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헬스에 갔다.
40분 동안 헉헉 거리며 자전거를 탔다.
30분만 타고 싶었지만,
트레이너가 유산소 운동은 40분은 해야 살이 빠진다고 해서
힘들지만 참았다.

헬스를 갈 때는 참 귀찮지만,
그래서 툭하면 안 갈 생각을 하거나, 실제로 안 가지만,
땀 흘리고 나서 샤워할 때 기분이 좋다. 개운하다.

오늘 오랫만에 후배 남생이랑 같이 운동을 하고 저녁을 먹었다.
고딩들처럼 분식집에서 라면을 먹고,
라면 보다 비싼 커피랑 티라미슈를 먹었다.

자전거 40분을 헉헉거리며 숨차게 탔을 때
소모된 칼로리가 겨우 200 이었는데,
라면 + 주먹밥(이름하여 "러브" 주먹밥) + 티라미슈 반쪽을 먹었으니, 도대체 몇배인지?
40분 운동하기는 힘들어도 낼름 먹기는 쉽다.
그래도 안 움직이고 안 먹느니,
운동하고 먹는 것이 생산적이라고 "굳건히" 믿는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말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에세이에서 말한건지, 소설 속 주인공의 말인지 헛갈린다.)

맥주를 마시기 위해 수영을 한다고...

이 말에 깊이 공감한다.
시원한 맥주를 한병 들이킬 때가 가장 행복한데,
체중조절을 위해 맥주를 마시지 않는다는건
자신의 행복을 제어하는 일이다.

수영하면서 몸을 움직이는 기쁨, 운동 에너지도 얻고,
좋아하는 맥주도 마시고....
맥주를 마시지 않고 운동을 하지 않는 것 보다 얼마나 생산적인가?

사랑하는 후배 남생이 얘기를 하려 했는데 말이 넘 길었다.

언젠가 사주를 봤을 때 점장이가 말했다.
"인덕이 참 많네요.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항상 많아요."

그렇다.난 옆에서 도와주는 고마운 사람들이 항상 많다.
내가 넘 어리부리해서 그런가...

어렸을 때 내 별명은 "배삼룡"이었다.
항상 엎어지고 자빠지고 했기 때문이란다.
요즘도 가끔 자빠지긴 하지만...

난 길눈도 아주 어둡다.
모르는 길을 운전할 때면,
택시 아저씨들께 길을 20번은 큰 소리로 물어서
집에 들어올 때면 목이 잠긴다.

언젠가 한 친구가 말했다.
"너를 보면 물가에 내논 어린애 같아."

어리부리한 나.
고맙게도, 다행히도,
옆에서 도와주고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길을 헤메긴 하지만 잃지는 않는다.

지금 내 주위에 있는 고마운 사람중의 한명이 바로 후배 남생이다.

작년 가을,
내 꼬임에 빠져 추석 연휴 상하이로 함께 여행갔던 남생이.
상하이에서 내 31번째 생일을 함께 보낸,
한국에서부터 챙겨온 선물을 멋쩍어 하며 준 남생이.

얼마 전 내가 힘들어 할 때,
오늘 술은 내가 사겠다며,
이런거라도 쫌 하게 해달라며
부득부득 우겨서 계산을 한 남생이.

지하철역에서 헤어질 때
"언니, 힘내!" 하고 꼭 껴안아 준 남생이.

그러고도 마음이 안 놓였는지
집으로 가는 지하철에서
긍정의 에너지를 가득 담은 문자를 날려준 남생이.

아침마다 좋은 하루 보내라고 메신저를 날려주는 남생이.

인터뷰 사진이 못생기게 나왔다고 나 보다 더 흥분한 남생이.

남생아! 정말 고마워.
너가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
아까 커피 마시다가 이 말을 할까 했는데...쑥스럽더라.

오늘 니가 말했지?
"언니는 안친한 사람들이 보면 놀랄만한 엉뚱한 짓을 많이 해."

이런 엉뚱한 나를,
어리부리한 나를,
선배랍시고 따라주고,사랑해주고, 다독다독거려 줘서 정말 고마워.

