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우리 모두 다 안다. 다만 실천하지 않을 뿐.

 

 

매사에 게으르고 계획이 없는 편이라건강 관리라고 말할 만한 것이 없기는 한데, 그래도 내 건강 관리노정의 기준점이라고 한다면 나는 이 책을 꼽는다. <허영만의 동의보감>, 2013년에 읽었다고 알라딘이 가르쳐 주었다. 이 책의 주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다. 적게, 뭐든지 적게. 먹는 것, 말하는 것, 일하는 것, 듣는 것, 보는 것을 모두 적게. 물론 섹스도 적게.

 

 

<질문 : 누가 더 오래 살까?>

 

1) 많이 먹고 운동 많이 한 사람

2) 적게 먹고 운동 적게 한 사람

 

<정답 :2번>

 


<생활 습관 양생법>

 

적게 먹고 적게 말하고 적게 일하고

적게 듣고 적게 봐라.

많이 먹으면 몸에 독이 쌓인다.

말을 많이 하면 기가 상하고

몸이 피곤하면 이로울 것이 없다.

 


극도의 배고픔과 과식의 괴로움 중에 하나를 택하라 하면, 당연히 나는 극도의 배고픔을 선택하는 사람이라서, 적게 먹으라는 충고를 실천하기가 어렵지는 않고, 또 운동은 원래 좋아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체육 시간에도 친구들이랑 수다 떨고 선생님 눈을 피해 그늘로 숨어다니고 했던 사람이라 운동을 적게 하라는 충고도 충분히(!!) 실천 가능한데, 문제는 내가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좋아한다는 것, 바로 그 점 되시겠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전문의 정희원은 유퀴즈를 보고 알게 됐다. 유퀴즈 보고 나서 다른 영상을 몇 개 더 보았더니,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여러 영상이 계속 추천되었고. 몇 개를 더 보다가 책을 읽어봐야겠다, 하고 상호대차를 신청했다. 동네 도서관의 여러 권의 책이 이미 다 대출 중이어서 거리가 좀 떨어진 곳에서 책을불러왔다.

 

 

한국 사회의 최대 위기, 우리는 빠르게 늙고 있다의 머리말로 시작해 저자는 내재역량 관리로 가속노화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일 먼저 눈길을 끈 건, ‘먹는 문제’. 저자는초가공식품의 유해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모두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이어서 비만은 아니되 마른 비만 유형에 가까워지고 있는 나로서는 1초간, 뜻하지 않게 내 건강을 걱정하게 되었던 것이다. 핫도그, 소시지, 치킨너겟, 냉동 감자튀김, 시리얼, , 케이크, 초콜릿, 사탕, 과자, 가당음료, 탄산음료, 인스턴트 즉석식품. 물론 내가대충차려주는 밥을 먹는 우리집 아이들도초가공식품에 많이 노출되어 있는 건 마찬가지. (우리집은 가정집인가 편의점인가ㅠ맛이 있건 없건(대부분 맛이 없음) 현미밥에 된장찌개, 달랑무, 우엉조림과 멸치볶음이 함께 하는 남편의 식단은 전통식에 가까워서 맛은 없지만 건강한 식단에 가깝다. 냉장실보다 냉동실이 꽉꽉 들어차 있는 나의 현실, 우리집의 현실.

 

 


그다음 챕터는쾌락 중독에 관한 것이다

 


끊임없이 스마트폰 화면을 스크롤하고, 물건을 더 많이 사고, 해롭고 자극적인 음식을 더 먹고, 불필요한 여행도 더 하게 된다. 그러나 불쾌와 공허는 사라지지 않는다. 크고 작은 도파민 자극이 마구 섞여서 들어오고 또 빠져나가면서 금단증상이 나타나, 정신이 안정되지 못하고 항상 스트레스호르몬 수치가 높은 상태를 유지한다. (32)

 

 

중독을 자세히 다루는 챕터 역시 나를회개의 장으로 이끌었는데... 이를 테면, 유튜브를 좋아하고, 인터넷 쇼핑을 좋아하고, 해롭고 자극적인 음식(최근엔 마라상궈)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걱정이 될 수 밖에 없다. 다만, 나는 수면의 질이 상당히 좋고(업어 가도 모름),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높지 않은 상태라 여기기 때문에, 스스로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하다 믿고 있는데, 그건 나만의 착각일 뿐일까.

 

 

사람이 산업화 이전부터 시간을 보내던 방법인 풍경 보기, 새와 벌레의 소리 듣기, 묵상, 독서, 악기 연주, 산책 등은 충분히 많은 보상을 주는 활동이었다. 이제는 이러한 활동으로 얻는 보상의 정도가 스마트폰이 주는 보상 강도를 이기지 못한다. SNS 게시물을 확인할 때, 메신저 알림이 울릴 때, 메일이 올 때, 새로운 동영상을 발견할 때 분비되는 도파민이 훨씬 강력하다. 결국 스마트폰 화면을 제외한 실제 세상은 흐린 흑백 화면처럼 바뀌어 보인다. 헤로인중독자의 눈에 세상이 흑백으로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36)

 


풍경 보기, 새와 벌레소리 듣기가 충분히 많은 보상을 주는 활동인지는 모르겠다. 진실한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어려서부터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시간을 꾸준히 가져왔기에 묵상이 보상을 주는 활동이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이제 남은 건 독서와 유튜브, 아니 틱톡/쇼츠와의 대결인데, 저자는 말한다. 스마트폰 화면을 제외한 실제 세상은 흐린 흑백 화면처럼 보인다. 쾌락의 총량이 이미 정해져 있는데, 스마트폰이 쾌락의 지분을 싹쓸이해가는 이 상황. 끊을 것은 진정 스마트폰인가.

 

 

사람은 1킬로미터를 걷는 데 40킬로칼로리가 필요하다. 내연기관 자동차를 혼자 타고 다니는것은 조선 시대로 치면 사람 20명이 들어서 나르는 가마를 타고 움직이는 꼴이다. 서울의 버스는 2016년 기준 사람 1명을 1킬로미터 이동시키는 데 이산화탄소 50.6그램을, 지하철은 이산화탄소 33.6그램을 배출한다. 중형차와 비교하면 버스의 탄소발자국은 3분의1, 지하철은 5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이동을 위해 몸을 더 쓰게 될 뿐 아니라 미래를 위해 값비싼 전기차를 구입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95

 

 

역시나 이 부분에서도 회개의 눈물을 흘리고야 만다. 혼자 자동차 타고 다니는 사람은 자신에게도 가정 경제에도 지구에게도 못 할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 그렇다. 내가 그 사람이다.

 



 





4M 급소개하고 사라져야겠다. 노화속도를 느리게 만드는 법, 내재역량을 유지하기 위해 챙겨야 할 것 4M.




 




댓글(8) 먼댓글(0) 좋아요(4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오 2023-10-14 18: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 그렇게 오래살고 싶지 않은데 안먹고 안움직이고 안보고 금섹하고 좋은건 다하고있군요....... 저... 금연에만 성공하면 150살까지 살지도????? 😱😱😱😱😱

라파엘 2023-10-14 19:04   좋아요 3 | URL
일단 2093년까지 무병장수 하실 수 있도록, 은오님의 금연을 응원합니다~!!! 😃 🥳 🥳
https://nosmk.khepi.or.kr/nsk/

은오 2023-10-14 19:3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저 링크 뭔가 했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ㅋ 라파엘님 ai처럼 웃기시는거 여전하시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10-14 19:40   좋아요 2 | URL
은오님 / 안 움직이고는 아니에요. 이 책의 저자 말에 따르면 움직여야 한답니다. 렌틸콩 식사와 걷기 그리고 근력운동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연에 성공합시다.

