 사람들의 판단력을 더욱 흐리게 하고 있다.

 

외환위기로 우리나라가 어두운 절망의 터널 속에서 헤매던 1997년, 이 암울한 상황을 오히려 축복이라고 주장하는 경제 전문가들이 있었다. 그들은 이 외환위기가 스스로 치유능력을 상실한 한국 경제를 한꺼번에 뜯어고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봤다.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고질적인 부동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투기 열풍에 휩싸여 폭등하는 땅값과 집값은 서민생존을 위협하고, 경제를 피폐화하는 원인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에 벗어난 지 십여 년이 지난 지금, 국가적 재앙을 감내해서라도 고삐를 잡고자 했던 부동산은 어떻게 되었는가. 외환위기 탈출 이후 경제가 회복세로 들어서면서 국민의 실질 소득이 증가했고, 한때 급락했던 집값도 다시 상승했다. 강남권의 전셋값은 강북권보다 오름폭이 두 배 이상 커졌고, 전셋값이 폭등할수록 중산·서민층의 경제적 여건을 급속히 악화시킨다. 과도한 빚을 내면서까지 무리하게 부동산에 투자하고, 집값 상승을 낙관적으로 믿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선택이다. 치솟는 전셋값을 감당 못 해 서울을 빠져나가는 인구가 13년 만에 가장 많았다고 한다.

 

경제파탄의 비극이 점점 다가오는 심각한 상황임에도 왜 부동산 투기와 폭등세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것일까. 그 대답은 부동산이 경기를 띄우는 가장 손쉬운 수단이기 때문이다. 건설경기의 미세한 변화도 즉각적으로 내수경기에 영향을 미친다. 물론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장기불황의 늪에 빠져버린 일본의 경우에서 보듯이 폐해 또한 막대하지만, 정책 당국자들에게는 당장 먹기에는 역시 단 곶감이 먼저다. 지금 우리 경제 상황은 10년 장기불황에 빠져들기 시작하는 1990년대 초반 일본경제의 복사판이다. 지금의 위기는 일시적으로 경제성장률이 2~3%대로 추락하는 문제가 아니다. 성장잠재력이 소진되고 경제규율이 붕괴하는 경제 시스템이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러한 경제 시스템의 위기를 경기순환상 문제로 안이하게 대처, 장기불황을 좌초했던 전철을 우리나라가 재현할 조짐을 보인다.

 

일본 정부는 1992년 부동산 버블붕괴 후유증으로 대규모 부실이 발생했지만, 근본적인 구조조정보다 손쉬운 단기부양으로 일관, 부실을 오히려 키웠다. 일본 대장성은 공적자금 투입을 단념했고 대신 123조 엔이 넘는 경기부양책에 매달렸다. 우리나라 정부도 수십 년에 걸쳐 누적된 문제가 외환위기를 초래했지만, 환란극복의 샴페인을 생각보다 빨리 터뜨리면서 장기 계획 없이 정책을 수행했다. 외환위기를 단기간에 극복했다는 업적에 대한집착이 1998년 말 이후 부동산 규제 장치들을 한꺼번에 무장 해제하면서 화를 불렀다. 한 달 사이에 몇 천만 원씩 뛰는 강남의 집값을 보면서 많은 사람은 “큰돈 벌기 쉬운 부동산”임을 절감한다. 부동산경기가 과열되어 투기가 발생해 사회문제로 번지면 역대 정부들은 그때마다 대증요법으로 화급하게 대책을 수립해서 밀어붙이는 식이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부동산 경기는 과열 아니면 장기침체라는 악순환을 거듭해왔다.