고마워, 남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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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2-22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덕이라는 작가의 소설 중에 <남생이>가 있어서 리뷰 쓰셨나 했어요.
아, 그 남생이라는 후배 정말 예쁘고 든든하네요.
나에게도 언제 그런 친구나 후배가 한 명쯤 있었던 것 같은데......
수선님이 부럽습니다.
남생 씨에게 추천 한 표 날립니다.^^

moonnight 2005-02-22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으시겠어요. 수선님. ^^
후배분 참 착하네요. 그만큼 수선님도 후배에게, 친구에게 잘하시겠지요. 그러니 주변에 그리 좋은 분들 많이 가지시는 거 같아요. 부럽습니다. ^^
운동해야지 결심한 게 언제부턴데 전 아직입니다. ㅠㅠ 원래 움직이는 걸 너무나 싫어하는지라.. 요가를 생각했었는데 것두 귀찮네요. -_-;;
헬스는 작년에 석달 끊어서 한달밖에 안 가고선 다시 할 엄두가 안 나구 ㅠㅠ
봄 되면 강가에 산보나 살살 나가볼려구요. (할머니 -_-;)
운동 열심히 하시고 맛있는 것도 맘껏 드시고 행복하고 건강한 하루하루 보내시길 바래요. ^^


야클 2005-02-23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후배분 이름을 보니 장금이를 도와주던 착한 연생이가 생각난다는.... -_-;

kleinsusun 2005-02-23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하.남생이는 후배 애칭이예요.
남씨거든요, 글쿠 자기 닉을 "生이"라고 써요.
그래서 제가 "남생아!"라고 부른답니다.
대장금을 한번도 안봐서 연생이가 누군지 모르겠는데, 울 남생이도 디따 착해요.ㅋㅋ
 
이제 다시 그 마음들을 - 황인숙의 엉뚱한 책읽기
황인숙 지음 / 이다미디어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난 시를 거의 읽지 않는다.
그래서...황인숙이란 시인을 몰랐다.
시인 조은을 산문집을 통해서 알게된 것처럼,
시인 황인숙은 독서일기 <이제 다시 그 마음들을>을 통해 알았다.

이 책의 부제는 "황인숙의 엉뚱한 책읽기"인데,
실망스럽게도 전혀 엉뚱하지도 쌩뚱맞지도 엽기적이지도 않다.
그냥 평범한, 나름대로 재미있는 "독서 에세이"다.

총 38편의 독서 에세이가 실려 있다.

이 책을 읽고 찜한 책이 몇권 있다.

<나 이뻐?> - 도리스 되리
<삶의 철학산책> - 드 보통
<책 한 권으로도 모자랄 여자 이야기> - 유동영/허민경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 김형경
<10cm 예술> - 김점선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58> - 로저 로젠블라트
<앙겔루스 노부스> - 진중권

부담 없이, 그리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독서 에세이다.
저자의 일상과 독서, 그 사이의 여러가지 방정식들이 맛깔스럽게 버무려져 있다.

그런데.... 38편 중 브렌다 애버디언의 <내 신발이 어디로 갔을까>를 읽고 쓴 "당신 부모의 부모가 된다는 것"이란 제목의 에세이를 읽다가 흥분했다. 화도 났다.

책의 앞날개에 있는 저자 소개에 이렇게 써 있다.

길들여지는,경직된 관념을 아주 꺼려하는 황인숙은 기복심한 세상 한가운데 서서,때로는 침울하게 때로는 삶 사이를 팔랑거리며 치열하게 글을 쓰고 있다.

그런데... 저자는 "경직된 관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가부장제 사회의 가족제도에 길들여져 있는 것 같다.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함께 살다가
치매 노인 전문 요양 시설로 아버지를 모신 체험을 말하는
<내 신발이 어디로 갔을까>를 읽은 황인숙은
치매를 앓던 자신의 어머니를 시설로 모신 아픈 얘기를 한다.