라파엘님 / 이 링크 안 본 사람 한 명도 없게 해주세요!! 라파엘님 덕분에 실컷 웃습니다ㅋㅋㅋㅋㅋㅋ 푸하하하하하하하하!!!

수이 2023-10-16 08:28   좋아요 0 | URL
금섹이 과연 건강에 진짜 좋을까? 음

은오 2023-10-16 19:00   좋아요 1 | URL
수이님/ 성병으로부터 안전하게 짬지건강을 지키고있다능 ㅋㅋㅋㅋㅋ

자성지 2023-10-16 1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동차 운전을 못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시간 버스에 맞춰 타야 하므로 빠르게 걷곤 합니다. 그러다 보면 무릎이 좀 아파요. ㅠㅠㅠ

단발머리 2023-10-17 18:05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그러기도 하지요.
그래서 대중교통 이용할 때는 더더욱 미리 나가는게 좋은데 저도 매일 분초 재면서 뛰어가는 사람이긴 합니다. 에구 ㅠㅠㅠ
 

 













최근에 읽었던 기사 중에 제일 인상 깊은 건 단연 장하준 교수의 기사이다. 경향신문에서는 <장하준 한국, 1960년대가 아니라 1860년대로 가고 있다>라고 제목을 뽑았던데, 그건 나름의 이유가 있을 듯하고. 아무튼 나로서는 성별 임금 부분에 관심이 간다. (경향신문, 2023109, https://www.khan.co.kr/national/gender/article/202310091551001)

 

 

신경아(한림대 교수) : 스웨덴에 와보니까 이 사람들은 피프티 피프티(50 50)’가 입에 뱄어요. 모든 걸 똑같이 한다는 건데도 스웨덴 여성들이 불만이 있어요. 저는 한국 분들이 다 한번 와서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요. 여성들이 일을 많이 하는데도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30%인데 한국 여성들이 속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장하준 : 스웨덴은 성별 임금격차가 7.3%, OECD 평균이 11.9%, 한국은 33.1%이나 됩니다. 아주 격차가 작은 나라도 있는데 벨기에 1.2%, 콜롬비아 1.9%, 코스타리카 1.4%예요. 성별 임금격차는 불공평한 것일 뿐 아니라 엄청나게 비생산적인 것이죠. 우리나라 여성들 교육 수준이 얼마나 높은가요. 임금격차는 같은 일을 하는데 남자들에게 돈을 더 많이 주는 요인도 있지만, 여자들이 승진이 안 된다든가, 좋은 직장에서는 안 받아준다든가 등의 요인도 있죠. 그 결과 여자들이 많이 교육받은 부분을 낭비하는 거예요. 여자라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보다 못한 일을 주면 지식을 낭비하게 되고 여기에 경력단절까지 되면 여성들이 일하면서 쌓은 암묵지(경험을 통해 쌓이는 지식)가 그냥 공중에서 분해되는 거예요. 이제 여성들을 차별하는 게 불평등하다는 걸 넘어 경제의 생산성에 엄청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점을 봐야 합니다.

 

 

현재 한국의 여성들은 남성 임금의 70%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 기혼여성이라고 모두 전업주부인 것은 아니고, 실제로는 많은 기혼여성들이 아르바이트, 파트타임 등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든 하고 있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아내의 월급이 30% 상승하는데 반대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성별 임금 격차 문제에 대해 화를 내야 하는 건, 일하는 여성 뿐 아니라, 일하는 남성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러한 경제적 비효율성이 오랜 시간 당연시되어 왔다는 것이고, 이러한 비정상 상태를 제자리로 돌리는데 여성과 남성이 힘을 합쳐야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들리는 소리는 온통 여자 살기 편한 세상이라는 한탄. 잊지 말자, 제발. 여자 살기 편해지면, 남자도 편해진다.

 

 

 

그래서 산 책은 이렇다. (이런 급발진을 이해하는 알라딘 세상 ㅋㅋㅋㅋ)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는 최근 가까이 지내는 분 선물로 구입했다. 종종 책을 추천해달라 하시기에 집에 있는 페미니즘 책 한 권 빌려드리려다가 너무 강력하여(여자는 인질이다, 백래시, 페미니즘 이론과 비평, 여성 괴물, 기타 등등)... 집에 있는 내 책을 빼놓고 이 책은 5번째 구입이다. 100권 채우는 게 목표이기는 한데(100권 채우면 이메일 쓰려고 한다. 선생님, 제가 100권 팔았습니다!), 갈 길이 멀구나. 나는 <페미니즘의 도전>, <낯선 시선>, <양성평등에 반대한다>를 좋아하지만, 아직 페미니즘 세상을 모르시는 분이라 조심스레 이 책으로 추천해 드린다. 게다가 표지도 너무 예뻐서 사진용으로도 완벽하다.

 

 

<호미 바바의 탈식민적 정체성>은 탈식민주의 한 권 더 읽으려고 샀다. 서재 뒤져보니, 호미 바바 만났다고 촐랑거렸던 게 2019년인데, 도서관에서 <문화의 위치> 빌렸다가 장렬하게 전사한 이후로 호미 바바는 모른 척하고 살았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적 상황에 의거, 진짜 어쩔 수 없이 구입했다. 읽겠지. 읽을 거야. 읽어야한다,의 마음으로.

 

 

<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는 정보라 작품이 수록되어 있어서도 그렇지만,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했다. 평평하게 창조해서 그다음에 어떻게 됐는지 너무 궁금해서.

 

 

<신을 옹호하다>는 모셔 둔다는 의미에서 구입했다. 도서관 책에 빼곡하게 붙였던 인덱스를 모두 새 책에 가지런히 옮겨 두었고. 도서관 책이랑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도서관 책은 하드커버인데 이 책은 양장본이다. 얇고 가볍게 느껴지지만 같은 책이다.

 

 

<504 우리 시대 지성들이 사용하는 바로 그 단어>는 라파엘님이 추천해 주셔서 푸른 꿈에 부풀어 구입했다. 영어에 대해서는 할 말 많지만...... (이건 진짜 말줄임표임) 아무튼 새로운 각오로 충전되어 스프링 분철까지 신청해 구입했는데. Lesson 1을 펼치자마자, 알았다. , 내가 공부 못하는 이유가 있었네. 가슴 깊이 몰아닥치는 하기 싫다의 기운. , 시작이 반인지, 이제야 알겠다. 시작을 해야 시작할 수 있는데, 시작하기 싫으니, 시작부터 종 쳤다.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이 페이퍼의 진짜 주인공은 장하준 교수 아니고, 호미 바바 아니고, 504 아니고, 라면 식기다. 손잡이 라면기, 라면 먹는 고양이. 육개장 사발면 넣어서 먹을 예정이다. 하하하. 







댓글(33) 먼댓글(0) 좋아요(3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3-10-12 11: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방금 잠자냥 님 페이퍼 읽고 지성미 넘친다고 잔뜩 반하고 왔는데, 가을은 지성미의 계절인가요? 지성미가 여기도 있네요. 넘쳐흐른다. 호미 바바.. 멋있어. 단발머리 님 멋있다.

그나저나 장하준 교수의 저 책은 저도 사두었는데 얼른 읽어야겠어요. 저는 아마도 시사인에서의 인터뷰를 읽고 저 책을 사두었던 것 같습니다.

