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면 예전에 애덤(한국 번역본과 원서가 다른 구성이었던 일)로 출판사에 전화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아무튼 난 그런 사람은 아니다. 알라딘에서 배송된 책의 표지가 찢어져서 와도 교환이 귀찮아 한 번 궁시렁대고 말거나 아니면 알라딘서재 이웃님들에게 고자질하거나. 아무튼 그런 사람은 아닌데, 북펀딩한 책 <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의 경우는 달랐다.

 


일단 다른 이웃님들의 인증사진이 속속 도착했는데 내 책은 도착하지 않았고. 며칠 후, 같이 신청한 노트도 잘 도착했는데, 북펀드 명단을 찾을 수가 없는 거다. 나는 이게 별지 엽서로 제작된 줄도 모르고 책장을 여러 번 넘겨보다가 해당 페이지가 안 보여 아, 책이 잘못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 북펀딩 화면에 가서 확인해 보니 이게 <별지>라는 거다. 다시 택배상자와 책을 샅샅이 뒤졌는데도 별지엽서를 찾을 수 없어 결국 출판사에 전화하기에 이른 것이다.

 


점심시간이라 간단히 메모를 남기고 나중에 담당자와 통화를 했는데, 별지 엽서가 동봉되지 않았다는 내 말을, 편집자는 그대로 믿어주었다. 나도 미안한 마음에, 그 엽서가 아주 꼭 필요한 건 아닌데, 친구들이랑 같이 닉네임도 맞추고 해서 나도 한 장 갖고 싶은 마음에 연락을 했다, 덧붙여 말했다. 편집자 왈, 엽서를 사람이 한 장, 한 장 넣다 보니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어요, 하며 미안하다고 하는데, 오히려 내가 미안해지는 심정. 그래서, 나도 모르게, 좋은 책이 다시 나와서 너무 기쁘고 감사해요. 앞으로도 좋은 책 부탁드려요, 라는 말을 더했고. 편집자는 내 닉네임을 물어봤고, '사이보그~' 시리즈 기억난다 했고, 그렇게 훈훈한 대화는 이어졌다. 죄송한 마음에 엽서를 보내면서 신간을 한 권 보내준다는데, 아니에요, 괜찮아요, 라는 말이 나오지는 않았고, 그렇게 별지 엽서와 신간 선물이 도착했다.

 


내 닉네임이 잘 새겨졌나(?) 확인하고, 반가운 이름들을 찾아보며, 신간을 어루만졌다. 독자의 소소한 마음까지도 헤아리는 좋은 편집자가 있는 회사이니, 이 출판사 잘 돼라, 하는 응원을, 응원의 마음을…. 여기에 올려본다.

 



이제, 친구들이랑 같이 읽기만 하면 되겠다. 두께를 보시라. 후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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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10-07 12: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괜찮아요 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는 부분에서 제 안의 단발머리 님에 대한 사랑은 더 커졌다고 합니다!! ㅋㅋ 아 웃었네요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10-07 12:07   좋아요 2 | URL
한국이든 일본이든, 아무튼 동양 문화권의 ‘사양‘이라는 게 있잖아요. 속마음은 그게 아니라도, 그냥 하는 말...
아, 아닙니다. 괜찮아요. 아, 아니에요. 밥 먹고 왔어요. 이런 거..... 전 어릴 때부터 한결같이 이걸 못 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간 주신다고 하니.... (우아 ㅋㅋㅋㅋㅋㅋㅋㅋ!!!!!!!! 빙고!!!!!!!!!!!!!!!!)
웃음 드렸다니 기쁩니다.

제 자리 한 번 봐주세요. 다락방님과 잠자냥님 사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은오님한테 돈 받고 이 자리 팔까요?

은오 2023-10-07 12:33   좋아요 2 | URL
그 자리 딱 맘에 들긴 하는데.............. 단발님도 포기할 순 없으니 단발님 다리 위에 앉을게요? 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쿼트자세로 버틸테니까 걱정마시고요! ㅋㅋㅌㅌㅌㅌ

