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우리 모두 다 안다. 다만 실천하지 않을 뿐.

 

 

매사에 게으르고 계획이 없는 편이라건강 관리라고 말할 만한 것이 없기는 한데, 그래도 내 건강 관리노정의 기준점이라고 한다면 나는 이 책을 꼽는다. <허영만의 동의보감>, 2013년에 읽었다고 알라딘이 가르쳐 주었다. 이 책의 주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다. 적게, 뭐든지 적게. 먹는 것, 말하는 것, 일하는 것, 듣는 것, 보는 것을 모두 적게. 물론 섹스도 적게.

 

 

<질문 : 누가 더 오래 살까?>

 

1) 많이 먹고 운동 많이 한 사람

2) 적게 먹고 운동 적게 한 사람

 

<정답 :2번>

 


<생활 습관 양생법>

 

적게 먹고 적게 말하고 적게 일하고

적게 듣고 적게 봐라.

많이 먹으면 몸에 독이 쌓인다.

말을 많이 하면 기가 상하고

몸이 피곤하면 이로울 것이 없다.

 


극도의 배고픔과 과식의 괴로움 중에 하나를 택하라 하면, 당연히 나는 극도의 배고픔을 선택하는 사람이라서, 적게 먹으라는 충고를 실천하기가 어렵지는 않고, 또 운동은 원래 좋아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체육 시간에도 친구들이랑 수다 떨고 선생님 눈을 피해 그늘로 숨어다니고 했던 사람이라 운동을 적게 하라는 충고도 충분히(!!) 실천 가능한데, 문제는 내가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좋아한다는 것, 바로 그 점 되시겠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전문의 정희원은 유퀴즈를 보고 알게 됐다. 유퀴즈 보고 나서 다른 영상을 몇 개 더 보았더니,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여러 영상이 계속 추천되었고. 몇 개를 더 보다가 책을 읽어봐야겠다, 하고 상호대차를 신청했다. 동네 도서관의 여러 권의 책이 이미 다 대출 중이어서 거리가 좀 떨어진 곳에서 책을불러왔다.

 

 

한국 사회의 최대 위기, 우리는 빠르게 늙고 있다의 머리말로 시작해 저자는 내재역량 관리로 가속노화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일 먼저 눈길을 끈 건, ‘먹는 문제’. 저자는초가공식품의 유해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모두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이어서 비만은 아니되 마른 비만 유형에 가까워지고 있는 나로서는 1초간, 뜻하지 않게 내 건강을 걱정하게 되었던 것이다. 핫도그, 소시지, 치킨너겟, 냉동 감자튀김, 시리얼, , 케이크, 초콜릿, 사탕, 과자, 가당음료, 탄산음료, 인스턴트 즉석식품. 물론 내가대충차려주는 밥을 먹는 우리집 아이들도초가공식품에 많이 노출되어 있는 건 마찬가지. (우리집은 가정집인가 편의점인가ㅠ맛이 있건 없건(대부분 맛이 없음) 현미밥에 된장찌개, 달랑무, 우엉조림과 멸치볶음이 함께 하는 남편의 식단은 전통식에 가까워서 맛은 없지만 건강한 식단에 가깝다. 냉장실보다 냉동실이 꽉꽉 들어차 있는 나의 현실, 우리집의 현실.

 

 


그다음 챕터는쾌락 중독에 관한 것이다

 


끊임없이 스마트폰 화면을 스크롤하고, 물건을 더 많이 사고, 해롭고 자극적인 음식을 더 먹고, 불필요한 여행도 더 하게 된다. 그러나 불쾌와 공허는 사라지지 않는다. 크고 작은 도파민 자극이 마구 섞여서 들어오고 또 빠져나가면서 금단증상이 나타나, 정신이 안정되지 못하고 항상 스트레스호르몬 수치가 높은 상태를 유지한다. (32)

 

 

중독을 자세히 다루는 챕터 역시 나를회개의 장으로 이끌었는데... 이를 테면, 유튜브를 좋아하고, 인터넷 쇼핑을 좋아하고, 해롭고 자극적인 음식(최근엔 마라상궈)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걱정이 될 수 밖에 없다. 다만, 나는 수면의 질이 상당히 좋고(업어 가도 모름),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높지 않은 상태라 여기기 때문에, 스스로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하다 믿고 있는데, 그건 나만의 착각일 뿐일까.