음, 그리고 아내의 월급이 30프로 오르면 모든 남편들이 좋아할까요? 저는 ‘아니다‘에 한 표입니다. 대부분의 남편들이 좋아하겠지만, 저는 분명 ‘아내는 남편보다 월급을 적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편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열등감 생기고 또 폭발하고 하는 남편들 있습니다에 백원 겁니다. 그런 남편들이 여기저기 일자리에 널려있죠. 어디에도. 에브리웨어..

저 라면기는 .. 저도 받을까요 말까요?
저 어제 책사면서 우주자석 9종 선택하려다가 마일리지 7천점 넘길래 패쓰했어요. ㅎㅎ
(네, 저도 책 샀다는 얘깁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3-10-12 11:57   좋아요 0 | URL
잠자냥님 이번달 페이퍼가 특히 지성미 그득하다는 소식이 널리 퍼진 상태입니다. 부르디외라니요.... 우앗!!!

저는 장하준 교수책은 한 권인지 두 권인지 암튼 많이 안 읽어서, 요 책은 좀 읽어볼까 싶습니다. 사지는 않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내의 월급이 30프로 오르면 싫어할 남편들을 제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몇몇 분이 생각나네요.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어요. 내가 더 힘든데 왜 네 월급이 더 많냐? 라고 생각할 남자들... 남편들....

라면기는 저는 예전에 시리얼볼 받은거를 야무지게 잘 쓰고 있어서 이것도 꼭 받고 싶어서 구매 아닌 구매를 단행하였고요 ㅋㅋㅋㅋㅋㅋㅋ 추천각입니다!!

잠자냥 2023-10-12 13:22   좋아요 1 | URL
열폭 찌질이들... 아니 자기 가계가 풍족해지는 건데 그걸 싫어한다고요?!

건수하 2023-10-12 13:54   좋아요 2 | URL
<아내 가뭄> 이었나...

부인의 소득이 남편보다 높은 경우 남편의 가사 분담율이 오히려 (비슷할 때보다) 더 낮다라는 통계가 인용되었던 것 같습니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단발머리 2023-10-12 16:28   좋아요 1 | URL
아... 저 그 책 읽었는데 기억이 안 나요. 근데 참 신기하네요. 아내 소득이 높은데, 더 높은데!!
왜 남편이 집안일 많이 안 하나요? 왜 덜 하나요? @@

다락방 2023-10-12 16:38   좋아요 2 | URL
저도 아내가뭄 읽었는데 기억이 하나도 안나고요.

이게 남자들이 뭐랄까, 함법적으로(? 적절한 단어 필요) 여자들에게 가사노동을 시키고 집에 눌러 앉힐 수 있는게 여성의 임금이 남성의 임금보다 낮기 때문인데요, 이게 만약 남성과 같거나 남성보다 높아지면 일단 아내를 집에 앉히는 게 힘들어지는 겁니다. 또 내가 돈벌어오니까 니가 집안일 해! 라고 말하기도 참 거시기해지고요. 그런 경우랑 비슷하죠. 아내가 똑똑한 거, 아내가 남편보다 학벌 높은 거 싫어하는 거요. 일단 아내는 남편보다 나이가 어리고, 돈도 적게 벌고, 학력도 좋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내재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야 남편이 돋보이니까요. 그런 기본 심리가 한국 남자들에게 있는 것 같습니다.

군대 문제도 그렇게 접근이 가능하죠. 여자들도 군대에 보내라고 발악들을 해대지만, 정작 여자들도 군대에 다녀오면 남자들은 어떻게 될까요? 우리가 여자보다 낫다!! 할게 완전히 사라짐요. ㅎㅎ 그래서 말로는 여자들도 군대 보내라고 하지만 만약 정말 여자들이 군대를 가게 된다면 그걸 반대할 사람들도 남자들일 것 같아요. ㅎㅎ

단발머리 2023-10-12 17:55   좋아요 0 | URL
그런 상황에서 자연스레 며느리에 대한 ‘하대‘가 가능했을 거 같기는 해요. 집안도, 재력도, 학력도 ‘부족한‘ 곳에서 데려왔다고 생각하니 내 아들보다 못하다고 생각하고요.

방법은...... 전 해결책에 좀 집착하는 사람이라서....
여성으로서는, 일하기 때문에 집안일에 시간을 내기가 시간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어려우니..... 최대한 집안일을 외주 주고 각종 가전제품을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그러면 내가 안 한 가사노동을 다른 사람이 하게 되고(에구야) 에너지 사용량이 폭증해서 지구에는 안 좋다고 합니다. 어뜩해요, 헐......

건수하 2023-10-12 18:02   좋아요 0 | URL
외주도 좋고 가전도 좋지만.. 분담도 시도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69347582

아주 실용적인 이런 책이 있었습니다.

은오 2023-10-13 21:33   좋아요 0 | URL
아내가 돈 잘버는거에 열등감느끼고 게다가 그걸 아내한테 표출하는 남편 얘기 실제로 들었어요... 미용실에서 머리하다가.. 겁나 많을 듯 으으

거리의화가 2023-10-12 1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호미바바 책 사는 단발머리님도 지성미가 넘쳐 흐릅니다^^ 라면식기가 주인공이였군요! 저는 라면 잘 안 끓여먹어서 사진 않을 것 같고요. 원래도 굿즈 자체를 정말 안사는 것 같습니다! 이번달 커피나 사야겠어요ㅋㅋㅋ
정희진 선생님 선물받을 주인공도 부럽습니다. 그렇게나 많이 선물하셨다니... 저는 저 시리즈 중 아직 저 책을 못 읽었어요. 영화를 워낙 모르다보니... 너무 묵혔네요. 읽어야겠어요^^;

단발머리 2023-10-12 17:38   좋아요 2 | URL
호미 바바.... 제가 호미로 들이파서 그 깊은 뜻을 다 이해해 보도록 ㅋㅋㅋㅋㅋ 이런 유머 자제할게요 ㅋㅋㅋㅋ
정희진 선생님이 그러시더라구요. 읽지 않아도 괜찮다, 그 작가(내가 사랑하는 작가)의 책을 사서 전해주기만 하면 된다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이렇게 실천중입니다. 이 시리즈가 5권이잖아요. 전 4권이 제일 좋아서요, 이 책으로만 선물합니다. 그리고 저도 영화는 거의 안 봐서 모르는 영화 투성이지만, 그래도 읽을 수 있습니다. 정말 놀라운 책이니까요^^

바람돌이 2023-10-12 13: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도 그렇더니 이곳에도 지성의 향기가... 가을은 철학의 계절인가요? ^^ 저는 어제 올려주신 친밀한 적이 너무도 강렬하여 그 책 하나 읽는걸로 조용히 찌그러져 있으려고요. 찾지 말아주세오
ㅠㅠ 가을 철학 바람이 지나고 나면 불러주세요
ㅠㅠ

잠자냥 2023-10-12 13:21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 찾고 싶다.
일어나요 바람돌이~ 모래의 요정!!!! 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10-12 13:22   좋아요 2 | URL
이리 와서 들어봐요, 우리의 소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3-10-12 13:56   좋아요 1 | URL
쉿... 조용히.... 들키면 안돼요. 공부 못하는거 들키먼 안돼요
ㅠㅠ

단발머리 2023-10-12 14:46   좋아요 1 | URL
우주선을 태워줘요! 공주도 되고 싶어요! (목청껏)

바람돌이 2023-10-12 14:51   좋아요 2 | URL
공주는 저도 못되고 있는뎁쇼???