아,어머니를 그곳에 보낸 죄책감을 씻을 날이 올까? 나는 제법 합리적인 인간이기 때문에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우리 형편에 맞춰 치매 노인 전문도 아닌 그 시설에 맡긴 것 자체에 대해 회의하지는 않는다.내 가슴을 할퀴는 것은 내 어머니가 집에서 돌보지 못할 정도로 과연 증세가 심각했던 것일까 하는 의문이다.(p157)

황인숙은 솔직하다.
아픈 얘기를 꾸밈 없이 들려준다.

그런데...
독신으로 살고 있는 58년생 시인 황인숙은
가부장제 사회의 가족제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모든 책임과 의무를 장남과 큰 며느리에게 통째로 떠넘기는
잔인한 가족제도에 아무런 비판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

올케는 8개월 동안 치매를 앓는 내 어머니를 모셨다.그토록 힘들어하고 그토록 불행해하며.올케가 많이 힘든 시간을 보낸 것에는 미안한 마음이 크지만,그 시간에 전혀 사랑이 없었다는 건 한스럽다.그리고 내가 좀더 많은 시간 올케의 수고를 나누지 못한 게 후회된다.8개월 동안 어머니를 존중하고 사랑했으면 어머니를 시설에 보낸 것이 덜 죄스러울 것이다.(p158)

어머니를 모시는게 장남과 큰며느리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걸까?
올케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지만 그 시간에 사랑이 없었다는게 한스럽다고?
이 글을 올케가 읽는다면 얼마나 화가 날까?

황인숙은 올케의 수고를 "나누지 못한 게" 후회된다고 말한다.
어머니를 모시는 건, 그것도 치매노인을 모시는 건,
며느리의 의무도 아니고, 천형도 아니고,
며느리에게만 주어진 "수고"도 아니다.

올케의 수고를 "나누지 못한 걸" 후회하기 보다는,
자신이 직접 엄마를 모시지 않은 걸 후회해야 되는게 아닐까?
설마....딸은 부모를 모실 의무는 없고, 올케에게 입바른 소리를 할 권리는 있다고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작년에 <대한민국에서 장남으로 살아가기>가 베스트셀러였다.
이런 책이 베스트셀러인 시대... 안타깝다.
우리에게 필요한건 "장남정신의 회복"이 아니라,
딸,아들,첫째,막내 구별 없이 모두 의무를 나누어 가지는 거다.

황인숙의 엉뚱한 책읽기를 읽고,
나야 말로 엉뚱한 책읽기를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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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0 2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5-02-20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독서에세이를 읽다가 올케를 원망하는 부분에서 너무 화가 났어요.
딸,아들 똑 같은 자식이쟎아요. 서툰 글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2005-02-20 2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2-20 2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05-02-21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들 엉뚱한 '리뷰읽기'를 하셨군요. 저는 참 나쁜 장남이고, 우리 마누라는 참 나쁜 며느리입니다. 저는 그래서 아슬아슬할 때가 많습니다. 결혼한 지 십삼년 되었는데, 이제 부모님께서 적응해 가십니다. 아내가 나쁜 며느리로서 저를 많이 가르쳤습니다. 역시 인간은 배워야 사람됩니다. 저는 수업 시간에 여학생들에게 <착한 여자> 되지 마라고 자주 말합니다. 다 아내에게 배운 거지요. 나쁜 며느리 되기도 쉽지 않습니다. 저도 나쁜 아들 노릇하기 쉽지 않지만... 세상엔 착한 아들며느리도 많지만, 효자효부를 강제하던 것도 다 <가부장적 사회>의 통념이었단 것을 살면서 배웁니다. 그래서 저는 <저 책, 장남으로 어쩌구>를 못읽었습니다. 아직 완전히 <핵가족의 일원>이 된 <나쁜 장남>이 못 되었기 때문입니다...

