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는 <! 윌리엄!>을 읽었다. 하루 종일 그 책만 읽었고, 덕분에 다른 책은 하나도 못 읽었다. 내 인생의 모토가 대충대충인 줄 나도 알고는 있지만, 이렇게 느슨하게 읽었는지 몰랐다. 아니면 원서로 읽어서 그럴 수도 있겠다(자기 고백). 아무튼 다시 읽는 <, 윌리엄>은 참 좋았다. 나는 루시를, 윌리엄을 좋아한다.

 

 

<! 윌리엄!>을 읽고 썼던 페이퍼를 읽어봤는데, 여기 쓰려고 했던 말이 그대로 있었다. 아하.... 자기 복제의 시간

I am 단발머리, a kind of replicant.

 


William is the only person I ever felt safe with. He is the only home I ever had. (<Oh, William!>, 38p)

 


나는 한 번도, 어떤 남자에게서도 이런 느낌을 받았던 적이 없다. 안전하다고 느낀 적이 있고, 편안하다고 느낀 적도 있지만 이런 표현이라니. 글쎄, 난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랬던 사람, 내게 집 같았던 사람과도 헤어질 수 있다.

 

 

이번에 <, 윌리엄!>을 다시 읽으면서 왜 루시가 그렇게 말했는지를 이해하게 됐다. 그건 <, 윌리엄!> 168쪽에 나오는데, 내가 이 책 <Lucy by the sea>에서 발견하는 윌리엄의 모습과 완전히 겹친다. 또한 윌리엄에 대한 이런 느낌과 생각, 감정이 어쩌면 허상일 수도 있다는 루시의 깨달음은 <, 윌리엄!> 294쪽에서 그려지는데, 나는 그 부분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것은 실제가 아니고 허상일 수 있다는 점. 진실에 가깝지만, 진실은 아니라는 점.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든다. 결혼 이후 만들어지는 여성의 경험은 이주 여성의 그것과 아주 비슷하다. 최근에 알라딘 이웃님들이 함께 읽으셨던 <Story of the World Vol. 1 : History for the Classical Child : Ancient Times>를 통해 로마 초기 약탈혼에 대해 알게 됐다. 재생산이 부족의 존립과 유지를 위해 중요한 가치임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저출산에 대한 이 호들갑을 보라!), 여성은 재생산을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만 하는 소중한 재산이었다. 여성은 교환과 무역의 대상이었고, 바로 그런 이유로 약탈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약탈혼을 통해 전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전혀 다른 민족 속에서 가족의 일원으로 살아가야 했던 여성의 경험은 시댁(시월드)’라는 새로운 세계에 진입하는 여성의 경험과 비슷하다. 같은 민족이고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그리 큰 차이가 아닐 수도 있다. 각 가정 안에는 그들만의 문화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새로운 세계, 이방인의 세계가 열리는 것이다.

 

이방인의 세계에서 여성이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딱 한 사람, 남편뿐이다.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나를 그곳으로 안내한 사람. 여성은 오직 그 사람과 함께 있을 때만 안전하다. 그는 전혀 예상치 못하는 일들이 벌어졌을 때, 그 일을 내게 설명해 주는 유일한 사람이며, 현재 발생한 그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건 그가 유능해서가 아니라, 그가 바로 그 세계에 속한사람이기 때문이다.

 

 


루시의 경험이 조금 더 강렬했던 이유는 그녀가 식탁 위에 소금과 후추도 둘 수 없었던가난한 가정의 출신이기 때문이다. 루시를 처음 레스토랑에 데리고 간 사람이 윌리엄이다. 루시를 처음 영화관에 데리고 간 사람도, 그녀에게 팝콘을 사 준 사람도 윌리엄이다. 루시는 이렇게 말한다.

 


This man had brought me into the world, is what I am saying. As much as I could brought into the world, William had done this for me. (<Lucy by the sea>, 286p)

 

 


복잡한 심경이야 이루 다 말할 수 없지만, 결국 나는 노선을 정했다. (대통령 장모 집으로 통하는 노선 아님) 작은 여행 가방을 가지고 차를 몰아 내가 있는 곳으로 서둘러 오고 있는 그 사람을.

 

 


나는 안아준다.

나는 윌리엄을 안아준다.

나는 루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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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11-08 11: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윌리엄은 루시에게 세상을 보여주고 세상으로 데리고 가 준 사람이네요. 그런 사람을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요. 결국 함께 살다 서로 헤어졌다해도, 그 사람이 내게 준 것, 해준 것을 잊을 순 없을 것 같아요. 저는 루시 바이 더 시 번역본 나오면 읽으려고 대기중인데 아, 단발머리 님 페이퍼 보니까 그냥 도전해볼까 싶네요. 그렇지만 그냥 도전해볼까 싶은 원서가 너무 많아서.... 결국 아무것도 못보고 있답니다?

그런 한편,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어떻게 루시를, 윌리엄을 만들었을까요?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썼을까요? 정말이지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작가입니다.

단발머리 2023-11-08 12:03   좋아요 0 | URL
윌리엄이 가정을 버리고 불륜의 미로 속에 빠져있었을 때, 루시가 그걸 알았을 때, 죽을 거 같다... 그랬잖아요. 그렇게 내게 ‘온 세상‘이 되어준 사람이 변심했을 때의 절망에 대해서도 잠깐 생각해 봤구요. 탈출한 거 잘했다고 생각해요. 그것만이 살길이며..... 근데 그 사람이 또 나를 구해줍니다. 내 생명을 자기의 생명보다 더 소중히 여겨 ㅠㅠㅠㅠ

할말은 많으나 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노선을 정했거든요. 애정 노선으로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저도 그 생각했는대요. 모델이 있지 않을까요? 윌리엄, 루시에 대한 모델이요. 전 진짜 길 가다가 윌리엄 보면 알아볼거 같거든요. 표정도 막 그려지고요. 정말 대단한 작가님이십니다, 스트라우트!!!

바람돌이 2023-11-08 16: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트라우트의 책은 다시 읽기 좋은책인듯....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정이 생길 거 같아요. ^^
저도 루시가 윌리엄에게 느끼는 저 감정 뭔지 알거 같았어요. 좀 짠한데 왜냐하면 그런 감정의 애정이 완전히 끝까지 행복하게 가는 경우가 좀 드물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그런 윌리엄 입장에서의 글도 보고싶다는 생각을 햇었어요.
참 단발머리님이 소개해주신 책 친밀한 적 반쯤 읽다가 지금 살짝 던져놨어요. 번역이.....ㅠ.ㅠ 그래도 좋은 책이라 조만간 다시 읽겠습니다. ^^

단발머리 2023-11-12 16:23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바람돌이님! 스트라우트 책은 다시 읽어도 참 좋네요.
저는 그런 ‘짠한‘ 기분, 그런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고 싶고, 또 그런 사람이라 생각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나도 모르게....
그러니까 제가 스트라우트에게 말린 셈이죠. 저는 윌리엄을 안아주고야 말았습니다.

<친밀한 적> 번역이 좀 그렇기는 하죠 ㅠㅠㅠ 바람돌이님의 읽기 응원합니다. 리뷰도 남겨주시구요!!

유부만두 2023-11-08 17: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의 최애 스트라우스 소설은 <내 이름은 루시 바턴> 이에요. <모든것은 가능하다>로 그 세계의 연장선을 보았지만 전작에 대한 제 마음을 방해하는 것 같아서 그 다음 시리즈는 안 읽었어요. 그런데 윌리엄이 생각이 안나요?;;; 분명 루시 남편이니 어느 정도 비중이 있는데. 아 맞다 루시가 병원에 있는 동안 바람 났었나 그랬죠?
그런데 단발님은 애정노선 해주신다고요. 음… 궁금해지네요.

공쟝쟝 2023-11-08 22:33   좋아요 1 | URL
저도요! 저는 제목만 떠올려도 저작근이 뻐근해지는 몸의 반응이 있어요.

단발머리 2023-11-12 16:25   좋아요 0 | URL
유부만두님 / 전 말씀하신 그 두 권을 읽지 않았......................... 그래서 이전 세계로 돌아가는 일이 더 걱정스럽기는 합니다.
윌리엄은 바람을 핍니다. 저는 애정노선으로 정했구요. 유부만두님도 읽어주세요. 저만 혼란스러울 수 없다니까요!!

공쟝쟝님 / 뻐근하다 못 해 찌뿌둥!!
 