단발머리 2023-10-12 14:52   좋아요 1 | URL
어서 빨리 들어줘요, 우리의 소원!! 🎁🎁🎁🎁🎁

바람돌이 2023-10-12 15:42   좋아요 5 | URL
아니 왜 서재 글에는 좋아요만 있고 싫어요는 없내고욧----‘‘‘‘

공쟝쟝 2023-10-12 19:38   좋아요 1 | URL
애들아 잠깐 소원은 하나씩 ㅋㅋ (이노래 안다)

단발머리 2023-10-12 20:25   좋아요 1 | URL
쉿!! 연식 탄로납니다. 속으로만 불러요.

하루에 한 가지 바람돌이 선물! 모래요정 바람돌이 어린이의 친구!
카피카피룸룸 카피카피룸룸 이루어져라~~~~~!!

책읽는나무 2023-10-12 21:26   좋아요 2 | URL
얘들아 잠깐!
소원은 하나씩!
하루에 한 가지 바람돌이 서언무울!

그냥 지나치기 싫어서요.
내가 가장 재미나게 보고 노래도 항상 따라불렀던 만화영화였던지라..^^

단발머리 2023-10-12 21:29   좋아요 2 | URL
집집마다 메아리치는 모래요정 바람돌이 찾는 노랫소리 ㅋㅋㅋㅋ바람돌이님 어쩌시려나요? 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10-12 13: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도 육개장 사발면 좋아하시나요? 집사3의 최애 라면인데 저 그릇 보여주면 당장 사내라고 할 것 같네요.
사실 저도 갖고 싶지만 오전에 책을 주문했으니 잊어버리는 걸로.... 아 근데 예쁘다...

504 words 힘내십시오! 저도 스프링 분철로 담았었는데 최근에 삭제했어요 ^^


잠자냥 2023-10-12 13:21   좋아요 1 | URL
집사3아 저 그릇 좀 보렴~~~

건수하 2023-10-12 13:54   좋아요 1 | URL
쉿.

단발머리 2023-10-12 17:39   좋아요 2 | URL
아아아... 마이크 테스트 중!

건수하님댁 집사3님 들으세요! 알라딘 굿즈 손잡이 라면기가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라면기 구입하시면 책도 같이 온다고 하니 빠른 접수 & 구매 부탁드립니다!!

책읽는나무 2023-10-12 2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난 번에 라면기 사시지 않으셨나요?
가방 사실 것처럼 하시다가 갑자기 라면기로 사셨던 것 같았는데...아녔나? 좀 헷갈리는 중입니다.
하긴 식구들이 여러 명이면 여러 개가 있긴해야겠죠?ㅋㅋㅋ
가을이어 지식 충족 따뜻하게 하시겠어요.^^

단발머리 2023-10-12 22:09   좋아요 1 | URL
그 때 가방도 사지 못했고요 ㅋㅋㅋㅋㅋ 라면기는 이번에 샀습니다요!
저는 딱 한 개만 구입했는데요, 너무 마음에 듭니다. 온 세상에 자랑하고픈 외모, 손잡이 라면기!

지식 충족하기 전에 먼저 라면 한 개 뚝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10-12 23: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산 책은” 이거 되게 자연스러운데요 뭘.
우린 아무데나 갖다 붙일 수 있잖습니까. 오늘 애들이 말을 안 들었다. 그래서 산 책은… 오늘 상사 땜에 짜증났다. 그래서 산 책은… 오늘 날씨가 좋았다. 그래서 산 책은… ㅋㅋㅋㅋ
아 저 라면기 예쁘던데요, 라면 먹을 일이 잘 없어서.. 흠..

건수하 2023-10-13 15:36   좋아요 0 | URL
시리얼 먹기도 좋다고 합니다?

은오 2023-10-13 2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자는 인질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강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진짜 좋긴 한데.... 대신 정희진쌤 책 선물하신 것도 완전 이해가 됩니다 ㅋㅋㅋㅋㅋㅋ
라면 전용 식기라니!! 저기 넣어 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긴 한데.... 설거지하기 귀찮으니 전 그냥 컵라면 그대로 먹기로...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10-14 14:51   좋아요 1 | URL
여자는 인질이다, 가 원래 딱인데.... 에구 또 첨부터 전기충격 받으시면 안 되시니까ㅋㅋㅋㅋㅋ

전 일회용컵 많이 쓰는데(죄송합니다 ㅠㅠㅠㅠ) 컵라면 쓰레기봉투에 넣을 때 넘나 맘에 걸려서 집에서도 항상 다른 그릇에 옮겨 먹거든요ㅋㅋㅋㅋㅋ 그래서 구입 ㅋㅋㅋㅋㅋ 이유가 타당함? ㅋㅋㅋㅋㅋ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면 예전에 애덤(한국 번역본과 원서가 다른 구성이었던 일)로 출판사에 전화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아무튼 난 그런 사람은 아니다. 알라딘에서 배송된 책의 표지가 찢어져서 와도 교환이 귀찮아 한 번 궁시렁대고 말거나 아니면 알라딘서재 이웃님들에게 고자질하거나. 아무튼 그런 사람은 아닌데, 북펀딩한 책 <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의 경우는 달랐다.

 


일단 다른 이웃님들의 인증사진이 속속 도착했는데 내 책은 도착하지 않았고. 며칠 후, 같이 신청한 노트도 잘 도착했는데, 북펀드 명단을 찾을 수가 없는 거다. 나는 이게 별지 엽서로 제작된 줄도 모르고 책장을 여러 번 넘겨보다가 해당 페이지가 안 보여 아, 책이 잘못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 북펀딩 화면에 가서 확인해 보니 이게 <별지>라는 거다. 다시 택배상자와 책을 샅샅이 뒤졌는데도 별지엽서를 찾을 수 없어 결국 출판사에 전화하기에 이른 것이다.

 


점심시간이라 간단히 메모를 남기고 나중에 담당자와 통화를 했는데, 별지 엽서가 동봉되지 않았다는 내 말을, 편집자는 그대로 믿어주었다. 나도 미안한 마음에, 그 엽서가 아주 꼭 필요한 건 아닌데, 친구들이랑 같이 닉네임도 맞추고 해서 나도 한 장 갖고 싶은 마음에 연락을 했다, 덧붙여 말했다. 편집자 왈, 엽서를 사람이 한 장, 한 장 넣다 보니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어요, 하며 미안하다고 하는데, 오히려 내가 미안해지는 심정. 그래서, 나도 모르게, 좋은 책이 다시 나와서 너무 기쁘고 감사해요. 앞으로도 좋은 책 부탁드려요, 라는 말을 더했고. 편집자는 내 닉네임을 물어봤고, '사이보그~' 시리즈 기억난다 했고, 그렇게 훈훈한 대화는 이어졌다. 죄송한 마음에 엽서를 보내면서 신간을 한 권 보내준다는데, 아니에요, 괜찮아요, 라는 말이 나오지는 않았고, 그렇게 별지 엽서와 신간 선물이 도착했다.

 


내 닉네임이 잘 새겨졌나(?) 확인하고, 반가운 이름들을 찾아보며, 신간을 어루만졌다. 독자의 소소한 마음까지도 헤아리는 좋은 편집자가 있는 회사이니, 이 출판사 잘 돼라, 하는 응원을, 응원의 마음을…. 여기에 올려본다.