코마개 2005-02-21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장남 어쩌구 그 책 보지않았습니다. 제목부터 매우 재수없었습니다. 지가 장남 어쩌구 그럼서 신세 타령하면 그 마누라는 오죽하겠습니까? 그리고 님 리뷰에 올케에 대한 원망부분 님 글에 동의합니다. 내 부모도 치매로 병치레 하면 있는 정도 떨어질 판에 남에게 애정이라는 것을 너무 당연히 요구하는군요.

marine 2005-02-21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우리 시대 며느리들은 남편의 부모에 대한 의무감으로 힘들어 하는 것 같습니다 정작 자신의 부모에 대한 책임감은 한쪽으로 미뤄둔 채로 말이죠 이런 불균형이 참 슬프고, 수많은 여아 살해가 이뤄지는 게 아닌가 싶어 착잡하기 그지 없습니다 저희 엄마만 해도 할머니 아플 때는 직장일을 제쳐 두고 달려 가지만, 정작 외할머니 아플 때는 전화 한 통으로 끝낼 때가 많아요 외할머니도 그걸 당연하게 여기시구요 우리 세대라도 바뀌었으면 좋겠는데 녹록치가 않네요
 

금요일(2/18)에 인터뷰 기사가 떴다.

" 인기 잡지도 아니고,
그룹 사보에 나오는거니깐 별로 보는 사람 없겠지."
생각했다.

또.... 제발 사람들이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인터뷰 기사가 뜨기 하루 전,
홍보팀에서 기사를 보여주었다.
난 기사를 보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기분이 좋지 않아 그날 저녁에 술까지 마셨다.

인터뷰 기사는 특이하게도 "일인칭"이었다.
평소 인터뷰 기사를 자주 읽는건 아니지만
일간지나 잡지에서 보아 온 그 많은 인터뷰 기사 중
"일인칭"은 정말 처음 봤다.

하루 먼저 보내준 인터뷰 기사.
그 기사는 인터뷰 기사 같지가 않고,
나 아닌 사람이 "나"를 대신해서 쓴 "어설픈 일기" 같았다.
인터뷰 기사를 동료 몇명한테 보여 줬더니,
모두 내가 우려했던 반응을 보였다.

" 이게....인터뷰 기사야?
모르고 읽으면....성대리가 썼는지 알겠다..."

심지어 이렇게 묻는 사람도 있었다.

S 과장 : 원고료는 받았어요?
수선 : 네? 그거 인터뷰 기사예요.제가 쓴게 아니라...
S 과장 : (놀라며) 그래요? 난 성대리가 쓴건지 알았네...

후배 하나는 이렇게 말했다.
"차라리 언니가 써서 주지 그랬어?"

난 화가 났다.
내 "짝퉁" 일기가 돌아 다니는 느낌이었다.

인터뷰 기사를 쓴 기자에게 전화를 해서
각주를 달아 달라고 말했다.
기사를 읽는 사람들이 내가 쓴 글로 오해를 하니,
"인터뷰 내용을 일인칭으로 재구성했다" 는 각주를 달아 달라고...

* 위 기사는 <삼성월드>에서 성수선 대리와의
인터뷰를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결국... 인터뷰 기사 끝에 이런 각주가 달렸다.

이 글을 여기까지 읽다보면 짜증이 날지도 모른다.
" 도대체 어떤 기사냐? 무슨 불만이 그렇게 많냐?
기사도 보여주지 않고 그렇게 횡설수설하면 어쩌냐?"

이런 고객불만사항이 예상되는 바,
진정 부끄럽지만 기사전문을 공개한다.

좌충우돌 성대리의 비밀일기
( 인터뷰 제목 "좌충우돌 성대리의 비밀일기"를 클릭하면 인터뷰 기사로 링크됩니다.)

인터뷰 기사를 읽고 많은 사람들에게 전화가 왔다.
모두 "최초의 인터뷰"를 축하해 주었다.
한 장애인 복지 관련 협회에서 "후원"을 해 달라는 전화가 오기도 했다.

인터뷰 기사를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
인터뷰 기사는 기자의 개별적인 작품이다.

소설가가 영화 제작사에 저작권을 팔았으면 거기서 끝이다.
영화가 원작에 충실하지 않다고 불평을 해서는 안된다.
영화는 "독립적"인 창작물이니까...

인터뷰도 마찬 가지다.
물론 기사에 왜곡된 사실이 있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인터뷰 기사의 스타일이나 표현 방식은 인터뷰 기자의 권한인 것이다.