 













<Lucy by the Sea>를 읽고 있다. 사연이라면 이렇다. 나는 올해 초, 첫 영어책으로 <Oh William!>을 읽었는데, 너무 좋았다. 이렇게 표현하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다른 말이 떠오르지도 않는다. <, 윌리엄!>을 읽는 시간이 참 좋았다. 푹 빠질 수 있는 작품을 만난 것도 좋았고, 읽으면서 중간중간 친구들과 이야기 나눌 때도 즐거웠다.

 


현재는 오더블 구독을 하고 있는데, 오더블 구독을 하면 한 달에 크레딧을 한 개씩 받는다. 사 놓고 안 들었던 오디오북이 많아 해지 상태였는데, 한 달에 0.99달러 3개월 행사를 한다고 안내 이메일이 와서 다시 구독했다. 암튼 해지 전에 크레딧 정리하면서 <Oh William!>도 구입해 두었더란다. 한 번 더 읽어야지, 의 마음. 책을 꺼내서 읽기 시작하는데, …… 역시나 좋다.  2장을 읽은 찰나, 그다음 이야기가 담긴 책이 집에 있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겉에서 보면 수납장이지만 문 열면 책장인, 사 놓고 안 읽은 원서가 그득한 원서 칸을 살피니 이 책이 있다. <Lucy by the sea>. 그래, 그러니까. 이 책이 집에 있네. 그렇게 책을 펼치고, 그리고 나는 이 책만 읽는다.

 


이 글은 제목을 먼저 정해놓고 쓰기 시작했는데, 원래 제목은 <윌리엄 욕하기 (feat. Lucy by the sea)>였다. 나는 윌리엄을 욕하고 싶었다. 그가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 쓰고 싶었고, 그의 행동이 얼마나 비열한지 쓰고 싶었고, 그의 악행이 얼마나 의도적이었는지 쓰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는데, 이 책을 읽어가면 읽어갈수록 나는 윌리엄을

 


윌리엄을 좋아하게 됐다. 이해하게 된 건 아니지만, 그의 어떤 행동에 감동을 받았다. 싫으면서도 좋은, 미우면서도 좋은. 그렇게 내 고민은 시작되었다.  

 


인간은 다면적이고 중층적인 존재라는 걸 안다. 정체성이라는 건 사람들이 붙여놓은 이름이라는 걸 안다. 임무나 역할이 아니라, 사람 존재 그 자체로서 그 사람을 대해야 한다는 걸 안다. ‘이 아니라 그 사람의 행동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안다. 하지만, 윌리엄에 대한 나의 감정이 복잡해질 때,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나는 윌리엄이 좋은 사람이면서 나쁜 사람이라는 걸 안다. 루시에게 과 같은 사람이었으면서, 루시 안의 튤립 줄기를 툭 꺾어버린 사람이란 걸 안다. 좋은 아버지이고 다정한 남편이었으면서 바람둥이였다는 걸 안다. 실패한 후에도 다시 일어설 줄 아는 사람이라는 걸 안다. 정확한 판단을 빨리 내릴 줄 아는 사람이면서, 루시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 사람이란 걸 안다. 그러니까, 나는 윌리엄의 양면적 혹은 다면적인 모습을 알고, 그걸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적어도 그는 소설 속 가상 인물이 아닌가. 하지만, 하지만!!! 그에 대한 내 감정이 이렇게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건 참을 수가 없다. 윌리엄은 85% 정도로 좋은 남편이었지만 바람을 피웠으니 나쁜 남편이다. 오엑스. 그가 불륜을 저지르고 가족들에게 너무 큰 고통을 주었지만, 루시를 구해주었으니 결국은 좋은 사람이다. 오엑스. OX.

 


그러면서 생각한다. 나는 감정 이분법에 빠진 사람인가. 호감 아니면 비호감. 호 또는 불호. 사실 나는 애증이라는 말이 정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애와 증이 공존한다면, 그 상태의 핵심 정서는 애가 아니라 이라고 생각한다. 하얀색과 파란색이 함께 한다면, 하얀색과 파란색이 그대로 있는 게 아니라, 하늘색으로 변하듯이 말이다. 하늘색은 하얀색이 아니라 파란색에 가까우니 말이다. 양가감정이란 말도 그렇다. 두 가지의 상호 대립되거나 상호 모순되는 감정이 공존하는 상태를 가리키는 양가감정 중, 정서적 양가는 조현증의 일반적 특징이기도 하다. 나는 정리하고 싶다. 정하고 싶다.

 


 

나는, 담백하게 윌리엄을 미워하고 싶다. 그를 미워하고 싶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게 안 된다.

 


 

그런 사람도 존재한다는 걸 안다. 어떤 사람은 마음의 크기가 한없이 드넓어서 여러 사람을 사랑하고 아껴줄 시간과 체력과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는 걸 말이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여기 윌리엄의 마음이 있다. 윌리엄은 자신의 마음을 나누어 준다. 첫번째 부인 루시와 세 번째 부인 에스텔에게 준다. 세번째 결혼에서 얻은 10살짜리 딸 브리짓과 첫번째 결혼에서 얻은 장성한 딸들 크리시와 베카에게 나누어 준다. 마음을 이렇게 나누어 준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나는(소설을 읽을 때 나는 루시가 되니까), ‘루시인 나는 윌리엄의 마음 전부를 원하는가. 그를 온전히 소유하기 원하는가. 그의 마음 전부가 내 것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건 불가능한데그건 불가능한데, 난 그걸 원하는 걸까. 괜찮아 보이는, 혹은 근사한 모습의 윌리엄이 온전히 내 사람이기를 원하는 걸까. 짜증날 때도 있고, 가끔 떨어져 있을 때 기쁘기도 하지만, 그가. 그 윌리엄이 내 것이길 원하는 걸까.

 

 


 

나는 노래를 좋아해서 자주 흥얼거리는 편인데, 정확히는 흥얼거리기 보다는 좀 크게 부르는….. 편이다. 설거지할 때도 운전할 때도 거리를 걸어 다닐 때도 노래를 부른다. 나는 항상 아멘이라서 찬양도 많이 부른다. 어떤 노래가 꽂혔을 때는 그 노래듣는다. 열 번, 백 번, 이백 번. 그 노래만 듣는다. 요즘에 꽂힌 노래는 스텔라장의 <L’Amour, Les Baguettes, Paris>이다.

 


나는 노래방에 가지는 않아 그쪽 세계는 잘 모르지만, 노래를 많이, 자주 부르는 사람들은 안다. 자신의 음색과 음역대와 잘 어울리는, 즉 노래를 불렀을 때 좋은(?) 효과를 내는 노래가 따로 있다는 걸 말이다. 화사, 심규선, 스텔라장 같은 몽환적 목소리는 따라 하기도 쉽지 않고, 따라 한다고 그대로 되지도 않는다. 어쩔. 나는 스텔라장의 노래를 부른다.


 



 








파리를 닮은 여인, 한여름 땡볕에 썬탠을 하고 한껏 섹시해진 프랑스어 잘하는 친구 만나면 한글 발음 좀 써달라고 해야겠다. 라무흐, 레 베게트, 파리. 이것밖에 모르겠다.


 

L’Amour, Les Baquettes,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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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11-04 16: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님이랑 윌리엄 얘기 하려면 저도 오 윌리엄을 얼른 읽어야겠어요! 루시바턴 읽고 윌리엄은 아직 남겨뒀는데......

공쟝쟝 2023-11-04 21:59   좋아요 2 | URL
그 전에 <무엇이든 가능하다!> ! 전 루시 바턴 세계관 계보도 그렸는데. 다음 기회에 올리도록 하겠어요.