 



이제, 친구들이랑 같이 읽기만 하면 되겠다. 두께를 보시라. 후덜덜.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3-10-07 12: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괜찮아요 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는 부분에서 제 안의 단발머리 님에 대한 사랑은 더 커졌다고 합니다!! ㅋㅋ 아 웃었네요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10-07 12:07   좋아요 2 | URL
한국이든 일본이든, 아무튼 동양 문화권의 ‘사양‘이라는 게 있잖아요. 속마음은 그게 아니라도, 그냥 하는 말...
아, 아닙니다. 괜찮아요. 아, 아니에요. 밥 먹고 왔어요. 이런 거..... 전 어릴 때부터 한결같이 이걸 못 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간 주신다고 하니.... (우아 ㅋㅋㅋㅋㅋㅋㅋㅋ!!!!!!!! 빙고!!!!!!!!!!!!!!!!)
웃음 드렸다니 기쁩니다.

제 자리 한 번 봐주세요. 다락방님과 잠자냥님 사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은오님한테 돈 받고 이 자리 팔까요?

은오 2023-10-07 12:33   좋아요 2 | URL
그 자리 딱 맘에 들긴 하는데.............. 단발님도 포기할 순 없으니 단발님 다리 위에 앉을게요? 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쿼트자세로 버틸테니까 걱정마시고요! ㅋㅋㅌㅌㅌㅌ

단발머리 2023-10-07 13:15   좋아요 2 | URL
가벼운 사람이구나 은오님 ㅋㅋㅋㅋㅋㅋ 그래요, 운동으로 다져진 허벅지일테니 스쿼트를 허합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0-07 13:43   좋아요 2 | URL
침대에서 이불킥으로 단련한 허벅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10-07 18:17   좋아요 1 | URL
아.. 흑역사 이불킥에 더해 이불 세로방향 찾는다고 발로 피자도우처럼 돌릴때만 허벅지 근육 썼는데.... 얘네도 운동으로 쳐주시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하수 2023-10-07 12: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 출판사 잘되라고 빌어주시니 제가 다 감사하네요~~ㅎㅎㅎ
전 펀딩은 아니고 직원할인가로 구입했습니다^^

단발머리 2023-10-07 12:11   좋아요 2 | URL
은하수님 따님분이 책 바로 보내주셨다는 페이퍼 저도 봤어요^^
직원할인가라고 하시니 완전 매우 엄청 부럽습니다!
은하수님 때문에라도 이 출판사 잘 되기를 바랍니다. 아르테, 오래오래 좋은 책 많이 만들어 주세요!!!!!!!

은오 2023-10-07 12: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진짜루 고객센터 이런 데다 전화할때 막 미안해할 일도 아닌데 그쪽에서 미안하다고 하시면 내가 더 미안해지는 마음...... 뭔지 알죠 ㅠㅠ ㅋㅋㅋㅋㅋ 신간까지 보내줬다니 오히려 이득 ㅋㅋㅋㅋㅋ 이거 좀 축하드릴 일인데요?! ㅋㅋㅋㅋ 🥳🎉

단발머리 2023-10-07 13:16   좋아요 2 | URL
너무너무 친절하고 다정한 편집자였던 것입니다. 애덤(사랑의 가설) 때문에 통화했던 출판사는 ㅋㅋㅋㅋ 일단 제 말을 이해를 못 함 ㅋㅋㅋㅋㅋㅋ 나 한국말로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축하 감사합니다. 개이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0-07 12: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나도 잠깐 엽서 안 왔다고 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으나 곧 누름… ㅋㅋㅋ

단발머리 2023-10-07 13:16   좋아요 3 | URL
일단 전화번호랑 주소 좀 줘 봐요, 잠자냥님! 제가 대신 전화해 드릴게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10-07 22:23   좋아요 0 | URL
우린 뭐랄까요?
도나 해러웨이 책이 중요한 게 아니라 펀딩명 새겨진 그 엽서가 중요한 사이보그 군단이 된 것 같군요.
사이보그 친구 중 한 명도 못받았다고 전화를 넣음???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10-07 2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그런 일이 있었나요?
엽서도 빼먹을 수 있군요.
예전에 저는 연말에 받는 그 ‘올 해의 상‘ 있잖아요. 그게 이사한 주소를 늦게 변경한 탓에 못받았었거든요. 그래서 문의할까 말까 고민하다 고객센타에 문의를 했었어요. 제 실수가 컸음에도 미안하다고 사과까지 받으며 그때 선물 두 개를 받았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ㅋㅋㅋ
이럴려고 문의한 건 아니었지만 또 선물을 받으니 기분이 좋은 건 어쩔 수 없더군요. 그래서 저도 단발 님 글 읽다가 혼자 빵 터졌네요. 통화하시는 부분 완전 공감되어서요.ㅋㅋㅋ
근데 별지 엽서 사진을 보다가 오늘 깨닫게 되었네요? 사이보그 사단에서 왜 저만 홀로 진짜 사이보그가 된 거 같죠?ㅋㅋㅋㅋ
그래도 편집자님이 사이보그 군단들 기억나신다니 그걸로도 만족스럽습니다.^^

단발머리 2023-10-09 10:24   좋아요 0 | URL
별지라 사람이 한 장씩 넣다보니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해요.
저도 사실 며칠을 ㅋㅋㅋㅋㅋ 고민고민하다가 전화했거든요. 근데 편집자님이 너무 친절하게 응대해주시고, 미안하다 거듭 말씀하셔서 오히려 더 죄송... (아, 괜히 했나... 이런 생각도....) 제 닉네임도 그렇지만 다른 분들꺼 꼭 보고 싶기도 해서 전화한거였는데 오히려 책 한 권 생기고. 나도 모르게 앗싸!!! ㅋㅋㅋㅋㅋㅋㅋㅋ
영사여 난티나무님과 영장류 건수하님도 무척 인상적이네요.
책나무님은 아래줄에 혼자 계셔서 그런가봐요. 그러나, 사이보그 군단입니다. 든든합니다^^

2023-10-10 2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0-10 2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0-10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0-11 0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정희진님의 오디오 매거진이 매달 5일에 올라오는 걸 알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어제밤에 마지막 설거지를 시작하기 전에 팟빵에 들어가 보았다. 선생님의 매거진은 아직 올라오지 않아서 김혜리의 <조용한 생활>에 들어갔는데, 이런 에피소드를 발견했다. 더구나 무료!

 

 

나는 김혜리씨의 목소리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목소리는 아닌데... 그 판단은 어디까지나 지난번 정희진 선생님과의 <교토 에피소드>를 듣고 나서의 결론이었다. 이번에 정보라 작가와의 인터뷰에서 느낀 건, 여전히 나는 그의 목소리를 좋아하지만, 문제는 목소리가 아니라 질문이었다는 것. 그러니까 뭐랄까.

 


 

나는, 인터뷰이든 대담이든 취재든 질문하는 사람이 질문에 답하는 사람에게 답할 수 있는 여지를 넓게 주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작가들을 좋아하니까, 인터뷰집을 읽게 되고. 또 직관적으로 이해가 쉬우니 대담집 이런 류도 좋아하는데.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무안해질 때가 있다. 작가들은 워낙에 까칠하고 예민하고 정확한 의미에 천착하는 사람들이니까 어쩔 수 없는 면이 있겠지만, 암튼 뭐라든 질문을 하면, 다들 그렇게 아니라고 하는 거다. , 그건 아닙니다. , 그건 사회자님이 잘못 이해하신 겁니다. , 아니요. 그건 아닙니다. 내가 기억하기에 가장 까칠한 사람은 푸코였고, 그리고 영국 작가인데 기억이 안 나는 1. 그리고 필립 로스도 만만치 않게 까칠하다. , 마거릿 애트우드도 아... 아닙니다,를 많이 사용하셨던 듯 하고.