그러니 기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투덜투덜하는건 성숙하지 못한 태도라 할 수 있다.

인터뷰 기자는 내 홈페이지에 있는 수많은 글들을 읽으며
"30대 싱글의 일기"라는 컨셉을 잡았고, "브리짓 존스"를 떠올렸으며
"브리짓 존스의 일기"처럼 "일인칭" 시점으로 인터뷰 기사를 쓴거다.

기자 또한 "일인칭 시점"으로 기사를 쓰기가 쉽지 않았을 테고,
상당한 시간을 기울여 내가 쓴 글들을 읽었을 꺼다.
비록 내 맘에 꼭 들진 않지만,
인터뷰 기사에서 취재기자의 성의와 고민을 느낄 수 있다.
(세라님! 고맙습니다. 술 한잔 해요!)

내 좋은 후배 은영이 말했다.
"언니...최초의 인터뷰 자체를 축하하자구요. 아무나 인터뷰 하나요?"

그렇다.
선물처럼 주어진 이벤트를 즐기자.

기왕 한국의 "브리짓 존스"가 된 김에 이런 바람을 가져본다.

휴 그랜트, 콜린 퍼스 이런 쿨한 남자들이랑 연애 한번 멋있게 해 보자! 브리짓 존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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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5-02-20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미인!!! 나는 퍼진 아줌만데....
올해는 꼭 멋진 남자랑 연애하게 제가 기를 불어넣어 드릴께요 (슉- 슉-)

kleinsusun 2005-02-20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기를 불어넣어 주세요! 화끈하게 연애 한번하게...ㅋㅋ

로드무비 2005-02-20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정말 예쁘네요.
브리짓 존스 배우보다 훨씬 참하고 유능하고 섹쉬해 보여요.
우와우와우와^________^
(1인칭으로 구성한 인터뷰 기사는 좀 그렇네요. 그런데 아무렴 어때요.
수선 대리가 멋지게만 보이는걸.)

kleinsusun 2005-02-20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르네 젤위거 보다 제가 섹시해 보인다니....
황송하옵니다. 뭐 드시고 싶은건 없으신지요? ㅋㅋ
네...1인칭 인터뷰 기사는 정말 마음이...아파요.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아시죠?
지금 춤추고 있답니다.ㅋㅋ

야클 2005-02-20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인터뷰라....멋지시네요. ^^ 의자에 팔베게하고 있는 3번째 사진이 자연스럽게 잘 나왔네요. 아마도.... 실물이 더 낫겠죠? *^^* 그나저나 기사보고 팬들이 부쩍 늘겠는데요?

kleinsusun 2005-02-20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세번째 사진이 젤 낫다 그래요.
첫번째 사진은 최악이고.... 첫번째 사진 바꿔달라고 했었는데 안된데요.흑흑.

LAYLA 2005-02-20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피부가 장난이 아닌걸요?

플레져 2005-02-20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르네 젤위거와 비슷하세요. 르네 젤위거의 미소와 흡사한 미인이세요, 물론 수선님이 훠얼씬~~~ 더 이쁘지만요 ^^ 검정색 정장이 하얀 피부에 잘 어울려요. 인터뷰 기사는, 귀엽게 봐주죠 모...호호~~

날개 2005-02-21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나왔군요..^^* 사진도 다 이쁘신데요.. 뭘..

마냐 2005-02-21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핫. 수선님 피부가 장난이 아니라는 라일라님에게 한표!
하지만, 나름 공들였을 인터뷰가 기대치와 다르면 좀 그렇죠. 암튼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수선님은 일인칭이 아니더라도 훨 재미났을텐데..싶기두 하구요. 일인칭은 사실 쓰기 어려운데...그 기자분도 대단하시네요.