단발머리 2023-11-07 17:45   좋아요 1 | URL
은오님 / 그래서 제가 제 옆자리 앉으시는 분께 <오, 윌리엄> 권했다는거 아닙니까. 어제도 점심 시간에 루시 이야기 나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님 / 전 두 권 남았으요. <내 이름은 루시 바턴(반 읽음)>이랑 <무엇이든 가능하다> 뒤쪽을 먼저 읽는 편 ㅋㅋㅋㅋ

공쟝쟝 2023-11-04 2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 감정이 지표라고. (물론 어떤 생각이 굳어지면 그것이 감정의 작동 원리가 되기도 하죠) 감정이야 말로 몸에 새겨진 그 사람의 흔적이라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내 감정의 결이 이토록 세세하구나를 헤아릴 수 있는 소설을 좋아하고, 그런 소설을 읽을 때는 단발님 말씀대로 뭐라고 표현하기가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그걸 표현하고 싶은 욕망을 가진 사람이 작가가 되는걸까요) 나 자신을 아는 데는 감정이 중요하지만, 그 이상을 알고자 하면 감정을 잠시 내려 놓을 필요도 있죠. 정말로 지식의 확장은 그럴 때 이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2. + 애와 증이 있을 때 증이 더 본질적이라는 말에 대해서. 내 감정을 정리하고 싶다는 ‘말‘(욕망)에 대해서. 제가 가진 지성을 총동원해서 내리게 된 어떤 결론을 하나 놓고 가자면....... 감정, 그것은 ‘변한다‘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변할지는 ... 모른다는 것. 다만 내 몸에 기입되는 관계-지식과 아주 멀리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저는 내 감정을 느끼는 데 미련하고, 썩 좋은 감정 상태에만 살고 있지는 않아요. 다만 좋은 감정을 느끼는 일을 많이하면서도, 미래의 나를 위해서 지금 나의 성급한 판단을 중지시키는 방법도 책을 읽으면서 배우고 있습니다. 나와 다른 몸들에서 나오는 감정들과 지식들을 더 이해하고 싶어졌어요.

3. 저는 단발머리님이 말씀하시는 것 처럼 소통의 불가능성에 대해서 숙고해 본 적이 있습니다. 알고 계실지도? ㅎㅎㅎ 여기까지 적고 나니 갑자기 좋아하는 문장 긁어 오고 싶은 충동.

˝(152) 가령 ‘네가 나를 이해할 수 있을까?’와 ‘나는 너를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두 문장은 문장의 주어만 다를 뿐 의미론적으로는 동일한 문장이다. 그러나 어떤 두 사람이 각기 이러한 생각을 품고 10년을 살았다면, 이 두 사람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을 확률이 매우 높다. 네가 나를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묻는 사람은 타인이 나를 이해할 수 없음에 초점을 맞추어 타인을 그리 신뢰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을 확률이 높다. 한편, 내가 너를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묻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말을 보다 경청하는 사람이 되었을 확률이 더 높다.˝

책의 출처는 허경 선생님의 <내맞너틀>입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단발머리 2023-11-08 08:58   좋아요 0 | URL
1. 전 윌리엄에 대한 제 생각을 반드시 정리하고, 한 쪽으로 밀어내겠어요. 이쪽 아니면 저쪽이요. 저도 이 혼돈을 참을 수가 없으니까요.

2. 감정은 변하지요. 맞습니다. 성급한 판단을 중지시키는 방법도 있죠. 다만 저는.... 애가 5, 증이 7일 때는, 마이너스 2라는 계산이, 저는 안 된다는 거에요. 저는 그런 사람인가봐요. 찍히면 죽는다, 아시죠? ㅋㅋㅋㅋㅋㅋㅋㅋ 애가 5, 증이 7일 때, 제 계산법은 마이너스 38입니다. 다시는 안 만나죠. 안 만날 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

3. 저도 이 책을 읽었다죠 ㅋㅋㅋㅋ 기억은 안 나는데.... 인용해주신 문장은 잘 기억해둘게요. 나도 써먹을것이다!!
 
테리 이글턴을 읽다
인간 삶 속의 성스러운 의미













댓글을 쓰다가 또 길어져서 페이퍼로 씁니다. 저는 이게 혹시 질병이 아닌가 싶습니다. 댓글 길게 쓰다 페이퍼 쓰면서 먼댓글로 연결하는 병 말입니다.

 

 

사회주의와 유물론, 무신론에 관한 부분을 같은 선상에서 연결해 설명하는 건 어려울 거 같고요. <신을 옹호하다>의 테리 이글턴의 주장을 중심으로 제가 이해한 범위 내에서 이야기해 볼게요.

 

 

건수하님의 물음에 대한 간편한 대답이라면, 그렇습니다. 사회주의는 무신론과 닿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는 표현이 마르크스의 말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 기회에 저도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헤겔 법철학 비판>입니다.

 


종교적 고통은, 현실의 고통의 표현이자, 현실의 고통에 대한 저항이다. 종교는 억압된 피조물의 탄식이며, 심장 없는 세상의 심장이고, 영혼 없는 현실의 영혼이다. 이것은 인민(人民)의 아편(阿片)이다


 

사회주의 사상의 창시자가 종교를 바라보는 관점을 이보다 더 명확히는 할 수 없을 거 같습니다. 한편으로, 유물론 또한 사회주의 사상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죠. (빨간 무늬 친구들, 빨간 옷 친구들, 저의 허접한 설명에 웃고 있다는 거, 제가 압니다. 얼른 댓글 다시고요) 만물의 근원을 물질로 보고, 모든 정신 현상도 물질의 작용이나 그 산물이라고 주장하는 유물론에 의하면, 인간의 영혼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걸 유발 하라리가 아주 쉽게 설명했죠. 과학과 의학의 발달, 특히 해부학의 발달로 인간은 인간의 을 더 세세하게, 더 샅샅이 접근했습니다. 인간 장기, 그 어디에서도 영혼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는 게 그들의 주장입니다. 하트 모양이라 생각되던 마음의 자리에는 심장이 있었고요. 그럼, 영혼은 어디? 머리 속? 거기에도 아무것도 없더라. 뇌란 1,200~1,400그램의 단백질 덩어리이고, 감각 기관을 통해 얻어진 정보의 처리, 전기 신호의 결과가 우리의 사고이며, 의식이다... 라고 주장합니다. 영혼의 자리는 어디에도 없죠. 진화 과정 중 어디에서도 영혼의 출현을 확인할 수 없다. 증거가 없다. 영혼은 없다.

 

 


서구-기독교-자본주의 세계는 민주주의를 정치체제로 선택했고 지난날 침략과 수탈의 결과로 현재는 경제적으로 매우 풍요롭습니다. 사회주의 국가들이 개혁, 개방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건 당연히 경제적인 이유에서였고요. 이제 이념의 선으로 세계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국제 사회는 급변하고 있습니다. (거꾸로 가시는 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우리 모두 아는 바로 그 사람.)

 

 

<신을 옹호하다>에서 테리 이글턴은 이렇게 씁니다.

 


진부하게도 구원이란 예배와 율법과 의식(儀式)의 문제가 아니며 어떤 도덕적 원칙을 준수하는 문제도, 짐승을 죽여 제물로 바치거나 남달리 고결하게 살아가는 문제도 아닌 것으로 드러난다. 구원은 굶주린 사람의 배를 채워주고, 이민자들을 환영하며, 아픈 이들을 찾아가 돌보고, 부자들의 횡포로부터 가난한 사람과 고아와 미망인을 보호하는 문제다. 놀랍게 들리겠지만 우리는 종교라는 특별한 기구를 통해 구원받는 게 아니라 서로 뒤섞여 살아가는 일상적 관계의 질을 통하여 구원받는다. 일상의 삶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것은 기독교이지 프랑스 지식인이 아니다. (33)

 


사회적 약자(고아, 과부<성경 표현 그대로임>, 나그네<외국인>)에 대한 구약 시대의 정치적 장치와 제도는 성경에 여러 번 반복됩니다. 저는 그것이 예수님이 말씀하셨던 하나님 나라에 분명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신약성경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또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주며 (사도행전 244-45)



예수님이 부활하시고 신자들이 같이 모여 기도하며 생활하는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졌던 일입니다. 어딘지 모르게 말이죠. 아니, 정확히는 어디선가 본 듯한, 들어본 듯한 모습입니다. 능력껏 일하고 필요한 만큼 가져간다, 는 사회주의 이상에 매우 가까운 모습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쟝쟝님의 댓글, ‘참 사회주의자는 참 종교인과 같다.’에 동의하게 됩니다. 기존의 기독교해석의 틀로서는 말도 안 된다고 팔짝 뛸 일이기는 합니다만, 저는 약자에 대한 존중과 물적 재산의 통용과 관련해서는 기독교와 정확히는 초기 기독교와 사회주의가 공명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유주의와 합리주의에 대해서는 테리 이글턴이 하도 촘촘하게 때려 패기 때문에 그 맛을 맛보기 위해서라도 직접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마지막으로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이 시대에 이미 과학은 이전에 종교의 차지했던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천국과 지옥을 믿지 않은 사람이 없었던 중세 시대와 마찬가지로 지금은 모두 천국과 지옥을 믿지 않죠. 정치권력은 견제받습니다. 종교는 여러 차례 링 위에서 훅을 맞아 비틀거리며 휘청거렸고요. 과학, 명확한 의미로 하면 과학 추종자들은 과학이 그러한 판단과 견제 혹은 비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모든 일에 대한 해답이 과학적이어야 한다고 하는 그 넌센스를 도대체 어느 때까지 들어야 하는 걸까요.