 

 

<“고통과 쾌락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작아져요”>, 이 에피소드에서 작가와 그의 일상에 대한 질문들이 먼저 있고, 소설 <고통에 관하여>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는데, 전체적으로는 좀 그런 느낌이 강했다. 나는 김혜리씨가 이 시간을 잘 준비했다는 걸 알겠다. 이 작품 뿐 아니라, 정보라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읽고 정리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문제는 질문이다. 질문은 날카로울 필요도 없고, 너무 진지할 필요도 없고, 너무 깊을필요도 없다. 그냥 작가가 말할 수 있게 해주면 되는데. 그러니까 총평이라 한다면, 나는 김혜리씨의 질문에 좀 힘이 들어가있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부분을 빼고는 무척 만족스러웠다. 음성으로만 들어도 김혜리씨가 정보라 작가를 얼마나 존중하는지 느껴졌고, 정보라 작가는 솔직함과 자연스러움 그 자체여서 듣는 시간 내내 즐겁고도 막막했다.

 

 


그토록 좋아하던 대학 강의를 그만두게 된 사연, 즉 전업작가로서 활동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남편의 투병 생활을 돌봐야 하고, 코로나 강의 때 대학의 막무가내 행정으로 장애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된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정보라 작가가 말했다.

 

 

... 한 이주 삼주 정도 고민하다가 학기 끝나고 나서 학교에 얘기를 했기 때문에, 학생들한테 작별 인사를 제대로 못한 것도 굉장히 미안하고요. 여러가지로 좀 회한이 많이 남는데요. 근데 그러고 나서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기 때문에..... 한국의 대학이나 대학 정책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이 그냥, 저의 전공은 망했어요.

 

 


중간중간 김혜리씨가 소리 죽여 웃어서 나도 같이 웃었다. 정보라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보겠다.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4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3-10-04 1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요즘 팟빵 듣기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데, 언급해주신 에피소드는 꼭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심지어 저는 정기구독자 인데 말입니다.

단발머리 2023-10-04 12:13   좋아요 0 | URL
아... 그러시면 아니되옵니다. 저 에피소드 무료라 너무 좋았는데, 2부는 어찌할지 모르겠어요. 듣고는 싶은데 1년은 자신이 없구요.

다락방 2023-10-04 12:23   좋아요 1 | URL
책을 사두고 안읽는 사람은 팟빵을 구독하고 안듣는 사람이 됩니다 ㅠㅠ

단발머리 2023-10-04 12:26   좋아요 0 | URL
이 댓글에 제가 ‘좋아요‘ 눌렀어요.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얼른 한가해지셔서 책도 읽으시고 팟빵도 들으시길............
갑자기 버섯책이 생각나네요. 버섯 책 만으로도 다락방님의 9월은 충분히 풍성합니다!

책읽는나무 2023-10-04 14: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저 추석 전에 정보라 작가 요 에피소드 들었어요.
정보라 작가님 목소리 처음 들었었고, 이야기 하시는 모든 것들에 대해 처음 듣는 대목들이었던지라 밤산책하던 중의 그 청취는 뭐랄까요? 막막을 넘어서 조금은 우울하게 들었던 것 같네요.
제가 2부까지 들었던 건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뒤로 갈수록 김혜리 기자와 조금은 더 편하게 대화를 하는 듯했고, 저도 웃으면서 들었네요. 김혜리 기자님이 정보라 작가님께 무척 조심스러워하며 질문하는 듯이 느껴졌었어요.
정보라 작가님도 제겐 처음이었지만 경직되어 있는 듯 느껴져서 다른 작가님들과의 인터뷰와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이긴 했습니다. 그래서 전 정보라 작가님이 조금 강직한 성품이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네요.
전 이 책을 아직 읽어보진 못했었는데 인터뷰를 듣고선 정보라 작가에 더한 궁금증과 신뢰감이 생겼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책을 얼른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단발머리 2023-10-05 20:27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 댓글이 너무 좋아요. 제 방에 들어올 때마다 (방에 하루 12번 들어옴 ㅋㅋㅋㅋㅋㅋ) 읽어봅니다.
저도 책나무님과 비슷하게 느꼈는데 그러니까 정보라 작가님이 인터뷰에 단련된 ㅋㅋㅋ 그런 작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워낙 솔직하셔서 여러 부분에서 웃기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슬프고 저는 그랬습니다.
2부를 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구독을 신청해야 하고 말이지요.
책나무님의 감상도 기다려집니다. 책을 읽으신 분과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스포일러라서 제가 조심하고 있어요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10-05 20:54   좋아요 0 | URL
내일 책이 온답니다.
먼저 읽어보겠습니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요.
또 애들이 며칠 학교 안 간다고 하는군요.ㅜㅜ
집에 식구들이 있으면 어수선해서 책이 잘 안 읽히더군요.
다 누워있거나 아님 다 나가주거나...암튼 그래줘야 책을 읽는 사람인지라 참....ㅋㅋㅋ

정보라 작가님 인터뷰 2부를 제가 들었나 봅니다.^^
아래 바람돌이 님 댓글을 보니까 제가 들었군요.ㅋㅋㅋ
1부는 밤산책 중이어서 작가님의 참담한 상황들이 정말 눈 앞의 어둠처럼 암담하게 들렸어요. 듣는 시간과 장소도 때가 있는 것 같아요. 나라면 어땠을까? 계속 되물었던 기억이 떠올랐었는데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빨래를 개키면서 계속 듣는데 이상하게 웃기는 거에요. 순간 어두운 곳에서 듣는 것과 밝은 곳에서 듣는 것의 차이인가? 착각했던 것 같아요.ㅋㅋㅋ
그래도 웃기다는 건 개그라서 웃긴 게 아님에도 웃겼어요. 간간히 조용하게 빵 터집니다.
정보라 작가님 정말 훌륭한 사람입니다. 이제부터 충성을 다할 생각입니다.ㅋㅋㅋ

2부를 어떻게 녹음을 해서 드리고 싶네요. 기계를 잘 못만져서요.
시간이 지나면 유튭에도 뜨는 것 같더군요. 그것도 무료 듣기만 뜨려나요?
암튼 비문인 문장들로 뒤덮인 댓글을 좋다고 해주시니 이 밤...감동입니다.ㅋㅋㅋ

2023-10-05 2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0-05 2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3-10-04 22: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구독자니까 정보라작가 인터뷰 다 들었는데요. 2부가 좀 더 좋았어요. 나무님 말씀대로 긴장이 좀 풀리고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에 좀 빠져들어가는 느낌요. 다 좋았지만 중간에 정보라 작가가 시위얘기하면서 ˝한마음 한뜻˝ 그런거 없어요. 그냥 공동의 적이 있을 뿐이에요˝라고 하는데 순간 빵 터지면서 뭔가 확 시원한 쾌감이 올라오더라구요. ^^
이 작가님 어쨌든 저는 앞으로 계속 읽어보려구요. ^^

유부만두 2023-10-05 09:51   좋아요 2 | URL
얼마전 읽은 <먹고 살고 글쓰고>의 정보라 작가 꼭지가 전 아주 좋았더랬습니다. 한 번 읽어보세요.