 

우리는 국민총생산(GNP)이 당연히 국민소득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매우 중요한 경제원리가 함축되어 있다. 우리가 생산한 만큼이 바로 우리 소득이라는 것이다. 선진국 국민의 평균 소득이 우리의 2~3배가 되는 것은 바로 그 나라 국민이 같은 시간 일을 해도 우리보다 2~3배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나라의 국민이 잘살게 되는 것은 그 나라 국민이 얼마나 부지런하게 생산적으로 일하는가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나라 국민이 얼마나 부지런하고 생산적인가는 그 나라 국민의 의식수준이나 근로의식보다는 그 나라의 경제제도와 정책에 달려 있다. 기업의 설비투자가 장기침체되는 가운데 시중의 넘치는 돈이 부동산 쪽으로 몰려 거품이 커지고 있는 것이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성장을 주도해온 수출의 취업유발계수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고, 일자리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투자가 부진해 투자의 고용창출력도 악화하고 있다. 성장잠재력이 약화하는 가운데 소비나 건설투자, 부동산 경기 등에 의존해 경제를 지탱해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옛날과 달리 성장을 해도 고용이 많이 늘어나지 않는다. 감세·규제 완화 등 친기업 정책을 통해 고성장을 달성하면 고용은 자연스럽게 창출된다는, 이른바 ‘트리클다운 효과’(낙수효과)는 성장 우선주의가 만들어 낸 신기루에 불과하다. 1990년대 초반부터 이 효과의 허위가 증명되기 시작했고,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그 효과는 갈수록 흐려지고 있다. 정부정책의 근본 마음이 달라져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KBS 경제전문기자 박종훈은 기업 투자가 성장을 촉진할거라고 믿는 정부의 경제정책이 절대로 경제를 살릴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대담한 경제 전략을 제안한다. 정부가 돈을 풀어야 할 대상은 재벌이 아니라 일자리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 특히 청년들이라고 주장한다. 정부는 지금까지 법인세 감세, 투자세액공제 등을 통해 대기업에 대규모 지원을 해줬지만, 대기업들은 오히려 고용을 계속 줄이고 있다. 이제는 그 돈으로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에 지원금을 주고, 구직자와 실업자를 위한 고용 안전망을 확충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성장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고용 중심주의’ 정책을 얼마나 힘 있게 추진해 나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앞으로 이 문제는 다음 대선 혹은 총선을 앞두고 우리 경제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가에 대한 논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정치적 위기를 포퓰리즘으로 돌파하려는 의도로 내세우는 정책은 곤란하다. 경제문제는 하고 싶은 것 다 못 하고, 가지고 싶은 것 다 못 가진다는 물질적 제약에서 기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지와 구호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의지보다는 문제 해결 능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 한국경제는 생존기반을 확보하느냐 잃어버리느냐의 칼날 위에 서 있다. 국민은 투표권으로 한국경제의 생존기반을 확보하는 정책을 지지할 수 있다. 박 기자의 칼럼을 읽는 기성세대는 그의 제안들을 보면서 ‘맞다, 맞아!’라고 감탄만 하지 마시라. 만약에 박 기자의 제안이 공약으로 제대로 나온다면 지지하는 마음을 표심으로 보여주시라. 누가 정말 우리를 더 잘살게 해 줄 수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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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5-11-16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오랜만이라 넘 반갑습니다. ^^
며칠 아프신 것은 어떠세요? 쾌차 하셨나요?

cyrus 2015-11-17 19:51   좋아요 0 | URL
약간 몸살 기운이 있었는데 이틀 푹 쉬니까 금방 회복되었습니다. 밤 늦게 자는 일이 많아지니까 몸이 지친 것 같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yureka01 2015-11-16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절한 댓글인지는 모르겠으나.
경제학자는 밥먹고 사는 게 경제 예측보다는
경제를 다룬 책팔아서 먹고 산다고 하더군요...
인간의 탐욕이 경제를 빙자한 화폐제도인데
차라리 심리학자가 경제를 더 꽤뚫지 싶더군요..

몸은 좀 괜찬으신건가요?

cyrus 2015-11-17 19:55   좋아요 0 | URL
경제학자 대부분은 책을 써서 팔거나 신문에 글을 실어서 정권이나 기업에 아부하는 부류일 겁니다.