 


 

불현듯 아직도 <과학혁명의 구조>를 아직도 읽지 않았구나, 하는데 생각이 머무네요. 일단 읽고 돌아오겠습니다. , 반드시 돌아옵니다. 황금가면 아니지만, 돌아옵니다.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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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11-02 11: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
개멋져.

단발머리 2023-11-02 11:57   좋아요 1 | URL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02 11: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특히나 돌아온다는 말씀에서 멋짐 폭발입니다.

단발머리 2023-11-02 11:59   좋아요 1 | URL
저 이제 막 점심 먹고 커피 마시면서 초코케익 먹어요 ㅋㅋㅋㅋ 오후 일정 마치고 <Lucy by the sea> 쫌 읽은 다음에 돌아올게요. 특별히 페이퍼 제목 미리 알려드려요.

제목 : 윌리엄 욕하기 <feat. Lucy by the sea>

다락방 2023-11-02 12:07   좋아요 1 | URL
우엇 너무나 기대가 됩니다. 꼼짝않고 기다릴게요! >.<

잠자냥 2023-11-02 12:44   좋아요 2 | URL
꼼짝 하는 거 다 보이는데.....

추풍오장원 2023-11-02 1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국식 개신교(한국 개신교도 포함)와는 상이하게 카톨릭 전통과 사회주의는 상당 부분 공명하는 부분이 있지요.

단발머리 2023-11-04 12:31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그런 측면이 있죠.

독서괭 2023-11-02 13: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유주의와 합리주의에 대해서는 테리 이글턴이 하도 촘촘하게 때려 패기 때문에˝ ㅋㅋㅋㅋㅋ 갑자기 이 책이 궁금해지는군요 ㅋㅋㅋ

단발머리 2023-11-04 12:31   좋아요 0 | URL
촘촘하게 꼼꼼히 자세히 때려 팹니다. 비평 전문가 아닙니까. 미학적으로 아름답게 때려 팹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11-02 13: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종교가 인민의 아편이라는 말은 알고 있었는데 제가 왜 그런 댓글을 달았는지..
아마 쟝님이 ‘사회주의에선 정치적 사랑이라 할 만한 것이 윤리의 근간이다‘ 라고 하셔서, 종교적 사랑이 아닌 ‘정치적‘ 사랑이 궁금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과학은... 그렇습니다. 제가 과학을 업으로 삼고 있기에 그런지 더 자유주의 합리주의를 버리기가 힘들고,
그래서 페미니즘 책을 읽으면서 회의를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테리 이글턴의 책을 읽어봐야 하는 걸까요? ㅠㅠ

분명 저번에 댓글을 달 때는 그레고리 펙 아니 스콧 펙의 종교적인 (그래서 안 읽어도 될 것 같은) 책이었는데...

공쟝쟝 2023-11-03 00:39   좋아요 3 | URL
그것이 일종의 도덕 원리로 통용되는 사회(실제로 구현되느냐는 다른 문제. 하나님의 나라도 마찬가지 아닐까요?)가 방법론적 개인주의를 (불가피하게) 채택한 시장의 원칙보다 좋을지 아닐지는 알 수 없으나, 그런 가능성(사회주의)이 일단 사라진 것으로 보이는 현시점에서.

고통을 피하기 위해 혹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합리적-이기적-선택을 하는 원자화된 개인들로만은 설명되지 않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사랑의 원리를 가뿐히 편의적으로 이해한 후 비합리적이다! 배제하는 건 지적으로 게으르고 비겁하다.는 것이겠죠? 신앙인의 순교나 혁명가의 분신같은 것을 설명할 수는 없잖아요… (자기가 경험한 적, 혹은 그들만의 세계관에서 통용되지 않아)없다해도 있는 건 있는 건데.. 지들 논리로 설명할 수 없다고해서 비합리적이라고 하는 건 다른 오만함인 거… /수하님 말씀대로 페미니즘 역시 여성들이 체계 건설자들의 지적오만함을 배워야하는 것과는 별개로… 남자 지식인, 정치인들이 원래는 없던거라 주장하고 싶은 (비이성적, 사적인ㅋㅋ) 목소리로 치부되는 거 잖아요?/

저는 정치도덕적 신념의 오만함 만큼이나 디치킨스의 오만함도 뼈 맞아야한다 생각하고 지식인은 적어도 정치인과 지식인은 뼈를 맞기 위한 임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의 자리에 과학이 앉았다는 지적에 대해 동의합니다. 덧붙이면 돈도요! ㅋㅋㅋ 무엇을 믿느냐는 그와 가까운 사람들의 영향이 크며 (이 지점에서 저는 심각한 구조주의자입니당) 누구와 가까이 지내느냐에 여러분이라는 벗이 있어 행복하네요💖 (한잔 한 상태)

단발머리 2023-11-04 12:37   좋아요 1 | URL
건수하님 / 스캇 펙의 책은 분명 종교적인 스탠스가 명확합니다. 그 자신도 늦게 신자가 된 경우라서 더욱 그럴 수도 있겠구요.
근데 건수하님.... ‘과학을 업으로 삼고 있기에..... ‘ 이 부분 너무 멋져요. 문과 세상 알라딘에서 만나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과학을 업으로 삼은 자 ㅋㅋㅋㅋㅋ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기에요!!

공쟝쟝님 / ˝지들 논리로 설명할 수 없다고해서 비합리적이라고 하는 건 다른 오만함인 거... ˝ 이 부분이 과학의 한계라고 전 생각하구요. 객관, 관찰, 증명만이 완벽하다면, 인간이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에 대해서는 뭐라 할지... 과학은 극단적으로 ‘그런 건 없다‘라고 하니까요. 인간의 감각 기관으로 인지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하는게 정확한 거라고, 전 생각합니다.
그래요, 촘촘히 때려 패는 것으론 부족하죠 ㅋㅋㅋㅋㅋ뼈 맞아야 합니다, 디치킨스 ㅋㅋㅋㅋㅋㅋ 아, 신간 나왔던대요. 리차드 도킨스? 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11-04 15:13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님 업으로 하는 (…) 사람으로서 느끼는 바를 말씀드리자면 저는 과학은 ‘모른다‘ 라고 한다고 생각해요. ’말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다‘ ‘과학적’ 근거는 없다 라고… 그런데 대중친화적인 과학서에서는 그 부분을 말하면 길어지니까 많이들 생략하는 것 같고, 그래서 과학에 대한 오해가 많아서 안타깝습니다. 물론 그것도 과학자들의 책임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가 반향이 컸다고 생각해요.

공쟝쟝 2023-11-04 22:22   좋아요 1 | URL
아 건조 수하님, 맞는 지적 이십니다. (수하님의 건조함이란 이과적 건조함?)

사실 해러웨이의 부분적 인식론은 그가 과학자였기에 가져온 통찰일 테고, 현대물리학이야 말로 급진적이라는 것, (아직까지 반증되지 않는 불확정성 원리까지ㅋㅋ) 포함해서 되려 과학(이과)이 ‘모른다‘라는 영역 혹은 ‘알 수 없음‘이라는 태도에 대해서 더 겸손한 태도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그걸 ‘과학적 태도‘라고 여긴다고 저 역시도 알고 있어요. 그러나.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그 과학 조차도 인간의 일이라 인문학, 철학,의 영역 이라는 것 인데 (이건 공부 부족해서, 세계 그 잡채 읽고 난 뒤에 정리해서 말씀드릴게요ㅋㅋ 언제 읽을지는 모름ㅋ) 각자의 지식이 속해있는 인식론적 틀을 가지고 (푸코식으로 말하면 에피스테메고 그가 설명하는 부분이 이 페이퍼에서도 언급된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의 내용이랑 대단히 비슷하다고 알고 있어요.) 있다는 것을 부러든 몰랐든 누락시킨 디치킨스라는 과학(적 지식)의 외피를 두른 자유주의적 관점은 비판적으로 다뤄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거든요. 이렇게 쓰니까 또 설명이 더 엉망진창이네요 .