 

 

사람이 산업화 이전부터 시간을 보내던 방법인 풍경 보기, 새와 벌레의 소리 듣기, 묵상, 독서, 악기 연주, 산책 등은 충분히 많은 보상을 주는 활동이었다. 이제는 이러한 활동으로 얻는 보상의 정도가 스마트폰이 주는 보상 강도를 이기지 못한다. SNS 게시물을 확인할 때, 메신저 알림이 울릴 때, 메일이 올 때, 새로운 동영상을 발견할 때 분비되는 도파민이 훨씬 강력하다. 결국 스마트폰 화면을 제외한 실제 세상은 흐린 흑백 화면처럼 바뀌어 보인다. 헤로인중독자의 눈에 세상이 흑백으로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36)

 


풍경 보기, 새와 벌레소리 듣기가 충분히 많은 보상을 주는 활동인지는 모르겠다. 진실한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어려서부터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시간을 꾸준히 가져왔기에 묵상이 보상을 주는 활동이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이제 남은 건 독서와 유튜브, 아니 틱톡/쇼츠와의 대결인데, 저자는 말한다. 스마트폰 화면을 제외한 실제 세상은 흐린 흑백 화면처럼 보인다. 쾌락의 총량이 이미 정해져 있는데, 스마트폰이 쾌락의 지분을 싹쓸이해가는 이 상황. 끊을 것은 진정 스마트폰인가.

 

 

사람은 1킬로미터를 걷는 데 40킬로칼로리가 필요하다. 내연기관 자동차를 혼자 타고 다니는것은 조선 시대로 치면 사람 20명이 들어서 나르는 가마를 타고 움직이는 꼴이다. 서울의 버스는 2016년 기준 사람 1명을 1킬로미터 이동시키는 데 이산화탄소 50.6그램을, 지하철은 이산화탄소 33.6그램을 배출한다. 중형차와 비교하면 버스의 탄소발자국은 3분의1, 지하철은 5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이동을 위해 몸을 더 쓰게 될 뿐 아니라 미래를 위해 값비싼 전기차를 구입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95

 

 

역시나 이 부분에서도 회개의 눈물을 흘리고야 만다. 혼자 자동차 타고 다니는 사람은 자신에게도 가정 경제에도 지구에게도 못 할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 그렇다. 내가 그 사람이다.

 



 





4M 급소개하고 사라져야겠다. 노화속도를 느리게 만드는 법, 내재역량을 유지하기 위해 챙겨야 할 것 4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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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10-14 18: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 그렇게 오래살고 싶지 않은데 안먹고 안움직이고 안보고 금섹하고 좋은건 다하고있군요....... 저... 금연에만 성공하면 150살까지 살지도????? 😱😱😱😱😱

라파엘 2023-10-14 19:04   좋아요 3 | URL
일단 2093년까지 무병장수 하실 수 있도록, 은오님의 금연을 응원합니다~!!! 😃 🥳 🥳
https://nosmk.khepi.or.kr/nsk/

은오 2023-10-14 19:3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저 링크 뭔가 했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ㅋ 라파엘님 ai처럼 웃기시는거 여전하시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10-14 19:40   좋아요 2 | URL
은오님 / 안 움직이고는 아니에요. 이 책의 저자 말에 따르면 움직여야 한답니다. 렌틸콩 식사와 걷기 그리고 근력운동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연에 성공합시다.

라파엘님 / 이 링크 안 본 사람 한 명도 없게 해주세요!! 라파엘님 덕분에 실컷 웃습니다ㅋㅋㅋㅋㅋㅋ 푸하하하하하하하하!!!

수이 2023-10-16 08:28   좋아요 0 | URL
금섹이 과연 건강에 진짜 좋을까? 음

은오 2023-10-16 19:00   좋아요 1 | URL
수이님/ 성병으로부터 안전하게 짬지건강을 지키고있다능 ㅋㅋㅋㅋㅋ

자성지 2023-10-16 1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동차 운전을 못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시간 버스에 맞춰 타야 하므로 빠르게 걷곤 합니다. 그러다 보면 무릎이 좀 아파요. ㅠㅠㅠ

단발머리 2023-10-17 18:05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그러기도 하지요.
그래서 대중교통 이용할 때는 더더욱 미리 나가는게 좋은데 저도 매일 분초 재면서 뛰어가는 사람이긴 합니다. 에구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