크게 아픈 게 아니라서 감기에 걸리진 않았습니다. 요즘 날씨가 변덕스럽습니다. 이때 건강 조심해야 됩니다. ^^

인디언밥 2015-11-16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안올라오나 기웃기웃 했었는데, 아프셨군요. ㅠ

cyrus 2015-11-17 19:56   좋아요 0 | URL
그냥 스마트폰을 멀리했을 뿐인데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군요. 고맙습니다. 내일 또 비가 내리면 날씨가 쌀쌀할겁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

AgalmA 2015-11-16 2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기업이 주주 중심 체제인 걸 생각해야 합니다. 이윤이 많이 나면 주주의 배당금으로 더 돌아가죠. 게다가 외국인 투자자가 많은 것도 감안해야 하고요. 세제 혜택으로 기업의 투자확대를 도모한다? 그건 성장주의 시대 옛말이죠. 전세계적 경제 침체기에, 고도로 금융 자본화된 현재 시점에서 국내 내수를 활발히 하는 게 더 관건이죠. 기업 세제 혜택을 줄이고 그걸 노동자에게 가게 만들어 돈을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한국 정부가 몰라서 안 하고 있는 것도 아니겠지만....

아프셨다니 좀 나아지셨는지...

cyrus 2015-11-17 20:01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그런데 요즘 노동자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를 보면 알면서도 일부러 외면하는 것 같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약간 몸살 기운이 있었는데 금방 나았습니다. 내일 비가 내리려고 해서 그런지 밤 공기가 차갑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

붉은돼지 2015-11-17 0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뜸하시다고 생하고 있었는데...아프셨군요.... ㅜㅜ
cyrus 님의 건승 건필을 기원합니다.^^

cyrus 2015-11-17 20:02   좋아요 0 | URL
심할 정도로 아프지 않았습니다. ㅎㅎㅎ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왜 싸우는가 - 세상을 움직이는 4가지 경제이론에 대한 가장 명쾌하고 간결한 입문서!
질 라보 지음, 권지현 옮김 / 서해문집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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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성장이 먼저냐, 분배가 우선이냐. 경제학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고전적인 명제다. 효율과 평등 중에서 어느 것을 더 중요시하느냐는 것으로, 이 문제는 경제학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다. 국민이 배불리 먹으려면 일단 파이를 크게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일리가 있고, 파이를 크게 만드는 것 못지않게 어떻게 공정하게 나누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 역시 타당하다. 그래서 이 논쟁은 지금까지 지속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정당은 어느 쪽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갈라지고, 선거 때마다 국민의 심판을 받는다. 이렇듯 경제학은 우리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친숙한 학문이다.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은 이제 일상이 되었고 더 이상 경제가 빠진 사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하지만 경제가 학문이 되는 순간, 우리는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한다. 경제학의 거장이라는 애덤 스미스, 리카도, 케인스 같은 학자들도 학창시절 한번쯤 우리를 골탕먹였던 악명 높은 인물로만 기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질 라보의 《경제학자들은 왜 싸우는가》는 그러한 거부감을 줄여주는 책이다. 학자들의 핵심 이론과 좀 더 편하게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에 다루는 경제학자는 애덤 스미스, 케인스, 마르크스, 칼 폴라니다. 교과서에서처럼 그래프와 공식으로 뒤덮인 난해한 설명은 없다. 대신 이러한 이론들이 경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아주 쉽게 소개하고 있다. ‘지대넓얕(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처럼 딱 필요할 만큼의 내용을 알려주는 방식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지식을 너무 얇게 진열되다 보니 독자의 궁금증을 완벽하게 해갈해주지 못한다. 예를 들면, 저자는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국부론》를 잘못 해석한 용어라고 주장하는데, 저자의 말에 뒷받침해주는 인용문이 없다. 경제학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독자는 질 라보의 책을 읽고 난 다음에 애덤 스미스에 관한 또 다른 책을 참고한다. 그러면 질 라보의 설명이 옳은 건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새로운 정보를 터득하게 된다. 이론을 쉽게 설명한 책이라고 해서 저자의 주장에 무조건 동의하면서 읽는 건 잘못된 독서 방식이다. ‘경제학’을 하나의 건물로 비유하자면, 질 라보의 책은 ‘경제학’을 세우려고 마련한 기본적인 토대와 같다. 달랑 토대만 세워놓은 상태만으로 ‘경제학’을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없다.