제가 느끼는(?) 불만은 그런 것 같습니다. 인문학자들이 인문학 포기한 부분. 그리고 엄연히 관점이 ‘있‘는 과학이 과학이라는 이유로 권위로 작용해 대중들에게 비판 안 받는 부분....... 글이 막힐 때는 인용문으로 빠져나가도록 해볼게요. 정희진 선생님 글 가져옵니다 ㅋㅋㅋ

˝셋째, 문과와 이과는 구분의 대상도 융합의 대상도 아니다. 둘 다 학술일 뿐이다. 자연과학자의 사고는 특정 사회의 역사적 맥락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인문학은 자연과학의 발달로 인해 가능했다. 해부학의 발전은 보편적 인권 개념을 가져왔고, (엥겔스의) 유물론은 당대 독일 자연과학의 급진적 발달에 크게 영향받았다. 생로병사의 원리는 문과와 이과를 아우른다. 죽음은 유물론의 옳음을 가장 잘 증명하는 사건이자, 생로병사 과정은 과학에 의존한다.

분야의 차이보다 중요한 것은 가치관과 관점이다. 관점 없는 공부는 문과와 이과 모두에게 재앙이다. 아니, 관점 없는 지식은 없다. 공부는 자신의 사회적 위치성에 기반한 가치관의 구성과 변화를 의미한다. 사람마다 젠더, 계급, 지역 등에 따른 ‘편견’이 있다. 없는 경우는 통념(지배 이데올로기)을 그대로 흡수한 경우다.˝

출처는 경향신문이고요 북극곰과 나의 공통점입니다 ㅋ

건수하 2023-11-04 22:28   좋아요 1 | URL
공쟝쟝님 친절한 댓글!

디지킨스 같은 과학자들이 대중에게 인기 있는 ‘주류‘ 과학자가 된 것은 그 대중 혹은 사회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주류의 가치관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쟝님 말씀대로 당시의 주류 인문학자도 마찬가지였거나 아님 포기했던 거겠지요. 과학에 대해 건드릴 수 없는 영역이란 의식도 있었을 테고요.

그러고보니 우리나라에서 요즘 인기가 있는 과학자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겠는데요..

공쟝쟝 2023-11-04 22:29   좋아요 1 | URL
일단 저 박문호 싫어요. ㅋㅋㅋ

건수하 2023-11-04 23:19   좋아요 0 | URL
전 그 분 잘 모르는데… 유시민과의 대화에서 너무 단정적으로 얘기해서 약간 거부감이 ^^;

전 정재승 별로 안 좋아해요.

단발머리 2023-11-04 23:22   좋아요 1 | URL
아… 다림질하고 왔더니 여러분 너무 고급지고 찰진 대화를 ㅋㅋㅋㅋ 제 방에서 계속 대화 나누소서! 나는 쉬겠네 ㅎㅎㅎ

단발머리 2023-11-07 18:02   좋아요 1 | URL
건수하님 / 제가 이제서야 제정신으로 찬찬히 댓글을 읽어보니...

혹 제가, 너무 단정적으로 썼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건수하님 말씀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을 업으로 하는 건수하님과 기타 다른 분들의 생각이, 제가 읽었던 과학대중서의 생각과 다른 지점이 분명 존재하는데, 제가 넘겨 짚었네요. 혹 기분이 상하셨다면, 죄송하다는 말씀 드려요.

저는 지구와 우주의 탄생 설명하던 스탠스가 좋아서 (그건 모른다고, 자기도 모른다고, 다른 사람들도 정확히 모른다고 그렇게 썼습니다) 김상욱을 좋아합니다.

건수하 2023-11-07 20:34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님 기분 나빴던 건 절대 아니에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그걸 과학하는 사람들이 굳이 바로잡으려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이해해주실 분들이니까 적어봤습니다 ^^

전 김상욱님 책 <떨림과 울림>을 사놓고 안 읽어서… 그 분을 잘 몰라요. 좀 알아봐야겠습니다 ^^ 전 최재천 교수님을 대체로 좋아해요.

공쟝쟝 2023-11-07 21:01   좋아요 2 | URL
저도 김상욱, 최재천 좋아해요! 김상욱 책 많다…나….
정재승은 잘 모르겠지만 저는 이 (인류세) 시점에서 발전해서 화성가자라고 말하는 과학자(자본가)들에게 그만 닥치라고 하고 싶기 때문에… 설령 기술이 발전해서 간다고 하더라도 대체 무슨 짓인가 싶어요. 제국주의 반성안하는가? 그런 식의 앎이 정말 필요한가? 그게 우리가 더 많이 알아야하는 이유인가?… 과학자들은 이 행성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 공부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없는 지적 호기심, 지적 성장은 핵무기와 방사능 뿐. 신 앞에서 인간이 오만하지 않아야할 이유와도 상통해요…

2023-11-02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04 1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언제나 글을 썼다. 10대에는 종잇조각들, 상자, 맥주 받침 뒤에다 끄적거리곤 했다. 공책, 책 앞뒤에 붙은 백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곳에서 급하게 찢어 낱낱이 흐트러진 종이 쪽지들로 가방이 꽉 차곤 했다. 영수증은 모두 펼쳐서, 납작하게 눌러 뒷면에 반 정도만 알아볼 만한 낙서로 뒤덮었다. 한번은 여성 경찰관에게 붙잡혔는데 그 경찰관이 내시와 운문들을 읽는 부끄러움을 참아야 했는데,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이거 네가 쓴 거니?"라고 물었다. 수치가 증발했다. 비웃을 거라 짐작했다. 대신 그 경찰관이 감동해 나도 감동받았다. 내가 살던 삶이 내게 적합하지 않음을 누군가 생각해줬다는 사실을 알아서 좋았다. (355)

 

 


레이첼 모랜이 언제나 글을 썼다라고 말할 때, 그 문장이 주는 느낌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정신질환을 앓는 엄마와 가끔 나타나는 우울한 아빠 사이에서 자란 가난한 소녀가 쓰고 싶어하는 마음에 대해 생각한다. 영수증을 납작하게 눌러 거기에 글을 쓰는 마음에 대해 생각한다.

 


두 번째로 읽기 시작하면서 내 의문은 사실 하나였다. 어제의 글은 이 책에 대한 나의 답이자 결론이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를 사로잡았던 질문은 다른 거다. 그러니까, 내 질문은. 어째서 어떤 사람은 이 난관을 극복해 내는가? 이다. 어떻게 레이첼 모랜은 이 지옥 같은 세계에서 탈출했을까. 어떻게 다른 사람을 저주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을까. 어떤 여성들은, 그녀처럼 우연한 기회에 혹은 어쩔 수 없이 성매매에 발을 디디고, 다시는 거기에서 탈출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녀는 그 일을 해낼 수 있었을까.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어떤 사람은 작은 일에 크게 낙담하는데 왜 어떤 사람들은 큰 시련에도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삶을 개척해 갈까. 어떤 사람들은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으로 힘들어하는데 왜 어떤 사람들은 자신을 죽이려 했던 사람들마저도 용서하는 걸까. 왜 어떤 사람들은 포기를, 또 다른 사람들은 도전을 선택하는 걸까. 질문에 대한 답은 찾지 못 했다. 일단 질문을 여기에 써놓는다. 어디선가 해답에 가까운 그 무엇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냥 그렇게 생각해 볼 뿐이다.

 














<포스트모던의 조건>은 시작한 지 2주 정도 됐는데 내내 그 자리다. 구입한 책 아니면 안 읽었을 분위기다. 정희진쌤이 극찬하셔서 구입했는데, , 진짜 제 스타일이 아니네요. 당최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참고도서나 기타 등등 자료 가지고 계셔서 뭐든지 가르쳐주실 분, 연락 바랍니다! (이 문장 쓸 동안에는 마음 속에 건수하님 두고 있음^^)

 

<전체주의의 기원>은 밤에 20쪽씩 읽는데 이러다 언제 다 읽나 싶다. 다른 책을 다 미뤄두고 집중적으로 읽어야 할 텐데, 아직은 용기가 부족하여 내내 미루고 있다. 그대, 아렌트. 아직은 내게 너무 멀리 있네요.

 

<504 Words> 어제 안 해서 하루치 밀리고 오늘도 안 해서 이틀째 밀렸다. 어째 잘 나간다 싶었다.