바람돌이 2023-10-05 09:54   좋아요 1 | URL
오~~~꼭 읽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23-10-05 20:30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 2부가 더 좋았다는 말씀에 저의 고민은 더 깊어갑니다.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에 빠져든다니요 하아.....
저는 <저주토끼> 그리 유명해도 별 관심 없었는데 정보라 작가 기사 보고 나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거든요. 참, 용감하고 멋진 작가다... 그러니까 제가 ‘작가‘라는 환상에 대해 기대하는 모든 걸 채워주는 작가. 용감하고 씩씩한, 그리고 사회참여적인, 데모 잘하는 작가....가 바로 정보라 작가입니다. 저도 앞으로 계속 읽을 생각입니다.

유부만두님 / 이 책을 제일 먼저 읽어야겠네요. 너무 감동적일거 같아 미리 걱정됩니다....

얄라알라 2024-01-10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고통에 관하여
지금 중간 지점 지나면서, (감기로 아파서 이해를 못하고 읽었나...제가 헤매고 있기에) 단발머리님 리뷰 찾아 왔는데, 더 귀한 정보라님 인터뷰 이야기를 얻어가네요.

그런 과감한 결단을 하셨었네요. 대학강단에 계셨고 소송도 내셨다고 신문기사에서 보았는데^^

얄라알라 2024-01-10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고통에 관하여]보다 뱀파이어SF [밤이 오면 우리는]이 바로 이해되더라고요. 아무래도 [고통에 관하여]는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봐야할까봐요^^
 


















고통이 사라진 세상이 열렸다. ‘NSTRA-14’라는 신약을 통해 인간은 통증에서 탈출하고, 그로 인해 더 이상 고통받지 않는다. 고통이 인간을 구원에 이르게 한다고 주장하는 종교단체는 이 약품이 인류를 파멸시킨다고 주장하며 제약회사에 대한 테러를 감행하고. 대략의 줄거리가 이렇다. 뒤쪽에 내가 좋아했던 부분은 중요한 스포일러여서 말할 수 없을 것 같고. 정확히는 말해서는 안 되고. 정보라를 한 번도 안 읽어보신 분이라면, 한 번쯤 시도해 보시라 추천해 드리고 싶다. 나는 좋았다. 아주 많이.  

 


 

시간을 들여 소설을 읽는 사람이라면 지금 읽고 있는 소설에 끌리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소재의 특이성이나 문체 혹은 문장이 중요한 사람이 있을 테고, 전체적인 틀, 구조를 중시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서사를 끌어가는 힘에 기댄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리라. 내가 제목만 보고 이 소설을 좋아했던 이유는, 주제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그렇다고 소재라 말하기도 어쩐지 어색하지만, 이 소설이 고통의 문제를 정면에 두었기 때문이다. 고통에 대해 말하는 소설, 고통에 맞서는 소설, 고통에 관해 묻고 대답하는 소설을, 나는 좋아한다.


 

인간은 자신의 신체를, 신체의 감각과 기능을 타인과 공유할 수 없다. 그 어떤 환희나 쾌락도 오로지 감각하는 사람 자신만의 것이며 고통과 괴로움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육체가 경험하는 감각과 사고를 언어 혹은 다른 방식으로 타인에게 전달할 수는 있으니 인간은 오랫동안 그렇게 전달하고 소통하고 공유하려 애썼으나 그 어떤 표현의 방식도 결국은 불충분하다. 완전한 의사소통의 방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태어난 순간부터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신체 안에 고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128)



정희진쌤은 오디오 매거진에서 거식증에 대해 설명하시면서, ‘내 몸은 나의 것이다는 옳지 않은 언설이며, 정확한 건 내 몸이 곧 나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렇다. 나의 세계는 나의 몸 안에서 펼쳐지고, 내 몸의 한계를 벗어났을 때, ‘는 좀처럼 그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



 

고통은 제한되고 한정된 우리의 육체 안에서 이루어진다. 내 몸 안에서 이루어지는 이 일을, 외부에서는 알 수가 없다. 알 수 없는 일이다. 이 책의 영어 제목은 ‘On Suffering’, <고통에 관하여>이다. 고통은 말해질 수 있는가. 말해지는 고통은 누구의 편에서 말해지는가. 고통을 당하는 사람? 아니면 고통받는 이를 지켜보는 사람?

 

 















제목에 고통이 들어간 책을 대학 때 2권 읽었다. (참 소박하구나ㅜㅜ) 하나는 손봉호 교수의 <고통받는 인간>이고 다른 하나는 C.S. Lewis <고통의 문제>이다. C.S. 루이스의 책은 대학 다닐 때 그의 책을 연거푸 찾아 읽다가 읽었고, 손봉호 교수의 책은 정말 궁금해서 읽었던 것 같다. 고통, 인간과 고통, 고통받는 인간. 아무런 기록도 남겨놓지 않아 세세한 감상이 어떠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인간 삶에 고통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라는 식의 약간 힘 빠진 결론이 대강 기억에 남는다.

 


나에게 고통/통증이란 중고등학생 시절 생리통을 뜻한다. PMS라는 말이 흔하지 않던 시절이었고, 여성이라면 누구나 생리 전, 생리 당일, 생리 후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는 게 당연한 일처럼 여겨지던 때였다. 진통제를 계속 먹으면 중독이 된다는 출처가 불분명한 의학 정보때문에, 매달 나는 고통의 시간을 참고 또 참아야만 했다. 생리를 시작하면, 반 친구들이 모두 그 사실을 알 정도로 증세가 심했는데도, 약을 먹지 않은 채 책상을 부여잡고 그 시간을 견뎌냈다. 지금이라면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우리 엄마는 참사랑과 희생정신의 현현, 지극정성 모성의 화신이시다. 우리 엄마가 그런 엄마라는 걸 알기에, 매달 (규칙적으로) 방을 데굴데굴 구르며 소리 지르는 나를 볼 때 엄마가 어떤 마음이었을지, 나는 감히 짐작할 수 있다.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차라리 너 대신 내가 아팠으면.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는데 이 고통은 나에게만, 내 몸 안에서만 일어나는 일이었고. 게다가 엄마는 평생 생리통이라는 것을 모르고 사신 분으로서, 도대체, , 이 평범하고 특별하지 않은 일이 내 딸에게는 이토록 커다란 고통을 안겨 주는지 알지 못했다. 알 수 없었다. 다른 반에 놀러 갔다가 엎드린 친구를 보았는데, 생리를 시작해 엎드려 있다는 다른 친구의 말을 들으면, 눈물이 났다. 어떤 아픔일지 난 아니까. , 너도 아프구나. 지구의 반이 여성이고, ,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이라면 생리통에 대해 알고 있겠지만, 나는 보통의 경우보다 훨씬 더 아팠고. 하지만, 내 아픔은 어디까지나 나만 알 수 있는 것이어서, 나는 혼자서 아팠다.

 


그 아픔의 강도를 확인한 때가 큰아이를 낳던 순간이었다. 새벽 4시에 양수가 터지고 종일 진통하고 그날 오후 7시 쯤에 아이를 낳았는데, (양수가 미리 터져) 마른 아이를 낳을 때의 진통을 논외로 하고, 형광등이 흰색이 아닌 노란색으로 보이기 전에, 나는 분만실에 들어갔다. 분만실에서의 경험은 좀 다르다고 할 수도 있지만, 진통을 겪어냈던 긴 시간, 그러니까 인간 고통의 극한의 지점 중 하나인 출산의 고통은 평소 생리통이 심했던 때보다 조금 더한 정도였다. 인간으로서 내가 겪을 수 있는 고통을 10이라 했을 때, 출산의 고통을 8.7~9.3으로 상정한다면, 생리통은 7.4~8.2정도의 고통이었던 셈이다. (어디까지나 내 입장에서다) 다른 말로 하면, 출산의 고통에 가까운 고통을 매달, 반복적으로, 주기적으로 겪어왔던 셈이다.