 

질 라보는 4가지 경제이론이 인류의 경제 인식에 커다란 영향을 준 ‘표상’이라고 말한다. ‘표상’이라는 용어가 이 책에서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대목일 수 있다. 철학 용어로서의 ‘표상’이 먼저 떠오른다면 잠시 잊어도 좋다. 저자는 ‘표상’을 단순하게 설명한다. ‘경제’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미지를 의미한다. 그래도 용어의 의미가 난해하다고 생각하면, ‘본보기’로 순화하여 이해해도 된다.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경제학자들은 이 ‘본보기’를 둘러싸고 설전을 펼친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 네 가지 경제 이론이 역사의 무대에 여러 번 재등장했다.

 

처음에 애덤 스미스는 경제를 시장 자체로 인식했다. 시장은 완전히 자유롭게 내버려 둘 때 최고의 상태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의 지적 토양이 되어주었고, 오늘날 주류경제학의 전제로 확고히 자리 잡게 된다. 하지만 1930년에 들이닥친 대공황으로 대세는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의 재분배를 주장한 케인스의 이론으로 흘러갔다. 케인스는 경제를 순환적인 흐름으로 이해했다. 경제가 잘되려면 시장경제를 그대로 내버려둬선 안 되고, 선순환이 이루어지도록 정부 지출을 확대하는 ‘큰 정부’ 역할을 강조한다. 1960년대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지자 다시 애덤 스미스의 고전학파가 전성기를 맞는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를 ‘자본가’와 ‘노동자’로 나누어지는 권력관계로 본다. 애덤 스미스가 생각한 대로 부는 교환을 통해서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자본가가 노동자의 착취로 자본을 축적할 때 형성된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칼 폴라니는 시장중심주의 경제의 틀에 벗어나 환경을 해치지 않는 지속 가능한 경체체제로 구상하자고 주장한다.

 

이 네 가지 경제이론을 이해하고 나면 심오한 질문처럼 느껴지는 책 제목의 의미를 알 수 있다. 제목의 ‘경제학자’를 ‘정치인’으로 바꿔서 생각하면 경제이론이 교과서에 있어야 할 지루한 내용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오늘날에도 시장경제에 모두 맡기자는 고전학파 이론과 감세로 부를 분배하자는 케인스 이론의 자리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당시의 상황에 따라 두 이론이 번갈아 선택되고 있다. 어느 것이 최선인가의 정답은 단지 상황에 따라 결정될 뿐이다. 어느 이론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정책의 방향은 크게 달라진다. 이 고민은 경제학자, 정치인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 숙고해야 할 기본적인 삶의 물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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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10-15 2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낙수효과는 작동되지 않는다는 걸 모르죠..

그러나 아무리 물을 부어도 물이 다른데로 세버리고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돈이 되어 버렸어요.

이젠 경제학자들이 분수효과를 이야기 하더군요..^^

cyrus 2015-10-16 16:43   좋아요 0 | URL
낙수/분수 효과에도 각각 장단점이 있을 겁니다. 그나저나 분수효과 얘기나 나온다면 새누리당과 자유경제원을 어떻게든 이 분수효과를 깎아내리려고 홍보를 하겠군요. ^^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반양장) - 지금 우리를 위한 새로운 경제학 교과서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경제학 도서에 관심이 없는 분이라면

신해철의 노래 한 곡 편안히 듣고 가셔도 좋습니다.

 

 

 

 

 

 Scene #1  우리는 어떤 경제학을 입고 먹고 마시는가

 

여기는 서울 XX동의 경제학 바(Bar) ‘Economic zone’. 경제학의 ‘집’이 아니라 ‘바’라니 어찌 발길이 멈춰지지 않겠는가. 지금도 유시민이라는 사람이 운영하고 있는 ‘경제학 카페’보다 더 좋아 보인다. 호기심을 참지 못해 가게 문을 활짝 열어 본다. Economic zone은 편안하게 음악과 술을 즐기며 취향대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특히 경제학파 칵테일이 인기 주류 메뉴이다. 경제학을 공부하기 싫고, 경제에 관해서 잘 모르는 손님들을 위해서 Economic zone의 장하준 매니저가 칵테일을 추천한다. 어려운 경제학 앞에서 입맛만 쩍쩍 다시는 손님도 이 경제학 바 매니저가 권하는 칵테일을 부담 없이 홀짝일 수 있다. 칵테일을 만드는 데 필요한 술과 음료는 다음과 같다.