 














<거짓의 사람들>은 레이첼 모랜 책의 인용구를 보고 어제 도서관에서 상호대차로 받았는데, 시작부터 흥미롭다. 서문 첫 문장.

 


이 책은 위험한 책이다. 암요, 그렇구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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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10-25 16:33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네, 맞아요 단발머리 님. 아마 페이드 포를 읽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점에 놀라고 또 그 점이 궁금했을 것 같아요. 어떻게 그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성매매로 몰아간 남자친구를 만나고 그리고 자신을 학대하는 고통스러운 성구매자들을 만났음에도, 분노와 혐오를 품는 대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까. 어떻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섹스와 사랑의 긍정적인 면을 볼 수 있었을까, 하고 말이지요. 정말 단단한 사람입니다. 단단해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단단한 사람이기 때문에 분노에 자신을 넘기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분노와 타락과 수치, 그 부정적 감정들을 품고있으면 그 감정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옮겨간다는 것도 잘 아는 사람이었잖아요. 너무 대단한 사람이고요, 정말이지, 앞으로도 어떤 글이든 계속 써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레이첼 모랜이 글쓰기를 멈추지 않고 계속 써주었으면 좋겠어요.

대한민국 출판계는 발빠르게 그녀의 글들을 번역해 내놓아라!!

단발머리 2023-10-27 16:10   좋아요 0 | URL
저는 그래서... 그 부분에서 더 생각하고 싶어요.레이첼 모랜을 그 절망과 비극에서 구해준 힘은 어디에서 왔을까. 물론 그녀 내부의 그런 힘이 있었겠죠. 그런데 왜 어떤 사람들은... 그런 힘을 갖지 못한 걸까. 왜 포기한 걸까. 비록 정신적으로 연약한 분들이었지만 전 모랜의 부모님이 그런 힘을 주었다고 짐작하거든요. 모랜도 책에서 그 부분을 언급하기도 했구요.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전 그런 생각도 잠깐 했어요. 아프고 부족하고 그리고 자주 화를 내는 부모였지만, 사랑을 줬잖아요. 아... 인생사 참 복잡합니다.

다락방 2023-10-25 16: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포스트모던의 조건> 사두었는데.. 어떡하죠? (그렁그렁)

DYDADDY 2023-10-25 17:02   좋아요 5 | URL
“읽을 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산 책 중에 읽는 것”이라는 김영하 작가의 말을 내 식으로 바꾸면 책은 보는 것이 아니라 사는 것이다.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중에서

단발머리 2023-10-25 17:17   좋아요 4 | URL
다락방님/ 다락방님이 좀 읽고 나 좀 갈쳐주세요!! 네? (그렁그렁)

대디님 / 대디님 인용의 말씀 ㅋㅋㅋ 너무 큰 위로가 됩니다! 더 사도 되겠어요, 그죠? 😆

햇살과함께 2023-10-25 20:12   좋아요 1 | URL
저도 샀는데,, 단발머리님이 이해 못하시면 저도 어쩌죠?

단발머리 2023-10-27 16:11   좋아요 1 | URL
햇살과함께님 / 설마 그럴리가요.... 저는 이 쪽은 진짜 영 몰라서 그런 거랍니다. 너무너무 좋은 책,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정희진쌤이 그러셨어요. 햇살과함께님 힘 내주세요!!

건수하 2023-10-25 17: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불러주셔서 감사하지만 <포스트모던의 조건>을 제가 갖고 있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 😃

단발머리 2023-10-25 18:33   좋아요 4 | URL
아........ 아쉽습니다. 근데 표정 ㅋㅋㅋㅋㅋㅋ 아쉬운 표정 맞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끼 2023-10-25 19:03   좋아요 3 | URL
아! 이제 사신다는 뜻?!

건수하 2023-10-25 19:15   좋아요 4 | URL
네….? 단발머리님이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고 하시는 책을 제가 굳이…. 🫥

단발머리 2023-10-27 16:12   좋아요 2 | URL
우끼님 / 우끼님도 사신다는 뜻?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님 / 굳이 읽으시길 강권합니다!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10-25 19: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째 잘 나간다 싶었다“ ㅋㅋㅋ 아직 포기하지 마세요!!
지난주부터 계속 바빠서 책 별로 못 읽고 있는데 ㅠㅠ 읽는 내내 레이첼 모랜이 굉장하게 느껴지는 건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되어 더 그런 것 같아요.. ㅜㅜ

단발머리 2023-10-27 16:14   좋아요 1 | URL
이번주에는 계속 밀렸다는 슬픈 소식입니다. 슬픈 소식 아니에요. 그럴 줄 알았어요 ㅋㅋㅋㅋㅋㅋ 포기하지 않으나 많이 늦어질 예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이첼 모랜 책 참 좋지요. 바쁘신 와중에 읽느라 고생 많으십니다. (이 책은 특히 더 고생스러움)
영광의 완독 타임 기다립니다^^

은오 2023-10-26 05: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각 장 맨 앞마다 붙인 인용구마저 하나같이 다 찰떡에 와닿더라고요. 저도 페이드포 읽다가 눈에 들어와서 <거짓의 사람들> 담아놨어요! ㅋㅋㅋ

단발머리 2023-11-01 08:52   좋아요 1 | URL
<거짓의 사람들> 다 읽었어요. (은오님에게만 고백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맞춤법 때문에 리뷰를 못 쓰고 ㅋㅋㅋㅋㅋㅋㅋ 은오님 페이퍼 참고하면서 얼른 써야겠어요.

책읽는나무 2023-10-26 15: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페이드 포 며칠 째 잡고서 힘겹게 읽고 있는데요. 딱 짚어주신 그 부분 어떻게 이런 상황을 극뽁했는가! 계속 그 생각에 머물러 있어요. 저 그거 백자평 쓰려고 했는데 앞서 읽으신 모두들 그 부분을 언급하고 계셔서 참 뭐라고 쓸 말이 없을 듯 합니다.ㅜㅜ
레이첼 모랜은 위인인 것 같아요.
나라를 구해야만 위인입니까?
요즘같은 세상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여 끝까지 잘 이겨내는 개인도 위인인 것 같아요.
레이첼 모렌의 정신 세계는 일반인들의 정신 세계 그 위에 우뚝 서 있지 않나? 그런 존경심이 깃듭니다.

단발머리 2023-11-01 09:07   좋아요 2 | URL
책나무님 백자평 너무 좋았어요. 저는 백자평 쓰는게 제일 어려워서 항상 여러권 묶어서 휘리릭 써버리고 말거든요. 저도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낸 레이첼 모랜이 위인 같은 사람이라고 느껴요.
오래 공부하면서 결국 이 책을 써낸 것도, 본명으로 세상에 맞선 것도요. 정말 용감하고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린 또 이 훌륭한 책을 이렇게 마무리하네요^^ 어뜩해요, 우리도 훌륭하다, 이렇게 가야합니까 ㅋㅋㅋ
 















기본소득이다. 그게 내 결론이다.

 

 

성매매의 본질을 흐리는 여러 논의를 안드레아 드워킨은 실로 간단하게 깨부순다.

 

우리가 기본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성매매란 무엇인가? 섹스를 목적으로 남성이 여성의 몸을 이용하는 것이다. 구매자는 돈을 내고 원하는 걸 한다. 성매매가 진정으로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에서 멀어지는 순간 관념의 세계로 옮겨간다. 기분 좋게 더 나은 시간을 보내며 재밌는토론을 하겠지만 결국 토론하는 건 관념이지 성매매가 아니다. 성매매는 관념이 아니다. 성매매는 입, , 항문이고, 주로 남성 성기, 때로는 손, 때로는 물건들이 삽입되는데 한 구매자에 이어 다음 그리고 그다음 그리고 그 다음 그리고 그다음 구매자에 의해 계속된다. 그게 성매매다.  (- 안드레아 드워킨", 성매매와 남성우월주의, <페이드포>, 292)

 

 

성매매는 입, , 항문이다. 성매매의 근본은 여기에 있다. 남성의 욕구, 가장 동물적이고 근원적인 욕구를 위해 여성의 몸을 사용한다는 것. 다른 사람의 노동 혹은 노동의 결과물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성매매는 다른 어떤 인간의 경제 행위와 구별되며,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성매매에 나섰던 여성의 인간성은 훼손을 당한다.