nemuko 2005-02-21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하셨다던 인터뷰의 결과물이군요. 기분이 좋지 않으셨다면서도 또 기자분을 이해하시는 수선님의 어른스러움에 한번 감탄하고, 세련된 미소에 한번 더 감탄합니다.^^

marine 2005-02-21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의 얼굴을 실제로 보니까 제가 수선님을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알라딘 이웃들과의 친교를 위해서라도 가끔 제 사진도 올려야겠네요 (실은 저도 SBS에서 우연찮게 인터뷰를 하게 됐어요 ^^) 삼성에서 근무하고 계셨군요 프로패셔널함이 느껴지는 사진입니다

kleinsusun 2005-02-22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AYLA님, 부끄러버요.ㅋㅋ
플레져님, 가까이 있으시면 모닝 커피라도 대령하고 싶네요. 호홋.
날개님,고맙습니당.
마냐님, 그죠? 일인칭으로 쓰는게 Q&A 형식의 인터뷰 기사를 쓰는거 보다 훨씬 어려울 텐데요. 덕분에 아직도 "원고료는 받았어요?", "글을 잘 쓰네요." 이런 인사를 듣고 있답니다.ㅋㅋ

kleinsusun 2005-02-22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emuko님, "어른스러움"이란 말에 부끄러워요. 제가 쫌 유아적이라...ㅋㅋ
나나님, SBS에서 어떤 인터뷰하세요? 우와~ 방송시간 알려주세용!
 
Happy Sex - 정치적으로 올바른 섹스 스토리
김이윤 지음 / 이프(if) / 2000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은 30자 평 이런걸 쓴다면?

1. 남자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남자들이 꼬~옥 읽어야 할 책
2. "기저귀 찬 여자는 목사가 될 수 없다" 등의 헛소리를 일삼는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이 읽어야 할 책
3."성적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가진 사람들이 필히 읽어야
할 책
4. 어렸을 때 부터 "피동적인","수동적인" 역할을 교육받아 온
한국여자들이 읽어야 할 책
5. "섹스"란 단어를 입에 올리면 큰일 나는지 아는,
"난 아무 것도 몰라요" 강박증에 시달리는 여자들이
읽어야 할 책.

이 책의 저자는 김이윤.
직업은 목사, 성별은 남자.

이런 깨어 있는 남자들이,
이런 열린 사고를 하는 목사들이 많은 세상이면 좋겠다.

이 책의 백미는
4장, 성서 속에 나타난 인간의 섹슈얼리티.

이 책을 쓴 저자의 의도를 본문에서 빌려오면,

우리는 성서가 거룩한 책이라고 말한다.적어도 기독교인들과 성직자들은 그렇게 믿는다.그래서 성서의 내용들은 모두다 거룩하게 읽는다.그러나 조금만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내용을 풀어보면 이렇게 인간적이고 복잡한 인생사의 문제가 가감 없이 그대로 묘사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특히 인간의 섹슈얼리티에 관하여 적나라한 모습들이 드러난다.필자가 이렇게 성서에서 발견하는 인간의 섹슈얼리티 문제를 파헤치는 것은 '거룩'이라는 장식장 밑에서 질식당하고 있는 인간의 성을 해방시켜서 햇빛을 보게 하고 그래서 건강한 인간의 성을 찾으려는 의도에서다."(page 159)

난 항상 책을 들고 다닌다.
이 책을 읽고 있을 때, 한 남자 선배와 저녁을 먹었다.
테이블에 올려 둔 책을 본 선배가 말했다.

" 야! 정치적으로 올바른 섹스가 뭐냐?
부인하고만 하는거?
정상체위로만 하는거?"

자극적인(?) 제목에 선배는 왠 목사가 이런 책을 쓰냐고 흥분하며 말했다. (별 책을 다 읽는다고 내게 핀잔을 주기도 했다.)
성직자가 "sex"를 주제로 강연을 하거나 글을 쓰는 건 금기시 되어 왔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성직자의 신분으로 성에 대한 담론에 참여함으로써 금기를 무너뜨리고자 했다는 자신의 집필의도를 설명한다.

금기를 깨는 행위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책 내용 보다도 저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열려있는 장에서 성에 관한 담론에 참여할 수 있도록 좋은 시작을 했으니까...