 


그래서 더더욱 정보라의 말이 옳다. 신체 안에 고립되어 있는 인간(128)이 자신의 고통을 아무리 호소한다 해도, 그 상대편이 지극한 공감의 소유자라 해도, 결국 완전한 의사소통이란 불가능하며, 그녀/그는 끝내 내 고통을 알 수 없다. 나의 고통을 헤아릴 사람은 결국 나뿐이다. 나만, 오직 나만이 내가 얼마만큼 고통스러운지 알 수 있다.

 



고통의 의미에 대해서, 만약 이 문장이 정보라의 생각을 보여준다면, 나는 정보라와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고통에 의미는 없으며 고통을 겪고 나면 사람은 초월이나 경험이나 지혜를 얻는 것이 아니라 그저 몸과 마음이 지쳐 쇠약해질 뿐이라는 욱의 절망을 한은 의미와 목적으로 바꾸어주었다. 욱은 한의 말을 믿었다. (131)



- 인간은 고통에 의미를 부여하여 삶을 견딥니다. 초월적인 의미는 없으며 고통은 구원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무의미한 고통을 견디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생존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삶을 이어나가기 위해서 인간은 의미와 구원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285)



고통을 통해 인간의 인격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진다는 믿음은 환상에 가깝다. 고통을 겪은 인간은 더 옹졸해지거나 더 비겁해진다. 고통당할 때의 바램은 오직 한 가지, 고통이 끝나는 것뿐이다. 계속되는 고통을 견뎌내는 유일한 방법도 이 고통이 끝나리라는 희망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날이 덥지만, 날이 춥지만, 아프고 외롭고 슬프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  

 


고통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 인생은 결국 고통을 최소화하는데 몰입하게 될 것이다. 인생사 모든 번뇌의 핵심인 인간관계 필요 없다. 무자식이 상팔자니 자식도 필요 없다. 노력, 절제, 인내 모두 필요 없다. 통증은 진통제와 더 강력한 약물로 치료하고, 욕망과 충동과 쾌락의 추구만이 용인될 것이다. 어찌 되었든 고통을 피하는 쪽으로.

 
















기독교 세계관에서는 고통의 시간을 연단과 훈련의 시간으로 이해하기는 한다. 그게 와장창 깨진 게 그 유명한 <욥기>이다. 이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기에, 좀 더 읽어봐야 한다. <박영선의 욥기 설교>를 석 달째 읽는 중이다.   

 



정보라의 책을 몇 권 더 찾아본다. <저주토끼>는 아무래도 내게는 불가능할 것 같아 패쓰하지만, 다른 책들은 도전해 볼만 하다. 특히 외계인 나오는 책에 구미가 당긴다. 아침에 읽은 기사에서는, 지난달 초 120광년 떨어진 K2-18b 행성의 대기에서 지구에서 해양 생물에 의해서만 생성되는 가스 신호가 감지됐다 하고, 목성에서도 생명체 발견의 기대감이 높다고 했다. 진짜 외계 생명체 만나기 전에 좀 읽어 두어야겠다. 최근 알라딘 서재에서 핫한 <거장과 마르가리타>도 정보라씨가 번역했다 하니 기대감이 샘솟는다. 기대만발 개봉박두! 



 
































마침 이런 좋은 행사가 있다니...... 기쁘지 아니한가...... 













댓글(9) 먼댓글(0) 좋아요(4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부만두 2023-10-03 09: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주토끼 소설집에 실린 “몸하다”는 생리/출산의 이야기니까 읽어보세요.

단발머리 2023-10-03 09:59   좋아요 2 | URL
아이구, 그래요? 오늘 알았습니다. 찾아서 읽어볼게요. 저는 읽어야만 합니다. (불끈!)

유부만두 2023-10-03 10:15   좋아요 1 | URL
그나저나 <거장과 마르가리타>는 너무 쎄서, 즉 너무나 안 거룩하고 은혜롭지 못한 장면들이 많아서 우리 자매님이 싫어하실지도 몰라요.

단발머리 2023-10-03 10:20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무서운 거(저주토끼)는 못 읽지만 ㅋㅋㅋㅋㅋ 너무나 안 거룩하고 은혜롭지 못한 장면들(필립 로스)은 잘 읽을 수 있습니다.
이북 대여하면 저렴하던데요. 이북 살까요, 아니면 종이책 살까요? 집에 꽂아 놓을 수 있는 책이지요?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10-06 15:15   좋아요 0 | URL
저도 이건 읽었어요… 몸 하다… 하드코어 고어물 아닙니까?… (단발님 속지마세요 ㅋㅋㅋㅋ)
<저주토끼> 저도 힘들어서 읽다 중간에 반납!! 그런데 정보라 작가가 대단하다는 건 바로 눈치 챘어요. 외국에서 상을 괜히 주는 게 아니더라능!! ㅋㅋ

꼬마요정 2023-10-03 16: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말로 표현을 참 잘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도 128쪽의 말에 밑줄 그어놨답니다. 저는 고통에 대해서는 남이 죽든 사지가 절단되든 어쨌든 고통받는 것보다 자신의 손가락 다친 게 더 아프다는 거랑, 정신의 고통이 육체의 고통을 넘어설 수 있다는 말을 믿어요. 고통이 개개인에게 한정된다는 건 내 아픔이 제일 크다는 거잖아요. 물론 다른 의미들도 있겠지만 일단은 공감으로는 그 아픔을 알 수 없으니... 정보라 작가 책 제가 읽은 것들은 다 좋았어요. 외계인 이야기도 곧 읽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여전히 누군가의 고통으로 모두의 아픔이 없어진다는 건 좀 많이 아픕니다.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

단발머리 2023-10-03 17:04   좋아요 1 | URL
128쪽이 꼬마요정님과 저와의 접점이군요^^
고통에 대한 꼬마요정님의 의견에 저도 동의합니다. 몸에 갇혀 있는 우리 인간종이, 자신을 넘어선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얼마나 치열한 노력을 요하는지에 대해서도요. 제가 위에 쓰지는 못했는데, 그래서 더더욱 사람들이 사랑을 갈구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게 가능해지는,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운 그 짧은 찰나의 순간이, 사랑에 빠졌을 때잖아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이, 내게 그대로 전해지고.... 그러잖아요. 위대한 사랑이여.....
제가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 엄기호씨는 어차피 타인의 고통에 대한 이해는 불가능하다고 하면서, 그 사람, 고통당하는 사람의 곁의 곁에 있어주라, 고 말했던 기억이 나네요.

전 이 책이 정보라 작가의 첫번째 책인데 넘 좋아서 다음 책도 읽어보려구요. 일단 외계인으로 정했습니다, 저는요^^
그 책 읽고 우리 또 감상 나눠요, 꼬마요정님!!

유부만두 2023-10-19 07: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보라 작가 책 밑줄긋기 저랑 같은 곳이네요. 전 이 소설에서 고립에서 연대로! 느낌을 받았어요. 작가의 남편이 투병 중이라던데 그만큼 고통과 육체에 대한 고민이 깊었을 것 같아요.

단발머리 2023-10-24 19:06   좋아요 0 | URL
네, 밑줄긋기 찌찌뽕 친구님! 고립에서 연대로! 이 분이 그걸 실천하는 분이라서.... 데모를 그렇게 자주 나가시더라구요. 그 사이 남편 간병도 해야하고. 이 소설 쓰는 시간을... 도대체 어디서 만들어내셨을까 싶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