 

 

성매매에 발을 디디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한 원인은 경제적인 이유. 이 세상 어떤 사람도 문제에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성매매를 통해 여성에게 지급되는 은 파괴적인 성행위에 대한 보상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지옥 같은 현실에서 성매매 여성이 탈출할 수 없도록 막는 가장 강력한 장애물이 된다. <레이디 크레딧>을 읽고 요약해 두었던 글을 가져온다.

 













부채 조절 과정을 통해 여성들은 교환 가능한 몸, 즉각적으로 화폐화 가능한 몸을 갖게 되었다. 여성들은 급하게 빌린 고리의 부채를 갚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나를 믿고 빌려준 돈을 모른 척할 수 없으며, 남의 돈을 빌렸으면 갚아야 한다는 부채의 도덕률에 의거, 여성들은 자신이 빌린 돈보다 더 많은 금액의 이자와 원금을 갚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한다. 포주와의 억압적, 폭력적 관계를 통해서가 아니라 여성 몸의 증권화를 통해 합법적인 금융 활동을 했다고 믿고 있지만, 사실은 몇 겹의 부채에 대한 담보물이 되어 성매매 산업 안에 더욱 중층적으로 결박당하고 영영 탈출할 수 없게 된다. (<레이디 크레딧>, 393)

 

 

돈 때문에 시작할 일을 돈 때문에 그만둘 수 없을 때, 성매매 여성은 영영 그 지옥을 탈출하지 못한다. 몸과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품고, 사회에서 완벽하게 유리된 채, 더러운 욕망의 제물이 된다. 성산업은 이런 여성들, 젊은 여성들을 계속 필요로 한다. 어쩌면, 이 사회가 이런 여성들을 필요로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자신들의 더러운 욕망과 부의 축적을 위해.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복지 사회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논리인데, 아주 틀린 말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 국가의 역할이 어디까지인가에 대해 다시 궁금해지는 건 사실이다. 국가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외적의 침입에서 국민을 보호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 거기까지인가. 그게 다인가. 물론 통신 기술의 발달로 국가의 기능이 심각한 수준으로 비대해지고, ‘감시 사회의 출현 가능성에 대해서도 유의해야겠지만, 그건 이번 논의와는 좀 별개로 하고. 내가 궁금한 건, 개인의 삶에서 국가의 역할이 어디까지인가, 하는 것이다. 국가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개인의 삶이 현재 뿐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도 예측가능하도록 안정화되기 위해서는 교육, 주거, 의료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문제는 부의 재생산과 증여와 상속, 수도권 과밀화 등의 문제와 얽혀있어서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것 같다. 여러 정부가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서울과 경기권의 아파트 값의 미친 폭등을 잠재우지 못했다. 부동산으로 돈 벌겠다,는 사람들의 욕망 앞에서 국가 정책은 한낱 종이 쪼가리에 불가하기는 하다. 능력 있는 정부가 묘책을 내놓아 부의 재분배방향으로 끈기 있게 밀고 나가야 될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나라의 건강 보험은 이미 전 세계적인 수준이다. K-장녀이며 큰며느리이기도 한 내가 특별히 감동 받은 지점은 거동이 불편한 부모를 요양하는 비용의 상당 부분을 국가가 부담하는 부분이다. 부모를 돌보는 일은 자식의 당연한 도리이지만, 늙으신 부모님을 모시는 일에 국가도 함께할 수 있다. 당연히, 함께 해야 한다. 아이를 키우는 일처럼, 부모님을 돌보는 일도, 나의 일이며 또한 이 사회를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론은 다시 기본소득.

 

 

 

추운 거리를 방황하지 않아도 되고, 안전한 거처가 있었다면, 그 남자친구가 절망적인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레이첼 모랜을 속이지 않았다면, 레이첼 모랜이 성매매에 나서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기본소득이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적은 돈, 아주 적은 돈만 있어도 성매매라는 온 사회가 비난하면서도 수요가 항상 넘치는 성산업 안으로 스스로걸어 들어가는 여성은 없을 거라는 뜻이다. 아주 적은 돈, 일정하게 지급되는 아주 적은 돈이, 튼튼하게는 아니더라도, 사회의 마지막 안전망이 되어 줄 수 있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성매매를 원하는 사람들이 채팅앱을 통해 가출 청소년들에게 접근할 때, 일정 시간 채팅앱에 들어온 아이들에게 커피 쿠폰, 케잌 쿠폰을 보내 주는데, 그것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유인 요소가 되는지를 설명한다. 지금 당장 머물 곳이 없어서 찜질방, 피씨방을 떠도는 아이들에게 보내는 커피 쿠폰, 케잌 쿠폰. 성매매와 관련된 또 다른 사항을 차치하고서라도. 돈이 필요해서, 그것도 아주 적은 돈이 필요해서 성매매에 발을 디디는 아이들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바로 그 마지막 안전망이 필요하고, 그 안전망의 시작점이 오히려기본소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일하지 않고 받는 돈이라는 부분에 대한 사람들의 반감이다.

 














결론적으로, 가부장제 착취는 여성들에게 특수하고도 핵심적인 공통 억압을 만들어낸다. 이때 억압이 '공통적'인 까닭은 이 억압이 모든 기혼 여성(시기에 상관없이 여성의 80퍼센트)에게 적용되기 때문이고, '특수한 까닭은 가정 내 무급노동을 제공할 의무가 여성에게만 주어지기 때문이며, '핵심적'인 까닭은 여성들이 '에서 일을 할 때조차, 이들이 속한 계급은 여성으로서 겪는 착취에 의해 조건화되기 때문이다. (<가부장제의 정치경제학 : 주적>, 63)

 

 

일에 대한 정의가 바뀌지 않으면 안 될 일이다. 나는 오랫동안 그 처지에 있었기 때문에 그 의미에 대해서 정확히는 아닐지 몰라도 어렴풋하게는 안다. 나는 아이를 낳고 씻기고 먹이고 재우고 놀아주었는데, 내가 하는 은 일이 아니었다. 남편이 가사와 육아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했는지는 이 부분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다. 아무도 내게 돈을 주지 않았다. 첫째는 둘째를 임신했을 때 잠깐 어린이집을 다녔고, 유치원은 1년을 다녔다. 둘째는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고, 유치원만 2년을 다녔다. 고만고만한 아이들 둘과 계속 지낸다는 게 어떤 일이라는 건, 겪어본 사람은 잘 안다. 엄마, 이모, 시어머니, 교회 언니, 교회 동생이 가까이에서 매우 자주, 매우 능동적으로 도와주는 환경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둘 다 학업과 관련된 학원에 다닌 일이 없다. 피아노와 영어를 내가 가르쳤다. 하지만, 엄마, 이모를 제외하고는 나의 이 노고를 알아준사람은 없었고, 나는 공식적으로 비공식적으로 노는사람이었다. 내 일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계산되지 않는일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수십억 명의 부모가 자녀를 돌보고, 이웃이 서로를 보살피고, 시민들은 공동체를 조직하는데 이런 가치 있는 활동들이 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사고를 전환해, 단언컨대 아이를 돌보는 것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힘든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그러면 컴퓨터와 로봇이 모든 운전사와 은행원과 변호사를 대체하더라도 일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문제는 누가 새롭게 인정된 일을 평가하고 대가를 지불하느냐는 것이다. 6개월 된 아이가 엄마에게 봉급을 지불하지는 않을 거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정부가 이 일을 떠맡아야 할 것이다. 이 급여가 가족의 기본 필요를 모두 충당할 거라고 가정하면 결국에는 보편기본소득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무언가가 될 것이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72)

 

 

이라 불려야 마땅하지만 이라 불리지 않는 을 하고 있는 전업주부, 고등학교 졸업 후 새로운 진로를 찾고 싶은 20, 밥을 먹여줘야 하는 아기를 돌보는 젊은 부부들, 새로운 취미 활동을 시작하려는 40, 먼 나라로 가족 여행을 계획하는 50대 등등.... 곤경에 처한 사람들 뿐만 아니라, 더 나은 오늘을 계획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기본 소득은 작은 힘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힘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제 남은 건 돈 걱정이 되시겠다. 그 재원을, , 어디에서 마련할 것인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50~60조원의 국세를 추가 수확하며 세수 풍년을 맞았던 정부가 1년 새 정반대의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한편으로 정부가 세수 전망에서 3년 연속 10% 넘는 오차를 낼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며, 정부의 고장 난 세수 추계 시스템을 하루속히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910500114, 서울신문, 20230910)

 


양도소득세로 추가 세수를 거두었던 문재인 정부 때와는 정반대로 윤정부는 세수 펑크60조이다. 전방위적인 감축 예산으로 난리법석인데, 특히 과학계가 난리다. 국민 혈세로 월급 받아 먹고 살면서 6천만원도 아니고, 6억도 아니고, 60조 세수 펑크라니. 모조리 해고감이다. 이건 정희진 선생님의 오디오 매거진을 듣고 알게 된 건데.