"정치적으로 올바른 섹스"란 말이 "생뚱" 맞게 느껴지는 사람,
섹스란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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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5 1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코마개 2005-02-16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흠..매우 땡기오. 이번 책이 도착하여 읽는 즉시 사도록 해야 겠네요. 성경의 아가서가 제일 에로틱하지 않나?

icaru 2005-02-16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도~수선님표~ 리뷰네요~
그나저나 2월 셋째 주 금요일...낼모래네요~ 디데이 이틀 남았슴다 ^^

kleinsusun 2005-02-16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쥐님, 이 책 강추입니다. 읽어보시면 짜~안 하실꺼예요.
복순이 언니님, 감동했어요.눈물이~ 날짜를 기억하시다니.... 감동의 바다!!!!
복순이 언니님 영업사원 하시면 고객감동의 시대가 열릴 것 같아요.

icaru 2005-02-19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people.samsung.co.kr/

앗!!!!! 인터뷰 읽었어요!!!
클라인 수선 님...짐작은 뭐 했었지만... 진짜로.... 멋지세요...

인터뷰 사진도 참으로 엘레강스해 보이더이다다다다....

서재로 가져다 놓아 주세요~!!

2005-02-19 1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5-12-18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읽어보고 싶은데요?!
 
더 이상 말하지마 - 단편
요시나가 후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10월
평점 :
품절


<사랑해야 하는 딸들>을 읽고 "요시나가 후미"한테 반했다.
다음 작품은 어떤걸 읽을까 하다가, 일단 단편집을 하나 더 읽어보기로 하고 <더 이상 말하지마>를 샀다.

설날에 놀러온 고등학생 사촌동생들이 만화책을 빌려읽지 왜 돈아깝게 사냐고 물어봤다.
왜냐면....동네에 만화가게가 없다. 단 하나도....
다른 동네에 가서 만화책 빌리고, 반납 늦어서 만화가게에서 독촉전화 받느니....가끔 읽는거 그냥 사서 본다.
또, "요시나가 후미" 정도면, 작품들을 소장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더 이상 말하지마>를 어제 퇴근길에 좌석버스에서 읽었다.
5편의 단편 중 4편이 동성애- 남자들의 사랑-를 다룬 만화다.
참고로 표현이 적나라하다.노출 강도나 섹스장면이 장난이 아니다.
옆에 40대 중반의 아줌마가 앉아있었는데, 내가 만화책을 넘길 때 마다 자꾸 눈길을 주는거 같아 신경이 쓰였다.하지만...끝까지 재미있게 잘 읽었다.

<더 이상 말하지마>에 표현된 "동성애"는 작가의 고민이 부족한 듯이 보인다. "소재"로서 동성애를 빌려왔는데, 현실감은 어디에다 다 흘려버리고 피사체의 멋스러움만 가지고 왔다.
즉, 주인공들의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 성적 소수자로서의 현실적 문제 이런건 다 빠뜨리고,
동성애를 서정적으로만 표현했다.

동성애의 사회적 맥락, 건드리기 힘든 문제에는 눈 감아 버리고,
동성애를 순박할 만큼 서정적으로 이해하고, 보기 좋은 피사체로서 그리고 있는 것 같아 불만이긴 하지만,
그래도 요시나가 후미의 "유연함"이 넘넘 부럽다.
요가 선생님을 부러워하는 것처럼...

어제 렌즈를 사러 회사 지하 아케이드에 있는 안경가게에 들렀다.
아저씨가 아큐브에서 "원데이 써클렌즈"가 새로 나왔다며 샘플을 주셨다.

아저씨 : 지금 한번 끼어봐요!
눈이 훨씬 커 보인다니까...
수선 : (렌즈를 낀다)
아저씨 : (같이 간 후배를 가르키며) 남자친구한테 눈좀 보여줘!
(후배를 쳐다보며) 훨씬 이쁘지 않아요?
수선 : 남자친구 아니예요!
저 보다 세살이나 어려요!
아저씨 : 그게 무슨 상관이야?

말해놓고 아차했다.
그래....나이가 무슨 상관인가?
세살이 어리건 열살이 어리건 그게 무슨 상관이람?

이 별일 아닌 사건에서 난 내가 너무 많은 고정관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걸 느꼈다.