 

A : 오스트리아 학파, B: 행동주의 학파, C: 고전주의 학파, D: 개발주의 학파, I: 제도학파, K: 케인스학파, M: 마르크스 학파, N: 신고전주의 학파, S: 슘페터 학파

 

경제학파 칵테일 한두 잔만으로도 밤새 혼자 또는 연인이나 친구, 동료들과 속내를 드러내 놓고 경제에 관해서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다. 목에 넥타이가 걸려 있는 화이트칼라 직장인들이 Economic zone을 많이 찾는다. 대화에 열 올리는 이도 있고, 옆으로 앞으로 계속 눈빛을 보내며 탐색전을 하는 이도 있다. 사람 구경하며 그 시선을 즐기는 이도 있다.

 

Economic zone에서 손님들이 많이 찾는 칵테일은 ‘CAN’과 ‘NDK’다. CAN 칵테일은 자유시장 옹호론자들이 좋아한다. Economic zone에서 일하는 수석 바텐더 애덤 스미스는 이곳에서 경력이 가장 많고, 잔뼈가 굵다. 애덤 스미스의 장기는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으로 칵테일을 만드는 것이다. 스미스가 아무 손도 안 대고 가만히 서 있어도 칵테일이 저절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능력 좋은 동료 바텐더나 손님이 자신의 칵테일 제조에 끼어들거나 왈가왈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NDK 칵테일은 케인스 바텐더가 만든 대표적인 음료이다. 1933년에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이 NDK 칵테일 한 모금 마시고 난 후부터 뉴딜 정책(New Deal Policy)을 폈다는 일화가 알려지면서 CAN 칵테일만큼 사람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스미스와 케인스, 이 두 바텐더가 만든 칵테일은 판매량 순위 1, 2위를 다투고 있다. 1933년을 기점으로 NDK 칵테일은 오랫동안 1위로 군림하던 CAN 칵테일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그러다가 1980년대부터는 CAN 칵테일이 다시 판매량 1위로 뛰어올랐다.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총리가 즐겨 마셨고, 레이건 대통령은 CAN 칵테일을 너무나 좋아하는 나머지 애덤 스미스 바텐더의 얼굴이 그려진 넥타이를 매어 스미스 바텐더 열렬한 팬임을 자처했다.

 

이 두 가지 종류의 칵테일 말고도 딱 한 종류만 즐겨 마시는 손님도 있다. 열심히 일을 하고나서 꽤 늦은 밤에 Economic zone을 찾는 노동자들은 마르크스 칵테일만 마신다. 덥수룩한 수염을 자랑하는 마르크스가 만들었고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가끔 그의 친구 엥겔스가 칵테일을 만드는 마르크스를 옆에서 도와주기도 한다. 처음에 나왔을 당시만 해도 마르크스 칵테일은 맛과 향이 좋기로 유명했다. 특히 부르주아만 찾는 고급 칵테일 시장에 차별을 두어 가난한 노동자들도 마실 수 있는 칵테일을 선보인 점에서 큰 관심을 얻는 데 성공했다. 한때 애덤 스미스의 칵테일 판매량과 맞먹을 정도로 많이 팔렸던 시절도 있었다. 소련 정권이 독한 마르크스 칵테일을 보드카처럼 마셔댔다. 그런데 1991년에 마르크스 칵테일의 주 고객이었던 소련이 망하면서 칵테일의 인기가 한순간에 추락했다. 칵테일을 지나치게 과음한 탓에 국가의 건강이 피폐해지고 말았다.