 


시사저널이 단독입수한 방사청의 ‘3000억원 이상 해외 무기체계 구매 사례를 보면, 윤석열 정부는 20225~현재(202344)까지 12건의 해외 무기 구매를 결정했다. 구입한 모든 무기가 미국산이다. 사업예산은 모두 186725억원이다.

 

반면, 문재인 정부가 임기 5(20175~20224) 동안 해외 무기를 구매한 경우는 4건에 24922억원이다. 구매 건수에서도 윤석열 정부가 1년 만에 문재인 정부를 3배 넘어선 것이다. 또한, 문재인 정부는 윤석열 정부와 달리 미국 외에도 이스라엘과 이탈리아로부터 무기를 사들였다(1 <해외 무기체계 구매> 참조). (시사저널, 2023-10-21, 1775,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63168)

 

 

윤정부는 1년 만에 문재인 정부의 3배 넘는 비용을 국방비에 썼다. 대북용 무기가 대부분이라고 하던데, 대북 강경노선으로 북한을 자극하는 건 바로 이 정부다. 북한을 자극하고, 더 많은 비용을 무기를 사는 데 쓴다. ‘바보 같은 일이다. 아니라고 할 사람? 미국 무기상 아니라면 그 누구인가.

 

 













국내 정치인 중에 기본소득에 제일 적극적인 사람은 이재명이고, 경기 성남시는 전국 최초로 기본소득 개념을 적용해 청년 배당 정책을 도입했다. 그러나.

 

 

2023718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김종환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 17명이 지난달 발의한 성남시 청년기본소득 지급 조례 폐지조례안이 가결됐다. 재적 의원 34명 중 민주당 의원 16명은 전원이 반대했으나 국민의힘 의원 18명이 모두 찬성해 통과됐다. 시의회가 가결한 폐지 조례안이 공포 절차를 밟게 되면서 성남시의 청년기본소득 사업은 내년 1월부터 전면 중단된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71909480001202, 한국일보, 2023-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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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3-10-24 1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남편이 가사와 육아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했는지는 이 부분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다. 아무도 내게 돈을 주지 않았다.˝

단발님 힘 빡 주고 글 쓰면 이 정도 이시다! 와.

저는 ‘돈 버는 것‘ 빼고 소중한 대부분의 모든 것을 거의 다. 심지어 말을 잘하는 것까지도요. 엄마한테 배웠어요. 아빠는 없었어요. 돈을 벌어다주시는 분이었지만. 없었다고 보는 게 옳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로 집에서 아빠 대신의 역할을 수행했는 데, 그런데 제가 자라서 사회가 요구한 것은 아빠의 능력 + 엄마의 자질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중의 억압ㅋㅋ) 여러모로 어려웠던 사회화 과정을 통해 둘다 하게 되고 난 뒤에....번아웃이 와서.... 엄빠 둘다 안하기로 한 상황... 현시점..?ㅋㅋ

돌봄과 재생산노동에 대한 가치 재평가라는 막연한 해답보다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정책을 단발님은 기본소득에서 찾고 계시는 군요.

성역할 고정관념에 대한 의식개선과 함께 내면에 왜곡된 노동중심주의(ㅋㅋㅋ 인 사람 치고는 만성적인 근로의욕 저하에 시달림)도 고쳐나가야겠죠? 사유와 노동이 전해지는.. 돈.안.되.는. 글 잘 읽었습니다.

덧붙임. 윤석열이 미국산 무기*만* 계속 사대는 거 너무 비합리적 소비인데.... 투자도 몰빵은 하는 거 아닌데 정신차려라! 정신은 안차리겠지. 미국한테 뭐 받았냐. 뭐 안받아도 그러는 거면 답이 없는 데. 집에서 자식들에게 윽박지르고 밖에서 힘쎈 사람들에게 설설기는 가부장 = 윤석열(은 애도 없던데.) 서울대 한남검사의 나라 살림 방법 넘나 구림.

단발머리 2023-10-24 20:30   좋아요 1 | URL
저.... 힘은 안 줬고, 얼른 써야 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돌봄과 재생산노동에 대한 가치 재평가라는 지점에서 사실,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의 문장도 넣고 싶었는데, 책이 집에 있....

다른 누군가의 임금에 의존하고, 따라서 다른 누군가의 의식에 종속되는 이 고립된 여성, 이 여성에게서 탄생한 여성 무능력의 신화를 깨부수는 길은 이제껏 오직 하나뿐이었다. 바로 여성이 자기 임금을 버는 것이다. 사적인 경제적 의존의 허물을 깨고, 집 밖 세상으로 나와서 독자적 경험을 쌓고, 공장이든 사무실이든 사회화된 구조 내에서 사회적 노동을 수행하며, 전통적인 계급 유형과 더불어 여성 자신만의 사회 저항 유형을 주도해 나가는 것이다. (<페미니즘의 투쟁>, 55쪽)

우리 사회가 무엇에 가치를 두어야 하는가, 가 페미니즘이 물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자연 파괴가 괜찮은가. 이런 노동 시간에 만족하는가. 그런거요. 전 그 초석이 기본 소득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사실은, 그렇게 될 거라 확신해요. 다른 방법이 없거든요. 문제는 그 시점이 언제 오느냐인데.... 일하지 않아도 된다면 노는 인간도 괜찮다고 생각하고요. 아니면 공부하는 인간도 괜찮고요. 전 노는 인간 쪽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 쟝님은 그리로 가요, 공부하는 인간. 호모 쿵푸스 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10-24 22:52   좋아요 2 | URL
페투 오랜만!! ❤️

제게 페미니즘의 투쟁의 문장은 이것 입니다.

“(46)노동 계급 가족은 더욱 무너뜨리기 어려운데, 그 이유는 노동 계급 가족이 노동자를 지탱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노동자로서, 그리고 노동자라는 이유로 노동 계급 가족은 자본을 지탱하고 있기도 하다. 노동 계급 가족은 계급의 유지 및 생존을 좌우하지만, 이때 계급의 유지 및 생존은 계급 자체에 반하여 여성을 희생시킴으로써 가능해진다. 여성은 임금 노예의 노예이며, 여성의 노예상태가 남성의 노예상태를 보장한다. ”

부르주아 가족과는 달리 노동계급은 정상가족을 만드는 데 온 힘을 써야하고 그 걸 유지한 것만이 자랑이고 자긍심이지요. 내 부모의 애씀과 자긍심. 가족. 그래서 제 안에서 페미니즘을 받아들이는 것이 참 어려웠더라 하는 것!

그렇지만 상쾌했습니다. 주부를 기준으로 둔 자본주의의 분석은. 사유는 급진적으로, 투쟁은 사랑으로!! ㅋㅋㅋ

다락방 2023-10-25 09: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님, <그래서 결론은> 이라고 쓰신 걸 보면 이 책 다 읽으신거죠?
재독이셨을텐데 힘든 내용 다시 한 번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완독하드라 수고하셨어요.
저는 두 번 읽으니까 지난번보다 내용이 더 잘 들어오던데, 그렇다면 모든 책은 두 번 이상은 읽어야 하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레이첼 모랜은 자기 성찰이 가능했던 사람인만큼, 성매매의 매 순간들이 얼마나 괴로웠을까 싶더라고요.
읽기에 괴로워도 읽게되어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시간 함께해요, 단발머리 님.
:)

단발머리 2023-10-31 18:51   좋아요 0 | URL
아... 제가 댓글이 늦었습니다 ㅠㅠ
완독하느라 너무 많이 수고하고요. 지금은 포테토칩 먹으면서 <파묻힌 여성> 찾으러 가려고요. 미리 구입했음요!!!

이번에 읽으면서 저도 한껏 확인한게 ㅋㅋㅋㅋㅋ 아, 책은 역시 두번째가 진짜인가 싶더라구요. 첫번째 읽을 때보다 덜 힘들고 더 좋았어요. 흠, 갑자기 잭 리처가 생각나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래오래 함께해요, 다락방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