내가 내 스스로에게 적용시키는 고정관념, 사회적 평균, "해야된다/하면 안된다" 가 내겐 너무 많다.
정말....촌스럽다.


1년 전, Massachusetts 주의회에서 "same sex marriage"를 합법으로 인정한 후, 기쁨에 찬 레즈비언 커플이 결혼식을 하는 사진이다.

국어사전의 "결혼"은 "남녀가 정식으로 부부 관계를 맺음"에서 바껴야 한다. 더 이상 이성만이 결혼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이렇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나는 스스로에게 온갖 관습,고정관념, 사회적 상식, 평균의 폭력을 몽땅 적용시키고 있다.

어제 렌즈사건과 요시나가 후미의 만화는 내게 참 많은 생각을 하게했다. 난 너무....촌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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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5-02-12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소크라테스가 말했잖아요. 너 자신을 알라고. 자기가 얼마나 촌스러운지 아시는 수선님, 그리고 그런 걸 글로 멋지게 표현하는 수선님의 힘은 '드러내 보이기 어려운 것을 멋들어지게 돌려서 드러내는 능력'에 있는 것 같군요. 주말 잘 보내세요. ^^

LAYLA 2005-02-13 0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저도 페이지 넘기다가 혼자 움찔 놀랬죠 주위사람들이 혹시 볼까봐..-//////-

드팀전 2005-02-13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는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데는 지속적이며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의식의 진보가 생활의 진보가 되기까지는 -어떤 사람은 태생적으로 생활의 진보가 이루어진 부러운 자들도 있지만- 하여간 깨고 또 깨는 길 밖에 없겠네요. 그러고 보니 제 의식 속엔 성적,사회적 소수자가 많지만 제 주변에는 그들이 많지 않다는 것도-사실 그들과 완전 유리된 중산층의 삶에 적당히 만족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의식을 가지고 봐야하는 단층부입니다. 동성애친구(저는 이성애자지만) 하나쯤 있을법도 한데...주변에 없네.
짜식이 나 좋다고 좇아다니면 귀찮아지니까 그런가^^ 제가 한 매력하거든요.

kleinsusun 2005-02-13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많은 사회적 "평균의 잣대"를 갑갑해 하고 싫어하면서도, 스스로 그 잣대를 적용하고 그 잣대를 무의식적으로 이용하는 제 모습을 발견하거든요."깬다"는 부단한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 같아요.
Layla님, 님이 쓴 <더이상 말하지 마> 리뷰 즐겁게 읽었어요. 책 값이 안 아깝다구요, 종이 질도 좋고....맞아요. 요시나가 후미 작품들은 소장할 가치가 충분한 것 같아요.
드팀전님, 제 주변에는 성적 소수자들이 있답니다.그들과 가끔 어울리면서도 제 자신에게는 그냥 사회적 평균, 고정관념, 관습 이런거 몽땅 적용시켜 버리거든요. 의식은 열려있고 싶어하지만, 제 본능은 안전한 삶 속에 웅크리고 싶어 하나봐요.
어제 오랫만에 드팀전님 서재에 들렀었는데, 지승호님이 직접 남긴 댓글이 있더군요. 닉이 넘 재미있어서 한참 웃었어요."시비돌이" 우하하하.

로드무비 2005-02-13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요, 가끔 엉뚱한 말을 내뱉는 자신에게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잖아요.
수선님의 솔직함은 그 모든 것을 덮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kleinsusun 2005-02-13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제가 좀 솔직하긴 하죠.부끄부끄...
"저보다 세살이나 어려요." 그 말하고 깜짝 놀랐어요.
사실 그 후배가 저한테 관심이 많거든요. 애도 참 괜찮고...
그 후배 왈 "이 기회에 선배님 남친하면 안될까요? " 우하하하.

moonnight 2005-02-14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저도 많이 촌스러운 사람이랍니다. 그치만 요즘 세상에 세 살 정도야.. ^^;; 게다가 수선님이 동안이시잖아요. 후배분도 좋으신 분이라면 상당히 잘 어울리실 거 같은데용^^ 화이팅!(뜬금없는..;;)