 

현재 중국은 마르크스 칵테일과 CAN 칵테일을 3:1 비율로 조합해서 마시고 있으며 쿠바는 여전히 마르크스 칵테일을 찾고 있다. 반면 북한에서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째가 짝퉁 마르크스 칵테일을 불법으로 제조하고 있다. 제조법이 순 엉터리인 데다가 맛도 엉망이다. 게다가 이 칵테일은 이름부터가 상당히 위협적이라서 김 씨 일가만 좋아했을 뿐 누구도 마시고 싶어 하지 않는다. ‘Nuclear bomb’,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폭탄주다.

 

지금까지 Economic zone에서 마실 수 있는 경제학파 칵테일들과 이를 즐겨 마시는 손님들을 소개했다. 이열치열이라는 말이 있다. 경제에서 비롯된 사회의 질병을 치유하려면 내 몸에 맞는 경제학파 칵테일을 마시면 좋다. 경기 불황 스트레스로 인해 잃어버린 입맛도 찾을 수 있고, 경기를 회복시킬 수도 있다. 당신은 Economic zone에서 어떤 경제학파 칵테일을 입고, 먹고, 마시는가.

 

 


 Scene #2  토론하는 사람들, 목소리만 높여서 얘기하네

 

Economic zone에서 맛 좋은 칵테일을 고를 때 유의할 점이 있다. 장하준 매니저가 경제학파 칵테일을 처음 맛보는 손님들을 위해 알려주는 팁이니, 종이에 받아 적으시길. 일단 바텐더가 권하는 칵테일을 무조건 맹신해선 안 되며 너무 많이 마시지 말 것.

 

Economic zone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 있는데 CAN 칵테일만 마시는 자유시장주의자(우파) 손님과 NDK 칵테일과 마르크스 칵테일을 마시는 시장개입주의자(좌파) 손님끼리 서로 싸우는 것이다. 어떤 경제학파 칵테일이 가장 좋은지 토론을 해보지만 목소리가 점점 높여질수록 밥그릇 싸움으로 변한다. 싸움판에 정치인들도 팔 걷어붙이면서 나서고, 애덤 스미스와 케인스 바텐더가 손님 싸움에 부채질하고 있다.  

 

두 손님은 성격이 확연히 다를뿐더러 경제를 바라보는 방식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자유시장주의자는 애덤 스미스의 생각을 고수한다. 시장을 가만히 놔두면 저절로 작동하고, 자유로운 생산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시장개입주의자들의 반박에 맞서기 위해 내세우는 것이 낙수효과다. 국가가 규제하지 않는 시장은 대기업 및 부유층의 소득이 증대되고, 더 많은 투자와 소비가 이루어져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하고 저소득층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는 논리다. 그러나 낙수효과가 현실성 떨어지는 환상이라는 점, 소득불평등이 고착될수록 경제 성장이 어려워진다는 문제점을 피하지 못한다.

 

NDK 칵테일을 마시는 손님들은 경제에 적극적으로 간섭하는 것을 좋아한다.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 투자를 과감히 하는 편다. 정부지출도 늘려 유효수요를 창출함으로써 대량실업을 없애고 완전고용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니까 애덤 스미스 바텐더가 케인스 바텐더를 좋아하는 손님들을 싫어한다.

 

마르크스 칵테일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자본을 재료로 하는 경제학 칵테일을 지나치게 좋아하면 국가가 망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노동자들이 주도적으로 혁명을 일으켜 자본주의는 사회주의로 대체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렇지만 먼저 망한 쪽은 마르크스 칵테일을 마시는 사람들이었다.

 

장하준 매니저는 경제학을 하는 방법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충고한다. 그러니까 경제학파 칵테일을 하나만 마신다고 해서 무조건 좋다고 볼 수 없다. 칵테일마다 장단점이 한가지씩은 가지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특정 경제학파 칵테일이 좋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마시는 경제학파 칵테일을 한 번도 맛보지 않고, 자신이 마시는 경제학파 칵테일이 절대적으로 맛있다고 주장한다. 다른 쪽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마치 칵테일을 많이 마셔 취한 사람처럼 말이다. 무조건 자기 말이 옳다고 우긴다.