단발머리 2023-10-07 13:15   좋아요 2 | URL
가벼운 사람이구나 은오님 ㅋㅋㅋㅋㅋㅋ 그래요, 운동으로 다져진 허벅지일테니 스쿼트를 허합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0-07 13:43   좋아요 2 | URL
침대에서 이불킥으로 단련한 허벅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10-07 18:17   좋아요 1 | URL
아.. 흑역사 이불킥에 더해 이불 세로방향 찾는다고 발로 피자도우처럼 돌릴때만 허벅지 근육 썼는데.... 얘네도 운동으로 쳐주시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하수 2023-10-07 12: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 출판사 잘되라고 빌어주시니 제가 다 감사하네요~~ㅎㅎㅎ
전 펀딩은 아니고 직원할인가로 구입했습니다^^

단발머리 2023-10-07 12:11   좋아요 2 | URL
은하수님 따님분이 책 바로 보내주셨다는 페이퍼 저도 봤어요^^
직원할인가라고 하시니 완전 매우 엄청 부럽습니다!
은하수님 때문에라도 이 출판사 잘 되기를 바랍니다. 아르테, 오래오래 좋은 책 많이 만들어 주세요!!!!!!!

은오 2023-10-07 12: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진짜루 고객센터 이런 데다 전화할때 막 미안해할 일도 아닌데 그쪽에서 미안하다고 하시면 내가 더 미안해지는 마음...... 뭔지 알죠 ㅠㅠ ㅋㅋㅋㅋㅋ 신간까지 보내줬다니 오히려 이득 ㅋㅋㅋㅋㅋ 이거 좀 축하드릴 일인데요?! ㅋㅋㅋㅋ 🥳🎉

단발머리 2023-10-07 13:16   좋아요 2 | URL
너무너무 친절하고 다정한 편집자였던 것입니다. 애덤(사랑의 가설) 때문에 통화했던 출판사는 ㅋㅋㅋㅋ 일단 제 말을 이해를 못 함 ㅋㅋㅋㅋㅋㅋ 나 한국말로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축하 감사합니다. 개이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0-07 12: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나도 잠깐 엽서 안 왔다고 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으나 곧 누름… ㅋㅋㅋ

단발머리 2023-10-07 13:16   좋아요 3 | URL
일단 전화번호랑 주소 좀 줘 봐요, 잠자냥님! 제가 대신 전화해 드릴게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10-07 22:23   좋아요 0 | URL
우린 뭐랄까요?
도나 해러웨이 책이 중요한 게 아니라 펀딩명 새겨진 그 엽서가 중요한 사이보그 군단이 된 것 같군요.
사이보그 친구 중 한 명도 못받았다고 전화를 넣음???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10-07 2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그런 일이 있었나요?
엽서도 빼먹을 수 있군요.
예전에 저는 연말에 받는 그 ‘올 해의 상‘ 있잖아요. 그게 이사한 주소를 늦게 변경한 탓에 못받았었거든요. 그래서 문의할까 말까 고민하다 고객센타에 문의를 했었어요. 제 실수가 컸음에도 미안하다고 사과까지 받으며 그때 선물 두 개를 받았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ㅋㅋㅋ
이럴려고 문의한 건 아니었지만 또 선물을 받으니 기분이 좋은 건 어쩔 수 없더군요. 그래서 저도 단발 님 글 읽다가 혼자 빵 터졌네요. 통화하시는 부분 완전 공감되어서요.ㅋㅋㅋ
근데 별지 엽서 사진을 보다가 오늘 깨닫게 되었네요? 사이보그 사단에서 왜 저만 홀로 진짜 사이보그가 된 거 같죠?ㅋㅋㅋㅋ
그래도 편집자님이 사이보그 군단들 기억나신다니 그걸로도 만족스럽습니다.^^

단발머리 2023-10-09 10:24   좋아요 0 | URL
별지라 사람이 한 장씩 넣다보니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해요.
저도 사실 며칠을 ㅋㅋㅋㅋㅋ 고민고민하다가 전화했거든요. 근데 편집자님이 너무 친절하게 응대해주시고, 미안하다 거듭 말씀하셔서 오히려 더 죄송... (아, 괜히 했나... 이런 생각도....) 제 닉네임도 그렇지만 다른 분들꺼 꼭 보고 싶기도 해서 전화한거였는데 오히려 책 한 권 생기고. 나도 모르게 앗싸!!! ㅋㅋㅋㅋㅋㅋㅋㅋ
영사여 난티나무님과 영장류 건수하님도 무척 인상적이네요.
책나무님은 아래줄에 혼자 계셔서 그런가봐요. 그러나, 사이보그 군단입니다. 든든합니다^^

2023-10-10 2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0-10 2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0-10 23: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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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1 0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