 

 

 

 Scene #3  내가 아는 경제학은 누굴 위한 걸까

 

우리가 경제학파 칵테일에 취하지 않으려면 칵테일의 맛을 음미만 해서는 안 된다. 칵테일을 정말 좋아한다면 제대로 마실 줄 알고, 칵테일을 만드는 법을 알아두면 좋다. 경제학파 칵테일 바텐더는 당신의 칵테일 지식이 무지하다고 생각한다. 나쁜 생각을 가진 바텐더라면 싸구려 제조법으로 만든 칵테일을 손님에게 최상급 칵테일이라고 속이면서 권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요즘은 한 가지 칵테일만 마신다고해서 칵테일 마니아가 될 수 없다. 서로 다른 맛이 나는 칵테일끼리 섞거나 주스나 기타 비알코올성 음료를 혼합하는 신종 칵테일 레시피가 나오고 있다. 이렇듯 경제학 사상의 이종 교배를 시도하면 복잡한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다양하고 균형 잡힌 해법이 나올 수 있다.  

 

가치 판단을 배제한 채 과학적 분석으로 제시하는 경제학자의 주장도 검증해야 한다. 경제학을 과학과 비슷한 학문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엄청난 착각이다. 경제학은 경제 문제를 해결해주는 정답 하나만 도출하는 학문이 아니다. 지금까지 경제학자들은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을 제시하거나 예측을 해봤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므로 특정 경제학적 시각만 믿고 추종하는 자세를 경계해야 한다. 

 

경제학을 이해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처음부터 쫄지 마시라. 다양한 경제학파를 칵테일로 비유해서 세련되면서도 알기 쉽게 소개하는 경제학자가 어디 있는가. 장하준 매니저의 경제학파 칵테일 강의는 균형 있는 경제학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최적의 테이스팅 클래스다. 장하준 매니저는 Economic zone에서 일하는 경제학 바텐더를 귀찮게 하거나 맞설 수 있는 손님을 좋아한다. 이런 손님은 최고매니저인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경제학자들의 생각에 도전할 준비가 되어 있다. 경제 문제를 경제학자에게만 맡겨 두는 것이 불안하다고 생각하면 경제학을 배울 자세가 있다는 마음의 증거로 보면 된다. 경제학자가 내놓은 해법이 당신을 편안하게 먹고 살리는 데 도움이 될거라고 보장할 수 없다. 지적으로 비관주의가 되어 충분한 검증을 통해 나를 위한 경제학을 찾으려는 낙관적 의지가 필요하다. 내가 아는 경제학이 누굴 위한 것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 경제학자들에게 사용당하지 않으려면. 경제학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내 살림살이가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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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1-27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cyrus님처럼 경제학에 관해 쫄지않고 멋진 비유를 소화하며 이야기해볼 수 있었음 좋겠어요ㅋ 장하준 교수님이 귀찮게 하는걸 좋아하신다니 도전해보고 싶네요^~^

cyrus 2015-01-28 09:31   좋아요 0 | URL
칵테일 비유는 이 책 4장에 나오는 내용이에요. 경제학 사상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어요. 장하준 교수의 겸손한 자세를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만병통치약 2015-01-27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하준은 물렁물렁 재미있는데 조금 아카데믹하고 장하성이 전투적이라서 장하성 책이 더 매력적이더라고요. 우리 경제는90년대 다같이 폭탄주 먹고 뻗은 상태일까요? 그 후 재벌은 보약과 약주만 서민은 깡소주로...

cyrus 2015-01-28 09:35   좋아요 0 | URL
요즘 일부 경제학 교수나 학자들을 보면 술에 취한 사람 같아요. 취객의 악습관이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반복해요. 경제학자들도 그래요. 특정 이론에만 취해 버려서 상대 의견을 존중하는 것을 몰라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1-27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유프브 동영상 깔리나요 ?

cyrus 2015-01-28 09:35   좋아요 0 | URL
네, 그렇습니다. ^^

수이 2015-01-28 0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를 위한 경제학_ 이 말이 제일 솔깃해지는걸(요).

cyrus 2015-01-28 09:36   좋아요 0 | URL
읽어보세요. 경제학 입문서로 딱입니다.

보물선 2015-01-28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책 읽어야하는데!

cyrus 2015-01-28 09:36   좋아요 1 | URL
꼭 읽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